[비바100] "후배들에게 '삶의 주인공' 되는 길 알려주고 싶어"

강창동 기자
입력일 2018-04-23 07:00 수정일 2018-04-23 07:00 발행일 2018-04-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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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대학생, 진로와 마주하다’ 펴낸 이원희 대진대 교수

“진로를 결정하는 것은 주식을 장기투자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봅니다. 단기투자는 시장과 주가를 보는 능력으로 하는 거지만 장기투자는 거대한 흐름에 올라타는 것이거든요. 장래 진로를 정할 때도 10년 이상 지속될 메가트렌드를 읽는 눈을 기르는 일이 가장 중요한 겁니다.”

이원희 대진대 진로지도 전임교수(58)는 단기간의 유행이나 초봉 액수로 자신의 진로나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사회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하기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정보에 밝아야 한다고 그는 조언한다. 직업전문가나 미래학자의 조언이나 책도 도움이 되겠지만 스스로 경제와 경영에 관한 기본지식을 쌓아야 하며 자신이 관심을 갖는 분야에 대해서는 최신 정보가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되어있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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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진로와 마주하다’의 저자인 이원희 대진대 교수가 저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인구구조 변화가 메가 트렌드 형성”

이 교수는 1980년대에 직장생활을 할 때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30여년전 인터넷이 막 도입되기 시작할 때의 일이었어요. 그때 몇몇 동료직원들은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세상이 올 것 같다며 회사안의 소사장 제도를 활용해 사업을 해보겠다고 덤벼들었죠. 당시 대부분 직장인들은 자신의 업무처리에 바빠 세상의 흐름을 뒤쫓아가기도 벅찼으나 그 사람들은 미래의 흐름을 읽고 인터넷 상거래 사업을 시작했고, 그것이 지금의 인터파크 그룹으로 발전했습니다.”

당시 같은 직장내 연구소에서 일하던 후배는 인터넷 상거래가 활성화 되면 사이버 결제가 필수적이라며 회사를 뛰쳐나가 사이버결제 처리 회사를 만들어 큰 성공을 거두고 엄청난 자산가로 변신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이 교수는 메가 트렌드를 형성하는 요인은 매우 다양하다고 말했다. 인구구조의 변화, 사회문화적 변화, 정치적 이슈, 소비자의 진화, 환경적 이슈, 신기술과 신제품 동향, 경제·경영의 화두 등이 모두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각 분야에서 나오는 이슈들을 융합해 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트렌드가 보이기 시작하며, 아무리 정보를 많이 갖고있더라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정보를 마주해야 트렌드를 제대로 읽을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대학생활은 독립을 준비하는 기간’이라고 규정한다. 독립은 경제적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얘기다. 그러기위해 직업을 가지는 것은 필수적이다.

◇ “이제는 전문가시대다”

“자신이 일할 산업과 전문분야를 정하는 것이 진로를 정하는 일이라고 규정한다면 대학생활에서 중요한 미션중의 하나는 바로 어떤 분야에서, 어떤 전문가로 살아갈 것이냐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1만개가 넘는 직업이 있고, 세계에는 3만개 가까운 직업이 있어요. 이렇게 많은 직업이 생겨난 것은 직업이 전문화되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현재 국내 대학에 학과가 1000개가 넘지요. 학과이름도 다양해 학과명으로는 어떤 학문을 배우는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에요. 이것은 바로 전문가의 시대가 왔음을 말해주는 것이거든요. 기업이 사람을 뽑을 때도 직무별로 채용할 뿐만 아니라 경력채용으로 바뀌는 추세로 가고 있는 것도 전문가 시대가 왔음을 의미하는 겁니다.”

이 교수는 CJ텔레닉스 대표이사 등 30여년간 직장생활을 마치고 대학에서 후진양성에 몸 담고 있다. 그는 사회생활의 선배로서 대학생 자신의 인생 전체 로드맵을 만들어보라고 권유한다. 인생 전체의 로드맵에 따라 자신을 브랜딩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마치 기업이 소비자에게 선택되는 상품을 만들듯이 자신이 세상에 팔리는 상품이 되는 시대에 적응해야 합니다.”

인생 로드맵을 만드는 첫 단계는 ‘꿈 목록’을 기록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대학생 본인의 성격이나 흥미, 가치관에 의해 도출된 인생 비전을 가운데 배치해두고, 그 인생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평생 습득하고 달성하고 경험해야 할 것이 바로 ‘꿈 목록’이라는 설명이다.

꿈 목록은 연령별로, 역할별로 작성하면 보다 구체적으로 기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나의 인생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30대, 40대, 50대에는 어떤 어떤 꿈을 달성하고 싶은지, 또 남편과 아내로서, 부모로서, 사회인으로서 어떤 꿈을 달성하고 싶은 지를 생각해보고 기록하면 되는 것이죠.”

◇“꿈 목록 중심으로 인생 로드맵 작성해야”

꿈 목록이 완성되면 다음 단계는 설정한 꿈과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목표를 작성해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조언이다.

목표를 적을 때는 막연히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것이어서는 안되고 ‘SMART’ 기법에 따라 기록할 것을 권유한다. 달성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SMART란 구체성(Specific), 측정가능성(Measurable), 실현가능성(Attainable), 결과지향성(Result-oriented), 기한을 정함(Time bounded)을 의미한다. SMART 목표설정 방식에 의해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겠다”는 목표를 다시 설정하면 내용은 획기적으로 달라진다.

“나는 현재 600점인 토익점수를 3개월동안 200점 더 올리기위해 새벽 6시반 학원 등록을 하고, 매일 오전 8∼10시까지 복습한 뒤, 토요일에는 주 1회 모의 토익시험을 본다”와 같이 목표를 작성해야 완성도가 높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자신의 비전과 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천사항을 반복해서 습관화 하라고 주문한다. 습관화를 위해서는 반복과 연습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유명한 축구선수 박지성이나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의 찌그러진 발모양이 뜻하는 것은 바로 반복과 연습의 위대함이지요. 나를 만들어내는 멋진 브랜딩은 결국 진로 비전을 향한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실천사항들을 무한히 반복하고 연습하는 데에 있는 거라고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교수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성장해야 하고 그 성장 방법을 배우는 곳이 대학”이라며 대학시절에 글쓰기를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성장의 방법으로 여행, 독서, 글쓰기 등을 제시하면서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글쓰기라고 거듭 강조했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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