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간편식 배달… 배후상권 '취향 저격'

강창동 기자
입력일 2018-04-06 07:00 수정일 2018-04-17 16:34 발행일 2018-04-0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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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상권 이렇게 살리자] ④대전 유성구 송강동상권
신사순 전문위원
신사순 전문위원

브릿지경제신문 산하 ‘낙후지역상권 활성화 지원단’에서 활동하는 신사순 전문위원(경영학 박사·사진)은 대전시 유성구 송강동의 지역 거점상권인 ‘송강전통시장’을 활성화 하기 위한 컨설팅 작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송강전통시장은 2008년 개설된 상설시장으로 4350㎡의 부지에 60여 개 점포가 분포, 2000㎡의 매장면적을 갖춘 동네상권형 골목시장이다. 송강동, 신성동, 전민동, 구즉동, 관평동 등의 인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형적인 소생활권역 시장이다. 

이 같은 특성에 따라 취급상품도 농수축산 신선식품과 이를 조리, 서비스하는 소형 식당 위주로 구성돼 있다. 시장 규모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배후상권은 상당한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대규모 주거단지가 조성돼 있는데다, 대덕테크노밸리 산업단지가 있어 특화된 상품을 개발, 홍보마케팅에 성공한다면 여느 전통시장 못지않게 장사가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인적 구성도 긍정적인 요소였다. 100여 명의 상인 상당수가 3040세대여서 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했다.

송강시장메인
송강전통시장 메인통로. 신사순 전문위원 제공
송강시장PB도시락
송강전통시장 착한도시락

송강전통시장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특화상품은 도시락(사진)과 소포장 꾸러미상품이었다. 농수축산물을 주로 취급하는 전통시장의 특성을 감안, 신선한 야채와 고기류를 조리한 12종의 도시락을 개발해 이를 요일, 건강, 웰빙, 단체 등 네 가지 종류로 나눴다. 예를 들어 요일 도시락은 소불고기, 돼지불고기 등 고기류를 위주로 하고 건강 도시락은 견과류, 버섯밥 등 건강식단으로 짰다. 웰빙 도시락은 묵, 다이어트 등으로 차별화했다. 도시락 레시피 개발에는 3개월이 소요됐다. 인근에 사는 소비자들의 생활환경과 소비성향을 고려한 맞춤형 도시락 개발이 목표였다. 첨단산업단지 근무자들을 위한 웰빙·힐링 도시락 개발도 병행했다.

5면_송강전통시장

소포장 꾸러미상품은 일종의 가정간편식(HMR)이다. 삼계탕, 추어탕, 반찬류 등 11종의 소포장 꾸러미상품은 한 끼 식사를 편리하게 해결하는데 손색이 없었다. 꾸러미상품 개발에도 3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시장 및 개별점포의 취급상품을 조사한 뒤 개발대상 품목을 선정했다. 가격과 수량 등 기준을 정하고 여기에 맞는 표준 상품을 개발한 뒤 포장재 디자인과 제작에 들어갔다. 농산물과 가공식품 취급점포를 위주로 이 사업에 참여하려는 희망점포를 조사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사업추진 방안을 설명하고 각 참여점포에는 꾸러미상품 판매표시판을 붙였다.

특화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전략도 필요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온라인과 택배서비스까지 모든 채널을 통한 통합 판매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서는 신규 사업을 이끌어가는 운영주체가 절실했다. 상인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협동조합의 탄생이 이어졌다.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가가호호 배달서비스’가 운영됐으며 모바일, SNS 등을 활용한 전방위 홍보 마케팅 체계가 구축됐다.

특화상품 개발에 뒤이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구축은 필수적이었다. 개별 점포와는 별개로 운영되는 공동판매장과 복합문화공간이 마련됐다. 복합문화공간은 기존 광장을 개선해 활용키로 했다. 이곳에서 이벤트와 판촉 행사를 여는 것은 물론 도시락카페, 야간 취식공간 등 다용도로 활용했다. 영상·음향·조명시설은 업그레이드했다. 스토리퍼니처를 설치해 어린이를 동반한 고객들의 휴식처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이 다니는 주요 동선의 벽면에는 벽화를 그려넣어 칙칙한 시장의 이미지를 없앴다. 포토존을 군데군데 만들고 시각적으로 볼거리를 제공, 밋밋하고 볼 게 없다는 골목시장에 고객들이 친근감을 느끼도록 하려는 전략이었다. 이 같은 노력이 주효, 송강전통시장은 대전 유성구를 대표하는 골목시장으로 완전히 자리매김 했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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