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 옷가게, 2030 편집숍 탈바꿈… SNS 명소 '시선집중'

강창동 기자
입력일 2018-03-22 07:00 수정일 2018-03-29 16:55 발행일 2018-03-22 5면
인쇄아이콘
[낙후상권 이렇게 살리자] ②서울 망원동 망리단길
핵점포 비포사진
핵점포 애프터사진
망리단길의 핵 점로 개발된 의류소매점 수산나. 사진은 수산나의 리뉴얼 전 모습(위)와 리뉴얼 후의 모습.

지난 20일 저녁 7시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뒤늦게 찾아온 꽃샘추위에다 장보기 시간마저 지나 약 500m 직선으로 가게들이 이어지는 망원시장은 파장 분위기였다. 망원시장 한가운데서 좌회전해 주택가로 들어서면 이국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속칭 망리단길이다. 가게 숫자가 10여 개에 불과하지만 하나같이 앙증맞고 개성이 넘친다. 가게 이름은 독특하고 글씨도 작다. 남뽕, 도쿄빙수, 프롬하노이….

바로 옆 망원시장은 파장 분위기지만 망리단길 가게 안에는 손님들이 꽉 찼다. 20대 젊은이들의 열기가 가게 안을 데우고 있었다. 퓨전음식점, 카페, 와인주점 같은 식음료 매장들이 주류를 이룬 망리단길 끝 자락에 패션점 ‘수산나’가 자리잡고 있었다.

5면_서울망원동망리단길

브릿지경제신문 산하 ‘낙후 지역상권활성화 지원단’에서 활동하는 최인식 전문위원(가우디컨텐츠개발원장)은 2년전 서울 마포구 망원동 414-16일대(속칭 망리단길) 상권을 대상으로 11회에 걸쳐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곳 동네상권은 빌라와 단독주택으로 형성된 전형적인 주거지역으로 이 지역 핵심 상권인 망원시장의 확장 상권 성격을 띠는 곳이다. 하지만 별 특징 없는 골목시장 형태여서 인근 대형마트나 망원시장으로 소비인구가 집중되면서 낙후상권으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정부의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망원시장이 활기를 띠게 되자 인접한 망리단길 상권에 속한 가게들은 한 달 매출이 200만∼300만원에 불과해 생계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절박한 상황에 처했다. 일대 100m에 걸친 골목상권에서 업종전환과 폐업이 속출한 것도 이 같은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였다.

위기상황에서도 변화의 바람은 불어왔다. 2015년 이후 홍대 상권이 급속도로 확장되면서 그 영향권에 들어간 합정동의 소형 퓨전요리점, 주점, 와인바, 카페 등이 망리단길로 조금씩 이전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최 위원은 5060세대 여성의류 판매점(수산나)을 이 상권의 핵 점포로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고객층 분석, 주변상권의 신규 창업아이템 분석 등을 통해 상품구색 변화와 시설 개선, 상품 연출(VMD) 방법, 브랜드전략 등을 컨설팅했다. 이에 따라 수산나의 상품 구색은 중년 여성의류 중심에서 2030세대 여성들을 겨냥한 티셔츠, 모자, 액세서리 등으로 바뀌었다. 자유분방한 상품 진열과 사인물 설치까지 변화를 주자 고객층의 변화가 뒤따랐다.

단골손님이 대부분인 동네 아줌마들에서 외부에서 유입된 젊은 유동인구로 고객층이 달라진 것이다. 2030세대의 특징인 인증 샷을 편안하게 찍을 수 있도록 가게 앞을 포토공간 분위기로 꾸민 것도 주효했다. 인근에 새로 생긴 퓨전 요리점, 아이스크림점, 와인주점 등과 잘 어우러져 외부 유입고객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사진을 올림으로써 자연스레 홍보효과를 얻게됐다.

빠른 속도로 변하는 상권 흐름에 맞춰 상품구색, 진열방법, 인테리어 및 아웃테리어를 바꾼 수산나는 컨설팅 이전 한달 평균 매출이 100만원에 불과했으나 올들어 400만원으로 4배 늘어났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현실을 직시한 결과라고 최 위원은 평가했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naver.com  

브릿지경제 소상공인종합지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