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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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해외건설 판로, ‘중동·도급·플랜트’에서 벗어나야

한장희 사회부동산부 기자그동안 메말랐던 해외건설시장에 시원한 소나기가 내렸다. 현대건설이 오랜만에 굵직한 해외건설 수주소식을 알려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건설사의 해외건설수주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저유가가 장기화되자 우리 건설사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오일머니에 길들여진 학습효과다.건설사들이 중동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그동안 지갑이 두둑했던 중동국가에 맞춤형으로 해외건설이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중동의존도가 그만큼 높다는 이야기다.7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실적(461억달러) 중 중동은 165억달러로 전체의 3분의 1을 훌쩍 넘어간다. 저유가가 계속되자 올해 건설수주도 전월까지 총 50억1388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03억8940만달러)의 48.3% 머물러 있다.저유가로 중동국가들의 지갑이 마르자 해외건설수주가 휘청되고 있는 것이다.또 단순도급공사에서 시공자금융방식이나 투자개발형사업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는데 이런 방식에 대한 우리건설사의 수주비율은 10%대에 머물러 있다. 두둑했던 지갑을 자랑했던 중동도 이제 단순도급방식을 버리고 시공자금융과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다.중동국가에 맞춤형으로 성장하다보니 플랜트 공사 위주의 성장을 이뤄왔다. 그러나 이제 화석연료 고갈과 탄소배출 저감 등 친환경으로 변화하고 있음으로 건설도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건설사는 과거에 젖어있던 단순도급과 중동에서 벗어나고 공종을 다양화 해야만 미래가 있고, 정부도 우리 경제에 핵심 축인 건설산업을 위해 정부차원의 신시장 개척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한장희 사회부동산부 기자 jhyk777@viva100.com

2016-03-07 16:52 한장희 기자

[기자수첩]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김보라 생활경제부 기자지난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패션업계의 ‘열정 페이’ 논란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정 페이란 무급이나 소액의 월급을 주면서 취업준비생이나 인턴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행태를 비꼬는 말이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패션디자이너 브랜드 가운데 48%만 비정규직 직원에 대한 최저임금 기준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규직에 대한 최저임금도 10곳 가운데 8곳에서만 준수하고 있었다.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의 절반 이상이 노동법을 위반하고 있는 셈이다.기자가 겪어본 패션업계 상황은 사실 더 열악했다. 화려해 보이는 옷에 감춰진 이면에는 ‘패션업계=열정페이’가 암묵적인 관행으로 굳어져 있었다.기자는 대학시절 패션디자인을 전공했고 졸업 후 패션업체에 취업한 적이 있다. 당시 한 달 100만원 미만의 월급을 받으며 불철 주야로 일해야 했다. 야근에 주말 출근은 당연한 일이었다. 노동법에 적힌 시간 외 근무수당은 꿈도 꾸지 못했다. 주변에서 하는 “어떻게 그돈을 받고 일하냐”는 질문에 스스로 “이 바닥에서 아직 ‘초짜(?)’라 얼마 못 받는다”고 답할 만큼 이런 관행이 자연스레 여겨졌다.문제가 확산되자 정부가 이를 해결하고자 지난 달부터 열정페이 근절 가이드라인을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 얼마만큼 지켜질지 미지수다. 가이드라인이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을 하려면 패션 산업 현장에 대한 근로 감독을 함께 확대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등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영어 단어인 페이(PAY)는 물건 값·서비스 비용·일의 대가 등을 지불한다는 의미다. 말 그대로 청년들의 열정과 꿈을 품고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 가는 의지에 따른 합당한 페이를 지불해야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

2016-03-06 15:36 김보라 기자

[기자수첩] 삼청동 속 이방인, 여기는 한국인가 중국인가?

김동민 문화부 기자2주에 한번 서울 속 숨겨진 명소를 찾는 ‘잇 플레이스’란 제목의 기사를 연재한다. 우리 주변에 있지만 일반인이 잘 모르는 장소를 찾는 일은 어렵다. 그러다 생긴 요령이 잘 알려진 삼청동의 골목길, 삼청동의 먹거리 등 주제의 세분화다. 그러면 같은 곳이라도 색다르게 다가온다. 그런데 이젠 삼청동도 가기가 힘들어졌다. 길거리를 가득 채운 중국인 때문에 제대로 된 취재가 힘들기 때문이다. 용기를 내 인기있는 매장에 들어가면 대뜸 중국어 인사로 맞는다. 명동에서 이방인이 된 기분을 느낀 지는 이미 오래지만, 이젠 삼청동에서마저 그런 기분을 느껴야 한다니.취재하러 다녀보면 그곳에 있는 중국인은 왁자지껄 시끄러울 뿐 죄가 없다.문제는 삼청동에 있는 엄청난 수의 매장이다. 손 큰 중국인을 잡기 위해 물건을 잘 사지 않는 한국인은 아예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한번은 삼청동에서 마음에 드는 신발이 있어 발에 맞는 치수의 신발을 신어볼 수 있게 달라고 부탁하니 직원이 건성으로 대답한다. 여러 번 재촉한 뒤에야 신발을 내온다. 옆에 앉은 중국인은 훨씬 늦게 왔는데도 벌써 새 신발을 신어보고 있다. 삼청동의 여러 가게에서 비슷한 경험이 쌓이니 화가 나는 게 사실이다.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온 식당은 이미 중국인 단체관광객으로 보이는 무리가 문밖으로 길게 줄을 서 있다. 그들과 경쟁해 밥을 먹을 자신이 없다.시장에서 중국 자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기업은 중국을 대상으로 돈을 벌고 그들이 한국을 찾아와 쇼핑해야 내수가 살아난다고 주장한다.하지만 중국인과 같이 경쟁하듯 나들이를 해야 하는 서울시민에게 이 같은 경험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이젠 가게에 들어갈 때면 친구와 매장 직원이 중국어로 인사를 할지, 아니면 한국어로 할지 내기를 한다. 중국어가 걸리면 그냥 웃는다. ‘저 한국인인데…,’ 이제 대꾸도 귀찮다.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6-03-03 15:22 김동민 기자

[기자수첩] 은행 ‘과당경쟁’, 금융당국이 나서야할 때

이나리 금융부 기자요즘 금융당국을 보면 은행권의 ‘과당경쟁 유발자’로 거듭나는 듯하다.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성과연봉제, 계좌이동제 도입 등 쏟아지는 금융정책들로 인해 은행권의 과당경쟁이 극심해지고 있어서다.금융당국은 소비자 편의성과 권익제고를 위해 이같은 정책을 내놓았지만 이로 인해 은행권에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최근 5대 시중은행은 ISA 고객유치를 위해 골드바, 자동차 등 경품에만 16억원을 쏟아붓고 있다. 기존 고객인 ‘집토끼’를 지키면서 경쟁사 고객인 ‘산토끼’를 끌어오기 위해 피 튀기는 경쟁을 하고 있다. 직원 1인당 100계좌씩을 만들어 오라는 ‘묻지마 판매’까지 등장,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중이다.은행들의 출혈경쟁은 어제 오늘일은 아니다.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시작된 무리한 영업전이 중소기업대출 시장에 이어 신용대출 시장 등으로 확산된 지 오래다. 우량고객 금리할인, 지점장 전결금리 할인 등 각종 금리우대혜택, 집단대출시 노마진 세일 등 고객을 뺏고 뺏기는 혈전을 벌여왔다.성급한 성과연봉제 도입 역시 금융서비스 질 저하, 불완전 판매 등으로 금융소비자 피해가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그럼에도 금융당국은 이를 모르는 척 눈감아 왔다. 국민들의 편의에만 초점을 맞춘 채 은행들의 과당경쟁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문제는 가격 위주 과당경쟁과 자산규모 확대에 치중하는 경영방식으로는 더 이상 미래생존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데 있다.그러니 금융당국은 ‘묵인’의 관행을 깨고 ‘칼’을 빼들어야 한다. 자제를 요구하거나 경고하는 수준을 넘어 과당경쟁을 억제할 강력한 방안이 필요하다.‘골든타임’을 놓치면 결국 피해를 받는 쪽은 금융 소비자, 국민들이다.이나리금융부 기자 nallee-babo@viva100.com

2016-03-02 14:47 이나리 기자

[데스크 칼럼] 안전보장 안 되는 '따릉이'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까

김성욱 온라인뉴스부장지난해 11월부터 자전거로 ‘퇴근’하고 있다.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껴왔지만 게으름 때문에 따로 시간을 내서 헬스클럽 등에서 운동할 엄두를 내지 못하다 선택한 것이 자전거다. 저녁 술자리가 있는 날, 눈·비가 오거나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아니면 가능한 한 자전거로 퇴근한다. 한 시간이 채 안 걸리는 자전거 퇴근은 충분한 운동이 되고 있다.그러나 자전거 출근은 하지 않는다. 자전거로 출근 후 땀에 범벅돼 일을 하는 것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직접 소유한 자전거도 없다.출근길에 자전거를 이용하지 않는데 퇴근은 자전거로 한다. ‘어불성설(語不成說)’ 같은 이 말이 성립하는 것은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가 있기 때문이다.가는 길에 언덕길도 있고 해서 할 수 있을까 생각에 1일권을 끊고 시작된 따릉이 이용은 30일 이용권을 끊게 됐고, 올 겨울 많이 춥지 않으면서 지금은 365일 이용권을 구입해 이용하고 있다. 회사 바로 앞에 따릉이 대여소가 있어서 퇴근길은 물론 점심시간 등에도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따릉이를 이용한 후 마치 홍보대사가 된 듯 회사 동료는 물론 지인들에게 따릉이의 편리성과 유용성을 자랑하고 다닌다.약 4개월 정도 따릉이를 이용하면서 가장 반가운 것은 ‘자전거 우선도로’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점 역시 이 자전거 우선도로다.자전거 우선도로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서울시의 생색내기’ 또는 ‘홍보부족’이다. 자전거 우선도로와 일반 도로의 차이점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자전거 우선도로라고 하지만 지난 4개월 동안 단 한번도 자동차의 양보를 받아본 기억이 없다.오히려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위험을 감수해야만 했다. 심지어 시민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경찰차량도 떡하니 자전거도로에 주차하고 있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겪었다. 자전거도로에서도 도저히 안전을 맡길 수 없다.그래, 자전거 우선도로는 서울시가 자전거 활성화를 위해 자전거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만든 제도라고 믿어보자.그런데 서울시의 자전거 우선도로는 전체 도로의 1%도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자전거 우선도로가 끝나는 시점부터는 자전거 운전자의 안전을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자전거 우선도로가 끝나고, 차량들의 위협이 무섭다고 인도로 올라가 탈 수도 없다. 자전거를 인도에서 타다가 적발되면 3만원의 범칙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따릉이 홈페이지에는 ‘서울시의 교통체증, 대기오염, 고유가 문제를 해결하고 건강한 사회 및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마련됐다’고 설명하고 있다.서울시의 교통체증, 대기오염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자는 의도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이 보장되지 않고서 절대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없다.계속 따릉이를 이용할 것이다. 언젠가는 생명의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면서….김성욱 온라인뉴스부장 wscorpio@viva100.com

2016-03-01 17:21 김성욱 기자

[새문안通] 평화의 소녀상과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기리기 위해 서울 중학동 일본 대사관에 마련된 ‘평화의 소녀상’은 치마저고리를 입은 소녀 조각상과 빈 의자, 할머니 형상의 그림자로 이루어졌다.소녀상을 제작한 조각가 김서경·김운성 씨에 따르면 소녀의 굳은 표정과 움켜쥔 두 손은 일본의 책임회피에 맞서는 분노다. 거칠게 뜯긴 듯한 단발머리는, 댕기를 하던 조선 소녀가 일제에 의해 부모, 고향과 단절된 모습을 의미한다. 소녀의 왼쪽 어깨 위에 놓인 새는 세상을 하직한 할머니와 살아있는 자를 잇는 ‘영매’다. 할머니 그림자 가슴 부분에는 ‘환생’을 뜻하는 하얀 나비가 있다.높이 136㎝. 가로 180㎝, 세로 160㎝의 조그마한 이 소녀상은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양국의 위안부 협상 합의 이후 전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다. 특히 대학생들은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한 겨울 혹한 속에서 62일간 밤낮으로 노숙농성을 벌였다.하지만 그 사이에도 일본 정부는 위안부 강제 동원의 증거가 없다는 내용의 문서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에 제출하는 등 양국간 합의내용을 사실상 부정하는 도발을 거듭했다.대학생들의 농성은 97주년 3·1절을 끝으로 종료됐다. 개강함에 따라 더 이상 농성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안타깝지만 당연한 결정이다. 그러나 대학생들이 떠나면 우리는 또 소녀상을 기억의 저편으로 접어 놓지 않을지 걱정된다.박근혜 대통령은 1일 3·1절 기념사에서 위안부 피해자 합의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이번 합의의 취지와 정신을 온전히 실천으로 옮겨 미래 세대에 교훈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이 정치적 수사에 머물지 않고 일본의 반성과 합의 이행을 이끌어 내기 위한 움직임으로 나타나길 바란다.- 물 -

2016-03-01 16:16 브릿지경제

[기자수첩] 삼일절에 노는 한국인, 슈퍼화요일을 즐기는 미국인

권예림 국제부 기자3월 1일은 삼일절이다. 97년 전 수많은 선열들이 ‘만세’를 외치며 일제에 항거한 날이다. 과거를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 되지만 과거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현재와 미래다. 과거를 어떤 식으로 해석하여 현재와 미래 발전의 자양분으로 삼느냐에 따라 그 과거는 존재감을 갖는다.미국도 올해 3월 1일(현지시간)은 매우 의미 있는 날이다. 대선의 판세를 가르는 주요 길목으로서 미국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날 곧 ‘슈퍼 화요일’이다.미국의 미래는 늘 과거와 맞닿아 있다. 그들의 과거는 ‘개척시대’로 귀결된다. 버락 오바마를 비롯한 전 미국 대통령들이 하나같이 선거 유세에서 건국 초기의 ‘프런티어(Frontier)’ 정신을 강조한 것도 성장 원동력인 과거의 개척정신을 되돌아보며 미래를 대비하자는 마음가짐과 연관이 있다. 과거와 미래가 강한 연결고리로 얽혀 있는 셈이다.슈퍼 화요일의 해당 선거구 중 하나인 버지니아주에 사는 한 지인이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슈퍼 화요일, 심지어 대선날도 공휴일이 아닌데 한국보다 투표율이 높아. 미국은 일하면서 투표하는데도 투표율이 높단 말이지.”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이번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각 선거구의 사전·부재자 투표와 유권자 등록이 급증하는 점으로 미루어 올해 투표율이 사상 최고치를 찍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한국에서는 삼일절을 징검다리 연휴 삼아 해외로 나간 사람이 많다고 한다. 한 달여로 다가온 총선도 임시 공휴일이라 비슷한 풍경이 펼쳐질 수 있다.물론 선거 투표율이나 해외 여행객 숫자만 놓고 선거나 역사 의식을 논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아픈 과거를 제대로 인식하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데 소홀히 해서도 안 될 것이다.권예림 기자 limmi@viva100.com

2016-02-29 15:49 권예림 기자

[기자수첩] 누구를 위한 국회인가

한영훈 산업부 기자“우리 경제가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서비스법, 노동법 등 나머지 쟁점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경제활성화의 물꼬를 트는 게 시급합니다.”경제활성화 법안에 대한 입법화가 늦어지자 경제단체의 한 고위관계자는 “누굴 위한 국회인지 모르겠다”며 격정을 토해냈다.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며칠 안 남았는데 파견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나머지 쟁점 법안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관련 기업들과 국민들만 애가 타고 있다.민생구하기 입법촉구 천만 서명운동본부에 따르면 서명에 동참한 인원이 28일 오전 10시 현재 153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기업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국민들까지 이처럼 법안 통과에 발 벗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파견법·서비스 관련법들이 모두 일자리 창출에 윤활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파견법은 중·장년층에게 일자리를 주는 동시에 구인난을 겪는 중소기업에 인력을 원활히 공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현실적으로 정규직 취업이 어려운 중·장년층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게 된다.서비스법 또한 2030년까지 서비스산업 분야에 69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해내 고용률을 70%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야당에서는 의료영리화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의료보건 영역을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가능성이 극히 적을뿐더러 자칫 서비스법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우려도 있다.‘현역 물갈이’론으로 정치권이 공천으로 시끌벅적하지만 일의 경중과 선후를 따질 줄 알아야 한다. 기업과 중·장년층을 무시한다면 4월 13일은 ‘19대 현역 심판장’이 될 것이 뻔하다.한영훈 산업부 기자 han005@viva100.com

2016-02-28 17:03 한영훈 기자

[기자수첩] ‘대마불사’ 경각심 가질 때

최은화 증권부 기자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다룬 영화 ‘빅쇼트’가 지난달 개봉해 금융투자업계 종사자들의 공감을 샀다.고객 유치 경쟁으로 금융위기 징조를 묵인한 신용평가사들, 그 사이 공매도로 돈을 벌기 위해 나선 투자자들, 금융기관들의 잘못에 금융위기가 오고 그 책임이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모습까지. 상상력이 가미된 장면들이지만 당시 현실을 여과 없이 비춰주고 있다.그렇다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고객 유치 경쟁을 떠나 제대로 된 신용평가 등급을 매기고 있는 것일까. 또다시 금융위기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만약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막기 위해 대책은 마련돼 있는 것일까 등 여러 질문이 떠올랐다.영화는 현재의 국내 상황을 돌아보게 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제2의 금융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은행들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상의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중국발 세계 금융위기설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국내 주식시장도 심상찮다. 자본잠식이나 4년 연속 적자 등으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회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어려워지자 중국에 수출하는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 가운데 국내 금융기관은 장이 바닥을 쳤으니 저가매수를 하라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ELS(주가연계증권)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금융당국이 대출심사를 깐깐하게 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미 지난해 말 가계신용 잔액은 120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지난 금융위기는 우리에게 대마불사(大馬不死)란 없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줬다. 지금 우리 앞에 일어나고 있는 경제 이상 신호가 무엇인지, 어디로 진행될 지 냉정하게 지켜보며 대응할 때다.최은화 기자

2016-02-25 16:30 최은화 기자

[기자수첩] 앞만 보고 달려온 편의점, 이제는 옆을 볼때

박준호 생활경제부 기자최근 온라인상에서 ‘극한직업 편의점 알바’라는 게시물이 화제다. 홀 서빙부터 배달업, 택배업, 제빵 업무까지 편의점 직원은 그야말로 만능인이라는 우스갯소리지만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편의점의 성장세를 방증하는 모습이기도 하다.편의점은 소위 말해 ‘잘나가는 업종’이다. 지난해 편의점업계 매출은 전년대비 9.4% 증가했다. 좀처럼 성장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유통업계 속에서 홀로 빛나고 있다.하지만 “잘나갈 때가 가장 조심해야 할 때”라는 말이 있듯이 얼마 전 부산의 한 편의점에서 발생한 가맹점주와 가맹본사의 갈등은 편의점 성장의 이면에 숨겨진 민낯을 여실히 보여줬다.갈등의 발단은 가맹계약서의 ‘250m 이내 신규출점 금지조항’이었다. 가맹점주는 인근에 새로 생긴 가맹점이 245m라며 계약위반을 제기했고 가맹본사 측은 252m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며 법정 다툼을 벌였다.출점 제한 규정이 만들어진 이유가 뭔가. 상대적 약자인 가맹점주의 영업권을 보호하기 위함이 아니던가. 정해진 규정에서 2m 벗어났다고 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발상은 쉬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물론 일차적 원인은 적확한 거리측정 방식을 세우지 못한 정부의 탓이겠지만, 외벽 사이의 거리를 잴 것인지, 출입문 사이의 거리를 잴 것인지, 어느 도로를 잴 것인지 수 미터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습은 눈부신 성장세에 걸맞은 품격은 아니라고 보여진다.편의점 3만개 시대. 이미 포화상태라고 평가받는 편의점 사업에 가맹점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더욱 편리해지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편의점의 진화를 지켜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이제는 그 과실을 함께 누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때다.박준호 생활경제부 기자

2016-02-24 16:36 박준호 기자

[새문안通] 4월 총선과 데마고고스(demagogos)

‘의원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새누리당은 전직 시장에 장관 출신까지 신출내기 예비후보들과 나란히 앉혀 며칠째 공천 면접을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아예 20% 탈락 룰을 정해 23일부터 개별 통보에 들어갔다고 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자격 미달 의원들을 솎아낸다니 환영할 일이지만, 부디 용두사미(龍頭蛇尾)만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앞으로 4월 총선까지 딱 50일 남았다. 의원 걸러내기 작업(공천)이 끝나면 본격적인 총선전이 펼쳐질 것이다. 문제는 두 달 가까운 지리한 밀당 끝에 23일에야 여야가 선거구 획정에 합의한 탓에 정작 예비후보들이 자신을 알릴 시간이 없었다는 점이다.무슨 수를 써서든 얼굴을 알려야 할 후보들 입장에선 팩트, 합리 이런 것보다는 유권자들의 감정이 더 중요하다. 경쟁 후보를 깎아내리는 게 더 시급하다. ‘착시적 팩트’가 만연할 수밖에 없게 된다. 고대 아테네를 무너트린 ‘데마고고스(demagogos)’들이 대거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데마고고스는 ‘시민과 민중의 지도자’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중의 지지를 얻으려 저질 공약을 과도하게 일삼는 저급한 선동(煽動) 정치가의 의미로 변질됐다. ‘데마고기’(demagogy)로 통용되기도 한다. 희한한 것은 이들의 반(反)사회적 공약, 뻔히 드러날 거짓말이 의외로 잘 먹혀 든다는 점이다.국민들은 현명하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딱히 그렇지 않았다.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악의적인 데마고기가 활개를 칠텐데… 순진한 우리 유권자들이여, 제발 이번 만큼은 속지 말기를.-국-

2016-02-23 18:18 브릿지경제

[데스크 칼럼] 전설과 흙수저… '장영실'의 교훈

이승제 금융증권부장역시 장영실이었다. KBS1 대하드라마 ‘장영실’의 시청률은 7회에 14.1%(전국 기준, AGB닐슨 코리아)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방송돼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정도전’이 13회 만에 14% 고지를 넘었던 것과 비교된다. ‘장영실’ PD는 “캐스팅 덕분”이라고 몸을 낮췄다. “‘사극 어벤져스’ 같이 사극의 신이 내려와서 자신의 맡은 부분을 제대로 수행해 주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 여배우도 있었다.하지만 우리는 안다. 왜 지금, 여기서 ‘장영실’이 다시 부활했는지, 드라마 ‘대왕 세종’에서 왜 그토록 공들여 장영실 편을 제작했는지. 우리가 왜 장영실에 열광하는지...장영실의 모친은 동래현 기생이었기에 그도 동래현의 관노가 됐다. 그러던 중 태종에 발탁돼 세종 때 뜻을 펼쳤다. 노비에서 종3품까지 올랐으니, 가히 기적이었다.세종은 조선을 반석 위에 올려야 하는 사명을 자각했다. 세조에서 태종까지, 당시 조선은 민심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장영실이 전격 발탁된 데는 그의 천재성 못지 않게 세종의 치밀한 정치적 전략이 있었다. “능력만 있다면 오르지 못할 곳이 없다.”모든 전설이 그렇듯 장영실도 그 만의 천재성으로 높이 날아올랐다. 세종은 장영실의 성공을 통해 널리 알리고 싶었을 것이다. 능력만 있다면 내 품에서 널리 뜻을 펼칠 수 있다고. 조선은 인재를 뽑기 위해 ‘열린 문’을 갖고 있다고. 누구나 장영실처럼 될 수 있다고.여기까지는 상식에 속하는 해석이다. 자문해 본다. ‘우리는 왜 지금 장영실에 열광하는가.’ 좀 더 구체적으로, ‘지금 이 땅에 또 다른 장영실이 나타날 수 있는가.’숫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해준다. 지난 1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가 내놓은 연구 보고서를 보면 금수저, 흙수저 등 ‘수저론’이 사실로 굳어졌음을 알 수 있다. 아버지가 대학 이상의 고학력자면 아들도 대학 이상의 고학력자인 비율이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 세대에서 각각 64.0%, 79.7%, 89.6%였다. 특히 정보화세대에서 중상층과 하층에서의 계층 고착화가 매우 심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일정 이상의 상향 이동은 사실상 매우 힘든 상황임이 분명해졌다. 부모의 경제적 지위가 본인의 재산축적 뿐 아니라 학업 성취, 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최근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교육연구원 교육통계센터가 분석한 결과, ‘부모 수입이 많을수록 수능 점수가 높다’는 통설이 사실로 입증됐다. 교육청은 “수능 고득점은 초중고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없고, 사교육을 통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다른 곳이 아닌 바로 교육청이 사교육의 ‘전지전능함’을 고백했다.우리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사회가 폐쇄신분 사회로 접어들고 있음을, 아무리 노력해도 넘지 못할 돈의 장벽이 있음을, 그리하여 마침내 사회 전체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다. 그러니 장영실의 인기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어디 이 뿐이랴. 제2, 제3의 장영실이 드라마와 영화에서 넘쳐날 것이다. 삶이 그리하지 못하므로, 그래도 희망까지 잃어선 안 되므로, 언젠가 기적처럼 현실에서 또 다른 장영실이 등장하기를 소망하므로...이승제 금융증권부장 openeye@viva100.com

2016-02-23 16:42 이승제 기자

[기자수첩] 정부는 국가청년정책에 대한 청년들의 무관심을 알고 있나

노은희 사회부 기자‘청년취업아카데미’, ‘청년취업지원(취업지원관)’, ‘IPP형(장기현장실습형) 일학습병행제’, ‘지역맞춤형 일자리창출’…. 청년 백수들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정책들이다. 이처럼 다양한 국가 청년정책에 매년 조단위로 예산이 들어간다. 올해도 정부는 청년 일자리 예산을 작년보다 20% 이상 늘어난 2조 1000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하지만 지난 1월 고용동향을 보면 공식 청년실업률은 9.5%로 7개월만의 최고 수준, 1월 실업률로는 16년만의 최악이다. 결국, 투자대비 효과가 없는 셈이다. 청년취업아카데미에서 만난 취업준비생들은 “관련 프로그램 홍보나 사례들이 부족해 눈길이 가지 않는다”, 또 다른 학생은 “청년 정책과 연계된 기업 담당자들이 이 같은 정책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정부가 국민의 혈세를 투자해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이지만 현장에선 학교 관계자들에게 학생 강제모집을 요청하는 등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과연, 정부는 청년들이 국가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무관심하고 기피하는 이유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을 해 봤는지 묻고싶다. 정부는 취업교육과 취업연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국가 프로그램들의 ‘교육현장 실태’, ‘연계기업들의 상태점검’, ‘청년들의 취업 후 사후관리’ 등 면밀한 검토와 현장파악이 필요하다. 청년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대안마련으로 앞으로 취업을 앞둔 이들이 정부지원 프로그램을 신뢰하고 자발적으로 찾게되는 그 날을 기대해본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2016-02-22 14:20 노은희 기자

[기자수첩] 일상이 예능이 되려면

김진희 산업IT부 기자최근 한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의 온라인 광고가 외모 비하 논란을 낳았다.예쁜 여학생이 있다는 말에 혹했던 남자 주인공은 못생긴 학생과 마주하자 화를 내며 뺨을 때린다. 이어 보정 앱을 쓰라며 스마트폰을 던진다. 맞은 학생은 카메라 속 예뻐진 자신의 모습에 감탄한다. 네이버의 자회사 캠프모바일이 개발한 ‘스노우캠’의 광고다.내용에 한 번, 대응에 두 번 놀랐다. “못생기면 맞아도 된다는 뜻이냐”며 앱을 삭제했다는 항의가 이어지자 회사는 영상을 지웠다. 사과문은 포털에 주소도 나오지 않는 블로그에 올렸다. 마케팅 활동의 중심인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어떠한 입장 표명도 없었다. 곧 다른 영상이 업데이트됐다.스노우캠 관계자는 “페이스북 이용자 사이에서는 재미있다는 댓글도 많았다”고 답했다. 일부의 항의를 이해할 수 없다는 말투였다.문제 영상은 한 건이 아니었다. 코믹 촬영 기능을 소개하는 영상에서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는 여사원을 보고 다른 사원이 욕설을 뱉는 장면이 나왔다. 이 영상은 지금도 확인 가능하다.스노우캠은 유명 연예인들이 사용하면서 입소문을 탔고 카메라 앱 순위 1위에 올랐다. 노이즈 마케팅이 절박한 상황도 아니다.스노우캠의 캐치 프레이즈는 ‘일상이 예능이 되는 꿀잼 카메라’다. ‘예능 같은’ 영상을 찍으라고 만든 앱인데 홍보영상은 사용자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채웠다. 이들이 추구하는 예능 프로그램 또한 선을 넘는 언행을 거듭하면 시청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것이다.미국의 희극인 티나 페이는 “어떤 사람이 똑똑한 지는 그가 무엇에 웃는지를 보고 알 수 있다”고 했다. 지능까지 갈 필요도 없다.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는 공감능력만 발휘해도 충분할 것이다.김진희 기자 genie@viva100.com

2016-02-21 14:52 김진희 기자

[기자수첩] 벌써 시작된 'ISA 대전'…쏟아지는 '미끼' 상품

김민주 증권부 기자최근 증권사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금융당국이 은행에 일임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업무를 허용하면서 무한경쟁에 돌입하게 됐기 때문이다.ISA는 한 번 판매하면 5년간 안정적으로 수수료 수입을 얻을 수 있다. 때문에 증권사들은 새로운 캐시카우(주수익원)가 될 것이라며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하지만 은행에 일임형 ISA 업무가 허용되며 막강한 강자를 상대하게 됐다. 은행은 예·적금이라는 가장 친숙한 상품과 두터운 고객층, 광범위한 지점망으로 무장해 있어 증권사의 밥그릇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시중은행들은 벌써부터 자동차 경품까지 내걸며 ISA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은행은 ISA 업무를 맡길 ‘증권맨’을 영입하기 위해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이에 질세라 증권사들도 각종 미끼 상품을 걸며 마케팅 총력전에 돌입했다. 사전 상담만 해도 상품권을 준다는 증권사도 있고, 가입만 하면 금리 혜택을 챙겨준다는 곳도 여럿 보인다.이같은 사전 과당경쟁을 보는 소비자들은 어떤 느낌을 받을까. 미끼 경품을 내세운 마케팅보다는 “우리는 이런 ISA 운용 전략으로 승부걸겠다”는 금융사에 더 큰 신뢰를 주지 않을까.증권사와 은행은 이미 ‘ELS(주가연계증권) 사태’로 투자자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그러니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라도 차별화된 전문성 있는 포트폴리오와 ISA 시대에 맞는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는 게 올바른 수순일 것이다.특히 증권사는 투자 부문에서 오랜 시간 노하우를 쌓아 은행에 비해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 제아무리 사전 유치를 많이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고객에게 믿음과 수익을 보장해 주지 못하면 모래 위의 성처럼 공허할 뿐이다.김민주 증권부 기자 stella2515@viva100.com

2016-02-18 15:31 김민주 기자

[기자수첩] 아무리 'K-뷰티'가 대세라지만…

김보라 생활경제부 기자장기화된 불황으로 소비재 업계 전반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 분야만 승승장구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내수 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으로 뻗어나가며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 소비자들의 니즈와 한류를 등에 엎고 이른바 ‘K-뷰티’라는 말까지 생겨났다.이처럼 화장품 시장이 잘나가자 최근 여러 기업들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패션업체부터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보이는 건설사, 외식업체, 악기제조 업체까지 다양한 기업들이화장품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 신규 등록한 화장품 제조법인만 7898개로 알려졌다. 3년 전인 2012년과 비교해 무려 5배가 넘는 수치다.문제는 이들 업체들이 차별화된 경쟁력없이 중국 시장만을 바라보고 마구잡이로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실제로 한 신생 화장품 업체는 내수보다 해외시장을 겨냥해 론칭과 동시에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기자가 만난 이 업체 관계자는 ‘메이드 인 코리아’, 즉 한국 브랜드로 중국에 진출하면 무조건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 하지만 기자가 보기에 이 회사는 중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어떤 차별화된 경쟁력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업체들이 우후죽순 중국에 진출하면 황금기를 맞은 국내 화장품 사업에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어 보였다.국내 최대의 화장품업체인 아모레퍼시픽도 중국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 20여년의 시간이 걸렸다. 20년간 쌓아온 탄탄한 기술력과 투자, 노력이 뒷받침되면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었다. 지금 화장품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들은 자신들의 섣부른 행보가 아모레퍼시픽 같은 회사가 20년 동안 쌓아올린 공든 탑을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

2016-02-17 16:20 김보라 기자

[새문안通] 김정일이 남긴 유훈의 의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죽기전 김정은에게 ‘기회가 있을 때 개성공단을 폐쇄하라’는 유훈을 남겼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12일 레이든 대학의 북한문제 연구원 크리스토퍼 그린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한반도 전문가인 에이든 포스터 카터 영국 리즈대 석좌연구원도 최근 북한전문매체 ‘NK news’에 개성공단 폐쇄는 김정일이 아들 김정은에게 준 마지막 가르침이었다고 밝혔다.카터에 따르면 북한에 개성공단은 중대한 ‘안보위협’이자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는 것이다.가디언 역시 “김정일은 개성공단을 남한의 우월한 체제를 5만5000명의 주민에게 매일 선전하는 트로이 목마라고 인식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이 같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개성공단 가동중단에 따른 손익계산서를 뽑아봤을 때 어느 쪽이 미소를 짓고 있는지는 보다 분명해진다.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입을 경제적 손실은 차치하더라도 개성공단이 문을 닫으면서 남북의 유일한 대화창구가 사라진 것은 명백한 퇴보다.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C) 한국 석좌 연구원도 “북한과 제대로 된 대화 창구가 사라지는 것은 아주 위험하고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한다.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국제 제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개성공단 가동중단이 불가피했다는 정부의 주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마치 다시는 개성공단을 가동하지 않을 것처럼 급작스럽게 가동중단을 결정한 것은 매우 아쉽다.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막고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라도 향후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노력을 멈춰서는 안된다.-물-

2016-02-16 16:43 브릿지경제

[데스크 칼럼] 19대 국회에 거는 마지막 기대

박운석 산업부장자공(子貢)이 정치(政治)가 무엇이냐고 스승 공자(孔子)에게 물었다. 공자는 “식량을 풍족하게 하는 것, 군비(軍費)를 넉넉하게 하는 것, 백성들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공이 또 물었다. “어쩔 수 없이 한 가지를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을 버려야 합니까? ” “군대를 버리면 된다.” 자공이 또 여쭈었다. “또 한 가지를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을 버려야 합니까? ” “식량을 버리면 된다.” “먹지 못하면 죽을 수 있지만 죽음은 모두에게 있는 것, 백성들의 믿음을 얻지 못하는 나라는 존립조차하지 못한다.” 공자가 말한대로라면 지금의 정치는 정치가 아니다. 백성들이 배부른 것도 아니고, 연 37조원에 달하는 국방비를 써도 북한의 핵(核) 위협조차 막아내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정치권의 신뢰는 바닥난지 오래다.지난달 6일 북한이 제4차 핵실험에 이어 한 달여만에 광명성 4호를 발사한 뒤 남북간 긴장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일촉즉발의 위기감마저 감돈다. 북한의 추가도발과 대남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한반도의 사드배치문제가 다시 점화되었고 이를 놓고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면서 한반도는 이제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결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포성과 화염만 없을 뿐 한반도의 시간은 60여년전 이 땅을 피로 얼룩지게 했던 ‘냉전(冷戰)시대’로 되돌아가고 있다.지정학적리스크는 늘 있어왔지만 이번엔 왠지 심상찮은 분위기다. 언제 어디서 ‘코리아디스카운트’로 이어질지 조마조마할 정도다. 더욱이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가 14개월째 수출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걱정이다. 또 국내 20대 주력기업 가운데 13개사가 작년 매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1조원이상 대형적자를 낸 기업도 6개사에 달했다고 한다. 우리 경제는 새해들자마자 글로벌 경기둔화에 저유가·저금리 여파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여기에 대북리스크까지 겹쳐져 이른바 ‘칵테일 효과’까지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경제와 안보, 정치까지 흔들리는 ‘삼중고’에 시달린 적도 흔치 않았던 것 같다.안보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역시 경제다. 미친 개는 짖어도 열차는 달려야 한다. 낡아버린 성장엔진을 리모델링해 야하고, 구조개혁을 통한 체질개선도 서둘러야 한다. 경제는 ‘심리’와 ‘타이밍’이라고 한다. 민생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쟁점법안들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되어야 한다. 이번에도 물 건너가면 ‘골든타임’을 놓치고 석 달 가까운 공백기를 보내야 한다.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국회연설을 통해 국민 단합과 국회의 단일된 힘을 주문했다. 이를 계기로 ‘상대방 흠집내기’로 일관된 정쟁(政爭)이 종식되었으면 한다. 남의 나라 일인데도 미국과 일본, 유럽 등이 신속하고 통일된 대북메시지를 내고 있는데 당사자인 우리는 앉아서 삿대질이나 하고 있어서 될 일인가.이제는 국회가 화답을 할 차례다. 2월 임시국회는 4·13 총선 전에 열리는 사실상 마지막 국회다. 대통령도 국회연설로 끝날게 아니라 야당 지도부와도 소통하며 ‘불통’의 이미지를 씻어야 한다. 분열된 국론을 결집하는 것은 정치인의 몫이다. 우리는 국난에 대동단결하는 ‘민족 DNA’를 갖고 있다. 구국의 결단으로 여야간 ‘2월 대타협’을 기대해본다.박운석 산업부장 pen@viva100.com

2016-02-16 15:37 박운석 기자

[기자수첩] 단통법으로 외면당한 휴대폰 유통점

민경인 산업부 기자지난 12일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된지 500일이 되던 날이었다.정부가 법으로 휴대폰 보조금 경쟁을 제한하면서 유통 채널 별 가격 차이가 크게 줄어들자 휴대폰 유통업자들은 생존경쟁에 내몰렸다.소비자 입장에선 어느 곳을 가도 비슷한 돈으로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다면 보다 매장 환경이 쾌적한 이동통신사의 직영점을 찾기 마련이다.단통법 시행으로 중소 휴대폰 대리점·판매점의 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의 약 30%가 폐업했다.일선 휴대폰 유통 현장에서는 대기업과 중소 사업자들의 상생을 외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이러한 목소리에 이동통신사도 상생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확실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경기 안산시의 한 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 예전에는 폐업하는 유통점을 보면 내 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두려웠지만, 이제는 무덤덤하게 바라본다”며 “이동통신사의 상생방안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유통 업계는 오랜 시간 공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을 83%까지 끌어 올린데에는 휴대폰 대리점·판매점의 역할이 컸다.최근 이동통신사들은 5G,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신성장동력으로 꼽으며 관련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외치고 있다.업계는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 등 유통망 종사자들이 30만명에 이른다고 추정한다. 이들이 무너지면 서민 경제도 위협받게 된다. 이동통신사는 전통적 파트너인 중소 휴대폰 대리점·판매점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보다 실질적인 상생방안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다.민경인 기자 mkibrdg@viva100.com

2016-02-15 15:16 민경인 기자

[기자수첩] '큰손' 중국이 바꾼 한국 엔터테인먼트계 풍경

조은별 문화부 기자최근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 출연 중인 배우 박해진과 김고은을 ‘아주 오랜만에’ 일대일로 인터뷰했다. 10여년 전만 해도 당연시 됐던 일대일 인터뷰가 이례적으로 느껴진 건 급변한 미디어 환경 때문이다. 드라마 촬영은 매번 ‘생방송’으로 진행되니 ‘날밤’을 새는 배우를 인터뷰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매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의 일대일 인터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때문에 인기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은 종영 뒤 번호표를 뽑고 여러 기자가 배우 한명을 둘러싼 ‘라운드’ 인터뷰를 하는 게 관례가 됐다.이런 환경에서 박해진과 김고은의 일대일 인터뷰가 가능했던 건 ‘치즈인더트랩’이 반사전제작으로 이미 촬영을 마쳤기 때문이다. 비단 ‘치즈인더트랩’뿐 아니다. 최근 들어 드라마 제작 환경이 ‘사전제작’으로 변화하고 있다. 배우 송혜교와 송중기 출연작 KBS2 ‘태양의 후예’, 한류스타 이영애의 복귀작 SBS ‘사임당: 허스토리’, 이준기·아이유 주연 ‘보보경심: 려’ 등이 사전제작에 들어갔다. 드라마 촬영환경이 이처럼 변하는 것은 모두 한·중 동시방영을 위해서다. 중국정부가 지난해부터 온라인 콘텐츠에 대해서도 사전허가제를 도입해 완성본으로 심의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방송가에서는 사전제작 분위기를 반기는 분위기지만 왠지 모를 씁쓸함도 감돌고 있다. 그동안 여러 배우들이 드라마 생방송 제작 환경을 성토해왔다. 밤샘촬영 뒤 졸음운전으로 인해 큰 사고가 났던 일도 부지기수였다. 모든 엔터테인먼트 종사자들이 그토록 염원해 왔지만 불가능해 보였던 사전제작이 ‘큰손’ 중국의 정책 변화에 따라 일순간에 이뤄진 것이다. 배우의 인터뷰 환경까지 조성한 중국의 정책은 앞으로 우리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그리고 왜 대한민국 엔터테인먼트계는 한류에 걸맞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지 못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다.조은별 문화부 기자 mulgae@viva100.com

2016-02-14 15:35 조은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