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벌써 시작된 'ISA 대전'…쏟아지는 '미끼' 상품

김민주 기자
입력일 2016-02-18 15:31 수정일 2016-02-18 15:35 발행일 2016-02-1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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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김민주
김민주 증권부 기자

최근 증권사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금융당국이 은행에 일임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업무를 허용하면서 무한경쟁에 돌입하게 됐기 때문이다.

ISA는 한 번 판매하면 5년간 안정적으로 수수료 수입을 얻을 수 있다. 때문에 증권사들은 새로운 캐시카우(주수익원)가 될 것이라며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은행에 일임형 ISA 업무가 허용되며 막강한 강자를 상대하게 됐다. 은행은 예·적금이라는 가장 친숙한 상품과 두터운 고객층, 광범위한 지점망으로 무장해 있어 증권사의 밥그릇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벌써부터 자동차 경품까지 내걸며 ISA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은행은 ISA 업무를 맡길 ‘증권맨’을 영입하기 위해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이에 질세라 증권사들도 각종 미끼 상품을 걸며 마케팅 총력전에 돌입했다. 사전 상담만 해도 상품권을 준다는 증권사도 있고, 가입만 하면 금리 혜택을 챙겨준다는 곳도 여럿 보인다.

이같은 사전 과당경쟁을 보는 소비자들은 어떤 느낌을 받을까. 미끼 경품을 내세운 마케팅보다는 “우리는 이런 ISA 운용 전략으로 승부걸겠다”는 금융사에 더 큰 신뢰를 주지 않을까.

증권사와 은행은 이미 ‘ELS(주가연계증권) 사태’로 투자자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그러니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라도 차별화된 전문성 있는 포트폴리오와 ISA 시대에 맞는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는 게 올바른 수순일 것이다.

특히 증권사는 투자 부문에서 오랜 시간 노하우를 쌓아 은행에 비해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 제아무리 사전 유치를 많이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고객에게 믿음과 수익을 보장해 주지 못하면 모래 위의 성처럼 공허할 뿐이다.

김민주 증권부 기자 stella251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