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문안通] 4월 총선과 데마고고스(demagogos)

브릿지경제
입력일 2016-02-23 18:18 수정일 2016-02-23 18:19 발행일 2016-02-2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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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새누리당은 전직 시장에 장관 출신까지 신출내기 예비후보들과 나란히 앉혀 며칠째 공천 면접을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아예 20% 탈락 룰을 정해 23일부터 개별 통보에 들어갔다고 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자격 미달 의원들을 솎아낸다니 환영할 일이지만, 부디 용두사미(龍頭蛇尾)만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앞으로 4월 총선까지 딱 50일 남았다. 의원 걸러내기 작업(공천)이 끝나면 본격적인 총선전이 펼쳐질 것이다. 문제는 두 달 가까운 지리한 밀당 끝에 23일에야 여야가 선거구 획정에 합의한 탓에 정작 예비후보들이 자신을 알릴 시간이 없었다는 점이다.

무슨 수를 써서든 얼굴을 알려야 할 후보들 입장에선 팩트, 합리 이런 것보다는 유권자들의 감정이 더 중요하다. 경쟁 후보를 깎아내리는 게 더 시급하다. ‘착시적 팩트’가 만연할 수밖에 없게 된다. 고대 아테네를 무너트린 ‘데마고고스(demagogos)’들이 대거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데마고고스는 ‘시민과 민중의 지도자’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중의 지지를 얻으려 저질 공약을 과도하게 일삼는 저급한 선동(煽動) 정치가의 의미로 변질됐다. ‘데마고기’(demagogy)로 통용되기도 한다. 희한한 것은 이들의 반(反)사회적 공약, 뻔히 드러날 거짓말이 의외로 잘 먹혀 든다는 점이다.

국민들은 현명하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딱히 그렇지 않았다.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악의적인 데마고기가 활개를 칠텐데… 순진한 우리 유권자들이여, 제발 이번 만큼은 속지 말기를.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