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비바100] 잔소리로만 듣는 아이, 지적 대신 부탁하세요

김혜경 펀펀힐링센터 대표아이를 키우다 보면 속을 끓일 때가 많다. 아이가 크면서 거짓말을 하거나 나쁜 감정으로 얘기하고 행동할 때 더욱 그렇다. 부모들은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막막하다.김혜경 펀펀힐링센터 대표는 이럴 때 부모와 아이 간의 ‘공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면서 부모 스스로도 자신의 감정을 잘 컨트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7일 일산 킨텍스 ‘미베 베이비엑스포 유아교육 박람회’에서 열린 ‘K 클래스’에서 ‘감정 코칭, 우리아이 공감대화법’이라는 주제로 가진 특별 강연에서 이렇게 밝혔다.김 대표는 “흔히 우리는 긍정적 감정만 좋은 감정이라고 생각하지만 감정은 좋은 감정, 나쁜 감정이 없다”고 말했다. 모든 감정은 옳고 소중한 것이며, 단지 긍정적 감정, 부정적 감정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감정은 신호등”이라고 표현했다. 빨간 신호등은 그저 멈추라는 신호일 뿐, 모든 신호가 좋고 나쁨이 없듯이 감정 역시 좋고 나쁨이 없다는 얘기다.김 대표는 또 “감정은 손님처럼 불쑥, 그것도 하루에도 열두 번씩 더 찾아온다”며 “한 가지 감정을 오래 붙잡고 있으면 그때부터 감정의 주인이 아니라 감정의 노예가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이가 어려서부터 긍정과 부정의 감정을 적절히 잘 표현하도록 돕고, 감정을 잘 다루도록 돕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부모의 역할이라고 말했다.김 대표는 감정을 다루는 유형으로 크게 4가지를 언급했다. 감정억압형, 감정축소전환형, 방임형, 감정코칭형이 그것이다. 각 유형별 특징을 잘 살펴보고, 아이들 감정을 살피기 전에 부모의 감정을 먼저 들여다보고 인식하고, 자신의 감정을 잘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모가 먼저 자신의 감정을 살피고, 자신의 감정이 힘들어졌을 때 자신의 언어로 감정을 건강하게 표출하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그는 흔히 엄마들이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는데, 그것이 아이들에겐 비난으로 들린다고 말한다. 엄마에게 대들지 못하는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학교로 가서 자기보다 약한 아이들에게 감정을 푼다는 것이다.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학교 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 고리를 끊으려면, 내가 먼저 1도만 살짝 틀어 내가 먼저 변하는 용기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비난 대신 요청(부탁)을 하라고 권한다. 게으름뱅이, 욕심꾸러기 같은 평가하는 단어들은 아이들 방어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차분하고 진솔하게 자신의 감정을 아이에게 얘기하고, 아이의 상황을 조금만 인정해 주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우리 아이의 감정은 받아들이되, 내 감정도 숨기지 말고 힘들다면 힘들다고 얘기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김 대표는 우리 마음 뿐 아니라 신체를 잘 돌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 자신도 7년 전에 유방암을 앓았다고 했다. 돌아보니 자신도 감정을 많이 억압하고 살았고, 그 스트레스가 암으로 찾아왔다고 말했다. 당시엔 많이 억울하고 힘들었지만, 글을 쓰면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고 산책하고 주변도 돌아보고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참가자들에게 “우리는 관계의 포로인가, 프로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관계를 무너뜨리는 4가지 스튜핏 대화법’이라며 비난, 방어, 경멸, 담쌓기를 언급했다. 그는 ‘관계의 프로’가 하는 공감대화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우리의 건강한 대화습관을 돌아볼 것을 권했다. 우리 아이가 나를 향해 던지는 비난이나 분노의 감정 너머에 있는 ‘욕구’를 바라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난이 아닌 부탁으로, 방어가 아닌 약간만 인정하는 모습으로, 경멸이 아닌 호감과 존중으로, 담쌓기가 아닌 자기 진정 후 대화하는 ‘그레잇 대화법’으로 관계의 프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김 대표는 “육아(育兒)는 육아(育我)”라고 말했다. 아이를 기르는 일이 결국 나를 기르는 일이라는 것이다. 행복한 부모가 행복한 자녀를 만든다는 얘기다. 부모 스스로 자신의 자존감을 갖고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고 아껴야, 아이도 그렇게 성장한다는 것이다.‘아이가 거짓말을 자꾸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으냐’는 현장 질문에 그는 “당장 화 내기 보다 나중에 차분하게 ‘그 때 왜 거짓말을 했니? 거짓말 했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니?”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비난 보다는 존중의 대화가 훨씬 효과적이라는 얘기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1-12-21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인터뷰] 노광표 한국고용노동교육원장 “괴롭힘, 갑질없는 직장이 생산성도 높아질 것”

노광표 한국고용노동교육원장이 9일 서울 정동 인근 카페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철준)노광표 한국고용노동교육원장은 국내의 대표적인 노동·사회이론 연구소인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 10월 교육원장으로 부임했다. 교육원은 지난해 3월 한국고용노동교육원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노동 존중 교육을 위해 설립이 추진됐다. 지난해 10월 명칭을 기존 고용노동연수원에서 한국고용노동교육원으로 바꾸고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부설에서 독립 기관(고용노동부 산하)이 됐다. 노 원장은 한국고용노동교육원으로서는 초대 원장인 셈이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그는 ‘일하는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실현을 위한 인재양성’이라는 설립 취지에 따라 ‘전국민 고용노동교육을 선도하는 허브기관’이 되고자 노동 관련 공무원 직무교육과 노동자 고용노동교육과 교육 사각지대 해소, 교육인프라 혁신을 위해 1년 동안 달려왔다. 부임 후 1년이 조금 지났기 때문에 구체적인 성과보다는 독립해 새로 출범하는 교육원의 시스템 구축을 마련하는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고 토로했다.노광표 원장은 “교육은 정서적인 결합이나 교류가 중요한 데 코로나19로 화상 교육이 증가했다”며 “교육 목표는 형식적으로 좀 달성했지만 교육의 효과성이 얼마나 높았는가는 계속 고민이 되는 점으로 앞으로 대면·온라인 교육의 결합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앞으로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교육원은 노동자는 물론 사업주, 소상공인,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노동인권교육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은 직장 내 괴롭힘, 갑질 방지 등 노동인권감수성을 고양시키는 교육을 강조하며 진행하고 있다. 특히 노 원장은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글로벌 스탠드’라며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노 원장은 “과거에는 소소하게 보였을지 모르는 일하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권리에 대한 신장이 필요하다”며 “직장 내에서 왕따 당하지 않고 윗관리자들한테 욕을 듣는다든지 등의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하고 양성 평등적인 직장 문화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이 같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일하기 더 좋은 직장은 노동 생산성과 효율성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오랫동안 노동 문제를 연구해온 노 원장은 급변하는 세계에서 이제는 노·사가 기존의 상호 대립적·불신적인 관행에서 모두 벗어나 상생·협력 관계에서 통합적인 이익을 찾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입장 차이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갈등’을 회피하지 않고 드러내 놓고 토론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는 “노동자는 임금을 더 받고 싶고 사용자는 임금을 줄여서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싶어한다”며 “이 속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데 갈등을 무서워하지 말고 사회가 얼마나 관리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므로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가자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노동자는 임금은 동결하더라도 새 교육 훈련을 받을 수 있고 사용자는 임금을 올려주면 그 만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고민을 하면 이게 통합적인 이익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관행적인 노조·경영 활동으로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둘 다 변해야 하고 관행적인 행동을 끊을 때가 됐다”고 밝혔다.그는 예로 현대자동차 노조 등 오래된 대기업 노조의 변화를 촉구했다. 대기업 노조 활동은 과거 노동권리 향상과 이에 따른 국민적 지지, 다른 소규모 사업장의 임금도 같이 상승시키는 선순환 역할을 해왔지만 30여년이 지나면서 그 역할과 의미가 많이 약화됐다는 것이다.노 원장은 “정규직 노동자는 자꾸 줄어들고 고령화 돼 가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고립돼 있다. 그러면 무엇을 갖고 싸우냐가 중요할 텐데 현대차 노동자들은 그들만의 임금과 근로조건 개선만 갖고 싸운다”며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과 자동차 업종도 같이 먹고 살자라는 부분에 대해 숙고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그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플랫폼 종사자는 노동교육이 더 필요한 상황이지만 교육을 받으면 하루 수익이 줄게 돼 어려움이 있다며 정부와 사용자 등이 부담해 교육비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교육에 가장 어려운 점이 플랫폼종사자, 택배기사 등 교육이 필요한 사람을 모으는 일이다. 우리는 교육 프로그램이나 강사를 제공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이분들을 오게 해야 한다. 그럴려면 유급교육휴가권을 보장해줘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일정 부분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노동교육의 허브 기관을 꿈꾸는 노 원장은 교육센터 확충뿐 아니라 콘텐츠 생산과 교류의 장으로서 교육원의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노 원장은 “각 단체 등에서 생산하는 노동교육 콘텐츠를 한 곳에서 볼 수 있게 하는 허브기관으로서 플랫폼을 내년에 구축할 계획”이라며 “내년에 대전에 지역 거점센터를 세우는 데 앞으로 광역별로 1곳씩 설립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

2021-12-12 17:15 이원배 기자

[비바100] "아이들이 집콕에 지쳤나요? 다니유치원 놀러오세요"

최근 아동·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하지만 강제로 기기 사용을 막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 오히려 양질의 콘텐츠, 덜 자극적이면서도 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찾아 보게 하는 ‘역발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그런 교육 콘텐츠 하나가 육아맘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화제다. 놀잇에서 운영하는 ‘다니유치원’이다. 자극적인 영상이 없고 교육 효과가 높다는 입소문으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제는 캐릭터 사업과 해외 채널까지 구축해 또 다른 ‘K에듀’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는 최다은 놀잇 대표를 만나 그의 교육철학과 당찬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그 중에서도 유아교육 콘텐츠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중앙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까지 유아교육을 전공했다. 어릴 때부터 방송반과 리포터, 연기경험을 쌓으며 나만의 전문 분야를 꿈꿨다. 유아교육은 굉장히 전문성 있는 분야다. 지금은 교육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지만, 처음 유튜브를 시작할 때 만해도 키즈 채널이 이렇게 다양하지 않았다. 유아교육 쪽에서는 미디어의 부정적 영향을 얘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이미 많은 에듀테크 앱이나 키즈 채널들이 생겨나고 있었기에 전문성을 갖고 방송분야로 가는 것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경쟁이 치열한 키즈 채널에서 구독자 40만명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니유치원의 경쟁력은 무엇인가.“다니유치원은 ‘온라인 유치원’, ‘내 손 안의 유치원’이라는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우리 경쟁력은 ‘유아교육을 토대로 한 전문성’이라고 생각한다.우리 팀은 아동중심 교육 철학을 기반으로, 유아교육을 석박사까지 전공한 4명의 기획팀과 키즈 분야 5~6년 이상의 현장경력을 쌓은 제작팀 5명이 함께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유튜브 채널에서 콘텐츠로 아이들을 만났지만 앞으로는 앱서비스와 플랫폼, 오프라인으로 다각화할 생각이다. 우리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아이들과 부모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교육철학이 궁금하다. 교육철학을 접목한 콘텐츠 제작의 방향성에 관해 얘기해 달라.“우리가 생각하는 교육은 단순히 영어 잘하고, 유창하게 말하고, 수 언어 인지적으로 우수한 것이 아니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세상을 배워가며 알아가고, 다른 사람과 더불어 이해하고 서로 다름을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바른 인성과 가치관을 심어주고 싶다. 갈등도 경험하고, 문제 해결 과정, 편견과 차별 없는 태도, 다양성의 존중 등을 경험할 기회와 역할모델이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기에 아직도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많다.”- 안정화되기까지 여러 난관이 있었을텐데 어떻게 극복했나.“2016년부터 키즈 크리에이터로 활동해 왔다. 이전 채널에서 3년 8개월 동안 1000편이 넘는 콘텐츠에 출연했다. 체력적으로도 많이 지치고, 성대결절과 허리디스크를 얻기도 했다. 그러다가 내가 원하는 교육 철학을 실현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특히 다니유치원은 채널 오픈 1년도 안되어 투자회사가 사업을 정리하는 바람에 홀로 독립해야 했다. 외부 투자도 전혀 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다행히 1년 간 200여 편의 콘텐츠가 쌓여 있었다. 주 2회 업로드하고 라이센싱 계약과 브랜디드 계약 등을 따냈다. 세무와 법무까지 공부했다. 벌써 15년 가까이 일을 하며 시행착오도 많이 경험했다. 그 동안 관계의 중요성과 제작사, 소비자, 파트너 모두 윈 윈 할 수 있는 구조와 전략에 관해 깊이 고민했다. 콘텐츠 뿐만 아니라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와 비즈니스 공부도 많이 했다. 우리 아이들이 마주할 사회와 지금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했다.”- 육아맘들은 다니유치원 구독 이유로 ‘자극적이지 않고 차분한 느낌’을 든다.“육아맘은 아니지만 짧은 기간 교사로 활동하고 부모교육과 교류분석에 매료돼 육아와 교육에 진심인 편이다. 유치원 현장이 아닌 미디어를 선택한 것도 더 많은 아이들이 양질의 교육을 접하고 우리 사회가 교육으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하는데 이바지 하고 싶은 욕심이 컸기 때문이다. ‘굿모닝다니’라는 미라클 모닝방을 운영하면서 부모님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며 육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배우는 것도 많고, 유아기부터 교육의 편차가 심함도 많이 느낀다. 2030 젊은 부모들은 공부도 많이 하고 인성도 훌륭하며, 자녀교육에 진심인 분들이 많다. 매일 반성하고 성장한다.”- 어떤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나.“다니유치원은 4~10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유치원 누리과정의 12가지 주제별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역할모델을 제공해주는 ‘가요시리즈’, 신나고 재미있는 영어동요인 ‘Nursery Rhymes’, 상상력이 가득한 ‘Pretend play’, 다양한 경험과 역할을 배우는 ‘직업체험’, 신나고 유익한 ‘야외 체험’ 등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해외에서도 콘텐츠의 차별성과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한 유튜브 채널 ‘어른이다니’를 개설해 아이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부모 스스로 성장하고 자아를 찾아갈 수 있게 돕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아직 구독자가 많지 않지만 굉장히 공들여 만들고 있어 유익하고 도움이 되는 채널로 성장할 것이라 기대한다. ”-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계획은 어떤 것인가.“아이들이 비대면 교육상황에서 서로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사회 정서발달을 돕는 온라인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빠르면 내년 2월쯤 베타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올 12월 24일에는 다니유치원의 영미판 버전인 ‘DANI School’을 오픈한다. 핑크퐁의 아기상어처럼 K-에듀(EDU)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북미권을 공략한 콘텐츠 수출도 예정하고 있다.내년부터는 ‘다니’ 캐릭터와 ‘다노’라는 공룡 캐릭터로 라이센싱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 1년 동안 새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굉장히 열심히 했다. 최근에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했다. 크니쁘니, 리틀천재 등 다양한 기업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콘텐츠도 제작했다. 유튜브 채널을 넘어 온라인 교육회사로 자리매김해, 정부산하 기관과 시·도 교육청과 함께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 새롭게 육아콘텐츠를 개발하려는 여성들에게 조언과 함께 격려 메시지를 부탁 드린다.“2018년에 육아블로그와 SNS, 육아도서, 육아마켓을 운영하는 맘 인플루언서들, 장난감 회사 대표들과 함께 6박 8일간 독일의 장난감 회사를 순방한 적이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꾸준히 육아 콘텐츠를 만들어 업로드하는 게 쉽지 않음을 알기에 진심으로 응원해드리고 싶다. 우리 회사에도 기획팀에 2명, 제작팀에 2명 등 4명의 워킹맘이 계신다. 진심으로 성장하는 엄마 아빠들을 응원해드리고 싶다. 다다앤키즈에서 내년에 선보이는 앱서비스와 플랫폼에서도 육아 참여를 이끌 장을 마련하려 고심 중이다. 굿모닝다니를 운영하며 긍정적인 육아커뮤니티와 공동육아의 가능성을 보았기에 선배 육아맘들이 후배 육아맘을 이끌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려 한다. 꼭 함께 참여해주셨으면 좋겠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1-12-07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100] 홍진주 마포구고용복지지원센터장, 반주자(伴走者)이자 종합예술가의 삶

강의중인 홍진주 마포구고용복지지원센터장 (사진=홍진주 센터장)반주(伴走). 마라톤이나 역전 경주 따위에서 경주자가 아닌 사람이 경주자의 옆에서 함께 달린다는 뜻으로 상대방을 도와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는 협력행위를 의미한다. 마포구고용복지지원센터(이하 센터)의 홍진주 센터장은 지역주민과 보호종료 청소년, 고령층, 경력단절 여성들의 자립을 도우며 10년 넘게 그들의 ‘반주자’가 됐다. 홍 센터장은 상담, 경제지원, 가족지원 등 전통 복지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확장된 복지를 추구하기 위해 바쁜 10년을 보냈다. 매너리즘(mannerism)은 느낄 겨를이 없었다.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처음으로 고용복지지원센터를 이끌고 있는 ‘종합예술가’ 홍 센터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선한 영향력·인문학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중요한 건 자립”홍진주 센터장은 공부에 전념했던 학창 시절에도 막연하지만 ‘선한 영향력’에 대한 소망을 품었고, 인문학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교에서 역사를 전공하던 홍 센터장은 선배로부터 우연히 ‘사회문제론’ 수업을 접하게 된다. ‘사회문제론’은 홍 센터장이 학창시절부터 고민해오던 길을 명확히 제시했다.이후 관련 수업을 찾아 듣다가 사회복지학을 복수전공하게 된다. 현장실습을 마치고 졸업한 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밟으며 아동, 청소년, 청년, 저소득층 등 취약 계층과 빈곤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해오던 중 이화여자대학교 내부에 있는 종합사회복지관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그는 그 곳에서 지역주민들 중 청소년, 성인들의 자립, 자활을 지원했다. 홍 센터장은 “운 좋고 감사한 경험”이라고 회고했다.센터는 2007년 9월에 개설됐으며, 지자체가 운영하는 첫 고용복지지원센터다. 마포구가 만들고 이화여자대학교가 위탁운영을 맡고 있다. 홍 센터장은 이 곳에서 근무를 시작한 시점은 2010년 1월이며, 올해로 12년차다. 센터가 일자리 지원에서 가장 높게 추구하는 가치는 ‘자립’이다. 홍 센터장은 “전통 복지에서는 상담, 경제지원, 가족지원의 형태지만 센터에서 지향하는 가치는 복지와 일자리를 결합한 것”이라며 “지원을 받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자 한다”고 강조했다.마포구 고용복지지원센터의 ‘수리마포’에 비치돼있는 공구들 (사진=이은혜 기자)◇ 마포만보·수리마포·반주자·뷰티풀라이프홍 센터장은 마포구의 지역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며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 우선 ‘마포만보’는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이른바 ‘로컬 큐레이터’가 외지인들에게 마포구를 소개한다. 로컬 큐레이터들은 전문 훈련을 받아 오디오북 등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고, 사이트에 관광 상품을 게시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한다. 이 과정에서 전문화와 상품화는 필수다.‘수리마포’는 지역 내 주거돌봄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집수리 및 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다. 지역주민들 중 주거돌봄 전문가를 양성해 일자리를 만들고, 이들은 지역의 주택관련 의제를 발굴해 주택 생활 개선과 도시재생을 추구한다. 센터에서는 수리마포 활동가를 대상으로 전문성 강화 교육을 진행한다. 교육내용에는 주택 및 상점 점검, 주택 내외부 설비 등 기술 향상 교육과 함께 지역에 대한 이해와 공간 관리, 도시재생에 대한 이해 교육이 포함돼있다.마포구 고용복지지원센터의 ‘수리마포’에 비치돼있는 공구들 (사진=이은혜 기자)‘반주자와 함께하는 시행착오 이야기’는 보호종료 청소년, 즉 보육원과 그룹홈 등 보호시설에서 만 18살이 돼서 퇴소해야 하는 아이들이 지역에서 스스로 취업하거나 대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돕는다. ‘뷰티풀라이프’는 경력단절이나 폭행 트라우마 등의 이유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구직역량을 강화하고, 근로의욕을 고취시키며, 직무별 직업기술을 훈련시키고, 현장실습에 내보낸다. 센터는 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자립할 수 있는 카페 등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홍 센터장은 “결과는 취업과 자립이며, 자립은 과정이 중요하다”며 “센터가 반주자의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맨 땅에 헤딩하는 종합예술가…“함께 만드는 예술 작품”홍 센터장의 노력은 많은 이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마포만보’는 다른 지역에서 벤치마킹하겠다며 찾아왔고, 홍 센터장은 곳곳에 강의를 나가기도 했다. ‘로컬 큐레이터’는 새로운 키워드가 됐고, 마을여행 검색 사례가 많아졌다.몇 년전부터는 센터 사업에 공감하는 모 대기업으로부터 큰 금액의 지정후원을 받기도 했다. 홍 센터장은 “우리의 사업과 계획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감동받고, 전문성을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감사했다”며 “덕분에 더 많은 여성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실이 위로와 격려가 됐다”는 소감을 전했다.그는 본인의 일을 ‘종합예술’이라고 표현한다. 매해 격변하는 사회환경과 주민들을 파악해 새로운 걸 기획하고 시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홍 센터장은 “정신 없고 바빴지만 매력적인 10년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때론 맨 땅에 헤딩하는 기분이 들어 두렵기도 했지만 그 과정들이 역동적이고, 당사자들이 변해가는 과정을 보면 힘이 난다”며 “창작의 고통과 함께 예술이 주는 감동을 느낀다. 이것은 우리만 잘해서는 안 되고, 당사자들과 함께 만드는 예술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제로웨이스트·탄소제로…향후 센터가 걸어가야 할 길강의하고 있는 홍진주 마포구 고용복지지원센터장 (사진=홍진주 센터장)격변하는 사회환경에서 홍 센터장이 주목하는 가치는 ‘제로웨이스트’와 ‘탄소제로’ 등 환경 문제다. 홍 센터장은 “시민들의 일상과 맞닿아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주민들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날로 추가되는 신기술에서 지역주민들이 소외받지 않도록 기회를 여는데도 관심이 크다. 그는 “센터 내에서 완결성을 가질 수 없어 지역의 좋은 파트너들, 기업이나 대학과 적극적인 산학 연계를 통해 신기술이 꼭 필요한 취약계층과 어떻게 만나고 기회를 확장할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홍 센터장은 “향후 어떤 걸 하고 있을지, 내가 어떤 곳에서 쓰임 받을 수 있을 지 고민하곤 한다”며 “당장 눈 앞에 놓여있는 사람들, 과제들, 기회들에 집중하고 충실하다보면 센터도, 나도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

2021-11-29 07:00 이은혜 기자

[비바100] "'지켜진 아이' 다시 찾는 부모… 새로운 희망 보았죠"

이종락 목사가 베이비박스에서 아기를 소중하게 안아드는 모습. 이 목사는 주사랑공동체를 통해 지난 2009년 12월부터 베이비박스를운영중이다.태어나자마자 버림 받는 아기들. 우리는 그를 버린 부모를 무책임하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베이비박스를 운영 중인 ‘주사랑공동체’의 이종락 목사는 오히려 감사해 한다. 아기만은 불행해선 안되겠기에, 아이만은 꼭 지켜주려 한 엄마의 절절함을 알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으로 그는 2009년 12월부터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며, 부모가 없거나 장애를 겪는 아이들의 친 아버지가 되어 주었다. 이 목사는 자식과의 인연을 끊었던 미혼모가 다시 아이를 찾으러 오는 것을 보면서 새로운 희망을 보고 있다. 미혼모가 자립할 수 있는 자립주도형 공동체마을 건립에 앞장서면서 그는 ‘엄마와 아기가 모두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꾼다.- ‘주사랑공동체’의 대표 사역이 아기의 생명을 지키는 ‘베이비박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베이비박스에 관해 설명 부탁 드립니다.“주사랑공동체교회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1999년 2월에 장애인생활공동체 사역을 위해 가정교회로 세워졌습니다. 부모가 없고 장애로 인해 죽을 수 밖에 없는 장애인아이들의 친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았습니다. 이후 ‘위기 영아’의 생명을 살리고 미혼부모가 아기를 키울 수 있도록 상담하고 지원하는 베이비박스를 2009년 12월에 처음 설치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베이비박스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밖에서 유기되어 죽어가는 아이들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베이비박스는 어떤 계기로 만드신 것인지요.“저에게는 둘째 아들(故 이은만)이 있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나와 침상에 누워 33년을 살았습니다. 당시에 아들을 극진히 돌본다는 소문이 났는지, 일면식도 없던 할머님이 자신의 손녀딸도 제 아들과 같은 장애가 있다며 아이를 맡아주면 당신이 믿는 하나님을 믿겠다는 말에 그 손녀딸을 데려와 아들과 함께 돌봤습니다. 이런 소문이 병원과 온 동네에 퍼지면서 장애가 있어 키우지 못하는 아이들을 저희 집 앞에 놓고 가는 이들이 생겼습니다. 2007년 4월 새벽에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기가 굴비 상자에 담겨 집 대문 앞에 발견된 적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아이는 살았고 지금 제 딸이 되었습니다. 당시 ‘아이들이 늦게 발견되면 밖에서 죽겠구나’ 하는 걱정하던 차에, 2008년에 어느 언론사를 통해 체코의 베이비박스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후 용기를 내어 2009년 12월에 한국 최초로 베이비박스를 교회 벽에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베이비박스에서 ‘지켜진 아동’, ‘보호된 아동’, ‘엄마로부터 지켜진 아동’ 이라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요.“유기란 생명을 돌아보지 않고 아무 데나 버리는 것이 유기입니다. 하지만 출생 신고가 어려운 아이를 살리기 위해, 불가피한 사정으로 아이도 불행하고 엄마도 불행한 경우에 아이만이라도 살리기 위해 베이비박스의 문을 열어 아이를 살려달라고 요청 하는 곳이 베이비박스입니다. 베이비박스는 엄마가 이 아이만은 지켜야 되는 간절한 마음으로 오는 곳입니다. 베이비박스는 엄마로 부터 지켜진 아기입니다.”12년 동안 모두 1926명의 아기가 베이비박스를 통해 이 목사의 보살핌을 받았다. 아이를 두고 떠났던 미혼모들과 상담을 통해 30%의 아동이 친부모의 품에 다시 안겼다고 한다.- 주사랑공동체 베이비박스는 다른 나라와 달리, 상담과 지원을 통해 미혼모가 다시 데리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목사께서 만드신 베이비박스는 다른 나라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처음 운영할때 베이비박스는 유기 위험에 노출된 아기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인식이 강했다면, 지금은 베이비박스에 오는 엄마들을 위로하고 상담해 아기를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는 곳으로 인식이 변화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베이비박스가 유기 위험에 노출된 아기를 살리는 역할에 집중한다면, 한국형 베이비박스는 아기를 살리는 역할을 포함해 아기를 놓고 간 미혼부모를 만나 어려운 사정을 듣고 상담하며 아기를 다시 키울 수 있도록 모든 물적, 인적자원을 지원하는 것이 다를 겁니다. 아기를 키우겠다고 하는 가정에 3년간 매월 양육키트(베이비케어키트)가 1~2회, 생계비, 주거비 등을 지원해 아기를 안전하고 행복하게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12년 동안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면서 몇 명의 아이들이 보호를 받고, 상담을 통해 몇 명이 가정으로 돌아갔습니까?“출생신고를 강제하는 입양특례법이 2012년 8월에 시행되면서 출생신고가 어려운 미혼모가 생겼습니다. 이들이 아기를 살리기 위해 베이비박스에 놓고 갔습니다. 매년 200여 명의 아이들이 보호되었고 12년 간 1926명의 아기가 베이비박스를 통해 보호받았습니다. 또 상담을 통해 30%의 아동이 친부모의 품에 안겼고, 16%가 입양을 통해 가정에서 보호받게 되었습니다. 안타까운 일은 입양특례법으로 인해 나머지 아이들은 시설에서 자라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아동은 가정에서 자라야 가장 행복합니다. 하지만 국가에서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주사랑공동체가 최근 서울시 승인을 얻아 재단법인이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앞으로 법인을 통해 하고 싶은 계획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십시오.“서울시에서 전문적인 사역을 할 수 있도록 지난 10월 26일 재단법인 주사랑공동체를 승인해 주었습니다. 국내를 넘어 한국형 베이비박스를 세계의 중심 모델로 전파하여 아기를 키울 수 있는 상담과 지원을 하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UN에 한국형 베이비박스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편견을 없애고, UN산하 단체를 만들어 아기를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세계 기구를 만들고자 계획 중입니다. 미혼모가 자립할 수 있도록 자립주도형 공동체마을을 세우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습니다. 태아의 생명, 태어난 생명, 미혼부모가 아기를 안전하고 행복하게 키우기 위해 생명을 살리는 전문 사역을 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아직까지 도움을 받지못해 아기를 안고 힘들어하는 미혼모들을 위해 위로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생명을 품은 엄마들이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합니다. 태아의 생명, 태어난 생명, 미혼부모가 아기를 키울 수 있도록 법과 행정 모두가 이들에게 집중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주사랑공동체 베이비박스는 엄마들의 편에서 엄마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해결해가도록 하겠습니다. 아기를 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세상 모든 부모와 아기가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기도하고 축복합니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1-11-23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100] "경로당 무료 점심… 노인복지 기본부터 실천해야죠"

최근 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 신임회장으로 당선된 고광선 회장은 서울시 어르신들의 복지 향상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지난 10월 25일에 제19대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장에 당선된 고광선 회장. 지난달 28일 서울시연합회 회장실에서 이뤄진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고 회장은 서울시 노인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그러면서 이 분야 최고 아이디어 맨답게 경로당 시스템 개선 등 다양한 실천적 대안들을 쏟아 냈다. 고 회장이 펼치려는 노인 복지 정책 방향과 향후 과제 등을 들어보았다.-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장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을 간단히 부탁 드립니다.“제게 표를 주신 분들, 그리고 표를 주시지 않은 모든 분들까지 모두에게 감사 드립니다. 늘 부모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서울시 노인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더불어 열악한 환경에서 진심을 다해 일하는 우리 연합회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내걸었던 주요 공약들을 소개해 주십시오.“우선, 숙원 사업인 서울시연합회 회관을 2025년 완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현재 동대문구 청량리 일원에 부지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지회장과 부회장들께는 매년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해 선진 복지국가의 제도를 경험케 해 드리려 합니다. 중앙회가 추진하고 있는 노인문화건강증진센터 사업에도 적극 힘을 실어드릴 계획입니다. 경로당 무료중식 서비스의 전면 실시도 공약했습니다. 경로 복지 차원에서 경로당에 입식 식탁과 의자 설치를 지원할 방침입니다. 중앙회와 협력해 노인방송국 설립도 적극 추진할 방침입니다.- 재작년에 처음 뵈었을 때도 경로당 탁자 얘기를 하셨던 것으로 기업합니다. 경로당 무료중식도 주목을 끌 만 합니다.“그렇습니다. 얼마 전 오세훈 시장에게도 ‘여러분 부모님 같으면 신문지 깔고 식사하셔도 되겠느냐. 허리도 불편하고 무릎도 불편한데 적어도 식탁하고 의자는 놓아 드리자’고 했어요. 유치원부터 고등학생까지 무료중식을 제공하고 있지요? 지금 대한민국이 잘살고 있게 만든 우리 노인 어르신들께도 무료중식을 제공하자고 했어요. 경로당 어르신 뿐만 아니라 일반 어르신들에게도 해 드리자고 계속 정치권이나 서울시장께 주장했습니다. 시장이 중식비를 월 5만 원 올렸다고 하시길래 ‘그것 가지곤 안된다. 다른 건 몰라도 무료중식하고 식탁의자는 꼭 해 드려서 노인들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어 드리자고 했습니다. 뉴질랜드는 남녀 노인 모두에게 월 300만 원 씩 지급합니다. 그렇게는 못해드려도 점심 정도는 큰 돈은 아닙니다.”- 경로당 전문가라는 별칭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경로당 복지 시스템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다양한 아이디어를 소개해 주시지요.“오늘도 오전에 경로당 복지파트너 교육이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도 제가 직접 만든 것입니다. 대한노인회에는 경로당에 프로그램이 전혀 없었습니다. 프로그램을 할 사람도 없고. 고 박원순 시장이 ‘인생이모작센터’에서 경로당 코디네이터라는 사업을 했는데, 법규를 검토해보니 대한노인회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3호에 ‘경로당은 대한노인회가 관리운용한다’고 되어있더군요. 그 조항을 근거로 프로그램을 넘겨 받아 지금은 220명까지 늘렸습니다. 그 분들이 경로당에 들어가 다양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도시농업프로그램, 치매예방 및 검진 등 불모지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에서 최초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모두 서울시에서 예산 지원을 받아야 가능한 사업들이군요. “예, 그렇습니다. 중앙정부에서도 도와주고는 있지만 현재 구조로는 어렵습니다. 회장으로서 당장 추진할 시급한 현안도 결국은 2022년 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제가 주장하는 건 단순히 무료중식을 하는 게 아니고 최소한도로 어르신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 드리자는 겁니다. 밥차가 와서 학생들처럼 밥과 국, 반찬 정도는 제대로 대접해 드리자는 것이지요.”- 이제 노인 정책도 연령별 세분화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지금은 영 시니어 세대와 경로당 세대로 이원화되어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경로당의 75세 이상 올드 시니어는 현행 경로당 체제로, 60세~75세는 미국의 시니어센터처럼 가져가고 싶습니다. 당구를 좋아하면 당구클럽을 만들어 주고 골프나 탁구, 명상, 요가 등 영시니어들이 취미를 살려 운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해 드리는 것이 맞습니다. 경로당은 하루 이용인원이 서울에서 6~7만 명인데 반해 복지관은 2만 명 정도에 그칩니다. 그렇다면 복지관과 경로당의 중간 형태로, 1개 주민센터 당 1개 정도는 영시니어들이 찾을 수 있는 클럽별, 그룹별, 취미별로 제공해 드리는 게 좋을 것입니다. 거기에 리더 1명을 두어 복지사 말고 시니어들이 주도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사회 노인들에게 활기를 찾게 해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고광선 대한노인회 서울연합회 신임회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집무실에서 브릿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경로당을 종합 복지관으로 만드는 방안도 구상 중이신 것으로 압니다.“맞습니다. 아이들을 경로당에서 돌보게 하는 방안도 착안했었습니다. 경로당 안에 돌봄 센터를 만들어 아이들을 친자식처럼 돌보는 24시간 돌봄체제를 갖추고 싶었습니다. 젊은 부부들이 시장이나 병원에 갈 때 파트타임제로 돌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처음으로 기획했었어요. 강아지 돌봄센터도 경로당 안으로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것 들에 관해 구상을 많이 했습니다. 세대가 함께 갈 수 있는 방안들이지요.”- ‘경로당’이라는 이름도 이제 바꿀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만….“지금 우리나라는 효(孝)가 시들해져 가고 있습니다. 경로당이라는 이름을 누구는 ‘고리타분하다’고 하지,만 경로당은 원래 경로효친 사상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남의 부모를 내 부모처럼 섬기는 정신이 깃들어져 있는 것이지요. 경로당을 ‘효도의 도장’으로 만들어서 1년에  한번 정도는 브릿지경제와 함께 ‘효 한마당 행사’ 같은 것을 전국적으로 크게 펼쳐서 효자와 효부, 효손을 발굴해 시들어져가는 효 문화를 정착시키고 싶습니다.”.- 이제 서울시연합회장이 되셨으니 평소 가졌던 노인 복지 실현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으시겠네요.“양질의 노인 일자리가 중요합니다. 지금은 공급자 중심이지만 앞으로 수요자 중심의 일자리가 될 것입니다. 노인회 프로그램, 평생교육, 노인회 요양보호사도 앞으로 직접 운영할 생각입니다. 제가 지금도 동방문화대학교대학원 실버사회복지학과 주임교수로 있는데 제가 직접 평생교육을 운영하면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이라도 드리면 부인이나 남편이 아플 때 서로 케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북한 평양에 경로당을 짓는 것입니다. 우리 민족의 따뜻한 정을 나누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지회(회원)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지요.“대한민국 노인들이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대한노인회 중앙회와 서울시연합회가 많은 사업을 추진해 갈 것입니다. 이런 사업에 모두가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대담=조진래 편집국장정리=장인평 기자 jip309@hanmail.net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고광선 회장 프로필1952년 9월 2일 생한국외국어대학교 행정학 석사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육학 박사경복대학교 복지행정학부 교수대한노인회서울시연합회 사무처장대한노인회서울시연합회 선임이사대한노인회서울시연합회 부회장. (현)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주임교수

2021-11-02 07:00 장인평 기자

[비바100] "출산율 높이려면 육아맘에 아파트 차 정도 줄 생각해야"

이금재 대표는 아이 낳는 부부에게 보다 파격적인 혜택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지난 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이었다. 풍요와 수확의 10월, 임신기간 10개월의 의미를 담은 뜻 깊은 날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1년에 아이가 30만 명도 태어나지 않는 ‘초저출산 국가’다. 정부나 지자체가 애를 쓰고 있지만 결혼·출산에 드는 막대한 비용과 경력단절 우려 에 막혀 효과는 거의 보지 못하고 있다.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는 저출산 문제 해결과 행복한 가족문화 확산에 힘써온 사람이다.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일자리 사업도 진행 중이다. (사)대한분만협회와 (사)함께하는아버지들 이사도 맡고 있다. 매달 ‘K클래스’라는 이벤트를 열어 육아맘들을 위한 다양하고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금은 저출산 정책실패를 꼬집기 보다, 국가비상상황임을 인지하고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말한다. 저출산 해결에 있어 대통령 직속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두는 등의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사명감을 가진 사람이 목숨 걸고 할 수 있게 맡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맘스커리어는 ‘사회적 기업’을 추구하는 것으로 압니다. 사업 취지와 방향에 관해 말씀해 주십시오.“여성이 출산을 하면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 이상 육아에 투자한 뒤 이전 만큼의 소득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자신감 하락과 우울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회복귀와 경제활동 재진입에 어려움을 겪지요. 경력 단절 엄마들의 경제적 능력 회복을 돕기 위한 매체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예비창업팀으로 인정받아 올해 미션을 잘 수행하고 내년에 정식 예비사회적기업 및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는 게 목표입니다. 경력단절여성들을 전문 엄마기자단으로 지원 육성하고 우수한 분들은 정식 기자로 채용할 계획입니다. 저출산과 결혼, 임신, 출신, 육아 등 그들이 전하는 생생한 진짜 현실을 전달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아이 낳고 기르기 정말 좋은 세상’, ‘엄마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현실적 대안들을 제시하려 합니다.”- 경력단절 여성들을 다시 경제활동에 참여시키려면 어떤 조치들이 필요할까요.“엄마들의 자신감부터 회복시켜 줘야 합니다. 아이 낳은 일이 삶에 짐이 되고 자아실현에 방해 된다고 여기는 사회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해요. 사회에 재진입하고 일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할 의무가 우리 사회에 있습니다. 저출산은 국가 구성요소인 국민이 사라지는 ‘실존’의 문제입니다. 지난 10여 년간 국가 예산 250조원이 투입됐고 올해도 43조원 가량이 책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정책수립과 지원 방식, 이를 뒷받침할 사회 인식 변화가 부족해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료발달과 기대수명 연장에도 빠르게 인구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처럼 ‘골든 타임’이 임박했습니다. 최선의 저출산 해결책은 경제력 향상입니다. 임신·육아가 예전의 군 가산점처럼 사회에서 우대받는 분위기로 만들어야 합니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는 브릿지경제와 인터뷰에서 저출산 해법은 ‘형식’ 보다 ‘실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 ‘2020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20대 52%, 30대 41%가 결혼 후 자녀가 필요 없다는 입장입니다. 원인을 무엇이라 보십니까.“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출산율이 낮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큽니다. 많은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육아에 경력이 끊기고 있어요. 요즘 엄마 세대들은 부모 세대처럼 자기 소비 수준을 낮추면서까지 육아와 교육에 자신을 결코 희생하지 않으려 합니다. 고소득 여성들의 출산이 어려운 이유지요. 우리는 맞벌이 비중이 43%대로 매우 높습니다. 물가와 사교육비 등 기대 소비 수준은 높아졌지만 이를 충족시킬 만큼 노동력의 가치는 따라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중한 생명의 가치를 경시하는 것도 한 원인입니다. 자기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낳은 자식들도 학대하는 등 생명경시 분위기가 만연해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시키고 잘 키울 수 있도록 부모들, 특히 엄마들의 생각을 바꿔줘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합계출산율 0.8 안팎의 초저출산국입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많은 대책이 큰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초저출산은 이제 현실입니다. 정책들도 한 부서만의 문제가 아닌, 정말 국가적인 헤드 타워를 만들어 저출산 문제 만큼은 하나의 원스톱 시스템으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국민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정부와 기업, 언론, 인터넷 커뮤니티까지 똘똘 뭉쳐도 해결이 어려운 부분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발표처럼 매일 저출산관련 정보가 지속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가장 빠른 방법은 경제적 안정이 우선이지만, 노동력에 대한 정당한 가치를 기업과 국가가 나서서 인정해 줘야 합니다. 특히 출산한 여성들은 아이가 ‘굴레’가 아닌 ‘삶의 선물’이 된다고 생각할 만큼 ‘경단녀’가 아닌 ‘엄마’라는 경력이 최고의 스펙이 돼야 합니다.”- 현장에서 볼 때 출산·육아에 있어 여성들은 무엇을 가장 힘들어 하든가요. 나라에서 해 줬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까?“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정말 꼭 필요할 때 정부와 기관 기업들이 조금만 지원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들을 합니다. 정책적인 면에서 출산 전후와 영유아기만이라도 아이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합니다. 인구가 소멸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어린이집의 전면 국공립전환 같은 조치도 더 이상 파격적 대책이 아닌 상황입니다. 국가가 나서서 교사나 돌보미 채용과 육성을 책임지고 공무원 수준의 대우를 해 주는 게 필요합니다. 일부 어린이 학대 뉴스가 나올 때마다 엄마들은 불안합니다. 모든 걸 포기하더라도 육아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고, 그렇게 경력이 단절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지자체마다 출산 장려책을 시행 중입니다. 하지만 지역마다 출산 대책이 다르고 지원 규모도 제각각 아닌가요? “어느 시장님이 ‘대한민국 어디서 태어나도 결국 그 아이는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한 말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저출산 문제는 중앙과  지방정부 어디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겠죠. 중앙부처가 하나의 지휘체계에서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일하고, 각 지자체 특성에 맞는 변주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자체는 아이 몇 명 낳으면 출산장려금 더 주겠다 식의 단순함에서 벗어나, 그 지역에서 아이 낳고 키우면 무엇이 도움 되는지, 얼마나 일자리가 있고, 어린이집 확충 계획이나 산모전용 구급차 등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같은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봅니다. 마음 같아선 아이 낳은 부부에게 아파트 한 채나 차 한 대 씩 줬으면 합니다. 당장은 비용 부담이 크겠지만 그로 인해 출산율도 높이고 가족 소비도 이끌어내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우리는 아직 비혼 출산에 호의적이지 않고 지원에도 차별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요.“최근 방송인 사유리씨가 공개 비혼모가 돼 화제가 됐지요. 한국에서는 불법이라 일본에서 인공수정을 통해 출산 했습니다. 미혼모가 차별당하는 우리 사회에 분명한 변화의 메시지를 줬다고 봅니다. 한 때 우리보다 출산율이 낮았던 프랑스는 지금은 ‘미혼모의 천국’이라 불리며 출산율도 정상 회복했습니다.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 실행한 정책들이 긍정적인 효과로 돌아오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 한국은 유교적 사상이 남아 미혼모나 비혼모, 나아가 이혼 여성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냅니다. 결국 입양이나 영유아 유기·학대로까지 확산되지요. 아이를 혼자 낳아 기른다는 게 아직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세계에 유례 없는 ‘베이비박스’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원론적이지만 새로운 가족형태에 대한 거부감, 남들과 다르게 살아간다고 해 배척당하는 문화를 개선하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적극적으로 이민을 받아들이고 다문화 가족에 대한 처우개선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저는 아직은 적극적인 이민 허용이 최선책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이민 문제는 남북이 통일된 이후에 고민하는 것이 순서이고 현재는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를 높여 이민을 떠나지 않게 하는 게 더 먼저일 겁니다. 다문화 가정 문제는 편견을 뒤엎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당연히 지원을 늘려야 지요. 아이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 차별받지 않고 자부심을 느끼며 당당히 사회구성원으로 자라도록 더 큰 투자가 이뤄져야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북한 새터민들에 대한 편견도 없애고 지원을 병행해야 합니다. 편향되게 바라보지 않는 시선이 우선입니다. 이들 모두 우리 이웃이고 같은 국민입니다.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환경이 빨리 조성되길 바랍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

2021-10-12 07:00 이지은 기자

권기섭, “올 하반기, 내년 초가 산재 감축 터닝 포인트 될 것”

지난 8월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의견수렴을 위한 토론회’에서 권기섭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왼쪽)이 인사말하고 있다.(연합뉴스)지난 7월 노동부에 산업안전보건본부가 출범해 오는 8일 100일을 맞는다. 산업안전본부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고 김용균씨 사망 사고를 계기로 높아진 안전한 일터에 대한 요구와 산재 사고·사망을 줄여야 한다는 사회적 요청에 따라 출범했다. 산업안전본부의 초대 본부장을 맡고 있는 권기섭 본부장은 높은 관심과 기대만큼 부담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권 본부장은 “산재 사망사고 감축과 중대재해법 시행이라는 두 가지 시급한 목표를 갖고 그동안 열심히 바쁘게 달려왔다”며 “정신 없이 오다 보니 시간이 이 만큼 흘렀는데 약간 쫓기기도 하고 산재 사망자 20% 감축이라는 목표에 대한 부담도 아직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을 빨리 해소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라고 덧붙였다.그는 내년 1월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현장의 분위기도 조금씩 변화하는 등 다행히 최근 산재 사망자는 소폭이지만 감소 추세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올 하반기와 내년 초가 산재 감축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중대재해법 시행이 알려지면서 (현장의)조금의 변화는 있어서 다행이다. 하지만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둔 올 4분기와 내년 상반기가 산재 사망사고 감축을 위한 골든타임 또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기회를 놓쳐 추세적인 감소세로 돌려놓지 못하면 과거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권 본부장은 산재 감축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기로 산재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감독·지원도 중요하지만 노사 모두의 인식 개선과 안전체계 구축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중대재해법에 대한 노사의 우려에 대해 처벌이 목적이 아닌 안전체계 구축·시스템 마련이 본래 취지라고 거듭 강조했다.그는 “예전에는 사업주는 처벌 모면이 중점이었고 감독도 처벌 위주로 진행됐지만 이제는 자율적으로 예방 시스템을 만드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법 준수뿐 아니라 내부적인 통제·지원 시스템을 만드는 적극적인 임무 부여가 중대법의 목표”라고 말했다.권 본부장은 앞으로 안전체계 구축과 경영진 리더십은 기존의 경영 리스크라는 인식에서 이제 경영의 핵심요소가 될 것이라며 안전체계 구축을 재차 당부했다.“산재 사망사고는 누군가에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누구나에게 일어나는 일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작업 전 10분 정도를 할애해 개인 안전장비 점검을 당부드린다. 산안본부 출범에 대한 국민 기대가 크므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

2021-10-07 15:59 이원배 기자

[비바100] 조강훈 외식인 대표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효율적인 소통이 중요”

조강훈 외식인 대표가 데이터 기반으로 가맹점 진단이 가능한 FC다움 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본부는 본부답게 가맹점은 가맹점답게 운영돼야 프랜차이즈 업계가 공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조강훈 ‘외식인’ 대표의 말이다.최근 외식업계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다. 대면 접촉을 꺼리는 고객을 위한 다양한 무인화 서비스가 도입됐고, 무인점포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특히 배달이 일반화 되면서 배달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배달 시스템 구축도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외식인은 가맹점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푸드테크 기업이다. 외식인이 개발한 프랜차이즈품질관리시스템 ‘FC다움’은 출시 3년만에 100개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가맹점 1만7000점이 이용하고 있다.외식인의 탄생은 과거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였던 조강훈 대표의 실제 경험에서 시작됐다.  조 대표는 “2003년 가맹점주로 매장을 운영할 당시 궁금 사항들을 당시 슈퍼바이저(관리자)에게 질의했지만 명확한 답변이 없어서 답답했다”면서 “바쁜 본사 대신 창업부터 매장 운영·관리까지 궁금증을 대신 해결해주는 시스템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사업 시작 배경을 설명했다.외식인의 'FC다움 모바일 앱 화면실제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는 준비되지 않은 슈퍼바이저에게 가맹점 관리를 맡기거나 신규 가맹점을 모집하는 데만 몰두해 가맹점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특히 비대면이 일상이 된 요즘은 슈퍼바이저의 관리·감독과 본사 조언이 더욱 힘들어진 상황이다. 이는 곧 바로 가맹점의 품질 관리 문제로 이어져 매출 하락과도 연결된다. 고객은 본점에서 경험했던 품질이 가맹점에서 지켜지지 않는다면 바로 외면하기 때문이다.조 대표는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품질 관리를 사람에 의존하게 되면 결국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라며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보니 관리자가 가맹점에서 올라온 건의나 본사 전달사항들을 누락할 수 있고, 이는 가맹점주 생계문제와 직결된다”고 말했다.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바로 외식인이 개발한 FC다움이다. FC다움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가맹점 관리를 통해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과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슈퍼바이저의 업무효율도 향상시킨다.가맹본부의 슈퍼바이저는 FC다움을 통해 수기로 작성하던 기존의 업무 시스템에서 벗어나 가맹점의 품질과 서비스, 위생, 고객 만족 등을 데이터 기반으로 진단할 수 있다. 실제 관리자 한명이 일일이 매장을 방문해 가맹점 한 곳을 평가 후 데이터로 도출하기까지 3~5시간 걸렸지만, 현재는 업무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됐다.또한 사람이 하던 가맹점 관리는 진단자의 주관적인 요소가 개입돼 가맹점의 객관적인 품질 진단이 불가능했지만 FC다움은 체크리스트 기반의 품질 평가지표 설계로 품질 지표를 등급화하면서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해졌다.모바일 앱으로 가맹점 품질 진단 즉시 자동으로 완성되는 결과 리포트는 관리자 페이지 대시보드에 실시간 업데이트 된다. (외식인 홈페이지 캡처)조 대표는 “슈퍼바이저는 본점이 성공했던 요인을 체크 리스트를 바탕으로 가맹점에서 잘 시행할 수 있게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도출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현장에서는 모든 것을 수기로 기록해 본사에 전달하는 데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말했다.이어 “가맹점들 또한 계속해서 슈퍼바이저의 노하우에만 의존하게 되고 정형화 된 데이터가 없어서 관리자가 한번 바뀌면 본사는 물론 가맹점주도 혼란스러워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고 덧붙였다.또 FC다움을 활용하면 슈퍼바이저는 현장 중심의 업무 특성에 맞게 모바일 기반 업무가 가능하고, 본사에서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가맹점 관리결과를 반영해 신속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가맹점 또한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건의사항을 요청하고 처리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매장 운영에 도움이 된다.FC다움의 기능은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 최근 외식인은 FC다움을 활용해 운영 노하우가 부족한 가맹점을 위한 비대면 교육 콘텐츠 사업에도 진출했다. 매장 운영이 어렵거나 직원과의 분쟁 시 해결방법, 안전사고 지침 등 필수 교육 콘텐츠들을 제작해 품질 개선을 돕고 있다.조 대표는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이론과 실습 등 1주일 정도의 최초 의무교육만 받으면 본사에서 가맹점을 내주고 있다”며 “가맹점을 하나를 내는데 9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는 맥도날드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그는 “교육 기간부터 다르다 보니 가맹점주들이 사전에 충분한 매뉴얼이나 계약 관계 등을 숙지할 시간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면서 “본사도 가맹점과 끊임없는 소통으로 지속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하지만 이 같은 교육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은 10%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현재 외식인은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콘텐츠만 진행하고 있지만, 추후 슈퍼바이저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해 제공할 예정이다.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본사와 가맹점 간의 상생은 필수조건이 됐다. 공정한 거래를 통해 협력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관계가 된 셈이다.이에 대해 조 대표는 “기본적인 내용을 제외하고 프랜차이즈 본부의 가맹점에 대한 간섭은 갈수록 최소화해야 한다”며 “가맹점 또한 일반적인 외식업이 아닌 본사와의 계약 관계 아래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각자의 위치에서 계약 관계에 명시된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전문 기업의 아웃소싱을 통해 리스크 예방은 물론 업무의 질을 높여야만 외식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2021-07-27 07:00 박자연 기자

'인구의 날' 국민포장 수상 하경원 극단울타리 대표 “아이와 가족의 힘을 국민이 공감하는 때가 올 것”

하경원 극단울타리 대표(오른쪽)가 지난 9일 10회 인구의 날 기념행사에서 국민포장 수훈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보건복지부)저출산 해소 문화 활동가인 하경원 극단울타리 대표는 지난 9일 보건복지부가 개최한 10회 인구의 날 기념행사에서 그동안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포장을 수훈했다. 하 대표는 지난 2010년부터 아이와 함께 하는 가족의 소중함을 알리고자 뜻 있는 사람들과 함께 연극 활동을 펼쳤다. 그가 직접 극본을 쓰고 연출도 맡은 연극 ‘2040 사람이 그립다 그리워’가 2010년 경상북도 여성 발전기금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시민을 만났다. 하 대표의 많은 연극은 경북 지역에서 다수 무대에 올랐다. ‘2040 사람이 그립다 그리워’는 2011년에는 11회 상연에 8700명의 관객을 만났고 ‘최후의 인간’은 2012년 10회 공연에 8000명을 동원했다. ‘신의 선물Ⅰ·Ⅱ’는 2014년, 2015년 각각 17회·6회 상연에 6000명·3500명의 관객을 만났다.지난해에는 뮤지컬에 도전해 ‘태어나고 싶어’를 제작했다. 올해는 새 작품인 ‘피노키오(가제)’를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아이가 없어 만들어진 피노키오를 통해 아이와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한다는 취지다. 하 대표는 문화 활동뿐 아니라 정책 확산의 중요성도 느껴 2019년부터 영천시 인구정책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하 대표는 “너무 큰 상을 받아 기쁨보다 지금까지 같이 고생해 온 분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앞서 더 큰 책임감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연극을 통해 감동을 주고 가족과 아이·출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할 생각으로 가족의 힘을 국민이 공감하는 때가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

2021-07-15 13:31 이원배 기자

[비바100] '댈님'이 알려주는 돈 길… "수수료 아끼기부터 시작"

“우리 주변에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돈을 어떻게 찾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아직 많아요. 비밀번호 바꾸기도 어려워하는데요. 경제 공부보다 중요한 건 실용적인 금융이에요. 제가 은행을 나와 금융 크리에이터가 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은행 혜택을 전파하려고 은행원을 그만둔 사람이 있다. 특히 전세자금대출이 뭔지 몰라서 비싼 월세 내거나 고금리 대출 쓰는 서민들이 그의 눈에 밟혔다. 은행 창구에서 만나는 손님 한 명으론 부족했다. 은행 문턱이 높다는 사람들에게 ‘유튜브’로 다가갔다. 제1금융권을 나와 금융 크리에이터가 된 김지아씨 얘기다.‘댈님의 생활 속 금융이야기’ 채널을 운영하는 금융 크리에이터 김지아씨 (사진제공=본인)◇은행 대리님에서 만인의 ‘댈님’으로“‘댈님의 생활 속 금융이야기’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요. 제가 은행에서 ‘대리님’으로 불렸거든요. 대리님을 빠르게 말하면 ‘댈님’이라 들리잖아요. 댈님이라는 애칭이 친근한 만큼, 사람들이 금융과 친해져서 불이익 당하지 않도록 앞장서고 싶어요. 경제를 쉽게 가르치는 강의를 하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평소 은행에서 한명 한명에게 설명하던 내용을 정리하는 취미로 시작했다. 온라인에서는 손님 한명이 금세 두명이 되고, 두명이 또 금방 100명을 넘었다. 어느새 구독자 6만명이 댈님을 찾는다. 은행에서는 출납 업무부터 신용카드, 당좌 및 보험, 펀드, 개인 대출과 우수 고객(VIP) 관리까지 도맡았다. 이제는 국토교통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서민금융진흥원 등 정부부처, 공공기관, 다른 크리에이터들과 손잡고 폭 넓은 개인 금융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제가 여러분에게 ‘금융 정보를 알려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있어요. 저희 가족이 지방은행 입출금통장을 쓰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송금할 때마다 수수료를 500원씩 내고 있다는 거예요. 아니, 은행원 가족이 수수료 내는 입출금통장을 쓴다뇨. 그래서 첫 영상으로 수수료 면제 통장을 소개했어요. 은행원 가족마저 이럴진대, 주변에서 알려주는 사람이 없으면 얼마나 더 심하겠냐고요.” ‘아는 만큼 돈 길이 보인다’는 그의 경험속 조언이다. ‘댈님’이 처음 선보인 유튜브 영상 화면◇“밖으로 나오니 나도 소비자”“은행원이라는 직업은 제 적성에 정말 잘 맞았어요.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필요한 상품을 찾아주는 일이 재미있거든요. 청약저축에 가입하려는 어떤 손님을 도와줬더니, 몇 년 뒤 ‘아파트를 분양 받았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받기도 했어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당할 뻔한 할머니를 구한 적도 있는데요. 제 말을 듣지 않고, 사기범과 연락한 사실을 숨기더라고요. 의심스러워서 여러 차례 설득했더니 자초지종을 설명해준 할머니. 다행히 송금하지 않고 돈을 지켰습니다.”금융권에 몸 담으며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 것은 다름 아닌 소통이다. 보이스피싱뿐만 아니라, 영업점에 거래하러 와서도 “은행과 은행원을 못 믿겠다”는 손님까지 있었다. 돌아보면 그게 금융소비자 입장에 서보게끔 한 기회가 됐다. 소비자와의 돈독한 신뢰 쌓기는 모든 비즈니스 영역에서 성공의 공통 분모이다. 금융권 소비자 눈높이로 보니, 투자 성향도 달라졌다. 원금 보장 일색인 은행을 벗어나 투자 상품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은행원이어서인지 저의 투자 성향은 안정추구형이었는데요. 은행을 나와 이것저것 공부하다 보니 적극투자형을 향하고 있습니다. 호기심이 많은데다 여러 정보를 전하려면 다양한 상품을 저부터 접해봐야 하겠더라고요.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시작했어요. 주식부터 달러와 금, 부동산에도 꾸준히 관심 갖고 있습니다.” 재테크의 기본은 스스로 공부를 하고 아는 상품에서부터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모르는 분야에서 일확천금을 꿈꾸는 것은 예측불가능한 리스크를 지는 것이다.‘댈님’이 금융소비자 사례에 답해주는 유튜브 영상 화면◇“자유로운 만큼 스스로 움직이자”“가끔 ‘내가 은행원이 되지 않았다면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무슨 직업으로 첫 발을 떼었다 해도 역시 크리에이터를 하고 있을 것 같아요. 걸어온 길만 달라졌을 거예요. 제 목표는 하나거든요. 저는 즐겁고 창의적인 일을 좋아합니다. 어느 직장을 가든 조직이란 게 비슷하잖아요.”회사를 벗어나니 자유로워졌다. 하지만 그 뒤엔 더 엄중한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알아서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게 좋다. 대리님이던 시절과 마찬가지로 댈님도 오전 9시 일하기 시작한다. 영상 기획하고, 자료 조사하고, 대본 쓰고, 영상 찍어 편집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10분도 안 되는 영상 하나를 만들더라도, 이를 위해 일주일을 쏟아 붇는다. 자기 자신을 통제하고 목표를 향해 꾸준히 걷는 인내심도 요구된다.‘댈님’이 직장인과 유튜버로서의 삶을 비교하는 영상 화면“등대를 보고 걸어가는데 ‘저 등대가 내 등대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스치면 힘들더라고요. 저는 취업하기 직전이 그랬어요.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이지 않으니 혼란스러웠죠. 마냥 누군가의 보호를 받고 배우기만 하다가 독립해야 할 때가 오잖아요. 우리, 나 자신을 너무 조이지 말아요. 저처럼 책을 읽으며 다른 사람한테서 동기를 얻어도 돼요. 여러분의 댓글이 저를 움직이기도 하거든요. 저도 여러분에게 용기를 주는 댈님이 되겠습니다.” 댈님의 인생관은 얘기를 듣다 보면 ‘즐겁게 창의적으로 스스로’로 규정될 듯 하다. 취업도, 자산 모으기도, 자기 삶을 걸어가는 방식도 일단은 ‘즐겁게’ 시작해야 한다는 것 같다. 댈님의 ‘생활속 금융 이야기’가 한층 즐거운 우리를 위한 이야기가 되기를 바란다.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2021-05-17 07:00 유혜진 기자

[인터뷰]"꼭 한번은 가봐야 할 사찰은 석가탄신일 최고의 공덕 선물"

lt;꼭 한번은 가봐야 할 사찰gt;의 저자 남민 작가.우리나라의 사찰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한 인문 여행서 꼭 한번은 가봐야 할 사찰이 꾸준히 주목을 받고 있다. 어려운 출판시장이 상황에서도 출간 두 달여 만에 벌써 5쇄가 나왔다. ‘인문여행’이라는 새 장을 개척해온 남민 여행작가가 10여 년을 답사해 10개의 주제로 엄선해 쓴 이 책은 단편적인 종교의 영역을 넘어 우리 민족과 함께 호흡해온 많은 역사와 생활문화사를 중심으로 다뤘다. 일반인이 사찰여행을 할 때 가장 유용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남민 작가는 이 책에서 “사찰은 우리의 가장 오래된 유무형의 문화를 창달하고 전승해 왔으며, 또한 미래를 향한 무한한 상상력을 품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사찰은 ‘미래를 밝혀줄 도서관’이라고 강조한다. 5월 19일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더욱 주목받고 있는 꼭 한번은 가봐야 할 사찰의 저자 남민 작가와의 사찰과 인문여행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사찰은 미래의 길을 밝혀줄 도서관”- 독자들에게 간단한 저자 소개를 부탁 드리겠습니다.여행이 일상이고, 일상이 여행이 되어버린 작가 남민입니다. 어릴 때부터 남다른 호기심이 많았습니다. 오랫동안 신문기자 생활을 하면서 어느 순간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시기가 동시에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울타리 밖으로 떠나본다는 심정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우리 땅 구석 구석을요. 처음엔 정처 없이 떠돌았습니다. 10년 동안 주말마다 떠났습니다. 10년 동안 빠져 들다 보니 어느 날 여행작가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가야 할 새로운 길을 발견했습니다. 여행으로 모든 사람의 삶의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여행으로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회복했고 내 울타리 밖에 매우 다양한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기에 ‘모든 사람이 여행으로 인생을 한번 바꿔볼 수는 없을까’ 라고 고뇌하며 언론사 생활을 마감하고 지금은 독립해 많은 사람을 여행으로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인류 문화사 여행작가’라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요.‘인류’는 우리 인간 모두를 뜻합니다. ‘문화사’는 전 인류가 살면서 남긴 유무형의 흔적입니다.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 그러니 역사가 되겠지요. 그렇게 남긴 것이 바로 제가 말하는 인류 문화사입니다. 기본적으로 역사를 포함해 특정 인물, 그 인물이 남긴 교훈, 음식, 문학, 음악, 건축, 미술 등 이 모든 것이 한 시대를 살며 남긴 흔적입니다. 그곳을 찾아가서 보고, 듣고, 느끼고, 음미하고, 그것이 나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새겨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여행입니다. 저는 바로 이러한 여행을 주창하고 선도하고 있습니다. 그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제 자신을 ‘인류 문화사 여행작가’라고 말합니다. 이젠 우리의 여행에 대한 개념도 바뀌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수학여행처럼 왁자지껄하게 끌려가듯 다녀오고 맛집을 찾아다니며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인증 샷만 날리는 것에서 벗어나 나 자신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자신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여행인 셈이죠.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먹고 살기 위해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을 제외하면, 스스로 원해서 즐기는 행위는 모두 여행입니다. 집 주변 미술관도 내가 즐기기 위해 가는 것이라면 그것도 여행입니다. 여행에 대한 개념을 바꾸면 여행은 의도적으로 시간을 내서, 돈을 들여서 라도 해야 할 일입니다. 나 자신을 위한 일이니 까요. 이젠 내 인생을 내가 기획 연출하고 주연하며 살아야 할 시대입니다.- 이번 사찰여행 책 꼭 한번은 가봐야 할 사찰을 출간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국내 여행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곳이 사찰입니다. 유럽에서 성당을 만나는 것과 같죠. 그런데 대부분 사람이 사찰 마당을 슬쩍 둘러보고만 나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겼습니다. 왜냐면 눈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관찰하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줄 요소들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여행자 입장에서 일일이 사찰마다 공부하고 가긴 어려운 것도 현실입니다. 그래서 ‘어느 사찰에 가서 뭘 보고 느껴야 할지에 대해 한번 얘기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눈으로만 보고 말면 금방 잊히지만, 마음으로 느끼면 어떤 영감을 받고 발전적 변화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그 역할을 하려 했던 겁니다. 굳이 의도적이지 않더라도 편하게 가서 즐겁게 관찰 여행을 즐기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도 느끼는 바가 있을 겁니다. ◇ “50개 사찰, 50가지 이야기로 나를 바꾼다”- 꼭 한번은 가봐야 할 사찰에는 50개 사찰이 등장합니다. 왜 ‘꼭 한번은 가봐야 할 사찰’인가요?이 책은 지금 시대 우리가 때론 힐링하고, 때론 지적 갈증을 해소해주며, 때론 자기 성찰과 함께 어떤 영감을 얻게 해주는 책입니다. 그것은 이론적 설명이 아니라 사찰에서 있어 온 사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 50개 사찰은 수많은 사찰 가운데 엄선한 것으로, 조용히 나 자신을 생각해볼 수 있게 하고, 결국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답해주기 때문입니다. 사찰마다 고유의 이야기와 남아있는 유산을 통해 미래를 그려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찰의 전설이 지금은 현실로 펼쳐지고 있으니 앞으로도 현실에 적용할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조용히 귀 기울이며 그것을 지금의 시각으로 다시 생각해보면 많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생각지도 못했던 영감을 받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적어도 이 50곳은 ‘꼭 가봐야 할 사찰’입니다. 저는 독자들에게 잠든 의식을 톡 건드려준다는 느낌으로 풀어나갔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매일이 똑같은 날이 아닌, 매일을 새로운 날로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얻었으면 합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를 들려주는 사찰들입니다.- 기존의 사찰 여행 책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이야기의 주제와 목표가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많은 책에서 보듯 사찰 이야기를 복잡하게 나열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생겨났고,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지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제시한 것입니다. 사찰별로 누가 왜 창건했는지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사찰 이름과 사찰이 위치한 산 이름을 정한 배경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름은 곧 사찰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자녀의 이름도 뭔가 의미를 담아 짓지 않습니까? 그리고 현장에 가서 구체적으로 관심을 갖고 봐야 할 것 들이 무엇인지를 핵심적이면서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 가장 큰 차별성입니다. 오랜 답사와 연구 끝에 나온 책입니다. - 총 10장까지 아주 인상적인 주제별로 잘 꾸며졌다는 생각입니다. 어떻게 이런 주제를 생각했을까요?총 10개의 핵심 주제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여행하는 재미가 뚜렷하며 전하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들려올 것입니다. 우리가 사찰에 어떤 관심과 흥미를 갖고 여행할까, 왜 사찰 여행을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을 거듭하면서 만든 주제입니다. 이 10개 주제에 해당하는 사찰을 5개씩 엄선했습니다. 그 주제를 가장 잘 대변하는 사찰들입니다. 각각의 사찰들은 고유의 이야기와 메인 주제가 자연스럽게 상호 연결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50개 사찰, 50가지 이야기가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가운데 나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들려올 것입니다. 이젠 막연히 사찰로 여행할 것이 아니라, 각각의 사찰의 고유 특성과 포인트를 음미하며 나를 재발견하는 마음으로 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책을 접한 주변의 독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주제가 분명하고 신선해서 아주 좋았다고 말합니다. 많은 사찰에 가봤지만 막연히 갔기에 흥이 없었는데 이 책을 보니 몰랐던 내용들이 빼곡해 다시 가 봐야겠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재미있고 몰입하게 돼 술술 잘 읽혀 좋았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소장 가치가 높다고 말합니다. 불교를 믿는 어떤 분은 이 책을 읽고나서 불심이 더욱 깊어졌다고 말하고, 또 타 종교를 가진 사람도 소장 가치가 높다는 말과 함께 시간을 내어 이 50개 사찰을 따라 꾸준히 답사하겠다고 합니다.◇ 벗처럼 곁에 오래 두고 읽어야 할 책 - 이 책을 유익하게 읽는 법이 있다면?이 책은 소설책을 읽듯 훅 한번 읽고 말 것이 아니라, 두고두고 필요한 사찰을 찾아 읽으며 의미를 새겨보는 게 좋습니다. 처음 읽을 때 스쳐 지나갔던 부분이 어느 순간 잠든 나를 깨울 수도 있습니다. 곁에 두고 오랜 벗 대하듯 하면 좋은 일도 생길 것 같습니다.- 머지않아 석가탄신일인데, 이 책이 더욱더 주목받을 것 같습니다.올해는 5월 19일이 초파일, 석가탄신일입니다. 코로나로 비대면 시대일 때는 부처님 오신 날에 절에 가기도 예전만큼 자유롭지 못합니다. 원래 부처님 오신 날엔 3개 이상 사찰을 돌며 공덕을 쌓으란 말이 있습니다. 복을 받는거죠. 하지만 코로나로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가기 어려운 만큼 이번 석가탄신일엔 이 책으로 50곳의 사찰을 책으로 찾아가면서 공덕을 쌓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 책은 석가탄신일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읽어봐야 할 책일 것입니다.◇ “진정한 여행은 인생도 바꾼다”- 작가가 생각하는 ‘여행’이란 무엇인가요. - 저는 항상 ‘여행은 인생도 바꾼다’라고 말합니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역사에 이름을 남긴 많은 인물들은 모두 사실 여행을 통해 자신의 분야를 개척했습니다. 공자도 55세에 무려 14년간 이웃 나라를 여행하고 돌아왔고 제자들은 그 과정에서 가르침을 전한 말들로 유명한 논어를 남겼습니다. 마르코 폴로, 애덤 스미스, 모차르트, 바그너, 베토벤, 괴테 등 모두가 여행을 통해 작품을 완성하고 인생의 높은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정치가이든, 사상가이든, 문학가, 예술가 등 모든 사람들이 여행에서 착안하고 배우고 경험하여 각자의 길을 개척했습니다. 여행은 우선, 스스로에게 수많은 질문과 답변을 하게 합니다. 그러는 사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죠. 저 역시 직장인으로서, 매주 주말마다 10년을 여행했습니다. 그러다 작가로 변신했고 내 직장 바깥의 새로운 길을 봤습니다. 여행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게 하며 나아가 실행하게 하는 매우 유익한 활동입니다. -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저는 여행을 기반으로 한 문화 활동을 한 단계 높여가고자 합니다. 책만 읽고 말면 읽는 재미로 끝나지만 그것을 여행으로 이어가면 비로소 자신의 체험이 됩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바로 좋아만 할 것이 아니라 직접 즐기는 것, 즉 체험과 경험으로 자신이 향유하라는 겁니다. 현재 제가 하는 일은 작가인 만큼 꾸준히 유익한 인문학 책을 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문학 강의와 여행 인솔, 방송 등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다져나가도록 돕습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기업체 임직원과 공무원 등을 교육 프로그램으로 해 왔습니다만, 앞으로 기회가 되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인문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물론 코로나 시대를 극복해야겠지요. 어떤 식이 되었든, 여행을 통해 미처 보지 못했던 세상에 대한 도전의 출발점에 다가가게 만드는 것이 제가 할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다 보지 못한 세상은 정말로 넓습니다. 기대되지 않습니까? 여행하는 만큼 보입니다.- 끝으로 책을 즐겁게 읽고 있을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여행을 바탕으로 한 인문학 책을 읽을 때는 특히, 상상과 호기심을 많이 자극하는 게 좋습니다. 책을 통해 쉽게 설명한다고는 하지만 책으로 다 설명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 부족한 부분은 여행지에서 채워야 할 몫인데, 우선 독서할 때는 그러한 여백을 스스로 채워보는 것입니다. 그것은 상상력으로 채워가는 겁니다. 그리고 ‘왜 그랬을까?’, ‘그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식으로 자문자답을 하며 읽으면 스스로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집니다. 그러면 다른 일, 즉 직장인이라면 회사 업무, 학생이라면 공부에도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행간을 읽는다는 것인데, 독서는 글로 다 표현되지 못한 여백을 독자가 스스로 읽어나가야 합니다. 상상하고 자신의 생각으로 답해보고… 그런 만큼 자신의 역량도 키워가게 됩니다. 옛 성현들도 항상 자신보다 앞선 시대 사람들의 옛글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인생을 배웠습니다. 모쪼록 책을 읽는 것만큼 소중하고 아름다운 순간은 없습니다. 유쾌하고 유익한 독서를 즐기시길 바랍니다.오수정 기자 crystal@viva100.com

2021-05-10 10:14 조진래 기자

[비바100] 신태균 교수 “4.0 시대의 퍼스트 무버 ‘초일류 리더’가 돼라”

인터뷰하고 있는 신태균 한국뉴욕주립대학교 석좌교수. (사진=이철준 기자)“산업혁명은 곧 사람혁명입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류 문명 패러다임이 또 한 번 변화하고 있다. 신태균 한국뉴욕주립대학교 석좌교수는 코로나19로 앞당겨진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서 생존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사람’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를 만나 새로운 시대에 요구되는 인재상에 대해 물었다. ◇ ‘사람혁신’의 성공모델 ‘삼성그룹’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시대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인더스트리 4.0 시대에 인재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신 교수는 새로운 시대에 대비한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 주문했다.우리는 이 모델을 대한민국 일류그룹 삼성그룹에서 찾을 수 있다. 삼성의 창업주인 이병철 초대 회장이 생전 강조해온 “기업이 사람이다”는 삼성 정신의 베이스 캠프다. 신 교수는 삼성그룹의 ‘인재 사관학교’라고 불리는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최고학습책임자를 지내며 삼성 정신의 코어인 인재 개발을 담당한 장본인이다.신 교수는 “삼성이 오늘날의 위치에 올 수 있었던 중요한 비결 중 하나가 인재양성”이라며 “초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구성원들이 먼저 초일류가 돼야 한다. 사업에 선행되는 것이 인재양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람에 대해서는 돈을 아끼면 안 된다.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고 생각해야한다”며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간파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초일류 리더”라고 말했다.신태균 한국뉴욕주립대학교 석좌교수가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소노펠리체에서 열린 HDI 포럼 ‘CEO 지혜산책’에서 ‘인재의 반격’이란 주제로 강연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리더의 리더…초일류 리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롭게 부상할 리더로 신 교수는 초일류 리더를 제시했다. “이류에서 일류가 되기 위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는가가 기존 리더십의 중심 담론이었다면, 초일류 리더십의 중심 주제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의 전환입니다.”신 교수는 “뛰어난 패스트 팔로워가 되기 위해서도 리더십이 필요하지만, 4.0 시대에는 퍼스트 무버로서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실리콘밸리처럼 모두 일류인 사람들 사이에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한 차원 더 높은 초일류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말했다.그는 “일류(一流)와 초일류(超一流)는 보다시피 ‘초’의 유무가 다르다. 초의 부수를 살펴보면 달릴 주(走), 칼 도(刀), 입 구(口) 등 세 가지 한자가 합쳐진 형태임을 알 수 있다”며 “이 세 가지 요소가 바로 초일류 리더십의 핵심”이라고 언급했다.‘주’는 퍼스트 무버, ‘도’는 핵심 역량, ‘구’는 타인의 인정이라고 풀이했다. “초일류 리더는 퍼스트 무버로서 항상 남보다 앞서 달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모험정신이 요구됩니다. 두 번째로 우리가 흔히 ‘저 사람은 한 칼이 있다’라고 하듯이, 자신만의 핵심 역량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 ‘구’는 타인이 초일류를 평가한다는 의미입니다. 바로 브랜드 평가지요. 경쟁자에게 인정받기 위해선 초격차를 벌려놔야 합니다.”신 교수는 초일류 리더의 모델로 봉준호 영화감독을 꼽았다. 그는 “봉 감독에게서 초일류 리더의 세 가지 요건을 모두 발견할 수 있다”며 “남의 작품을 카피하지 않고 자신 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창조했다는 점에서 그는 퍼스트 무버다. 또 탁월하게 섬세한 기획력은 남들이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봉 감독만의 핵심 역량이며, 아카데미 감독상 및 작품상을 수상하며 실력에 대한 반박할 수 없는 인정을 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4.0 시대엔 융합형 인재 필요해”신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융합의 시대로 정의하며, 농경사회에서 필요했던 ‘개미’ 같은 인재보다 여러 지식과 역량을 융합할 수 있는 ‘거미’ 같은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산업에 따른 인재상을 4단계로 분류했다. 중공업 시대의 인재 1.0을 ‘기능형 인재’, 디지털산업의 인재 2.0을 ‘지식형 인재’,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의 인재 3.0을 ‘창조형 인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 4.0을 ‘융합형 인재’라고 정의했다.신 교수는 “과거에는 자료(data)를 분석해 얻은 인간의 지식이 경영의 핵심이었지만, 이제는 빅데이터 그 자체가 경영의 원천”이라며 “개별적인 지식보다 여러 분야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4.0 시대 인재의 요건으로 인성, 전문성, 창의성, 야성 등 4성(性)을 제시했다. 인성은 인간의 가능성을 믿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그는 “인공지능 시대에는 한명의 리더가 인공지능을 컨트롤하게 되는데, 그 리더의 인성이 곧 인류의 행복을 좌우할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한 기업에서도 리더의 인성은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어 “인공지능이 발달할수록 전문가가 사라지게 되므로, 4.0 시대에는 궁극적으로 탈 전문가가 돼야한다”며 “자기의 전문영역으로부터 떠나 미지의 영역을 탐험해야 한다”고 말했다.세 번째 필수요건으로 파괴적 창조, 상상력, 영감·통찰력 등의 창의성을 거론했다. 신 교수는 마지막으로 야성과 영성을 언급하며 “야성은 도전정신, 탐험정신, 기업가정신을 의미한다. 기업가정신이 없어지면서 사람들이 더 이상 벤처를 안 한다. 야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신태균 한국뉴욕주립대학교 석좌교수가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소노펠리체에서 열린 HDI 포럼 ‘CEO 지혜산책’에서 ‘인재의 반격’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청년, 야성으로 미래를 밝혀라”대한민국 청년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요건인 동시에 점차 빛을 잃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야성’이다. 신 교수에게 4.0 시대의 주역인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그는 “지금은 부모 시대와는 다르다. 부모 시대는 노력에 비교적 쉽게 대가가 따르는 기회의 시대였지만, 오늘날은 기회 상실의 시대”라며 “시대가 바뀌면서 시대정신도 변한 만큼 관점과 전략이 달라져야 하는데, 기성세대가 이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면서 세대 간 의사소통이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이어 “초일류 청년이 돼라”고 당부했다. “미래를 만들어 가십시오. 미래가 불투명하면 불투명한 미래 속에서 어떻게 살까 고민하지 말고, 한구석이라도 불투명하지 않은 밝은 미래로 밝혀보세요. 야성과 영성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에게 밝은 미래가 도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래에 대한 기본 파이는 모두에게 주어졌는데, 다른 사람이 포기할수록 그 파이는 자신에게 더 커지는 것입니다.”홍보영 기자 by.hong2@viva100.com

2021-04-20 07:00 홍보영 기자

[비바100] "금융맨서 스타강사로… 이제 요양원 설립 꿈꾸죠"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추천사를 써준 인기 재테크 가이드북의 집필자인 그에게 어떤 주식을 사는 게 좋으냐고 대뜸 물어봤다. “S모 브랜드의 커피를 사마시기보다 그 브랜드의 주식을 매수하라”는 바로 되돌아온 대답이다. 일상생활 경제활동에서 투자관점을 잡는 눈을 길러야 한다는 충고이다. 대한민국 전반에 주식 열풍이 부는 가운데 올바른 투자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금융권 20년 경력을 바탕으로 해커스금융, 금융연수원, 우정사업본부,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강의하는 백영 블랙골드투자 대표이사(54)를 만나보았다.백영 블랙골드투자 대표이사 (사진=이은혜 기자)◇금융권에서만 20년 베테랑한양대학교 상경대학을 졸업한 백영 대표는 금융권에서 20여년을 종사했다. 그 중 하나은행에서만 13년을 지냈고, 이후 삼성증권 및 증권사에서 프라이빗뱅커(PB)로 근무했다. 백 대표이사는 “사실 기자를 꿈꿨지만 잘 안 됐다”며 “당시 후발은행이던 하나은행, 신한은행, 보람은행에 면접을 봤는데 모두 붙었고,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금융권에 종사하게 됐다”고 밝혔다.은행에서의 경력은 백 대표에게 인맥이라는 자산을 선물했다. 백 대표는 “서울 압구정에서 근무할 때 학력이 더 좋은 동료들을 만나 자극을 받아 열심히 공부했다”며 “덕분에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땄고, PB로 근무할 수 있게 됐다”고 기억을 더듬었다.백 대표는 금융권에서 종사하는 동안 미국 공인회계사 시험뿐만 아니라 투자자산운용사, 증권, 펀드, 파생상품자격증 등을 모았고 부동산 투자를 꿈꾸며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취득했다.그가 금융권에서 만난 사람들은 코스닥시장 상장사 사장, 유명 소설가, 재벌 3세 등 다양했다. 그 중에서도 한 중소기업 사장과의 만남이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백 대표는 “섬유·의류 기업 사장님이셨는데, 그 분은 많은 사람들을 고용해 그들의 가족들이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꿈이라고 하셨고, 실제로 성취하셨다”며 “그런 분들에게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기업가의 덕목중 하나인 ‘많은 이와 더불어 잘사는’ 경영관에 새삼 눈을 뜬 것이다.◇금융권 종사 경험으로 만들어진 ‘블랙골드투자’백 대표는 금융권에서 만난 인맥들을 바탕으로 지금의 블랙골드투자를 설립했다. 백 대표는 “금융권에서 종사하며 만났던 분들이 지원해주셔서 지금의 블랙골드투자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블랙골드’의 ‘블랙’은 통칭 VIP고객 카드로 불리는 ‘블랙카드’에서 가져왔고, ‘골드’는 부유한 자산을 의미한다.블랙골드투자는 부동산을 중심으로 금융투자, 인수합병(MA) 등을 주 사업영역으로 다루고 있다. 그 중 부동산사업에서는 현재 모 광역시 상가개발 프로젝트와 또 다른 모 광역시 레지던스 오피스텔에 투자중이며, 경기도 한 도시의 스마트타운하우스 개발은 검토 중이라고 백 대표는 귀띔했다.설립된 지 만 1년이 안돼 소수의 인원들로 구성돼있지만, 올해 투자자문사를 설립하고, 내년에는 부동산투자전문 자산운용사를 설립할 계획을 갖고 있다. 자신의 전문영역에서의 하나하나 꿈을 키우기 위해 밑그림을 그리고 채색하면서 노력중이다.백영 블랙골드투자 대표는 ‘많은 이와 더불어잘사는‘ 경영관을 실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진=이은혜 기자)◇해커스금융의 ‘스타강사’로 유명사실 백 대표는 더 많은 이들에게 재테크, 특히 주식분야에서 ‘떠오르는’ 강사로 알려져있다. 그는 해커스금융에서 은행FP, 투자자산운용사, 은퇴설계전문가(ARPS) 자격증 등 금융전문 지식을 습득하려는 이들을 대상으로 전문지식과 실무 경험을 가르치고 있다.해커스금융의 영입제안은 백 대표에게 특별한 경험으로 남아있다. 그는 “처음 영입제안이 들어왔을 때 주력 분야인 ‘영어’에 집중하라며 거절했다”며 “해커스금융 측에서 본인들은 ‘자신있다’며 검증된 시장에 뛰어들고 싶다는 말에 감명받아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해커스금융은 지난해 7월 31일~8월 6일 실시한 은행FP 자격증 시험 설문조사에서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백 대표 강의에 실린 학생들의 후기에는 ‘실제 사례를 많이 설명해주셔서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와 ‘방대한 법령들 중 중요한 부분을 잘 짚어줬다’ 등 긍정적인 내용이 많다고 슬쩍 자랑하기도 했다.백 대표는 “실무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현실적인 내용을 전달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예를 들면 법령에 대해서 가르칠 때, 해당 법령이 왜 생겼는지를 설명해준다”고 그 만의 비결을 털어놨다. 그는 특유의 재치있는 강의 실력으로 해커스금융뿐만 아니라 금융연수원, 우정사업본부, 백화점 문화센터 등에서도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금융자산도 ‘관리’다백 대표는 금융권 종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0원에서 시작하는 재테크(공동저서)’, ‘직장인을 위한 생존재테크’, ‘늙어가는 대한민국 재테크로 승부하라’, ‘맞벌이 재테크 완전정복’ 등을 집필했다. 그 중에서도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추천사를 써준 ‘내 인생의 첫 주식 공부’의 인기가 좋다.백 대표는 “우리나라의 투자문화는 점차 건전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단타 고수익 위주의 투자였다면, 최근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등 우량주부터 시작하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이전과는 달리 사람들의 관심은 금융자산을 어떻게 관리하고, 물려주느냐에 쏠려있다. 부동산 실물보다 리츠(REITs)와 펀드에 투자하려는 움직임도 많다. 그는 “단기 수익보다 장기적으로 자산을 관리하는 자문사를 만들고 싶다”며 “자산가들이 주식 관리를 잘해서 증여가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재산을 불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문사와 일반인들이 보다 편리하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자문사 ‘투 트랙(two track)’으로 운영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지금 백 대표는 향후 고급요양원을 꾸릴 계획도 갖고 있다. 백 대표는 “돈만 좇아가면 몸이 지치고 마음이 삭막해진다”며 “많은 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최근 방치되고 있는 요양원들이 늘고있다”며 경기도 모처에 요양원 설립을 추진중인 그는 “고급 요양원을 지어 많은 이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하고싶다”고 덧붙였다.글·사진=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

2021-04-19 07:00 이은혜 기자

[비바100] "재택근무 100%로 폭풍성장한 비결, '그로스해킹'에 있죠"

조민희 로켓펀치 대표가 18일 서울 강남구 소노펠리체 컨벤션에서 ‘그로스해킹-디지털 중심 시대의 성장 전략’을 주제로 강의한 뒤 브릿지 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터뷰는 마스크를 한 상태로 진행했고, 동의를 얻어 잠시 마스크를 벗은 상태로 사진촬영을 했다. (사진=이철준 기자)코로나19 여파로 갑작스럽게 재택근무를 시행한 기업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많은 사람이 예기치 못한 업무 환경의 변화를 경험했다. 시기상조로 여겨지던 재택근무는 비대면·유연근무제라는 피할 수 없는 흐름 속에서 새로운 근로 형태로 자리 잡았다.국내 최대 비즈니스 소셜 네트워크 ‘로켓펀치’의 조민희 대표는 일찌감치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지난 2015년부터 정해진 사무실이나 업무 시간 없이 100%로 자율 근무 방식으로 일해왔다. 10만개 이상의 기업 채용 정보를 제공하는 로켓펀치는 연간 370만명이 업계 소식과 채용 정보 등을 얻기 위해 찾고 있는 곳이다. 또한 지난해 코로나19로 원격근무가 확산함에 따라 집 근처에 공유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오프라인 사업, ‘집무실’에도 진출했다.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만난 조 대표는 “사람들이 원하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는 ‘그로스해킹’을 활용하고 있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일에 대한 플랫폼을 만들고 일 문화를 바꿔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로켓펀치의 성장 비결은.“로켓펀치는 2013년 조그마한 블로그에서 시작해서 현재는 연간 370만명이 이용한다. 지난 5~6년 동안 광고비가 5000만원이 채 안 들었는데, 그럼에도 국내 최대 비즈니스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로켓펀치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Bounce rate’, 즉 이탈률을 조사했다. 이탈률은 사이트에 접속한 사용자가 다른 페이지로 이동하거나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곧바로 사이트에서 나가는 비율을 의미한다. 이탈률이 높다는 것은 마케팅 전략에서 개선해야 하는 점이 있다는 것이다. 당시 로켓펀치 블로그의 이탈률은 89%였다. 그런데 이때 간단한 방법으로 회원 가입률을 3배나 올릴 수 있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먼저 우리가 정보를 소비하는 패턴을 생각해보자. 가령 어떤 기사를 읽을 때 우리는 스크롤을 쭉 내린 다음, 끝에 도달하면 다시 스크롤을 올리는 행동 패턴을 보이곤 한다. 스크롤을 다시 올린다는 것은 기사를 다 봤다는 의미다. 우리는 로켓펀치 블로그에서 이 패턴이 나타날 때 회원가입 광고가 뜨도록 만들었다. 만일 어떤 사이트에 들어가자마자 첫 화면에서 팝업이 커다랗게 뜨면서 회원 가입을 유도하면 짜증이 나겠지만, 상품을 충분히 보고 이해하고 난 뒤에 회원가입 광고가 뜨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이 작업을 개발하는데 고작 반나절이 걸렸지만, 결과는 엄청났다. 광고비를 들이지도 않고 사소한 변화 하나만으로 기존 대비 회원 가입률이 3배가 오른 것이다. 이런 마케팅 방법을 ‘그로스해킹’이라고 말한다.”-그로스해킹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한다면.“그로스해킹이란 그로스(Growth)와 해킹(Hacking)의 합성어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서 고객이 제품을 발견하고, 사용하고, 재구매하고, 주변에 입소문을 내기까지 모든 과정을 추적해서 개선할 사항을 반영함으로써 사업을 성장시키는 마케팅이다. 사업이 실패하는 이유가 과거에는 소프트웨어를 구현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워서였다면, 오늘날에는 충분한 사용자를 확보하지 못해서다.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은 있지만 그 앱을 사람들이 많이 쓰지 않기 때문에 실패하는 것이다. 고객을 모으는 것이 어려워진 이유는 사람들이 유튜브나 인스타, 휴대전화 등 굉장히 분화된 환경에 노출돼있기 때문이다. 그로스해킹은 수억원의 광고 비용을 들여 불특정 다수에게 홍보하기보다 치밀한 데이터 분석으로 광고 이상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데 집중한다.”조민희 로켓펀치 대표가 18일 서울 강남구 소노펠리체 컨벤션에서 ‘그로스해킹-디지털 중심 시대의 성장 전략’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그로스해킹 성공 사례가 있나.“대표적으로 웹 기반의 이메일 시스템을 최초로 시작한 핫메일이 있다. 핫메일은 처음에 도로 옆에 광고판을 세우거나 라디오 광고를 통해 사업을 했지만 별 성과가 없었다. 이메일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었던 당시에 불특정 대중을 상대로 무작위 마케팅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투자가로부터 마케팅 아이디어를 제안받고 이메일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공략을 바꿨다. 사람들이 보내는 모든 메일의 하단에 ‘핫메일에서 무료로 이메일 계정을 받으세요’라는 문구를 넣으면서, 이메일을 받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핫메일을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에 이메일을 사용하는 고객으로부터 다른 사람들을 끌어오는 이 전략은 대성공을 거뒀고 당시 인터넷 전체 사용자 7000만명 중에 1200만명이 핫메일을 이용하게 됐다.미국에서 비즈니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 링크드인 역시 그로스해킹을 이용해서 크게 성장했다. 링크드인이 유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이용자가 회사가 보낸 이메일을 통해 웹사이트를 다시 방문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런데 보통 우리는 이메일을 열면 수십개, 수백개의 이메일 중에서 상단에 위치한 메일 몇 개 중에서 관심이 있는 메일을 눌러서 웹브라우저로 넘어간다. 그리고 나서 다시 이메일로 돌아오지 않고 웹브라우징을 계속하곤 한다. 그래서 링크드인은 사용자별로 이메일을 확인하는 평균 시간을 분석한 뒤 그것보다 30분 전에 메일을 발송해서 링크드인 메일이 메일함 상단에 위치하도록 했다. 그 결과 이용자들의 재방문율이 크게 높아지면서 회사가 성장했다.”-재택근무가 기업문화의 새로운 척도가 됐다.“우리 회사가 100% 자율근무로 일한다고 하면 어떤 사람들은 ‘직원들이 일 안하고 놀까 봐 걱정이 안 되냐’라고 묻는다. 그럼 나는 ‘사무실에 직원이 앉아있으면 일하는지 안 하는지 어떻게 아시냐’고 되묻는다.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컴퓨터 앞에서 일을 한다. 일을 하는지 노는 것인지 매 순간 감시하지 않고는 알 수 없다. 사무실에 오래 앉아있는 게 일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장소에 있든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사람인지를 평가하면 된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과거보다 일상적이게 됐지만 앞으로 모든 사람이 재택근무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근로자의 최소 20%에서 최대 50% 사이가 재택근무를 하고 나머지는 직장에 출근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조민희 대표는…조민희 로켓펀치 대표는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 창업 동아리 snusv.net 활동을 통해 창업에 눈을 떴다. 2005년에 첫 회사 CIZIX를 창업한 뒤 곰플레이어, 곰TV로 유명한 그래텍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2011년 두 번째 회사를 창업하고 2013년부터 국내 최초의 스타트업 네트워킹이자 채용 플랫폼인 로켓펀치를 만들고 있다. 2014년 실리콘밸리에서 손꼽히는 그로스해킹 프로그램을 이수했고,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데이터 분석과 그로스해킹 강의를 다수 진행했다. 2017년에 그로스해킹에 대해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국내 최초의 서적 ‘그로스해킹’을 발간했다.윤인경 기자 ikfree12@viva100.com

2021-03-30 07:10 윤인경 기자

[비바100] 간호사로 10년 근무… '리더의 분노' 접근 쉬웠죠

부경미 교수 (사진=부경미 교수)우리나라 근로기준법에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직장 내에서 분노를 참지 못하는 바람에 수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어떤 부하직원은 상사의 괴롭힘에 못 이겨 병을 앓거나, 심한 경우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해외의 한 기업에서는 큰 금액의 복권에 당첨된 한 근로자가 퇴사를 앞두고 상사의 책상 위에 대변을 봤다가 경찰에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이런 가운데 분노는 관리하는 감정이지 숨기는 감정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갈등의 연속인 우리네 인생에서 분노를 부정적인 것으로만 보지 말고, ‘품격있게’ 분노하는 방법을 배우자는 것이다. 간호사로 10년 근무하다가 기업교육에 대한 재미를 찾고, 지금은 기업의 임원들에게 ‘품격있게 분노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 끌림앤이룸이룸교육원의 부경미 교수를 만나보았다.부경미 교수 사진 (사진=부경미 교수)◇제2의 직업으로 기업교육 선택부경미 교수의 학부 전공은 간호학과다.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던 고등학생 시절에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감만 갖고 수능 성적에 맞춰 입학했다. 하지만 간호학과 학생으로서 꿈꾸던 대학생활을 누리긴 힘들었다. 고등학생 시절보다 더 많은 양의 공부가 필요했고, 실습과 현장 경험은 버거웠다. 간호사로 10년 근무하다 결국 행복을 찾아 과감하게 병원 일을 그만두었다.부경미 교수는 제 2의 직업을 찾는 과정에서 강사양성과정을 운영하는 교육회사에 등록해 기업교육에 대해 배웠다. 부 교수는 “당시 배웠던 기업교육은 조직문화와 조직구성원 간의 관계를 구축시키기 위한 내용이었고, 교육을 진행하다 보니 조직 구성원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특히 석사과정에서 배운 조직심리학 과목은 부 교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품격있는 분노’는 간호사로서의 경험과 기업교육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바탕이 되어 탄생한 책이다. 부경미 교수는 “간호사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리더의 감정연구를 하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받아 연구를 진행했고, 이 논문이 각색돼 대중들에게 읽힐 수 있는 ‘품격있는 분노’가 탄생했다”고 말했다.◇분노를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해결책부경미 교수가 말하는 ‘품격있는 분노’는 분노한 상황이 왜 일어났는지 들여다보고,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화가 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 전달법’으로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부 교수는 “조직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만들어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정서가 더 이상 조직원들의 에너지를 방전 시키는 역할을 못하도록 도모하는 마음으로 집필했다”고 말했다.부경미 교수에게 분노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그는 분노 앞에서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품격있는 분노’를 통해 위로의 손을 내밀었다. 부 교수는 “분노라는 정서는 내고 싶어서 내고, 내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나지 않는 것이 아니다”라며 “목표한 것이 도달하지 못했을 때 혹은 기대한 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때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정서”라고 정의했다.‘품격있는 분노’에는 다양한 사례들이 나온다. 부경미 교수는 “책에 등장하는 사례는 실제 사례 위주로 구성했고 제가 강연에서 경험했던, 그리고 저와 유사한 작품을 먼저 쓴 저자님들의 사례, 박사과정에서 기업에 재직하고 있던 분들의 생생한 경험 등을 바탕으로 조금 각색해서 구성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우리 조직’에서만 일어나는 줄 알았던 이야기들은 사실 A사, B사, C사 모두에게 일어난다는 것. ‘품격있는 분노’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올 수 있었던 비결이다.부경미 교수 (사진=부경미 교수)◇강의 들은 이들이 공감 전할 때 보람‘품격있는 분노’는 그동안 분노를 표출하는 데 미숙했던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울림을 선사하는 동시에 반성의 계기를 마련했다. 부 교수는 기억에 남는 일화로 “어느 날 연수원에서 퇴정자분들을 모시고 강연했는데, 청강생 한 분이 강의가 끝나고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매우 고맙다’고 말씀하셨다”며 “이유를 물으니 퇴직을 앞두고 강의를 들으며 과거의 자신의 감정으로 인해 타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받았던 잘못된 의사결정들이 떠올라 후회하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부경미 교수의 책은 유명 온라인 페이지 ‘강연남(강연읽어주는남자)’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지난달 영상 촬영을 마쳤고, 해당 영상은 기업의 리더십 교육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부경미 교수는 “강연을 하면서 대단하고 배울 점이 많은 분들을 만나왔고, 한 번도 그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겠노라 생각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그는 “그저 강연 중에 ‘나’와 ‘너’,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을 나누며 공감하고 미처 알지 못했던, 혹은 알고 있었지만 잊고 지냈던 것들을 꺼내 다시 들여다봄으로서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위한 것”이라며 “강사가 되고 난 후 가장 큰 보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끊임없는 열정, ‘분노관리연구소’ 계획부경미 교수는 분노에 대해 계속 연구해나가면서, 분노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두고자 한다. 부 교수는 “사람은 사람과 함께 있어야 외롭지 않다”며 “기업은 사람을 중시해야만 하며, 사람을 중시한다는 건 그 사람 자체를 인정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생동감 있는 조직은 좋은 관계의 사람이 함께 더불어 일하는 공간이고, 즐거운 조직에서 생산성과 창의성이 높아지듯이 기업은 사람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는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부경미 교수는 사람을 인정해주는 그런 사람의 역할을 조직을 대신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부경미 교수는 “그것은 리더가 될 수도 있고 조직 구성원이 될 수 도 있고 대표자 일 수도 있다”며 “존중, 배려, 인정의 문화를 만들어 주는 컨설턴트의 역할을 하기 위해 개별적인 감정트레이닝과 코치 역할을 해주며 조직을 건강하게 컨설팅하고 싶다”고 밝혔다.또, 스트레스해소 방안으로 생긴 ‘욕 대행 서비스’ 사업에 영감을 받아 ‘분노관리연구소’를 떠올렸다. 부 교수는 “개별적인 이야기를 들어주고 인정해주는 ‘분노관리연구소’를 만들어 조직에서 화가 났을 때 언제든 찾아와서 모든 화를 쏟아내고, 품격있는 분노를 안내해 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당장은 아니지만 ‘품격있는 분노’의 후속작품도 계획 중이다. 그는 “그전에 기업교육이나 상담, 코칭 등을 통해서 학위논문을 뒷받침하거나 연계성 있는 연구를 하는 것이 올해 계획”이라며 “그 연구들을 바탕으로 ‘품격있는 분노’와 관련된 책을 다시 집필해 보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

2021-03-29 07:00 이은혜 기자

[인터뷰] 오덕교 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 “ESG 공시로 기업·사회 균형발전 이뤄야”

오덕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한국 기업들의 ESG에 대한 인식들이 크게 변하고 있음을 체감한다면서 ESG 경영이 자리를 잡아 기업과 사회의 균형 잡힌 발전이 이뤄지기를 기대했다. (사진=이철준 기자)요즘 기업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이슈는 단연 ‘ESG 경영’이다. ESG는 올해 주요 그룹 총수의 신년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이 ESG 조직을 정비하고, 전략을 세우고, 비즈니스 모델 재편을 검토하고 있다.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ment)의 앞머리만 따온 약자다. 여기서 환경은 구체적으로 생물 다양성에 대한 배려, 에너지 절약,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노력 등의 내용을 담는다. 사회는 노동환경이나 인권문제에 대한 배려,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 등을 의미한다. 지배구조는 합리적 관리체제, 경영의 투명성, 자본 효율화 등을 포함한다.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의 평가기준에 ESG를 적용하기로 했고, SK는 계열사 16곳에 ESG 전담부서를 설치했다. 국민연금은 내년 말까지 기금의 절반가량을 ESG 주식 및 채권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이처럼 주요 기업이 ESG에 주목하는 가운데, 2011년부터 ESG 경영과 공시 관련 사안을 평가하고 있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오덕교 연구위원을 만났다. 오 연구위원은 한국 기업의 ESG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하고 있음을 체감한다면서 ESG 경영이 자리를 잡아 기업과 사회의 균형 잡힌 발전이 이뤄지기를 기대했다.-ESG 경영을 하지 않는 기업은 이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ESG 경영은 무엇인가.“ESG 경영이라고 하면 크게 투명성과 책임성을 꼽는다. 기업이 지배구조와 사회책임경영, 환경경영 이 세 분야에 대해서 투명성을 보장하고,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찾아 실행하는 것이 ESG 경영이다. 또한, ESG는 지속가능 경영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기업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인지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경영이다. 때문에 지배구조, 사회책임경영, 환경경영의 사회적 기여도가 중요하며,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투명성과 책임성을 좀 더 강조하는 것이 ESG 경영이다.”-ESG 경영이 화두가 된 이유는 무엇인가.“투자 분야에 있어서 ‘어떻게 투자를 할 것이냐’가 화두가 됐다. 특히 유럽 쪽에서는 착한 기업에 대한 투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고, 현재도 그렇다. 그럼 착한 기업을 선정하는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그 기준이 ESG가 된 것이다. ESG 개념이 나온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2006년 4월 UN은 사회책임투자원칙(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을 발표했다. 당시 코피 아난 UN 사무총장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연설을 통해 ESG를 언급하면서 ‘투자할 때 ESG 관점도 고려하자’ 하면서 만들어졌다. 이는 세계 각국의 금융회사에 지속 가능한 투자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됐다.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도 눈을 돌리면서 상장 기업들에 ESG가 중요한 요소가 된 것이다. 한국이 주최국으로 올해 5월 말에 열리는 P4G(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정상회의도 ESG 경영이 중요해지면서 만들어진 것이다.”오덕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서 브릿지 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기업들이 해오던 시민사회단체나 사회적 기업에 후원, 지원하는 것도 사회책임경영으로 볼 수 있나.“그렇다. 기부금이나 자금적 후원은 사회책임경영에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1990년대까지는 전 세계 모든 기업이 자선활동 기부금을 주고 후원을 하는 등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다 보니 기업들은 ‘CSR(기업의 사회적책임)은 비용이다’라는 인식을 하게 됐다. 이러한 인식에 마이클 포터 교수는 ‘이것을 통해서도 매출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요지는 CSR을 하되 기업의 전략과 부합하는 방향으로, 기업의 매출 증대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CSR을 하라고 제시한 것이다. 일례로 은행의 경우, 계좌를 개설할 수 없는 신용불량자에게 계좌를 개설해주되 이 사람이 신용불량을 해소할 수 있게끔 지원을 해주는 역할을 들 수 있을 것이다.”-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해 기업이 극복하려는 모습도 ESG 공시에 포함할 수 있나. “할 수 있다. 워라벨, 일과 가정의 양립도 평가 요소에 들어간다. 여성 친화적 기업 인증 여부도 이에 속한다. 물론, 기업이 모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해결하기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부분을 한다는 게 사회책임경영의 일환이다. 이에 대해, 비판론자는 ‘정부가 해야 할 것을 기업이 대신한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정부가 큰 틀에서 할 수 없는 것을 기업이 해주는 것이다. 무엇보다 기업은 일차적으로 소속 직원들을 최소한 사회적 문제에 직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 방향이다. 또한, 기업이 이익을 취하는 곳도 결국 사회다. 사회가 무너지면 결국 회사도 없어질 수밖에 없다.”-ESG 경영에 관심이 커진 것은 기후변화로 인한 경영환경의 변화 때문인가.“2011년도부터 ESG 평가를 하고 있는데 우선 우리나라 같은 경우 지배구조가 중요했다. 반면,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는 환경이 최우선이다. 미국에서 지배구조 분야는 이미 어느 정도 표준화되어 상장기업들이 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경영인을 기용하고, 대주주의 경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으며, 이사회 운영도 민주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미국 같은 경우 사외이사들은 자기가 반대해야 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 면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아직 부족하다. 또 미국과 유럽은 전통적으로 환경문제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도 최근 환경에도 높은 관심이 생기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7월 문재인 정부가 한국판 뉴딜 계획을 발표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그린 뉴딜이었다. 이 때문인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들이 녹색, 환경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기 시작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사회책임 경영에 관심이 높았고, 그 이후에는 환경 경영에 관심이 높은 편이다. 지금도 기후변화 이쪽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졌다. 시기적으로도 이상기후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제가 2011년도부터 ESG를 평가하면서 기업들에게 기후변화 대응해야 한다고 말하면 다들 미적지근한 반응들이었다. 예를 들어 ‘몽골에서 미세먼지가 만들어지는데 그것을 우리가 어떻게 하냐’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 이상기후로 강추위가 몰려와 수도와 전기가 끊어지는 등의 기후변화가 경영에 미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시각도 많이 생기는 것 같다.”오덕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이 1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서 브릿지 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ESG 경영과 공시와 관련해 규모에 따른 기업별 ESG 준비 방법을 알려달라.“일단 준비해야 하는 시기부터 다르다. 자산 2조원 이상 기업들은 2025년까지 ESG 공시를 의무화해야 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전체는 2030년까지 해야 한다. 단, 환경적인 부분을 봤을 때는 기업의 규모와 상관이 없다. 환경적인 부분이 있다면 따라야 하는 것이 환경법이다. 그러나 지배구조는 규모에 따라 받아야 하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받아야 할 규제가 다르다. 상대적으로 봤을 때 대기업은 지배구조가 가장 중요하고, 벤처기업을 포함한 중소·중견기업들 환경 쪽이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사회책임경영 쪽도 일부는 규모 비례로 되어 있기는 하다. 소비자 부분에서 중소기업이 좀 더 취약하다는 것이다. 대기업은 경우 조직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 대응이 빠르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느릴 수밖에 없다. 국내 대기업의 경우 아직 지배구조 측면에서 해외 우수 기업들에 비해 떨어지지만, 여러 이슈를 거치면서 지배구조가 시간이 지날수록 개선되는 모습이다. 국내도 지배구조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온다면 평가 비중이 환경적인 측면으로 이동될 것이다.”-업태별 준비 방법도 다를 것 같다.“기업의 업태별 ESG 준비 방법을 묻는다면 가장 쉽게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업종별로 규제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어떤 부분에 가장 많은 규제를 받고 있는지를 알고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 부분에 대해 기업들은 말하기 싫어하고 공개하기도 꺼린다. 또 규제가 심하니까 제재를 받은 것도 많다. 그런 규제나 받은 제재가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부분을 공개하고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ESG 공시와 관련해 국가마다 적용 법률이 다르고, 경영환경도 다르다. 해외투자자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하나. “분석해보면 해외 투자자 지분이 높은 기업일수록 ESG 경영을 잘하고 있다. 그 이유는 해외 투자자들의 ESG를 요구가 많기 때문이다.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해 우리에게 보내라고 하는 등, 투자자들의 요구 사항을 맞추려면 세계 수준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렇지 않은 기업, 특히 코스피 200에 해당하지 않는 기업들이 주로 그렇다. 이런 기업들에 갑자기 해외 투자자가 ESG 공시를 요구한다면 겁부터 먹는다. 이럴 때 당황할 필요가 없다. 제가 만나본 해외 투자자들은 ESG 공시를 하라고 했을 때 바로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춰진 내용을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 당장은 ESG에 대해 어떠한 이유로 결과를 내긴 어렵지만, 어떠한 계획을 하고 있으며 향후 몇 년 내에 이루겠다’라는 계획을 밝혀도 투자자들은 기다려 준다. 투자자들은 대부분 이러한 모습을 원한다. 물론, 국제 기준으로 통일해 ESG 공시를 하자는 의견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그렇게 된다면 우리 기업들이 페널티를 받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왜냐면 이미 시작한 유럽이나 미국 등에 비하면 우리 기업들이 ESG 수치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 기업들이 속한 각 국가의 법률이 다 다른데 기준을 통일시킨다는 것은 맞지 않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기준에 맞춰서 하는 것이 합당하는 생각이다.”◇오덕교 연구위원은 오 연구위원은 한양대에서 석사를, 미 텍사스 공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고, 2011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입사해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환경부와 금융위원회 녹색금융 태스크포스 위원과 녹색금융전문가포럼 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혁신 평가단 평가위원도 맡고 있다.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

2021-03-23 06:00 한장희 기자

[비바100] 강익구 원장 "노인일자리 창출, 혈세 낭비 아닌 노인들에 주는 최고의 선물"

강익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이 지난 18일 경기도 고양시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영향으로 노인들에게 혹독한 한해가 될 전망이다.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치명률이 높은 코로나19 특성상 노인의 활동에 많은 제약이 생겼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만난 강익구 원장은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꿋꿋이 노인일자리 사업을 살피고 있었다.개발원은 지난해 대면 위주로 진행하던 사업들의 상당수를 비대면으로 바꿨다. 노노케어와 같이 노인참여자가 또 다른 노인들에게 안부를 묻고 도시락을 배달하던 사업들의 경우 집 앞에 도시락을 걸어놓고, 안부전화를 하는 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업은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매일 같이 시골 노인 분들한테서 전화가 와요. 언제 공동작업장을 다시 하냐고. 외로움을 많이 타는 노인들이 공동작업장 나가서 수다 떨고 동네 이런저런 얘기들을 주고 받았으니까요.” 얼마 안되는 수당마저 끊기면서 참가자들의 생계가 곤란해진다는 의견이 나오자 개발원은 수당 선지급에 나섰다. 강 원장은 “수당 선지급과 더불어 지역상품권을 추가로 더 드리기도 했지요.” 이렇게 선지급된 부분은 노인일자리 참여자 전체 재정지원사업 목표 인원의 60%에 달하는 32만4450명에게 총 881억1100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선지급액만큼 추가활동을 진행하는 식으로 유연히 대처했다.이렇듯 어느 새 수많은 노인의 삶에 깊이 자리한 개발원은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5년에 탄생했다. 노인일자리 참여인원은 꾸준히, 큰 폭으로 증가해 지난해에는 74만명까지 늘었다. 이는 개발원 설립 당시 모델로 삼았던 일본의 실버인재센터 회원수(71만명) 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주요 활동 중 하나인 공익활동은 독거노인이나 조-손 가정 노인 등 취약 노인 가정을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고 말벗 및 생활 안전 점검을 해주는 노(老)-노(老)케어, 복지시설·공공의료시설 등 지역사회 내 필요한 공익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시설봉사 등이 있다. 사업 참여자들은 기초연금 수급자로 한정되며 하루 3시간 이내 월 30시간 이상을 일하고 월 활동비로 27만원을 현금으로 지급받는다.다만 개발원이 진행 중인 여러 일자리 사업 중에서 법상 노동자로 분류되는 사업들이 고용동향 발표에 포함되면서 ‘정부가 돈을 풀어 취업률 부풀리기를 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이에 대해 강 원장은 노인 일자리를 “복지적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인일자리 사업은 사업 자체가 국민연금의 사각지대 빈곤노인의 소득 보충을 위해서 하는 사업입니다. 개발원이 국민연금공단의 노인인력개발센터에서 출발했던 이유이기도 하지요. 국민연금은 사회보험방식의 제도이기 때문에 완전 고용을 중심으로 설계가 돼 있다 보니 비정규직 임시직과 같이 사대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절반가량이 연금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 것을 보충하는 의미입니다.” 강 원장이 지적한 바처럼 한국의 노인 수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빈곤 문제에 대한 해결은 요원하다. 노인 일자리가 필요한 이유다.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올해 803만명에서 2040년 1666만명으로 20년간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018년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3.4%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인 14.8%의 3배 수준이라고 분석했다.강익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이 지난 18일 경기도 고양시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런 탓이 노인일자리 관련 예산은 점점 늘고 있다. 올해 노인관련예산은 국비만 약 18조8900억원이다. 이중 기초연금 관련 14조9414억원을 제외하고 나면 노인일자리 관련 예산은 1조3152억원(33.4%)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강 원장은 노인일자리가 앞으로 더 늘어나야 한다고 봤다. “노인일자리 사업의 정책 대상이 되는 분들은 2035년까지 158만명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공익형과 같이 빈곤한 노인 대상으로 하는 재정지원일자리 사업만 해도 전체 노인의 10.5%수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노인 숫자는 2025년이면 1000만, 2035년이면 1800만이 될 것입니다. 지금도 노인 인구의 68%는 일자리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드려야 한다고 봅니다.”지난해 처음으로 우리나라는 출생인구보다 사망인구가 더 많은 ‘데드크로스’를 겪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출생자 27만6000명, 사망자 30만7000명이 되면서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됐다. 특히 생산가능 인구는 줄어들고 노인이 많아지고 있다. 강 원장은 “생산가능 인구의 부족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역량이 있는 노인들의 인력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는 이 같이 학력 수준이 높고 다양한 욕구와 역량을 보유한 ‘신노년 세대’가 노인층에 진입하는 시기에 맞춰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됐다. 신노년 세대는 1955년에서 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를 일컫는 말로 기존의 노인들보다 학력이나 개인 역량이 크다고 평가된다. 이들이 지난해부터 노년층에 진입함에 따라 개발원도 기존 공익형 일자리와 구분되는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도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2019년 2만개에서 시작해 지난해 3만7000개로 늘었다. 올해는 4만5000개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강익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이 18일 경기도 고양시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 한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강 원장은 신노년 세대가 생산가능 인구로서의 역할할 수 있다고 봤다. 보육교사를 보조하거나 생활지도를 하는 아동 및 청소년 서비스 지원, 새터민 등 정서지원을 통한 정착을 지원하는 식이다. 이외에도 개발원은 신노년 세대의 활동 기회를 확대하는데 힘쓰고 있다. “이들이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직업훈련을 통해서 충분히 생산성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노력이 또 필요한 상황입니다.”전국적으로 60+교육센터는 26곳이 있으며 지난해에는 일자리를 원하시는 노인들에게 상담, 교육, 일자리 연계 등 일련의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노인일자리 통합지원센터가 서울·대전·전주에 신규 설치됐다. 다만 강 원장은 이에 대해 “일자리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직무 전환을 위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려는 노인들의 욕구에 맞게 맞춤형 교육 훈련과 전직서비스를 많이 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것이다.“신노년들은 자기의 전문 역량을 살려 해왔던 일을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싶기 때문에 그런 쪽의 욕구 충족을 시키기 위해서는 신노년  맞춤형 아이템 발굴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뿐 아니라 직업훈련 교육 역량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고 관련해서 고용노동부 중장년 희망일자리센터 고용센터도 협업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장기적으로는 지역 본부 설립과 교육 센터 등이 중요하다. 강 원장은 특히 지역 본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인일자리 사업이라는 것이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개발원은 그 일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의무를 맡고 있습니다. 지역과 일자리 현장과의 전면이 넓어야 하는데 우리 생각한 대로 지역 조직이 크게 확대가 안 되고 있었습니다. 제가 부임한 이후 역점 사업은 지역조직을 확대하는 노력이었고 그 과정에서 지난해에 세 개 지역본부 강원, 전북, 경남 지역본부가 신설됐고 올해 노인일자리 참여자 절대수가 가장 많은 경기지역본부 신설할 예정입니다”오는 6월 말에 임기를 마치는 강 원장은 한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그는 “안정적이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전담기관에 대한 법적지위를 빨리 만들어야 해요”라고 강조했다. 현행 노인일자리 사업은 노인복지법에 근거하고 있으나, 지속가능한 노인일자리 정책 추진 및 내실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노인일자리 법률안이 제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복지부 산하 공공기관 중 근거법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곳은 개발원이 유일하다. 이 부분이 남은 임기 동안 강 원장이 집중할 내용이 될 예정이다.강 원장은 마무리하며 “코로나 이후 정보기술(IT) 기반으로 한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를 만들더라도 공동작업장이 갖고 있는 사회적 가치 사회경제적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함께 일하고 같이 웃고 떠드는 그런 일상이 엄청나게 소중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런 측면에서라도 노인일자리는 이 땅의 어르신들에게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주는 아주 고마운 선물일 것”이라고 말했다.강익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강익구 원장은 누구강익구 원장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제6대 원장이다. 1976년 청평전기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국립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전기공학 학사를 마쳤다. 이후 숭실대학교 노사관계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를 했다.1998년에서 2008년까지 한국노총 홍보본부장을 역임해 노사문제에 대한 관심이 깊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8년에서 2017년까지 10년간 개발원에서 지역본부장, 취업지원실장 등의 현장 경험을 쌓은 뒤 2018년 제6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개발원 근무 경력 덕분에 내부 업무 이해도가 높은 원장으로 꼽힌다.글=용윤신 기자 yonyon@viva100.com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

2021-02-22 13:55 용윤신 기자

[비바100] “나도 한때 주린이였다”…2030에게 던지는 박현주의 인사이트

증권맨 박현주는 1997년 외환위기 속에서 미래에셋캐피탈을 설립하며 월급쟁이를 청산한다. 1998년 12월 국내 최초로 뮤추얼펀드를 도입해 주식시장에 간접투자 돌풍을 일으키더니 1999년 미래에셋증권을 세웠다. 2016년 대우증권을 품에 안으며 국내 1위 증권사 미래에셋대우로 우뚝 섰다.이랬던 그는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렸다. 현재 그의 소속은 미래에셋대우 홍콩 회장. 국내 활동은 뜸하지만, 요즘 너도나도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주린이(주식 어린이)를 위해 입을 열었다.◇ 박현주는 박현주의 삶을 살아야 한다“마흔살 됐을 때 누가 저에게 ‘20대 후반보다 젊게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20대 때 얼마나 고민을 많이 했을까. 그 때(20대) 다 늙어 버렸나’라고 하더군요.”박현주 회장은 “누구나 젊은 시절은 고민스럽다”고 했다. 그도 공포감이 있었다고 한다. 결국 ‘나의 삶을 살아야겠다. 박현주는 박현주여야 한다. 남과 비교하지 말자’고 다짐했다.증권사는 당시 선호직장이 아니었다. 첫 월급은 12만원, 국민들의 인식은 투기판. 그래도 그는 자본시장의 성장을 믿었다. “새로운 시장에서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소수 입장에서 직업을 선택한 것이다.박 회장은 일본 자본시장을 보면서 꿈을 키웠다. 일본어 잘하는 친구한테 매달렸다. “열정은 젊은이의 특권입니다. 너무 두려워 마세요.”◇ “스토리를 만들어라”2016년 박현주는 통큰 베팅을 한다. 대우증권을 손에 쥔 것. 그러면서 그는 “증권산업은 성장산업”이라고 외친다. 그러나 당시 업황은 바닥이었다. 레드오션이라고들 했다.박 회장은 “저금리 시대다. 디지털화로 고객들이 자본시장에 쉽게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한국만 본 게 아니고 글로벌 자본시장에 베팅한 것”이라고 강조한다.박 회장은 캐시플로우, 가치투자 이런 고정관념을 깼다. 그는 “경쟁력 관점에서 기업을 봤다. 이게 미래에셋의 성공스토리”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은행 계좌는 모두 갖고 있지만 증권 계좌는 다 갖고 있지 않다. 증권산업이 성장산업이라고 강조한 이유다.◇ 마중물은 1년치 하숙비그는 스물한살 때 주식을 시작했다. “교수님들이 자본시장 얘기는 잘 안하고, 재미없는 추상적인 강의만 하시더라. ‘실용적이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대학생 박현주는 재무관리 강의를 몇 번 듣고 증권사 객장에 갔다. 담배연기 자욱하고 칠판과 분필만 있었다고 회상했다.그러면서 관심 종목에 대해 리포트를 만들었다. 어떨 때는 맞고 틀리기도 하면서. 30대 초반 박현주는 한달에 100페이지 정도 리포트를 제작했는데, 자산배분 전략까지 곁들였다. 요즘 증권사마다 리서치센터가 있지만 그 때는 없었다.시장 변동성만 보지 않았다. “8월에 주식 사면 11월에는 배당 때문에 오른다. 물론 손해도 봤다”고 했다. 자본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체험한 것이다. 종잣돈은 부모님께서 주신 1년치 하숙비.◇ 책 읽기는 고수와 대화주식 투자에 실패한 사람도 많이 봤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을 만났다. “사람이 까칠하면 안된다. 남의 의견을 듣는 시간은 아까운 게 아니다.” 좋은 조언자를 만나는 그의 자세다.박현주는 책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고수와 대화하는 것이다. 자신과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러면 내가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박 회장은 요즘 해마다 3000~5000페이지 책을 읽는다. 이를 통해 전략을 수립한다. 아직 새로운 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부분도 있다. “‘플랫폼 레볼루션’을 읽고 아마존이나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주식을 샀으면 지금 어마어마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책 내용을 모르면 본인이 소화할 수 있을 때까지 읽으라고 했다. 저자와 대화하듯이, 자신을 한껏 낮추면서.◇ 저축할래, 투자할래“자녀들을 글로벌 자본가로 키워라. 왜 저축만 하는 근로자로 남게 하나. 러다이트 운동(1811~1817년 산업혁명 초기 영국 직물공업지대에서 일어난 기계파괴 운동) 때 노동자들이 기계를 부수지 말고 자본가에게 지분을 나눠달라고 했으면 근로자들이 훨씬 성장했을 것이다. 지금은 혁신이 일어나 자본시장에서 누구나 자본가가 될 수 있다. 근로자는 자본가를 경험해야 한다.”(김경록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사장. 박현주 회장의 조언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김 사장의 말을 먼저 언급한다.)이에 대해 박 회장은 유대인의 철저한 금융교육을 꺼낸다. “세상 살아가는 교육 중 하나가 금융교육이다. 우리나라는 미흡하다. 교육이 새로운 트렌드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또 금융교육은 복지와 연관돼 있다고 강조한다. “과거에는 고금리였다. 투자가 필요 없었다. 지금은 제로금리인데 (교육이) 방향을 못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디서 배워야 하나?직접 경험하는 것, 즉 투자해 보는 게 가장 좋다. 인생의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손해 적게 보려면 종목을 사지 말고 ETF(상장지수펀드) 사고, 그것도 분산해서 월마다 조금씩 사면 큰 문제 없다. 주린이도 분산개념이 중요하다.또 ‘주식이 얼마나 올랐나 내렸나’ 이런 동아리보다 경제를 토론하는 동아리를 추천한다. 또 젊은세대는 단기적 매력을 느끼면 안된다. 성격 급하고 분노 게이지 높다면 주식하지 말라. ETF 해라.◇ 투자의 결과는 사회현상의 산물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에서 정보화 시대를 말했다. 박 회장은 “나는 기술자가 아니었다. 그런데 증권시장에는 많은 정보가 있다. ‘자본시장에 발을 들여놔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그는 “바이오 산업을 이해할 때, 보이는 현상이 재미있다. 그런가 하면 세상이 이렇게 바뀔 수 있겠다고 예측할 수 있다. 바이오 산업에는 사회학도 인문학도 들어 있다. 융합이다. 투자의 결과는 전반적 사회현상의 복합체”라고 설명했다.“2030세대가 성공하면 얼마나 하겠나. 인생은 성공이 아닌 성장 스토리여야 한다. 자기 자신의 능력을 배양하고 사고의 힘이 커지면 누군가 인정한다. 그게 성장이다. 그래서 좌절하면 안된다.”조동석 기자 dscho@viva100.com

2021-02-15 07:30 조동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