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비바100] "혁신기술 개발·해외시장 개척… 이노비즈 관제탑 될 것"

정광천 이노비즈협회장이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혁신중소기업연합회 설립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사진=이철준 PD)흔히 ‘이노비즈’라 불리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중소기업을 지칭한다.이노비즈기업은 연구 개발을 통한 기술 경쟁력 및 내실을 기준으로 선정하기에 과거의 실적보다는 미래의 성장성을 중요시 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술 혁신을 통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미국, 독일 등 OECD 선진국들은 이노비즈기업을 국가경쟁력의 핵심으로 일찍이 정부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 정책을 실시해 왔으며, 이노비즈기업의 양과 질은 각 국가간의 경쟁력을 측정하는 객관적인 척도로 비교되기도 한다.이노비즈협회(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는 세계를 무대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혁신기업 육성을 위해 중소기업기술혁신촉진법 제15조(기술혁신형 중소기업 발굴·육성)에 따라 2002년 설립된 기관으로, 정부의 이노비즈 인증제도 관리를 담당하는 한편, 이노비즈기업들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다.지난 달 21일 제11대 이노비즈협회장으로 취임한 정광천 회장은 요즘 전국 각지를 다니며 이노비즈기업들과 소통하느라 요즘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특히 올해 전북에서 개최 예정인 ‘2024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구 세계한상대회)’의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정 회장은 “제가 이제 시작하는 단계니까 계속 추가로 일정이 나오고 있다”며 “요청하는 곳도 많고, 이벤트도 있어 많이 바쁘지만, 우리 협회가 갖고 있는 역할과 위상이 좀 더 강화됐다고 느끼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정 회장은 ‘항공안전정보시스템’ 솔루션 기업 ‘아이비리더스’를 운영하는 대표이자 이노비즈협회에서 감사, 부회장을 거쳐 협회에서 뼈가 굵은 인물이다.정 회장은 “임기 전부터 지난 15년간의 협회 활동, 20여년간의 기업경영자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이노비즈 기업이 처해있는 상황과 협회의 역할, 발전 방안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며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항공기의 안전을 위해 관제탑에서 이착륙, 비행 궤적 확인 등 다양한 항공 상황에 대한 분석과 해결방안을 제시하듯이 이노비즈협회의 역할은 이노비즈기업의 ‘관제탑’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정 회장을 만나 앞으로 협회 운영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정광천 이노비즈협회장이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철준 PD)- 취임할 때 이노비즈기업의 미래 준비 및 대응 방안과 관련해 맞춤형 교육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중점적으로 추진할 교육연수 프로그램이 있다면.이노비즈기업의 평균 업력은 19년으로 경영 승계가 필요한 기업들이 많다. 그간 닦아놓은 혁신기술 전수와 체계적인 경영 승계를 위해서는 다양한 외부 전문가의 도움이 필수적이므로 ‘제1기 차세대 경영자 아카데미’를 오는 다음달 25일부터 주 1회, 12주 간 실시할 예정이다.또한 EU 수출기업 및 대기업 협력사 등을 대상으로 ESG 실사 대응과 공시, 탄소배출 관리 방안 수립 전략을 교육하는 ‘ESG 사내 전문가 연수 과정’을 다음달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모든 기업의 당면 과제인 디지털 전환(DX)을 위해 스마트공장 도입 기반의 단기과정과 DX 제반 노하우를 제공하는 중기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 제1기 디지털전환 교육연수 과정을 시범 운영했다.교육뿐만 아니라 교육내용을 현업에 즉각 활용할 수 있도록 실습과 현장 중심, 참여 업체 간 협력 활동 촉진이 가능한 연수를 제공할 계획이다.지난해 8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현지 중소기업 대상 공적개발원조(ODA)사업 설명회.(사진제공=이노비즈협회) -이노비즈기업 글로벌화를 촉진하기 위해 ‘이노비즈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과 해외 혁신형 기업과 기술협력 활성화 위한 한-아세안 이노비즈 기업 간 정례적인 교류의 장도 마련한다고 했다. 세부적인 계획이 있는가.이노비즈기업과 국내 기업의 해외 거점, 해외 한인기업, 전문가가 함께하는 ‘이노비즈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한다.아울러 이노비즈협회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을 대상으로 공적개발원조(ODA)·KSP (Knowledge Sharing Program-정책연수)·해외기술협력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유대관계가 형성된 해당국 정부, 공공기관, 기업의 인사도 네트워크에 포함할 것이다.특히 아세안국가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쓸 계획이다.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따라 제조거점이 중국에서 아세안 국가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이노비즈기업 역시 약 18%가 아세안 시장에 새롭게 진출할 계획이 있다. 이노비즈협회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이노비즈기업 아세안 지역 진출 현황‘에서도 총 86개사가 현지법인·지사 설립 등을 완료했으며 베트남, 인도네시아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이에 따라 이미 지난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인도네시아 중소기업 생산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국내 스마트공장 공급기업들의 솔루션 도입 지원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 현재 KSP 사업의 일환으로 이노비즈 제도 전수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베트남 진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는 베트남에 이노비즈 인증제도 전수를 통해 아세안 국가의 혁신형 중소기업 정책 마련을 지원하려 한다.이미 지난해 5월 이노비즈기업의 베트남 진출 지원을 위해 현지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애니파이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애니파이브는 베트남 ’글로벌기술사업화센터‘를 지난해 11월 호치민에 개소했으며 이를 통해 양국 기업 간 매칭 파트너 발굴, 지식재산 기반 기술사업화를 할 수 있는 체계를 조성했다.이밖에도 해외 혁신형 중소기업과의 기술협력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한-아세안 이노비즈기업‘ 간 정례적인 교류를 추진할 예정이다.-우수 이노비즈기업과 벤처캐피탈 간 만남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중점적으로 발굴·투자할 기업군(업종·분야 등)은 어디인가.우수 이노비즈기업 및 회원사의 자금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9월 ’INNO Wave’라는 IR 행사를 개최해 실제 투자연계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연 3회 내외 행사를 개최할 예정으로 기술 활용성·완성도·경쟁력 등의 기술성과 사업화 역량, 시장 전망이 우수한 기업을 발굴하고자 한다.특히 최근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도 주목하는 인공지능(AI), 탄소감축 분야 등의 기업군을 중점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지난 7일 열린 조달청·이노비즈기업인 현장 소통 간담회.(사진제공=이노비즈협회) -혁신기업연합회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는데… 혁신기업연합회를 설립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혁신기업연합회는 그간 소상공인·창업벤처 중심의 정책 방향에서 탈피해 이노비즈기업 등 혁신형 기업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실제 정부 정책에 반영되기 위해 꼭 필요하다.일례로 중소기업중앙회의 경우 업종별 협동조합으로 소상공인까지 아우르는 전체 중소기업의 입장을 대변할 수 밖에 없으며, 혁신벤처단체협의회 역시 복수의결권·벤처기업법 상시화 등 창업벤처 기업 성장을 위한 활동이 중점을 이루었다.이노비즈기업 등 혁신 중소기업은 이미 우수한 경영성과를 기반으로 이미 허리층 기업군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이 스케일업(Scale-up)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 지원이 더해진다면 더욱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 목소리를 내는 곳이 별로 없다.이노비즈협회는 혁신기업연합회의 필요성에 공감해 주요 혁신기업단체인 메인비즈협회, 중소기업융합중앙회와 함께 기관 설립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그간 우리 협회도 신임 회장이 취임하고 메인비즈협회도 회장이 바뀌며 논의가 다소 활성화되지 못한 점이 있었다. 양 기관 모두 회장이 새롭게 취임한 만큼 ‘혁신 중소기업’ 역할 확대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함께 해 나가고, 필요한 정책을 정부에 보다 적극적으로 제안해 나갈 계획이다.- 이제 취임 한달이 되가는데… 어떤 회장이 되고 싶은가이노비즈협회가 지난 20년 동안 성장해왔던 만큼 앞으로 새로운 10년, 20년을 그려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역대 회장님들이 남겨놓은 자산을 잘 보존하는 한편 또 다른 미래의 가치나 방향성을 만들어가야 한다. ‘법고창신(法古創新)’ 이라는 말이 있듯이 과거를 고루한 게 아닌 오히려 자산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다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하지 않겠나. 이노비즈협회가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나가는데 징검다리이자, 동반자로서 의미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또 소통과 참여를 통해 서로 연결하고 협력해 성장과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아울러 다른 협·단체와 협력하고 연대해 정부에도 좋은 정책을 제안하고 잘 할 수 있게끔 노력할 계획이다.정광천 이노비즈협회장이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철준 PD)◇정광천 이노비즈협회장은 정 회장은 1962년생으로 서강대에서 정치외교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삼영합성 전무, 현훈코퍼레이션 대표를 지내다 2003년 항공운항과 항행, 정비, 자격, 항행 시설 등 항공안전 분야의 업무 효율화와 대국민 항공정보 원스톱 서비스 시스템을 제공하는 항공안전정보시스템 솔루션 기업 ‘아이비리더스’를 설립한 뒤 현재까지 이끌고 있다.한국생산성학회 부회장, 행정자치부(現 행정안전부) 전자정부 민관협력위원,서울시 정책자문특별보좌관 등의 이력을 갖고 있으며 한국항행학회 부회장, 서울디지털산업단지 경영자협의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협회장 선거과정에서 혁신과 약속, 책임을 강조했다. 이를 위한 공약으로 △혁신중소기업연합회 설립 주도 △윤리위원회 신설 △개별 맞춤형 사업지원 ‘전담지원센터’설치 △협회원사 1만 개사 달성 등을 공양을 앞세워 11대 이노비즈협회장에 당선됐다.장민서 기자 msjang@viva100.com

2024-03-19 07:00 장민서 기자

[비바100] "힘든 예비맘 대신 출산용품은 남편이 챙기세요"

'엄빠의 가방' 엔히트 박주혁 대표.(사진제공=엔히트)‘엄빠의 가방’은 엄마 아빠가 처음 겪는 임신·출산·육아 과정이 더 멋진 여정이 될 수 있도록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임신과 출산 시 필요한 준비 사항을 제공하고 출산용품을 한 곳에서 모두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예비 엄마 아빠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우리 사회 청년 모두가 아이 낳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 힘쓰고 싶다”는 박주혁 엔히트 대표를 만나 사업 시작 배경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 보았다.- 간단한 본인 소개부터 부탁 드립니다.“엔히트 대표 박주혁 입니다. ‘나를 성장시키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라는 공감대를 갖고 동갑내기 친구와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현재 온라인 몰 ‘엄빠의가방’을 주력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서른여섯 청년입니다.”- 임신·출산 전문몰 ‘엄빠의 가방’ 소개도 부탁 드려요.“엄빠의가방은 엄마·아빠의 가방에 필요한 상품을 모아 놓은 국내 유일의 온라인 스토어입니다. 선배 부모의 추천으로 선별된 유용한 아이템을 소개하고 있어 ‘임신·출산용품 전문 온라인 편집 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임신·출산은 누구나 처음 겪기에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엄빠의가방은 임신·출산 준비사항을 누구나 알기 쉽게 제공하며 제조사별로 판매처가 흩어져있던 수많은 출산용품을 한 곳에 모은 것이 특징입니다. 탐색 시간과 배송비를 절감할 수 있고 불필요한 포장 자원도 줄일 수 있어 많은 예비 부모에게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엄빠의 가방’이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도 궁금합니다. “출산 준비물을 검색하는 사용자의 약 87%가 성인 여성이라고 합니다. 임산부 당사자가 직접 산후용품을 알아보고 구매한다고 볼 수 있죠. 고된 임신과 산후 회복과정을 남편이나 보호자가 대신해 줄 순 없지만, 준비물만큼은 충분히 챙겨줄 수 있을 것입니다. 남편이자 예비 아빠라면 아이를 품고 있는 아내를 위해 출산준비물을 앞장서 챙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출산용품, 육아용품 판매처를 보면 대부분 ‘맘’을 정체성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빠와 가족, 친구, 동료, 출산가정 주변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출산용품을 구매하고, 또 이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스토어를 열기로 했습니다. 우리 시대 청년의 인식 수준에 맞는 온라인 스토어로 출산과 육아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바꿔 갈 수 있다면, 저희의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이 될 것입니다.”- 산모준비물 올인원패키지를 포함해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제품 선정은 어떻게 이뤄지는지요.“처음 출산을 겪는 초산 가정의 눈높이에서 출산 준비 과정의 불편함과 필요 요소를 분석해 50여 가지 상품을 선별했습니다. 무조건 다양한 상품을 전시하기보다 제 때 필요한 상품만을 제공해 고객들의 탐색과 고민의 비용을 최소화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국내 주요 맘카페의 최근 3년 수백만 게시물 데이터와 500여 개 키워드 검색량을 분석했습니다. 경산모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최근 트렌드와 현실적인 고민들을 경청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구성 상품을 계속 추가하고, 새로운 서비스 방향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2년차 신생 쇼핑몰임에도 취급 상품 시장의 약 10%를 점유하며 성장 중입니다. 많은 고객이 ‘엄빠의 가방’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요.“‘저출산이 이렇게 심한데 출산용품이라니, 시장성이 있겠어?’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엄빠의가방은 선례가 없고 자본은 작은 사업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위해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큰 시장과 유행을 쫓기보다는 소수에게라도 현실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일을 하자는 사업 취지가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고객이 엄빠의가방에서 구매하시는 이유는, 그들이 겪은 불편을 진정 이해하고 해소해줄 수 있는 유일한 서비스로 여기기 때문일 것입니다.”- 고객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주로 어떤 소비자가 구매하며 어떤 평가를 하는지 들려주십시오.“엄빠의가방에서 출산용품을 구매하는 고객 중 임산부는 74%이며, 남편이 15%, 나머지가 가족과 주변 지인입니다. 여전히 임산부 비중이 높지만, 출산준비물 관련 키워드 검색 사용자의 87%가 임산부로 추정되는 것과 비교하면, 주변인의 구매비율이 꽤 많은 편입니다. 저희가 꾸준히 예비 아빠와 출산선물 수요자를 대상으로 마케팅한 효과라 보고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녀가 있는 가구의 절반 가량이 1자녀 뿐이라고 합니다. 외동 추세가 가속되며 초산모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아지고 있습니다. 저희 고객 역시 초산모가 많습니다. ‘아무 것도 몰라 막막했는데 덕분에 손쉽게 출산하러 가게 됐다’라는 리뷰가 많습니다. 구매 상품이 좋다는 리뷰 사이사이에 ‘이렇게 구성한 판매자에게 고맙다’라는 리뷰도 수시로 발견됩니다. 많지는 않지만 남편의 리뷰도 올라옵니다. 같은 남자로서 리뷰 작성이 얼마나 익숙치 않음을 잘 알기에 짧은 리뷰 한 줄, ‘아내가 좋다고 하네요’ 같은 문장을 보면 뿌듯해지곤 합니다.”'엄빠의 가방' 엔히트 박주혁 대표.(사진제공=엔히트)- 대다수 청년이 출산은커녕 결혼조차 않으려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를 극복하고 해결할 수 있을까요.“임신과 출산, 육아로 이어지는 양육자의 모습이 더 존경받고 멋있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출산율이 높던 1980~1990년대에는 ‘부모’라고 하면, 모성과 부성이 조명되고 개개인의 안식처이자 사회를 이끄는 원동력으로 연상되었습니다. 지금 가장 인상적인 부모의 모습이라면, 자기를 잃고 희생하는 고된 인간이 먼저 떠오릅니다. 자녀 보호에 극성인 극소수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고 성숙한 삶을 살아가는, 내면이 단단한 인간의 모습으로 부모의 삶이 연상되면 좋겠습니다. 또한 그들이 사용하는 물건부터 여가생활, 사고방식, 삶의 태도까지, 자녀를 양육하며 살아가는 부모의 모습이 더 가치있고 멋지게 선망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정책적인 홍보 수단을 동원하고, 미디어에서는 그런 모습을 더 많이 조명해 주어야 합니다. 지금처럼 아픈 현실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그 속에 익어가는 멋진 인간성도 많이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혼자 사는 삶보다 가정을 이룬 삶이, 부모가 된 나의 모습이 더 행복하고 가치 높게 여겨질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엄빠의 가방의 향후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요.“모든 부모의 삶이 더 편하고 멋져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지금처럼 계속 편리한 구매여정과 좋은 가격의 상품으로 출산, 육아용품 구매고객의 비용을 절감하고 부모 생활을 더 윤택하도록 돕는 아이템을 선별해 소개하겠습니다. 부모의 라이프스타일을 더 세련되고 멋지게 만들어 주는 다양한 제품을 직접 디자인해 소개할 계획입니다. 양육을 통해 스스로를 채워가는 모습을 이뤄갈 수 있도록 유통과 제조를 통해 노력해 가겠습니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4-03-12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100] "유아차 밀며 마라톤 완주 도전할래요"

자칭 ‘러닝 전도사’는 안정은 대표는 임신 9개월 만삭의 몸일 때도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에서 희망과 꿈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한다.(사진제공=런더풀)스스로를 ‘러닝 전도사’라고 부르는 안정은 ‘런더풀’ 대표. 지난해 엄마가 되었지만 만삭의 몸으로 임신 9개월이 될 때까지 러닝을 멈추지 않았던 러닝 마니아다. 달리기의 힘을 많은 사람들과 함게 나누고 싶다는 그는 부모와 러닝 전용 유아차를 탄 아기가 함께 달리는 ‘유아차 러닝’을 기획 중이다. 달리기에 진심인 안정은 런더풀 대표를 만나 그가 달리기를 시작한 동기와 러닝 전도사로서 펼치고 싶은 꿈에 관해 들어 보았다.-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 드립니다.“건강한 달리기를 통해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은 러닝전도사 안정은 입니다. 달리기를 만나면서,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랐던 삶에서 내일이 기대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학생일 때도, 결혼해 아이를 키우면서도 늘 달리기와 함께 하는 중입니다. 달리기가 좋아 러닝 이벤트 회사를 운영하고 많은 사람과 달리며 ‘덕업일치(德業一致)의 꿈을 이루고 있습니다. 풀코스 마라톤은 12번, 250㎞의 몽골 고비 사막 마라톤, 논스톱 100 마일 완주 등의 경험을 했으며, 세계 6대 마라톤인 도쿄·런던·베를린·시카고·보스턴·뉴욕의 대한민국 최연소 완주자이기도 합니다.”- 러닝전도사로 활동 중이신데, 전공은 달리기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제 전공은 컴퓨터공학입니다. 당시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컴퓨터공학과를 지원했고, 큰 무리 없이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개발자가 된 후에야 그것이 제가 원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용기를 내 어릴 적 꿈이었던 승무원이 되고자 다시 취업 준비를 시작했어요. 1년의 노력 끝에 원하던 중국 항공사에 최종 합격이 됐지만, 사드 사태로 인해 취업비자를 받지 못했습니다.약 2년간 기약 없는 기다림이 계속됐고, 새로운 일도 구하지 못한 채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매일 기대하고 실망하길 반복했습니다. 나 자신이 무기력하고 쓸모 없는 존재라고 느껴질 때 우연히 달리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조금씩 다시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고, 어둠 같았던 나 자신과 방에서부터 드디어 헤어나올 수 있었어요. 이런 경험을 통해 현재 무기력하거나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에게 달리기의 힘을 나누고 싶어 함께 발 맞춰 달리고 있습니다.”- 힘든 시기에 만난 달리기를 계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습니까.“‘끝’이 있다는 것이 오히려 새로운 ‘시작’을 이어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달리기를 만나기 전에는 끝이 없는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좋은 대학교, 그 다음은 좋은 회사, 승진과 결혼까지. 기약 없는 취업 비자를 기다리며 점점 더욱 무기력해지고 번 아웃에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달리기에는 뚜렷한 ‘끝 지점’이 있습니다. 전에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끝’ 지점, 피니시라인을 밟아보니 새로운 스타트라인도 누구보다 쉽게, 더 자주 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것이 달리기든 일이든 계속 달릴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안정은 런더풀 대표.(사진제공=런더풀)- ‘런더풀’은 어떤 회사인지 소개해 주십시오.“달리기와 관련된 러닝 이벤트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대한체육회의 815 기념 러닝 이벤트 및 경기도체육회의 ‘런데이 투어’, 수원문화재단 및 경기관광공사 등 여러 지자체와 그 지역을 달리며 여행하고 즐기는 ‘런트립’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활동을 통해 러닝 코칭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기업 사내 러닝 강의도 운영합니다.”- 임신 9개월까지 러닝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힘들거나 몸에 무리가 가진 않았는지 궁금합니다.“9개월까지 즐겁게 달렸습니다. 개인적인 운동뿐 아니라 달리기 행사까지 하며 감사한 시간을 보냈지요. 다행히도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의사의 소견이 없었고, 임신 전에도 꾸준히 했던 운동이기에 가능했습니다. 물론 무리가 가지 않도록 임신 전 달렸던 거리와 속도를 반으로 줄여 달렸습니다.”- 달리기가 좋아 ‘달리당’ 이라는 베이커리 카페도 오픈 했다고 들었습니다.“여행하며 달리기 좋은 러닝코스를 하나 꼽으라면 단연 제 고향이기도 한 수원화성을 추천합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절히 섞여 있어 달리는 재미는 물론 풍경과 역사를 달린다는 경험이 꽤 멋집니다. 더 많은 분과 제가 좋아하는 달리기를, 제가 좋아하는 수원화성에서, 제가 좋아하는 에그타르트를 먹으며 달리고 싶어 ‘달리당’ 베이커리 카페를 열었습니다.한 달에 두 번, 주말이면 손님들과 수원화성을 달리며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수원화성에 대한 역사 안내 가이드도 함께 진행합니다. 달리기는 어려운 것이 아니며, 여행하며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저의 세계 6대 마라톤 완주 메달이 매장에 전시되어 있어 누구나 언제든 편하게 와서 구경할 수 있습니다.”유아차 러닝 마라톤 대회 프로그램을 기획 중인 안정은 대표가 유아차를 밀며 달리기 훈련에 매진하는 모습. 안 대표는 임신 9개월 만삭의 몸일 때도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사진제공=런더풀)- 기획 중인 ‘유아차 러닝’에 관해 소개해 주십시오.“아빠나 엄마 누구나 유아차를 밀며 마라톤 대회에 함께 도전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마라톤 대회 참가를 위해 함께 훈련을 진행하기도 하며, 베리어 프리 길을 달리면서 서울의 유아차로 달리기 좋은 러닝 코스를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이를 발전시켜 남녀노소 누구나 참가 가능한 가족 마라톤 대회도 만들어 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유아차 러닝이 조금 더 친숙해진다면 육아는 어려운 것이 아닌, 여전히 예전처럼 취미를 공유하며 즐길 수 있는 것을 알린다면, 출산율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처음 달리기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걷기’부터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30분 이상 쉬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기초 체력이 생기면 그때부터 조금씩 속도를 올리면 됩니다. 처음부터 1시간 달리기, 10㎞ 완주 같은 큰 목표는 달리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없어 내일도 달리지 못하게 합니다. 지속적인 달리기를 위해 5분 달리기, 6분 달리기처럼 오늘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것부터 하면 됩니다.”-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유아차를 밀며 10㎞부터 풀코스까지 완주하는 것이 제 다음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올해 9월 호주에서 열리는 시드니 마라톤에서 아이와 함께 10㎞ 단축 마라톤에 도전합니다. 아이가 조금 더 큰 이후에는 풀코스 마라톤에도 도전할 계획입니다. 제 도전을 함께 응원해 주세요.”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4-03-05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100] "금융AI 전국민 일상화… 생태계 키우는 역할할 것"

오순영 KB금융지주 금융AI센터장은 "금융에서의 AI 규제나 데이터 활용에서 좀 더 유연한 정책들이 만들어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서비스에 AI를 활용할 수 있고, 금융 AI 분야도 빠르게 성장할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철준 기자)금융과 인공지능(AI)이 만나서 펼쳐나가는 미래 금융산업은 어떤 모습일까. 무엇보다 안정성을 생명으로 삼는 금융에 AI는 어떤 영역에서 어느 정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지 궁금하던 차에 우리나라 리딩뱅크 KB국민은행의 금융AI센터를 방문했다. 오순영 KB금융지주 금융AI센터장.  1977년생인 그의 정식 직책은 KB국민은행 금융AI센터장으로 KB금융그룹 금융AI센터장을 겸직하고 있다.  혁신적인 AI 기술을 금융 분야에 효과적으로 활용해 고객 서비스의 품질 향상과 내부통제 강화를 모색하는 현장의 실무 책임자라고 볼 수 있다. 이외에 공개하기 어려운 정부 및 학회, 직능단체의 위원회 등에서 전문가로서 활동중이다. 오순영 KB금융지주 금융AI센터장. (사진=이철준 기자)◇ “금융AI 존재 이유, 현업과 고객에게 있어”“금융AI센터는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최신 AI 기술을 KB금융 내에서 가장 먼저 검토하고 활용성을 살펴보는 선행기술 조직입니다.” 생성형 AI인 챗GPT가 처음 나왔을 때에도 가장 먼저 확인해서 경영진에게 이 기술이 무엇이고, 조직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보고하기 위해 머리를 싸맸다는 오 센터장.“금융분야는 문서가 많고 복잡하며 고객들의 데이터도 서류를 기반으로 된 게 많은데, OCR(광학문자인식) 기술로 이미지에서 텍스트를 추출하고 의미를 파악하는 AI 기술을 개발해 대고객 및 대직원용 서비스에도 활용하고 있다. 금융 특화된 용어를 잘 아는 언어모델을 내부에서 보유하는 것이 경쟁력이 되겠다고 판단해 내재화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AI 기술을 단순히 도입하고 내재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현업에서 비즈니스에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내부에 확산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오 센터장은 센터의 존재 이유를 현업과 고객에게서 찾는다. “기술이란 활용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AI 기술도 활용을 위해서는 현업 비즈니스팀들에 대한 이해와 협조, 협력이 절실하기 때문에 센터 구성원들에게도 금융AI센터의 존재 이유는 현업의 니즈와 고객에게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금융권 화두인 내부통제 강화 문제도 AI를 통해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내부통제시스템에서의 AI 역할은 결국 사람보다 좀 더 빠르고 신속하게 문제사항을 탐지함으로써 금융사고를 조기에 탐지하고 최소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오순영 KB금융지주 금융AI센터장이 지난 2월 27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통해 금융AI 생태계 조성과 전 국민의 AI일상화를 목표로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철준 기자)◇ “대면·비대면 채널서 AI 활용방안 적극 모색”AI 시대에 은행원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오 센터장은 AI 시대라고 해서 은행원 역할이 크게 변화하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은행원들이 고객을 위해 다양한 배경지식과 자료, 콘텐츠들을 AI를 통해 좀 더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고, 이는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내부 직원(은행원)을 위해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와 대고객서비스를 위해 AI를 활용해서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원할 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개인 고객 맞춤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것인지 고민을 하고 있다. 대면채널과 비대면채널 모두 AI 활용방안들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금융은 고객의 자산을 다루기에 사회 전반적인 영향력이 크다. 그래서 오 센터장은 AI 기술이 온전히 고객만을 위해 고민되어야 한다고 본다. 최신 AI 기술을 도입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처음 도입을 검토했을 때의 목적에 맞게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AI 기술은 도입보다 실제 운영하면서 지속가능성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도입하려는 AI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당 기술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금융업무에 도입이 되어야 한다. AI 기술의 성능은 해당 AI 기술에 반영된 데이터 품질에서도 많이 좌우된다. 공정성과 신뢰성, 윤리성이 필수적이다. 편향성이나 편견이 있어서는 안 되므로 데이터 거버넌스에 대한 고민도 필수적이다. 사실상 이런 모든 것들을 통 들어서 AI 거버넌스라고 부르는데 금융권에서의 AI 거버넌스는 특히 중요한 아젠다이다”◇ “목표는 AI 기술을 현실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것”그는 금융권이 함께 성장하려면 AI 활용차원에서 경쟁구도가 아니라 판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규제 등 현안을 해결하려는 노력에 금융사들이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성형 AI에 대해 금융권의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자산을 관리하는 고객을 챙기는 부분에서 많은 것을 생성형 AI가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시기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야 한다. 지금은 조금씩 시도를 해보는 단계인 것 같다. 직접적으로 고객에게 컨설팅을 해주기에는 아직 보유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고, 규제가 해소되어야 하는 문제도 있다. 당장은 고객이 보기 쉽도록 금융리포트를 요약해서 보내주거나 궁금해 하는 부분을 좀 더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금융은 특히 개인정보보호 등 규제 요소가 많은데 금융의 발전을 위해서든 국민들의 서비스를 위해서든 법규와 규제들을 잘 살펴봐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만약에 용도가 실제 서비스가 아니고 테스트나 연구를 위한 목적이라면 그런 부분에서는 규제를 좀 풀어줘도 된다고 본다. (용도에 구분 없이) 너무 하나로 묶어 (규제해)버리면 그 안에 중요한 정보가 아닌 것도 함께 묶여서 못 쓰는 일이 생긴다”오 센터장의 올해 목표는 AI 기술을 현실적인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것이다. “생성형 AI 기술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이 계속 나오고 있다. 올해는 작게라도 뭔가 적용이 되서 비용이든 고객 측면이든 어떤 형태로든 효과가 나는 게 중요한 의제인 것 같다. 양적으로 많이 보다는 적용을 해봤더니 질적으로 좋다는 게 보여야 한다. 이걸 적용하면 얼마나 시간을 아껴줄 수 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좀 더 다른 일을 할 수 있을 것인지는 계산을 해보면 나오지만 실제로도 그런지를 봐야 한다. AI 기술의 효과를 현업 파트나 비즈니스 차원에서 좀 더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오순영 KB금융지주 금융AI센터장. (사진=이철준 기자)◇ “금융AI 생태계 키우는 역할 할 것”AI 기술 적용과 확산의 최전선에 있는 오 센터장은 미래세대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을지 궁금했다. 오 센터장은 이에 “알파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들고 태어난 디지털 네이티브다. 과거에 우리가 해왔던 투자나 자산관리 방식과 이 세대의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다양한 것을 추구하고 디지털을 좋아한다. 앞으로 큰 손이 될 아이들이고, 이제 막 소비를 시작한 이들이 그 어렵다는 금융 리터러시를 극복하고 어떻게 우리에게 올 수 있을지가 숙제다. AI 기술을 활용하는 차원에서는 비즈니스 조직에서 어프로치 하는 방법과는 다르다. 고민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워낙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한 곳에 정착하지 않는 세대이고 잡아둘 수가 없다. 그 특성을 잘 파악해서 새로운 고객으로 우리가 데려와야 한다는 생각이다.”이쯤 되니 오 센터장은 늘 일에 대해 고민하고 일에 파묻혀 사는 워커홀릭처럼 보였다. 하지만 본인은 고개를 저었다. “노는 걸 좋아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일이 제일 재밌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덕업일치(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인데, 새로운 게 나오면 찾아보고 생각하고 의견을 내고, ‘이건 이럴 것이다’라고 말하는 걸 좋아한다”그가 꿈꾸는 5년 뒤 모습은 무엇일까. “AI나 기술 분야에서 금융은 제도나 모든 것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 분야에서 뭔가 괜찮은 성과를 내보고 싶다. 해외에는 금융의 AI는 이런 것이라는 사례가 많은데 국내에서도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오 센터장은 금융 분야가 AI 활용에 대한 적극적인 도입 의지나 관심은 높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금융 관련 규제나 금융 자체가 가진 신뢰성과 안정성 등의 특성이 금융에 AI를 활용하는데 일종의 허들이 되어왔다고 본다. “금융에서의 AI 규제나 데이터 활용에서 좀 더 유연한 정책들이 만들어진다면 금융 분야는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서비스에 AI를 활용할 수 있고, 금융 AI 분야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금융은 대다수 국민들에게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분야이지만, 어떻게 보면 꼭 가까이 두고 알아야 하는 분야이기도 하다.”오 센터장이 기대하고 추구하는 비전의 하나는 국내 금융 AI의 생태계를 키울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전 국민의 AI 일상화다.◇ 오순영 금융AI센터장은오순영 센터장은 1977년생으로 서울여대 컴퓨터학과를 졸업한 후 2004년 한글과컴퓨터에 입사해 15년 후인 2019년 첫 여성 최고기술책임자(CTO·전무)에 올랐다. 한컴그룹 AI 신사업 개발을 총괄했으며, 한컴그룹 AI 부문 계열사 CTO를 역임하고 AI 관련 계열사 두 곳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지난 2022년 러브콜을 받고 KB금융에 몸 담은 이래 혁신적인 AI 기술을 금융권에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9년 제5회 중견기업인의 날 대통령 표창, 2021년 제22회 소프트웨어 산업인의 날 과기부장관 표창 등을 수상했다.대담=명재곤 금융증권부장정리=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2024-03-05 07:00 김수환 기자

[비바100] "가족은 서로 돕는 파트너… 힘들면 도움 청하세요"

다둥이·다잡러 워킹맘 오현순 대표.아들 셋의 다둥이 엄마로 여행사 대표에서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쇼호스트, 뷰티 인플루언서, 그리고 최근에는 밀키트 사업까지 워킹 맘의 바쁜 삶을 살고 있는 오현순 대표. 그는 “가족은 제가 메고 지고 가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 손잡고 가는 좋은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같은 소극적인 지원보다 다둥이 가족들이 더욱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특단의 혜택을 주문했다.- 간단히 본인 소개 부탁 드립니다.“천안에 사는 오현순입니다. 20대 아들 둘과 초등학생 아들 한 명, 이렇게 아들만 셋인 다둥이 가족입니다. 집에서는 홍일점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띄엄띄엄 출산한 덕분에 육아 종료 시점이 자꾸 뒤로 밀립니다. 본의 아니게 정말 오랜 기간 육아를 하고 있는데요. 막내가 주는 행복이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늦둥이 전도사로도 활약하고 있습니다.”-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이야기해 주십시오. 그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일은 무엇이며, 그 이유도 말씀해 주십시오.“제가 한 때 여행사를 운영했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19로 순식간에 모든 일이 사라졌어요. 갑자기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가 독서와 온라인 세상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 속에서 다양한 인맥을 만나며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 눈을 뜨게 됐죠. 현재는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쇼호스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K뷰티 인플루언서 대회, 슈퍼 인플루언서 라이브 커머스 대회, 판매왕 오디션 등에서 입상하며 주부 인플루언서와 뷰티 인플루언서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라이브 커머스에 도전하면서 다양한 제품을 보게 됐어요. 주부이자 워킹맘이다 보니 먹거리에 가장 관심이 가더라고요.그래서 최근 좋은 기회를 만나서 밀키트 사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조만간 출시될 즉석 국밥인데요, 건강한 음식을 맛있고 편리하게 드실 수 있을 겁니다. 제가 또 워킹맘의 밥 걱정을 누구보다 잘 알지 않겠습니까. 주부의 마음으로 만든 즉석 국박을 기대해 주십시오. 라이브 커머스와 밀키트 사업을 잘 연계해 좋은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광명시에서 진행하는 공정여행 로컬 메이트 1기로도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여행업에 종사했지만 과거의 여행 패턴에서 벗어나 여행지의 환경과 문화를 존중하고 우리의 여행이 그곳의 삶과 문화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변화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속가능한 여행이라는 화두, 그리고 광명의 멋진 모습을 알리는 여행 로컬 메이트로의 올 한 해가 무척 기대됩니다.”- 세 아이의 엄마로 또 다양한 일을 하며 눈코 뜰 새가 없을 것 같습니다. “타고난 성향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잘하는 일이 있잖아요. 저는 집에만 있는 것은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편이라 아이를 낳아 조금만 키워 놓으면 원에 보내 놓고 사회적 활동을 하고 싶어 했어요. 일해서 돈이 생기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제가 외부에서 활동하면서 얻는 효능감이 더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일하고 사람들을 만나면 긍정적 에너지가 쌓이고, 하루하루 조금씩 성장해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무엇보다 좋습니다. 일과 가정 일을 함께 하다 보면 아무래도 힘들 수 있지만 저는 오히려 제 부족함을 받아들였습니다. 모두 완벽해지려는 마음을 버리면 조금은 더 쉬워지거든요.가족은 제가 메고 지고 가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 돕고 밀어주며 손잡고 가는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함은 드러내고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엄마니까 뭐든지 다 잘해 줘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두었습니다. ‘엄마가 이런 부분은 좀 부족한데 도와줄래?’, ‘이건 너희가 더 잘하는 것 같아’ 하며 각자의 역할을 부여하고 협력을 만들어갔던 것 같아요. 대신 도움에 대한 감사의 표현은 애정 가득 담아서 과하게 해 줍니다. 특히 남편을 조력자로 만들어야 삶이 편해집니다. 저희 남편은 부탁에 많이 약해요. 강해 보이고 싶어 하고 능력을 보여 주고 싶어 합니다. (웃음) 남자만 가득한 집에서 저는 그런 부분을 잘 공략했던 것 같습니다.”- 임신과 출산 이야기도 들려 주십시요.“육아를 혼자 하면 지치고, 참다 보면 억울해 졌어요. 둘째를 낳고는 두 아이를 양육하다 보니 지치고 예민해져서 작은 일에도 화가 나고 억울함이 쌓여갔어요. 남편에게도 가장 바빴던 시기라 육아를 함께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예민해지다 보니 누가 더 희생하고 있는지를 저울질하며 다툼을 하기도 했습니다. ‘왜 나만 이렇게 힘들어야 해?’ 화법이 싸움에서 가장 안 좋더라고요. 상대 역시 ‘왜 나만 이렇게 힘들어야 해?’라고 생각하는 영역이 있기 마련이거든요. 비난은 또 다른 비난을 가져올 뿐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전 솔직하게 제 감정을 담담하게 설명했습니다. 최대한 감정을 빼고 전달하려고 했어요. 힘들 때 괜찮은 척, 이해하는 척 하지 않았습니다. ‘힘든 부분은 이래서 힘들다’, ‘이런 부분은 이렇게 또는 저렇게 해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했습니다. 아이들과의 대화에서도 너보다는 나에 맞춰진 대화를 했습니다. 물론 저희 아들들이 대한민국 평균 남자보다 공감력이 좋았기에 가능했을 수 있습니다. 엄마 아빠 모두 말하기를 즐기다 보니 아이들도 수다스러운 편이거든요.”다둥이 엄마로, 다잡러 워킹맘으로 하루하루 바쁘게 살고 있는 오현순씨 가족.- 세 형제를 육아하면서 어떤 점이 힘들었습니까? 또 정부와 지자체에서 어떤 지원을 해 주면 좋을 런지요.“제가 사는 천안은 다둥이가 워낙 많습니다. 신도시 쪽은 아이가 셋인 가정이 정말 많고요. 그러다 보니 지자체 지원이 많지 않습니다. 사실 저는 자녀의 나이 터울이 크게 나다 보니, 다둥이 혜택은 거의 받지 못했습니다. 아이도 셋이고 들어가는 비용은 많은데 첫 아이가 만 18세가 넘어가면서 다둥이 혜택에서 많은 부분이 제외되더라고요. 이런 건 조금 아쉬웠습니다. 최근 두 자녀부터 다둥이 혜택이 주어지긴 합니다만 여전히 약간의 세금, 교통비, 돌봄 등의 소극적 혜택이라 별로 체감을 하지 못하고 있어요. 피부로 느껴지는 혜택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출산을 극복하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현재 정책은 아이 있는 가정이 집 매매 때 대출금리 인하 또는 출산 시 단기적 금전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저는 출산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 행복한 가정생활을 꾸려 갈 수 있도록 돕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정의 구성원이 안정감을 느끼고 행복해야 미래를 꿈꿀 수 있습니다. 그래야 아이도 낳고 건강하게 양육도 할 수 있습니다. 출산과 육아의 불안과 두려움을 줄여줄 수 있는 모든 부분에 국가가 선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성은 경력 단절에 따른 가정경제의 수입 축소와 재취업에 대한 불안을 갖게 됩니다. 국가는 결혼 후 한 가정이 아이를 출산하더라도 기존의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도록 주거와 보육, 교육, 노동환경 등의 대안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복지가 잘 되어 있는 유럽의 일부 국가는 아이들이 유치원 생활을 시작하면 식비를 제외한 비용이 거의 들어가지 않아서 아이가 한 명이거나 두 명이거나 큰 차이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유럽은 세금을 많이 징수하는 나라인 만큼 우리가 그들처럼 할 수는 없겠지만, 아이를 낳을수록 삶이 손해라는 인식이 있는 한 출산율을 올리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한국은 교육에 대한 과도한 경쟁의식 때문에 유럽처럼 공교육 올인원시스템으로 가기는 힘들 겁니다. 다만, 출산 전후 체감하는 삶의 환경 변화를 최소화할수록 출산에 대한 거부감은 줄어들 것입니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4-02-27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100] "'쫄삼겹'의 환상 조합으로 세계인 입맛도 잡겠다"

명노용 앤리치 대표는 "향후 창업 외식 시장의 트렌드는 MZ세대, 스토리, SNS마케팅 3개의 키워드가 될 것"이라며 "외식업 창업을 준비하기 위해선 시장 흐름과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사진=이철준PD)“고돼지의 ‘삼겹살+쫄면’ 대표 조합을 내세워 K삼겹살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 한식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싶습니다.”배달 삼겹살 전문점 ‘고돼지’를 운영하는 앤리치 명노용 대표의 말이다.국내 온·오프라인 외식업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고 그 변화의 흐름도 해마다 달라지고 있다. 특히 가게 운영만으로도 벅찬 자영업자들은 트렌드가 바뀔 때마다 모두 반응하고 따라가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여기에 최근 고물가, 인건비 인상·경기침체까지 부담이 더해져 배달 전문 창업도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그러나 ‘삼겹살’과 ‘쫄면’의 새로운 메뉴 조합으로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는 기업이 있다. 2017년 창업을 시작으로 올해 2월 기준 전국 100호점 매장 돌파를 앞둔 배달 삽결살 전문점 ‘고돼지’가 그 주인공이다.배달 삼겹 시장의 새바람을 불러온 ‘고돼지’를 운영하는 앤리치의 명노용 대표는 2008년 23살 군대 제대 이후 친동생(명노창 앤리치 부사장)의 아르바이트 소개로 외식업에 첫 발을 들였다. 당시 명 대표는 은평구 소재의 ‘장충왕족발’에 1년 간 일한 뒤 24살에 관악구 신림동에 ‘장충왕족발’ 창업을 시작했다.명 대표는 “족발집에서 일하면서 수많은 고객을 상대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만족스러운 한 끼’를 제공한다는 것이 얼마나 보람차고 뿌듯한 일인지 느끼게 됐다”며 “족발집을 운영하다 보니 한 가지 메뉴는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했고, 여러 메뉴를 추가해 배달 야식집으로 종목을 변경해 경쟁력을 쌓아갔다”고 밝혔다.명노용 앤리치 대표가 첫 가맹 사업에 뛰어들었던 계기와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그는 족발집에서 쌓은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2년 한식 야식 브랜드 ‘라이징 푸드’, 2013년 ‘달려라 밤참’ 론칭을 시작으로 가맹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2014년 외식 전문가 임민혁 이사가 합류하면서 단순한 음식 장사를 넘어 외식사업으로 시스템을 갖춰 나갔다.가맹 사업을 시작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명 대표는 “신림동에 장충왕족발 매장을 오픈하고 몇 개월 뒤 2010년 돼지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돼지고기와 족발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했다”며 “가격이 너무 올라 경제적으로도 힘든 시기였는데, 그 다음해에 바로 족발 육수 대장균 이슈가 터지면서 족발집들이 무더기로 폐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창업 시작 2년 만에 큰 이슈를 두 번이나 겪은 명 대표는 험난한 외식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연스레 지금의 사업 아이템인 ‘고돼지’를 구상하게 됐다. 특히 삼겹살이 한국인들의 소울 푸드로 대중적이고 흔한 음식이지만 그동안 외식 메뉴로만 여겨졌던 점을 노렸다.그는 “2017년 배달플랫폼이 활성화 되던 시기에 수많은 야식 메뉴에 밀려 한국 야식 브랜드 가맹사업의 어려움을 느꼈다”며 “다른 매장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단일 메뉴로 전문성을 높이자는 목표를 가지고 고돼지를 론칭했다”고 브랜드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고돼지의 시그니처 메뉴는 ‘삼겹살’과 쫄면이 함께 구성된 ‘쫄삼세트’다. 기존의 ‘냉면’과 ‘삼겹살’ 조합만을 강조하던 고정관념을 깨고 색다른 삼겹살 메뉴를 도입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메뉴 경쟁력을 끌어올렸다.국내 배달 플랫폼에서 최초로 1인 메뉴를 선보인 점 역시 소비자 니즈를 만족시켰다.명 대표는 “창업 아이템 선정 당시 사람들이 집에서 해먹기 불편한 고기를 어떻게 하면 편하게 먹을 수 있을까 수없이 고민했다”며 “1인 가구가 점점 증가하는 점도 고려해 1인 전용 메뉴를 출시했고, 2016년 고돼지가 최초로 1인 메뉴를 배달앱에 선보였다”고 말했다.명노용 앤리치 대표가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2018년 8월 ‘앤리치’ 법인 설립과 함께 시작한 고돼지 가맹사업은 2024년 2월 기준 전국 100여개의 가맹점으로 확대됐다. 또한 2023년 중소기업 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우수프랜차이즈’에 선정됐고, 서울시 ‘우수기업 하이서울’ 선정, 여성가족부 주관 ‘가족친화기업’에 선정됐다.‘고돼지’ 가맹점이 100호점을 돌파하면서 본사와 가맹점 간의 상생이 사업에 필수 요소로 떠올랐다.명 대표는 “100호점을 돌파했지만 현재까지도 ‘1인 가구의 고객이 원하는 구성은 무엇인지? 소비성향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등 직원들에게도 항상 의문을 가지고 운영하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식업에 종사하는 점주들에게도 합리적인 운영프로세스, 체계적인 마케팅, 운영점주들을 위한 다양한 제도 지원 등 단순히 장사만 하는 점주가 아닌 함께 하는 동반자로서의 운영방침을 지켜오고 있다”고 덧붙였다.이외에도 최근 외식업 인력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로봇 등 자동화 시스템 도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명 대표는 “고돼지는 한국공학대학교와 협력해 자동화 기계 장비를 도입했다”며 “통돌이 기계, 손목부담이 없는 롤러웍 등 자동화 조리 시스템을 구축해 외식업계에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그는 “처음부터 국내 시장만을 위해 브랜드를 론칭한 것이 아니었다. 사업의 다각화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022년 연구개발전담부서를 설립했다”면서 “한국의 전통식문화에 각국의 현지에 맞는 레시피 조정 등을 거쳐 해외 전용 메뉴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필리핀 마닐라 식품박람회에 참가했는데, 이를 시작으로 올해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대만, 베트남 박람회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명노용 앤리치 대표가 향후 창업 외식 시장의 트렌드 전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명 대표는 향후 창업 외식 시장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크게 △MZ세대 △스토리 탐닉 △SNS 마케팅 등 3개의 키워드를 향후 외식시장의 변화를 이끌 트렌드로 꼽았다.명 대표는 “우선 MZ세대는 기존의 외식 트렌드를 거부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MZ세대를 겨냥한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이색 메뉴와 서비스가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반적인 식사와 외식의 개념을 확실히 구분해 식사로 지출되는 비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배달로 시켜먹는 김치찌개는 1만2000원의 가격대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면, 맛집에서 줄서 먹는 김치찌개는 2만원 가격대도 적정한 금액으로 생각하고, 여기에 교통비와 시간도 따로 투자 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는 뜻이다.두 번째로 꼽은 ‘스토리 탐닉’은 소비자들이 단순한 음식을 넘어 그 음식에 담긴 스토리와 가치를 추구할 것이라는 게 명 대표의 분석이다. 그는 “스토리 탐닉 트렌드에 맞춰 올해 외식업계는 브랜드와 음식의 스토리와 가치를 강조하는 마케팅을 전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마지막으로 꼽은 배달앱을 활용한 SNS 마케팅에 대해서 명 대표는 “배달 시장이 계속해서 확대되면서 외식업계는 배달앱을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며 “SNS와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소비자들이 메뉴를 먼저 확인하고, 음식점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식업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라면 이러한 시장의 흐름과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으며, 가맹점과의 상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본사와 창업 계약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2024-02-26 07:00 박자연 기자

[인터뷰] 김춘진 aT 사장 "저탄소식생활, 생활습관부터 생산·유통·가공 등 먹거리 전 과정서 변화 필요"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이 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보고서에서 기후위기의 원인이 ‘사람’으로 꼽혔다. 원인이 인간이라면 해결책도 인간일 수밖에 없다. 저탄소 식생활이 지구촌 전체에 확산돼야 하는 이유다.”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은 최근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당장 코앞에 닥친 기후위기와 식량안보에 대응해 개인의 생활습관부터 생산·유통·가공 등 먹거리 전 과정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농수산식품산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올해로 출범 57년을 맞았다. 국민의 먹거리인 농수산물의 수급안정부터 유통구조 개선, 수출진흥, 식품산업 육성 등을 수행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복합위기로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도 여러 사업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지난 2021년 100억 달러를 최초 돌파한 농수산식품 수출은 지난해 120억 달러를 돌파하며 3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해외 각국에서 ‘김치의 날’이 제정됐다. 세계 최초의 ‘온라인 농산물도매시장’이 열렸으며, 군부대·유치원·복지시설 등 국내 공공급식 전반에 걸쳐 안전하고 투명한 식재료 거래를 지원하는 ‘공공급식통합플랫폼’의 거래실적도 2년 만에 32% 이상 급증한 3조 7000억원을 기록했다.김춘진 aT 사장은 “올해에도 ‘농어업인의 소득증진과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라는 설립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며 세세한 계획이 담긴 청사진을 내놨다.-코로나 19 팬데믹 이후에도 전쟁, 공급망 재편 등 경제적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았음에도 농수산식품 수출에서 가시적인 성과들을 거뒀다. 올해는 또 어떤 새로운 목표를 세워 추진하나.“농수산식품 수출액은 지난 2021년 113억 7000만원, 2022년 119억 6000만원, 지난해 120억 2000만원이었다. 팬데믹으로 전 산업이 어려웠던 시기에도 꾸준히 성장해왔다. 올 한해도 대한민국 농수산식품 수출 1000억 달러 시대를 향해 지속가능한 농수산식품 산업기반 조성, 안전한 먹거리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먹거리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저탄소 식생활’ 글로벌 확산 △전 세계 ‘김치의 날’ 제정 확대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식량·식품 종합가공 콤비나트’ 조성 등이다.”-기후변화에 대응해 전 세계가 분주하다. 식품 분야 탄소감축도 필수적인데, 공사에서 추진 중인 저탄소 식생활에 대해 소개해 달라.“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1%가 먹거리에서 나온다고 한다. 공사는 국민 먹거리를 책임지는 공공기관으로서 먹거리의 생산-유통-가공-소비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저탄소 식생활 실천 운동으로 지구 살리기 원인요법을 실시하고 있다. 저탄소 식생활은 저탄소·친환경 농축산물 및 해조류 등 수산물과 탄소배출 감축 로컬푸드로 식단을 구성하고, 가공 처리 시 버려지는 농수산식품 폐기물을 최소화하며 ‘잔반 없는 식사’를 함으로써 움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글로벌 식생활 개선 운동이다. 특히 흙에 탄소를 가두는 무경운 농법,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친환경·저탄소 농법 및 양식업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과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이룩할 수 있다. 또 탄소 저장고인 토양과 해양을 건강하게 보존해 탄소 중립 가속화에 기여하는 효과도 있다. 가공 처리 시에는 일회용품과 과대포장 사용을 최소화하고 친환경 에너지 사용 최대화 하기, 소비 단계에서는 계획적 소비로 음식 남기지 않기 등으로 모두가 힘을 보탤 수 있다. 공사는 지난 2021년부터 전국 34개 행정·교육 광역자치단체 및 협회·단체·해외업체 등 36개국 630여 개 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매주 수요일을 ‘저탄소 식생활의 날’로 정해 먹거리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저탄소 식생활 운동의 글로벌 확산을 목표로 한다고 했는데, 전 세계인의 동참을 독려하기 위한 계획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나.“지금 세대가 아름다운 지구를 후손에 물려줄 수 있는 마지막 세대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먼저, 지난 2021년부터 각국의 유력 식품바이어 및 기관 등과 MOU를 통해 캠페인 확산 발판을 다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풀러턴(Fullerton)시, 캄보디아 농림수산부, 미국령 괌, 글로벌 기업인 아마존과 까르푸, 타오바오·티몰그룹, 이베이 재팬 뿐아니라 세계한인무역협회(World OKTA) 등 재외동포 경제단체 그리고 중남미한국식품연합회, UAE국제인증기관 걸프틱 등이 함께했다. 또 지난해 9월 블루푸드의 우수성과 해양생태계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 ‘수산물데이’를 선포했고, 11월에는 세계 한인 조직과 주요 K-푸드 바이어들과 함께 먹거리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글로벌 저탄소 식생활의 날’을 선언했다. 국외에서는 미국 텍사스주가 10월 14일을 ‘저탄소 식생활 글로벌 그린푸드 데이’로 선포하며 결의문을 전달했고,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가 12월 7일을 ‘저탄소 식생활의 날’로 선포하고 실천 운동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내용의 선포문을 전해왔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12월에는 저탄소 식생활 캠페인에 앞장서는 공사의 노력에 대해 미국 워싱턴D.C. 뮤리엘 바우저 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주도적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국제 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과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또 K-푸드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수출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실제로 K-푸드의 대표선수라 할 수 있는 ’김치‘도 해외에서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공사에서는 ’김치의 날‘ 확산에도 앞장서고 있지 않나.“그렇다. 지난 2020년 국내에서 제정된 법정기념일인 11월 22일 ’김치의 날‘이 이제 해외에도 제정되며 우리 김치의 인기와 위상을 전 세계적으로 공표하게 됐다. 미국의 심장부인 수도 워싱턴D.C를 포함해 캘리포니아주, 버지니아주, 뉴욕주, 하와이주 그리고 최근 주지사 승인까지 완료돼 법정기념일로 제정된 뉴저지주 등 미국 12개 주와 시에서 제정 및 선포됐다. 또 브라질 상파울루, 아르헨티나, 영국 런던 킹스턴 왕립구에서도 기념일로 제정되는 결실을 이뤘다. 지난해에도 미국 연방 의회에 ‘김치의 날’을 공식기념일로 지정하자는 결의안이 제출됐고, 12월 연방 하원 본회의까지 올라갔다. 최종적으로 미국 연방정부 차원에서 ‘김치의 날’이 공식기념일로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여러 노력들에 힘 입어 수출 실적도 성장했다.“2020년 2300만 달러였던 대(對)미 김치 수출은 미국 내 ‘김치의 날’ 지속 확산과 더불어 지난해 약 4000만 달러까지 성장했다. 2020년 대비 약 73%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한 것이다. 김치는 전 세계 93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김치가 면역력 강화 식품으로 주목 받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김치의 전 세계적 인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 앞으로 외국인 맞춤형 상품 및 기능성 김치 등 지속적인 김치 개발을 통해 향후 한국김치가 글로벌 건강식품으로서 K-푸드 수출 품목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세계 모든 나라의 식당과 가정집에서도 김치를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이 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최근 냉동김밥에 대한 인기도 대단하다. 인기의 비결과 이러한 K-푸드 확산이 국내 식품산업 어떤 효과를 미친다고 보나.“냉동김밥은 K-푸드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급속동결 냉동기술과 해동기술 등 우수하고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장기보관이 용이해 현지인들이 쉽게 소비할 수 있다. 또 김과 밥을 기본으로 다양한 채소를 단백질과 함께 섭취할 수 있어 영양 균형이 잘 잡힌 건강한 한 끼 식사이지 않나. 냉동김밥의 인기는 국산 쌀과 다양한 농산물 그리고 김 소비의 새로운 활로가 되고, K-푸드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이라는 프리미엄 이미지까지 구축되니 한국식품의 수출경쟁력 강화 및 농어가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간편식 선호 트렌드와 한류 열풍으로 가공식품 수출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는 다양한 K-푸드 수출 유망품목을 발굴, 육성하고 있는데, 향후 계획이 있나.“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은 120억 2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 라면, 과자, 쌀가공식품 등 가공식품의 수출은 75억 4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도 K-푸드 수출 신기록 갱신을 위해 수출 유망품목을 발굴·육성하는 ’미래클 K-푸드 프로젝트‘ 및 ’수출상품화 지원사업‘ 등 다양한 수출지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수출경쟁력 확보 △물류기반 강화 및 수출시장 다변화 △온라인 시장개척을 중점 추진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단장을 맡은 ’K-푸드 수출확대 추진단‘을 연중 가동해 업계 동향 파악과 현장애로 해소에도 힘쓸 생각이다.”-온라인 농산물유통시장을 통해 유통비용 절감의 효과가 도드라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활용 방안 등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시공간 제약 없이 전국 단위의 비대면 거래가 가능한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 지난해 11월 전 세계 최초로 출범했다.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시범 운영하는 2개월 간 일 평균 거래 금액이 약 1억 7000만원에 달했다. 앞으로도 성공적 안착을 위해 현장 수요를 반영한 품목 확대 및 가입기준 완화 검토 등 시장조성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오는 2027년까지 3조 7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대담: 권순철 정치경제부장정리: 임지원 기자 jnews@viva100.com◇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김춘진 사장은 1953년 1월 전북 부안군에서 태어났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경희대학교 치의학과 졸업 후 경희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인제대학교 대학원에서 보건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치과의사로 활동하며 1986년부터 2002년까지는 김대중 전대통령의 치과 주치의를 역임하기도 했다.지난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전북 부안군-고창군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고, 이후 열린우리당 제3정책조정위원장을 역임했다.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통합민주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 전북 선거구 중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되기도 했다.이후 꾸준히 정치 행보를 이어오다 2021년 3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2024-02-19 13:25 임지원 기자

유희태 완주군수 “전북 최대규모의 산단 '경제도시'로, 만경강 기적 프로젝트 '명품도시'로”

유희태 전북 완주군수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수소도시 발전전략을 밝혔다. 유희태 완주군수가 브릿지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한성천 기자)-수소특화 국가산단은 어떻게 추진하게 되었는지요?“완주군은 미래 산업·경제의 중심이 될 수소 산업에 선도적으로 참여했고 2019년 울산·안산과 더불어 전주·완주가 수소 시범도시로 선정됐다. 수소는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무탄소 청정에너지원으로, 수소 산업은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한 필수적인 사업이며, 이미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수소 산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완주군은 2020년에는 전북 최초로 민관협업 방식의 수소충전소를 운영중이며, 수소용품 검사지원센터, 신재생 연계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안전성 평가센터 등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수소 인프라를 착실히 갖춰왔다. 또한, 완주군 산업단지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공장에서는 세계 최초로 수소트럭을 생산했고, 수소트럭과 버스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 외에도 완주군에는 40여 개의 수소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집적화되어 있다. 현재 완주군은 수소특화 국가산단 조기 조성에 총력을 기하고 있다. 2025년 착공,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총력 지원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으며, 연매출 10조원 달성, 수소기업 100개 유치, 일자리 1만개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유희태 완주군수가 브릿지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한성천 기자)-예상되는 경제적 효과는?“지금까지 완주군에는 완주산단, 과학산단, 테크노밸리 제2산단 등 6개의 지방산단이 있었으나, 수소특화 국가산단 50만 평이 추가되며 전북 최대 규모의 산단이 된다. 국가산단 조성 사업비만 5648억 원이 투입되며, 수소산단이 조성되면 2만7000여 명의 고용창출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수소특화 국가산단이 조성되면 수소 전문기업 유치,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 나아가 산업구조 재편 등 ‘선순환의 고리’가 될 것이다”-최근 완주군이 물류거점도시로 떠오르고 있는데 기업유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완주는 호남권 최고 수준의 교통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고속도로 진출입이 가능한 IC가 6개 이상 있고 전국 어느 곳이나 2시간 내로 갈 수 있는 교통 편리성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완주 산업단지는 고속도로와 인접해 있어 물류산업에 유리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수소특화 국가산단과 삼봉지구, 군청사를 연계한 국대도 신설을 위해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 반영을 추진하고 있으며, 완주산단-국가식품클러스트 산업선(철도) 건설을 위한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추가 광역교통망(SOC)이 확충된다면 호남 최고의 물류 거점도시로 성장할 것이며 이를 방증하듯, 지난해 로젠(주), 진로지스틱, 동원로엑스, BYC, 세방 등 국내 유수 물류업체가 완주를 찾아 테크노벨리 제2산단 내 10만여평(32만9620㎡) 규모의 물류용지가 완판됐다”-새벽형 인간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어떤 일을 주로 하시고,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요?“새벽 일찍 기상하여 새벽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기업은행에 재직할 때부터 새벽 시간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새벽 일찍 활동하고, 일찍 귀가해 내일을 준비한다면 더 큰 경쟁력을 가지고 성공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현장을 확인하고, 주민들을 만나다 보면 완주군에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만경강 기적 프로젝트, 완주경제센터 등 3대 센터 설립 등이 바로 현장에서 답을 얻은 케이스다.-완주의 미래는 어떤 모습입니까?“‘모두가 누리는 미래행복도시 완주’라는 슬로건에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다. 그래서 올해 목표를 풍요로운 대한민국 1등 경제도시, 만경강 기적 프로젝트, 안전하고 편안한 행복지수 1위 도시로 정했다. 기업과 사람이 몰려오고, 누구나 살고 싶은 완주, 그것이 제가 꿈꾸는 완주의 미래다”완주=한성천·장원석 기자 hsc924@viva100.com

2024-02-19 06:00 장원석 기자

[비바100] 이정한 여성경제인협회장 "선배 여성기업인이 겪었던 시행착오, 후배들은 겪지 않았으면"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사진=한국여성경제인협회)“선배들이 그동안 겪었던 수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후배들이 반복해서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10년, 20년 뒤 후배 여성기업인들의 자신의 회사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시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의 말이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여경협)는 1971년 세워진 ‘대한여성경제인협회’를 모태로, 1999년 ‘여성기업 지원에 관한 법률 제13조’에 의거하여 설립된 한국 최초의 ‘법정 여성 경제단체’로, 여성기업의 창업촉진, 판로확대, 일자리 지원 등 여성경제인의 이익 증진과 여성기업 활동 촉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월 제 10대 여경협 회장으로 당선된 후 여성경제인의 권익 향상과 여성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애써온 이정한 여경협 회장을 만나 취임 후 성과와 2024년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 취임한 지 만 2년이 지났는데 그간 소회를 말해달라. 또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보냈다. 모든 순간이 즐겁고 값진 시간이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최대한 많은 회원사(여성기업 현장)를 방문하려 노력했다. 임기 초 협회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일반회원제도’를 신설해 2700명 대였던 협회 회원 수가 현재 9000명을 넘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또 미래여성경제인육성사업과 여성기업주간이 신설되고, 그 영향으로 정부(중기부)의 여성기업 육성 사업 예산을 처음으로 100억 이상 확보하게 된 것도 뜻 깊은 기억이다.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사진=한국여성경제인협회)- 아직까지 여성기업에 대한 조명이 크지 않은 것 같다. 여성기업의 경영 여건과 애로사항에 대해 말해달라 우리나라 여성기업 수는 갈수록 증가해 현재 314만 개로, 전체 기업의 40%를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여성기업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10%에 불과하여 아직 더 많은 발전과 성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성기업도 남성기업과 별반 다르지 않아 대부분 판로확보, 자금조달, 인력 부족 등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와 고도의 전략, 그리고 무엇보다 폭넓은 네트워크와 탄탄한 인프라가 필요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여성기업이 남성기업에 비해 규모가 작고, 정보를 주고받을 네트워크와 인프라가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면서 우수한 여성 인재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고, 제도적으로도 남녀의 차이는 사실상 없다. 기술력과 제품의 우수성만 보더라도 여성기업이 남성기업에 절대 뒤지지 않고, 오히려 더 뛰어난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녀기업의 격차가 나타나는 건 결국 보이진 않더라도 분명한 벽이 존재한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모두 알 것이다. 오로지 좋은 품질의 제품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기업 경영에는 반드시 네트워크와 인프라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여성기업은 아직 그 부분이 남성에 비해 많이 약하다. 남성기업과 동등한 선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반열에 오를 때까지 국가 차원에서 더 다양한 시각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여성기업 육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 기업중 여성기업의 비중이 40%에 달하지만, 여성기업의 수출비중은 10%에 불과하다고 한다. 여성기업의 수출 활성화를 위해 여경협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있다면 여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22년 여성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기업의 경영활동 애로사항 중 판로 활동 애로사항이 44.6%로 가장 많았으며, 판매 활동 애로사항 중 ‘내수위축’이 72.3%로 가장 높았다. 내수시장이 포화 상태인 상황에서 수출 확대와 신시장 개척은 중요한 돌파구다.하지만 2022년 여성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수출 경험이 있는 여성기업은 1.5%에 불과해 여성기업이 얼마나 수출에 취약한 상황인지를 알 수 있다. 수출 활동 애로사항으로는 물류비용부담, 해외바이어 발굴 어려움, 해외시장 정보 부족, 무역 전문 인력 부족 순으로 많이 언급됐다. 우리 협회는 여성기업의 수출 애로 해소를 돕고, 글로벌 판로 확대를 위해 아래와 같이 노력하고자 한다. 먼저 해외 유통망을 갖춘 대기업 및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여성기업의 수출을 돕고자 한다. 이미 많은 대형 유통사들이 해외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미용, 생활용품, 식품 등 여성기업이 특히 잘하는 제품군을 중심으로 해외에 진출한 유통 플랫폼에 입점 시켜 수출을 돕고, 해외 인프라를 갖춘 유관기관과 활발히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또 올해에는 여성창업기업의 수출 지원을 준비 중이다.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여성 창업기업에 해외 진출을 위한 사전 교육, 컨설팅, 홍보 및 마케팅 지원,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정보 및 해외 전시회 등 참여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끝으로 세계여성경제인협회(FCEM)을 비롯한 해외 여성경제단체 등과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통해 여성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사진=한국여성경제인협회)- 여경협은 여성경제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여성경제연구소는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가. 또 앞으로의 활동 방향과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1999년 ‘여성기업법’ 제정으로 여성기업 지원 정책이 펼쳐치고 있지만, 여성기업을 경제주체가 아닌 사회적 약자로 인식하여 지원하는 수준으로 다양한 여성기업 정책 발굴이 미흡한 상황이다. 그래서 우리 협회는 2019년 여성기업 연구를 전담으로 하는 여성경제연구소를 설립했다. 여성경제연구소는 여성기업 관련 기초 통계자료 구축과 조사연구를 하며 여성기업 육성과 발전을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국내 유일의 여성기업 연구기관이다. 다른 여성 관련 연구기관은 여성 노동 및 인권 등에 초점을 맞춘 연구가 대부분이어서 여성기업 관련 연구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사실상 우리 여성경제연구소가 유일하게 여성기업 관련 통계 및 자료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연구소가 매년 발간하고 있는 ‘여성기업 실태조사’는 여성기업 대한 국내 유일의 국가승인 통계로, 연구소가 ‘통계작성지정기관’으로 지정된 2019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통계청의 품질진단 평가에서 ‘우수(최고등급)’ 통계로 평가받고 있다. 2022년에는 통계청으로부터 체계적인 운영 및 관리 등 통계품질 제고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기획재정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여성경제연구소는 팀 단위 정도의 업무만 수행 가능할 정도의 매우 작은 규모로 여성기업 관련 연구·조사 활동에 있어서 많은 한계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성기업 육성을 위한 체계적이고 시의성 있는 정책 마련을 위해 다양한 조사·연구가 가능하도록 국가 차원에서 여성경제연구소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예산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취임 이후 여성기업주간이 법정 행사로 열리고 있다. 여성기업주간에 대한 느낌이 남다를 것 같은데, 올해는 어떤 식으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인가. 전년에 비해 바뀌는 부분이 있다면. 2016년부터 2022년까지 7년간 여성의 기술창업 증가율은 남성의 3.5배 수준으로 ICT, AI 등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4차 산업시대 핵심 분야에서 점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 여성기업의 여성 근로자 고용률은 남성기업의 두 배를 훌쩍 넘기며 여성의 고용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이렇듯 여성기업이 더 커지고 많아질수록 국가 경제발전은 물론, 여성 일자리 창출 및 고용 안정화를 통한 저출산, 고령화 등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여 지속가능한 사회 구축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여성기업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식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많은 국민이 왜 여성기업주간을 지원해야 하는지 의문을 품고 있으며, 여성기업인 스스로도 본인이 산업의 역군으로서 우리 경제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우리 사회 선순환 구축에 어떠한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기업주간이 법정 행사로 지정된 것이다. 지난 2021년 10월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매년 7월 첫째 주가 ‘여성기업주간’으로 지정되고, 2022년 7월에 개최한 제1회 여성기업주간 개막식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열린 제2회 행사에는 김건희 여사가 직접 참석해 여성기업인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여성기업의 역할과 위상을 널리 알려, 여성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여성기업 위상을 높이고, 여성기업이 스스로가 자긍심을 가지고 더 열심히 기업 활동을 하고, 여성 인재들이 과감하게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하는 것이 ‘여성기업주간’의 가장 큰 의미이다. 올해 7월에도 어김없이 제3회 여성기업주간이 개최될 예정이다. 1회가 ‘새로운 출발’, 2회가 ‘화합과 도약’이었다면 올해 개최될 3회는 ‘글로벌 역량강화 및 수출 확대’를 테마로 행사를 준비 중이다.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사진=한국여성경제인협회)-지난 해부터 미래 여성 경제인 육성 사업을 펼치고 있는 걸로 안다. 사업을 추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또 1년 동안 사업을 운영하면서 성과와 아쉬운 점, 올해 목표와 추진 방향에 대해 말해달라.2022년 협회장으로 취임 이후 내내 협회의 발전방향과 신규사업에 대해 고민이 있었다. 특히, 사회생활 출발선을 목전에 둔 여고생들의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협회의 한 지회와 어느 여자상업고등학교가 여성인재 취·창업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정식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이 사업은 우리 선배 여성CEO들이 그동안 겪었던 수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후배들이 반복해서 겪지 않도록 선배들이 도와야 한다는 공감대와 그를 위한 열정의 값진 산물이다. 지난 1년 동안 전국을 돌며 여성CEO 특강, 국내 여성기업 탐방, 실전창업 멘토링을 진행했고, 10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탐방, 11월에는 그동안 사업에 참여했던 모든 학생들과 여성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통합 워크숍을 개최했다. 뿐만 아니라 사업에 참여한 모든 여성CEO와 520명의 학생들의 열정이 정말 대단했고, 굉장히 뜨거운 반응과 만족도를 보여줬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한정된 예산과 시간으로 인해 더 많은 학생들을 참여시키지 못했다는 점이다. 올해에는 사업 규모를 확대하여 더 많은 학교와 학생들을 참가시키고, 프로그램도 더 알차게 구성하여 진행할 예정이다.◇ 이정한 회장은…이정한 회장은 금속 판재 유통 및 가공을 전문으로 하는 비와이인더스트리의 대표이사로, 여성이 드문 금속업계에서 30년 넘게 고군분투해온 기업인이다. 1988년 27세의 나이에 작은 철재상으로 사업을 시작해 거친 현장에서 사업을 하면서 수차례 부도를 맞기도 하고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가장 힘들었다는 이 회장은 자신을 비롯한 선배 여성기업인들이 겪어온 시행착오를 후배 여성기업인이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2003년 여경협에 입회해 활동을 시작했다. 2010년에는 3년간 여경협 경기지회장을 역임했으며, 2022년 여경협 회장으로 추대돼 일하고 있다.  취임 후에는 100여개의 여성기업을 방문하고 미래 여성 경제인 육성사업을 펼치며 여성기업인들의 멘토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장민서 기자 msjang@viva100.com

2024-02-13 07:00 장민서 기자

[비바100] "총선용 노인 정책 그만… 중장기 기본계획 세워야"

고광선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장은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이면 우리나라 전체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며 "수년 째 중장기 기본계획 수립을 촉구하고 있지만 이뤄진 것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진정성 있고 지속 가능한 노인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내년 2025년이면 우리나라도 ‘초고령사회’가 된다.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 노인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상대적으로 저출산 대책은 차고도 넘치는데 반해, 고령화 시대 우리 어르신들에 대한 복지나 처우 개선책은 대단히 미흡한 형편이다.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고광선 회장을 만나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지금, 어떤 노인 복지 정책이 필요한지 들어 보았다. 고 회장은 ‘총선용’이 아닌, ‘진정성 있고 지속가능한’ 노인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바야흐로 ‘1000만 노인시대’가 도래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서울도 곧 초고령사회로 들어설 것이고, 지방 몇 곳은 노인 비율이 40%가 넘는 곳도 있습니다. 내년이면 나라 전체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합니다. 이제 우리도 5년 또는 10년 중장기 기본 계획을 세워 고령화와 노인 복지 문제를 다각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그분들에게 활력을 줄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전개해 가야 합니다. 저희가 수년 째 중장기 기본계획 수립을 촉구해 오고 있지만, 아직 이뤄진 것이 없어 안타깝습니다.”- 올해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사업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경로당 어르신들을 위한 여가 복지, 특히 경로당 무료 중식 추진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어르신들 소득 증대와 건강 증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문제도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서울어르신 샛강·산자락 지킴이 사업’도 있습니다. 서울에 샛강이 26개 있는데 500km 이상 됩니다. 이를 아름답고 서울의 환경에 잘 맞도록 가꾸고 조성하는 것도 노인들이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려동물 실버파트너’ 사업도 있어요.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일자리가 될 것입니다. 사회공헌형 일자리 사업으로, 버스 중앙차선에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스마트쉼터 관리운영을 서울시연합회에서 맡아 시민들을 도울 계획입니다. 놀고 있는 어린이 놀이터를 노인과 어린이가 통합해 운영하는 사업도 추진 중입니다.”- 평소에 ‘1년 365일 노인 무료 중식’의 필요성을 주장해 오셨습니다. 최근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여당인 국민의 힘이 지난 6일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에 단계적으로 주 7일 점심 제공을 공약했습니다. 앞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서울지역 민주당 구청장 지역부터 우선적으로 주 5일 무료 중식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단순히 총선이 임박했다고 해서 나온 정책이 아닐 것으로 믿습니다. 현재 경로당에 정부지원금으로 지급되는 식비가 인당 333원에 불과합니다. 최소한 1500원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인원 수대로 지원이 이뤄지지도 않고 있습니다. 인원 수나 시설, 규모 등을 감안해 차등해 지원하고, 인원이 적은 곳은 통폐합해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벌써 7,8년 전부터 다섯 차례나 제안했지만 바뀐 것이 없습니다. 저는 기초연금보다 무료급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국 어느 경로당에서나 노인분들이 점심을 드실 수 있어야 합니다.”고광선 회장은 경로당 시설 기준을 시급히 마련해 경로당을 중심으로 한 노인 여가 복지 정책이 전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 경로당 관련 복지 정책에 남다른 열의를 보이셨는데, 앞으로 어떤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보십니까.“무료급식을 하려면 조리시설이 구비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행 노인복지법상 경로당 규정에는 이런 최소한의 기준이 없습니다. 그래서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경로당 시설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정부와 국회에 촉구해 왔습니다. 서울 지역 경로당 중 5평 미만이 16곳, 10평 미만이 500곳이나 됩니다. 1개 동에 8곳 가량씩, 아무리 멀어도 집에서 100m 이내에 대부분 경로당이 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노인의 여가 복지를 위해 가장 훌륭하고, 가장 접근성이 좋은 시설입니다. 경로당을 ‘그룹 홈’으로 만들어 ‘홀로 어르신’ 들이 이곳에서 편하게 먹고 주무시면서 자연스럽게 ‘노노 케어’까지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 여당이 손주 돌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현금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어르신들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려면 어떤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저출산 고령화는 국가적인 숙제입니다. 젊은이들이 출산과 육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돌봄 사업’이 좀 더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아이 엄마가 시장이나 병원 혹은 친목회나 산책을 가는 경우에, 경로당에 잠깐 파트타임으로 돌봄 센터를 만들어 육아를 맡기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노인들에게는 소득이 따르고, 부모들은 자유로운 시간을 갖게 됩니다. 노인도 행복하고 아이 부모들에게도 좋은 정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부나 서울시에서도 경로당의 파트타임 아이 돌봄센터에 힘을 모아주었으면 합니다.”- 초고령사회에 돌봄 인력이 줄면서 ‘생활돌봄형 노노 케어’ 확산이 시급한 실정입니다.“그렇습니다. 현재 서울시 노인 인구가 173만 명에 달합니다. 고령인구비율이 벌써 18.5%로, 초고령사회 문턱까지 와 있습니다.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형 사업 확대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갈 수준은 아니고,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노인들 곁에서 건강한 노인이 친구가 되어준다면 우리 사회가 좀 더 밝아지지 않을 까 싶습니다. 경로당 한 켠에 이들이 함께하는 공간을 마련하면 노인 일자리도 만들어 질 수 있어 일석이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실제로 서대문구 경로당에서는 이런 형태의 ‘노노케어’를 이미 시행하고 있습니다.”- 노인 일자리를 공급자 위주에서 수요자 중심 맞춤형으로 빨리 바꿔야 한다고 늘 강조하셨습니다. ‘공익형 일자리’는 재정투입 효과가 낮은데다 수요자 만족도 그다지 높지 않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어떤 일자리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지금 공익형 일자리는 30만 원 정도 용돈을 드리면서 학교 등하교 길에서 깃발을 들어준다든지, 지하철 시각장애인 안내 도우미처럼 시각장애인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정도입니다.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들만 해당이 되는데, 사실 서울에서는 기초연금을 못 받는 노인들이 더 일자리를 원하고 있습니다. 공익형 일자리만으로는 이러한 것들을 충족시킬 수가 없습니다. 노인의 경력과 활동 역량을 활용하는 시장형 일자리, 지하철 택배 사업, 샛강 지킴이나 반려동물 놀이터 관리, 노노 케어 등 양질의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확대해야 합니다. 정부나 서울시에서도 여기에 발을 맞춰주셨으면 합니다.”고광선 회장이 지난 5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 ‘노인복지청’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해 오셨습니다. 가능할 것이라 보시는지요.“현재로선, 차기 대통령선거 주자들이 정부조직 개편 때 공약사항으로 넣어주길 바랍니다. ‘부’를 만들지 못하면 전담부서라도 꼭 필요합니다. 이곳에서 여가와 복지, 사회공헌, 일자리, 평생교육, 건강, 그리고 중장기 기본계획 수립을 담당하면 됩니다. 여성도 중요하고 청년도 중요하지만, 초고령사회에 돌입한 지금은 ‘노인복지’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합니다. 현행 공공 복지관은 ‘돈 먹는 하마’와 다를 바 없습니다. 시설도 노후했고 시대에 맞지 않는 교육을 합니다. 이제 노인들이 인공지능 바둑과 장기를 두는 시대입니다. 미국의 ‘시니어센터’처럼 우리도 대형 경로당을 지역 거점별로 만들어, 노인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합니다.”- 노인 보호구역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오셨습니다. 정부나 지자체가 적극 지원할 의사가 있는지 궁금합니다.“지금 어린이 보호구역 ‘스쿨존’에 대해서는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여론이 많습니다. 그리고 전체 교통사고 중 어린이 사고는 1%가 넘지 않습니다. 반면에 전체 보행자 교통사고 사상자 중 40%가 노인입니다. 노인 보호구역조차도 제대로 된 표지판이나 구역표시가 미비해요. 어린이 생명도 중요하지만 노인 생명도 소중합니다. 도로교통법 시행령에 노인보호구역 사고 시 어린이보호구역처럼 똑같이 강력한 처벌 조항을 두어야 합니다. 노인 집단 시설 주변을 노인보호구역으로 설정하고, 노인 비중이 월등히 높은 시골은 마을 전체를 지정하는 것도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신호등 주기를 더 늦추고, 가로등 하나만 더 켜주고, 차와 인도의 동선만 제대로 구분해 주어도 노인 교통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서울시연합회관 신축 계획은 서울시 도움으로 차질 없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오세훈 서울시장과 긴밀히 협의 중에 있습니다. 깊이 고민 중이라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이전하는 동대문 종합복지관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 아니면 접근성이 좋은 곳에 신축하는 방안 등이 있습니다. 어느 곳이든 넓은 곳으로 옮겨, 어르신들이 조금 더 행복하게 여가 복지를 즐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 새 곳에서 노인 대상의 디지털 교육, 평생교육, 일자리, 사회공헌, 생애 체험, 신기술 체험 등 보다 나은 노인 여가복지 정책을 펼치고 민족문화 전수과정까지 만들고 싶은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설을 맞아 새해 노인분들께 새해 덕담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두 발로 걸어다닐 때, 사람은 가장 행복하다고 합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보고 싶거나 먹고 싶은 것 무엇이든 마음껏 다 하시고, 100세까지 좋은 세상을 건강하게 즐기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대담=조진래 브릿지경제 대표 jjr2015@viva100.com 정리=장인평 기자 jip309@viva100.com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

2024-02-08 07:00 조진래 기자

[비바100] "네 차례 경력단절 경험… 후배 워킹맘 고충 잘 알죠"

양현정 일성솔루션 대표.(사진제공=일성솔루션)한국에서 출산과 육아, 그리고 일을 동시에 할 수 있을까? 여성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해 여성 고용률이 54.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을 때, 30대 여성의 고용률은 68%였다. 동시에 출생아 수는 감소했다. 그만큼 결혼과 출산 대신 일하는 여성이 늘어난 것이다.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하기 어려우니 아이를 포기했다는 이야기도 된다. 어떻게 하면 다시 귀여운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네 아이를 키우며 기업 대표로 일하고 있는 양현정 일성솔루션 대표를 만나 일과 육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 드립니다. “네 자녀를 둔 엄마이자 사업장에선 대표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양현정입니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다가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혀 워킹맘이 됐습니다.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성솔루션은 어떤 회사인가요.“일성솔루션은 복합기, 사무기기, 네트워크 시공설치 및 유지보수 전문업을 하는 기업입니다. 경기도 의왕시에 본사를 두고 있고, 여성 기업 인증을 받기도 했습니다. 기업과 관공서 등에 사무기기 임대를 한 후 매월 방문해 사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유지보수 업무를 합니다. 대한민국 전역에 서비스망을 확보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양현정 대표와 네 자녀들.(사진제공=일성솔루션)- 네 남매의 엄마이자 기업 대표로 일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여자가 일하면서 엄마로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특히나 혼자서 하면요. 이런 일은 남의 얘기인 줄만 알았습니다. 큰 아들은 23살인데요, 작년 12월에 군에서 제대를 했습니다. 둘째 아들은 요리사의 꿈을 품고 조리전문고교에서 배우는 중입니다. 셋째 딸은 중학생인데 네일아트를 하고 싶다네요. 막내아들은 축구선수의 꿈을 품고 열심히 훈련하고 있어요.새벽에 일어나 아이들 식사며 학교 갈 채비를 마치면, 저는 회사로 가서 하루일과를 준비합니다. 회사 일을 하다 보면 하루가 훌쩍 저물어요. 워킹맘으로 바쁘고 분주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경력단절의 시간도,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나를 일으켜 세우는 아이들이 있었고, 또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 일할 수 있는 일터가 있었기에 오늘의 제가 있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임신과 출산 이야기도 들려주십시오. “아이를 좋아해서 네 남매를 낳았는데 정말 잘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힘이 안 들었다 하면 거짓말이겠지요. (웃음) 지금까지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 잘 자라준 아이들에게 고맙기만 합니다. 결혼해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나 낳고 또 하나를 키우고 혼자 네 아이를 돌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저도 엄마는 처음이다 보니 실수가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혼자 많이 울었습니다. 아이들이 아파하면 모든 것이 제 잘못인 것만 같아 마음이 찢어지게 아팠거든요.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했고요.”- 네 아이를 낳아 키우느라 경력단절이 됐다고 들었습니다.“올해 큰아들은 23살, 둘째 아들은 19살, 셋째 고명딸은 15살, 막둥이 넷째는 12살로 아이들이 나이 터울로 큽니다. 경력단절과 업무 복귀를 여러 차례 반복하다가 셋째딸이 생기면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됐습니다. 남편 사업을 돕기도 했지만 넷째가 태어나며 자연스럽게 또 경력 단절이 되었어요. 하지만 네 아이를 키우려다 보니 경제적인 문제도 컸습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해 보자 싶어서 복합기임대 유지보수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혹시 회사에도 워킹맘 직원이 있는 지 궁금합니다.“물론입니다. 저를 제외하고도 여직원 세 분이 모두 육아를 하고 있습니다. 절실하게 경험해 본 일이기에 직원들에게는 일보다는 육아와 가정이 먼저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업무가 부족하다면 집에서라도 잘 처리해 달라고 말하죠. 필요할 경우 재택근무도 진행합니다. 먼저 가정과 자녀가 평안해야 일도 집중이 되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양현정 일성솔루션 대표.(사진제공=일성솔루션)- 요즘 워킹맘을 위해 여러 정책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뉴스를 볼 때마다 예전 생각이 나서 마음이 아픕니다. 보여주기 정책을 떠나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에게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제 생각입니다만, 우리나라가 저출산을 극복하려면 출산 예정자에게 출산 및 양육을 돕는 제도와 시설을 확대하고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육아휴직 제도 강화나 양육비 지원 정책 같은 것이지요. 또 정부나 기관에서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시스템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관리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둥이 육아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에서 어떤 지원을 해 주면 좋을런지요.“다둥이를 키우며 출산하고 다시 복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육아휴직 자체도 대기업이나 공무원이 아닌 중소기업에선 쉽지 않거든요. 출산 후 마음 놓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시설이 확대됐으면 좋겠습니다. 마음 놓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인프라 조성도 필요합니다. 아이 데리고 외출하기 어려운 다둥이 가정을 위해 교통비를 지원해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왜 결혼하기 싫을까?’, ‘왜 아이를 낳지 않을까?’에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일까요? 아이를 출산해 양육할 때 들어가는 비용, 그 전엔 결혼하려면 필요한 주택문제 등이 있겠지요. 정부가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에 접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출산 문제를 관리하는 기관의 부서장은 정치인이 아닌 실질적 육아를 담당해온 전문가를 배치하고 현재 육아맘들을 운영위원들로 구성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엄마도 당연히 일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랍니다. 선배 엄마로서 경력보유 여성들이 힘낼 수 있도록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내일, 내일 하다 보면 시간은 절대로 우리를 기다려 주지를 않습니다. 어쩔 수 없고 피할 수 없는 환경에 직면했을 때 현실을 피하지 마세요. 핑계와 변명거리를 만들지 마시고 당당하게 맞서 달라고 부탁드립니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4-02-06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100] "공인중개사협회 법정단체화… 시장 교란행위 차단해야"

전세사기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이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법정단체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철준 PD bestnews2018@viva100.com)전세사기는 2022년 10월, 서울 종로구 한 모텔방에서 장기 투숙하던 4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게 됐다. ‘빌라왕’으로 불린 김모씨가 사망하자 전세금을 돌려 받지 못한 세입자 1000여명이 한꺼번에 드러나면서 계기가 됐던 것이다. 피해자만 1244명에 피해액은 2312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김씨가 사망한지 1년이 지난 지금도 전세사기 피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간 정부가 지속적으로 대책을 쏟아냈고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까지 제정됐지만 대다수의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속에 머물고 있다.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더 이상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공익적 역할을 해주는 단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민재산권 보호와 부동산 유통시장 건전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올해 취임 3년차를 맞는 이 회장이 그간 노력을 기울여 왔던 부분도 협회에 지도·단속 권한을 부여할 수 있는 ‘법정단체’로 만드는 일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1986년에 내무부 산하단체로 설립된 비영리사단법인으로 전국에 개업중인 공인중개사 11만5061명 중 11만578명(96%)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이 회장은 “전세 사기 문제는 이제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는 점, 그래서 정부와 각 지자체 그리고 협회가 함께 나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라며 “임기내 협회의 지위를 ‘법정단체’로 만드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이 브릿지경제 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사진=이철준 PD bestnews2018@viva100.com)-전세사기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원인이 무엇인가. 2022년 발생한 서울 강서구 화곡동과 인천 미추홀구 등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전세사기 사건들의 공통점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접할 수 있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신축빌라의 경우는 아파트와 달리 시세가 형성돼 있지 않아 가격 편차가 크다. 때문에 전세가를 높게 잡아도 임차인이 알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다. 현행법상 30가구 미만인 공동주택은 규제를 받지 않고 있어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한 시장이다. 사업자가 1억원짜리 주택을 5억원에 분양해도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서민층 주택에서 전세사기가 많이 일어난 점도 이런 정책적 사각지대를 노렸기 때문인데, 마음만 먹으면 대규모 피해자를 양산해 낼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다만 실력을 갖춘 노련한 공인중개사를 이용하면 이 같은 사기를 예방할 수 있다. 토박이 중개사무소는 지역 주민들과 오랜기간 신뢰를 쌓으며 성실히 중개업무를 수행해온 경우라고 해도 무방하다. 중개사무소에 비치돼 있는 중개사무소개설등록증 발급일자를 보고 판단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집주인 세금 체납 정보 공개 등 정부가 전세사기에 대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기존의 정책을 조금 보완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여전히 허점이 많다. 부동산 정책은 무엇보다 예측할 수 있는 일관성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부동산 시장 상황, 특히 소비자 심리 흐름을 읽고 움직이는 유연성 그리고 예측을 통한 사전적 대처가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사후 대책마련에만 집중돼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조차도 실효적이지 못한 게 많다.정부는 최근 임대인의 세금 체납 여부 확인 권한을 임차인에게 부여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계약서를 갖고 가까운 세무서를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문제는 계약서를 갖고 가려면 계약서 작성 뒤 계약금을 주고 난 후에나 가능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얼마나 많은 임차인이 세무서까지 찾아가 세금체납 여부를 확인할지도 의문이 든다. 만약 계약서가 없으면 예정 임대인의 ‘확인동의서’를 갖고 가면 된다고 하지만 어느 임대인이 계약도 안한 예정 임차인에게 동의서를 쉽게 써줄 수 있을 수 있을까 싶다.정부가 집주인의 체납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한 ‘안심 전세앱 2.0’버전도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야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이 가능하다. 이 또한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하고 구체적인 체납액과 기간은 확인이 불가하다는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이 브릿지경제 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사진=이철준 PD bestnews2018@viva100.com)-공인중개사들은 집주인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 공인중개사에게는 임대인의 세금체납 여부, 선순위 임대차 내역, 보증금과 월차임의 규모 등을 확인하고 조사할 권한을 주어지지 않고 있다. 전세사기를 예방하고 공인중개사의 역할에 책임을 물으려면 이런 것들을 우선 해결해야한다. 보증금과 월차임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수익률에 기반한 실질적 거래가격의 추정이 가능해야 부동산가격의 거품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한 기초정보가 될 수 있다. 공인중개사가 제공하는 이 같은 정보는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정보 불균형을 해소시키고 임차인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다.-결국 계약 후 집주인의 세세한 체납 정보 등을 볼 수 있다는 것인데, 무용지물 아닌가. 한마디로 전세사고를 미연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계약 전 거래 당사자가 주택 매매가 또는 전세가 시세와 같은 가격정보는 물론 국·지방세 체납이나 신탁 또는 압류, 가등기와 가처분 등 각종 권리분석 정보 검토가 당연히 우선돼야 한다.이에 협회는 정부 신용정보 조회 전문업체인 ‘나이스평가정보’와 MOU를 체결하고 주택 임대차계약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회원 공인중개사들의 협회거래정보망 ‘한방’ 앱에서 임대인의 국세·지방세 세금 체납 뿐만 아니라 채무정보와 금융기관 장기연체 여부 등을 조회할 수 있는 ‘부동산거래 신용안심 서비스(신용인증송부)’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난달 12월부터 전격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전세가구가 약 230만 규모로 추산되는 가운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발급 금액 및 대위변제금액 규모의 가파른 상승으로 역대 최대가 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임차인 주거 불안해소 및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이 같은 솔루션을 도입한 것이다.-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법정 단체화’로 전세 사기를 막을 수 있겠나. 현재 부동산투기세력에 대한 감시·감독 권한은 행정관청과 경찰에 있다. 일선 행정관청에 부동산 중개업을 담당하는 공무원은 1~2명에 불과하고, 경찰은 부동산 관련 상설 감시 기능이 없는 상황이다. 지금과 같은 시스템으로는 부동산 유통 시장을 문란시키는 불법 세력에 대해 제대로 된 예방 감시 기능을 갖기 어렵다. 이에 공인중개사들간 협조를 통해 불법 중개세력를 단속하자는 것이다. 협회가 법정 단체가 되면 중개사들을 지도·감독해 ‘부동산 질서 교란행위’를 단속할 수 있고 회원이 법을 위반하면 시·도지사와 등록관청에 행정처분을 요청할 수도 있다.전세사기 80%는 컨설팅 업체 등 무자격자로 인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협회는 지난 한해 동안 전국적으로 1570건을 적발해 신고 처리했으나 권한이 있었던 1990년대 대비 6분의 1에 불과해 아쉬움이 많은 상황이다. 협회가 공인중개사를 대표하는 유일한 조직이지만 권한이 없어 무등록 중개인 등 불법행위를 신고하면 “뭔데 그러냐”라는 반응이 많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공인중개사법 개정만을 기다리고 있다.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이 브릿지경제 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사진=이철준 PD bestnews2018@viva100.com)-공인중개사들이 보는 부동산 시장 전망도 궁금하다. 고금리 대출이자로 영끌과 갭 투자자들의 몰락이 시작되고 건설사들의 부도와 내수경기 침체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3.5%에 이르는 한은 기준금리 인하 시기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주택시장 경기가 당분간 좀처럼 살아나기 어렵다는 비관적 시각이 많다. 현 정부의 경제기조는 기본적으로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각종 경제 지표나 지금까지의 사이클을 보면 부동산 경기회복에는 조금 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다만 세계적 경기불황 해소와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큰 틀에서 지금과 같은 시장 분위기는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들이 뒷받침 돼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공인중개사 신뢰를 끌어올리기 위해 요구되는 게 있다면.지난 1985년 제1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이 치러진 이래 지난해까지 33회에 걸쳐 무려 총 52만명이 넘는 합격자를 배출했다. 이 같은 과다 배출이 건전한 부동산 유통시장 확립과 국민의 재산권 보호 도입 이유를 두고 있는 공인중개사제도와 부동산 중개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어 적절한 수급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정부가 최근 전세피해를 비롯한 유통시장 전반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종 문제점들의 원인에 대해 검토하고 공인중개사 자격 수급 조절을 위한 노력에 나서주길 바라고 있다.이 밖에 현재 국토교통부와 새로 사무소 개설등록을 하는 공인중개사들에 대한 실무교육을 강화하고 윤리교육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구체적 범위와 규모는 추후 정부에서 발표할 계획이다.◇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1967년생인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 협회장은 부동산학 박사로 단국대, 목원대 등에서 교수·강사로도 활동해 왔다. 일반 직장생활과 개인 사업을 해오다 2007년도에 충남 당진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개업하고 토지와 경매를 위주로 중개업을 해왔다. 이 회장은 당시 현장에서 뛰면서 공인중개사 제도와 법률과 관련해 협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회직에 발을 들이게 됐고, 대의원과 협회의 충남 지부장을 거쳐 2022년 1월 회장에 선출됐다. 임기는 2025년 1월까지다. 2015년, 2017년엔 한국도시재생학회 우수논문 표창을 받았다.대담=이기영 건설부동산부장정리=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

2024-02-06 07:00 채현주 기자

[비바100] "기관투자 길 열린 온투업… 재도약 디딤돌 놓을 것"

홍재문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장이 지난 16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지난 2020년 세계 최초로 P2P(Peer to Peer)금융, 지금의 온라인투자연계금융은 많은 기대를 받으며 제도권 금융으로 들어왔지만, 최근 고금리와 경기침체를 겪으며 제대로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2대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 회장 임기를 시작하는 홍재문 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홍재문 회장은 최근 금융당국의 온투업 규제 개선을 통해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본격화된다면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020년 제도권 금융 편입된 온투업, 2대 회장 무게 커온투금융의 전신은 P2P금융으로, 개인과 개인이 직접 연결된 금융이다. 은행처럼 P2P사가 돈을 일괄적으로 대출하는 것이 아닌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해 적정 이자를 보장하고 대출자에게 투자를 중개하는 형태다. P2P금융은 등장 당시 전통적 금융 시스템 속에서 제대로 된 혜택을 받지 못했던 금융 소비자들이 이용 가능했고,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 사이의 합리적인 이자로 인해 대출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관심을 받으며 크게 성장했다.여기에 지난 2020년 세계 최초 P2P금융업법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됐다. 온투업은 1.5금융을 지향하며 자금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중금리 대출을, 투자자들에게는 중위험-중수익 투자수익을 제공하는 플랫폼 금융을 제공하고 있다.이와 함께 지난 2021년 법정협회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온투협회)가 설립된 후 온투업의 업무질서 유지 및 건전한 발전과 이용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제도권 내로 들어온 온투업은 초기에 크기를 키우며 기대를 높였다. 본격적인 제도권 금융을 시작한 지난 2021년 말 온투업 등록업체 수는 36개, 누적 대출액과 대출잔액은 각각 11조3235억원, 1조1523억원에서 2022년 말 14조7505억원, 1조3422억원으로 확대됐다. 등록업체 수도 51개로 늘어났다. 하지만 고금리·경기침체 현 상황에서는 다소 빛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등록된 온투업체 수는 53개로 소폭 늘었고, 누적 대출액은 19조7641억원, 대출잔액은 1조1162억원에 그치고 있다.어려운 온투업 상황 속에서 지난해 말 2대 협회장으로 홍재문 회장이 선임됐다. 홍재문 회장은 “출범 초기 각광 받으며 빠른 속도로 성장했던 온투업권이 지금 매우 어려워져 업계 대표들도 힘들어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협회장으로 어깨가 무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신중하게 말했다.홍재문 회장은 32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뒤 재정경제부 금융허브기획과장, 금융위원회 행정인사과장, 대통령실 비상경제상황실 행정관, 경제협력기구(OECD) 대표부 공사참사관 등을 거쳤다. 이후 한국자금중개 전무, 전국은행연합회 전무, 수협은행 상임감사 등을 역임하며 금융산업 전반에 전문성과 현안에 대해 이해도가 높다.홍 회장은 “금융당국은 늘 ‘중금리 대출 학대’를 목표로 삼아왔는데, 온투업은 이 목표를 잘 달성할 수 있는 매력적인 업권이었기에 평소에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며 “특히, 온투업은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업권으로 미국의 경우 지난 2018년 기준 전체 신용대출 38%가 온투업을 이용한 대출일 정도로 선진국에서는 이미 온투업이 활성화돼 있다”고 설명했다.홍재문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장이 지난 16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  수요·공급 간 미스매치… 금융당국, 규제 개선으로 활기 찾을까홍 회장은 고금리와 경기침체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온투업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투자금을 유입할 수 있는 통로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토로한다.그는 “무엇보다도 자금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 특히 공급 부문 애로로 인해 영업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대출자들은 온투업을 통해 10% 안팎 금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수요도 많지만, 이에 대비한 자금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공급 부문에서 원활하게 투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고 최대 현안을 짚었다.이처럼 온투업계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가 발생한 것은 업권간 법의 충돌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온투업법에 따르면, 대출 모집금액 40%까지는 금융기관 연계투자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저축은행업법과 여신전문금융업법 등 업권별 대출 관련 규제로 인해 온투업에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예를 들어 여신금융기관에서는 연계투자를 투자가 아닌 대출로 보고 있어 대출심사를 위해서는 차입자 실명 등 개인식별정보가 필요하다. 하지만, 온투업법에서는 온투업자는 이용자 보호를 위해 여신금융기관에 차입자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홍 회장은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금융당국도 많은 걱정을 하고 있으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업계에서 건의한 내용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현재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지만, 기관투자자들이 온투업에 참여하게 되면 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홍 회장은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하게 되면, 평가기능을 충분하게 가지지 못한 이들은 평가기술력을 가진 온투업자와 협업해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관투자가는 대출심사부터 사후관리까지 온투업체의 전체 업무처리가 제대로 운영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장감시자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신뢰 제고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일반투자자의 저변을 넓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올해 1월 금융위원회는 온투업권과 간담회를 열고 부동산 경기 둔화와 고금리로 경영상태가 어려워진 온투업권의 건전한 성장 지원을 위한 규제개선 방안을 발표했다.제도개선 내용을 보면, 현재 다른 플랫폼에서 비교·추천이 불가능한 온투업 연계투자상품을 올해 1분기 중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금융상품 비교·추천 플랫폼에서 연게투자상품을 비교·추천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이르면 올해 초 또는 내년 초 온투업 연계투자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다.연계투자상품에 대한 예약거래도 허용된다. 현재 투자자 자금을 예치하면 온투업체가 미리 설정한 방식으로 선정한 차입자에게 자동으로 투자되는 방식의 ‘자동분산거래’가 금지돼 있었지만, 예약거래가 가능하도록 올 상반기 중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온투업법상 금융기관 연계투자를 허용하고 있지만, 금융기관 해당 업권법으로 인해 연계투자 실행이 어려웠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 연계투자에 대한 규제부담 해소를 추진해 저축은행 등 기관투자가들의 투자를 허용할 방침이다.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민간투자법상 사회기반시설사업에 투자할 때 투자 한도를 기존 500만원에서 최대 3000만원으로 증액한다.홍재문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장이 지난 16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 ‘소통’ 강점… 위기 상황 극복해 제2의 도약 만들어낼 것홍재문 회장은 자신의 가장 큰 장점으로 ‘소통 능력’을 꼽았다. 그는 “온투업의 당면 현안들이 기본적으로 금융위, 기획재정부와 관련이 많다”며 “금융위에서 온투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툴(tool·장치)을 많이 가지고 있고, 기재부에서도 세법 이슈 등 관련 사항들이 있다”고 설명했다.홍 회장은 “정부에서 일하는 선·후배들과 얘기를 나눠 보면 제가 하는 말을 잘 경청해 주는 편”이라며 “이런 모습들이 협회장으로서 정부와 소통하는 데 있어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하고, 금융위·기재부뿐만 아니라 회원사들과 소통도 충분히 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그는 현재 온투업이 처해 있는 위기 상황을 극복한 뒤 협회로서의 역할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홍 회장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이를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3년 동안 목표를 가지고 일하겠다”고 말했다.그는 “한 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기는 쉽지 않지만, 시간을 두고 소비자나 정책당국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서, 인식 전환 상황을 보면서 법에서 허용되지만 하위 법령에서 제한하고 있는 규제 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나아가 온투업법 개정까지 필요한 규제 개선 사항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마지막으로 홍 회장은 “최근 감독당국의 금융사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 업권에 대한 자율규제 기능을 가지고 있는 협회가 나서서 회원사에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하는 기능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회원사와 업권을 보호하는 기능과 연결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대담=명재곤 금융증권부장정리=강은영 기자 eykang@viva100.com

2024-01-30 07:00 강은영 기자

[비바100] "발달장애인도 이해하기 쉽게, 어려운 용어 안써요"

백정연 소소한소통 대표.(사진제공=소소한소통)발달장애인의 일상에 관심을 두고, 이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정보를 쉽게 소개해 주는 사회적기업이 있어 주목을 끈다. 발달장애인을 비롯해 정보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쉬운 정보’를 만들어 제공해 주는 ‘소소한소통’이다. ‘쉬운 정보’가 아직은 온전한 권리로 보장받고 못하고, 회사도 간신히 적자를 면할 정도지만, 발달장애인 등의 정보 접근과 활용도를 높여 그들의 삶을 보다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자긍심으로 똘똘 뭉친 곳이다. 우리나라 ‘쉬운 정보’ 분야를 선도한다고 자부하는 백정연 대표를 만나 ‘쉬운 정보’의 의미와 장애인 정책 방향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정보를 만드는 사회적기업 ‘소소한소통’ 대표 백정연입니다.”- 소소한소통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소개해 주십시오. 사명의 뜻도 궁금합니다. “소소한소통은 발달장애인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바꾸는 일을 합니다. ‘소소한 소통’이라는 사명은, 발달장애인이 일상의 작은 순간에도 소통의 어려움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은 이름입니다.”- 사회복지학을 공부한 뒤 사회복지사로 일하셨는데요. 이 일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저는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한 이후 장애인복지 현장, 특히 발달장애인과 관련된 기관에서 주로 일했습니다. 마지막 직장이 장애 관련 공공기관이었습니다. 발달장애인법 시행 준비를 위해 보건복지부에서 파견 근무를 했어요. 이와 관련해 해외의 ‘easy read’ 사례를 찾아보며, 우리나라에도 이런 시스템이 빠르게 도입되고 확산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했었지요. 마지막 직장 재직 중에는 휠체어 사용자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장애인 가족으로서 관점의 변화도 생겼습니다. 마지막 직장 퇴사 후 이직할 곳을 알아보다 ‘한국사회적기업 육성사업’이라는 창업지원정보를 보게 됐습니다. easy read 기관이 번개 치듯 떠오르며, 도전해 보자는 생각 하나로 시작해 지금까지 왔습니다.”백정연 소소한소통 대표가 ‘쉬운 정보’ 배달앱 사용법을 안내하고 있다.(사진제공=소소한소통)- 소소한소통에서는 ‘쉬운 정보’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쉽게 이를 접하고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쉬운 정보’에 관해 소개해 주시지요.“쉬운 정보란 한자어, 전문용어, 외래어 등 어려운 표현을 최대한 지양한, 짧고 쉬운 글을 뜻합니다. 필요한 경우에 글의 이해를 돕는 보조적 이미지로 삽화나 사진 등을 사용합니다. 말씀 주신 것처럼, 발달장애인뿐 아니라 어린이와 어르신, 외국인 등 상대적으로 낮은 문해력을 갖고 있거나 특정 정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재한 사람 모두에게 유용한 정보입니다.”- 소소한소통에서 나오는 콘텐츠가 매우 다양합니다. 이모티콘도 출시했고, 누워서 편하게 보는 복지 용어 같은 책도 있습니다. 콘텐츠를 제작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실제 발달장애인의 삶에 필요한 것인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발달장애인이 정보로 인해 차별을 받고 있거나, 일상 안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는 지를 염두에 둡니다. 콘텐츠 기획 단계에서 발달장애인과 인터뷰를 하는 등 발달장애인의 삶에 투영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업해 ‘쉬운 해설 전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들었습니다.“처음 만나는 발달장애인의 소통 방식, 특히 비언어적 메시지를 활용한 소통 방식을 충분히 파악 후 활동하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됩니다.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투어 해설을 했던 직원들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또한 우리의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참여한 분의 참여 수준을 동일하게 정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만큼 즐길 수 있도록 유연한 운영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실 장애인뿐 아니라 정보 약자들이 사회 곳곳에 많습니다. 이들까지 아우르는 좋은 콘텐츠와 정보를 제공하려면 제작자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관심’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소소한소통이 만든 쉬운 정보가 결과적으로는 많은 분에게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됩니다만, 기획 출발선은 발달장애인이 중심이 됩니다. 우리가 발달장애인과의 접점이 많고 그들의 니즈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기 때문입니다. 쉽다는 것만으로 어르신, 어린이, 경계선지능인 전체를 아우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백정연 대표 부부.(사진제공=소소한소통)-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경제적 가치 모두 창출해야 해 쉽지 않은데 특히 소소한소통의 저작물은 크게 수익을 내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정말 어렵습니다. 운영을 이어가는 정도의 매출이 발생해 사실상 수익은 제로(0)에 가깝습니다. 열심히 벌어서 직원들 급여 주고 나면 남는 게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만으로도 잘하고 있다고 봅니다. 콘텐츠 제작 비용에 대한 기준이 낮게 형성돼 있고, 저작권 개념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지 않거든요. 늘 불안해 하면서도 매년 버틸 만큼의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이를 활용하게 될 장애인을 위해 소소한소통에서는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기술의 힘을 빌려 많은 사람이 쉬운 정보를 조금 더 자신의 일에 도입할 수 있길 바랍니다. 또한 발달장애인도 어려운 것을 편하게 묻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생길 수 있도록 계획 중입니다.”- 소소한소통의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십시오.“저나 소소한소통 종사자들은 모두 우리나라의 쉬운 정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그만큼 책임감을 느끼며 일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쉬운 정보가 온전한 권리로서 보장받고 있지 못합니다. 발달장애인에게 당연한 권리로 주어질 수 있도록 정책 개선 등의 노력에도 집중하면서, 동시에 소소한소통 이름처럼 일상의 작은 순간에 정보 접근과 활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발달장애인의 삶을 변화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4-01-30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100] "아이 키우며 돈벌기, 쉽게 봤다간 쉽게 포기해요"

이은희 국제디지털콘텐츠협회장.(사진제공=국제디지털콘텐츠협회) 온라인상에서 ‘노마드에셀’이라는 닉네임으로 캔바(Canva)를 알려 유명한 이은희 씨. 그는 경력보유여성이나 풀 타임으로 근무하기 어려운 엄마, 부업을 하고 싶은 여성들이 ‘캔바’를 활용해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해에는 누구나 쉽게 디자인으로 돈 벌게 해주는 캔바(Canva)를 출간해, 더 많은 이들이 ‘캔바’로 언제 어디에서든 돈을 벌 수 있는 법을 소개해 주목을 끌었다. 이은희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다. - 본인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노마드에셀’ 이은희입니다. ‘캔바 디지털콘텐츠 스쿨’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제디지털콘텐츠협회 협회장으로서 온라인 강사 양성뿐 아니라 다양한 수익화 파이프라인 만드는 법을 알리고 있습니다.”- ‘캔바’에 관해서도 소개해 주시지요.“호주의 멜라니 퍼킨스가 ‘누구나 디자인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라는 아이디어로 간편한 그래픽 디자인 툴을 제공하는 캔바(CANVA)를 만들었습니다. 디자인을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퍼킨스는 많은 이가 디자인을 어려워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기존의 포토 샵은 배우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사용료도 비싸, 전공한 디자이너만 사용하곤 했지요. 이에 퍼킨스는 누구나 새로운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캔바를 만들었고, 현재는 빠른 속도로 디자인 영역을 넓혀 가고 있습니다.”- ‘캔바 활용법’을 많은 이에게 알린다고 하셨는데, 처음 캔바를 어떻게 사용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저는 원래 어도비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를 오랫동안 사용했어요. 이런 프로그램은 어려워서 배우는 데 엄청난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듭니다. 하지만 캔바는 전문 디자이너가 아닌 일반인도 쉽게 자신의 SNS 꾸미기나 홍보물, 영상 등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게 캔바를 활용하다가 가르치는 일까지 하게 됐습니다.”이은희 국제디지털콘텐츠협회장.(사진제공=국제디지털콘텐츠협회)- 현재 캔바 강사로 활동 중인 대다수 강사가 이은희 님의 수업을 들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캔바 전도사’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특히 캔바를 활용해 부업을 할 수 있어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압니다. 그 계기가 궁금합니다. “결혼 전에는 디자인 편집일을, 결혼 후에는 영어 가르치는 일을 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어느 새 경력 단절 여성이 됐어요. 나이가 들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생각에 많이 위축되기도 했습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처음에는 블로그를 시작해 제휴 마케팅에 푹 빠졌습니다. 디지털 노마드가 되고 싶어 시작한 일인데 금세 탈진이 왔어요. 나이와 경력,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제가 만든 디자인을 해외 온라인 매장에서 판매할 방법이 있더라고요. 캔바를 사용해 컬러링북과 플래너, 캘린더, 어린이 동화책 등을 만들어 판매하거나 간단하게 만든 이미지로 티셔츠나 머그컵, 쿠션, 포스터 등을 인쇄하는 POD 판매도 할 수 있었습니다. 프리랜서 디자이너, 강의 등 캔바로 할 수 있는 일이 수없이 많은데 이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 아쉬웠습니다. 저처럼 집에서 노트북 하나로 얼마든 수익화 할 수 있다는 걸 널리 알리고 싶었습니다.”- 지난해 6월, 누구나 쉽게 디자인으로 돈 벌게 해주는 캔바(Canva)라는 책을 출간하셨습니다. 캔바를 가르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활용해 돈을 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고 들었습니다. “캔바 수익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디지털파일 판매,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감을 의뢰받기, 그리고 캔바 디지털콘텐츠강사 자격증 취득 후 강의하기입니다. 이를 소개하고 세 카테고리 안에 또 세분화해서 할 수 있는 일과 이를 만드는 방법 등을 담았습니다. 일반적인 기술서적은 프로그램 사용법만 알려주는데, 이 책은 툴 사용법뿐 아니라 배운 내용을 적용해 수익화할 방법까지 일러줍니다.”- 이 책은 어떤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육아로 직장을 다니기 힘든 분, 경력 단절 후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두려운 분, 나이가 많아서 직장을 구하기가 망설여지는 분, 은퇴 후 할 일을 찾고 계신 분 등등 집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분에게 필요한, 참고서 같은 책이 될 것입니다.”N잡러 수익화 파이프라인 구축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국제디지털콘텐츠협회 제1회 컨퍼런스에 참석한 회원들.(사진제공=국제디지털콘텐츠협회)- 육아로 경력 단절이 된 수강생이 캔바를 통해 본인의 일을 찾은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유치원 선생님인 야*님은 같은 선생님들을 모아 캔바 원데이 클래스를 정기적으로 열며 ‘투 잡’을 합니다. 이제 오히려 저보다 강의 수익이 더 많아요. 저더러 강의료 올리라고 야단까지 칠 정도랍니다.(웃음) 취업준비 중이던 엄**님은 스톱 모션 기능만 파고들어 상세 페이지 중 움짤 이미지만 제작해 주며 월 200만 원 이상 고정수익을 내고 있어요. 60대 후반인 정**님은 단지 SNS를 꾸미고 싶어 캔바 신청을 하셨는데 현재는 취업준비생들 취업 포트폴리오 만들어주는 일을 너무 재미있게 하고 계십니다.- 캔바를 활용해 사업장에서 상당한 성가를 올리고 있는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압니다.“현재 수학강사인 지*님은 며칠 전 캔바 심화과정 전자책 만들기 과제를 포트폴리오 삼아 크몽에 전자책 표지 디자인 전문가 신청해 바로 승인받았습니다. 수업 중 디자인 실력과 아이디어가 참 좋았던 김**님은 로고와 심벌 디자인으로 외주 일을 받아서 실제 디자인한 제품이 출시되기도 했어요. 프랜차이즈 회사에 다니시는 분은 회사에서 디자인 부서를 단독으로 만들어 사람을 뽑을 계획이었는데 캔바를 사용할 줄 알아서 본인이 하겠다고 했답니다. 이분들이 원래 디자인을 하던 사람도 아니며 전공한 것도 아니지만, 자신이 몸담은 곳에서 캔바를 활용해 다른 부수입을 내고 있습니다. 이외에 제 수강생중 대부분은 이미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디지털콘텐츠협회에서 발행하는 캔바 자격증이 발급되면서부터, 강의하며 월급을 훨씬 많이 받는 강사들이 많이 배출됐습니다.”- 캔바는 어디서 배울 수 있을까요. “현재는 온라인 줌으로만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통해 수시로 강의 일정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조만간 오프라인으로도 배울 수 있는 센터가 마련될 예정입니다.”- 아이를 키우며 짬짬이 일하고 싶거나, 경력을 살려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은 여성들이 많습니다. 이들이 캔바를 배운다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직장을 나가지 않고 집안일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자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 관리를 잘하지 못하면 나태해질 수도 있기에, 내가 사장이 돼 집에서 일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시작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투자하는 자금이 없다 보니 너무 쉽게 시작하고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렇게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누구든 저처럼 온라인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하는 N잡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4-01-23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100] "해외 태양광 '빅뱅' 속 한국만 곡소리"…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이 브릿지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이철준 PD)“전세계적으로 태양광산업은 ‘빅뱅 시대’에 진입했다고 할 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태양광산업은 곡소리가 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의 말이다. 정 부회장은 최근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눈에 띄게 ‘쑥쑥’ 크는 세계적인 흐름과 달리 국내 태양광산업만 정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EPC(설계·조달·시공), OM(유지보수)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되는 태양광산업 생태계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는 ‘제조업’이 무너지고 있다는 부분을 답답해 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한화큐셀을 꼽았다. 대기업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을 가진 한화큐셀은 지난해 12월 충북 음성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앞으로는 태양광 셀과 모듈을 모두 생산하는 진천공장으로 통합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태양광 모듈 수요가 감소하면서 생산량 감축이 불가피해진 영향이다. 이밖에도 모듈 제조사 솔라파크코리아는 폐업했고 한솔테크닉스, 신성이엔지 등은 최근 태양광 생산라인 가동률을 낮췄다.◇“국내 태양광 생태계, 제조업 비롯해 존폐 기로”“현재 국내 태양광업계의 제조라인은 사실상 절반 이상 무너진 상황”이라고 현실을 진단한 정 부회장은 “특히 비교적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진 대기업과 달리 태양광에 ‘올인’하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은 더더욱 생존의 기로에 서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이처럼 국내 태양광 산업이 붕괴되고 있는 데에는 저가 중국산 모듈의 국내시장 잠식과 정부의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 축소가 핵심 사유로 꼽힌다. 지난해 정부는 2030년 신재생에너지 목표 발전량을 하향 조정한데 이어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RPS) 비율도 줄였다.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의 안정적 수익 창출을 위해 시행하던 소형태양광 고정가격계약(한국형 FIT) 제도도 대안 없이 폐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최하위 수준이다.◇미국·유럽·인도까지…태양광 산업 지원 제도 ‘척척’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이 브릿지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이철준 PD)국내 태양광 산업이 ‘붕괴’ 직전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해외 주요국들은 태양광산업 육성 정책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2023년 세계 태양광 설비 설치량은 413GW(기가와트)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신규 설치량이 242GW였던 전년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또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의 사례만 놓고봐도 태양광 시장의 성장세는 상당하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인해 2030년 이전에 신규 태양광 설치량이 100GW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태양광 산업의 역사가 IRA 전후로 나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정 부회장은 “IRA 효과는 미국 태양광 산업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 태양광산업협회(SEIA)의 자료를 인용해 “2022년 8월 16일 IRA 통과 이후, 1년 사이에 51개 신규 태양광 생산시설에 대한 직접 투자가 200억달러(약 26조원)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미국에서는 향후 10년간 1440억달러(약 192조원)의 신규 투자가 추가돼 제조 분야에서만 1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 때문에 국내 태양광 기업들도 미국에서 살길을 찾고 있다. 미국은 IRA 내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MPTC) 제도를 통해 미국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태양광 부품에 대해 강력한 세제혜택을 주고 있다. 태양광의 원료인 갈륨·인듐·티타늄 등 희귀광물부터 태양광 모듈의 부자재인 백시트를 비롯해 폴리실리콘, 웨이퍼, 모듈, 인버터, 발전시설과 같은 광범위한 태양광 공급망 구성요소에 대해 세액을 공제해주는 것이다. 폴리실리콘은 kg당 3달러, 모듈은 와트(W)당 7센트씩 공제해주는 식이다. 한화큐셀이 미국에 3조2000억원을 투자해 8.4GW 규모의 최대 태양광 생산기지 ‘솔라 허브’ 건설을 결정하게 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정 부회장은 “태양광 생산에 있어 원료부터 주요 부품, 발전시설까지 제조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지원을 해주다 보니 가능한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태양광산업 육성을 위해 한국형 IRA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정 부회장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인도 등 한국이 참고할 만한 태양광 제조산업 육성 정책에 대해 소개했다. 유럽연합(EU) 경우 2022년 12월 출범한 ‘태양광 얼라이언스’를 통해 EU 역내 태양광 생산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대규모 공장에 대한 투자를 촉진해 2025년까지 태양광 부품의 연간 생산량을 현재 평균 4.5GW에서 30GW로 늘린다는 목표다.◇“국내 태양광 제품 의무사용 방안 검토해야” 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이 브릿지경제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철준 PD)이와 함께 인도가 실시하고 있는 태양광 산업 지원 제도는 특히나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정 부회장은 설명했다. 인도 정부는 고효율 태양광 모듈 제조 역량 강화와 수출 확대를 위해 지난 2020년 11월, 10개 주요부문에 대한 PLI(생산 연계 인센티브) 제도 도입을 승인했다. 그중 한 분야가 태양광 산업으로, 자국 내 태양광 모듈 생산을 촉진해 궁극적으로는 중국을 대체하는 세계 1위의 태양광 제조국가를 노리고 있다. 특히 눈 여겨봐야 할 것은 ALMM 제도다. ALMM은 인도 표준국(BIS)의 인증을 받은 태양전지,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는 기업 리스트를 지정하고, 정부가 시행하는 건설 프로젝트에 해당 기업이 만든 모듈을 사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업체의 이익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줌으로써 인도 내 태양광 제조기업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정 부회장은 “제도 시행 초반인 2021년 3월 ALMM에 등록한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는 23개, 생산 용량은 8200MW였으나 2022년 8월까지 18개월 동안 등록 제조업체 수는 약 3배인 66개로 늘었다”고 강조했다. 생산용량 또한 1만8050MW로 증가했다. 반면 2010년대 초 40여 개가 넘었던 국내 모듈 제조사는 10개 안팎으로 크게 줄었다. 정 부회장은 “중앙정부, 지방정부, 공공기관 등의 태양광 프로젝트에 한국에너지공단의 인증을 받은 국내 태양광 셀·모듈 제조기업의 제품을 의무적으로 사용토록 하는 제도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글로벌기업 RE100 따라가는데…한국만 ‘엇박자’태양광 산업의 붕괴는 곧 산업과 수출경쟁력 약화로도 이어진다. 세계 주요 기업들이 RE100에 속도를 내는 흐름 속에 한국만 역행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약속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현재 애플, 인텔,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은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을 100% 사용해 만든 제품을 납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RE100 이행을 요구하는 기업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생에너지 생태계 회복과 보급률 확대는 필수 과제로 손꼽힌다. 정 부회장이 국회 앞에서 1인 시위까지 나서며 재생에너지 정책 전환을 호소하는 이유다.정 부회장은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이라는 세계적인 흐름이 각국의 산업·경제와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내년부턴 중국보다 더 싼 인도산 제품 몰려온다”정 부회장이 우려하는 점은 또 있다. 내년 말부터 중국은 물론 인도산 태양광 제품까지 국내시장에 몰려들어올 것이란 부분이다. 현재 한국 태양광 생태계가 국내 제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가 중국산 모듈에 잠식되고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인도산 제품까지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인도가 올해 말이면 약 110GW의 자체 태양광 모듈 생산체제를 갖춘다”면서 “당장 내년부터는 중국산보다 더 싼 인도산 제품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돼 국내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미국의 중국산 태양광 제품 제재도 국내 중소업체엔 위기다. 미국이 동남아를 우회해 수출되는 중국 태양광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등 제재를 강화하자, 시장에서는 미국에 진출한 한화큐셀에 ‘기회’라는 분석이 잇따랐다. 하지만 이는 미국에 수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일부 대기업에만 유리할 뿐,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악영향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정 부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미국에 들어가지 못한 중국제품이 결국 우리나라로 들어오면 국내시장은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면서 “대기업도 국내에서의 사업 환경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사진=이철준 PD)결국, 한국 태양광 산업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정 부회장은 “지금도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보급’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제조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와중에 보급량만 늘리다 보니 부작용이 생기는 셈이다. 태양광 제조산업 육성과 보급 정책 간 균형이 필요하다는 정 부회장은 “한국태양광산업협회도 ‘태양광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 입법을 추진하는 등 태양광산업이 국가 핵심전략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우식 부회장은정우식 부회장은 동국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기술연구원 평가위원을 지냈다. 이어 서울시 에너지정책위원회 위원을 역임하고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 한국태양광발전학회·한국태양광에너지학회 부회장, 한국재생에너지산업발전협의회 사무총장, 여주시 에너지위원회 위원으로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대담=송남석 산업IT부 국장 songnim@viva100.com정리=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2024-01-23 06:35 도수화 기자

[비바100] "믿고 마시는 편의점 와인, 진심을 담았죠"

송승배 MD는 "세븐일레븐의 추천만으로 만족스러운 와인 맛을 경험할 수 있도록 신뢰감 주는 제품을 선보이는게 우선 순위"라고 말했다.(사진=이철준 기자)코로나19로 인해 집합 금지, 영업시간 단축 등으로 홈술·혼술 문화가 정착되면서 편의점들이 와인판매에 공을 들이면서, 주요 와인 구매처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와인수입액 5억602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5억8128만달러)보다 12.9% 감소한 가운데에도,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의 와인매출은 전년보다 27.7% 증가했다. 특히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와인 매출액이 50%나 증가해, GS25(24.4%), CU(6.9%)의 증가율을 압도했다. 세븐일레븐이 이처럼 경쟁업체에 비해 월등한 성장률을 보인 배경에는 와인에 ‘진심’인 송승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MD의 열정이 담겨있다.송 MD는 업계에서 ‘와인 소믈리에’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6월 쥐라드 쌩떼밀리옹(Jurade Saint-Emilion) 협회로부터 국내 최연소로 생떼밀리옹(Saint-Emilion) 기사 작위 ‘쥐라드(Jurade)’를 수여 받았다. ‘생떼밀리옹 쥐라드’ 기사 작위는 프랑스 3대 와인 기사 작위 가운데 하나로 쥐라드 기사 작위 수여자는 세계적인 와인 전문가로서 인정받는다.송 MD는 지난 2021년부터 국내 최대 규모의 샴페인 행사를 기획해 다양한 상품을 국내에 소개해왔으며, 이를 통해 현재까지 무려 10만병의 샴페인을 판매하며 프랑스 샴페인의 대중화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쥐라드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다.‘맛의 고향’ 전라도에서 나고 자란 그는 평소 미식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며 성장해왔다. 전통나물, 국 등 조미료 첨가가 적기로 유명한 전라도 음식이 와인 등과의 ‘페어링’ 음식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해 자연스럽게 해외 주류에 관심이 쏠렸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미식에 대해 관심을 갖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류 상품을 담당하게 됐다”고 말했다.송승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MD. (사진=이철준 기자)그가 처음 주류 MD직을 맡았을 때 편의점에서 평균적으로 취급하는 와인의 종류는 불과 수종에 불과한 ‘비주류’ 제품이었다. 송 MD 역시 어떤 방식으로 와인을 필두로 한 해외 주류를 ‘주류’ 제품의 위치에 올려둘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와인 제품의 특성상 마니아층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송 MD는 “1년 반가량의 시간동안 와인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명한 유튜버 ‘양갱’과 협업을 통해 홍보 영상을 꾸준히 제작하며 조금씩 입소문을 타면서, 구매 고관여 소바자들 사이에서 편의점이 와인을 구할 수 있는 주력 채널로 자리하게 됐다”고 말했다.실제 당시 와인 마니아들이 모인 모 커뮤니티에서는 세븐일레븐의 인기 고급 와인 제품인 ‘파이퍼하이직 레어13’의 제고 현황을 공유하는 글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등 ‘오픈런’과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다.송 MD의 남다른 와인 사랑은 세븐일레븐에서 취급하는 제품을 선별하는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송 MD는 신제품을 선정하는 과정을 단순히 제품을 고르는 절차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 자신이 맛보았을 때도 실망스럽지 않은 상품을 선별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었다.송 MD는 “보통 해외 주류의 경우 어떤 상품을 수입사에서 들여온 다음 유통사에 제안서를 보내 판매를 권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제안서를 받지 않아왔고, 이제는 유통사 쪽에서도 제안서를 보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고집’이 좋은 주류 제품을 선별하기 위한 개인적 열정과 애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통사를 거치지 않고 스스로 맛보았을 때도 소비자 역시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직접 선별하고 있고, 중간 과정이 없다 보니 거래처 측에서도 업무 속도가 붙고, 직접적인 매출이 곧바로 발생해 만족스러워하는 반응”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송승배 세븐일레븐 와인담당 MD가 19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송 MD는 소비자가 와인 등 해외 주류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도 세븐일레븐에서 추천하는 주류 상품을 구매했을 때 후회 없는 경험을 선사하는 게 가장 큰 목표이자 동기라고 전했다.“소비자 입장에서는 와인 등을 구매할 때 항상 이리저리 알아보는 게 굉장한 스트레스이자 제품 구매를 가로막는 가장 높은 진입장벽”이라며 “세븐일레븐의 추천만으로 만족스러운 맛을 경험할 수 있도록 소비자에 신뢰감을 주는 제품을 선보이는 게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실제 세븐일레븐은 이같은 송 MD의 와인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엄격함을 담아 앙리 마티스와의 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작년 11월 내놓은 네 번째 협업제품인 화이트와인 ‘앙리마티스 앨런스콧 쇼비뇽블랑’은 애주가로 유명한 가수 성시경이 출연한 제품간접광고(PPL) 영상이 입소문을 타며 큰 인기를 끌었다.앙리마티스 앨런스콧 쇼비뇽블랑 제품은 초도 물량 6만병이 완판된 상황이며, 추가 물량 입고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송승배 세븐일레븐 와인담당 MD가 19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송 MD는 해당 제품에 대해 “실제로 주변 친구들과 제품의 맛을 함께 보았을 때 ‘이 정도 맛이면 앞으로 와인에 관심을 갖게 될 것 같다’는 평이 나왔었다”며 “주류 카테고리에서 와인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처음 접하는 사람도 거부감이 없는 맛을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맛을 위해 그는 제조 과정에서 단기간 내 인위적인 와인 풍미를 구현하기 위한 과정인 오크칩을 넣는 등의 불필요한 공정을 과감히 생략하고, 가볍고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데일리와인 본연의 매력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그는 “해당 제품은 저가형·데일리 와인인데 기존 제품은 지나치게 단맛이 강조돼 인공적인 느낌이 강했다”며 “고급스러운 맛은 부족하더라도 편하고 가벼운 목 넘김을 경험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송 MD의 각별한 애정이 담긴 앙리마티스 앨런스콧 쇼비뇽블랑의 매출에 힘입어 세븐일레븐의 화이트·스파클링와인의 매출 역시 급증했다. 세븐일레븐 측에 따르면, 작년 화이트·스파클링와인의 2021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각각 50%·150%에 이른다.그는 “앙리마티스 협업 제품은 디자인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며 “제품의 맛 자체만이 아닌 병의 디자인도 인테리어 소품으로 쓰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그간 출시된 앙리마티스 와인 제품군인 카티아·하트·나티아 등을 일렬로 세우게 되면 남성과 여성을 그려낸 앙리 마티스의 유명 작품을 하트로 연결하는 연출이 가능하다.송 MD는 이같은 저가 라인업의 해외 주류 외에도 작년 12월 연말 샴페인 기획전을 통해 파이퍼 하이직 레어 13·페리에주에 벨에포크 14 등 고가의 제품도 선보이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편의점에서는 낮은 가격대의 해외 주류가 선호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부담을 감수한 과감한 도전이다.송승배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 MD와 ‘앙리 마티스’ 협업 와인 상품. (사진=이철준 기자)그는 “고급 해외 주류는 제품 자체의 가격이 비싸고, 유통사 차원에서 움직이게 되면 매입액 규모도 상당한데 판매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며 “마트나 백화점을 주요 주류 채널로 생각하는 세간의 인식이 문제이지 편의점이라는 채널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송 MD는 음료주류팀에서 일하며 소비자는 물론 거래처와의 기업 간 거래(B2B) 관계에서 신뢰를 형성했다는 점을 가장 큰 보람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소비자의 만족은 MD로 일할 때 추구해야 하는 0순위 목표이자 가장 큰 행복”이라면서도 “여기에 주류업계의 거래처와의 신뢰 관계를 일궈냈다는 게 큰 보람”이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세븐일레븐에 고급 주류 라인업 ‘레어’를 공급하고 있는 한 거래처를 예로 들었다. “‘편의점 와인’을 뛰어넘는 세븐일레븐의 브랜딩 능력과 실제 인기를 체감한 거래처가 세븐일레븐을 믿고 레어의 단독 공급을 결정해줬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는 그근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와인 브랜드를 신뢰 속에서 믿고 우리에게 판매를 맡겼다는 데 큰 의미를 느낀다”고 덧붙였다. 송 MD는 앞으로도 주류 시장에서 와인을 소주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와인과 연애하는 중”이라며 “레이블부터 맛까지 어렵다고 느껴지는 와인을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좋은 제품을 계속해서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김원빈 기자 uoswb@viva100.com

2024-01-22 07:00 김원빈 기자

[비바100] "청소년은 미래세대 아닌 현세대… 그들이 주인공"

서현석 미래가족성장연구소장.45년 동안 위기 청소년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헌신해 온 서현석 교수. 인천교육청 대안교육지원센터장에서 정년퇴임한 그는 현재는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아동·청소년교육학과 교수를 겸하면서 미래가족성장연구소를 설립해 부모 교육 및 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청소년 문제 전문가 서현석 교수를 만나 바람직한 청소년 교육의 방향과 가족의 역할 등을 들어 보았다.- 간단한 자기 소개부터 부탁 드립니다.“‘나는 아이들의 눈빛을 먹고 사는 교육자’라는 신념으로 45년 동안 교육현장에서 위기청소년과 그 가족의 관계회복을 돕는 일을 해 온 패밀리 디자이너, 아동·청소년 교육학 박사 서현석 입니다.”- 42년째 일해 온 인천교육청 대안교육지원센터장직을 정년퇴직한 후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성산효대학원대학교 아동·청소년교육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위기청소년 가정의 가족 관계 회복과 학업중단 위기 청소년의 학업 지속을 돕는 미래가족성장연구소를 설립해 부모 교육 및 상담을 합니다. 우울증, ADHD 등 정서행동 불안정으로 인해 학교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이 치유형 대안학교에서 치료와 공부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안정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재능기부도 하고 있습니다.”- 미래가족성장 연구소 소장으로 청소년 및 부모 상담을 하고 계십니다. 미래가족성장 연구소는 어떤 일을 하는 곳입니까.“저는 ‘세상에 문제 행동을 하는 청소년은 있지만 문제아는 없다. 문제 어른, 문제 부모, 문제 교사가 있을 뿐이다’라는 신념으로 위기청소년을 보듬는 일을 해왔습니다. ‘부모가 2% 바뀌면 자녀는 100% 변한다’는 확신으로 부모의 양육 태도 변화를 통해 위기 청소년이 방황을 멈추고 안정된 학업을 이어가도록 돕는 일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대표 프로그램으로 부모와 자녀의 관계회복을 돕는 ‘부자일체 감동캠프’와 다양한 주제별 자녀교육 역량 강화를 위한 ‘부모성장학교’가 있습니다. 가족의 정체성 확립과 ‘어쩌다 부모 어른다움’이라는 주제로 대중 강의 등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청소년은 다음세대가 아닌 현재’ 임을 널리 전파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다음세대’라는 것은 정책용어일 뿐입니다. 이렇게 인식하는 순간, 기성세대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허울 좋은 청사진일 뿐입니다. K팝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놀라운 경제효과를 창출해 낸 BTS는 결성 당시 멤버 평균나이가 19세였습니다. 그들은 중학생 때부터 열악한 공간에서 피나는 훈련을 반복했습니다. 모든 상황이 ‘미래’가 아닌 ‘현재’였습니다. 지난 10년간 BTS의 경제효과는 약 42조 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청소년을 ‘미래세대’, ‘다음세대’라고 부릅니다. ‘패드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세대를 여전히 소비하는 세대로 인식하는 기성세대의 고정관념이 참으로 답답합니다. 청소년은 ‘현 시대의 트렌드에 영향을 끼치는 세대’라는 인식 제고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청소년은 우리의 현재다’라는 말이 정말 가슴에 와 닿습니다. 청소년들이 잘 자랄 수 있는 지름길이 무엇일까요. 학교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 줘야 할지 궁금합니다.“2001년 겨울에 영국을 방문했을 때 눈을 의심케 하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국제 규격의 천연잔디 축구경기장 4곳에 개미가 보일 정도의 조명아래서 형형색색 유니폼을 입고 축구 하는 청소년들을 보며 잠시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출국 전 고등학교에서 밤늦게 퇴근하는 중에 운동장 한 켠 농구장에서 달빛을 조명 삼아 농구하는 아이들을 봤었거든요. 이후 지자체 청소년위원회에 참석할 때마다 방과 후 청소년의 놀 공간 확보를 위해 기초지자체 단위 학교마다 인조 잔디와 조명설비를 간곡하게 건의했지만 관심을 보이는 곳이 없었어요. 지금은 나름대로 청소년복지관련 정책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청소년문화와 복지 제도, 인프라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청소년이 사회구성원으로 지닌 잠재력은 놀라운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청소년들을 막연한 미래 혹은 다음세대로 치부하지 말고 그들의 잠재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오랫동안 교육현장에서 다양한 임상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청소년이 다양한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원인은 어른들에게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른들의 잘못된 양육 태도와 어른다움의 결여가 그 원인입니다. 부모가 자녀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먼저 자신들이 바뀌어야 할 요소가 무엇인지를 인지해야 합니다. 부모 삶의 태도가 바뀔 때 자녀의 문제행동은 놀랍게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사춘기 자녀를 무너지게 하는 원인 중 하나가 부모의 ‘불안’입니다. 특히 자녀교육에 대한 엄마의 불안이 심할수록 자녀는 무기력에 빠지며 반항과 방황의 빈도가 잦아지고, 결국 부부갈등과 가족 전체의 불화로 이어집니다. 자녀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부모의 역할은 부부의 ‘연합’입니다. 부모가 자녀교육 문제 전반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하고, 모든 과정을 ‘공유’ 하며, 가족 모두가 이해하고 공감할 때, 위기 상황의 자녀가 회복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자녀교육 ‘3공(共) 육아법’을 강조하셨는데, 자세하게 설명해 주십시오.“공동양육은 육아분담이나 가사분담 등을 넘어, 자녀 성장의 모든 과정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공동의 관심사를 갖고 자녀교육에 참여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녀교육에서 공동양육이 선행되지 않으면 ‘공유’가 될 수 없습니다. 부부가 가족문제를 공유하려면 안정된 소통 문화가 필요하고, 원활한 소통은 ‘공유부재’로 인한 가족갈등과 부부갈등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공유하기 전에 부모가 가진 교육 방향이나 가치관의 차이가 있을 때 먼저 그 차이를 조절해 공동양육 방해 요소를 제거해야 합니다.- 청소년의 올바른 성장과 저출산 문제의 시발점이 청소년기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그렇습니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된 청소년 마약 문제, 잔혹성이나 죄질이 성인보다 더 심각한 청소년 범죄, 그리고 국가 존립의 문제로 대두된 저출산 문제가 결국은 교육의 부재 탓이라 생각합니다. 정부가 2016년에 생애주기별 부모교육과정에 부모가 되기 전 고등학교 때부터 예비부모교육을 교육과정에 반영하기로 했었어요. 대학생과 군 장병을 대상으로 실시하기로 한 부모교육 확대도 지금은 언급조차 안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고교 3학년을 대상으로 결혼관과 예비부모교육을 정규교육과정에 반영해 출산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함양하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 부모들은 앞으로 어떤 노력을 더 해야 할까요.“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 인재의 핵심 역량 네 가지는 비판적 사고능력, 창의성, 의사소통능력, 협업능력입니다. 이런 역량을 갖추려면 자녀가 어릴 때부터 부모가 보여주고 들려주는 ‘범본 교육’을 통해 대인관계 역량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부모가 자녀에게 할 수 있는 ‘미래의 보장’이 될 것입니다. 저는 부모 교육 때마다 ‘이제는 관계 유산이다’라며, 부모를 통한 관계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대인관계 훈련의 가장 기본적인 교육장은 가정입니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4-01-16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100] "저출산 발상의 전환 필요… 비혼출산도 받아들여야"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3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철준 기자)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은 최근 브릿지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사회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과 대응 방안을 피력했다. 이기일 차관은 특히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민족의 존망이 걸린 무척 심각한 문제라며 기존과는 다른 발상의 전환인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한국 사회가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결심하고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이기일 차관은 그러면서도 한국 사회가 지난 2000년대 초반과 다르게 심각한 저출산 문제에 대한 위기감이 덜한 것 같다며 “물이 끓는 냄비 속의 개구리처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이 차관은 프랑스(팍스) 등에서 제도화 된 비혼출산에 대해 출산율을 올릴 수 있는 방안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한국 사회도 수용할 수 있게 더 유연해져야 한다고 밝혔다.이기일 차관은 저출산 문제와 맞물린 고령화 문제 대응에 대해 소득과 일자리, 돌봄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하며 고령자의 소득을 보전하고 사회 참여 제고와 건강을 위해 노인일자리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인 1000만 시대 대비를 위해 필요한 것은 ‘소득과 일자리, 돌봄’이라며 올해 기초연금을 인상했고 노인일자리도 전년보다 약 14만개를 늘려 103만개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풀기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인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연금개혁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국회에서의 공론화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차관은 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에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등 핵심 수치가 빠져 ‘맹탕’이라는 지적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며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에 대해서도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저출산이 심각한 상황인데 최근 저출산 및 인구감소 현황은 어떻고 이에 따른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나.“현재 저출산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2022년 우리나라에서는 24만9000명이 태어나 합계출산율이 0.78명이었다. 합계출산율이 1보다 낮은 곳은 홍콩과 마카오 등 도시국가를 제외하면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지난해 2분기와 3분기는 합계출산율이 0.70명을 기록했고 4분기에는 0.6명대 출산율이 예상되는 상황으로 감소 추세가 끝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 문제는 우선 국가 존립에 대한 우려로 이렇게 계속 인구가 줄어들다 보면 한반도에 누가 살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다. 실제 유엔 미래보고서는 ‘심각한 저출산으로 2300년대가 되면 우리나라에 남자 2명, 여자 3명만 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영국 옥스포드대학 인구문제연구소는 2006년에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저출산은 다양한 사회문제의 근원적 원인이 될 것이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한국은행의 심층보고서에서도 적절한 정책대응이 없다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050년대에 0% 이하 즉 경제 규모가 감소할 것이라 예상했다. 학생 수 감소도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병역자원도 위험해지고 지역소멸 위기 등 다양한 위기 요인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런 급격한 변화는 노동력 감소나 학생·병역 인구감소, 사회보장제도 개편 문제 등에 대해 충분히 준비할 여유 없이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있어 사회적 충격이 더욱 클 것이라 예상된다.”-세계적으로도 낮은 한국의 저출산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핵심은 청년들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결혼이나 출산을 늦추거나 포기하는 원인을 사회·구조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가장 크게 지적 받는 원인은 주거문제이다. 높은 주택가격은 소비 지출 여력을 감소시키며 청년의 결혼을 어렵게 하고 무주택자의 출산율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된다. 결혼·출산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진 상황은 청년들이 미래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해 결혼·출산을 포기하게 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교육에서의 경쟁 심화는 자녀 교육의 금전적·시간적·심리적 부담을 증가시켜 출산율 하락에 영향을 준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다.”-비혼(혼외) 출산에 대한 입장이나 의견이 궁금하다.“2022년 우리나라 비혼(혼외) 출산율은 3.9%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약 42%이고 프랑스는 62%이다. 한국 비혼 출산율이 OECD 평균 수준으로 상승하게 되면 합계출산율이 0.159명 올라가 0.94명이 된다. 우리나라도 결혼을 하지 않아도 아이를 낳고 모든 복지 혜택을 줄 수 있는 그런 때가 와야 된다고 본다. 여러 가지 문화가 바뀌어야 하는데 꼭 혼인신고를 해야 만이 아기를 낳고 또 복지 혜택을 주는 것은 지금 많이 바뀌고 있다. 그런 것을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 유연해져야 한다.”-최근 인터뷰에서 특단의 저출산 대책을 강구한다고 했다. 사실 그간 많은 출산 장려 정책이 있었는데 실효 면에서 아쉬웠다. 이전과 비교해 어떻게 달라지고 있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하려고 하는지 궁금하다.“과거에는 출산 자체에 집착했다면 이제는 청년들이 자아를 실현하면서도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자연스럽게 결혼·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데 초점이 있다. 저출산 문제에 있어 정부 목표는 결혼과 출산, 양육이 청년들의 합리적 선택이 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양육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현금급여를 확대했다. 영아기 지원을 위해 0~2세 생애초기 2년간 소득지원을 2000만원 이상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를 위해 부모급여 지급액을 최대 100만원으로 확대했고 첫 만남 이용권 지급액도 둘째 이상 출산에 대해 기존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확대 지급해 다자녀 가구의 양육 부담을 덜어드리려고 한다. 난임 시술비 지원 소득기준을 폐지했고 난소기능검사, 정액검사 등 필수 가임력 검진 비용과 난임진단 전 냉동한 난자를 사용하는 보조생식술 비용 지원도 이뤄질 예정이다. 복지부 외에도 고용노동부의 일·가정 양립 정책 확대, 국토교통부의 저출산 완화를 위한 주거지원 확대 예산 등이 편성됐다. 더 나아가 전문가, 청년부부와 만나면서 요구받은 사항들을 정책화해 ‘특단의 대책’ 마련을 추진할 것이다. 난임지원·돌봄서비스·일가정양립제도 등 출산·양육지원 과제는 물론 주거·일자리·사교육·수도권집중 등 경제·구조적 문제, 비교문화·젠더갈등 등 문화·심리적 요인 등을 폭 넓게 검토할 계획이다. 준비해서 1월말이나 2월에 대책을 내놓으려고 한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3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철준 기자)-노인 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고 일하고 싶거나 일 해야 하는 노인도 늘고 있다. 지난해 ‘노인일자리법’도 통과됐는데 앞으로 변화되는 복지부의 노인일자리 대책과 계획은 .“노인인구 1000만을 앞두고 직업 경험이 풍부하고 건강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60대에 진입하는 등 다양한 노인 집단에 대비해 정부는 2023년 7월 제3차 노인일자리 종합계획을 수립·발표했다. 3차 종합계획은 노인 빈곤과 노인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에 지속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88만3000개였던 노인 일자리 규모를 2027년까지 노인인구의 10% 수준(120만 명)으로 확대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올해 노인일자리 예산은 2조260여억원으로 노인일자리를 역대 최대 폭인 14만7000개 확대해 103만 개를 제공한다. 유형별로는 공익활동형 65만4000개, 사회서비스형 15만1000개, 민간형 22만5000개가 제공된다. 베이비붐 세대의 노년기 진입에 따라 이들의 경력과 역량을 활용하는 사회서비스형·민간형 비중을 2027년 40%까지 확대하고 노인일자리법 시행 시기에 맞춰 위임 사항 등에 관한 하위법령 제정을 추진해 노인일자리 사업에 대한 제도적 기반을 확립하겠다. 일자리를 갖고 있으면 건강해진다. 소득도 늘게 되지만 사회에 참여한다는 자부심도 느끼게 된다.”-정부가 약자 복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관련해 복지부에서 올해 중위소득 확대 등을 포함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약자복지는 자신의 어려움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사회적 최약자층부터 사각지대 없이 찾아내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복지이다. 올해 복지부 예산은 12.1% 증가해 정부 총 증가율(2.8%)의 4배에 달한다. 특히 약자복지 예산은 13.8%로 대폭 증액됐다. 정부는 2024년 생계급여액을 역대 최대 수준인 13.16% 인상했고 노인일자리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확대해 열 분 중 한 분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수당도 6년 만에 7% 인상했다. 기초연금도 월 32만3000원에서 33만4000원으로 올렸다. 최중증 발달장애인 맞춤형 1:1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장애인 활동지원도 11만5000명에서 12만4000명으로 확대했다. 약자발굴을 위해 복지위기 알림 앱을 상반기 구축하고 인공지능(AI) 복지상담 시스템은 하반기 마련하는 등 정보통신기술(ICT)·AI를 활용하고 중앙-지방-민간이 협력해 위기가구 발굴을 강화하겠다. 사회적 고립 및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안부 확인, 생활 환경 개선, 사회적 관계망 형성, 사후 관리를 지원할 계획이다.”-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복지부 입장과 최근 논의 상황은 어떻고 국회 논의 과정에서 복지부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복지부의 국민연금개혁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 연금개혁은 충분한 국민의견 수렴을 통한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 그동안 연금개혁은 정부가 보험료율이나 소득대체율 수준을 먼저 제시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을 반복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전문가·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통해 지난해 10월 종합운영계획을 수립하는 등 국민적 합의와 국회 선택을 통해 결정할 수 있는 단계까지 충실히 준비해왔다. 현재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국민 의견수렴과 공론화를 준비 중이다. 정부는 기초자료 제공과 실무 인력 등을 통해 국회 공론화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 내 자문기구를 마련해 논의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공론화 실무를 담당하는 지원단 구성 시 학습자료 제작 및 대국민 홍보·소통을 위한 인력을 지원할 예정이다. 공론화위원회가 결성되고 열띤 논의 과정을 거쳐 좋은 결실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올해 복지부 사업과 관련해 국민에게 강조 및 당부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올해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위해 약자복지를 더 두텁고 촘촘하게 정비하고 보건복지 제도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구조개혁도 더 과감히 추진하겠다. 특히 저출산 문제를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위기로 엄중하게 인식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사회 각계 각층과 긴밀히 협력하며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 정부는 출산, 양육 정책을 지속 개발해 누구든지 안심하고 자녀를 낳아 양육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한편 미래지향적인 보건복지 개혁으로 청년이 희망을 갖고 도약할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이기일 차관은 1965년 5월 충남 공주에서 출생했다. 국립철도고, 건국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리건대학교에서 행정학 석사를 인제대학교에서 보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행정고시 37회에 합격해 공직에 들어와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과장, 보육정책관, 대변인, 보건의료정책실장,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책임관 등을 역임했다. 특히 현 정부 들어 2차관(보건의료)에 이어 1차관(복지)직을 맡고 있다. 지난해 말 임명된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은 이 차관의 배우자로 ‘부부 차관’이 탄생했다. 이 차관과 신영숙 차관은 행정고시 37회 동기이기도 하다.대담=권순철 정치경제부 부장정리=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

2024-01-16 06:35 이원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