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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중대형 한식당 살아나고, 가성비 치킨 날개 달고

(사진출처=게티이미지)2024년 새해는 미국발 금리인하가 예상되면서, 국내 금리도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내내 고물가의 원인이 됐던 고환율도 다소 누그러들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국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기는 침체가 예상하기도 하지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처럼 급격한 경기침체 대신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창업시장 역시 긴 암흑의 터널을 지나 서서히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변동에 관계없이 소비자들의 인기를 끄는 저가 업종은 커피에서가 벗어나 다른 외식업으로까지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새해 창업시작은 최근 수년간 지속된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서 ‘부익부’ 대신 ‘품질은 높고, 가격은 합리적’인 업종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백화점 명품 수요가 줄고 있듯이 자존심과 품격을 갖춘 소비자가 극단적 양극화 대신 거품이 제거된 업종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 창업시장을 외식업 위주로 전망해 본다.◇ ‘저가 치킨’ 성장 예상덤브치킨 매장 전경. (사진=독자 제공)새해에는 커피시장에서 시작된 저가 트렌드가 치킨시장으로 옮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인의 최애 간식인 치킨 역시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이미 과당 경쟁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치킨 창업 수요는 많다. 만약 누군가 저가 치킨 창업으로 어느 정도 점포 수익성만 보장한다면 그 브랜드는 치킨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혁신을 통한 창조적 파괴 전략이다.그런 의미에서 지난 6월 대구에서 시작한 ‘덤브치킨’이 새해 기대되는 대표적인 저가 치킨전문점이다. 대구시와 경북 경산시에서 오픈한 5개 점포가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으며, 새해 본격적으로 성장할 준비를 마쳤다. 덤브치킨은 국내산 9호닭 후라이드 치킨을 단돈 9900원에 판매한다. 양념치킨, 갈릭소이치킨, 스위트크림치킨, 반반치킨 등은 1만1900원이다. 가족 파티에 적합한 하프 세트는 치킨반마리, 허니딥치즈포테이토, 치즈롤, 콜라를 묶어 1만8000원으로 구성, 고구마 토핑을 2000원에 추가할 수 있다.가격 측면에서 고객만족도를 높인 덤브치킨은 점포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가맹점 수익을 매출의 20~25% 선에 맞춰 사업을 설계했다. 고객 만족과 가맹점의 이익 둘 다 충족하겠다는 것이고, 이는 본사의 이익을 낮출 때 가능하다. 덤브치킨 관계자는 “다이소, 한솥처럼 저가이지만 긴 호흡으로 제품 경쟁력을 높여나가 궁극적으로 본사도 이익이 되는 브랜드로 성장시켜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창업전문가들은 로봇치킨이 인건비 절감 역할을 하면서 저가 치킨의 저변을 확산시켜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기존 치킨 브랜드들은 당장 주방을 로봇치킨으로 바꾸지 못하지만 신규 브랜드는 처음부터 주방 설계를 로봇치킨으로 하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 1인 창업도 가능해 치킨 가격을 낮춰도 점포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이밖에 후라이드참잘하는집, 맛닭꼬, 오븐숯불민족두마리치킨, 꾸브라꼬숯불두마리치킨 등도 주목되는 저가 치킨전문점이다. 특히 저가 치킨은 기존의 대형 브랜드들이 수시로 실시하는 할인 행사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 저렴한 가격이 배달비 부담을 어느 정도 상쇄해 배달주문도 많이 올라온다. 또 일단 저가 브랜드로 자리를 잡게 되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가격이 싸다고 맛과 품질이 떨어져서는 오래 가지 못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신메뉴 출시로 기존 고객을 지키고, 신규 고객을 계속 견인할 수 있어야 지속적인 성장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베이글·샌드위치 카페 주목카페샌드리아 매장 전경. (사진=독자 제공)한국 창업시장에서 카페는 이제 빼놓고 논할 수 없는 업종이 됐다. 창업 후보자들의 ‘최애 업종’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단순한 커피 및 음료를 판매하는 업종은 이미 과당경쟁을 하고 있어서 지금부터는 트렌드에 맞고 점포 수익성도 높일 수 있는 메뉴를 선보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니즈에 따라 새해는 베이글과 샌드위치 카페가 저변을 확대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2024년에는 뉴요커의 아침밥이라는 베이글이 보다 확산되면서 베이글 카페가 간편식 시장의 중심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베이글 빵이 보다 부드러워지고, 베이글 샌드위치 등 다양한 메뉴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핫한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뒤를 이어 다양한 브랜드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뉴욕 3대 베이글 중 하나인 에사베이글도 한국 진출을 준비 중에 있다.카페라떼떼는 ‘미국 정통 방식 그대로, 뉴욕의 맛을 정확하게 건강하게 재현하다’를 슬로건을 앞세워 뉴욕과 유럽의 정통 베이글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수제 베이글 카페 컨셉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의 베이글은 천연발효 빵이라 소화가 잘 되고, 천연색소와 순수 곡물 빵이라 건강하고 풍부한 맛을 낸다. 8가지 종류의 베이글에 크림치즈, 샌드위치 등의 메뉴를 다양하게 조합해 제공하므로 고객은 주문 시 본인의 취향에 맞는 베이글 메뉴를 찾으면 된다.서울 석촌역과 성수에 있는 니커버커베이글도 뉴욕 정통 베이글 카페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온 니커버커베이글은 별다른 첨가물 없이 뉴욕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 담백하고 맛있어서 미국에서도 줄 서서 먹을 정도로 인기 있는 곳이다.카페라떼떼 샌드위치 메뉴. (사진=독자 제공)미국이나 유럽의 베이글이 아닌 ‘한국 베이글’을 내세운 브랜드도 등장하고 있다. 서울 망원동의 브릭베이글은 모든 베이글을 만들자마자 랩으로 싼다. 수분이 날아가지 않아 씹는 느낌이 인절미 같아서 인기가 높다. 코끼리베이글은 ‘화덕 베이글’이란 새로운 한국형 메뉴를 탄생시켰다. 쉬즈베이글은 총 24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메뉴가 강점이다. 다양한 메뉴를 제공해 소비자 선택폭을 넓혔다.독일식 화덕 베이글집 베베베도 인기다. 붉은 벽돌, 우드 소품 등 독일풍 가옥 분위기로 고객을 유인한다. 베이글에도 독일산 흑맥주를 넣어 매일 아침 화덕에서 구워낸다. 쫄깃하고 촉촉한 베이글은 신선한 재료를 가득 넣어 샌드위치로도 제공한다.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샌드위치 역시 새해 창업시장을 달굴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브랜드인 써브웨이와 퀴즈노스 이외에 2024년 새해는 토종 브랜드 중에서 수요가 저변으로 확산되고 있는 수제 샌드위치 카페가 성장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대표적인 브랜드인 카페샌드리아는 다양한 샌드위치와 샐러드 메뉴에 미니피자 메뉴까지 더해 주목을 받고 있다. 커피 및 음료 메뉴 역시 ‘품질은 높게, 가격은 낮게’ 전략으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으며, 일대일 맞춤 창업 상품으로 2040 여성 창업 희망자들에게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중대형 점포 외식업의 부활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새해는 코로나19 이후 다소 주춤했던 중대형 점포의 부활도 예상된다. 다만 과거처럼 가격이 너무 비싸게 판매하는 식당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제 국내 소비자는 더 이상 거품에 부화뇌동하거나 속지 않는다. 시시각각 정보의 공유가 이루어져 부자도 비싼 가게를 외면하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새해에는 그동안 주춤했던 고깃집 등 중대형 한식당 창업이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고급 한우를 합리적 가격으로 판매하는 식당의 전망이 밝고, 차별화된 한식 메뉴로 인기 있는 식당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자카야와 오뎅바 주점도 확산돼 나갈 것이고, 수제맥주펍과 치킨호프집, 횟집, 치즈닭갈비 등도 경쟁력 있는 점포의 등장이 예상되고 있다.이들 업종은 대중성이 높아 메뉴와 가격, 인테리어가 조금만 차별화되어도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어 중요 상권 곳곳에 대박 점포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새해 창업시장은 중대형 점포가 활기를 되찾으면서 중산층 창업자들에게 어필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2023-12-27 07:00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비바100] "알바생을 정직원 채용했군요, 600만원 받아가세요"

(사진출처=게티이미지)최저 임금이 급격히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것 중 하나가 인건비다. 그렇다고 사람을 안 쓰자니 일손이 딸려 고객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기 일쑤다. 어차피 직원을 고용해야 한다면 정부의 고용지원금 제도를 적극 활용해 조금 이나마 부담을 덜어보는 것은 어떨까. ‘요기요사장님포털’의 도움을 받아 인건비 부담을 덜 수 있는 고용지원금 제도를 소개한다.◇정규직 전환 지원금아르바이트를 고용했다가 정직원으로 전환해 오랫동안 함께 일하려는 사업주라면 정규직 전환 지원금이 유용할 수 있다. 이 제도는 고용안정장려금의 일종으로 기간제 근로자 등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업주에게 임금 증가 보전금, 간접노무비 등을 최대 월 50만원씩 1년간 지원해준다.6개월 이상 고용(계속 근로한 기간 2년 이내)한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한 다음 달부터 12개월 이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단, 비정규직을 처음 채용할 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일자리 창출 지원 목적의 인건비를 지원받았을 경우에는 간접노무비(30만원)를 지원받을 수 없다.지원요건은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서 6개월 이상 2년 이하 고용한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경우이며, 정규직 전환일부터 1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하고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또 정규직 전환 후 근로자의 임금이 최저임금 이상이여야 한다.지원금액은 정규직 전환 후 임금증가액이 20만원 이상일 경우 월 50만원씩 1년간 지원되며, 임금증가액이 20만원 미만일 경우 월 30만원씩 1년간 지원된다.신청 방법은 온라인 고용보험 홈페이지에서 기업서비스→고용안정장려금→ 정규직 지원금 선택 후 신청하면 된다. 각 지방 고용센터를 방문해 오프라인 신청도 가능하며, 우편·팩스 접수도 가능하다. 신청 후 심사 및 승인이 이뤄지면 해당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후 지원금을 신청하면 된다.지난 10월 종로일자리플러스센터, 조계사 일자리나눔터 및 서울고용노동청 서울고용센터 주최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현장 면접을 보는 구직자들(연합)◇청년 일자리도약 장려금이 제도는 채용일 기준 6개월 이상 실업상태인 만 15세~34세 청년(취업애로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정부가 임금 일부를 보전해 제도다. 음식점업은 상시 근로자 200명 이하로 참여 신청 직전 월부터 이전 1년 동안 고용보험이 적용된 직원이 평균 5인 이상인 경우에만 해당한다. 단 청년창업기업(만 39세 이하 청년이 창업해 신청일 기준으로 사업을 개시한 지 7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고용위기지역 소재 기업의 경우 1인 이상 채용직원이 5인 미만이라도 지원이 가능하다.조건에 충족하는 청년을 채용할 경우 직원 1인당 최대 월 80만원 1년간 지원해준다. 단 채용 후 6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하고,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하며 주 30시간 이상 근무하며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신청방법은 온라인 고용보험 홈페이지에서 채용계획을 제출해 심사를 받으면 된다. 지원이 승인되면 근로자를 채용해 6개월간 고용을 유지한 뒤 다시 장려금을 신청하면 된다.한 지방자치단체에서 개최한 중장년 일자리박람회에서 면접중인 중장년층 구직자들, (사진=경기도)◇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장려금만 50세 이상 구직자를 채용했을 경우 고용노동부에서 최대 월 80만원씩 1년간 장려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음식점은 신중년 적합직무에 주방장 및 조리사, 제과·제빵원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하고 숙달된 조리사를 구할 때 인건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채용계획이 승인된 이후 채용한 근로자만 지원 가능합니다. 채용계획을 신청한 후 다음날부터 채용한 근로자의 경우에는 승인 이후 소급적용이 가능하다.지원대상에 해당되는 업체는 만 50세 이상 구직자를 신중년 적합직무(음식점의 경우, 주방장 및 조리사, 제과·제빵원 해당)에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한 경우이며, 3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신청방법은 온라인 고용보험홈페이지에서 기업서비스→고용창출장려금→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 선택해 신청하면 되고, 참여신청서 작성 후 첨부서류를 지참하고 고용센터를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접수할 수도 있다. 고용센터에서 참여신청서 심사 및 승인이 나면 근로자 채용, 3개월 간 고용유지한 후 관할 고용센터로 지급신청서를 제출하면 장려금이 지급된다.수도권의 한 일자리 박람회 모습(사진제공=인천 테크노파크)◇고령자 고용지원금과거보다 많이 고령자를 고용한 사업장에 분기별로 최대 30만원씩 2년간 지원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1년 넘게 일한 만 60세 이상 근로자가 직전 분기보다 증가하는 경우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대상 제조업의 경우 500인 이하, 건설업·광업·운수업·창고업·통신업의 경우 300인 이하, 기타 산업의 경우 100인 이하인 기업이며, 중소기업법상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지원대상이 될 수 있다. 숙박 및 음식점업의 경우 상시 근로자 수 200명 이하면 지원 대상이 된다.일단 이 제도는 과거보다 고령자 채용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비교하기 때문에 사업장의 고용보험성립일부터 최초 지원금 신청 분기 시작일의 바로 전날까지 기간이 1년 이상이어야 한다. 또 지원금을 최초로 신청한 분기의 월평균 고령자(1년 넘게 재직 중인 만 60세 이상자+1년 초과 근로계약하고 신규채용한 60세 이상자 수의 평균 수)가 지원금 신청분기 이전 3년간 월평균 고령자수보다 증가해야 한다.최초 고령자 고용지원금(1회차 분기)을 신청하여 지원받은 경우, 이후 최대 2년간 분기별로 고령자 1인당 3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고령자를 채용하여 지원금을 받고자 하는 사업주라면 분기별로 고지되는 ‘최초 고령자 고용지원금’ 신청 접수 기간에 최초(1회차 분기) 지원금을 먼저 신청해야 하는데, 고용보험 홈페이지에서 기업서비스→고용창출장려금→고령자 고용장려금 선택 후 신청하면 된다. 2회차 분기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관할 고용센터)에서 신청이 가능하며, 신청 조건에 해당될 경우, 매 분기별 증가한 고령자 수 1인당 30만원씩 최대 2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사업장별로 고용보험 피보험자의 30% 혹은 30명이 한도이며, 피보험자 수 10명 이하 기업은 최대 3명까지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2023-12-20 07:00 박자연 기자

[비바100] "시민 자본과 사회적기업 연결… 자금 물길 열어줄 것"

성진경 오마이컴퍼니 성진경 대표는 "사회에 이롭고 의로운 기업이 될 수 있다고 평가되는 기업에 시민 자본을 모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창업한 목표"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사진제공=오마이컴퍼니)오마이컴퍼니는 지난 2011년에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1기 팀으로 출발한 ‘사회혁신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다.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 가운데 특히 사회에 이롭고 의로운 기업이 될 수 있다고 평가되는 기업에 시민 자본을 모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돈이 필요한 곳에 돈이 흐르는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는 오마이컴퍼니 성진경 대표를 만나 창업의 배경과 사업 비전 등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마이컴퍼니가 어떤 회사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오마이컴퍼니를 소개할 때 ‘사회혁신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라고 말합니다. 시민 자본과 사회적경제를 연결해 우리 사회를 의롭고 이롭게 만드는 것이 저희의 소셜 미션입니다.”- 2012년에 오마이컴퍼니를 창립하셨습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회사를 설립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2011년에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1기 팀으로 시작했습니다. 올해 육성팀 13기 팀들이 활동하고 있고 마지막 기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희는 이 사업의 ‘시조새’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시민이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다양하고 의미 있는 프로젝트가 추진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이 대단히 매력적이었습니다. 특히 사회적기업이 제도적으로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기에 보다 많은 시민이 사회적기업의 후원자로, 소비자로, 투자자로 참여할 수 있는 채널이 되고자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을 창업하게 됐습니다.”- ‘오마이컴퍼니’라는 사명이 무슨 뜻인 지도 궁금합니다.“오마이뉴스, 오마이치킨, 오마이호텔, 오마이로또, 오마이걸 등 다방면에 걸쳐 ‘오마이’ 계열 회사가 많습니다. 언젠가는 ‘오마이그룹’이 탄생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웃음). 일회적인 펀딩이 아니라 시민 참여자가 내 회사를 함께 만들어 가자는 의미를 담아 이렇게 사명을 정했습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1기 선정을 시작으로 오마이컴퍼니가 시작됐고 2014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됐습니다. 당시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선택한 까닭은 무엇이었는지요.“2011년 당시에 창업 멤버가 3명이었습니다. 저와 현재 각자 대표를 맡고 있는 한송이 님, 그리고 지금은 학교에서 후학을 육성하고 있는 김동규 님 이렇게 셋이었습니다. 창업 멤버 모두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단순히 수익을 많이 내는 것이 기업의 목적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우리 사회를 의롭고 이롭게 만드는 데 의기투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사진제공=오마이컴퍼니)- 오마이컴퍼니를 운영하며 언제 가장 힘들었는지,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창업 이후 2~3년 차가 가장 힘든 시기였습니다. 플랫폼을 오픈했지만 이용자와 프로젝트가 많지 않았습니다. 사막에 플랫폼을 만든 것 같은 느낌이었죠. 좋은 프로젝트를 어떻게 발굴할까 고민하다가 ‘함께 만드는’ 방식으로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크라우드펀딩 대회를 창안했습니다. 크라우드펀딩에 도전할 창업팀을 교육, 컨설팅, 상세페이지 제작, 후속 지원 등을 통해 창업팀의 성장을 지원하는 실전역량강화 프로그램을 런칭했습니다.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자체 기획해 진행하는 등 좋은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데 역량을 쏟았습니다.사회적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사업에 진출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엔젤투자자가 선뜻 투자해 준 덕분에 증권형 펀딩 사업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 말로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요즘 읽고 있는 책 인피니티게임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유한 게임식 리더가 선의를 품어도 좋은 일을 하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한게임식 리더들은 좋은 일을 하면 돈이 벌린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공식이라기보다는 삶의 방식이다.’”- 지난 10년 동안 많은 펀딩을 진행하셨습니다. 가장 보람 있었던 펀딩과 아쉬움이 남았던 펀딩에 관해 들려주십시오. “‘세월호 기억팔찌 캠페인’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12번의 펀딩을 통해 100만 개의 기억 팔찌가 만들어지고 나눔이 이뤄졌습니다. 현재는 ‘416재단’에서 매년 펀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이태원참사 관련 펀딩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아쉽게도 크게 확산되지 못하고 마무리되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제는 크라우드펀딩 회사가 많아졌습니다. 타사와 차별화된 오마이컴퍼니만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오마이컴퍼니가 지난 10여 년 동안 함께 만들어온 색깔, 분위기, 의미에 동의하는 회원들이 많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친절한 플랫폼으로 창업팀의 첫 펀딩은 오마이컴퍼니에서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마이컴퍼니는 다양한 자체 프로젝트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시대의 문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왔는데요. 오마이컴퍼니에서 최근 가장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이슈가 무엇인지,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내년 3월에 ‘DMZ 생명평화순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4대 종단과 함께 한국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만들어 가는 생명평화 캠페인입니다. 파주 오두산 전망대에서 시작해서 고성 평화전망대까지 20여 일 동안 400㎞를 걷습니다. 소상공인진흥공단과 함께 민간투자 연계 매칭융자 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참여할 예정입니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한 기업에게 소진공에서 매칭융자금액(모집금액의 최대 5배)을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마이컴퍼니의 앞으로의 목표와 비전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사회혁신기업과 시민투자자의 커뮤니티로 성장하는 것이 오마이컴퍼니의 목표입니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돈이 필요한 곳, 세상을 이롭고 의롭게 만드는 기업에 자금이 흘러갈 수 있도록 물길을 내는 것이 저희의 비전입니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3-12-19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100] "새만금, 이젠 너도나도 ‘눈독’ 들이는 동북아 경제허브”…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이 서울 용산구 새만금투자전시관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철준 PD)“새만금은 2년 전까지만 해도 허허벌판이었습니다. 지금은 국내외 다수의 대기업들이 앞다퉈 새만금 산단에 입주하려고 문의가 들어오는 데다, 모두 수용하고 싶어도 이젠 땅이 부족할 판입니다. 그 누구도 상상 못한 일이지 않습니까. 바야흐로 새만금에 변화가 온 거죠.”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은 최근 브릿지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새만금의 성공을 자신했다. 김 청장은 “현 정부 출범 이후 8조7000억원이라는 전례 없는 기업 유치 성과를 냈다”면서 “올해 안으로 총 10조원의 기업유치 성과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대규모 장기간 국책사업 새만금…‘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재조명새만금은 전국 최대 곡창지대인 만경평야와 김제평야가 합쳐져 만들어진 새로운 땅이다. 지명 역시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만경평야의 ‘만(萬)’과 김제평야의 ‘금(金)’을 따 붙여진 이름이다. 규모부터 엄청나다. 면적만 총 409㎢에 달한다. 무려 서울의 3분의 2, 여의도의 141배 수준이다.국내 최대 규모 간척지인 새만금 개발의 역사는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선거공약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국토확장과 농경지 확보를 목적으로 1991년 11월 방조제 착공이 시작됐다. 하지만 환경단체의 반발에 부딪히며 두 차례 중단과 재개를 거듭하다 2010년 4월 준공했다. 2008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발표에 따라, 간척 농지로 조성되던 새만금이 산업과 관광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개발되도록 방향을 틀었다. 이 때부터 새만금 개발사업은 새만금기본계획에 따라 2050년까지 총 4단계에 걸쳐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2020년까지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됐고, 현재는 2030년까지 78% 개발을 목표로 2단계 사업이 진행 중이다. 3단계는 2040년까지 87%, 4단계는 2050년 사업 완료가 목표다. 이중 개발면적인 291㎢는 총 5개의 권역(산업·연구, 복합개발, 관광·레저, 배후도시, 농생명)으로 나눠 개발되고 있다.장기간 국책사업이지만,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새만금은 올해 ‘투자진흥지구’ 지정에 이어 ‘국가첨단전략사업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뜨거운 조명을 받고 있다. LS그룹, LG화학, SK온,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 소재 관련 기업들은 모두 새만금 산단에 투자를 확정한 상태다. 취임 반년을 맞은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도 새만금에 불어온 변혁을 새로운 기회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새만금, ‘첨단전략산업·식품·컨벤션’ 3대 허브 조성 목표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사진=이철준 PD)정치인 출신인 김 청장은 새만금과 남다른 인연이 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인수위 새만금TF 전문위원으로 참여했다. 농업용지 비중이 70%였던 새만금 토지이용구상안을 30%로 줄이고, 비농업용지(산업·관광)의 비율을 70%로 높이는 밑그림을 그려냈다. 이번 윤석열 정부 출범 때는 인수위 지역균형특위전담팀(TF) 새만금발전기획단장을 맡아 국제투자진흥지구 지정 등을 국정과제로 건의했다. 차분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표정의 김 청장은 “취임 직후에는 정부의 국정과제와 철학에 맞춰 ‘기업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성장 동력을 키워내기 위한 전담TF를 신설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지난 7월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에 따른 후속대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김 청장의 새만금 개발 목표는 ‘첨단전략산업·식품·컨벤션’의 3대 허브 조성이다. 그런 만큼 새만금이 우리나라와 전라북도 전략적 거점이자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통·물류 등 기반시설 조성에 명운을 걸겠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이후 입주 수요 몰려…단시간 내 투자 폭증 특히 지난해와 올해는 새만금이 국내외 유수의 이차전지 관련 기업으로부터 많은 러브콜을 받는 등 가장 뜨겁게 달아오른 시기였다. 이미 현 정부 출범 이후 새만금은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8조7000억원에 달하는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연말까지 10조원 유치도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김 청장은 “LS그룹의 경우 새만금에 총 2조2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며 “단일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라고 대표 사례로 들었다.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사진=이철준 PD)그렇다면 배터리 소재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이 최근 새만금에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청장은 저렴한 땅값 외에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지목한다. 그는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된 새만금 산단과 입주기업은 기반시설 설치비용 지원, 인허가 신속처리, 예타조사 대상사업 우선선정,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우선 반영,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고 거듭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만금을 대한민국 미래성장 산업인 이차전지의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전라북도 등 관계기관과 소통하고 협력해 추가로 필요한 지원사업을 발굴·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새만금 활성화를 위해 각종 규제들을 선제적으로 깨가며 ‘킬러규제 개혁가’란 별칭도 얻었다. 킬러 규제란 기업과 경제 활력을 가로막는 규제를 말한다. 일례로 김 청장은 “최근 이차전지 기업 두 곳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편의를 위해 개설된 도로를 폐쇄하고, 용지병합한 뒤 새로 도로를 개설하는 규제 혁파를 시행했다”고 소개했다. 더 나아가 ‘킬러규제개혁TF팀’을 운영, 투자유치와 공장 운영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들을 발굴해 지속적인 개선 방안을 만들어나가고 있다.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이 서울 용산구 새만금투자전시관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한 뒤 사업소개를 하고 있다.(사진=이철준 PD)국내 이차전지 기업과 중국기업의 니즈가 맞닿은 부분도 새만금에 투자가 몰리는 데 한 몫 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제혜택을 받으려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한국)에서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확보해야 한다. 한국기업은 이차전지 원료 공급망을 갖춘 중국기업과 손잡고 국내에서 전구체 등의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고, 중국기업은 미국 우회 진출로를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이달 초 미국이 ‘중국 자본 지분율이 25%를 넘는 배터리 합작사’를 해외우려기업(FEOC)로 지정하면서, 지분 조정이 불가피해지는 등 한국기업들이 부담을 떠안게 됐다. 이와 관련, 김 청장은 아직까지 한중 기업들의 투자 철회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국내 대기업들이 지분 조정에 대한 부담은 있겠지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정도라고 본다”며 “중국기업들도 미국 수출만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수출국 다변화를 노리고 있는 만큼, 이차전지 특화단지로서 새만금의 역량은 변함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최근에도 새만금에 이차전지 관련 기업의 입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며 이에 대응해 적기에 용지 제공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피력했다.김 청장은 이처럼 투자 열기가 뜨거운 이차전지 분야를 중심으로 첨단전략산업 허브를 조성하고, 산업 분야에서 이룬 성과를 새만금 사업 전체로 확대해나간다는 전략이다.그중 하나가 바로 새만금 ‘식품허브’다. 새만금의 광활한 부지, 신항만을 포함한 기반시설 등 강점을 활용해 글로벌 식품가공·유통 중심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관광레저용지의 기능을 고도화해 새만금 컨벤션 허브도 조성한다. 김 청장은 “3대 허브 간 연계를 통해 새만금이 ‘동북아 경제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실행전략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러한 구상이 청사진에 그치지 않도록 민·관·산·학·연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기업’ 중심 여건 조성할 것” 다만 새만금 사업에 훈풍만 부는 것은 아니다. 올 여름 화제였던 잼버리 사태와 이에 따른 내년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논란 등은 끊이지 않고 언급되고 있다.김 청장은 “새만금은 큰 틀에서 보면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이자 전라북도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해낼 사업”이라며 “새만금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기본계획 재수립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사진=이철준 PD)김 청장이 꼽은 기본계획의 핵심 키워드는 ‘기업’이다. 기업이 신속하고 편리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역점을 두고, 새만금을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의 전초기지로 키워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지난 10월부터 김 청장은 산업, 식품·농업, 컨벤션·관광 등 9개 주요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문회의를 시작했으며 내년 초까지 자문의견을 취합한다. 아울러 임기 동안 새만금 3대 허브 조성과 함께 ‘메가시티(인구가 1000만명이 넘는 도시)’에 대한 기본 구상을 만들겠다고 밝힌 김 청장은 “지역갈등을 해소하고 전북도민이 합심해 새만금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역설했다.대담=송남석 산업IT부 국장 songnim@viva100.com정리=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2023-12-19 06:50 도수화 기자

[비바100] "스타일리시한 검술 액션… 재미 따라올 자 없을 것"

이만재 뉴코어게임즈 대표 겸 디렉터. (사진제공=뉴코어게임즈)1972년 ‘퐁’이 상업용 게임으로 첫 성공을 거둔 이후 게임은 빠른 속도로 발전을 거듭했다. 게임을 진행하는 형식 즉 ‘장르’도 굉장히 다양화된 상태다. 현재 게임 장르에는 액션, 퍼즐, 슈팅, 어드벤처, 시뮬레이션, 롤플레잉, 음악 등이 있으며 각각의 장르마다 수많은 파생·복합형 장르가 존재한다.그 중 하나인 ‘메트로배니아’는 액션 게임의 하위 장르로, 닌텐도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메트로이드’와 코나미의 호러 액션 게임 ‘캐슬배니아(원제: 악마성 드라큘라×월하의 야상곡)’에 큰 영향을 받았다. 유기적으로 연결된 던전을 가로 방향, 즉 횡스크롤 방식으로 탐험하고 여정 도중에 얻는 무기나 도구, 능력 등을 활용해 적과 싸우면서 전투에 익숙해지는 것이 메트로배니아 게임의 핵심적인 재미 요소다.타 장르와 차별화된 재미 덕분에 메트로배니아 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확고한 팬층을 형성했다. 지난 2021년 출시된 메트로이드 시리즈 신작 ‘메트로이드 드레드’는 전 세계 3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호주의 인디게임 개발팀 ‘팀 체리’의 ‘할로우 나이트’는 500만장 이상을 판매해 큰 주목을 받았다.뉴코어게임즈가 개발 중인 메트로배니아 게임 ‘데빌위딘: 샷갓’. (이미지제공=뉴코어게임즈)국내 게임업계에서도 메트로배니아 게임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뉴코어게임즈다. 뉴코어게임즈는 지난 11월 열린 ‘2023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자사가 개발한 메트로배니아 게임 ‘데블위딘: 삿갓’으로 인디게임상을 수상하며 개발력을 입증했다.이만재 뉴코어게임즈 대표 겸 디렉터는 “게임업계는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몇 차례 지각변동이 있었고 업계 중심에도 변화가 있었다. 이 가운데 ‘우리가 대한민국 게임업계의 중심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아 뉴코어게임즈를 설립했다”며 “뉴코어게임즈는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횡스크롤 검술 액션 게임을 가장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회사라고 자부한다”며 뉴코어게임즈를 소개했다.이 대표는 과거 캐슬배니아를 처음 접한 이후 메트로배니아 게임에 푹 빠져들었다. 지금은 자신을 ‘메트로배니아에 미친 남자’라고까지 표현할 정도다. 이후 캐슬배니아와 유사한 장르의 게임을 찾아 즐겼다는 이 대표는 자신이 직접 메트로배니아 게임을 만들고자 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데블위딘: 삿갓’이다.그는 “메트로배니아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 플레이어가 성장하며 새로운 스킬을 습득하고, 이를 활용해 새로운 지역에 진입하도록 설계된 레벨 디자인에 있다”며 “고전적인 메트로배니아 게임보다 한 단계 진화한 형태의 게임을 제작하고 싶었고, 당시 ‘김삿갓’이란 캐릭터에 빠져 있었기에 이를 오마쥬해 ‘데블위딘: 삿갓’을 개발했다”며 게임의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데블위딘: 삿갓’은 주군을 잃고 배신당한 호위무사 ‘김립’이 악귀화된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악의 주축들을 응징하는 처절한 사투를 그린 메트로배니아 게임이다. 갑자기 출현한 ‘흑석탑’의 영향으로 비약적으로 발전을 이룬 가상의 조선을 배경으로 삿갓을 쓰고 탐욕의 늪에 빠져 악귀화된 세상과 맞서는 김립의 이야기를 그렸다.이 게임은 △최상급 그래픽 △스타일리시 액션 △탐험요소 △악귀화 등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먼저,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 최상급 그래픽을 구현했으며 고품질의 시네마틱 영상도 제작하고 있다. 스타일리시 액션은 이 대표가 ‘데블위딘: 삿갓’에서 가장 강조하는 특징이다. 검술 액션의 근본을 이해하고 녹여낸 전투 스타일과 호쾌한 타격감을 구현했으며, 초집중 액션과 와이어 시프트, 실드 등 독창적인 액션 시스템으로 조작하는 재미를 더했다.이 대표는 “‘데블위딘: 삿갓’은 기존 게임에 비해 검술 액션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단순히 휘둘러 베는 것보다 정확한 타이밍에 반격해 큰 피해를 되돌려주는 액션을 게이머들은 더 매력적으로 여긴다고 판단했다”며 “아직 게임을 정식 출시한 것이 아니라서 확답하긴 어렵지만, 제가 추구하는 검술 액션의 느낌이 많은 게이머에게 같은 마음으로 전달되길 바란다”고 밝혔다.리뉴얼한 ‘데빌위딘: 삿갓’의 게임 장면. (이미지제공=뉴코어게임즈)메트로배니아 게임답게 ‘데블위딘: 삿갓’ 역시 여러 가지 탐험요소를 갖췄다. 가상의 조선이 시대 배경인 만큼 한국적인 장소가 게임 곳곳에 등장하며,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신비롭고 이세계적인 판타지 세계관 등 동서양의 미가 혼합된 다양한 지역을 탐험할 수 있다. 탐험 과정에 따라 숨겨진 세계의 비밀과 김립의 역경도 확인이 가능하다.게임 중반부에 돌입하면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 김립이 통제할 수 없는 외형의 변화를 겪으며 ‘악귀화’로 변신한다. 악귀화와 함께 4가지 속성의 신규 액션을 시전할 수 있으며 이는 메트로배니아 단계에서의 핵심적인 재미 요소가 될 것이라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아직 게임이 정식 출시가 되지 않았지만 ‘데블위딘: 삿갓’은 국내외 게임업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에픽게임즈의 개발사 지원 프로젝트 ‘에픽 메가그랜트’에 선정됐으며 올해는 일본 유명 게임사 반다이남코에서 주최한 ‘GYAAR 인디게임 콘테스트’에서 ‘어워즈 위너’를 수상했다. 경기게임오디션 1위, 인디크래프트 1위, 방구석인디게임쇼 특별상 등의 성과도 거뒀다.현재 뉴코어게임즈는 ‘데블위딘: 삿갓’의 발매를 앞두고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데블위딘: 삿갓’은 내년 상반기 스팀 얼리액세스(미리해보기)를 시작으로 이후 플레이스테이션(PS), Xbox, 닌텐도 스위치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지난 10월에는 게임성 및 대중 인지도 향상을 위한 일환으로 헤비메탈 연주에 특화된 기타리스트 매트 히피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으며, 향상된 게임성 제공을 위해 전반적인 개선 작업도 진행 중이다. 기존까지 활용해 왔던 언리얼 엔진의 버전을 4.26에서 5.2로 업그레이드했으며 △이야기 전개 조정 △전투 시스템 리뉴얼 △스킬 성장 교체 △환경 응용 게임성 향상 △UI(이용자 인터페이스) 리뉴얼 △캐릭터 외형 향상 △최적화 등 과거 데모 버전을 체험한 유저들이 제안한 의견을 적극 수렴해 전반적인 완성도를 가다듬고 있다.이 대표는 “아직 많이 부족한 저희 프로젝트에 많은 응원과 관심을 주시는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프로젝트를 출시할 때 적어도 부끄럽지 않고,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이런 게임이 나오는구나’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앞으로도 노력할 테니 꾸준한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

2023-12-18 07:05 박준영 기자

[비바100] "내 삶의 개척자, 타인의 조력자… 제가 변호사를 꿈꾼 이유죠"

법무법인 심목의 윤성인 대표 변호사.“변호사는 스스로 일을 선택할 수 있으며 스스로 선택한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것 자체가 사회에도 도움이 되고 일을 맡긴 의뢰인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매력이 있는 직업이라 생각합니다”법무법인 심목 윤성인 변호사와의 인터뷰에서 꺼낸 말이다. 흔히 변호사라면 남부럽지 않은 집안에서 태어나 좋은 조건에 학업을 마치고 쉽게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을 것 같은 이미지지만 윤성인 법무법인 심목 대표는 전라북도 전주시에 5형제 중 셋째로 태어난 남자형제들만 있는 생활로 특별히 다른 동시대의 사람들과 다르지 않는 평범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법무법인 심목 윤성인 대표 변호사.윤 변호사의 고등학생 시절인 1987년~1989년은 그에게 깊은 고민을 안겨준 시기였다. 인생에 있어서도 격동기인 고등학교 시절인데, 당시 전국교사노동조합이 설립되는 등 민주화가 본격화면서 고등학교도 많은 변화의 중심이 되었다. 고등학교도 민주화 바람이 일면서 처음으로 학생회장 직선제가 도입됐는데, 학생회장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학교변화의 중심에서 경험을 하게 된 것이 현재까지도 소중한 경험과 자산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그렇게 학창시절을 보내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뒤 재개발·재건축 전문 변호사가 됐다. 그는 “재개발 재건축 전문 변호사는 밖에서 바라보는 관점은 ‘헌집줄게 새집달라’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재개발은 헌집과 분담금을 내야 새집을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이렇게 분담금이라는 부분에서 많은 지역주민간의 이해관계와 재개발을 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많은 용역업체, 인가권을 가진 지자체와의 이해가 충돌하는 곳이다. 결국, 무엇보다도 ‘합리적인 조정’을 필요로 한 곳이라는 의미다. 변호사는 이 과정에 첨예한 이해관계에서 발생하는 민사소송, 행정소송, 자문 등의 이해관계 조정에 참여하게 된다.그는 자신의 법무법인인 ‘심목’을 만든 계기에 대해 “법률시장의 변화에 따른 생존전략과 전문성 확보를 위한 필요성을 느끼게 되어 전에 있던 로펌을 그만두고 새로운 법률사무소를 차리게 됐다”고 말한다.여기서 그가 꿈꾸는 로펌은 “재개발·재건축등을 전문으로 하는 새로운 변호사와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단순히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업무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의 조정, 사업성 향상 등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 로펌으로 성장하는 것이 제가 만들고 싶은 회사의 모습”이라고 설명한다.그의 좌우명은 “의뢰인의 이익과 나의 이익을 함께” 라는 것이며, 자연인으로서의 삶의 좌우명은 “스스로 즐거운 일을 하고 살자”라고 말한다. 나의 의뢰인이 이익이 없는데 나만 이익을 향유하는 것은 싫지만 내가 한 일 만큼의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도 싫기 때문에 의뢰인의 이익과 나의 이익을 함께 하는 것이 직업인으로서의 목표인 것이다.인터뷰 말미에 그는 취업 등으로 고민하는 요즘 청년들에게 “도전의식이 결여돼 있다”고 일침을 가한다. 요즘 청년들의 방황은 우리 세대가 자식들에게 삶의 틀을 강요하면서 많은 지원을 해주다 보니 성장기에서 부모가 만들어 준 틀 밖에서의 삶의 경험이 없어서 생긴 일이라는 것이다.“청년세대는 부모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모든 물질적·사회적 자산이 대부분은 부모세대가 살면서 스스로 이룬 것이라는 것을 우선 이해하고, 스스로 도전해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식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법무법인 심목 윤성인 대표 변호사.다음은 윤성인 법무법인 심목 대표 변호사와의 일문 일답이다.- 살면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시기는?전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나 평범하게 살았지만, 1987년~1989년까지 고등학교 생활을 통해 인생의 방향이 정해졌던 것 같습니다. 당시 사회 전반에 미친 민주화·변혁 등의 시기였는데, 특히 당시 전국교사노동조합이 설립되면서 학생회장 직선제가 도입됐는데 투표를 통해 학생회장이 되면서 사회에 대한 참여의식과 책임의식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2학년 2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 1년 동안 학생회장을 하면서 몸으로 실천하면서 쌓은 경험이 현재까지도 소중한 경험과 자산으로 남아 있습니다.- 변호사를 꿈꾸게 된 계기는?1990년 서강대학교 사학과에 진학을 하게 되어 1993년 7월까지 학교생활을 하다가 군대에 입대한 후 1995년 군대를 제대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변호사는 스스로 일을 선택할 수 있으며 스스로 선택한 일에 대하여 최선을 다하는 것 자체가 사회에도 도움이 되고 일을 맡긴 의뢰인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매력이 있는 직업이라 판단하여 1995년부터 1999년까지 공부를 하여 사법시험에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변호사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가장 적합한 직업을 찾는 과정에서 선택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물론 대학생활을 하는 과정에서는 변호사를 꿈꾸지 않았으며, 전공을 살려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 꿈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재개발 재건축 변호사는 생소하다. 소개를 해 준다면?2007년 우연히 재개발 관련 사건을 진행하게 되면서 도시정비사업 관련 소송을 진행한 것이 계기가 되어 약 15년 동안 관련 업무를 진행하다보니 전문변호사가 됐습니다.재개발은 낡은 집을 부수고 새 아파트를 지어 돈을 버는 사업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낙후된 지역에 도로 등이 협소하여 소방차·구급차 등이 사람이 살고 있는 주택으로 진입할 수 없는 정도가 돼 최소한의 생활여건을 향유할 수 없는 지역이 대상입니다. 원래는 지자체·국가 등이 노후된 정비기반시설을 개선하여야 하나 한정된 예산으로 모든 지역에 노후된 정비기반시설을 정비할 수 없기 때문에 개발의 특혜를 부여하여 주거시설의 개선과 개발에서 발생한 이익의 일부로 정비기반시설을 교체하는 공익적 사업을 말합니다.- 회사를 만드신 계기는?법률시장의 변화에 따른 생존전략과 전문성 확보를 위한 필요성을 느끼게 되어 전에 있던 로펌을 그만두고 새로운 법률사무소를 차리게 됐습니다.대형로펌은 대기업을 주로 고객으로 하고 있으며, 개인변호사 사무실은 개인이 주고객입니다. 현재 제가 처한 현실은 규모 있는 회사를 의뢰인으로 두는 것보다는 규모 있는 회사를 상대방으로 고소를 하는 것이 많습니다. 소수의 변호사가 한 두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영업을 하는 것이 현실적인 생존전략이라고 판단하여 재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를 두고 재개발과 재건축 분야에 전문적인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회사 운영하면서 고비나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이었나? 어떻게 해결했나?회사의 운영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영업의 문제인데 재개발·재건축을 전문으로 변호사들은 그 부분에 있어서는 좀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다만, 일반인들의 인식은 변호사는 모든 부분에 대하여 전문가로 판단해 변호사의 영역이 아닌 부분에 대한 자문 등이 많아 재개발·재건축 법률 분야 뿐만 아니라 통상적인 개발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많은 영역에 대한 지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어려운 점입니다.- 앞으로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나?재개발·재건축 등을 전문으로 하는 새로운 변호사와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하여 단순히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업무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의 조정, 사업성 향상 등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 로펌으로 성장하는 것이 제가 만들고 싶은 회사의 향후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요즘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요츰 청년들은 부모의 많은 지원 속에 있다보니 부모가 만들어 준 틀 밖에서의 삶의 경험이 부족한 것이 아쉽습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스스로 삶을 개척하는 경험을 만들어가는 스스로의 삶을 결정하는 도전의식이 절실한데 그런 노력이 부족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것들 대부분은 부모세대가 이뤄놓은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스스로 도전을 해야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룰 수 있다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 집이 없어서 결혼을 하지 못한다는 식의 수동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과감히 인생에 도전하는 능동적 사고와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장원석 기자 one218@viva100.com

2023-12-18 07:00 장원석 기자

[비바100] 고물가에 먹거리 카페 '빅히트'… 분식집도 인기 부활

(사진출처=게티이미지)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으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2023 자영업 창업 시장은 큰 기대를 않고 출발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바꾼 소비 생활 패턴을 과거로 완전히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는 게 드러난 한 해였다. 게다가 장기불황으로 극심하게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자영업 시장의 활기를 되찾는 데 한계를 드리웠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어김없이 성장과 정체, 퇴보라는 변화가 일어났다. 외식업 중 가장 큰 비중 차지하는 업종 중 하나인 치킨 시장은 숯불치킨의 성장이 있었고, 저가 커피는 점포 수익성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간단한 먹거리도 함께 판매하는 먹거리 카페가 번성했다. 한일관계의 정상화와 함께 일본식 외식문화가 확산되어 갔고, 고물가로 인한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는 저가 분식점은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 일할 직원이 부족한 현실로 인해 무인 창업, 1인 창업, 점포의 자동화는 그 속도가 더 빨라졌고, 불황 중도 고품질, 합리적 가격의 고기집은 돌풍을 일으키는 브랜드가 등장해 크게 성장하기도 했다. 올 한 해 창업시장의 변화를 외식업 위주로 정리해본다.◇먹거리 카페, 도넛·베이글 등으로 메뉴 다양화한솥도시락 매장 전경.(사진제공=한솥도시락)한 끼 식사를 간단히 해결하는 먹거리 카페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MZ 세대를 중심으로 국민의 외식문화가 한식 위주에서 탈피해 카페에서 간단히 해결하려는 추세가 점점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외식 물가가 크게 상승해 점심 값을 줄이려는 직장인들의 니즈가 폭발한 데다, 커피 등 음료는 반드시 마셔야 하는 젊은 층의 수요가 막물려 먹거리 카페는 불황 중에도 성장하는 업종으로 꼽혔다.올해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는 그동안의 유행했던 햄버거, 샌드위치, 베이커리, 샐러드뿐 아니라 도넛, 베이글 등 미국과 유럽 스타일의 먹거리 카페의 메뉴가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한 때 유행하다가 다소 주춤했던 도넛은 노티드 등 수제 도넛 브랜드가 새로운 콘셉트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뉴요커들이 즐겨먹는 베이글도 런던베이글뮤지엄 등 여러 브랜드 점포가 등장해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수제 베이글 샌드위치로 인기를 더해갔다. 이런 트렌드를 타고 성장한 브랜드로는 카페라떼떼, 코키리베이글, 타타스베이글 등이 있다.고물가 시대에 점심 값을 줄이려는 소비심리는 카페형 한식당과 분식집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한솥도시락은 ‘가격은 낮게, 품질은 높게’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홀 반, 배달 반’ 매출안정화로 점포의 평균 매출이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품질 대비 가격의 고객만족도가 높아서 경쟁 브랜드가 쉽게 진입하지 못하는 경제적 해자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김밥 등 분식집도 선전하고 있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데다 다양한 메뉴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밥을 마는 자동기계가 확산되면서 김밥 마는 이모(직원)를 구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 점도 분식집 창업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이와 같은 간편 외식업의 성장 속에서도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반짝 유행하는 업종도 있었다. 중국의 디저트 메뉴인 탕후루 전문점은 짧은 기간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가져왔는데, 벌써 폐점하는 점포가 많아지고 있어서 과거 대만 카스테라와 같이 반짝 유행하는 업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숯불치킨, 일본식 외식업 등 비주류 업종의 성장훌랄라참숯치킨 매장 전경. (사진=독자 제공)올해는 한 업종에서 주류 메뉴가 아닌 비주류 메뉴가 꿈틀거리는 한 해였다. 치킨 업종의 경우 숯불바비큐치킨이 성장했는데, 기존의 후라이드 양념치킨, 구운치킨과 간장치킨 등이 이미 과당경쟁을 하고 있어 숯불바비큐치킨이 건강과 맛의 차별화를 내세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성장의 기틀을 다졌다. 훌랄라참숯치킨, 감탄계숯불치킨, 오븐숯불민족두마리치킨, 꾸브라꼬숯불두마리치킨 등이 특히 주목받은 브랜드다. 숯불치킨 1위 브랜드인 훌랄라는 최근에 불고 있는 숯불바비큐 붐을 타고 ‘다시 뛰는 훌랄라’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창업시장의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중이다. 신규 창업뿐 아니라 업종 전환 창업도 적극 지원하면서 올해 100여 개 가맹점을 열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이밖에 홍춘천치즈닭갈비 등 과거 유행했던 닭갈비도 다양한 신메뉴를 내세우면서 성장했고, 한일관계의 정상화와 함께 라멘 등 일본 가정식 식당과 이자카야오뎅바도 성장했다. 이자카야오뎅바인 철길부산집은 오뎅과 다양한 일본식 안주 메뉴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며, 일본 주점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연출해 젊은 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가성비와 가심비 모두 갖춘 한식당의 성장한양화로 매장 전경. (사진=독자 제공)불황일수록 소비자는 지출을 줄이는 대신, 선택의 폭을 좁혀 더 까다롭게 상품을 고르는 습성이 있다. 따라서 올해는 이러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가성비와 가심비 높은 한식당이 크게 성장하기도 했다. 올해 최고의 히트 업종 중 하나인 소고기 화로구이 전문점 한양화로는 프리미엄 블랙앵거스 소고기를 화로에 구워 소고기의 극대화 된 맛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인 브랜드로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기용해 성공을 거뒀다. 현재 한양화로는 오픈 예정 매장을 포함 135개 이상을 체결했다. 중대형 점포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른 셈이다. 소비자들에게 퀄리티 있는 맛을 선사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본사에서 산지와 직거래로 고기를 유통해 경쟁력 있는 가격의 소고기를 즐길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벌써 제2의 명륜진사갈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불황 중에도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는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점포 자동화와 1인 창업의 증가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인건비 절감은 점포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외식업에 일할 직원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대안은 기술 발달로 점포의 자동화를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키오스크나 테블릿PC, 모바일앱 등을 통한 자동주문시스템, 예약정보시스템이 확산되고 있으며, 치킨로봇, 서빙로봇이 증가하고 셀프 서비스도 일반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1인 창업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가 앞당긴 배달주문 증가는 외식과 유통의 소비문화를 크게 바꾸어 놓아 앞으로 점포의 테크놀러지화는 더욱 가속화되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디지털 기술정보 시스템의 발달로 무인점포가 증가하고, 고객 개인별 빅데이터에 의한 맞춤별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브랜드도 속속 등장할 것이다. 실제로 테이블오더인 티오더는 올 한 해 동안 외식업계에 급속히 퍼져나갔다.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2023-12-13 07:00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비바100] "직접 만든 빵 사회에 '나눔'… 발달장애인도 베풀 수 있죠"

소울베이커리 김혜정 원장.(사진제공=소울베이커리)발달장애인들이 정성으로 빵을 만드는 곳이 있다. 1997년 ‘애덕의집’에서 영양사 수녀님이 우리밀 쿠키로 장애인 간식을 만들면서 시작된 ‘소울베이커리’다. 이곳에서 만든 제품은 두레생협과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등 여러 곳에서 팔리고 있다. 쌀 케이크(쿠키)는 17년째 고양시에서 태어난 아기들에게 선물로 제공되고 있다. 김혜정 소울베이커리 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발달장애인과 함게 만드는 빵 이야기와 함께 어려웠던 과거와 앞으로의 희망을 들어 보았다.- 간단한 본인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사회복지사 김혜정입니다.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빵을 만드는 소울베이커리의 책임자입니다.”- 소울베이커리는 1997년에 시작됐다고 들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장애인 직업은 단순노동이 전부였는데 어떻게 제과·제빵을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처음에는 단순히 장애인들이 건강하게 먹을 간식을 직접 만들자는 뜻에서 우리 밀로 쿠키를 만들었어요. 후원자분이나 봉사자분들이 찾고 구매하면서 점차 쿠키 종류가 늘어나고 만드는 양도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장애인들의 일거리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빵이나 케이크는 만드는 과정이 복잡한데, 빵과 케이크를 40여 종류나 만들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빵 만드는 공정이 다른 곳과는 다르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쿠키와 빵, 케이크는 많이 다릅니다. 쿠키는 불량률이 거의 없지만 발효과정을 거치는 빵은 매일 매일 습도와 온도에 따라 제품의 발효 타이밍도 달라요. 같은 오븐에서 구워도 오븐 스프링이 달라 중간에 꼭 확인이 필요합니다. 오븐에서 나오면서부터 빵은 노화가 시작됩니다. 유통기한이 긴 쿠키는 오늘 만든 제품을 꼭 당일에 출하할 필요가 없지만, 빵은 모두 그날 만들어 당일에 출하해야 합니다. 핵심 작업인 반죽이나 오븐굽기 공정에는 대개 장애인들을 배치하지 않고 비장애인들이 담당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불량률이 높더라도 장애인들에게 기회비용이 된다고 생각해 모든 공정에 장애인을 배치해 만듭니다. 쿠키 작업을 하는 곳이나 일반 빵공장보다도 불량률이 높아요. 비장애인이라면 혼자 할 수 있는 공정을 발달장애인 3~4명이 작업을 나눠 할 수 있게 직무를 세분화했습니다. 장애인의 개별특성을 최대한 고려해 배치하고 있습니다.”소울베이커리의 제빵사들, 발달장애인 제빵사들도 비장애인 제빵사들과 똑같은 작업공정에 참여한다.(사진제공=소울베이커리)- 설탕과 달걀, 밀가루 등의 가격이 오르며 제빵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소울베이커리 역시 부담이 클 것 같습니다.“당연히 부담이 큽니다. 저희는 원료 대부분을 국산으로 사용해 재료비 비중이 상당히 높습니다. 최저임금도 매년 오르면서 제품 가격에 반영돼 늘 고민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 같은 장애인작업장은 복지부나 경기도, 고양시에서의 장비 지원이나 저 같은 사회복지사 등의 인건비 지원이 없었다면 운영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소울베이커리가 어느덧 창립 25주년을 맞았습니다. 10년 이상 장기근속자에게는 부모님과 이탈리아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최근에는 직원들을 위한 셔틀버스도 운영한다고 들었습니다. 소울베이커리 만의 직원 복지에 대해 들려주십시오.“근로장애인의 장기근속을 유도하려고 해외연수를 보냅니다. 10년을 일한다는 것은 비장애인에게는 쉬운 일일 수 있지만 노화가 빠른 발달장애인에게는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10년을 한결같이 일하면 이탈리아로 여행을 보내 줍니다. 이탈리아로 가는 이유는 그곳 음식인 피자와 스파게티, 젤라또 등이 장애인에게 거부감이 없는데다 저희 법인이 수녀회이기도 해 바티칸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워낙 유명한 곳이 많아 같이 가는 보호자분도 매우 만족해 하십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근로장애인과 비장애인 직원 간의 처우나 급여 차이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차이를 없애는 게 직원 복지라고 생각합니다.그런 노력을 하고 있음을 알아주십사 하는 마음에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저희는 근로장애인의 경우 단순히 최저임금에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처우개선비’ 라는 수당을 별도로 매월 지급하고 명절 수당도 기본급의 50%를 두번 씩 지급합니다. 모든 경조사도 비장애인 직원과 똑같이 챙깁니다. 앞으로는 직장건강검진 외에 2년에 한 번씩 특별건강검진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기술연수를 위해 4박 5일의 일본 동경제과 기술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소울베이커리 제빵사들이 빵 반죽을 계량하고 있다.(사진제공=소울베이커리)- 오랜 동안 장애인장애인직업재활시설을 이끌면서 어려운 일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는지, 그럴 때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1999년부터 일하면서 한 순간도 쉬운 적은 없었습니다.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긴장감과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설렘으로 바꾸려 노력했습니다. 초창기에는 가두판매를 하다가 고정거래처가 생긴 뒤부터는 장애인들에게 최저임금을 주고자 매출신장을 고민했습니다. 매년 올라가는 최저임금만큼 매출 역시 신장해야 했어요. 혹시라도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지, 소비자의 불만은 없는지 늘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출근할 적마다 혼잣말을 합니다. ‘오늘도 무슨 일이 있든 또 이겨내 보자, 아자아자 할 수 있다’라고 외치곤 합니다.요즘 힘겨운 점은 보호자분들이 70대, 80대 노인이 되어가고, 장애인들이 이제 시설대신 지역사회에서 자립해 살아야 하는 정책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돈 관리나 개인위생, 식생활, 건강관리 등을 스스로 할 수 없는 발달장애인들이 과연 혼자 살 수 있을까 걱정입니다. 그런 자립생활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같은 작업장에서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많습니다. 60세 여성이 뇌졸중으로 사망한 지 반년 만에 발견되고 36세 발달장애 아들은 노숙하다가 우연히 사회복지사에 의해 발견된 2020년 12월 방배동 모자사건처럼 근로장애인의 보호자 사망 이후 남게 될 발달장애인에 대한 걱정이 큽니다.”- 소울베이커리의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십시오.“장애인은 항상 수혜의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단순히 받기만 하는 대상이 아니라 베풀 수 있는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려고 노력합니다. 2010년부터 겨울철마다 노숙인의 동사 방지를 위해 빵을 후원하고 있고, 인근 시각장애인협회를 통해서도 시각장애인에게 빵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나눔’을 할 수 있는 소울베이커리 매장을 지역사회에 만들려고 합니다. 단순히 저희 빵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그 빵을 활용해 토스트를 전문적으로 만들어 저렴하게 판매하려고 합니다. 청년밥상에서 신부님이 청년들을 위해 부대찌개를 3000원에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처럼, 저희가 만드는 식빵을 활용해 따뜻한 토스트를 만들어 누구에게나 저렴하게 판매하는 매장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또한 보호자가 연로해지면서 늘어날 혼자 살게 되는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주거서비스 지원이 가능한 모니터링 담당자를 자체적으로 양성하고 활성화하려 합니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3-12-12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100] "K-방역 선진화… 감염병·매개곤충 다양한 연구해야"

권형욱 한국방역학회 회장은 "지난 1년 간 방역학회가 방역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왔다"며 "좋은 연구 결과를 교류하는 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최근의 빈대 공포, 그 전에 코로나 펜데믹을 비롯한 각종 전염병까지. 대한민국도 이제 방역 시스템 구축이 화두가 되는 나라다. K-방역을 높이 평가하는 이들도 있지만 아직 선진국에 비해 연구 인프라가 부족하고 학계와 산업간 융복합 연구가 뒤쳐지는 것이 사실이다. 권형욱 국립 인천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지난 해 7월에 한국방역학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맡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권 회장을 만나 K-방역의 현재와 과제 등을 들어 보았다.- 빈대 공포가 최근 조금은 잠잠해 지는 듯한 양상이다. 현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빈대는 일반 빈대와 열대성 반날개 빈대가 많다. 오래된 가옥이나 외국인 거주 시설 등에서 간헐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빈대는 날개가 없어 이동하는데 제한이 있다. 여러 가지 방제 방법을 잘 쓴다면 우리 거주 형태 등으로 볼 때 어렵지 않게 방제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다만, 최근 출현한 빈대는 피레스로이드 계열 살충제에 대해 저항성을 보여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 등이 있다. 방제하는 방법도 아직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방제방법에 대한 정립이 필요해 보인다.”- 빈대의 전염성 여부에 여전히 우려가 많다. 어떻게 방역을 하는 것이 좋은가.“모기나 진드기와 달리 빈대에 물릴 경우 물린 자국이 직선으로 이어지며, 환자의 민감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피부발진이 나타난다. 빈대는 흡혈을 한 뒤 혈액의 수분이 변에 섞여 배설물을 배출한다. 배설물의 흔적으로 빈대 유무를 파악할 수 있다. 방제 수단으로는 열이나 스팀 처리와 함께 살충제가 필요하다. 다행히 빈대는 자연상태에서는 질병을 매개한다는 보고가 없다. 이제 우리 방역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 방역의 과학화와 선진화가 필요하다. 방역산업 육성지원법을 제정해 방역시장을 확대하고 대학 관련학과 신설 및 전문가 교육 등을 통해 산업 고도화 및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 해충 방제 자격증 제도 역시 필요하다.”- ‘매개체 펜데믹’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안다. 실제 가능성, 그리고 그런 사태에 대비해 방역당국이 최우선해야 할 조치는 무엇인가.“외국인 입국, 무역량 증가와 함께 기후변화에 의한 아열대화로 감염병을 매개하는 곤충이나 동물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감염병 환자 입국도 매년 늘고 있다. 1999년 미국에서 감염병 모기로 인해 웨스트나일 바이러스가 대유행을 했었는데, 우리도 이런 감염병을 전파할 매개곤충이 있으면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특히 숲 모기 종류로 동남아에 많은 ‘뎅기열’이 위험하다. 우리도 전국적으로 분포해 가장 유의해야 한다. 감염병과 매개곤충에 대한 기본 연구와 함께 국내외 가능성이 있는 주요 매개곤충 파악 및 감염병 확산 방지법을 미리 연구해야 한다. 매개곤충과 감염병균의 상호작용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미국과 일본에 비해 ‘실험용 매개곤충’에 대한 인식이 아직 없다. 세계 수준의 감염병-매개체 연구를 위해선 계통이 확실한 매개곤충을 사육할 수 있어야 한다. 독성 실험이나 방제 연구, 감염병균에 대한 상호작용연구 같은 기초연구에서부터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응용연구 여건도 구축되어야 한다.”권형욱 한국방역학회 회장은 방역의 과학화와 선진화가 K-방역의 향후 최대 과제라고 강조했다.(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 일반인들이 주의하고 지켜야 할 방제 및 방역 수칙이 있다면 어떤 것 들이 있을까.“우리 주변에는 많은 감염병의 위험과 여러 매개체 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사계절이 뚜렷해 감염병의 유행곡선이 뚜렷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뇌염, 뎅기열, 쯔쯔가무시병, 혈소판감소증후군, 말라리아, 반려동물의 심장사상충 등은 모두 우리 생활 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감염병들이다. 모기나 진드기에 의해 매개되는 것인데,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나 야외생활 시 주의해야 할 점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야외에서 모기나 진드기가 많은 환경에 노출될 경우, 되도록 물리지 않도록 자기방어를 하는 게 최선이다. 개인기피제나 공간기피제 같은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런 매개체는 매우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고, 그 모든 개체를 박멸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거주지역이나 생활반경에 집중적으로 방제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무엇보다 되도록 감염병매개체에 직접 노출이 안되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한국방역학회가 출범한 지 1년이 넘었다. 초대회장으로 바쁘게 뛰어왔는데 그 동안의 성과를 간단히 설명해 달라.“한국방역학회는 감염병과 그 매개체에 대한 방역과 소독 분야의 과학적인 연구풍토를 만들고, 관련 산업을 발전시키자는 목적으로 창립되었다. 우리나라는 감염병과 소독 분야에 있어 과학적인 방법이나 표준화된 방제 방법이 부족해 관련 학계에 대한 발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학회를 통해 방역 연구와 산업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학계와 산업의 연결 고리 역할로서 정부와 산업체, 군부대 등 관련 연구 및 산업현장과 그간의 문제점을 논의하는 자리를 두 차례 학회를 통해 진행했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방역산업이 크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표준화된 방역방법과 과학방역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대두되었다. 이런 것을 학회가 나서서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현재 방역산업이 나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간 방역학은 주로 감염병 자체 연구에 치중되어 균형적인 발전을 못했지만, 앞으로는 감염병 예방과 감염병 매개체를 관리하고 방제하는 분야의 학문적 발전이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학회가 좋은 연구결과를 교류하는 장이 되도록 하겠다.”권형욱 한국방역학회 회장은 지난 1년 간 방역학회가 방연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 왔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학계와 산업의 연결고리를 잇는 각고의 노력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 12월 7, 8일 이틀간 피닉스 평창호텔에서 방역학회 세미나가 있었다. 향후 어떤 아젠다에 집중할 계획인지 궁금하다.“현재 빈대로 인해 사회적으로 불편을 많이 겪고 있다. 과학적인 해결 방법과 일반인들에게 대한 올바른 홍보, 관련 학문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회적 개념 등에 관한 학술적 발표가 있었다. 감염병의 방제와 소독에 관련된 방역학은 아직 명확한 학문의 경계와 독립적인 학문과 산업 분야가 명시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예를 들어 모기가 전파하는 말라리아 방제를 위해 연구와 산업의 경계를 어디 까기 확장할 것인지에 정의가 모호해, 방역학회가 이러한 틀을 산학연관 연합체로 해 다져나갈 예정이다. 시대가 많이 복잡해지고, 국제무역과 기후변화 등의 다양한 변수로 인해 이제는 국내에 국한된 감염병을 연구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앞으로 세계적인 유행 감염병과 매개곤충에 대한 연구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연구 풍토와 인프라 및 과학적 연구를 토론하고, 학계와 사회에 적용하고 홍보하는 학회가 되도록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아젠다라고 생각한다.”- K-방역에 관해 평가가 엇갈리는 분위기이다. 어떻게 평가하고, 보완할 점은 어떤 부분인가. “K-방역은 정부의 신속한 대처와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가능했다. 표면적으로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다만, 더 발전하려면 평소에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연구풍토가 조성되고, 관련 감염병과 매개곤충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가능해야 한다. 연구중심인 대학에서의 감염병 연구는 시설이나 인프라, 연구과제의 다양성 및 연구과제 규모 등에서 선진국에 비해 편중되고 많이 뒤쳐진 게 사실이다. 뎅기열이나 말라리아 같은 감염병 및 감염병-매개체 상호관계를 연구하는 분야는 감염병 위험도에 따라 음압 실험시설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 대학 연구시설에는 아직 없다. 병원체 자체로 숙주동물이나 쥐 같은 동물의 임상실험을 하는 연구시설은 대학이나 병원연구소에 존재하지만, 매개곤충으로 다양한 연구를 하는 곳은 거의 전무하다. 선진국에서는 게이츠재단이나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연구과제를 수주해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우리는 아직 모기에 대한 과학화된 계통과 자원도 없는 상태이다. 매개곤충에 대한 기피제, 유인제, 살충제, 최신 유행하는 백신개발 등이 매개체 연구와 병행되어야 하는데, 여러 제한이 많다. K-방역을 선진화하려면 감염병에 대한 다양한 연구 인프라 조성과 함께 과학적 근거를 둔 시스템이 매우 중요하다. 감염병 감시, 관리, 방제, 소독 분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방역 인프라가 아직 미완성이라는 평가들이 있다. 특히 민관 협업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다. 어떤 해법이 있을까.“방역은 감염병 방제와 소독에 중점을 두는데, 대상과 장소에 따라 다양한 방법과 처리기술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돌발적인 감염병 발생과 매개곤충의 출현으로 기존의 관행적인 방법들이 무용지물이 되거나 오히려 혼란을 야기하기도 한다. 방제를 지시하는 거버넌스와 방제를 실제로 실시하는 방역업체와 그 서비스를 받는 일반인들 모두에게 적용되는 문제다. 방역의 과학화와 인프라 구축은 사회적인 혼란 방지 뿐만 아니라 방역 학계와 산업을 발전시켜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매우 중요하다. 방역 분야의 변화는 시대적인 요구다. 우리는 산학연관의 밀접한 인프라가 아직 부족하고, 감염병균 자체의 치료와 환자관리에 치중되어 있다. 감염병과 매개체의 관리와 연구로 감염병을 방지할 수 있는 건강한 연구 및 교육 인프라 조성이 시급하다. 이는 표준화된 방제기술과 교육프로그램, 그리고 산업화로 나타날 것이며 이런 것이 이뤄질 때 진정한 민관협력이 시작되고 우리의 방역이 선진화되고 세계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다.”◇ 권형욱 회장은…서울대 농생물학과(현 응용생물학과)를 나와 미국 아리조나 대학에서 곤충학/신경과학과 박사 학위를 받고 반더빌트대 박사후연구원과 서울대 연구부교수를 거쳐 2016년부터 인천대에서 연구와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사단법인 한국방역학회 창립총회에서 초대회장으로 선출되어 보건 방역의 필요성과 예방 및 치료 등에 대한 표준화 및 세계 수준 연구역량 배양에 기여하고 있다.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2023-12-12 07:00 조진래 기자

[비바100] "로봇에 배달노하우 전수… 오늘도 안전배달"

우아한형제들 자율주행 로봇 ‘딜리’를 개발한 박진석 로봇하드웨어팀 매니저(왼)와 이동현 로봇소프트웨어팀 매니저(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우아한형제들은 특별합니다. 배달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고 있어서 그에 꼭 맞는 로봇 기술을 개발해 비즈니스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가장 안전한데 빠른 신뢰성 높은 배달이 ‘딜리’의 가장 큰 목적입니다.”우아한형제들이 로봇 사업에 뛰어든 지 7년 만에 선보인 자율주행 로봇 ‘딜리’의 개발을 맡고 있는 박진석 로봇하드웨어팀 매니저와 이동현 로봇소프트웨어팀 매니저가 인터뷰 내내 강조한 말이다.그동안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국내외 업체에서 개발한 로봇을 커스터마이징해 실증 사업을 진행해왔지만, 지난달 선보인 ‘딜리’는 배민이 순수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자율주행 로봇이다.배달 앱을 직접 운영하는 배민이 만든 만큼 배달에 특화된 설계와 디자인이 특징이다. 딜리는 6개 바퀴에 독립 서스펜션을 장착해 비포장 도로나 연석 같은 울퉁불퉁한 표면을 지날 때도 속도는 유지하면서 음식이 쏟아지거나 망가지지 않도록 했다.또 앞뒤 바퀴가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 고속 주행시 안정적이고, 엘리베이터나 아파트 복도 등 좁은 공간에서도 방향전환이 쉽도록 설계했다. 이밖에 먼지나 비도 견딜 수 있는 IP54 방수·방진 등급을 획득해 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한국의 기후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테헤란로에서 자율주행 중인 우아한형제들의 자체 개발 배달 로봇 딜리. (사진=우아한형제들)배민이 로봇 기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약 7년 전 2017년부터였지만, 자체 기술로 딜리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박진석 매니저는 “배달 기사님들이 기피하는 시간대와 위험하거나 길이 불편해서 주문이 어려운 특정 장소들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로봇들로 실험을 해봤지만 만족할 만한 로봇이 없었다”면서 “결국 직접 개발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갈 길이라는 결론을 내고, 2년 전 로보틱스 LAB을 설립해 그때부터 자체 로봇을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이동현 매니저는 “많은 회사들이 기술과 서비스, 둘 중 하나만 가지고 있다. 기술만 있는 회사는 기술의 활용처를 찾아야 하고, 서비스만 있는 회사는 기술 역량을 가진 파트너를 만나야 한다”며 “서로 다른 두 회사가 만나면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상생하며 서비스와 기술의 수준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우아한형제들은 로봇을 위한 기술도 있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노하우도 가지고 있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 생각했다”며 “우리의 배달 서비스에 적합하고 가장 필요한 시기에 명확하고 빠르게 배달하는 자체 로봇을 개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이동현 로봇소프트웨어팀 매니저(왼)와 박진석 로봇하드웨어팀 매니저(오)가 배달 로봇 ‘딜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이번에 선보인 ‘딜리’는 현재 실외 로봇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의 테헤란로 로봇거리 조성 1단계 사업의 후속으로 코엑스몰에서 인근 건물까지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코엑스몰 인근 건물에 있는 고객이 배민 앱을 통해 로봇 배달이 가능한 매장에서 식음료를 주문하면, 딜리가 식음료를 싣고 건물위치를 파악해 지정된 장소까지 배달하는 방식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실내외 모두 이동할 수 있는 기술력을 ‘딜리’의 강점으로 꼽았다. 딜리의 주행 속도는 사람이 빠르게 걷는 속보와 비슷한 6~7㎞/h 주행 속도로 자율주행으로 운행한다. 이처럼 실내외를 동시에 같이 커버할 수 있는 로봇배달서비스는 전 세계 우아한형제들이 유일하다.이 매니저는 “대개 모바일 로봇들은 실내 아니면 실외만 다닐 수 있는데, 딜리는 실내와 실외 모두 다닐 수 있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설계했다”며 “로봇 안에 물품을 20㎏까지 적재할 수 있고, 도시락 기준 3~4인분의 양으로 2ℓ 생수병이 총 6개 들어간다”고 말했다.로봇은 딱딱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딜리’의 표정에도 공을 들였다. 사람들에게 친근함을 주고, 같은 공간에서 사람과 어울려 원활하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박진석 로봇하드웨어팀 매니저가 ‘딜리’의 전면부 LED에 로봇의 상태를 나타내는 표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박 매니저는 “원래 장비를 의인화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배달 로봇은 명확하게 본인이 무엇을 하는지 사람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친근함을 표현하기 위해 전면부 LED에 로봇의 상태를 다양한 표정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현재 딜리는 △주행 중일 때 △고객을 만났을 때 △정비를 점검 중일 때 △배터리를 충전할 때 등 총 4가지의 상황을 표정으로 나타낸다. 향후 배민은 업데이트를 통해 상황별 음성 안내 기능을 담아 엘리베이터나 좁은 길 등에서 사람들에게 고마움이나 미안함의 감정을 표현하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무엇보다 우아한형제들이 ‘딜리’ 개발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안정성’이다. 실제 환경에서 쓰이는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은 단지 연구실에서 실험용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이 매니저는 “자율주행 기술이 실제로 쓰이려면, 소프트웨어에도 하드웨어에도 높은 신뢰성이 확보돼야 하는데, 개발에 참고할 만한 예시가 거의 없어 힘들었다”며 “자율주행 로봇을 이용해 수익성 있는 무인 배달 비즈니스를 만들어 성공한 회사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이동현 로봇소프트웨어팀 매니저가 딜리의 고성능 자율주행 알고리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수많은 테스트를 통해 탄생한 ‘딜리’는 카메라와 라이다(LiDAR) 등의 센서를 활용해 복잡한 도심 환경에서 주변 사물과 장애물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한다. 유동 인구가 많은 보행로에서 행인을 피하고 돌발상황에서도 빠르게 새로운 경로를 생성하는 고성능 자율주행 알고리즘도 탑재했다.박 매니저는 “도시에서 인간과 공존하며 주행하는 로봇에게 가장 중요한 건 사람들의 안전이다. 로봇이 주위 환경을 잘 인식해야 사람들의 안전이 확보될 수 있다”며 “딜리는 여러 방향으로 레이저 광선을 쏘아 주변 물체들까지의 거리를 인식하는 라이다 센서를 사용하고, 감지한 신호들을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계산해 주위 사물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 매니저는 “라이다로는 주변 사물의 형체만 알아볼 수 있는 한계가 있어 카메라도 함께 활용하고 있다”며 “카메라를 통해 사물에 대한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길 위에서 로봇이 주행할 수 있는 영역을 확인하거나 신호등의 현재 신호를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또한 “로봇에는 고정밀 지도를 이용하여 자기의 위치를 추정하는 기술이 쓰이는데, 이러한 인식 기술과 위치 추정 기술을 조합해 로봇이 현재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며 “그 정보를 가지고 로봇에 탑재된 컴퓨터가 수학적 알고리즘을 사용해 가장 안전하고 빠른 경로를 계산한다”고 덧붙였다.우아한형제들 자율주행 로봇 ‘딜리’를 개발한 박진석 로봇하드웨어팀 매니저(왼)와 이동현 로봇소프트웨어팀 매니저(오)이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이철준PD)우아한형제들은 앞으로 로봇이 배달원을 도와 더 효율적인 음식과 생필품 배달을 하고, 전통시장이나 마트 등에서 근거리 배달을 수행하는 등 배송부터 고객에게 상품이 마지막으로 전달되는 과정까지의 ‘라스트 마일’ 배송을 로봇이 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의 긴밀한 협조도 동반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주된 목소리다. 이미 올해 초 ‘지능형 로봇 개발 보급 촉진법(지능형 로봇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국내에서도 글로벌 흐름에 맞춰 규제가 완화되고 있다.박 매니저는 “정부의 규제가 완화 되고는 있지만, 지켜야 할 규정은 계속 늘고 있다. 이를 준수하려면 지자체들도 같이 협력해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지자체에서 주변에 신호등이나 횡단보도가 없는 거리를 로봇도 인식할 수 있도록 주파수로 알려주는 등 무선 통신 인프라를 제공해주면 훨씬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배달로봇 딜리에서 주문한 음식을 꺼내는 테헤란로 직장인 모습. (사진=우아한형제들)이 매니저는 “현재 정부는 자율 주행 자동차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는 적극적인데, 로봇을 위한 인프라와 정부의 지원, 기술 서포트는 한정적인 상황”이라며 “로봇이 신호등을 인공지능으로 인식하는 것과 신호등이 직접 본인의 상황을 알려주는 것은 안전성에 있어 엄청난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미국 같은 대륙은 땅이 크기 때문에 그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굉장히 어렵지만, 우리나라는 인구가 밀집돼있고 집중화 돼있다”며 “서울을 시작으로 광역시, 직할시 등으로 인프라가 구축이 되면 배달 로봇 상용화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향후 배민은 ‘딜리’를 실외 로봇 배달뿐 아니라 실내외를 아우르는 로봇 배달에도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에 개발된 ‘딜리’를 앞세워 경기도 수원 광교에서 구현한 로봇 배달 서비스를 서울 내 아파트 단지에서도 실증한다는 계획이다.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2023-12-11 07:00 박자연 기자

[비바100] 동파로 영업손실땐 임차인 몫… 수도관 꽁꽁 싸매세요

날씨가 본격적으로 추워지면서 수도관이나 수도계량기 동파를 걱정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자영업자에게 겨울철 동파는 말할 수 없는 고충이다. 특히 물을 많이 사용하는 외식업 매장에서는 하루나 이틀 매상을 통째로 날릴 수도 있는 치명적인 사고다. 한겨울에 접어든 만큼 동파 예방법과 동파 발생 시 대처법을 요기요사장님포털과 함께 알아봤다.◇동파시 책임소재는 만약 수도사업소에서 건물로 들어오는 수도관이나 계량기가 동파됐다면 각 지자체 수도사업소에서 수도계량기 교체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2014년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동파로 수도계량기를 교체할 경우 사용자가 아닌 사업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각 지자체 조례가 개정됐다. 수도계량기 동파가 의심되면 서울시 상수도 민원 상담 챗봇 ‘아리수톡’, 다산콜재단(120번) 또는 관할 수도사업소로 신고하면 된다.그러나 건물 내에서 수도관이 동파되거나 임차인이 수도사용량을 측정하기 위해 설치한 수도계량기가 동파됐다면 건물 소유주나 임차인의 문제가 된다. 이 때 특별히 임대차계약서에 수도계량기 관리책임에 대한 내용이 없다면 임대인이 비용을 부담하든 것이 원칙이다. 민법 제624조에 따르면 임대인은 임차인이 사용, 수익할 수 있도록 건물을 유지해야 하는 의무를 지니고 있다. 동파나 누수 피해 역시 마찬가지다.하지만 수도사업자나 임대인이 책임을 진다고 해서 영업을 못하는 피해까지 모두 책임지는 것은 아닌 만큼, 동파시 영업손실은 고스란히 임차인이 져야 한다. 따라서 겨울이 되면 수도관이나 계량기가 동파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동파 주요 원인은 ‘보온 미비’수도관을 따라 흐르는 액체 상태의 물이 겨울철 낮은 기온으로 고체 상태인 얼음이 되면서 부피가 커져 수도관과 수도계량기가 동파된다. 동파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수리 요청이 폭주하기 때문에 수도를 고치는 데 사나흘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 장사를 며칠 공치지 않으려면 동파 방지를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서울시가 2021년 11월 15일부터 2022년 3월15일까지 수도계량기 동파 신고를 원인별로 조사한 결과 ‘보온 미비’가 동파 원인의 67% 이상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장시간 외출’(24%)과 ‘계량기 노출’(6.5%)이 뒤를 이었다. 이 통계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수도관과 수도계량기 보온에 미리 신경 쓴다면 동파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기온별 동파 예방법덮개와 수도관 내복(사진=서울시)△일 최저기온 -5℃ 초과 : 동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헌 옷이나 에어캡 등 보온재를 계량기함에 씌우고 뚜껑을 비닐로 덮어 외부의 찬 공기를 막아줘야 한다. 또 옥외 화장실 등 노출된 수도관이 있다면 보온재로 감싸 단열 처리를 해야한다. △일 최저기온 -5℃~-10℃ : 실제 동파가 발생하는 온도다. 수도계량기, 노출 수도관, 화장실과 보일러 등 보온이 잘 됐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주자. 특히 수도관을 감싼 보온재가 물에 젖지 않았는지 체크해서 물에 젖어있다면 교체해주도록 하자.△일 최저기온 -10℃~-15℃ : 이틀 이상 지속될 경우 동파 발생 ‘위험 수준’에 해당한다. 장기간 매장을 비울 때는 미지근한 물이 아주 조금씩 흐를 정도로 수도꼭지를 열어두도록 하자. 냉수 또는 온수만 열어둔다면 열어두지 않은 쪽이 얼 수 있으니 주의하자△일 최저기온 -15℃ 미만 : 기온이 -15℃ 미만인 날이 이틀 이상 지속된다면 마감 후처럼 단기간 물을 쓰지 않더라도 조금씩 물이 흐를 수 있도록 수도꼭지를 열어줘야 한다. ‘조금씩 물이 흐르는’ 기준은 기온에 따라 달라지는 데△0℃~-10℃에서는 45초 안에 일회용 종이컵을 다 채울 정도로 수도꼭지를 열어두고 △-10℃~-15℃의 경우 33초 안에 일회용 종이컵을 다 채울 정도로 열어두는 것이 좋다. 온도가 -10℃ 이하로 떨어지면 외부 냉기를 차단해주는 ‘동파 방지 커버’도 미리 구비해두자 수도관·수도꼭지·수도계량기 커버는 온라인몰이나 철물점에서 1만원 안팎에 구매할 수 있다.◇꽁꽁 언 수도관 녹이는 법먼저 30℃~40℃의 따뜻한 물을 수도관 주변에 붓거나 따뜻한 물수건으로 감싸 수도관과 수도계량기의 온도를 높여야 한다. 특히 수도계량기의 경우 50℃ 이상의 뜨거운 물을 갑자기 부으면 고장 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드라이기와 스팀청소기를 이용해 수도관의 온도를 높여보자. 이때 한 지점에 높은 온도의 강한 바람을 계속 쐴 경우 수도가 파손될 수 있으니, 약한 바람으로 서서히 언 수도관을 녹이도록 한다. 수도관에 열선을 미리 감아 언 수도관을 녹이는 것도 방법이다. 이때 열선을 돌돌 겹쳐서 감는다면 화재 위험이 있으므로 열선을 수도관과 동일하게 일직선으로 시공하거나, 열선이 겹치지 않게 나선형으로 감아주도록 하자.◇보일러 동파 예방법보일러 동파는 대부분 배관 속 물이 얼어서 발생한다. 보일러 하부에 연결된 온수·급수 배관을 보온재나 헌 옷 등으로 감싸 찬 바람을 막는 것이 동파 예방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치법이다. 흐르는 물은 웬만하면 얼지 않는다. 앞서 설명한 수도계량기 동파 방지를 위해 물을 틀어두는 것과 같은 원리로 보일러 하부의 배관 밸브를 11자 모양으로 열어두어 배관 속 물이 계속해서 흐르도록 하면 동파 방지에 도움이 된다.또한 보일러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도 외출모드로 해놓으면 보일러 속 물이 일정 온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순환한다. 보일러의 전원은 되도록 끄지 않는 것이 좋다.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2023-12-06 07:00 박자연 기자

[비바100] “어디든 주차하면 전기차 충전 가능한 미래 만들어야죠”

이카플러그 신광섭 대표(사진=도수화 기자)“전기차 운전자가 충전소에 가는 게 아니라, 어디든 주차해도 그곳이 충전소가 되는 신개념의 충전 인프라를 선보이겠습니다.”전기차 충전기 및 충전 서비스 기업인 이카플러그 신광섭 대표의 포부다.이카플러그는 SK, LG 등 국내 대기업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는 전기차 충전 사업에서 이미 지난 2015년부터 내실을 다져온 벤처기업이다. 벌써 10년에 가까운 업력을 쌓았다는 점에선 스타트업으로 분류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했다는 점에서 스타트업의 DNA가 흐르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신 대표는 자금력을 바탕으로 영업조직을 동원해 ‘충전 서비스’ 중심의 외형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는 대기업들과는 달리, 이카플러그는 충전기 제조·충전서비스 제공을 병행해 차별성을 갖춘 회사라고 소개했다.◇ 전기차 충전 기술력+편리함 다 잡다신 대표는 국방과학연구소, 삼성SDS의 ICT 분야 개발자 경력을 지닌 공학박사다. 2015년 이카플러그를 창업한 후 스마트폰 기반 전기차 충전기 제어 기술을 상용화해 2016년 대한민국 기술대상을 받았다.이카플러그는 다양한 용량의 완속, 급속, 개인용 전기차 충전기를 제조해 국내외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ICT 기술을 접목, 스마트폰을 전기차 충전기 리모컨처럼 사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편리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이비랑(evRang)’ 하나면 고객들은 스마트폰으로 충전소 검색과 충전요금 확인 및 결제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이카플러그는 2019년 환경부의 전기차 충전서비스 사업자로 선정돼 충전기 보급을 본격 늘렸다. 현재 국내에서 충전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는 이카플러그 완속·급속 공용충전기는 약 7000기에 달한다. 개인용 비공용 충전기를 포함하면 약 2만기 이상의 충전기를 보급했다. 신 대표는 “내년부터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해 매년 5000기 이상의 충전기를 추가로 보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이카플러그의 200kW 초급속 충전기.(사진제공=이카플러그)◇ 국내 넘어 해외로 가는 이카플러그 이카플러그는 국내에서 멈추지 않고 해외로 진출하며 몸집을 빠르게 키워나가고 있다. 우선 인도에서는 현지 파트너와 합작으로 생산공장 설립을 마친 상태다. 지난 3월에는 미국의 급속충전기 제조사인 BTCP와 50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으며 북미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북미 최대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이기도 한 BTCP와 수출 계약을 맺게 된 것은 이카플러그의 충전 솔루션이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신 대표는 설명했다.그는 “이번 계약에 따라 매년 일정 물량의 수출을 보장받게 됐으며, BTCP의 도움을 받아 미국 진출이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또 “인도네시아와 중앙아시아 등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는 많은 국가에도 제품을 수출해 테스트 중”이라며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주춤하는 전기차 시장… “재도약 계기로” 다만 최근 전기차 시장을 보면 성장세는 확연히 둔화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부진해지면서 시장이 주춤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실제로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전국에 등록된 전기차는 총 11만90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1만3702대)보다 2.5% 줄었다. 보급률 둔화의 배경 중 하나로는 ‘충전 인프라 부족’이 지목된다.신 대표는 이러한 추세를 직시하고 있다며 “전기차 시장이 그동안 너무 빠르게 성장하다 보니 내실을 다지는 시간과 절차들이 생략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로 인한 부작용과 미흡한 점들을 해소하는 과정으로서, 한번은 겪어야 한다고 판단한 신 대표는 “지금과 같은 시기가 오히려 전기차와 충전기 시장이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향후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려면 전기차 충전 관련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신 대표의 주장이다.신광섭 대표(왼쪽 두 번째)가 지난 11월 이카플러그를 방문한 인도네시아 바이어와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이카플러그)◇ 전기차 보급 확산 막는 정책 바로잡아야신 대표는 “정부의 전기차 충전기 의무 설치 강화와 전기차 보급 사업 등으로 인해 국내 충전 인프라 구축이 빠르게 이뤄진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초기에 제정된 충전기 설치 조건과 의무조항 등이 이제는 충전기 보급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짚었다.일례로 현행법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기가 있는 전기차 충전구역에 일반차량이 주차하면 과태료 대상이 된다. 전기차 보급 장려를 위해서라는 명목이다. 하지만 전기차 충전 구역이 늘어날수록 일반차량은 주차 구역이 줄어들게 돼 일반차량 이용자들의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이에 대해 신 대표는 “전기차 전용구역을 따로 설정하지 않고 모든 주차구역에서 전기차 충전을 할 수 있도록 기기를 설치하면 이용자들 간의 갈등은 최소화하고, 전기차 보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기는 1기만 있어도 주차면 3면을 커버할 수 있는데, 전체 주차면의 33%에 해당하는 기기만 설치해도 모든 구역에서 충전이 가능해진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전기차 보급 확산을 위해 개선이 시급한 부분은 또 있다. 신 대표는 “환경부의 지원을 받아 무상으로 설치한 충전기에 일부 지자체에서 취득세를 부과하는 사례가 있다”며 “이 때문에 현장에서 많은 트러블이 발생하기도 해 정부에서 하루빨리 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제까지 정부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산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해온 만큼, 앞으로 금전적인 지원보다는 제도적 뒷받침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인터뷰 말미에 전기차 충전 사업에 대한 열정을 드러낸 신 대표는 전기차 기능 고도화에 발맞춰, 앞으로도 운전자가 손쉽게 충전할 수 있는 기기 개발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또 “모든 주차면에서 전기차 충전이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운전자가 주차하는 곳이 곧바로 충전소가 되는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글·사진=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2023-12-04 07:00 도수화 기자

[비바100] “아파트·꼬마빌딩 데이터 구축 완료…프롭테크 발전에 기여”

이종아 센터장. [사진=KB국민은행]“지난 2004년 아파트 시세를 구축할 당시 정확한 아파트 시세를 얻고자 열정을 다했습니다. 현재는 해당 자료가 전 금융권의 담보평가 기준자료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자부심은 느끼고 있죠”이종아 KB부동산 빅데이터센터장은 프롭테크(Property+Technology) 시장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국내 프롭테크 시장 발전에 필수적인 아파트 시세 데이터를 직접 구축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인터넷이나 모바일 앱을 통해 각 지역은 물론 아파트 동, 호수의 가격 동향을 파악할 수 있지만, 20여년 전만 해도 각 지역의 부동산업소를 일일이 찾아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제대로 된 시세 자료가 없었던 탓에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사거나 낮은 가격에 파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이 센터장의 남달랐던 열정이 프롭테크 발전의 밑거름이 된 셈이다.사실 이 센터장은 부동산 시장에서는 늦깎이 전문가로 통한다. 첫 사회생활을 부동산 전문 잡지사(부동산뱅크)에서 마케팅 팀장으로 시작해 7년 여간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를 좇았다. 하지만 부동산의 본질에 대한 갈증은 KB국민은행과의 인연으로 이어졌고, 이후 석사(건국대), 박사(강원대) 과정까지 밟았다. 학업과 함께 몸담았던 KB금융경영연구소에서는 부동산금융팀을 이끌며 전문성을 더욱 키웠고, 이후 KB국민은행 KB부동산플랫폼부 정보분석랩 부장을 거쳐 지난 9월부터 KB부동산 빅데이터센터를 이끌고 있다.지난 20여년 이 센터장이 이끌었던 주요 프로젝트로는 KB아파트시세 구축, 부동산 시세정보 검증 및 분석 시스템 및 방법 특허 획득, 아파트 시세 오류 필터링 시스템 구축, 검증 대상 정보의 자동 추출 및 정밀 검증 등을 위한 시스템 개발 등이다. 다음은 이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부동산 전문가로 유명세를 타시는데 부동산에 꽂히신 배경이 궁금하네요.“사실 처음 사회에 입문해서는 마케팅 분야에 몸담았습니다. 다루는 소재가 우연히 부동산이었던 거죠. 부동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사에 집중하면서, 어떤 내용이 가장 트렌디한가를 살펴보다 보니 부동산이야말로 삶에 있어 필수적인 분야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특히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이 크게 변화할 수도 있어서 부동산의 본질에 대한 의문이 커졌습니다. 그래서 부동산대학원 석사과정에 진학해 부동산을 학문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됐고, 부동산학 박사 과정도 시작할 수 있었죠. 무엇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부동산 분야에서의 다양한 연구와 시장 규제 및 제도적인 부분까지 섭렵할 수 있었습니다”- 프롭테크 전문가로도 많이 알려지셨습니다. 왜 ‘데이터’인가요.“단언컨대 데이터는 모든 산업의 ‘젖줄’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산업을 소생시키기도 하고 어떤 산업을 소멸시키기도 하는 강력한 힘을 지녔죠. 부동산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례로 과거에는 사람들이 집을 구하거나 팔 때 정보나 데이터가 없어 헐값에 집을 팔거나, 반대로 높은 가격에 집을 사는 경우가 많았죠. 때문에 당시에는 ‘떴다방’과 같은 음성적 거래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부동산 시세’가 공개되고 실거래가 등의 데이터를 사람들이 쉽게 접하게 되면서 부동산 산업에 새로운 거래시장이 형성됐죠. 이제는 데이터 기반의 프롭테크가 발전하면서 직접 가보지 않아도 집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KB부동산에서도 ‘전세안전진단 서비스’와 같이 해당 거래의 안전성을 분석해 주는 서비스도 제공 중이죠. 내가 받을 수 있는 대출 가능 금액 확인부터 대출 신청까지 비대면 대출도 가능해졌습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신뢰도와 접근성이 비약적으로 개선된 셈이죠. 이러한 부동산 산업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부동산 데이터를 근간으로 하는 프롭테크입니다”이종아 센터장 [사진=KB국민은행]- 지금은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나요. “지난 9월 ‘KB부동산 빅데이터센터’가 개설되고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장 크게는 AI(인공지능)로 부동산 가격을 추정하는 모델인 ‘자동가격추정모델’(AVM, Automated Valuation Model)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죠. 11월에는 일명 꼬마빌딩으로 불리는 ‘중소형빌딩 투자지수’를 발표했습니다. 이 외에도 부동산데이터의 투명한 공개와 활용도 제고를 위해 다양한 유형의 부동산 데이터 개발과 지수 산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해당 지수는 2024년 초부터 단계적으로 공개해 나갈 예정입니다”- 그동안 열정을 쏟아온 프로젝트 가운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두 개 프로젝트가 떠오르네요. 첫 번째는 2004년 아파트 시세를 구축할 때의 일화인데, 당시 금융권에서 아파트 시세 조사를 직접 해야할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그보다 2년 전에 부동산뱅크에서 KB국민은행에 입사한 저로서는 해당 조사의 어려움 탓에 의구심이 컸었죠. 그런데 당시 바로 윗 선배의 조언이 해당 프로젝트의 원동력이 됐습니다. 담보 가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은 리스크 관리의 기본 중에 기본이며,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이 선도적으로 나서야 하지 않겠냐는 조언이었죠. 이후 정확한 아파트 시세를 구축하고자 열정을 다했던 것 같습니다. 해당 자료는 현재, 전 금융권의 담보평가 기준자료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자부심은 느끼고 있습니다.두 번째는 최근 에피소드인데,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을 제외하고 투자자들이 관심 많은 분야가 바로 중소형 빌딩, 일명 ‘꼬마빌딩’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수요에 비해 관련 정보나 가격 흐름을 알 수 있는 자료가 거의 없었죠. 이에 관련 지수 개발을 위해 2년여 간 학계와 그룹(KB금융그룹) 내 실무자들이 많은 검토와 분석을 진행했고, 지난 4월에 내부 공표를 진행했습니다. 최근에는 대외 공표도 마무리했죠. 이후 해당 프로젝트 종료를 위해 실무자들과 학계가 모여 최종 검토 보고회를 진행했는데, 실무 담당자 한명의 감사 인사가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그동안 많은 중소형 빌딩에 대한 투자를 검토해 오면서 정보 부족에 따른 답답함이 컸는데 해당 데이터를 통해 실제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돼 너무 감격스럽다고 평가였죠. 해당 프로젝트를 총괄한 저로서도 너무나 뿌듯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는 애로사항이 많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부동산 분야에 새로운 지표들을 공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보람된 일인가도 또다시 느꼈죠”- 업무적 혹은 개인적 목표가 있나요.“제가 몸담고 있는 KB국민은행이 부동산 분야에서만큼은 시장에서 가장 신뢰받는 전문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면 목표겠네요. 제가 가진 역량을 십분 발휘해 누구나 쉽게 객관적인 부동산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프롭테크 등 관련 산업 발전에도 기여해 나가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 분들을 위한 조언이 있으시다면.예전과 달리 요즘은 젊은 세대가 부쩍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많이 갖는 것 같습니다. 뻔한 얘기로 들릴 수 있겠지만, 부동산을 장기투자 자산으로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주변 소문만으로 투자를 결정했다가는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했으면 합니다. 부동산은 사는 것보다 파는 시점을 잡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부동산 가격은 정부 정책 외에도 국내외 거시경제 흐름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팔고 싶을 때 팔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리스크입니다. 투자 대상을 선정할 때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접근하길 권하고 싶네요”- 롤모델로 삼는 후배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조언이 있다면.“자신의 목표를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업무 중요도나 회사의 규모를 떠나 자신에게 어떤 일과 기회가 주어진다면 일단 부딪쳐봤으면 좋겠습니다. 자신만의 특별한 목표를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면 좌절감만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죠. 맡겨진 업무가 작다거나 어렵다는 이유로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주어진 일을 하다 보면 좀 더 잘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발견하게 되고, 또 그렇게 일을 익숙해지다 보면 또 다른 기회가 생기는 게 세상의 이치인 것 같습니다” 공인호 기자 ball@viva100.com

2023-12-04 07:00 공인호 기자

[비바100] 세상에 특별하고 새로운 것은 없다…시장 경계선에서 블루오션 찾아라

(사진출처=게티이미지)프랜차이즈 산업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완전경쟁시장에 가깝다. 진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궁극적으로 잉여이익이 남지 않는 시장이다. 다만 유망업종이나 유행업종을 남보다 먼저 시작하면 시장의 선점 효과는 누릴 수 있다. 그것도 최근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정보의 공유가 시시각각 이뤄지고 있어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게다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중 다수는 기업 내부의 자원이 영세해 브랜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집중력과 끈기가 부족하다. 가끔 기술력(제품 및 서비스의 품질)의 차별화를 내세워 등장하는 브랜드가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한 동안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기도 하지만, 다른 산업보다는 그 기간이 짧은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이 같은 시장 환경에서 프랜차이즈 기업은 어떻게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을까.블루오션이란 경쟁이 없는 차별화된 시장을 말한다. ‘블루오션 전략’의 저자인 김위찬과 르네 마보안 교수는 어떤 기업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로 15년 정도 시장을 지배하면 블루오션을 창출했다고 보았다. 하지만 트렌드 변화가 심한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는 5년 정도만 시장을 지배해도 블루오션을 창출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블루오션 전략 중 산업구조를 재구축하고 기존 시장과 경쟁하지 않기 위해서 대안산업을 찾는 방법이 있다. 대안재는 대체재보다 더 넓은 개념이다. 일례로 ‘골프존’은 골프를 가벼운 운동이나 오락처럼 즐기게 하는 실내 스크린 골프를 대중화시켰다. 골프도 당구처럼 가볍게 치고자 하는 고객층을 흡수하면서 몇 시간 동안 여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대안재가 된 것이다. 또 골프존은 정통 골프를 치려는 기존 수요 너머로 눈을 돌려 새로운 수요를 발견했다. 골프 연습장이나 야외 필드 골프장보다 저렴한 비용과 편의성이라는 고객가치로 골프를 치지않는 고객을 끌어들여 미개척의 잠재수요를 만들어냈다.이제 실내 스크린 골프자도 레드오션이 됐다. 여가, 오락, 코쿤 문화의 다음 대안산업이 이미 시장에 많이 퍼졌다. 실내 스크린야구, 스크린테니스장, 사격 양궁 농구 등 스포츠오락장, 방탈출 카페, VR방, 휘트니스 카페, 힐링 카페 등이 그 대안재로 성업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실내 스크린 골프자도 과거처럼 독점적 지위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다음으로 전략적 그룹(strategic group)을 관찰해서 시장의 경계선을 재구축 하면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다. 전략적 그룹이란 한 산업 안에서 유사한 전략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무리를 말한다. 보통 전략적 그룹들은 가격과 성능이라는 두 가지 기준을 토대로 계층화되는데, 가격이 높으면 그에 상응하는 높은 성능을 제공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전략적 그룹들은 다른 전략적 그룹에는 신경 쓰지 않고 경쟁관계로도 보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면 블루오션 시장이 눈에 들어온다.미국의 여성 전용 피트니스 센터 ‘커브스’는 미국 피트니스 산업에 존재하는 두 개의 전략적 그룹, 즉 ‘전통적인 헬스클럽’과 ‘가정용 운동 프로그램’의 중요한 장점만 받아들이고, 나머지 요소들은 제거하거나 줄임으로써 블루오션을 창출했다. 전통적인 헬스클럽의 특별한 운동 기구들이나 여성의 니즈에 부합하지 않는 시설은 없애고, 여성들에 친숙한 사교적인 분위기의 공간을 만들었다. 하루 30분이면 모든 운동을 끝내도록 설계함으로써 가정용 운동 프로그램의 단점을 극복했다. 집에서 하는 운동은 나태해지기 쉬워 운동의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커브스는 월 회비도 저렴하고 프랜차이즈 가맹점 개설비용도 낮아서 회원수와 가맹 점포수가 급속히 증가했다.팀홀튼 아이스캡(Iced Capp®) 메뉴. (사진=팀홀튼)카페가 커피 및 음료 고객층과 디저트 및 간단한 식사 고객층을 모두 잡기란 쉽지 않다. 메뉴의 품질과 가격, 매장 분위기가 모두 고객 만족도가 높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장은 점점 더 커피 및 음료와 간단한 식사를 원스톱으로 즐기려는 수요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두 전략적 그룹을 관찰하여 블루오션을 창출한 브랜드도 있다. 캐나다의 팀홀튼은 시그니처 음료인 더블더블, 아이스캡, 프렌치바닐라를 비롯해 멜트 샌드위치, 도넛 등으로 커피 및 음료와 간단한 요기를 찾는 고객층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불러왔다. 가격도 저렴해 팀홀튼은 1964년 캐나다에서 시작해 전 세계 16개국에 57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일본의 나나스그린티도 그린티와 함께 다양한 디저트 및 간단한 식사 메뉴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고, 해외 진출도 활발히 하고 있는 중이다. 도넛 전문점 노티드도 수제 도넛과 커피 음료 고객층 두 그룹 모두에게 인기를 끌면서 블루오션을 창출했다.기존 고객 외에 비고객에 눈을 돌려 시장을 확장할 수도 있다. 영국 샌드위치 전문점 ‘프레타 망제’는 레스토랑 수준의 샌드위치를 합리적인 가격에 패스트푸드점보다 빨리 제공함으로써, 레스토랑과 패스트푸드점이 충족시켜주지 못하던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했다. 매장 시스템을 표준화시켜 바로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와 음식을 만들어 진열하고, 주문도 받지 않고 서빙도 하지 않는다. 고객은 수퍼마켓에서 하는 것처럼 직접 골라 계산하면 돼, 고객이 매장에 머무르는 시간은 약 90초 정도에 불과하다.‘파리바게뜨’도 매일 구운 신선한 빵을 매장에서 손님이 직접 고르도록 해 품질과 신속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제빵 기사를 각 가맹점에 공급하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에 제빵 기술 없는 초보자도 창업할 수 있어 가맹점이 빠르게 증가했다.치킨시장은 대표적인 레드오션 시장이다. 중견 프랜차이즈 기업인 원앤원이 론칭한 숯불치킨 브랜드인 ‘감탄계’는 기름에 튀기기 않는 숯불치킨을 판매함으로써 건강을 중시하는 치킨시장의 비고객을 고객으로 끌어들였다. 후라이드치킨을 선호하지 않는 고객들에게 어필하면서 인기몰이 중이다. 숯불치킨의 경우 숯불에 직접 구워야 하는 힘든 노동력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였다.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감탄계는 자동숯불구이기계를 발명해서 창업자의 노동력을 줄여주는데 성공해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건강에 좋고 맛도 좋은 숯불치킨을 찾는 고객층은 두터운데 창업자가 오래 장사를 하지 못한다는 단점을 기계 발명으로 해결해주고 있어서 현재 서울 경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돼 나가고 있는 중이다.속속 등장하고 있는 수제 베이글 카페와 수제 버거도 브런치 카페나 중저가 커피전문점으로 이탈할 수 있는 비고객을 끌어들이면서 블루오션 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 햄버거가 빠르고 간편하게 때우는 값싼 정크푸드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엔 건강과 맛을 강조한 수제 버거가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또한 햄버거는 5060 중장년층과 1020 자녀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점도 햄버거가 다시 한 번 붐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다. 젊은 날 맥도날드와 롯데리아를 즐겼던 중장년층들도 기꺼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이라서 수제 버거 수요층이 남녀노소로 두터워지고 있다는 것이 외식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이러한 이유로 근자에는 치킨버거, 수제버거, 고급버거 등 메뉴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어서 수제버거가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할 정도로 메뉴의 양과 품질이 높아지고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추세다.크린토피아 매장. (사진=크린토피아)‘크린토피아’는 저렴한 가격에 세탁은 물론 배달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나 홀로 가정뿐 아니라 바쁜 직장 여성과 알뜰 주부들의 마음까지 얻으면서 고객층을 확장시키는데 성공했다. 중앙집중식 세탁공장을 운영, 세탁 기술이 없는 일반인도 점포운영에 문제없이 소자본 창업에 나설 수 있다.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블루오션의 저자인 김위찬과 르네 마보안 교수는 블루오션 업종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의 프랜차이즈 시장처럼 미투(me-too) 브랜드가 봇물 터지듯 등장하는 시장은 몇 년 못가서 레드오션에 빠져버리기 일쑤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의 트렌드 변화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블루오션 업종도 시장의 경계선을 재구축하여 차별화된 새로운 시장을 찾는 일을 소홀히 하면 결코 오래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프랜차이즈 기업은 경쟁자를 모방하여 유행 업종을 쫓거나 외국 브랜드를 들여와 쉽게 사업하려 하기보다는 창업가 정신을 가지고 블루오션을 창출해 성공 브랜드를 만든다는 야망을 키워나가야 한다.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2023-11-29 07:00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비바100] 전기차 보급 확대…전기차 생산단가 인하에 달렸다

(게티이미지뱅크)전 세계 각국이 지구온난화의 주원인 이산화탄소를 감소하기 위해 탄소중립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운송수단을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완성차업체들도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를 단종하고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공표하면서 전 세계 탄소중립 기조에 발맞춰 나가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보급이 둔화되며 운송수단의 전동화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기차 보급 둔화에는 전기차 인프라 부족과 화재 위험성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업계에서는 전기차의 가격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전기차를 소비자들이 선뜻 구매하지 않고 있어서다. 전기차 보급 초기에는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들이 전기차 판매의 급증에 영향을 미쳤지만, 나머지 소비자들은 전기차의 충전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없어 보인다. 얼리어답터의 수요가 마무리됐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한 첨단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기차 가격을 낮춰 전기차의 보급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실제 테슬라는 모델 Y의 가격을 낮춰 판매량 증대를 이뤄냈다. 이로 인해 완성차업계에는 반값 전기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BYD 블레이드 배터리(사진제공=BYD)◇배터리 기술 발전, 전기차 가격 낮춘다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저렴한 가격의 배터리 공급을 원하고 있다. 그동안 주로 사용해온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는 전체 전기차 제조비용의 35%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값비싸다. 이를 대체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하겠다는 것이다.배터리업체들도 LFP(리튬인산철) 등 보급형 배터리 양산을 준비하는 한편, 차세대 공정 기술 도입으로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함께 추진 중이다.우선 LFP 배터리는 양극재로 값비싼 코발트 대신 공급이 안정적인 리튬인산철을 사용해 배터리 제조에 투입되는 원자재 가격을 30% 낮출 수 있다. 즉 저렴한 배터리를 통해 전기차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그동안 주로 전기차에 적용된 NCM 배터리는 양극재 소재의 특성상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 거리가 길다. 반면, LFP 배터리는 중량당 에너지밀도가 낮아 무겁고 주행거리가 짧은 단점 때문에 전기차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다.하지만, LFP 배터리는 중국의 배터리업체들을 중심으로 기술 발전을 거듭해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배터리업체 BYD와 CATL은 배터리 셀을 길고 평평한 모양으로 제작하고 중간 과정인 모듈을 없애 배터리팩에 바로 담는 CTP(셀투팩)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동일 공간에서 더 많은 배터리를 넣을 수 있어 에너지 밀도 부분을 개선해 LFP 배터리의 약점이었던 주행거리를 향상시켰다.또한, 국내외 배터리업체들은 ‘건식 전극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배터리 생산에 효율성을 높여 생산단가를 낮추려는 시도다. 현재 배터리 기업들은 유기용매를 사용해 양극·음극 활물질이 포함된 전극을 만드는 습식 공정을 사용하고 있다. 습식 공정은 양산이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100m에 달하는 건조 라인 설치가 필요하고 전력 소모량이 높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해왔다.반면, 건식 공정은 유기용매를 사용하는 대신 고온·고압 공정을 거쳐 전극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습식 대비 공정 과정이 단순해 배터리 셀 생산 비용을 약 20% 낮출 수 있고, 에너지 밀도도 높일 수 있다. 업계는 건식 전극 공정 기술이 기존 습식 공정이 가지고 있는 제조시간, 설비 면적 및 각종 비용 면에서의 단점을 극복해 배터리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테슬라 모델 Y의 차체 (사진=테슬라 유튜브 갈무리)◇생산방식 단순화, 전기차 생산단가 낮춘다완성차업계에서도 전기차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한 움직임에 한창이다. 완성차업체들은 ‘첨단 대형 다이캐스팅 차체 제조 공법’을 서둘러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대형 다이캐스팅 공법은 단 한 번의 주조로 전기차의 차체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수백 개의 차체부품을 모아 용접해 차체를 제조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틀(die)에 금속판을 넣고 초대형 프레스에 높은 온도와 최대 9000t의 압력으로 압축해 차체 구조물을 통째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 생산 시간과 비용까지 단축할 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차체를 견고하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 이를 두고 완성차업체들은 하이퍼캐스팅, 메가캐스팅 등 다른 용어로 부르지만, 기술내용은 모두 비슷하다.대형 다이캐스팅 공법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테슬라다. 테슬라는 이 공법을 ‘기가캐스팅’이라고 명명하고 지난 2020년부터 초대형 생산기지인 기가팩토리에서 활용하고 있다. 기가캐스팅을 통해 전기차 생산단가를 기존 대비 약 40% 줄였다. 최근 테슬라가 반값 전기차 경쟁을 시작 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테슬라는 미국 캘리포니아 공장, 중국 상하이 공장 등에서 ‘모델Y’를 생산하고 있다. 테슬라는 기가캐스팅을 바탕으로 전기차 원가를 40%, 무게는 30% 줄였다고 밝혔다. 오는 30일 출시 예정인 ‘사이버트럭’도 기가캐스팅으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진다.전통의 완성차업체들도 전기차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테슬라의 기가케스팅 공법을 도입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를 ‘하이퍼캐스팅’으로 이름 짓고 기술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6년 완공되는 울산 EV전용공장에서 대형 다이캐스팅 공법을 사용해 전기차를 양산할 예정이다.GM은 최근 테슬라의 ‘기가캐스팅’ 주요 협력사인 TEI(Tooling Equipment International)를 인수했다. TEI는 산업용 모래와 3차원(3D) 프린터를 활용해 차체가 될 주형을 제작하는 금형업체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금형 설계를 수정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GM은 “수십 년간 차량 차체 주조 경험을 보유한 TEI 인수를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미국 골드만삭스는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 2020년 2% 수준에서 2025년 17%, 2030년 35%, 2040년 63%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가격이 40% 가량 떨어져 내연기관차와 제조원가가 비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처럼 배터리 원재료 가격 하락, 신기술 도입 등으로 전기차 보급이 급격히 진행될 경우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2025년 21%, 2030년 47%, 2040년 86%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

2023-11-27 07:05 김태준 기자

[비바100] "게임회사는 문화유산 알리기 최고의 화자"

라이엇 게임즈 구기향 사회환원사업 총괄. (사진제공=라이엇 게임즈)글로벌 기업 라이엇 게임즈가 개발, 서비스 중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는 게임이다. 이로 인해 LoL을 기반으로 한 e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지난 19일 열린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을 전 세계 수억명의 사람이 지켜봤으며,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거리응원을 위해 5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지난 9월 중국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LoL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e스포츠 종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러한 게임의 인기와 별개로 라이엇 게임즈는 우리나라에서 독특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바로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다. 국내 기업도 아닌 해외 기업이 왜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일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이에 대해 라이엇 게임즈에서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사업, 즉 ‘문화재 지킴이’를 이끌고 있는 구기향 사회환원사업 총괄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답했다.구 총괄은 “라이엇 게임즈는 게임이라는 가장 현대적인 놀이문화를 만드는 기업이기에 우리 문화의 뿌리인 전통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유산은 우리들이 살아온 이야기이자 소중한 역사다. 그럼에도 대중의 관심이 생각보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라이엇 게임즈이기에 게임을 즐기는 우리 젊은 세대에게 더 가깝고 쉽게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함과 세계적인 가치를 이야기하는 좋은 화자가 되고자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문화재 지킴이는 구 총괄이 지난 2012년 라이엇 게임즈에 합류 후 가장 먼저 고민하고 정립한 프로젝트다.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 6월 26일 문화재청과 후원약정을 발표한 이래 현재까지 진행해 오고 있다. 고민 끝에 찾은 답을 10년 넘게 직접 키우고 있다보니 개인적으로도 애정이 높은 프로젝트라고 구 총괄은 설명했다.해당 사업은 라이엇 게임즈가 매년 수억원의 기부금을 지정기탁하고, 그 이듬해와 길게는 몇 년 동안 해당 기부금을 기반으로 각종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구 총괄은 “매해 우리의 손이 가장 필요한 부분, 더 도울 수 있는 부분을 파트너사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촘촘히 기획해서 진행한다”며 “관련 업무는 홍보와 사회환원 사업 분야를 맡고 있는 저와 저희 팀이 모두를 맡고 있다. 내외부 인력을 모두 합쳐도 10명이 채 되지 않지만, 그 움직임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고 소개했다.지난 2014년 한국 반환에 성공한 조선시대 불화 ‘석가삼존도’. (사진제공=라이엇 게임즈)라이엇 게임즈의 이 같은 지원으로 △조선 불화 ‘석가삼존도’ △문조비 신정왕후 왕세자빈책봉 죽책 △중화궁인 △백자이동궁명사각호 △척암선생문집 책판 △조선왕실 유물 ‘보록’ 등 6종의 국외 문화재가 환수됐다. 구 총괄은 모든 문화재가 소중하고 환수 과정도 생생하게 떠오르지만 사업 전개 후 가장 처음 환수에 성공한 ‘석가삼존도’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구 총괄은 “미국 버지니아 주에 위치한 갤러리의 창고에 둘둘 말려서 천장에 매달려 있던 석가삼존도를 환수 후 2014년 1월 서울중앙박물관 서고에서 처음 접했을 때가 떠오른다. 3m가 넘는 그 어마어마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언제 환수가 가능할지 모르는데 수천만원, 수억원씩 미리 기부하고 기다려야 한다는 제 목소리에 회사도 동의하긴 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토로했다.이어 “석가삼존도를 직접 만나면서 ‘민간기업이 함께 하는 환수란 이런 것이구나’하고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셨고 회사 내부적으로도 꾸준히 문화재 환수를 이어갈 힘이 많이 생겼다”며 “LoL 플레이어들께서도 ‘게임회사도 이렇게 좋은 일 한다. 나도 애국자다’ 등의 댓글을 남겨주셨는데 웬지 ‘게임이 문화’라는 명제를 크게 알린 거 같아 뿌듯했다”고 밝혔다.문화재 환수 외에도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그 중에서 라이엇 게임즈가 매년 꾸준히 진행하는 사업이 바로 ‘문화유산 체험교육’이다. 구 총괄은 “‘현재의 문화유산은 미래의 후손들로부터 빌려와 보고 쓰는 것’이란 말이 있듯이 문화는 손에 손을 이어 그 가치가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따분한 시청각 교육을 탈피해 우리 문화유적지를 직접 방문해 과거 삶의 흔적을 배우고, 보다 즐겁게 체험하는 식으로 우리 청소년, 플레이어에게 역사 교실의 기회를 드리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6000명이 넘는 인원이 라이엇 게임즈의 지원 하에 우리 문화유적지를 방문하고 체험했다”며 “올해 확대 개편한 ‘티모 문화유산 원정대’는 인기가 높아 약 20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현장에 오신 분들의 만족도도 최상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활동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첨언했다.올해 상반기 진행된 ‘티모 문화유산 원정대’. (사진제공=라이엇 게임즈)문화재 지킴이는 기업의 사회적인 역할을 생각하며 진행하는 사업이기에 수익성과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매해 사회환원기금을 마련하고 기부를 이어가며 다양한 문화재 지킴이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사업 초반에는 LoL 챔피언 ‘아리’의 초기 6개월간 판매금 전액에 자사의 기부금을 추가해 사용하거나 ‘신바람 탈 샤코’ 등의 스킨 판매금을 기반해 기부금을 마련하는 경우도 있었다. 현재는 본사와 논의해 문화재 지킴이 활동을 위한 연단위 기부금을 회사 차원에서 승인받은 상태다.구 총괄은 “제가 기획해서 시작한 문화재 지킴이 사업에 대해 라이엇 게임즈 본사를 비롯해 글로벌 오피스에서도 큰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며 “대통령표창을 받은 것과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두 번의 사회공헌 우수기업상을 받았을 때도 프로젝트 리더로서 매우 뿌듯했다. 그 무엇보다 마음을 울린 것은 우리 게이머들의 반응”이었다고 말했다.다만, 이러한 라이엇 게임즈의 행보에 대해 오해 또는 억측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 대해 구 총괄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라이엇 게임즈는 미국에서 설립됐으나 지난 2015년 중국의 최대 게임사 텐센트에 완전 인수된 바 있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우리 역사를 왜곡하는 ‘동북공정’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기에 이러한 활동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구 총괄은 “텐센트와 라이엇 게임즈는 경영 부분은 별개로 진행하고 있으며 문화재 지킴이와 관련해 논의를 하거나 피드백을 받은 경우도 없고 그런 부분을 요구받지도 않는다. 국외 문화재를 환수하면 바로 국가에 모두 기증하는 형태이기에 억측이 가능한 부분도 없다”며 “선의는 선의로 해석되길 바란다. 우리의 활동이 선한 영향력이 되어 사회에 더 번져 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오는 12월에도 문화재청과 후원약정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구 총괄. 그는 앞으로도 우리나라 게이머들의 시각에서 문화재 지킴이 사업을 열심히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구 총괄은 “회사 내에서 오너십을 주는 부분이 많은 만큼 스스로 고민하고 큰 시각에서 기획적인 시도를 많이 할 계획”이라며 “답을 찾는 과정에서 늘 우리 플레이어 여러분의 반응과 의견이 생각의 시작점이자 영감이 된다. 앞으로도 라이엇 게임즈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

2023-11-27 07:00 박준영 기자

[비바100] 배추와 고춧가루 원산지 반드시 따로따로 표기해야

2023년 11월 6일부터 12월 8일까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이 배추김치, 김장채소 양념류에 대한 원산지 표시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김장철을 맞아 실시되는 이번 일제 점검기간 동안 김치, 절임배추 제조판매업체 뿐 아니라 일반 음식점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농관원이 김장철을 맞아 김치, 절임배추의 원산지 표시 점검에 나선 것은 그만큼 김치류의 원산지 표시 위반이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관원에 따르면 2021년 한해 원산지 단속에서 ‘김치’ 원산지 표시 위반이 전체 위반의 약 20%에 달한다. 이처럼 많은 음식점 점주들이 김치나 절임배추의 정확한 원산지 표기 방법을 제대로 모른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 농관원과 요기요 사장님포털의 도움을 받아 김치를 비롯해 올바른 식자재 원산지 표시 방법을 알아본다. ◇원산지 표시 안하면 과태료 최대 1000만원 모든 음식점은 메뉴판이나 메뉴를 적은 게시판에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한다. 다만 기준에 맞춰 별도의 ‘원산지 표시판’을 만들어 부착하면 메뉴판에 원산지 표시를 생략해도 된다.표시판 제목은 반드시 ‘원산지 표시판’으로 해야 하며 표시판 크기는 가로X세로(또는 세로X가로) 29㎝ X 42㎝ 이상 이어야 한다. 글자크기 60포인트 이상(음식명은 30포인트 이상)이 되어야 하며 글자는 바탕색과 다른 색으로 선명하게 표시해야 한다. 표시판은 업소 내에 부착되어 있는 가장 큰 게시판의 옆 또는 아래에 소비자가 잘 볼 수 있도록 부착해야 한다. 또 음식점 취식장소가 벽 등으로 구분된 경우 취식장소별로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한다. 원산지 표시는 우선 국내산과 외국산을 나누고, 외국산은 해당 국가를 표기하면 된다.원산지 표시를 거짓으로 한 경우 형사처벌(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될 수 있다. 또 원산지 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아도 최대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 수 있다.김치 및 김치를 사용한 메뉴의 원산지 표시방법(자료=요기요 사장님 포털)◇김치 원산지 표시 배추와 고춧가루 원산지 나눠서 표기해야 배추김치의 원산지를 표기할 때 반드시 배추와 고춧가루를 나눠서 표기해야 한다. 또 원산지 표기에는 음식명, 품목명(자재명), 원산지 이 세 가지 항목을 반드시 적어야 한다. 배추와 고춧가루가 모두 국내산이어도 각각 표기해야 한다.더불어 배추김치가 들어가는 메뉴마다 음식명, 품목명, 원산지 항목을 반드시 적어야 한다. 일례로 반찬용 배추김치와 김치찌개를 메뉴로 취급하고 있다면, 배추김치와 김치찌개의 음식명은 물론이고, 각 음식에 들어간 품목명과 원산지를 모두 표시하여야 한다.배달을 하는 업체의 경우 배달앱, 배달 포장재에도 매장에 있는 원산지표시판과 동일하게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 하나라도 다르게 표시할 경우에도 원산지 표시 위반에 해당한다. 만일 포장재에 표시가 어렵다면, 전단지나, 스티커, 영수증에 표시해도 된다.◇여러 메뉴에 같은 식재료 쓴다면 일괄표시도 가능 여러 메뉴에 같은 원산지 식재료를 쓴다면 일괄표시도 가능하다. 김치찌개와 반찬용 김치볶음에 들어가는 배추, 고춧가루가 모두 국내산이라면, 원산지를 한번에 알려주는 문구로 표시할 수 있다. 일례로 “우리 업소에서는 ‘국내산 배추김치(배추, 고춧가루)’만을 사용합니다” 같은 문구를 쓸 수 있다.이밖에 겉절이, 씻은 김치, 보쌈김치, 백김치 역시 원산지 표시대상이라는 점을 기억해두자. 원산지표시법 시행령에 따르면, 얼갈이배추, 봄동배추도 배추김치의 원료인 배추에 포함되므로 반드시 원산지를 표기해야 한다.원산지가 다른 2개 이상의 재료를 섞어 쓸 경우 섞은 비율이 높은 순서대로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배추김치에 사용되는 재료인 배추와 고춧가루에 국내산과 중국산을 섞어 쓴다면 ‘배추김치/ 배추 : 국내산과 중국산을 섞음. 배추김치/ 고춧가루 : 중국산과 국내산을 섞음’ 이라고 표시해야 한다. 이 때 ‘섞음’ 표시도 반드시 넣어주어야 한다.올바른 원산지 표시 방법(사진=요기요 사장님포털)◇원산지가 적힌 영수증, 거래명세표 꼭 챙겨두자 식재료 매입일로부터 6개월간 원산지가 적힌 영수증(간이영수증 포함), 거래명세서 등을 반드시 보관해야 한다. 농관원이나 지자체 점검시 원산지 증명 자료로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산지 표시가 적힌 영수증이나 거래명세표를 비치하지 않았다가 적발 될 경우 과태료를 물 수도 있다.또 재료 공급자에게 속아 원산지 위반이 발생한 경우라면, 원산지가 기재된 영수증, 거래명세표 등으로 소명해 책임을 면제 받을 수도 있다. 이때 증빙자료 복사본이나 사진으로 찍어놓은 것은 증빙으로 효력이 없을 수 있으니 반드시 원본을 일정기간 보관해야 한다.만일 김치를 납품받아 사용한다면, 납품 받은 김치의 원산지 표시는 내용물이 담긴 포장재에 원래 붙어있던 표시사항만 증빙자료로 인정된다.이밖에 소비자들이나 주변 경쟁 상인 등이 원산지 미표시나 허위표시로 신고할 수 있으므로 매장 내 원산지가 표시된 옛 메뉴판이나, 원산지가 표시된 영수증 또는 전단지도 일정기간 보관해두는 것이 좋다.◇김치 이외의 농축산물 원산지 표시음식점은 김치(배추와 고춧가루) 외에도 쌀(밥, 죽, 누룽지)·콩(두부, 콩국수, 콩비지) 등 농산물 3개 품목, 소· 돼지· 닭·오리·양·염소 등 축산물 6개 품목, 넙치·조피볼락·참돔·미꾸라지·뱀장어·낙지·고등어·갈치·오징어·꽃게·참조기·다랑어·아귀·주꾸미·명태· 가리비·방어·부세·전복·멍게 등 수산물 20개 품목에 대해 소비자들이 원산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한다.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2023-11-22 07:00 박자연 기자

[비바100] "기업에겐 기울어진 운동장… 경영권 방어장치 늘어나야"

정우용 정책부회장은 "주주로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보호받아 마땅하며, 동시에 건전하게 기업을 경영하는 경우도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사진=이철준 PD)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한국상장회사협의회(상장협)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명확하다. 바로 회원사들의 권익보호다. 상장협은 지난 1973년 상장회사 100개사 돌파를 계기로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코스피 상장회사 전체를 회원사로 하는 경제단체로는 상장협이 유일하다. 오랜 기간 기업 관련 정책 등 제개정 논의가 발생할 경우 상장회사를 대표해 의견을 모으고, 정책당국에 제출하는 등 ‘상장회사 권익 옹호’를 위해 힘쓰고 있다. 정우용 정책부회장을 만나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들어봤다. ◇ 경영권 보호 장치 턱없이 부족정 부회장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면서 “뜻깊은 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규모도, 역할도 커지면서 상장협의 존재감 역시 상당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회원수는 정회원 815개(코스피 회원사)를 확보한 상태다.그런데 코스피 상장사만 회원사라고 해서 모두 대기업이라고 착각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총 815개사 중 10%만 대기업에 해당하며, 90%는 중소 중견기업이 차지하기 때문에 사실상 상장협은 이들의 입장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항상 고민한다.그 중에서도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 장치 확보가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라고 꼽는다. 정 부회장은 “국내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 장치가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주로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보호받아 마땅하며, 동시에 건전하게 기업을 경영하는 경우도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소액주주 등 주주들을 위한 법안은 많은데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은 너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기업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우호 세력을 확보하는 것이나 자사주를 취득하는 방법밖엔 없는 실정이다.정 부회장은 “기업의 경영권을 공격하는 수단은 다양한데, 이를 방어하는 수단은 없는 ‘기울어진 운동장’ 상황이나 다름없다”며 “최근에는 자사주 활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어 공격과 방어의 균형이 더욱 무너질 위기”라고 꼬집었다.상장협은 이에 경영권 방어장치가 필요한 ‘포이즌 필(poison-pill)’ 즉 신주인수선택권이 적절한 방어 장치 중 하나라고 꼽고 있다. 포이즌 필이란 기존 주주(소액주주 포함)에게 저렴한 가격에 신주나 자기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과해 공격하는 적대적 인수자의 지분을 희석할 수 있는 방식이다.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이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PD)◇ ‘트래킹 스탁’ 등 기업가치 증진 위한 제도 도입 시급상장협은 상장사들 역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배당 확대같은 방안들이다. 실제로 올 3월 상장협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회사의 28.5%가 ‘깜깜이 배당(최종 배당금이 확정되지 않은 주식 거래)’을 개선하기 위해 배당 관련 정관을 정비한 것으로 조사됐다.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아져야 한다는 점도 피력했다. 정 부회장은 “사실 기업 입장에서 자본을 조달할 만한 방법이 크게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신규 자금을 끌어들이거나 금융사로부터 차입, 사채 발행 등 방법이 다양하지 않다”고 지적했다.그래서 상장협이 입법 제안을 한 게 ‘트랙킹 스탁(Tracking Stock)’이다. 트랙킹 스탁은 전체로서의 회사가 아닌 회사 일부분의 영업성과를 반영해서 증자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통상의 주식과는 차이가 있다. 쉽게 말해 사업분야별로 증자를 받을 수 있는 장치로, 회사 입장에서는 다양한 자본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고 기업도 보다 유연한 경영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등 일부 나라에서 도입된 제도다.정 부회장은 “회사마다 특성이 있고, 특정 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크게 내는 기업들이 있을 텐데, 이를 반영해서 증자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이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PD)◇ 규제와 처벌 포커스 아쉬운 부분… 적절한 ‘당근’ 수여를 상장협은 현 정부에서 기업들이 노력하는 만큼 ‘당근’을 많이 주길 바라고 있다. 사실상 한국 기업 관련 법안이 규제와 처벌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예를 들어 ‘중대재해처벌법’처럼 처벌 중심의 규제는 사실 실효성이 없고 오히려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게 정 부회장의 주장이다.그는 “잘못한 기업은 처벌받아야 마땅하지만, 잘한 기업은 적절한 보상을 주는 방안도 균형있게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로 기업 활동에 동력을 넣어줄 수 있는 법안이 증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정 부회장은 현 정부의 시장 및 기업 친화주의 정책과 관련해 고양할 대목에 대해서도 짚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수차례 선진국 수준의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규제를 과감하게 바꾸라고 주문하지 않았나. 그 결과 정부의 기조도 낡은 규제를 철폐하려는 쪽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기업들도 이를 환영했다. 하지만 근래 국회에서 기업 관련 규제가 행정부와 엇박자를 내고 있어 아쉽다”고 토로했다.해외의 경우 정부가 먼저 나서서 기업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국내외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에 철저히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정 부회장은 “사실 한국은 기술이 가장 필요로 하는 나라인데 기술과 관련해 RD 등 세제혜택을 많이 줄여놨다”며 “그래서 기술 투자와 관련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기술 기업이 수익 창출에 집중할 수 있도록 건의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한국 기업은 계속된 규제 도입으로 정책리스크에 상당한 인력과 비용을 소모하고 있어 신사업 투자나 인수합병(MA)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며 “기업관련 규제가 글로버 스탠더드에 맞게 완화된다면 기업은 정책 리스크가 아닌 기업 신성장 동력 창출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무에 강한 ‘서포터’… 원활한 경영활동 위한 환경 조성 상장협은 회원사들로부터 ‘실무자의 입장을 가장 잘 이해하는 협회’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상장협은 실무상담실을 개설한 후 기업 법제 및 회계 관련 매년 1만건 이상의 상담을 진행해왔다.실무를 특히나 강조하는 이유는 회원사 대부분이 중소·중견 기업이기 때문에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직군을 제외한 (증권)공시·회계·세무 등 관리 업무를 하는 실무자들은 법 개정 등이 발생할 경우 일일이 대처하는 게 쉽지 않은 실정이기 때문이다.이에 상장협은 정책당국 지침 이첩과 공시전문인 위탁교육 등을 통해 실무자의 업무 수행을 돕고 기업이 적법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서포터’로서 임무에 충실하고 있다.정 부회장은 마지막으로 “상장협은 경제 단체들과 함께 기업들이 원활하게 경영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는 감사선임시 의결권 3% 제한(3%룰) 폐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재개정, 경영권 방어제도 도입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그러면서 “2024년 22대 국회가 기업과 자본시장 발전을 뒷받침하는 정책들을 확대할 수 있도록 입법 지원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정우용 정책부회장은 정우용 정책부회장은 1963년생으로, 성균관대학교 법과대학 법학 학사와 성균관대학교 법학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지난 2014년 한국회계기준원 이사 역임, 2015년 한국경제법학회 ·한국기업법학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2019년까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 위원을 지녔다. 2014년부터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전무로 상장협에 몸을 담고 2020년 1월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으로서 기업들의 원활한 경영활동을 위해 힘쓰고 있다.   대담=명재곤 금융증권 부장정리=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

2023-11-21 07:00 홍승해 기자

[비바100] "변화 빠른 IT기술 어떻게 적용할까…끝없는 노력이 답"

이원희 스페이스뱅크 대표“IT 기술은 변화 속도가 아주 빨라요. 매일매일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고, 거기에 따라 트렌드도 빠르게 변하죠. 지금은 배웠던 언어를 10년, 20년 써먹는 그런 시대가 아니에요. ‘내가 알던 것과 변화하는 시대, 트렌드에 따라 새롭게 알게 된 것을 어떻게 융합해서 업무에 적용시키는가’가 핵심이죠. 결국 핵심은 ‘끝없는 노력’이겠네요.”이원희 스페이스뱅크 대표는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스페이스뱅크는 업력 5년차로 ‘오늘의 기술을 마주하고 내일의 경험을 만듭니다’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로보틱 처리 자동화(RPA), 데이터(DATA)를 융합시켜 디지털전환(DX)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다. 또한 유휴공간을 공유하는 공유경제 플랫폼으로 사업을 시작한 경험을 살려 공간 관련 빅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시각화해 2021년 9월 ‘더블랭크’를 런칭해 공간 트렌드 콘텐츠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그는 대학에서 IT를 전공하고 LG CNS에 입사했다. 회사는 고객이나 기업, 기관들이 필요로 하는 시스템을 기획하고 구축해주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회사에서 15년간 단계적으로 개발·분석·설계·기획·사업 관리 등 다양한 직무를 경험했다. 덕분에 어떤 서비스가 탄생하는 과정의 A부터 Z까지 모두 경험해볼 수 있었다.그는 안정적인 직장이고, 얼마든지 더 오래 다닐 수 있었지만 갑작스레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이 대표는 “늘 서비스를 만들다 보면 회사에서 허용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더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제안을 하거나 좀 더 고객의 입장에서 일을 하게 됐다. 그게 더 동기 부여도 되고 업무를 오너십 있게 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며 “그런데 회사는 그러한 역량보다는 정해진 업무 범위를 정해진 비용과 일정 내에서 수행해야 하는 조직이었다. 시스템과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만들고 운영하려면 회사 밖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이원희 대표는 퇴사 후 스페이스뱅크를 창업했다. 처음엔 공간공유 플랫폼으로 시작했는데, AI·RPA·DATA 기반의 종합 테크 비즈니스를 다루는 사업 영역으로 확장했다.그가 처음 공간공유 플랫폼 사업을 시작한 건 공간과 관련한 데이터를 축적해서 비즈니스로 확장할 수 있는 모델들을 그려 보면서부터였다. 이원희 대표는 “어떻게 보면 우리 주위에는 굉장히 많은 데이터들이 있는데 그 데이터를 어떤 비즈니스 모델로 어떻게 플랫폼화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스페이스뱅크는 공간이라는 카테고리로 사업을 선정을 한 것이다. 그런데 데이터를 다루는 방법은 굉장히 다양하다. 저는 IT를 전공했기 때문에 내부에서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을 고민하면서 동시에 외부로의 확장까지 염두에 두게 됐다. 내부에서 먼저 내재화하고 비즈니스 관점에서 우리의 기술셋으로 확장하기로 한 것이 ‘RPA’다.”다음은 이원희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이원희 스페이스뱅크 대표- RPA에 대한 설명을 좀 더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RPA는 사전적 정의로는 로보틱 프로세스 오토메이션, 업무를 자동화하는 소프트웨어 로봇을 의미하는데, 결국 들여다보면 밑단에서는 프로세스 전반에 흐르는 데이터 처리가 자동화돼야 하거든요.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고,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전반의 일을요. 이 일의 처리 과정을 정의하는 게 RPA라고 볼 수 있어요. 처음엔 스페이스뱅크 내부에서 공간 관련 데이터를 작업하는 데에 활용했지만, 이 기술은 업종이나 직무 관계 없이 어떤 영역의 데이터에도 확장이 가능해요.”- 내부적으로 활용하시던 기술을 외부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기반 기술로 만드신 거네요.“맞아요. 게다가 4차 산업혁명 가운데 핵심적인 트렌드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고 또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기도 해요. 디지털 전환의 기술 리더인 셈이죠. 어떤 ICT 기술을 도입하더라도 꼭 필요한 요소 기술이에요.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지려면 제일 먼저, 그리고 반드시 데이터 수집이 선행돼야 하는데 거기엔 무조건 RPA가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이 RPA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이 이루어질 때, 디지털이 체계화되고 심화될 때, 디지털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를 매니징 할 때 등 DX 관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술셋이라고 생각했어요.”- 4차 산업혁명에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기술인 셈이네요.“네, RPA는 앞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확신해요. 그리고 RPA는 AI와도 결합이 가능하고, 각종 서비스나 솔루션과도 결합이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확장성이 높은 핵심 모듈 서비스로 구성된 브랜드 RAIID(라이드)를 만들었어요. RPA-AI Integration based on Data의 약자예요. AI·RPA 관련 기술과 데이터를 융합해 만들어진 지능형 소프트웨어 로봇을 솔루션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 마디로 DX(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를 위한 올인원 솔루션인 셈이죠. 라이드가 곧 DX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창업 5년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혹은 기뻤던 순간이 있으신가요?“아무래도 우리 멤버들이 함께 고민하고, 고생해서 서비스를 런칭하고, 시장에서 인정받고, 사업화에 있어서 성과를 내는 시점들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회사뿐만 아니라 멤버들도 함께 성장했다는 것을 느끼고 확인하는 순간에 가장 보람차고 기뻐요. 사실 회사의 성장과 개인의 성장이 합치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거든요. 이상적인 일에 가깝죠. 그런데 우리 회사는 그리 크지 않은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구성원 모두가 오너십을 가지고, 일당백을 해내면서 결과가 나오고 성장을 하고 있거든요. 그게 눈으로 다 보이는데 그럴 때 정말 감사하고, 뿌듯합니다.”- 다가오는 2024년의 스페이스뱅크와 라이드의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가요?“2023년은 스페이스뱅크의 해외진출이 시작된 중요한 한 해였어요. 현재까지 내재화해온 기술과 솔루션, 콘텐츠를 글로벌로 진출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들이 많았는데요. 지난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 참가해 체코와 일본의 IT 기업, 스페인의 의료 기업과 협업을 위한 초석을 다졌어요. 20일부터 21일까지는 ‘2023 사우디 아람코 연계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 참가 기업으로 선정돼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에서 개최하는 GIITS 행사에 공식 초청을 받아 참석할 예정이에요. 2024년에는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에 자사 솔루션을 도입하여 시장을 확대해 나가려고 합니다.”“그리고 현재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들에 대한 확장 및 고도화는 계속해서 가져가야 할 과제이고요. 저희가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 꽤 많은 솔루션들을 만들어서 런칭하면서 필드에서 고객의 요구사항들을 많이 받았어요. 이 소중한 의견들을 잘 반영해서 각각의 솔루션들의 2.0 버전을 만들어야죠.”“추가로 NIA(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매년 DNA(Data, Network, AI) 혁신 기업을 선정하는데, 스페이스뱅크의 라이드가 인공지능 분야 10대기업으로 선정됐어요. 라이드에서 제공하는 RPA, 로우코드, 인공지능 기반의 DX 기술 및 서비스에 대해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해요. 연결 선상에서 멀티 로우코드 플랫폼을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Multi Low-code SaaS 사업자로의 행보도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결국 궁극적으로는 산업 전반의 화두가 되고 있는 DX의 관점에서 RAIID의 DX 솔루션들을 통해서 고객사, 파트너사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견인하는 IT 파트너로 성장하는 것이 스페이스뱅크의 비전이에요.”채훈식 기자 chae@viva100.com

2023-11-20 07:00 채훈식 기자

[비바100] “API·빅데이터 기술로 명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이근일 구하다 CTO의 모습.(사진제공=구하다) 국내 명품 시장이 명품소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변화와 연령층 확대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명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명품 온라인 플랫폼이 증가하고 있다. 명품 플랫폼 중 기업과 기업의 거래, 기업과 소비자와의 거래를 결합시킨 ‘B2B2C’ 형태의 플랫폼이 있다. 바로 스타트업 ‘구하다(GUGADA)’다. 구하다는 유럽 명품 브랜드들의 1차 총판 격인 ‘부티크’들과 직접계약을 맺고 국내 대기업 이커머스부터 다양한 패션 플랫폼 등 20여 곳에 명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처럼 구하다는 유럽 현지 부티크의 최신 명품을 국내외에 발 빠르게 소개하는 유통 허브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다. 부티크의 명품 디지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동해 단순히 자사몰인 구하다에서만 판매하는 형태가 아니라, 국내 유수의 종합 온라인 쇼핑몰과 버티컬 커머스, 해외 오픈마켓 등에도 실시간으로 연동한다. 쌍방 형태의 연동인 셈이다.쉽게 말해 명품의 최종 수요자는 소비자지만 유럽의 부티크와 국내 대기업 사이의 거래를 구하다가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유럽 부티크에 입고된 신상 명품을 국내에서도 빠르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구찌, 프라다, 버버리 등 잘 알려진 스테디셀러 명품뿐만 아니라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아미, 자크뮈스, 쿠레쥬 같은 컨템포러리 브랜드 상품도 구하다를 통해 접할 수 있다.◇ 이근일 구하다 CTO, “설립 전 기술 개발에만 3년 매진” 구하다가 현지로부터 60만개 이상의 명품 디지털 데이터를 20개 이상 국내외 파트너사에도 공급하고 1800만개 이상의 빅데이터를 무리 없이 관리할 수 있었던 것은 이근일 구하다 최고기술경영자(CTO)의 역할이 컸다.이근일 CTO는 구하다 설립 전에는 미국 뉴욕의 노무라증권과 RBC(로얄 뱅크 오브 캐나다)에서 근무했다. 당시 글로벌 마켓 리스크 관리팀 소속으로 전 세계 주요 증권 시장에서의 자사 데이터 피드를 분석해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만들고, 적정 수준으로 리스크를 유지 및 관리하는 일을 담당했다.이근일 구하다 CTO가 직원에게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구하다)공동 창업 멤버인 윤재섭 CEO와 함께 뉴욕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구매 대행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미국의 아울렛에선 당시 국내에서 유행하는 명품 브랜드의 인기 아이템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었고, 중개 플랫폼을 통해 국내로부터 상품 주문이 들어오면 그것들을 직접 구매해 판매하는 식이었다. 이 CTO “이때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 명품에 대한 강렬한 니즈를 체감했고, 자연스럽게 해외 명품 직구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라면서 “오랜 기간 빅데이터를 다뤄 본 경험과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의 유통 관리 기술을 평소 관심 있던 해외 명품 직구 분야에 접목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이후 2018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단절된 상품 유통 과정을 잇고 이를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의 공급망 플랫폼 및 커머스 개발사를 창업했다. 이어 유럽 현지의 부티크와 직접계약하고, 100% 정품 보증이 가능한 그들의 상품 정보를 실시간 API 연동 기술을 활용해 자사 플랫폼과 연결, 국내 고객에게 소개하는 커머스 플랫폼 구하다를 설립했다.이 CTO는 구하다 설립까지의 어려운 점에 대한 질문에 “기술적 어려움이 물론 컸다. 무엇보다 해외 부티크별로 활용하는 명품 디지털 데이터 구성 모델과 프로그램 언어가 다 달라서 그것들을 어떻게 하면 빠르고 정확하게 구하다 운영 시스템에 맞게 모델링할 수 있는지, 또한 수십개의 현지 부티크에서 내려받는 방대한 상품 빅데이터의 알고리즘 만들기를 연구하는 데 시간을 많이 들었다”라면서 “초반에는 부티크 1곳과 계약해서 그들의 명품 디지털 데이터를 연동하는 데 한 달 가까이 걸렸다. 하지만 현재는 10만개 이상 데이터도 2~3일이면 문제없이 연동 가능하다”라고 답했다.◇‘API 연동 기술·빅데이터 분석’…합리적인 온라인 명품 쇼핑 가능케 하다 구하다 비즈니스 운영의 핵심 기술은 실시간 API 연동 기술이다. 쉽게 말해 해외 명품 리테일·부티크 쇼핑몰에 접속해 그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상품 관련 정보(재고, 옵션, 상품 이미지, 카테고리, 모델 컷, 할인율 등)를 오차 없이 구하다 플랫폼에 실시간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구하다의 유통망 구조.(사진제공=구하다)이 CTO는 “현지 부티크 시스템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공유받기 위해서는 각 부티크가 활용하는 프로그램 언어에 맞게 맞춤형 문의를 넣고 회신을 받아야 하는데,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API 연동으로 가능케 했다”라면서 “API는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파트너사가 다양해지고 데이터의 양이 방대해질수록 실시간으로 정확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운영하는 일이 매우 까다롭다”라고 전했다. 또한, 온라인 명품 쇼핑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상품 가격이다. 특히 해외 쇼핑은 환율, 운임, 할인, 관세 등 각종 변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가격 변동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구하다는 이를 위해 관련 데이터에 규칙을 부여하고 이후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 분석 엔진(와처 알고리즘)을 활용했다. 전 세계에서 수집된 동일 상품 데이터를 기반으로 원가 대비 마진 구간과 경쟁력 구간을 나눠 60만개 이상 상품 데이터에 실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 최적의 가격을 적용하고 있다.이 CTO는 “업계 특성상 시즌이 바뀔 때마다 이월 시즌 상품에 대한 부티크 측의 가격 정보가 실시간으로 변경되는데, 까다로운 해외 부티크의 디테일한 가격 변동 정책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유럽 부티크는 보통 자신들로부터 명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바이어의 풀을 제한한다. 신규 바이어에게는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기도 한다. 규모가 큰 부티크일수록 엄격하다. 구하다는 자체 개발한 실시간 API 연동 기술의 기술력과 퀄리티 높은 물류 운영, 글로벌 비즈니스 영업력 등을 현지 부티크에게 인정받고 있다. 이에 구하다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들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받고 있다. 중간 유통 과정이 생략되는 구조라서 다른 업체들과 비교해서 가격 경쟁력이 상당히 높다.이 CTO는 “최근 명품 직구와 관련한 논란이 많았고, 가품 논란도 컸다. 하지만 구하다는 오직 명품 브랜드 본사로부터 공식 판매 라이선스를 획득한 검증된 부티크와 직접 계약을 맺어 그러한 논란의 여지를 원천 차단했다”라면서 “현지 쇼룸과 런웨이에서 바로 업데이트된 현지 신상 아이템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좋은 가격으로 소개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 개발에 계속 힘쓰고 있다”실제 구하다는 올해 티몰 글로벌, 큐텐 싱가포르 등과도 B2B2C 비즈니스 공식 계약을 체결했고, 관련 매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이 CTO는 “국내 파트너사와 함께하며 고도화한 커머스 기술력을 해외에서도 검증받을 예정이다”라면서 “내년에는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권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해 한국의 커머스 기술력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

2023-11-20 07:00 김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