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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100] 전기차 캐즘 극복…무엇을 놓치고 있나

올해 8월 인천 서구 한 공업사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벤츠 등 관계자들이 지난 1일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에 대한 2차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이른바 ‘벤츠 청라 화재’ 이후 ‘전기차 포비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기차 시장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는 물론 관련업계까지 포비아 저지를 위해 팔을 걷어 붙이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그렇다면 혹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극복을 위해선 단연 충전인프라 확충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이 이외도 전기차 가격이나 구매보조금보다는 지역 소득 수준, 인구구조 등이 전기차 판매량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분석실 임현진 선임연구원은 최근 ‘전기차 캐즘 극복을 위한 과제’라는 주목할 만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전국의 전기차 등록대수와 충전기, 전기차 가격 등을 비교 분석해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무엇인지 도출했다.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승용전기차의 보급은 전반적으로 확대 추이를 보였으나 시도 단위의 각 지역은 전체 시장과는 다른 차별적인 양상이 눈에 띄었다. 전기차 구매보조금 축소 기조에도 불구 국내 승용전기차 신규 보급대수 및 보급비율은 모두 증가 추세를 보였다.승용전기차 신규 보급대수는 2018년 이후 꾸준히 늘다 코로나19 펜데믹 기간이었던 2022년 12만4000여대가 판매돼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역성장으로 돌아서며 보급비율도 7.8%를 떨어졌다.이번 조사에서 주목되는 것은 전반적인 전기차 판매량은 늘었지만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다.역성장을 기록했던 지난해의 경우 전북·전남 등은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던 반면 그간 계속해서 보급 대수가 증가해왔던 대전은 신규 보급율이 크게 감소했다. 전국 기준을 웃돌았던 광주와 울산도 하락세를 보였다.충전인프라가 지역별 차이를 키웠다. 전년말 전기차 등록대수에서 전년말 지역 내 충전기 수를 나눈 것이 충전인프라 지표인데 이 지표가 1% 증가하면 승용전기차 보급은 1.8% 증가했다. 특히 지역내 1인당 총소득 및 경제활동인구가 1% 증가하면 승용전기차 보급은 각각 4%, 3% 증가했다. 이는 전기차는 구매보조금을 받아도 여전히 내연차보다 판매가격이 높아 소득 수준에 따라 차이가 컸음을 보여주는 지표다.일례로 2018년 판매된 현대자동차의 코나 전기차는 세제혜택을 받아도 판매 가격이 4750만원으로 가솔린 모델(2160만원) 대비 약 120%가 비쌌다.보고서는 “사치재의 특성상 소득수준 및 경제활동인구 증가는 전기차 신규 구매 확률을 더 큰 폭으로 증가시킨다”고 분석했다.그러나 향후 전기차 가격이 내연차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지면 전기차의 사치재 특성이 완화되고 전기차 구매의사에 대한 소득 및 경제력의 영향 또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전기차 도입에는 관련 인프라, 소득수준 등의 특성도 중요하지만, 지역내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이웃효과’의 영향도 존재한다. 이웃효과는 이웃이 소비 등 개인 의사결정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가정하는 경제 및 사회 과학 개념이다.실제 한국교통연구원과 한국환경공단이 우리나라 전기차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약 97%가 향후 차량 추가 구입 또는 교체시 전기차 재구매 의사를 밝혔다. 전체의 73%는 전기차를 주변인들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당시 조사에서 전반적인 전기차 이용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는 점도 주목된다. 전기차에 만족하는 전기차 구매자가 지리적으로 인접한 지역에 많이 분포할수록 신제품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전기차 신규 구매의사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나 보조금은 전기차 판매 확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보고서는 “국내 전기차 시장은 초기 성장 단계에 해당된다”면서 “가격적인 측면보다는 기술의 혁신성, 성능·디자인 등을 중시하는 소비자(얼리어답터 등)의 비중이 높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파악했다.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충전인프라의 확충이 효과적이며, 이외에도 전기차 및 충전 인프라 관련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셈이다.충전인프라는 현재 전기차 등록대수 대비 충전인프라가 적은 편은 아니지만, 국내 거주환경 특성 및 향후 전기차 수요 증가 전망 등을 고려해 공공 충전인프라 확대가 필요하다.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현대차 제공)지난해 기준 국내 충전기-누적 전기차 등록대수 비율은 0.64로 중국(0.16), 유럽연합(0.09), 미국(0.05) 대비 높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거주 비율이 높아 공공 충전인프라 중요성이 더욱 크게 작용할 가능성 있다.운행 및 충전에 대한 기존 전기차 이용자의 긍정적인 경험을 확대하고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신뢰성·수용성을 제고하면 전기차 신규 보급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아울러 정부의 공공 충전기 보급 전략을 중심으로 한 충전인프라의 양적 확대와 더불어 충전기 신뢰성 및 충전 서비스의 개선·혁신이 수반된다면, 기존 전기차 이용자의 만족도가 증가하고 나아가 전기차 신규 구매 유인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서울시의회 등의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 사용자들은 전기차 충전인프라 부족 외에도 충전소 위치정보 불충분, 긴 충전시간, 충전기 고장, 비용 결제 방식 등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서는 기술 향상도 중요하다. 낮은 외부기온 및 난방·공조 시스템 가동에 따른 배터리 성능·주행거리 감소 등은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수용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 및 통합열관리 등 전기차 기술 관련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당부한다.충전 중인 전기차. (게티이미지)전기차 사용자는 전기차 주행 성능 및 사양, 디자인 등에 만족도가 높은 것과 달리 배터리 성능·주행가능거리 및 충전 편리성 등과 관련해서는 상대적으로 불만족하는 경향이 짙다.정비나 수리에 있어서도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실제 정비 비용 부담 및 정비업체 부족 등에 대한 소비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전기차 보급확대 속도에 맞춰 전기차 정비·수리 관련 교육 및 전문장비 확보 등에 대한 정부·기업의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2023년 6월 기준 전기차 정비가 가능한 정비소 대비 전기차 수는 306.5대(전체 정비소 대비 내연차 수는 527.4대)로 차량 대비 정비업체의 수가 적은 편은 아니지만, 전기차 전문 정비업체가 1517개소(전체 4만5000개소)에 불과해 낮은 지리적 접근성 및 전기차 이용자의 불만족을 야기하고 있다.이른바 ‘벤츠 청라 화재’가 보여줬듯 안전성 측면도 중요하다. 전기차 및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경험 또한 전기차 확산에 주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량 및 충전시설에 대한 안전성 인증 및 검사에 대한 확대·강화가 필요한 지점이다.정비사가 현대차 아이오닉 5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아직까지 크게 작용하지는 않지만 초기시장과 달리 전기차 시장 캐즘을 극복하고 대중 소비자의 신규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가격도 중요하다.국내에 비해 높은 전기차 신규 보급 비율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 및 유럽 국가들은 전기차 가격 프리미엄이 더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지난해 국내 전기차 신규 보급 비율(9.3%) 대비 높은 보급률을 보인 중국(25%), 독일(18%), 프랑스(17%), 영국(17%) 등은 전기차의 상대가격이 우리나라보다 더 저렴한 것으로 분석됐다.코나 전기차의 경우 국내에선 가솔린 모델에 비해 약 78% 높은 가격에 판매된 반면 2022년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차의 가격은 보조금을 제외하고도 내연차 대비 14% 낮았으며, 독일, 프랑스, 영국도 각각 전기차 가격이 내연차 대비 14%, 39%, 44% 높게 나타났다.국내 시장도 초기 단계를 넘어 전기차의 대중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충전인프라 확대 및 소비자 신뢰성·수용성 제고뿐 아니라 전기차와 내연차간 가격차이를 줄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대목이다.일반적으로 초기 소비자는 제품의 혁신성, 성능·디자인 등이 구매 동기로 작용하지만 대중소비자는 가격적인 측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전기차 시장이 점차 성숙됨에 따라 초기 구매 수요가 완결되고, 향후 대중소비자의 수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가격의 중요성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2024-10-07 06:30 천원기 기자

[비바100] 판 커지는 수소시장…韓기업, 글로벌 패권 경쟁 본격화

이미지는 생성형 AI ChatGPT 4o을 통해 생성한 ‘수소경제사회 모습’. (이미지=DALL E3, 편집=정은지 기자)수소경제는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 정책과 함께 국내 주요 기업들이 수소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 강화라는 글로벌 과제 해결에 있어 수소 에너지의 역할이 더욱 부각되고 있어, 수소경제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수소경제의 현황을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에서 처음 추진된 이 정책은 윤석열 정부에서도 ‘에너지 신산업’의 일환으로 지속되고 있다. 특히 원전에서 생산한 청정수소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수소경제는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정부는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2021년에는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수소경제 육성을 위한 기본 틀을 마련했다. 윤석열 정부 또한 2022년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 및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을 정부 과제로 선정하며 수소경제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일관된 정책 기조는 기업들의 장기적인 투자 계획 수립과 실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글로벌 컨설팅 기업들의 전망에 따르면 수소 시장의 성장세는 매우 가파르다. 맥킨지앤드컴퍼니는 2050년에는 1년 중 78일에 해당하는 에너지가 수소로 충당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딜로이트의 리포트는 더욱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고 있는데, 청정수소 시장이 2030년 885조원에서 2050년 1929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2023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규모로, 수소 시장의 잠재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전망은 수소 산업이 단순한 에너지 분야를 넘어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이러한 거대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 에너지 기술을 중장기 비전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에너지 모빌라이저’ 전략을 통해 2033년까지 5조 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 ‘HTWO’를 통해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활용 전 과정을 아우르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수소 경제의 전 주기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접근으로, 현대차그룹이 수소 산업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장재훈 현대차 CEO 사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Hyundai Way)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현대차의 수소 전략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첫째, 수소 모빌리티 확대다. 현대차는 넥쏘 후속 모델을 내년까지 출시할 예정이며, 발전, 트램, 항만, 선박,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비차량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는 수소 기술의 적용 범위를 확대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모색하는 전략이다. 둘째,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 및 공급이다. 현대차는 최근 현대모비스로부터 국내 수소연료전지사업을 인수 완료했다. 이를 통해 RD 및 생산 품질 인력 등 기술력과 자원을 한 곳으로 모아 기술 혁신과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이는 수소 기술의 핵심인 연료전지 시스템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전략적 결정이다. 셋째,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제네럴 모터스(GM)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체코의 스코다 일렉트릭과도 수소 경제 및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협력은 기술 교류와 시장 확대를 통해 현대차의 수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SK그룹은 액화수소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SK ES는 인천에 연 3만톤의 액화수소를 공급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공장을 건설했다. 이는 수소버스 약 5000대를 1년간 운행할 수 있는 양이다. 또한 SK ES는 효성, 두산과 협력하여 액화수소 물량 교환, 보유 재고 교류 등을 통해 액화수소 수급에 대비하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생산 설비와 기업 간 협력은 국내 수소 공급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SK ES는 인천 액화수소 플랜트를 시작으로 전국에 액화수소 생산기지를 확충할 계획이다. 이는 수소의 대량 생산과 안정적 공급을 위한 핵심 전략이다. 이와 함께 액화수소 유통망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다. SK ES는 인천에 국내 첫 액화수소 충전소를 열었으며, 부산, 청주, 이천 등 전국 40여 곳에 충전소를 설치해 액화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이는 수소 활용의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는 중요한 전략적 결정이다. 더불어 SK는 블루수소 및 청정수소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액화수소 생산을 시작으로 블루수소, 청정수소까지 수소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지난해 열린 수소산업 전시회 ‘H2 MEET’에서 공개된 오만 그린수소프로젝트 개념모형(사진제공=포스코홀딩스)포스코그룹은 수소 생산에서부터 운송 및 저장, 충전, 수소환원제철 등 사용 단계까지 각 계열사별로 영역을 분담해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홀딩스는 오만의 ‘두쿰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그린수소 생산에 나섰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22만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포스코그룹이 수소 경제의 전 주기에 걸쳐 종합적인 접근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포스코그룹은 중동을 비롯해 국내와 북미,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 등 세계 6개 지역에서 그린수소 프로젝트를 가동해 2050년까지 700만톤 청정수소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글로벌 차원의 대규모 청정수소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 중이다. 수소 인프라 구축도 포스코의 중요한 전략이다. 포스코는 수소 저장 및 운송 기술을 개발하고, 수소 충전소 등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소 경제의 기반을 다지겠단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포스코는 수소 활용 분야 확대에 나서고 있다. 수소를 활용한 발전, 수소차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HD한국조선해양이 최근 노르웨이선급협회(DNV)로부터 설계 기본 인증(AiP)을 받은 액화수소 운반선 조감도. (사진=HD한국조선해양 제공)HD현대는 수소연료전지 시장에 적극 뛰어들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HD하이드로젠을 통해 핀란드 기업 ‘컨비온’을 107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고온의 수증기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을 확보했다. HD현대는 이를 바탕으로 2040년경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수소로 가는 배’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조선 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평가받고 있다.HD현대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수소 연료전지 기술 개발이다. HD하이드로젠은 컨비온 인수를 통해 확보한 기술을 바탕으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와 고체산화물 수전해전지(SOEC)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발전 및 선박용 사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는 수소 에너지의 생산과 활용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기술 개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액화수소운반선 또한 집중 개발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8만㎥급 전기추진 액화수소운반선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획득했다. 이 선박은 HD현대의 최신 대형 액화 수소 탱크와 수소 이중 연료 ‘힘센 엔진’이 탑재된 전기추진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다. 이는 수소의 해상 운송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중요한 기술적 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체들도 액화수소운반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최근 노르웨이 선급(DNV)으로부터 8만㎥급 전기추진 액화수소운반선에 대한 기본인증을 획득했다. 이는 미래 수소 운송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액화수소운반선은 대규모 수소 운송을 가능케 하는 핵심 기술로, 글로벌 수소 경제의 실현을 위한 중요한 인프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한화오션의 액화수소운반선은 화물창에서 자연적으로 기화하는 수소 가스로 전력을 생산해 선박 운항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친환경 선박 기술의 혁신적인 사례로, 해운 산업의 탄소 중립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중공업은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포스코, 현대제철 등과 함께 ‘액화수소 선박용 재료 시험 표준화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액화수소 운반선 설계 및 건조를 위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제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공동 연구는 한국 조선업계가 액화수소 운반선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왼쪽부터) 현대차 글로벌수소비즈니스사업부 박철연 상무, 현대차 글로벌상용amp;수소사업본부 켄 라미레즈 부사장, 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장관, 체코 산업통상부 요제프 시켈라 장관, 스코다 그룹 페트르 노보트니 CEO, 스코다 일렉트릭 자로미르 실하넥 CEO.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이처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수소경제 시대를 맞아 각자의 강점을 살려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모빌리티와 연료전지 시스템, SK는 액화수소 생산과 유통, 포스코는 그린수소 생산과 수소환원제철, 조선업체들은 수소연료전지 및 액화수소운반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다각적인 접근은 한국이 수소 경제에서 종합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 기업이 자사의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수소 경제의 다양한 영역에 진출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 수소 산업의 균형 잡힌 발전을 가능케 할 것으로 예상된다.수소 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의 지원도 필수적이다. 수소 생산부터 저장, 운송 인프라가 갖춰져야 관련 산업이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소법 제정, 수소차 보급 확대를 위한 보조금 지원 등을 통해 수소 산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더욱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초기 단계에 있는 수소 경제의 특성상,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기술 개발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산업 성장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한국의 수소 경제는 현재 중요한 전환점에 있다.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 지원,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혁신, 그리고 국제 협력의 강화를 통해 한국은 글로벌 수소 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수소 경제의 발전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도전과제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한국 수소 경제의 성공을 좌우할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는다면, 한국은 수소 경제를 통해 새로운 경제 성장의 동력을 확보하고, 동시에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정은지 기자 blue@viva100.com

2024-09-23 06:38 정은지 기자

[비바100] 전기차 화재에 대안으로 떠오르는 전고체 배터리, 왜 ‘꿈의 배터리’일까

(이미지=게티이미지)올해 8월 인천 청라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인해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배터리 업계는 화재 발생을 줄이고 안전도를 높인 이른바 ‘꿈의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글로벌 전고체 배터리 시장 연평균 34.2% 성장 기대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Markets and Markets)에 따르면, 국내 이차전지 시장 규모는 2020년 4조4590억원으로 오는 2026년에는 연평균 16% 성장한 12조411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은 2019년 2조3314억원에서 2025년 6조3301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이차전지 세계시장 점유율은 소형·대형 이차전지는 세계 1위, 전기차용 이차전지는 세계 2위 수준이다.업계에서는 글로벌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2020년 6160만 달러에서 2027년 4억8250만 달러로 연평균 34.2%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연평균 41.2%로 가장 높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특히, 국내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2020년 2929만 달러에서 2027년 3229만 달러로 연평균 41.0%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고체 배터리 분야별 시장에서는 멀티셀 전고체 배터리가 연평균 52.3%로 가장 높을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응용분야별 시장규모는 전기차, 에너지 하베스팅, 무선 센서, 의료 기기 분야에 대한 수요가 크며, 전기차와 에너지 하베스팅의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전지 구성 요소 고체로 구성된 전고체 배터리, 안정성·성능 모두 잡아전고체 배터리(All-Solid-State Battery)는 전지의 주요 요소가 모두 고체로 구성된 전지 형태를 말한다.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이차전지와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구성 요소가 모두 고체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차이가 존재한다.전고체 배터리가 주목받는 이유는 배터리 기술 발전의 주요 트레드인 안정성·에너지밀도·충전 성능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액체 전해질 누액 등으로 인한 화재 및 폭발 위험을 저감시켜 기존 리튬 에너지와 비교해 높은 안정성을 가지고 있다. 분리막·안정장치 등을 줄이고 활물질을 늘릴 수 있어 에너지밀도가 2배가량 향상된다. 0℃ 이하의 저온이나 60~100℃ 고온 등 극한 상황에서 액체 전해질 보다 전도 성능이 좋다. 분리막이 없이 고체 전해질 사이로 이온이 이동하기 때문에 충전 속도도 향상됐다.이처럼 전고체 배터리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고체 전해질 특성상 배터리 출력이 저하된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리튬 이온이 고체 격차 사이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액체 전해질 대비 ‘이온전도도(이온의 이동속도로 배터리 성능의 핵심지표)’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물체가 액체 사이를 이동하는 것과 흙 사이를 이동하는 것이 어려운 것과 같은 원리로 이해할 수 있다.또 현재 상용화된 삼원계(NCM·NCA·NNCMA),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비교해 전고체 배터리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현재는 프리미엄급 전기차에만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출력·가격경쟁력 등 분야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 종류에 따라 △황화물계(Sulfide) △산화물계(Oxide) △폴리머계(Polymer)로 구분된다. 황화물계는 가압 시 고체 전해질층을 만들 수 있어 가공성이 좋지만, 황이 수분과 반응해 독성물질인 황화수소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제조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산화물계는 이온전도도가 양호하고, 공기 중 안전성이 우수하다. 제조 공정상 1000℃이상 고온 열처리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폴리모계는 기존 액체 전해질 제조 공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제조 원가를 절감할 수 있지만, 이온전도도가 낮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전고체 연기 초기에는 다양한 방면의 연구가 이뤄졌지만, 최근 업계에서는 ‘이온전도도’가 가장 높은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에 기대를 걸고 연구 및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된다면, 핵심 소재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극재는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에 사용되던 삼원계 양극재가 여전히 사용되겠지만, 음극재에서는 흑연계·실리콘계뿐만 아니라 안정성 문제로 배터리 탑재가 어려웠던 리튬메탈음극재가 본격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리튬메탈음극재는 금속 리튬을 원료로 활용해 기존 흑연계 음극재보다 에너지용량 등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지만, 안정성과 수명 성능은 상대적으로 낮은 소재다. 하지만, 이러한 리튬메탈음극재를 전고체 배터리에 탑재하면 에너지용량과 출력, 수명, 안정성 모두 혁신적으로 높일 수 있어 전고체 배터리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올해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인터배터리(INTER BATTERY)’ 삼성SDI 부스에 전고체 배터리 모형이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국내 배터리셀 기업·소재 기업, 전고체 양산 위해 기술 개발 집중국내 배터리업체 3개 사는 각기 다른 전략을 세우며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서고 있다. 먼저,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은 삼성SDI다. 삼성SDI는 지난 2022년 초 수원시 영통구 SDI연구소 내에 전고체 전지 파일럿 라인(S라인)을 착공했다. 파일럿 라인은 약 6500㎡(약 2000평)로, 이 라인에는 전고체 전지 제조를 위한 전용 설비들로만 채워졌다. 현재 이곳에서 라인을 구축한 삼성SDI는 샘플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만들어 고객사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 하반기까지 전고체 배터리 주요 생산 공법과 라인 투자 계획을 마무리한 후 오는 2027년부터 양산을 목표로 잡고 있다.삼성SDI는 프리미엄 전기차에 탑재될 전고체 배터리 외에도 볼륨과 엔트리 부문에서도 오는 2026년 9분 만에 충전할 수 있는 울트라 패스트 차징 제품과 2029년까지 배터리 수명을 20년으로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 7월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고주영 삼성SDI부사장은 “배터리 자체에서 슈퍼 프리미엄 세그먼트 올 솔리드 배터리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연구소에서 올 솔리드 배터리(전고체 배터리)가 상품화될 수 있는데 기술적 검증이 끝났다”며 “지구를 그린화하고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한계를 지닌 배터리를 뛰어넘는 차세대 배터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LG에너지솔루션은 고분자계와 황화물계 전고체 전지를 각각 오는 2026년, 2030년까지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고성능 세그먼트에 배치해 리튬인산철(LFP)과 리튬망간인산철(LMFP)을 혼합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예정이다. 다만, 최근 전기차 화재로 인해 배터리에 대한 안정성이 높아진 만큼 고분자계 전고체 양산 대신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집중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지난 SNE리서치 세미나에서 정근창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은 “건식 공정을 이용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있어서는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존에 갖고 있는 파우치셀 적층 기술과 설비 등을 활용하면 누구보다 빨리 상업화하고 스케일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후발주자인 SK온은 내년 상반기 파일럿 라인을 완공해 오는 2028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SK온은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과 고분자-산화물 복합 고체전해질을 활용한 두 가지 종류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 4월 대전 배터리 연구원 RD에 47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기술 개발을 위해 해외 교수진과 스타트업들과도 적극 협업에 나섰다. 고무 형태 고체 전해질을 개발한 이승우 미국 조지아 공대 교수와 미국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 솔리드파워에 협업을 진행 중이다.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배터리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1위인 중국 기업 CATL은 오는 2027년부터 전고체 배터리 소량을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올해 초 전고체 배터리 산학연 협동 혁신 플랫폼(CASIP)을 출범하고 오는 2030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여기에 △도요타(일본) △퀀텀스케이프(미국) △솔리드파워(미국) 등에서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도요타와 퀀텀스케이프는 각각 2000여개, 200여개의 전고체·전지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솔리드파워는 에너지밀도가 300Wh/kg인 전고체 전지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배터리셀 기업들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집중함에 따라 배터리 소재 기업들도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최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고체용 니켈도금박 개발을 완료했다. 니켈도금박은 전해동박 양면에 니켈을 도금한 차세대 소재로, 황화물계 전고체용 배터리 전극 집전체로 사용된다.에코프로비엠도 전고체 배터리 핵심 소재인 고체 전해질 양산 라인 구축에 나선다. 에코프로비엠은 오는 10월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양산 라인 투자 계획을 세웠다. 오는 2026년 3월 완공을 목표로 연간 300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차세대 전지소재 시장 선점을 위해 고객사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계획과 연계해 양극재, 고체전해질, 리튬메탈 음극재를 모두 공급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포스코퓨처엠은 오는 2030년 전고체 상용화에 따라 소재 RD 로드맵을 세웠다.강은영 기자 eykang@viva100.com

2024-09-02 06:01 강은영 기자

[비바100] 대세가 된 클라우드,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CMP'

(이미지=LG전자)이제 ‘클라우드’는 IT 업계뿐 아니라 전 산업에서 중요한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막대한 용량의 빅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AI)이 중요 기술로 급부상하면서 클라우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빅데이터를 클라우드로 관리하면 시간 및 장소와 관계없이 데이터 분석과 활용이 용이하며 저장공간 확보를 위해 과도한 설비투자를 할 필요가 없어 기업의 비용 절감에 도움을 준다.이러한 장점 때문에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말 공개한 ‘2023년 정보화통계조사’에 따르면 조사 기업 중 69.5%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2조 7027억원이었던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연평균 8.8% 성장해 2027년에는 3조 8437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역시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6787억 달러(한화 약 924조원)로 전년 대비 20% 커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오는 2027년까지 전 세계 기업의 70% 이상이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했다.그동안 보안 등의 이유로 보수적인 자세를 보이던 공공·금융 등의 분야도 최근 클라우드 도입에 적극적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공공부문 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며, 시중은행과 증권·보험사 등도 클라우드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이처럼 클라우드 도입 사례가 늘어나면서 함께 주목받는 기술이 바로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CMP)이다. CMP를 사용하면 주요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으며 기업의 비용 절감에 도움을 준다. 또한, 클라우드 시스템들이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고유 기능 및 도구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가 가능하도록 해 여러 가지 방식의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이용 기업의 업무 편의성과 효율도 높여준다.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제공사(MSP)는 CMP를 통해 서비스 이익률을 높임으로써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이미지=삼성SDS)현재 MSP 사업을 수행하는 국내 기업들은 다양한 CMP 솔루션을 개발·제공 중이다. 먼저, 삼성SDS는 SCP(삼성클라우드플랫폼) 이용 기업이 클라우드를 쉽고 편하게 운영하도록 사용자 인증, 로그 관리, 모니터링 및 장애 예방 활동, 다양한 마이그레이션이 가능한 매니지먼트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SCP 이용 기업은 매니지먼트 상품을 통해 SCP에 등록된 사용자를 확인하고 접근 권한을 차등적으로 부여할 수 있다. 인프라 자원과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모든 로그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클라우드 자원에 대한 변경 추적, 문제 해결은 물론, 철저한 보안 검사 실시도 가능하다.간편하게 모니터링 대시보드를 생성해 CPU, 메모리, 디스크 사용률 등 자원의 상태 지표를 관리할 수 있고 로그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컴퓨팅 자원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도록 돕는다.이와 함께 삼성SDS는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등 다양한 IT 환경에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자원부터 비용까지 클라우드 운영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통합한 ‘Cloud in One’ 플랫폼도 제공한다. Cloud in One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자원·비용 통합 뷰 △AI 기반 비용 이상 감지 △AI 기반 최적화 추천 등의 기능을 갖췄다.LG CNS의 ‘클라우드엑스퍼’는 엔드 투 엔드 멀티 클라우드 통합관리 솔루션이다. 이 플랫폼은 클라우드 전환 후 아키텍처 점검, 프로젝트 안정화 지원, 모니터링 및 분석을 통한 비용 최적화, 보안 및 컴플라이언스에 이르는 전체 서비스 라이프사이클을 지원한다.클라우드엑스퍼는 △핀옵스 최적화 △자동화된 리소스 관리 △통합 대시보드 기능을 제공한다. 핀옵스 최적화 기능은 자원 사용량을 분석하고 모니터링해 클라우드를 최적의 스펙으로 조정한다. AI 기반 분석을 통해 기업이 클라우드 약정 할인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추천한다.자동화된 리소스 관리 기능은 유연하고 다양한 자원 분석을 통해 서비스 목적에 맞는 최적화된 자원 운영 계획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트래픽이 낮은 시간대에는 리소스를 자동으로 축소해 비용을 절감하고 요구가 증가하면 즉각적으로 확장한다. 이 같은 자동화는 IT팀의 부담을 줄이고 기업이 자원을 더 효과적으로 배분하도록 돕는다. 통합 대시보드는 클라우드 환경의 복잡성을 단순화한다.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통해 IT 관리자와 의사결정권자는 클라우드 인프라의 성능, 비용, 보안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할 수 있다.LG CNS는 △클라우드 전환 촉진 △IT 운영 비용 절감 △효율성 향상을 위해 클라우드엑스퍼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SK CC는 ‘클라우드 제트’를 제공 중이다. SK CC는 지난 1월 멀티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클라우드 제트 엠씨엠피’에 고객이 클라우드 운영 목적에 맞춰 클라우드 서비스 품질 전반을 종합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품질 관리 서비스’ 기능을 적용했다.품질 관리 서비스는 △미사용 혹은 사용율이 낮은 자원 정보를 자동으로 제공하는 ‘비용최적화 대상’ △CSPM 진단 결과 △아키텍처 비준수 대상 유무 △주요 리소스별 필수 모니터링 및 운영정책 준수율 △리소스 식별을 위한 ‘태그 부여 준수율’ 등과 같은 품질 관리 지표를 갖췄다.각 지표마다 표준 기준 가이드를 제공한다. 고객은 자신의 클라우드 서비스 운영 목적에 맞춰 지표와 비중을 선택한 후 목표 점수를 설정하면 된다. 품질 관리 서비스는 고객이 지정한 기준에 따라 점수를 매일 자동으로 측정하고, 품질 수준이 목표 점수 이하로 떨어질 경우 알람을 통해 즉시 안내해 조치가 이뤄지도록 돕는다.이와 함께 클라우드 컨테이너 서비스에 특화된 비용 분석 서비스도 새롭게 추가했다. 이를 활용하면 기업의 디지털 시스템과 서비스가 운영되는 클라우드 컨테이너의 클라우드 사용 비용을 애플리케이션 단위로 분리해 분석이 가능하다.NHN클라우드의 ‘CONE-PLUS’. (이미지=NHN클라우드)NHN클라우드는 자회사 NHN인재아이엔씨가 자체 개발한 CMP ‘CONE-PLUS’를 제공하고 있다. CONE-PLUS는 IaaS(서비스형 인프라)에서 PaaS(서비스형 플랫폼)까지 클라우드 통합 관리가 가능한 멀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한 번의 로그인만으로 이기종 멀티 클라우드를 비롯해 오픈스택, 오픈시프트 등 클러스터의 VM 및 컨테이너, 가상자원 등을 하나의 채널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다.또한, VM(서버)·네트워크·스토리지를 신속하게 생성해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통상 물리 컴퓨팅 인프라를 직접 주문할 시 납품 및 구축 등의 절차로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데 반해 CONE-PLUS는 클라우드를 통해 빠르게 VM·네트워크·스토리지를 생성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인프라를 늘리거나 줄이는 등 유연하게 관리가 가능하다.이 밖에 통합 대시보드, 개발자 도구, 카탈로그·템플릿 관리, 실시간 과금 및 과금 내역 제공 등 CONE-PLUS 활용에 필요한 다양한 편의 기능을 갖춰 쾌적한 이용 환경을 제공한다.이노그리드는 지능형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운영 플랫폼 ‘탭클라우드잇’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노그리드에 따르면 탭클라우드잇은 국내에 출시된 CMP 제품 중 최다 통합 운영 모듈을 제공하며, 최적의 기능을 보유한 AIOps 운영관리 엔진을 적용해 지능형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자원 관리를 돕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의 현재 상태를 진단하고 용량과 비용을 최적화하는 등 맞춤형 관리가 가능하다.클라우드별로 직관성이 뛰어나면서 동일한 이용자 인터페이스(UI)를 적용했으며 클라우드 전체 시스템의 자원 현황과 성능을 시각화, 모니터링 대시보드 형태로 제공하는 등 복잡하게 구성되는 다중 클라우드 서비스를 손쉽게 관리하도록 돕는다.특정 퍼블릭 클라우드에 대한 종속성 없이 단일 관리창에서 다수의 퍼블릭 클라우드를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이 탭클라우드잇의 강점이다. 하나의 플랫폼에 프로세스를 일원화하기 때문에 원 포인트 관리 체계를 확립할 수 있으며 높은 가시성을 통해 비즈니스 신속성과 유연성을 향상시킨다고 이노그리드 측은 강조했다.‘옵스나우360’의 대시보드. (이미지=옵스나우)멀티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전문기업 옵스나우의 ‘옵스나우360’은 통합 클라우드 운영 관리를 수행하는 CMaaS(서비스형 클라우드 관리) 제품이다. 옵스나우가 독립법인으로 출범하기 전 클라우드 전문 기업 베스핀글로벌이 수년간 축적해 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체 개발했으며 클라우드 운영 관리의 모든 요소와 전 영역을 지원한다. 비용·자원·거버넌스·보안·데브옵스 등 클라우드 운영 관리에 필요한 전 도구와 데이터를 통합해 모든 클라우드 관련 업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자동화와 AI를 활용하여 조직의 클라우드 운영 관리 역량과 이용자의 편의성을 제고한다.멀티 클라우드 운영 관리에 꼭 필요한 기능인 △옵스나우360 에셋(자원 관리) △옵스나우360 코스트(비용 최적화 관리) △옵스나우360 거버넌스(비용 거버넌스 구현) △옵스나우360 시큐리티(보안 형상 관리)를 제공해 한 번의 인증으로 모든 클라우드 영역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여러 솔루션과의 연동을 통한 확장성도 특징이다. 얼럿나우, IoTOps 등 자체 솔루션 및 헬프나우 AI와 같은 관계사 및 파트너사의 소프트웨어 상품과도 연동할 수 있어 고객 맞춤형 클라우드 운영 관리 플랫폼으로 활용이 가능하다.옵스나우 관계자는 “옵스나우360은 클라우드 운영 관리의 전 영역을 아우르는 자율(Autonomous) CMP로서, 최신 AI 기술과 자동화 기능을 활용해 고객이 클라우드 운영을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관리하도록 지원한다”며 “클라우드 비용 최적화, 보안 관리, 자원 관리 등 모든 요소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능 확장을 통해 고객의 요구에 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

2024-08-19 06:48 박준영 기자

[비바100] 하이브리드 명가 토요타의 ‘프리우스’…전기차 캐즘 속 ‘하이브리드차’가 뜬다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 (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상황에서 ‘하이브리드’가 다시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전동화 시대로 가기 위한 과정 속에서 내연 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두루 갖춘 하이브리드차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량 1~3위 차량 모두 하이브리드 차량이 절반 넘는 판매량을 차지했고 하이브리드 차의 인기로 출고도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슈퍼카 업계도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이는 등 하이브리드 열풍이 다시 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전기차 수요 둔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당분간 하이브리드차의 전성기가 시작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대표적으로 하이브리드 강국으로 꼽히는 일본에서 토요타 등이 ‘프리우스’ 등을 내세워 하이브리드 시장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지금으로부터 27년 전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가 선보인 이후 1세대부터 5세대까지 걸치면서 프리우스는 많은 변화와 진화한 기술들이 탑재됐다. 전기차로의 전환 과도기 가운데 주목받는 대표적인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의 변화를 알아봤다.토요타 프리우스는 자동차 역사에서 하이브리드 시장을 개척한 첫 번째 모델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연비, 특유의 공기역학적인 스타일과 작은 차체를 바탕으로 출시한 이래 2022년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500만대 이상 판매됐다.1세대 프리우스. (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하이브리드 시장을 개척하다…1세대 ‘프리우스’토요타는 프리우스 개발 당시에 21세기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G21 프로젝트’를 신설하고 노력 끝에 1997년 도쿄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 양산형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를 선보였다. 프리우스라는 명칭은 라틴어 ‘prior’ 라는 의미로 ‘선구자’를 뜻한다. 1세대 프리우스는 배기량 1.5 ℓ DOHC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사용하여 58마력을 발휘했다. 일본 기준 공인연비 28㎞/ℓ(10.15 모드 기준)를 달성해 놀라운 연료 효율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외관은 전형적인 소형 세단 형태를 취하면서도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독특한 사이드 실루엣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프리우스는 효율과 디자인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적용한 것이다.2세대 프리우스. (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북미, 유럽으로 뻗어나가는 2세대 ‘프리우스’2003년 2세대 프리우스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대중화에 한 걸음 나간 모델로 세단 타입 1세대와 달리 해치백 형태로 디자인됐다. 2세대 프리우스는 1세대와 동일한 엔진을 사용했지만 개선된 THS 2를 도입해 이전 시스템 대비 1.5배 더 큰 모터 출력으로 일본 기준 공인연비 35.5 km/ℓ(10.15 모드 기준)라는 놀라운 효율을 달성하고 세계 최초로 EV 드라이브 모드를 탑재했다. 하이브리드 파워의 진화는 친환경차도 즐겁게 드라이빙 할 수 있다는 운전자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트렁크 용량을 비롯한 실내 활용도를 높이는 등 실용적인 공간구성을 선보였다.당시 100% 일본 내수 시장 모델이었던 1세대 프리우스와는 달리 2세대 프리우스는 북미와 유럽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높은 연료 효율과 친환경 이미지를 바탕으로 프리우스는 북미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얻었다. 이러한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프리우스는 2008년 4월 1세대 프리우스를 포함해 전 세계 누적판매 100만 대를 돌파했다. 1세대 프리우스가 출시된 후 5년간 약 12만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2세대 프리우스는 폭발적인 판매 성장세를 보였으며 전동화 차량의 대중화를 이룬 핵심 모델로 자리 매김 하기에 이르렀다.3세대 프리우스. (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하이브리드 대중화를 이끌다…3세대 프리우스2009년에는 국내에도 처음 출시된 3세대 프리우스가 발표됐다. 3세대 프리우스는 탑승했을 때 쾌적함과 동시에 동력 성능 향상이라는 두가지 목표를 내걸고 개발된 차량이다. 외형은 1세대, 2세대 디자인과 비교했을 때 미래 지향적으로 바뀌었다. 공기저항계수를 최소한으로 낮추고 엔진은 2세대 1.5ℓ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에서 1.8ℓ로 진화해 동력 성능을 더 높였다.이러한 성능 발전을 바탕으로 1세대·2세대 프리우스가 출시 이후 2008년까지 약 100만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3세대 프리우스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만에 약 230만대를 판매했다. 국내에서는 2009년 가을부터 전국 토요타 공식 딜러를 통해 판매를 시작했으며 친환경차에 대한 국내 고객의 높은 관심과 뛰어난 주행 효율성, 친환경성을 바탕으로 성장했다.4세대 프리우스. (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바뀐 디자인과 더 넓어진 공간 4세대 프리우스4세대 프리우스는 2016년 3월부터 국내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양산형 수소 연료 전지차인 미라이의 디자인을 일부 참고해 프리우스에서 볼 수 없던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변신했다. 연비는 3세대 대비 월등히 향상됐고 이는 열효율을 개선한 엔진과 크기를 줄인 모터 및 배터리가 장착된 것이 도움이 됐다. 토요타의 TNGA 플랫폼을 처음으로 적용해 차체 중심을 낮추고, 주행 성능을 높였다. TNGA를 통해 파워트레인 유닛과 기본 프레임을 전면적으로 변경했고 차량의 기본 성능과 상품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또한 트렁크에 내장됐던 배터리의 위치를 뒷좌석 밑으로 옮겨 트렁크 공간의 활용도와 공간이 개선된 점도 특징이다.5세대 프리우스. (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5세대 프리우스, 첨단 기술이 탑재된 하이브리드차로 거듭나토요타는 2023년 ‘HYBRID REBORN’이라는 슬로건으로 5세대 프리우스를 출시했다. 5세대 프리우스는 “디자인에 의한 효율성”이라는 기존 프리우스의 철학을 계승하면서도 날렵하고 스타일리시하게 진화한 외관 디자인, 토요타의 최신 인테리어 레이아웃이 반영된 점이 특징이다. 하이브리드 사양은 2.0ℓ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으로 기존 1.8ℓ 엔진 대비 가속응답성이 향상됐다.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돼 시스템 총 출력 196마력과 복합연비 20.9㎞/ℓ를 달성했다.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2.0ℓ 가솔린 엔진에 새롭게 개발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용 트랜스액슬과 PCU를 적용해 시스템 총 출력 223마력이라는 우수한 퍼포먼스와 복합연비 19.4㎞/ℓ의 효율성을 제공한다. 또한 전기차처럼 외부충전을 지원하고 13.6kWh 용량의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EV 레인지 복합 기준 64㎞ 주행이 가능하다.5세대 프리우스는 저중심 설계와 고강성 차체가 특징인 2세대 TNGA 플랫폼을 새롭게 적용해 주행성능이 대폭 향상됐다. 새로운 2세대 TNGA 플랫폼은 저중심 설계와 고강성 바디로 주행성능이 향상됐다. 기존 대비 차량 모델에 따라 40㎜~50㎜ 낮아진 전고와 20mm 넓어진 폭을 통해 낮은 무게중심을 이뤄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배터리와 연료탱크 레이아웃을 수정해 바닥 아래에 가깝게 배치시켜 뒷좌석 힙포인트를 38㎜ 낮추고 트렁크 용량을 확보했다. 프론트 필러 상부에 1470MPa 고장력 강판을 채택해 기존보다 차체 쉘 무게를 24㎏ 감량했으며, 고강성 소재를 사용해 차체 비틀림 강성과 서스펜션 타워 강성을 높여 뛰어난 핸들링, 안정성, 승차감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최신의 Toyota Safety Sense, 사각지대 감지 모니터, 토요타 커넥트 등이 적용됐다.토요타 커넥트는 ‘토요타 커넥트 앱’을 통해 탑승 전에 내비게이션 목적지 전송, 반경 1km 내에서 주차위치 찾기 등이 가능하다. 또한 네이버 클로바와 연동된 AI 음성인식으로 온도조절, 내비게이션, 라디오 기능 등을 제어할 수 있다. 스트리밍으로 제공되는 음악, 날씨 등 앱 서비스의 실행도 가능하며 1시간마다 주행거리를 모니터링하여 소모품 교환 및 정기점검 시기를 안내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차량리콜이나 서버점검 안내 시 공지알림 기능도 제공된다. 긴급출동서비스는 차량의 위치정보와 운전자의 연락처 정보를 전송할 수 있도록 해둬 정보 확인 후 긴급출동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프리우스는 한 단계 더 발전했다.김상욱 기자 kswpp@viva100.com

2024-08-05 06:07 김상욱 기자

[비바100] 다 아는 LLM보다 잘 아는 sLM이 뜬다

챗GPT4o를 통해 생성한 'sLM과 LLM'. (편집=나유진 기자)“눈물 날 정도로 비싸다.” 샘 올트먼 오픈 AI 최고경영자(CEO)가 챗GPT 출시 후 재정적 부담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인공지능(AI) 시장에서 개발·운영비 문제가 중요해지면서 비용 절감 모델이 주목을 받고 있다. 테크 기업들은 거대언어모델(LLM)보다 비용 효율성이 높은 소형언어모델(sLM) 개발에도 뛰어드는 등 AI 모델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LLM은 모든 데이터를 학습해 서비스한다. 반면 도메인특화모델(DSM)이라고도 불리는 sLM은 특정 영역의 데이터만 학습해 이용 목적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그간 테크 기업들은 최고의 성능을 갖춘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매개변수(파라미터) 수에 집중했다. 파라미터는 AI가 연산 과정에서 고려하는 다양한 변수로, 파라미터가 많을수록 복잡한 명령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LLM인 오픈AI ‘GPT-4o’와 구글 ‘제미나이 1.5프로’의 파라미터는 1조 이상으로 추정된다. sLM의 파라미터는 통상 100억 개 내외이며 많아도 1000억 개 미만이다. 메타의 sLM ‘라마-3’은 80억 개, 마이크로소프트(MS) sLM인 ‘파이-3 미니’는 38억 개, ‘파이-3 스몰’은 70억 개, ‘파이-3 미디’는 140억 개로 알려졌다. 이보다 비교적 파라미터가 많은 sLM ‘라마3 70B’ (700억 개)도 제미나이 1.5프로 보다 적다. 파라미터가 적으면 학습에 필요한 시간과 자원도 많이 들지 않는다. ◇ sLM의 가장 큰 매력은 ‘돈’sLM은 LLM과 비교해 투자 대비 효율이 높다. 생성형 AI 개발에는 막대한 예산이 동반된다. 학습할 데이터,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그리고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전력 등이 필요하다.(사진=연합뉴스)미국 스탠퍼드대는 ‘AI 인덱스 2024’ 리포트에서 지난해 오픈 AI LLM인 ‘GPT-4’ 학습 비용으로 7835만달러 (약 1090억원), 구글 ‘제미나이 울트라’는 1억 9140만달러(약 2663억원)로 추정했다. LLM ‘GPT-3’의 2020년 훈련비가 432만 달러(약 60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4년 사이 학습비가 18배 이상 폭증했다.모델이 크고 복잡하면 가동·유지·보수 등 관리 인력과 비용 부담도 함께 늘어난다. GPT-4o나 제미나이 1.5프로는 토큰100만개당 비용이 각각 5달러, 7달러로, 라마-3(0.2달러)보다 무려 25배 이상 비싸다. 토큰은 AI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텍스트 양을 의미하는 단위다.또 sLM은 LLM 대비 필요한 메모리 용량이 적어 여러 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 없다. GPU 수급난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데이터와 연산량이 많으면 이를 처리하기 위한 전력 소비도 만만치 않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에너지 전력 소비량에서 데이터센터와 전송 네트워크망의 비중이 최대 1.5%라고 보고했다. 코넬대학교 연구진은 GPT-3가 데이터를 학습하는 데 사용하는 전력이 1300MWh라고 발표했다. 이는 넷플릭스를 약 186년간 시청할 수 있는 양이다.◇ '전문성'과 '온디바이스 AI'까지 잡았다sLM의 두 번째 인기 요인은 목적에 맞는 최적화 모델이라는 점이다. 개발자와 고객들도 필요한 기능 위주로 사용해, 모든 작업에 LLM을 쓰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문서 요약이나 이미지 생성 등에 LLM을 사용하는 것은 탱크를 몰고 식료품을 사러 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로버트 블루모프 아카마이 최고기술책임자(CFO)도 “인터넷에 있는 모든 정보를 학습한 AI모델은 과잉”이라며 “기업에 있어 AI가 영화 ‘대부’의 모든 출연진을 알고, 지금까지 만들어진 모든 TV쇼를 줄줄이 꿰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꼬집었다.무엇보다 특정 영역의 데이터만 학습한 만큼 전문성도 높다. 스탠퍼드대 기초연구센터(CRFM)에 따르면 생물의학 논문만 학습한 sLM ‘PubMed 2.75B’은 같은 크기의 범용 모델 5개보다 더 나은 답변을 제공했다.이외에도 MS, 삼성전자, 애플이 최근 ‘온디바이스 AI’ (기기 자체에서 AI 구동) 제품을 출시하면서 이에 적합한 sLM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sLM은 데이터를 클라우드가 아닌 기기에서 처리할 수 있어 보안 측면에서도 안전성이 높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sLM 경쟁 참전MS는 지난 4월 ‘파이-3 미니’를 공개하며 오픈 AI의 LLM ‘GPT-3.5’에 견줄만한 성능이라고 소개했다. 또 비슷한 기능을 가진 다른 모델과 비교했을 때 비용은 10분의 1 수준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더버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에릭보이드 애저 AI 플랫폼 그룹 부사장은 “저렴한 비용 대비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은 그간 투자 대비 효과가 작었던 작업을 더 많이 수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구글은 지난 6월 머신러닝(ML) 플랫폼인 ‘버텍스 AI’를 통해 ‘제미나이 1.5 플래시’를 출시했다. 오픈AI의 LLM ‘GPT-3.5 터보’보다 약 60배 더 긴 100만 토큰의 콘텍스트 윈도우를 지원한다. 1만자 입력 기준 평균 40% 더 빠른 속도이며, 3만2000자 이상 입력 시 콘텍스트 캐싱 기능으로 입력 비용도 최대 4배 절감할 수 있다.sLM 후발주자인 오픈AI는 지난 18일(현지시간) 구글과 앤스로픽의 모델을 능가하는 ‘GPT-4o 미니’를 선보였다. 회사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현존하는 AI 모델 중 가장 유능하고 비용 효율적인 소형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GPT-4o 미니는 입력 토큰 100만 개당 비용 0.15달러, 출력 토큰 100만 개당 0.6달러로 책정됐다. GPT-3.5 터보 대비 비용은 60% 이상 저렴한데, 다중 모든 추론 기능은 더 뛰어나다. 아울러 타사 sLM과 비교했을 때도 결과가 더 좋았다. 제미나이 1.5플래시는 100만 토큰 당 0.35달러다. 대규모다중작업언어이해(MMLU) 추론 평가에서 GPT-4o 미니는 82%의 정답률을 보여, 제미나이 1.5플래시(77.9%), 앤스로픽 클로드3 하이쿠(73.8%)를 한발 앞섰다. 수학 부문에서도 87.0%를 기록해 75.5%의 제미나이와 71.7%의 클로드3를 제쳤으며 다중 모드 추론, 코딩 성능인 휴먼이벌(HumanEval)에서도 두 경쟁사 모델보다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 네이버와 업스테이지도 sLM 대열 합류네이버도 사용자가 용도에 따라 생성형 AI를 구축할 수 있도록 라인업을 확대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4월 AI 개발 도구 ‘클로바 스튜디오’를 통해 ‘하이퍼클로바X’ 후속인 ‘HCX-DASH(대시)’를 발표했다. 컴퓨팅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속도를 개선했으며 가격은 하이퍼클로바X의 5분의 1 수준이다. 네이버는 HCX-DASH가 문장 생성·변환, 분류, 요약과 같은 비교적 단순한 업무부터 보고서 작성·맞춤형 챗봇 구현에서도 높은 성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국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매개변수 107억 개의 sLM ‘솔라(Solar)’를 개발했다. 솔라는 지난해 12월 허깅페이스의 ‘오픈 LLM 리더보드’에서 알리바바 ‘큐원’, 미스트랄AI의 ‘믹스트랄’, 메타의 ‘라마2’, GPT-3.5 터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허깅페이스는 오픈소스 생성 AI모델의 기준이 되는 지표로 추론·언어 이해· 상식 등 6개 항목을 두고 순위를 매긴다. 현재 솔라는 프롬프트 당 최대 4000 토큰을 입력할 수 있다. 향후 믹스트랄 8x7B(3만2000토큰), 라마 2(1만6000토큰)를 능가하는 6만4000토큰까지 처리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업스테이지는 금융, 보험, 의료, 교육 등 목적별 특화 언어 모델 고도화에 집중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미국 시장조사기관 벨류에이츠리포트는 sLM 시장 규모가 2022년 51억8000만달러(약 7조2000억원)에서 2029년 171억8000만달러(약 23조9000억원)까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

2024-07-22 07:00 나유진 기자

[비바100] "넥스트 HBM?"…K-반도체, CXL·PIM으로 AI 메모리 공략한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AI(인공지능) 시대를 구현시킨 메모리 반도체 HBM(고대역폭메모리)의 신화를 이어갈 다음 기술은 무엇일까.최근 반도체 업계의 화두는 ‘넥스트(Next) HBM’이다. AI용 메모리로 자리매김한 HBM의 뒤를 이을 차세대 기술을 선점하려는 의도다.HBM이 AI에 필수로 여겨지는 이유는 수많은 정보량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정보, 대역폭을 자동차가 지나가는 길로 예를 들자면 D램의 대역폭은 2차선 도로에 불과하다. 반면 HBM은 8차선 고속도로로 뻥뻥 뚫린 길을 자랑한다. 전달할 수 있는 정보의 양과 속도 차이가 HBM을 AI 연산에 필요한 제품으로 만든 것이다.결국 연산을 도와 속도를 올려줄 수 있는 기술이야 말로 AI에 필요하다. 이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연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올리는 2가지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삼성전자 CXL 메모리 익스펜더 솔루션.(사진=삼성전자)◇용량부터 속도까지…CXL, AI에 필요한 모든 것반도체 업계에서 주목하는 기술 중 하나가 바로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이다. CXL은 시스템 공유 연결 기술로, 시스템 간의 간섭을 최대한 줄이면서 다양한 시스템 장치들을 연결하는 차세대 인터페이스 통신 규약이다. 서로 다른 기종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기술로 이해하면 편하다.CXL이 업계 내외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는 ‘공유’와 ‘확장’이라는 2가지 특징을 갖기 때문이다.기존 D램과 프로세서는 딱 정해진 수만 연결이 가능했다. 프로세서와 메모리 간 캐시(Cache)를 일관되게 유지하기 어려운 탓이다. 캐시는 계산하는 모든 장치들을 조금 더 빨리 연결하기 위해 장치가 내부에 가지고 있는 메모리다. 일종의 단기 기억인 셈이다. CXL은 D램과 프로세서 간 연결의 캐시 일관성을 맞추며, 물리적 한계를 극복해 D램 용량을 획기적으로 확장시켜 준다.CXL은 반도체 내 데이터를 복사 작업 없이 공유한다는 특징도 가졌다. 캐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본래 컴퓨터는 데이터를 읽어올 때 복사로 불러온다. CXL은 중간작업인 복사 단계를 없애며 속도를 획기적으로 올려준 것이다.이러한 지점은 엔비디아에서 채택한 고속 인터커넥트 기술 NV링크와의 차별점이기도 하다. NV링크는 데이터를 복사해 이동시키지만 그 양을 획기적으로 늘린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NV링크가 한번에 많은 소포(데이터)를 배달할 수 있는 택배 차량이라면, CXL은 적은 양의 소포를 빠르게 배달해주는 총알 배송 격이다.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택배를 서울 집하장에서 대전 집하장으로 옮겨주는 걸 NV링크라고 한다면, CXL은 집하장에서 집 앞까지 옮겨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CXL은 PCIe(Peripheral Component Interconnect Express)를 기반으로 한다. PCIe는 전자 부품 간의 데이터 전송에 사용되는 연결 유형이다. 현재 CPU 대부분이 PCIe를 지원한다. 즉 CPU에 CXL 모듈을 추가하면 기존 시스템을 변형하지 않은 채 컴퓨터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CXL은 규약이 정해져 있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CXL 1.1은 하나의 노드(네트워크에 연결하는 호스트 기기) 안에서만 확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2.0부터는 다수의 프로세서와 연결이 가능한 메모리 풀링을 지원한다. 다만 2.0은 다수의 프로세서가 각각 자신만 확인할 수 있는 메모리를 확장한 것에 그친다. 정보를 다른 프로세서와 공유하지 않는 것이다. 3.0은 이런 2.0의 성능에서 확장해 여러 장치 간 데이터 공유 기능이 더해진다.정명수 파네시아 대표는 “진정한 의미의 데이터 연결은 3.0부터 가능하다”고 말했다.인텔 제온.(사진=인텔)국내외 반도체 업체들은 CXL 상용화를 위한 제품 개발에 한창이다. 특히 CXL 규약을 이끌고 있는 인텔의 경우 CXL 2.0을 지원하는 첫 서버용 CPU ‘인텔 E코어 제온6(코드명 시에라포레스트)’를 올해 하반기 선보인다. 국내 메모리 기업들은 시에라포레스트의 등장 시기에 맞춰 CXL 2.0 지원 D램을 양산하는 게 목표다. 일반적으로 서버용 CPU는 교체와 함께 탑재되는 D램도 함께 바뀐다. 게다가 CXL은 프로세서당 연결 가능한 메모리 대수가 기존 D램 대비 획기적으로 늘어난다. 이론적으로는 D램 용량을 무한대로 늘릴 수 있다. 국내 메모리 업체들이 CXL 2.0 D램을 개발하는 이유다.국내 메모리 업체 중 CXL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삼성전자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국내 유일한 CXL 컨소시엄 이사회 멤버다. 2022년 5월에는 업계 최초로 CXL 타입3 메모리 익스펜더 프로토타입을 출시했으며, 지난해에는 PCIe 5.0 및 CXL 2.0을 지원하는 128GB D램을 개발했다.지난해 말에는 △삼성 CMM(CXL Memory Module) D램 △삼성 CMM-DC(D램 Compute) △삼성 CMM-H(Hybrid) △삼성 CMM-HC(Hybrid Compute) 등 총 4종의 상표를 출원한 바 있다.SK하이닉스가 개발한 CXL D램 메모리.(사진=SK하이닉스)SK하이닉스는 2022년 CXL 2.0을 지원하는 96GB D램 샘플을 선보인 바 있으며, 같은해 10월에는 CXL 기반 연산 기능을 통합한 메모리 솔루션 CMS를 개발했다. 지난 5월에는 CXL 컨소시엄에서 주최한 ‘CXL DEVCON 2024’에 참가해 CMM-DDR5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DDR5만 장착한 기존 시스템보다 대역폭을 최대 50% 향상시키고, 용량은 최대 100% 확장시키는 효과를 보였다고 회사는 설명했다.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CXL의 도입이 메모리 확장 제한 문제 등을 해결해 AI 발전을 가속화 시키면 D램 수요는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삼성전자 HBM-PIM.(사진=삼성전자)◇저장장치가 계산까지 하는 칩 ‘PIM’HBM이 대역폭 확대, CXL이 메모리와 프로세서의 연결을 통해 AI 연산을 돕는다면 PIM(Processing In Meomory)은 메모리 반도체 내부에 연산 기능을 더해 AI를 구현한다.AI 구현에 PIM이 적합한 것은 AI 연산 성능을 기존 폰 노이만 구조(Von Neumann architecture)로 따라가기에 한계가 있는 탓이다. 폰 노이만 구조는 ‘존 폰 노이만’이 제시한 컴퓨터 구조로 CPU, 메모리, 프로그램 세 가지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폰 노이만 구조에서는 메모리가 데이터의 저장을 담당하고, 프로세서가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불러와 연산을 진행한다. 메모리는 데이터 저장소로만 기능하는 셈이다.PIM은 폰 노이만 구조에서 벗어나 메모리에 연산 기능을 탑재했다. 이를 통해 AI 구현에 장애물인 메모리 병목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 데이터 병목 현상은 CPU, 메모리 등 컴퓨터 구성 요소 중 하나가 다른 자원들에 비해 처리 속도가 느려서 전체적인 성능을 제한하는 걸 말한다. 병목현상이 발생하면 프로세서가 연산을 지속하더라도 메모리의 입/출력 속도에 제한이 걸려 AI에도 제약이 걸린다. 즉 데이터가 이동하며 생기는 지연 현상에서 이동이라는 작업을 제외시키며 지연 현상을 해결한 것이다.또 PIM은 전력 소모량도 줄여준다. 자동차의 연비가 주행 거리를 통해 결정되는 것처럼, PIM을 활용하면 데이터 간 이동 거리를 확 줄일 수 있어 전력량도 줄어든다.PIM은 AI 연산 중에서도 추론 영역에 특화된 제품이다. AI는 새로운 정보를 배우는 ‘학습’과 학습된 데이터를 토대로 새로운 데이터를 생성하는 ‘추론’으로 나뉜다. 학습은 시간당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는지가 중요하고, 추론은 데이터를 지연시간(Latency) 없이 얼마나 빠르게 처리하는지가 사용자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한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메모리가 연산한 값을 신속히 전달할 수 있는 PIM은 추론에 더 효과적이다.다만 PIM은 AI용 기술 중 상용화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점쳐진다. 연산에 최적화되지 않은 메모리 내에서 연산 기능을 구현해야 하므로 성능 면에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메모리에 연산 기능을 탑재하는 것은 원가상승으로도 직결된다. AI용 메모리로 시장에 자리매김한 HBM과 2.0 지원 CPU가 공개되며 시장이 개화한 CXL에 비해 상용화 가능성이 늦어질 것으로 평가되는 이유다.그렇지만 국내 메모리 업계에서는 PIM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HBM에 PIM 적용을 성공했다. 삼성전자의 HBM-PIM은 AMD GPU인 MI-100 가속기 카드에 부착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대규모 AI 및 HPC 응용 프로그램에서 성능을 두 배 향상하고 에너지 소모를 50% 줄일 수 있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이 칩은 실제 상용화보다 POC(Proof of Concept) 테스트용 칩 성격이 강했다.SK하이닉스는 지난 2022년 PIM이 적용된 첫 제품 ‘GDDR6-AiM(Accelerator in Memory)’ 샘플 개발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CPU, GPU 등과 같이 사용하는 제품이다. 함께 탑재하면 특정 연산의 속도를 최대 16배까지 올려준다. 회사는 이 메모리를 기반으로 한 AiMX 시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AiMX는 GDDR6-AiM 여러 개를 연결해 성능을 높인 가속기 카드로, GPU 대신 AI 연산에 활용할 수 있다. LLM 추론 기반 서비스에 특화된 이 제품은 GPU 대비 빠른 응답 속도와 더 적은 전력으로 데이터를 처리한다.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2024-07-08 06:27 전화평 기자

[비바100] 대형 원전 100분의 1 축소판 ‘SMR’, 게임체인저 혹은 신기루?

테라파워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착공식을 열고 4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실증단지 공사에 돌입했다. 착공식에는 테라파워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운데)와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CEO(왼쪽 5번째), 마크 고든 와이오밍 주지사(왼쪽 3번째) 등이 참석했다.(사진제공=SK)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설립한 에너지기업 ‘테라파워’가 최근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에 착수했다. 친환경·고효율 에너지 기술로 알려진 SMR 사업이 첫 삽을 뜨자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SMR이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이유 SMR 개념도(사진=한국수력원자력 홈페이지)SMR은 기존 대원전에 비해 크기를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인 차세대 원전이다.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소형 원자로로 전기 출력이 300MWe(메가와트) 이하인 원자로를 말한다. SMR은 소형이라는 특성을 이용해 다양한 지역에서 발전 목적에 따라 활용 가능하다. 또 모듈 형태로 제작, 이송하고 건설할 수 있어 건설공기 단축과 건설비용 절감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용량의 전기 공급이 중요한 인공지능(AI)용 데이터센터에 최적화된 전력원으로 꼽히며, ‘차세대 원자로’로 주목받는 이유기도 하다. 미국 대형은행 웰스파고는 최근 투자보고서에서 AI 데이터센터 수요로 2030년까지 미국에서만 약 323TWh(테라와트시)의 전력 수요가 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폭발 사고 시 파장이 우려되는 대형 원전과 달리 SMR은 크기가 작아 안전하다고 평가받는다. 원자력계에서는 SMR이 기존 원전보다 1000배 이상 안전하다는 주장이 나온다.미국·영국·캐나다·중국 등 전 세계에서는 이미 80여 종의 SMR 개발에 나서고 있다. 향후 SMR 시장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아이디테크엑스는 SMR 시장이 2033년 724억달러(약 98조원) 규모로 성장한 뒤 2043년에는 2950억달러(약 401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SMR 선두 미국 ‘테라파워’… 2030년 상업운전 목표 SMR은 원자로와 냉각재의 종류에 따라 구분된다. 기존 대형 원전처럼 물을 냉각재로 쓰는 ‘가압경수형 SMR’은 통상 3.5세대 원자로로 불린다. 반면 헬륨·액체소듐·용융염 등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비경수형 SMR’은 4세대다. 테라파워가 최근 미국에서 건설에 착수한 SMR도 4세대다. 테라파워를 설립한 빌 게이츠는 현재까지 이 회사에 10억달러(약 1조3900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앞으로 수십억달러를 더 투자할 계획이라고 최근 미 CBS 방송에 출연해 밝혔다. 지난 2022년에는 SK(주)와 SK이노베이션이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3000억원)의 지분 투자를 단행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테라파워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에서 SMR 실증단지 착공식을 열었다. 오는 2030년까지 SMR 실증단지를 완공하고 상업운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발전소는 약 25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인 345MW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테라파워가 건설하는 SMR은 냉각재로 액체 상태의 나트륨을 사용한다. 액체 나트륨은 끓는 점이 880도로 물(100도)보다 높아 고온에서도 저압 상태로 발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또 냉각재로 물을 사용할 때보다 핵폐기물이 적고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또 테라파워는 미국 에너지부의 차세대 원자로 실증 프로그램(ARDP) 일환으로 약 20억달러(2조7000억원)를 지원받으며 상업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실증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SK는 테라파워와 함께 아시아 사업 진출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수원, 국산 모델 i-SMR 개발·해외 기업과 협력 모색 SK를 비롯해 국내 업체들도 SMR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시장 선점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한수원이 지난 5월 미국 애틀란타에서 캐나다 ARC, NB파워와 SMR 관련 3자 협약을 체결했다.(왼쪽부터)황주호 한수원 사장, 빌 래브 캐나다 ARC 대표이사, 로리 클락 캐나다 NB파워 CEO(최고경영자).(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그중 40여 년에 이르는 국내 원전 운영 역량을 보유한 한국수력원자력은 해외 SMR 관련 기업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지난 5월 한수원은 SMR 개발사인 캐나다 ARC, 캐나다 전력 공기업인 NB파워와 3자 간 상호협약을 맺고 SMR 추가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한수원은 이미 지난해 이들 기업과 협약을 맺고 ARC가 건설을 추진 중인 SMR 관련 협력 방안을 모색해 왔다. 이번 협약으로 3개사는 실무그룹을 구성하고 향후 건설될 ARC의 SMR 4기에 대한 시운전, 운영, 정비 및 프로젝트 관리 등에 힘을 모으게 된다.ARC는 차세대 SMR 상용화 기술 중 하나인 소듐냉각고속로(SFR) 노형의 대표 개발사다. ARC-100을 SMR 노형으로 선정, 기본설계를 완료하고 2030년 이내 상업운전을 목표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설계 인허가를 진행 중이다. 기존 원전 부지인 캐나다 뉴브런즈윅주의 포인트 레프루 부지에 캐나다 최초의 SMR 건설을 위한 인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도 국내외 원자력 관련 행사에서 SMR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SMR 어드밴스드 리액터 2024’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황 사장은 “전 세계가 탄소중립 해법으로 SMR에 주목하고 있다”며 “한수원은 SMR을 필두로 스마트 넷제로 시티(SSNC) 같은 새로운 모델을 통해 글로벌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현재 한수원은 외국 개발 모델이 아닌 국산 모델 혁신형 SMR(i-SMR)을 개발 중이다. 한수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본 설계를 마친 i-SMR은 정부 주도 아래 2025년까지 표준 설계를 완성하고, 2028년까지 표준 설계에 대한 인허가를 획득할 예정이다. 상업화 목표 시점은 2030년으로 잡고 있다.◇ 국내에도 SMR 들어선다신한울 1·2호기 전경(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우리 정부도 최근 발표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에 SMR을 건설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전기본은 정부가 전력수급 전망을 기반으로 발전설비 구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2년마다 수립하는 행정계획이다. 정부는 오는 2030년 AI의 영향으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작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대형 원전과 SMR을 중심으로 부족한 발전설비를 충당할 것이라고 11차 전기본을 통해 밝혔다. 4개의 모듈을 합한 0.7GW(기가와트)급 SMR 1기를 신설해 2034년 이후 가동을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1호 SMR은 대구 군위에 건설을 추진한다. 대구시와 한수원은 지난 17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대구경북 신공항 인근 첨단산업단지 내 16만㎡ 부지에 170MW 규모의 SMR 4기(총 608MW)를 건설하기로 했다. 민간 건설사와 함께 2026년까지 사전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2028년 정부로부터 표준설계 인가를 받아 착공해 2033년 상업 발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SMR 건설을 계기로 신공항 첨단산단에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전력 다소비 산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또한 정부는 경북 경주에 3000억원 규모의 SMR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한다고 최근 밝혔다. 경주를 포함한 경북을 SMR 미래 경쟁력 확보의 주요 거점으로 발전시킨다는 포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에서 ‘동북아 첨단 제조혁신허브, 경북’을 주제로 26번째 민생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 각국에서 경쟁적으로 개발 중인 SMR 제작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경주에 3000억 규모 SMR 국가 산단 조성을 지원할 것”이라며 “SMR 산업을 이끌 혁신 기자재 기업 지원을 위해 내년까지 산업부가 800억원 규모의 원전산업 성장 펀드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원전이라지만… 경제성·안전성·주민 수용성 등 과제 산적 하지만 SMR을 두고 긍정적인 사례만 부각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 세계 1호 SMR로 기대를 모았던 미국 뉴스케일파워의 아이다호 프로젝트 무산 소식이 대표적 사례다. 뉴스케일파워는 미국 유타주에서 SMR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건설비용 급증과 전력 수요자 부족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SMR의 경제성이나 안전성,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을 표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최근 대구시와 한수원의 SMR 사업화 협약 소식이 나온 뒤 보도자료를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임 의원은 “SMR이 300MW 소형원전이라 대형원전 대비 1000배 정도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그 주장의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면서 “(이번 협약) 전체 원전은 680MW로 이는 월성원전 규모로 커져 주민 대피가 필요한 방사선비상계획 구역(대형 원전 30km)을 축소하기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주민 수용성도 큰 과제다. 대구시가 군위지역에 SMR 건설을 추진한다고 발표하자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가 반발에 나선 것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는 지난 19일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려는 SMR은 안정성뿐 아니라 경제성도 검증되지 않았다”고 규탄했다. 특히 “냉각수로 사용된 방사능 오염수가 낙동강으로 방류되면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이 오염되는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2024-06-24 07:00 도수화 기자

[비바100] 게임체인저 된 AI, 게임업계 성패 가른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이제 인공지능(AI)은 특정 산업에서만 이용하는 기술이 아니다. 사람보다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생성형 AI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IT를 비롯해 금융·제조·물류 등 다양한 산업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게임 역시 예외는 아니다. 게임은 그 어떤 분야보다 AI와 친숙하다. 입력하는 명령에 따라 캐릭터가 동작하는 등 기본적으로 게임은 이용자와의 상호작용이 중요하기에 업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AI에 대한 연구개발(RD)에 많은 공을 들여 왔다.최근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술의 고도화가 이뤄지면서 더 높은 수준의 AI 기술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은 AI 전문 부서를 설립, 게임에 적용된 기능의 고도화와 함께 이용자가 보다 재미있게 게임을 즐기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넥슨은 2017년 4월 인텔리전스랩스를 설립했다. 인텔리전스랩스는 게임 룰, 시나리오, 그래픽 등 게임을 구성하는 콘텐츠 외에 개인화 메시지, 광고 효율화, 다양한 추천 서비스를 비롯해 게임 플레이와 연계된 이용자경험(UX) 전반을 개선하는 연구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2021년 데이터 조직과 플랫폼 조직을 통합, 700여명 규모의 인력을 확보한 인텔리전스랩스는 넥슨의 라이브 서비스 노하우 전반을 발전시키고 있다.인텔리전스랩스는 게임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플랫폼 및 데이터 솔루션을 ‘게임스케일’로 묶어 보다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게임스케일은 회원, 결제, 상점, 쿠폰 등 게임의 근간이 되는 플랫폼 서비스와 탐지, 추천, 보안, 마케팅, 데이터 및 UX 분석 등 정량·정성적 데이터에 기반한 다양한 솔루션으로 구성됐다.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에서 게임스케일은 여러 가지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22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시 당시 서비스 시작 3시간 만에 핵 사용 이용자를 발견했는데,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의 데이터로 구축한 탐지 모델과 자동 제재 시스템을 활용해 신속히 대응했다. 2020년 코로나 재난 지원금 지급과 맞물려 사회적 이슈가 된 일련의 명의·결제 도용 사건도 게임사 중 가장 빠르게 대응했다.‘V4’에서 발생한 결제 도용 피해 경험에서 축적한 모델은 ‘HIT2’에 적용해 유사한 도용 패턴을 조기에 억제했으며, 작업장 탐지를 위한 연구 도중에 예상하지 못한 작업장과 진성 이용자를 구분하는 기준도 발견할 수 있었다.‘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서는 최적의 이용자 조합을 위한 매칭은 물론, 이용자의 실력과 조합에 따른 트랙도 추천하고 있으며 ‘FC 온라인’에서는 이용자의 플레이 패턴에 따라 선수를 추천하고 ‘메이플스토리’에서는 이용자 성향에 따라 성장·치장형 아이템을 추천한다. 이는 선수 기용률과 아이템 구매율, 구매 후 플레이 지속 등에 유의미한 증가를 가져왔다.불법 프로그램 ‘월핵’을 AI로 탐지하는 모습. (이미지제공=넥슨)넷마블은 △마젤란실 △콜롬버스실 △빅데이터실로 구성된 ‘넷마블 AI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넷마블 AI 센터는 AI를 연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게임 이용자 만족도 극대화’를 위해 게임 개발에 적합한 AI 연구 과제를 선별, 순차적으로 게임에 적용하고 있다.모바일 액션 RPG ‘더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에서 넷마블은 ‘AI 대전’ 콘텐츠의 퀄리티 제고를 위해 강화 학습 기반 AI 플레이어 기술을 접목했다. 이를 통해 일정한 패턴을 반복하는 AI가 아닌,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용자와 닮은 행동 패턴을 제공해 실제 사람과 대전하는 것과 유사한 즐거움을 선사했다.AI가 활용된 기계 번역 기술도 게임에 활용됐다. 기계 번역은 컴퓨터가 서로 다른 언어를 번역하는 것으로 ‘자동 번역’이라고도 한다. 해당 기술은 시간 단축·일관성 유지 등 이용자의 편의성을 향상시켜 주지만 자연스러운 문장 및 동음이의어 번역에 신뢰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이러한 한계를 개선하고자 넷마블은 다년간 쌓아온 다국어 번역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계 번역 AI 기술을 개발, 지속해서 퀄리티를 향상시키고 있다.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에서 이용자가 ‘대전’이라는 단어 입력 시, AI가 지역명 ‘대전’으로 오번역 하지 않고 문맥 분석을 통해 전투를 의미하는 ‘대전’으로 번역 입력한다.마젤란실은 음성 언어를 기반으로 한 기술을 지속해서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모바일 배틀로얄 게임 ‘A3: 스틸 얼라이브’에 적용한 음성 명령 기능 ‘모니카’는 복잡한 게임 진행을 음성 명령어를 통해 손쉽게 플레이하도록 돕는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음성 합성 기술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외국어, 사투리 등의 음성을 제작해 추후 다양한 게임에 접목한다는 계획이다.지난 4월 출시한 신작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에도 AI 기술을 접목했다. MMORPG는 작업장과 매크로 등의 부정적인 이슈가 늘 도사리고 있다. AI 이상 탐지 시스템은 24시간 내내 이용자들의 플레이 패턴을 자동으로 분석해 평소와 다른 패턴의 모습을 보이는 이용자를 파악, 제재한다.넷마블이 서비스 중인 MMORPG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이미지제공=넷마블)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AI 연구 조직을 꾸린 엔씨소프트는 게임 제작에 활용 가능한 AI 기술 RD를 진행하고 있다. 2011년 ‘AI TF’로 출범한 AI 조직은 2017년 9월 자연어처리(NLP) 센터로 확대 개편했다.현재 엔씨의 AI 관련 RD를 담당하는 ‘엔씨 리서치’는 ‘바르코 센터’와 ‘AI 테크 센터’로 구성됐다. 바르코 센터는 자체 개발한 언어모델 ‘바르코 LLM’과 AI 기반 창작지원 도구 ‘바르코 스튜디오’, 백엔드 서비스 ‘바르코 서비스’의 개발·적용·확산을 담당하며 AI 테크 센터는 AI 전 영역의 모델 학습 및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한다.게임업계 최초 거대언어모델(LLM) 바르코는 ‘AI를 통해 독창성을 실현하라’는 의미를 가진 엔씨의 AI 통합 브랜드 명칭이다. 엔씨는 지난 4월 향상된 성능의 ‘바르코 LLM 2.0’을 공개했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4개 국어를 지원하는 고성능 다국어 언어모델로 △문서요약 △정보추출 △챗봇 등 다양한 환경의 NLP 태스크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고품질 학습데이터 증강으로 성능도 개선됐다. 오는 9월에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하나의 맥락으로 이해하는 멀티모달 언어모델 ‘바르코 MLLM 1.0’ 시리즈도 선보일 계획이다.바르코 스튜디오는 바르코 LLM을 기반으로 게임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생성형 AI 기반 창작 도구다. 지난 1월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정식 오픈한 바르코 스튜디오는 아트, 텍스트, 오디오, 그래픽, 아바타 등 게임 개발 전반의 과정에 활용돼 업무 효율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UX 증진을 위해 개발된 바르코 서비스는 △게임 가이드·콘텐츠 검색△고객 FAQ 대응을 맡는 ‘바르코 챗’ △AI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바르코 기계번역(MT)’ △데이터 기반 AI 기술을 통해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는 ‘바르코 어날리틱스’ 등으로 구성됐다. 바르코 MT의 경우 엔씨에서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에 적용 중이며 바르코 챗은 사내 업무용 챗봇 ‘나노 챗봇’을 제공, 사내 행정 업무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게임 콘텐츠에도 AI를 적용 중이다. PC·온라인 게임 ‘리니지 리마스터’에서는 2022년 강화학습 기반 AI가 적용된 콘텐츠 ‘거울전쟁’을 출시, 다양한 클래스로 구성된 AI 혈맹이 이용자와 전투를 벌여 다이내믹한 즐거움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AI 용병’이 등장했다. 이들은 이용자의 경험치 및 아이템 획득을 지원하고 적대적인 관계의 이용자와 PVP를 수행했다.‘리니지 리마스터’에서 다양한 클래스로 구성된 AI 혈맹이 이용자와 전투를 벌인 콘텐츠 ‘거울전쟁’. (이미지제공=엔씨소프트)크래프톤은 2021년부터 딥러닝과 AI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신사업에 해당 기술을 적용하도록 연구 및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크래프톤 딥러닝 본부는 NLP, 비전애니메이션, 음성인식기술(STT·TTS), 강화학습(RL), 멀티모달 모델 등을 RD 중이다.전사적으로 AI 기술 도입 및 활용에 적극적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3월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딥러닝 솔루션 이용료 일체를 지원하고 딥러닝 본부에서 자체 제작한 기술을 다양한 업무 상황에 맞춰 빠르게 활용하도록 돕고 있다. 크래프톤에 따르면 현재 전체 직원의 90% 이상이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다.크래프톤 딥러닝 본부가 연구개발 중인 대부분의 기술은 올해 안에 본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상반기에는 ‘게임플레이 AI’를 활용한 기술이 사내 개발 스튜디오 라이징윙스가 출시한 실시간 전략 디펜스 모바일 게임 ‘디펜스 더비’에 적용될 예정이다. 여러 AI 기술을 접목한 ‘버추얼 프렌드’도 개발 중이다. 버추얼 프렌드는 이용자와 함께 멀티 플레이 게임을 즐기는 AI로 △이용자와 실시간 양방향 소통 △자연스러운 외형과 동작 구현 △게임을 이해하고 해결하는 능력 등을 갖췄다.AI 기술을 활용한 게임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크래프톤 산하 게임 개발사 렐루게임즈는 지난달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즈큥도큥)’을 얼리 액세스(미리 해보기)로 출시했다. 즈큥도큥은 이용자가 마이크에 육성으로 마법 주문을 외쳐 상대방과 전투하는 게임이다. 3명의 개발진이 1개월 만에 완성한 이 게임은 모든 그래픽 요소를 생성형 AI 기술을 사용해 1명이 전담했고 자체 개발한 AI 음성 인식 기술이 도입돼 이용자의 감정과 의도를 분석한다.또 다른 AI 게임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은 이용자가 탐정이 되어 사건의 단서를 추적해 진실을 밝히고 범인을 찾는 추리 게임이다. 기존 선택지형 추리 게임과 달리 사건 용의자들과 자연어 처리 기반의 자유로운 채팅을 통해 용의자를 심문하고 증거를 파헤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AI 기술을 활용한 게임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 (이미지제공=크래프톤)스마일게이트도 AI RD 조직을 운영 중이다. 2020년 8월 공식 발족한 ‘스마일게이트 AI 센터’는 △분석 AI 서비스팀 △AI 서비스 기획팀 △생성 AI 서비스팀 △선행 AI 기술팀 △뉴미디어서비스팀 등으로 구성됐다.AI 센터는 △기존 딥러닝 기반 언어모델의 고도화 △실시간 영상을 입력받아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부여하는 ‘영상 변환’ △악보 데이터를 입력받아 노래 부르는 음성을 만드는 ‘음성 합성’ △지정한 감정을 가진 음성으로 바꾸는 ‘음성 스타일 변환’ △실시간으로 입력되는 음성 신호로 인식을 수행하는 ‘스트리밍 입력 음성 인식’ △생성형 AI로 이미지·영상·음성 리소스 제작을 지원하는 ‘리소스 창작지원 도구’ △욕설 및 혐오 분류 모델 등을 연구하고 있다.‘실용적인 연구’를 지향하는 AI 센터는 마켓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기술은 적극적으로 소싱하고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함으로써 비즈니스 밸류를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기존 업무 프로세스에 속도와 편리함, 효율성을 더하고, 향후에는 ‘AI가 없으면 성립하기 어려운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며 “AI 센터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 요소에 공감하는 AI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측면에서 유의미한 차세대 놀거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

2024-06-10 06:18 박준영 기자

[비바100] 삼성전자, C랩으로 스타트업 레벨업 지원한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4에서 ‘삼성 C랩 전시관’ 전경.(사진=삼성전자)삼성전자는 자사 내외로 기술을 선도하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먼저 사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C-Lab Inside(C랩 인사이드)는 삼성전자가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구현을 지원하기 위해 2012년에 도입한 사내벤처 프로그램이다.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신사업 영역을 발굴하는 게 목표다. 참여자들에게는 1년 동안 현업에서 벗어나 아이디어 구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독립된 근무환경까지 제공한다. 결과물이 삼성전자에서 활용될 경우에는 별도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스타트업으로 창업할 수 있는 C-Lab Spin off(C랩 스핀오프) 기회까지 제공된다.사외 스타트업의 경우 C-Lab Outside(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지원한다. C랩 아웃사이드는 C랩 인사이드의 운영 경혐과 노하우를 외부로 개방하고 국내 유망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2018년 출범했다. 스타트업이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돕고, 사업이 스케일업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C랩 아웃사이드의 지원을 받을 시 △1년간 전용 사무 공간 제공 △최대 1억원 사업 지원금 △스타트업 성장지원 △전시회 지원 △데모데이 △비즈니스 협력 등을 제공한다.삼성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C랩 인사이드에 참여한 임직원만 1622명이며, 육성과제는 397개에 달한다. C랩 아웃사이드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은 총 173개다. 삼성전자는 이들 기업이 다양한 전시회를 통해 고객을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구스랩스’의 메타버스 홈 트레이닝 앱 ‘FIVA’.(사진=삼성전자)◇C랩, 세계에 창의적인 AI 기술 선보이다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 ‘삼성 C랩 전시관’을 마련하고 사내 벤처와 외부 스타트업의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였다. 이번 CES에 참여한 곳은 C랩 아웃사이드 10곳, 사내 벤처에서 스핀오프한 스타트업 3곳, C랩 인사이드 2곳까지 총 15개의 스타트업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먼저 C랩 스핀오프 기업 구스랩스(Goose Labs)는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홈 트레이닝 경험을 즐겁게 만들기 위해 AI 기반의 메타버스 홈 트레이닝 앱 ‘FIVA’를 개발했다.이서희 구스랩스 대표는 “FIVA는 운동이 진지하고 복잡한 것이 아닌 가볍고 즐거운 루틴으로 일상에 자리 잡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했다”며, “인공지능 모션 캡처를 통해 자신과 똑같이 움직이는 아바타를 구현하고, 메타버스 속에서 사람들과 서로 응원하며 즐겁게 운동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기능을 더했다”고 설명했다.여기에, 익숙한 근력 운동부터 댄스 피트니스, 발레핏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트레이너들의 라이브 클래스를 들으며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FIVA의 또 다른 매력이다.구스랩스 전시 부스에서는 스마트폰으로 메타버스에 접속해 운동하는 모습을 시연하며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이번 CES 2024는 구스랩스가 C랩 스핀오프 제도로 분사 창업한 이후 처음으로 참가하는 전시회다.그는 “스핀오프 이후 삼성 C랩 네트워크를 통해 멘토링을 받고,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주어진 덕분에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C랩 패밀리’로서 참가하는 만큼 그 의미와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그러면서 “별도의 센서나 기기 없이 스마트폰 하나로 접속이 가능하고, 운동할 때 어질러진 집이나 옷차림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쉽게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C랩 아웃사이드로 선발된 리빌더AI도 CES 2024 무대에 섰다. 리빌더AI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주변 사물과 공간을 촬영해 고품질 3D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AI 솔루션 ‘VRIN 3D’를 출품해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AI 기술을 통해 스튜디오나 고가의 장비 없이도 누구나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손쉽게 3D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개막한 것이다.관람객들이 CES 2024에서 삼성 C랩 전시관에 마련된 ‘리빌더AI’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리빌더AI 김정현 대표가 창업할 당시, 메타버스와 공간 컴퓨팅은 차세대 콘텐츠 기술로 부각되고 있었다. 그는 “3D가 주목받고 있었지만 여전히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용량이 너무 커서 활용도가 떨어졌다. 어떻게 하면 기술을 통해 3D를 쉽고 빠르게, 원하는 용량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창업 계기를 설명했다.그 결과, 스마트폰 하나만으로 누구나 3D 콘텐츠를 만들고, 웹을 통해 질감이나 배경 등을 쉽게 수정할 수 있는 AI 솔루션 ‘VRIN 3D’이 탄생했다.리빌더AI의 솔루션은 마케팅, 제조 및 설계, 건설 및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품이나 학습용 데이터 제작, 시뮬레이션, 제조 검수 등에 활용되고 있다. 현재 기업용 버전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점차 서비스를 확대해 누구나 모바일과 웹을 통해 쉽고 빠르게 3D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김 대표는 “전 세계 많은 고객들을 만날 수 있는 CES 2024 전시 출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C랩 아웃사이드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지원을 받았고, 덕분에 출품 준비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준비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SDC23에서 관람객에게 베슬(VESSL)을 소개하고 있는 베슬에이아이 코리아.(사진=삼성전자)◇AI 도입 문턱을 낮추는 스타트업삼성전자는 AI와 관련한 혁신 기술을 내세운 스타트업들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개최된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23에도 AI 관련 스타트업을 참가시키며 혁신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그 중심에 있는 기업이 베슬에이아이 코리아다. 베슬에이아이 코리아는 AI 개발자들을 위한 머신러닝 운영 플랫폼(MLOps Platform)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많은 기업들이 AI 기술을 도입, 활용하고 싶어 하지만 AI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비용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효율적인 비용으로 AI를 개발 및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다. SDC 2023에서 머신러닝 모델 학습부터 배포까지 전 과정을 손쉽게 실행하고 자동화할 수 있는 ‘베슬(VESSL)’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안재만 베슬에이아이 코리아 대표는 “베슬을 활용하면 AI 개발 과정을 자동화하고 GPU(그래픽처리장치) 사용을 최적화할 수 있어 클라우드 비용과 개발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베슬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 등 다양한 플랫폼을 연동할 수 있는 제품이다. 자체 클라우드를 운영하거나 상용화된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경우에도 손쉽게 플랫폼과 연동해 인프라의 확장성과 비용 최적화를 달성할 수 있다.국내 대기업과 생성형 AI 스타트업, 유수 대학과 대학원 등에서는 베슬에이아이 코리아의 플랫폼을 활용해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나아가, 해외에서는 스탠퍼드, MIT, 컬럼비아 대학을 중심으로 빠르게 이용자가 증가하는 추세다.안 대표는 “전 세계의 모든 머신러닝 모델이 베슬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게 하겠다는 비전을 바탕으로 제품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클리카 경량화 솔루션.(이미지=삼성전자)AI 기술의 고도화와 함께 증가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AI 경량화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삼성전자가 주목한 기업은 클리카(CLKA)다. 클리카는 개발자들이 쉽고 편하게 AI 알고리즘을 디바이스에 설치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초소형 AI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AI 알고리즘도 클리카의 경량화 엔진에 넣으면, 저전력·저사양의 디바이스에 구현할 수 있다.클리카의 솔루션은 QAT(Quantization Aware Training)라는 양자화 기술 기반으로 제작됐다. QAT 경량화 기법을 통해 정확도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AI 모델 사이즈를 75%까지 축소할 수 있으며, 경량화된 모델의 추론 속도 또한 4배에서 10배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가지치기(Pruning) 기술을 함께 적용하면 AI 모델 사이즈 최대 95%까지 줄일 수 있다.지난해 SDC2023에서 클리카는 삼성전자 모바일 기기에서 구현할 수 있는 AI 솔루션을 선보인 바 있다.김나율 클리카 대표는 “AI 솔루션을 가장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 선보일 초경량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을 삼성 스마트폰을 통해 서비스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2024-06-03 06:25 전화평 기자

[비바100] 'AI 기관사·로봇 용접공·드론 관제사'…스마트 변신 중인 'K-조선'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과거 조선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쇳소리와 용접 불꽃, 그리고 위험하고 힘든 노동이었다. 업계 특성상 중대재해 발생률도 높아 안전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조선소의 풍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데이터와 인공지능, 그리고 로봇 기술이 대규모로 도입되면서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품질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미래형 스마트 조선소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스마트 기술을 적극 도입해 작업 환경을 혁신하고 있다. HD현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빅3는 AI, IoT, 로봇 등을 활용해 작업자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한편, 품질과 생산성 향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숙련공의 노하우를 디지털화해 인력 수급 문제도 해결해 나가고 있다. 스마트 조선소로의 전환은 조선업에 대한 인식 개선과 우수 인재 유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디지털 트윈 실시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HD현대. 2030년까지 ‘퓨처 오브 쉽야드’ 구축 청사진…“지능형 자율운영 조선소 만든다”HD현대가 2030년까지 3단계에 걸쳐 완전 무인화와 자율화가 구현된 ‘퓨처 오브 쉽야드(Future of Shipyard, FOS)’를 구축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1단계에서는 조선소 운영의 실시간 가시성을 확보하는 ‘눈에 보이는 조선소’를 구현하고, 2단계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공정 최적화와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연결-예측 최적화된 조선소’로 진화시킨다는 구상이다. 최종 3단계에서는 완전 무인화와 자율화를 통해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를 완성함으로써 생산성을 30% 높이고 건조 기간을 30% 단축한다는 목표다.HD현대는 이를 위해 이미 다양한 AI·로봇 솔루션을 개발해 조선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AI 기술은 용접 불량 검사, 도장 품질 관리, 크레인 안전 관제 등에 활용 중이며, 작업자의 행동과 건강 상태를 분석해 사고 위험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AI 기관사가 탑재된 스마트선박, AI 기반 무인 해양드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며 자율운항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HD현대는 최근 그룹 내 흩어져 있던 AI 조직을 ‘AI Center’로 통합하고 전문 인력 확보에 공을 들이는 한편, 방대한 조선해양 데이터와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구글 클라우드 등 첨단 AI 기술을 접목해 업무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건설기계 부문에서도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기술원을 설립해 스마트 건설기계와 미래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AI 해커톤’, ‘산학연 AI 포럼’ 등을 통해 우수 인재 확보와 내부 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삼성중공업의 레이저 고속 용접 로봇. (사진제공=삼성중공업)◇삼성중공업, 전사적 통합 관제 시스템 ‘SYARD’ 구축…“생산 효율 극대화”삼성중공업 역시 스마트 조선소 구현을 위해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사적 통합 관제 시스템인 ‘SYARD’를 구축해 설계에서 생산, 시운전에 이르는 전 공정의 데이터를 연결하고 분석·예측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설계 변경, 자재 조달, 인력 배치 등을 최적화함으로써 생산 리드타임을 단축하고 불필요한 비용 낭비 요인을 제거할 수 있게 되었다.특히 삼성중공업은 설계 부문의 디지털화와 자동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AI 챗봇 ‘SBOT’을 개발해 방대한 설계 데이터를 학습시킨 뒤, 설계자들의 단순 반복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하게 함으로써 업무 효율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나아가 디지털 트윈, 3D 프린팅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선박 설계에서 생산까지 전(全) 과정을 가상공간에서 시뮬레이션 함으로써 설계 오류와 품질 문제를 사전에 발견하고 해결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조선 현장에서 인공지능 만큼 주목받는 기술이 바로 로봇이다. 용접, 도장 등 인간 근로자에게 위험하고 힘든 작업을 로봇이 대신함으로써 안전사고 위험을 낮추고 근로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이미 70여종의 협동로봇과 자동화 설비를 개발해 용접, 도장, 운반 등 다양한 공정에 투입했다. 용접 부문에서는 최근 조선업계 최초로 초고속 레이저 용접 로봇을 개발해 화제를 모았다. 이 로봇은 기존 용접 방식 대비 속도가 5배 빨라 LNG운반선의 건조 생산 효율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도장 부문에서는 도장 로봇을 통해 근로자의 유해물질 노출을 최소화하고 있다.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내부에 위치한 VR 도장교육센터에서 새롭게 개발된 ‘RealBLAST’를 통해 VR 블라스팅 직무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화오션)◇한화오션,조선소 관제 시스템 ‘디지털 생산센터’ 구축한화오션 역시 ‘Green Smart Shipyard’ 비전 아래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사 중 최초로 조선소 관제 시스템인 ‘디지털 생산센터’를 구축해 드론, IoT 센서 등으로 블록 위치와 공정 현황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이를 통해 야드 내 블록의 이동 동선을 최적화하고 크레인 작업 계획을 세밀하게 조정함으로써 물류비를 절감하고 납기 준수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또한 한화오션은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기술을 다양한 영역에 접목해 활용 중이다. 선박 내부 설계를 가상현실로 구현해 설계 품질을 높이는 한편, 작업자 교육에도 VR 콘텐츠를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용접, 도장, 배관 등 실제 작업 공정을 VR로 시뮬레이션 해봄으로써 숙련공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신입 사원들의 수습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안전 부문에서도 VR 기술이 적극 도입되고 있다. 한화오션이 자체 개발한 ‘VR 안전체험관’은 작업자가 가상현실에서 다양한 사고 상황을 미리 경험해 봄으로써 위험 요인을 직관적으로 인식하고 대처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아울러 중량물 운반, 고소작업 등 고위험 공정에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도입해 작업자의 활동량과 스트레스 지수, 움직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사고 위험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도록 했다.한화오션의 레이저 아크 하이브리드 용접 시스템. (사진제공=한화오션)◇안전하고 효율적인 작업 환경, 스마트 조선소가 이끈다HD현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이 개발 중인 스마트 조선소 기술들은 무엇보다 작업자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중량물 운반, 고소작업, 밀폐공간 작업 등 위험요인이 큰 작업은 최대한 로봇과 자동화 설비가 담당하게 함으로써 작업자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한다.또한 IoT 센서, CCTV,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으로 작업자의 위치와 행동, 바이털 사인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긴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나아가 협동로봇, 웨어러블 로봇 등을 도입해 근골격계 질환 예방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은 작업자들의 교육과 훈련 체계를 혁신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각 조선소가 구축한 디지털 플랫폼과 데이터 분석 툴은 작업자 개개인의 행동 패턴과 숙련도를 정밀하게 분석해 맞춤형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이상 징후나 사고 위험이 높은 작업자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집중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이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로 인한 숙련 기능공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일부 조선소에서는 IoT 센서를 활용해 숙련공의 작업 노하우를 데이터화한 뒤, 이를 신입 사원 교육에 활용함으로써 기능 전수 기간을 크게 단축한 사례도 있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향후 조선업 인력 수급에 있어 중요한 해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국내 조선 빅3사에 이어 중소형 조선사들도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스마트 조선소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여겨졌던 조선업이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HD현대와 팔란티어가 공동개발 중인 무인수상정(USV) ‘테네브리스’의 조감도. (사진제공=HD현대)◇한국 조선업의 차별화 전략, 스마트 조선소에서 찾는다조선 산업은 우리나라 수출을 이끌어 온 효자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3D 업종’이라는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인력 수급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 조선소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조선업에 대한 인식도 서서히 바뀌는 분위기다. 실제로 올해 국내 주요 조선사의 채용 설명회가 청년층의 높은 관심 속에 성황리에 치러지는 등 스마트 조선소가 우수 인재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앞으로 국내 조선사들의 스마트 조선소 기술이 더욱 고도화되고 현장 적용이 확산된다면, 한국 조선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1위의 기술력과 품질, 여기에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력이 보태진다면 한국 조선업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뿐만 아니라 스마트 조선소는 조선업 전반에 안전하고 효율적인 작업 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사람과 설비, 공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최적화함으로써 작업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스마트하고 쾌적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것, 이것이 스마트 조선소가 추구하는 궁극적 가치다.조선업 근로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장으로 거듭난다면 대한민국 조선업의 재도약을 기대해 볼 만하다. 스마트 조선소 혁신이 우리 조선업계에 새로운 희망의 돛을 달아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정은지 기자 blue@viva100.com

2024-05-27 06:15 정은지 기자

[비바100] '미사일 전쟁 시대'…'전투기' 추락시키고 '전차' 잡는 LIG넥스원

LIG넥스원의 천궁II가 하늘을 가르며 날아가고 있다. (LIG넥스원 제공)현지시간 지난달 13일, 자정을 앞두고 고요했던 이스라엘 하늘에선 굉음과 함께 수백 발의 미사일이 쏟아졌다. 이란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이스라엘이 폭격한 것을 두고 기습 공격에 나선 것이다. 이날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은 지대지 탄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 등 약 146기에 달했다. 이 공격에 이스라엘은 어떻게 됐을까. 이란의 대대적인 기습 공격에도 끄떡없었다. 미사일 방어체제인 ‘아이언 돔’을 가동해 이란의 기습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이란이 아이언 돔의 시스템을 교란하기 위해 드론 185대를 띄웠지만 크게 타격을 입히지는 못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의 99%를 요격했다. 미사일 공격을 미사일로 막아낸 셈이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미사일 전투는 현대전(現代戰)이 ‘미사일 전쟁의 시대’로 불리는 대표적 사례로 남게 됐다.◇100% 명중 천궁-Ⅱ…‘K-방산’ 대표 무기미사일은 먼 거리를 자력으로 날아가 목표물을 타격하는 무기체계다. 발사 방법, 탄두 탑재 여부 등을 구분해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통칭 미사일로 부른다. 목표를 스스로 찾아 타격하는 유도 기능이 탑재되면 유도 무기가 되는데 우리나라는 LIG넥스원이 유명하다. 적 항공기는 물론 전차, 잠수함도 정밀 타격 가능한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글로벌 방산업체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그 중 ‘한국형 패트리엇 미사일’로 불리는 ‘천궁-Ⅱ’는 항공기 교전 능력을 강화하고 탄도탄 요격 능력을 구현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유도무기다. 수직 및 동시발사, 연속발사가 가능해 신속한 작전 전개가 가능하고 개발 단계에서 이뤄진 다수의 시험 발사에서 100% 명중률을 기록, 상용화가 가장 기대됐던 무기체계로 꼽힌다. LIG넥스원이 체계종합, 유도탄, 교전통제소 등을, 한화시스템은 다기능레이다, 한화디펜스는 천궁-Ⅱ의 발사대 개발을 각각 맡았다. 지난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와 국산 단일무기 계약 건으로는 역대 최대인 4조1000억원대의 계약을 체결하며 ‘K-방산’의 대표 무기로 부상했다. 올해 초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4조원대 계약에 성공하기도 했다. LIG넥스원 역시 천궁Ⅱ를 앞세워 주수 신기록이 예상된다. 2019년 약 6조원에 불과했던 LIG넥스원의 수주 잔액은 올해는 4배를 넘어선 25조원 돌파가 유력하다.해궁의 작전 전개도. (LIG넥스원 제공)◇바다엔 ‘해궁’…대전차 잡는 ‘현궁’천궁과 함께 대전차를 잡는 ‘현궁’도 LIG넥스원이 개발한 대표적인 보병용 지상군 미사일이다. 국내 최초로 개발된 대전차유도무기로 기존 노후된 무반동총과 토우 미사일을 대체하고 있다. 휴대가 가능하고 ‘빛의 화살’로 불리며 적의 전차를 효과적으로 파괴하는 강력한 무기로 꼽힌다. 열영상을 추적해 목표물을 타격하는 유도기능이 탑재됐고 사격 후 후폭풍이 적어 실내사격이 가능하다. 현재 현궁은 육군 및 해병대에 편성돼 최적의 대전차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독자 개발 무기여서 독자적인 군수 지원 및 성능 개량, 운용형태 다양화, 무기체계 계열화를 통한 군 전력 증강 등이 자유롭다. 자체 개발에 따른 유도무기 체계의 획득 및 유지비 절감, 방산업체 활성화와 수출 등 경제효과는 ‘덤’이다.지상엔 천궁과 현궁이 있다면 바다엔 ‘해궁’이 있다. 해궁은 함정을 향해 날아오는 유도탄 및 항공기 등 다양한 위협에 대응 가능한 방어 미사일이다. 지난 2011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을 주도하고 LIG넥스원이 개발에 참여했다. 특히 해군 함정의 최대 위협인 대함유도탄 및 항공기를 요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필요시 적 함정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돼 유사 무기체계 대비 방어능력이 향상된 대공유도무기로 평가된다. 수직발사 방식을 채택해 전방위 발사가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이중탐색기를 적용해 전천후 운용이 가능하고 여러 위협표적에 대응할 수 있다.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은 해상 이동표적에 대응하는 무기다. 약 7㎝의 작은 직경에 유도조종장치 등을 탑재하고 있으며 ‘발사 후 망각’ 방식으로 다수 표적에 동시 대응이 가능하다. 차량탑재 방식을 적용해 기동성이 우수하고 차량 자체에 표적 탐지, 발사통제장치를 모두 갖추고 있어 단독작전도 수행 가능하다. 해군은 해병대에서 기존 노후화된 해안포를 대체해 비궁을 운용 중이다. 특히 한국이 개발한 유도무기 최초로 미국 FCT(해외비교시험) 프로그램에서 미 국방부 평가단의 참관 아래 진행된 비행·사격 시험을 비롯해 현장실사 등 다수 검증 과정 요구 조건을 모두 우수한 성적으로 충족하며 성능을 입증한 바 있다. FCT는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동맹국의 우수 장비 및 기술을 시험·평가하는 미 국방부 프로그램이다. 유럽 등 방산 선진국들도 FCT에 다수 참여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유도 무기가 대상이 된 것은 비궁이 최초다.LIG넥스원의 다양한 무기체계. (LIG넥스원 제공)◇ 방어무기도 만든다 …적 장사정포 요격LIG넥스원은 적 미사일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도 나섰다. 최근 경북 구미에 ‘장사정포요격체계 전용 조립·점검장’을 신축한 게 대표적이다. 장사정포 위협으로부터 국가·군사 중요시설 등을 방호하기 위해 개발 중인 장사정포요격체계의 전용 조립 공장이 완공한 것이다. LIG넥스원은 이번 건립을 계기로 장사정포요격체계의 성공적 개발에 기여하는 한편 ‘유도무기 체계종합’ 분야의 선도적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조립·점검장은 70억원이 투입돼 유도무기 체계조립, 점검장, 모니터링 및 안전관리 시스템 등 최적화된 장비 및 설비가 갖춰졌다. 장사정포요격체계 개발 완료 이후에도 안정적 품질관리를 위한 핵심 설비로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LIG넥스원은 기대하고 있다. 향후 양산까지 활용 가능해 조기 전력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장사정포요격체계는 고속의 다표적 대응을 위한 탐지·추적 기능 및 교전통제 역량을 갖춘 최첨단 무기체계로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해 탐색개발을 진행 중이다. 시제품 개발을 위한 체계종합을 담당하고 있는 LIG넥스원은 천궁Ⅱ를 비롯한 정밀 유도무기 개발에 참여하며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토대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전력인 장사정포요격체계의 성공적 개발에 기여할 계획이다.신익현 LIG넥스원 대표. (LIG넥스원 제공)◇드론에 위성까지…우주 강국 꿈꾼다LIG넥스원은 장기적으로 ‘우주 강국’을 꿈꾸고 있다. 드론의 경우 현대 전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되는 만큼 LIG넥스원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대드론통합체계를 비롯해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한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 탑재중량 40㎏급 수송용 멀티콥터형 드론 시스템을 비롯해 드론용 초소형 SAR(고성능 영상레이다), 데이터링크, 지상통제시스템 및 통합항공전자시스템 등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특히 대드론통합체계는 미확인 드론에 대한 탐지·식별·무력화를 통해 국가 중요시설과 아군 전력을 보호한다는 점에서 미래 전쟁의 핵심 방어체계로 꼽힌다. 탐지 센서와 무력화 장비로 구성되며 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다로 적 드론을 탐지한 후 전자광학적외선 카메라로 추적, 재머를 이용해 제압할 수 있다. 현재는 LIG넥스원이 500회 이상 야외 시험으로 통합운영시스템을 검증, 높은 신뢰성을 확보한 상태다. 우주 개척에도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초소형위성체계는 기존 군 정찰위성과 상호보완적으로 운용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의 국가안보 대응력 강화에 큰 역할이 기대된다. 신 사장은 최근 경북 경주에서 열린 항공우주시스템공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스페이스X 등 글로벌 항공우주 기업들이 포진한 미국, 국가 주도 개발정책을 추진해 온 중국·일본 등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우주산업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2024-05-13 07:00 천원기 기자

[비바100] 사피온 "저전력 AI 반도체로 엔비디아 아성에 도전한다"

AI 반도체 이미지.(이미지=SK텔레콤)오늘날, 시대의 화두는 AI(인공지능)다. 기존 AI는 통신, 데이터 분석 등 삶과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영역에서 활용됐으나, 최근에는 챗GPT 등 생성형 AI의 발전과 함께 삶의 곳곳에 AI가 들어오고 있다.반도체가 이 같은 상황을 가능하게 했다. 생성형 AI 구동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위시로 한 AI 반도체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AI 시대 최강자로 군림할 수 있던 이유다.다만 엔비디아 칩은 고성능에 비례하는 높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 엔비디아 GPU H100의 최대 소비전력은 700W다. 1개당 미국 가정용 전기 사용량의 약 10~15%에 해당하는 전력을 소비한다. 엔비디아는 2024년 말까지 350만개의 H100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연간 1만3091.82GWh의 전력을 소비한다. 이는 조지아, 리투아니아, 과테말라 등 국가의 연간 전력 소비량인 약 1만3092GWh와 맞먹는 수준이다. AI 반도체가 전기를 잡아먹는 하마인 셈이다.이에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저전력으로 높은 성능을 구현한 가성비 칩 개발에 한창이다. 엔비디아의 사각지대를 노리는 전략이다. 그 중심에는 AI 반도체 스타트업 ‘사피온(SAPEON)’이 있다.NPU X330.(사진=사피온)◇사피온, 전력효율·연산 성능 두 마리 토끼잡아사피온은 SK ICT 연합 3사(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스퀘어)가 공동 출자한 AI 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위탁생산)다. 지난 2022년 설립됐으며, 지난해 60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현재 시장에서 예상하는 기업가치만 5000억원에 달하는 팹리스 유망주다.서웅 사피온 부사장은 “최근 분위기로 봐서는 AI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정점을 찍은 상황”이라며 “AI 반도체를 하는 스타트업들간 옥석을 가리는 시기가 곧 올 것이다. 결국 수익이 발생할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사피온은 전력 효율과 연산 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은 반도체 ‘X330’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X330은 지난해 출시된 사피온의 추론형 NPU(신경망처리장치)다. 전작인 X220보다 4배 이상의 연산 성능과 2배 이상의 전력 효율을 제공한다.이 같은 효율은 AI 응용에 특화된 ‘부동소수점 연산’이 가능하게 했다. 부동소수점 연산 모델은 정수 연산에 비해 더 높은 정밀도(Accuracy)를 자랑한다. 데이터가 균등하게 분포돼 있지 않고 특정 영역에 집중된 데이터를 표현하는 데 더 적합하다. 또한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여러 개의 NPU 코어를 통해 단일 응용 프로그램의 처리 속도도 향상시켰다. 이러한 기능들은 사피온의 칩이 다양한 유형의 AI 서비스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서 부사장은 “X220은 정수 연산을 지원했으나 X330은 부동소수점 연산을 지원한다. GPU와 비교해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동일한 전력을 소비하는 걸 기준으로 비교하면 X330이 경쟁사 칩보다 우월한 성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사피온 칩은 많은 사용자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지 여부에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서웅 사피온 부사장이 답변하고 있다.(사진=사피온)사피온의 칩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성능을 검증 받고 있다. SK그룹 내 여러 관계사들과 다양한 형태의 PoC(개념증명)를 진행하며 상용 응용 사례를 발굴 중인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SK텔레콤의 NPU팜(Farm)이다. NPU팜은 AI반도체 전용 데이터센터를 의미한다.그는 “사피온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이미지 분석, 자연어 처리, 화질 개선 등 상용화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AI 반도체 분야에서 회사의 성공 가능성을 점쳤다고 했다.회사는 현재 칩 개발을 위해 SK텔레콤이 주도하는 K-AI 얼라이언스에 참여하고 있으며, 토론토 대학 등 해외 유수 대학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NHN클라우드 등 국내 주요 클라우드 사와 협업해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하는 중이다.서웅 부사장 추론형 반도체 X330으로 라마2(Llama 2)를 구동시키고 있다.(사진=사피온)◇“AI 반도체, 학습에서 추론으로 시장 변화한다”AI는 크게 학습 모델과 추론 모델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학습은 인간의 두뇌에 지식을 저장하듯 AI가 정보를 축적하는 것이고, 추론은 학습된 지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정보에 대한 답을 스스로 도출해내는 모델을 뜻한다.현재 시장은 생성형 AI에 적합한 학습용 반도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사피온을 포함한 대부분의 AI 반도체 업계에서는 앞으로 추론 시장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피온이 추론형 AI 반도체에 집중하는 이유다.서 부사장은 “AI 기술 발전과 함께 학습 단계 이후 실제 서비스에 적용되는 추론 단계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AI 모델이 학습을 마친 후 실제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아울러 “응용 분야가 다양하다는 점도 추론형 칩이 시장 주류로 떠오르는 요인”이라며 “사피온 칩은 △음성·얼굴 인식 △자연어 처리 △이미지 분석 등 다양한 AI 서비스들을 실시간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사피온 사옥 내부 전경.(사진=사피온)◇서버를 넘어 자율주행·엣지용 칩도 도전회사는 서버용 반도체를 넘어 엣지용 반도체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사피온에 따르면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엣지용 AI 반도체가 공개된다. 이 칩은 IoT 플랫폼 기업 어드밴텍과 협력한 엣지 박스 형태로 출시된다. 국방, 공공, 교통(ITS), 물류, 보안 등 다양한 엣지 AI 시장을 타깃으로 한다. 스마트폰 등 엣지 디바이스가 아닌 네트워크에 진입점을 제공하는 엣지 서버에 탑재될 예정이다.서 부사장은 “엣지용 AI 반도체 적용을 위해 다양한 글로벌 엣지 서버 기업들과도 중장기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엣지용 반도체는 데이터를 발생하는 기기인 엣지 디바이스에 탑재되는 칩이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 필요한 서버가 데이터센터라면, 엣지는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등 기기를 일컫는다. 엣지용 서버는 데이터센터와 디바이스를 이어주는 네트워크 진입 지점이다.높은 기술 난이도로 진입이 어려운 자율주행용 시장에도 진출했다. 자율주행 시장은 다른 반도체 설계와 달리 별도의 안전 설계 요구사항을 만족시켜야 한다. 사피온은 국제평가인증기관인 DNV로부터 ISO26262 인증을 받았다.자율주행 기술은 칩이 아닌 IP(설계자산) 형태로 제공된다. 회사는 최근 차량용 SoC(시스템 온 칩) 기업인 텔레칩스에 X300 아키텍처 기반 NPU IP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사가 공동 개발 중인 AI 가속기 ‘A2X’의 첫 샘플은 올해 내로 출시될 예정이다.서 부사장은 “사피온은 텔레칩스와 정부 과제를 통해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기술이 SK텔레콤에서 진행하는 UAM(도심항공교통)과 관련한 지에 대해서는 “차량용 NPU IP는 SKT가 추진하고 있는 UAM을 고려해 개발된 것은 아니다”라며 “UAM이 요구하는 안전 기준은 자율주행 자동차용 안전 인증보다 더욱 까다로울 것”이라고 밝혔다.X220이 탑재된 서버.(사진=사피온)◇“HBM, AI 칩에 기본으로 탑재될 것”사피온은 차세대 칩인 X430부터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탑재한다. X330에는 GDDR6가 탑재됐다. 서 부사장은 미래 AI 반도체에 HBM 탑재는 필수일 것으로 내다봤다.그는 “HBM은 하이(High) 밴드위스(Bandwidth, 대역폭)와 하이 덴서티(Density, 용량)라는 두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며 “언어 모델을 지원하기 위해 HBM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라고 점쳤다.실제로 GDDR6 하나의 용량은 2GB(기가바이트)인 반면 최근 개발을 마친 HBM3 12단의 용량은 36GB로 18배 차이가 난다. SLM(소규모 언어 모델)을 지원하는 X330은 적은 용량의 GDDR로 충분했지만, LLM(대규모 언어 모델)을 지원하는 X430부터는 GDDR이 적합하지 않은 셈이다.서 부사장은 “X430은 1조개 이상의 매개변수를 갖는 초거대 언어 모델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확장성과 프로그래밍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X430부터는 칩렛(Chiplet)도 도입된다. 칩렛은 여러 개의 칩 조각을 조립해 하나의 반도체 다이로 만드는 기술이다. 또 다른 차세대 기술인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은 X430에 적용하지 않는다.서 부사장은 변화하는 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 사피온 같은 신생 AI 반도체 기업 입장에선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과 같은 큰 도전”이라며 “시장 수요의 급격한 변화, 미중 갈등, AI 기술의 발전 속도 등 산업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을 예측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아울러 “사피온은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성능, 에너지 효율, 비용 측면에서 끊임없이 개선된 AI 반도체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2024-04-22 07:00 전화평 기자

[비바100] 갈수록 발전하는 유·무선 불법 스팸, AI로 피해 '원천 차단'

(사진=Unsplash)최근 국내외를 막론하고 스팸 메시지가 난무하고 있다. 단순히 상업적인 목적으로 무차별 배포하는 것을 넘어 정부 기관을 사칭해 중요 개인정보를 빼돌리거나 수신자의 지인 관련 부고장 등을 가장한 악성 링크(URL)를 전송, 이용자가 URL을 클릭하면 악성 앱을 설치해 개인정보 및 금융정보를 탈취하는 등 스팸 수법이 갈수록 다양화되는 추세다.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지난해 10월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스팸 유통현황’에 따르면 이용자가 KISA에 신고하거나 KISA가 자체적으로 탐지한 스팸 건수는 총 1억 1034만건으로 2022년 하반기(2681만) 대비 311.6% 증가했다.휴대전화 음성스팸 신고·탐지 건은 총 461만건으로 전년 하반기 대비 3.1% 늘었으며, 발송경로별로는 유선전화(58.9%)가 많았다. 휴대전화 문자스팸 신고·탐지 건의 경우 총 1억 89만건으로 전년 하반기 대비 690.1% 증가했다. 문자스팸의 발송경로는 대량문자발송서비스(97.3%)가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국내사업자 대상 규제 강화로 국내발송은 소폭 감소(85.9→83.1%)한 반면, 규제를 피한 국외발송은 증가(9.9→14.2%)했다.스팸의 내용과 형태 역시 다양화되고 있다. 스팸 차단 애플리케이션 ‘후후’를 제공하는 KT그룹 BC카드 자회사 브이피가 지난 1월 발표한 ‘2023년 4분기 스팸 통계’에 따르면 후후에 신고된 전체 스팸 672만건의 경우 △‘주식·투자’ 177만건(26.3%) △‘대출권유’ 133만건(19.8%) △‘불법게임·유흥업소’ 126만건(18.8%) △‘보험가입 권유’ 41만건(6.2%) 순이었다. 주식·투자 스팸이 42%에 달했던 2023년 1분기와는 확연히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특히, 과거에 성행하던 전형적인 유형을 벗어난 새로운 수법이 계속 늘고 있다. 브이피에 따르면 빈도가 높지 않아 단순히 ‘기타’ 항목으로 관리했던 스팸이 1분기에는 22만건 수준이었는데 비해 4분기에는 36만건으로 증가했다.이처럼 신종 수법이 계속 등장하고 국제발신 대량문자 스팸이 증가하면서 국민들의 경제적 피해 사례가 늘어나자 방통위는 지난 2월 유·무선 전화서비스 및 대량문자전송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대표 통신사업자 KT와 불법스팸 전송 및 수신 차단·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지난달에는 ‘대량문자전송사업자 전송자격인증제 자율운영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등 불법 스팸 근절에 본격적으로 나선 상태다.이러한 상황 속에서 KT는 스팸 차단의 핵심 요소로 ‘인공지능(AI)’을 내세웠다. AI로 메시지를 분석해 숨겨진 의도까지 파악하고, 자동으로 스팸 및 범죄 피해를 차단함으로써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통신 생활 구현에 나서겠다는 것이 KT의 복안이다.먼저, ‘AI 클린 메시징 시스템’은 스팸과 관련한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한 AI 모델이다. 이 시스템은 제한적인 스팸 차단 환경에서 다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악성 웹페이지나 스미싱 설치 파일(APK)로 연결하는 URL을 찾고 특정 의도를 담은 불법 스팸과 정상적인 문자를 구분한다.AI 클린 메시징 시스템의 핵심은 ‘악성 URL 필터링 모델’이다. 악성 URL 필터링 모델은 URL의 텍스트 형태 외에도 URL로 연결되는 웹페이지의 구조(HTML 정보)까지 확인해 해당 URL의 악성 여부를 분석한다.악성 URL 필터링 모델이 분석한 정보는 국내의 경우 KISA의 스팸 신고 데이터에서, 국외는 글로벌 피싱사이트 공유 플랫폼 ‘피시탱크’로부터 주기적으로 수집된다.저장된 정보는 악성 URL 필터링 모델의 URL 추적기가 해당 정보만 따로 추출하고 이를 가상환경에서 악성 여부를 1차 평가한다. 1차 판단 결과는 그동안 쌓인 스팸 관련 블랙·화이트 리스트 정보와 병합돼 다시 한번 검증하는 작업을 거쳐 최종적으로 해당 URL의 발신자를 필터링한다.규칙 기반으로 URL을 찾는 기존의 방법으로는 변종 방식에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 KT 관계자는 “URL이 수시로 바뀌고 불법 스팸을 검증하는 사람도 실제 확인하는 단계에서 감염 또는 피해를 보는 상황까지 대비해 URL 모델을 기획했다”며 “악성 URL 필터링 모델은 검증 과정에서 기존에 육안으로 판별할 수 없었던 악성 URL이 포함된 문자를 검출해 발송을 차단하는데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KT는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인 30명 규모의 스팸 전담팀을 운영하며 선거, 광고 표기 준수 등 정상 문자와 불법 스팸을 분류하고, 스팸 전송자의 이용 계정, 발신 번호를 제한하는 일을 수행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AI 클린 메시징 시스템은 전담팀이 8시간 정도 필요한 분석 업무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KT는 2025년 하반기부터 AI가 사람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스팸을 필터링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또한, KT는 AI 기술을 이용해 자동으로 스팸 문자를 차단하는 ‘AI 스팸 수신차단 서비스’를 시작했다. AI 스팸 수신차단 서비스는 받고 싶지 않은 광고성 스팸 문자를 AI가 자동으로 차단하는 서비스로, KT가 차단하는 문자 외에도 이용자가 받고 싶지 않은 번호와 문구를 추가로 등록하면 해당 번호나 문자는 자동으로 차단된다. KT는 3년간의 준비 기간 동안 일평균 150만건 이상의 스팸 데이터를 딥러닝으로 학습함으로써 AI 스팸 차단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었다.사람이 문자를 분석해 데이터베이스를 업데이트하던 기존 서비스와는 달리 AI 시스템이 자동으로 스팸 문자를 정확하게 식별하고 제거함으로써 연간 약 1000만건의 스팸 메시지를 추가로 차단할 수 있다. AI 스팸 차단의 정확도는 99% 수준이며, 스팸 업무 처리에 소요되는 시간도 기존의 절반으로 줄었다.KT는 이번 AI 스팸 차단 서비스를 시작으로 올해 다양한 안심 서비스를 추가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상반기엔 ‘IP 기반 실시간 스팸 차단’ 시스템을 구축한다. 기존 URL 기반 차단 방식은 URL을 바꿔가며 스팸메시지를 보낼 경우 차단이 어렵기 때문에 처음부터 URL을 보낸 IP를 추적해 차단하는 기술이다. ‘보이스피싱 번호 긴급 차단 시스템’도 도입한다.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번호를 일정 기간 동안 즉시 차단하는 것이다.하반기에는 AI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결합해 문자의 스팸 위험도를 알려주는 ‘스팸 위험도 문자 내 표시’ 서비스를 출시해 피싱 위험을 최소화하고 안전한 문자 서비스 이용 환경을 완성한다.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KT 고객센터에서 직원이 AI 클린 메시징 시스템으로 스팸 메시지를 분석하고 있다. (사진제공=KT)이와 함께 KT는 서울경찰청과 함께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문자메시지를 통한 개인정보 사기) 의심회선에 대한 이용 정지를 시행하고 있다.이용 정지된 의심회선에서 발송된 문자 내용에서 ‘미끼번호’를 자동으로 추출해 추가로 정지시킨다. 미끼번호란 번호 차단을 우회하기 위해 피싱을 시도한 발신번호와 다르게 문자 본문에 적어 놓은 별도의 전화번호를 의미한다.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월 300~500건 정도의 미끼번호를 정지시킬 것으로 추정돼, 미끼번호를 이용해 추가로 발송하는 악성 스미싱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1인당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700만원에 달한다.한편, KT는 고객이 더 안전한 통신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통신 부정 사용 대응 협의체’를 지난해 7월 구성했으며, 올해는 이 협의체를 ‘전사 안전 안심 1등 달성 TF’로 확대 개편했다. 이 조직을 통해 스팸으로 발생되는 사회적 피해를 줄여 깨끗한 메시징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제도·기술적 관점에서 고객보호를 위한 방안들을 검토·실행하고, 대응정책을 만들고 있다.TF는 지난해 12월부터 기준에 1회라도 부합되지 않는 메시지를 발송하는 기업 메시징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잠재적인 스팸 재발송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가장 높은 수준의 조치다. KT는 적용 대상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지난 1월 30일부터는 최초로 문자를 발송하는 사업자에게 부여된 고유번호 ‘최초 발신자 식별 코드’를 활용해 스팸을 최초로 유통한 사업자 추적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즉각적이고 정확한 제재가 가능한 환경을 마련했다.아울러 TF는 유통대리점이 스팸 등을 활용한 유통대리점이 불·편법 영업을 한 사실이 3번 적발되면 계약을 해지하는 ‘중대 범죄 판매 3진 아웃제’도 도입했다.KT는 이러한 기술 및 제도 등을 통해 스팸 신고 건수 점유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 대비 10% 이하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이병무 KT 고객경험혁신본부장은 “KT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실시간 차단 기술을 개발해 스팸 문제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

2024-04-08 07:00 박준영 기자

[비바100] 전자업계, 지구 생각하는 '착한 전자기기' 선보인다!

(사진=게티 이미지 뱅크)지난 몇십 년간 급격한 산업화로 지구의 평균 기온이 높아지면서 이를 막기 위한 전세계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3년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2도(℃) 높아진 것이다. 만약 여기서 1.5도 이상 더 높아진다면 △해수면 상승 △호우 및 가뭄 피해 증가 △어획량 감소 △생태계 절반 이상 상실 등 악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글로벌 기업들은 기후 악화를 막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탄소중립’ 실현을 통해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함이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농도 증가를 막기 위해 인간 활동에 의한 배출량을 감소시키고, 흡수량을 증대하여 순배출량이 0이 되는 것을 말한다.특히 가전·전자기기 업계는 탄소 중립을 위한 노력을 가장 많이 기울이는 곳 중 하나다. 제조업이라는 특성상 TV, 냉장고, 스마트폰 등을 만들 때와 제조된 기기 사용 시에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전자업계에서는 각종 친환경 솔루션을 선보이며 탄소 중립에 앞장서고 있다.p삼성전자 세탁기·냉장고·에어컨 제품과 탄소발자국 인증 로고 이미지.(사진=삼성전자)◇삼성전자, 재활용으로 지속가능한 미래 꿈꾼다종합전자기기 기업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간 ‘초연결’, ‘기술 혁신’ 등 키워드와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22년 9월에는 초저전력 반도체·제품 개발 등 혁신 기술을 통해 기후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내용을 담은 ‘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실제적인 노력으로 먼저 글로벌 점유율 1, 2위를 미국 애플과 다투는 스마트폰에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다. 폐어망·폐생수통의 재활용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폐페트(PET)병을 재활용한 플라스틱 △공정 중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한 알루미늄 △공정 중 발생하는 파유리를 재활용한 글라스가 적용된다. 재활용 소재의 사용에 대해 UL로부터 ECV(Environmental Claims Validation) 검증을 받았다.재활용 소재는 배터리팩에도 적용된다. 최근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신규 배터리팩은 △‘PD 배터리팩 2만mAh’와 △‘PD 무선충전 배터리팩 1만 mAh’으로, 외관에 UL(Underwriters Laboratories, 글로벌 환경 안전 인증 기관) 인증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 30%를 적용해 탄소배출량 저감에 기여했다. 신규 배터리팩 2종은 모두 USB PD 3.0 표준 규격의 USB-C 타입 포트를 탑재해, 갤럭시 기기와 다양한 제품을 빠르고 편리하게 충전해 준다.세탁기의 경우 미세플라스틱 저감 코스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 저감 코스는 삼성전자의 ‘에코버블’ 기술로 옷감 마찰을 줄여 미세플라스틱 발생량을 최대 60%까지 줄인다. 이 코스로 1년 동안 합성섬유를 세탁하면 연간 최대 약 49%의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저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간 최대 약 50톤(t)의 미세플라스틱 감축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삼성전자는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Patagonia)와 협업해 세탁 시 마찰로 인해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을 저감하는 코스를 개발하고, 유럽?한국?미국 등에서 이 코스를 탑재한 세탁기를 출시한 바 있다.AI(인공지능)을 통한 에너지 절약에도 앞장선다. 에너지 사용량을 추가 절감할 수 있는 스마트싱스 에너지의 AI 절약 모드를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에어컨 등 비스포크 가전과 EHS(Eco Heating System)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전세계 65개 국가로 확대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싱스 에너지는 에너지 사용량과 관리가 까다로운 전기 요금 모니터링 기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AI 절약모드’로 에너지 절약과 탄소 배출 저감에도 기여하는 삼성전자의 에너지 솔루션 서비스다.비스포크 제품 전반에 적용된 삼성전자 AI 에너지 모드는 가전의 에너지 사용량을 각 가정에 맞게 최적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용자들은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동시에 에너지 비용도 절감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관람객들이 CES 2024에서 삼성전자 사업부별 대표 제품의 생애 주기에 담긴 자원순환 노력을 직접 체험해 보고 있다.(사진=삼성전자)삼성전자의 이런 노력은 국제 박람회에서도 돋보인다.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IFA 2023’에서는 재생에너지 사용 부문에서 진전을 이뤄 청정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활동이 2021년 20% 대비 현재 31%로 증가했다고 밝혔다.또 지속가능성 추구의 일환으로 오션와이즈(Ocean Wise), 파타고니아 등 다양한 업계 리더들과 손잡고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구 환경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혁신적 솔루션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 2024에서도 이런 노력은 이어졌다. 부스 초입에 기후행동과 자원순환이라는 두 가지 중장기 목표를 이루기 위한 삼성전자의 노력을 아카이브 월에 전시한 것이다. 이 벽에는 신제품에 적용된 다양한 재활용 소재부터 다 쓴 제품을 버리지 않고 수거하여 다시 활용하는 삼성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등 삼성전자가 구축하는 구체적인 자원순환 노력이 자세히 담겨있었다.삼성전자는 미래형 친환경 주거형태 ‘넷 제로 홈(Net Zero Home)’ 시대를 위한 파트너십도 지속 강화하고 있다. CES에서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Tesla)와 스마트싱스 에너지를 통한 협력을 발표한 것이다. 회사는 이 같은 사실을 관람객이 접할 수 있도록 전시 공간을 마련해 테슬라의 가정용 에너지 저장 장치인 파워월, 태양광 패널 등과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에너지의 연동이 제공하는 새로운 배터리 사용 경험을 제공했다.이에 삼성전자는 최근 세탁기·냉장고·에어컨 총 3종에서 영국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로부터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 인증을 획득했다. 카본 트러스트는 탈탄소화 시대로의 전환을 위해 영국에서 설립된 비영리 인증기관으로, 제품의 소재·생산·운송·사용·재활용까지 전 생애주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고 평가해 탄소 발자국 인증을 부여한다.pLG전자가 해상 조달을 통해 CES2024 준비에 전년 대비 탄소 배출량을 1000톤 이상 감축했다.(사진=LG전자)◇LG전자, 착한 가전으로 지구를 생각한다LG전자는 ‘모두의 더 나은 삶’이라는 비전으로 ESG 전략과제를 실천한다. 전략과제 중에는 지구를 위한 영역인 ‘3C(탄소중립, Carbon Neutrality, 자원순환, Circularity, 친환경 기술, Clean Technology)’가 있다. 회사는 3C를 통해 2050년까지 국내외 전사업장의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계획을 확정, RE100(Renewable Energy 100) 이니셔티브 가입을 완료한 바 있다.LG전자는 재작년 국내외 사업장서 배출한 직접 온실가스(스코프1)와 간접 온실가스(스코프2)는 92.7만 톤(tCO2eq,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값)이었다. 전년 대비 무려 22만 톤 가량 줄어든 수치다.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들기 위함이다.또 고효율·친환경 기술 적용을 확대해 제품 사용단계 탄소 저감에도 속도를 낸다. 제품 사용단계 탄소 배출량은 사업장 외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스코프 3)을 포함한 LG전자 총 탄소배출량의 80% 가량을 차지한다.2022년 LG전자 7대 주요 제품의 기능단위 탄소배출량은 지난 2020년 대비 13.1% 줄었다. 기능단위 탄소배출량은 제품의 평균 사용기간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제품별 기능단위로 나눈 값을 의미한다. 냉장고는 용량 1리터당, 세탁기는 세탁용량 1킬로그램당 배출량이다.LG전자가 자원순환 생태계 구축 차원에서 지난해 52개국 87개 지역에서 회수한 폐전자제품은 총 47만2876톤이었다. 2006년부터 누적 회수량은 399만2768톤이다. 제품에 사용한 재활용 플라스틱은 3만2987톤으로 직전 년도인 2021년 대비 약 25% 늘었다.LG전자가 지난해 ‘2023 대한민국 ESG 친환경대전’에서 순환경제를 실천하는 스타일러 슈케이스·슈케어를 선보였다.(사진=LG전자)제조 영역뿐만 아니라 가전에서도 LG전자는 탄소 저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다양한 ‘착한 가전’을 선보이는 것이다.신발을 보관하고 관리해주는 ‘LG 스타일러 슈케어·슈케이스’는 투명창을 제외한 외간이 재생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폐기물의 자원화와 순환 경제를 추구함으로써 미래세대를 위한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LG전자가 실천하고 있는 ESG 경영의 일환이다.가구형 안마의자 ‘힐링미 오브제컬렉션 아르테’는 외관 소재를 패브릭으로 대체해 도색에 필요한 페인트를 사용하지 않았다. 스피커 디자인을 작게 줄여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감한 점도 특징이다. 케이블 선을 제거한 무선 리모컨으로 PVC 소재 및 구리 사용도 48g 절감했다. 탑재된 부품의 약 40%(26가지)가 재활용 REC 각인이 적용된 부품이다.코로나19 시대에 홈 가드닝으로 큰 인기를 끈 ‘LG 틔운 미니’는 제품 본체와 씨앗키트에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가 적용됐다. 또 ‘LG 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 에어로퍼니처’도 환경을 생각한 PCR 소재가 활용됐다.백승태 LG전자 HA사업본부 리빙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생산·사용·폐기까지 제품 라이프사이클에서 환경 영향을 줄이는 생활가전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끄는 ESG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2024-03-25 06:46 전화평 기자

[비바100] 인터배터리로 본 업계 관심사 ‘셀투팩’…“싼데 멀리 나가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에 참가한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의 부스 전경.(사진=도수화 기자)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코엑스에서 진행된 ‘인터배터리 2024’의 화두 중 하나는 ‘셀투팩’(CTP·Cell To Pack)이었다. 인터배터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배터리산업 전시회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2곳인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과 삼성SDI는 사흘간 약 12만명이 다녀간 이번 행사에서 자사의 셀투팩 기술을 소개하는 모형을 각 전시관 중앙에 배치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 제거한 셀투팩(CTP)…업계 주목하는 이유전기차 배터리는 셀, 모듈, 팩의 단계로 구성된다. 셀투팩은 다수의 셀이 모듈을 이루고, 모듈이 패키지를 이루는 기존 배터리와 다르게 모듈을 생략하고 셀을 바로 팩에 조립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배터리 생산 과정을 간소화하고, 모듈이 차지하던 공간을 셀로 채우는 만큼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성능을 향상할 수 있다.현재까지는 주로 중국 업체들이 셀투팩 타입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은 지난 2022년 1회 충전 시 1000km를 주행하는 ‘기린 배터리’를 공개하며 2023년 양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기린 배터리는 셀투팩 기술을 적용한 배터리다. CATL은 이 배터리의 주행거리가 국내 배터리업체가 개발 중인 4680(지름 46㎜·높이 80㎜) 배터리보다 높다고 주장하기도 했다.CATL 외에도 중국 BYD는 KG모빌리티의 토레스 EVX 전기차에 셀투팩 기반 블레이드 배터리를 공급하는 등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블레이드 배터리는 단위 면적당 에너지 밀도를 20%가량 개선,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약점인 주행거리를 향상시켰다는 평가다.화재 안정성도 부각되고 있다. KG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부산의 한 도로를 달리던 토레스 EVX에 불이 옮겨붙는 화재 사고가 발생했지만, 차량에 탑재된 LFP 블레이드 배터리 상태는 문제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당시 회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LFP 블레이드 배터리는 셀투팩 공법으로 셀을 촘촘하게 적재하고 셀과 팩의 접합을 보강해 외부 충격에 강하다”고 설명했다.이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셀투팩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며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인터배터리 2024’에서도 이러한 의지를 반영하듯 LG엔솔은 파우치형 셀투팩 기술을 처음으로 선보였으며, 삼성SDI는 각형 셀투팩 기술을 소개했다.◇CEO도 자신하는 셀투팩 기술, “경쟁사보다 가볍고 멀리 가”LG에너지솔루션의 셀투팩(CTP) 기술을 탑재한 자동차 목업.(사진=도수화 기자)LG엔솔의 인터배터리 전시공간 중앙에 자리 잡은 자동차 목업(Mock-up, 실물모형)에는 셀투팩 기술을 적용한 배터리가 장착됐다. 회사 관계자는 “LG엔솔이 개발한 파우치형 셀투팩은 파우치 셀의 가벼운 무게 특성을 가져가면서도 팩 강성을 높이고 열 전이 방지 기술을 적용해 안정성을 강화했다”며 “팩을 구성하는 부품은 줄이고 공정을 단순화해 제조원가를 절감하고 가격 경쟁력도 높였다”고 설명했다. 중국 CATL 등은 주로 각형 배터리에 셀투팩 기술을 적용해왔지만 LG엔솔은 더 가볍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파우치팩 특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LG엔솔의 최고경영자(CEO)인 김동명 사장도 지난 6일 방문한 인터배터리에서 자사의 셀투팩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사장은 이날 전시회에서 본 제품 중 가장 인상 깊은 제품으로 자사 파우치형 셀투팩을 꼽으며 “경쟁사보다 가볍고 멀리 갈 수 있으면서, 비슷한 수준의 원가를 유지했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 완성차 업체와의 셀투팩 공급 계약에 관해서는 “많이 논의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면 공유하겠다”고 답했다.‘인터배터리 2024’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셀투팩(CTP) 기반 전기차 배터리팩 전시물.(사진=도수화 기자)삼성SDI는 인터배터리 부스 중앙에 셀투팩 기술을 내세운 전시 모형을 배치했다. 삼성SDI의 각형 기반 셀투팩은 부품 개수는 35% 이상 줄이고 무게는 20% 줄였다. 이를 통해 동일한 부피에서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비용 절감에 기여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온은 이번 인터배터리에서 셀투팩 기술 대신 진화한 급속충전 기술을 갖춘 어드밴스드 SF 배터리, 저온 성능을 개선한 ‘윈터 프로’ LFP 배터리 등을 소개했다. SK온은 이미 작년 인터배터리에서 셀투팩 관련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SK온은 배터리 셀에서 팩 전체로 화재가 번지지 않도록 열을 차단하는 ‘S-Pack(에스팩)’ 모형을 통해 셀투팩 기술을 공개했다. ◇중국의 맹추격…K-배터리, 경쟁력 확보에 ‘고삐’ (사진=게티이미지뱅크)이 같은 셀투팩 기술을 비롯, 국내 배터리업계는 중국의 기술 추격을 따돌릴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분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 판매된 글로벌(중국 제외) 전기차(EV·PHEV· HEV)에 탑재된 배터리 총 사용량 중 점유율 1위는 25.8%로 CATL이 차지했다. LG엔솔은 점유율 24.4%로 2위를 차지했으며 일본 파나소닉이 13.6%로 3위에 올랐다. 삼성SDI와 SK온은 각각 4위, 5위였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보면 LG엔솔이 비(非)중국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삼성SDI, SK온을 합한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 합계는 48.6%로 전년 대비 5.3%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가격 중심’으로 전환된 전기차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완성차업체들의 움직임에 따라 배터리 업체들도 경쟁력 있는 기술 개발에 고삐를 죌 수밖에 없게 됐다는 분석이다.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2024-03-11 06:45 도수화 기자

[비바100] 전기차 판매가격…'배터리 기술'에 달렸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전기차 보급 둔화의 원인으로 높은 판매가격이 지목되면서 완성차·배터리업계의 관심이 전기차 원가하락에 집중되고 있다. 우선 전기차를 구성하고 있는 부품 중 가장 비싼 배터리의 원가를 낮추려는 다양한 시도가 포착된다.우선 테슬라와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원통형 삼원계(NCM 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의 대량생산으로 배터리 원가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반면, 중국 배터리업체는 원자재가격이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단점을 기술개발로 상쇄시키고 있다.기존 전기차 시장은 주행 거리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이에 대부분의 완성차업체들은 주로 NCM 배터리를 주로 선택했다. 하지만 전기차 보급 둔화가 지속되면서 LFP 배터리를 사용해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NCM 배터리도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4680(지름 46㎜·길이 80㎜) 원통형 삼원계 배터리’의 등장이 그 중심이다. 기존의 각형이나 파우치형 배터리는 제조사가 고객사 주문에 맞춰 생산하는 방식으로 생산 공정 구축에 한계를 보였다. 하지만 원통형 배터리는 규격·기준이 있어 생산 표준화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생산능력 극대화와 저렴한 생산원가 실현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4680 배터리’ 수요는 지난해 10GWh 규모에서 오는 2025년 155GWh, 2030년 650GWh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BYD 블레이드 배터리(사진제공=BYD)◆저렴하고 안전한 LFP 배터리…기술개발로 주행거리 약점도 상쇄한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배터리는 NCM 배터리다. 배터리의 4대 구성요소(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중 하나인 양극재로 니켈, 코발트, 망간을 사용해 삼원계 배터리라 불리기도 한다.양극재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내보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떤 소재로 구성됐는지에 따라 배터리의 성능에 차이를 불러온다. NCM 배터리는 소재의 특성상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 거리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는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업체들의 주요 선택지였다.최근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높은 가격으로 보급이 둔화되자 완성차업체들은 비교적 저렴한 LFP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철을 기반으로 공급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NCM 배터리 대비 가격경쟁력이 높다. 또한, 열화현상이 적어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이에 테슬라를 시작으로 폭스바겐, 벤츠, 볼보까지 LFP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가성비(가격대비 가치)’ 개념이 전기차 시장에도 도입되면서 관심이 높아진 탓이다. LFP 배터리는 중량당 에너지밀도가 낮아 무겁고 짧은 주행거리로 전기차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다.하지만 LFP 배터리의 단점은 중국 배터리업체들의 기술개발로 상쇄됐다. BYD의 경우 배터리 셀을 칼날(Blade)처럼 생긴 길고 평평한 모양으로 제작하고 모듈이라는 중간 과정을 없애고 배터리팩에 바로 담는 CTP(셀투팩, Cell-to-Pack) 방식을 활용해 블레이드 배터리를 개발했다.블레이드 배터리는 공간을 활용도를 높이고 중량을 최소화하면서 동일한 공간에서 더 많은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에너지 밀도를 개선해 LFP 배터리의 약점이었던 주행거리를 향상시켰다.LFP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는 국내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우선 테슬라는 지난해 7월 모델 Y를 2000만원 인하해 국내 소비자들의 주된 선택을 받았다. KG모빌리티도 지난해 출시한 토레스 EVX에 LFP 배터리 적용했다. 토레스 EVX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원통형 배터리(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NCM 배터리의 생산 표준화…‘4680 원통형 배터리’ 전기차 가격 낮춘다NCM 배터리도 진화 중이다. 완성차업계는 ‘4680 원통형 배터리’에 주목하고 있다. 4680 배터리는 지름 46㎜, 길이 80㎜의 원통형 삼원계 배터리다. 그동안 원통형 배터리는 원형 모양으로 인한 빈 공간을 발생시켜 높은 출력이 필요한 전기차에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하지만 테슬라가 지난 2020년 9월 ‘테슬라 배터리 데이’에서 중대형 원통형 전지인 4680 배터리 개발 목표를 공개했다. 당시 테슬라는 4680 배터리를 규격을 정립해 생산성·비용의 혁신적인 향상을 추구한다고 밝혔다.실제 테슬라가 개발하는 4680 원통형 배터리는 이전 2170 원통형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 5배, 출력 6배 개선됐다. 이에 전기차 주행거리는 최대 16% 늘어났으며. 생산 비용은 56% 절감된다고 알려진다. 테슬라는 최근 출시한 사이버트럭에 4680 배터리를 적용했다. 현재 연간 2만4000대의 사이버트럭에 탑재할 수 있는 물량의 4680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원통형 배터리는 원통형 캔에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을 말아 넣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기존의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에 비해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생산 속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는 고객사 주문에 맞춰 생산하는 방식으로 배터리업체는 배터리 생산 공정 구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다.하지만 원통형 배터리가 4680 규격으로 정립될 경우 생산 표준화로 인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배터리 원가는 낮아지게 된다. 이는 완성차업체들은 생산 단가가 낮고 성능이 향상된 4680 배터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실제 BMW는 오는 2025년 출시할 새 전기차 플랫폼에 4680 원통형 배터리 탑재한다. 또한, GM, 스텔란티스, 볼보, 루시드 등도 자사의 전기차에 4680 배터리나 지름 46mm에 길이가 더 길어진 원통형 배터리 채택을 확정하거나 논의 중이다.하지만 4680 원통형 배터리의 경우 크기가 커진 만큼 열 방출량이 증가하는 약점이 생긴다. 여기에 배터리 팩 내부에 빈 공간이 많이 생겨 효율성이 떨어지고, 공정 및 용접 난이도가 올라간다. 따라서 4680 원통형 배터리 생산은 그동안 배터리를 연구하고 개발해온 배터리 업체들에게 유리하다는 평가다.실제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4680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빅차를 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8월부터 청주 오창공장에서 4680 원통형 배터리를 양산한다. 또한,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2170 배터리를 생산하려던 계획을 변경해 4680 배터리 생산을 예고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4680 배터리는 테슬라에 공급될 전망이다. 또한, 테슬라 외 다른 고객사와도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삼성SDI는 천안과 말레이시아에 원통형 배터리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본격적인 양산은 2026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후발주자인 SK온도 4680 원통형 배터리 개발을 공식화하고 개발 및 양산 준비에 나섰다. 일본의 파나소닉도 4680 원통형 배터리를 오는 4월부터 9월 생산을 목표로 개발을 준비 중에 있다. 이외에 중국 CATL, BYD, EVE에너지 등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전기차 시장은 대중화 이전 침체기인 캐즘(Chasm)의 시기와 고금리 및 경기침체 여파가 겹치면서 시장의 수요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 본격적인 전동화 전환을 위해서는 전기차 가격 인하가 절실하다. 업계에서는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위해서는 LFP 배터리의 기술 개발과과 함께 생산 표준화로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4680 원통형 배터리의 양산 기술 확보가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

2024-02-26 06:02 김태준 기자

[비바100] AI부터 자율주행까지…모빌리티 분야 700개사 참여

현대차그룹 슈퍼널이 공개한 차세대 AAM 기체 SA-2. (현대차그룹 제공)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24’가 최근 화려하게 막을 내린 가운데 올해는 인공지능(AI) 기술 적용 확대, 자율주행 분야의 속도 조절, 정보통신(IT) 업계 주도의 산업 경계 확장, 전동화에 대한 업계 노력 지속 등의 트렌드가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700개사가 참여해 ‘혁신 기술’을 놓고 경쟁에 나서면서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됐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최근 ‘모빌리티 산업 트렌드 - CES 2024 리뷰’를 통해 올해 CES는 업계의 장기적인 비전·사업 전략을 강조한 예년과 달리 최근 개발됐거나 근시일 내 출시가 임박한 실용 기술을 선보였다는 점이 과거와 다른 특징이라고 밝혔다.주관기관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올해 행사의 가장 큰 화두로 인공지능(AI)과 모빌리티를 꼽았으며 여러 전문기관에서도 전기차,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의 모빌리티 분야 신기술에 주목했다.특히 올해는 AI의 빠른 발전에 힘입은 대규모 언어 감지 모델(LLM)을 이용한 가상 비서(Assistant) 등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탑승객 건강 감지 솔루션과 같은 AI를 접목한 다양한 기술이 대거 공개됐다.현대차그룹의 제로원이 CES 2024에 마련한 부스. (현대차그룹 제공)모빌리티 분야는 CES 2020에서 공개됐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완전자율배송 등의 신기술이 올해도 봇물을 이뤘다. 실제 현대자동차그룹 7개사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목적기반차량(PBV), UAM 등의 신기술을 공개했다.현대차그룹은 CES 2023에서는 주요 계열사가 불참하는 등 규모를 축소한 바 있으나 CES 2024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7개사가 참여해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을 중심으로 전략 및 기술을 발표했다.100년 넘게 세계 자동차 산업을 이끌었으나 전동화 시대에 주춤하고 있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BMW, 일본의 혼다 등 완성차와 보쉬 등 부품사를 비롯해 모빌리티 생태계의 다양한 기업들이 올해는 최신 기술을 공개하고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으나 지엠, 포드 등 미국 ‘빅3’ 완성차 업계는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불참해 대조를 보였다.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라이즈 에어로 테크놀로지스, HT 플라잉카, 현대차그룹의 UAM 회사인 슈퍼널 등이 참가했으며, 해상 모빌리티 분야는 브런즈웍, 펜타 등이 참가했다.챗 GPT가 적용된 폭스바겐 골프. (폭스바겐 제공)HL만도가 HL클레무브와 협업해 개발한 자율주차 로봇 파키. (HL만도 제공)가장 눈길을 끈 건 AI을 활용한 인간-기계 간 의사소통(HMI) 및 사용자 경험 개선 시도가 본격화됐다는 점이다. 생성형 AI 기반 가상 비서를 이용한 차량의 기능 제어 및 운전자 보조와 함께 사용자 감정을 인지하고 경험을 개선하는 기술 등이 주류를 이뤘다.폭스바겐은 올해 2분기부터 생산되는 차량에 대해 ‘챗 GPT’ 기능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BMW는 아마존의 생성형 AI 기능을 이용한 소프트웨어(SW) 및 사용자 경험 개선 계획을 공개했다. 벤츠는 지능형 운전자 보조 기능인 ‘MBUX 버추얼 어시스턴트’를 선보였다. 스위스의 산업용 로봇 회사인 빈패스트는 AI 기반 자동 미러 조정 기술을 공개해 혁신상을 수상했다. 세계적 자동차 부품사 보쉬는 아마존의 알렉사 기능 기반의 가전제품 제어 및 정보 제공 기술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올해 CES의 또 다른 특징은 완전 자율주행보다는 제한적 범위에서의 자율주행과 연계해 운전자 및 탑승객을 보조하는 기능 등 단기 실현성 높은 기술 중심으로 기조가 바뀌었다는 점이다.실제 BMW는 발레오와 공동 개발 중인 자동 발렛 주차(AVP) 기능을 시연해 이목을 끌었고, 보쉬는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동 발렛 주차 및 자동 충전 기술을, 우리나라의 HL만도는 HL 클레무브와 협업해 개발한 자율주차 로봇 파키를 공개해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현대모비스는 차량 외부 및 지면에 메시지를 표시하는 기능인 익스테리어 라이팅을 공개했다.SDV는 빅테크, IT 기업의 모빌리티 분야 진출에 속도를 내게하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 외 글로벌 IT 기업은 SDV 기반이 되는 시스템 온 칩(SoC)을 공개하고, 빅테크 기업은 완성차·부품사와의 협업을 통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 및 생성형 AI 도입 등을 발표했다.하만이 선보인 익스플로어-레디 디스플레이. (하만 제공)벤츠의 최신 지능형 운전자 보조 기능이 적용된 실내. (메르세데스-벤츠 제공)인텔은 AI everywhere(일상화) 전략과 자동차 소프트웨어 회사인 실리콘 모빌리티 SAS 인수 계획을 발표하고 차량용 SoC 제품군을 공개했다. 퀄컴은 보쉬와 협업한 디지털 콕핏과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ADAS)을 지원하는 SoC 기반의 통합 플랫폼을 선보여 언론의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구글은 자사 지도와 실시간 배터리 정보 공유가 가능한 안드로이드 오토를 공개했고, 아마존은 알렉사에 대규모 언어 모델(LLM)를 도입한 생성형 AI 기능을 추가하고 BMW에 제공한다고 발표했다.LG그룹 등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들도 다양한 SW 기술을 소개하며 모빌리티 시장 선점에 나섰다. LG전자는 이동 상황 및 주행 목적 등에 따라 차량 내부 공간이 변화하는 개념인 알파블을 공개했다. 글로벌 자동차 유리업체 생고뱅 세큐리트와 협업해 개발한 차량의 전면 유리 또는 선루프에 적용가능한 투명 필름형 안테나도 올해 CES에서 선보인 신제품이다.LG전자와 마그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 ADAS 등 다양한 기능 영역을 하나의 SoC 중심으로 통합한 플랫폼을 소개하기도 했다. 마그나는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업체로 LG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사를 설립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이 밖에 LG디스플레이도 57인치 ‘P2P(Pillar-to-Pillar)‘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공개해 혁신상을 받았다.삼성전자의 하만은 차량 전면 정보제공용 디스플레이 등 최신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고, HL만도는 아마존웹서비스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한 MiCOSA를 공개하고 SW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혼다의 전기차 콘셉트카 살룬. (혼다 제공)혼다가 선보인 초소형 접이식 전기 스쿠터. (혼다 제공)전기차 후발 주자인 일본차 업체가 공개한 차세대 전기차 콘셉트 모델도 올해 CES에서 눈길을 끌었다. 전기차 분야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평가되는 일본 자동차 기업의 고민과 방향성을 읽을 수 있는 사례로 꼽힌다. 혼다는 세단형 살룬, MPV형 스페이스 허브 등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을 공개했고, 이번에 공개된 초소형 접이식 전기 스쿠터는 최고 혁신상을 수상해 저력을 과시했다.장기보다는 중단기적 관점에서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와 SW를 중심으로 선도적인 비전 전략을 제시하고 로봇, 목적기반차량(PBV), 수직이착륙기(eVTOL) 등 다양한 개념을 소개·전시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수소의 생산, 활용과 관련한 종합적인 비전·전략을 공개해 차량을 넘어 SW로 정의되는 모든 것(SDx)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다.기아의 PBV, 슈퍼널의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S-A2, 현대모비스의 모비온(인휠모터 탑재 차량), 포티투닷의 SDV 콘셉트 등 각 계열사에서도 다양한 콘셉트 모델을 발표했다.이외에도 보쉬는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 외에도 수소를 연소해 동력을 만드는 수소 엔진 개발 현황 및 올해 출시 계획 등을 공개했다.이동 수단의 전자기기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CES가 모빌리티 산업의 트렌드를 개괄하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이다. 완성차 및 부품기업, IT 기업들이 참여해 기술을 소개하고 브랜드를 구축하는 장으로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2024-02-05 06:52 천원기 기자

[비바100] AI폰 시대 개막… 인터넷 안돼도 AI 통역은 된다

(이미지=iStock)혁신(革新). 사물, 생각, 진행상황 및 서비스에 변화를 줘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가치를 제품, 생각 등에 더하는 행동이다. 기술적으로는 기존 제품을 개량하거나 신제품 개발에 있어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경쟁우위의 제품을 창출하는 기술적 진보를 의미한다.지난 몇 년간 스마트폰 업계에는 혁신이 없었다. 카메라, 모바일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 기존 성능을 강화하는 데 그쳤다. 스마트폰 구매에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닫아버린 이유다. 실제로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11억600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이런 와중에 등장한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는 스마트폰 업계를 뒤바꿀 게임체인저로 등극할 전망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진행된 ‘갤럭시 언팩 2024(Galaxy Unpacked 2024)’ 행사를 통해 신제품 갤럭시가 소개되자 해외 외신들은 호평을 쏟아냈으며, 행사 현장에서 성능 시현을 본 관람객들은 탄성과 박수 갈채를 이어갔다.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에서 찾아볼 수 없던 ‘혁신’이 신제품에 있었기 때문이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생성형 AI가 탑재된 최초의 스마트폰, 일명 AI폰이다.세계 최초 AI폰 갤럭시 S24 울트라.(사진=삼성전자)◇AI폰, 스마트폰과 뭐가 다를까?AI폰과 일반 스마트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온디바이스 AI(On Device AI)의 탑재 여부다.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 등 원격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챗GPT 등 생성형 AI가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작동하는 점과 대비된다.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비행기 내부나, 일부 지역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해외 여행 중 로밍을 하지 않아도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통역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기밀 유출 등 이슈로 생성형 AI를 사용하지 못하는 기업에서도 높은 활용도가 기대된다.삼성전자의 갤S24에는 갤럭시 AI가 탑재됐다. 갤럭시 AI는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AI 브랜드다. 갤S24에 최초 적용된 데 이어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S23 시리즈와 갤럭시 Z플립·폴드5, 갤럭시 탭9에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적용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약 1억대의 모바일 디바이스에 갤럭시 AI를 탑재할 계획이다.CNN은 “생성형 AI를 기기 자체에 내장함으로써 삼성전자는 (연산 처리의) 지연 시간을 줄이고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가 공개된 18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 마련된 S24 체험 행사장에서 AI 실시간 통역 기능을 체험해 보고 있는 시민들. 와이파이 연결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AI 실시간 통역 기능이 문제없이 작동하고 있다.(연합)◇갤럭시AI, 인터넷 없이 언어의 장벽을 허물다갤럭시 AI는 사용자에게 통화부터 메시지까지 언어의 장벽을 허무는 자유로운 의사 소통을 지원하고 완전히 새로워진 검색 경험을 제공한다.특히 ‘실시간 통역’ 기능이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기능은 서로 다른 언어로 소통하는 사용자간 전화 통화 시, 실시간으로 양방향 통역 서비스를 제공해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자유로운 의사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실시간 통역 서비스는 국내 통신사에서 먼저 선보인 바 있다. 통신사의 서비스와 갤럭시 AI의 차이점은 서버의 사용여부다. 이 통신사의 서비스는 통화 중 디바이스에 저장되는 음성 녹음을 실시간으로 서버로 전송해 번역한다. 스마트폰-서버-스마트폰이라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반면 삼성의 실시간 통역은 온디바이스 AI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서비스라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다. 3단계 과정을 거쳐야 하는 통신사 서비스와 달리 디바이스 하나만으로 통역이 가능하다.문자를 포함한 국내외 주요 모바일 메신저에서도 실시간 통역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다른 번역 앱의 도움없이 기본 탑재된 ‘삼성 키보드’를 사용하는 것만으로 통역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번역된 문장의 오타 또는 잘못된 표현도 고칠 수 있다.갤럭시 AI의 통역 서비스는 별도의 앱을 다운받을 필요가 없으며, 한국어를 비롯해 중국어(간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등 13개국 언어를 지원한다.통역 외 주요 기능으로는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가 있다. 이 기능은 웹 서핑, SNS, 유튜브 등 사용 중 검색이 필요할 경우, 사용자는 여러 개의 검색 앱을 오갈 필요없이 어느 화면에서나 동그라미를 그리기만 하면 쉽고 빠르게 검색을 시도하고 결과를 확인시켜 준다.이 외에도 △작성한 글을 요약 정리해 주는 ‘노트 어시스트’ △음성 녹음 스크립트 제공 및 요약 등 기능이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지원된다.삼성전자 신형 모바일 AP 엑시노스 2400.(사진=삼성전자)◇“AI 연산 속도 14배 향상”…AI폰 전용 반도체 탑재AI라는 소프트웨어를 구동시키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 해주는 강력한 하드웨어가 필수다. 이를 위해 갤럭시 S24 시리즈에는 삼성전자와 퀄컴의 프리미엄 모바일 AP가 탑재됐다.먼저 갤럭시 S24 울트라는 지난해 10월 공개된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가 들어간다. 스냅드래곤8 3세대는 퀄컴 모바일 플랫폼 최초로 생성형 AI를 감안해 설계됐다. AI폰에 특화된 칩인 셈이다.이 칩은 NPU(신경망처리장치)를 칩셋에 장착해 AI 연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올렸다. 또 장시간 디바이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전작 대비 20% 향상된 전력효율을 자랑한다.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30%,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은 25% 높아졌다.삼성전자의 신형 AP ‘엑시노스 2400’은 갤럭시 S24와 S24+에 탑재됐다. 엑시노스 2400은 전작인 엑시노스 2200 대비 AI 성능을 14.7배 대폭 향상시킨 AI폰 전용 칩이다. CPU 성능은 1.7배 올랐다. 엑시노스 시리즈의 약점으로 지목되던 GPU 성능도 향상됐다. 실제와 같은 비주얼 그래픽을 제공하는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 성능이 2.1배 오른 것이다. 신작 엑시노스에 AMD의 설계를 사용한 결과다.엑시노스는 앞서 갤럭시 S22 시리즈에서 발열 논란을 빚었다가 2년만에 다시 탑재됐다.노태문 삼성전자 MX부문장(사장)은 “1년 전부터 기획한 엑시노스 2400은 성능과 안정성 모두 파트너사와 함께 검증을 마쳤다”며 “충분한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2024-01-22 07:00 전화평 기자

[비바100] 접시 안테나 설치 없이 위성방송 즐기는 'DCS'

(사진제공=KT스카이라이프)2024년 현재 우리나라의 방송 환경은 매우 다양화됐다. 송신소를 통한 기존 지상파방송뿐 아니라 케이블을 활용한 유선방송, 인터넷망(IP망)을 이용하는 IPTV,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등이 있어 이용자는 자신의 생활환경에 맞춰 방송 서비스를 직접 선택하는 것이 가능해졌다.특히, 육지에서 떨어져 있는 섬이나 험한 산세, 도로망 부실 등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격오지, 바다 한가운데서 오랜 기간 활동하는 선박 등 지상파 및 유선방송을 들이기 어려운 곳에서는 ‘위성방송’을 많이 사용한다. 위성방송은 지구 위 정지궤도에 있는 인공위성을 이용하므로 관련 장비만 갖추면 언제 어디서나 방송 수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위성방송은 전송회선 상태에 따른 속도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전반적인 방송 화질도 매우 좋다. 재난이나 재해가 발생해도 다른 방송에 비해 받는 영향이 적다는 점 때문에 도시에서도 위성방송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국내에서는 KT스카이라이프가 유일하게 위성방송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2002년 3월부터 전파 송신을 시작한 KT스카이라이프는 우리나라 위성 ‘무궁화 6·7호’를 활용해 한반도 전역에 고품질 방송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다만, 위성방송은 태풍과 폭우, 폭설 등 악천후 때 신호가 끊기기 쉽고, 고주파 특유의 직진성으로 도심 내 건축물 등에 의한 난시청과 음영 지역이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베란다가 없는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 건물에는 위성 안테나 설치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이러한 위성방송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KT스카이라이프는 ‘DCS(Dish Convergence Solution)’를 개발했다. DCS는 접시 형태의 위성 안테나를 설치하지 않아도 IP망을 통해 방송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송출센터에서 쏘아 올려 무궁화 6·7호에 다녀온 위성방송 신호를 KT 국사에서 대형 안테나로 수신해 IP망을 통해 각 개소로 전송하면 IP망을 통해 방송 시청이 가능하다.해당 서비스는 음영 지역이나 궂은 날씨에 영향을 받는 위성방송의 태생적 한계를 개선하고, 베란다가 없어 안테나 설치가 불가한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 건물에도 위성방송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안정적인 서비스 품질 확보를 위해 KT스카이라이프는 KT 국사 내에 DCS 설비를 이중화로 구축했으며, 설계시공의 턴키 방식으로 신속하게 구축을 완료했다. 기상악화 등으로 KT 국사에서 DCS 서비스가 불가한 경우 백석센터와 연결된 비상회선을 활용해 서비스 송출을 재개하는 ‘IP ACO 백업’도 준비 중이다.KT스카이라이프는 DCS 서비스 가능 지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지난 2012년 5월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후 2016년 10월 수도권 전 지역으로, 2017년 1월에는 5대 광역시로 DCS 서비스 지역을 넓혔다.2021년 10월에는 경남 김해시를 시범지역으로 DCS 서비스를 개시했고, 오는 6월까지 △세종시 △창원시 △천안시 △전주시 △진주시 △여수시 △경주시 △경산시 등 8개의 중소 도시에 DCS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시설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기존 수도권 및 5대 광역시 외에 신규 8개 도시를 포함하면 전국 가구 수 기준 76.4%(총 1808만 가구)에 IP를 기반으로 한 다채로운 종합 플랫폼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DCS 서비스가 확대되면 집에 설치하는 안테나 구매 비용과 설치 인건비를 절약하고 사용하지 않는 폐안테나 처리 문제도 해결이 가능해 ESG 측면으로도 긍정적이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영업 현장에서 가입자를 모집할 때 ‘안테나를 설치해야 하나요?’라고 묻는 고객이 많다. 본인 건물이 아니거나 주상복합 또는 아파트 거주 고객 중에는 미관상의 이유로 안테나 설치를 꺼리는 고객도 많다. DCS는 이러한 고객 니즈를 충족하는 서비스”라며 “이번에 확대하는 8개 도시는 인구 밀집도와 DCS 시설 구축의 효율성, 개통/AS의 환경적 요소를 고려하고 유료방송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된 지역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이처럼 KT스카이라이프가 수신방식에 변화를 주는 데는 생존을 위해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위성방송 가입자 수는 290만 1812명을 기록, 점유율 7.98%에 그쳤다. IPTV의 공세와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국내 진출이 활발해 지면서 위성방송 가입자 수는 수년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KT스카이라이프는 이러한 위기 극복과 올드한 이미지를 벗고 단방향이었던 위성 플랫폼 한계 돌파를 위해 위성-IP 융합 플랫폼 시대로의 혁신에 나섰다. DCS 권역 확대와 같은 서비스 품질 향상을 비롯해 IP망을 활용한 ‘스마트 IP 백업 서비스’ 도입과 자체 VOD 스토어를 통한 콘텐츠 제공, 안드로이드 기반 개방형 플랫폼 출시, 스마트폰에서 보던 영상을 TV로 끊김없이 확장해 보는 캐스팅, 미러링 기능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KT스카이라이프는 66만인 IP 연결 가입자를 향후 100만 이상 확보해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2002년 출범 이후 국내 최초 HD(고화질)을 비롯해 위성-안드로이드TV 등 KT스카이라이프는 진화를 거듭해 왔다”며 “심화된 경쟁 환경 속에서 IP를 활용한 혁신으로 다시 한번 입지를 공고히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

2024-01-08 07:05 박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