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비바100] "아픈 청춘들과 20년 일자리 고민 나누며 미래의 희망 찾았죠"

오중석 노무사. (사진=이철준 기자)“청년과 함께 성장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굳은 믿음과 헌신으로 활동해왔습니다. 청년들의 꿈과 현실을 연결, 사회 경제적 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약 20년간 청년들을 위한 취업·창업 멘토링, 정보 공유, 인적 네트워크 형성 등의 활동을 벌여온 오중석 노무사(45)는 미래 세대를 위해 자신이 선보일 역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학 겸임교수, 국회의원 보좌관, 동대문구의원, 서울시의원 등 그동안 다양한 경력을 쌓으며 청년들을 돕는 ‘멘토’를 차처해왔다.2005년 8월 대학 졸업 후 청년 대상 일자리 고민에 대한 상담을 시작으로 창업 활성화, 정책 방향 제시 등 점차 범위를 넓혔다.경쟁이 심화되고 경기 불황, 정책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해 멘토로 나선 것으로 그는 노무사 자격을 취득, 현재 잡코리아 상무 등을 맡으며 자신의 역할을 공고히 하고 있다.오 노무사는 “청년 의욕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소통능력의 강화가 필요하다”며 “소통은 타인과 교감하고 협력하는 능력으로, 청년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자신의 꿈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역량”이라고 강조했다.이어 ”개인의 역량 강화는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임과 동시에, 사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며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는 등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일자리 기회 제공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청년성장조직 ‘청춘예찬’이 청년들을 대상으로 멘토링, 취·창업 정보 공유, 문화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오고 있다.(사진제공=청춘예찬)- 청년 ‘멘토’ 활동 다양화, ‘청춘예찬’ 등 커뮤니티 운영13년 전, 그는 서울 지역 청년 성장 조직 ‘청춘예찬’을 설립하며 청년 멘토링 시스템 구축을 통한 고민 상담 등을 진행해왔다.청춘예찬은 20~45세로 구성된 10여명의 간부진이 참여하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활용한 소통 활동을 선보이고 있다.오프라인 프로그램으로는 경제, 법률, 노무, 문화, 체육, 교육, 정치 등 각 분야에서 이뤄질 수 있는 재능 및 경험 공유 등을 위한 방향을 추진 중이다.오 노무사는 “‘청춘예찬’은 재미의 F(FUN), 청년들이 원하는 수요를 의미하는 N(NEEDS) 공유·재능 등 S(Sharing)를 결합한 ‘FNS’ 방식으로 선보이고 있다”며 “청년들이 원하는 수요를 반영한 프로그램, 청년들이 서로의 재능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현재까지 청년 수백명이 멘티로 참여했으며, 청춘예찬는 앞으로도 취·창업 등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한 소통 활동을 꾸준히 진행한다는 계획이다.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으로 그는 정부와 민간 영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시대 변화에 따라 국가 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을 정부가 마련, 민간 분야에서는 맞춤형 채용 플랫폼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가 청년들에게 제공되어 사회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층 미래 불안감, 일자리 창출 등 정부·민간 역할 중요“청년층은 경제 발전 과정에 누적된 모순으로 절박한 정책적 요구가 넘쳐나지만,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깊어 소통과 연대가 쉽지 않습니다. 우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법안을 제·개정하여 청년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래세대의 주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주어야 합니다.”오중석 노무사는 “민간 영역에서도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 힘써야 한다”면서 “AI(인공지능) 기반 맞춤형 채용 플랫폼 개발 등 청년들에게 새로운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고, 취업률 향상을 위한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정부가 선보여야 할 청년 대상 정책으로 경기 활성화와 산업 구조 개선을 통한 일자리 창출 촉진, 직업 교육 및 취업 지원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 청년 노동권 보호를 위한 노동 감독 및 노동법 개정 등을 꼽았다.특히 시대 변화에 따른 정책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그는 “직무 교육 강화, 취업 연계 강화, 청년 창업 지원과 세제 혜택 등의 공약과 지원이 필요하며 당장은 디딤돌 같은 역할은 할 수 있다”며 “다만 좀 더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4차산업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일자리뿐만 아니라 직업군과 생태에도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전망이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AI의 적극적인 연구 개발이 시급하다. 이는 국가의 역량 안보와도 직결되는 문제“라며 ”청년들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고,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무사·대학 겸임교수·국회의원 보좌진·시의원 등 활동 눈길2007년 제16기 공인노무사시험 합격 후 한 노무법인에서 2년간 일하며 실무를 익힌 그는 기업, 노동조합 등 자문을 통해 전문성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고 다양한 소통으로 문제 해결 능력 등 경험 쌓기에 집중했다.이를 바탕으로 청년, 지역주민,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노무상담, 취업컨설팅 등을 선보였고 대학 등 교육 현장에서는 인권 수업, 취업 특강, 기초노동법 강좌 등 지식 제공을 위한 활동도 이어갔다.오 노무사는 “청년 실업률이 높고,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청년들은 희망을 잃고, 도전과 성장 의욕을 잃는 것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경기 불황으로 인한 취업난과 맞물려 오랜 시간 누적된 경쟁의 압박과 불안으로 이른바 MZ세대(1980~2010년 출생자) 번아웃이 발생했다는 의견도 나온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미디어 환경, 조직 문화, 사회와 교육 환경, 심리적인 요인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청년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기대와 자부심, 꿈을 상실하고 무기력에 빠진 것으로 보여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소통은 단순히 말하고 듣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청년들이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소통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갖도록 교육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개인의 역량이 강화되면, 사회는 더 많은 잠재력을 가진 인재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청년들이 취업난, 창업 장벽 등으로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으나 소통 등을 통해 자신 역량을 강화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오 노무사는 조언하고 있다.그는 “청년들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불공정, 기득권의 횡포 등에 대해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한다. 세대와 계층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사회에 대한 신뢰와 자부심을 회복해야 하는데 성숙한 소통의 역량을 바탕으로 화합하여야 더 크게 성장할 한국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사진=이철준 기자)- 청년 ‘소통’ 강조… “스타트업 등 범위 넓힐 것”“앞으로도 노동, 인권 분야 전문성과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청년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청년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현장의 요구를 반영하여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힘쓸 것입니다.”청년들의 고민을 상담하고, 이들의 사회 활동 등을 돕기 위한 멘토링을 진행해온 오 노무사는 활동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이를 위해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청년 소통, 세대 간 소통이 이뤄지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오중석 노무사는 “후학 양성을 통해 소통, 멘토링 등이 이뤄져 저출산, 사회 진출 등 청년들의 어려움 해소를 돕는 역할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이어 “스타트업 등으로도 범위를 넓힐 예정”이라며 “세대 간 소통의 역할을 위한 방향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류용환 기자 fkxpfm@viva100.com

2024-03-11 07:00 류용환 기자

[비바100] 인터배터리로 본 업계 관심사 ‘셀투팩’…“싼데 멀리 나가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에 참가한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의 부스 전경.(사진=도수화 기자)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코엑스에서 진행된 ‘인터배터리 2024’의 화두 중 하나는 ‘셀투팩’(CTP·Cell To Pack)이었다. 인터배터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배터리산업 전시회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2곳인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과 삼성SDI는 사흘간 약 12만명이 다녀간 이번 행사에서 자사의 셀투팩 기술을 소개하는 모형을 각 전시관 중앙에 배치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 제거한 셀투팩(CTP)…업계 주목하는 이유전기차 배터리는 셀, 모듈, 팩의 단계로 구성된다. 셀투팩은 다수의 셀이 모듈을 이루고, 모듈이 패키지를 이루는 기존 배터리와 다르게 모듈을 생략하고 셀을 바로 팩에 조립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배터리 생산 과정을 간소화하고, 모듈이 차지하던 공간을 셀로 채우는 만큼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성능을 향상할 수 있다.현재까지는 주로 중국 업체들이 셀투팩 타입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은 지난 2022년 1회 충전 시 1000km를 주행하는 ‘기린 배터리’를 공개하며 2023년 양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기린 배터리는 셀투팩 기술을 적용한 배터리다. CATL은 이 배터리의 주행거리가 국내 배터리업체가 개발 중인 4680(지름 46㎜·높이 80㎜) 배터리보다 높다고 주장하기도 했다.CATL 외에도 중국 BYD는 KG모빌리티의 토레스 EVX 전기차에 셀투팩 기반 블레이드 배터리를 공급하는 등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블레이드 배터리는 단위 면적당 에너지 밀도를 20%가량 개선,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약점인 주행거리를 향상시켰다는 평가다.화재 안정성도 부각되고 있다. KG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부산의 한 도로를 달리던 토레스 EVX에 불이 옮겨붙는 화재 사고가 발생했지만, 차량에 탑재된 LFP 블레이드 배터리 상태는 문제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당시 회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LFP 블레이드 배터리는 셀투팩 공법으로 셀을 촘촘하게 적재하고 셀과 팩의 접합을 보강해 외부 충격에 강하다”고 설명했다.이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셀투팩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며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인터배터리 2024’에서도 이러한 의지를 반영하듯 LG엔솔은 파우치형 셀투팩 기술을 처음으로 선보였으며, 삼성SDI는 각형 셀투팩 기술을 소개했다.◇CEO도 자신하는 셀투팩 기술, “경쟁사보다 가볍고 멀리 가”LG에너지솔루션의 셀투팩(CTP) 기술을 탑재한 자동차 목업.(사진=도수화 기자)LG엔솔의 인터배터리 전시공간 중앙에 자리 잡은 자동차 목업(Mock-up, 실물모형)에는 셀투팩 기술을 적용한 배터리가 장착됐다. 회사 관계자는 “LG엔솔이 개발한 파우치형 셀투팩은 파우치 셀의 가벼운 무게 특성을 가져가면서도 팩 강성을 높이고 열 전이 방지 기술을 적용해 안정성을 강화했다”며 “팩을 구성하는 부품은 줄이고 공정을 단순화해 제조원가를 절감하고 가격 경쟁력도 높였다”고 설명했다. 중국 CATL 등은 주로 각형 배터리에 셀투팩 기술을 적용해왔지만 LG엔솔은 더 가볍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파우치팩 특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LG엔솔의 최고경영자(CEO)인 김동명 사장도 지난 6일 방문한 인터배터리에서 자사의 셀투팩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사장은 이날 전시회에서 본 제품 중 가장 인상 깊은 제품으로 자사 파우치형 셀투팩을 꼽으며 “경쟁사보다 가볍고 멀리 갈 수 있으면서, 비슷한 수준의 원가를 유지했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 완성차 업체와의 셀투팩 공급 계약에 관해서는 “많이 논의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면 공유하겠다”고 답했다.‘인터배터리 2024’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셀투팩(CTP) 기반 전기차 배터리팩 전시물.(사진=도수화 기자)삼성SDI는 인터배터리 부스 중앙에 셀투팩 기술을 내세운 전시 모형을 배치했다. 삼성SDI의 각형 기반 셀투팩은 부품 개수는 35% 이상 줄이고 무게는 20% 줄였다. 이를 통해 동일한 부피에서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비용 절감에 기여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온은 이번 인터배터리에서 셀투팩 기술 대신 진화한 급속충전 기술을 갖춘 어드밴스드 SF 배터리, 저온 성능을 개선한 ‘윈터 프로’ LFP 배터리 등을 소개했다. SK온은 이미 작년 인터배터리에서 셀투팩 관련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SK온은 배터리 셀에서 팩 전체로 화재가 번지지 않도록 열을 차단하는 ‘S-Pack(에스팩)’ 모형을 통해 셀투팩 기술을 공개했다. ◇중국의 맹추격…K-배터리, 경쟁력 확보에 ‘고삐’ (사진=게티이미지뱅크)이 같은 셀투팩 기술을 비롯, 국내 배터리업계는 중국의 기술 추격을 따돌릴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분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 판매된 글로벌(중국 제외) 전기차(EV·PHEV· HEV)에 탑재된 배터리 총 사용량 중 점유율 1위는 25.8%로 CATL이 차지했다. LG엔솔은 점유율 24.4%로 2위를 차지했으며 일본 파나소닉이 13.6%로 3위에 올랐다. 삼성SDI와 SK온은 각각 4위, 5위였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보면 LG엔솔이 비(非)중국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삼성SDI, SK온을 합한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 합계는 48.6%로 전년 대비 5.3%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가격 중심’으로 전환된 전기차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완성차업체들의 움직임에 따라 배터리 업체들도 경쟁력 있는 기술 개발에 고삐를 죌 수밖에 없게 됐다는 분석이다.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2024-03-11 06:45 도수화 기자

[비바100] 먹을 것 많은 메뉴판, 초보 사장님도 든든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창업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시기는 봄과 여름 사이다. 창업 희망자는 겨울이 지나면 3월부터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현재의 트렌드를 쫓아 인터넷을 검색하고, 창업박람회장도 방문하면서 본격적으로 업종을 물색하기 시작한다.이 시기에는 초보 창업자들이 많이 창업시장에 뛰어드는데, 그들은 대부분 프랜차이즈를 선호한다. 창업의 두려움을 가맹본부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초보 창업자들을 위해 올해 유망한 외식업 프랜차이즈를 소개한다.◇치킨과 피자를 한 번에 ‘피치타임’피치타임 파주 운정 해오름점. (사진=독자 제공)경기 호황기에는 몇 가지 메뉴만 취급하는 전문점도 어느 정도 매출을 유지할 수 있으나, 불황기에는 다양한 메뉴를 취급하는 융·복합 점포가 유리하다. 또한 시간이 갈수록 고객의 니즈가 세분화되고 있어 고객 맞춤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업종 간 융·복합화 하는 전략이 선호되고 있다.치킨피자 복합 전문점 ‘피치타임’은 작년 1월에 론칭한 브랜드다. 현재 가맹점 계약된 것을 포함하여 30여 개 점포가 있다. 피치타임의 론칭 목적은 장기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에서 고객에게는 가장 대중적인 메뉴 중 하나인 치킨과 피자를 ‘맛과 품질은 최고로, 가격은 국내 최저가’로 제공해, 소자본 창업자들에게는 그들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저렴한 창업비용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브랜드를 설계했다는 게 가맹본부측의 설명이다.피치타임의 창업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피치타임의 인기 요인은 ‘가성비에 가심비를 더해, 일코노미 시대에 요구되는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한 일대일 고객 맞춤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가맹점 창업자 각자의 사정에 맞게 일대일 맞춤 창업 상품으로 창업자 수요를 유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점포 창업뿐 아니라 업종전환 창업도 가능하다는 점도 피치타임의 창업 증가의 이유다.실제 경기도 파주시 운정신도시 다율교차로 인근 도로변에 위치한 피치타임 운정해오름점은 39.6㎡(약 12평) 규모의 소형 매장에서 일평균 매출 143만 원을 올리고 있다.이 곳 점주는 “치킨과 피자뿐 아니라 떡볶이, 스파게티 등 대중적인 수요를 가진 메뉴 군이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 고객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라며 “본사에서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도록 지원을 해줘서 큰 리스크가 없다고 생각하고 창업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매출이 높아서 현재 만족하고 있고, 올해 안에 점포 하나를 더 오픈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1·2차를 한 번에 해결하는 요리주점 이자카야야끼니꾸 소량 점포. (사진=독자 제공)이자카야 요리주점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신 음주문화로 선호되면서 성장하고 있다. 이자카야는 이미 국내에 정착된 업종이지만 최근에는 한일 간 관계 정상화 분위기를 타고 보다 차별화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1차와 2차를 한 번에 해결하는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 업종이 인기가 높다.일본식 숯불구이 이자카야 ‘야끼니꾸 소량’은 이자카야 분위기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컨셉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원래 ‘야키니쿠’는 한국의 고기구이 문화가 일본에 전파돼 일본에서 부르는 단어로, 일반적으로 식탁에서 즉석으로 고기를 구워먹는 요리 전반을 일컫는다. 아직 국내에서는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는 업종에 속해 잘만 운영하면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업종이다.야끼니꾸소량은 작은 화로에서 객단가가 높은 소고기를 직접 구워 먹을 수 있어서 점주의 마진율이 높은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가맹본부에 따르면 테이블당 객단가는 8만3000원이고, 이 중 식사류가 70%, 주류가 30% 차지하면서 균형적인 매출 구성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매출 구조는 점주의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성을 가져다 줄 수 있다.이 업종은 49㎡(약 15평) 정도면 창업 가능하고, 일본 동네에 있는 작고 소박한 분위기를 연출해도 충분히 운영 가능해 점주의 창업비용도 저렴한 편이다.시선 점포. (사진=독자 제공)이자카야 ‘시선’은 중대형 위주의 점포로 최근 가장 급성장하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매월 10개 정도 점포가 생길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현재 80여 개 점포로 늘었다. 시선은 1920년대의 일본 레트로펍인 재즈킷사의 엔틱한 분위기를 콘셉트로 삼은 브랜드다. 자체 제작한 고양이 캐릭터를 브랜드의 마스코트로 내세워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주점을 완성했다는 게 가맹본부측 설명이다.시선은 외관부터 트렌디한 일본 현지 분위기를 연출했고, 인테리어 역시 일본식으로 차별화 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컨셉은 특히 젊은 층으로부터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메뉴 역시 높은 퀄리티 음식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제공해 고객 만족도와 재방문율이 높다는 게 가맹본부의 설명이다. 사시미, 구이, 꼬치, 튀김, 탕류, 오코노미야끼, 육회, 해물, 숙회, 파스타 등 다양한 메뉴로 1차와 2차를 한 번에 해결하기에 안성맞춤이고 메뉴의 맛과 품질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특히 본사에서 광고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실시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어서 올해 유망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이 업종은 입점 점포의 주변 상권이 커야 하고, 창업비용이 많이 드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주변에 경쟁 점포가 금방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유망한 업종을 고를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반짝 유행하는 업종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창업 후 최소한 3년간은 쇠퇴기에 접어들지 않는 업종을 선택해야 하고, 도입기에서 성장기로 넘어가는 업종을 고르는 것이 가장 좋다. 물론 창업 초보자가 그러한 업종을 선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결론적으로 믿을 만한 가맹본부가 론칭한 브랜드로 가맹점 창업 후 교육과 관리 및 지원 정책이 시스템으로 정비돼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간혹 가맹점 창업비용이 매우 저렴하다는 점을 내세워 가맹점을 모집한 후 메뉴 개발 능력이나 창업교육 및 관리 능력이 안 돼서 사라지는 본사도 많다는 점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2024-03-06 07:00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비바100] "금융AI 전국민 일상화… 생태계 키우는 역할할 것"

오순영 KB금융지주 금융AI센터장은 "금융에서의 AI 규제나 데이터 활용에서 좀 더 유연한 정책들이 만들어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서비스에 AI를 활용할 수 있고, 금융 AI 분야도 빠르게 성장할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철준 기자)금융과 인공지능(AI)이 만나서 펼쳐나가는 미래 금융산업은 어떤 모습일까. 무엇보다 안정성을 생명으로 삼는 금융에 AI는 어떤 영역에서 어느 정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지 궁금하던 차에 우리나라 리딩뱅크 KB국민은행의 금융AI센터를 방문했다. 오순영 KB금융지주 금융AI센터장.  1977년생인 그의 정식 직책은 KB국민은행 금융AI센터장으로 KB금융그룹 금융AI센터장을 겸직하고 있다.  혁신적인 AI 기술을 금융 분야에 효과적으로 활용해 고객 서비스의 품질 향상과 내부통제 강화를 모색하는 현장의 실무 책임자라고 볼 수 있다. 이외에 공개하기 어려운 정부 및 학회, 직능단체의 위원회 등에서 전문가로서 활동중이다. 오순영 KB금융지주 금융AI센터장. (사진=이철준 기자)◇ “금융AI 존재 이유, 현업과 고객에게 있어”“금융AI센터는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최신 AI 기술을 KB금융 내에서 가장 먼저 검토하고 활용성을 살펴보는 선행기술 조직입니다.” 생성형 AI인 챗GPT가 처음 나왔을 때에도 가장 먼저 확인해서 경영진에게 이 기술이 무엇이고, 조직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보고하기 위해 머리를 싸맸다는 오 센터장.“금융분야는 문서가 많고 복잡하며 고객들의 데이터도 서류를 기반으로 된 게 많은데, OCR(광학문자인식) 기술로 이미지에서 텍스트를 추출하고 의미를 파악하는 AI 기술을 개발해 대고객 및 대직원용 서비스에도 활용하고 있다. 금융 특화된 용어를 잘 아는 언어모델을 내부에서 보유하는 것이 경쟁력이 되겠다고 판단해 내재화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AI 기술을 단순히 도입하고 내재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현업에서 비즈니스에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내부에 확산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오 센터장은 센터의 존재 이유를 현업과 고객에게서 찾는다. “기술이란 활용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AI 기술도 활용을 위해서는 현업 비즈니스팀들에 대한 이해와 협조, 협력이 절실하기 때문에 센터 구성원들에게도 금융AI센터의 존재 이유는 현업의 니즈와 고객에게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금융권 화두인 내부통제 강화 문제도 AI를 통해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내부통제시스템에서의 AI 역할은 결국 사람보다 좀 더 빠르고 신속하게 문제사항을 탐지함으로써 금융사고를 조기에 탐지하고 최소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오순영 KB금융지주 금융AI센터장이 지난 2월 27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통해 금융AI 생태계 조성과 전 국민의 AI일상화를 목표로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철준 기자)◇ “대면·비대면 채널서 AI 활용방안 적극 모색”AI 시대에 은행원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오 센터장은 AI 시대라고 해서 은행원 역할이 크게 변화하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은행원들이 고객을 위해 다양한 배경지식과 자료, 콘텐츠들을 AI를 통해 좀 더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고, 이는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내부 직원(은행원)을 위해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와 대고객서비스를 위해 AI를 활용해서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원할 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개인 고객 맞춤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것인지 고민을 하고 있다. 대면채널과 비대면채널 모두 AI 활용방안들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금융은 고객의 자산을 다루기에 사회 전반적인 영향력이 크다. 그래서 오 센터장은 AI 기술이 온전히 고객만을 위해 고민되어야 한다고 본다. 최신 AI 기술을 도입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처음 도입을 검토했을 때의 목적에 맞게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AI 기술은 도입보다 실제 운영하면서 지속가능성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도입하려는 AI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당 기술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금융업무에 도입이 되어야 한다. AI 기술의 성능은 해당 AI 기술에 반영된 데이터 품질에서도 많이 좌우된다. 공정성과 신뢰성, 윤리성이 필수적이다. 편향성이나 편견이 있어서는 안 되므로 데이터 거버넌스에 대한 고민도 필수적이다. 사실상 이런 모든 것들을 통 들어서 AI 거버넌스라고 부르는데 금융권에서의 AI 거버넌스는 특히 중요한 아젠다이다”◇ “목표는 AI 기술을 현실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것”그는 금융권이 함께 성장하려면 AI 활용차원에서 경쟁구도가 아니라 판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규제 등 현안을 해결하려는 노력에 금융사들이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성형 AI에 대해 금융권의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자산을 관리하는 고객을 챙기는 부분에서 많은 것을 생성형 AI가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시기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야 한다. 지금은 조금씩 시도를 해보는 단계인 것 같다. 직접적으로 고객에게 컨설팅을 해주기에는 아직 보유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고, 규제가 해소되어야 하는 문제도 있다. 당장은 고객이 보기 쉽도록 금융리포트를 요약해서 보내주거나 궁금해 하는 부분을 좀 더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금융은 특히 개인정보보호 등 규제 요소가 많은데 금융의 발전을 위해서든 국민들의 서비스를 위해서든 법규와 규제들을 잘 살펴봐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만약에 용도가 실제 서비스가 아니고 테스트나 연구를 위한 목적이라면 그런 부분에서는 규제를 좀 풀어줘도 된다고 본다. (용도에 구분 없이) 너무 하나로 묶어 (규제해)버리면 그 안에 중요한 정보가 아닌 것도 함께 묶여서 못 쓰는 일이 생긴다”오 센터장의 올해 목표는 AI 기술을 현실적인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것이다. “생성형 AI 기술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이 계속 나오고 있다. 올해는 작게라도 뭔가 적용이 되서 비용이든 고객 측면이든 어떤 형태로든 효과가 나는 게 중요한 의제인 것 같다. 양적으로 많이 보다는 적용을 해봤더니 질적으로 좋다는 게 보여야 한다. 이걸 적용하면 얼마나 시간을 아껴줄 수 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좀 더 다른 일을 할 수 있을 것인지는 계산을 해보면 나오지만 실제로도 그런지를 봐야 한다. AI 기술의 효과를 현업 파트나 비즈니스 차원에서 좀 더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오순영 KB금융지주 금융AI센터장. (사진=이철준 기자)◇ “금융AI 생태계 키우는 역할 할 것”AI 기술 적용과 확산의 최전선에 있는 오 센터장은 미래세대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을지 궁금했다. 오 센터장은 이에 “알파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들고 태어난 디지털 네이티브다. 과거에 우리가 해왔던 투자나 자산관리 방식과 이 세대의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다양한 것을 추구하고 디지털을 좋아한다. 앞으로 큰 손이 될 아이들이고, 이제 막 소비를 시작한 이들이 그 어렵다는 금융 리터러시를 극복하고 어떻게 우리에게 올 수 있을지가 숙제다. AI 기술을 활용하는 차원에서는 비즈니스 조직에서 어프로치 하는 방법과는 다르다. 고민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워낙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한 곳에 정착하지 않는 세대이고 잡아둘 수가 없다. 그 특성을 잘 파악해서 새로운 고객으로 우리가 데려와야 한다는 생각이다.”이쯤 되니 오 센터장은 늘 일에 대해 고민하고 일에 파묻혀 사는 워커홀릭처럼 보였다. 하지만 본인은 고개를 저었다. “노는 걸 좋아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일이 제일 재밌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덕업일치(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인데, 새로운 게 나오면 찾아보고 생각하고 의견을 내고, ‘이건 이럴 것이다’라고 말하는 걸 좋아한다”그가 꿈꾸는 5년 뒤 모습은 무엇일까. “AI나 기술 분야에서 금융은 제도나 모든 것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 분야에서 뭔가 괜찮은 성과를 내보고 싶다. 해외에는 금융의 AI는 이런 것이라는 사례가 많은데 국내에서도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오 센터장은 금융 분야가 AI 활용에 대한 적극적인 도입 의지나 관심은 높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금융 관련 규제나 금융 자체가 가진 신뢰성과 안정성 등의 특성이 금융에 AI를 활용하는데 일종의 허들이 되어왔다고 본다. “금융에서의 AI 규제나 데이터 활용에서 좀 더 유연한 정책들이 만들어진다면 금융 분야는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서비스에 AI를 활용할 수 있고, 금융 AI 분야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금융은 대다수 국민들에게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분야이지만, 어떻게 보면 꼭 가까이 두고 알아야 하는 분야이기도 하다.”오 센터장이 기대하고 추구하는 비전의 하나는 국내 금융 AI의 생태계를 키울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전 국민의 AI 일상화다.◇ 오순영 금융AI센터장은오순영 센터장은 1977년생으로 서울여대 컴퓨터학과를 졸업한 후 2004년 한글과컴퓨터에 입사해 15년 후인 2019년 첫 여성 최고기술책임자(CTO·전무)에 올랐다. 한컴그룹 AI 신사업 개발을 총괄했으며, 한컴그룹 AI 부문 계열사 CTO를 역임하고 AI 관련 계열사 두 곳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지난 2022년 러브콜을 받고 KB금융에 몸 담은 이래 혁신적인 AI 기술을 금융권에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9년 제5회 중견기업인의 날 대통령 표창, 2021년 제22회 소프트웨어 산업인의 날 과기부장관 표창 등을 수상했다.대담=명재곤 금융증권부장정리=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2024-03-05 07:00 김수환 기자

[비바100]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 육성…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높인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 전경(사진제공=현대차그룹)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신사업 추진 동력 창출을 위해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임직원들을 지원해 기업 경쟁력 제고를 모색한다는 의도다. 현대차·기아 영역별 스타트업 투자 금액 (2017~2023년) 자료: 현대자동차그룹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2000년부터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벤처플라자’를 운영해왔다. 2021년부터는 프로그램 명칭을 ‘제로원 컴퍼니빌더’로 바꾸고 기존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으로 운영해오던 ‘제로원’ 브랜드와 통합해 자동차 위주에서 다양한 분야로 사업 선발 범위를 넓혔다.현대차그룹은 ‘제로원 컴퍼니빌더’ 지원을 위해 아이디어를 공모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서류, 인터뷰, 워크숍, 발표 순으로 심사를 진행하고 선발된 업체에게 1년간의 제품·서비스 개발 및 사업화 기회와 함께 최대 3억원의 개발비용을 지원한다.1년 후에는 사업성, 재무계획, 창업 의지 등을 심의하고 분사 또는 사내사업화 여부를 결정한다. 아울러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는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분사 후 3년까지 재입사 기회를 제공한다.현대차그룹은 사내 스타트업 분사 후에도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당사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인 제로원을 통해 사업 개발 및 확장, 운용 자금 마련, 해외 진출 등을 지원한다.현대차그룹은 이 제도를 통해 그동안 총 76개 팀을 선발 및 육성했고 현재까지 33개 스타트업이 독립 분사했다고 설명했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 활동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임직원들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굴 및 사업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모빈, 자율주행 배송 로봇… ‘언제든, 어디든지 찾아간다’현대자동차그룹의 ‘유연한 바퀴를 이용한 장애물 극복 모빌리티’ 개발 아이디어가 배송 로봇 전문 기업 ‘모빈(Mobinn)’을 탄생시켰다. 모빈은 현대자동차그룹 사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분사에 성공한 ‘라스트마일 배송 로봇’ 전문 기업이다. 모빈의 핵심 사업 분야는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으로, 올해 실증이 아닌 실제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모빈 관계자가 배송 로봇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사진제공=현대차그룹)모빈의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이 계단을 오르고 있다.(사진제공=모빈)라스트마일은 유통산업에서 주문한 물품이 소비자에게 배송되는 마지막 단계를 의미하는 용어다. 라스트마일 배송 로봇은 소비자가 위치한 장소까지 배달하는데 있어 어떠한 지형지물 등의 제약을 극복해야 한다. 평지의 식당에서 서빙을 담당하는 로봇과는 차원이 다르다. 모빈의 배송 로봇은 특수 고무바퀴를 적용해 계단과 요철 등 장애물을 극복하기 용이하다. 특히 모빈의 배송 로봇은 계단을 부드럽게 오르내리는 능력과 적재함의 음식이나 물건이 뒤엉키지 않도록 수평을 유지한다.모빈은 야간의 배달 비율이 전체의 약 76%를 차지하는데 주목했다. 카메라 등을 장착해 주·야간 모든 시간대에서 위치를 추정하고 공간을 파악해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모빈은 야간에도 주행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순찰로봇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또한, 모빈의 로봇의 효율성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배송 로봇이 확산될 경우 인건비 감소를 통해 ‘저렴한 배달비’가 가능해진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배달비가 5000원 이상으로 치솟는 상황에서 배달 로봇 보급이 확대된다면, 배달비 감소로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음식점, 카페, 편의점 등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가 가능하다.최진 모빈 대표는 “모든 장소에서 배송 로봇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제한 된 장소이면서도 배달수요가 충분한 곳에서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실증을 넘어선 실제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라고 설명했다.◇피트인, 배터리 교체형 구독서비스…‘전기택시 보급 앞장선다’현대자동차그룹과 동일하게 대한민국의 친환경차 보급에 집중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지난해 현대차그룹에서 분사한 ‘피트인’이다. ‘피트인’은 택시, 택배회사 등 영업용 전기차를 대상으로 배터리 교체 기술과 ‘배터리 리퍼비시(재제조 배터리)’를 활용한 ‘배터리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오는 4월에는 경기도 안양시에 국내 최초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인 ‘피트인 스테이션 안양’ 준공을 앞두고 있다.‘피트인 스테이션 안양’의 조감도.(사진제공=피트인)‘피트인 스테이션 안양’의 조감도.(사진제공=피트인)피트인은 영업용 전기차를 운행 및 운영하는 운수사업자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 교체형 구독서비스 △영업용 전기차 배터리 케어서비스 △영업용 전기차의 멤버십 충전서비스 출시를 준비해왔다. 이를 통해 운수사업자의 전기차에 대한 고민해결과 배터리 순환자원경제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국내 영업용 전기차 시장은 정부의 영업용 차량의 전기차 전환 의지와 완성차업체의 연이은 전기차 출시로 영업용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법인 운수사업자는 전기차 전환에 소극적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된 전기택시 1만2552대 중 1만423대(83.0%)가 개인택시다. 법인택시는 2129대에 불과하다.운수사업자가 영업용 차량으로 전기차를 꺼리는 이유는 수익성이다. 영업용 전기차는 빈번한 충전으로 인해 배터리 노후화와 사고로 인해 파손될 경우 고가의 배터리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영업용 전기차를 위한 충전인프라 구축과 충전시간으로 인한 영업 손실도 전기차 운영을 꺼리는 이유다.피트인은 운수사업자의 영업용 전기차 운영에 대한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리퍼비시 배터리구독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긴 주행거리와 운행시간으로 전기차의 배터리 성능이 저하됐을 때 신품성능과 유사한 재제조 배터리를 추가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운수사업자는 영업용 전기차를 더 오래 운행할 수 있다. 1대의 영업용 전기차가 2개의 배터리를 사용할 경우 전기차 수명과 주행거리는 2배 늘어난다. 이를 위해 피트인은 15분 이내 100% 충전된 재제조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피트인의 배터리 교체 기술은 사람과 로봇 그리고 자동화 설비가 협업해 교체하는 방식이다. 피트인의 배터리 교체는 하부에 배터리가 위치한 전기차는 모두 가능하며, 구조변경이 필요 없어 향후 품질 문제에서 자유롭다.김세권 피트인 대표는 “본격적인 전동화 전환을 앞두고 택시와 택배, 물류 화물차 등 운수사업자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솔루션 개발에 몰두해왔다”라면서 “공유 경제 개념의 피트인 BaaS 사업을 통해 운수사업자들의 고충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

2024-03-04 07:00 김태준 기자

[비바100] 강남 다음은 어디...100년 후에도 살아남을 도시는

도시인문학자 김시덕 박사“강남은 한국이 망하지 않는 한 영원할 것입니다. 70년대 정부가 버리면서 민간의 힘으로 큰 곳이죠. 이런 강남을 대체할 곳은 한국에선 더 이상 없을 것으로 봅니다. 경로 의존성 문제도 있는데, 한번 만들어진 경로를 바꿀 수 없다는 논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 아성을 무너트릴 수 없단 얘기죠.”지난 2월 초, 도시 문헌학자이자 도시답사가인 김시덕(49) 박사와 함께 역삼역 길을 잠시 걸을 때였다. ‘이 길이 왜 언덕인지, 저 골목길은 왜 좁은지, 스타벅스는 왜 여기에 위치해 있고 빌딩들 사이로 왜 모텔들이 있는지, 거리 간판 모양, 버스 정류소 위치, 화단까지...’ 길을 걸으면서 평소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짚어내는 그의 모습에 역삼역 언덕 길이 새롭게 느껴졌다.김시덕 박사는 도시를 답사할 때 한 곳에만 중점을 두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 지역을 총체적으로 바라보고 왜 그럴까 하나하나 생각하고 분석한다. 남들이 생각하지 않은 도시의 흔적까지 찾아내 기록에 담고 있다. 물론 도시를 관찰하며 ‘왜 그럴까’ 생각에 대한 정답은 없다고 말한다. 다만 자신만의 노하우로 가설을 세워 답을 찾아 낸다. 하나하나 생각하고 그 생각에 대해 끝까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라고 소개했다.김 박사는 오랜 시간 도시의 개발 역사와 현재를 탐구하고 예측하는 도시 문헌학자이다. 그런 그가 도시를 답사한지 올해로 30년째가 됐다. 동네 인근부터 지방까지 최소 일주일에 3번 이상은 답사를 다니며 전국 곳곳의 모습을 사진과 구글 문서에 기록하고 있다. 약속이 있는 날에도 몇시간 전에 약속 장소에 가서 그 지역을 돌아볼 정도다.“저는 늘 걷습니다. 그래서 등산화를 즐겨 신고 있죠. 언제든지 산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인데, 일반적인 부동산 임장과 다릅니다. 갑자기 논길을 걷기도 하고, 산길을 걸을 때도 있습니다. 지난해는 익산 논길 걷다 대상포진에 걸리기도 했죠. 겨울엔 가시에 찔리는 일은 기본이예요. 1994년 대학시절부터 답사를 취미로 시작해 올해 30년 됐죠. 답사를 취미로 시작해서 그런지 여전히 힘들다는 생각은 안듭니다.”그렇게 답사하면서 발견한 것들을 책과 SNS를 통해 전해왔다. 처음부터 부동산 투자 관점을 도입시켜 답사 내용을 전하지는 않았다. 그는 여러나라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전쟁을 해왔는지 연구하는 차원에서 답사를 해왔다. 고려대 일어일문학과 학사·석사과정을 마치고 일본 국립 문헌학연구소인 국문학연구자료관(총합연구대학원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고려대 일본연구센터 HK연구교수와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HK교수를 역임했던 그는 오로지 학자의 관점에서만 답사를 해 왔던 것이다.도시인문학자 김시덕 박사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의 답사 내용을 부동산 업계에서 주목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임장’을 할때 많이 활용하게 되면서 “어디가 살기 좋은가”라는 관점에서 지역을 봐주길 바라는 사람들의 요구가 이어졌다. 인문학자인 그가 부동산 투자 관점을 도입시켜 답사를 기록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어디에 살(live) 것인가’, ‘어디를 살(buy) 것인가’ 관점에서 경제, 인문학,지정학, 정치를 넘나드는 다각적인 통찰로 한국 도시의 미래를 예측하기 시작했다.◇ 강남은 영원하다그런 김 박사가 최근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강남 다음에 어디가 뜰지”이다. 그 질문에 대해 그의 생각은 강남을 대체할 만한 곳이 없을 것이라고 답한다.“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당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세종시와 공주시에 걸쳐 만들어졌을 행정수도가 새로운 강남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가 사망한 뒤로 그 가능성은 사라졌습니다. 새로운 강남을 만들만한 정치적 역량을 가진 집단은 한국에 더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죠. 세종시는 강남을 대체하지 못할 것이고, 강남은 한국이 망하지 않는 한 영원할 겁니다.”그는 오늘의 강남이 있기까지 대한민국의 국제 정세와 역사, 그리고 과정들을 설명했다. 서울시가 1970년에 출판한 ‘서울도시 기본계획 조정수립’에서 지하철 계획도를 한 사례로 꼽으면서, 당시 개발이 막 시작된 영동 지역, 오늘날의 강남 지역에는 지하철 노선 계획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출발한 강남이 오늘날 한국의 중심 도시가 됐다는 것이다.“정부와 지자체가 무관심했기 때문에, 철저히 민간의 힘으로 여기까지 성장했다고 할 수도 있죠. 특히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 중 하나인 송파구 잠실지구는 택지개발로 건설된 아파트단지, 수변 공간, 복합쇼핑몰의 세 가지 요소가 결합해 탄생한 강남적 삶의 양식의 대표적인 곳이죠. 지금의 한국 신도시의 표준 모델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김 박사는 강남의 미래를 보여주는 주요 사업으로 서울국제교류복합지구의 일환인 영동대로 복합개발과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경부고속도로 강남 구간을 지하화하고 지상 구간을 공원화하는 서울 리니어 파크 계획 등을 꼽았다. 영동대로 복합개발 사업은 서울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의 핵심을 이루면서, 대서울권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 강남 3구 집값은 이미 현재 천문학적인 가격이 형성돼 있다. 김 박사는 강남과의 집값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하지만 김 박사는 강남이 주거 지역으로는 최고의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살기보단 사기 좋은 곳이라고 평가했다.“지난 여름 역삼역은 물에 안잠기고 강남역은 왜 잠긴 것일까요. 이는 정치적인 게 아니라 지형적인 이유 때문이죠. 사람들이 강남이라 괜찮겠지 방심하다 물 난리가 났던 것이죠. 강남이 언덕 지역인걸 조금만 걸어보면 아는데, 뭘 뜻하는지 생각은 안한 것이죠. 예전 부촌이 대부분 언덕에 있었던 것도 그런 재난적 이유 때문이었는데 말이죠.”그는 100여 년전 ‘을축년 대홍수’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수해가 발생한 뒤에 조선 총독부가 작성한 자료엔 ‘한강하류부 범람구여도’라는 지도가 실려 있다고 설명한다. 그 지도엔 강남 대부분의 지역이 침수돼 있다는 것이다. 100년이 지난 지금도 치수 기술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상습 침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곳들이 많다며, 특히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주변을 꼽았다. “우면산이 자리한 강남은 원래 사람이 많이 살기 어려운 지대였죠. 여기에 도시의 모습을 갖춰놓은 게 지금의 강남이다보니 그간 마련한 치수시설만으로는 때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해가 발생하기도 하죠. 한마디로 재난지역인 셈이죠.”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살기 좋은 도시는 어디일까. “사실 개인 성향에 맞춰 살 곳 들을 찾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강을 좋아해서 경기도 파주 등에 살고 싶습니다. 하지만 산을 좋아하고 서울에 살고 싶은 사람이면 도봉구나 강북구가 잘 맞겠죠.”무엇보다 집을 보는 관점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명 부동산 초급자들은 집을 볼 때 경제적 가치인 집 값만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하자 아파트가 생기고 하는 것이지요. 그것 말고도 볼것이 꽤 많습니다. 연약 지반인지 집을 어떻게 지었는지 등 참고해야 할게 많다는 얘기죠. 부동산 좀 안다는 중급자들은 땅의 내력을 보기 시작하죠.”◇ 한국 도시의 미래가 궁금하다인구 감소와 극심한 지방 소멸 위기, 양극화 돼가는 부동산, 러·우 전쟁 등의 불안정한 국제 정세까지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도시의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더욱 어렵다.하지만 김 박사는 올해 그의 30년 된 답사 노하우를 과감하게 담아 ‘한국 도시의 미래’를 예측하는 서적을 펴냈다. “강남에서 땅끝마을까지 직접 답사한 143개 지역의 미래를 100여 년 부동산 역사와 330여 장의 사진으로 담아냈죠. ”그가 책에 담은 앞으로의 한국 도시는 3대 메가시티와 6개의 소권역으로 집중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3대 메가시티는 대서울권, 중부권 그리고 동남권이다. 대서울권은 서울을 중심으로 인천, 경기도, 그리고 충청남북도와 강원도 일부를 포괄한다. 동남권은 해안을 따라 포항·울산·부산·창원·거제·사천·진주·하동·여수·순천·광양이며, 중부권은 세종과 대전, 청주 등이다. 나머지 소권역은 독립적인 산업벨트를 구성하고 있는 대구나 광주 등이다. 그리고 현재 새로 떠오르고 있는 개발 지역과 양양, 군산 등 관광지로만 소비되고 있는 지역들의 특색과 가능성, SOC 사업과 전철 착공에 따라 좌우될 지역의 미래,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 등 다양한 관점으로 분석해 놨다.도시문헌학자이자 도시답사가인 김시덕 박사가 부동산을 보는 관점을 한마디로 ‘범상치 않다’고 표현해야 할까. 100여 년전 문헌자료부터 박정희 전 대통령 당시 도시 기본 계획까지 인문학적 눈으로 도시의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를 분석하는 그의 시도에 업계가 주목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

2024-03-04 07:00 채현주 기자

[비바100] 우리 가게 올려? 말아?… 전국 외식메뉴 가격 비교해보니

최근 각종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 인상을 고민하는 외식업 점주들이 늘고 있다. 원가 상승으로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상황에서 음식 가격을 올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자칫 나만 가격을 올렸다가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음식값을 올려야 할지 말지 고민하는 외식업 점주들을 위해 배달앱 요기요와 함께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서 제공하는 외식비 데이터를 통해 2021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3년간 상·하반기 평균 음식값 변화를 지역별로 정리해봤다.참가격 데이터에 나온 음식 중에서도 ‘1인분’의 양과 재료를 예상할 수 있는 6가지 음식인 냉면, 삼계탕, 짜장면, 칼국수 (1인분 가격), 삼겹살(200g 환산 가격), 김밥(1줄 가격)을 대표 메뉴로 뽑았다.2023년 하반기 기준 6개 대표메뉴의 전국 평균 가격은 삼겹살이 1만6702원으로 가장 비쌌고, 이어 삼계탕(1만5810원), 냉면(9870원), 칼국수(8181원), 짜장면(6490원), 김밥(3046원) 순이었다.지난 3년간 가장 많이 음식값이 오른 건 울산광역시의 김밥(35.6%↑)이었으며, 가장 조금 오른 건 부산광역시의 삼겹살(9.3%↑)이었다. 또 6개 대표 메뉴의 가격인상률이 가장 큰 곳은 대전(24.4%↑)이었고, 인상률이 가장 작은 곳은 전라남도(18.1%↑) 였다.서울은 냉면, 삼계탕, 짜장면, 삼겹살 등 대부분 음식 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비싼 지역이다. 그 중에서도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음식은 짜장면이었다. 2021년 대비 지난해 가격이 31% 올라서 7031원을 기록했다.경기도에서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음식은 김밥이다. 2021년 상반기 대비 27.5% 비싸졌다. 경기도의 삼겹살 가격은 2022년 하반기까지 급하게 오르다가 2023년에는 인상폭이 줄어든 모습을 보이는데 다른 지역들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볼 수 있다. 인천에서 6가지 대표메뉴 가격은 평균 18.6% 올랐다. 눈에 띄는 메뉴 없이 고르게 가격이 오르는 모습인데, 음식값이 비싼 지역 순위를 매겨보면 인천이 ‘중간 가격’에 가장 가까웠다.대전은 6가지 메뉴 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곳이었다. 3년새 평균 24.4% 상승했다. 특히 칼국수 가격이 평균 6000원에서 8021원으로 33.7%, 냉면이 8267원에서 1만 500원으로 28% 올랐다.충청남도와 충청북도의 음식가격은 다르지만 물가는 비슷한 수준으로 올랐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과 다르게 충청북도는 매년 삼계탕 가격이 삼겹살 가격과 비슷하거나 비싸지며 경쟁하고 있다. 또 충북은 삼겹살과 삼계탕 가격 모두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 지역이고 두 음식 모두 가격 인상률이 크지 않았다.충북처럼 강원도에서도 삼계탕 가격이 삼겹살 가격을 앞지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삼겹살 가격이 23%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강원도는 2023년 기준 전국에서 충북, 광주에 이어 세 번째로 삼겹살 가격이 저렴한 지역이었다. 충북과 강원 외에 부산과 전북에서도 삼계탕 가격이 삼겹살 가격을 상회했다.또 충북에서는 짜장면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는데, 2023년 기준 6722원 수준으로 2021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29% 올랐다.경상남도의 경우 삼겹살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2021년 대비 2023년 하반기에 21.8% 올라 200g에 1만7696원을 기록했다. 경남은 서울, 대전에 이어서 삼겹살이 세 번째로 비싼 지역이다.또 경상북도와 경상남도에서는 2021년 상반기까지는 삼계탕과 삼겹살 가격이 거의 비슷했지만 갈수록 경상남도 삼겹살 값이 올라서 가격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또 대구는 2021년에는 삼겹살이 삼계탕보다 저렴한 곳이었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삼겹살이 삼계탕을 뛰어넘으며 대표메뉴 중 가격이 가장 많이(26.1%) 오른 음식이 됐다. 이밖에 대구는 칼국수 가격이 3년간 전국에서 가장 저렴했다. 2023년 하반기 서울 칼국수가 8949원일 때 대구는 6806원에 불과했다. 대구에서는 짜장면 가격과 칼국수 가격이 점점 비슷해지고 있는데 자세히 보면 칼국수 가격이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다.부산은 삼겹살이 많이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2023년 하반기 평균가격이 하락해서 2021년과 2023년을 비교하면 9.3% 인상됐다. 오히려 음식값이 가장 많이 오른 건 3년간 23.8% 상승한 냉면이다. 부산은 서울에 이어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냉면 가격이 비싼 곳이었다.‘울산 김밥’ 가격은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음식이다. 2021년 대비 35.6% 상승해 한 줄에 3300원 수준이다. 그럼에도 울산 김밥가격이 가장 비싼 경상남도의 가격을 뛰어 넘지는 못했다. 김밥을 제외한 다른 음식의 인상률은 평균적인 수준이라서 울산 지역의 외식 물가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오른 것은 아니었다.광주는 삼겹살과 칼국수 두 가지 음식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겹살은 충북, 칼국수는 대구가 가장 저렴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삼겹살은 16%, 칼국수는 20%가 올랐지만 여전히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또 광주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3년 내내 삼계탕보다 삼겹살이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즉 광주에서 삼계탕 음식점을 하려면 삼겹살보다 가격을 낮게 책정해야 한다.한편 전남과 전북을 비교하면 거의 모든 음식이 전남보다 전북에서 비쌌는데 삼겹살과 칼국수만 전라북도가 더 저렴했다. 또 전라남도는 냉면이 전국에서 가장 저렴한데다 지난 3년간 칼국수 가격이 20% 이상 오른 다른 지역과 달리 칼국수 가격과 냉면이 비슷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제주도도 전라남도처럼 냉면과 칼국수 가격이 비슷했는데 그 이유가 다르다. 제주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칼국수 가격이 일시적으로 냉면 가격을 뛰어넘기도 했는데, 칼국수가 전국에서 가장 비싼 지역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통계상 ‘기본 칼국수 1인분’ 가격으로 집계된 음식에도 제주도 해산물이 재료로 추가되면서 1인분 가격대가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에서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음식도 칼국수였는데, 2021년 상반기 대비 2023년 하반기에 26.8% 상승했다.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2024-02-28 07:00 박자연 기자

[비바100] "칩에 물 한방울 허용 못해"…반도체 수율 1등 공신 '저스템'

저스템 사옥 전경.(사진=저스템)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핫한 단어는 ‘수율(收率)’이다. 수율은 전체 생산된 제품 중 양품의 비율을 의미한다. 실제 판매되는 제품량과 생산성을 결정하는 요체다. 특히 칩 제조 원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반도체 제조사간 생산 기술력의 척도로까지 여겨진다.특히 초미세 공정으로 갈수록 수율을 잡는 것은 기업 사활의 문제다. 기업으로써는 웨이퍼 위, 나노미터(nm) 단위의 미세한 선폭 회로 패턴을 새겨야 하는 만큼 기술 난이도가 높아 양품 비율이 떨어지는 것을 잡아야만 살아 남는다.토종 장비기업 저스템(Justem)은 반도체 습도제어 장비를 통해 칩 제조사의 수율을 확 끌어올린 강소기업으로 꼽힌다. 통상 반도체업계에서 추산하는 수율 상승률은 2% 안팎이다. 금액으로는 1000억~1500억원 상당의 가치다.임영진 저스템 대표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대기 중의 습도는 수율을 떨어뜨려 수익성과 제품 완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저스템은 FOUP(반도체 공정 중 웨이퍼가 보관되는 곳) 내 습도를 제어해 수율 향상에 크게 기여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라고 말문을 열었다.임영진 저스템 대표가 22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저스템은 지난 2016년 창업한 반도체 장비 기업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만 30년 이상 잔뼈가 굵은 임 대표는 습도제어가 미래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 될 것이란 확신 아래 이 일을 시작했다. 실제로 반도체 미세화 공정에서 이전에는 문제가 되지 않던 습도가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그의 예측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진 것이다.임 대표는 “반도체 공정 환경에서 습도(물)가 분해되면서 산소가 발생하게 된다. 근데 이 산소가 반도체 공정용 가스와 반응해 제품을 산화시켜 불량률을 높이게 된다”고 면서 “반도체를 만드는 크린룸의 습도를 낮춰버리면 인체에 유해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오직 제품에만 습도를 제어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게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현재 저스템은 글로벌 반도체 습도제어 장비의 85%를 점유하며 사실상 전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아직 시장규모가 크지 않지만 반도체 제조업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습도제어 장비시장도 함께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이런 효용성으로 인해 저스템은 최근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정하는 우수기업연구소에서 ‘최우수연구소’로 선정됐다. 국내 중소기업 중 유일한 선정으로 저스템의 기술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 받은 것이다.그는 “기술혁신 성과와 RD(연구·개발) 역량이 뛰어나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진 기업으로 인정받은 것 같다”고 겸연쩍어하면서도 “습도제어 솔루션의 지속적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우위를 유지, 수율 향상을 위한 3세대 제품까지 개발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고 덧붙였다.최근에는 2차전지, 디스플레이, 태양광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매출 비중과 출처 다양화로 회사의 외형과 수익을 키우려는 것이다. 자체 기술의 범용성을 확인, 인접산업군까지 사업 영토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기술이 디스플레이 정전기 제어다. 저스템은 이온소스를 활용해 디스플레이 공장에서 발생하는 정전기를 없애는 ‘고진공 이오나이저 시스템(VSI)’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은 LG디스플레이 공장에 공급됐다. 디스플레이 한 종류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공정 시 필연적으로 정전기가 발생한다. 이 문제는 이 정전기가 기판 절연을 파괴하거나, 증착 성능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OLED 수율을 떨어뜨리는 중요 원인이다.2차전지 분야에서는 공정 전체에서 30% 가량을 차지하는 롤투롤 장비 분야에 진출했다. 알루미늄박과 동박을 회전하는 롤에 감으면서 물질을 입히는 기능을 하는 이 장비는 전극을 연속적으로 가열해 수분과 불순물을 제거해 성능을 제고한다.임 대표 “저스템의 미래 고객은 글로벌 반도체와 2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기업들이다. 특정 산업군에 국한되지 않는 것”이라고 기술적 확장성을 강조한 뒤 “저스템은 장비에 대한 니즈를 파악하고 산업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회사”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그러면서 “저스템은 연구개발분야의 끊임없는 도전과 미래지향적, 창조적 혁신을 통해 세계 소부장 시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제품을 적시에 그리고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회사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임영진 저스템 대표가 22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임영진 저스템 대표는임영진 대표는 인하대학교 대학원 금속공학과 박사 과정을 거쳐, 삼성전자 RD 센터에 입사했다. 이후 주성엔지니어링 기술영업팀에 근무하며 지식경제부·한국산업기술진흥원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저스템 창업 이후에는 무역의날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상공의날 산업통상부장관표창을 수상한 국내 1세대 반도체 장비 엔지니어이자 경영자다.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2024-02-27 06:16 전화평 기자

[비바 2080] 은퇴 후에도 가능한 ‘부업’을 찾아서 ⑤ 봉사형 부업

부업을 자신의 취미 혹은 봉사활동과 연계해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남에게 도움 되는 일도 해주고 부수입 까지 챙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특히 이런 부류의 부업은 시간을 다소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좋다. 다만, 노동형 부업까지는 아니라도 상당량의 근력이 요구되는 부업이 배당될 수도 있으나 이 참에 건강까지 돌보는 부업 활동을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까.최근 장애인단체가 지하철 승강장에서 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교통 혼잡이 빚어지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거동이 자유롭지 않은 장애인들이 편히 다닐 수 있는 여건이 아직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파파모빌리티’는 이런 교통약자들을 위한 프리미엄 이동 서비스 플랫폼이다. 국내 최초로 휠체어카를 활용해 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에게 교통 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객이 휠체어에 탄 채로 탑승할 수 있는 휠체어 리프트 특장차를 실시간으로 호출할 수 있는 ‘바로 호출 서비스’가 제공된다. 휠체어 차량을 운전하고 지원 서비스를 펼치는 사람을 ‘파파크루’라고 부른다. 모두 ‘파파’ 소속으로 엄격한 기준을 통해 채용되어 괜찮은 부업거리로 평가된다. 철저한 사전 교육을 이수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한다.반려동물을 돌보는 부업들도 최근 인기다. ‘펫 시터’는 펫을 좋아하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와요’라는 기업이 운용하는 앱을 통해 수익을 신청하고 채용한다. 실시간으로 앱을 통해 수익을 확인할 수 있으며, 주 단위로 정산을 받는다. 근무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데다 자신이 좋아하는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라 일석이조다.고객 관리도 와요에서 알아서 다 해 준다. 누적 회원수가 2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소개되어 있다. 개인적인 마케팅이 필요 없고, 일감을 찾기 위해 직접 두지 않아도 와요에서 잘 챙겨 준다. 펫 시터와 동물의 안전과 원활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펫 시티로 일하다가 다칠 경우에 병원 진료비와 반려동물 상해 지원금이 지급된다.반려동물을 산책시키는 일에 특화된 ‘산책 도우미’ 부업도 있다. ‘펫플래닛’이라는 플랫폼에서 고객과 연결해 준다. 산책 전후의 모든 과정을 케어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경력 초보자들에게는 사전에 상담 및 교육을 실시한 후 투입한다. 앱을 통해 간편하게 예약을 수락하고 자유롭게 일정을 조정해 일을 맡을 수 있다.앱을 통해 수익 여부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펫 시터처럼 주간 단위로 정산을 해 주기 때문에 수익관리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 별도의 활동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다. 반려동물을 대부분 밖에서 산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병원 진료비와 반려동물 상해에 대한 지원금 등 보상제도도 갖추고 있어 부업의 안전성이 보장된다.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2024-02-26 13:50 박성훈 기자

[비바100] "'쫄삼겹'의 환상 조합으로 세계인 입맛도 잡겠다"

명노용 앤리치 대표는 "향후 창업 외식 시장의 트렌드는 MZ세대, 스토리, SNS마케팅 3개의 키워드가 될 것"이라며 "외식업 창업을 준비하기 위해선 시장 흐름과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사진=이철준PD)“고돼지의 ‘삼겹살+쫄면’ 대표 조합을 내세워 K삼겹살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 한식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싶습니다.”배달 삼겹살 전문점 ‘고돼지’를 운영하는 앤리치 명노용 대표의 말이다.국내 온·오프라인 외식업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고 그 변화의 흐름도 해마다 달라지고 있다. 특히 가게 운영만으로도 벅찬 자영업자들은 트렌드가 바뀔 때마다 모두 반응하고 따라가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여기에 최근 고물가, 인건비 인상·경기침체까지 부담이 더해져 배달 전문 창업도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그러나 ‘삼겹살’과 ‘쫄면’의 새로운 메뉴 조합으로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는 기업이 있다. 2017년 창업을 시작으로 올해 2월 기준 전국 100호점 매장 돌파를 앞둔 배달 삽결살 전문점 ‘고돼지’가 그 주인공이다.배달 삼겹 시장의 새바람을 불러온 ‘고돼지’를 운영하는 앤리치의 명노용 대표는 2008년 23살 군대 제대 이후 친동생(명노창 앤리치 부사장)의 아르바이트 소개로 외식업에 첫 발을 들였다. 당시 명 대표는 은평구 소재의 ‘장충왕족발’에 1년 간 일한 뒤 24살에 관악구 신림동에 ‘장충왕족발’ 창업을 시작했다.명 대표는 “족발집에서 일하면서 수많은 고객을 상대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만족스러운 한 끼’를 제공한다는 것이 얼마나 보람차고 뿌듯한 일인지 느끼게 됐다”며 “족발집을 운영하다 보니 한 가지 메뉴는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했고, 여러 메뉴를 추가해 배달 야식집으로 종목을 변경해 경쟁력을 쌓아갔다”고 밝혔다.명노용 앤리치 대표가 첫 가맹 사업에 뛰어들었던 계기와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그는 족발집에서 쌓은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2년 한식 야식 브랜드 ‘라이징 푸드’, 2013년 ‘달려라 밤참’ 론칭을 시작으로 가맹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2014년 외식 전문가 임민혁 이사가 합류하면서 단순한 음식 장사를 넘어 외식사업으로 시스템을 갖춰 나갔다.가맹 사업을 시작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명 대표는 “신림동에 장충왕족발 매장을 오픈하고 몇 개월 뒤 2010년 돼지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돼지고기와 족발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했다”며 “가격이 너무 올라 경제적으로도 힘든 시기였는데, 그 다음해에 바로 족발 육수 대장균 이슈가 터지면서 족발집들이 무더기로 폐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창업 시작 2년 만에 큰 이슈를 두 번이나 겪은 명 대표는 험난한 외식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연스레 지금의 사업 아이템인 ‘고돼지’를 구상하게 됐다. 특히 삼겹살이 한국인들의 소울 푸드로 대중적이고 흔한 음식이지만 그동안 외식 메뉴로만 여겨졌던 점을 노렸다.그는 “2017년 배달플랫폼이 활성화 되던 시기에 수많은 야식 메뉴에 밀려 한국 야식 브랜드 가맹사업의 어려움을 느꼈다”며 “다른 매장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단일 메뉴로 전문성을 높이자는 목표를 가지고 고돼지를 론칭했다”고 브랜드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고돼지의 시그니처 메뉴는 ‘삼겹살’과 쫄면이 함께 구성된 ‘쫄삼세트’다. 기존의 ‘냉면’과 ‘삼겹살’ 조합만을 강조하던 고정관념을 깨고 색다른 삼겹살 메뉴를 도입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메뉴 경쟁력을 끌어올렸다.국내 배달 플랫폼에서 최초로 1인 메뉴를 선보인 점 역시 소비자 니즈를 만족시켰다.명 대표는 “창업 아이템 선정 당시 사람들이 집에서 해먹기 불편한 고기를 어떻게 하면 편하게 먹을 수 있을까 수없이 고민했다”며 “1인 가구가 점점 증가하는 점도 고려해 1인 전용 메뉴를 출시했고, 2016년 고돼지가 최초로 1인 메뉴를 배달앱에 선보였다”고 말했다.명노용 앤리치 대표가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2018년 8월 ‘앤리치’ 법인 설립과 함께 시작한 고돼지 가맹사업은 2024년 2월 기준 전국 100여개의 가맹점으로 확대됐다. 또한 2023년 중소기업 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우수프랜차이즈’에 선정됐고, 서울시 ‘우수기업 하이서울’ 선정, 여성가족부 주관 ‘가족친화기업’에 선정됐다.‘고돼지’ 가맹점이 100호점을 돌파하면서 본사와 가맹점 간의 상생이 사업에 필수 요소로 떠올랐다.명 대표는 “100호점을 돌파했지만 현재까지도 ‘1인 가구의 고객이 원하는 구성은 무엇인지? 소비성향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등 직원들에게도 항상 의문을 가지고 운영하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식업에 종사하는 점주들에게도 합리적인 운영프로세스, 체계적인 마케팅, 운영점주들을 위한 다양한 제도 지원 등 단순히 장사만 하는 점주가 아닌 함께 하는 동반자로서의 운영방침을 지켜오고 있다”고 덧붙였다.이외에도 최근 외식업 인력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로봇 등 자동화 시스템 도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명 대표는 “고돼지는 한국공학대학교와 협력해 자동화 기계 장비를 도입했다”며 “통돌이 기계, 손목부담이 없는 롤러웍 등 자동화 조리 시스템을 구축해 외식업계에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그는 “처음부터 국내 시장만을 위해 브랜드를 론칭한 것이 아니었다. 사업의 다각화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022년 연구개발전담부서를 설립했다”면서 “한국의 전통식문화에 각국의 현지에 맞는 레시피 조정 등을 거쳐 해외 전용 메뉴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필리핀 마닐라 식품박람회에 참가했는데, 이를 시작으로 올해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대만, 베트남 박람회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명노용 앤리치 대표가 향후 창업 외식 시장의 트렌드 전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이철준PD)명 대표는 향후 창업 외식 시장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크게 △MZ세대 △스토리 탐닉 △SNS 마케팅 등 3개의 키워드를 향후 외식시장의 변화를 이끌 트렌드로 꼽았다.명 대표는 “우선 MZ세대는 기존의 외식 트렌드를 거부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MZ세대를 겨냥한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이색 메뉴와 서비스가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반적인 식사와 외식의 개념을 확실히 구분해 식사로 지출되는 비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배달로 시켜먹는 김치찌개는 1만2000원의 가격대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면, 맛집에서 줄서 먹는 김치찌개는 2만원 가격대도 적정한 금액으로 생각하고, 여기에 교통비와 시간도 따로 투자 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는 뜻이다.두 번째로 꼽은 ‘스토리 탐닉’은 소비자들이 단순한 음식을 넘어 그 음식에 담긴 스토리와 가치를 추구할 것이라는 게 명 대표의 분석이다. 그는 “스토리 탐닉 트렌드에 맞춰 올해 외식업계는 브랜드와 음식의 스토리와 가치를 강조하는 마케팅을 전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마지막으로 꼽은 배달앱을 활용한 SNS 마케팅에 대해서 명 대표는 “배달 시장이 계속해서 확대되면서 외식업계는 배달앱을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며 “SNS와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소비자들이 메뉴를 먼저 확인하고, 음식점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식업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라면 이러한 시장의 흐름과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으며, 가맹점과의 상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본사와 창업 계약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2024-02-26 07:00 박자연 기자

[비바100] 전기차 판매가격…'배터리 기술'에 달렸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전기차 보급 둔화의 원인으로 높은 판매가격이 지목되면서 완성차·배터리업계의 관심이 전기차 원가하락에 집중되고 있다. 우선 전기차를 구성하고 있는 부품 중 가장 비싼 배터리의 원가를 낮추려는 다양한 시도가 포착된다.우선 테슬라와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원통형 삼원계(NCM 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의 대량생산으로 배터리 원가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반면, 중국 배터리업체는 원자재가격이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단점을 기술개발로 상쇄시키고 있다.기존 전기차 시장은 주행 거리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이에 대부분의 완성차업체들은 주로 NCM 배터리를 주로 선택했다. 하지만 전기차 보급 둔화가 지속되면서 LFP 배터리를 사용해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NCM 배터리도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4680(지름 46㎜·길이 80㎜) 원통형 삼원계 배터리’의 등장이 그 중심이다. 기존의 각형이나 파우치형 배터리는 제조사가 고객사 주문에 맞춰 생산하는 방식으로 생산 공정 구축에 한계를 보였다. 하지만 원통형 배터리는 규격·기준이 있어 생산 표준화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생산능력 극대화와 저렴한 생산원가 실현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4680 배터리’ 수요는 지난해 10GWh 규모에서 오는 2025년 155GWh, 2030년 650GWh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BYD 블레이드 배터리(사진제공=BYD)◆저렴하고 안전한 LFP 배터리…기술개발로 주행거리 약점도 상쇄한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배터리는 NCM 배터리다. 배터리의 4대 구성요소(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중 하나인 양극재로 니켈, 코발트, 망간을 사용해 삼원계 배터리라 불리기도 한다.양극재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내보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떤 소재로 구성됐는지에 따라 배터리의 성능에 차이를 불러온다. NCM 배터리는 소재의 특성상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 거리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는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업체들의 주요 선택지였다.최근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높은 가격으로 보급이 둔화되자 완성차업체들은 비교적 저렴한 LFP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철을 기반으로 공급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NCM 배터리 대비 가격경쟁력이 높다. 또한, 열화현상이 적어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이에 테슬라를 시작으로 폭스바겐, 벤츠, 볼보까지 LFP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가성비(가격대비 가치)’ 개념이 전기차 시장에도 도입되면서 관심이 높아진 탓이다. LFP 배터리는 중량당 에너지밀도가 낮아 무겁고 짧은 주행거리로 전기차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다.하지만 LFP 배터리의 단점은 중국 배터리업체들의 기술개발로 상쇄됐다. BYD의 경우 배터리 셀을 칼날(Blade)처럼 생긴 길고 평평한 모양으로 제작하고 모듈이라는 중간 과정을 없애고 배터리팩에 바로 담는 CTP(셀투팩, Cell-to-Pack) 방식을 활용해 블레이드 배터리를 개발했다.블레이드 배터리는 공간을 활용도를 높이고 중량을 최소화하면서 동일한 공간에서 더 많은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에너지 밀도를 개선해 LFP 배터리의 약점이었던 주행거리를 향상시켰다.LFP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는 국내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우선 테슬라는 지난해 7월 모델 Y를 2000만원 인하해 국내 소비자들의 주된 선택을 받았다. KG모빌리티도 지난해 출시한 토레스 EVX에 LFP 배터리 적용했다. 토레스 EVX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원통형 배터리(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NCM 배터리의 생산 표준화…‘4680 원통형 배터리’ 전기차 가격 낮춘다NCM 배터리도 진화 중이다. 완성차업계는 ‘4680 원통형 배터리’에 주목하고 있다. 4680 배터리는 지름 46㎜, 길이 80㎜의 원통형 삼원계 배터리다. 그동안 원통형 배터리는 원형 모양으로 인한 빈 공간을 발생시켜 높은 출력이 필요한 전기차에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하지만 테슬라가 지난 2020년 9월 ‘테슬라 배터리 데이’에서 중대형 원통형 전지인 4680 배터리 개발 목표를 공개했다. 당시 테슬라는 4680 배터리를 규격을 정립해 생산성·비용의 혁신적인 향상을 추구한다고 밝혔다.실제 테슬라가 개발하는 4680 원통형 배터리는 이전 2170 원통형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 5배, 출력 6배 개선됐다. 이에 전기차 주행거리는 최대 16% 늘어났으며. 생산 비용은 56% 절감된다고 알려진다. 테슬라는 최근 출시한 사이버트럭에 4680 배터리를 적용했다. 현재 연간 2만4000대의 사이버트럭에 탑재할 수 있는 물량의 4680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원통형 배터리는 원통형 캔에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을 말아 넣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기존의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에 비해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생산 속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는 고객사 주문에 맞춰 생산하는 방식으로 배터리업체는 배터리 생산 공정 구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다.하지만 원통형 배터리가 4680 규격으로 정립될 경우 생산 표준화로 인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배터리 원가는 낮아지게 된다. 이는 완성차업체들은 생산 단가가 낮고 성능이 향상된 4680 배터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실제 BMW는 오는 2025년 출시할 새 전기차 플랫폼에 4680 원통형 배터리 탑재한다. 또한, GM, 스텔란티스, 볼보, 루시드 등도 자사의 전기차에 4680 배터리나 지름 46mm에 길이가 더 길어진 원통형 배터리 채택을 확정하거나 논의 중이다.하지만 4680 원통형 배터리의 경우 크기가 커진 만큼 열 방출량이 증가하는 약점이 생긴다. 여기에 배터리 팩 내부에 빈 공간이 많이 생겨 효율성이 떨어지고, 공정 및 용접 난이도가 올라간다. 따라서 4680 원통형 배터리 생산은 그동안 배터리를 연구하고 개발해온 배터리 업체들에게 유리하다는 평가다.실제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4680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빅차를 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8월부터 청주 오창공장에서 4680 원통형 배터리를 양산한다. 또한,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2170 배터리를 생산하려던 계획을 변경해 4680 배터리 생산을 예고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4680 배터리는 테슬라에 공급될 전망이다. 또한, 테슬라 외 다른 고객사와도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삼성SDI는 천안과 말레이시아에 원통형 배터리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본격적인 양산은 2026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후발주자인 SK온도 4680 원통형 배터리 개발을 공식화하고 개발 및 양산 준비에 나섰다. 일본의 파나소닉도 4680 원통형 배터리를 오는 4월부터 9월 생산을 목표로 개발을 준비 중에 있다. 이외에 중국 CATL, BYD, EVE에너지 등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전기차 시장은 대중화 이전 침체기인 캐즘(Chasm)의 시기와 고금리 및 경기침체 여파가 겹치면서 시장의 수요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 본격적인 전동화 전환을 위해서는 전기차 가격 인하가 절실하다. 업계에서는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위해서는 LFP 배터리의 기술 개발과과 함께 생산 표준화로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4680 원통형 배터리의 양산 기술 확보가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

2024-02-26 06:02 김태준 기자

[비바100] 오래 가는 식당의 비결, 결국은 값보다 맛이더라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다이소는 생활에 필요한 모든 상품을 저가로 판매하는 국민가게다. 창업 초기에는 ‘1000원샵’으로 불리며 가격 경쟁력만으로 승부했지만, 점차 상품의 품질도 개선해나가, 지금은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난공불락의 브랜드를 구축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만약 다이소가 가격 정책에만 머물러 있었다면 지금처럼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끊임없이 더 나은 수많은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소싱 능력이 있었기에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국민가게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에서 가격 하나만으로는 소비자들을 끌어 들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한 두번은 가격때문에 찾을 수 있지만, 품질에 만족하지 못하면 외면하는 게 소비자의 태도다.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어필하려면 제품과 상품의 품질 경쟁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이러한 추세는 외식업 창업 시장도 마찬가지다. 가성비만 내세우는 저가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반드시 맛과 품질이 뒷받침돼야, 저가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 만약 브랜드의 장기적 성공을 위해서 가격과 품질 중 하나만 고르라면 품질이 우선시 돼야 한다. 맛과 품질이 보장되지 않고 저가만 내세우면 초기에는 그런대로 성장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그 동안의 경험이기 때문이다.한솥도시락.(사진제공=한솥도시락)한솥도시락은 1993년 창업 초기에 저가로 출발했다. 그 후 지속적으로 맛과 품질 개발에 집중 투자해 지금은 가격은 물론 맛과 품질도 고객만족도가 높은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 동안 수많은 경쟁 브랜드가 저가를 내세워 등장했지만 한솥도시락의 품질에 대항할 수 없어 거의 대부분 사라졌다.한솥은 품질 개선을 위해 매월 신 메뉴를 출시할 정도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아왔다. 국내산 김치 등 모든 식재료를 매우 엄중히 선정해서 각 가맹점에 공급해주고 있다. 고객들에게 ‘믿고 먹을 수 있는 도시락’, ‘부담 없고 친숙한 프리미엄 도시락’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창업 초기부터 고객최우선주의 정책과 가맹점과 협력업체 이익을 먼저 고려하는 창업주 이영덕 회장과 가맹본부 경영진의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이처럼 한솥은 가격은 저가지만 맛과 품질은 고급스러운 가심비 정책으로 성공하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로 꼽힌다. 최근에는 가심비 높은 중간 가격대의 브랜드도 성장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품질은 고급, 가격은 합리적’ 업종 브랜드가 하나 둘 태동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고반식당 점포. (사진=독자 제공)프리미엄 한돈구이 프랜차이즈 ‘고반식당’은 가심비 높은 품질과 합리적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창업한지 8년 된 고반식당은 전국에 120여 개 점포가 월평균 6000만원대의 매출을 거둘 정도로 장사가 잘 되고 있다. 품질 높은 돼지고기를 직원이 직접 구워주는 최상급 서비스와 중간 가격대의 합리적 가격 정책이 주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돈 삼겹살, 목살 등 주 메뉴의 1인분(150g) 가격이 1만 6000원대이고, 김치와 채소, 나물, 된장, 소스 등 밑반찬이 국내산으로 다양하게 내놓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고급 식당으로 이미지를 구축했다.고반식당 관계자는 “직장인 회식과 중·장년층 단체모임이 많고, 고급식당 이미지 덕분에 가족 외식 장소로도 인기가 많다”며 “품격 높은 식당으로 입소문이 나 주말과 주중 고르게 매출이 오르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이와 같은 품질 관리는 가맹본부가 고기를 ‘고반정육’으로 브랜드화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최적의 고기 맛을 구현할 수 있는 지육선별, 규격, 숙성 등 3가지 까다로운 기준을 만들어 철저하게 품질 관리를 하고 있다. 고기의 품질관리를 위해 돼지 사육 농가를 직접 방문해 사육환경을 평가해 지육 85㎏~90㎏의 돼지를 선별해서 등지방 20~26㎜, 삼겹살 두께 4.5㎝의 규격육을 최종 14일 숙성을 거쳐 가맹점에 공급하는 과학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김치옥 점포 전경. (사진=독자 제공)‘김치옥’은 해남 묵은지 김치를 주 베이스로 하는 가심비 높은 한식당이다. 점심은 김치찌개와 김치찜을 주 메뉴로 하고, 저녁은 젊은 층이 좋아하는 가성비와 가심비 높은 김치 삼겹살, 목살, 가브리살 등을 솥뚜껑 구이로 판매한다. 김치옥은 100% 국내산 재료만 사용하며, 김치 원산지와 제조 일자를 매장에 공개하는 ‘김치 실명제’를 통해 고객과의 신뢰를 높이고 있다.김치옥은 최근 가성비 높은 신 메뉴도 출시했다. 어깨살과 삼겹살을 반반씩 섞어서 500g에 3만 8000원, 700g에 4만 8000원의 초저가로 판매하는데 출시하자마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가심비에 가성비를 더하니 고객 반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명우 점포 전경. (사진=독자 제공)소고기도 가심비 높은 업종이 뜨고 있다. 한 때 인기가 많았던 초고가 소고기 전문점이 코로나 이후로 쇠퇴하고 있는 반면, 최근에는 맛과 품질은 최고급이지만 가격은 중간 가격대의 소고기 전문점이 부상하고 있다. 이제 부자도 합리적 소비를 하는 추세가 자리 잡고 있는데, 백화점 명품 브랜드 인기가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와 달리 지금은 많이 식고 있는 현상과도 비슷하다.한우숯불구이 전문점 ‘명우’는 한우생등심 1인분(150g)에 3만7000원, 한우꽃등심 1인분은 4만2000원에 판매한다. 품질과 양은 고급 한우 고기집에서 판매하는 1인분에 6~7만 원과 비교에 떨어지지 않고, 숯불에 직원들이 구워주는 콘셉트로 항상 고객으로 가득 차 있다는 설명이다.한우등심구이 전문점 대도식당 역시 인기가 꾸준하다. 이 곳은 최고 품질의 한우등심 1인분(150g)을 4만6000원에 판매하는데, 품질과 양이 6~7만 원 하는 경쟁점포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고객들의 평가다. 고기를 다 먹은 후 1인분에 5000원 하는 깍두기볶음밥은 대도식당의 또 하나의 시그니처 메뉴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대도식당을 자주 찾는다는 서모(55) 씨는 “주중에는 손님 접대로 방문하는데, 품질과 서비스에 비해 가격이 합리적이라서 굳이 초고가 소고기 전문점에서 접대를 하지 않아도 손님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이와 같이 가심비를 내세운 합리적 가격대의 외식업은 극심한 장기 불황에도 거뜬히 견디면서 성장하고 있다. 바야흐로 외식업에도 중용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2024-02-21 07:00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비바 2080] 은퇴 후에도 가능한 ‘부업’을 찾아서 ③ 포인트 적립형 부업

큰 돈을 버는 부업은 아니지만 용돈벌이 정도 이상의 쏠쏠한 수입이 기대되는 부업이 포인트 적립형 부업이다. 게시 글이나 광고에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눌러주고, 각종 설문조사에 패널로 참가해 얻는 수익이 짭짤하다. 기초적인 컴퓨터 지식이나 모바일 사용법만 알면 누구나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부업으로 꼽힌다.??◇ 댓글 또는 광고 클릭으로 리워드‘캐시피드’는 사용자가 글을 작성하면 조회 수나 댓글 수, 추천 수들을 기반으로 캐시가 적립되는 형태로 운영된다. 사용자의 글이 높은 인기를 얻을 수록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사용자가 다른 사람의 글을 읽거나 조회하면 해당 활동에 대한 캐시가 발생한다. 1시간 동안 7개의 글을 읽으면 1캐시가 적립된다.‘캐시워크’는 걸으면서 돈을 버는 리워드 앱이다. 대표적인 것이 ‘만보 리워드’다. 하루 최대 만 보를 걸으면 100캐시(약 100원)를 적립해 준다. 적립된 캐시는 카페나 편의점 등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친구를 가입하면 양 측에게 500캐시를 제공하거나, 최대 리워드를 기록하면 추가로 캐시를 주는 특별 이벤트도 있다. 비슷한 앱으로 ‘캐시닥’이 있다. 금융 및 건강 정보까지 편리하게 관리하고, 일일 리워드를 받을 수 있다.‘뷰업’은 간단한 미션 수행을 통해 포인트를 적립하고 현금화할 수 있는 부업 기회를 제공한다. 광고를 누르거나 SNS에서 ‘팔로우’나 ‘좋아요’를 누르는 간단한 미션으로 포인트가 적립된다. 적립된 포인트는 현금으로 출금이 가능하다. SNS 계정 등록 후 승인을 받으면 포인트 적립이 시작된다. 적립금은 1만 원 단위로 환급된다.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해주고 보상을 받는 부업도 있다. ‘텐핑’이나 ‘쿠팡파트너스’ 등이 대표적이다. 히루 또는 월간 수익률 랭킹을 확인할 수 있어 동기부여가 된다. 텐핑에서는 하루에 90만 원 씩 수익을 내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성과가 나와야 광고주도 수익금을 지불하니 광고주 입장에서도 효율성이 높다. 카카오톡 공유만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어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 설문조사 부업온라인 리서치 기업들이 제공하는 설문조사 부업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응답 시간과 조사의 중요도나 비중에 따라 다양한 적립금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엠브레인’의 경우 1분 응답에 100원부터 15분에 1400원 등을 적립해 준다. 응답 시간이 길수록 적립금이 늘어나는 구조다. 직접 방문해 설문조사에 참여하는 경우 2시간에 10만~15만 원 정도의 사례비를 받는다. 다른 대상자를 추천하면 소개비도 추가로 받는다.‘인바이트’도 유사한 구조다. 이메일이나 모바일 등을 통해 발송된 설문에 응답해 적립금을 받을 수 있다. 제품을 받아 실제 시용해 본 후 설문에 응답하는 방식도 있다. 패널로 가입하면 1000원의 적립금이 제공되며. 조사 참여시에는 500원부터 3000원까지 적립금을 준다. 적립된 금액은 5000원 이상부터 1000원 단위로 현금이나 상품권으로 받게 된다. ‘패널나우’도 유사한 형태의 부업 사이트다.‘두잇서베이’는 기업이나 대인이 돈을 지불하고 일반인으로부터 설문조사를 수행하는 플랫폼이다. 간단하고 직관적인 설문으로 알려져 있다. 출석만으로도 하루에 1포인트를 얻는다. 각 설문마다 50포인트에서 500포인트까지 적립된다. 1만 포인트 이상 적립되면 1만 원으로 출금이 가능하다. 수수료 500원을 차감하고 현금화가 가능하다.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낮아 사용자들이 더 많은 현금을 얻을 수 있다.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2024-02-19 08:06 박성훈 기자

[비바 2080] 은퇴 후에도 가능한 ‘부업’을 찾아서 ② 노동형 부업

한 때 가장 핫한 아르바이트가 ‘배달’이었다. 코로나 펜데믹 기 중 쿠팡이나 배달의민족 등이 성행하면서 물류 및 배달 관련 업무가 짭짤한 수익으로 성행했다. 쿠팡의 로켓배송이나 쿠팡플렉스 같은 일은 ‘국민부업’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낼 정도였다. 고된 노동력과 친절하지 못한 배당 환경 등으로 인해 어려움은 있지만 지금도 여전히 강력한 부업 아이템으로 인정받고 있다.◇ 가사·돌봄 부업‘청소연구소’는 가정 청소에 특화된 가사 도우미 플랫폼이다. 30세에서 65세 사이의 여성을 홈 매니저로 뽑기 때문에 중장년 경력단절 여성이나 살림 경험이 많은 주부들이 도전해 볼 만 하다. 시급이 1만 1000원에서 1만 3000원 수준이다. 풀 타입 매니저의 경우 월 평균 300만 원가지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일정 기간 근무 후 성과급이나 보너스도 제공되기에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육아 돌봄 부업도 있다. ‘맘시터’라는 육아돌봄 서비스 플랫폼에서 유아부터 만 10세까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부업도 가능하다. 맘시터로 활동하면 하루에 3시간 정도 일하고 월 60만 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아이 한 명을 돌볼 경우 평균 시급이 9000원 정도, 2명을 돌볼 경우 그보다 50% 정도 더 받을 수 있다. 보육교사 자격증 등이 있으면 더 우대받는다. 장기 돌봄의 경우 시터와 협의 하에 별도 책정 가능하다. ‘시터넷’도 어린이 돌봄 서비스에 필요한 가정에서 돌보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딜리버리 부업편의점에서 특별히 운영하는 딜리버리 부업도 있다. ‘우리동네 딜리버리’는 GS25나 GS리프레쉬 제품을 배달한다. 도보나 자전거로 편의점 상품을 배달한다. 배달비 정산을 받을 본인 명의 계좌 정보만 있으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원천세 3.3% 세금을 공제한 금액이 일주일에 한 번 입금된다.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가입이 가능하며, 보험료는 회사와 본인이 공동 부담한다.쿠팡 플렉스는 이제는 ‘국민 부업’의 경지에 올랐다. 하루 4~5시간 정도 시간을 들여 자신이 원하는 지역에서, 원하는 날에, 자신의 차로 물품을 배달해 주는 컨셉이다. 2018년 첫 론칭 이후 수십만 명의 플렉서들이 덕분에 수익을 챙겼다. 차량을 갖고 있으면 누구나 플렉서로 활동할 수 있다. 쿠팡 이츠에서 취급하는 음식물ㅇ ㄹ 배달하는 프리랜서 계약 직원을 ‘쿠리어’라고 부른다. 자동차 같은 운송 수단이 없이도 일을 맡을 수 있다. 원하는 시간에만 근무하면 된다. 배달 건당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무조건 1회 1건만 할당되어 부담도 크지 않다.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2024-02-19 08:03 박성훈 기자

[비바100] 외래종 생태계교란 박멸…'인베랩' 생태복원 기술화 박차

신원협 인베렙 대표. (사진제공=인베랩)항공, 항만 등 교통의 발달은 무역, 관광 등 국가 간 교류, 경제 활동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지만 ‘외래종’ 유입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외래종은 식용, 관상을 목적으로 들여오거나 사람의 이동, 교역 물품 운송 과정에서 비의도적으로 유입된다.모든 외래종이 문제를 일으킨다고 볼 수 없지만, 서식지 침범으로 인한 토착 식물·동물 개체 감소 등 생태계 교란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유해 유입종 퇴치를 두고 정부, 지자체 등의 고심은 깊어진 상태다.스타트업 인베랩(InvaLab)은 생물다양성 분석을 통한 외래종 문제를 해결하는, ‘생태복원’에 초점을 맞춘 기술 개발 등 점차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신원협 인베랩 대표는 “생태계 교란 식물은 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키는, 환경에 영향을 미쳐 경제적 손실을 야기한다”며 “인베랩은 생태계 교란 문제에 중점을 둔 솔루션, 자연생태회복 자동화 시스템 구축 등을 목표로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자체 개발한 시드볼로 생태교란 식물을 제거하고 드론을 활용한 모니터링으로 효율적인 공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인베랩은 식물연구, 사업기획, 머신러닝 등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신 대표는 “외래종의 확산에 따른 심각성을 주목해야 한다”며 “고급인력을 바탕으로 인베랩은 과학 기반 기술력을 확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인베랩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석사과정 동안 식물생태학을 연구하며 생태계교란 식물에 대한 생태학적 이해와 관리 방안 도출에 흥미를 가지게 됐다. 하지만 현장조사를 하며 자연을 대상으로한 데이터 취득에 한계를 느끼고 박사과정에서는 원격탐사 기반의 생물다양성 분석연구를 진행했다.그러던 중 임팩트 스타트업 개념을 접했고 해당 분야에서 열정적으로 창업을 수행하고 있는 연구실 후배의 모습에 감명받았다. 사회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다양성 감소 문제, 인구감소, 전문인력 감소를 겪고 있는 인류에게 기술력을 접목한 새로운 대처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했다. 이를 통해 창업한 인베랩은 침입종을 연구하는, 식물을 대상으로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우리 주변에서 다양한 생물 관련 교란에 대한 이슈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각인되고 있다.”-인베랩의 사업 분야를 자세히 설명한다면?“침입종은 원래 서식지에서 분산되어 새로운 서식지에서 번성하는 종으로, 토착종과 경쟁해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키는 등 환경 영향을 미쳐 생태적, 경제적인 손실을 야기한다.인베랩은 생태복원 분야에 진입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생태계교란 식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생태계교란 생물은 ‘외국으로부터 인위적 또는 자연적으로 유입되어 생태계의 균형을 교란하거나 교란할 우려가 있는 생물’로 정의한다. 포유류, 양서류 등의 다양한 생물상 중 교란을 일으키는 생태계교란 식물은 식용 또는 관상용 등을 목적으로 유입된 뒤 자연생태계에 방사되는 것도 생물다양성 감소의 주요 원인이 된다. 인베랩은 자연관리에 정량화, 지속성을 위해 드론기반의 모니터링을 통해 관리대상지를 진단하고 개발제품적용으로 자연친화적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개발제품인 시드볼로 자생종 종자와 맞춤형 영양성분을 보유한 토양과의 배합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수천개의 시드볼이 드론에 탑재되어 공간계획에 맞춰 대상지에 파종서비스가 진행된다.”인베램이 자생종 종자 및 영양성분 등을 배합해 제조한 시드볼. (사진제공=인베랩)-기술 개발 등을 위한 활동은?“인베랩은 전문역량을 보유한 석·박사급 고급인력 바탕으로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구개발은 종자 기반의 생물학적 방제와 분광센서및 LiDAR(라이다)를 활용한 원격탐사 모니터링 기법 고도화 등을 진행 중이다.식물간의 경쟁원리를 이용해 최소한의 인력 도입으로 자연환경관리의 정량화와 지속성을 더하는 효율적이며 효과적인 서비스로 성장하고 있다.”-생태교란식물 대응 등 관련 시장을 전망한다면?“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에 관한 정부간 과학 정책 플랫폼(IPBES)에 따르면, 전 세계 침입외래종(IAS) 생태계교란생물의 시장규모는 1970년 약 4130억원에서 2021년 약 423조원으로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14%에 달하고 있다. 이는 매 10년 주기로 약 4배의 증가(Quadrupled Every Decade)에 육박하는 수치다. 변종발생은 2005년 3만3170종에서 2050년에는 4만5100종으로 예상되면서 경제적 손실규모 및 관리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사진제공=인베랩)-창업 과정과 그동안 성과는?“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H(에이치)-온드림,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CTS Seed(씨티에스 시드) 0 심화과정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서 IR(아이알) 자료 고도화, 지속가능경영, 브랜딩, 서비스 디자인, 조직, 투자 등 여러 측면에서의 도움을 받았다. 특히 동국대학교 창업진흥센터에서 지원하는 마케팅 멘토링을 통해서는 실제 고객이 되는 B2G(기업-정부 간 상거래), B2B(기업-기업) 시장의 니즈를 파악해 보다 현실적인 사업전략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됐다. 소셜벤처 경연대회, 경기 소셜 임팩트 챌린지 등 다수의 경진대회에서 수상 성과를 냈다.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SK(에스케이) 이노베이션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또한 엠와이소셜컴퍼니(MYSC)가 운용하는 ‘유한킴벌리 그린 임팩트 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정량적인 성과로는 특허 출원, 소셜벤처기업 인증, 벤처기업 인증 등이 있다.”-앞으로의 계획은?“인베랩은 기존의 생태계 교란 문제에 중점을 두는 솔루션을 넘어 산사태, 산불, 해안복원(블루카본) 등 전반에 걸친 포괄적인 미래 문제 해결에 주목하고 있다. 과학기반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자연생태회복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정부 기관 및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기업에 제공하고자 한다.”류용환 기자 fkxpfm@viva100.com

2024-02-19 07:05 류용환 기자

[비바100] "나서면 박수받는 문화, 저를 나서게 했죠"

은행권에서 일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사내활동들을 조직하고, 열정을 쏟아 붓는 사람이 있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주도적으로 열심히 찾아서 하는 그는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의 MZ직원 장민규(35) 매니저다. 그를 만나 카카오뱅크 만의 사내문화와 다양한 배경의 인재들이 만들어내는 경쟁력을 엿보았다.장민규 카카오뱅크 고객정보보호팀 매니저가 13일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돈의 흐름’을 알고 싶던 법학도, 은행권에 입문카카오뱅크 정보보호실 PIS(Privacy Information Security)팀 장민규 매니저는 본래 대학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법학도였다. 형사사건 판례들을 살펴보다가 대부분의 범죄에 돈이 연관된 것이 많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꼈고, ‘돈은 어떻게 움직일까’라는 궁금증을 갖게 됐다. 그런 궁금증이 ‘돈의 흐름’을 직접 피부로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발전해 국내 4대 시중은행 중 한 곳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전 직장이었던 시중은행에 근무하면서 2014년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경험하고 정보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체감하며 정보관리가 개인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함도 느껴보았다. 현재 카카오뱅크에서는 행내에서 이뤄지는 고객정보 처리가 개인정보법이나 신용정보법 등 관련 법령을 잘 준수하고 있는지를 점검·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그가 지난 2022년에 카카오뱅크로 이직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기업문화에 회사가 적극적이고, IT와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직원들 간에 의사소통이 원활한 점에 매력을 느껴서였다고 한다.“기존 직장에선 느끼지 못했던 가장 큰 갈증이 그런 부분이었다.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새로운 것을 공유하는 회사라는 점에 끌렸다.”장민규(왼쪽 첫번째) 카카오뱅크 고객정보보호팀 매니저가 임직원들과 함께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의 회의실에서 ‘읽다지’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장민규 매니저 제공)◇ 수평적 논의로 결정된 합의가 지닌 힘을 느끼다장 매니저는 카카오뱅크에서 서로의 직급을 부르지 않고 영어식 이름만 사용한다는 것에서 ‘상대적 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 “전 직장에서 높은 직급의 분들과 대화하다 보면 아무래도 불편할 수밖에 없었는데, 여기서는 직급이 따로 없다보니 누구와도 ‘거리감 없이’ 대화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인 것 같다.” 회사 내 호칭은 영어이름이 전부이다. 대표는 ‘대니얼’, 장 매니저는 ‘오션’(Ocean)이라고 불린다.수평적인 문화는 회의에서 진가를 발휘한다고. 리더 한 사람 외에는 모두가 입을 다물고 있는 회의시간이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누구든 이를 받아들이고자 노력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회의다운 회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대개 회의시간은 리더나 상위자가 불러주는 내용을 받아쓰기 하는 시간이지 않나.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실무자가 자기 업무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한다. ‘대표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와 ‘대니얼,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는 말을 꺼내는 무게감이 다르다. 처음 와서 적응이 힘들 정도로 강력했던 경험이었다.”‘탑다운(하향식)’에 비해 바텀업(상향식) 방식은 창의적이고 혁신을 도모할 수 있지만, 의사결정 과정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회사 전체의 방향성을 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혀왔다. 탑다운 방식의 조직문화에서도 일을 해보았던 장 매니저 역시 속도감 측면에서는 간혹 아쉬울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충분한 논의를 통해 목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더 강하게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을 경험했다고.“구성원간 수평적이고 누구나 자기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그 의견에 대해 모두가 합의했을 때 진행되다 보니 의사결정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의사결정이 되고 나면 탑다운 조직에서 사람들이 일하는 과정에 생길 수 있는 ‘과연 이게 맞을까’라는 의구심이 미리 충분한 논의 과정에서 정리되므로 결론적으로는 오히려 더 속도감 있게 일할 수 있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사실 수평이나 수직이라는 단어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카카오뱅크는 충분히 논의하고 과감히 결정하며 함께 헌신하는 문화를 지향한다.”span style="font-weight: normal;"장민규 카카오뱅크 고객정보보호팀 매니저가 운동 미션을 완료한 뒤 ‘흔다지’ 게시판 업로드를 위한 인증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장민규 매니저 제공)◇ ‘흔다지’와 ‘읽다지’…그가 사내활동에 열심인 이유장 매니저는 나서서 뭔가 해보고자 하는 사람에게 박수를 쳐주고 소신있게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카카오뱅크의 사내문화 속에서 회사를 단순히 일만 하는 곳이 아니라 ‘재미’를 찾는 곳으로 바꿔보기 시작했다.“지난 10년간 회사생활을 하면서 회사에서 ‘일’ 외에 ‘재미’는 찾기 어려웠다. 하루 중 약 3분의 1을 회사에서 보내는데 대개의 시간은 고민과 노력이라는 이른바 ‘노잼’ 시간으로 채워지더라. 회사에 있는 시간을 최대한 즐겁게 보낼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즐거움을 만들어보기 시작했다.”그렇게 해서 탄생한 첫 번째 프로젝트는 ‘흔다지(흔들리는 것은 다 지방이야)’라는 모임이었다. 각자 점심시간에 운동하고 인증과 격려를 하자는 것이 모토로, 개인들이 SNS에서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을 인증하듯 사내 게시판을 활용해 언제 얼마나 운동했고, 무엇을 먹었는지 등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장 매니저는 SNS에서 보면 ‘남의 이야기’지만 같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올린 운동 기록을 보면서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 나도 저렇게 응원을 받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더라고 말한다. “처음부터 폭발적인 반응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많은 분들이 동참해서 니즈가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회사 내에서 자신이 운동하는 모습을 오픈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부끄럽거나 쑥스러울 수 있는데,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거나 체중감량을 위해서거나 다른 사람의 응원을 받고 얼굴이 좋아졌다는 얘기도 들으니 나중엔 신이 나서 더 열심히 하게 되고 업무를 하는데도 자신감이 붙더라.”어느 정도 사내에 운동하는 문화가 정착이 되어 갈 때쯤 장 매니저는 두 번째 프로젝트로 ‘읽다지(읽고 말할 수 있다면 다 지식이야)’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각자 책을 읽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다. “직장인들이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SNS에서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콘텐츠들로 취향이 단편적이고 고착화되는 경향이 있고, 책을 읽지 않아 문해력이 떨어질 수 있는데 책을 읽는 과정에서 본인의 취향을 공유하고 다른 이들의 취향도 경험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보자는 취지였다.” 그렇게 해서 △본인이 그동안 읽었던 책 중에 가장 좋았던 것을 다시 한 번 읽어보기 △서로 좋았던 책을 공유해보기 △사놓고 안보는 책이 있으면 꺼내서 보기 등 주어진 테마에 따라 책을 선택하는 계기를 만들어보았다고 한다.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읽다지’ 모임은 현재 만 5개월이 지난 시점에 80명 규모로 커졌다. 전체 인원이 한꺼번에 모이면 충분한 논의가 안 되고 모두에게 발언권이 주어지지 않으므로 4~6명 단위로 조를 나눴다고 한다. ‘알고리즘’에 고착화되는 생각의 틀을 깨기 위해 연령과 취향도 상관없이 랜덤하게 조를 편성했는데, 그렇게 하고 보니 20대 초반의 주니어 직원부터 40대 중반의 시니어 직원까지 한 조에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참여한 직원들이 책을 읽고 나누면서 본인이 맞닥뜨리고 있는 개인적인 어려움까지 공유하면서 힐링하는 경험도 하게 됐단다. 아무리 자유로운 분위기의 인터넷은행이라고 해도 회사에 속해 있다 보면 생각이 유연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읽다지’ 모임에서 다양한 책을 읽고 나누면서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됐고 모임에 참여했던 직원들이 업무에 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경험도 하게 됐다고 한다.장 매니저가 이처럼 주도적으로 만든 모임 때문에 회사에서 별도로 지원을 받는 것은 없다고 한다. 회사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이런 모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운영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자 “재미가 있어서”라는 심플한 답이 돌아왔다.장민규 카카오뱅크 고객정보보호팀 매니저가 지난 13일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장 매니저가 경험한 카카오뱅크는 미국이 최초에 생기던 시점의 ‘멜팅팟’과 같다고 한다. 다양한 문화가 합쳐져서 하나의 나라를 이루듯이 다양한 출신의 ‘이민자들(카카오뱅크는 대부분 다른 회사에서 이직한 경력직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이 한데 모여 섞이고 시너지를 내며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큰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카카오뱅크의 사내문화가 장 매니저라는 인재를 끌어당겼다면, 그가 순수하게 재미를 나누기 위해 만든 모임에서 각자의 색깔을 지닌 또 다른 인재들이 섞이고 융화되며 시너지를 만들어 나간다. 2017년 출범한 후 7년 만에 점포 하나 없는 카카오뱅크가 고객수 2300만 명을 달성하며 빠르게 성장한 것도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2024-02-19 07:00 김수환 기자

[비바 2080] 퇴직 후 외식창업 ABC ⑦ 상권과 입지 (2) 업종별 추천 상권

외식 창업에서 ‘리스크’ 없는 최적의 상권이나 입지는 없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찾고, 대박보다는 오랫동안 가게 문을 열어둘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초보 외식창업가에게는 훨씬 현실적이다. 김상진 외식 창업 컨설턴트가 나는 외식창업에 적합한 사람인가라는 책에서 업종별 추천 상권을 제시한 것이 있어 소개한다. 그는 “임대 가격이 곧 상권과 입지의 가치를 말해주는 것”이라며 궂이 좋은 상권만 찾을 것이 아니라 실패할 확률을 줄이는 노력을 더 기울일 것을 권했다.◇ 분식 상권분식은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업종이다. 따라서 인건비와 임대료를 커버하려면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을 선택하는 것이 필수다. 공항이나 KTX 역, 전철역,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가 적합하다. 하지만 현실은 주택가 상권에서의 창업이 대부분이다. 그럴 경우라면 부부 혹은 점원 한 명 정도를 둔 자영 형태가 그나마 리스크가 적다고 할 수 있다.단체 주문을 많이 받을 수 있는 학교나 교회, 오피스 부근이라면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부족한 상권을 커버할 수도 있다. 주택가 상권의 경우 주말에 매출이 뚝 떨어질 가능성을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 농업적 근면성만 내세워 매일 장사하기 보다는 초기 홍보 기간 후에는 주말에 하루 정도 쉬면서 재충전 혹은 레시피 개발 등에 남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커피/음료 상권커피 창업은 예비 창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창업이다. 작은 커피 전문카페에 대한 로망이 특히 많다. 하지만 커피 전문점 만큼 상권의 영향이 절대적인 업종도 없다. 전철역이나 직장인들이 많은 오피스 주변이 아무래도 좋은 상권이지만, 문제는 막대한 투자비용과 불투명한 수지다. 독점적 수익을 기대하고 빌딩 내 카페를 임대했다가 인근에 저렴한 전문점들이 생기면서 매출이 반 토막 난 사례들도 많다.최근에는 주택가 입지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주부나 학부모들이 담소를 나눌 장소로 활용되면서, 작은 평수의 카페도 인기를 끌고 있다. 테이크 아웃 전문점이라면 궂이 큰 평수일 필요도 없다. 골목길 안 쪽이라도 저렴하고 맛이 있으면 프랜차이즈 전문점 고객도 빼 올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맛이 최우선이며, 나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확실해야 단골을 만들 수 있다. 큰 돈 번다는 욕심보다는 소소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형태다.◇ 주점 상권주점은 운영이 어려워서 그렇지 부가가치는 매우 높은 편이다. 상대적으로 자금 규모가 되어야 창업이 가능하다. 전철역 인근의 로데오 거리나 오피스 상권, 대학가 상권 등 주점들이 모여있는 곳들이 아무래도 좋은 입지라고 할 수 있다. 아파트단지 입구 근처의 대로변도 나쁘지 않다. 퇴근 후 지인들과 들러 가볍게 한 잔 하기에 좋은 장소를 꾸민다면 색다른 지역 명소가 될 수도 있다.요즘은 코로나 이후 다시 주점 브랜드 프랜차이즈 가맹점 모집광고가 많아지는 추세다. 인지도와 선호도가 높은 파워 브랜드를 선택해 오픈 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지난번 코로나 사태에서 경험했듯이 뜻하지 않은 변수로 큰 타격을 입는 경우도 있다. 아무래도 술 장사다 보니 진상 고객 대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 혼술이나 홈 술이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특수 상권공항이나 고속도로 휴게소, KTX 역사 등을 이른바 특수상권이라고 부른다. 늘 유동인구가 넘치는 곳들이다. 공항은 대부분 대기업에서 일정한 공간을 위탁받아 자체 브랜드와 입찰을 통해 재 위탁한 MD를 구성해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경쟁입찰로 입점 여부가 결정되니 투자비도 많이 들고 당연히 임대료도 높다. 대신 정말 맛이 없거나 불친절하지만 않다면 매출과 수익은 어느 정도 보장된다고 할 수 있다.고속도로 휴게소는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임대 휴게소와 민간기업이 투자하는 휴게소가 있다. 대부분 떡볶이나 오뎅, 호두과자 등 즉석식품을 판매하는 데일리 코너가 건물 내부의 전문식당이나 푸드코트보다 경기를 덜 탄다고 한다. 다만, 휴게소 역시 경쟁입찰로 점포 입점이 결정되다 임대료와 관리비가 매우 비싸다. 또 출퇴근이 어려운 곳이다 보니 인력을 채용하고 유지하는 데 남다른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KTX 역사 상권은 그나마 공항이나 고속도로 휴게소보다는 임대수수료가 합리적이라는 평이다. 코레일에서 직접 관리하고 소상공인들에게 입점 기회를 많이 준다는 점이 개인 창업자들에게 매력적이다. 대금 회수도 월 2회라 훨씬 유리하다고 한다. 인력도 지역민으로 충원할 수 있어 큰 문제가 없다. 고객층이 다양하니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2024-02-15 08:05 박성훈 기자

[비바 2080] 은퇴 후에도 가능한 ‘부업’을 찾아서 ① 작가형 부업

브런치 홈 페이지 화면.은퇴를 앞둔 많은 사람들이 일정 수익을 내면서도 가능한 오래 일할 수 있는 ‘제2의 직업’을 찾는다. 하지만 쉽지 않다. 그래서 최근에는 자신의 재능이나 적성에 맞는 부업을 찾아 은퇴 전부터 N잡러로 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은퇴 전까지 꾸준히 실력과 경험을 쌓는다면 은퇴 후 자신에게 맞는 제2의 직업을 찾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부업 트렌드 2024를 쓴 한산도 작가 등 부업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은퇴 후까지 대비한 부업 거리’들을 시리즈로 엮어 본다. 편집자 주평소 글 쓰기나 사진 혹은 영상 작품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작가형 부업’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취미나 경험을 부업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에세이부터 전문 강의까지 폭 넓게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들이 적지 않다. 노력이나 컨텐츠의 질적 가치에 따라 쏠쏠한 수입은 물론 명성도 뒤따른다.◇ 글쓰기 재능 부업일반인을 작가로 만들어주는 플랫폼들이 많다. ‘브런치’가 대표적이다. 작가 지원 단계를 통과하면 임시로 글을 올려보게 한다. 여기서 작품의 퀄리티가 인정되면 공식 작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 취미나 관심분야, 일상에 관한 일반적인 컨텐츠라도 독자에게 잘 전달되면 꾸준히 인기를 얻을 수 있다. 90년생이 온다 같은 베스트셀러도 브런치에서 발굴된 작품이다. 이곳에는 에세이 형태의 글이 많다.좀더 전문적인 글을 쓰길 원하는 사람은 웹 소설 플랫폼인 ‘조아라’를 이용하면 된다.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자유로운 주제의 소설들이 올려지고 있다. 신인 작가가의 등용문 역할을 하기도 한다. ‘문피아’라는 플랫폼도 있다. 작가친화적 시스템을 갖춰 작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조아라가 여성 독자가 많다면 문피아는 무협이나 판타지 등 남성 독자 지향적이다. 최근에는 이들 플랫폼이 네이버나 카카오 등에 밀리는 모양새를 보이기도 한다. 독자친화적이고 독자가 많은 포털 내 웹 소설 플랫폼으로 독자들이 많이 이동하는 추세인 것은 사실이다.웹툰과 웹소설, 도서를 모두 망라하는 ‘리디(옛 리디북스)’도 관심을 둘 만 하다. 이곳에서 작가로 수익을 올리려면 먼저 예비작가로 원고를 투고해야 한다. 반드시 신작으로 제출해야 한다. 웹툰의 경우 완성된 원고 1화에 3화 가량의 콘티 작품, 그리고 작품 기획서를 제출하면 된다. 웹소설은 장르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시놉시스와 5만 자 이상의 원고가 필수다.◇ 온라인 교육강의 부업 클래스 101 홈 페이지 화면온라인 플랫폼에서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재능을 기반으로 부업 강의를 한다. ‘클래스 101’은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을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미술이나 공예, 요리, 재테크, 창업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클래스가 개설되어 있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강의를 제공한다. 수강생 규모와 리뷰 평점 등을 기반으로 강의료가 정산된다. 전문 크리에이터의 경우 첫 달 평균 수익이 650만 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으로 중·장년층을 위한 특별 클래스도 개설될 예정이라 더욱 주목을 끈다.‘탈잉’ 역시 강의 수업을 통해 부업을 할 수 있는 특화된 플랫폼이다. 특히 ‘투잡’과 관련한 교육 상품이 많아 인기다. PDF 전자책이나 엑셀, 메이크업, 포토샵 등을 주제로 수업이 진행된다. 수업 소개서 등을 제출하고 튜터로 등록하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어 매칭이 이뤄진다. 매월 15일과 말일 두 차례에 걸쳐 정산이 이뤄진다. 결제가 완료되면 튜터와 튜티간 연락처가 공유되어 매칭이 완료된다.최근 큰 인기를 끄는 것이 ‘크몽’이다. 700개 이상의 카테고리를 보유한 국내 넘버 원 프리랜서·아웃소싱 플랫폼이다. 전문가로 등록해 일감을 따낼 수도 있고, 반대로 전문가를 찾아 원하는 작업을 맡길 수도 있다. 본인 프로필을 적어 전문가 서비스를 등록하면 심사를 받아 활동할 수 있다. 전문가 플랫폼답게 등록과 심사 절차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과 이미지, 영상 부업 게티이미지 홈 페이지 화면‘게티이미지’는 세계적인 이미지 판매 플랫폼이다. 국내의 게티이미지코리아에 등록해 작가로 활동하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작가 등록은 다소 까다롭다. 이력서와 함께 100장 이상의 사진을 제출해야 한다. 사진이나 이미지가 중복된 것이면 안된다. 작가로 등록되더라도 승인된 이미지만 업 로드 되어 수익이 창출된다. 품질과 해상도가 매우 중시된다. 판매 금액 대비 수익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유사한 기능을 가진 곳으로 ‘셔터스 톡’과 ‘어도비 스톡’이 있다. 셔터스 톡은 다양한 형태의 시각 콘텐츠와 사진, 일러스트, 그래픽 비디오 등을 판매한다. 사진의 경우 연간 판매량이 100개 미만이면 판매수익의 15%, 500~2500개면 30%를 가져가는 구조다. 어도비 스톡은 여기에 3D 모델과 음악 등이 가미된다. 25달러 이상 수익이 나야 수익을 정산받을 수 있다.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2024-02-14 09:09 박성훈 기자

[비바100] 오늘의 커피 트렌드를 마시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유명하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전 세계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인 152잔 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시장이 커지고 소비자들의 커피 취향이 다양화·고급화되면서 볶은 커피, 액상 커피, 인스턴트 커피 시장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3조1717억 원으로 2018년 기준 2조 5729억 원 보다 약 23% 성장했다.이처럼 커피 산업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카페 창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청년 창업이나 여성 창업, 중·장년 창업을 막론하고 카페는 창업 선호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카페 창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전시회가 이번 주와 다음 달에 연이어 열린다. 전시회에서는 고된 발품을 팔지 않아도 다양한 카페 관련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직접 상담을 할 수도 있고, 카페 업종의 최신 트렌드도 한눈에 살펴볼 수가 있다. ◇ 카페 창업의 모든 것… ‘2024 서울 카페 베이커리페어’'2024 서울 카페amp;베이커리 페어' 공식 포스터.‘2024 서울 카페베이커리페어’가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SETEC)에서 200여개 업체 350부스 규모로 진행된다.올해 커피 트렌드를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커피, 베이커리, 디저트, 설비, 기기 등 관련 산업 아이템이 전시된다. 특히 베라코리아, 억셉트커피, 인더먼트코리아, 코이상사, 푸드머신코리아, 하나통상 등 장비 머신 업체들이 참가해 2024년도 시장을 겨냥한 카페 창업 패키지를 선보인다.박람회 기간 동안 참가 브랜드와 업계 종사자 및 바이어에게 비즈니스 판로 확대 기회를 제공하는 ‘1대 1 비즈매칭 상담’을 지원하며, 2024년 신제품과 이슈가 된 인기 제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또 브랜드 홍보와 비즈니스 수요를 확대시킬 수 있는 ‘BEST NEW AWARDS’ 쇼케이스도 진행된다.지난해 10월 세텍에서 열린 카페앤 베이커리에서 관람객들이 커피를 시음하는 모습(사진=서울 카페amp;베이커리페어 홈페이지)이번 카페베이커리페어에서는 지속 가능한 커피와 미래를 위한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는 ‘그린카페존’, 작지만 강하고 개성 있는 로스터리 카페와 로스터를 만날 수 있는 ‘로스터리 비’, 새로운 주류 트렌드에 맞게 다양한 술을 즐길 수 있는 ‘술퍼마켙’ 등 변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특별관을 운영한다. 커피 로스터들이 원두의 맛과 향을 연구한 스페셜티 커피를 ‘로스터리 비’ 특별관에서는 △간결커피로스터스 △오구커피 △카페딕셔너리 △길위의커피 △카페미곡로스터리 △카페미곡창고 △작은콩집 등이 참가해 각 로스터리의 취향이 담긴 커피를 테이스팅해볼 수 있다. 또한 FB 업계 종사자와 카페 운영자,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FB 마케팅 세미나’도 진행되는데, 워밍업아카데미 고은미 원장의 ‘요즘 대세 논알콜 하이볼 레시피’와 커피 가능성 박경진 대표의 ‘성공하는 카페 창업 꿀팁’ 등 관련 업계 유명 관계자들이 카페 운영과 메뉴 개발 등의 실전 노하우를 소개할 예정이다.◇ 커피 산업의 모든 것… ‘2024 서울커피엑스포’‘2024 서울커피엑스포’ 포스터.3월에는 코엑스와 (사)한국커피연합회가 공동 주최하는 상반기 최대 규모 B2B 커피 산업 전시회인 ‘2024 서울커피엑스포(Coffee Expo Seoul 2024)’가 열린다. 올해로 13회째 맞이하는 2024 서울커피엑스포는 업계 종사자 및 커피에 관심 있는 약 5만 명의 참관객이 방문하는 커피 전문 전시 행사다.3월 21일부터 24일까지 삼성동 코엑스 A, B홀 전시장에서 열리는 전시회에서는 커피 맛은 물론 브랜드부터 마케팅·운영까지 카페 창업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관련 전문가들과 소통할 수 있는 행사인 ‘커피 토크 콘서트(COFFEE TALK CONCERT)’가 운영될 예정이다.‘커피 토크 콘서트’는 코엑스 B홀에 위치한 마케팅 스테이지에서 진행될 예정으로 총 12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커피 애호가나 카페 운영자, 예비 창업자 등 본인과 관련된 주제와 목적에 맞게 신청해 관람할 수 있으며 혼자서 해결이 어려웠던 문제를 질문해 전문가로부터 즉각적인 피드백도 받아볼 수 있다. 현재 정가 대비 50%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는 1차 얼리버드 티켓을 판매 중으로 오는 29일까지 카카오톡 예약하기를 통해 구매 가능하다.이외에도 올해의 주빈국으로 고품질 아라비카 커피 생산국인 르완다를 초청해 현지 관계자와의 교류의 장을 마련했으며 △카페의 명예를 걸고 승부를 겨루는 대한민국 카페 대항전 ‘K-Cafe Championship(KCC)’ △전국의 유명 로스터리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로스터즈 클럽’ △신제품으로 커피산업 최신 트렌드를 전해주는 ‘블렌디드 라운지: 더 넥스트(Blended Lounge: The Next)’ △베이커리 및 디저트 제품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는 특별기획관 ‘베이커스 클럽’ △카페의 분위기를 더해주는 아이템이 가득한 문화공간 ‘커피 앤 컬처(Coffee Culture)’ △공정무역 및 탄소중립 실천 제품으로 커피 업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 방법을 제시하는 ESG 특별관 ‘투모로우스 카페(Tomorrow’s Cafe)’ 등 다양한 기획관 및 부대행사도 관람할 수 있다.2024 서울커피엑스포 사전등록 기간은 오는 29일까지 ‘네이버 예약’, ‘카카오 예약하기’, ‘틱고’를 통해 가능하며 사전등록 시 90%의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서울커피엑스포 관계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커피 문화에 대한 관심은 이미 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돋움했으며 통계는 그것을 뒷받침해 주는 하나의 지표”라며 “커피 산업과 관련된 각종 정보와 최신 트렌드를 접할 수 있는 서울커피엑스포에 방문해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들을 즐겨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2024-02-14 07:00 박자연 기자

[비바100] 이정한 여성경제인협회장 "선배 여성기업인이 겪었던 시행착오, 후배들은 겪지 않았으면"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사진=한국여성경제인협회)“선배들이 그동안 겪었던 수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후배들이 반복해서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10년, 20년 뒤 후배 여성기업인들의 자신의 회사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시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의 말이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여경협)는 1971년 세워진 ‘대한여성경제인협회’를 모태로, 1999년 ‘여성기업 지원에 관한 법률 제13조’에 의거하여 설립된 한국 최초의 ‘법정 여성 경제단체’로, 여성기업의 창업촉진, 판로확대, 일자리 지원 등 여성경제인의 이익 증진과 여성기업 활동 촉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월 제 10대 여경협 회장으로 당선된 후 여성경제인의 권익 향상과 여성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애써온 이정한 여경협 회장을 만나 취임 후 성과와 2024년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 취임한 지 만 2년이 지났는데 그간 소회를 말해달라. 또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보냈다. 모든 순간이 즐겁고 값진 시간이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최대한 많은 회원사(여성기업 현장)를 방문하려 노력했다. 임기 초 협회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일반회원제도’를 신설해 2700명 대였던 협회 회원 수가 현재 9000명을 넘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또 미래여성경제인육성사업과 여성기업주간이 신설되고, 그 영향으로 정부(중기부)의 여성기업 육성 사업 예산을 처음으로 100억 이상 확보하게 된 것도 뜻 깊은 기억이다.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사진=한국여성경제인협회)- 아직까지 여성기업에 대한 조명이 크지 않은 것 같다. 여성기업의 경영 여건과 애로사항에 대해 말해달라 우리나라 여성기업 수는 갈수록 증가해 현재 314만 개로, 전체 기업의 40%를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여성기업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10%에 불과하여 아직 더 많은 발전과 성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성기업도 남성기업과 별반 다르지 않아 대부분 판로확보, 자금조달, 인력 부족 등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와 고도의 전략, 그리고 무엇보다 폭넓은 네트워크와 탄탄한 인프라가 필요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여성기업이 남성기업에 비해 규모가 작고, 정보를 주고받을 네트워크와 인프라가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면서 우수한 여성 인재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고, 제도적으로도 남녀의 차이는 사실상 없다. 기술력과 제품의 우수성만 보더라도 여성기업이 남성기업에 절대 뒤지지 않고, 오히려 더 뛰어난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녀기업의 격차가 나타나는 건 결국 보이진 않더라도 분명한 벽이 존재한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모두 알 것이다. 오로지 좋은 품질의 제품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기업 경영에는 반드시 네트워크와 인프라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여성기업은 아직 그 부분이 남성에 비해 많이 약하다. 남성기업과 동등한 선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반열에 오를 때까지 국가 차원에서 더 다양한 시각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여성기업 육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 기업중 여성기업의 비중이 40%에 달하지만, 여성기업의 수출비중은 10%에 불과하다고 한다. 여성기업의 수출 활성화를 위해 여경협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있다면 여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22년 여성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기업의 경영활동 애로사항 중 판로 활동 애로사항이 44.6%로 가장 많았으며, 판매 활동 애로사항 중 ‘내수위축’이 72.3%로 가장 높았다. 내수시장이 포화 상태인 상황에서 수출 확대와 신시장 개척은 중요한 돌파구다.하지만 2022년 여성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수출 경험이 있는 여성기업은 1.5%에 불과해 여성기업이 얼마나 수출에 취약한 상황인지를 알 수 있다. 수출 활동 애로사항으로는 물류비용부담, 해외바이어 발굴 어려움, 해외시장 정보 부족, 무역 전문 인력 부족 순으로 많이 언급됐다. 우리 협회는 여성기업의 수출 애로 해소를 돕고, 글로벌 판로 확대를 위해 아래와 같이 노력하고자 한다. 먼저 해외 유통망을 갖춘 대기업 및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여성기업의 수출을 돕고자 한다. 이미 많은 대형 유통사들이 해외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미용, 생활용품, 식품 등 여성기업이 특히 잘하는 제품군을 중심으로 해외에 진출한 유통 플랫폼에 입점 시켜 수출을 돕고, 해외 인프라를 갖춘 유관기관과 활발히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또 올해에는 여성창업기업의 수출 지원을 준비 중이다. 글로벌 진출을 희망하는 여성 창업기업에 해외 진출을 위한 사전 교육, 컨설팅, 홍보 및 마케팅 지원,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정보 및 해외 전시회 등 참여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끝으로 세계여성경제인협회(FCEM)을 비롯한 해외 여성경제단체 등과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통해 여성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사진=한국여성경제인협회)- 여경협은 여성경제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여성경제연구소는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가. 또 앞으로의 활동 방향과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1999년 ‘여성기업법’ 제정으로 여성기업 지원 정책이 펼쳐치고 있지만, 여성기업을 경제주체가 아닌 사회적 약자로 인식하여 지원하는 수준으로 다양한 여성기업 정책 발굴이 미흡한 상황이다. 그래서 우리 협회는 2019년 여성기업 연구를 전담으로 하는 여성경제연구소를 설립했다. 여성경제연구소는 여성기업 관련 기초 통계자료 구축과 조사연구를 하며 여성기업 육성과 발전을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국내 유일의 여성기업 연구기관이다. 다른 여성 관련 연구기관은 여성 노동 및 인권 등에 초점을 맞춘 연구가 대부분이어서 여성기업 관련 연구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사실상 우리 여성경제연구소가 유일하게 여성기업 관련 통계 및 자료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연구소가 매년 발간하고 있는 ‘여성기업 실태조사’는 여성기업 대한 국내 유일의 국가승인 통계로, 연구소가 ‘통계작성지정기관’으로 지정된 2019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통계청의 품질진단 평가에서 ‘우수(최고등급)’ 통계로 평가받고 있다. 2022년에는 통계청으로부터 체계적인 운영 및 관리 등 통계품질 제고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기획재정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여성경제연구소는 팀 단위 정도의 업무만 수행 가능할 정도의 매우 작은 규모로 여성기업 관련 연구·조사 활동에 있어서 많은 한계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성기업 육성을 위한 체계적이고 시의성 있는 정책 마련을 위해 다양한 조사·연구가 가능하도록 국가 차원에서 여성경제연구소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예산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취임 이후 여성기업주간이 법정 행사로 열리고 있다. 여성기업주간에 대한 느낌이 남다를 것 같은데, 올해는 어떤 식으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인가. 전년에 비해 바뀌는 부분이 있다면. 2016년부터 2022년까지 7년간 여성의 기술창업 증가율은 남성의 3.5배 수준으로 ICT, AI 등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4차 산업시대 핵심 분야에서 점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 여성기업의 여성 근로자 고용률은 남성기업의 두 배를 훌쩍 넘기며 여성의 고용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이렇듯 여성기업이 더 커지고 많아질수록 국가 경제발전은 물론, 여성 일자리 창출 및 고용 안정화를 통한 저출산, 고령화 등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여 지속가능한 사회 구축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여성기업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식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많은 국민이 왜 여성기업주간을 지원해야 하는지 의문을 품고 있으며, 여성기업인 스스로도 본인이 산업의 역군으로서 우리 경제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우리 사회 선순환 구축에 어떠한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기업주간이 법정 행사로 지정된 것이다. 지난 2021년 10월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매년 7월 첫째 주가 ‘여성기업주간’으로 지정되고, 2022년 7월에 개최한 제1회 여성기업주간 개막식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열린 제2회 행사에는 김건희 여사가 직접 참석해 여성기업인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여성기업의 역할과 위상을 널리 알려, 여성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여성기업 위상을 높이고, 여성기업이 스스로가 자긍심을 가지고 더 열심히 기업 활동을 하고, 여성 인재들이 과감하게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하는 것이 ‘여성기업주간’의 가장 큰 의미이다. 올해 7월에도 어김없이 제3회 여성기업주간이 개최될 예정이다. 1회가 ‘새로운 출발’, 2회가 ‘화합과 도약’이었다면 올해 개최될 3회는 ‘글로벌 역량강화 및 수출 확대’를 테마로 행사를 준비 중이다.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사진=한국여성경제인협회)-지난 해부터 미래 여성 경제인 육성 사업을 펼치고 있는 걸로 안다. 사업을 추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또 1년 동안 사업을 운영하면서 성과와 아쉬운 점, 올해 목표와 추진 방향에 대해 말해달라.2022년 협회장으로 취임 이후 내내 협회의 발전방향과 신규사업에 대해 고민이 있었다. 특히, 사회생활 출발선을 목전에 둔 여고생들의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협회의 한 지회와 어느 여자상업고등학교가 여성인재 취·창업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정식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이 사업은 우리 선배 여성CEO들이 그동안 겪었던 수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후배들이 반복해서 겪지 않도록 선배들이 도와야 한다는 공감대와 그를 위한 열정의 값진 산물이다. 지난 1년 동안 전국을 돌며 여성CEO 특강, 국내 여성기업 탐방, 실전창업 멘토링을 진행했고, 10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탐방, 11월에는 그동안 사업에 참여했던 모든 학생들과 여성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통합 워크숍을 개최했다. 뿐만 아니라 사업에 참여한 모든 여성CEO와 520명의 학생들의 열정이 정말 대단했고, 굉장히 뜨거운 반응과 만족도를 보여줬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한정된 예산과 시간으로 인해 더 많은 학생들을 참여시키지 못했다는 점이다. 올해에는 사업 규모를 확대하여 더 많은 학교와 학생들을 참가시키고, 프로그램도 더 알차게 구성하여 진행할 예정이다.◇ 이정한 회장은…이정한 회장은 금속 판재 유통 및 가공을 전문으로 하는 비와이인더스트리의 대표이사로, 여성이 드문 금속업계에서 30년 넘게 고군분투해온 기업인이다. 1988년 27세의 나이에 작은 철재상으로 사업을 시작해 거친 현장에서 사업을 하면서 수차례 부도를 맞기도 하고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가장 힘들었다는 이 회장은 자신을 비롯한 선배 여성기업인들이 겪어온 시행착오를 후배 여성기업인이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2003년 여경협에 입회해 활동을 시작했다. 2010년에는 3년간 여경협 경기지회장을 역임했으며, 2022년 여경협 회장으로 추대돼 일하고 있다.  취임 후에는 100여개의 여성기업을 방문하고 미래 여성 경제인 육성사업을 펼치며 여성기업인들의 멘토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장민서 기자 msjang@viva100.com

2024-02-13 07:00 장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