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뮤지컬

[Culture Box] 5주년 ‘라흐마니노프’, 뮤지컬 ‘은하철도의 밤’, 연극 ‘엘리펀트송’ ‘디어런드리’ 캐스팅 공개

span style="font-weight: normal;"뮤지컬 ‘라흐마니노프’ 출연진(사진제공=HJ컬처)초연의 박유덕·안재영, 김경수·정동화부터 뉴캐스트 김현진까지 5주년 ‘라흐마니노프’(12월 11~2022년 3월 6일 예스스테이지 1관)뮤지컬 ‘라흐마니노프’가 5주년을 함께 할 캐스팅을 발표했다.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는 1897년 발표해 페테르스부르크에서 초연된 ‘교향곡 제1번’과 ‘협주곡 1번이’ 연달아 혹평을 받으면서 신경쇠약에 시달리던 러시아의 천재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ff)와 그의 신경정신의 니콜라이 달(Nicholai Dahl) 박사의 실제 일화를 다룬 작품이다.‘피아노 협주곡 1번’ ‘교향곡 1, 2번’, 슬럼프를 딛고 달 박사에 헌정한 ‘피아노 협주곡 2번’ 그리고 ‘보칼리제’와 가곡 ‘비가’ 등 실제 라흐마니노프 음악들로 넘버를 꾸린 작품이기도 하다.5주년 기념 공연에는 2016년 초연부터 2017년, 2018년까지를 온전히 함께 했던 라흐마니노프 역의 박유덕·안재영과 달 박사 김경수·정동화가 3년만에 다시 돌아온다.더불어 2020년 시즌에 합류했던 ‘더 데빌’ ‘트레이스 유’ ‘더 픽션’ ‘미아 파밀리아’ ‘알렉산더’ ‘최후진술’ ‘비스티’ ‘파가니니’ 등의 박규원과 ‘어쩌면 해피엔딩’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개와 고양이의 시간’ ‘세자전’ ‘시데레우스’ 등의 정욱진이 라흐마니노프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뮤지컬 ‘라흐마니노프’(사진제공=HJ컬처)달 박사로는 초연의 김경수·정동화를 비롯해 ‘미아 파밀리아’ ‘홀연했던 사나이’ ‘더 모먼트’ ‘최후진술’ 등의 유성재, ‘보도지침’ ‘스모크’ ‘블루레인’ ‘킹아더’ ‘시라노’ ‘인터뷰’ ‘마마돈크라이’ 등의 임병근, ‘뱀파이어 아더’ ‘경종수종실록’ ‘와일드그레이’ ‘배니싱’ ‘브로드웨이 42번가’ 등의 정민이 다시 함께 한다.이번 시즌 새로운 라흐마니노프로는 ‘엘리펀트송’ ‘어린왕자’ ‘쓰릴미’ ‘스프링 어웨이크닝’ ‘전설의 리틀농구단’ ‘풍월주’ ‘데미안’ 등의 김현진이 합류한다.초연의 정원조·고수희부터 새 캐스트 김현진·신주협, 정상윤, 박현미까지 연극 ‘엘리펀트송’(11월 26~2022년 2월 13일 예스24스테이지 3관)2015년 초연 후 2016년, 2017년, 2019년 공연돼 사랑받았던 연극 ‘엘리펀트송’이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하루 앞두고 사라져버린 의사 로렌스를 찾기 위한 병원장 그린버그와 유일한 단서를 가진 환자 마이클, 수간호사 피터슨이 풀어가는 심리극이다.초연부터 개근 중인 ‘돼지우리’ ‘옥상 밭 고추는 왜’ ‘미저리’ 등의 고수희가 다시 한번 수간호사 피터슨으로 함께 하며 초·재연에서 그린버그 원장으로 분한 ‘능길삼촌’ ‘안녕, 여름’ ‘킹스스피치’ ‘오슬로’ ‘더 헬멧’ ‘글로리아’ ‘알리바이 연대기’ 등의 정원조가 5년 만에 돌아온다.더불어 2016년 재연부터 꾸준히 함께 해온 ‘아이위시’ ‘세자전’ ‘아들’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카포네트릴로지’ 등의 이석준과 새로 합류한 ‘레드북’ ‘포미니츠’ ‘세종, 1446’ ‘붉은 정원’ 등의 정상윤이 그린버그 원장으로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연극 ‘엘리펀트송’ 출연진(사진제공=나인스토리)로렌스 선생 실종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쥔 마이클로는 재·삼연의 ‘어쩌면 해피엔딩’ ‘마우스피스’ ‘블랙메리포핀스’ ‘마우스피스’ 등과 드라마 ‘오! 삼광빌라’ ‘검사내전’ ‘60일, 지정생존자’ ‘열혈사제’ 등에 출연했던 전성우, 4연에 새로 합류했던 ‘카포네 트릴로지’ ‘빈센트 리버’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아들’ 등의 강승호가 함께 한다. 전성우, 강승호와 더불어 마이클로는 ‘라흐마니노프’ ‘쓰릴미’ ‘어린왕자’ 등의 김현진과 ‘블랙메리포핀스’ ‘제이미’ ‘스위니토드’ ‘어쩌면 해피엔딩’ ‘시데레우스’ ‘난쟁이들’ 등의 신주협이 새로 합류한다.뮤지컬 ‘은하철도의 밤’ 출연진(사진제공=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수간호사 피터슨은 고수희를 비롯해 4연부터 함께 한 ‘홀연했던 사나이’ ‘데스트랩’ ‘폴’ ‘섬’ ‘블루레인’ 등의 이현진 그리고 새로 합류한 ‘에쿠우스’ ‘아인슈타인의 별’ ‘성’ 등의 박현미가 번갈아 연기한다.박정원·김리현·정지우와 정상윤·윤승우·박좌헌의 창작뮤지컬 ‘은하철도의 밤’(11월 30~2022년 1월 30일 드림아트센터 4관)김수로가 이끄는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가 ‘푹풍의 언덕’ ‘문스토리’ ‘박열’에 이어 선보이는 2021 더블케이 드림 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 ‘은하철도의 밤’ 캐스팅을 공개했다.일본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원작인 미야자와 겐지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올린 창작뮤지컬로 ‘어쩌면 해피엔딩’ ‘환상동화’ 등의 배우이자 ‘경종수정실록’ ‘박열’ ‘배니싱’ ‘랭보’ ‘사의찬미’‘아트’ 등의 연출인 성종완 작·작사·연출작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소년 조반니가 친구 캄페넬라와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은 성장극이다.별자리를 정거장 삼아 여행하다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소년 조반니는 ‘경종수정실록’ ‘어린왕자’ ‘엔딩노트’ ‘더 픽션’ ‘비스티’ 등의 박정원, ‘아가사’ ‘문스토리’ ‘히스토리 보이즈’ ‘베어더뮤지컬’ 등의 김리현, ‘박열’ ‘붉은 정원’ 등의 정지우가 트리플캐스팅됐다.아버지를 찾는 조반니의 여정에 함께 하는 친구 캄파넬라는 ‘레드북’ ‘세종, 1446’ ‘붉은 정원’ 등의 정상윤, ‘마마돈크라이’ ‘호프’ ‘아르토, 고흐’ 등의 박좌헌, ‘쓰릴미’ ‘전설의 리틀농구단’ ‘어림없는 청춘’ 등의 윤승우가 번갈아 연기한다.김도빈·김찬호 등 드라마 제작사 로고스필름의 첫 연극 ‘디어 런드리’(12월 4~31일 아트원씨어터 3관)연극 ‘디어 런드리’ 출연진(사진제공=로고스필름, 우컴퍼니)‘김과장’ ‘빈센조’ ‘굿닥터’ 등의 드라마 제작사 로고스필름이 연극 ‘디어 런드리’로 대학로 신고식을 치른다. 24시간 빨래방을 배경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 중년 가장 등의 일과 꿈, 사랑, 애환 등을 다룬다.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출신의 배우이자 1920, 30년대 단편소설들로 꾸린 음악극 ‘얼쑤’ ‘꿍짝’ 등의 연출이기도 한 우상욱이 이끄는 우컴퍼니와 로고스필름이 손잡고 공동제작한 연극이다.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일과 꿈, 사랑을 아우를 민준은 ‘더 모먼트’ ‘블랙메리포핀스’ ‘인사이드’ ‘윤동주, 달을 쏘다’ 등의 김도빈, ‘마마돈크라이’ ‘더 데빌’ ‘보도지침’ ‘검은사제들’ ‘미드나잇’ ‘니진스키’ 등의 김찬호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또 다른 청춘 윤하는 창작집단 LAS 단원 한수림과 ‘얼쑤’ ‘쿵짝’ 등의 박한들이, 중년 가장의 애환을 전할 정우는 드라마 ‘경찰수업’ ‘속아도 꿈결’ ‘빈센조’ ‘배가본드’ 등과 연극 ‘리어왕’ ‘취미의 방’ 등의 유태웅, ‘나와 할아버지’ ‘와이프’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톡톡’ ‘신인류의 백분토론’ 등의 오용이 더블캐스팅됐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0-31 14:00 허미선 기자

[B사이드] 연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정동환 “깊은 영혼의 종교 연극, 그 길의 동지 나진환”

정동환(사진=이철준 기자)“제 삶에서 중요한 건 뭔가 새롭게 도전하고 이뤄내고 좌절해도 다시 한번 해보려고 일어서는 거예요. 그런 제 행위가 연극에 맞다는 생각이 들어요. 참 다행스러운 건 함께 할 동지가 있다는 거죠. 나진환 연출은 끊임없이 등을 밀어주는 동지거든요. 언덕에 있는 제 등을 밀지만 ‘잘 견대낼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사람이죠. 그런 동지의식을 가진 예술가가 있다는 게 큰 고마움이에요.”정동환은 연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31일까지 이해랑예술극장)의 나진환 작·연출에 대해 ‘동지’라고 표현했다. 나진환 연출은국립파리8대학교 연극과에서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거쳐 극단 ‘Gamyunnul’을 창단해 활동했고 성결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이기도 하다. 그는 정동환과 표도르 도스도옙스키(Fyodor Mikhailovich Dostoevskii)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7시간짜리 연극으로 꾸려 2017년 초연된 연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시작으로 오롯이 혼자 이끌었던 ‘대심문관과 파우스트’, 올해 5월 공연됐던 ‘단테의 신곡-지옥편’ 그리고 다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두 번째 시즌까지를 하고 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중 조시마 장로를 연기 중인 정동환(사진제공=극단 피악)“나진환 교수의 극단 피악에서 새로 준비하는 작품이 있어요. ‘안나 카레니나’를 음악하는 사람들과 주고받는 방식의 살롱드라마로 풀어낸다고 하더라고요.”◇‘가난한 연극’을 추구하는 예술 동지 나진환 연출“나 교수와 제가 맞는 점이 (폴란드의 연출가) 예지 그로토프스키(Jerzy Grotowski)의 ‘가난한 연극’을 추구한다는 거예요. 가장 어렵고 힘들면서도 다른 예술에서 할 수 없는, 무대에서만 가능한 일들이죠.”그가 언급한 그로토프스키의 ‘가난한 연극’은 의상, 조명, 무대, 효과, 장치 등 연극을 이루는 제반요소들을 제거하더라도 배우와 관객, 두 그룹의 본질적인 만남만으로도 존립하는 연극을 일컫는다.도스도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의 ‘파우스트’를 엮은 1인극 ‘대심문관과 파우스트’에서는 핏물 속을 헤매고 다니며 그 어떤 장치도 없이 1인 5역을 소화해야 했다. 집 계단 하나도 오르지 못할 정도로 발목과 관절에 문제가 생겨 공연 내내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작품이다. “수염이나 모자 등 그 어떤 장치라도 있겠지 했는데 없더라고요. 처음엔 나 교수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했죠. 지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도 마찬가지예요. 변호사라는 역할이 새로 생겼는데 도스도옙스키 해설에 이어 등장하죠. 나 교수가 커프스 하나를 꽂아주더라고요.”‘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도스도옙스키 유작이자 미완성 작품으로 탐욕스럽고 색정가인 아버지 표도르(이기복)와 난폭하면서도 겁 많은 장남 드리트리(주영호), 이성적인 무신론자 차남 이반(한윤춘), 수도사를 꿈꾸는 알료사(김찬), 표도르의 사생아라는 신분을 숨긴 채 하인으로 살아가는 스메르자코프(조창원) 등으로 구성된 한 가문의 비극을 담고 있다.정동환(사진=이철준 기자)나진환 각색·연출작으로 카라마조프가의 부자와 옛사랑을 그리워하며 드리트리와 표도르를 몸 닳게 하는 그루셴카(박결이), 드미트리의 약혼자이면서 이반이 사랑을 갈구하는 카체리나(정수영) 등까지 얽혀 인간 내면과 존재 자체에 대해 깊이 탐구하는 작품이다. 초연 당시 러닝타임 7시간, 도스도옙스키·대심문관·조시마 장로·식객 1인 4역, 오롯이 대사로만 구성된 20여분에 이르는 대심문관의 독백신 등으로 화제가 됐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재연을 맞아 다양한 변화를 맞았다.러닝타임은 1, 2부를 합쳐 6시간으로 줄었고 대심문관의 독백 신은 페인트와 진흙 등을 활용해 표현방식의 변화를 맞았다. 초연 당시 해설자이자 내레이터 도스도옙스키와 대심문관, 알료사의 스승이자 그 지역에서 존경받는 예언자 조시마 장로, 사탄을 상징화한 식객을 소화했던 정동환은 새로 생긴 변호사까지 1인 5역을 책임지고 있다. 그 변호사 역시 20여분에 달하는 독백을 오롯이 혼자 소화해야 하는 인물이다.정동환(사진=이철준 기자)“갑갑해 죽을 지경이에요. 그렇지만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걸 하다가 죽더라도 저는 굉장히 좋아요. 그렇게 사기(?)를 당했지만 당한만한 사기였다 싶어요. 나 (성결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를 만나고부터는 늘 낭떠러지예요. 떨어지지 않으려 애를 쓰고 있죠. 앞으로도 나 교수는 저를 계속 밀어 떨어뜨리려고 할 거예요. 전 그것이 무엇이든 좋아요. 제가 할 수 있는 것보다 새로 도전해서 만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감사하게 임할 생각입니다. 그러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떨어지겠죠. 그런 날이 오면 무대를 떠날 생각입니다.”◇코로나19 시대, 더 중요해진 예술“지금은 이 작업이 너무 귀하고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코로나19로 공연을 취소하거나 포기해야 한다고들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이럴 때일수록 더 해야죠. 물론 질서와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하는 건 당연합니다.”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도 “예술은 절대 포기되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강조한 정동환은 “우리 국립극단의 찬란한 역사 중 하나가 전쟁 중에도 대구에서 공연을 했다는 것”이라며 “이럴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가 인류 역사에 이미 다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곤 알렉산더 대왕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예술가들을 끌고 다니거나 비행기로 피아노를 공수해 예술을 향유했던 순간들을 예로 들었다.“배우가 해야할 일은 배우가 해야 하고 봐야할 사람들은 또 봐야 하고…그렇게 극장은 나름대로 돌아가야 하고 세상은 흘러가야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때에 안전한 상태에서 슬기롭게 넘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해내는 게 중요하거든요.”더불어 최근 정동환을 비롯해 셰익스피어 원전 그대로를 무대에 올린 3시간 남짓의 연극 ‘리어왕’(10월 30~11월 21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을 준비 중인 이순재 등 선배 배우들의 도전과 활동에 대해 “이 또한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정동환은 1인 5역을 연기한다(사진제공=극단 피악)“다른 사람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관계없어요. 하지만 세상은 변하고 있죠. 나이 먹은 사람들이라고 꼭 할아버지로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살 동안은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을 뿐이죠. 후배들에게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몸소 보여주거나 안주하는 건 아닌지 고민하라고 하는 게 아니에요. 그럴 이유도, 시간도 저에겐 없어요. 제가, 저의 삶이 중요하거든요.” 그리곤 “등산에는 등정주의와 등로주의, 두 가지가 있다”며 “등정주의는 정상까지 가기만 하면 되지만 등로주의는 자신만의 길을 가는, 결과 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제 인생을 사는 것. 저한테 중요한 건 그거예요. 뭘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고 있다 확인되는 게 저한테는 중요하거든요. 누구한테 고생을 강요하는 게 아니에요. 그저 저만의 방법으로 살아가는 거죠.”◇연극은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자 종교”정동환(사진=이철준 기자)“연극은 나는 누구인가 질문을 던지면서 극한의 고통과 고뇌의 내적 갈등을 겪고 마침내 존재 의미에 대한 궁극적 깨달음을 얻는 노정인 것이다. 인간의 이성과 자유의지를 넘어선 우주의 섭리를 받아들이는 것이며 이는 곧 우주와의 화해인 것이며 인간에 대한 긍정인 것이다. 이게 제가 생각하는 연극이에요.”정동환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종교, 삶, 영혼에 대한 문제”라며 “처음 연극 무대에 섰을 때는 왜 연극을 한다고 했는지 몰랐는데 지금은 알겠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곤 “지금은 알겠는 연극은 무엇인가”에 대해 대사를 읊듯 되뇌었다. 이어 “연극은 궁극적으로 내가 누구인가를 찾아가는 과정이고 엄청난 고통을 받으면서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로 재차 강조했다.“저에게 ‘연극은 종교’라고 하면 다들 이상하다고들 해요. (에쿠우스, 아마데우스, 고곤의 선물 등의) 피터 셰퍼(Peter Shaffer)의 (연극 ‘고곤의 선물’ 중 천재 극작가 에드워드 담슨 대사로 표현한) ‘연극은 영원히 죽지 않을 유일한 종교’라는 얘기를 가슴에 안고 살아가고 있어요. 종교는 다르다는 걸 존중해주는 개념이에요. 존중하다 못해 떠받들어야 하는, 그게 종교죠. 그렇게 저에게 연극은 깊은 혼이 깃든 종교입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0-22 18: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6시간짜리 연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인 5역 정동환 “매회 낭떠러지 위”

정동환(사진=이철준 기자)“완전 낭떠러지예요. 언덕에 서 있는 저를 자꾸 미는데 안떨어져보려고 애를 쓰는 것 뿐이죠. 언젠가는 떨어질 거예요. 그게 언제일지는 모르지만.”정동환은 1, 2부를 합쳐 6시간짜리 연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31일까지 이해랑예술극장) 무대에 오르는 심정을 이렇게 전했다. 극의 첫 장면, 사형 위기에 처한 도스도옙스키(Fyodor Mikhailovich Dostoevskii)와 같은 심정으로 무대에 임한다면서도 그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절박함이 무대에 계속 오르게 하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편안하게 여태껏 해오던 일들을 할 수도 있어요. 누군가 함께 하자고 했던 일도 많고 그 중에는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것보다는 이 길이 가고 싶어요. 이 길이 나에게는 옳은 길이라고 생각해요.”◇6시간, 1인 5역, 20분의 독백 “그냥 가는 수밖에!”span style="font-weight: normal;"연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사진제공=극단 피악)언젠가는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걷는 그의 연기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도옙스키의 동명소설을 7시간짜리 연극으로 꾸려 1인 4역을 감당했던 2017년 초연에 이어 두 번째 시즌 무대에 오르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오롯이 혼자 이끌었던 ‘대심문관과 파우스트’ 그리고 올해 5월 공연됐던 ‘단테의 신곡-지옥편’까지.“이번에도 만만치 않아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닥치지 않은 걸 미리 겁내기 보다는 그냥 가보는 거죠. 그런 긴장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 않나 생각해요.”2017년 초연 당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정동환은 해설자이자 내레이터 도스도옙스키와 알료사의 스승이자 그 지역에서 존경받는 예언자 조시마 장로, 이반이 스메르자코프에게 들려주는 작품 속 주인공 대심문관, 사탄을 상징화한 식객까지 1인 4역을 연기하고 대심문관 혼자 20여분을 독백하는 장면을 소화했다. ‘대심문관과 파우스트’에서는 핏물 속에 등장해 선과 악,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고민으로 방황하는 여정을 오롯이 혼자 감당해냈다.“초연에서는 대심문관 혼자 20분을 독백하는 신이 있었어요. 그 긴 시간을 말만 가지고 표현해요. 너무 아름답고 깊이 있는 말들이죠. 여기서 제 연기인생을 그만 둘 줄 알았어요. 그걸 해내지 못하면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지고 말거든요. 가만히 생각하면서 대사를 하는 게 아니고 막 쏟아내는 거라 길을 한번 잘못 들면 낭떠리지밖에 없어요. 단어 하나, 토씨 하나만 틀려도 다른 대사나 장면으로 연결돼 버려요. 소름 끼치는 일이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에요. 대처할 방법도, 아무런 대책도 없어요. 그냥 가는 수밖에요.”‘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도스도옙스키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국립파리8대학교 연극과에서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거쳐 극단 ‘Gamyunnul’을 창단해 활동했던 나진환 성결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가 각색과 연출을 맡아 2017년 7시간짜리 연극으로 첫 선을 보인 후 두 번째 시즌을 맞았다.‘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정동환은 1인 5역을 연기한다(사진제공=극단 피악)탐욕스럽고 색정가인 아버지 표도르(이기복)와 소심하고 난폭한 장남 드리트리(주영호), 이성적인 무신론자 차남 이반(한윤춘), 수도사를 꿈꾸는 알료사(김찬), 표도르의 사생아라는 신분을 숨긴 채 하인으로 살아가는 스메르자코프(조창원) 등 한 가문의 비극을 담고 있다. 드미트리의 약혼자이면서 이반이 사랑을 갈구하는 카체리나(정수영), 옛사랑을 그리워하며 드리트리와 표도르를 몸 닳게 하는 그루셴카(박결이) 등까지 얽혀 인간 내면과 존재 자체에 대해 깊이 탐구하는 작품이다. 도스도옙스키 탄생 200주년과 나진환 연출이 이끄는 극단 피악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작품으로 초연 당시 1인 4역을 연기하며 대심문관의 20여분간 독백 등을 소화했던 정동환은 두 번째 시즌에서 새로운 표현방식으로 신을 꾸린 대심문관과 새로 생긴 변호사 역할까지 1인 5역을 책임진다.정동환(사진=이철준 기자)도스도옙스키에서 커프스 하나로 변신하는 이 변호사 역시 20분여를 혼자서 끌어가야하는 역할이다.◇세 번째 대심문관의 변화, 새로 생긴 변호사의 독백 “이번이 세 번째 대심문관이에요. (2017년 초연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는 꼭대기에 올랐고 ‘대심문관과 파우스트’에서는 핏물에 몸을 담갔고 다시 이 작품이죠. 같은 걸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바꿔보자 했죠.”이어 “악간의 버전을 달리 했다”는 정동환은 “이 신은 내 얼굴이 아닌 심리 상태를 보여줘야 하는데 너무 장광설이다. 초연에서는 내 안의 숨겨진 내면, 또 다른 나를 대사로만 처리했다면 이번엔 페인트와 진흙 등을 이용한 표현예술로 끄집어낸다”고 덧붙였다.“그 아름답고 깊이 있는 말들에 비주얼적인 요소들을 추가했어요. 매일 진흙탕과 페인트를 묻혀가면서 최선을 다 하고 있죠.”초연 당시 25분여 정도였던 대심문관 장면에 대해 “대사가 입에 붙으면서 15분까지 단축되기도 했고 지금은 17분여 정도”라고 전한 정동환은 “내면 심리를 대사만이 아닌 미술, 일종의 퍼포먼스 등 또 다른 예술들로 끄집어낸다. 대심문관 뿐 아니라 스메르자코프, 이반, 드리트리, 표도르 등도 내면을 드러내는 데 다양한 오브제와 표현예술들을 활용해 새롭게 접근한다”고 설명했다.“안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발견하고 탐구하는 작업이죠. 배우들은 말로 못할 정도로 힘들어요. 저 역시 머리가 혼돈스러워요. 연습 내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방향으로 틀어져 버리는 경험을 하면서 다른 예술표현까지 해야 한다는 부담이 너무 컸어요. 하지만 그건 제 문제죠. 누구한테 봐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죠.”‘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정동환은 1인 5역을 연기한다(사진제공=극단 피악)그리곤 “좋다 나쁘다를 떠나 완전 다른 연극”이라며 “같은 작품으로 이렇게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구나, 다시 한다는 의미는 무엇인지 등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20분의 긴 독백에 표현예술까지 덧칠해진 대심문관 장면에 이어 극의 마무리 즈음에 새로 추가된 변호사 역시 그의 몫이다. “변호사는 말로만 표현하는 인물이에요. 우리는 정의를 주장하지만 옳지 못한, 편견에 의한 정의가 정의로 정의될 수밖에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데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장면이죠. 거기서(대심문관 신에서) 죽지 않으면 여기서(변호사 신에서) 죽어라죠.”◇복잡한 인간 내면을 다루는 장인, 도스도옙스키정동환(사진=이철준 기자)“인간의 내면이 얼마나 복잡다단한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선인과 악인을 판단할 때 우리는 저마다가 가진 편견을 가지고 재단하죠. 하지만 인간의 심리는 절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거든요.”그리곤 “누구나 이 작품을 보면 스스로가 얼마나 복잡한 인간인지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저 역시 어떤 대사든, 선택이든, 인물이든 다 공감이 간다”이라고 털어놓았다.“인간의 그 깊은 심리를 잘 파헤친 분이 도스도옙스키죠.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내 안에 들어있는 모든 것들을 표현해내는구나 싶거든요. 작품마다 기억에 남는 대사는 분명 있지만 이 작품은 제가 맡은 대심문관, 식객, 조시마 장로, 도스도옙스키, 변호사 대사를 다 읊어야할 정도예요.“그가 그런 인간의 내면을 기가 막히게 다루는 장인으로 평가한 도스도옙스키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정동환이 연기하는 역할 중 하나이기도 하다.“이 이야기들이 전부 도스도옙스키 머리에서 나왔으니 중요한 인물이죠. 그 사람에게서 주목한 건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는 거예요. 이미 죽는다고 결정이 나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이 바라본 세상, 그런 질곡을 겪은 사람의 깊이, 그 뒤 이야기들이 다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그의 말처럼 극의 사건이나 인물들은 도스도옙스키를 떠올리게 하곤 한다. 사형을 언도받은 도스도옙스키가 처형 직전 죽음을 면하는 극의 첫 장면부터 그렇다. 실제로 도스도옙스키는 스메르자코프처럼 간질을 앓았고 표도르처럼 제대로 아내와 아이들을 돌보지 않았던 아버지에게서 자랐다. 동네에서 맞아 죽은 그의 아버지는 도스도옙스키가 카라마조프가 형제들처럼 어려운 유년시절을 보내게 한 사람이기도 하다.“그는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시베리아 수용소 생활을 하는 등 역경 속에서 많은 걸 느끼고 별의 별 인간 군상들을 만났을 거예요. 깊이가 다른, 상상력이 엄청난 사람이죠.”◇오늘도 기꺼이 낭떠러지 위로!정동환(사진=이철준 기자)“막을 내려 봐야, 끝이 나 봐야 ‘잘했다’ ‘못했다’를 말할 수 있지 지금은 그런 말도 못해요. 열심히나 하는 거죠.”“그렇지 않아도 혼란스러운 인생이 뒤집어질 지경”이라면서도 매일 기꺼이 낭떠러지 위에 서는 정동환은 “저로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걸 극복하려고 하는 중”이라고 토로했다.“사실은 그러려고 할 뿐이지 극복한 건 아닐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진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아무튼 제가 선택한 일이니까요. 지나가는 벌레 하나만 건드려도 이 공연을 못한다는 생각으로, 절대 나쁜 짓, 양심에 어긋나는 짓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0-18 19:00 허미선 기자

성악가 장철준, 오페라 ‘미라클’ 갈라콘서트 ‘살몬’역으로 열연

성악가 장철준, 오페라 ‘미라클’ 갈라콘서트 ‘살몬’역으로 열연 라클 콘서트 장면. 사진=윤스토리엔터테인먼트 제공성악가 장철준이 CTS기독교TV 창사 26주년 기념 오페라 ‘미라클’ 갈라콘서트에서 ‘살몬’ 역으로 출연했다.콘서트는 지난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CTS아트홀에서 열렸다.‘미라클’은 요한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첫 기적 ‘가나의 혼인 잔치’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이다.신랑(하사엘)과 신부(헵시바)의 이야기를 통해 물을 포도주로 만든 미라클을 드라마처럼 재미있게 엮어 친근하게 다가오는 예수님을 만나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오페라다.라인업에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실력있는 성악가들과 영화배우가 참여했다.살몬역에 바리톤 장철준과 바리톤 최종우, 헵시바 역에 소프라노 박현주, 하사엘 역에 테너 이동명, 변정란, 송윤진, 정진원, 김중일, 곽상훈, 최은석, 하세훈, 송난영, 안혜수, 황규태, 신성희, 현서진, 이주혜 및 영화배우 박정우, 이훈성이 무대에 올랐다.그 외에 예술감독 김수배(크리스챤문화예술원 대표) , 안성혁 작곡과 편곡, 백순재 음악감독과 지휘, 음악코치에는 김하얀, 엘렉톤 김희은이 피아노에는 이소정이 참여했다.성악가 장철준은 MBN보이스킹에서 2R ‘일어나’ 로 청중평가단 만점을 받으며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팬미팅을 열어 팬들과 소통을 하기도 했다.그 외에 코로나19로 예정되어 있던 무대가 많이 없어지기도 했지만, 꾸준하게 무대에서 활동을 해오고 있다.지난해 10월 디지털 싱글 ‘더 오래 사랑하기 위하여’ 발매 후 8~9월 발표 예정 이였던 신곡은 발표 시기를 겨울로 변경하여,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장인평 기자

2021-10-18 16:19 장인평 기자

[비바100] 역병 창궐에도 흥을 돋우던 100년 전 광대들을 소환하다…‘소춘대유희_백년광대’

‘소춘대유희_백년광대’ 오방신 장면.(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공연 준비 중 확진자 발생 소식을 듣고 주저앉기도 했고 저도 모르는 사이 전전날 공연이 마지막이 된 적도 있어요. 매 회차가 마지막 공연처럼 느껴졌죠.”한 배우의 호소처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시도 때도 없이 무대를, 극장을, 공연을 멈춰 세웠다. 크고 작은 출연진 확진자들의 발생으로 공연계는 가다 멈추다를 반복하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100년도 전인 1902년 고종황제의 50세 생일과 즉위 40주년을 동시에 맞은 대한제국은 최초의 상설극장 황실 희대(戱臺)를 건립하고 큰 잔치를 개최하고자 했다. 협률사(協律社) 혹은 원각사(圓覺社)라 불리던 극장은 500석 규모의 2층짜리 원형 건물로 계단형태의 객석, 사각형 무대를 갖추고 있었다.전국의 판소리 명창, 가기(歌妓), 무동(舞童) 등 예인 170여명을 모아 명창 김창환이 이끄는 전속단체까지 만들었지만 ‘어극 40년 창경예식’이라는 이름의 궁중연희를 한달여 앞두고 난관을 맞았다. 토사 증상을 보이는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다음해 4월로 행사가 연기됐다. 하지만 1903년 4월 역시 전염병이 발목을 잡았다. 고종의 아들 영친왕이 당시 대유행하던 마마(천연두)에 걸리고 만 것이다.반복되는 역병의 창궐로 ‘어극 40년 창경예식’이 간소하게 치러지는 과정에서 1902년 12월 협률사 창립공연으로 만들어진 것이 ‘소춘대유희’(笑春臺遊戱)다. 한국 최초의 유료무대공연으로 명창들의 판소리, 기녀들의 춤, 광대들의 곡예 등을 한자리에서 펼치는 복합연희극이다. 이후로도 화재, 일제강점기 등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소춘대유희는 그 명맥을 유지하며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100년 전과 꼭 닮은 2021년 코로나 시대를 담다  ‘소춘대유희_백년광대’(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100여년 전의 상황이 2021년에도 재현되고 있다.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은 그 기세가 꺾이지 않고 많은 이들의 일상을 파괴하고 있다. 세계 공연의 메카라 불리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등이 록다운돼 지난달에야 공연을 재개했다. 한국의 공연계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유례없는 어려운 시기를 맞았다. 이에 국립정동극장은 100여년 전 광대를 소환해 흥과 희망을 돋울 ‘소춘대유희_백년광대’(10월 22~11월 7일)를 무대에 올린다. 전염병 등 다양한 이유로 관객들을 만나지 못하고 100년을 넘게 극장에 머물던 광대들이 코로나19로 신음하고 있는 2021년 무대에 소환된다.김희철 국립정동극장 대표는 ‘소춘대유희_백년광대’에 대해 “극장 자체가 국립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예술단이 그 산하 국립단체가 되면서 한국 전통예술의 정체성을 ‘연희’로 규정하고 그에 맞는 활발한 활동을 진행하고자 한다”며 “지난해 ‘시나위-몽’에 이은 정동국립극장 예술단의 두 번째 정기공연으로 예술단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연희’는 춤과 노래, 연기, 곡예 등을 통튼 총체극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전통에 오래 녹아 있던 다양한 연희를 무대에 올리며 각 분야의 연희 장인들과도 많은 협업을 하게 될 거예요. 이번 작품은 전통 연희라는 부분을 얼마나 현대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한오랜 고민의 산물입니다. ‘실감’기술을 무대를 비롯한 다양한 부분에 도입해 표현하죠.”국립정동극장의 이수현 공연기획팀장은 “1900년대 정동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근대예술로 보여지는 ‘소춘대유희’의 단순한 재해석이 아니라 지리적, 역사적, 예술적 탐구”라며 “전통콘텐츠들을 그대로 가져오는 복원과 계승 보다는 현재 살아 숨 쉬는 변화를 담은 공연”이라고 설명했다.‘소춘대유희_백년광대’에는 다채로운 기술들이 도입된다.(사진=허미선 기자)이어 “미디어 등 기술을 도입하고 전통음악을 변주하고 의상, 스토리텔링에 현대색을 입힌다고 현대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얼마나 새롭고 다양한 예술을 보여주느냐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전통예술은 옛날에 머무른, 고답적인 게 아니라 발전과 진화를 거듭해왔다. 그 어떤 현대예술보다 가능성과 확장성을 가지고 있어 어떤 것도 충분히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안경모 연출은 “지금은 악가, 무희 등으로 분리돼 있지만 100여년 전에는 통합된 모습”이라며 “그 재연을 위해 무용팀과 타악팀으로 나뉜 정동극장 예술단을 융합하는 작업들을 통해 다채로운 연희적 부분들을 만들어내고 각 단원들의 재능을 끌어올려 돋보일 수 있게 애썼다”고 털어놓았다.“판소리를 중점적으로 가지만 다른 단원들도 함께 노래합니다. 협률사가 생겨나면서 줄타기 등 야외 공연을 실내공연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이번 ‘소춘대유희_백년광대’에서는 물길을 내는 등 야외 공간을 실내화시키는 작업들을 했죠. 미디어와 기술 등을 활용해 공간성을 다채롭게 변화시키고자 합니다.”◇최첨단 기술, 시대의 축적들로 100년 전 광대들을 소환하다!‘소춘대유희_백년광대’ 오방신 장면.(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100년 내내 극장을 살던 선배들, 극장을 지키는 신들이 후배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신비한 아이(권별·최슬아)의 손에 이끌려 전혀 다른 시공간으로 변해버린 극장을 밤새 돌아다니며 춤, 연희, 소리를 하는 광대들을 만납니다.”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의 두 번째 정기공연인 ‘소춘대유희_백년광대’는 강보람 작가의 설명처럼 2021년 소춘대유희를 복원해 공연하기 위해 준비하는 예술단의 이야기다. 공연을 준비하던 중 100여년 전처럼 코로나19로 취소되고 무기한 연기되면서 좌절하고 실망하는 단장 이순백(이상화)과 신입단원(모두리) 앞에 죽어서도 극장을 떠나지 못하던 광대들과 오방신(극장신, 남용우·이기수·전준영·이정대·박다열)들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한여름밤의 꿈처럼 100년 광대들과 어우러지고 온 순백과 단원들이 힘을 얻어 관객과 어떤 마음으로 만나야하는지, 광대의 본질을 깨닫는 한바탕 소동극입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거창하거나 철학적인 이야기 보다는 코로나19 시대에 서로 만날 수 없는 객석과 무대, 배우들과 실연광대들이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들이 담긴 작품이에요. 무대와 광대의 본질은 ‘웃음이 만발한다’는 제목처럼 관객과 함께 웃으며 서로를 치유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100년 전 광대들의 소환을 위해 다양한 미디어와 기술들이 대거 동원된다. 유재헌 아트디렉터는 “프로시니엄처럼 관객과 무대가 구분돼 바라보는 게 아니라 관객들이 장면 속으로 들어가 이머시브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게 극장 구조를 변형할 계획”이라며 “좌우측 갤러리 부분을 활용해 무대와 객석이 섞여 사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영상미디어도 전체적으로 운용된다”고 설명했다.‘소춘대유희_백년광대’에는 다채로운 기술들이 도입된다.(사진=허미선 기자)“다양한 매체나 미디어 등 하이테크 요소들이 쓰이지만 기술이 두드러지기보다 작품에 잘 녹아들도록 계획했죠. 협률사는 유럽의 공연, 일본의 가부키 등 개화기 이후 근대문화의 영향을 받았어요. 이에 이번 공연은 100여년 전 협률사의 공연이 지금까지 유지됐다면 어떻게 발전했을지 상상에 의한 가상역사와 세계관을 축적해 만들어냈습니다.”  유재헌 아트디렉터의 설명에 안경모 연출 역시 “과거 전통을 복원하면서 100년 동안 (진화한) 광대의 모습은 무엇일까 고민했다”며 “근대 개화기부터 퇴적층처럼 쌓여 있는 게 우리 선배들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부연했다.“100년을 산 오방신(극장신)들이 서양 문물을 뒤집어 쓸 수도 있어요. 그렇게 서양 요소들, 우리 전통적 요소들, 다국적 색감 등을 축적시켜 콜라주로 표현했죠.”안경모 연출에 이어 유재헌 아트디렉터는 “수차례의 격변기를 거치며 여러 시대가 중첩돼 한 시대에 녹아있다”며 “그런 다양한 역사와 문화가 섞인 시대라고 설정하고 미장센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이번 미디어 워크의 특징은 빛과 그림자의 활용입니다. 조명과 영상을 섞어 조명이 영상이 되기도, 영상이 조명이 되기도 하는 표현방식을 많이 썼죠. 실제 공연장과 버추얼로 만든 실재했던 공간을 혼용하면서 가상과 현실을 오가는 효과를 냈어요.”◇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음악과 안무‘소춘대유희_백년광대’에는 다채로운 기술들이 도입된다.(사진=허미선 기자)“전통음악이라지만 과거 100년 전에는 현재진행형이던 음악이에요. 이 작품은 과거와 현재의 공존이라는 개념으로 전통과 동시대가 맞물려요. 이 설정을 통해 지금 우리가 전통을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 진보적 창작을 위해 전통을 어떻게 해석해 녹여내야 하는지를 고민 중이죠.”‘소춘대유희_백년광대’의 개사·작곡·편곡·음악 등을 책임진 신창렬 음악감독은 이렇게 전하며 “이 작품의 가장 큰 장르는 판소리로 조선시대부터 발전하고 진보해온 예술이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의 단절로 판소리는 전통음악이 돼버렸다”며 “현대 예술인과 100년 전 예술인들이 어떤 방식으로 음악을 표현하는지 시간 개념을 뒤바꿔 풀어낸다”고 밝혔다.“100년 전 광대들이 오히려 훨씬 더 진보적으로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동시대적 음악적 표현, 색감 등으로 현재의 보편적, 대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음악적 질감 등과 전통적인 악기의 질감을 아우르고자 합니다. 춤과 노래, 연기 등의 맥락과 결을 같이 하면서 작업 중이죠.”이어 신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극장 3면을 활용한 비주얼아트”라며 “음악의 사운드 7.1채널로 균형적이고도 입체적적인 사운드로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과거와 현재의 시간 개념은 선 하나로 표현돼요. 선 하나를 넘는 것으로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오르기도 하고 다시 현재로 돌아오기도 하거든요. 이처럼 판타지적인 느낌들을 음악과 비주얼 아트로 구현하고자 합니다.”‘소춘대유희_백년광대’에는 다채로운 기술들이 도입된다.(사진=허미선 기자)‘소춘대유희_백년광대’의 안무는 김윤수 안무가와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의 이규운 지도위원이 공동으로 책임진다. 김윤수 안무가는 “코로나19로 공연시장이 축소되고 어려운 시대에 정동극장 예술단원들이, 예술가들이 어떤 역할로 기능하고 정의될 수 있는지를 심도있게 고민하고 영리하게 담아낸 대본이라 흥미로웠다”며 “예술가, 광대 등 볼거리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사람들을 위로했는지를 잘 녹여낸 대본”이라고 밝혔다.“과거 고전주의 양식의 구현과 현대를 담아내는 신이 공존하고 있어요. 예술집단이 어떻게 정체성을 회복하고 나아가야 하는지 예술가상(像)을 춤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작업이었죠. 난이도는 높았지만 흥미로운 작업이었습니다.”이렇게 전한 김윤수 안무가와 공동안무를 책임진 정동극장 예술단의 이규운 위원은 “정동극장 예술단은 전통 연희를 동시대 예술로 창작해내는 단체”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정기공연인 ‘소춘대유희_백년광대’는 예술단에 매우 중요한 공연이 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과거의 소춘대유희를 시공간을 넘나들며 현대의 소춘대유희로 창작하는, 예술단 방향에 맞게 구성된 작품이죠. 제가 맡고 있는 장면 중 하나는 오래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농악의 상모놀음입니다. 상모는 음양오행과 원형의 미를 가지고 있죠. 상모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고민하다가 상모의 ‘상’을 빼고 초리만을 이용한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연출기법이죠.”◇100년 전과 닮은 시대, ‘웃음’에 집중한 ‘소춘대유희_백년광대’로 희망를! span style="font-weight: normal;"‘소춘대유희_백년광대’ 오방신 장면.(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안경모 연출은 “제목을 우리말로 풀자면 웃음이 만발한 무대에서 즐기는 놀이다. 코로나19로 웃음을 잃어가고 마음 속 갈증과 답답함이 많은 시대에 한껏 웃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어가는 게 공연예술인으로서의 지금 시대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주목하고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웃음”이라고 강조했다.“제목 자체는 국립정동극장 전신인 원각사, 협률사의 대표 레퍼토리 중 하나예요. 당시와 지금이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죠. 백년 광대를 하나하나 소환해 환생시켜가는 과정에 기술들이 다채롭게 쓰여집니다. 웃음과 과학기술을 묶어가면서 현대적인 공연 만들어가려고 해요. 신체건강을 의료계가 담당하듯 관객이 가진 시름을 공연예술인들이 웃음으로 해소해보고자 합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0-12 18:00 허미선 기자

[Culture Box] 다시 돌아온 신영숙·옥주현, 임혜영 등의 뮤지컬 ‘레베카’, 김종구·조성윤 등 ‘디아길레프’

캐스팅을 공개한 뮤지컬 ‘레베카’(왼쪽)와 ‘디아길레프’(사진제공=EMK뮤지컬, 쇼플레이)2013년 한국 초연돼 여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오는 뮤지컬 ‘레베카’(11월 16~2022년 2월 27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와 2019년 공연됐던 ‘니진스키’ 중 발레 뤼스 단장 세르게이 디아길레프(Sergei Pavlovich Dyagilev)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디아길레프’(2022년 2월 23~5월 15일)가 캐스팅을 공개했다. 두 작품의 캐스팅은 신구 조화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뮤지컬 ‘레베카’(11월 16~2022년 2월 27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뮤지컬 ‘레베카’에 다시 돌아온 출연진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댄버스 부인 역의 옥주현·신영숙, 막심 드 윈터 민영기, 나 박지연·임혜영·이지혜(사진제공EMK뮤지컬)1940년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로렌스 올리비에, 주디스 앤더슨, 조안 폰테인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사랑받았던 뮤지컬 ‘레베카’는 맨덜리 저택을 배경으로 실종 혹은 죽음을 맞은 레베카의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과정을 담는다.  레베카의 남편 막심 드 윈터, 그와 첫눈에 사랑에 빠져 맨덜리 저택에 입성한 화자(話者) 나 그리고 레베카가 돌아오길 기다리는 음침하고 과묵한 집사 댄버스 부인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서스펜스의 향연이다. 뮤지컬 '레베카'에 새로 투입된 출연진들. 위부터 막심 드 윈터 역의 이장우·에녹·김준현(사진제공=EMK뮤지컬)‘레베카’에서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무대와 객석을 휘어잡는 댄버스 부인 역으로 초연부터 개근했던 신영숙과 2016년 3연을 제외하고는 함께 했던 옥주현이 더블캐스팅됐다.나 역으로는 2013, 2014년 초·재연을 통해 ‘인생 캐릭터’로 인정받은 임혜영이 다시 돌아온다. 그는 최근 임성한 작가의 ‘결혼 작사 이혼 작곡’ 시리즈, 특별출연한 ‘신사와 아가씨’ 등 TV드라마와 뮤지컬 ‘드라큘라’ 등 무대를 오가며 활동 중이다.더불어 ‘팬텀’ ‘베르테르’ ‘몬테크리스토’ ‘안나 카레니나’ 등의 이지혜가 2017, 2019년에 이어 세 번째, ‘드라큘라’ ‘고스트’ ‘시라노’ 등의 박지연이 지난 시즌에 이어 두 번째 ‘나’로 돌아온다.맨덜리 저택의 주인이자 레베카의 남편인 막심 드 윈터로는 2014년, 2016년, 2017년 함께 했던 ‘엑스칼리버’ ‘마리 앙투아네트’ ‘과주’ ‘모차르트!’ ‘웃는 남자’ 등의 민영기가 다시 돌아온다.더불어 ‘마리 앙투아네트’ ‘몬테크리스토’ ‘셜록 홈즈’ ‘아이언 마스크’ 등의 김준현, ‘경종수정실록’ ‘엑스칼리버’ ‘와일드 그레이’ ‘팬텀’ ‘배니싱’ ‘스모크’ ‘샤이닝’ 등의 에녹 그리고 드라마 ‘오! 삼광빌라’ ‘우아한가’ 등과 뮤지컬 ‘영웅본색’의 이장우가 새로 합류했다.뮤지컬 ‘레베카’는 영국의 여류 소설가 데프니 듀 모리에(Daphne Du Maurier)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엘리자벳’ ‘모차르트!’ ‘마리 앙투아네트’ 등의 작가·작사가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 콤비작으로 로버트 요한슨(Robert Johanson)이 연출했다.뮤지컬 ‘디아길레프’(2022년 2월 23~5월 15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뮤지컬 ‘디아길레프’ 출연진(사진제공=쇼플레이)뮤지컬 ‘디아길레프’가 내년 2월 개막을 알리는 동시에 캐스팅을 공개했다. 뮤지컬 ‘디아길레프’는 문화·예술이 가장 번영했던 프랑스 파리의 ‘벨 에포크’ 시대 예술가들인 발레리노 바츨라프 니진스키(Vatslav Nizhinskii), 세르게이 디아길레프,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를 다루는 3부작 프로젝트 중 하나다.2019년 초연된 뮤지컬 ‘니진스키’에 이은 두 번째 프로젝트로 호화롭던 프랑스 파리에 러시아 발레단 ‘발레 뤼스’를 창단하며 파란을 일으킨 디아길레프의 시각으로 풀어가는 이야기다. ‘디아길레프’ 초연과 더불어 2022년 5월 24일에는 ‘니진스키’가 3년만에 다시 돌아온다.2019년 ‘니진스키’에서 디아길레프로 분한 ‘뱀파이어 아더’ ‘트레이스 유’ ‘팬레터’ ‘배니싱’ ‘사의찬미’ ‘비스티’ 등의 김종구, ‘미인’ ‘드라큘라’ 여신님이 보고 계셔‘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킹스 스피치’ 등의 조성윤이 다시 돌아온다. 더불어 ‘멸화군’ ‘분장실’ ‘홀연했던 사나이’ ‘명성황후’ ‘블랙메리포핀스’ ‘시데레우스’ 등의 박민성이 새로운 디아길레프로 무대에 오른다.디아길레프의 오랜 친구로 ‘페트루슈카’(Petrushka) 작가이자 발레 뤼스의 수석 디자이너 브누아는 ‘그레이트 코멧’ ‘더 모먼트’ ‘알렉산더’ ‘이블데드’ 등의 강정우, ‘엔딩 노트’ ‘경종수정실록’ ‘더 픽션’ ‘태일’ ‘세종, 1446’ 등의 박정원,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아르토, 고흐’ ‘라 루미에르’ ‘난설’ 등의 유현석이 트리플캐스팅됐다.디아길레프가 발굴한 천재 발레리노 니진스키는 국립발레단 무용수로 활동했던 실제 발레리노 우원과 정민찬이, 작곡가 스트라빈스키는 ‘엔딩노트’ ‘미인’ ‘아가사’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 ‘알앤제이’ 등의 최호승과 ‘베어 더 뮤지컬’ ‘스위니토드’ ‘지킬앤하이드’ ‘맨오브라만차’ ‘모래시계’ 등의 김지훈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0-11 18:15 허미선 기자

[Culture Box] 뮤지컬 ‘아일랜더’,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작은아씨들’, 제6회 마포 M 클래식축제

두 소녀의 소통과 화해…뮤지컬 ‘아일랜더’(10월 31일까지 우란2경)‘어쩌면 해피엔딩’ ‘베르나르다 알바’, 음악극 ‘태일’, 연극 ‘비’ 등 창작 혹은 라이선스 작품을 개발·기획·제작한 우란문화재단이 신작 뮤지컬 ‘아일랜더’를 선보인다. 2017년 스코틀랜드 멀 섬(Isle of Mull) 워크숍에서 첫선을 보인 ‘아일랜더’는 아카펠라 형식의 뮤지컬로 두개의 섬, 두명의 소녀, 고래의 전설이 어우러진다.세타섬에서 온 미스터리한 고래지킴이 소녀 아란(유주혜·정인지, 이하 가나다 순)과 키난섬의 유일한 소녀 에일리(강지혜·이예은)의 소통과 화해의 여정을 따르는 작품으로 2019년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최우수 뮤지컬상 수상작이다. 뮤지컬 ‘아일랜더’(사진제공=우란문화재단)스코틀랜드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 루프 스테이션(Loop Station, 일정한 구간을 반복 재생하는 곡 구성 방식 혹은 악기)과 오롯이 두 배우의 목소리가 만들어내는 화음으로 꾸린 작품이다. 두명의 배우는 연기와 넘버 소화는 물론 직접 루프스테이션을 조작하며 극을 진행시킨다. ‘하데스타운’ ‘렁스’ ‘레드북’ ‘포미니츠’ ‘태일’ ‘오만과 편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의 박소영 연출, ‘마마돈크라이’ ‘미인’ ‘베르나르다 알바’ ‘썸씽로트’ ‘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 등 김성수 음악감독의 의기투합작이다. 고래지킴이 소녀 아란은 ‘베르나르다 알바’ ‘난설’ ‘광주’ ‘마리 퀴리’ 등의 정인지와 ‘펀홈’ ‘차미’ ‘또 오해영’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 ‘스모크’ 등의 유주혜가 번갈아 연기한다.‘메리 셀리’ ‘드라큘라’ ‘호프’ 등의 이예은과 ‘키다리 아저씨’ ‘개와 고양이의 시간’ ‘유진과 유진’ 등의 강지혜가 키난섬의 소녀 에일리를 비롯해 다양한 역할을 소화한다.저마다의 욕망에 대한 탐구…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1월 21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수차례 영화, 연극 등으로 변주됐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A Streetcar Named Desire)가 무대에 오른다. ‘유리 동물원’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등으로 유명한 테네시 윌리엄스(Tennessee Williams)의 3막짜리 희곡으로 1947년 에셀 배리모어 극장에서 초연됐고 다음해 퓰리처상을 수상했다.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블랑쉬 역의 박해미(왼쪽)와 김예령(사진제공=tvN, 가족엔터테인먼트)몰락한 미국 남부 명문가 출신의 블랑쉬 드보아(김예령·박해미)가 잊지 못하는 첫사랑으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따른다. 순수했지만 외면당한 첫사랑, 풍요로웠던 집안 등 지나버린 환상 속에 사는 블랑쉬를 중심으로 허름한 아파트에서 과거에 얽매인 채 살아가는 블랑쉬의 동생 스텔라(배정화·임예나), 폴란드 출신으로 스텔라의 남편인 스탠리(고세원·임강성·임주환), 블랑쉬를 사랑하게 되는 스탠리의 친구 미치(김혁종·오현철·태항호) 등의 이야기가 얽히고설킨다.현실을 외면하고 환상 속에 살아가거나 과거에 집착하는 이들의 비극적 삶을 다룬 작품으로 ‘순이 삼촌’ ‘거울 뒤 여자’ 등의 김봉건 연출작이다. 무대로 시작해 TV, 영화 등에서 주로 활동 중인 박해미·김예령, 고세원, 태항호 등이 각각 블랑쉬, 스탠리, 미치로 분한다.저마다의 꿈을 향한 성장극 ‘작은 아씨들’(10월 9~31일 드림아트센터 2관)연극 ‘작은 아씨들’(사진제공=위클래식)지난해 엠마 왓슨, 시얼샤 로넌 등을 주인공으로 영화화됐던 루이자 메이 올컷(Louisa May Alcott)의 고전 ‘작은 아씨들’을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남북전쟁에서 아버지를 잃고 엄마와 어렵게 살아가는 마치 가의 네 자매가 저마다의 꿈을 이뤄가는 성장극이다.전통 연희형식을 뮤지컬로 변주한 ‘판’의 송정안 협력연출작으로 ‘응답하라 1988’의 ‘청춘’ ‘혜화동’과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1의 ‘아로하’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의 편곡자이자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 OST의 이상훈 음악감독이 작곡과 음악을 책임진다.지난해 5월 트라이아웃 공연에 함께 했던 ‘팬레터’ ‘카포네 트릴로지’ 등의 소정화와 ‘판’ ‘웨딩 플레이어’ ‘베르나르다 알바’ ‘펀홈’ 등의 최유하, ‘어쩌면 해피엔딩’ ‘포미니츠’ ‘시데레우스’ ‘미드나잇’ ‘리틀잭’ 등의 홍지희, ‘무인도 탈출기’ ‘블러디 사일런스’ ‘폴’ ‘섬’ ‘아랑가’ 등의 박란주, ‘땡큐 베리스트로베리’ ‘템플’ ‘완벽한 타인’ 등의 유연이 마치 가의 네 자매 메그, 조, 베스, 에이미 그리고 그들의 엄마 미세스 마치로 다시 돌아온다.더불어 장녀 메그 역에 ‘세자전’ ‘또 오해영’ ‘산홍’ ‘에드거 앨런 포’ 등의 신의정, 베스 역에 ‘어린왕자’ ‘유진과 유진’ ‘차미’ ‘시련’ 등의 정우연이 새로 합류했다. 조와 에이미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로리는 ‘트레이스 유’ ‘나빌레라’ ‘향화’ ‘잃어버린 얼굴 1895’ ‘위대한 개츠비’ ‘윤동주, 달을 쏘다’ 등의 서울예술단원 강상준과 ‘소년 간첩’ ‘외 갈매기’ ‘하얀 비’ 등의 서동현이 더블캐스팅됐다.‘Green With Classic’ 슬로건 내건 제6회 마포 M 클래식축제(10월 30일까지 마포구 전역)‘제6회 마포 M 클래식 축제’ 프로그래믈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에서 공개된다. 사진은 메타버스에 마련된 ‘제6회 마포 M 클래식 축제’(사진제공=마포문화재단)올해로 6회를 맞은 ‘마포 M 클래식 축제’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발맞춰 온라인, 메타버스, VR, AR 등 최첨단 디지털 프로그램으로 무장했다. ‘마포 M 클래식 축제’는 마포구와 마포문화재단이 공동개최하는 순수예술축제로 지난해까지 4663명의 아티스트가 출연한 310회 공연에 42만9414명이 다녀갔다. 올해의 슬로건은 환경보호 메시지를 담은 ‘그린 위드 클래식’(Green With Classic)으로 코로나19로 인해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마포 명소의 사계에 클래식 음악을 곁들인 뮤직비디오 형태의 ‘마포사계’, 국내 최초의 화력발전소를 지하화하고 새롭게 조성한 공원에서 열리는 클래식과 패션의 만남 ‘메인콘서트-당인리 패션 클래식’, 환경 관련 메시지를 전하는 릴레이 콘서트 ‘클래식 온 라이브’ 등이 메타버스, 유튜브, 카카오의 음성 SMS 음(mm), 네이버TV 등으로 공개된다.‘제6회 마포 M 클래식 축제’(사진제공=마포문화재단)9일 당인리 화력발전소에 새로 조성된 마포새빛문화숲에서 열리는 ‘당인리 패션 클래식’에는 포르테 디 콰트로(고훈정·김현수·손태진·이벼리)와 밀레니엄심포니 오케스트라, 금관 5중주 브라스 아츠 서울이 출연한다. 더불어 패션모델 윤다연·김정빈·나리·박효미 등 30여명의 패션모델과 홍익대학교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가 손잡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하는 자세’를 주제로 업사이클 패션쇼를 선사한다.5일 마포클래식축제의 시작을 알린 ‘마포사계’ 겨울 편은 1960년대 한강 개발로 폭파됐다 철새 도래지로 재탄생한 밤성의 겨울 풍경과 첼리스트 양성원의 연주가 어우러진다.12일 마포문화재단 유튜브와 네이버TV로 공개되는 봄 편은 용강도 벚꽃길, 토정로 카페거리, 하늘공원 둘레길에서 앙상블 비바체가, 여름 편(19일)은 상암 DMC에서 볼체 카르텟이 비발디, 피아졸라, 라벨 등의 음악을 연주한다. 첼리스트 임희영을 중심으로 한 현악 5중주, 하프와 클라리넷, 플룻 등 다양한 구성의 앙상블들이 일본군 관사에서의 가을 편(26일)을 책임진다. 가을 편에서는 대한제국 선포일(12일)을 기념해 대한제국 애국가가 무반주 첼로곡으로 연주된다.5개의 라이브 공연이 릴레이로 펼쳐지는 ‘클래식 온 라이브’는 7일 트리오 아티스트리와 소프라노 우수연, 바리톤 김인휘, 댄스시어터의 콜라보레이션 무대 ‘오후 풍경과 멜로디’를 시작으로 기타리스트 박종호와 첼리스트 심준호의 ‘로맨틱 기타리스트’(15일), 하모니카 박종성·피아니스트 문재원·첼리스트 제임스 킴의 ‘노래의 기억’(21일)이 순차적으로 온라인 생중계된다.10월 25, 27일에는 성악가들이 무대에 올라 우리 가곡과 로시니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아리아를 선사한다. ‘마음이 통하는 가곡 콘서트’(25일)에서는 바리톤 고성현·테너 최용호·소프라노 정성미·베이스바리톤 윤희섭·피아니스트 백순재가, 오페라 콘서트 ‘세빌리아의 이발사’(27일)에서는 소프라노 양두름·테너 전병호·바리톤 곽상훈·베이스바리톤 박상욱·피아니스트 최영민이 주옥같은 가곡과 아리아를 선사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0-09 14:15 허미선 기자

박상준 등 청년 예술가그룹 ‘NA’팀, 연극 '제자리에서 나는' 눈길

박지현이 연출을 맡고 박한결이 극본을 쓴 연극 ‘제자리에서 나는’이 오는 14일부터 서울 을지공간에서 공연을 한다. 사진은 출연배우 오윤진(왼쪽부터), 황성훈, 김다윤 , 박상준, 이규학. (사진 제공= 청년 예술가그룹 ‘NA’)코로나19 사태로 침체를 겪고 있는 문화예술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청년 예술가그룹 ‘NA’팀이 무대 위의 반란을 펼친다.청년 예술가그룹 ‘NA’팀은 오는 14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중구에 위치한 을지공간에서 연극 ‘제자리에서 나는’을 공연한다. 연출은 박지현, 극본은 박한결이 맡았다. 연극계 샛별로 평가받는 박상준 배우를 비롯해 오윤진, 황성훈, 김다윤, 이규학 배우가 출연한다.‘제자리에서 나는’은 주인공 몸속 장기들의 목소리를 통해 나아가는 것과 머무는 것에 대한 성찰을 이야기 한 작품이다. 주인공 A가 무기력에 빠져 우울해 할 때도 A의 ‘장기’들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움직이고 있다. 무기력증에 시달리는 A는 거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현대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A의 이면에 숨겨진 생명력은 좀처럼 겉으로 눈에 띄지 않는다. 연극은 음악과 오브제, 그리고 배우들의 신체를 통해 주인공의 무기력과 상반되는 장기들의 생동감 있는 모습을 감각화해, 몸 속에 내재돼있는 삶의 의지를 관객들이 발견할 수 있도록 했다. 오로지 연극이기에 가능한 연출이다.연극 ‘제자리에서 나는’을 공연하는 ‘NA’팀은 신인배우들로 구성된 청년 예술가 집단이다. NA는 ‘정답이 없다(Not Answer)’라는 의미의 팀 이름처럼 틀에 갇혀 짜여 진 정답이 아닌 자신만의 예술을 추구한다. 이들은 “예술과 연기에는 정답은 없다”며 “그러기에 더 나은 방향으로 꾸준하게 발전을 추구할 뿐”이라고 말한다.프리랜서 배우들로 구성된 ‘NA’팀은 연기 트레이닝을 통해 서로가 부족한 부문을 챙겨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한 버스킹 같은 오프라인 활동에서부터 SNS를 통한 온라인 활동도 함께한다.연극 ‘레미제라블’, ‘테너를 빌려줘’, 뮤지컬 태양의 노래‘ 등에서 변화무쌍한 연기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박상준 배우도 ‘NA’팀의 창단멤버다. 그는 “연기로 선한 영향력을 주는 좋은 사람이자 배우가 되고 싶다”며 꿈을 펼치고 있다.‘NA’팀의 첫 공연작인 ‘제자리에서 나는’ 은 극작부터 시작해 전반적인 제작을 NA아티스트가 직접 준비한 작품이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불황 속에서 문화예술계의 희망을 싹 틔우는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

2021-10-06 14:42 이지은 기자

[B그라운드] 셰익스피어 원작 그대로…200분짜리 ‘리어왕’ 무대 오르는 이순재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구사 ”

연극 ‘리어왕’의 리어 이순재(사진=허미선 기자)“동숭동에서 많은 ‘리어왕’이 연극으로 공연됐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풀 버전이 없어요. 다들 두 시간 내외죠. 이번의 ‘리어왕’은 3시간 30분짜리 원전 그대로, 3시간가량이에요. 의상, 분장 등도 원전 그대로죠. 그대로 보지 못한 셰익스피어의 원형을 재현해보자 합의했습니다.”연기인생 65주년을 맞은 배우 이순재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리어왕’(10월 30~11월 21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원작을 그대로 살린 무대에 오른다.이순재 외에 첫째 딸 고너릴 역에 소유진·지주연(이하 가나다 순), 둘째 딸 리건에 서송희·오정연), 셋째 딸 코딜리아와 광대에는 이연희가 출연한다. 고너릴과 리건의 남편 올바니 공작과 콘월 공작은 각각 유태웅, 염인섭이, 글로스터 백작은 최종률, 그들의 아들인 에드가·톰은 권해성·박재민, 에드먼드는 박영주, 리어왕의 충신 켄트백작은 박용수가 연기한다.연극 ‘리어왕’ 출연진(사진제공=파크컴퍼니)“리어는 욕심나는 역할이고 해볼 만한 역할이지만 원캐스트로 무대에 오르는 건 어떻게 보면 만용이죠.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필생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각오로 임하고 있어요. 이런 작품을 앞으로 언제 또 해보겠어요. 셰익스피어 작품은 문학성이 충분이 전달돼야 하고 연기와 학문은 차이가 있어요. 연극은 모든 환경의 사람들이 와서 이해하고 동감해 줘야 하죠. 너무 전문적으로 치우져 관객들이 이해를 못하고 가면 연극적 행위가 아니라고 생각해요.”그는 “연극은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행위로 어느 부분이든 관객이 이해하게끔 풀어내줘야 한다”며 “연습을 하다 보면 우리끼리는 다 알아서 넘어가는데 관객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조정 중”이라고 말을 보탰다.이에 이순재는 가장 중요하고 역점을 두는 것으로 “언어구사”를 꼽았다. 그는 “특히 셰익스피어 작품들은 언어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으면 내용 전달이 거의 안된다”며 “단어, 비유, 복합적 용어, 문학적 수사 등이 많아서 정확히 전달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이 작품은 대화와 독백, 방백 세 가지 형식이 어울려 있어요. 한 사람 대사가 한장을 훌쩍 넘기는 경우 많죠. 면밀히 분석하고 장면들을 구성해 가야 합니다. 그래서 가장 염두에 두는 건 언어구사력이죠. 이 작품 뿐 아니라 모든 작품이 그래요. 신분, 직업, 지적 수준 등의 표현이 언어로 가능해지거든요. 그 후에 수반되는 게 표정과 동작이죠. 그런데 그 부분이 무시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어 이순재는 “셰익스피어의 영어는 (언어가 무시되고 표정과 동작으로 표현되는) 그런 영어가 아니다”라며 “정확한 언어전달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고 큰 고민이며 극복해야할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이순재는 200분 남짓의 23회차를 원캐스트로 혼자 감당해야하는 데 대해 “반복연습”을 강조했다.“대본에 충실하는 수밖에 없어요. 대본의 상황, 인물의 조건, 심리 등의 변화에 맞출 수밖에요. 힘이 필요한, 역동적인 장면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늘 걱정이 앞서고 있어요. 단순한 준비로는 도저히 불가한 일이고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결국 반복 연습밖에 없어요.”◇87세 이순재의 “셰익스피어 형식을 띤 내 작품 아닌 진짜 ‘리어왕’”연극 ‘리어왕’의 리어 이순재(사진=허미선 기자)“배우 생활을 하다 보면 어떤 작품, 역할 등을 하고 싶다는 바람들 있어요. 연극 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등도 있어요. 배우로서 최고 행운은 그런 작품과 연출을 만나는 거죠. 특히 연극에서 고전을 접할 기회가 대단히 흔한 것 같지만 쉽지 않아요. 저 역시 60여년 연기생활 중 셰익스피어 작품을 못했어요.”그는 “고전은 절대 쉽지 않다. 함부로 다룰 수 있는 작품들도 아니다. 정말 최선을 다해 있는 힘껏 내 역량을 뽑아내도 될까 말까한 작품들”이라며 “KBS 초기, 드라마를 생방송으로 방송하던 시절” 한 PD와 논했던 ‘신파와 예술의 차이’를 털어놓았다.“행위 자체로 끝나는 건 신파예요. 고전은 셰익스피어처럼 역사와 함께 끊임없이 흘러갑니다. 국가와 민족을 초월해 흘러가고 살아있으면서 지금 이후의 먼 후대까지도 이어나갈 것들이 고전이죠. 그 중 하나가 ‘리어왕’이에요.”연극 ‘리어왕’의 리어 이순재(사진=허미선 기자)그리곤 “셰익스피어는 물론 안톱 체홉의 작품도 제대로 다룬 연극을 본 적이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안톤 체홉의 작품들은 아주 훌륭해요. 체제 변화와 변혁을 요구하는, 희극이 아닌 비극들이죠. 하지만 (우리 무대에서 공연된 연극들은) 비극을 희극으로 변주하면서 다 잘라버렸어요. 역사는 생각하지 않고 희극만을 하려니 그렇죠. ‘갈매기’가 그래요. ‘갈매기’는 재정 러시아 말기 작품이에요. 최악의 시대였고 모두가 ‘개혁’ ‘개혁’ ‘개혁’이었죠. 사상적 배경이 강한, 시대 때문에 위장한 작가 원안대로 표현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지금 이 시점에서 ‘고전의 가치’ 그리고 ‘리어왕’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사회적 메시지에 대한 질문에 이순재는 “최상에서 최하로 떨어지는 비극성에 집중한다”고 밝혔다.“이 연극은 결국 절대권력자가 자신의 안락한 노후를 위해 (재산과 통치권 등을) 분할해준 결과 딸들에게 밀려나고 버림받는 비극적인 이야기죠. 그러면서 깨달은 것이 폭풍우 속에서 얻어맞은 후 하는 리어의 대사 중에 있어요.”그리곤 “의지할 집도 없이 이 무자비한 폭풍우를 견뎌 내야만 하는 헐벗은 가난한 자들이여. 어떻게 (그 구멍 나고 찢어진 누더기 옷으로) 이 모든 폭풍우를 견뎌 왔는가. 이런 그대들의 문제를 내가 너무 몰랐구나”라는 리어의 대사를 읊었다.“중요한 대사입니다. 통치자로서 국민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군림했던 모순, 실정을 자탄하는 대목들이 몇 군데 있어요. 은유적으로 표현되기는 했지만 상징성을 가지는 대목들이죠. 셰익스피어는 밑바닥에서 사는 사람들을 잘 알아요. ‘리어왕’ 뿐 아니라 ‘한여름밤의 꿈’ 등에서도 그래요. 늘 그들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작품을 쓰죠.”이어 “제일 밑에 있는 어렵고 가난한 사람의 고충을 함께 안고 갈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군림하는 리더십이 아닌, 맨 밑바닥에서 함께 하고 도움주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걸 얘기한다고 느껴요. 구체적으로 나오기보다 마디마디에 그런 메시지들이 있죠. 리어는 완전 익히지 않으면 제대로 표현이 어려운 인물이라 대사가 잘 녹아나야 해요. 자다가도 튀어나올 정도여야 하죠. 자기 전에도 눈을 감고 한 대목씩 해봐요.”혼자서 회당 200여분에 달하는 23회차를 소화해야하는 이순재는 “아직 건강은 괜찮다. 잘 버티고 있지만 나이가 있으니 장담하기는 어렵다”며 “중간에 잘못되면 큰일이라 끝까지 완주하기 위해 보약 등으로 관리 중”이라고 털어놓았다.“사실 판을 벌리면 쟁이는 신이 나요. 생명력은 현장에서 연기하는 데서 나오죠. 그 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 중입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0-03 14:30 허미선 기자

[비바100] K뮤지컬 바람 솔솔…뮤지컬 ‘물랑루즈’ 토니어워즈 10관왕, 딤프-뮤지컬 ‘마리 퀴리’ 해외로!

뮤지컬 '물랑루즈' 2019년 브로드웨이 공연 장면(ⓒ Matthew Murphy).(사진제공=CJ ENM)1년여 전 제74회 토니어워즈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소식을 알렸던 ‘물랑루즈’(Moulin Rouge! The Musical), 한국의 대표 뮤지컬축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DIMF, 이하 딤프), 뮤지컬 ‘마리 퀴리’ 등이 잇단 낭보를 전했다.CJ ENM이 한국 단독 공연권을 비롯해 미국과 2021년으로 예정된 영국 런던, 호주 맬버른 등 공연의 공동제작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뮤지컬 ‘물랑루즈’가 제74회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 남우 주·조연상, 연출상 등 10관왕의 영예를 안았다.‘물랑루즈’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1년여가 늦은 2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브로드웨이 윈터가든 시어터에서 열린 74회 토니어워즈에서 뮤지컬 부문 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상(아론 트레비트 Aaron Tveit), 남우조연상(대니 버스타인 Danny Burstein), 연출상(알렉스 팀버스 Alex Timbes), 안무상, 편곡상, 무대·의상·조명·음향 디자인상 등 10개 부문 수상자(작)로 호명됐다.뮤지컬 '물랑루즈' 2019년 브로드웨이 공연 장면(ⓒ Matthew Murphy).(사진제공=CJ ENM)뮤지컬 ‘물랑루즈’는 2001년 바즈 루어만(Baz Luhrmann) 감독,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이완 맥그리거(Ewan McGregor) 주연의 동명영화를 원작으로 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1890년대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 벨 에포크에 있는 클럽 물랑루즈의 가수 샤틴과 젊은 작곡가 크리스티앙의 비극적 로맨스로 2018년 7월 10일 보스턴의 에머슨 콜로니얼 극장(The Colonial Theatre in Boston)에서 첫선을 보였다. 2019년 7월 25일 ‘알 허슈펠드 극장’(Al Hirschfeld Theatre)에서 개막하며 브로드웨이에 입성했지만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브로드웨이가 셧다운(Shut Down, 일시적인 부분 업무정지 상태)되면서 공연을 중단했다. 지난 24일 공연을 재개한 ‘물랑루즈’는 원작 영화가 재해석한 엘튼 존, 시아(SIA), 비욘세, 레이디 가가, 아델, 리아나 등의 히트팝 70여곡에 맞춘 춤사위를 화려한 조명·의상 등으로 재현한 1980년대 파리 클럽 무대 위에 펼쳐 보인다. ‘물랑루즈’에 맞게 편곡된 히트팝들과 더불어 ‘위 아 영’(We are Young), 폴리스의 ‘록산느’(Roxanne), 마돈나의 ‘머터리얼 걸’(Material Girl) 등이 넘버로 불린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미국 공연실황 OTT 플랫폼 BOD에서 한국 창작뮤지컬을 상영한다. 이번에 상영될 뮤지컬 '말리의 어제보다 특별한 오늘'(사진제공=딤프사무국)16년 동안 국내 유일, 아시아 최대 규모의 글로벌 축제로 자리매김한 딤프는 미국 공연전문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인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Broadway On Demand, 이하 BOD)에서 10월 7~20일 2주간 한국 창작뮤지컬 작품들을 선보인다. BOD는 전세계 90개국, 20여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공연 전문 OTT 플랫폼으로 공연실황을 비롯해 브로드웨이 아티스트, 프로듀서, 전문가 등이 제작한 다양한 콘텐츠를 서비스 중이다. BOD는 딤프와 더불어 미국의 국립뮤지컬연합(NAMT(The National Alliance for Musical Theatre)이 주최하는 ‘창작뮤지컬 축제’(Festival of New Musicals)와 머큐리 뮤지컬 디벨로프먼츠(Mercury Musical Developments), 뮤지컬 시어터 네트워크(Musical Theatre Network) 주최의 영국 최고 창작뮤지컬 쇼케이스 BEAM 작품들을 모아 상영한다. 뮤지컬의 본고장 미국, 영국 창작뮤지컬들과 BOD에서 전세계 뮤지컬 팬들을 만날 작품들은 딤프産 한국 창작뮤지컬 6편과 두편의 갈라 콘서트다. 올해 치러진 15회 딤프에서 창작지원작으로 선정된 ‘말리의 어제보다 특별한 오늘’ ‘스페셜 5’ ‘란’ ‘로맨스 칠성’ ‘조선변호사’와 한국·대만 합작뮤지컬 ‘Toward(내일을 사는 여자, 휘인)’ 그리고 ‘투란도트: 어둠의 왕국’ OST 갈라 콘서트와 ‘폐막콘서트’가 상영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뮤지컬 ‘마리 퀴리’는 그의 고향인 폴란드 관객들을 만난다는 소식을 전했다. 뮤지컬 ‘마리 퀴리’의 제작사 라이브(주)는 폴란드한국문화원과 협의해 바르샤바 문화과학궁전 내의 키노테카(Kinoteka) 극장에서 뮤지컬 ‘마리 퀴리’(11월 6~7일) 공연 실황 상영회를 개최한다. 이는 매년 가을 주폴란드 한국문화원이 개최하는 한국문화종합행사인 ‘한국문화의 달’(Koreanska Jesien w Warszawie/바르샤바에서 즐기는 한국의 가을) 메인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폴란드에서 상영되는 공연은 2020년 8월 공연분으로 옥주현과 김소향이 마리 퀴리로 1, 2막에 출연한다. 뮤지컬 상영회와 더불어 폴란드의 마리 퀴리 박물관에서 ‘뮤지컬 마리 퀴리 전시회’(11월 6~2022년 4월 30일)도 진행한다.다수의 뮤지컬 관계자는 “아시아는 물론 뮤지컬 본고장인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에서도 한국 뮤지컬의 우수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무대 공연을 비롯해 실황 상영, 그에 따른 전시까지 창작뮤지컬의 해외 진출 다각화는 팬데믹 시대의 대안”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어 “현재는 미풍인 K뮤지컬 바람이 관객 및 시장 확장이 절실한 국내 공연산업에 길을 터주고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 등으로 이어지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9-30 19:00 허미선 기자

CJ ENM의 글로벌 공동 프로듀싱 뮤지컬 ‘물랑루즈’, 제74회 토니어워즈 10관왕!

뮤지컬 ‘물랑루즈’ 2019년 브로드웨이 공연장면ⓒ Matthew Murphy(사진제공=CJ ENM)‘킹키부츠’에 이어 CJ ENM이 초기 개발단계부터 글로벌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물랑루즈’(Moulin Rouge! The Musical)가 제74회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 남우 주·조연상, 연출상 등 10개 부문을 휩쓸었다.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1년여가 늦어진 제74회 토니어워즈가 2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브로드웨이 윈터가든 시어터에서 열렸다.1년여 전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소식을 알렸던 ‘물랑루즈’는 제74회 토니어워즈에서 ‘물랑루즈’는 뮤지컬 부문 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상(아론 트레비트 Aaron Tveit), 남우조연상 (대니 버스타인 Danny Burstein), 연출상(알렉스 팀버스 Alex Timbes), 안무상, 편곡상, 무대·의상·조명·음향 디자인상 등 10관왕의 영예를 안았다.뮤지컬 ‘물랑루즈’ 2019년 브로드웨이 공연장면ⓒ Matthew Murphy(사진제공=CJ ENM)‘물랑루즈’는 토니어워즈에 앞서 제86회 드라마 리그 어워즈(Drama League Awards) 최우수 뮤지컬 작품상과 최우수 연기자상(대니 버스타인)을 거머쥐었고 제70회 외부 비평가상(2020 Outer Critics Circle Awards)에서 11개(최우수 뮤지컬 작품상, 연출상, 안무상, 편곡상, 남·여우 주연상, 남우조연상, 무대·조명·의상·음향 디자인상), 제65회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Drama Desk Awards)에서 5개(안무상, 무대·의상·조명·음향 디자인상) 부문을 휩쓸기도 했다. 뮤지컬 ‘물랑루즈’는 2001년 바즈 루어만(Baz Luhrmann) 감독,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이완 맥그리거(Ewan McGregor) 주연 동명영화를 원작으로 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원작 영화가 재해석한 엘튼 존, 시아(SIA), 비욘세, 레이디 가가, 아델, 리아나 등의 히트팝 70여곡이 끊임없이 플레이되는가 하면 펀의 ‘위 아 영’(We are Young), 폴리스의 ‘록산느’(Roxanne), 마돈나의 ‘머터리얼 걸’(Material Girl) 등도 불린다.뮤지컬 ‘물랑루즈’ 2019년 브로드웨이 공연장면ⓒ Matthew Murphy(사진제공=CJ ENM)1890년대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 벨 에포크 소재의 클럽 물랑루즈의 스타 샤틴과 젊은 작곡가 크리스티앙의 비극적 로맨스를 담은 작품이다. 2018년 7월 10일 보스턴의 에머슨 콜로니얼 극장(The Colonial Theatre in Boston)에서 첫선을 보인 후 2019년 7월 25일 ‘알 허슈펠드 극장’(Al Hirschfeld Theatre)에서 개막하며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브로드웨이가 셧다운(Shut Down, 일시적인 부분 업무정지 상태)되면서 공연을 중단했다 지난 24일 재개했다.CJ ENM은 이 작품의 한국 단독 공연권을 비롯해 미국과 2021년으로 예정된 영국 런던, 호주 맬버른 등 공연의 공동제작권리를 보유하고 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9-27 19:55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뮤지컬 ‘미인’에는 3, 40년대 이야기와 6, 70년대 록 스타일 그리고 7, 80년대 댄스들이 있다!

뮤지컬 ‘미인’ 공연장면(연합)“신중현 선생님 노래들에는 저항정신이 강하게 들었어요. 그런 정신을 살리고 등장인물들을 하나의 방향으로 몰기에 가장 좋은 배경이 일제강점기라고 생각했습니다.”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의 곡들로 넘버를 꾸린 뮤지컬 ‘미인’(12월 5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대본을 집필한 이희준 작가는 23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극 배경이 일제강점기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신중현의 저항정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미인’은 경성 하림관 가수를 꿈꾸는 강호(윤은오·최민우·현석준, 이하 가나다 순), 그의 형이자 독립운동가인 동경 유학생 강산(박영수·조성윤) 형제와 그들의 가족이나 다름없는 두치(조현우·최호승) 그리고 부유한 집안의 시인 병연(여은·장민제·제이민) 등의 이야기다.2018년 대극장 버전으로 초연됐던 뮤지컬 ‘미인’은 3년만에 돌아오면서 중소극장극으로 변주됐다. 초연 당시일제강점기였던 1930, 40년대 해외에서 유행했던 빅밴드, 스윙 등으로 무장했던 ‘미인’은 중소극장극으로 변주되면서 신중현이 활동하던 6, 70년대 영어권 록밴드 스타일 편곡으로 넘버를 꾸렸다.  뮤지컬 ‘미인’ 창작진. 왼쪽부터 서병구 안무감독, 김성수 음악감독, 이희준 작가(사진=허미선 기자)“이야기에서 술술 빠져나와서 과거로 다시 돌아오게 되는 레코드 노이즈를 넣은 정도의 변화를 맞았다”고 전한 김성수 음악감독은 “주크박스 뮤지컬에서 가장 중요한 편곡의 역할은 서사의 완성이다. 서사에 도움주는 데 목적을 뒀지만 음악 자체는 소극장스럽지 않다”고 설명했다.“신중현 선생님에 대한 리스펙트를 표현한 몇 가지 중 하나가 오버추어인 ‘바람’과 하륜관에서 불리는 노래들이에요. 록 르네상스 시절 편곡기법으로 매시업한 작품들이죠. ‘미련’은 다이어 스트레이츠(Dire Straits), ‘꽁초’는 도어스(Doors)의 ‘라이더스 온 더 스톰’(Riders on the Storm), ‘꽃잎’은 애니멀스(Animals)의 ‘하우스 오브 라이징 선’(The House of the Rising Sun) 기법들을 모델로 했어요. ‘가라고 하지 마요’는 영화 ‘펄프 픽션’(Pulp Fiction) 오프닝의 서프(Surf) 록 기타 대가인 딕 데일(Dick Dale) 연주를 패러디했죠.”이어 “그렇게 음악적 장치가 깔려 있다”는 김성수 감독은 “신중현 선생님께서 ‘꽃잎’은 마음에 들어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뮤지컬 편곡자로서 제 나름의 책무를 다 할 수 있게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름다운 강산’입니다. 지난 시즌의 ‘아름다운 강산’은 이야기를 멈추고 드라마에 발을 반만 담그고 얘기하는 음악이었다면 이번엔 이야기를 종결시켜야 했어요. 강호라는 인물의 성장을, 초연보다 희망적인 메시지를 어떻게 담을지를 고민했죠. 더불어 병연들이 부른 ‘알 수 없네’ ‘떠나야할 그 사람’ 등은 어쿠스틱 소품으로 편곡해 소극장화했습니다.”뮤지컬 ‘미인’ 출연진(사진=허미선 기자)3, 40년대 이야기와 6, 70년대 록 스타일 편곡으로 변주된 ‘미인’의 안무는 7, 80년대 유행했던 춤들을 바탕으로 한다. 서병구 안무가는 “신중현 선생님의 노래들은 제가 초등학교 때 유행했던 공전의 히트곡들”이라며 “흑백TV에서 신중현 사단인 펄시스터즈, 김정미, 김추자 등이 노래하고 춤출 때 그걸 보고 배우면서 자랐다”고 추억했다.  “그때 노래와 춤을 따라하던 것들이 이번 소극장 버전 안무에 지대하게 영향을 미쳤어요. 그때의 추억을 상기시키면서 수월하고 재밌게 안무했어요. 1970년대 김정미가 춤추고 노래한 고고댄스, 김추자의 춤, 1980년대 디스코 등을 적절하게 섞고 안무에 녹여 좀더 디테일하고 아기자기하게 표현했죠.”서병구 감독은 “대극장에서는 앙상블들이 주로 안무를 무대에서 구현했는데 소극장에서는 주조연급 배우들이 소화해야 해서 힘들었을 것”이라며 “동작이 바뀌기 보다는 난이도있는 동작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뮤지컬 ‘미인’ 중 마지막 장면인 ‘아름다운 강산’(연합)“대극장에서 했던 큰 동작이나 장식적 안무를 배제하고 동작들을 경제적으로 이용한 게 특징입니다. 소극장은 관객들이 가까이서 보기 때문에 현장감, 얼굴에서 나오는 표정, 몸의 표현력 등을 바로바로 느낄 수 있게끔, 동작들을 좀더 디테일하게 구성했죠.”이희준 작가와 김성수 음악감독, 서병구 안무감독은 극의 주제가 되는 넘버로 마지막의 ‘아름다운 강산’으로 꼽았다.“모든 게 ‘아름다운 강산’으로 모여서 가요. 강호 혼자 서 있긴 하지만 혼자 설 수 있는 용기를 내기까지의 이야기와 사람들의 연결감을 만들 수 있는 장면들이 앞에 있어요. 마지막에 불 붙은 장면이 강호 혼자 선 ‘아름다운 강산’이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9-26 18:10 허미선 기자

길이 곧 무대 ‘유랑광대’ 강준섭 진도다시래기 예능보유자 별세

진도다시래기 강준섭 예능보유자(사진제공=문화재청)강준섭 국가무형문화재 진도다시래기 예능보유자가 별세했다. 향년 88세. 문화재청은 유랑광대로 일생을 살아온 강준섭 보유자가 24일 오후 7시경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알렸다.진도다시래기는 출상 전날 상가 마당에서 벌이는 밤샘 연희극으로 1985년 국가무형문화재 제81호로 지정됐고 고인은 조담환과 더불어 예능보유자로 인정받았다.진도다시래기는 고인의 극락환생을 빌고 상주들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한 전남 진도 지방의 민속놀이다.고인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대를 이어온 진도 어정판(굿판) 무악 예인 집안에서 나고 자랐으며 할머니와 어머니도 진도 제일의 예인 집안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마을의 판소리 명창 신치선에게 소리를 배웠고 진도씻김굿 기능보유자 박병천 명인 집안과도 교류한 것으로 알려진다.열넷이 되던 1946년 여성 창극단에 입단해 유랑을 시작해 판소리 명창 김준섭을 만나면서 ‘심청전’ ‘춘향전’ ‘장화홍련전’ 등 20여개 단체, 40여개 레퍼토리에서 다양한 역할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심청가’ 심봉사 역할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1000만 영화 ‘왕의 남자’ 중 광대 장생 역의 감우성이 맹인 연기의 표본으로 삼기도 했다.아내 김애선 진도다시래기 명예 보유자와는 유랑극단 시절 만나 ‘가시버시 광대’로 인기를 끌었다. 두 사람의 아들로 아버지 뒤를 이어 쇠잡이, 심봉사 등으로 활약하던 강민수씨는 전승 교육사로 아버지 뒤를 이어 진도다시래기 보존에 애쓰고 있다.빈소는 전남 진도 산림조합추모관, 발인은 27일 오전 10시이며 유족으로는 김애선 진도다시래기 명예 보유자와 강민수 전승 교육사, 딸 강계순·강계옥씨가 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9-26 14:13 허미선 기자

[비바100] 배우 서이숙, 두 번째 가짜 사망 뉴스에 “법적 대응”

배우 서이숙(사진제공=T2N미디어)지난 9월 12일까지 연극 ‘분장실’ 무대에 올랐던 배우 서이숙이 난데없는 ‘사망설’에 휩싸였다. 추석연휴가 한창이던 20일 한 온라인커뮤니티 드라마 갤러리에 [단독]이라는 말머리를 달고 올라온 게시물은 “서이숙이 19일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알렸다.특정 매체와 기자의 이름까지 명기한 서이숙 사망 관련 가짜뉴스가 해당 커뮤니티에 게재된 것은 동성애 혐오 범죄로 아들을 잃은 아니타로 출연한 연극 ‘빈센트 리버’가 폐막(7월 11일)했던 7월에 이어 두 번째다. 두 번째로 불거진 가짜 사망 뉴스에 언론을 통해 생존 사실을 알린 서이숙과 소속사 퀸텀이앤엠은 “작성자가 같은 사람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그때는 사실이 아니라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이번에는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이버수사대 수사 의뢰를 예고한 퀸텀이앤앰은 “이번엔 확실한 조치와 책임을 묻겠다”는 강경한 입장과 더불어 “가짜 뉴스를 쓰는 사람들에게 확실한 경각심을 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재경 건대교수·변호사는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죄의 형량은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피해자가 선처하거나 실질적 금전 피해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실제로 법원에서 중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며 “이처럼 재미 차원, 철없는 행동이라는 이유로 내려진 가벼운 처벌 관행이 가짜뉴스 남발로 이어진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법당국은 지금이라도 SNS나 온라인이 갖는 엄청난 전파력, 지울 수 없는 낙인효과, 이미지 훼손과 그로 인한 경제적 피해 등을 최대한 고려해 훨씬 더 무겁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법적 소견을 전했다.이름이 알려진 이들의 사망 루머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8년 포털사이트 프로필에 사망날짜까지 등록됐던 김아중, 2017년 정초를 가짜 사망기사로 장식했던 송해, 동명이인 사망에 덩달아 오보에 시달린 배우 양미경·김혜정, 2003년 교통사고 사망설에 휩싸인 변정수, 2011년 말장난으로 사망설이 일파만파 퍼져나갔던 강호동·이효리, 암투병 중이던 이의정 등이 가짜 사망뉴스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안미경 교육학 박사이자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는 “가짜뉴스와 음모론은 위기나 재난상황에서 더욱 기승을 부리곤 한다. 불확실하고 모호한 상황에서 확실한 것을 원하는 대중의 심리적 욕구에 부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가짜뉴스는 자신이 만든 뉴스가 급속히 퍼져나가는 것을 통해 지배력을 확인하고 주목받음으로써 우월감을 드러내고픈 욕구를 해소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한다. 충동적이고 무절제한 힘의 과시를 넘어 그 왜곡 정도와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매우 부적절하고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어 서이숙 관련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타인의 생사를 아무렇지 않게 다루며 인격을 침해하는 무감각한 모습에서 지나친 자기애와 심각하게 왜곡된 자아상을 엿볼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연극 ‘빈센트리버’ ‘대신목자’ ‘인형의 집’ 등과 드라마 ‘부부의 세계’ ‘호텔 델루나’ ‘스타트업’ 등에 출연했던 서이숙은 첫 번째 사망설이 불거졌던 7월 이후 프롬프터(공연 중 배우가 대사를 잊었을 때 작은 소리로 대사를 알려주는 사람) 노릇을 하고 있는 배우로 분한 ‘분장실’을 마무리하고 차기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9-23 19:00 허미선 기자

군 뮤지컬 ‘메이사의 노래’…박찬열, 김명수·정대현, 브래드 리틀·마이클 리 등 캐스팅

군 뮤지컬 ‘메이사의 노래’ 출연진.왼쪽부터 라만 역의 엑소 찬열, UN평화유지군으로 파병된 연준석 역 인피니트 김명수·B.A.P 정대현(사진제공=육군본부, 하우팜즈)‘신흥무관학교’ ‘귀환’에 이은 육군 창작 뮤지컬 ‘메이사의 노래’가 캐스팅을 공개했다. 심각해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온라인 스트리밍 중계로 10월 15~17일 초연될 ‘메이사의 노래’에는 군복무 중인 아이돌그룹 엑소의 박찬열, 인피니트 김명수와 B.A.P 정대현 등 K팝 스타들과 브래드 리틀, 마이클 리 등 베테랑 뮤지컬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됐다.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꾸린 그간 군 뮤지컬과 달리 ‘메이사의 노래’는 오랫동안 내전 중인 가상의 국가 카무르와 K팝 오디션이 열리는 한국을 배경으로 한다. 카무르에서 나고 자란 라만이 K팝 오디션 참가를 위해 한국에 머무는 현재와 UN평화유지군으로 카무르에 파병된 가온부대와 지내며 마음을 나눴던 ‘메이사’(밝은 별)에 대한 기억들을 그리는 과거를 오간다.K팝 오디션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 머물며 ‘메이사’를 찾는 라만은 엑소 멤버로 군입대 전 영화 ‘더 박스’로 호평받은 찬열이 연기한다. 찬열은 K팝 오디션에 참가하는 라만으로 분하며 다양한 콘셉트의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친구의 제안으로 카무르로 간 연준석에는 인피니트 멤버이자 드라마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 ‘어서와’ ‘단, 하나의 사랑’ ‘미스 함무라비’ 등의 김명수와 B.A.P 멤버로 뮤지컬 ‘더 모먼트’ ‘그리스’ ‘올슉업’ ‘나폴레옹’ 등에 출연했던 정대현이 더블캐스팅됐다. 연준석은 특별히 꿈도, 목표도 없이 부모 뜻에 순응하며 살다 카무르 파병을 통해 변화를 맞는 인물이다.UN에서 일하며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꿈을 꾸는 윤선호는 뮤지컬 ‘사랑했어요’의 문용석이 연기한다. ‘메이사의 노래’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라만이 찾는 ‘메이사’가 연준석인지, 윤선호인지를 가늠하는 재미도 쏠쏠할 전망이다.‘캣츠’ ‘오페라의 유령’ ‘지킬앤하이드’ ‘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 ‘레미제라블’ 등의 브래드 리틀과 ‘썸씽로튼’ ‘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 ‘여명의 눈동자’ ‘헤드윅’ 등의 마이클 리는 UN평화유지군 사령부 사령관으로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가상국가 카무르와 한국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며 진행되는 ‘메이사의 노래’는 ‘광화문연가’ ‘썸씽로튼’ ‘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 ‘아마데우스’ ‘잃어버린 얼굴 1895’ 등의 이지나 작·연출작으로 ‘그림자를 판 사나이’ ‘더 데빌’ 등의 우디 박이 넘버를 꾸리고 ‘팬텀’ ‘마리 앙투아네트’ ‘그레이트 코멧’ ‘모차르트’ ‘웃는 남자’ 등의 김문정 음악감독이 힘을 보탠다.‘메이사의 노래’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에 “가상의 국가 카무르와 한국, 완전히 다른 문화를 지닌 두 나라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K팝을 포함한 다양한 음악 장르를 만날 수 있다”며 “세트나 영상 등과 더불어 여러 사운드로 표현되는 음악으로 공간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9-23 18:50 허미선 기자

한국 대중가요 100년사 대표 곡들로 꾸린 세대공감 주크박스 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

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 포스터(사진제공=극공작소 마방진)‘백만송이 장미’ ‘사의 찬미’ ‘님과 함께’ ‘아파트’ ‘취중진담’ ‘너의 의미’ 등 100년간의 한국 대중가요 역사에 속에서 사랑받은 시대별 대표 히트곡이 뮤지컬 넘버로 변주된다. ‘귀토’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광주’ ‘베르테르’ ‘광화문연가’ ‘아리랑’ ‘홍도’ 등에서 작가, 연출, 각색·윤색가 등으로 활동한 고선웅 작·연출이 이끄는 극공작소 마방진이 주크박스 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11월 5~6일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 11월 19~20일 하남문화예술회관 검단홀, 11월 26~27일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의 제작·공연을 알렸다.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관으로 진행되는 ‘2021년 문예회관과 함께 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 공연콘텐츠 공동제작·배급 프로그램 공모 선정작으로 극공작소 마방진이 (재)의정부문화재단, (재)군포문화재단, (재)하남문화재단과 공동제작하는 작품이다.언약만으로 평생을 홀로 기다리는 옛 청춘들의 사랑부터 요즘의 ‘썸’까지 시대별 다양한 사랑의 모습들이 히트곡들에 실리며 다양한 세대들과 공감대를 형성한다.뮤지컬 ‘아가사’ ‘빨래’ 등의 정평, ‘원 모어’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등의 라준, ‘템플’ ‘1인용 식탁’ 등의 윤성원,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제이미’ ‘장수상회’ 등의 김지민, ‘6시 퇴근’ ‘정글라이프’ 등의 신진경, ‘광주’ ‘마이 버킷리스트’ ‘은밀하게 위대하게’ ‘블루레인’ 등의 문남권, 진초록, ‘창업’ ‘지하철 1호선’ 등의 박근식, ‘태양의 노래’ ‘마리 퀴리’ 등의 주다온, 강하나, 김동현, 전재현, 금보미, 장재웅, 이재희 등 15명의 배우들이 출연한다.그들은 각자의 큰 뜻을 품고 이별한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와 기생, 빨간 구두 여자에 매료된 두 남자, 연인을 두고 군입대한 대학생, 한때는 학생운동을 했던 여공, 바람둥이 훈남, 월드컵 열기로 하나된 사람 등으로 분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9-23 18:40 허미선 기자

연출가 겸 소리꾼 임진택 명장, 경기아트센터 신임 이사장 취임

경기아트센터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한 연출가이자 소리꾼 임진택 명창(사진제공=경기아트센터)연출가이자 소리꾼 임진택 명창이 경기아트센터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경기도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기도(도지사 이재명)가 경기아트센터 정관 제6조의4 및 지방공기업법 제58조의 규정에 따른 임원추천위원회 의결에 근거하여 지난 14일 임진택 이사장을 선임했다”고 알렸다.경기아트센터 임원추천회는 “다양한 국악공연 연출 및 예술감독 역할을 수행하면서 축적한 경영 및 예술 전문성을 토대로 경기아트센터의 레퍼토리 시즌제 콘텐츠를 강화하고 경기아트센터가 경기도의 문화예술플랫폼으로 자리잡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추천의 이유를 밝혔다.임진택 신임 이사장은 창작판소리연구원 원장이자 예술감독, 재단법인 이애주문화재단 상임이사로 사단법인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부회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겸임교수 등을 역임하고 전주세계소리축제·세계야외공연축제·가야세계문화축전 등을 기획했다.1975년 TBC PD로 입사해 1980년까지 근무하다 1981년 언론통폐합으로 KBS에 재직했다.대학시절 정권진 명창에 사사한 소리꾼이기도 한 그는 1985년 연희광대패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소리꾼의 길을 걸었다. 마당극의 창시자, 창작 판소리의 대가로 평가받는 임 신임 이사장은 ‘백범 김구’ ‘오월 광주’ ‘똥바다’ ‘남한산성’ ‘다산 정약용’ 등 창작판소리 연출,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 출연 등 배우로도 활동했다.“문화와 예술로 사람의 생각을 바꾸고 인간관계와 생활방식을 변화시킴으로써 세상을 변환하는 ‘문화운동’을 평생 삶의 명제로 삼아왔다”는 임진택 신임 이사장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헤쳐 가며 새로운 길을 내온 자부심이 있는 만큼 경기아트센터 임직원, 예술단원들이 창작 욕구를 높이고 공연수준을 한층 끌어올리는 에너지가 되도록 열정을 쏟겠다”고 취임 각오를 전했다.임진택 명창은 경기아트센터가 레퍼토리화할 기존 작품과 새 작품 점검으로 신임이사장으로서의 첫발을 내딛는다. 신임 이사장 임기는 2023년 9월 13일까지 2년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9-23 18:15 허미선 기자

두 번째 ‘가짜 사망설’ 배우 서이숙 “강경대응” 나선다

서이숙(사진제공=T2N미디어)연극 ‘분장실’ ‘빈센트리버’ ‘대신목자’ ‘인형의 집’ 등과 드라마 ‘부부의 세계’ ‘호텔 델루나’ ‘스타트업’ 등의 배우 서이숙이 또다시 가짜 사망설에 휩싸였다. 소속사 퀀텀이엔엠에 따르면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다. 20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기사 형식을 빌려 서이숙이 “심장마비로 숨진 채 자택에서 발견됐다”는 글이 [단독]이라는 말머리를 달고 게시됐다. 해당 언론사와 기자명도 있었지만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이에 서이숙은 언론을 통해 생존 소식을 알렸고 소속사는 추석 연휴가 끝나는 대로 고소 진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첫 번째 사망설이 불거졌던 7월 이후 서이숙은 아들을 잃은 엄마로 분한 연극 ‘빈센트 리버’에 이어 배우로 시작했지만 프롬프터(공연 중 배우가 대사를 잊었을 때 작은 소리로 대사를 알려주는 사람) 노릇을 하고 있는 인물로 출연한 ‘분장실’ 연습과 공연을 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퀀텀이엔엠은 “7월엔 사실이 아니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며 이번엔 확실한 조치와 책임을 묻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이어 “아무 의미 없는 가짜 뉴스를 쓰는 사람들에게 확실한 경각심을 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9-21 15:04 허미선 기자

[‘쁘띠’리뷰+무대] 어쩌면 우리 모두는 기울어진 배 위에 서 있다! 연극 ‘만선’

배우도, 서사도, 동작도 없는 텅 빈 무대만으로도 불확실성, 불안, 위태로움의 시대, ‘돈’ ‘계급’ ‘권력’ 등에 따라 애초에 기울어진 운동장 등을 연상케 한다. 연극 ‘만선’의 무대 이야기다. 있는 자들의 횡포와 부조리, 자신의 잇속만을 좇는 행보, 저마다를 물고 뜯는 정치판 등이 매일 뉴스의 메인을 장식하는 2021년 대한민국 역시 그렇다.놀랍게도 이 이야기는 1964년 쓰여진 희곡이다. 지난해 11월 7일 세상을 떠난 故천승세 작가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한 연극 ‘만선’은 3대째 어부 집안의 가장 곰치(김명수)와 이미 생떼같은 아들 셋을 잃은 그의 아내 구포댁(정경순), 이제 하나 남은, 장성한 곰치와 구포댁의 아들 도삼(이상홍), 딸 슬슬(김예림), 슬슬과 마음을 나누는 연철(송석근) 등이 풀어가는 이야기다. 연극 ‘만선’(사진제공=국립극단)선주 임제순(정상철)의 횡포에 중선배 만선에도 줄지 않는 빚, 바다 상황에 따라 생사를 오가는 어부의 삶, 그 상황을 이용해 딸 뻘의 슬슬을 노리는 또 다른 선주 범쇠(김재건)의 검은 속내 등은 몇 가지 설정을 보는 이의 상황에 맞춰 대입시키면 누구나의 이야기가 된다. 때 아니게 앞바다를 그득 메운 부서(보구치)떼, 이를 건져 올려 만선을 하면 남은 빚을 청산하고 내 배도 장만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선주 임제순 영감이 배를 묶어버리는 통에 좌절을 맞는다.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계약서에 지장을 찍고서야 나설 수 있었던 바다가 그리 녹록할 리 없다. 남은 자식들마저 잃은 상황에서도 “곰치는 죽지 않어” “절대 안져!”를 외치며 ‘만선’을 자신하는 곰치와 정신줄을 놓은 구포댁의 마지막은 그야 말로 암흑이다.연극 ‘만선’(사진제공=국립극단)곰치의 고집과 세대갈등이 핵심 메시지로 보여졌던 ‘만선’은 2021년 국립극단에 의해 비극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사회 시스템, ‘자본’이 잠식한 비인간적인 사회, 보이지 않지만 그 어느 때보다 극명한 계급 등에 맞서 발버둥치지만 끝내 파국으로 치닫고 마는 민초들을 아우르는 사회부조리극으로 변주됐다.그 누구도 안전과 만선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바다로 나가는 곰치와 도삼·연철 그들이 돌아올, 그나마 안전하다 믿는 ‘집’은 이미 기울어진 배와도 같다. 부서로 만선을 이뤄 돌아왔으나 선주의 배만 불린 채 여전히 빚을 떠안아야 하고 그 빚을 청산하기 위해 또 다시 불공정한 계약을 하고…꼬리에 꼬리를 물 수밖에 없는 현실에 내몰린 비극은 비단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연극 ‘만선’(사진제공=국립극단)그렇게 현재 맞닿은 ‘만선’은 선주, 만선, 부서, 폭풍 등을 지금의 가상화폐, 부동산,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갑을, 가진 자와 못가진 자, 인종차별 등으로 대체시키며 언제 무너질지 모를 삶에 대한 위태로움과 불안, 불확정성을 가진 모든 이들의 이야기가 된다.극장 입장과 동시에 보이는 기울어진 배처럼 표현된 곰치와 구포댁의 집은 폭풍과 천둥, 빗줄기가 들이치는 마지막을 맞는다. 이미 막장 끝까지 내몰린 상황에서도 그물을 손질하는 곰치와 그에게 그물을 집어던지는 구포댁, 두 사람의 현실은 여전히 지속되며 끝나지 않을 절망으로 이어질 것임을 암시한다.현재까지도 달라지지 않고 대물림된 그 불안과 위태로움을 알아도 발버둥칠 수밖에 없는, 어쩌면 먼 미래까지도 계속 될 수많은 이들의 비극적 의지가 쓸쓸하면서도 눈물겹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9-19 11:49 허미선 기자

[비바100] 김명곤·안숙선·최정화·박승원…거장들의 의기투합 ‘흥보展’

국립창극단의 ‘흥보展’(사진제공=국립극장)명절 때면 전통 그대로 혹은 다양한 변주로 한두편은 무대에 오르는 판소리 ‘흥보가’가 설치미술을 만나 색다른 창극 ‘흥보展’(9월 2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이에 제목에도 전통적 해석과 주해를 다룬 ‘傳’이 아닌 전시회를 뜻하는 ‘展’을 쓴다. ‘흥보展’은 배우 김명곤이 극본과 연출, 국가무형문화재 안숙선 명인이 작창, 영화 ‘복수는 나의 것’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나쁜 영화’ 등과 2018년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폐막식 미술감독이었던 최정화가 무대 미술 전체를 책임지고 월드뮤직그룹 공명의 리더이자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화전가’ ‘햄릿’ ‘왕세자 실종사건’ 등의 박승원이 음악감독으로 함께 한다.국립창극단의 ‘흥보展’의 창작진들. 왼쪽부터 김명곤 극본연출, 작창 안숙선 명창, 무대 최정화, 음악감독 곰명 박승원(사진제공=국립극장)‘흥보展’의 특징은 ‘판소리’ 원본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보다 상징적이고 판타지스러운 무대다. ‘흥보展’을 기획해 무대에 올린 국립극장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에 “원전 ‘흥보가’의 노래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사실적 표현 보다는 상징적이고 추상화처럼 풀어내 판타지를 강조했다”며 “최정화 설치미술작가가 의상, 무대 디자인, 영상 등 전체적인 무대 미술 요소의 콘셉트를 잡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을 타는 장면에서 진짜 쌀이나 돈이 아닌 캘리그래피로 떨어진다”고 예를 들었다. ‘흥보가’를 전시하는 마음으로 무대를 꾸렸다는 최정화는 스스로를 “큐레이터”라 칭하며 “영상, 의상, 무대 등의 디자이너들을 선택해 그들 고유의 해석을 전시하듯 무대에 배치했다”고 털어놓았다. 국립창극단의 ‘흥보展’(사진제공=국립극장)그 옛날 판소리가 시대상을 반영했듯 이번 ‘흥보展’에도 동시대를 사는 이들의 일상들도 반영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고통스러운 일상을 비롯해 인간이 가진 욕망과 민중의 염원이 ‘박’이라는 상징물에 응축돼 표현되거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원전에 충실하면서도 ‘판타지’ 요소를 강화한 것도 이번 ‘흥보展’의 특징이다. 그 예가 극 시작과 마지막에 등장하는 제비나라다. 원전에서 흥보에게 박씨를 물어다 주고 놀보에 의해 다리를 다치게 되는 제비는 초월적인 세계에서 인간세계를 굽어보는, 인간을 초월하는 신적 존재로 표현된다. 국립창극단의 ‘흥보展’(사진제공=국립극장)흥보는 박금희·안숙선·유미리에 사사한 젊은 소리꾼으로 전남무형문화재 29-4호 판소리 ‘수궁가’ 이수자이면서 두번째달 등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립창극단의 김준수, 놀보는 ‘패왕별희’ ‘메디아’ ‘귀토’ 등에서 선 굵은 인물로 분했던 윤석안이 연기한다. 더불어 국립창극단 작품의 타이틀롤 뿐 아니라 뮤지컬 ‘아리랑’ ‘서편제’ 등에도 출연했던 흥보처 역의 이소연, 놀보처 김금미, 제비나라의 여왕 정미정, 마당쇠 유태평양 등을 비롯한 59명의 출연자가 인간의 욕망을 유쾌하게 비튼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09-15 18:45 허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