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뮤지컬

[B그라운드] #재건축 #류정한 #협업 #업그레이드 #신작 #예술단…국립정동극장 2022시즌 라인업

국립정동극장 2022 시즌의 주요 관련인사들. 왼쪽부터 이수현 국립정동극장 공연기획팀장, 이규운 예술단 지도위원,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박정희 연출, 김희철 국립정동극장 대표, 이유리 서울예술단 이사장, ‘적벽’ 정호붕 연출과 김봉순 안무가, 뮤지컬 ‘포미니츠’ 예술감독이자 ‘오페라 데이트’ 호스트 양준모(사진=허미선 기자)극장 재건축 돌입, 신작 뮤지컬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송승환에 이은 ‘명배우 시리즈’의 두 번째 배우 류정한, ‘적벽’ ‘포미니츠’ 등 레퍼토리 업그레이드, 민간·국립단체와의 협업 연극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과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금란방’, 국립발레단의 ‘히스토리 오브 KNB 무브먼트 시리즈 2’(History of KNB Movement Series 2), 예술단 정기공연 ‘춘향’ ‘초월’ ‘바운스’ 그리고 기획사업 ‘청춘만발’ ‘정동 팔레트’….다양한 시청각 요소들로 꾸린 신년음악회 ‘虎氣: 범이 기운’(1월 4일 국립정동극장, 이하 2022년)으로 시작될 국립정동극장 2022년 시즌 라인업에 대해 김희철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는 “내년에는 의미있는 작업들이 진행된다”며 “현재 공연장은 내년 8월 클로징 공연과 함께 27년간의 역사를 마무리하고 11월쯤 국립정동극장 재건축을 시작한다”고 알렸다.“최첨단 매커니즘을 갖춘 지하 662석~700석 가량의 중극장, 지상 313석 규모의 소극장을 갖춘 공연장으로 재탄생합니다. ‘열린 공간’을 핵심 목표로 규모별 연습실, 야외 공연장 등을 갖추고 덕수궁의 중명전과 정동길을 연결시킬 예정이죠.” 김희철 국립정동극장 대표가 2022년 11월부터 시작될 재건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허미선 기자)이렇게 전한 김 대표는 “2년간의 증축을 거쳐 2025년 3월 개관이 목표”라며 “재건축 후 다양한 창작자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2차 제작극장으로 역할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김 대표의 전언처럼 “증축공사 기간에도 공연은 계속 된다.” 재건축 확정과 더불어 극장 대관에 애썼던 정동국립극장은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을 장기 임대하고 2022년 10월부터 주요 공연들을 이곳 무대에 올린다.외연 확장과 더불어 진행될 국립정동극장의 2022년 공연라인업 이슈에 대해 이수현 정동극장 공연기획팀장은 “2022년은 안정 속에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며 “신규 콘텐츠 개발, 업그레이드 레퍼토리 공연, 다양한 협연, 기획사업 안정화, 예술단 공연”을 5가지 이슈로 꼽았다.“뮤지컬 ‘레드북’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한정석 작가·이선영 작곡가·박소영 연출이 의기투합해 새로운 뮤지컬을 표방하는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3월 29~5월 15일 국립정동극장)를 신작으로 선보입니다. 더불어 ‘명배우 시리즈’의 류정한 배우는 새롭게 소극장 연극에 도전하죠.”국립정동극장 2022 시즌 ‘명배우 시리즈’ 주인공인 류정한. 사진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공연 장면(사진제공=오디컴퍼니)지난해 송승환의 무대 복귀로 첫선을 보인 ‘명배우 시리즈’의 두 번째 배우인 류정한에 대해 김희철 대표는 “연극 분야를 갈망해온 배우”라며 “연극이라는 장르에서 새로운 작품을 만남으로서 배우로서 새로운 터닝포인트와 좋은 에너지를 만들고자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전했다.“국립정동극장에서도 꼭 연극배우 뿐 아닌 다양한 배우들을 발굴해 새로운 연극을 만들어가는 작업을 꾸준히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죠. 양측의 뜻이 맞아 오랜 시간 뮤지컬 장르에서 활동하던 류정한 배우를 모셨습니다.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작품은 이미 정해셨고 내년 초부터는 본격 작품 준비에 들어갈 예정입니다.”신작들과 더불어 2020년 공연 중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던 대표 레퍼토리 ‘적벽’(8월 20~9월 29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은 업그레이드돼 장기공연되며 뮤지컬 ‘포미니츠’(6월 21~8월 14일 국립정동극장)는 새롭고 강력한 캐스팅으로 재공연된다.  2022년 업그레이드돼 선보일 레퍼토리 '적벽'(위)과 '포미니츠'(사진제공=정동국립극장)‘포미니츠’를 기획·개발한 예술감독이자 배우인 양준모는 “초연과는 다르게 건강한 대본과 음악 수정을 거쳐 새로운 라인으로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호붕 연출은 ‘적벽’에 대해 “나관중의 적벽과 판소리 적벽가 내용들을 지속 변화시키면서 판소리가 가진 양식의 본질을 찾아가려는 작업이었다”며 “4년간 작업하면서 있는 그대로를 반복한 적은 없다. 2022년의 ‘적벽’도 기존 ‘적벽’에서는 못본 부분들을 확실히 보여드리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2020년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후반부에 벌어지는 민중들의 삶을 좀더 부각시켜 음악도 수정했어요. 그 뒷부분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 되도록, 적벽대전에서 죽어간 민중들의 위령 굿 혹은 위령 축제로 진행해볼까 합니다. 영웅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판소리 가진 본질인 서민정서, 애환 등을 몸짓과 더불어 외연화시키려고 해요. 이를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영웅 뒤에 있는 민중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게 수정했죠.” 정 연출의 설명에 김봉순 안무가는 “판소리꾼의 신체가 모든 것을 대변한다”며 “굿에 대한 부분을 부각시켜 새롭게 변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을 보탰다. 민간, 공공단체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협연도 진행된다. 이수현 팀장은 “노네임시어터와 함께 하는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1월 18~2월 27일 국립정동극장)은 시의적인 내용과 연극으로 볼 수 있는 촘촘한 대본, 연출 등의 최대치를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전했다.‘가족이란 이름의 부족’은 영국작가 니나 레인의 작품으로 2014년 초연 이후 8년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다. 박정희 연출은 “소통이 안되는 가족의 구성원 중에 청각장애인 아들이 있다. 아버지는 아들이 청각장애임을 숨기도록 교육시키지만 아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자기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는다”고 소개했다.연극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2014년 공연장면(사진제공=노네임씨어터)“청각장애자가 아주 솔직한 자기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이며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죠. 결국 스스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다시 자신의 삶을 시작하는 건강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청각장애인이 막내아들 빌리는 이 작품으로 제51회 동아연극상에서 최연소 신인연기상을 수상한 이재균이 다시 돌아온다. 군 제대 후 드라마 ‘어사와 조이’ ‘검은 태양’ 등에서 활약 중인 이재균과 더불어 강승호가 빌리로 분한다. 언어에 집착하는 학술비평가인 아버지 크리스토퍼는 남명렬과 오대석, 추리소설 작가인 어머니 베스는 정재은과 김정영, 언어를 주제로 논문을 쓰고 있는 형 다니엘은 안재영과 오정택, 오페라 가수 지망생 누나 루스는 임찬민 그리고 청력을 잃어가는 수화통역사 실비아는 박정원이 연기한다. 협업을 통해 무대에 오르는 서울예술단의 '금란방'(왼쪽)과 국립발레단과 ‘히스토리 오브 KNB 무브먼트 시리즈 2’(사진제공=정동국립극장)국공립단체인 서울예술단과는 ‘금란방’(10월 7~11월 13일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을, 국립발레단과 ‘히스토리 오브 KNB 무브먼트 시리즈 2’(5월 1~22일 국립정동극장)를 선보인다. 이유리 서울예술단 이사장은 ‘금란방’에 대해 “영조에 의해 금주령이 내려진 때 전기수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라며 “런웨이처럼 꾸린 이머시브극이자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 같은 소동극”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관객들에게 일상 탈피를 경험하게 하고 그 새로운 체험으로 위안 받고 추스르며 즐거움을 찾도록 하겠다”며 “이머시브의 귀재라고 하는 김태형 연출이 합류해 본격적인 ‘이머시브 시어터’로 새로운 방식의 체험을 선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유산을 이어가면서도 미래 전통단체로 자리매김할 정동극장 예술단의 고민이 담긴 ‘춘향’(3월 8~13일 국립정동극장), ‘초월’(11월 1~6일 장소미정), ‘바운스’(7월 22~24일 국립정동극장)를 선보인다.  정동극장 예술단의 ‘춘향’(왼쪽부터), ‘바운스’ ‘초월’(사진제공=정동국립극장)예술단의 이규운 지도위원은 “예술단의 정체성에 맞는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한국 전통연희 개념을 잘 정리하고 예술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에너지 있고 다양한 공연으로 예술단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선보이고 싶다”고 전했다.2017년부터 진행 중인 청년국악인큐베이팅사업인 ‘청춘만발’, 3년차를 맞은 스토리텔링 테마 콘서트 ‘정동팔레트’의 ‘양준모의 오페라 데이트’ ‘금난새의 클래식 데이트’, 올해 출범한 ‘오선지 걸어가는 작곡가’ 등 기존 기획사업을 비롯해 “새로운 콘서트 시리즈도 준비 중”이다.‘포미니츠’의 예술감독이자 ‘오페라 데이트’ 진행자인 양준모는 “정동극장이 실험적이고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주시고 창작자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주시는 데 대해 배우이자 콘텐츠 개발자로서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0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2-04 14: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세상 어딘가에는 존재할 ‘마법같은 순간’을 기다리며…최현우의 마술쇼 ‘더 브레인’

최현우의 ‘더 브레인’ 공연장면(사진제공=라온플레이)“마술이 세상 어딘가에 마법 같은 순간이 있음을 믿게 만드는 특별한 것이 됐으면 해요.” 올해로 데뷔 25주년을 맞은 마술사 최현우의 브랜드쇼 ‘더 브레인’(12월 3~2022년 1월 2일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이 3년여만에 업그레이돼 돌아온다. 최현우는 1996년 프로 마술사로 데뷔해 국제마술대회 클로즈업 부문 한국인 최초 수상자이자 국제마술대회(FISM) 월드챔피언십의 최연소 심사위원 등으로 이름을 알린 한국 대표 마술사다. ‘더 브레인’ ‘더 셜록’ ‘빌리브’ 등 23개 프로덕션을 통해 2500회 이상 공연했고 150만여명이 그의 마술쇼를 관람했다. 최현우의 ‘더 브레인’ 공연장면(사진제공=라온플레이)2021년의 끝자락과 2022년 벽두를 아우를 ‘더 브레인’은 ‘멘탈매직’을 국내에 본격 선보인 첫 매직쇼 시리즈로 지난달 네이버 쇼핑라이브 중 실시간으로 990회차 로또 1등 당첨번호를 맞추는 예언마술로 주목받은 최현우의 마술노하우가 집약된 공연이다.멘탈매직이란 사람의 심리를 읽는 멘탈리즘을 활용한 마술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것’을 보려는 인간의 심리를 활용한다. ‘더 브레인’은 마술의 퍼포먼스 요소와 심리학, 뇌과학·행동과학 등 과학 지식이 융합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공연으로 지각능력, 연속의 법칙, 기억력의 법칙, 서브리미널 효과(돌발적 학습) 4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카이스트의 뇌과학자 송영조씨가 자문으로 참여했다.해외에서 직접 제작한 최신장비, 영상 맵핑 등으로 무장한 무대에서는 심리학에서 실제로 활용하는 실험을 활용한 마술, 스마트폰 컨트롤 마술, 예언마술, 관객과 즉석 대화를 나누는 채팅 마술, 4미터 규모의 소품이 사라지는 대형 일루전 마술, 착시효과를 활용한 옵티컬 마술 등이 펼쳐진다. 마술사이자 멘탈리스트로 분하는 최현우는 실시간으로 관객들의 심리를 읽고 행동을 예측하며 관객들을 공연으로 끌어들여 두뇌게임을 즐기고 지적 유희를 나눈다. 공연 크라이맥스에서는 촘촘히 연결된 멘탈매직의 비밀이 전격 공개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2-01 18: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코로나19 팬데믹 뚫고 다시 한국 무대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프로듀서와 출연진. 왼쪽부터 프로듀서 니콜라 타라, 페뷔스 역의 지안마르코 스키아레띠, 프롤로 다니엘 라부아, 에스메랄다 엘하이다 다니, 콰지모도 안젤로 델 베키오, 그랭구와르 리샤르 샤레스트, 클로팽 제이, 플뢰르 드 리스 엠마 르핀, 김용관 마스트엔터테인먼트 대표.(사진=이철준 기자)“2005년부터 한국 ‘노트르담 드 파리’를 함께 하면서 두 가지가 기억에 남아요. 한국 관객들이 굉장히 열정적이라는 것 그리고 저희에게 보내주는 사랑에 변함이 없다는 것이죠. 이 작품이 국제적으로 성공을 거두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분들이 한국관객들이라고 생각해요. 배우들은 물론 팀원들 모두 감동받고 있습니다.”지난 11월 17일 개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12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파리 거리의 음유시인이자 극의 내레이터인 그랭구와르 역의 리샤르 샤레스트(Richard Charest)는 이렇게 밝혔다.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공연 중인 그랭구와의 역의 리샤르 샤레스트(사진=허미선 기자)“저희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공연을 하지만 한국에 올 때를 가장 좋아해요. 처음 한국에 오는 사람들은 매력을 알게 되면서, 한국에 대해 알고 있는 분들도 새로운 면을 발견하면서 좋아하죠. 더불어 팬들의 사랑까지 매번 확인할 수 있으니 공연하기 좋은 일순위 도시죠.”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지난해 11월 내한했지만 심각해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조기종연하면서 “다시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그 약속의 결실로 다시 한국을 찾은 ‘노트르담 드 파리’는 빅토르 위고(Victor Hugo)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극작가 뤽 플라몽동(Luc Plamondon), 가수이자 작곡가 리카르도 코치안테(Riccardo Cocciante) 등이 의기투합해 무대에 올린 뮤지컬이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공연 중인 콰지모도 역의 안젤로 델 베키오(사진=이철준 기자)15세기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소외된 종지기 콰지모도(안젤로 델 베키오·막시밀리언 필립)와 그가 사랑하는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엘하이다 다니·젬므 보노), 그녀에게 사랑을 속삭이지만 상처만을 남긴 귀족 청년 페뷔스(지안마르코 스키아레띠·존 아이젠), 에스메랄다에 대한 욕정과 소유욕으로 충만한 프롤로(다니엘 라부아·솔랄) 대주교, 집시들의 리더 클로팽(제이·이삭 엔지), 거리의 음유시인 그랭구와르(리샤르 샤레스트·존 아이젠) 등이 사회 부조리, 차별과 편견, 위선 등을 펼쳐 보인다.“저와 한국 서울,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버전은 떼려야 뗄 수 없어요. 서울에서 처음으로 프렌치 버전을 선보이면서 프랑스어 연기를 자연스레 소화할 수 있게 됐거든요.”영어와 프랑스어, 이탈리어로 ‘노트르담 드 파리’에 출연했던 콰지모도 역의 안젤로 델 베키오(Angelo Del Vecchio)는 “7년 전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로 첫 프랑스어 연기를 했다. 그 전까지는 영어로 언어소통을 할 정도로 프랑스어는 전혀 몰랐다”고 털어놓았다.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공연 중인 에스메랄다 역의 엘하이다 다니(사진=이철준 기자)“프랑스어를 배운 건 순전히 한국에서 공연될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을 연습하면서였거든요. 정말 피나는 노력 끝에 오를 수 있었던 무대여서 저에겐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과 서울이 매우 특별하죠.”프로듀서 니콜라 타라(Nicolas Tahar)는 ‘노트르담 드 파리’가 20년 넘게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뤽 플라몽동, 라카르도 코치안테, 연출가 질 마으(Gilles Maheu), 안무가 마르티노 뮐러(Martino Muller)라는 네분의 훌륭한 예술가, 초연부터 함께 하거나 새로 합류한 배우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이 공연을 시작할 때 참여한 뤽 플라몽동, 라카르도 코치안테 등은 시간이 흘러도 사랑받는 작품을 만들자고 의기투합했어요. 1998년에 유행하는 작품이 아닌, 시간을 초월하는 작품을 만들자고. 이에 큰 변화는 없습니다. 2016년 의상수정이 있었고 오랜 시간 함께 한 배우는 물론 새 배우들의 해석에 따라 인물이 다양화된 정도죠.”프롤로 역의 다니엘 라부아(Daniel Lavoie)도 “안무, 의상 등 작은 수정은 있었지만 처음의 대본, 가사, 곡 등이 가진 고유의 아름다움과 퍼포먼스에는 큰 차이가 없다”며 “지금부터 20년 후에도 ‘노트르담 드 파리’가 가진 고유의 매력과 아름다움은 간직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보탰다.“지난해 (조기종연 후) 캐나다로 돌아가 많은 일이 있었어요. 앨범 작업을 했고 책도 쓰고…다시 돌아온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예요. 제가 다녀본 세계 어느 곳 보다 11월의 한국은 날씨가 유독 좋아요. 20여년을 함께 한 ‘노트르담 드 파리’ 배우로서 그 행복감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공연 중인 프롤로 역의 다니엘 라부아(사진=이철준 기자)클로팽 역의 제이(Jay)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예술가에게는 큰 고통의 시기였다”며 “다시 돌아왔음에도 팬데믹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관객들은 마스크를 하고 있어 얼굴도 볼 수 없는 것이 어색하고 슬프다. 하지만 위험요소가 있음에도 힘들게 극장을 찾아 열렬히 환호해주는 한국 관객들에게 진심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페뷔스를 연기하는 지안마르코 스키아레띠(Gianmarco Schiaretti)도 “팬데믹 상황은 여전히 안좋지만 무대 섰을 때 교감한다는 느낌이 크다”며 “한국 여러 도시에서 관객들을 많이 만나고 한국이라는 멋진 나라를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출연진. 왼쪽부터 페뷔스 역의 지안마르코 스키아레띠, 프롤로 다니엘 라부아, 에스메랄다 엘하이다 다니, 콰지모도 안젤로 델 베키오, 그랭구와르 리샤르 샤레스트, 클로팽 제이, 플뢰르 드 리스 엠마 르핀(사진=이철준 기자)‘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은 서울 공연을 마치고 부산, 대구 등을 거쳐 두바이, 미국 뉴욕, 캐나다 퀘백, 대만 등 투어에 나선다. 프로듀서 니콜라스 타라는 “내년 25주년을 맞아 특별한 한해를 보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소비행태가 달라지면서 OTT, VOD 등의 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런 시기가 1년 넘게 지속되면서 공연장을 찾는 습관마저 잃을 정도”라고 털어놓았다.“하지만 관객들은 화면을 뚫고 나올 수 없는 현장감을 갈구하고 있어요. 화려한 퍼포먼스, 넘치는 에너지 등은 대면공연으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죠. 1년 넘게 느껴보지 못한 순간,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 등을 갈구하며 소비자들은 공연장을 찾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프로듀서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대에서만 뿜어지는 에너지, 느낄 수 있는 감동과 순간들을 제공하는 공연을 지속적으로 제시하는 거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1-21 14:00 허미선 기자

[허미선 기자의 컬처스케이프] ‘생각하는 손’ 김희정 예술감독, 정순도 음악감독, 신창섭 음향감독 “장인들 자체가 예술”

‘생각하는 손-흙과 실의 춤’ 신창섭 음향감독(왼쪽부터), 김희정 예술감독, 정순도 음악감독(사진=이철준 기자)“그분들 자체가 예술이라는 생각이 들어요.”국가무형문화재 김정옥(84) 사기장 보유자와 김혜순(77) 매듭장 보유자가 직접 무대에 올라 작업과정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는 ‘생각하는 손-흙과 실의 춤’(이하 생각하는 손, 11월 20일까지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 신창섭 음향감독은 “장인분들의 서사적인 부분을 어떻게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지만 그분들 자체가 예술이었다”고 털어놓았다.“평소에는 알지 못했던 인고의 매듭 작업과정, 9대에 걸쳐 가업을 이어 300여년이라는 유구한 역사가 된 장인, 김정옥 사기장 보유자를 비롯해 함께 무대에 올라 같은 시간 속에 선 3대(아들 김경식 국가무형문화재 사기장 전승교육사, 손자 김지훈 사기장 이수자)…이분들을 가장 잘 나타내는 건 음향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행히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는) 이머시브 실감 사운드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서 작업 소리, 말씀들 등을 현장감있게 들려드릴 수 있게 됐죠.”‘생각하는 손’은 국립무형유산원 개원 이래 처음으로 제작하는 브랜드공연으로 경남요를 9대째 가업으로 이어온 김정옥 사기장 보유자와 김혜순 매듭장 보유자의 작업과정을 현대무용과 시각적 풍경으로 아우르는 사실주의 작업무용극이다. 대본과 연출을 책임진 김희정 예술감독과 김용걸 안무가, 박동우 미술감독, 정순도 음악감독, 신창섭 음향감독, 민천홍 의상디자이너, 구유진 분장 디자이너 등이 의기투합했다.◇기술이 우선인 시대, 노동의 가치를 숙고하다‘생각하는 손-흙과 실의 춤’ 김희정 예술감독(사진=이철준 기자)“코로나19 팬데믹, 그로 인한 세계화 과정을 겪으면서 기술이 주목받고 있죠. AI, 4차산업혁명 등 기술이 우선인 시대에 사람의 노동 가치를 말하고 싶었어요. 완전히 잊혀져가는 노동의 가치, 장인의 손, 장인 자체에 집중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었죠.”‘생각하는 손’에 대해 이렇게 전한 김희정 예술감독은 “문화재청 산하 국립무형유산원이 처음으로 브랜드 공연을 창제작한다고 했을 때 많은 고민과 논의를 했다. 브랜드 공연의 정체성에 대해 논의하면서 공연화되지 않은 것들을 열거해 리서치하고 공부하면서 무대화 여부를 가늠했다”고 기획과정을 설명했다.“음악을 전공하다 보니 무엇이든 음악적으로 듣는 습관이 있어요. 장 담그기, 막걸리 빚기, 김장 등 그 리스트를 보는데 막걸리가 뽀글뽀글 익어가는 소리 등이 음악처럼 들려왔어요. 충분히 공연화시킬 모티프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그 자체로 예술이 되는 장인, 예술적 모티프와 재료가 되는 그들의 작업소리 등을 가장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했다”고 김희정 감독은 털어놓았다.“장인을 만나러 가는 과정이 그간 공연하던 사람들이 겪어보지 못한 경험이었어요. 대화 중 소름끼치는 순간들이 너무 많았죠. 몇리를 걸어 수kg의 진흙을 지게로 져 나르고 물을 떠오고 세심하게 장작을 골라 며칠밤을 꼬박 세워 가마에 불을 지피고 온도계 없이 불꽃만으로도 색과 온도를 가늠하고…흙과 물과 불이 만나 하나의 도예로 탄생하는 장고의 과정을 접하는 순간, 누에에서 실을 뽑아 매듭이 완성되기까지의 행위 자체가 공연이었어요.”이어 김희정 감독은 “기계화된 데서는 나올 수 없는 색감과 질감들, 누에에서 실을 뽑아 물들이고 매듭이 완성되기까지의 시간들, 사람의 손과 노동이 우선인 작품을 만들어 보자는 게 시작이었다”고 덧붙였다.“장인을 주제로 2차 가공까지 할 필요도 없었어요. 그분들 존재 자체가 무대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감동이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장인의 소리 음악이 되다‘생각하는 손-흙과 실의 춤’ 정순도 음악감독(사진=이철준 기자)“본질과 변형에 대한 차이를 없애자고 마음먹었어요. 새로 만들거나 2차 가공하는 것이 아니라 물과 흙, 불, 실 등 그 자체를 음악 속에 녹이고자 했죠.”정순도 음악감독의 말처럼 장인의 소리들은 그 어떤 음악보다 창의적이며 새로웠고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이었다. 정 감독의 표현처럼 “본질 그대로를 받아서 변용하는 아이디어”로 “손으로 하는 아날로그 작업이 디지털적 음향 통해 구현되고 전통적인 매듭 이미지, 조선시대의 남녀 가창곡, 정가 등 옛 소리, 기계로 변주한 현대적 사운드 등이 하나로 어우러진다.”“전통과 현대의 공존, 인간의 원초적 목소리에서 시작해 컴퓨터로 변형된 소리 등이 융합하는 공연이죠. 융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지만 이것저것이 섞인 혼합이 아니에요. 시간에 따라 흘러온 특성 그대로, 인공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융합이죠. 실연되는 악기도 콘트라베이스 하나예요. 콘트라베이스에 전자적 장치를 추가해서 변주합니다.”‘생각하는 손-흙과 실의 춤’ 김희정 예술감독(왼쪽부터), 신창섭 음향감독, 정순도 음악감독사진=이철준 기자)정 감독의 설명에 김희정 감독은 “무대 전체가 용광로가 돼 장인의 움직임, 춤, 음악 등 모든 것들을 녹여내는 가마 신”을 예로 들며 “흙 밟는 소리, 물레 차는 소리, 물레가 돌아가는 소리, 턱 끝까지 차 오른 헉헉거리는 숨소리 등만으로도 감동이다. 이들과 협연하는 라이브 악기는 가장 근본적인 저음을 내는 콘트라베이스 뿐”이라고 말을 보탰다.“그들의 모든 소리들이 음악이 돼요. 녹음한 실제 흙 밟는 소리와 콘트라베이스의 협연이 무용의 백그라운드 음악이 되죠. 매듭을 위한 끈 짜기, 끈 매달기, 실타래 돌리기 등이 국악기와 비슷한 소리를 내기도 해요. 공예 디바이스가 음악악기처럼 들리는 데 소름이 돋았어요. 그 소리들을 그대로 시연하고 무용수들은 그 작업의 소리가 원천이 된 음악에 맞춰 안무된 춤을 추죠.”이어 “김정옥 선생님의 도예촌, 김혜순 선생님의 작업실의 공간감이 그대로 무대 위에 구현되기를 바랐다” 덧붙이는 김희정 감독에 신창섭 음향감독은 “음악을 비롯해 무용, 조명, 무대연출, 세트 등 모든 것이 장인의 노동에 헌정하는 작품”이라고 표현했다.“현장 소리와 기계 소리가 같은 순 없지만 가치 있게 들릴 수는 있어요. 그에 중점을 두고 작업했죠. 가장 어려운 건 현장의 소리와 녹음돼 MR로 구현되는 음악들의 밸런스였어요. 핸드메이드 테크를 쓰다보니 현장의 돌발상황 대처가 정말 중요한 공연이라 초긴장상태죠. 음악의 큰 소리에 현장의 소리들이 사라지지 않게, 최대한 우리가 보여주고자 하는 밸런스로 들려드리기 위해서 노력했어요. 장인에 집중되는 현장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거든요.”그리곤 “음악을 완성해 음향작업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음악과 음향이 실시간으로 긴밀하게 함께 하는 동시작업이었다” 덧붙이는 신창섭 감독에 정순도 음악감독 역시 “선생님들이 실제로 내는 원초적 소리, 그를 음향으로 입힌 소리를 조명, 무용, 장면 등의 표현에 맞는 음악으로 아우르고 재창조하는 미션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생각하는 손-흙과 실의 춤’ 신창섭 음향감독(사진=이철준 기자)“장인들의 작업에 음악이 살짝 곁들여져 얹혀 가는 방식이었어요. 의도적이지 않게, 자연스레 그렇게 됐죠. 실이 끈이 되고 매듭이 되는 과정을 동래학춤으로, 국악적 느낌을 강하게 살려 표현한 마지막 장면이 그래요. 매듭을 여자들의 장신구, 노리개라고만 알고 있지만 선비들도 많이 사용했어요. 선비들이 하얀 옷에 작은 매듭을 극대화한 매듭을 묶고 학춤을 추는데…그 흔들리는 멋이 강렬했어요. 의도적으로 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음악을 곁들여 강하게, 학춤에서 흔들리면서 자연스레 나오는 음악으로 표현했죠.”정 감독의 말에 김희정 감독은 “여성성과 남성성으로 양분되는 고정관념을 깨려고 노력했다”며 “마지막 장면의 동래학춤은 남성들의 춤이지만 김용걸 안무가에게 유니섹스하게 표현해 달라고 했다”고 털어놓았다.“실제로 남성들의 춤이지만 여자 무용수들이 더 많이 배치됐어요. 도예는 남성, 매듭은 여성이 아니라 모든 걸 아우르며 마무리하고 싶었거든요. 남녀가 똑같이 춤을 추고 여성노리개처럼 생긴 매듭을 조선 남성들이 쓸 만한 기능적인 걸로 만들어 달았죠. 모든 게 섞인 춤이라서 음악도 그래야 했어요. 전통적인 리듬, 악기를 일렉트로닉 밴드 사운드로 표현했죠.”◇장인들의 정신과 철학이 깃든, 설명 없이도 만져지는 역사가 된, 누구나 가진 ‘생각하는 손’ ‘생각하는 손-흙과 실의 춤’ 김희정 예술감독(왼쪽부터), 신창섭 음향감독, 정순도 음악감독사진=이철준 기자)“공연 중 나오는 김정옥 선생님의 ‘나의 그릇들은 가마 속에서 태어나 사람들의 친구가 된다’, 김혜순 선생님의 ‘인연의 끈, 매듭은 인간의 인연을 만드는 것’이라는 말이 있어요. 이 모든 것을 하게 한 ‘생각하는 손’이에요. 선생님들이 손으로 만들어내는 위로의 손, 약손이죠.”제목 ‘생각하는 손’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 김희정 감독은 “장인들의 정신, 철학들이 잘 깃든 공연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정순도 감독은 ‘생각하는 손’을 “설명 없이도 그 자체로 역사가 만져지는 손”이라고 정의했다.“장인들이 가진 두툼하고 거친 손이죠. 그 자체로도 설명 없이 지금까지 그들이 해온 역사가 만져지거든요.”정 감독의 말에 신창섭 음향감독은 “사람의 손은 많은 일을 한다. 삶을 영위하고 노동을 하고 예술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장인의 손은 뇌가 명령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오랜 작업과정을 통해 터득돼 먼저 움직이는 경지에 이른 손”이라고 밝혔다.“누구나 손을 가지고 있어요. 저도 손을 가지고 있죠. 장인들이 장인정신을 가지고 해오신 작업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어요. 저도, 손을 가진 저마다가 해온 작업들이 있잖아요. 장인들의 ‘생각하는 손’에서 뉘앙스를 받아 스스로를 장인이라는 생각으로 저마다의 작업에 임하면 의미있지 않을까 생각해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1-20 11:27 허미선 기자

[B포토]뮤지털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레스콜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 프레스콜에서 출연배우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지안마르코 스키아레띠가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 프레스콜에서 출연 소감을 말하고 있다.다니엘 라부아가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 프레스콜에서 출연 소감을 말하고 있다.엘하이다 다니가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 프레스콜에서 출연 소감을 말하고 있다.안젤로 델 베키오가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 프레스콜에서 출연 소감을 말하고 있다.리샤르 샤레스트가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 프레스콜에서 출연 소감을 말하고 있다.제이가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 프레스콜에서 출연 소감을 말하고 있다.엠마 르핀이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 프레스콜에서 출연 소감을 말하고 있다.니콜라 타라 프로듀서가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 프레스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김용관 마스트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 프레스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 프레스콜이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다.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 프레스콜에서 김용관 대표, 니콜라 타라 프로듀서, 출연배우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 프레스콜이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를 원작으로 15세기 파리,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향한 세 남자의 뒤틀린 사랑 속에서 혼란한 사회상과 부당한 형벌제도, 이방인들의 소외된 삶을 다룬 작품이다.이철준 PD bestnews2018@viva100.com

2021-11-18 18:54 이철준 PD 기자

[B그라운드] 포성이 난무하는 전쟁 중에도 막은 오른다…연극 ‘더 드레서’

연극 ‘더 드레서’ 공연장면(사진=허미선 기자)“연극은 좀 떨어져서는 보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나는 것 같지만 연말에 돌아보면 크고 굵직한 상황만 떠오르는 것처럼요. 가까이서 보면 내 삶이 너무 차갑고 쪼이지만 좀 떨어져서 바라보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여유를 가지게 하지 않나 싶어요.” 국립정동극장의 ‘명배우시리즈’ 중 첫 작품인 송승환의 ‘더 드레서’(The Dresser, 2022년 1월 1일 국립정동극장) 장유정 각색·연출은 전쟁 중에도 혹은 전쟁과도 같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계속돼야 하는 연극에 대해 “좋은 온도를 가진 예술”이라고 정의했다.이어 “떨어져서 바라보면 화나고 분주한 마음이 가라앉으면서 이 한순간이 나에겐 소중하구나를 느끼게 된다”며 “이 하루하루가 쌓여가면서 나를, 내 인생을 만들어가는구나 싶다”고 덧붙였다.연극 ‘더 드레서’ 포스터(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연극 ‘더 드레서’는 할리우드 거장 로만 폴란스키(Roman Polanski) 감독의 영화 ‘피아니스트’(The Pianist, 2002), 바즈 루어만(Baz Luhrmann) 감독, 휴 잭맨(Hugh Jackman)·니콜 키드먼(Nicole Kidman) 주연의 ‘오스트레일리아’(Australia, 2008) 등의 작가 로날드 하우드(Ronald Harwood)가 대본을 꾸려 1980년 영국 맨체스터 로열 익스체인지 시어터에서 초연된 작품이다.작가가 실제로 영국의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에서 드레서(의상담당자)로 일하면서 겪었던 일들과 그 극단의 주인이자 셰익스피어 전문 배우 도널드 올핏 경의 실제 이야기가 녹아든 작품이다.같은 해 웨스트엔드, 다음해 브로드웨이에 입성했고 1983년 영화로, 2015년에는 BBC에서 안소니 홉킨스(Anthony Hopkins)와 이안 맥켈런(Ian McKellen) 주연의 TV드라마필름으로 리메이크돼 사랑받았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을 배경으로 평생을 셰익스피어 전문 배우로 무대에 올랐던 선생님(Sir, 송승환)과 16년 동안 그의 곁을 지켜온 드레서 노먼(오만석·김다현, 이하 시즌 합류 순) 그리고 선생님의 아내이자 배우인 사모님(정재은·양소민), 배우 제프리(송영재·유병훈), 무대감독 맷지(이주원), 작가이자 배우 옥슨비(임영우) 등이 연극 ‘리어왕’을 준비하는 백스테이지 풍경을 담는다.송승환은 ‘더 드레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로 코로나19 상황과 흡사한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있었고 무대와 극장, 배우와 스태프 이야기가 아역으로 연기를 시작해 연극도 했던 저와 맞아서”라고 설명했다. 연극 ‘더 드레서’ 창작진과 출연진들(사진=허미선 기자)“다시 공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어떻게 표현 못할 정도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상황이 되면서 온라인으로 공연이 보여지곤 했지만 관객과 직접 만나면서 하는 걸 재현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극은 라이브로 관객과 만나고 호흡하고 인터랙션하면서 새로운 예술이 생겨나는 장르거든요. 극장이 열리고 (직접적인 관객과의) 만남이 있길 기대해 왔죠.”지난해 초연됐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조기폐막하는 아픔을 겪은 ‘더 드레서’는 재연을 맞아 크고 작은 변화를 맞았다. 장유정 연출은 그 변화에 대해 “1, 2막을 합쳐 인터미션 없는 구성으로 바뀌었다”며 “그외에는 처음 잡은 굵은 선은 지키면서 디테일을 바꾸는 정도”라고 전했다.연극 ‘더 드레서’ 포스터(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예를 들어 전쟁 중 폭격이 지나갈 때 천장에서 떨어지는 시멘트 가루, 조명 등을 이용한 시각적 표현이 추가됐어요. 배우들의 재밌는 상황들, 실수, 대사 맞추는 신 등 백스테이즈 풍경을 대본에 나오는 선상에서 코믹하게 추가했습니다.” 새로 합류한 출연진으로 인한 변화도 있다. 이에 대해 장유정 연출은 “굉장히 예민하고 섬세한 김다현 배우의 노먼이 작은 바람에도 기민하게 반응하는 것들, 양소민의 사모님이 솔직하고 뻔뻔하지만 그것을 따뜻하게 소화하는 지점들, 단단하고 듬직하면서도 엉뚱한 유병훈의 제프리가 세상을 관조적으로 바라보는 느낌을 살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불어 계속 바뀌는 선생님의 안락의자 옆 소품들도 달라졌다”고 덧붙였다.초연에 이어 사모님 역으로 다시 돌아온 정재은은 “공연 중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을 겪으면서 분장실 안에서 저희끼리 굉장히 서로 용기를 북돋우고 의지하며 돈독해졌다”며 “어려운 상황을 겪고 다시 만나다 보니 더 가족 같은 마음이다. 그런 마음이 작품에 녹아들어 더 디테일해지고 깊이가 생기지 않았나 싶다”고 털어놓았다.승승환은 극 중 선생님이 227번째 무대를 준비 중인 ‘리어왕’에 대해 “어찌 보면 ‘리어왕’도 한 사람의 인생이야기”라며 “이 작품도 인생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고 밝혔다.“생활에 쫓기다 보면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시간이 별로 없어요. 평상시 잊고 있던 걸 다시 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연극이 주는 것 같아요. 그것이 연극이 가진 역할이기도 하죠. ‘리어왕’도 그런 생각을 할 기회를 주는 작품 같아요. 인생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잘 살아 왔는지…‘리어왕’과 비교하면서 내 인생을 돌아보게 되죠.” 연극 ‘더 드레서’ 공연장면(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노먼으로 새로 합류한 김다현은 “대본 리딩 때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다른 사람이 아닌 내 이야기인가 싶은 정도”라며 “힘든 전쟁통에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살아가야하고 살아남기 위해 연기하고 드레서로 선생님 옆을 지키는 모습이 다른 사람이 아닌 제 이야기 같았다”고 털어놓았다.“덧없는 희망이라는 병을 앓고 있지만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애쓰고 누군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걸 깨닫고 어떻게든 공연이 이뤄진다는 게 저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상황에서도 열심히 공연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관객들께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더불어 저 역시 힘을 얻고 공존하고 싶은 마음을 담고 있어서 관객과 만나는 게 그 어떤 공연보다 설렙니다.” 연극 ‘더 드레서’ 출연들(사진=허미선 기자)또 다른 노먼 역의 오만석 역시 “이 작품 배경과 내용이 우리의 2020년, 2021년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작년엔 팬데믹에 대한 불안감, 두려움, 작품을 잘 올려야 한다는 걱정 등이 팽배했는데 1년이 지난 지금은 좀 달라졌다”고 전했다.“(그 팽배했던 불안감, 두려움, 걱정 등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덤덤하게 지켜야할 건 지켜야 한다는 느낌이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생각들을 작품 안에 좀더 잘 살려내기 위해 고민했죠. 정동길에 매일 오다보면 정취가 너무 좋아요. 올가을 저희도 저희지만 많은 관객들도 이 정취를 함께 즐기면 좋겠습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1-17 18:45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K뮤지컬 화려한 성장 뒤의 불안정성 타파를 위한 신춘수 대표의 제언 “100% 투자 그리고 완성도”

24일 막을 올릴 K-뮤지컬국제마켓 기자간담회에서 사전 스페셜 피칭 중인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사진=허미선 기자)“한국 뮤지컬 시장은 급속도로, 기형적으로 성장하면서 불안정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정책적으로 진입장벽은 낮고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검증되지 않은 작품들이 제작되고 거품이 형성되면서 불안정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언제 터질지 모를 화약고와 같습니다.”초기 대기업 자본 유입으로 싹을 틔우고 제작사의 도전으로 시장을 확대해 12년간 3배 이상 급속성장한 한국 뮤지컬 시장을 ‘지킬앤하이드’ ‘스위니토드’ ‘맨오브라만차’ ‘드라큘라’ 등의 제작사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는 ‘화약고’라고 표현했다.11월 24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열릴 K-뮤지컬국제마켓의 총괄 프로그램 디렉터이기도 한 신춘수 대표는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의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행사 소개와 더불어 사전 스페셜 피칭도 진행했다.문화체육관광부, 예술경영지원센터, 예술의전당이 공동 주최·주관하고 우란문화재단이 협력하는 K-뮤지컬국제마켓은 국내외 투자 및 유치를 희망하는 제작사와 투자사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행사다.K-뮤지컬국제마켓(사진제공=예술경영지원센터)국내외 투자 촉진과 기획·개발부터 해외유통까지 전과정에 걸친 투자 기반 마련으로 보다 안정적인 뮤지컬 제작·유통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된 글로벌 마켓이다. 첫 행사의 프로그램은 ‘프레젠테이션’ ‘네트워킹’ ‘정보제공’ 세 가지로 구분된다.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으로는 뮤지컬 및 인접 콘텐츠 창·제작사의 투자 피칭을 위한 ‘뮤지컬 드리밈’, 낭독 쇼케이스 및 주요장면 시연이 펼쳐질 ‘뮤지컬 선보임’이 진행된다.더불어 ‘정보제공’ 프로그램으로는 국내외 뮤지컬 산업에 대한 컨퍼런스 및 라운드 테이블, 토론, 강연 등이 마련되며 ‘네트워킹’은 국내외 투자자 및 전문가와의 ‘1:1 비즈니스 미팅’, 소규모 집중 투자 상담 및 질의응답이 오갈 ‘투자상담회’로 구성된다.신 대표는 “투자금 전액을 마련하지 않은 채 공연을 올린 후 흥행을 못할 시 야기될 문제들이 가장 불안요소”라며 “혼란스럽기 이를 수 없는 상황과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공존한다”고 토로했다.“브로드웨이의 경우 100% 펀딩 완료시에만 제작이 가능하며 투자계약서상 시장 리스크를 명확하게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공연시장은 ‘경쟁이 매우 치열한 어려운 시장’이며 펀딩이 어렵죠. 제가 2012, 13년 미국 프로듀싱 작품을 선보였을 때도 가장 어려운 건 펀드레이징이었습니다.”회사의 존폐위기까지 몰린 경험을 거름삼아 2018년부터 자사 작품의 투자비율 100%를 달성 중이라고 전한 신춘수 대표는 “투자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를 위해 K-뮤지컬국제마켓을 기획한 신춘수 대표는 한국 뮤지컬 투자 시장의 한계 극복을 위한 세 가지 당면과제로 “한국 창작 뮤지컬 경쟁력 제고를 통한 해외시장 진출 활성화, 합리적인 제작방식 구축으로 인한 시장 확대, 프로듀서와 투자자 간 신뢰와 비즈니스적 네트워크 형성”을 꼽았다.그는 “작품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 해외진출의 유일한 방법”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제작사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각자도생 중이다. 합리적인 제작방식에 대해 정부와 대화를 나눠야할 때”라고 설명했다.그리곤 오디컴퍼니의 작품들을 예로 들어 100% 투자된 5개 작품(지킬앤하이드, 드라큘라 두 시즌, 스위니토드, 맨오브라만차)과 그렇지 못한 4개 작품(뉴시즈, 컨택트, 타이타닉, 닥터지바고)의 손익율을 비교설명하기도 했다. 그 결과 2018년 이후 100% 투자 작품의 손익율은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음에도 그렇지 못한 작품에 비해 200% 가량 높았다.“불안정성을 없애는 것, 작품을 잘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국 절대적 기준은 작품의 완성도예요. 자신있게 선보일 수있다는 자신감으로 끊임없는 개발과정을 거쳐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1-12 18:45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6년만의 ‘이른 봄 늦은 겨울’, 서울예술단 고유의 정체성 찾을까?

6년만에 재연되는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사진=허미선 기자)“매화에 얽힌 이야기를 무대 위에서 대사든 움직임이든 표현하게 되면 관객들이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 감정 등이 만나지는 지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2015년 초연 후 6년만에 선보이는 창작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11월 12~24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 대해 임도완 연출은 이렇게 설명했다.국립극장과 함께 하는 공동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이른 봄 늦은 겨울’은 미지의 갤러리에서 매화를 소재로 늙은 여인 이야기와 삶, 중국의 설화 ‘나부춘몽’, 고려 설화 ‘매화와 휘파람새’ 등 관련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1945’ ‘화전가’ ‘3월의 눈’ 등의 배삼식 작가, ‘스카팽’ ‘한여름밤의 꿈’ 등의 임도완 연출, 정혜진·남수정 안무가 등이 의기투합한 창작가무극으로 고미경, 박소연, 정유희, 김백현, 오현정, 최인형 등 서울예술단원들이 온전히 끌어가는 무대다. 6년만에 재연되는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 창작진들과 출연진(사진=허미선 기자)6년 전과는 달라진 시대 반영을 위해 변화된 지점도 있다. 임 연출은 “당시에는 ‘세월호 참사’라는 가슴 아픈 큰 일이 있었고 지금은 코로나19 시대”라며 “연기자, 인원 수 등이 달라지면서 부득불 바뀐 (일곱 번째 장면인) ‘좋구나 매화로다’ 정도를 빼고는 그렇게 많은 변화는 없다”고 털어놓았다.“(다섯 번째 장면인) ‘이상한 꽃나무’에서 요즘 시대의 사건들을 반영해서 넣었습니다. 아이들을 던져서라도 살리려는 (분쟁지역) 뉴스를 보면서 새로 만든 장면들이 있죠. 너무 일직 펴서 지는 조매가 그런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극본과 가사를 책임진 배삼식 작가는 “2015년 첫 의뢰를 받고 글을 덜 써야 겠다 생각했다”며 “말이나 이야기가 자기주중이 강하다보면 아무래도 춤이나 음악이 말들을 설명하고 따라가다 제 역할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의미에 집중하고 정교하게 다듬든 것도 중요하죠. 하지만 의미에서 짓눌리지 않기 위해서는 의미에서 벗어난 혹은 의미로는 포괄할 수 없는 순간들도 볼 필요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능하면 느슨하게 빈자리가 많게 써서 그 자리들을 아름다운 배우들의 몸과 소리, 연출과 안무해주신 분들의 감각과 상상력이 가득 들어올 수 있게 쓴 작품이죠. ‘매화’라는 말 하나만 붙잡고 떠오르는 대로 썼습니다.”이어 “김환기 화백의 달항아리 그림에도 매화 하나가 꽂혀있는 것처럼 둘러보니 곳곳에 아름다운 매화이야기가 많았다”며 “기존 서사구조와 비교하#4447;#4455;#4523; 빈 데도, 허술한 부분도 많은 글을 의심 한번 없이 믿어주시고 꽉꽉 채워주셔서 모두에게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고 덧붙였다.6년만에 재연되는 ‘이른 봄 늦은 겨울’은 지난 7월 부임한 이유리 이사장이 서울예술단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선보이는 작품이다. 이유리 이사장은 “20년간 변하지 않은 건 가무극, 가무악이라는, 사라져가는 형태의 우리 공연 양식을 계속 실험했다는 사실”이라며 “‘이른 봄 늦은 겨울’은 동시대성, 미학, 예술적 주제 등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 오랜만에 무용 단원들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는 극”이라고 설명했다.6년만에 재연되는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사진=허미선 기자)서울예술단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했다는 이유리 이사장은 “20년 내내 한국적 전통을 기반으로 한 공연 양식의 실험을 해온 서울예술단의 특징은 춤, 노래, 연기가 다 되는 단원들”이라며 “멀티플레이어로 훈련되고 무대에도 표현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대중적이고 친밀한 ‘다윈영의 악의 기원’ ‘나빌레라’ 등처럼 일반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뮤지컬 양식의 지속가능한 레퍼토리들은 민간과 협력해 개발·제공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전통, 한국 정서를 기반으로 한 레퍼토리들은 보유해 계속 공연하고 잘 발전시킬 예정입니다. 세계적인 공연 추세가 장르 통합과 융합이에요. 서사를 떠나 정서, 이미지 등으로 구성된 비선형 공연들을 미래예술의 모습이라고 보고 있죠. 이에 서울예술단은 전통을 기본 중심축으로 미래지항적인 예술 보여줄 단체라는 정체성과 특징을 이어가고자 합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1-12 18:30 허미선 기자

갤러리 뮤지컬 '클림트 :그 영혼의 시간속으로' 4차 티켓 오픈

뮤지컬 ‘클림트 :그 영혼의 시간속으로’포스터 (제공=에이비엠씨)창작뮤지컬 ‘클림트 : 그 영혼의 시간속으로’가 12일 4차 티켓을 오픈한다고 밝혔다.그림도 보고 공연도 볼 수 있는 갤러리 뮤지컬 ‘클림트 : 그 영혼의 시간속으로’ 는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와 인간으로서의 클림트의 내적인 갈등 그리고 성공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 등을 녹여냈다.박시원, 서승원, 임춘길, 최성원, 김여진 등 베테랑 배우들과 유회승(엔플라잉), 강석화(위아이), 해윤(체리블렛), 이무현 등 열정넘치는 신인 배우들이 함께 캐스팅돼 감동적인 하모니를 선사한다.뮤지컬 ‘클림트 : 그 영혼의 시간속으로’ 는 클림트의 황금빛 작품들과 아름다운 영상미가 어우러져 눈과 귀로 즐길 수 있으며, 공연장 로비에는 클림트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공연 관람 전 클림트 그림까지 감상할 수 있다.‘나를 알려면 내 그림을 보라’는 생전 구스타프 클림트의 말처럼 그는 생전에 인터뷰에 응하지도 자신의 자화상도 남기지 않은 수수께끼의 화가다. 갤러리 뮤지컬 ‘클림트 :그 영혼의 시간속으로’는 화가 클림트의 그림들을 무대위에 수놓으며 100년의 시간을 초월해 가장 위대한 화가와의 만남을 관객에서 선물한다.공연은 12월 7일부터 31일까지 서울숲갤러리아포레에서 열리며, 티켓은 오는 18일까지 전석 25%할인된 가격으로 예매할 수 있다.김세희 기자 popparrot@viva100.com

2021-11-12 10:23 김세희 기자

[비바100] 대형 히트 뮤지컬이 온다…‘레베카’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젠틀맨스가이드’

전통 인기 뮤지컬 ‘지킬앤하이드’(2022년 5월 8일까지 샤롯데씨어터), 신흥 강자 ‘하데스타운’(2022년 2월 28일까지 LG아트센터) 등이 흥행 쌍끌이 중인 대형 뮤지컬 경쟁에 히트 뮤지컬 세편이 합류한다. 마니아들은 물론 대중들에게도 오래도록 사랑 받아온 ‘레베카’(11월 16~2022년 2월 27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11월 17~12월 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그리고 세 번째 시즌을 맞은 ’젠틀맨스가이드: 사랑과 살인편‘(이하 젠틀맨스가이드 11월 13~2022년 2월 20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이 관객들 맞을 채비를 마쳤다.뮤지컬 '레베카' 중 댄버스 부인 역의 신영숙(사진제공=EMK뮤지컬)내년이면 10주년을 맞는 ‘레베카’는 여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엘리자벳’ ‘모차르트!’, 곧 선보일 ‘베토벤’ 등의 콤비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작으로 데프니 듀 모리에의 동명 미스터리 소설을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1940년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로렌스 올리비에, 주디스 앤더슨, 조안 폰테인 등과 동명 영화로 만들어 호평받기도 했다.‘레베카’는 맨덜리 저택을 배경으로 극의 타이틀이면서도 무대에는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 레베카 실종 혹은 죽음의 비밀을 풀어가는 미스터리극이다. 레베카의 남편인 막심 드 윈터, 그와 첫눈에 사랑에 빠져 맨덜리 저택에 입성한 화자(話者)인 나 그리고 레베카가 돌아오길 기다리는 음침하고 과묵한 집사 댄버스 부인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서스펜스의 향연이다. 그 등장만으로도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무대와 객석을 휘어잡는 댄버스 부인은 2013년 초연부터 개근 중인 신영숙과 2016년 세 번째 시즌을 제외하곤 함께 했던 옥주현이 번갈아 연기한다.  막심으로는 2014년, 2016년, 2017년 시즌을 함께 했던 ‘엑스칼리버’ ‘마리 앙투아네트’ ‘광주’ ‘모차르트!’ ‘웃는 남자’ 등의 민영기가 다시 돌아오며 ‘몬테크리스토’ ‘셜록 홈즈’ ‘아이언 마스크’ 등의 김준현, ‘경종수정실록’ ‘엑스칼리버’ ‘와일드 그레이’ ‘팬텀’ ‘배니싱’ ‘스모크’ ‘샤이닝’ 등의 에녹 그리고 드라마 ‘오! 삼광빌라’ ‘우아한가’ 등과 뮤지컬 ‘영웅본색’의 이장우가 새로 합류한다.지난해 프랑스 초연 20주년 버전으로 무장하고 내한했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조기폐막했던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이 다시 한번 한국 무대에 오른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무대에 올린 작품으로 15세기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사회 부조리, 차별과 편견, 위선 등을 펼쳐 보인다.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사진제공=마스트엔터테인먼트)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지기 꼽추 콰지모도와 그가 사랑하는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 그녀에게 사랑을 속삭이지만 상처만을 남긴 귀족 청년 페뷔스, 에스메랄다에 대한 욕정과 소유욕으로 충만한 프롤로 대주교, 집시들의 리더 클로팽 그리고 극을 이끄는 내레이터이자 파리 거리의 음유시인 그랭구와르 등이 극작가 뤽 플라몽동의 시적인 가사와 가수이자 작곡가 리카르도 코치안테가 꾸린 음악을 무대에 펼쳐보인다.콰지모도로는 안젤로 델 베키오, 기타리스트이자 가수이기도 한 막시밀리엉 필립이, 에스메랄다는 앨하이다 다니, 뉴캐스트 젬므 보노가 번갈아 연기한다. 유명 넘버인 ‘대성당의 시대’를 선사할 그랭구와르는 1000회 넘게 ‘노트르담 드 파리’ 무대에 오른 리샤르 샤레스트, 존 아이젠이 더블캐스팅됐다.2014년 토니어워드를 비롯해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 외부 비평가협회상, 드라마 리그 어워드에서 베스트 뮤지컬로 선정되며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젠틀맨스가이드’는 사랑과 세상, 삶에도 순수했던 청년 몬티 나바로가 자신이 대부호 다이스퀴스 가문의 8번째 백작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블랙 코미디다. 뮤지컬 ‘젠틀맨스가이드’(사진제공=쇼노트)2018년 초연 후 2020년에 이은 세 번째 시즌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결혼을 반대하는 집안에서 쫓겨나 살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자신이 다이스퀴스 후손임을 안 몬티는 그저 그 가문 소유의 은행에 취직이나 하고자 했다. 하지만 지위와 권력, 부 모두를 거머쥔 다이스퀴스 사람들은 오만하고 탐욕스러운가 하면 “왜 가난하고 그래?”를 반복하며 조롱한다. 연인 시벨라 홀워드는 “사랑한다”면서도 부잣집 남자와 결혼해 버렸다.결국 다이스퀴스 백작이 되기 위해 나선 몬티, 참을 수 없는 웃음과 그 안에서 번뜩이는 섬뜩함이 공존하는 죽음들이 그 앞에 길을 낸다. 나도 가질 수 있다는 욕심과 마땅치 않은 방법으로 백작이 된 몬티, 그를 지키겠다고 마뜩잖은 선택을 하는 여자들, 백작이 된 몬티를 노리는 또 다른 다이스퀴스 후계자의 등장 등이 웃음 끝에 쓸쓸함을 남기기도 한다.몬티에는 초연의 유연석, 2020년 재연에서 함께 한 이상이를 비롯해 SG워너비 이석훈, 고은성이 새로 합류했다. 1인 9역을 소화할 다이스퀴스는 초연부터 함께 한 오만석·이규형과 더불어 정성화·정문성이, 몬티가 사랑해 마지 않는 시벨라는 이정화·유리아가 새로 합류했다. 몬티가 결혼을 고려하는 다이스퀴스 가문의 피비는 초연부터 함께 한 김아선이 원캐스트로 다시 돌아온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1-10 18:30 허미선 기자

마리 퀴리 고향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상영된 한국産 창작 뮤지컬 '마리 퀴리'

폴란드 바르샤바 문화과학궁전 내 영화관 키노테카에서 진행된 뮤지컬 ‘마리 퀴리’ 상영회(사진제공=라이브)물리학과 화학, 두 분야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마리 퀴리(Marie Curie)의 고향인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한국 창작 뮤지컬 ‘마리 퀴리’ 실황이 상영됐다. 9일 뮤지컬 ‘마리 퀴리’의 제작사 라이브(주)는 “11월 6~7일 바르샤바 문화과학궁전 내 영화관 키노테카(Kinoteca)에서 뮤지컬 실황 공연 상영회(3회)가 열렸다”고 알렸다.키노테카는 한국영화 ‘기생충’ ‘밀양’ ’박하사탕’ 등이 상영됐던 극장으로 이번 특별상영회는 매년 가을 개최되는 주 폴란드 한국문화원 ‘한국문화의 달’(Koreanska Jesien w Warszawie) 메인 행사로 기획됐다. 이번 특별상영회 영상은 지난해 8월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진행된 공연 실황으로 1막은 옥주현, 2막은 김소향이 마리 퀴리로 출연한다.한국 창작뮤지컬 ‘마리 퀴리’가 폴란드 바르샤바 문화과학궁전 내 영화관 키노테카에서 특별상영회를 진행했다. 1부 마리 퀴리 역의 옥주현(왼쪽)과 2부 마리 퀴리 김소향(사진제공=라이브)라이브에 따르면 6일에는 폴란드어 자막이 제공되는 실황을 “마리 퀴리 박물관장, 마리 퀴리 형제들의 가족들, 현지 여성대사들, 유명 뮤직 페스티벌 관계자, 극장 전문 비평가 및 저널리스트들을 비롯해 약 400여명이 관람했다.”이날 상영회에서 한국産 창작뮤지컬 ‘마리 퀴리’를 관람한 마리 퀴리 형제의 가족인 흐숑스토프스카(J.Chrzastowska)는 “우리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전체적으로 완벽한 작품”이라고, 파시키에트(S.Paszkiet) 마리 퀴리 박물관장은 “마리 퀴리에 대한 뜻깊은 작품을 만들어준 것에 감사한다. 특히 마리퀴리의 업적을 노래하는 마지막 장면이 매우 감명 깊었다”고 감상평을 전했다.바르샤바 크로스 컬처 페스티벌(Warsaw Cross-Culture Festival)의 수장인 포미아노프스카(M.Pomianowska) 총괄 감독은 “두 주연 배우의 가창력이 매우 뛰어났다”며 “음악적으로 완성도 있는 작품을 보게 돼 매우 기쁘다. 특히 몇몇 넘버에 폴로네이즈 리듬 등 폴란드의 음악이 차용된 것이 인상 깊었다”고 관람 소감을 전했다.마리 퀴리 박물관 내 한국코너(사진제공=라이브)라이브는 7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두 번의 상영회는 “온라인 티켓 예약은 매회 30분만에 매진됐다”며 “당일에는 취소표를 예약하기 위해 티켓 데스크 오픈 전부터 대기하는 관객도 여럿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바르샤바 올드타운 인근 바르바칸에 위치한 마리 퀴리 생가에 마련된 마리 퀴리 박물관 1층 근대약국을 재현한 공간에서는 아카이빙 전시도 진행된다. ‘한국에서의 마리 퀴리 현상’을 주제로 운영되는 마리 퀴리 박물관 내 한국코너에는 한국에서 출판된 마리 퀴리 관련 도서, 뮤지컬 관련 소품, 무대 미니어처, 영상, 기록물 등이 2022년 4월까지 전시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1-09 18:45 허미선 기자

김준수, 12년 동거동락 씨제스 떠난다

김준수(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가수이자 뮤지컬배우로 활동 중인 김준수가 2009년부터 함께 했던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이하 씨제스)에서 독립해 홀로서기에 나선다. 9일 씨제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아티스트 김준수와 매니지먼트 업무가 종료됐다”고 알렸다. 김준수는 2009년 동방신기 출신의 김재중·박유천과 JYJ를 결성하면서 씨제스와 인연을 맺고 12년을 함께 해왔다.그룹과 솔로 등 가수로서, 7일 막을 내린 ‘엑스칼리버’를 비롯해 ‘드라큘라’ ‘모차르트!’ ‘엘리자벳’ ‘데스노트’ ‘디셈버’ 등 뮤지컬 배우로서 활동을 함께 했던 시간들에 대해 씨제스는 “당사와 김준수는 십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감동적인 순간들을 함께 해 왔다”며 “김준수가 월드 투어 등의 가수로서 의미 있는 성과를 얻고 뮤지컬 배우로서 다수의 공연들을 성공시켰던 여정에 함께여서 행복했다”고 전했다.이어 씨제스는 “향후 독립하여 다양한 활동을 이어 나갈 것”이며 “당사는 김준수와 매니지먼트 업무는 종료되었지만 향후에도 협력하고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7일 ‘엑스칼리버’ 서울 공연을 마친 김준수는 이후 전주(11월 18~2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대전(11월 27, 28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대구(12월 4, 5일 계명아트센터), 성남남(12월 11, 12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4개 도시 투어에 나선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1-09 18:15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윤심덕 ‘사의 찬미’부터 아이유의 ‘너의 의미’까지…주크박스 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

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 장면 시연(사진=허미선 기자)“3년여를 고민과 번뇌로 41곡을 선곡했어요. 한국 가요 100년 간의 히트곡 중 41곡을 고르는 거라 어떤 곡을 선곡해도 누구에겐가는 아쉬움을 남길 수밖에 없었죠. 가장 어울리는 곡, 운명처럼 다가오는 곡 등을 넣고 빼며 그저께(11월 2일)까지 고민했어요.”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11월 5~6일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 11월 19~20 하남문화예술회관 검단홀, 11월 26~27일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 김혜성 음악감독은 4일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이렇게 털어놓으며 “한바탕 웃음으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사람들이 그때 그 추억을 생각했을 때의 창법을 그대로 구현할 것인지, 뮤지컬이고 배우들이 부르니 우리만의 방식으로 부를지 고민이 많았어요. 캐릭터나 극에 맞게 부르면서도 원작자나 원가수가 왔을 때 속상하지 않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극에 녹아들어 노래를 부르면서도 그때 그 시절의 감정을 잊지 않게요.”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 왼쪽부터 배우 라준, 김혜성 음악감독, 고선웅 연출, 이우미 작가, 배우 강하나(사진=허미선 기자)김혜성 감독의 말처럼 ‘백만송이의 사랑’은 ‘낙화유수’ ‘백만송이 장미’ ‘사의 찬미’ ‘님과 함께’ ‘닐리리 맘보’ ‘빈대떡 신사’ ‘아파트’ 등과 싸이 ‘챔피언’, 전람회 ‘취중진담’, 아이유 ‘너의 의미’ 등 100년간 한국 대중가요 역사 속에서 사랑받은 곡들을 넘버로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관으로 진행되는 ‘2021년 문예회관과 함께 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 공연콘텐츠 공동제작·배급 프로그램 공모 선정작으로 극공작소 마방진과 (재)의정부문화재단, (재)군포문화재단, (재)하남문화재단의 공동제작 뮤지컬이다. 더불어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의정부 음악극축제(11월 5~14일 의정부예술의전당 및 주변 일대)의 개막작이기도 하다.‘귀토’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광주’ ‘베르테르’ ‘광화문연가’ ‘아리랑’ ‘홍도’ 등에서 작가, 연출, 각색·윤색가 등으로 활동한 고선웅 연출작으로 이우미 작가, ‘당신이 잠든 사이’ ‘마이 버킷 리스트’ ‘이선동 클린센터’ ‘원모어’ 등의 김혜성 음악감독·작곡가가 2018년부터 의기투합해 기획, 개발, 비공개 낭독공연 등을 거쳐 발전시켜온 작품이다.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 중 1막 마지막 장면(사진=허미선 기자)이우미 작가는 “4년 전 100년간 사랑받았던 가요로 뮤지컬을 만들어보자 의기투합해 다양한 사연들을 접하면서 고민이 많았다. 그 고민 끝에 어디선가 들어본, 그 시대를 살게 되는 보편적인 모습들이 보여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연출님이 연습할 때 매번 우시는데 저 역시 일제강점기도, 6.25전쟁도 겪지 않았지만 감동을 진심을 느낄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백만송이의 사랑’에는 뮤지컬 ‘아가사’ ‘빨래’ 등의 정평, ‘원 모어’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등의 라준, ‘템플’ ‘1인용 식탁’ 등의 윤성원,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제이미’ ‘장수상회’ 등의 김지민, ‘6시 퇴근’ ‘정글라이프’ 등의 신진경, ‘광주’ ‘마이 버킷리스트’ ‘은밀하게 위대하게’ ‘블루레인’ 등의 문남권, 진초록, ‘창업’ ‘지하철 1호선’ 등의 박근식, ‘태양의 노래’ ‘마리 퀴리’ 등의 주다온, 강하나, 김동현, 전재현, 금보미, 장재웅, 이재희 등 15명의 배우들이 출연한다.이들은 큰 뜻을 품고 이별한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와 기생, 빨간 구두 여자에 매료된 두 남자, 연인을 두고 군입대한 대학생, 한때는 학생운동을 했던 여공, 바람둥이 훈남, 월드컵 열기로 하나된 사람 등으로 분한다. 잘 알려진 곡들에 언약만으로 평생을 홀로 기다리는 옛 청춘들의 순정부터 요즘의 ‘썸’까지 시대별 다양한 사랑의 모습들이 어우러지며 다양한 세대들과 공감대를 형성한다.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 창작진과 전 출연진(사진=허미선 기자)41곡, 193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를 아우르다 보니 장면이나 이야기는 빠르게 전환되고 진행된다. 노래와 조명, 배우들의 퀵체인지 등으로 변화를 맞는 장면들에 대해 고선웅 연출은 “순례(강하나)가 ‘보다 보면 그냥 봐진다’고 했던 것처럼 연출에서도 그게 제일 중요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물도 많고 의사, 소품 등도 많았다. 주인공의 100년 세월이 후딱후딱 흘러가게 하는 것이 난제이자 어려움이었다”며 “노래하면서 세월이 가게 하는 것이 연출의 주안점”이라고 덧붙였다.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은 5일 의정부예술의전당 공연을 시작으로 하남문화예술회관 검단홀,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을 거쳐 내년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의 서울 공연 후 전국 투어에 나설 계획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1-05 18: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바바리맨’이 전하는 사랑, ‘엔딩노트’의 잔혹동화

뮤지컬 ‘바바리맨-킬라이크아이두’ 연습장면(사진제공=두산아트센터, 그린피그)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으며 이미 작품성과 흥행성 등을 입증받은 작품들의 N연으로 라인업을 꾸리는 공연계에 초연되는 창작뮤지컬 ‘바바리맨-킬라이크아이두’(이하 바바리맨, 11월 9~27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와 ‘엔딩노트’(11월 9일~2022년 1월 30일 대학로 자유극장)이 선보인다.  ‘바바리맨’은 2019년 제10회 두산연강예술상 공연 부문 수상자로 ‘목선’ ‘텍사스 고모’ ‘궤짝’ ‘텃밭킬러’ ‘양갈래머리와 아이엠에프’ 등 연극, 뮤지컬,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윤미현 작가의 신작이다. 뮤지컬 ‘바바리맨-킬라이크아이두’(사진제공=두산아트센터, 그린피그)윤미현 작가, 극단 그린피그의 첫 뮤지컬이기도 한 ‘바바리맨’을 위해 ‘양갈래머리와 아이엠에프’ ‘빨간 바지’ ‘검은리코더’ ‘극장 앞 독립군’ ‘아프레걸’ ‘춘향탈옥’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등의 나실인 작곡가와 ‘목선’ ‘자전거도둑헬멧을쓴소년’ ‘1984’ ‘나는야 연기왕’ ‘나는야 쎅쓰왕’ 등의 윤한솔 연출이 힘을 보탠다.두산아트센터와 윤한솔 연출이 이끄는 극단 그린피그 공동제작 작품으로 주제는 ‘사랑’이다. 손녀에게 집을 물려주려는 할아버지, 동네를 배회하는 중학생, 아쿠르트 아줌마, 바바리맨 등을 통해 현실에 발 디딘 ‘지지리궁상’ ‘지나가버린’ ‘살해동기가 되기도 하는’ 사랑을 다루는 ‘바바리맨’에 대해 윤한솔 연출은 “감정에 대한 서사”라며 “일상에서 흔하게 존재하는 다양한 사랑에 대한 시사 뮤지컬”이라고 소개했다.동시대 사회문제를 예리하게 다루는 윤미현 작가의 연극적 서사, 그 단면을 해체해 무대에 올려 재조립하는 윤한솔 식 연출, 오페라와 발레, 전통극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음악스펙트럼을 가진 나실인 작곡가의 ‘푸른곰팡이 같은 사랑’ ‘한나절 같던 내 사랑아’ 등 19개 넘버가 어우러진다.바바리맨 역의 임진웅, 호미엄마 황미영, 야쿠르트 아줌마 정양아, 김박철 박기원, 사춘기 중학생 호미 박유진, 궁전 김민주, 301호 아저씨 이동영과 김원태, 박수빈, 이승훈, 이주형, 이지원, 최지현이 앙상블을 이룬다.‘바바리맨’이 현실에 발 디딘 사랑이야기라면 ‘엔딩노트’는 현실을 외면한 채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소년들의 이야기를 판타지로 풀어내는 잔혹동화다. 195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미국 뉴욕으로 이민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는 이탈리아 형제 알피와 에디의 이야기다. 그들 앞에 의문의 존재인 A가 나타나면서 현실을 마주하고 서로의 진심을 깨달아가는 심리극이다. 뮤지컬 ‘엔딩노트’ 포스터(왼쪽)와 출연진(사진제공=콘텐츠플래닝)뮤지컬 ‘머더러’ ‘테레즈 라캥’의 정찬수 작·연출과 한혜신 작곡가 콤비작으로 불법이민자로 발 디딘 미국에서 아버지를 잃고 병약한 동생 에디를 지켜내려 고난을 감내하는 알피는 ‘디아길레프’ ‘은하철도의 밤’ ‘경종수정실록’ ‘더 픽션’ ‘어린왕자’ ‘태일’ ‘비스티’ ‘블랙메리포핀스’ 등의 박정원,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V 에버 애프터’ ‘라 레볼뤼시옹’ ‘미오 프라텔로’ ‘더 모먼트’ 등의 김지온, ‘칠칠’ ‘분장실’ ‘아트로, 고흐’ ‘루드윅’ 등의 김준영이 번갈아 연기한다.‘블랙메리포핀스’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해적’ ‘인사이드 윌리엄’ ‘난설’ 등의 최석진, ‘디아길레프’ ‘아르토, 고흐’ ‘라 루미에르’ ‘블러디 사일런스’ 등의 유현석, ‘미인’ ‘인사이드’ ‘미드나잇’ ‘귀환’ 등의 현석준이 죽음을 기다리며 엔딩 노트를 쓰는 에디로 함께 한다. 형제 앞에 나타난 미스터리한 존재로 조언자이자 안내자이기도 한 A로는 ‘해적’ ‘미오 프라텔로’ ‘아랑가’ ‘프리스트’ ‘빈센트 반 고흐’ ‘이블 데드’ 등의 김대현, ‘디아길레프’ ‘아가사’ ‘미인’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 ‘알앤제이’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등의 최호승, ‘이블데드’ 등의 손지환이 트리플캐스팅됐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1-03 19: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 시범운영 끝, 본격출범!…저작권 계약과 콘텐츠 차별화 전략은?

1일 서울 중고 소재의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 개막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고선웅 연출(왼쪽부터), 김광보 예술감독, 임도완 연출, 배우 김명기(사진제공=국립극단)“대면공연에 대한 계약을 먼저 체결한 후 영상에 대한 별도 저작권합의서를 체결했습니다. 저작권료(사례비)는 국내 타기관 사례를 참고해 대면공연 사례비를 기준으로 일정기간에 대한 고정 요율을 책정했죠. 이는 모든 공연, 파트에 동일합니다.”1년여의 시범운영을 거쳐 1일 오후 2시 온라인 극장을 정식개관한 국립극단의 김광보 예술감독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따른 저작권료 배분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며 “온라인 극장 정식운영 진행 후 사례비에 대한 재점검 필요성 또한 검토할 예정”이라고 알렸다.1일 오후 2시부터 국립극단의 온라인 극장이 정식 개막했다(사진제공=국립극단)지난해 9월 ‘하지맞이 놀굿풀굿-불꽃놀이’를 시작으로 시범운영했던 온라인 극장을 정식개관하면서 국립극단은 지난해 공연된 ‘스카팽’을 비롯해 올해의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파우스트 엔딩’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X의 비극’을 우선 오픈했다. 향후에는 국립극단 신작 ‘소년이 그랬다’ ‘만선’ ‘로드킬 인 더 씨어터’ 등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국립극단의 온라인 극장이 관객 저변 확대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에 김광보 감독은 “공연 영상이 현장 공연을 대체할 수 있을까 회의도 분명 있다. 연극을 영상으로 제공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영국 국립극장의) NT라이브도 처음 시작할 때는 ‘이를 통해 관객들이 (극장에) 연극을 보러올까’를 걱정했지만 관객들이 늘었다고 들었다. 우리도 더 긍정적 측면에서 현장에 더 많은 관객들이 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고 의견을 전했다.“서울을 제외한 지역 등 시공간을 초월해 다수의 관객에게 연극을 소개할 수 있다는 장점도 분명 존재합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한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며) 상황 자체가 변하다 보니 영상화 작업을 하게 됐지만 ‘위드 코로나’ 시대가 열려도 지속될 필요성이 있다고 느꼈죠. 온라인 극장으로 그간 현장에서 공연을 관람하기 어려웠던 관람 약자에 대한 극장 문턱을 낮추고 지역 문화격차를 해소하는 등 공공단체로서 국립극단이 해야 하는 역할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이번 온라인 극장 개관과 더불어 공개된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의 고선웅 연출은 “영상이 무대를 대체 가능할까는 여전히 의문”이라면서도 “연극만이 가진 본질을 덜 훼손하면서 영화를 흉내내는 것이 아닌, 연극만의 독창적인 화면이 나올 수 있는 시도를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1일 서울 중고 소재의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온라인 극장 개막 기자간담회에서 국립극단은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다중시점을 선보였다.(사진제공=국립극단)“연극은 대부분 풀샷으로 보여지니 조명, 무대, 음향 등을 그에 맞춰 세팅하고 균형을 잡곤 해요. 하지만 영상은 멀리서만 찍으면 지루하고 평면적이어서 굉장히 어려운 문제 같습니다. (디렉터스컷으로도 선보이는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한쪽으로 들여다보기도, 떨어져서 보기도 하는 것처럼 혹은 우리가 원하는 선택을 하는 느낌이 들게 풀샷으로 따고 들어가는 카메라앵글을 운용하고 구상하면서 진행했어요. 앞으로 영상화하는 작품들을 어떻게, 어떤 시점에서 담을지 고민 중이죠.“공연영상과 화면해설, 수어통역의 배어프리 버전까지를 선보이는 ‘스카팽’의 임도완 각색·연출도 “영상과 연극을 융합해서 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영화 ‘도그빌’은 세트를 지어놓고 카메라가 따라다니며 연극처럼 만든 작품이다. 연극도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동시에 카메라로도 촬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관객이 영상을 보는 게 아니라 메타포스 플랫폼을 이용해 아바타가 객석에 앉아 관람하면서 재밌으면 웃음을 누르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입니다. 결국 그게 다 돈이더라고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연극 제작의 두세배가 들거든요. 국가, 플랫폼 등의 지원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싶어요. ‘갈매기’를 그런 식으로 해볼까 합니다. 이제는 미디어랑 떨어질 수 없는 시대예요. 어떻게 미디어와 융합해 새로운 형식으로 만들어낼까 늘 고민이죠.”국립극단 온라인 극장에서 배어프리-수어통역 버전의 ‘스카팽’(사진제공=국립극단)콘텐츠 차별화에 대해 김광보 감독은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은 단순히 공연을 촬영해서 영상으로 서비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객들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며 “대표적인 사례가 배리어프리 서비스가 적용된 영상”이라고 밝혔다.“더불어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을 통해서 국립극단이 만든 공연 영상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민간극단이나 지역 극장의 우수한 연극 영상 콘텐츠를 소개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부산극단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와 논의를 계획 중이죠.”이어 김 감독은 “팬데믹으로 우리 연극계는 커다란 위기를 맞았다”며 “국립극단 플랫폼을 통해 다른 단체의 연극 영상을 서비스하면서 장기적으로 상생의 장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팬데믹을 겪으면서 무수한 경우의 수를 경험했습니다. 때론 좌절하고 희망을 품기도 하면서 공연을 진행해 왔죠. 일상으로 돌아가는 건데 그 길이 왜 이렇게 길고도 먼지 모르겠습니다.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을 통해 영상으로 연극을 만난 관객이 극장을 찾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그를 위해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계속 고민하며 발전시켜 가도록 하겠습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1-02 18:45 허미선 기자

[비바100] “바람에 풀들이 눕듯” 겸손하고 자유롭게 다시 무대로! 윤석화 아카이브

윤석화 아카이브 ‘자화상I’ 중 ‘딸에게 보내는 편지’(사진제공=소극장 산울림)“지난해 저에게 연극배우로서 예정돼 있던 것은 런던의 ‘딸에게 보내는 편지’ 공연이었어요. 2020년 10월 공연이 무산돼 올해 4월로 연기됐지만 여의치 않았죠. 제 나름대로는 런던 공연에 대한 꿈을 내려놓는 시간이었어요.” 2020년 10월로 계획됐던 런던 웨스트엔드 공연을 앞두고 오픈 드레스 리허설 형식으로 2019년 6월 설치극장 정미소 폐관작으로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선보였던 윤석화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발이 묶인 상황을 “꿈을 내려 놓는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윤석화 아카이드 ‘자화상’(사진제공=소극장 산울림)‘딸에게 보내는 편지’는 영국 극작가 아놀드 웨스커(Arnold Wesker)의 동명희곡을 무대에 올린 작품으로 1992년 임영웅 연출과 윤석화가 산울림극장에서 전세계 최초로 공연했다. 가수로, 미혼모로 살았던 엄마가 사춘기에 접어든 딸에게 보내는 10가지 교훈을 5곡의 노래에 편지 형식으로 실어 풀어낸 모노드라마다.2013년 서울 및 웨스트엔드 공연을 목표로 2012년 원작자 아놀드 웨스커, 제작자 리 맨지스(Lee Menzies) 등 웨스트엔드 제작진, ‘브로드웨이 42번가’ ‘조용필 콘서트’ 등의 작곡가이자 음악감독 최재광과 업그레이드 작업을 마쳤지만 좌절되는 불운을 겪은 작품이다.꿈꾸던 웨스트엔드 행은 그렇게 무산되고 드라마 ‘펜트하우스’에 로건 리(박은석)의 할머니로 출연했지만 “국내에서 무대에 올라갈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기회를 만들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 상황에 대해 윤석화는 “그렇게 맞은 낯설고 외롭고 그림자가 길었던 시간이 저를 완전히 겸손하고 자유롭게 만들어줬다”고 털어놓았다. “바람에 풀들이 눕듯 겸손해졌어요. 버릴 거 다 버리고 나니 홀가분하더라고요. 제 경우에는 살면서 마음먹은 대로 되는 일이 그다지 많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다시 꿈을 꾸는 긍정의 힘과 사랑이 저를 부족한대로 여기까지 있게 해줬다고 생각해요. 그 시작은 언제나 저를 열심히 지지해준 관객들의 사랑을 기억하는 일이었어요. 뭔가 끊임없이 노력하는, 45년 넘는 연극인생도 다를 바 없었죠. 지난 2년 동안도 제 남은 각고의 꿈이 무너지고 다시 낮아져야했어요.”그렇게 “더 이상 젊지도 않고 외롭고 쓸쓸할 수 있는 시간에 다시 낮아지면서 자유로워진” 윤석화는 연극 무대 위에 자신의 대표작으로 세 차례에 걸쳐 ‘자화상’을 그려나간다. 스승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인 임영웅 연출과 함께 했던 소극장 산울림에서 지난 21일부터 관객을 만나고 있는 ‘자화상I-소극장 산울림’(11월 20일까지 소극장 산울림)을 시작으로 그는 스스로 구성하고 연출한 ‘윤석화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펼쳐 보인다. 윤석화 아카이브 ‘자화상I’ 중 ‘목소리’(사진제공=소극장 산울림)‘자화상I’에서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비롯해 윤석화가 처음으로 소극장 산울림 무대에 섰던 ‘하나를 위한 이중주’, 임영웅 연출과의 첫 작업인 ‘목소리’의 주요 장면들이 재현된다. 각 작품들 사이사이엔 윤석화의 과거, 현재의 모습과 인터뷰 등이 담긴 영상이 배치된다. ‘하나를 위한 이중주’는 윤석화가 번역한 톰 켐핀스티 원작으로 다발성 경화증을 앓으면서 무너져 내리는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파니와 그의 주치의 펠트만 박사가 주고받는 대화로 엮은 작품이다. 이번 ‘윤석화 아카이브’에서는 김상중이 목소리로 특별 출연한다. 장 콕도의 1인극 ‘목소리’는 헤어진 연인과의 통화로 토해내는 다양한 감정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작품이다. 윤석화 아카이브 ‘자화상I’ 중 ‘하나를 위한 이중주’(사진제공=소극장 산울림)‘자화상II-예술의 전당’은 ‘덕혜옹주’ ‘명성황후’ ‘마스터클래스’로, ‘자화상III-사라진 극장’은 ‘신의 아그네스’ ‘나, 김수임’ ‘위트’로 꾸릴 예정이다. 무대와 더불어 윤석화의 오랜 팬을 자청한 예술가 조현덕은 ‘윤석화 오마주’ 작품을 선보인다. 각 ‘자화상’ 무대의 테마에 맞는 3면화로 제작될 예정이다. ‘자화상I’을 위한 첫 작품은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테마로 1930년대 할리우드 스타 스타일로 구현됐다.“이 작은 무대에 오기까지 제 자신과의 싸움도 많았어요. 두렵기도 했지만 가능했던 건 연극 혹은 예술이 제가 걸어온 길이고 그냥 저이기 때문이었어요. 아무리 고되고 힘들어도 제가 생각하는 이야기, 이미지 등을 관객들에게 내어놓을 수 있을 때 제가 살아있음을 느끼거든요.”윤석화 아카이브 ‘자화상I’ 중 ‘딸에게 보내는 편지’(사진제공=소극장 산울림)그렇게 고되고 힘들지만 삶의 이유이기도 한 무대로 다시 돌아온 윤석화는 ‘아카이브 프로젝트’가 가능한 것은 “사람들 덕분”이라고 털어놓았다. 윤석화는 자신의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응원하기 위해 기꺼이 일일 하우스매니저로 나선 송일국, 유준상, 박정자, 손숙, 최정원, 박건형, 박상원, 유인촌, 김성녀, 배해선, 남경주, 양준모 등 쟁쟁한 배우들을 비롯해 무대감독, 조명감독, 기술감독, 음악감독 등 모든 스태프들 “그들에게 헌정하는 무대”라며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저와의 우정과 연극에 대한 사랑으로 다시 뭉친 어제의 용사들이 있어서 가능했던 무대예요. 우리 사회에서는 어제의 용사들이 빨리빨리 잊혀지죠. 그래도 잊혀지지 말아야할 것들의 몸부림이랄까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1-11-01 18:30 허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