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뮤지컬

[비바100] 뮤지컬 ‘물랑루즈’ 사틴 아이비·김지우 “카오스 끝에 행복한 무대!”

뮤지컬 ‘물랑루즈’ 사틴 역의 아이비(왼쪽)와 김지우(사진제공=CJ ENM)“기억하기도 싫어요. 진짜 1차 오디션에서 너무 떨기도 했고 무대공포증이 더 심해질 것 같았거든요. 어차피 떨어질 것 같은데 가지 말까 생각할 정도였죠. 사실 뮤지컬계에 이미 ‘누가 내정이 돼 있다’는 등 소문이 돌았었거든요. 그 동안의 오디션을 볼 때는 늘 자신감에 차 있었는데 이 작품은 왠지 안될 것 같은 확신에 차 있었어요. 그래서 오디션도 보기 싫었죠. 소가 도살장 끌려가듯, 영어로 외운 가사가 아까워서 갔어요.”1년여의 오디션 과정을 거쳐 뮤지컬 ‘물랑루즈’(Moulin Rouge! The Musical, 12월 20~2023년 3월 5일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사틴으로 발탁된 아이비에 이어 김지우까지 “정말 처음 접하는 방식의 오디션이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뮤지컬 ‘물랑루즈’ 사틴 역의 김지우(사진제공=CJ ENM)◇1년여의 지난했던 오디션 “지금도 실감이 안나요!”“자려고 누웠다가 다시 보고 정신병이 걸릴 것처럼 오디션을 준비했어요. 저 역시 영어로 외운 가사가 너무 아까워서 갔더니 2차부터는 한국어 가사로 오디션을 보겠다는 거예요. 정말 짜증나는 오디션이었죠.”1차의 영어 노래, 2차의 한국어 노래에 이어 ‘연기만을 보고 싶다’ 등의 요구들로 아무도 없는 카메라 앞에서 혼자 죽어가는 연기, 크리스티안을 유혹하는 연기 등을 해내며 김지우의 표현대로 “카오스”를 겪은 끝에야 두 사람은 ‘물랑루즈’의 프리마돈나가 됐다.“재미있기도 했어요. 바로바로 연기에 대한 피드백을 주시고 다른 방향성을 주셨거든요. 톤이 너무 높으니 좀 낮춰서 해보면 어떨까, 비브라토를 좀 빼고 가볼까요 식으로 디렉션을 받고 바로 해보는 과정이 흥미로웠죠.”극도로 혼란스럽고 새로운 방식의 오디션 끝에 캐스팅 소식을 접한 김지우는 아이비의 표현을 빌자면 “대성통곡을 했다.” ‘물랑루즈’는 1890년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 벨 에포크에 자리한 클럽 물랭루주의 스타 카바레 여배우 사틴(아이비·김지우)과 젊은 작곡가 크리스티안(홍광호·이충주)의 비극적인 로맨스다.CJ ENM이 ‘킹키부츠’ ‘빅 피쉬’ ‘백투더퓨처’ ‘MJ’ 등과 함께 초기 개발단계부터 글로벌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작품으로 2001년 바즈 루어만(Baz Luhrmann) 감독,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 이완 맥그리거(Ewan McGregor) 등의 동명영화를 원작으로 한 매시업(여러 노래를 이어붙이는) 방식의 주크박스 뮤지컬이다.뮤지컬 ‘물랑루즈’ 브로드웨이 공연(사진제공=CJ ENM)“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뮤지컬화를 한다고 얘기를 들었을 때부터 팔로업했어요. 2019년에는 브로드웨이에 가서 공연을 보기도 했죠. 눈이 두 개인 게 아까울 정도였고 귀국 비행기 시간을 하루 늦춰서라도 다시 보고 싶을 만큼 빠져 들었어요.”이렇게 전한 김지우는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듣고서야 남편이 제가 ‘나 무대 뒤에서 빗자루질이라도 하면서 이 공연에 참여하고 싶어’라고 했다는 얘기를 해주더라”며 “그 정도로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연습을 하고 있는 지금도 현실적으로 느껴지질 않는다”고 덧붙였다.아이비는 “저는 오히려 너무 기대를 안해선지 연습을 시작할 때까지 실감이 안났고 그렇게 기쁘지 않았다. 기대를 저 밑바닥까지 내려놓다 보니 겸손해졌던 것 같다”며 “지금도 사실 실감이 나질 않는다”고 동의를 표했다.◇영화 보다 강인하고 디바스러운 사틴span style="font-weight: normal;"뮤지컬 ‘물랑루즈’ 브로드웨이 공연(사진제공=CJ ENM)“영화와 뮤지컬은 사틴도, 내용도 좀 달라요. 사틴의 좀 더 강인하고 디바스러운 면을 부각시키고 있죠.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물랑루즈를 살리기 위해 강인한 책임감을 보여주는 모습, 공작과 크리스티안 사이의 갈등, 삼각관계 등 드라마적인 재미가 더해질 예정이에요.”이렇게 전한 아이비는 “영화에서는 크리스티안만 사랑했다면 뮤지컬에서는 몬로스 공작(손준호·이창용) 역시 섹시하고 매력적으로 그려져서 그 갈등이 보다 극적이지 않을까 싶다. 영화보다는 좀 더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역할”이라고 부연했다.뮤지컬 ‘물랑루즈’ 사틴 역의 아이비(사진제공=CJ ENM)김지우 역시 “남녀의 사랑 뿐 아니라 현재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한 갈등, 가족 같은 이들에 대한 사랑 등 커다란 의미를 가진 사랑 이야기”라고 말을 보탰다.‘물랑루즈’는 곡에 맞춰 내용을 꾸리기 보다 스토리에 맞춰 여러 곡을 이어 붙인 매시업 방식의 뮤지컬이다. 원작 영화에서 재해석한 히트 팝 음악과 엘튼 존, 시아(SIA), 비욘세, 레이디 가가, 아델, 리아나 등 70여곡의 팝송과 ‘위 아 영(We are Young)’, 폴리스의 ‘록산느(Roxanne)’, 마돈나의 ‘머터리얼 걸(Material Girl)’ 등이 믹스매치된다.“어려서부터 들은 노래들이 섞여 있는데 매시업된 느낌이 안들어요. (1막 마지막 곡으로 20여곡이 매시업된) ‘코끼리 러브 메들리’(In the Elephant: Elephant Love Medley)를 처음 들을 때는 왜 안어색하지 싶을 정도로 원래 한곡 같아요”이어 “예를 들자면 이문세 선배님의 ‘붉은 노을’을 부르다가 갑자기 빅뱅의 ‘거짓말’을 이어 부르는 건데 어색할 수 있는 그 조합이 왜 안어색한지 신기했다” 덧붙이는 김지우에 아이비 역시 “노래방에서나 보던 노래를 직접 부르면서 신기하고 스토리랑 잘 조화돼 재밌다”고 말을 보탰다.“상황에 맞춘 가사의 곡들을 기가 막히게 찾아서 매시업해주셨어요. 제가 이 노래를 부른다는 자체로 울컥 울컥 하곤 하죠. 사실 개막을 앞두고는 신경쇠약에 걸릴 것만 같을 정도로 힘들어요. 기술적 합도 중요하고 한치의 오치도 허용하지 않는 공연이라 걱정도 많아요. 심장이 덜컥 내려 앉는 느낌이죠. 그럼에도 연습을 하면서, 노래를 부르면서 제가 너무 행운아라는 걸 새삼 느껴요. 재밌고 행복한 이 경험을 최대한 즐기고 싶어요. 그리고 말로는 설명이 안되는 이 감정을, 관객들과 빨리 나누고 싶어요. 기대를 많이 하고 보셔도 절대 실망하지 않으실 거예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2-12-12 18:30 허미선 기자

[비바100] 뮤지컬 ‘스위니토드’ 러빗부인 전미도 “기괴하고 어리석지만 결국 인간”

뮤지컬 ‘스위니토드’ 러빗부인 전미도(사진제공=오디컴퍼니)“사실 겹치는 스케줄이 있어서 계속 고민하고 있을 때 김지현이 엄청 졸랐어요. 이번에 ‘스위니토드’를 할 수 있었던 건 50%가 지현이 덕분이죠. 린아씨도 그렇고 ‘번지점프를 하다’ ‘닥터 지바고’ 등을 함께 했던 강필석 오빠, ‘영웅’ 이후 10년 만에 만났고 이번 시즌 ‘엘리자벳’ 죽음으로 반해버린 신성록 등 같이 했던 배우들도 있으니 제가 조금 느려도 도와줄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정했어요. 다행히 겹치던 스케줄이 미뤄지면서 ‘스위니토드’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죠. 오히려 제가 시간이 제일 많았어요.”뮤지컬 ‘스위니토드’(2023년 3월 5일까지 샤롯데씨어터)로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2017년)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던 전미도는 6년만에 다시 러빗부인(전미도·김지현·린아,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으로 무대에 설 마음을 먹은 데 대해 이렇게 전했다.뮤지컬 ‘스위니토드’ 러빗부인 전미도(사진제공=오디컴퍼니)뮤지컬 마니아들이 간절히 돌아오길 바라던 그가 2016년에 이어 러빗부인으로 무대에 오르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또 다른 러빗부인 김지현은 2019년 ‘스위니토드’에 합류했다. 두 사람은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왕세자실종사건’ 등을 함께 한 10년 지기 절친으로 드라마 ‘서른, 아홉’에서도 손예진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기괴하고 어리석지만 결국 사람“스케줄 때문에 지난 시즌도 놓쳤고 이번에 안하면 또 언제 하게 될지 모르겠다 싶었어요. ‘잘했다’고 칭찬받은 역할이니까 이번에도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 했어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때보다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죠. 열심히 준비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봐주실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런 생각은 최대한 안하려고 노력해요. 그런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게 항상 득이 되는 것 같지는 않거든요.”뮤지컬 ‘스위니토드’는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런던을 배경으로 무소불위 권력자의 욕망으로 아내와 딸을 잃고 추방된 이발사 벤자민 바커(강필석·신성록·이규형)의 유혈낭자 복수극이다. 뮤지컬 ‘웨스트사이드스토리’ 작사가이자 ‘어쌔신’ 등의 유명 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Stephen Sondheim)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2007년 초연된 후 10여년만인 2016년 재연, 2019년 3연에 이은 네 번째 시즌이다.“2016년 처음 러빗부인을 제안 받았을 때는 제가 할 수 없는 역할이라고 몇번 고사를 했어요. 하지만 관련 영상들을 찾아보면서 정말 다양한 배우들이 이 역할을 했다는 걸 알았죠. 대본 설정처럼 꼭 정해져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하기로 결정을 했어요. 막상 해보니 너무 즐거운 작업이었고 이 역할이 진짜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러빗부인은 대사가 굉장히 빠르고 많은 데다 감정의 낙차가 커 쉽지 않은 캐릭터다. 설상가상 2019년 무대가 변화를 맞으면서 2016년과는 동선이 정반대 방향으로 바뀌었고 1층과 2층, 무대 좌우, 앞뒤를 최대한으로 쓰며 움직여야 하기도 한다.뮤지컬 ‘스위니토드’ 공연장면(사진제공=오디컴퍼니)“물리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지만 배우로서는 또 엄청 자유로움을 느끼고 있어요. 1층에서는 거지 여인한테 막 화를 내다가 2층에 올라가 짝사랑하는 토드한테는 애교를 떨면서 좋은 사람인 척하는 러빗을 연기하는 쾌감이 굉장히 커요. 정말 미친 여자 같고…참 묘하게 재밌죠.”그리곤 “처음 러빗을 할 때보다 6살을 더 먹다보니 체력적으로 좀 많이 힘들긴 하지만 이 인물을 더 이해하게 된 것 같다”며 “이전에는 설정으로 받아들여졌는데 이제는 한 인간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 여자의 절박한 상황, 잘못된 욕망…그게 결국은 사람이 가진 연약함이고 어리석음이며 미련함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작품 초반에 토드가 물어요. 추방당한 그 사람의 죄명이 뭐냐고. 그때 러빗이 ‘어리석음’이라고 답하죠. 결국 이 작품은 인간의 어리석음을 말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span style="font-weight: normal;"뮤지컬 ‘스위니토드’ 러빗부인 전미도(사진제공=오디컴퍼니)◇행복한 가정을 꿈꾸던, 비틀린 욕망“처음 목표는 이상한 여자였어요. 하지만 점점 한 인간으로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인물을 만들었어요. 그 인간적인 면은 토비아스(윤석호·윤은오)를 통해서 나타나는 지점인데…이상하게 이 역할은 인간적인 면을 표현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사실 사람은 누구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 두 가지 측면이 너무 극단에 있어서 오가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전미도가 언급한 토비아스는 사기꾼 이발사 피렐리의 조수였던 소년으로 학대 끝에 버림받고 토드, 러빗부인과 함께 지내게 된다. 자신을 살뜰하게 챙기는 러빗부인을 지키기 위해 극단적인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 인물로 초연 당시 홍광호와 한지상이 연기해 주목받았던 캐릭터다.“저 혼자 대본에서 근거들을 찾았는데 ‘은밀하게 그들을 원했다’는 가사가 있어요. 제가 끼워 맞춘 생각이기도 하지만 러빗의 남편은 살아 있는 동안 하반신을 쓸 수 없어 하루 종일 앉아만 있었어요. 경제적인 능력이 없는 남자와 살면서 혼자 생계를 책임지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요.”그런 러빗에게 위층에 살던 이발사 벤자민 바커의 가족은 “멋진 남자와 아름다운 여자, 아이까지 너무 행복하고 완벽한 가정의 모습”이었고 “부러워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전미도는 털어놓았다.“그런 가정이 무참히 깨지고 그 남자가 15년만에 돌아왔어요. 그 사람을 도울 사람은 저(러빗부인) 뿐이죠. 그걸 이용해서 어떻게든 내 남자로 만들고 싶고 꿈꿔왔던 가정을 이루고 싶지 않았을까 저 나름대로의 해석과 드라마를 만들었죠. 제 해석이니 정답은 아니지만 토드와 이상적인 가정을 꾸리고 싶었던 건 분명해 보여요. 토비아스를 대하는 러빗부인의 행동 역시 그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꿈을 위해 토비아스를 가족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자 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뮤지컬 ‘스위니토드’ 공연 중 스위니토드 강필석(왼쪽)과 러빗부인 전미도. 두 사람은 2018년 '닥터 지바고' 이후 5년만에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다.(사진제공=오디컴퍼니)그렇게 토드에 집착하는 러빗의 비틀린 욕망은 “(토드와만 공유하던 비밀을 토비아스가 알게 됐을 때) 토비아스를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 지하에 가둔다”며 “러빗은 어떤 급박한 상황에서도 빠르게 머리를 굴려 해결책을 찾는 여자였지만 토비아스만은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몰라서 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확실히 그 아이(토비아스)에게 감정이 남달라서 섣불리 뭔가를 선택할 수 없었던 게 아닐까 생각해요. 비록 악하고 항상 잘못된 선택을 하지만 관객들이 극을 끌고 가는 인물로서 매력을 느껴야하기 때문에 러빗의 좀 엉뚱하거나 유머스러운 면들을 잘 살려보고자 했어요. 단순히 웃기기 위함이 아니라 이 여자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데 중점을 뒀죠.”◇유명 작곡가의 혁신적이고도 어려운 음악에 실린 사회상 뮤지컬 ‘스위니토드’ 러빗부인 전미도(사진제공=오디컴퍼니)“뮤지컬 배우로서는 부끄럽지만 사실 전 음악을 잘 몰라요. 그런데도 이 음악이 참 잘 쓰여졌다는 생각이 들고 너무 너무 좋아요. 여전히 연극배우라고 생각하는 저에게 러빗부인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건 그의 음악들이 아리아가 아니라 거의 대사의 연장선상이라는 점이에요. 말하는 것처럼 그 노래 안에서 스토리텔링을 하려고 노력 중이죠.”아카데미, 그래미, 올리비에 등 뮤지컬, 영화 시상식을 휩쓴 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의 ‘스위니토드’ 음악에 대해 “그 매력을 한번 느끼면 빠져나올 수 없다”고 밝혔다.더불어 자신이 연기하는 러빗에 대해 전미도는 “회를 거듭할수록 이 작품에서 러빗부인이 맡고 있는 위치가 상당히 중요하고 그 부분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리고 관객들과 주고받는 대사에 녹인 시대상들도 포인트”라고 밝혔다.“인육파이를 만든 건 어떻게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죠. 하지만 우리 모두가 먹고 살려고 하기 싫은 일도 하고 남 욕도 하잖아요. 러빗은 굉장히 극단적인 상황에 놓여 있는 인물로 표현됐지만 먹고 살자고, 내가 이익을 보자고 윤리의식이고 뭐고 다 없어진 인물들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잖아요.”이어 “그래서 인육파이를 만드는 게 도저히 이해가 안되면서도 블랙 코미디처럼 넘어가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이 작품의 시대는 굉장히 먹고 살기 힘들었어요. 암흑기였죠. 그 시대에 비하면 지금은 굉장히 잘 살고 있는데도 여전히 먹고사는 문제로 다들 고통스럽잖아요. 그건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안고 가야 하는 문제 같아요. 그 시대랑 똑같지는 않아도 윤리나 도덕성은 여전히 무너져가고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거든요. 상상할 수도 없는 혐오스러운 사건들이 일어나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는 그 사실을 이 작품이 꼬집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뮤지컬 ‘스위니토드’ 러빗부인 전미도(사진제공=오디컴퍼니)‘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에 이어 ‘서른, 아홉’까지 드라마 연기를 하면서 “사람들을 이해하지 않으면 혹은 나라는 사람에 대해 제대로 알지 않으면 인물을 표현하는 데 한정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는 전미도는 “인생 공부, 사람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일부러 휴식기를 가졌다”고 털어놓기도 했다.“많은 공부를 했고 깨달음을 얻었죠. 결국 나는 강한 사람이다, 선을 선택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난 참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그간엔 자신감도 떨어지고 나는 왜 이것밖에 안될까 생각할 때도 있었거든요. 저는 이상적인 사람이지만 긍정적인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그렇다고 스스로를 미워하거나 자존감이 낮은 것도 아니었는데 쉬면서 제가 살아온 길을 되새겨 보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제가 좀 더 좋아졌어요. 제가 살아온 길이, 그 인생이 참 마음에 들어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2-12-12 16:00 허미선 기자

[컬처스케이프]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마이클 리와 김성수 음악감독 ② ‘어메이징 지크수’를 만드는 사람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지저스 역의 마이클 리(왼쪽)와 김성수 음악감독(사진=이철준 기자)“이번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정말 특별한 연습 기간이었어요. 배우로서도, 역할로서도 그리고 인간적인 관계에서도 남다른 사람들과 함께였거든요.”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2023년 1월 5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 이하 지크수) 지저스 역의 마이클 리는 “정말 힘들었지만 배우들을 비롯해 완벽한 창작진까지 모여서 너무 즐거운 시간들이었다”고 밝혔다.김성수 음악감독은 “제가 마이클을 배우로서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배우들을 한명도 빠짐없이 면밀히 살피고 관찰한다는 것이다. 극과 역할, 기술적인 데 대한 것 뿐 아니라 정서까지 살피는 몇 안되는 배우”라고 털어놓았다.“우리 일에서 상대를 살피고 관찰하는 건 정말 중요한데 잊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런데 마이클은 그런 태도를 처음부터 끝까지 안놓고 가요. 마이클이 그렇게 하니 신기하게도 ‘지크수’ 배우들, 창작진들, 스태프들 등 모두가 서로를 면밀히 살피고 관찰하죠. 지금까지도.”◇서로에게 귀 기울여 “배우고 사랑하며 성장하고”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지저스 역의 마이클 리(사진제공=블루스테이지)“(임)태경은 배우로 뿐 아니라 정말 존경하는 사람이에요. (윤)형렬은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처음 만나 이제 우리 소속사 식구가 됐죠. 우여곡절이 있었던 (한)지상과 정말 오랜만에 만나 장면을 만들면서 그 시간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새삼 깨달았죠. (백)형훈과 (서)은광은 너무 사랑하는, 엄청 후배죠.”이어 마이클 리는 “(김)보경은 브로드웨이에서 한국으로 들어와 ‘미스 사이공’으로 처음 호흡을 맞추던 때부터 지금까지 아주 친한 친구”라며 “제이민은 ‘헤드윅’에서 이츠학으로, 장은아는 2013, 2105년 ‘지크수’를 함께 했다”고 덧붙였다.“동선을 왜 그렇게 하는지, 그 곡을 왜 이렇게 부르는지 등을 배우들 모두와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었어요. 보통 연출님이나 그런 이야기들을 할 수 있지 배우들끼리는 참견처럼 느껴질까 조심스러워 절대 그러지 않거든요. 하지만 이번 연습기간에는 태경은 물론 유다들, 마리아들과 정말 편하게 대화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새로운 것을 많이 찾을 수 있었죠.”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지저스 역의 임태경(사진제공=블루스테이지)마이클 리의 말에 김성수 음악감독은 “그래서 배우, 역할로서 뿐 아니라 인간적인 관계성도 중요한 것 같다”며 “서로 어떤 사람인지 속속들이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서 가능했던 대화”라고 부연했다.“저와 마이클은 1년만에 봐도 어제 본 사람같아요. 그 사람의 인격, 예술적 면모 등에 대한 믿음이 깔려 있죠. 더불어 탄탄한 작품에 새 얼굴들이 들어왔을 때 가장 좋은 건 질문이 많아진다는 사실이에요. 저도, 마이클도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죠.”어떤 작품이든 “노래 연습을 하면 수다가 40분, 노래 가르치는 데 20분을 쓴다. 음정을 찍는 건 굳이 음악감독이 아닌, 배우 스스로도 가능한 작업”이라는 김 감독은 “음정을 찍고 발성을 가르치는 건 부록이고 음악감독으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은 어떤 태도로 노래할 것인지 방향설정”이라고 밝혔다.“저는 그 방향을 중시하다보니 새로 합류한 배우들의 질문이 많아져요. ‘이건 왜 이래요’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가사를 이렇게 바꾸면 안될까요’ 등 질문이 쏟아지면서 다 안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죠. ‘그것도 생각해 봐야할 문제 같다’ ‘그것도 가능하겠다’ 등의 생각이 들면서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너무 많았어요. 그 과정이 너무 즐거웠습니다.”이어 김성수 감독은 “이미 다 할 줄 아는 것, 머릿속에 있는 걸 계획대로 하는 건 ‘플러스 알파’가 아니라 ‘난 실패하지 않았다’로 끝”이라며 “배우들 고민의 깊이가 저희한테 리액션이 됐을 때는 로또 당첨된 기분까지 들었다”고 털어놓았다.“그 고민을 처음 누가 시작했든 외부에서는 음악감독이 잘했다고 하실테니까요. 굉장히 소중한 배우들의 탐구에서 나온 의견들이 별다른 고민도 없이 묵살돼 버리는 게 최악의 상황 같아요. 그러지 않기 위해 좀 더 성장하려고 저 스스로도 노력했어요. 굉장히 많은 걸 배워야 그 같은 최악의 일을 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렇게 저 역시 덩달아 생각이 많아지면서 업그레이드가 됐죠.”◇‘노력파’ 임태경, ‘선수’ 한지상, ‘스탠다드’ 윤형렬, ‘진중한’ 백형훈, ‘다이너마이트’ 서은광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유다 역의 윤형렬(사진제공=블루스테이지)“임태경 배우는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오래 전(2006~2007)에 지저스 역을 하긴 했지만 쉽지 않은 배역에 부담이 컸을 거고 연습 중 컨디션이 굉장히 안좋았던 때도 있었거든요. 원래도 노력하고 자기 관리가 철저한 배우인데 더 애쓰는 모습이었죠. 지금 무대를 보면 결국 모든 부담과 어려움을 잘 극복한 것 같아요.”이렇게 전한 김성수 감독은 “마이클이 무거운 책임감으로 고뇌하는, 인간적이면서도 인류를 아울러 품는 지저스라면 임태경 배우는 좀더 개인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말을 보탰다. “그 느낌이 너무 좋다”고 동의를 표한 마이클 리는 “형렬은 좋아하는 배우”라고 털어놓았다.“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박사학위를 땄어요. 정말 자랑스럽죠. 형렬과 같이 무대에서 서면서 정말 똑똑하다는 걸 느껴요. 예수를 너무 사랑하지만 스스로가 어떤 길로 가는 게 맞는지를 항상 생각하고 고민하죠. 파워풀한 목소리와 신체까지 압도적인, 매우 강한 나무 같은 유다예요.”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유다 역의 서은광(사진제공=블루스테이지)이렇게 전한 마이클 리에 김성수 감독은 “윤형렬 배우는 유다의 ‘스탠다드’ 혹은 ‘바이블’ 같아서 오케스트라로서는 정말 편한 유다”라고 말을 보탰다.“서은광 배우는 딕션이 너무 정확해서 전달력이 좋아요. 이 친구가 정말 진중하고 똑똑하다고 생각한 게 아이돌(비투비) 출신이기 때문에 자신이 지적받을 만한 부분이 뭔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요. 그래서 딕션을 뮤지컬 배우들보다 더 정확하게 하죠. 언젠가 ‘가끔은 아이돌처럼 약간만 흘려서 불러줘도 돼’라면서 ‘지크수는 좀 풀어 줘도 돼. 그냥 콘서트를 한다고 생각 해’라고 했더니 깜짝 놀랄만한 무대를 보여줬죠.”김성수 감독의 말에 마이클 리는 “은광은 곧 폭발할 것 같은, 다이너마이트 같은 유다”라며 “이렇게 노력하는 배우가 없다. 아이돌그룹 멤버로 엄청 바쁜 중에도 연습 시작도 전에 노래를 이미 다 외웠다”고 귀띔했다.“연습을 시작하고는 연습실에 오자마자 항상 동선을 연습하고 저만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얘기하고…완전 반해버렸어요. 우리 형훈이는 그 어려운 노래를 너무 편하게 해요. 뮤지컬 쪽에서 이 보다 어려운 음악은 없다고 할 정도의 고음을 정말 편하게, 올바르게 부르죠. (연습기간 중) 형훈이 노래할 때 피아노를 쳐주기도 했는데 너무 쉽게 불러서 깜짝 놀랐어요. 그렇게 파워풀한 음악적 표현과 연기까지 잘 준비해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생각이 들어요.”김성수 감독 역시 “원래 노래도 잘하고 진중하게 깊이 고민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지크수’를 통해 재발견한 배우”라며 유다의 첫곡인 ‘헤븐 온 데어 마인즈’(Heaven on their Minds) 에피소드를 전했다.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유다 역의 백형훈(사진제공=블루스테이지)“이 곡의 마지막 ‘지저스’의 ‘지’에서 길게 끄는 걸 지켜보면서 제가 엔딩 사인을 주는데 형훈이는 한 1분 정도 기다리게 돼요. ‘에드거 앨런 포’(2017년) ‘너를 심판해’를 할 때도 그랬어요. 진짜 지휘하면서 아무런 불안감이 없죠. 더불어 지나치게 진중하고 생각의 깊이가 깊어져서 조금 더 위험한 유다 같아요. (백형훈의) 첫 공연에서 마지막 공연에나 하는 음악감독에게 마이크를 들이미는 유다였으니까요.”2013, 2015년에 이어 다시 유다로 돌아온 한지상에 대해서는 “유다 장인”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곤 “그의 연기, 제안, 동선 등에는 항상 계산이 있다”고 귀띔했다.“말하자면 ‘이 자는 항상 계획이 있구나’예요. 계산하고 의도하고 생각한 것들이 반영되죠. 한지상 배우가 ‘여기서 음악을 좀 빼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얘기한 지점이 있어요. 죽기 전인데 역시나 그에겐 계획이 있더라고요.”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유다 역의 한지상(사진제공=블루스테이지)김성수 감독의 말에 마이클 리는 한지상에 대해 “연기 선수”라며 “무대에 올라갈 때마다 새로운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유다”라고 동의를 표했다.“말로 하지 않아도, 그냥 같이만 있어도 자연스레 호흡이 맞아들어 가는 유다죠. 제 인생의 아주 친한 친구이자 사랑하는 사람으로 다시 함께 무대에 올라갈 수 있어서 너무너무 좋아요.”◇‘지크수’로 뮤지컬 입문한 베이시스트 “사랑합니다! 지크수!”“저희 오케스트라 멤버들 대부분이 경력자인데 김유성이라는 베이시스트가 이번에 처음 ‘지크수’에 합류했어요. 연주쪽에서는 꽤 유명한 친구로 저와는 ‘썸씽로튼’ ‘빅 피쉬’ 등을 계속 같이 했는데 ‘지크수’는 처음이죠. 이 친구는 고등학교 때부터 ‘지크수’가 꼭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다고 하더라고요. 2015년 ‘지크수’를 몇 번이나 봤대요. 뮤지컬을 몇 번씩 본 연주자를 저는 처음 봤어요.”이어 김성수 감독은 “보통 리허설 때는 2진을 세우는데 이 친구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의견을 내고 불안함을 표할 정도로 들떠 있었다”고 덧붙였다.“애정이 넘치다 보니 연주들이 달라요. 이 친구 뿐 아니라 2013년 정재일 음악감독 시절부터 함께 해온 멤버들도 배우들의 컨디션까지 고려하면서 연주하거든요. 그 자부심과 책임감이 장난이 아니죠. ‘지크수’ 같은 작품을 만날 때면 ‘공연을 그만 둘까’ ‘음악은 그만 하자’던 마음이 누그러지는 것 같아요. ‘지크수’는 무조건, 앞으로 10번은 더 해야겠다 싶거든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2-12-10 18:30 허미선 기자

[비바100]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마이클 리와 김성수 음악감독 “소속감과 자부심으로 충만한 우리 모두 수퍼스타!”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스 수퍼스타’의 김성수 음악감독(왼쪽)과 지저스 역의 마이클 리(사진=이철준 기자)“배우들 뿐 아니라 스태프들까지 우리 모두가 ‘수퍼스타’예요. 배우들이 연기, 노래, 춤을 다 너무 잘해서 (김성수) 감독님의 ‘오버추어’를 (지저스 등장 전) 무대 옆에서 듣고 있다 보면 너무 자랑스럽고 감격스럽고 그래요.”7년만에 돌아온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2023년 1월 5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 이하 지크수) 지저스 역의 마이클 리는 “이 작품을 다시 할 수 있어서 너무 너무 좋다”고 강조했다.“모든 배우와 스태프들까지, 일반적인 것부터 세부적인 사항까지 완벽해요. 포즈 하나, 그들의 손가락 끝만 봐도 에너지가 느껴질 정도죠. 그렇게 저마다가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어요. 그런 시너지로 우리 모두가 레벨업했다고 생각해요.”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스 수퍼스타’ 지저스 역의 마이클 리(사진=이철준 기자)2020년 ‘앤드류 로이드 웨버 기념 콘서트’ 형식으로 한 차례 선보인 후 또 다시 2년여를 기다려야 했다. 마이클 리를 비롯해 ‘캣츠’ ‘오페라의 유령’ ‘메이샤의 노래’ 등의 브래드 리틀, 포레스텔라 멤버 배두훈, 최근 합류한 윤형렬 등이 소속된 블루스테이지가 처음 제작하는 뮤지컬로 마이클 리에게는 또 다른 의미의 작품이기도 하다.마이클 리 뿐 아니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글로벌 붐을 일으켰던 ‘오징어게임’ 작곡가로 참여하며 부쩍 바빠진 김성수 음악감독에게도 ‘지크수’는 “상징적인 작품”이다. 2015년 ‘지크수’로 처음 지휘를 시작했고 (2011년 ‘미녀는 괴로워’ 이후) 잠시 떠났던 뮤지컬계로 다시 돌아온 김성수 감독은 “제일 간절하게 다시 공연되기를 기다렸던 작품”이라고 표현했다.“2015년 당시에는 처음 하는 지휘, 다시 돌아온 뮤지컬에 대한 묘한 불안감이 항상 있었어요. 잘해내야 한다, 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복잡했죠. 근데 그 불안감이며 복잡한 생각들은 딱 일주일 뒤에 사라졌어요.”김성수 감덕은 “마이클이 연기하는 지저스에 빨려 들어가는, 제가 리드하기 보다 리드 당한다는 느낌으로 온전히 작품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며 “사실 이번 ‘지크수’도 불안감에서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원작자 쪽에서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구성으로 돌아가기를 요청하면서 한국 관객들이 좋아하는 부분들이 수정될 수밖에 없었거든요. 브로드웨이 오리지널로의 회귀, 배우들이 해석 등 관객들 입장에서는 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밖에 변화들이 생겼죠. 거대한 세트 등 스팩타클한 방식으로 보다 홀리하게 표현하면서 손에 잡히지 않는 존재였던 지저스는 이제 내 손이 닿는 인간이 됐어요. 어떻게 봐주실지 걱정 반, 설렘 반인 상태로 시작해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그 불안감 역시 첫 공연이 끝난 후 휘발됐죠.”◇첫 공연부터 매일이 마지막인 것처럼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지저스로 분하고 있는 마이클 리(사진제공=블루스테이지)“첫 공연부터 모두가 굉장히 감정적이었어요. (마리아 역의) 장은아, (유다 역) 한지상 등 모두가 눈시울이 붉어져서…첫 공연부터 이런 작품은 처음 같아요. 첫 공연이 마치 마지막 공연 같았달까요. 요즘도 커튼콜 때 오케스트라 피트에 있는 저랑 눈이 마주치면 배우들이 자꾸 울컥울컥 해요. 제가 만들지 않고 많이 창작하지 않은 작품을 이런 ‘존경심’을 가지고 할 수 있구나를 새삼 깨달았고 이 작품에 대한 소속감과 자부심이 느껴져요.”이렇게 전한 김성수 감독은 “공연 시작과 동시에 오케스트라 중 세컨드 기타리스트의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큰 일이 날 뻔 했는데 다행히 3주간의 치료를 마치고 무사히 복귀했다” 예를 들며 “그 3주를 퍼스트 기타리스트가 자신의 자리에는 2진을 세우고 악보며 주법 등을 다시 숙지해 세컨드 기타 구간을 소화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지크수’ 팀의 모두는 소속감과 프라이드, 책임감으로 충만한 ‘수퍼스타들’이다.“저 뿐 아니라 배우들, 스태프들, 오케스트라 단원들까지 ‘지크수’를 한다는 프라이드,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엄청나죠. 이런 작품은 정말 흔하지 않아요.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이후의 ‘지크수’는 무조건 해야겠다 다짐했습니다.”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스 수퍼스타’ 김성수 음악감독(사진=이철준 기자)‘지크수’는 ‘캣츠’ ‘오페라의 유령’ ‘에비타’ 등의 유명 뮤지컬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와 작사가 팀 라이스(Tim Rice) 콤비가 꾸린 성스루(Sung-through, 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하는) 뮤지컬이다.한국에서는 2004년 브로드웨이 리바이벌 버전으로 처음 라이선스 공연된 후 2006년, 2013년, 2015년에 이어 다섯 번째 시즌을 맞는다. 예수의 생애 마지막 7일 간 이야기로 죽음을 앞둔 지저스(마이클리·임태경,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와 유다(한지상·윤형렬·백형훈·서은광), 마리아(장은아·김보경·제이민), 빌라도(김태한·지현준) 등 그를 둘러싼 인물들 간의 심리적 관계, 저마다의 고뇌, 두려움, 사랑 등을 담는다.2013년부터 함께 한 마이클 리, 한지상, 장은아, 김태한, 지현준과 2015년부터 유다로 분한 윤형렬 그리고 이번 시즌 임태경, 서은광, 김보경, 제이민 등이 새로 합류했다. “이미 했던 배우들은 물론 새로 합류한 배우들의 에너지가 너무 좋아요. 그들의 끊이지 않는 질문으로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 부분까지 다시 곱씹고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거든요. 무엇보다 중요하고 좋은 건 마이클이 함께 한다는 거예요. 가슴이 벅차다는 말로도 표현이 안돼요.”“모두가 매회를 마지막인 것처럼 공연 중”이라 덧붙인 김성수 감독의 말처럼 마이클 리는 한국 ‘지크수’ 뿐 아니라 시몬 역을 시작으로 브로드웨이 버전 무대에 400회 이상 오른 ‘지크수 마스터’다.“이번 ‘지크수’는 우리 모두가 각자에 맞는 확신을 가지고 준비하고 공연 중인 작품이에요. 각자가 뭘 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그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면서 각자가 맞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문제가 생겨도 큰 충돌 없이 해결할 수 있었죠. 그 중심에는 마이클이 있었어요. ‘지크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마이클이었고 배우들은 물론 연출 및 창작진, 스태프들까지 하나도 빼놓지 않고 관찰하고 살피며 조용한 리더십으로 팀 모두를 이끌었죠.”◇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수퍼스타!”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지저스로 분하고 있는 마이클 리(사진제공=블루스테이지)“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 모두 집에 머물게 되고 이전보다는 많은 시간이 생겼어요. 그래서 ‘우리는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왜 내가 이 길을 걷고 있는지’ 등을 생각하는 아주 중요한 시간을 가졌죠.”마이클 리가 가졌던 그 사색의 시간들은 ‘지크수’에 온전히 스며들었다. 마이클 리는 “그런 시간을 보내고 ‘지크수’를 할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지저스라는 한 인간의 마음 깊숙이 들어가는 과정에서 우리 제자들, 사제들과의 관계를 좀 더 깊이 만들 수 있었던 것 같거든요. 특히 두 아이의 아빠로서 두 사람의 인생에 내가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팬데믹 기간 동안) 매일매일 볼 수 있었고 그 책임이 얼마나 큰지를 좀 더 정확하게 알게 됐어요. 그 느낌을 가지고 지저스로서 한 사람, 두 아이들만이 아니라 인류를 바라보고 그들의 삶을, 미래를 생각한 것 같아요.”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스 수퍼스타’ 지저스 역의 마이클 리(사진=이철준 기자)이어 “이번 ‘지크수’는 그 책임을 온전히 내 어깨에 짊어지고 어떻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데서 시작했다”며 “지난 시즌이 완전한 신의 아들로 존재했다면 이번엔 그들을 바로 옆에서 챙겨야 하는 책임을 가지고 좀 더 새롭게, 재밌게 만들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새로 합류한 배우들에 너무 감사해요. 그들을 통해 다르게 생각하고 대화할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달으며 새로운 에너지들을 받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번 ‘지크수’ 음악은 특별한 김성수 감독의 맛이 좀 더 강해졌어요. 우리 배우들은 매일매일 새로운 음악을 듣는 순간들을 맞이 하곤 했죠.”마이클 리의 말에 “이전과는 달리 매일 연습실을 찾았다”는 김성수 감독은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마이클의 그 달라진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졌다” 증언(?)하며 음악에 대해서는 “라이브 퍼커션을 보강하는 등 기술적인 변화도 있지만 가장 주효했던 건 서로에 대한 신뢰, 우리는 다 해낼 거라는 믿음이었다”고 강조했다.“그 믿음이 내는 시너지가 엄청나요. 이번 시즌의 ‘지크수’는 한국적으로 변주됐던 2013, 2015년과는 다른,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버전이에요. 원작자의 요청에 따라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구성을 따르면서 걱정도 많았죠. 특히 1막 마지막이 너무 달라요. 오리지널 구성에서 살짝 비틀어 극 전체의 마지막인 지저스 희생 장면의 음악적 템포, 텍스처 등을 1막 마지막에 그대로 가지고 왔거든요. 지저스와 유다를 동일 선상에 놓은 셈인데…그 지점에 대해 마이클과 많은 의논을 하면서 우리의 DNA를 유지하는 선에서 원작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 같아요.”그리곤 “2013, 2015년 버전의 정재일 음악감독 편곡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한 포인트”라며 “더불어 배우들의 힘이 컸다. 보통은 음악감독으로서 배우들에게 ‘하지 말라’는 게 대부분인데 이번 ‘지크수’는 ‘계속 해봐’의 연속이었다. 배우들이 찾은 걸 믿음을 가지고 시도한 결과”라고 털어놓았다.“이번 시즌을 통해 언젠가 우리가 또 다른 버전의 ‘지크수’를 해볼 수도 있겠다를 비롯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었어요. 그 바탕에는 작품, 배우에 대한 믿음 그리고 내가 몰랐던 모든 것들에 대한 확신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 ‘지크수’는 그 믿음이 구현됐을 때의 카타르시스죠.”◇“아무도 없다” 그리고 “다 이루었다”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스 수퍼스타’ 김성수 음악감독(사진=이철준 기자)“이 작품은 정적이 진짜 중요해요. 특히 수많은 노래 속에서 몇 안되는 지저스의 대사인 ‘아무도 없다’와 마지막의 ‘다 이루었다’가 그렇죠.”김성수 감독의 말처럼 노래로만 진행되는 성스루 뮤지컬에서 인류를 품기 위한 지저스의 노력과 고뇌에서 처음 대사로 등장하는 ‘아무도 없다’와 마지막을 맞이하는 ‘다 이루었다’는 배우의 연기와 오케스트라 음악 사이의 긴밀한 호흡 그리고 ‘정적’이 주는 묘미를 함축하고 있다. 한줄의 문장이 가진 행간과 뿜어내는 에너지는 소름을 돋게 할 만큼 의미심장하며 그 여운이 길기도 하다.“원래는 ‘아무도 없다’ 뒤에 바로 음악이 따라붙지만 2015년부터는 한참을 기다렸다가 들어가요. ‘다 이루었다’도 마찬가지죠. 배우의 모든 딕션과 철학이 함축된 그 한 마디가 최고의 힘을 받을 수 있도록 음악이 들어갈 때를 기다려요. 그 때를 가늠하면서 ‘더 기다릴까’ ‘마이클이 너무 힘들려나’ 고민하고 조바심이 나기도 하죠. 정말 침묵, 정적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김성수 감독의 말에 마이클 리는 “리더가, 특히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고 믿고 따르는 지저스가 ‘아무도 없다’고 말하는 건 충격일 수도 있다”며 “온전히 신적인 존재였던 2013, 2015년과 달리 이번 지저스는 이 세상에 믿을 사람이라곤 없는, 혼자라고 느끼는 인간”이라고 부연했다.“내게는 아무도 없지만 유다 너만은 믿을 수 있다, 너만 나를 사랑하면 된다는 순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렇게 유다와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그의 배신이 저(지저스)에게도, 스스로에게도 더 크고 아프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마이클 리의 말에 김성수 감독은 “어떤 인물을 단순화시키거나 섣불리 규정짓거나 지나치게 개연성을 부여하기 보다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해석들”이라며 “마이클의 지저스에는 그런 다양한 레이어들이 느껴진다. 신의 아들, 그럼에도 인간이라는 배우 스스로가 만든 다양한 레이어들에 대중이 만들어낸 스타의 면모까지 엿보이는 지저스”라고 덧붙였다.“한 가지만 얘기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붙잡히지 않는 이야기를 전하죠. 그 수많은 레이어들이 유기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면서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많은 이야기들을 해요. 그게 예술의 가장 큰 묘미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배우들의 그런 해석과 표현들이 창작진들에게 숙제를 던져주는 것 같습니다.”◇어메이징 ‘2022 지크수’…“캐스팅 상관없이 똑같은 감동을!”span style="font-weight: normal;"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스 수퍼스타’ 지저스 역의 마이클 리(왼쪽)과 김성수 음악감독(사진=이철준 기자)“캐스팅 상관없이 시간 날 때 혹은 어느 날 문득 보고 싶을 때 와서 보셔도 똑같은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자신감을 표한 마이클 리의 말처럼 그야 말로 ‘어메이징 지크수’다. 김성수 감독은 “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더 많은 지휘를 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제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지크수’는 너무 중요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어떤 캐스트가 무대에 올라도, 누가 지휘를 하든 같은 농도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이라고 자부합니다. 저마다 다른 맛이 나는 극이겠지만 퀄리티는 변하지 않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작품이죠. 때로는 수많은 볼거리와 포장재들이 본질을 놓치게 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때때로 날 것들을 찾게 되는데 이번 ‘지크수’는 그 지점에서 많은 것들이 잘 맞아떨어진 공연 같아요.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기도 하죠. 하지만 최고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저희도 계속 노력하겠습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2-12-09 18: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국내 관객과 처음 만나는 뮤지컬 ‘이프덴’ ‘딜큐샤’

뮤지컬 '이프덴' 엘리자베스 역의 정선아(왼쪽부터), 박혜나, 유리아(사진제공=쇼노트)관객과 처음 만나는 뮤지컬 ‘이프덴’(If/Then, 2023년 2월 26일까지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과 ‘딜쿠샤’(12월 11~23일 국립정동극장 세실)가 개막한다. ‘이프덴’은 퓰리처상, 토니상 등을 수상한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의 작가 브라이언 요키와 작곡가 톰 키트 그리고 ‘디어 에반 핸슨’ ‘렌트’ 등의 연출가 마이클 그리프가 의기투합해 2013년 트라이얼 공연한 후 다음해 3월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한국에서 초연되는 ‘이프덴’은 이혼 후 12년만에 뉴욕으로 돌아온 도시계획가 엘리자베스(박혜나·유리아·정선아, 이하 가나다 순)가 살아내는 두 개의 삶을 통해 선택과 지금의 소중함을 전한다. 38세의 엘리자베스는 뉴욕으로 돌아온 첫날 공원에서 그를 ‘베스’라고 부르는, 대학시절 연인이었던 사회활동가 루카스(송원근·에녹)와 그를 ‘리즈’라고 부르는 이웃 케이트(이아름솔·최현선)를 동시에 만나면서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  뮤지컬 ‘이프덴’(사진제공=쇼노트)사회활동 모임에 초대하는 루카스와 섹시한 기타리스트의 연주를 들으러 가자 제안하는 케이트, 두 사람 사이에서 엘리자베스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두 개의 삶이 펼쳐진다. 리즈는 케이트와 함께 음악을 들으러 갔다가 군의관 조쉬(신성민·윤소호·조형균)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고 루카스를 따라 시작된 베스의 삶은 직장상사 스티븐(임별·조휘)과의 만남을 앞당긴다. 루카스와 케이트의 제안으로 달라진 엘리자베스의 삶은 결혼, 출산, 커리어 등에서 끊임없는 ‘선택’의 순간들을 맞닥뜨린다. 그 선택에 따라 엘리자베스의 삶 뿐 아니라 루카스, 케이트, 조쉬, 스티븐 그리고 리즈의 삶에서만 등장하는 루카스의 동성연인(김찬종·박좌헌), 베스의 삶에만 존재하는 뉴욕 도시 계획 부서의 막내직원 엘레나(전해주) 등까지 다른 모습으로 그려진다.성종완 연출의 말처럼 “우리는 살면서 무수히 많은 선택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만약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이라는 후회를 종종 한다.” 뮤지컬 ‘이프덴’은 그런 우리 모두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로 성 연출은 “엘리자베스의 선택에 따른 두 개의 평행세계를 통해 후회로 남기는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탐색과 ‘선택 이후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고 밝혔다. 작곡가 톰 키트는 ‘이프덴’에 대해 “우리 삶 속에서 의미있는 것들, 우리의 선택이 일어나는 일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계속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의 가수로 2016년 벨크극장에서 공연된 ‘이프덴’에서 케이트로 출연했던 타미라 그레이는 “하루하루는 자신을 위해 뭔가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기회이며 기억 속에서 삶을 살지 않고 스스로 원하는 것을 ‘지금’ 선택할 수 있는 기회”라고 극의 메시지를 전했다.  뮤지컬 ‘딜쿠샤’는 ‘영웅’ ‘미세스 다웃파이어’ ‘웃는 남자’ ‘지붕 위의 바이올린’ ‘하데스타운’ ‘레미제라블’ 등의 배우 양준모가 뮤지컬 ‘포미니츠’에 이어 또 다시 예술감독으로 참여한 작품이다. 국립정동극장의 창작뮤지컬 지원 프로그램인 ‘창작ing’ 선정작으로 양준모가 KBS ‘다큐공감-희망의 궁전 딜쿠샤’(2013)에서 영감을 받아 무대화를 추진한 작품이다.뮤지컬 ‘딜쿠샤’의 모티프가 된 건물 딜쿠샤(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 다큐멘터리 대본을 집필한 김세미 작가와 ‘포미니츠’ ‘워치’ ‘공동경비구역 JSA’ 등의 맹성연 작곡가, ‘스프링 어웨이크닝’ ‘풍월주’ ‘쓰릴미’ 등의 이종석 연출이 함께 한다. ‘미세스 다웃파이어’ 공연 당시 브릿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양준모가 귀띔한 것처럼 “지금은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100년 된 ‘딜쿠샤’라는 집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국가등록문화재 제687호인 서울 종로구 행촌동 빨간 벽돌집 ‘딜쿠샤’는 3.1운동을 외신으로 처음 보도하는 등 항일 독립운동을 도왔던 미국인 앨버트·메리 테일러 부부가 지어 살았던 집이다. 뮤지컬 ‘딜쿠샤’는 산스크리트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의미의 ‘딜쿠샤’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역사적 사실을 모티프로 한 가상의 인물 금자와 테일러 부부의 아들 브루스가 편지를 주고받으며 진행된다.브루스는 서울예술단원으로 ‘금란방’ ‘잃어버린 얼굴 1895’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나빌레라’ 등에 참여했던 최인형, 금자는 ‘미세스 다웃파이어’ ‘웃는 남자’ ‘레베카’ 등의 하은섬, 메리는 ‘여신님이 보고 계셔’ ‘라흐헤스트’ ‘난세’ ‘아랑가’ 등의 이지숙이 연기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2-12-07 18:30 허미선 기자

[비바100]뮤지컬 ‘인간의 법정’으로 제작까지! 장소영 음악감독…‘관객’이라는 배심원을 만나다

뮤지컬 ‘인간의 법정’으로 제작자로 첫발을 내디딘 장소영 음악감독(사진=이철준 기자)“AI를 탑재한 안드로이드 로봇인 아오가 의식을 얻게 됐을 때 ‘어쩌면 좋을까요?’라는 말을 해요. 사실 정말 중요한 말이죠. 의식이 없을 때는 선택이라는 게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할까’라는 고민 자체를 안하잖아요. 의식이 있어서 하는 고민이니까요. 그렇게 의식이 생기면서 할 수 있는 최적의 말이 ‘어쩌면 좋을까요’라고 생각했어요.”공연 막바지에 이른 뮤지컬 ‘인간의 법정’(12월 4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제작자로 나선 장소영 음악감독은 “극의 핵심이자 특징인 ‘행정소송’과 ‘의식’을 잘 드러내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놓았다.뮤지컬 ‘인간의 법정’ 공연장면(사진제공=대로컴퍼니)변호사인 조광희 작가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인간의 법정’은 22세기를 배경으로 주인을 살해해 폐기처분될 운명에 처한 AI(인공지능) 로봇 아오(류찬열·유태양·이재환·최하람, 이하 가나다 순)가 인간처럼 형사재판을 받을 권리를 두고 국가와 벌이는 ‘행정소송’을 다룬다.AI가 상용화된 근미래, 의식생성기를 달면서 혼란에 빠진 아오와 그를 돕는 호윤표 변호사(박민성·오종혁·임병근), 아오의 주인이었지만 그에 의해 살해당한 한시로(김승용·선한국), 그의 연인 오미나(이상아·이서영), 인간의 법정에 설 권리를 주장하는 아오의 반대편에선 경찰청 소속 변호사 서인구(김승용·선한국), 안드로이드가 의식생성기에 적응하도록 돕는 AI 카운슬러(이상아·이서영)가 꾸리는 SF법정극이다.살해 입증이 아닌 AI가 인간의 법정에 설 자격을 두고 벌이는 치열한 법정공방은 결국 인간의 본질과 존재론에 대한 갑론을박이다. ◇어렵지만 간절하게, 온힘을 다한 ‘내 작품’뮤지컬 ‘인간의 법정’으로 제작자로 첫발을 내디딘 장소영 음악감독(사진=이철준 기자)“제가 했던 작품 중 가장 어려웠어요.”뮤지컬 ‘그날들’ ‘투란도트’ ‘라카지’ ‘조선삼총사’ ‘형제는 용감했다’ ‘리걸리 블론드’(금발이 너무해), ‘미스터 마우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만덕’ 등의 작곡가, 음악감독으로 활약했던 그가 이미 의식을 가지고 있는 인간에게 “의식을 가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철학적인 문제 제기를 하는 어려운 길을 택한 첫 번째 이유는 원작 소설이었다.“소설을 보고 너무 어렵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다 읽고 나서는 굉장히 흥미로웠죠.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오랜 공부 결과로 확장시킨 세계관에 존경심마저 들었어요. 너무 어렵기 때문에 뮤지컬로 풀면 훨씬 재밌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진짜 도전하고도 싶었어요. 제가 (영국 드라마) ‘블랙 미러’를 너무 좋아하거든요. 뮤지컬 20년차를 맞으면서 지금까지와는 레이어가 다른 작품을 해보고 싶었어요.”이에 그는 “재판이라면 무조건 변호사와 검사의 대결이라고만 알고 있는, 국가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의 존재조차 몰랐던 법 상식 수준의 제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길고도 지난한 대본 수정 과정을 거쳤다.그 수정 과정에서 법정물이라는 전문성이 상쇄된 데 대한 아쉬움을 전한 장소영 감독은 “AI인 아오가 재판장에 선 이유가 죄의 심판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법정으로 가기 위한 행정소송임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며 “그게 잘 표현돼야 인간만이 존재해야하는가 라는 원천적인 메시지가 잘 전달되는데 그렇지 못해 상쇄돼 버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뮤지컬 ‘인간의 법정’ 공연장면(사진제공=대로컴퍼니)“(한시로의 여자친구) 미나가 원작과는 달리 수동적으로 표현되면서 성인지 감수성에도 문제가 생겼죠. 중심축이 되는 인물들이 해야할 역할의 균형도 아쉽고…그런 의견들을 모아서 두 번째 공연 때는 제대로 풀어내야겠다 싶어요.”이어 “제작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또 다른 이유는 만드는 작품마다 없어져서다. 제가 작업한 25여편 중 지금까지 남아 있는 작품이 ‘그날들’ ‘투란도트’ 정도”라고 덧붙였다.“만들면 없어지고 만들면 없어지고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제 작품인데도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고…너무 속상하고 아쉬웠어요. 제가 직접 제작을 한다면 제가 원하는 시기에 저랑 잘 맞는 스태프, 배우들과 계속 할 수 있겠구나 싶었죠. 흥행 요소들로 꾸려 돈 버는 데만 신경쓰기 보다는 진짜 공들인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제 작품이 절실했고 정말 온힘을 다해 만들었죠.”span style="font-weight: normal;"뮤지컬 ‘인간의 법정’으로 제작자로 첫발을 내디딘 장소영 음악감독(사진=이철준 기자)◇음악감독 장소영 vs 제작자 장소영“음악감독만 할 때랑 제작자일 때랑은 또 달라요. 작품 위주로 생각하게 되거든요. 이 작품이 무대에 잘 올라가는 것만 생각하느라 다른 사람들의 감정 등은 배려하지 못하는 건 아닌가 저 자신을 돌아보게 돼요.”‘인간의 법정’ 제작을 통해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는 장 감독은 “어쩌면 인간이 제일 인간답지 못한 경우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는데 좀 부족했던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이처럼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는 법정극에서 관객은 재판 관람을 위해 모인 시민 혹은 심리나 재판에 참여해 평결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선출된 배심원과도 같다.“처음엔 관객들의 비난이 ‘너 이제 그만 둬’라고 들리더라고요. 너무 큰 상처였어요. 포기하고도 싶었죠.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 또한 저에게 앞으로 나아갈 힘을 주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귀를 더더욱 열어 그 어떤 말도 긍정적으로 힘과 응원으로 받아들이면서 용기를 내고 있어요. 더불어 한국 관객들을 만족시킨다면 어디서든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한국 공연을 마치고는 해외 공연을 통해 다양한 시선과 평가를 받아보려고 해요.”한국 공연이 마무리된 후 ‘인간의 법정’은 지난해 4월 출간과 동시에 해외 뮤지컬 판권이 팔린 중국, 프랑스, 베트남 등 서유럽·아시아 8개국을 비롯해 일본 등과도 라이선스 공연을 조율 중이다.“처음에는 솔직히 이 어려운 걸 괜히 건드렸나 싶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뮤지컬을 한번도 안본 사람들도 뮤지컬을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느끼는 재미와 매력을 선사하는 작품을 만들어 저변을 확대하고 싶은 제 꿈을 포기할 수는 없었어요. 자꾸 어긋나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지금은 장점들은 두고 단점들을 보완해 가장 핵심이 돼야할 이야기의 주제를 어떻게 더 잘 보이게 할지를 고민해야겠다 생각해요. 정말 잘 만들어서 계속 무대에 올리고 싶어요. 진심으로.”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2-11-25 18:30 허미선 기자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천사들의 공연… 벌써 60주년!

‘예술로 세계로 미래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다양한 레퍼토리와 새로운 무대영상, 국악 라이브 연주로 구성한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는 리틀렌젤스 예술단.(사진제공=(재)효정한국문화재단 리틀엔젤스예술단)리틀엔젤스예술단이 창단 60주년 기념공연 ‘천사들의 비상’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지난 60년간 세계인의 찬사를 받아온 한국무용 대표작 9편(△처녀총각 △부채춤 △시집가는날 △강강수월래 △가야금병창 △북춤 △꼭두각시 △탈춤 △농악), 배정혜 예술감독의 안무작 4편(△궁 △화검 △바라다 △설날아침)과 김덕수 명인의 연출작 ‘장고놀이’에 이어 마지막 ‘합창’ 공연에서는 130여명의 전체 단원이 무대에 올라 피날레를 장식한다.이번 공연은 창단 초창기 악사들의 연주에 맞춰 무용을 하던 공연 양식을 계승하며 지난 5월 기획공연에서 보다 업그레이드된 연주를 통해 더욱 풍성해진 라이브 음악과 무용의 합을 보여줄 예정이다. 연주는 역시 김덕수 명인과 국악창작그룹 앙상블시나위가 맡았다.무대영상 역시 지난 5월 공연에서 보여준 영상 이미지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시야선을 확대함으로써 기존의 서정적인 작화막에 덧입힌 시각적 영상 임팩트를 통해 관객들이 전통과 변화, 다양성을 종합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공연은 12월 2일 오후 7시 30분(인터미션 포함 12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되며 5세 이상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2-11-25 09:31 이희승 기자

[비바100] 이 죽일 놈의 사랑!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 ‘웨스트사이드스토리’ 그리고 연극 ‘스카팽’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위)과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아래 왼쪽), 연극 '스카팽'(사진제귱=신스웨이브, 쇼노트, 국립극단)결국 ‘사랑’이다. 사랑 때문에 행복하거나 화해하며 대신 죄를 뒤집어쓰거나 죽음도 불사한다. 다양한 모양새의 사랑을 다룬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11월 26~2023년 1월 29일 한전아트센터)과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2023년 2월 26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그리고 연극 ‘스카팽’(11월 23~12월 25일 명동예술극장)이 막 무대에 올랐거나 개막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은 제52회 일본 추리 소설 협회상 장편부문 수상작 ‘비밀’을 비롯해 영화, 드라마 등으로 변주된 ‘백야행’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탐정 갈릴레오’ 등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에게 제134회 나오키 상을 안긴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2012년 영화화에 이어 2018년 뮤지컬로 초연됐다.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 포스터(사진제공=신스웨이브)한 남자의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죽음만을 생각하는 천재수학자 이시가미(조성윤·최재웅·김종구,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 전남편으로 인해 불안함 속에 딸과 함께 살아가는 야스코(김지유·안시하), 이시가미의 고교동창으로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물리학자 유카와(박민성·오종혁·이지훈)가 벌이는 심리전이 펼쳐진다. 천재적인 두뇌로 흠모하는 야스코의 알리바이를 기획하다 급기야 스스로 살인자임을 자청하고 나선 이시가미와 그런 그의 천재성을 끊임없이 의심하며 진범 찾기에 열을 올리는 유카와의 숨막히는 심리전의 원인은 결국 절실한 ‘사랑’이다.  초연 후 4년만에 두 번째 시즌을 맞은 ‘용의자 X의 헌신’은 ‘지붕 위의 바이올린’ ‘미인’ ‘로빈’ ‘니진스키’ 등의 정태영 연출작으로 ‘그림자를 판 사나이’ ‘알앤제이’ ‘신과함께-저승편’ 등의 정영 작가, ‘엑스칼리버’ ‘몬테크리스토’ ‘베어더뮤지컬’ ‘스위니토드’ ‘지킬앤하이드’ 등의 원미솔 작곡가·음악감독이 힘을 보탠다.400여석의 중소극장에서 999석으로 규모를 키운 데다 의상을 제외한 디자인 관련 창작진이 전면 교체되면서 적지 않은 변화를 맞는다. 무대를 비롯한 조명, 소품, 영상 디자인을 ‘베토벤’ ‘데스노트’ ‘잃어버린 얼굴 1895’ ‘웃는 남자’ ‘마타하리’ 등의 오필영 디자이너가 총괄한다.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 관계자는 ‘브릿지경제’에 “무대미술이 완전히 바뀌고 조연 배역들이 나뉘면서 각색과 편곡에 변화가 있다”며 “앙상블이 투입되면서 파트가 많아져 전반적으로 편곡됐고 추가된 곡도 있다”고 귀띔했다.이어 “새로 추가된 곡만도 ‘그렇게 내일이 오는 걸 1, 2, 3’부터 ‘사건정황’ ‘우주의 법칙’ ‘이시가미가 야스코에서 전화1’ ‘유카와와 쿠사나기의 대화 1’ ‘그게 누구든’ ‘이 세상의 톱니바퀴’ ‘그렇게 내일이 오는 걸 4’ 그리고 기존 멜로디를 다수 사용했지만 구성이 바뀐 ‘유카와와 쿠사나기의 대화 2’까지 적지 않다”고 부연했다.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사진제공=쇼노트)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1960년대 뉴욕의 뒷골목으로 시대와 배경을 옮겨 변주한 작품이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전성기를 이끈 지휘자 레오나드 번스타인 작곡, 스티븐 손드하임 작사로 넘버를 꾸렸고 히치콕 감독의 영화 ‘로프’, 뮤지컬 ‘집시’ 등의 아서 로렌츠가 대본을 집필했으며 제롬 로빈스가 남미풍 안무로 강렬함과 흥겨움을 더한다.뉴욕 뒷골목을 차지하기 위한 이탈리아계 제트파와 푸에르토리코계 샤크파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피어나는 토니(고은성·김준수·박강현, 이하 가나다 순)와 마리아(이지수·한재아)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다. 리프(배나라·정택운)와 제트파를 만들었지만 현재는 동떨어진 생활을 하고 있는 토니와 샤크파 리더 베르나르도(김찬호·임정모)의 여동생 마리아의 사랑은 리프와 베르나르도의 죽음에 비극으로 치닫는다. 연극 ‘스카팽’(사진제공=국립극단)‘스카팽’은 정략결혼 상대인지도 모른 채 사랑에 빠진 젊은이들로 세대간, 계급 간 갈등이 봉합되고 화합하는 풍자극이다. 탄생 400주년을 맞은 프랑스 작가 몰리에르의 대표작 ‘스카팽의 간계’(Les Fourberies de Scapin)를 변주한 작품으로 2019년 초연, 2020년 재연에 이은 세 번째 시즌이다. 시대에 맞게 유머코드, 대사 등이 수정돼 지금 관객들과 소통한다는 국립극단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탈리아 희극 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e)에 등장하는 익살스러운 하인 ‘스카피노’에서 유래한 캐릭터 스카팽(이중현)이 정략결혼에 맞서는 젊은이들과 그들의 위선적이고 탐욕스러운 부르주아 부모들을 통해 사회를 꼬집는 풍자극이다.임도완 사다리움직임연구소장이자 서울예술대학 공연창작합구 교수가 각색하고 연출까지 맡은 연극 ‘스카팽’에는 작가 몰리에르(성원)가 무대에 등장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펼쳐진다. 서로의 아들과 딸을 정략결혼시키기로 한 부르주아 아르강뜨(문예주·이혜미), 제롱뜨(김명기)와 저마다의 사랑에 빠져 부모에 맞서는 자녀들이 갈등하고 화해하는 과정에 꾀 많은 술책가인 하인 스카팽이 개입되면서 벌어지는 블랙코미디다.연극 ‘스카팽’(사진제공=국립극단)두 사람이 여행을 떠난 사이 아르강뜨의 아들 옥따브(이호철)는 출신이 불분명한 이아상뜨(강해진)와 비밀 결혼을 하고 제롱뜨의 아들 레앙드르(안창현)는 이집트 여인 제르비네뜨(김예은)라는 연인이 있다. 아들 옥따브를 제롱뜨의 숨겨진 딸과 정략결혼시키로 한 아르강뜨는 이아상뜨와의 결혼을 파기하려고 하면서 세대간 갈등이 극으로 치닫지만 각자가 가진 출생의 비밀로 극적인 화해를 맞는다. 연극 ‘스카팽’을 비롯한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화해와 용서를 부르는, 살인죄마저도 대신하려는 헌신적인, 죽음마저도 불사하는 제각각의 모양을 한 사랑이야기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2-11-23 18: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뮤지컬 ‘물랑루즈’ 연출 맷 디카를로와 저씬타 존 “라이선스 공연에도 ‘특징’을 불어 넣는 배우들!”

뮤지컬 ‘물랑루즈’ 미국 협력연출 맷 디카를로(왼쪽)와 호주 협력 연출 저씬타 존(사진제공=CJ ENM)“우리 한국 출연진은 이 작품이 가진 감성적 정서를 표현하는 데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요. 이 이야기를 표현해내는 데 필요한 희열의 순간들과 페이소스의 순간들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것 같아요. 그들은 이 작품을 이해하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완전히 꿰뚫고 있죠.”뮤지컬 ‘물랑루즈’(Moulin Rouge! The Musical, 12월 20~2023년 3월 5일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의 저씬타 존(Jacinta John) 연출은 모든 것을 오리지널 공연 그대로 구현해야 하는 라이선스 공연에도 한국만의 특징을 불어넣는 한국 배우들에 대해 “그들만이 가진 매혹적이면서도 매료되는 특징이 있다”고 털어놓았다.뮤지컬 ‘물랑루즈’ 호주 협력 연출 저씬타 존(사진제공=CJ ENM)“뿐만 아니라 서로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넉넉한 마음도 갖고 있어요. 작품의 중심에 있는 ‘진심’을 진지하게 고찰하면서도 스펙타클한 장면들은 쾌속질주합니다. 오프닝 넘버를 비롯해 ‘유어 송’(Your Song), ‘배드 로맨스’(Bad Romance), ‘컴 왓 메이’(Come What May) 등 어떤 장면에서도 그들의 특장점은 발휘되죠.”호주 협력연출로 다양한 국가의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물랑루즈’와 함께 해온 저씬타 존은 이어 “작품은 미국에서 왔지만 한국 배우들의 특색들이 표현되면서 ‘원래 작품이 이런 작품이었구나’를 새롭게 느끼며 신선한 경험 중”이라고 덧붙였다.뮤지컬 ‘물랑루즈’ 김지우 사틴과 홍광호 크리스티앙을 포함한 단체 포스터(사진제공=CJ ENM)오리지널 연출을 맡은 알렉스 팀버스 역시 영상을 통해 “한국의 ‘물랑루즈’ 출연진들은 정말 놀라운 배우들”이라며 “모두 너무나 유니크하고 재능 넘치고 재미있으며 감동적”이라고 극찬했다.뮤지컬 ‘물랑루즈’는 ‘킹키부츠’ ‘빅 피쉬’ ‘백투더퓨처’ ‘MJ’ 등과 함께 CJ ENM이 초기 개발단계부터 글로벌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작품이다. 2001년 바즈 루어만(Baz Luhrmann) 감독, 니콜 키드먼(Nicole Kidman), 이완 맥그리거(Ewan McGregor) 등의 동명영화를 원작으로 한 매시업 방식의 주크박스 뮤지컬이다.뮤지컬 ‘물랑루즈’ 브로드웨이 공연장면(사진제공=CJ ENM)지난해 제74회 토니어워즈에서 뮤지컬 부문 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상(아론 트레비트 Aaron Tveit), 남우조연상 (대니 버스타인 Danny Burstein), 연출상(알렉스 팀버스 Alex Timbes), 안무상, 편곡상, 무대·의상·조명·음향 디자인상 등을 휩쓴 작품이다. 더불어 제86회 드라마 리그 어워즈(Drama League Awards) 최우수 뮤지컬 작품상과 최우수 연기자상(대니 버스타인), 제70회 외부 비평가상(2020 Outer Critics Circle Awards) 11개(최우수 뮤지컬 작품상, 연출상, 안무상, 편곡상, 남·여우 주연상, 남우조연상, 무대·조명·의상·음향 디자인상), 제65회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Drama Desk Awards) 5개(안무상, 무대·의상·조명·음향 디자인상)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뮤지컬 ‘물랑루즈’ 아이비 사틴과 이충주 크리스티앙이 포함된 단체 포스터(사진제공=CJ ENM)1890년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 벨 에포크에 자리한 클럽 물랭루주의 스타 카바레 여배우 샤틴과 젊은 작곡가 크리스티안의 비극적인 로맨스로 샤틴은 아이비와 김지우가, 크리스티안은 홍광호와 이충주가 번갈아 연기한다.곡으로 내용을 꾸리기 보다 스토리에 맞춰 여러 곡을 이어 붙인 매시업 방식으로 원작 영화에서 재해석한 히트 팝 음악과 엘튼 존, 시아(SIA), 비욘세, 레이디 가가, 아델, 리아나 등 70여곡의 팝송과 ‘위 아 영(We are Young)’, 폴리스의 ‘록산느(Roxanne)’, 마돈나의 ‘머터리얼 걸(Material Girl)’ 등이 믹스매치된 넘버들을 선보인다.뮤지컬 ‘물랑루즈’ 크리에이터들. 왼쪽부터 음악수퍼바이저 저스틴 르빈, 호주 협력연출 저씬타 존, 미국 협력연출 맷 디카를로, 호주 협력 안무가 대니엘 빌리오스(사진제공=CJ ENM)특히 음악 수퍼바이저 저스틴 르빈(Justin Levine)이 17일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데이에서 직접 연주하며 선보인 1막 마지막 곡 ‘코끼리 러브 메들리’(In the Elephant: Elephant Love Medley)는 20여곡이 매시업된, 뮤지컬 ‘물랑루즈’의 음악적 특징이 함축된 넘버다.르빈은 “이 넘버에는 ‘올 아이 니드 이즈 러브’(All you need is love). ‘업 웨어 위 빌롱’(Up where we belong), ‘아이 윌 올웨이즈 러브 유’(I will always love you) 등 영화에 사용됐던 곡들을 포함해 총 20여개의 기존곡과 새롭게 추가된 팝송들로 엮었다”고 귀띔했다.뮤지컬 ‘물랑루즈’ 미국 협력연출 맷 디카를로(사진제공=CJ ENM)미국 협력연출로 저씬타 존과 전세계에 라이선스된 뮤지컬 ‘물랑루즈’ 연출로 함께 한 맷 디카를로(Matt Dicalro)는 “번역가와 함께 한국 관객들이 공감하고 한국 배우들이 표현할 수 있는 감성들. 뉘앙스들을 적절히 배치해 한국 프로덕션만의 감정들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한국의 배우들은 빼어난 직관을 지니고 있으며 언제나 놀라운 열의를 갖고 연습에 임한다”고 밝혔다.“작품을 향한 접근법 또한 신선하고 경쾌해요. 그들과 한국어로 처음 이 작품을 올리면서 뮤지컬 ‘물랑루즈’ 스토리텔링의 축(Pillars)들을 새로 발견하고 또 재발견하고 있습니다. 한국적 감수성이 장착된 렌즈를 통해 이 작품을 탐구하는 것은 큰 즐거움이죠. 한국의 예술가들과 함께 일하면서 연습실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2-11-21 18: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어쩌면 우리 이야기! 연극 ‘광부화가들’이 던지는 질문 “예술이란 무엇인가”

연극 ‘광부화가들’의 이상우 연출(사진=허미선 기자)“거의 반세기를 연극만 하면서 ‘예술이 뭐냐’는 질문을 계속 했어요. 연극은, 예술은 무엇인가에 대해 20대, 30대…나잇대 마다 다르게 느껴졌는데 70대가 되면서는 대답을 해보려고 해도 답이 안나와요.”10년만에 다시 돌아오는 연극 ‘광부화가들’(The Pitmen Painters, 12월 1~2023년 1월 22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을 준비 중은 이상우 연출은 18일 서울 성북구 소재의 연습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밝혔다.연극 ‘광부화가들’ 출연진(사진=허미선 기자)연극 ‘광부화가들’은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등의 영국 작가 리 홀(Lee Hall) 작품으로 1930년대 영국 동북부 뉴캐슬의 탄광지대 애싱턴을 배경으로 한다. 매주 화요일 가지는 ‘미술감상수업’의 라이언 선생이 그림그리기를 제안하면서 ‘애싱턴 우드 탄광 노동조합 미술감상반’은 자신의 삶을 그리면서 ‘애싱턴그룹’이라는 미술동인으로 주목받기 시작한다. 어려서 탄광촌에서 지낸 리 홀은 2007년 그림 그리는 광부들인 애싱턴그룹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광부화가들’을 완성해 영국 뉴캐슬 라이브 씨어터 무대에서 첫 선을 보였다. 한국에서는 2010년 이상우 연출이 번역까지 맡아 초연된 후 2012년 재연됐다.연극 ‘광부화가들’ 초연에 이어 헬렌으로 다시 무대에 오르는 문소리(사진=허미선 기자)10년만에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오면서 “번역을 다시 했다”는 이상우 연출은 이전 시즌과 달라진 점에 대해 “좀더 쉽게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소통하면 좋겠다, 지금도 관객이 웃으면서 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초연에 이어 다시 헬렌으로 돌아온 문소리는 “그런 작품이 많지 않은데 ‘광부화가들’은 문득문득 생각나는 작품”이라며 “세월이 갈수록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고 저한테 자꾸 질문을 하게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이 작품은 그림으로 예술에 접근하면서 예술에 대해 질문하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 배우를 시작해 지금까지 오는 동안 계속 했던 질문들이 이 작품 안에 들어있어요. 저 역시 아직 찾아가는 중이죠. 이 작품이 정답을 주지는 않지만 그걸 찾아가는 과정을 좋은 동료들과 나누면서 찾아갈 수 있구나를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죠.”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문소리 뿐 아니라 올리버 역의 강신일과 박원상, 광부조합의 간부 조지 역의 정석용과 송재룡, 지미 윤상화와 오용, 애싱턴 관광 부속치과의 설비기사 해리 역의 김중기와 오대석, 라이언 선생 역의 이대연과 민성욱, 아트컬렉터 헬렌 역의 송선미, 조지의 조카 토미 역의 김두진과 노기용, 미술학도이자 드로잉 모델 수잔 역의 노수산나와 김한나 등. 배우들 역시 “배우로서, 살면서 꾸준히 던지는 질문들이 담겨 있어서 많은 생각과 질문들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삶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입을 모았다. 이상우 연출은 “대본도, 그림도 그렇게 얘기하진 않지만 예술은, 연극은 굉장히 넓구나 싶었다. 그래서 좀 열어놓고 가보자 했다”고 털어놓았다.“논리적으로 따져서 1 다음 2, 2 다음 3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보고 모두를 아우르는 식으로 가보자 했어요. 그 과정에서 연극은 예술의 한 장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극은 이상하고 특별하니까요. 연극은 그 자체가 우주일 수도 있갰다 싶었고 그걸 극 속에 녹여내고 싶었어요. 관객들에게 연극이 이렇게 갈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했으면 좋겠어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2-11-18 19: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서울문화재단의 ‘서울예술인 NFT’…그 우려와 가능성

‘서울예술인 NFT’에 선정된 예술가들.(사진=허미선 기자)“NFT에 대해서 많이들 설명해 주셨지만 아직도 모릅니다. 한편으로는 걱정이 돼요. 이게 30만원씩 50개를 팔아야 한다는데….”연극인 박정자를 비롯해 김명곤, 남명렬, 윤상화, MZ세대인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임소정도 한목소리로 말했다. 16일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진행된 ‘서울예술인 NFT’ 제작발표회에서는 지난 1월 발표한 ‘2022년 10대 혁신안’의 일환인 ‘서울예술인 NFT’에 선정된 30명의 작품을 발표했다. ‘서울예술인 NFT’는 공연예술인들의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 토큰) 작품을 통한 새로운 예술후원시스템이다.18일 연극배우 박정자, 현대무용단 앰비규어댄스컴퍼니,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 피아니스트 박종훈을 시작으로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각각 4팀씩 30명(팀)의 NFT작품 30종을 메타갤럭시아 플랫폼에서 공개한다.‘서울예술인 NFT’에 선정된 작품들(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공개된 작품은 현금 혹은 암호화폐(30만원)로 판매되며 플랫폼 수수료를 제외한 수익금은 예술인에게 지원금으로 주어진다.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일정 정도의 플랫폼 수수료를 제외한 판매액 전액이 6개월 단위로 정산해 예술가들에게 보낸다. 2, 3차 판매에 대한 판매금 역시 같은 방식”이라며 “예술가마다 판매액이 다르겠지만 향후 10년 동안 계속 거래가 이루어진다면 그때마다 예술가들에게 일정 부분의 판매금이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작곡가 강순미는 “NFT라는 새로운 형태의 지원사업으로 제가 모습을 드러내는 계기가 돼 감사한 마음”이라고, 현대무용가 차진엽은 “공연 예술은 현장에서 계속 휘발되고 사라져 기록을 남기기가 어려운 장르인데 이렇게 영구적으로 남는 디지털 아트 작품을 해보게 됐다. 저는 계속 늙고 사라지겠지만 이 작품은 계속 젊게 저 순간에 기록될 수 있는 게 저한테 되게 뜻깊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예술가들의 NFT 가능성에 대해 이창기 대표는 “아티스트나 예술 작품 등의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예술가들이 NFT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을 비롯해 최근 곤두박질치고 있는 가상화폐 시장과 연동될 수밖에 없는 NFT 가치, 예술가들에게 가중되는 판매 부담 등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이에 이창기 대표는 “저희도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서울예술인 NFT’는 투기나 투자의 목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고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게끔 돼 있어 가상화폐 시장과는 큰 연관이 없다”고 답했다.“판매가 잘 돼서 더 많은 지원금이 예술가들에게 돌아가면 좋겠지만 가장 중요한 목적은 예술가들이 가지고 있는 디지털 자산을 문화예술적 지원 측면에서, 또 향유자의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보존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지원금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론칭을 했기 때문에 내년도 사업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개선할 부분은 개선해가도록 하겠습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2-11-18 18:30 허미선 기자

[비바100] 뮤지컬 ‘베토벤’의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 “월광, 비창, 운명 등에 실린 사랑보다 깊은! 사람을 구원하는 사람”

뮤지컬 ‘베토벤’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왼쪽)와 작가 미하엘 쿤체(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저는 항상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을 좋아했어요. 특히 3번(Piano Concerto No. 3 in c minor Op. 37)과 5번(Beethoven Piano Concerto No.5 op.73 E♭-Major)를 좋아했죠. 그들은 모두 아름답고 노래하기 쉬운 멜로디를 가지고 있거든요. 뮤지컬 ‘베토벤’을 만들면서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의 음악적 보석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생애를 다룬 뮤지컬 ‘베토벤’(2023년 1월 12~3월 2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의 작가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 이하 쿤체)는 이렇게 밝혔다.“베토벤이라는 인물은 늘 흥미로웠어요. 이전까지는 음악적으로만 바라봤다면 ‘베토벤’을 준비하면서는 인간 베토벤을 가까이서 들여다보게 됐죠. 음악 하나하나의 본질과 핵심에 다가가는 느낌이랄까요. 상처입은 영혼이 보이면서 음악이 더 감동적으로 다가오고 외로운 사람의 절규가 들리는 듯해요.”쿤체에 이어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 이하 르베이)는 “베토벤이라는 작곡가와 그의 음악은 제 영혼에 늘 존재해왔다”며 “한 가지 변화라면 베토벤은 늘 존재하지만 제가 늙어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동의를 표했다.“이번 뮤지컬을 준비하면서 음악에 한층 더 다가간 느낌이고 보다 깊이 연결된 것 같아요. 이 뮤지컬의 넘버를 작곡하면서 음 하나하나에 베토벤이 어떻게 영혼을 담았는지를 깨닫게 됐거든요. 한결같이 저와 함께 했던 그의 음악은 그대로지만 음악을 통한 저와의 관계는 한층 더 깊어졌죠.”뮤지컬 ‘베토벤’의 작가 미하엘 쿤체(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뮤지컬 ‘베토벤’은 50여년을 함께 하며 ‘모차르트!’ ‘레베카’ ‘엘리자벳’ ‘마리 앙투아네트’ 등 꾸준히 사랑받는 뮤지컬을 만들어온 쿤체와 르베이가 호흡을 맞춘 신작이다. 11년 전 기획돼 꾸준히 공을 들여온 ‘베토벤’은 베토벤의 삶을 그의 명곡들로 표현한 작품으로 박효신·박은태·카이를 타이틀롤로 내세워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공연된다. ◇사랑 보다 깊은! “이 작품은 외롭고 영혼에 상처가 많았던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 인해 구원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뮤지컬 ‘베토벤’에 대해 쿤체와 르베이는 이렇게 한 목소리를 냈다. 쿤체는 “작곡가에게 없어서는 안될 청력을 상실하는 끔찍한 시련을 맞닥뜨린 가운데서 만난 안토니 브렌타노(조정은·옥주현·윤공주, 이하 토니)라는 여인은 베토벤을 위대한 작곡가가 아닌 사람으로, 그 안의 영혼을 바라본다”고 설명했다.“바로 이 사랑을 통해 베토벤은 청력을 상실해가는 위기상황에서도 새로운 힘을 얻고 그 힘으로 음악을 만들어내죠. 이 시기부터는 박수갈채에 연연하는 음악이 아닌, 진실로 내면에서 샘솟는 음악에 집중해 창작활동을 이어간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쿤테의 설명에 르베이는 “고독하고 청력까지 상실한 작곡가가 맞이한, 다른 사람에 의해 치유받고 변화할 수 있는 특별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제가 너무 아파서 아무 것도 못할 때 제 아내가 손만 살포시 가져다대도 치유되는 것과 같아요. 진정한 사랑을 하는 연인이라면 삶 자체가 온전히 바뀌는 경험이 이뤄진다고 생각합니다.”뮤지컬 ‘베토벤’의 작가 미하엘 쿤체(왼쪽)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쿤체는 “베토벤이라는 위대한 작곡가 역시 인간이었다. 이야기의 배경은 1810~1812년으로 40대 초반인 베토벤의 인간적인 면모를 담고 있다”며 “우리가 늘 그림으로 접하는 나이가 지긋한 위대한 작곡가의 모습이라기보다 당시 활동적인 중년의 남성이었던 베토벤”이라고 털어놓았다.“오늘의 관점으로 보자면 성공적인 록스타 같은 존재이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관객들이 베토벤을 오늘날의 록스타로 바라볼 수 있도록 음악적으로 록 기타리스트 두명을 양옆에 세웠어요. 그들은 뮤지컬 무대에 동참하기도 하고 현대적이고 대중적인 느낌을 가미하기도 합니다.”  쿤체의 설명에 르베이는 “이들은 지금의 록 기타연주 보다는 록적인 느낌을 가미해 베토벤의 음악적 선율을 따라가거나 바이올린과 함께 하며 현대적인 느낌을 가미하기 위해 활용된다”고 부연했다. 베토벤의 다양한 이야기 중 ‘사랑’을 극의 중심축으로 선택한 데 대해 쿤체는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뮤지컬 ‘베토벤’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베토벤은 사람들에게 쉽게 감정을 열어놓거나 사랑 받을 수 있는 인물은 아니었어요. 사춘기 시절부터 외모적으로도 오늘날의 아웃사이더같은 존재였죠. 늘 놀림을 받았고 ‘못생겼다’ ‘추하다’는 소리를 듣고 살아왔어요. 사람들이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미심쩍게 바라는 보는 사람이었어요. 그럼에도 타고난 음악적 재능으로 사람들에게 존경 받게 된 베토벤은 록스타죠.”이에 가장 공을 들인 장면 역시 작품의 큰 축이 되는 ‘사랑보다 깊은, 사람을 구원하는 사람’이다. 쿤체는 “베토벤의 진정성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무엇보다 작품의 큰 축인 사랑이야기가 그랬다”고 털어놓았다.“멜로나 영화적인 사랑이야기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단순한 사랑이 아니라 상처받은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 인해 구원받는 이야기요. 그 사랑이 이어지거나 완성되는 건 아니어서 현실적인 부분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베토벤은 엄격한 윤리적 잣대를 가진 사람이었어요. 남편 될 사람의 평판 때문에 여동생의 결혼을 반대할 정도였죠. 그런 베토벤이 아이가 넷인 유부녀와 사랑에 빠진다는 것도 재밌었어요. 스스로가 만든 제약과 잣대를 넘어서 사랑하기 전과 후의 변화가 중요했죠.”쿤체의 설명에 르베이는 “두 사람은 상류층이 모이는 콘서트에서 처음으로 만난다”며 “음악가 베토벤이 등장해 연주하지만 귀족들은 여전히 웃고 떠들며 존중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전했다.“유일하게 토니만이 음악가의 음악에 집중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얘기하죠. 그때 시선이 처음 마주쳐요. 남자와 여자로서의 성적 교감이 아닌 마법같은 순간이죠. 현실적인 제약으로 만남을 계속 거부하지만 감정은 깊어만 집니다. 그렇게 늘 사랑은 승자죠. 결국 거부할 수 없게 돼요.”◇월광, 비창, 운명 등 베토벤 원곡 살리는 데 집중!span style="font-weight: normal;"뮤지컬 ‘베토벤’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왼쪽)와 작가 미하엘 쿤체(사진=허미선 기자)“음악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했던 건 원곡의 선율을 가져오는 작업이었어요. 멜로디들이 뮤지컬 형식에 매끄럽게 스며들지 않을 때 제가 이어붙이는 작업을 하긴 했지만 베토벤 원곡에 기반을 두고 있죠.”‘사랑은 잔인해’로 변주된 ‘비창’으로 알려진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8번 C단조 Op.13’(Piano Sonata No. 8 in C Minor, Op. 13 ‘Pathetique’), 토니 넘버 ‘매직 문’에 활용된 ‘월광’인 ‘피아노 소나타 14번 Op.27-2’ (Sonate fur Klavier No. 14 ‘Mondschein’ Op. 27-2), ‘운명교향곡’(Symphonie No. 5 ‘Schicksal’ Op. 67), 극을 여는 ‘교향곡 제7번 A장조’(Symphony no.7 in A major, op.92) 등 르베이가 강조하는 베토벤 명곡의 선율들은 40인조 오케스트라에 실린다.“베토벤의 원곡이 훼손되거나 유치해지거나 키치적으로 되지 않게끔 굉장히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비창’과 ‘월광’은 처음부터 쓰기로 마음먹었지만 그 외 곡들은 한번에 다 모아 들으면서 뮤지컬이라는 음악적 선율들로 옮겨갈 수 있을지를 가늠했어요. 또 하나의 선곡 기준은 대본이었어요. 이야기에 맞는 음악들을 선택해 구현이 가능한지를 고려해 작업했죠.”뮤지컬 ‘베토벤’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그리곤 “사실 오늘날 베토벤의 음악이 원곡 그대로 연주된다 하더라도 남용되는 경우들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며 “실베스타 스텔론의 액션 영화에 베토벤의 교향곡이 사용되기도 하는데 상황이랑 전혀 맞지 않는다”고 토로했다.“그런 점에서 음악에 대한 존중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이에 저희들은 이번 작업에서 무엇보다 음악적인 진정성에 집중했어요. 저 위, 하늘에 계시는 베토벤도 미소를 지으면서 이 뮤지컬을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게끔 하고 싶었습니다.”르베이의 설명에 쿤체는 “베토벤의 ‘비창소나타’를 변주한 ‘사랑은 잔인해’는 저희가 어떤 콘셉트로 이 작품의 음악을 만들었는지 힌트를 주는 곡”이라며 “이 노래 가사로 쓰여진 텍스트는 베토벤이 쓴 내용에 근거하고 있다”고 밝혔다.“베토벤이 사망했을 때 여러 유품들 중 발견된 편지였는데요. 그 대상이 사랑했던 불멸의 연인이었죠. 베토벤이 살면서 진정한 사랑을 경험한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 이야기에 집중했어요. 베토벤은 음악 안에 감정적 메시지를 담았어요. 편지의 내용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의 음악 정신을 전하는 게 더 중요했죠. 그래서 저희들은 단순히 베토벤 음악의 이용이나 차용이 아닌, 원곡을 동시대와 연결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원곡을 살리면서도 지금 이 시대와 연결된 베토벤의 음악을 구현한 르베이는 “저의 역할은 현대의 뮤지컬 관객들에게 그 베토벤의 음악들이 단순히 그냥 클래식하게만이 아닌 현대적으로도 느껴지고 공감을 살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었다”고 전했다.“클래식 음악이 현대적인 감성과도 만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더불어 뮤지컬 ‘베토벤’의 목표는 뮤지컬 음악에 익숙한 관객들이 클래식 음악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설 수 있게 하고 클래식 애호가들이 베토벤의 음악을 통해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관심을 갖게끔 하는 겁니다. 클래식과 현재의 음악이 연결되는 뮤지컬 형식을 통해 더 큰 문화적 확장을 시도 중이죠.”◇한국 월드프리어! 탁월한 한국의 배우들 그리고 관객들뮤지컬 ‘베토벤’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왼쪽)와 작가 미하엘 쿤체(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불멸의 사랑이라는 주요한 이야기는 그의 음악을 통해서만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베토벤은 모든 감정을 음악 안에 쏟아부었기 때문에 그의 음악을 통해서만 이야기해야 했죠. 이런 얘기를 했을 때 유럽 제작자들은 머뭇거리거나 어려워했을 겁니다. 유럽에서 베토벤은 신화같은 존재거든요. 그런 존재를 뮤지컬을 통해 이 시대로 끌어오는 것 자체를 금기처럼 여겼을 테니까요. 그래서 그 자체에 선입견이 없는 나라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도해보고 싶었어요.” 한국에서 월드프리미어하는 데 대해 이렇게 전한 쿤체는 “무엇보다 전세계 어디를 가도 한국 배우보다 노래와 연기가 뛰어난 사람들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르베이 역시 “우리 극의 배우들은 저희들에겐 최고의 아티스트”라며 “이들은 노래 뿐 아니라 연기, 무대에서 보여주는 몸짓 하나하나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는 아티스트”라고 평했다.“베토벤 역의 박효신, 박은태, 카이와 토니 역의 세 배우들은 보컬적으로는 천재이지 않나 생각해요. 이렇게 노래하는 배우를 찾기란 쉽지 않거든요. 특히 ‘베토벤’의 음악은 폭넓어요. 그런 음악을 한국 배우들은 크게 힘들어하지 않으면서 편안하고 자연스레 소화하죠. 전세계 어디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드문, 재능이에요.”더불어 르베이는 ‘베토벤’의 월드프리미어를 한국에서 하는 또 다른 이유로 한국 관객들을 꼽았다. 그는 “지난 몇년 간 한국 뮤지컬 관객들을 만나면서 느낀 건 감정적 표현에 주저함이 없다는 사실이었다”며 “저희들에게는 매번 특별한 경험”이라고 털어놓았다. 쿤체 역시 “한국 관객들은 선입견 없이 열린 마음으로 작품 받아준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을 보탰다.“한국의 관객들이라면 베토벤을 어떤 식으로 구현하는지에 가치 판단 기준을 두기 보다는 작품 자체의 의미나 중요성을 봐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어쩌면 이 모던한 현대 뮤지컬 안에서 베토벤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은, 그 자체로 새롭다는 확신이 드는 콘셉트를 전세계 관객에게 보여주기 전 한국 무대에서 초연하는 게 의미가 깊다는 생각이 듭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2-11-18 00: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연극 ‘서툰 사람들’ 장진 작·연출 “앞으로도 유효할 ‘바보 미학’ 그리고 꿈꾸게 하고 싶은 마음”

연극 ‘서툰 사람들’ 장진 작·연출(사진제공=장차, 파크컴퍼니)“‘바보 미학’은 지금도 유효한 것 같아요. 우리는 누군가의 조금 서툴고 완전하지 않은 모습을 보면서 귀여움을 느끼곤 하잖아요. 이 작품은 그런 의미가 있고 그 의미의 유효기간은 앞으로도 좀 길 것 같아요. 아마 10년, 20년이 지나도 이런 이야기는 통용되지 않을까 싶어요.” 10년만에 돌아오는 연극 ‘서툰 사람들’(11월 26~2023년 2월 19일 예스24스테이지 3관) 막바지 준비에 한창인 장진 작·연출은 “여전히 유효하고 꽤 오래 유효할” ‘바보 미학’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995년 스물셋이던 장진의 대본으로 서울연극제에서 초연된 데 이어 2007년, 2012년 그의 연출로 공연된 후 10년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서툰 사람들’은 직업에 대한 사명감은 투철하지만 서툰 이들의 이야기다. 연극 ‘서툰 사람들’(사진제공=장차, 파크컴퍼니)어설프고 지나치게 친절한 도둑 장덕배(오문강·이지훈·임모윤, 이하 가나다 순)와 그런 덕배가 측은해 자신의 비상금까지 내어주는 중학교 교사 유화이(김주연·박지예·최하윤) 그리고 자살소동을 벌이는 아랫집 남자, 화이를 짝사랑하는 서팔호, 독특한 아버지 유달수 등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멀티맨(안두호·이철민)이 펼지는 슬랩스틱 코미디다. ◇여전히 유효한 ‘바보 미학’“우리는 완벽한 사람만 대우 받는, 그래서 완벽해 보이려고 애쓰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그런 세상에서 살다가 무대 위 서툰 사람들을 보면 놀리거나 조소하고 싶어지기 보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죠. 이런 마음으로 연극을 보신 분들이 주변의 조금 서툴고 미약하지만 내가 갖지 못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둘러보면 좋겠어요. 그들을 보면서 친구가 되고 싶고, 또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해준다면 요즘 같은 세상에서 또 다른 즐거움이지 않을까요?”장진이 꼽은 이 같은 작품의 미덕은 “덕배가 화이의 가방을 뒤지는 장면”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두툼한 지갑을 발견하고 좋아하지만 온통 1000원짜리라 “뭐 특별히 퇴계 이황을 존경하거나, 자손이거나 그런가?”라고 황당해 하는 덕배와 ‘지갑이 두꺼우면 기분이 좋으니까’라는 화이가 “농담도, 일부러도 아닌, 자연스러운 대사를 주고받는 이 장면에는 그들의 서툰 모습이 가장 잘 담겨있다.”“그런 중에 덕배가 신용카드를 발견하고 좋아하니까 화이가 조금만 쓰라고 해요. ‘밤늦게 고생하시는데 제대로 가져가시는 게 없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분실신고는 내일 점심쯤 하겠다’고. 덕배 또한 ‘나를 바보로 아냐’면서도 현찰이 필요할지 모르니 5000원은 돌려주는 등…행동이 아주 서툴러요. 이 작품에 서툰 장면은 정말 많지만 이 장면이 두 인물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것 같아요.”◇스물셋 그리고 쉰하나의 ‘서툰 사람들’연극 ‘서툰 사람들’ 출연진(사진제공=장차, 파크컴퍼니) 초연 당시 스물셋이던 신진작가 장진은 이제 쉰을 넘긴 중견 작·연출이 됐다. 이제 서른살이 돼 가는 ‘서툰 사람들’을 다시 무대에 올리면서 수정의 기준은 30년 가까이 흐른 지금 시대에 발맞추는 것이었다. 그는 ‘시대’에 맞게 수정된 것들 중 “예전엔 돼지저금통이 있어서 그거라도 드리면 되는데 제가 삼겹살 알레르기가 생긴 다음부턴 돼지저금통만 봐도 두드러기가 나서 그것도 없앴거든요”라는 화이의 대사를 예로 들었다. “지금은 의학이 좋아져서 확실한 병명(알레르기)으로 치환될 수 있거든요. 뚜렷한 목적이 아니라 저도 이 시대에 길들여져서 자연스럽게 나온 대사죠. 30년 전엔 이런 대사를 쓸 생각을 못했거든요. 너무 튀고 이상한 대사이니까요. 지금이니까 쓸 수 있었던 대사라는 생각이 들어요.”수백억원의 제작비가 투자되는 OTT드라마 등으로 바쁜 날들을 보내는 장진에게 지인들은 “수백억짜리 프로젝트에 전력투구해야하는 거 아니냐”고 우려를 표하곤 한다. 이에 장진은 “사실 저에게는 ‘서툰 사람들’이 매진돼 200명의 관객을 만나는 거나 영화로 하루 20~30만명 관객을 만나는 거나 어젯밤 갑자기 생각난 얘기를 친구 한명한테 들려주는 거나 체감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고 토로했다.연극 ‘서툰 사람들’ 장진 작·연출(사진제공=장차, 파크컴퍼니)“단순히 상업적인 사이즈로 제 행보 중간에 왜 ‘서툰 사람들’이 있는지 누구도 판단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만큼 저한테는 너무 중요한 작품이죠. ‘서툰 사람들’은 저와 함께 한 역사가 있거든요. 제 인생의 절반 이상을 보낸 대학로에서 이 작품을 50이 넘어 한다는 건 저에겐 큰 의미죠.”그리곤 2012년 이후 10년만에 ‘서툰 사람들’을 다시 꺼내든 이유에 대해 “작가 입장에서는 미완이라 누구한테 드리기도 어려운, 결국 내가 해야하는 작품”이라며 “이 작품을 내 인생에서 버리느냐 계속 가져가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시기가 지금”이라고 밝혔다. ◇변함없는 “꿈을 꾸게 하고 싶은 마음” “너무 어릴 때 쓴 작품이라선지 아쉬움이 많아요. 게다가 30년 전 작품이라 말이 안되는 것들도 너무 많죠. 23살에는 용납 가능했던 폭이 컸어요. 예를 들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내 캐릭터들의 착한 면들, 순진무구한 면들을 용납하는 폭이 넓었고 어찌 보면 조금 과하게 얘기했던 것도 같아요.”이어 “시대에 맞게 좀 수정해야지 하고 보니 세상을 살면서 빡빡함에 길들여지고 이해가 됐는지 애가 뭐 그렇게 해맑은지…너무나도 허무맹랑할 뿐 아니라 캐릭터들에 설탕을 발라 놓은 것 같았다”며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들도 꼴보기 싫어져서 고친다고 했는데도 여전히 (수정할 것들이) 많다”고 덧붙였다.“그럼에도 서툰 사람들을 통해 꿈을 꾸게 하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예요. 하룻밤 사이에 벌어지는 꿈같은 로맨스처럼요. 만날 수도 없고 만나기도 힘든, 말도 섞을 수 없는 누군가와 설레는 한밤의 로맨스로 대리만족하고 혹은 꿈을 대신 무대에서 꿔주는 듯한 구조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2-11-17 18:3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삶의 의지 불태웠던 여성들, 무대 달군다! 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과 음악극 '괴물'

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왼쪽)과 음악극 '괴물'(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국립정동극장)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뜨거운 토론거리가 되는 사회문제는 시대를 반영하는 무대예술의 소재가 되곤 한다. 서울시뮤지컬단의 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11월 22~12월 1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은 디아스포라를, 음악극 ‘괴물’(11월 17~27일 국립정동극장 세실)은 또 다른 내면의 나를 소재로 꾸린 작품들이다.‘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아동 성폭력을 소재로 한 ‘유진과 유진’에 이은 아동·청소년작가 이금이의 두 번째 뮤지컬화 작품이다. 192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경상도 김해의 작은 마을에 살던 세 소녀가 사진 한장만을 보고 그 먼 포와(하와이)로 시집을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의병활동으로 아버지를 여읜 가난한 양반가문의 딸 버들, 과부가 돼 고향으로 돌아온 홍주, 무당 손녀 송화는 18살에 사진신부로 따뜻하고 공짜로 공부도 시켜준다는 포와로 떠났지만 여전히 힘겨운 현실 속에 내던져진다. 사진보다 늙고 초라하며 데면데면한 남편, 극심한 노동과 인종차별 등 모진 날들 속에서도 삶의 의지를 불태우며 살아낸 이들의 이야기다.‘렛미플라이’ ‘쓰릴미’ ‘아랑가’ ‘어린왕자’ 등의 이대웅 연출작으로 ‘팬레터’ ‘다윈영의 악의 기원’ ‘판’ ‘명성황후’ 등의 김길려 음악감독, ‘식구를 찾아서’ ‘드립걸즈’ 등의 오미영 작가, ‘국경의 남쪽’ ‘콩칠팔 새삼륙’ 등의 이나오 작곡가가 함께 한다.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가난한 양반집 가문의 딸 버들은 ‘빅마우스’ 등 드라마, 뮤지컬 ‘아일랜더’ ‘렛미플라이’ ‘어쩌면 해피엔딩’ ‘포미니츠’ 등의 홍지희와 이혜란, 결혼하자마자 과부가 됐던 홍주는 ‘모딜리아니’ ‘에곤실레’ ‘올모스트 메인’ 등의 이수정과 정은영, 무당 딸로 핍박받던 송화는 ‘미드나잇: 액터뮤지셔’ ‘마리퀴리’ ‘아가사’ ‘인터뷰’ 등의 주다온과 임지영 등 현재 공연계에서 맹활약 중인 배우들과 서울시뮤지컬단원들이 고루 캐스팅됐다. 버들의 무뚝뚝한 남편 태완은 ‘라흐헤스트’ ‘미아 파밀리아’ ‘최후진술’ ‘윤동주, 달을 쏘다’ ‘마마돈크라이’ 등의 박영수와 허도영, 원작에는 없는 태완의 친구 준혁은 ‘사의찬미’ ‘라흐마니노프’ ‘트레드밀’ ‘난세’ ‘니진스키’ 등의 정동화와 김범준이 더블캐스팅됐다.음악극 ‘괴물’은 다양한 작품을 통해 꾸준히 다뤄진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다룬 음악극이다. ‘괴물’은 국립정동극장의 지원 프로그램인 ‘창작ing’ 작품으로 2019년 리딩 쇼케이스를 거쳐 3년만에 정식 무대에 오른다. 소리꾼 김율희 1인 판소리극으로 ‘프랑켄슈타인’의 작가 메리 셸리에서 영감받은 작품이다.음악극 ‘괴물’의 김율희.(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여자라는 이유로 자신의 이름으로 글 쓰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던 시대 ‘프랑켄슈타인’이라는 걸작을 만들어낸 메리 셸리가 자신이 써내려 가는 이야기 속에서 괴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한국 전통 판소리로 풀어낸다. 서양 이야기에 판소리, 가요 굿 등 다양한 국악적 요소가 가미된 ‘괴물’은 조선 후기 소설을 읽어주던 전기수가 시대도, 공간도 알 수 없는 데서 태어난 메리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메리가 글을 쓰며 겪는 고뇌와 내면의 갈등 등이 작품 속 괴물과 프랑켄슈타인 박사를 넘나들며 빗댄다.‘낭랑긔생’ ‘봄을 그대에게’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의 전서연 연출과 2018, 2019년부터 ‘괴물’을 함께 꾸려온 김채린 작가, 류찬 작곡가·음악감독, 류정아 안무가 등이 함께 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2-11-16 18: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맥베스 레퀴엠’ 류정한 “잠 못 드는, 역대 가장 지질한 맥베스!”

연극 ‘맥베스 레퀴엠’ 출연진(사진=허미선 기자)“온전히 맥베스라는 인물을 보여주고 싶어서 매일 배우들, 스태프들에게 묻곤 합니다. 제가 잘 하고 있는지. 작품 중에 ‘맥베스는 잠을 잘 수 없다’는 대사가 있는데 정말 스트레스예요. 괜히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죠. 누구나 맥베스가 되고 누구나 그런 상황에서 그런 일을 벌일 수 있는 지금 어떻게 하면 맥베스라는 인물을 통해 지금 시대를 관통할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를 많이 생각했어요.”송승환에 이은 국립정동극장의 2022년 ‘연극시리즈’ 두 번째 배우인 류정한은 15일 ‘맥베스 레퀴엠’(12월 1~31일 국립정동극)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이 연기할 맥베스에 대해 “역대 가장 지질한 맥베스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연극 ‘맥베스 레퀴엠’ 포스터(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맥베스라는 인물의 내면에 몇백 가지 감정이 있을 텐데 이전에는 대본이나 드라마, 공연 등을 보면서 수많은 주옥같은 대사를 반도 못알아들었어요. 대부분 사람들은 맥베스를 광기어린 욕망에 사로잡힌 캐릭터로 생각하지만 저는 반대로 접근했어요. 역대 맥베스 중 가장 지질한, 좋게 얘기하면 인간적인 맥베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우리 놀라운 배우들이 그 표현들을 다 해주고 있어요.”류정한을 비롯해 원작의 레이디 맥베스에 이름이 주어진 올리비아는 ‘사의찬미’ ‘더 테이블’ ‘썸씽로튼’ ‘난설’ ‘언체인’ 등의 안유진이, 뱅쿠오는 정원조, 맥더프는 김도완, 로스는 박동욱, 던컨은 이상홍, 맬컴은 이찬렬, 재즈 싱어 애너벨은 정다예가 연기한다.‘연극시리즈’는 국립정동극장이 지난해부터 매년 한명의 배우를 선정해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브랜드 기획공연이다. 류정한의 ‘맥베스 레퀴엠’은 지난해 송승환의 ‘더 드레서’에 이은 두 번째 작품으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를 1920년대 스코틀랜드 인근 재즈바로 옮겨 현대화한 작품이다.‘인디아 블로그’ ‘킬롤로지’ ‘라틴 아메리카 콰르텟’ ‘밀레니엄 소년단’ 등의 박선희 연출작으로 ‘라흐헤스트’ ‘일의 기쁨과 슬픔’ ‘태양의 노래’ ‘너를 위한 글자’ ‘인사이드 윌리엄’ ‘빠리 빵집’ 등의 김한솔 작가, ‘로미오와 줄리엣’ ‘태양의 노래’ ‘크레이지 브레드’ 등의 한보람 작곡가 등이 함께 한다. 박선희 연출은 “어떻게 하면 맥베스를 이 시대의 가장 고통 받는 사람으로 그릴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며 “지금 관객들이 가장 공감할 수 있는 ‘맥베스’를 만들기 위해 이런 저런 고민을 했다”고 털어놓았다.연극 ‘맥베스 레퀴엠’ 포스터(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욕망으로 파괴돼 버린 사람에 대해 ‘우리가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까’, 만약 누군가 ‘오늘 밤 그 한 사람만 죽이면 네 인생이 달라진다’고 한다면, ‘(내가 그 사람을 죽인) 그 사실을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한다면 그 살인을 할 수 있지 않을까…그런 작은 질문에서 시작했어요. 특히 ‘맥베스’에서는 많은 사람이 죽잖아요. 결국 죽은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이고 마지막에는 맥베스가 죽기 때문에 일종의 ‘레퀴엠’이 될 수 있겠다 생각했죠.”이어 박선희 연출은 ‘맥베스 레퀴엠’의 목표에 대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조금 더 동정할 수 있는 한 사람을 그려보고 싶었다”며 “그래서 아주 무서운 남자라기보다는 불쌍함과 자기 스스로를 파괴해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만들어 봤다”고 덧붙였다.류정한은 “우리 작품을 연극으로 단정하고 싶지는 않다. 400년 동안 계속 공연된 ‘맥베스’를 굳이 고전이 아닌 새로운 형태로 공연되길 바랐다”며 “적극적으로 음악을 써보자는 생각에 죽은 자를 위한 레퀴엠이라는 형식을 취했다. 음악이 굉장히 많이 나와서 놀라실 수도 있는데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류정한의 말에 박선희 연출은 “넘버링만 12개”라며 “맥베스와 올리비아를 빼고는 모두 마녀”라고 귀띔했다.연극 ‘맥베스 레퀴엠’을 제작한 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왼쪽)와 박선희 연출(사진=허미선 기자)“그 시절에 셰익스피어가 왜 마녀라는 존재를 가져왔을까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무언가를 마녀로 표현한 것 같아요. 가지고 싶은 걸 가지지 못했을 때 말해주는 존재, (나 대신) 더 나쁜 짓을 해주기를 바라는 누군가 등인 것 같았어요. 그런 존재가 있다면 한둘이 아니겠다 싶었죠. 맥베스와 올리비아를 뺀 모두가 마녀로 함께 얘기할 때 음악만큼 좋은 요소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곤 “(마녀들인) 이들에게 접한 음악으로 맥베스의 내면을 더 솔직하게 들려주고자 싶었다”며 “마녀들은 노래를 부른다”고 밝혔다.“원작 ‘맥베스’에서의 캐릭터들이 맥베스의 조력자나 적 등으로 존재한다면 우리 작품에서는 모든 사건 뒤에서 꾸미고 몰아붙이는 듯한 인물들로 등장해요. 각자 역할을 하지만 맥베스의 머릿속에서 튀어나오는 캐릭터들이죠. 맥베스의 하룻밤 꿈이거나 상상일 수도 있어요. 맥베스가 처음부터 죽어있을 수도, 끝까지 안죽을 수도 있죠.”“연극에 대한 경외로 20년만에 연극을 할 용기를 냈다”는 류정한은 맥베스가 자신을 닮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그가 가진 결핍, 욕망 등이 50이 되니 저랑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인물이 더 알고 싶기도 했다”며 “대사 중 ‘선을 알고 있지만 악을 행한다’ ‘아름다운 것은 추하고 추한 것은 아름다운 것’ 등의 대사들이 이 시대를 관통하며 살고 있는 50대 인간으로서 저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누구나 맥베스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인 것 같아요. 욕망, 광기 등에 사로잡힌 맥베스가 아니라 인간 맥베스가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이제 딱 3주가 남았는데 두려움 보다는 기대감이 더 많이 생겨요. 정동극장이 저희 공연을 마지막으로 새로운 극장을 짓는다고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정동극장의 마지막 공연인만큼 책임감이 느껴져요. 마무리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2-11-15 19:00 허미선 기자

[Culture Box] 신구·손병호의 ‘넓은 하늘의 무지개…’, 김상중 ‘미저리’, 양준모 예술감독의 ‘딜쿠샤’ 그리고 뮤지컬 ‘루드윅’

span style="font-weight: normal;"연극 ‘미저리’ 출연진(사진제공=크리에이티브리더스그룹에이트)다시 돌아온 김상중·길해연·고인배, 새로 합류한 서지석·이일화·김재만의 연극 ‘미저리’(12월 24~2023년 2월 5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베스트셀러 작가 폴 셸던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애니 윌크스의 긴박감 넘치는 서스펜스 스릴러 ‘미저리’가 개막을 알리며 캐스팅을 발표했다. 2년 3개월만에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오는 ‘미저리’는 스티븐 킹 소설을 바탕으로 1990년 개봉했던 동명영화를 각색한 작품이다.2012년 벅스 카운티 플레이하우스(Bucks county Playhouse) 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된 후 2015년에는 브루스 윌리스가 제작자이자 배우로 참여해 브로드웨이 브로드 허스트 극장(Broad hurst Theatre) 무대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그룹에이트 제작이사이자 드라마 ‘심야식당’ ‘장난스런 키스’ ‘궁’ ‘돌아온 일지매’ 등과 영화 ‘꽃을 든 남자’의 황인뢰 연출로 2018년 초연된 후 2019년 재연됐다.초연부터 함께 한 김상중과 길해연, 고인배가 베스트셀러 작가 폴 셸던과 그에 집착하는 광팬 애니 윌크스, 보안관 버스터로 다시 돌아온다. 더불어 ‘어쩌다 가족’ ‘캐시백’ 등의 서지석이 폴 셸던 역으로 첫 연극 무대에 오른다. 애니 윌크스에는 영화 ‘나를 죽여줘’ ‘기방도령’ 등과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이브’ ‘연모’ ‘신사와 아가씨’ 등의 이일화, 버스터에는 무대와 스크린, TV 등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김재만이 새로 합류했다.신구, 손병호 등의 연극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12월 8~2023년 2월 1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연극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 포스터(사진제공=극단 수)충청도 어느 시골 변두리 1978년 개관한 ‘레인보우 씨네마’를 배경으로 사회가 외면한 문제를 직면하고 보듬는 연극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가 캐스팅을 공개했다.레인보우 씨네마 폐관을 앞두고 초대 주인인 조병식과 지금의 주인 조한수, 그의 아들 조원우가 모여 좀체 드러내지 못하던 진심을 나누는 이야기로 ‘친정엄마와 2박3일’ ‘사랑별곡’ ‘클로저’ 등의 구태환 연출작이다.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야끼니꾸 드래곤’ 정의신 작가가 대본을 집필한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는 2018년 초연된 후 매년 관객들을 만나며 위안을 전했다.초대 주인인 조병식은 초연부터 2020년 세 번째 시즌까지를 함께 했던 ‘슈퍼히어로의 탄생’ ‘만선’ ‘거룩한 직업’ ‘정의의 사람들’ 등의 김재건과 배우 인생 60주년을 맞은 신구가 더블캐스팅됐다.병식의 뒤를 이어 무지개 씨네마를 운영했지만 폐관하게 된 조한수는 초연부터 꾸준히 함께 해온 ‘킹스 스피치’ ‘맨 끝줄 소년’ ‘성’ ‘1945’ ‘어머니’ ‘데스트랩’ 등 무대와 드라마 ‘얼어죽을 연애따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군검사 도베르만’ ‘마녀는 살아 있다’ 등의 박윤희를 비롯해 지난해 조병식에서 역할을 바꿔 돌아오는 ‘초선의원’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등의 성노진 그리고 새로 합류한 손병호가 번갈아 연기한다.한수의 아들로 영화관 폐관 정리를 돕는 조원우에는 ‘으라차차 내 인생’ ‘비밀의 남자’ 등의 드라마와 ‘환상동화’ ‘웨딩플레이어’ ‘정글라이프’ 등의 이시강, 인피니트 멤버 이성열 그리고 임지환이 새로 합류했다.원우의 고향으로 함께 내려와 일손을 돕는 신태호는 2019년부터 함께 해온 ‘에쿠우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단테 신곡’ ‘오를라’ 등의 한윤춘, 2019년과 2020년 박수영으로 분했던 ‘그녀를 용서할 수 있을까’ ‘사랑별곡’ 등의 김성철 그리고 박장면이 번갈아 무대에 오르며 인형의 탈을 쓰고 생활하는 박수영은 초·재연을 함께 한 조성국이 다시 돌아온다.배우 양준모의 두 번째 예술감독작 뮤지컬 ‘딜쿠샤’(12월 11~23일 국립정동극장 세실)뮤지컬 ‘딜쿠샤’(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영웅’ ‘미세스 다웃파이어’ ‘웃는 남자’ ‘지붕 위의 바이올린’ ‘하데스타운’ ‘레미제라블’ 등의 배우 양준모가 뮤지컬 ‘포미니츠’에 이어 또 다시 예술감독으로 참여한 뮤지컬 ‘딜쿠샤’가 국립정동극장 ‘창작ing’ 무대에 오른다.양준모가 KBS ‘다큐공감-희망의 궁전 딜쿠샤’(2013)에서 영감을 받아 무대화한 작품으로 다큐멘터리 대본을 집필한 김세미 작가 그리고 ‘포미니츠’ ‘워치’ ‘공동경비구역 JSA’ 등의 맹성연 작곡가, ‘스프링 어웨이크닝’ ‘풍월주’ ‘쓰릴미’ 등의 이종석 연출이 함께 한다.국가등록문화재 제687호인 서울 종로구 행촌동 빨간 벽돌집 ‘딜쿠샤’는 3.1운동을 외신으로 처음 보도하는 등 항일 독립운동을 도왔던 미국인 앨버트·메리 테일러 부부가 지어 살았던 집이다. 산스크리트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의미의 딜쿠샤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역사적 사실을 모티프로 한 가상의 인물 금자와 테일러 부부의 아들 브루스 테일러가 편지를 주고받으며 진행된다.브루스는 서울예술단원으로 ‘금란방’ ‘잃어버린 얼굴 1895’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나빌레라’ 등의 최인형이, 금자는 ‘미세스 다웃파이어’ ‘웃는 남자’ ‘레베카’ 등의 하은섬, 메리는 ‘여신님이 보고계셔’ ‘라흐헤스트’ ‘난세’ ‘아랑가’ 등의 이지숙이 연기한다.마지막 선언한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12월 20~2023년 3월 12일 예스24스테이지 1관)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출연진(사진제공=과수원뮤지컬컴퍼니)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삶과 음악세계를 다룬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이하 루드윅)가 마지막 시즌을 함께 할 캐스팅을 발표했다. ‘프리다’ ‘블루레인’ ‘은밀하게 위대하게’ ‘스모크’ ‘인터뷰’ 등의 추정화 연출, 허수현 작곡가·음악감독, 김병진 안무가 콤비작으로 2018년 초연된 후 매년 공연되며 사랑받았다.초연부터 함께 한 ‘스메르쟈코프’ ‘칠칠’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세종, 1446’ ‘아르토, 고흐’ 등의 김주호, 2019년부터 합류한 테이가 모차르트에 대한 동경과 질투,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가슴 아픈 청년시절을 겪은 루드윅으로 다시 돌아오며 ‘용의자 X의 헌신’ ‘인간의 법정’ ‘홀연했던 사나이’ ‘시데레우스’ ‘니진스키’ ‘디아길레프’ ‘빈센트 반 고흐’ ‘프랑켄슈타인’ ‘벤허’ 등의 박민성과 JTBC ‘팬텀싱어’ 출연자로 ‘클림트’ ‘오션스’ ‘은밀하게 위대하게: THE LAST’의 백인태가 새로 합류했다.스스로에 대한 의심으로 고뇌하는 청년 루드윅은 2020년 세 번째 시즌에 함께 했던 ‘미수’ ‘트레드밀’ ‘에곤 실레’ ‘모딜리아니’ ‘미오 프라텔로’ ‘리틀잭’ ‘더 픽션’ ‘알렉산더’ 등의 김준영과 새로 합류한 ‘안나, 차이코프스키’ ‘번지점프를 하다’ ‘스메르쟈코프’ ‘에어포트 베이비’ 등의 정재환, ‘랭보’ ‘배니싱’ ‘터칭 더 보이드’ ‘미드나잇’ ‘박열’ 등의 조훈, 빅톤 멤버로 ‘이퀄’에 출연했던 임세준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건축가를 꿈꿨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한 가상의 인물 마리는 2020년 시즌을 함께 한 ‘고코로’ ‘아이언 마스크’ ‘광화문연가’ ‘더맨인더홀’ 등의 이은율과 ‘더 데빌’ ‘킹 아더’ ‘검은 사제들’ 등의 이지연, ‘웃는 남자’의 유소리가 새로 합류했다.마리와 베토벤을 찾아온 음악신동 발터로는 지난해 ‘빌리 엘리어트’의 빌리 김시훈과 ‘프랑켄슈타인’의 박이든이, 베토벤의 뒤를 잇는 음악가로 분할 피아니스트로는 ‘포미니츠’ ‘오디너리데이즈’의 조재철과 양찬영, 크리스 영이 함께 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2-11-12 19:3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여전한 ‘겟세마네’, 확 바뀐 무대와 함께 7년만의 귀환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지저스 역의 마이클 리(왼쪽)와 임태경(사진제공=블루스테이지)무려 7년만이다. 2020년 한 차례 ‘앤드류 로이드 웨버 기념 콘서트’ 일환으로 선보인 적은 있지만 본극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만나는 건 2015년 이후 7년만의 다섯 번째 한국어 공연이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11월 10~2023년 1월 15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가 7년만에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그 유명한 뮤지컬 작곡가 ‘캣츠’ ‘오페라의 유령’ ‘에비타’ 등의 앤드루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와 작사가 팀 라이스(Tim Rice) 콤비가 꾸린 성스루(Sung-through 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하는) 뮤지컬이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유다 역의 배우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한지상, 윤형렬, 서은광, 백형훈(사진제공=블루스테이지)예수의 생애 중 마지막 7일간의 이야기로 지저스, 유다, 마리아, 빌라도 등은 성서 속 인물들이 아닌 저마다의 운명 앞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등장한다.죽음을 앞둔 지저스의 7일간 행적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 간의 심리적 관계, 저마다의 고뇌, 두려움, 사랑 등에 집중한다. ‘겟세마네’ ‘수퍼스타’ ‘마음 속의 천국’ 등 록 음악에 클래식 선율을 더한 넘버로 유명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1970년 콘셉트 음반으로 첫 선을 보였다. 발매와 동시에 1000만장 이상이 팔려나가며 빌보드 팝 앨범·톱 LP·톱 200 차트 정상에 올랐고 이듬해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초연된 후 1972년 웨스트엔드 무대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브로드웨이 리바이벌 버전으로 2004년 처음으로 라이선스 공연된 후 2006년, 2013년, 2015년에 이어 다섯 번째 시즌을 맞는다. JTBC 경연 프로그램 ‘팬텀싱어’의 멘토로 활약했던 뮤지컬 배우 마이클 리, ‘캣츠’ ‘오페라의 유령’ ‘메이사의 노래’ 등의 브래드 리틀, 포레스텔라 멤버 배두훈 등이 소속된 블루스테이지가 처음 제작하는 뮤지컬이다.2004년 한국 초연을 성사시킨 설도윤 프로듀서가 예술감독으로 참여했고 ‘에비타’의 배우로, ‘오페라의 유령’과 ‘캣츠’의 협력연출로 함께 한 홍승희 연출, 서병구 안무감독, 김성수 음악감독이 다시 함께 하며 파격적이고 독보적인 음악 오리지널리티를 고수하면서도 무대·의상디자인은 완전한 변화를 꾀한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관계자는 “음악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을 예정”이라며 “하지만 2013-15 시즌의 사막 같은 무대와 비교해서는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귀띔했다. 확 바뀔 무대와 의상 디자인의 키워드는 “빛, 불안정함, 비대칭”이다. 서숙진 디자이너 설명에 따르면 “무대는 곧 무너질 듯하고 불안정한 성전의 형태로 그 성전의 기울어진 기둥 사이사이로 새어나오는 빛을 통해 지저스의 마지막 여정 속 인간의 갈라진 내면을 표현한다.”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마리 역의 배우들. 왼쪽부터 제이민, 김보경, 장은아(사진제공=블루스테이지)2013년, 2015년 시즌을 함께 한 마이클 리와 한지상, 장은아, 김태한·지현준이 각각 지저스, 유다, 마리아, 빌라도로 다시 무대에 선다. 시몬 역을 시작으로 브로드웨이 버전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무대에 400회 이상 오른 마이클 리를 비롯해 ‘영웅본색’ ‘드라큘라’ ‘팬텀’ ‘나폴레옹’ 등의 임태경이 신의 아들이라는 숙명과 인간의 삶 사이에서 고뇌하는 지저스를 번갈아 연기한다. 스승인 지저스를 누구보다 경배하고 사랑하면서도 의심과 의문으로 가득 찬 실리주의자 유다는 한지상을 비롯해 2015년 시즌에도 함께 했던 ‘파가니니’ ‘엠’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명성황후’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의 윤형렬 그리고 ‘더 데빌’ ‘킹 아더’ ‘팬레터’ ‘마마돈크라이’ 등의 백형훈과 비투비 멤버로 ‘엑스칼리버’ ‘광주’ ‘썸씽로튼’ ‘삼총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의 무대에 올랐던 서은광이 새로 합류했다.지저스를 헌신적으로 사랑하는 마리아는 다시 돌아온 장은아를 비롯해 ‘헤드윅’ ‘리지’ ‘라흐헤스트’ ‘썸씽로튼’ 등의 제이민, ‘사랑했어요’ ‘세종, 1446’ ‘레베카’ ‘잭 더 리퍼’ 등의 김보경이 트리플캐스팅됐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2-11-09 18:00 허미선 기자

정성숙, 제9대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 취임

제9대 국립정동극장 정성숙 신임 대표이사(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국립정동극장 제9대 대표이사에 정성숙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겸임교수가 취임했다. 8일 국립정동극장은 “정성숙 신임 대표이사가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를 개시했다”고 알렸다. 8일 취임식에서 정 신임 대표는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 판소리와 민속무용 등 전통연희를 주로 공연하였던 한국 최초의 근대식 극장인 원각사를 복원하려는 의도로 건립된 극장”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다.그는 “국립정동극장이 국민으로부터 더욱 사랑받도록 하겠다”며 “국립정동극장이 ‘문화 공영으로 행복한 국민’이라는 국정 과제를 구현하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국립정동극장이 “공연예술을 통해 국민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문화공간”이자 “공연예술의 고객가치 실현을 선도하는 문화기관”이 돼야 한다는 미션과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정성숙 국립정동극장 신임 대표는 국가무형문화재 승무와 살풀이춤 이수자로 문화체육관광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사장과 강남문화재단 전통예술단 예술감독 등을 역임했으며 문화재청 서울특별시·강원도·충청남도·충청북도의무형문화재위원회 위원, 우리춤협회 부이사장 등으로 활동한 공연예술 전문가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2-11-08 18:53 허미선 기자

창작뮤지컬로 무대 오를 ‘베토벤’ 타이틀롤 박효신·박은태·카이

창작뮤지컬 ‘베토벤’이 캐스팅을 공개했다.(사진제공 EMK뮤지컬컴퍼니)‘모차르트!’에 이어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생애가 창작뮤지컬로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이하 EMK)는 8일 2023년 1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할 ‘베토벤’의 캐스팅을 공개했다.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이자 예술가로 관습을 강요당하지 않고 자신만의 음악세계로 아픔마저 승화시키는 루드비히 반 베토벤은 ‘웃는 남자’ ‘모차르트!’ ‘팬텀’ ‘엘리자벳’ 등을 흥행으로 이끈 가수 박효신이 연기한다.더불어 ‘지킬앤하이드’ ‘프랑켄슈타인’ ‘스위니토드’ ‘웃는 남자’ ‘엘리자벳’ ‘팬텀’ ‘젠틀맨스 가이드’ 등의 박은태와 ‘벤허’ ‘엑스칼리버’ ‘몬테크리스토’ ‘베르테르’ ‘레베카’ 등의 카이가 캐스팅됐다.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루드비히에게 세상을 보는 창구가 돼주고 그를 통해 삶의 의지와 열정을 되찾는 연인 안토니 브렌타노는 ‘드라큘라’ ‘지킬앤하이드’ ‘어차피 혼자’ ‘닥터 지바고’ ‘몬테크리스토’ ‘레미제라블’ 등의 조정은, ‘엘리자벳’ ‘마타하리’ ‘레베카’ ‘위키드’ 등의 옥주현 그리고 ‘아이다’ ‘시카고’ ‘맨 오브 라만차’ ‘안나 카레니나’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의 윤공주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루드비히의 동생으로 형의 천재성을 동경하는 올곧은 청년 카스파 반 베토벤은 ‘엘리자벳’ ‘아몬드’ ‘사의찬미’ ‘곤 투모로우’ 등의 이해준, ‘이프덴’ ‘랭보’ ‘마타하리’ ‘웨스턴 스토리’ 등의 윤소호, ‘팬레터’ ‘쓰릴미’ ‘킹아더’ ‘베어더뮤지컬’ ‘엑스칼리버’ ‘고스트’ 등의 김진욱이 트리플캐스팅됐다.성공지상주의자인 은행가 프란츠 브렌타노는 박시원과 김성민, 시인의 꿈을 지닌 프란츠 브렌타노의 동생 베티나는 전민지와 최지혜, 최정상으로만 내달리는 변호사 밥티스트 피초크는 이정수 등이 캐스팅됐다.뮤지컬 ‘베토벤’은 ‘웃는 남자’ ‘엑스칼리버’ ‘마타하리’ ‘프리다’에 이은 EMK의 다섯 번째 창작뮤지컬로 ‘모차르트!’ ‘레베카’ ‘엘리자벳’ 등의 극작가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 콤비작이다.독일 ‘레미제라블’ ‘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 ‘지킬앤하이드’ 등의 길 메머트 연출작으로 ‘프랑켄슈타인’ ‘벤허’ 등의 왕용범 협력연출, 김문정 음악감독, ‘웃는 남자’ ‘데스노트’ 등의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 등이 힘을 보탠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2-11-08 18:38 허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