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그라운드] 어쩌면 우리 이야기! 연극 ‘광부화가들’이 던지는 질문 “예술이란 무엇인가”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22-11-18 19:00 수정일 2022-11-18 19:00 발행일 2022-11-1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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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화가들
연극 ‘광부화가들’의 이상우 연출(사진=허미선 기자)

“거의 반세기를 연극만 하면서 ‘예술이 뭐냐’는 질문을 계속 했어요. 연극은, 예술은 무엇인가에 대해 20대, 30대…나잇대 마다 다르게 느껴졌는데 70대가 되면서는 대답을 해보려고 해도 답이 안나와요.”

10년만에 다시 돌아오는 연극 ‘광부화가들’(The Pitmen Painters, 12월 1~2023년 1월 22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을 준비 중은 이상우 연출은 18일 서울 성북구 소재의 연습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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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광부화가들’ 출연진(사진=허미선 기자)

연극 ‘광부화가들’은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등의 영국 작가 리 홀(Lee Hall) 작품으로 1930년대 영국 동북부 뉴캐슬의 탄광지대 애싱턴을 배경으로 한다. 매주 화요일 가지는 ‘미술감상수업’의 라이언 선생이 그림그리기를 제안하면서 ‘애싱턴 우드 탄광 노동조합 미술감상반’은 자신의 삶을 그리면서 ‘애싱턴그룹’이라는 미술동인으로 주목받기 시작한다.

어려서 탄광촌에서 지낸 리 홀은 2007년 그림 그리는 광부들인 애싱턴그룹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광부화가들’을 완성해 영국 뉴캐슬 라이브 씨어터 무대에서 첫 선을 보였다. 한국에서는 2010년 이상우 연출이 번역까지 맡아 초연된 후 2012년 재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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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광부화가들’ 초연에 이어 헬렌으로 다시 무대에 오르는 문소리(사진=허미선 기자)

10년만에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오면서 “번역을 다시 했다”는 이상우 연출은 이전 시즌과 달라진 점에 대해 “좀더 쉽게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소통하면 좋겠다, 지금도 관객이 웃으면서 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초연에 이어 다시 헬렌으로 돌아온 문소리는 “그런 작품이 많지 않은데 ‘광부화가들’은 문득문득 생각나는 작품”이라며 “세월이 갈수록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고 저한테 자꾸 질문을 하게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작품은 그림으로 예술에 접근하면서 예술에 대해 질문하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 배우를 시작해 지금까지 오는 동안 계속 했던 질문들이 이 작품 안에 들어있어요. 저 역시 아직 찾아가는 중이죠. 이 작품이 정답을 주지는 않지만 그걸 찾아가는 과정을 좋은 동료들과 나누면서 찾아갈 수 있구나를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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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광부화가들’ 연습실 공개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문소리 뿐 아니라 올리버 역의 강신일과 박원상, 광부조합의 간부 조지 역의 정석용과 송재룡, 지미 윤상화와 오용, 애싱턴 관광 부속치과의 설비기사 해리 역의 김중기와 오대석, 라이언 선생 역의 이대연과 민성욱, 아트컬렉터 헬렌 역의 송선미, 조지의 조카 토미 역의 김두진과 노기용, 미술학도이자 드로잉 모델 수잔 역의 노수산나와 김한나 등. 

배우들 역시 “배우로서, 살면서 꾸준히 던지는 질문들이 담겨 있어서 많은 생각과 질문들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삶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입을 모았다. 이상우 연출은 “대본도, 그림도 그렇게 얘기하진 않지만 예술은, 연극은 굉장히 넓구나 싶었다. 그래서 좀 열어놓고 가보자 했다”고 털어놓았다.

“논리적으로 따져서 1 다음 2, 2 다음 3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보고 모두를 아우르는 식으로 가보자 했어요. 그 과정에서 연극은 예술의 한 장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극은 이상하고 특별하니까요. 연극은 그 자체가 우주일 수도 있갰다 싶었고 그걸 극 속에 녹여내고 싶었어요. 관객들에게 연극이 이렇게 갈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했으면 좋겠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