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뮤지컬

쇼뮤지컬 '드림하이' 강오혁 역에 오종혁-이현-정동화

(사진=블레스이엔티, 빅히트 뮤직)쇼 뮤지컬 ‘드림하이’ 캐스팅 라인업이 완성돼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14일 제작사 아트원컴퍼니는 올 5월 개막하는 쇼뮤지컬 ‘드림하이’ 기린예고 교사 강오혁 역에 오종혁과 이현, 정동화를 캐스팅했다고 말했다.엉뚱하지만 학생들에게는 언제나 진심인 괴짜선생 강오혁 캐스팅이 확정되면서 ‘드림하이’를 향한 기대가 더해지고 있다.강오혁 역에 낙점된 오종혁은 1999년 그룹 클릭비로 데뷔해 뮤지컬과 연극 배우로서도 길고 화려한 경력을 쌓아왔다. 2008년 뮤지컬 ‘온에어 시즌 2’를 시작으로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 ‘용의자 X의 헌신’,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등 화제작에 참여해왔다.이현은 ‘드림하이’를 통해 뮤지컬 무대로 컴백한다. 그룹 에이트의 메인보컬로 데뷔한 이현은 히트곡 ‘심장이 없어’, ‘이별이 온다’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보컬리스트다.정동화는 2018년과 2019년 골든티켓어워즈에서 씬스틸러 상과 뮤지컬 배우상을 수상한 실력파 배우로, 다작으로 뮤지컬 팬들을 만나왔다. 올해 뮤지컬 ‘해적’과 ‘어린왕자’, ‘라흐마니노프’에 이어 쇼뮤지컬 ‘드림하이’ 캐스팅을 확정지은 정동화가 강오혁 역으로는 어떠한 연기 변신을 이뤄낼지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강오혁 역까지 캐스팅을 확정지은 쇼 뮤지컬 ‘드림하이’는 지난 2011년 1월부터 2월까지 KBS2에서 방영된 월화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공연으로 주인공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다.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

2023-03-14 11:29 장애리 기자

[비바100]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라이너 프리드 협력연출과 데니 베리 협력안무 “한국 배우와 관객의 특별함, 깊은 감정 교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데니 베리 협력안무(왼쪽)와 라이너 프리드 협력연출(사진제공=에스엔코)“한국의 배우들도, 관객들도 캐릭터나 작품의 스토리 라인에 깊이 공감하고 교감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선지 관객들이 공연을 볼 때의 반응이나 표현이 더 열정적인 것 같아요. 배우들도 연습할 때마다 흥미진진한, 좋은 질문들을 던지곤 해요. 도전장을 던지는 것처럼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그래서 저 역시 다시 고민해야하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질문들이죠. 한국 사람들에게는 ‘한’(恨)이라는 고유의 정서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13년 만의 공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 3월 25~6월 18일 부산 드림씨어터, 7월 14~11월 17일 샤롯데씨어터)의 라이너 프리드(Rainer Fired) 협력연출은 한국 배우와 관객들이 특별한 이유를 “깊은 감정 교감”이라고 짚었다. 13년만에 한국어 프로덕션 무대를 올리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사진은 2019-2020년 월드투어 공연장면(사진제공=에스엔코)데니 베리(Denny Berry) 협력안무가는 “더불어 한국 관객들은 문화 예술에 대한 존중, 이해도가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이 팬데믹에도 유일하게 ‘오페라의 유령’을 공연할 수 있었고 멈추지 않았던 힘”이라고 말을 보탰다.“(‘오페라의 유령’ 원작 연출가) 할(해롤드 프린스), (원작 안무가) 질리언 린 등 존경하는 창작진들이 전하고자 한 것을 지키고 전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하는데 한국 관객들은 이 작품의 위대함을 매우 잘 알아줄 수 있는 굉장한 관객이라고 믿습니다.”뮤지컬 ‘오페라의 유령’라이너 프리드 협력연출(사진제공=에스엔코)◇13년만의 귀환, 오리지널리티의 복원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캣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에비타’ 등의 유명 작곡가이자 제작자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 작품으로 해롤드 프린스(헤롤드 프린스(Harold Smith Prince), 발레리나 출신의 안무가 질리언 린(Gillian Lynne) 등 쟁쟁한 창작자들이 프랑스의 추리작가 가스통 르루(Gaston Leroux)가 1910년에 발표한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꾸렸다.1986년 런던, 1988년 뉴욕에서 초연된 이래 전세계 41개국, 183개 도시에서 17개 언어로 공연돼 1억 4000여만명 관람, 6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흥행작이다. 한국에서는 2001-2002년, 2009-2010년 한국어로 공연됐고 2005년과 2012-2013년 그리고 2019년 끝자락부터 코로나가 한창 극성을 부리던 2020년 여름까지 오리지널 캐스트로 내한공연됐다.  ‘더 팬텀 오브 더 오페라’(The Phantom of The Opera), ‘뮤직 오브 더 나이트’(Music of The Night), ‘올 아이 애스크 오브 유’(All I Ask of You), ‘싱크 오브 미’(Think of Me) 등 그 유명한 웨버의 넘버들과 객석으로 곤두박질하는 1톤짜리 거대한 샹들리에 장면 그리고 ‘한니발’(Hannibal), ‘일무토’(Il Muto), ‘돈 주앙의 승리’(Don Juan Truimphant) 등 유명 오페라의 향연들로 무장한 오페레타 형식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다.19세기 파리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 오페라하우스 지하에 숨어살면서도 늘 5번 박스석을 차지하고 있는 천재음악가 유령(조승우·김주택·전동석·최재림)과 그가 사랑하는 프리마돈나 크리스틴(손지수·송은혜) 그리고 그녀의 연인 라울(송원근·황건하)이 펼쳐가는 이야기다.세 차례의 한국어 공연과 내한공연 모두에 연출진으로 참여한 라이너 프리드 연출은 “‘오페라의 유령’으로 한국 관객들을 계속 만나온 저로서는 ‘연애’(Love Affair)를 넘어 결혼한 부부와도 같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데니 베리 협력안무(사진제공=에스엔코)“2019년부터 2020년까지의 내한공연 당시가 떠오르는데요. 한국에, 대구에 ‘오페라의 유령’ 공연을 간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다들 걱정하고 말렸죠. 코로나 감염률이 엄청 높을 때였고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로 여겨졌거든요. 하지만 3주를 지내고 알게 됐죠. 전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에 와 있다는 걸요. 결국 저희는 한국에서 7개월 동안의 공연에 이은 연장공연까지 할 수 있었어요. 전세계에서 유일한 ‘오페라의 유령’ 공연이었죠.”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 중에도 공연이 계속 됐던 때를 떠올린 라이너 프리드 연출은 “한국인들이 바이러스를 잘 통제할 수 있는 이유는 딱 하나, 공동체로서의 책임감이 강한 사람들이고 그런 사람들이 사는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모두가 문제점 그리고 해결책을 인지하고 한마음으로, 공동의식을 가지고 책임감 있는 행동을 했기 때문에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장기 공연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거든요.”◇걱정에서 확신으로! 한국어 공연만의 특별함, 배우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부산의 출연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유령 역의조승우·김주택·전동석, 라울 황건하·송원근, 크리스틴 손지수·손은혜(사진제공=에스엔코)“이번 ‘오페라의 유령’ 매력은 한국 배우들이에요. 한국인 특유의 열정과 이 작품에 어울리는 깊은 감정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죠. 사실 온라인으로만 오디션을 봤기 때문에 처음에는 좀 걱정을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캐스팅을 잘 했냐’고 묻는다면 지금도 당당하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예스!’라고. 굉장히 흥미로우면서도 설레는 연습과정이었죠.”며 “단 하나의 예술적 배경만을 경험한 배우들이 거의 없다”는 라이너 프리드는 세 번째 한국어 공연에 대해서는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 팀이 만들었던 오리지널 프로덕션을 선보일 것”이라 털어놓았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데니 베리 협력안무(왼쪽)와 라이너 프리드 협력연출(사진제공=에스엔코)이어 각 캐릭터 별로 꼭 필요한 요소들, 평가 기준들에 대해 “유령은 카리스마를 좀 보는 편이다. 권위적인 모습을 보여야 하기 때문에 얼만큼 리드를 잘하는가를 많이 본다”며 “크리스틴은 동정심이 주된 감정이다 보니 연민이 있는지를 본다”고 덧붙였다. “유령, 크리스틴, 라울을 연기하는 배우들은 각자 개성이 굉장히 다른 분들이세요. 조승우 배우는 연기, 전동석 배우는 뮤지컬, 김주택 배우는 성악, 각기 다른 예술 분야에서 오신 분들이라 그만큼 개성과 매력도 색다르죠.”이렇게 전한 라이너 프리드는 “손지수·손은혜 배우는 두분 모두 성악을 바탕으로 굉장히 따뜻한 크리스틴”이라며 “연약함과 청순함을 많이 가지신, 가장 크리스틴에 적합한 캐스팅”이라고 털어놓았다.데니 베리는 “클래시컬한 배경 뿐 아니라 스토리텔링, 이야기의 전달력 등까지 아울러야 하는 ‘오페라의 유령’ 오디션은 단 한번도 쉬웠던 적이 없다. 특히 이번 한국 캐스팅은 조금 더 어려웠다. 온라인으로만 진행했기 때문”이라며 “굉장히 흥미로우면서도 걱정되는 오디션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은 캐스팅”이라고 말을 보탰다.“비밀을 하나 나누고 싶은데요. 35년 간 질리언 안무가와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여러 프로덕션을 올리면서 오리지널을 살리고자 애쓰면서도 그 나라, 그 프로덕션의 배우들을 위해 선물을 하나씩 남겨두곤 합니다. 안무적·연출적으로 배우들과 프로덕션에 어울리게, 그 프로덕션만의 독특함과 특별함을 위해 변화를 주거든요. 이번 공연 역시 굉장히 특별한 변화가 있습니다. 저희가 남기고 가는 그 선물을 찾아보시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3-03-13 18:00 허미선 기자

이도엽·김용준, 손석구, 최희서 연극 ‘나무 위의 군대’

연극 ‘나무 위의 군대’ 출연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상관 역의 이도엽·김용준, 여자 최희서, 신병 손석구(사진제공=달컴퍼니)‘카지노’ ‘나의 해방일지’ 등의 손석구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동주’ ‘박열’ ‘옥자’ 등의 최희서가 연극 ‘나무 위의 군대’(6월 20~8월 5일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로 한 무대에 선다. 2014년 ‘사랑이 불 탄다’ 이후 9년여만이다.연극 ‘나무 위의 군대’는 1945년 태평양 전쟁 후반에 벌어진 오키나와 전투에서 실제로 2년여 동안 가쥬마루 나무 위에 숨어 살았던 이야기를 무대 위에 올린 작품이다.전쟁 경험이 풍부한 본토 출신의 상관과 그저 삶의 터전을 지키고 싶은 오키나와 출신의 신병, 적군을 피해 거대한 나무 위에 올라간 두 사람의 곁에 모습을 드러낸 신비로운 존재 여자 등이 펼쳐가는 이야기다.손석구는 오키나와 출신으로 자신의 공간과 주변 사람들을 지키고자 하는 신병으로, 최희서는 극한 상황에서도 갈등하고 부딪히는 두 병사 곁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여자로 호흡을 맞춘다.본토 출신으로 대의명분을 중시하는 상관 역에는 드라마 ‘작은 아씨들’ ‘아다마스’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등과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데스트랩’ ‘진실X거짓’ ‘네버 더 시너’ 등의 이도엽, 영화 ‘다음 소희’ ‘82년생 김지영’, 드라마 ‘자백’, 연극 ‘보이지 않는 손’ 등의 김용준이 더블캐스팅됐다.연극 ‘온 더 비트’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아들’ 등과 뮤지컬 ‘아몬드’ 등의 민새롬 연출작으로 전쟁 속에서도 대립하고 분열하며 인간의 본성을 수시로 직면하는 두 병사를 통해 전쟁의 무익함, 인간의 존엄성 등에 대해 다룬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3-03-13 17:15 허미선 기자

[비바100] 헨리 8세의 전부인 아닌 오롯이 나, ‘불행 경연’으로 시작해 ‘메가 식스’로! ‘식스 더 뮤지컬’

헨리 8세의 여섯 왕비 이야기를 다룬 ‘식스 더 뮤지컬’(사진제공=아이엠컬처)그 시작은 ‘불행 경연’이었다. 16세기 잉글랜드 왕국 튜더 왕조의 절대군주였고 영국 해군의 창시자였으며 종교개혁, 영국 국교회 수립, 정치적 중앙집권화 등을 이룬 반면 초호화 왕실생활, 과도한 화폐 발행, 인플레이션, 공유지의 사유재산화 등 과(過)도 만만치 않은 헨리 8세에 대해 가장 잘 알려진 사실은 6명의 왕비다.영국의 정체성을 확립한 왕이면서도 ‘결혼 스캔들’로 더 유명한 헨리 8세의 첫 왕비 아라곤의 캐서린부터 캐서린의 시녀 출신인 앤 불린, 헨리 8세가 가장 사랑했던 제인 시모어, 왕비로 궁에 들어갔지만 외모 때문에 ‘왕의 누이’가 된 클레베의 앤, 그의 시녀였던 캐서린 하워드 그리고 마지막 왕비 캐서린 파까지 6명의 왕비 이야기가 ‘식스 더 뮤지컬’(3월 10~26일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로 무대에 오른다.헨리 8세의 여섯 왕비 이야기를 다룬 ‘식스 더 뮤지컬’(사진제공=아이엠컬처)500여년 전 이혼과 참수, 병사 등으로 고통 받은 아라곤(Aragon, 클로이 하트), 불린(Boleyn, 제니퍼 콜드웰), 시모어(Seymour, 케이시 알-셰크시), 클레페(Cleves, 제시 나일즈), 하워드(Howard, 레베카 위크스), 파(Parr, 알라나 마리아 로빈슨)는 누가 더 불행했고 헨리 8세에게 고통받았는지 노래로 펼쳐 보이며 ‘경연’을 벌인다. 가장 고통받았던 최후의 1인을 가려 리드보컬로 내세우기로 한 여섯 여자들의 ‘불행 경연’은 흡사 걸그룹 오디션을 방불케 한다.6명의 왕비들은 시대를 풍미했던 팝 스타들을 모티프로 캐릭터화해 록, 팝, 힙합,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선사한다. 아라곤은 비욘세와 샤키라, 불린은 에이브릴 라빈과 릴레 알렌, 시모어는 아델과 시아, 클레페는 리한나와 래퍼 니키 미나즈, 하워드는 아리아나 그란데와 브리트니 스피어스, 파는 앨리샤 키스에서 영감받아 캐릭터화한 인물들이다. ‘식스 더 뮤지컬’ 관계자에 따르면 “아라곤, 시모어, 클레페, 파는 각 캐릭터의 넘버가 해당 가수들이 부르는 곡 장르와 비슷하다”며 “불린은 자유롭고 반항적인 무드가 록과 어우러지고 하워드는 가십으로 소비되는 팝스타의 모습이 캐릭터와 닮아 있다. 더불어 하워드는 아리아나 그란데의 트레이드 마크 같은 포니테일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어 관계자는 “캐릭터별로 솔로곡이 있어서 한명이 노래를 부르면 5명은 뒤에서 백보컬과 댄스를 담당하며 시종일관 무대를 지킨다”고 귀띔했다.오프닝 넘버 ‘Ex-wives’와 아라곤의 ‘No Way’, 불린의 ‘Don’t Lose Ur Head’, 시모어의 ‘Heart of Stone’, 클레페의 ‘Get Down’, 하워드 ‘All You Wanna Do’, 파의 ‘I Don’t Need Your Love’ 솔로 넘버를 비롯해 왕실화가였던 한스 홀바인이 클레페의 초상화를 그리는 과정을 담은 단체곡 ‘Haus of Holbein’ 그리고 엔딩곡인 ‘Six’에서 이어지는 커튼콜 곡 ‘The Mega Six’까지 10곡의 넘버로 꾸려진다.헨리 8세의 여섯 왕비 이야기를 다룬 ‘식스 더 뮤지컬’(사진제공=아이엠컬처)‘Ex-wives’로 서로 비교하고 경쟁하며 ‘불행 경연’을 펼치던 6명의 여자들이 ‘헨리 8세의 여섯 부인’ 중 하나로 존재하는 것을 거부하고 아라곤, 불린, 시모어, 클레페, 하워드, 파라는 한명의 인간, 나로 오롯이 존재하며 연대해 ‘The Mega Six’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는다. ‘식스 더 뮤지컬’ 관계자는 “극 중 ‘마이크와 펜을 손에 들고 역사를 바로 잡겠다’는 가사처럼 억압을 극복하고 함께 연대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저마다가 이야기를 지닌 한명의 주인공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귀띔했다.‘식스 더 뮤지컬’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동문으로 교내 뮤지컬 소사이어티에서 활동하던 토비 말로우(Toby Marlow)와 루시 모스(Lucy Moss)가 의기투합해 2017년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첫선을 보인 후 오프 웨스트엔드, UK 투어 끝에 2019년 웨스트엔드에 정식 데뷔했으며 2020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식스 더 뮤지컬' 한국어 프로덕션 출연진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아라곤 역의 손승연과 이아름솔, 불린 김지우와 배수정, 시모어 박혜나와 박가람, 파 유주혜와 홍지희, 하워드 솔지와 김려원, 클레페 김지선과 최현선(사진제공=아이엠컬처)비영어권에서의 공연은 한국이 처음인 ‘식스 더 뮤지컬’은 오리지널 공연에 이어 31일부터는 한국어 라이선스 프로덕션이 무대에 오른다. 레플리카(원작 그대로 옮기는)로 공연되는 한국어 버전 출연진은 관계자의 전언처럼 “모두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대단한 가창력의 소유자들”이다. 아라곤 역에는 손승연과 이아름솔, 불린은 김지우와 배수정, 시모어는 박혜나와 박가람, 클레페는 김지선과 최현선, 하워드는 김려원과 솔지, 파는 유주혜와 홍지희가 더블캐스팅됐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3-03-08 18: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파리 오페라 발레의 가장 프랑스다운 ‘지젤’…호세 마르티네즈 감독 “전통 지키면서도 변화를 꾀하는!”

‘지젤’ 중 알브레히트 역의 기욤 디옵(왼쪽부터), 지젤 도로테 질베르, 윌리 강호현, 파리 오페라 발레 예술감독 호세 마르티네즈(사진제공=LG아트센터)“프랑스 발레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 ‘지젤’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특징은 발레가 가질 수 있는 아주 기술적인 요소 뿐 아니라 다양한 변형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감성의 표현이죠.”30년만에 ‘지젤’(3월 8~11일 LG아트센터 시그니처 홀)로 내한한 파리 오페라 발레(Paris Opera Ballet)의 호세 마르티네즈(Jose Martinez) 예술감독은 7일 한국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LG아트센터에서 열린 ‘지젤’ 기자간담회에서 마르티네즈 감독은 “프랑스 국립발레단이 해외 공연을 자주 할 수 있게 되는 것 그래서 프랑스 스타일을 해외에 알릴 수 있게 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파리 오페라 발레의 호세 마르티네즈 예술감독(사진제공=LG아트센터)파리 오페라 발레는 발레에 심취했고 스스로도 스타 발레리노였던 루이 14세가 1669년 시인 피에르 페렝(Pierre Perrin)에게 프랑스어로 공연하는 오페라 아카데미 설립을 허가하면서 시작돼 350여년 간의 명맥을 유지해 왔다.전세계 최고(最高)이자 최고(最古) 타이틀에 걸맞는 작품들을 선보여 온 단체로 한국의 발레리나 박세은이 에투알(수석무용수), 강호현과 윤서후가 각각 쉬제(솔리스트)와 코리페(군무 리더)로 몸담고 있는 발레단이기도 하다.조지 발란신, 케네스 맥밀란, 모리스 베자르, 윌리엄 포사이드, 피나 바우쉬, 앙쥴랭 프렐조카쥬, 웨인 맥그리거, 사샤 발츠 등 글로벌 무용계의 대표적인 안무가들과 작업해온 파리 오페라 발레에게는 물론 무용수로 활동하다 지난해 10월 예술감독이 된 호세 마르티네즈에게도 ‘지젤’은 특별한 작품이다.장 코라이(Jean Coralli)와 쥘 페로(Jules Perrot) 안무, 아돌프 아당(Adolphe Adam) 음악의 ‘지젤’은 파리 오페라 발레가 1841년 6월 파리의 르펠르티에 극장(Salle Le Peletier)에서 전세계 최초로 선보인 작품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쉬제였던 마르티네즈 감독이 파드되를 추는 무용수로 30년 전 내한공연 무대에 올랐던 작품이기도 하다.이번에 선보이는 ‘지젤’은 원작을 바탕으로 파트리스 바르(Patrice Bart)와 외젠 폴리아코프(Eugene Polyakov)가 1991년 재안무한 버전이다. ‘백조의 호수’ ‘로미오와 줄리엣’ ‘잠자는 숲속의 공주’ ‘라 바야데르’ 등 다양한 작품 중 ‘지젤’인 이유에 대해 마르티네즈 감독은 “프랑스 발레 전통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파트리스는 당시의 무대장식과 의상에 충실하면서도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재안무를 진행했습니다. 재해석과 변화도 있지만 원작이 가진 미학적 부분들을 최대한 존중한, 원작과 상당히 유사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고전발레의 정수를 존중하면서도 현재의 무용수들이 가진 다양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는 안무로 프랑스 발레를 이상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작품이죠.”‘지젤’에서 지젤과 알브레히트로 호흡을 맞출 도로테 질베르(왼쪽)와 기욤 디옵(사진제공=LG아트센터)지젤 역의 에투알 도로테 질베르(Dorothee Gillbert)는 “파리 오페라 발레의 ‘지젤’은 테크닉, 특히 다리의 움직임이 중요한 작품이다. 2막 같은 경우에는 푸앵트(Pointe), 데벨로빼(Developpe), 점프 후 착지 등 기술적인 난이도가 높은 작품”이라며 “이러한 기술적 난이도가 다른 무용단의 ‘지젤’과 다른 점”이라고 전했다.“각 무용수마다 자신만의 지젤이 있을 정도로 굉장히 다릅니다. 무용수가 갖고 있는 저마다의 개성과 기술적 성숙도가 공연에서 드러나기 때문이죠. 저 자신도 15년 전 추던 지젤과 지금이 다르다고 생각될 정도예요. 이전에 훌륭한 무용수들이 수도 없이 ‘지젤’을 공연했음에도 지금까지 계속되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부임 3개월을 맞은 마르티네즈 감독은 “지금까지는 무용수들의 이야기들을 들었다”며 “이제 조금씩 중요한 결정들, 파리 오페라 발레의 미래를 이끌어갈 결정들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파리 오페라 발레 ‘지젤’ 중 윌리로 분할 쉬제 강호현(사진제공=LG아트센터)“고전 무용요소인 ‘푸앵트’라는 발끝으로 서는 기술을 현대와 어떻게 접목할지 고민 중입니다. 더불어 무용수들이 연습하고 다음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 각 무용수들이 자신의 경력을 구축해 나가는 방식 등이 변해가고 있으니 저희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차근차근 고요함 속에서 변화를 이끌어가고자 합니다.” 이어 “2023년까지는 전 예술감독인 오렐리 뒤퐁(Aurelie Dupont)의 프로그래밍을 따르면서 24/25년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프로그래밍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젊은 무용가들이 어떻게 예술적인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감독으로서 젊은 무용수들에게 경력을 쌓을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그리곤 이번 ‘지젤’에서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내한하지 못한 위고 마르샹(Hugo Marchand)을 대신해 알브레히트 역으로 첫 주역을 맡은 쉬제 기욤 디옵(Guillaume Diop)과 한국의 강호현을 “파리 오페라 발레의 미래를 이끌어갈 무용수”라고 소개했다.기욤 디옵은 “엄청난 기회에 감사하고 있다. 알브레히트 역을 가장 위대한 에투알 중 하나인 도로테 질베르와 함께 하게 돼 큰 영광”이라며 “도로테와 함께하면서 배우는 것이 많다. 무용수로서의 전문성, 어떻게 연기해야 하는지 등 성숙할 수 있는 기회”라고 털어놓았다.“알브레히트는 해석의 여지가 다양한 역할이에요. 기술적으로도 어렵고 극적인 장면도 많죠. 그 극적인 순간의 감정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기술적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큰 도전이지만 이런 기회가 주어진 데 감사하며 잘 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지젤’의 하이라이트인 윌리들의 군무에 전 회차, 솔리스트로 두 차례 참여하는 한국의 발레리나 강호현은 “오리지널 ‘지젤’의 발 테크닉을 잘 보여줄 수 있게 재해석된 안무로 의상도 발목이 드러나는 의상을 입는다”며 “그래서 어떻게 정확히 발 포지션을 표현해낼지, 푸앵트에서 발 포인트를 어떻게 이용할지, 어떻게 조화로운 군무를 만들어낼지를 가장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파리 오페라 발레 호세 마르티네즈 예술감독(왼쪽부터)과 무용수들. 지젤’ 중 알브레히트 역의 기욤 디옵, 지젤 도로테 질베르, 윌리 강호현(사진제공=LG아트센터)마르티네즈 감독은 파리 오페라 발레 내 한국인 무용수들에 대한 물음에 “발레는 국제언어이기 때문에 국적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며 “무대에서 몸의 움직임을 통해 감동을 전하는 것이 발레”라고 답했다. 이어 “제가 발레리노로 일할 때도 김용걸이 솔리스트로 있었다. 외국에서 오신 분들이 참여해주실 때 파리 오페라 발레가 더욱 풍성하고 풍요로운 공연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30년만의 내한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파리 오페라 발레가 어떻게 발전했고 어떤 감동을 주는지를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각 무용수들이 자신의 방식으로 해석해 보여드릴 겁니다. 그러한 변화들이 파리 오페라 발레의 특성이 되는 일련의 현상들을 함께 봐주시길 바랍니다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3-03-07 20:52 허미선 기자

조준형, 연극 ‘종이풍선’ 출연…"후배들 지원사격"

배우 조준형이 연극 ‘종이풍선’으로 관객과 만난다. 7일 소속사 까미노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배우 조준형은 연극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후배들을 응원하고, 자본 논리에서 벗어나 다양한 연극을 올릴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작품에 출연을 결심했다.연극계 고전으로 불리는 ‘종이풍선’은 평범한 부부의 지루한 일상 탈출을 그린 2인극으로, 미묘한 대화술과 심플한 이미지 상징만으로 섬세한 남녀의 심리와 극적 공간을 만들어내는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일본작가 기시다 쿠니오의 단막희곡을 임세륜 연출가가 한국 정서와 현실에 맞게 번역, 연출해 완성도를 높였다.오는 22일부터 5월 28일까지 개최되는 연극 페스티벌인 ‘무죽 페스티벌’ 기간에 선보일 예정이다.대학로 최장수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의 주인공으로 널리 알려진 배우 조준형은 지난 30여년간 연극 외길을 걸어오며 개인 관객 동원 50만 명, 유일하게 교과서에 실린 배우 등 여러 타이틀을 보유한 연극계 대부와도 같은 배우다.최근 드라마와 영화로 조금씩 영역을 넓혀온 그는 지난해 방영된 MBC 드라마 ‘드레이서’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한편 ‘무대에서 죽을란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올해 9번째 개최되는 ‘무죽 페스티벌’은 3개월 간 총 7편의 작품으로 관객과 만난다.조준형 배우가 출연하는 ‘종이풍선’은 3월 8~19일 극장 동국에서 공연 예정이다.신화숙 기자 hsshin087@viva100.com

2023-03-07 11:03 신화숙 기자

[컬처스케이프] 뮤지컬 ‘캣츠’ 브래드 리틀·조아나 암필·잭 댄슨 ② “새로운 근육들을 발견하는 매일 그리고 한국관객다운 한국관객”

뮤지컬 ‘캣츠’ 오리지널의 럼 텀 터거 잭 댄슨(왼쪽부터), 그리자벨라 조아나 암필, 올드 듀터러노미 브래드 리틀(사진=이철준 기자)“제 무릎이 이렇게 안좋은지 몰랐어요. ‘캣츠’를 하면서야 제 체력이 안좋다는 걸 깨달았죠. 또 하나 크게 깨달은 건 고양이가 아닌 사람이 고양이 짓(?)을 하면 몸이 망가진다는 사실이죠.”뮤지컬 ‘캣츠’를 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자신에 대해 이렇게 눙치며 웃는 올드 듀터러노미 역의 브래드 리틀은 “이 작품을 하면서 ‘나 이거 잘 하네’ 라고 할 만한 건 여전히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을 보탰다. 브래드 리틀의 말에 그리자벨라 조아나 암필도 “브래드의 말이 농담이 아니다”라며 동의를 표했다.“저는 ‘캣츠’를 하기 전에는 (뮤지컬 ‘미스사이공’의 킴,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마리아, ‘레미제라블’ 판틴과 에포닌 등) 춤을 추는 작품이나 역할이 없었어요. ‘캣츠’로 처음 춤을 추면서 ‘나한테 이런 근육이 있었어?’ ‘여기에 근육이 있었어?’ 했어요. 지금도 매일 새로운 근육을 발견 중이죠.”뮤지컬 ‘캣츠’ 오리지널의 그리자벨라 조아나 암필(사진=이철준 기자)그렇게 ‘캣츠’를 통해 처음 격렬한 춤을 선보이고 있는 조아나 암필은 “지금까지의 그리자벨라들은 하지 않았던 제테(Jete, 다리를 앞뒤로 펼쳐 뻗으며 도약하는 발레 동작)라는 발레 동작을 직접 선보이고 싶은 욕심에 열심히 배워서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처음에는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너무 어려웠지만 저와의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출님한테 될 때까지 하고 싶다고 얘기해 배워서 하고 있습니다. 제테를 하는 최초의 그리자벨라죠. 그렇게 저를 재발견 중이에요.”◇전무했던 조아나만의 제테, 브래드의 흔들리지 않는 노래, 이제는 토하지 않는 잭의 건강해진 폐?“저 역시 함께 하는 친구들(동료배우들)에게 ‘너도 이 근육이 매일 아프니?’라고 물어요. 진짜 자랑스러운 답일 수도 있는데 춤추는 캐스트들한테 ‘제일 어려운 넘버가 뭐냐?’고 물으면 ‘오프닝’이라고 해요. 춤을 엄청 힘들게 추면서 노래도 해야 하는, 스태미너를 높게 유지해야하거든요.”이어 “힘든 티를 내지 않고 활기차게 에너지를 유지해야하는 곡인데 그게 바로 제 넘버!”라며 웃는 브래드 리틀은 “다행히도 저는 노래에 대해서는 숙련이 됐는지 그 넘버를 하면서 힘들지는 않다”고 덧붙였다.“그런데 댄서들은 노래하는 게 얼마나 힘들겠어요. 저희 그거 녹음 아닙니다. 백보컬도 없어요. 진짜 라이브로 노래하고 춤춥니다. 관객분들께 곡 알려드리고 싶었어요.”브래드 리틀의 말에 잭 댄슨은 “처음에 (브래드 리틀이 진짜 라이브라고 강조한 오프닝 넘버) 저 장면을 연습할 때는 네번이나 토할 뻔하기도 했다”며 “저는 공연 자체가 마라톤이라고 생각한다. 연습실에서 ‘우리는 운동선수라고 불러도 된다’고 할 정도로 고강도의 연습을 한다”고 털어놓았다.뮤지컬 ‘캣츠’ 오리지널의 올드 듀터러노미 브래드 리틀(사진=이철준 기자)“노래 영상으로만 오디션을 본 후 합격해 연습실에 처음 갔을 때는 진짜 힘들었어요. 힘들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러닝, 점핑, 슬라이딩 등을 계속, 쉬지 않고 시킬 줄은 몰랐죠. 노래와 춤이 끝나고 아기 고양이들 앞에서 섹시하게 대사를 해야 하는데 안나오더라고요. 너무 숨이 차서. 근데 이제는 잘하고 있어요. 폐가 건강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이렇게 눙치는 잭 댄슨에 브래드 리틀은 “그렇게 힘든데도 지금까지 아파서나 어떤 이유로든 단 한번도 공연을 빠진 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브래드도 그렇잖아”라고 대수롭지 않게 대꾸하는 잭 댄슨에 브래드 리틀은 “너랑 내 노래를 비교해 봐! 완전 대조적이잖아. 난 노래만 하면 되지만 넌 엄청난 춤과 동작들까지 해야 하잖아”라며 웃었다.◇고양이에 대한 예의 그리고 ‘한국관객다운 한국관객’에 박수를!뮤지컬 ‘캣츠’ 오리지널의 럼 텀 터거 잭 댄슨(사진=이철준 기자)“저는 되게 절실하게, 마음을 담아 제리클 고양이들에게 그렇게 얘기해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줘’라고요.”극 중 “고양이를 만나면 예의를 지켜달라”는 메시지는 어쩌면 “고양이에 빗대 서로에 대한 예의와 배려 그리고 다름의 인정 등을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는 질문에 조아나 암필은 동의를 표하며 이렇게 답했다. 브래드 리틀은 “솔직히 저는 인간에 대한 비유가 아닌, 온전히 고양이로서 얘기한다”고 밝혔다.“한국에 와서 깨달은 사실이 있어요. 한국 사람들 중에 고양이를 싫어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고양이로서 ‘우리도 너희들하고 다를 것 없는 그냥 생명체니까 우리를 무서워하지 말라’고 ‘그냥 시간을 좀만 내서 우리한테 안녕이라고 인사 한번 해줘’라고 얘기해요.”잭 댄슨 역시 “고양이라는 동물은 그들만이 가진 특별하고 독특한 매력이 있다. 그래서 예술 작품을 다루듯 해야하는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며 “좀더 애정을 가지고, 예술 작품을 다루듯 섬세하게 우리를 다뤄 달라는 메시지인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웨스트엔드에서의 ‘캣츠’ 후 한국에서도 ‘캣츠’ 무대에 오르고 있는 잭 댄슨은 ‘한국 관객다운 한국 관객’에 대해 “존중”이라고 표현했다.“웨스트엔드는 극장에서 술과 아이스크림을 팔아서 즐기면서 관람하는 문화라면 한국 관객들에게는 존중받는 느낌을 받아요. 저마다의 문화이니 뭐가 옳다 그르다 말할 수는 없지만 한국 관객들은 저희에 대한 존중을 표현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서도 한국 관객들이 우리에게 호응을 보내고 있다는 느낌을 충분히 받고 있죠.”꽤 오랫동안 한국 무대에 올랐던 브래드 리틀은 “15년 전 관객들의 반응이 그립다”며 “지금은 사진들을 찍느라 바쁘지만 그때의 커튼콜에서는 한대 얻어맞는 것 같은 환호와 우레 같은 박수소리가 있었다”고 회상했다.뮤지컬 ‘캣츠’ 오리지널의 럼 텀 터거 잭 댄슨(왼쪽부터), 그리자벨라 조아나 암필, 올드 듀터러노미 브래드 리틀(사진=이철준 기자)“그 느낌을 우리 젊은 친구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게 너무 안타까워요, 순진한 아이가 크리스마스 선물상자를 열었을 때처럼 기쁨과 아쉬움, 고마움 등을 담아 보내는 박수와 환호가 너무 그립습니다. 그걸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발전하는 (카메라) 기술이 얄밉기도 해요. 박수 없는 커튼콜은 정말 힘들거든요.”조아나 암필은 “저희 말을 경청하고 깊이 있게, 열정적으로 이해하려는 한국관객들이 너무 감사하다”며 진지하게 마음을 전했다.“덕분에 저 역시 다시 (내한공연으로 한국 무대에) 돌아오고 싶었어요. 그리고 지금 무대에 서 있습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3-02-24 18:35 허미선 기자

[비바100]‘한국’을 닮은 뮤지컬 ‘캣츠’ 브래드 리틀·조아나 암필·잭 댄슨① ‘젤리클다운 젤리클’ 그리고 ‘나다운 나’

뮤지컬 ‘캣츠’ 오리지널의 올드 듀터러노미 브래드리틀(왼쪽부터) 럼 텀 터거 역 잭 댄슨, 그리자벨라 조아나 암필(사진=이철준 기자)“‘젤리클’(Jellicle)이라는 자체가 어떤 부족의 이름이잖아요. 가족이죠. 그 안에 속할 수 있는 것은 충성심 같아요. 우리 가족이 그렇듯 다른 고양이들한테 무엇이든 줄 수 있는 충성심과 그 안에서의 철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럼 텀 터거로서 팀워크도 중요하고 하지만 내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가족 구성원으로서 서로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뮤지컬 ‘캣츠’(Cats, 3월 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오리지널 공연에서 럼 텀 터거(Rum Tum Tugger)로 분하고 있는 잭 댄슨(Jack Danson)은 ‘젤리클다운 젤리클’에 대해 “충성심과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을 꼽았다.뮤지컬 ‘캣츠’ 오리지널 공연장면(사진제공=에스엔코)선지자 고양이 올드 듀터러노미(Old Deuteronomy) 역의 ‘캣츠 베테랑’ 브래드 리틀(Brad Little)의 표현을 빌자면 “캣츠 베테랑이 될”(Be Veteran) 잭 댄슨은 웨스트엔드에서 ‘맘마미아!’ 스카이 역으로 데뷔해 ‘캣츠’ 무대에 오른, 이번 내한 공연으로 처음 한국을 찾은 가능성 넘치는 뮤지컬 신예다. 뮤지컬 ‘캣츠’는 ‘지저스크라이스트수퍼스타’ ‘오페라의 유령’ ‘에비타’ ‘러브 네버 다이즈’ 등의 뮤지컬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와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Cameron Mackintosh)의 첫 의기투합작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영국 시인 T.S 엘리어트(Thomas Stearns Eliot)의 우화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Old Possum‘s Book of Practical Cats)를 바탕으로 한다.뮤지컬 ‘캣츠’ 오리지널의 올드 듀터러노미 브래드리틀(왼쪽부터) 럼 텀 터거 역 잭 댄슨, 그리자벨라 조아나 암필(사진제공=에스앤코)앤드류 로이드 웨버, 카메론 매킨토시 그리고 2018년 세상을 떠난 발레리나 출신의 안무가 故 질리언 린(Gillian Lynne)이 고양이들의 습성들을 안무화해 1981년 런던 초연 후 이듬해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일년에 단 한번 천상으로 보내져 새로 태어날 기회를 얻을 고양이를 선택하는 무도회 ‘젤리클 볼’(Jellicle Ball)에 모여든 각양각색의 고양이들이 선지자 고양이 올드 듀터러노미(브래드 리틀)를 기다리며 털어놓는 저마다의 사연을 담은 성스루(Song Through, 대사 없이 노래로 이루어진 형식의) 뮤지컬이다.뮤지컬 ‘캣츠’ 오리지널의 올드 듀터러노미 브래드리틀(사진=이철준 기자)◇한국을 닮은 ‘캣츠’, 젤리클다운 젤리클“‘캣츠’라는 뮤지컬 자체가 되게 한국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적 정서가 많이 묻어난달까요.”선지자 고양이 올드 듀터러노미 역의 브래드 리틀은 “한국 사람들이 잘 이해할 수 있는 철칙이 젤리클 안에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김가네, 박가네, 최가네…그 가문만의 철칙 같은 게 있잖아요. 제리클도 그런 것 같아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철칙에 반한 혹은 벗어난 친구가 그리자벨라(Grizabella)죠. ‘Jellicle Songs for Jellicle Cats’에 나오는 12개명에 함축된 젤리클 바이블 안에 있는 것들을 하지 않겠다고 떠났던 한 아이(그리자벨라)가 자신을 수용해 달라고 해요. 이 호소를 우리가 수용을 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산을 같이 넘어가는 과정이 극의 후반부 같아요. 결국 우리가 그녀의 호소를 수용하는 것이 ‘캣츠’의 성공포인트죠.”2005년 ‘오페라의 유령’ 내한 공연으로 한국과 첫 인연을 맺은 후 “미국인으로서 한국에서 살고 있는 저의 한국살이(코리안 라이프)”에 빗대기도 했다. 꾸준히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왔지만 한국의 어느 가문에도 속하지 않았던 브래드 리틀은 한국인 아내와 결혼하면서 “지금은 (그리자벨라처럼) 수용된 상태”라고 표현했다.매혹적인 고양이였지만 초라하고 늙은 모습으로 돌아와 고독 속에 지내고 있는, ‘캣츠’의 대표 넘버 ‘메모리’(Memory)의 주인공인 그리자벨라를 다섯 번째 만나고 있는 ‘캣츠 베테랑’ 조아나 암필(Joanna Ampil)은 ‘젤리클다운 젤리클’에 대한 질문에 “젤리클 볼에 참여할 수 있는 자들, 거기에 참여해 자신이 어떤 고양이인지 뽐내는 자들”이라고 밝혔다.“저, 그리자벨라는 사람들한테 용서받고 수용받는 것 그리고 다른 고양이들 같은 경우엔 다시 태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젤리클 볼을 제 인생에 빗대자면 오디션 같아요. 젤리클 볼은 구원받아 다시 살 기회를 얻기 위한, 오디션은 배역을 얻기 위한 경쟁구도잖아요. 다만 오디션과 젤리클 볼의 차이는 있죠. 오디션은 때때로 제가 이 역할에 합격했다는 걸 싫어하는 친구도 있을 수 있어요. 당연해요. 그게 인간의 본성이니까요. 하지만 젤리클 볼은 누가 선택을 받든 기꺼이 기뻐해주고 응원하죠.”◇‘나다움’을 담은 그리자벨라, 올드 듀터러노미, 럼 텀 터거 뮤span style="font-weight: normal;"지컬 ‘캣츠’ 오리지널의 그리자벨라 조아나 암필(사진=이철준 기자)“살아온 게 다르니 배우들마다 같은 역할을 표현해도 얼마나 다르겠어요. ‘캣츠’에는 각 캐릭터마다 참고하는 핵심 단어가 있어요. 그리자벨라는 ‘상처’ ‘당당함’ 그리고 ‘포기할 줄 모르는 것’이죠. 그 단어가 주어졌을 때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하는지는 배우마다 달라요. 제 인생의 경험을 빗대는 게 제일 진실되게 표현되는 것 같아요.”그렇게 ‘나다움’을 담은 그리자벨라를 연기 중이라는 조아나 암필은 “그래서 저는 아직 발전시키는 과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조아나 암필의 말에 브래드 리틀 역시 “인생을 살면서 계속 새로운 일이 생기기 때문에 매일 새롭게 배우고 있는 과정”이라고 동의를 표했다.뮤지컬 ‘캣츠’ 오리지널의 럼 텀 터거 잭 댄슨(사진=이철준 기자)“얼마 전 딸이 생긴 저는 늦둥이 아빠예요. 이제 세살이 된 딸을 가르치고 키우는 게 제 인생의 새로움이죠. 그로 인해 저 역시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의 성장에 아빠로서 가져야 하는 책임감, 순간순간 내려야 하는 결정 등이 저의 올드 듀터러노미에 반영되면서 새로워지는 것 같거든요.”올드 듀터러노미에 새롭게 반영되는 것들을 “딸이 알려주는 새로움들”이라고 표현한 브래드 리틀은 “매일매일 기분도, 생각도 새로운 것들이 생긴다. 공연을 하면서 항상 딸을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딸이라는 존재가 생기고 아빠가 되면서 올드 듀터러노미도 달라지고 있다”고 털어놓았다.“예전의 올드 듀터러노미도 다른 고양이들이 배우고 깨닫기를 바라는 부모이자 대장으로서의 좋은 마음이 있었어요. 하지만 주입(Push)하려던 면이 있었던 것 같아요. 반면 지금은 그들이 스스로 깨닫기를 바라고 스스로의 의지로 그를 향해 갈 수 있게 가이드해주는 것 같아요.”잭 댄슨은 “럼 텀 터거를 비롯한 어떤 역할이든 신선하게 임하려고 한다”며 “어떤 역할이나 작품을 만났을 때 신선하게, 저만의 것을 만들기 위해 아무 선입견 없이 접하려 노력한다”고 털어놓았다.“이전에 선배들이 이 역할을 연기한 것을 보지 않고 임했던 것 같아요. 그 작품 자체에 대한 정보도, 노래도 듣지 않은 상태에서 만나야 저라는 사람이 럼 텀 터거 안에 녹아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야 관객들도 시늉이 아닌 진짜라고, 가장 진실 되게 받아들이실 것 같아서 항상 신선하게 임하려고 노력했죠.”◇이구동성 “다시 살 기회가 주어져도 지금처럼!”뮤지컬 ‘캣츠’ 오리지널의 럼 텀 터거 잭 댄슨(왼쪽부터), 그리자벨라 조아나 암필, 올드 듀터러노미 브래드 리틀(사진=이철준 기자)“구원되더라도 지금과 똑같이 살고 싶어요. 감사하면서 지금 삶을 유지하고 싶어요. 3살 때의 꿈인 ‘우주에 가고 싶다’거나 ‘과학자가 되고 싶어’ ‘뇌수술을 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 등으로 아주 특이하게 가볼까도 싶지만 사실은 구원받아도 지금 이대로 어제와 같이, 오늘과 같이 살고 싶어요. 그래서 구원을 못받나 봐요.”잭 댄슨은 뮤지컬 ‘캣츠’ 중 그리자벨라처럼 “구원을 받아 다시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이라는 질문에 “지금처럼”을 선택하며 웃었다. 조아나 암필도 “저 역시 그렇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다만 구원을 받아서 시간이 주어진다면 음악공부를 좀 더 많이 하고 싶어요. 피아노도 칠 수 있고 악보도 더 빨리 한눈에 볼 수 있게끔요. 그리고 춤도 잘 춰서 ‘캣츠’가 좀 더 쉽게 다가왔으면 좋겠어요.”브래드 리틀 역시 “지금처럼”을 외치면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여자가 출산할 때의 고통, 그때 아기와 갖게 되는 유대감이 도대체 무엇인지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그 고통이나 유대감이 피부로 와닿지를 않거든요. 도대체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되면 너무 경이로울 것 같아요. 죽을 것 같은 산고를 이겨내야 하겠지만 그 역시 경험하고 싶어요. 지금은 제가 무덤에 묻힌다 해도 알지 못할 느낌이잖아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3-02-24 18:3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지금’에 화두를 던지는 연극 ‘파우스트’…“원작에 충실한 해석, 미장센 살린 현대적 비주얼!”

연극 ‘파우스트’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메피스토 역의 박해수(왼쪽부터), 그레첸 원진아, 양정웅 연출, 파우스트 유인촌, 젊은 파우스트 박은석(사진제공=샘컴퍼니)“지금 가장 필요한 연극이 아닌가 싶습니다. 괴테가 오래 전부터 던져온 인간의 욕망에 대한 화두가 세속과 욕망으로 끝없이 질주하는 현대인에게 많은 질문과 감동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21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파우스트’(3월 31~4월 29일 LG아트센터 서울 시그니처 홀) 제작발표회에서 양정웅 연출은 “지금 왜 ‘파우스트’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한 ‘파우스트’는 황정민의 ‘리차드 3세’ ‘오이디푸스’를 비롯해 ‘로미오와 줄리엣’ ‘헤롤드 앤 모드’를 선보여 온 샘컴퍼니의 연극 시리즈 5번째 작품이다.‘파우스트’는 세상의 모든 지식을 섭렵하고 인간의 한계를 느낀 노학자 파우스트(유인촌)가 영혼을 건 악마 메피스토(박해수)와의 계약을 통해 젊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메피스토의 부추김으로 현세적인 욕망과 쾌락에 사로잡힌 젊은 파우스트(박은석)와 그가 첫눈에 반한 그레첸(원진아)을 통해 사랑과 구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연극 ‘파우스트’ 포스터(사진제공=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코리올라누스’ ‘페르 귄트’ ‘햄릿’ 등 셰익스피어 스페셜리스트이자 고전에 심취한 양정웅 연출작으로 유인촌이 파우스트로, 최근 OTT에서 맹활약 중인 박해수가 메피스토로 분한다.영혼을 건 계약으로 젊어진 파우스트는 드라마 ‘펜트하우스’와 연극 ‘아트’ ‘히스토리 보이즈’ ‘아마데우스’ 등의 박은석이, 그가 첫눈에 반한 그레첸은 ‘파우스트’로 첫 연극 무대에 오르는 원진아가 연기한다.양정웅 연출은 연극 뿐 아니라 오페라, 영화 등 다양한 매체로 변주돼 온 이전 작품들과의 차별점으로 “원본에 충실한 해석과 미장센을 살린 현대적 비주얼”을 꼽았다.“1, 2부로 구성된 원작 ‘파우스트’ 중 학자 파우스트의 비극을 다룬 1부를 합니다. 원작을 그대로 하면 5, 6시간 정도라 절반 정도로 줄이지만 괴테의 텍스트가 가진 아름다움과 음악적이고 문학적인 것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변주할 예정입니다. 원본에 충실하게 해석해 작품 원전을 보여드리면서 현대적 비주얼, 미장센을 살린 연출을 선보이고자 합니다.”이어 양 연출은 “훌륭한 배우님들이 있는 것도 차별점”이라며 “더불어 LG아트센터 서울이 제작하는 첫 대극장 연극으로 스펙타클을 보여드리고 싶은 포부가 있다”고 덧붙였다.“1부가 개인의 구원과 욕망, 사랑을 다룬다면 2부는 산업, 국가 등 굉장히 심오한 주제를 가지고 있죠. 2부는 1부에 비해 2배 이상 깁니다. 저희는 1부만을 다루기 때문에 그레첸을 통한 구원과 희생, 사랑 등의 메시지는 일부를 표현하며 2부 엔딩을 암시합니다.”유인촌은 1997년 제작자 겸 메피스토 역의 배우, 우노의 낭독 버전의 1인 2역에 이어 이번 ‘파우스트’로 세 번째 인연을 맺는다. 그는 “파우스트 역할은 처음이지만 이 역할이 가진 인간으로서 최고의 지성을 알고 있다”며 “공부도 할 만큼 했고 여러 가지를 누리면서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더 열망하고 그것을 향해 뭘 더 해보려는 욕망이 굉장히 강한 인물”이라고 전했다.연극 ‘파우스트’의 유인촌(사진제공=샘컴퍼니)“그 안에 항상 선만 있는 것도 아니고 악도 있어요. 요즘 시대는 선악이 불분명한 느낌이 있죠. 저는 파우스트가 선악이 확실한 입장의 인물이 아닌가 싶어요. 그가 여러 가지 업적도 갖고 있어서 사실 좀 어렵기는 합니다만 나름대로 여러 가지를 표현할 수 있는 그런 배역이라고 생각합니다.”‘낫심’ 이후 5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박해수는 복귀작으로 ‘파우스트’를 선택한 데 대해 “당시 제가 해야할 것을 매체 작품을 통해 만나다 보니 어느덧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며 “지금 이렇게 다시 공연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이유가 뭘까 스스로 생각해 보니 저한테 필요한 작품, ‘파우스트’가 찾아와준 느낌이었다”고 털어놓았다.“더 큰 하나는 극단 여행자라는 식구들과 양정웅 연출님, 유인촌 선배님과 같이 무대에 서고 싶었어요. 더더욱이 ‘파우스트’였고 메피스토 역이어서 감사하면서도 두렵게 임하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역할임을 알면서도 어렵게 악몽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즐거운 악몽과 새로운 세계에서 살고 있죠.”연극 ‘파우스트’ 메피스토 역의 박해수(사진제공=샘컴퍼니)이어 박해수는 “대본 안에서 괴테의 세계관 그리고 그걸 같이 파헤쳐 주는 극단 여행자 식구들, 연출님, 선배님을 따라 그 세계에 무작정 녹아들고 있는 입장”이라며 “굉장히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들을 하고 있는 하루하루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저는 고전 좋아합니다. 신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관계 속에 평행이 아닌 수직선상에 더 깊은 고민들이 놓여 있거든요. 연기하기 위해 좀 더 많이 고민을 해야 하고 주변 배우들이랑 연출에 더 많이 기대야 하고 배우는 부분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무대에서 고전 작품들이 지금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에 대해 같이 고민하는 것들을 좀 재미있어 합니다.”‘파우스트’ 그레첸으로 연극에 데뷔하는 원진아는 “공연을 할 수 있었던 기회도, 경험도 없었기 때문에 무대에서의 연기는 어떨까 되게 궁금하기도 하고 마냥 꿈, 환상 같았다. ‘파우스트’로 선배들과 한 무대에 설 수 있는 이 기회를 포기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연극 ‘파우스트’ 그레첸 역의 원진아(사진제공=샘컴퍼니)“겁도 많고 걱정도 많은 편임에도 ‘파우스트’는 무조건 하고 싶다는 이상한 욕망이 생겼던 것 같아요. 지금 연습이 한창 진행 중인데 너무너무 잘한 선택이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대를 완성해 가는 과정 안에서 모두가 서로에게 힘을 주고 응원해가면서, 가르쳐주고 부족한 점을 채워주면서 행복감을 느껴요.”젊은 파우스트로 유인촌과 처음 호흡을 맞추는 박은석은 “처음 리딩을 하던 날 언어의 힘과 딕션 그리고 그 맛을 내시는 게 넘사벽이었다”고 털어놓았다.“제가 (미국으로 이민 갔다 연기를 위해) 한국에 와서야 한국어를 배워서 연기를 시작하다 보니 언어에 대한 콤플렉스가 항상 있었어요. 이 작품을 통해 그 부분을 좀 더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유인촌 선배님을 많이 보고 배우고 있습니다.”연극 ‘파우스트’ 젊은 파우스트 역의 박은석(사진제공=샘컴퍼니)박은석에 이어 박해수 역시 “가장 확실한 국어와 언어로 너무 멋진 화술과 고품격 연기를 보여주시는 유인촌 선배님을 보면서 자랐다”며 “첫 리딩에서는 오케스트라 느낌을 받았다”고 말을 보탰다.“진심으로 소름이 끼쳐서 저는 조용히 녹음을 했습니다. 기쁨과 환희라는 단어가 이렇게 다른지 정말 몰랐어요. 국어가 이렇게 아름답고 장단음으로 표현들이 달라진다는 걸 느껴요. 계속 배우는 과정 속에 있죠.”이어 자신이 연기할 메피스토에 대해서는 “파우스트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면서 쾌락의 길로 인도하는 컨설턴트 역할로 가장 중요한 건 ‘공감’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처음 ‘파우스트’를 봤을 때 악인이 악인으로 그려지지 않는다는 게 많이 놀라웠습니다. 요즘은 선악이 불분명한 시대라서 ‘즐기라’ ‘감각적으로 행동하라’ 등 메피스토가 더욱 악마스럽지 않게 느껴졌어요. 더 세밀하게 만든다면 공감할 수 있는 메피스토가 되지 않을까 생각 중입니다.”연극 ‘파우스트’ 메피스토 역의 박해수(왼쪽부터), 파우스트 유인촌, 젊은 파우스트 박은석(사진제공=샘컴퍼니)유인촌은 “세대가 다른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는 게 쉽지는 않다. 특히나 어울려서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지난해 ‘햄릿’이 거의 처음으로 나이든 선배와 후배가 같이 한 작품이었고 기억이 좋았다”고 말문을 열었다.“이번에도 역시 선후배가 같이 작품을 하면서 관점도, 표현 방법도 굉장히 차이가 납니다. 어떤 면에서는 주고받으면서 저도 은연 중에 에너지를 받아요. 그렇게 한 차례 더 좋아질 계기를 젊은 배우들에게 받고 있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작업은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자신이 연기할 파우스트에 대해서는 “사실은 연기로 해결할 수 없는 배역이라서 고민은 많다”며 “제가 파우스트처럼 인문학적으로 높은 학식과 지식을 가진 사람이 아닌데다 연기로 흉내를 내면 표현이 어려워져 어떻게 극복할까 배우로서는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선악을 동시에 가진 파우스트로 누구나 가진 다양한 선악의 표현을 이번에 잘 해봐야지 않나 싶어요. 더불어 종교적인 것과 그 외 표현할 수 없는 지경의 것들은 공연 전까지 끊임없이 고민하겠습니다. 그것이 제가 가진 숙제죠. 개막했을 때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나게 될지는 저도 궁금합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3-02-21 21:02 허미선 기자

배우 박상준, 창작 뮤지컬 '로빈'서 로봇 역할 열연 눈길

창작 뮤지컬 ‘로빈’은 아빠와 딸의 갈등과 화해, 딸을 향한 사랑을 마음만큼 표현하지 못하는 아빠의 고민과 애틋한 마음을 다룬 작품이다. 로빈 작품은 천재과학자 로빈과 그의 딸 루나, 집사 로봇인 레온이 방사능에 피폭된 지구를 떠나서 우주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10년 중 함께할 수 있는 마지막 일주일에 벌어지는 아빠와 딸 사이의 갈등 그리고 따뜻한 가족의 사랑 이야기이다.지난해 말 ‘2022 대한민국 한류 문화 대상’ 시상식에서 ‘뮤지컬배우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4년차 뮤지컬 배우 박상준이 이 작품에서 로봇 ‘레온’ 역을 맡아 열연중이어서 화제다.사진제공=박상준 뮤지컬 배우박상준 배우는 “대본을 읽고 작품 속에 ‘레온’이라는 로봇 역할이 신선하고 새로운 표현을 할 수 있는 매력 있는 역할이다. ‘로봇’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 할지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며 “타 작품에서 로봇 연기를 하신 많은 배우분들의 걸음걸이, 제스처, 동작 등을 세밀히 분석 파악하여 ‘로빈’ 작품 속에 ‘레온’ 로봇 만에특색 있는 연기를 하고자 노력했다”고 한다.“루나가 아빠에게 받는 외로움, 혹은 부족한 부문을 로봇인 ‘레온’이 채워주기 위해서는 통통 튀는 밝은 에너지를 보여줄 수 있는 부문을 신체적으로 많이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박상준 배우는 극중 배역에 맞는 호흡과 동작 발성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매 작품마다 많은 연습량을 기록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그는 눈에 띄는 배우 보다, 연기 잘하는 배우, ‘준비된 배우(믿보배,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라면서, “작은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초심을 잊지 않는 프로배우답게 배우는 자세로 계속해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그는 데뷔후 △테너를 빌려줘 ‘맥스 역 △태양의 노래 ‘다이너마이트 역 △아가사 ‘에릭헤리츠 역 △베어 더 뮤지컬 ‘맷 역 △콰르텟 ‘요하네스 브람스 역 등 다양한 작품에서 매 번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나면서 섬세한 내면 연기를 펼쳐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로빈’뮤지컬중 레온 역을 맡은 배우 박상준(오른쪽)창작 뮤지컬 ‘로빈’은 오는 4월9일까지, 서울 대학로TOM(티오엠) 1관, 극장에서 공연한다.명재곤 기자 daysunmoon419@viva100.com

2023-02-20 15:36 명재곤 기자

별·현쥬니·신서옥, 뮤지컬 '친정엄마' 캐스팅...내달 28일 초연

사진제공_별,신서옥(수키컴퍼니)/ 현쥬니(에일리언컴퍼니)3년 만에 돌아오는 창작 뮤지컬 ‘친정엄마’에 별과 현쥬니, 신서옥이 캐스팅됐다.‘친정엄마’ 측은 “별, 현쥬니, 신서옥이 극중 봉란의 딸 미영 역을 맡는다”고 16일 밝혔다.스타 작가 고혜정의 대표작 ‘친정엄마’는 말괄량이 처녀였던 봉란이 세월의 흐름 속에 친정엄마가 돼 딸과 일상의 갈등과 기쁨을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결혼한 딸 미영이 어느덧 또 엄마가 되고 세월과 함께 엄마의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 속에 친정엄마와 딸 사이의 모든 눈물과 웃음을 담고 있다.‘아가씨와 건달들’ 이후 오랜만에 뮤지컬에 도전하는 별은 그 사이 다둥이 엄마로 거듭난 만큼 자신의 경험과 마음이 녹아있는 솔직하고 발랄한 미영을 그려낼 예정이다.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태양의 후예’ 등을 통해 배우로도 잘 알려진 가수 현쥬니도 ‘목계나루 아가씨’ 이루 오랜만에 뮤지컬에 도전한다.가수 별과 현쥬니는 tvN 예능 ‘엄마는 아이돌’에서 그룹 마마돌로 활동하며 호흡을 맞춘 바 있다.뮤지컬 배우 선서옥은 뮤지컬 ‘파리넬리’의 앙상블로 데뷔 한 뒤 ‘우리가사랑했던그날’, ‘통인동128번지’, ‘레미제라블자베르’,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다져온 내공을 미영을 통해 발휘할 예정이다.한편, 뮤지컬 ‘친정엄마’는 내달 28일 초연을 시작으로 6월 4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정민아 인턴기자 jma1177@viva100.com

2023-02-16 17:53 정민아 인턴기자

[비바100] 어두운 과거와 그 과거의 대면…연극 ‘빵야’ ‘미궁의 설계자’ ‘견고딕-걸’

연극 ‘빵야’(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미궁迷宮의 설계자’ ‘견고딕-걸’(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1945년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제국주의 군대의 주력 소총으로 인천 부평 조병창에서 만들어진 제조번호 ‘나나 나나 제로 니 제로’(77020)인 ‘99식 소총’, 남산자유센터·아르코예술극장·카이스트·국립청주박물관·경동교회·공간사옥 그리고 남영동 대공분실을 설계한 한국 현대 건축 1세대 건축가 김수근, 빈틈없고 단단한 볼드 빵빵한 견고딕체 아래 자신을 숨긴 채 살아가는 수민.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주관으로 공연이 한창인 ‘2022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중 연극 ‘빵야’(2월 26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 ‘미궁迷宮의 설계자’(2월 17~26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견고딕-걸’(2월 17~26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은 낡은 장총과 건축물 그리고 서체에 빗대 어두운 과거, 그 과거와의 대면 그리고 과거의 소비에 대해 다룬다.◇우리 모두는 ‘나나 나나 제로 니 제로’ 혹은 나나일지도 모른다! 연극 ‘빵야’연극 ‘빵야’ 포스터(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빵야’는 한물간 드라마 작가 나나(이진희·정운선, 이하 관람배우·가나다 순)가 소품실 피아노 위, 세고비아 기타 옆에서 발견한 낡은 장총 빵야(하성광·문태유)의 이야기로 재기를 꿈꾸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함익’ ‘그 개’ ‘썬샤인의 전사들’ ‘목란언니’ 등 김은성 작가가 99식 소총을 멘 일본군의 사진 한장을 보고 구상한 작품으로 ‘오펀스’ ‘비더슈탄트’ ‘더 헬멧’ ‘아몬드’ ‘리지’ ‘팬레터’ 등의 김태형 연출, ‘빨래’ ‘신과함께-이승 편’ ‘잃어버린 얼굴 1895’ ‘랭보’ 등의 민찬홍 음악감독 등이 함께 한다.우리 집 대문이었고 마당의 펌프였고 부엌의 가마솥이었으며 아버지 삽, 어머니 호미, 교회 촛대, 신당의 쇳대, 간이역 기찻길, 시골길 자전거였던 쇳덩이들이 일제제국주의 군대에 의해 강탈돼 99식 소총으로 만들어진 ‘빵야’의 이야기다.그는 강제노역에 끌려나가 배고픔 등에 시달리는 소녀에 의해 낙인이 찍힌 후부터 일본에 충성하는 조선인, 강제 동원된 소년병, 6.25전쟁, 남북으로 나뉜 이념전쟁에 스러져 간 연인 등 누군가의 손에 들려 아프고 비극적인 현대사를 관통하는 과정을 따른다.드라마 소품으로 쓰이다 그 쓰임새마저 사라져 먼지가 쌓여가던 중 나나를 만나 파란만장했던 행보를 털어놓는 빵야는 인간에 대한 불신과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 자신으로 인해 스러져간 이들에 대한 죄책감 등에 시달린다.드라마 소품실에서 편히 노후를 보내던 그를 기어이 찾아내 드라마로 만들겠다는 나나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로에게 위안을 건네는 과정 그리고 나나로 인해 맞은, 오랜 꿈을 이루는 찬란한 엔딩은 빵야가 외치던 “모두 모두 총이 됐어, 너도 나도 총이 됐어, 나도 그렇게 총이 됐어”와 맥을 같이 한다.연극 ‘빵야’(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유경오)빵야가 드라마 촬영현장에서 아팠던 과거를 고스란히 재현하는 데 동원되거나 왜곡된 역사에 “이게 아니야”라고 외치며 마구잡이로 소비되는 장면은 꽤나 의미심장하다. 쏟아내듯 빠르게 지나가는 이 장면은 시대에 동원되고 짓밟힌 ‘나나 나나 제로 니 제로’ 빵야처럼, 재기를 위해 안간힘을 쓰다 또 다시 좌절을 경험하는 한물간 드라마 작가 나나처럼 우리 모두가 나나이고 빵야임을 확인시킨다. 빵야가 ‘나나 나나 제로 니 제로’를 외칠 때마다 주인공 나나 그리고 나 스스로를 대입시키게 되는 것은 그래서다. “주인공 이름이 ‘나나’라서 일어로 ‘나나’가 들어가는 어감의 제조번호를 쓴, 잔재미를 위한” 김은성 작가의 설정은 그런 의미에서 꽤 주효하다.◇다른 시대, 다른 목적의 남영동 대공분실…‘미궁의 설계자’연극 ‘미궁의 설계자’ 연경모 연출(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미궁의 설계자’는 남산자유센터·아르코예술극장·카이스트·국립청주박물관·경동교회·공간사옥 등으로 유명한 김수근 건축가가 남영동 대공분실을 설계했다는 데 주목한다.김민정 작가가 “실제로 2020년 12월 남영동 대공분실을 방문하면서 시작된” ‘미궁의 설계자’는 대공분실을 설계하던 신호의 1975년, 그곳에 끌려와 고문을 당한 경수의 1986년 그리고 카메라를 들고 민주인권기념관이 될 그곳을 찾은 나은의 2020년 이야기다.김민정 작가는 “김수근 건축가는 평소 존경했던 분이라 남영동 대공분실을 설계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기도 했다”며 “저를 비롯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분들이 잘 모르고 있던 이 사실을, 이미 지나간 일이고 아픈 역사지만 잘 기록하기 위해 작품을 무대에 올리게 됐다”고 털어놓았다.한 공간에서 세 개의 시간과 이야기가 교차하는 이 작품에 대해 안경모 연출은 “대공분실 상세도면을 보면 그냥 건축적 하드웨어만이 아니라 고문의 최적화를 위한 구체적인 장치가 정교하게 마련돼 있다”며 “현대 건축 1세대로서 인간을 위한 한국적 공간을 설계하며 대단한 권위와 명예들을 가진 김수근 건축가가 어떻게 남영동 대공분실이라는, 인간을 해악하는 공간을 설계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작품은 민주인권기념관으로 변모할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은 다큐멘터리 감독 나은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 건물이 건축되던 1970년대, 고문 피해 사건들이 팽배하던 1980년대 그리고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새 단장을 앞둔 2020년이 한 공간에 어우러져 중첩된다.안 연출은 “공간 전체 또는 시간 자체를 그대로 재현하기 보다는 무형의 상상의 세계가 어떻게 구체적인 고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무대적인 언어로 표현하고자 했다”며 “인간에 대해 어떤 평가들을 내리면서 쉽게 재단하거나 단죄하기보다 인물들의 고민 하나하나에 더 깊게 다가가 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연극 ‘미궁의 설계자’(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과거 행동들을 어떻게 반성하고 책임져야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들을 가지고 다가가고자 했습니다. 등장인물 뿐 아니라 코러스를 활용해 이 세계와 시간 속에서 어떻게 지켜보고 바라볼 것인가를 녹여내려 애썼죠.”이어 “공간 건축은 여전히 (김수근 건축가의) 대공분실 설계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공분실의 건축적 특성들이나 내용을 보면 아르코예술극장, 공간 사옥 건물과 정말 똑같은 느낌을 받는다”며“이들을 보면서 과거의 역사에 어떻게 접근하고 이해해야 할 것인가, 어떻게 책임지고 반성할 것인가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연극 ‘견고딕-걸’ 포스터(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지식인들이 지식과 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어떻게 폭력의 행위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들을 하고자 합니다. 이는 대공분실 개별 사건에만 얽혀 있는 게 아니라 블랙리스트 등 우리가 지나온 모든 역사의 문제들이 편편이 쌓인 축적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의 과오에 대해 어떻게 반성하고 책임질 것인가 질문이 필요한 시대, 대공분실과 똑같은 느낌들을 주는 아르코예술극장이라서 보다 섬뜩한 경험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볼드 빵빵한 견고딕 같은 수민이 함초롱바탕체가 될 때까지! ‘견고딕-걸’‘빵야’와 ‘미궁의 설계자’가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를 관통하며 과거에 대한 접근, 과오에 대한 책임과 반성 등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면 ‘견고딕-걸’은 지극히 개인적으로 풀어간다. 올블랙 패션과 메이크업 등으로 무장한 18세 소녀 수민(서지우)은 알 수 없는 이유로 한 사람을 지하철 철도로 밀고 스스로도 생을 마감한 수빈의 쌍둥이 언니다. 피의자 수빈까지 목숨을 끊음으로서 공소권이 소멸되면서 수민은 가해자와 똑같은 얼굴을 한 채 남겨진 짐을 짊어지게 된다.대본을 집필한 박지선 작가는 스스로를 감추며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볼드 빵빵한 견고딕체와 같은 수민에 대해 “견고딕은 ‘견고하다’는 단어와 이어진, 빈틈없고 검은색이 굉장히 두텁고 단단해서 아무런 빛이 들어가지 못할 것 같은 그런 서체와 같은 이미지의 한 사람을 그리고자 했다”고 털어놓았다.“그렇게 견고딕한 한 사람의 이야기와 그런 그가 과연 어떻게 함초롱바탕체가 됐는지의 과정을 음악과 함께 리드미컬하게 전하고자 했습니다.”연극 ‘견고딕-걸’ 콘셉트 사진(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신재훈 연출은 “수민은 감당할 수 없는 책임과 사회의 온갖 비난에 세상이 못알아 보도록 온통 검은 옷을 입고 성형 수술을 하는가 하면 자기 자신 역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상상을 하는 인물”이라며 “인물들이나 그들의 상황이 어떤 필터를 거치지 않고 바로 감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라이브 음악을 사용한다”고 밝혔다.“타악으로 공연 전체의 리듬감을 살리고 베이스 기타와 건반 등이 해설자인 동시에 어떤 정서를 담당하면서 공연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무거운 주제지만 다소 경쾌하게, 더불어 접근이 쉽게 풀어가면서 현실을 대면할 용기와 현실 응시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3-02-13 18:3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연극’이라는 꿈을 향한 22명 배우들의 분투…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프로듀서 송한샘 쇼노트 부사장(왼쪽부터)과 윌리엄 셰익스피어 역의 정문성·이상이·김성철, 비올라 드 레셉스 정소민·채수빈·김유정, 페니맨 송영규·임철형(사진=허미선 기자)“저희는 배우입니다. (김)유정이를 연습실에서, 무대 위에서 볼 때 제 눈에는 나이가 어린 한 사람이 아니라 비올라를 연기하는 훌륭한 배우입니다. 저 역시 윌이 되기 위해 엄청 노력했기 때문에 그것이 유정이에게도 느껴지길 바라고 인물로서 마음을 주고받는 데 문제가 되는 걸 느낀 적은 없습니다.”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3월 26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세계적인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로 무대에 오르고 있는 정문성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나이 차가 적지 않은 김유정과의 호흡에 대한 질문에 현답으로 응수했다.김유정 역시 “저 역시도 정문성 배우님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며 “무대, 연습실에서만큼은 나이차를 느끼지 못할 만큼 호흡이 잘 맞는다”고 동의를 표했다. 이어 “지금도 무대 위에서 서로 의지하면서 잘 하고 있기 때문에 나이차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공연장면(사진제공=쇼노트)김유정의 무대 데뷔작이기도 한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정문성·김성철·이상이, 이하 관람배우·가나다 순)가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주인공이었다는 상상에서 시작한 작품이다. 1999년 마크 노먼(Marc Norman)과 톰 스토퍼드(Tom Stoppard) 대본, 존 매든(John Madden) 감독, 기네스 팰트로(Gwyneth Paltrow)와 조지프 파인스(Joseph Fiennes), 주디 덴치(Dame Judi Dench) 등이 꾸려 제71회 아카데미 최우수상 작품상을 비롯해 7개 부문을 휩쓴 동명 영화를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슬럼프에 빠져 작품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무도회장에서 만나 대부호의 딸 비올라 드 레셉스(김유정·정소민·채수빈)에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면서 연극을 완성해가는 소동극이다.◇꿈 같은 존재 ‘연극’ 데뷔 김유정과 정소민 그리고 채수빈의 연극 사랑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비올라 드 레셉스 역의 김유정(왼쪽부터)·정소민·채수빈(사진=허미선 기자)“연극이라는 것을 굉장히 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저에게는 꿈 같은 존재였죠. 지금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는 자체가 감사한 일이에요. 영화도, 연극도 작품 자체가 좋아서 비올라로서의 모습을 많이 고민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관객들이 너무 좋아해주셔서 뿌듯하고 함께 하는 모든 배우들 때문에 마음의 힐링을 얻고 있어요.”이렇게 연극 데뷔 소감을 전한 김유정은 “당연히 힘든 시간도 있는 했다. 하지만 힘든 시간 보다 정말 많은 걸 배우고 즐거운 시간이 훨씬 많았던 것 같다”며 “연습 시작 전 하기로 했으니 캐릭터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열정적인 마음으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좀체 되지는 않았다.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고 토로했다.“하지만 막상 연습을 시작하니 동료 배우들, 선배님들이 좋은 길로 많이 이끌어주셔서 저도 배우려고 많은 질문을 던졌어요. 여기서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이 장면에서는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요 등 질문을 통해 조금씩 캐릭터를 잡아가면서 ‘셰익스피어 인 러브’ 팀에 잘 녹아난 것 같습니다. 힘든 순간이 올 때마다 잡아주신, 함께 하신 모든 분들 때문에 즐겁게 연습해 무대에 올를 수 있었어요. ”데뷔 20주년을 맞은 김유정은 “20주년을 맞아 도전한다는 생각은 아니었지만 무대에 오르면서 내 앞에 있는 한 사람, 옆에 있는 많은 배우들 그리고 내 자신에 집중하게 되는 경험을 처음 해 봤다”며 “오롯이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내 한 마디가 어떤 의미로 관객에게 다가갈지 고민하면서 많은 걸 배운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아주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될 것 같아요. 앞으로 나아가면서 힘들거나 지칠 때 여기서 느낀 열정, 사랑, 행복했던 순간들이 많이 떠오르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이 너무 소중해요. 첫 공연날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너무 좋다’가 아니라 ‘오늘 공연하면 하나가 지나가는구나’라는 생각에 슬플 정도예요. 매 공연이 소중하고 행복한 순간이죠.”정소민 역시 “오랜 꿈이었던 연극을 하면서 너무 행복하다. 걱정이 많았고 설렘도 그만큼 컸다”며 “매 연습, 공연마다 너무 많은 에너지를 받고 있다. 데뷔 이후 경험하지 못한, 설레고 즐겁고 행복한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무대 데뷔 소감을 밝혔다.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공연장면(사진제공=쇼노트)“뭐라도 힘든 순간을 말씀드리고 싶지만 단 한순간도 없었어요. 연습 내내, 공연을 올리는 지금 이 순간도 너무 행복하고 에너지를 정말 많이 받고 있거든요.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제 숨구멍이에요. 이 사람과 함께 이 작품을 하며 숨이 트이는 것 같거든요. 저에겐 그 정도로 소중한 작품입니다.”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로 데뷔해 ‘블랙버드’ ‘앙리할아버지와 나’ 등 틈날 때마다 무대에 오르고 있는 채수빈은 “연극을 놓치지 않는 이유는 같은 공연이지만 우리도, 관객들로 매일 달라지는 매력때문”이라고 밝혔다.“한 인물을 같이 연구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정)소민 언니, 유정이가 하는 걸 보면서 배우는 것도 재밌어요. 모두 하나되는 느낌이 너무 좋아요. 특히 우리 작품을 통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도 하나가 될 수 있구나를 처음으로 느꼈죠.”◇잰 체 하지 않고 날 것 그대로! 꿈을 좇는 이들의 분투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포스터(사진제공=쇼노트)“윌과 비올라의 사랑이야기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꿈을 좇는 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연극을 만들고 무대에 서고자 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제 동료들, 스태프들을 보는 듯했죠.”제작사 쇼노트의 송한샘 부사장은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한국에 소개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며 “윌은 영감을 잃어가지만 비올라를 사랑하고 뮤즈로 받아들이면서 위대한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돼 간다”고 말을 보탰다.“고리대금업자 페니맨(송영규·임철형)은 작가, 배우 등을 만나면서 배우를 꿈꿔요. 마지막 즈음엔 한줄 대사를 위해 온몸 바쳐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죠. 비올라는 여자여서 무대에 서지 못하지만 결국 배우가 돼 꿈을 이루게 됩니다. 말더듬이 양복쟁이, 술집 웨이터 등이 무대를 만드는 꿈을 꾸고 실현해 가는 과정이 너무 아름답죠. 단순히 연극을 만드는 사람들만이 아닌, 꿈을 꾸고 있는 모두의 이야기죠.”450여년 전을 배경으로 고전을 소재로 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면서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클래식은 시공간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그 가치를 굳건히 유지하는 것들”이라며 “16세기가 21세기에 소환될 수 있다면, 아프리카에서 상연된 공연이 한국에서도 그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면 클래식”이라고 강조했다.“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도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사 등은 원작에 거의 충실하게 번역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극 중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배우들의 말과 행동은 현대적으로 날 것 그대로 보여지기 때문에 16세기와 현대의 느낌을 동시에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원작 영화와 차별점에 대해서는 “영화는 편집의 미학인 장르로 카메라에 잡히는 배우 이외는 휴식을 취하고 있다면 저희 작품에서는 누구 하나가 대사를 해도 무대 위 22명의 모든 배우가 끊임없이 연기를 한다”고 밝혔다.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공연장면(사진제공=쇼노트)“내무장관이 ‘여왕의 이름을 빌어’ 연극을 탄압하면서 로즈극장에서 공연되기로 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중단시키는 장면에서 22명 배우의 표정이 다 달라요. 더불어 연출, 디자이너, 안무가 등이 조명, 무대움직임 등을 세분화시켜 실제 현실에서 벌어지는 것처럼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은 고민을 했죠. 실제 ‘로미오와 줄리엣’ 연습공간에 와 있는 것 같은, 시어터리컬 매직에 빠질 수 있게요.” “삶 자체를 날 것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는 송 부사장은 정문성, 이상이, 김성철, 김유정, 정소민, 채수빈 등 대중들에 익숙한 배우들을 캐스팅한 데 대해 “16세기 영국 런던에서는 연극이 넷플릭스고 BTS(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쉽, 정국) 콘서트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땅바닥 관객도 돈이 된다는 걸 알아챈 게 영국 프로듀서들이고 연극은 엔터테인먼트의 최첨단을 달리는 장르였죠. 그런 연극이 현대에 와서는 일부 식자들이나 이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 한정돼 향유되는 게 아쉬웠어요.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셰익스피어 연극의 본질은 엔터테인먼트임을 깨달았습니다. 이에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좋은 배우, 스타들의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이어 “(지금 캐스팅된) 이 배우들이 단순히 스타여서만이 아니라 연극배우로서의 자질을 이미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이들의 연극에 대한 지독한 사랑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주저없이 모셨다”며 “이분들 덕분에 저희 작품이 엔터테인먼트로서의 본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관객을 만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캐스팅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공연장면(사진제공=쇼노트)“같은 텍스트라도 그 한 켜 아래 여러 의미가 중첩될 때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객들이 가진 저마다의 배경지식에 따라 작품이 해석돼 받아들여진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사랑, 다른 이에게는 꿈의 이야기이고 또 어떤 사람은 셰익스피어 시대는 이랬구나에 집중해서 관람할 수도 있죠. 이 작품이 연극이라고 잰 체하지 않고 날 것 그대로 관객을 만나는 열린 작품이기를, 이 연극의 배우들 역시 더 열려 있는 사람이기를 바라요.”‘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연극임에도 11만원까지 티켓값이 치솟으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송한샘 부사장은 승강, 회전 등으로 장면을 전환하는 최첨단 무대와 대규모 출연 배우 등으로 티켓 가격 상승이 불가피했음을 피력했다.“무대가 공연 내내 쉬지 않고 전환되고 움직여요. 승강무대는 10미터 높이까지 올라가면서 술집 장면으로 전환되고 뒤쪽 회전무대도 90도, 360도, 40도 돌아가면서 장면을 연출하죠. 다양한 무대장치와 더불어 22명이 출연하는 대규모 연극으로 뮤지컬과 같은 제작비 구조를 가지고 있는 작품에 어울리는 적절한 가격을 책정했다고 생각합니다.”◇모두가 하나 되는 신비로운 공간, 무대!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윌리엄 셰익스피어 역의 정문성(왼쪽부터), 이상이, 김성철(사진=허미선 기자)“저희(윌과 비올라 역할의 배우들)는 3명씩이고 웨섹스(김도빈·이호영)도 2명이어서 한명이 연습할 때 나머지 두명은 지켜볼 수 있었어요. 하지만 원캐스트인 친구들은 계속 연습을 해요. 저희가 쉴 때는 저희 역할만 보는 게 아니라 극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배우 하나하나가 끊임없이 연기를 하고 있거든요.”윌 역의 정문성은 이어 “연습 두달여 동안 한명한명을 지켜보는 재미과 감동이 컸다”며 “그들의 열정과 열심히 하는 모습, 역할에 대한 책임감을 보면서 저를 더 불태울 수 있었고 더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너무 멋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구석에서 쉬지 않고 연습하는 그들을 존경하게 됐고 저 역시 부끄럽지 않게 연기하려고 엄청 노력했어요. 더불어 연극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저에겐 가장 중요했고 재밌었죠. 저 혼자 제 캐릭터만을 궁리해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습니다. 연습 내내 하나가 돼야했고 끊임없이 서로를 바라보고 기대야 했죠. 공연을 준비할 때마다 서로에게 그런 마음을 갖는 데 큰 노력이 필요하지만 다들 참 좋은 사람들이어서 그 마음이 빨리 잡혀 장면들을 해결할 수 있었어요.”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출연진. 왼쪽부터 윌리엄 셰익스피어 역의 김성철, 비올라 드 레셉스 김유정, 윌리엄 셰익스피어 정문성, 비올라 드 레셉스 전소민·채수빈, 윌리엄 셰익스피어 이상이(사진=허미선 기자)그리곤 “그 다음 고민은 극작가로서의 모습과 고뇌를 표현하는 거였다. 이 역시 장면을 연구하다 보니 자연스레 해결됐다. 마지막에 가서는 잘 쓰여진 작품임을,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됐음을 느꼈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이 이뤄진 상태에서 무대에 오르게 돼서 감사하다”고 말을 보탰다. 이상이는 이를 극 중 등장하는 로즈극장장 헨슬로(오용)의 대사를 빌어 “신비로움”이라고 표현했다.“첫 공연 날 연출님이 ‘연습과정은 고통스럽고 힘들고 신비롭지 않았지만 무대는 우리 극 중 대사처럼 신비로움이 일어나는 공간’이라고 하셨어요. 그 신비로움이 우리 모두에게 잘 일어났다고 생각해요. 무대를 사랑하는 배우들과 하나가 돼 사랑과 신비로움을 이뤄가는 과정이 즐겁습니다.”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페니맨 임철형·송영규(사진=허미선 기자)김성철은 “온스테이지 내내 무대가 횡한 적이 없다. 그 에너지는 배우 몇명이 아니라 우리 팀이 만드는 것”이라며 “무언가를 사랑하고 꿈을 쫓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동의를 표했다. “비올라를 비롯해 배우를 꿈꾸고 연극을 만들어내고 싶어 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배우로서 공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이 대단하고 재미까지 있어서 흥미롭게 다가온 작품입니다. 하나의 팀, 공동체가 만들어낸 작품이죠. 22명의 배우들과 많은 스태프들의 노고가 고스란히 관객분들께 전달되는 공연이라고 생각합니다.”◇그래서 우리 이야기!페니맨 역의 송영규는 “20년만에 처음으로 무대에 오르니 너무 좋다”며 “페니맨이 저라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꿈을 쫓는 사람으로서 매너리즘에 빠지고 경제적으로 힘들었을 때가 많았다. 제 자신이 추구하는 예술의 가치가 아니라 삶에 찌들어 어쩔 수 없이 돈을 쫓을 수밖에 없는 경우들도 솔직히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이 작품을 하면서 그 간의 병이 낫는 듯한 느낌을 받아요. 고리대금업자지만 연극을 좋아하고 제작자로 참여하면서 사람들과 호흡하고 살아있음을 깨닫는, 마지막에 ‘로미오와 줄리엣’ 장면에서 울고 있는 페니맨이 제 자신처럼 느껴지죠. 동질성을 느끼면서 치유받고 관객들에게 저의 그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어요.”이어 송영규는 “안전한 울타리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한 분들도 있지만 이 작품은 무모하고 험난한 걸 알면서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돈이 아닌 하고 싶은 걸 하는 사람들의 용기가 감동을 주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출연진. 왼쪽부터 페니맨 역의 임형철, 윌리엄 셰익스피어 김성철, 비올라 드 레셉스 김유정, 윌리엄 셰익스피어 정문성, 비올라 드 레셉스 전소민·채수빈, 윌리엄 셰익스피어 이상이, 페니맨 송영규(사진=허미선 기자)정문성은 “저희는 지금까지 해놓은 걸 다듬어 매끄럽게 하는 걸로 그치치 않을 것이고 더 생각하고 느끼면서 더 좋은 쪽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을 전하기도 했다.“저마다의 꿈을 꾸고 실현하려는 사람들을 보면서 관객분들의 꿈도 희망적이고 따뜻한 쪽으로 변해가고 느껴지고 생각되어지면 좋겠습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3-02-09 18: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언제나 유효한 가치, 있는 그대로의 나를 찾아서…뮤지컬 ‘실비아, 살다’와 연극 ‘아마데우스’

연극 ‘아마데우스’(왼쪽)와 뮤지컬 ‘실비아, 살다’ 지난 시즌 공연장면(사진제공=페이지원, 공연제작소 작작)시대는 다르지만 위대한 업적을 세우고 천재로 칭송받던 이들의 드라마틱한 삶은 살던 당시에도, 그 이후로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전해 내려오며 주목받고 있다. 있는 그대로의 나 그리고 사회가 원하는 모습과 역할의 경계에서 오롯이 스스로 서려고 노력했던 이들의 분투는 지금까지도 가치를 지닌다.9살 때부터 10년에 한번씩 ‘죽음’을 시도했던 천재시인이자 소설가로 사후에야 작품을 인정받고 퓰리처상을 수상한 실비아 플라스(Sylvia Plath), 천재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와 그를 선망하면서도 질투했던 그 시대의 수많은 음악가 중 한 사람이었던 안토니오 살리에리(Antonio Salieri)의 이야기가 뮤지컬로, 연극으로 무대에 오른다.연극 ‘아마데우스’(사진제공=페이지원)연극 ‘아마데우스’(2월 12~4월 1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가 공연계의 대모인 이지나 작·연출을 비롯한 이수인 연출, 채한울 작곡가·음악감독, 서병구 안무가 등 베테랑들의 작품이라면 뮤지컬 ‘실비아, 살다’(2월 11~4월 16일 대학로 TOM 2관)는 ‘그와 그녀의 목요일’ 등의 배우이기도 한 조윤지 작·연출과 김승민 작곡가 등 신예 창작진들이 꾸린다.연극 ‘아마데우스’는 2인자의 심리를 대표하는 ‘증후군’까지 탄생시킨 안토니오 살리에리(김재범·차지연·김종구·문유강,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가 화자가 돼 풀어가는 이야기다.영국의 극작가 피터 셰퍼(Peter Shaffer) 작품으로 1981년 토니어워즈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연출상, 조명디자인상, 무대미술상까지 다섯 개의 트로피를 휩쓸었으며 1984년에는 동명 영화로 만들어져 8개의 오스카를 거머쥐었다. 한국에서는 2018년 초연된 후 2020년 재연에 이은 세 번째 시즌이다.죽음을 앞두고서야 애증의 대상이 된 모차르트(이재균·전성우·최우혁)에 대한 선망과 질투, 시기심, 열등감 등을 극복하고 스스로 서는 살리에리의 여정은 경쟁에 내몰려 혹은 주어진 일에 급급해 진짜 자신의 가치를 잃어버린 지금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한다.연극이지만 오케스트라와 코러스 등이 동원돼 다양한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음악을 비롯해 채한울 음악감독이 작곡한 창작곡들이 가미돼 힘을 보탠다. 더불어 천재성으로 모두의 인정을 받으면서도 조롱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모차르트에 대한 살리에리의 시기심과 증오를 부추기는 소문을 전하는 작은 바람들(김민철·김예진·김우성·김하나·박소리·임춘길)이 다채로운 재능들을 선보이며 극을 맛깔스럽게 한다.연극 ‘아마데우스’ 지난 시즌 공연장면(사진제공=페이지원)2020년 재연부터 함께 했던 김재범과 차지연을 비롯해 ‘로빈’ ‘용의자 X의 헌신’ ‘랭보’ ‘배니싱’ ‘사의찬미’ 등의 김종구, ‘멘탈코치 제갈길’ ‘꽃 피면 달 생각하고’ ‘설강화’ ‘어나더 컨트리’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등 드라마와 무대를 넘나드는 문유강이 안토니오 살리에리로 분한다. 그의 어두운 단면을 건드리는 천재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영화 ‘교섭’, 드라마 ‘열혈사제’ ‘검사내전’ ‘오! 삼광빌라’ 등과 ‘어쩌면 해피엔딩’ ‘엘리펀트송’ ‘마우스피스’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전성우, 드라마 ‘어사와 조이’, 연극 ‘올드위키드송’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히스토리 보이즈’ 등의 이재균, 뮤지컬 ‘다윈 영의 악의 기원’ ‘프랑켄슈타인’ ‘벤허’ ‘엘리자벳’ ‘번지점프를 하다’ ‘명성황후’ 등의 최우혁이 번갈아 연기한다. 뮤지컬 ‘실비아, 살다’는 8살 때부터 신문에 시를 발표했던 천재시인이자 소설가 실비아 플라스(주다온·박란주·이수정)의 이야기다. 8살 생물학 교수이자 땅벌 연구가였던 아버지의 죽음으로 자살에 대한 강박에 시달리며 9살 때부터 10년 주기로 ‘죽음’을 시도했고 서른 한살, 세 번째 자살시도로 기어이 오븐에 머리를 박고 세상을 떠난 그의 삶을 담는다.   뮤지컬 ‘실비아, 살다’ 지난 시즌 공연장면(사진제공=공연제작소 작작)‘실비아, 살다’는 그가 죽음을 선택하기 한달여 전 출판한 자전적 소설 ‘벨 자’(The Bell Jar)에 썼던 필명 ‘빅토리아 루카스’(주다온·고은영·이지숙)를 캐릭터화해 무대에 등장시킨다. 그의 남편인 테드 휴즈(Edward James Ted Hughes, 문지수·김세환·이규현)는 영국의 계관시인(영국왕실이 영국의 가장 명예로운 시인에게 내리는 칭호)이자 아동문학가였으며 대영제국 훈장 4등급, 메리트 훈장 수훈자이기도 하다.   아버지의 죽음, 남편의 잦은 외도, 유산 등 떠나지 않는 불행에 좌절하면서도 끊임없이 글을 쓰고 작품을 발표하며 스스로를 증명하려 했던 실비아와 빅토리아의 여정은 사회가 원하는 역할과 있는 그대로의 자신 사이에서 분투하는 지금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2020년 아르코-한예종 뮤지컬 아카데미, 2021년 예스24 스테이지에서의 쇼케이스를 거쳐 지난해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사업에 선정돼 초연된 후 두 번째 시즌을 맞는다. 조윤지 작·연출과 김승민 작곡가의 콤비작으로 배우이자 ‘아랑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등의 작곡가이며 ‘쓰릴미’ ‘무인도 이야기’ 등의 음악감독인 이한밀이 음악감독으로 함께 한다. 뮤지컬 ‘실비아, 살다’ 지난 시즌 공연장면(사진제공=공연제작소 작작)초연에서 실비아로 분했던 ‘어린왕자’ ‘아가사’ ‘알로하, 나의 엄마들’ ‘미드나잇’ 등의 주다온이 실비아와 그 옆을 지키는 미스터리한 인물 빅토리아까지 두 역할 모두를 소화한다. 주다온과 더불어 실비아 역에는 ‘82년생 김지영’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작은 아씨들’ ‘포미니츠’ ‘판’ 등의 박란주와 ‘알로하, 나의 엄마들’ ‘에곤실레’ ‘모딜리아니’ ‘올모스트메인’ 등의 이수정이 트리플캐스팅됐다.빅토리아 역에는 주다온을 비롯해 ‘어쩌면 해피엔딩’ ‘여신님이 보고 계셔’ ‘키다리 아저씨’ ‘라흐 헤스트’ ‘난세’ 등의 이지숙과 ‘번지점프를 하다’ ‘킹키부츠’ ‘또! 오해영’ 등의 고은영이 새로 합류했다.실비아의 삶에 지독히도 영향을 미친 남편 테드 휴즈와 아버지 오토 플라스는 초연을 함께 했던 ‘맘마미아’ ‘백범’ ‘맨 오브 라만차’ ‘모래시계’ 등의 문지수와 ‘빵야’ ‘엔젤스 인 아메리카’ ‘기후비상사태’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스웨트’ 등의 김세환, 드라마 ‘고스트닥터’ ‘공작도시’, 연극 ‘여기에는 메데이아가 없습니다’ 등의 이규현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3-02-08 18:00 허미선 기자

[B그라운드] 진짜 우리 악기를 찾아서…올해의신작 ‘태고의 소리, 흙의 울림, 훈과 율기’

‘태고의 소리, 흙의 울림, 훈과 율기’의 송경근 예술감독이 우리 전통 악기 훈을 개량한 ‘송훈’으로 ‘아리랑’을 연주하고 있다(사진=허미선 기자)“우연치 않게 가족들과 민속촌에 놀라간 적이 있어요. 거기서 우리나라 국악기라면서 ‘훈’을 팔고 있더라고요. 하지만 이 악기는 우리나라 악기가 아닙니다. 중국 악기죠. 사실 저도 훈을 본적이 없습니다. 다만 우리의 훈은 5개의 지공(指孔)을 가지고 있는데 (민속촌에서 훈이라고 팔고 있는) 이건 8개의 지공이 있죠. 중국 악기 ‘슌’입니다. 그래서 개량을 해야겠다 마음 먹었죠.”그렇게 공간서리서리 송경근 대표가 시작한 우리 고유의 악기 ‘훈’에 대한 탐구 결과물이 ‘태고의 소리, 흙의 울림, 훈과 율기’(2월 1,0, 11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 담겼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주관하는 우수 신작 발굴 지원사업인 ‘2022 공연공예창작산실 올해의신작’(이하 올해의신작) 전통예술 부문 선정작으로 송경근 대표가 예술감독으로서 작·연출·음악을 담당하고 무대에도 오른다.민속촌에서 ‘훈’으로 팔리고 있는 중국 악기 슌(왼쪽)과 ‘태고의 소리, 흙의 울림, 훈과 율기’의 송경근 예술감독이 개량한 ‘송훈’(사진=허미선 기자)스스로를 “소리를 공예하는 남자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다”고 소개한 송경근 대표는 무대 전문가이자 악기 공예가이며 월드뮤직 그룹 공명(강선일, 박승원, 송경근, 임용주)의 대·소금·디저리두 주자이기도 하다. 26년째 창작음악 활동을 하면서 필요한 악기들을 만들며 자타칭 ‘소리를 공예하는 남자’가 된 그가 개량한 ‘송훈’은 “원래 문묘제악을 연주할 때 효과음을 내는 아이를 멜로디 악기로 복원한 것”이다.“한국의 훈에 대한 역사를 찾는데 자료가 너무 없는 거예요. 한줄도 없어요. 5개의 지공이 있는 흙으로 만든 관악기라는 기록 뿐이었죠. 사실 이 악기는 중국에서 넘어왔어요. 대금, 해금 등도 중국에서 넘어왔지만 한국의 악기가 됐잖아요. 훈 역시 한국의 악기가 됐고 교과서에까지 소개돼 있는데 너무 관심들이 없었어요. 사실 저도 몰랐거든요. 그래서 복원을 했죠. 5개의 지공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유지하면서 멜로디가 가능하도록 작은 구멍을 하나 뚫었어요.”‘태고의 소리, 흙의 울림, 훈과 율기’의 송경근 예술감독(사진=허미선 기자)그렇게 2018년 효과음 뿐 아니라 멜로디까지 가능하게 된 ‘송훈’으로 다양한 창작 음악을 선보여 온 송 대표는 “악기를 복원하고 개량했지만 김치, 백두산, 한복, 태권도 등이 자기네 거라고 우기는 중국이 송훈도 자기네 거라고 할 것 같았다”며 “중국에서는 이 악기가 삼나라, 우리의 고조선 때 유적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그래서 우리나라 악기로서 좀더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무엇을 해야할까 고민하다가 우리나라 음악을 연주를 할 수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정악과 우리 민속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전통 산조를 흉내내 연주를 했죠. 이번 공연에서 12분 정도 되는 ‘송훈산조’를 선보이려고 하고 있습니다.”1240도에서 구워야 하는, 10도만 낮은 온도에서 꺼내도 반음이 낮아지는 까다로운 악기 송훈과 더불어 도자기 타악기 ‘율기’도 함께 선보인다. 이 악기에 대해 송 대표는 “그릇인데 치면 울림이 있다”고 소개했다.“굉장히 많은 그릇을 가지고 흙에서 만들어지는 울림과 소리를 연구 중이에요. 더불어 돌로 만든 편경을 연구 중이기도 합니다. 역사에 ‘와경’이라고 기록돼 있는 악기죠. 이번 공연에서는 송훈과 율기, 와경 그리고 소리가 더 잘나게 개량한 제주의 물허벅 등으로 ‘송훈산조’를 비롯해 10곡을 연주할 예정입니다.”송 대표는 이번 공연에서 악기에 대한 기록 등을 적은 130쪽 가량의 책자를 관객들과 공유하기도 한다. 그는 “이번 공연은 많은 후배분들이 송훈을 국악기로서 온전히 연주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와경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 중”이라며 “그렇게 우리 악기가 좀 더 다채로워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많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오카리나, 바이올린 등을 연주하는데 우리 국악기는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송훈의 체계를 잘 정립해서 학생들이 ‘아리랑’을 연주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공연을 준비 중이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3-02-07 18:00 허미선 기자

[비바100] 뮤지컬 ‘루드윅’ 소박한 음악가 테이 “위대한 음악가 베토벤과의 세 번째 맞닿음, 제 삶이 더 재밌어졌어요!”

테이(사진제공=FUN한 엔터테인먼트)“행복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재밌습니다. 노래도 재밌고 사업도 재밌고 이제야 뮤지컬도 좀 재밌어요.”뮤지컬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이하 루드윅, 3월 12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는 테이는 요즘을 “재밌다”고 표현했다. 그가 2019년부터 합류해 세 시즌에 걸쳐 베토벤으로 분하고 있는 뮤지컬 ‘루드윅’은 ‘인터뷰’ ‘스모크’ ‘은밀하게 위대하게’ ‘블루레인’ 등으로 호흡을 맞춰온 추정화 작·연출과 허수현 작곡가·김병진 안무가 콤비작이다. 2018년 초연된 후 매년 관객들을 만나면 네 번째 시즌을 맞은 ‘루드윅’은 강압적이었던 아버지, 희미해져 가는 소리들, 청력상실로 멀어져 가는 사람들과 희망 등으로 고난을 마주했던 베토벤의 이야기다. ◇세 번째 베토벤 “보이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아져 즐거워요!” 테이(사진제공=과수원뮤지컬컴퍼니)“(2019년) 처음 할 때는 ‘내가 잘해야지’라고 저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두 번째에는 좀 편하게 ‘이런 기량들을 보여줘야지’ 했는데 이번 시즌에서는 함께 하는 사람들에 따라 변한다는 걸 깨달아요. 어떤 청년, 그들의 마인드와 스타일 등에 따라 맞춰주게 됐죠. 그런 작업들이 되게 즐거워요. 그렇게 무대가 재밌어졌죠.”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가슴 아픈 청년시절, 스스로의 음악적 재능에 대한 고뇌,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에 대한 강박 등으로 휘청이는 베토벤(테이·김주호·박민성·백인태, 이하 관람배우·시즌합류·가나다 순)과 여자라는 이유로 건축가로서의 꿈을 펼칠 기회조차 가질 수 없는 시대에 맞서는 마리(이은율·유소리·이지연)라는 가상 인물의 연대에 대한 이야기다.“음악을 할 때 들리는 만큼 발전하는 것처럼 연기도 그런 것 같아요. 보이는 만큼 제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더라고요. 확실히 이번 시즌에서는 보이는 게 많아졌어요. 그때보다는 또 발전했고 앞으로도 가야할 길이 보여서 점점 신나고 그래요.”음악에 대한 재능과 열정이 넘치던 아이 발터(박이든·김시훈)에 대한 죄책감, 강압적이고 집착하던 아버지와 똑같은 방식으로 조카 카를(임세준·김준영·정재환·조환)이 자신의 뒤를 잇게 하려는 아이러니, 건축가로서의 꿈을 위해 남장까지 감행하는 마리와의 연대 그리고 마지막에 그 정체가 드러나는 젊은 피아니스트(크리스 영·양찬영·조재철)로 인한 평생을 갈구했던 음악의 미래에 대한 깨달음 등이 베토벤의 명곡들과 함께 펼쳐진다.  베토벤의 다양한 음악들을 작품 속에 녹여낸 허수현 음악감독에 대해서는 “음악에 신경을 안쓰게끔 하는 감독”이라며 “ 음악이 너무 어렵거나 표현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에 빠지게 하는 분들도 있는데 허수현 감독님의 음악은 극을 많이 고민하면 그냥 붙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그게 엄청나게 재밌어요. 이번에도 음악 연습을 따로 잡지 않았어요. 테이블 리딩과 몸을 움직이면서 하는 걸 더 많이 했는데 하면할수록 음악이 늘어 있어요. 시나리오처럼 음악을 써주시는 분이죠.”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의 테이(사진제공=과수원뮤지컬컴퍼니)그리곤 최근 좋아진 넘버로 ‘피아노’를 꼽았다. 그는 “마지막에 모든 걸 다 정리하면서 부르는 곡인데 가창력이 꽤 필요한 넘버”라며 “나이 든 목소리로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서 부르는 넘버라 카리스마 있게 부르지는 못하지만 어려우면서도 너무 좋다”고 밝혔다. “한 구절 한 구절 함부로 편하게 불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거를 조목조목 꼼꼼하게 다 불러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고 넘버죠. 베토벤 곡 중에서는 ‘합창 교향곡’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지휘자에 따라서 너무 달라 신기했거든요. 다른 곡들은 그래도 박자감이나 무드 등이 평준화가 돼 있는데 ‘합창’은 누가 지휘하느냐에 따라 너무 다르더라고요. 베토벤 음악은 지휘자들도 무서우면서도 재밌겠다 싶어요.”가수로서 자신이 연기하는 음악가 베토벤이 느끼는 고통과 고뇌, 감정, 깨달음 등에 대해 테이는 “베토벤은 위대한 음악가고 저는 소박한 음악가지만 그 바탕은 음악”이라며 “저에게도 음악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의 테이(사진제공=과수원뮤지컬컴퍼니)“제 인생에는 음악이 다 있어요. 어른이 돼서 만난 모든 인맥들은 음악 때문에 만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 사람들과의 갈등에도 음악이 있죠. 힘들고 즐겁게 한 것들에도 음악이 있었어요.”이어 “모든 인생과의 접점, 해답까지는 아니어도 공감을 일으키는 루드윅의 대사들이 제 가수생활과 맞물리는 것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 중 ‘아이는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라야 한다’도 그래요. 제가 사랑하는 음악도 스스로 성장하는 대로 흘러가게 둬야 하는데 소유하려고 욕심을 내면 망가지는 것 같거든요. 사랑이 집착이 됐을 때, 그로 인한 고통과 상처 역시 음악으로 치유된다는 사실, 틀에서 깨어나려면 좀 더 내 것이 돼야 한다는 대사 등이 저한테는 의미가 깊죠. 그래선지 마지막에 카를과 만날 때의 느낌도 많이 달라졌어요.”이어 “이전까지는 집착을 표현하기 위한 어떤 과정이었다면 지금은 마지막까지도 저(베토벤)는 사랑”이라며 “저는 카를을 너무 사랑한다. 편지를 써서 본인이 후회할 때까지도 너무너무 사랑하는 삼촌이자 아버지”라고 덧붙였다. 테이는 “처음엔 노년의 베토벤 역할이 주어져서 당황했고 (베토벤의 젊은 시절, 조카 카를을 연기하는) 청년을 탐내기도 했다”며 “이제는 40대에 들어서니 청약저축을 들어둔 기분”이라고 눙쳤다.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의 테이(사진제공=과수원뮤지컬컴퍼니)“이제 캐릭터가 제 몸이 맞아가는 시기에 들어선 것 같아요. 이 작품, 캐릭터를 이미 3, 4년 했으니 저축을 잘 한 거죠. 앞으로 한 20년은 더 할 수 있겠다 싶어요.” ◇가수로, 인간으로, 배우로 “늘 깨달음을 얻는!”“공연이라는 게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조금 지칠 때도 있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어요. 더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졌달까요. ‘블루레인’이란 작품을 하면서 계속 ‘루드윅’을 떠올렸어요.사실 ‘블루레인’을 하면서 추정화 연출 글의 방향이 저에게 잘 맞는 부분도 있었지만 너무 다르기도 해서 고민도, 갈등도 치열했거든요. 그런데 왜 ‘루드윅’은 그렇게 잘 맞기만 했나 싶더라고요. 이 작품을 다시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죠. 다른 작품을 하면서도 늘 그리워했던 것 같거든요. 그걸 알고 싶었어요.”그렇게 다시 돌아온 ‘루드윅’을 통해 테이는 “마지막에 말하고자 하는 점은 똑같은 것 같다”며 “어떻게 이야기할지 길은 달라도 늘 깨달음이 있다”고 털어놓았다.“인간은 그렇게 늘 고민해야하는 존재이고 그런 것들을 추구하기 때문에 ‘루드윅’이 좋은 것 같아요. 저 역시 완벽한 리더를 꿈꾸지만 리더로서는 그럴 수 없다는 걸 늘 깨달아요. 음악 역시 완벽할 수 없는 장르임에도 가수로서 무대에 올라 노래를 잘 불렀을 때는 자만하기 바빠요. 다음 무대에 가서 또 실망하고…늘 이런 것들이 반복되고 있죠.”극 중 베토벤 역시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깨달음을 얻는 인물이다. 자신의 음악을 이해해줄 사람, 온 생애를 바쳐 추구한 음악세계와 미래 음악 등을 갈구해온 베토벤에 대해 테이는 “그 역시 인간”이라며 “인간은 끊임없이 자만하고 끊임없이 깨닫는 존재 같다”고 털어놓았다. 테이(사진제공=과수원뮤지컬컴퍼니)“내 음악 세계를 누가 이해할까, 나만큼 음악을 갈구하고 발전을 열망하는 음악가가 있을까…자신만이 음악을 발전시키는 길이라고 생각했던 베토벤에게 피아니스트의 존재는 자만을 깨닫게 하고 반성하게 했죠.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내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아름다운 음악을 하는 미래의 꿈나무는 나랑 상관없는 어디선가도 잘 하고 있다’는 깨달음을 얻어요.” 그렇게 베토벤처럼 자만하고 깨닫고를 반복하는 테이는 “젊은 시절을 보내고 새로운 음악을 작곡할 때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베토벤이 그 시대의 스타였음이 느껴졌다”며 “굉장히 릴렉싱되거나 음악을 듣고 있는 사실 자체를 잊게 되는 클래식곡들과 달리 베토벤의 음악은 멜로디가 강해서 너무 집중된다”고 밝혔다. “누군가를 위해서 쓰는 음악이었던 당시의 틀을 깨는 음악가였던 것 같아요. 그런 베토벤을 만나면서 틀을 깨고 뭔가를 다시 시작했을 때 내가 갈 길이 보이고 신나는 게 뭔지 알 것 같았죠. 이전에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할 것 같았다면 지금은 되게 재밌고 신나요. 최근 ‘모놀로그’ 등의 음원을 내면서 더 재밌어졌어요. 많이 먹는 걸로 이슈가 되면서 연예인으로서의 생명력이 연장되어 있었다면 요즘은 다시 노래하는 사람으로 봐주시는 것 같거든요.”그는 2023년 “공연장 사정에 따라 큰 규모 혹은 중소극장 용으로 론칭할” 자신의 이름을 건 콘서트 브랜드, 규모를 키워 좀더 큰 무대로 꾸며질 ‘루드윅’ 등을 준비하며 “신나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제가 ‘좀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음악을 할 때 이렇게 신났구나를 요즘 좀 느끼고 있죠. 요즘 가수로서, 인간으로서, 사업가로서, 배우로서의 방향성이 생겼다는 게, 이를 통해 더 발전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는 게 즐거워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3-02-06 18:00 허미선 기자

연극 ‘나쁜자석’, 올뉴 캐스팅으로 4년만에 돌아온다

연극 ‘나쁜자석’이 4년만의 복귀를 알리며 캐스팅을 공개했다.(사진제공=레드앤블루)연극 ‘나쁜자석’(3월 7~5월 28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이 4년만의 공연소식과 더불어 캐스팅을 발표했다. 스코틀랜드의 더글라스 맥스웰(Douglas Maxwell)이 대본을 집필한 작품으로 2000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초연됐으며 한국에서는 2005년 초연된 후 2007년, 2009년, 2012년, 2013년, 2017년, 2019년까지 꾸준히 공연됐다.맥스웰의 실제 고향이기도 한 영국 스코틀랜드의 작은 해안 마을 거반을 배경으로 9살에 처음 만난 친구들인 프레이저, 폴, 앨런, 고든의 이야기를 펼쳐낸다.열아홉, 밴드결성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과 화재사고 그리고 사라진 고든, 그로 인해 흩어져 버린 친구들의 이야기다. 터지기 직전의 열정을 불사를 밴드 결성, 복화술사인 고든 아버지의 인형 휴고, 극 중 극 형태로 등장하는 고든의 동화 ‘하늘정원’ ‘나쁜자석’ 등을 매개로 함께만 있어도 마냥 좋았던 9살, 열정이 넘쳐 폭발 직전이던 위태로운 19살, 공허하고 쓸쓸한 29살의 그들을 따른다.‘사랑의 불시착’ ‘부부의 세계’ 등의 김영민, ‘남이 될 수 있을까’ ‘모범형사’ ‘돈꽃’ 등의 장승조, ‘슬기로운 의사생활’ ‘검은태양’ ‘신성한 이혼’ 등의 정문성, ‘슬기로운 감빵생활’ ‘비밀의 숲’ ‘라이프’ 등의 이규형, ‘슈룹’ ‘형사록’ ‘인질’ 등의 김재범, ‘두번째 남편’ ‘청일전자 미쓰리’ ‘왜그래 풍상씨’ ‘나 혼자 산다’ 등의 차서원 등 지금은 낯익은 배우들이 거쳐간 작품이다.4년만에 돌아오는 ‘나쁜자석’에서는 ‘브로드웨이 42번가’ ‘쓰릴미’ ‘빨래’ ‘스핏파이어 그릴’ ‘스프링 어웨이크닝’ ‘전설의 리틀농구단’ ‘오이디푸스’ 등의 이주순, ‘쓰릴미’ ‘천사에 관하여: 타락천사 편’ 등의 윤재호, ‘쓰릴미’ ‘넥스트 투 노멀’ ‘멸화군’ 등의 최재웅이 친구들의 동경을 한몸에 받는 리더 격의 프레이저를 번갈아 연기한다.지독히도 우울하고 묘한 분위기를 풍기며 글을 쓰던, 열아홉에 사라지면서 친구들 가슴 한켠에 죄책감으로 남은 고든에는 ‘푸른 잿빛 밤’ ‘테레즈 라캥’ ‘비더슈탄트’ ‘아랑가’ 등의 이진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난쟁이들’ ‘머더러’ ‘스프링 어웨이크닝’ 등의 김서환, ‘광주’ ‘블랙메리포핀스’ ‘태일’ ‘베어더뮤지컬’ 등의 이봉준이 트리플캐스팅됐다.고든의 동화 출판을 제안하며 헤어졌던 친구들을 한데 모은 폴은 김찰리, ‘어나더 컨트리’의 김영국, 드라마 ‘으라차차 내 인생’ ‘옷소매 붉은 끝동’ ‘신사와 아가씨’ 등의 양병열이, 잘 웃고 어리숙하지만 외로운 앨런은 ‘렛미플라이’ ‘어차피 혼자’ ‘팬레터’ ‘비더슈탄트’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오만과 편견’ 등의 이형훈과 최아론, 박건우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3-01-26 00:02 허미선 기자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 6월 일본 무대 오른다!

2021년 '다윈 영의 악의 기원' 공연장면(사진제공=서울예술단)뮤지컬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 6월 일본 무대에 오른다. 서울예술단은 25일 일본 토호(Toho Co., Ltd) 주식회사와의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을 알렸다. 서울예술단에 따르면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오는 6월 도쿄 히비야의 ‘시어터 크리에’에서 해외 초연을 올린다.”‘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윤동주, 달을 쏘다’ ‘잃어버린 얼굴 1895’ ‘신과함께’ 시리즈, ‘나빌레라’ 등을 선보인 서울예술단이 2018년 첫선을 보인 창작가무극으로 스물다섯의 나이에 ‘합체’로 등단해 2016년 세상을 떠난 고(故) 박지리 작가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다.6월 일본에서 초연될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 포스터(사진제공=서울예술단)‘미아 파밀리아’ ‘최후진술’ ‘해적’ ‘마마돈크라이’ ‘신흥무관학교’ ‘천사에 관하여-타락천사 편’ 등의 이희준 작가, ‘러브레터’ ‘작은아씨들’ ‘라스트세션’ ‘킬 미 나우’ ‘레드북’ 등의 오경택 연출, ‘지붕 위의 바이올린’ ‘엑스칼리버’ ‘쓰릴미’ ‘빅피쉬’ ‘팬텀’ ‘레베카’ ‘더 라스트 키스’ 등의 박천휘 작사·작곡가가 넘버를 꾸린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2018년 초연 후 2019년, 2021년 세 번째 시즌까지 무대에 올랐다.사는 곳에 따라 계급이 나뉘는 가상의 세계, 최상위 계층이 사는 1지구의 명문학교 프라임 스쿨에 재학 중인 열여섯 소년 다윈의 성장극이다.살해된 열여섯 소년 제이와 그의 친구 니스, 버즈. 부모 세대에서 벌어진 비밀스러운 사건과 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후손들을 통해 선악, 삶과 죽음, 신과 인간, 죄와 벌 등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일본 초연은 연극 ‘트럼프’ 시리즈와 뮤지컬 ‘LILIUM’의 작가이자 연출인 스에미츠 케이치(末滿健一)가 진두지휘한다. 그는 24일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뮤지컬 ‘다윈 영의 악의 기원’ 윤색과 연출을 맡게 됐다”며 “첫 윤색, 첫 한국 뮤지컬, 첫 크리에(일본 초연 극장 명), 첫 토호 연극”이라고 알리며 원작 소설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성장의 대가로 무거운 진실을 마주한 열여섯 소년 다윈 영은 쟈니스 사무소의 오오히가시 리츠키(大東立樹)와 소니뮤직 아티스트 소속의 와타나베 아오(渡邊 蒼)가 더블캐스팅됐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3-01-25 23:15 허미선 기자

[비바100] 셰익스피어는 로미오였다? 김유정의 무대 데뷔작!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동명영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 ‘세익스피어 인 러브’(사진제공=쇼노트)‘국민여동생’ 김유정이 생애 첫 연극 무대에 오른다. 어쩌면 그 대단한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가 대표작 ‘로미오와 줄리엣’엣(Romeo and Juliet)의 주인공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력에서 시작한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Shakespeare in Love, 1월 28~3월 26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를 통해서다.제71회 아카데미 최우수상 작품상을 비롯해 7개 부문을 휩쓴 마크 노먼(Marc Norman)과 톰 스토퍼드(Tom Stoppard) 대본, 존 매든(John Madden) 감독, 기네스 팰트로(Gwyneth Paltrow)와 조지프 파인스(Joseph Fiennes), 주디 덴치(Dame Judi Dench) 등 출연의 동명 영화(1999)를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비올라 드 레셉스로 무대에 처음 오르는 김유정(사진제공=쇼노트)억압으로 가득한 기숙학교를 배경으로 원형무대와 무대석 등으로 대답하게 꾸린 연극 ‘알앤제이’(RJ), 배경을 1950년대 뉴욕 뒷골목으로 옮겨 백인 청년 갱단과 푸에르토리코 이민자 청년 갱단의 패권 다툼으로 풀어낸 김준수·박강현·고은성의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 2월 26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 이은 제작사 쇼노트의 세 번째 ‘로미오와 줄리엣’ 변주로 김유정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사랑에 빠지는 대부호의 딸 비올라 드 레셉스를 연기한다.동명영화를 바탕으로 디즈니 시어트리컬 프로덕션이 제작하고 ‘빌리 엘리어트’의 리 홀(Lee Hall)이 대본을 쓰고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와 영국 국립극장에서 활동한 대영제국훈장 수상자 데클란 도넬란(Declan Donnellan)이 연출한 작품으로 2014년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됐다.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윌리엄 셰익스피어 역의 정문성(왼쪽부터), 이상이, 김성철(사진제공=쇼노트)여자는 무대에 설 수 없던 1593년 런던을 배경으로 이제 막 이름을 알리며 기대를 한몸에 받던 가난한 신예 작가 셰익스피어(정문성·이상이·김성철)는 ‘로미오와 에델, 해적의 딸’이라는 새 작품을 쓰고는 있지만 좀체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일단 도입부만을 써 둔 채 오디션을 보는 데서 만난 켄트, 그는 여자에게는 허용되지 않던 연극 무대에 오르고자 남장을 한 상인의 딸 비올라 드 레셉스(김유정·정소민·채수빈)다. 무도회장에서 비올라를 보고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는 셰익스피어, 하지만 비올라는 여왕의 명으로 이미 귀족 웨섹스(김도빈·이호영) 경과 정략결혼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그렇게 셰익스피어는 가난한 신인작가인 자신과 부유한 상인의 딸이자 곧 귀족부인이 될 비올라의 애타는 사랑이야기를 바탕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집필하기 시작한다.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사진제공=쇼노트)셰익스피어의 실제 사랑이야기라는 가정에서 시작한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는 당대의 실존인물들과 셰익스피어의 유명 작품 속 장면들이 곳곳에 등장한다.예술을 사랑했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장예원), 셰익스피어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요절 천재작가 크리스토퍼 말로우(박정원), 런던 북쪽의 잘나가는 커튼극장에 맞서기 위해 셰익스피어에게 대본집필을 의뢰하는 로즈극장의 주인 필립 헨슬로(오용)와 그에게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해 투자자가 된 고리대금업자 페니맨(송영규·임철형), 영국 최초의 남성극단 챔버레인스 멘의 배우 네드 앨린(Edward Ned Alleyn, 한동훈), 글로브 극장 경영자 리처드 버비지(유성진), ‘백마’ ‘몰피 공작부인’ 등의 극작가 존 웹스터(이성훈) 등 실존 인물들이 등장한다.더불어 무도회에 몰래 잠입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첫 만남, 발코니에서의 사랑 고백 등 ‘로미오와 줄리엣’ 대표 장면과 ‘햄릿’의 사랑 소네트를 비롯해 남장을 한 비올라의 오디션 장면(십이야), 고리대금업자 페니맨이 헨슬로에게 돈을 갚지 않으면 코를 베겠다고 위협하는 장면(베니스의 상인), 비올라의 아버지와 결혼을 흥정하는 웨섹스경(말괄량이 길들이기) 등 셰익스피어 작품 속 장면들이 녹아들어 있다.한국에서 초연되는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미세스 다웃파이어’ ‘그레이트 코멧’ ‘터칭 더 보이드’ ‘데스노트’ ‘난쟁이들’ ‘어쩌면 해피엔딩’ ‘알앤제이’ ‘환상동화’ ‘신흥무관학교’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 등의 김동연 연출작으로 ‘빈센트 리버’ ‘스테디레인’ ‘글로리아’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가족이라는 이름의 부족’ ‘히스토리 보이즈’ 등의 이인수가 번역을 담당했다.로미오가 된 셰익스피어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도재학을 비롯해 ‘검은태양’ ‘모범형사’ ‘개미가 타고 있어요’ ‘신성한 이혼’ 등의 드라마와 ‘사의찬미’ ‘젠틀맨스가이드’ ‘어쩌면 해피엔딩’ ‘헤드윅’ 등 무대를 오가며 활약 중인 정문성이 연기한다.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비올라 드 레셉스 역의 정소민(왼쪽)과 채수빈(사진제공=쇼노트)더불어 ‘한번 다녀왔습니다’ ‘갯마을 차차차’ 등 드라마와 ‘놀면 뭐하니’ MSG워너비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 ‘레드북’ ‘젠틀맨스가이드’ 등 무대에도 오르고 있는 이상이 그리고 드라마 ‘그해 우리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등과 뮤지컬 ‘데스노트’ ‘빅피쉬’에 이어 최근 영화 ‘올빼미’에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성철이 번갈아 연기한다. 김성철은 2016년 박정민·문근영 주연의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 벤볼리오로 출연하기도 해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과의 남다른 인연을 자랑하기도 한다.여자여서 할 수 없는 것들 천지였던 시대의 비올라는 김유정과 ‘환혼’ ‘이번 생은 처음이라’ ‘마음의 소리’ 등의 정소민 그리고 ‘더 패뷸러스’ ‘너와 나의 경찰수업’ ‘로봇이 아니야’ 등 드라마를 비롯해 ‘앙리 할아버지와 나’ ‘블랙버드’ 등 연극무대에 꾸준히 올랐던 채수빈이 트리플캐스팅됐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3-01-25 18:00 허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