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한민국, 탈출구를 찾아라] '적자의 바다' 빠진 조선·중공업, 다운사이징·노사협력이 살길

이운재 기자
입력일 2015-10-06 18:31 수정일 2015-10-06 18:48 발행일 2015-10-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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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 매출도 중국과 일본에 각각 밀려
LNG선 등 기술적 강점 사업에 집중해야
대우조선해양 해양플랜트
국내 조선업계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올 3분기 수주량도 중국과 일본에 뒤진 가운데 중국의 저가 공세 등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기술적 강점을 가지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노사가 합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연합)

국내 중공업 및 조선업계가 살아나기위해선 부실을 털고 경쟁력을 되찾는게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중공업 및 조선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저가공세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느냐가 중요하며 이를위해선 유연성있는 노사관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 중공업업계의 부실 원흉은 조선에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업계는 합계 적자가 5조원에 달할정도로 지난 2분기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발표해 충격을 줬다. 3분기 수주 실적에서도 중국과 일본에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영국 조선해운 전문 분석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 조선사들은 올 3분기 210만5782CGT(표준환산톤수)를 수주하며 전 세계 시장 점유율 23.9%를 차지, 3위를 기록했다. 중국과 일본은 각각 347만5020CGT(39.5%), 236만4687CGT(26.9%)를 기록해 한국을 앞질렀다.

국내 조선업계가 분기 기준 3위로 밀려난 것은 지난 2006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몇 수 아래라 여기던 중국에도 철저히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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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3사, 자구노력에 박차

이에 엄청난 적자에 허덕이는 업계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과 현금유동성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현대자동차(1.44%, 316만4550주)와 포스코 지분(1.5% 130만8000주)를 매각해 현금 7260억원을 확보, 앞으로 비업무성 자산을 지속적으로 매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도 고강도 구조조정 중이다. 3조원대 영업손실(2분기)을 개선하기 위해 이번 달 중으로 채권단 실사를 바탕으로 한 재무구조 개선·자본 확충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달 10일 경기도 화성사업장 토지와 건출물을 310억원에 매각하고 조직을 통폐합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 “위기 극복위해선 노사협력이 가장 중요”

전문가들은 기업 자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매출 부실 품목에 대한 다운사이징(소형화)과 노사협력을 통한 위기극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노조는 회사의 주식과 부동산 매각을 통한 차익금을 통해 임금인상을 주장하며 6일 현재까지 임·단협 타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김창대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중국 조선업계의 저가 공세와 더불어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향후 중국 경기가 더 안 좋아지면 (중국 조선업계의) 저가 덤핑을 통한 물량 밀어내기로 한국 조선업계가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 설상가상 일본 조선업계 역시 엔저에 힘입어 치고 나가는 상황”이라며 “국내 조선업계가 경쟁력을 가진 사업부문에 역량을 집중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박사는 “지금은 조선업계의 회생이 중요하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회사와 노조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은 “조선사들이 인력축소,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향후 구조조정의 핵심은 (외형 중심의 경영전략이 아닌) ‘건조능력의 축소를 통한 다운사이징’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5일 타결된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TPP)은 일종의 자유무역협정(FTA) 개념으로 관세와는 무관한 조선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이운재 기자 news4u@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