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한민국, 탈출구를 찾아라] '폭스바겐 호재' 현대기아차, TPP 등에 업은 일본 넘어서야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15-10-06 16:03 수정일 2015-10-06 18:29 발행일 2015-10-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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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위기의 순간에 찾아온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스캔들로 상황이 순식간에 역전되는 분위기다.

폭스바겐이 중국에서 디젤 모델을 판매하지 않아 반사이익이 거의 없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중국에서 부동의 판매 1위를 기록했던 폭스바겐의 무너진 신뢰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당장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최대 경쟁사였던 폭스바겐 사태로 지난달 판매량이 전달보다 40% 늘어 13만3653대를 판매했다. 아직 폭스바겐 판매량이 집계되지 않아 단정할 수는 없지만 파사트와 제타 등 주력모델 상당수가 현대기아차와 겹치는데다 두 회사 모두 신차출시때마다 서로를 벤치마킹했다며 라이벌로 지목하고 있어 이번 판매 실적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중국의 환경규제로 2~3년내로 다가올 중국 친환경차 시장을 둘러싸고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의 상승세는 중국에 머무르지 않고 있다.

실제 세계적 브랜드 컨설팅업체 인터브랜드가 매년 선정하는 세계 100대 브랜드 순위에서 현대차는 올해 39위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30위권에 진입했지만 폭스바겐은 순위가 네 단계나 하락하며 35위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에서도 11만3835대를 판매하며 9월 한달 기준으론 역대 최다 판매 실적을 세웠고 인도와 호주 등 신흥시장에서도 견고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가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평가다.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북미 자동차시장을 둘러싸고 최대 경쟁자인 일본 도요타와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예전만 못했던 일본의 환율 정책인 ‘아베노믹스’에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어서 일본 자동차기업들은 이번 TPP 타결로 미국은 물론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현대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 기업을 완벽하게 견제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환율 등이 현대기아차 등 한국 업체로 유리하가 바뀌는 상황에서 이번 TPP가 타결 된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의 최대 경쟁 국가인 미국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8월 미국에서 13만909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8.3%를 기록하는 등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같은 기간 도요타는 22만4381대(14.2%)를 팔아 현대차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천원기 기자 000wonki@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