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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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끝나지 않는 전세사기 고통

장원석 건설부동산부 차장1만7593명.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시행 1년만에 피해로 인정된 숫자다. 지금도 많은데 이게 끝이 아니다. 정부는 2년 한시법인 전세사기 특별법 일몰 전까지 피해자가 3만6000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두 배가량의 피해자가 더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참담하다.지난 2022년말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던 빌라왕 전세사기는 해가 두번이 바뀐 최근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세사기는 비단 부동산 시장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엄청난 그늘을 지게했다.우선, 청년들은 전 재산을 잃었다. 전세 사기 피해자를 연령별로 보면 피해가 주로 40세 미만 청년층이 73.7%에 이른다. 이제 막 사회에 들어섰거나 아직 부동산 거래에 익숙치 않은 젊은층에게 피해가 집중된 것이다. 이들에게 전세 보증금은 거의 전 재산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자금을 사기 당해 목숨을 끊는 일까지 일어났다.전세제도 존립 자체도 흔들린다. 지난해 수도권의 빌라 등 비(非)아파트 주택의 신규 임대차 계약 10건 중 7건은 월세다. 전세 사기로 임차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위험한 전세 대신 안전한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이렇게 되자 오랫동안 서민들의 주거사다리 역할을 했던 빌라도 몰락했다.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거래 4건 중 3건이 아파트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다.하루아침에 전재산을 잃게 된 피해자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여전히 전세사기 피해 구조를 입법화 하는데 합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어렵게 국회를 통과한 전세사기 특별법도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했지만, 하루 만에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대통령에 묻는다. 정치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장원석 건설부동산부 차장 one218@viva100.com

2024-06-10 14:03 장원석 기자

[기자수첩] '원 팀' 정신 실종된 K-반도체

전화평 산업IT부 기자“너희들은 강하다.”만화계의 스테디셀러 슬램덩크에 나오는 명대사로 북산고등학교 안한수 감독이 선수들에게 하는 말이다. 그 뜻은 각각 개성이 강한 강백호, 서태웅 등 선수들이 하나가 될 때 강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하나의 팀이 된 결과 북산고는 전국 최강 팀에게 승리하는 쾌거를 이룩했다.현재 한국은 북산고와 같은 원팀(One team)이 아니다. 생태계를 구성하는 구성원들 간에 시너지를 찾아볼 수 없다.지난달 정부는 총 26조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종합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 중 17조원은 대출 지원으로 금리만 일부 깎아주는 방식이다.국가 전체가 반도체에 올인한 대만과 반도체 지원법으로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지원하는 미국은 물론 강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를 기반으로 반도체 강국들을 쫓는 일본에 비해서도 소극적인 지원이다.더 큰 문제는 기업 안에서도 하나가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지난 7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파업 선언에 따른 첫 연가 투쟁을 실시했다. 전삼노는 사측에 임금인상률 6.5%, 특별성과급 2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역대급 적자를 기록한데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기술 경쟁에서 밀리는 와중에 파업을 한 부분이 참 아쉽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우승할 것 같던 북산고는 다음 경기에서 거짓말처럼 패했다. ‘공은 둥글다’는 말처럼 승부의 결과 역시 어디로 튈지 예단하기 어렵다.국가간 명운을 건 치열한 글로벌 반도체 전쟁의 결과는 더 그렇다. 개인이나 집단이나 국가 할 것 없이 한 팀이 되어 뛰어도 성패를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전화평 산업IT부 기자  peace201@viva100.com

2024-06-09 13:20 전화평 기자

[기자수첩] 네이버 '치지직' 정식 출시 한 달, 해결할 문제는 여전히 '산적'

박준영 산업IT부 차장네이버의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이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지난해 말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한 후 서비스 완성도를 급격하게 끌어 올린 치지직은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3월 치지직 앱의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216만명을 기록, SOOP(196만명)을 넘어섰다. 앱 사용시간이나 PC 이용자 등의 지표에서 여전히 아프리카TV가 앞서지만 치지직은 짧은 시간 동안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며 주목받았다.하지만,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음에도 치지직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가장 많이 지적받는 부분은 영상 끊김 및 로딩 문제다.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네이버는 시청자 컴퓨터의 자원을 이용하는 기술 ‘그리드’를 도입했으나 시청 지연 현상을 완벽히 잡지 못하고 있다.시청자 수가 비정상적으로 집계되도록 만드는 ‘뷰봇’에 대한 대응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시보기 영상이 지나치게 늦게 등록되는 문제와 대화창에 이모티콘을 중복 입력 시 발생하는 끊김 현상, 타 방송으로 시청자를 보내주는 ‘호스팅’ 기능 부재 등도 불편한 부분이다.국내 최대 포털 사업자이자 대표 IT 기업 중 하나인 네이버가 직접 개발 및 운영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치지직은 출범할 때부터 이용자와 업계의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치지직이 보여준 서비스 역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치지직이 이전보다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

2024-06-09 06:45 박준영 기자

[데스크 칼럼] 하자 아파트 이참에 뿌리뽑자

채훈식 건설부동산부장건물의 안전성은 곧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 1970년 서울 마포구 와우아파트 붕괴,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2014년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등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대형참사는 부실공사, 불법 증·개축이 원인이었다. 2022년 광주 아파트 붕괴와 2023년 인천 아파트 주차장 붕괴 등 대형 참사가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에 시민들과 아파트 입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최근에도 신축 아파트 하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서울 강서 소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천장이 무너졌다. 전남 무안군의 한 신축 아파트에선 건물 외벽이 휘고 벽면이 뒤틀린 모습이 발견되는 등 다수의 하자가 발견됐다.수많은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 수주로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한창 건설 중인 아파트의 일부가 무너진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이미 실상을 알고 있던 관계자들은 터질 게 터졌다는 의견이다.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종위원회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발생한 하자 분쟁건수는 4300건이다. 이는 지난 2014년(2000여건)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건설사들의 하자 문제는 단순히 특정 요소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시공 관리, 자재, 설계, 인력, 감리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먼저 건설 현장에서 시공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작은 실수나 오류가 누적돼 큰 하자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현장 감독자의 경험 부족, 감독 소홀, 그리고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한 무리한 작업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또 비용 절감을 위해 저가의 저품질 자재를 사용하는 경우, 건물의 내구성과 안전성이 저하된다. 이러한 자재는 초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결함이 드러나고 큰 하자로 이어질 수 있다.설계 단계에서의 오류나 변경 사항이 시공 단계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경우에도 하자로 이어질 수 있다. 설계와 시공 간의 긴밀한 협력과 소통 부족이 주요 원인이다.숙련된 인력의 부족은 건설 품질 저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경력이 짧거나 기술이 부족한 인력이 현장에 투입되면, 작업의 정밀도와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부실공사를 줄이기 위해서는 각 단계에서의 철저한 관리와 협력이 필요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설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건설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나 안전에 관한 시스템과 의식 수준에 있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사고가 일어난 뒤 부랴부랴 수습하며 단기적인 해결책만 내놓아서는 언제나 제자리일 것이다. 안전하고 품질 높은 건축물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건설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정부도 건설 규제를 강화하고, 철저한 감독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위험성이 높은 아파트에 대해 전수 조사를 벌이고 건설계에 만연한 이권카르텔을 뿌리 뽑아야 한다. 이를 통해 건설사들의 부실공사를 방지하고 하자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 건설사들이 책임감 있게 공사를 수행하도록 유도해야 한다.채훈식 건설부동산부장 chae@viva100.com

2024-06-04 14:04 채훈식 기자

[새문안通] 국민이 바라는 리더상

윤석열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21%에 그쳤다는 한국갤럽의 지난달 말 여론조사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부정평가는 70%로 현 정부 출범 후 최고치다. 의대정원 확대(14%)가 긍정평가 요소 중 가장 지지도가 컸고, 부정평가이유로는 경제·민생·물가(15%)가 타 요소를 압도했다. 임기가 3년여 남은 지금, 20% 초반대의 지지율은 획기적인 국정 기조변화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호는 정상 항해가 힘들다는 걸 읽게 한다. 리얼미터 등의 다른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30% 초반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하나 현 민생 현장 및 정국 이슈를 감안할 때 오십보 백보다. 22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어느 때보다 리더의 품성과 자질이 국민들 이목을 잡는다. 대통령은 물론이고 각 야당의 수장들이 어떤 정치철학을 바탕으로 입장을 정리하느냐가 중차대한 시기다. 지난 2년의 불통과 반목의 적대적 관계가 윤 대통령 남은 임기에도 계속된다면 온전히 그 피해는 고물가 시대에 특히 힘없는 서민들에게 덮쳐질 것이다. 소통과 협치, 상식과 공정이 흐릿해진 정치권을 씁쓸하고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리더는 자신의 자리가 요구하는 엄중한 사명에 대해 진지한 성찰과 성과를 내려는 창의적 노력이 필요하다. 왜 그 자리에 오르고 싶었는 지를 되돌아 봐야 한다. 현재는 과거를 포함하고, 미래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과거에 내뱉은 말이 오늘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내일 무슨 모양의 결실을 맺을까에 역사적 책무감을 지녀야 한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 리더라는 자리를 사유화하는 소인배는 기업에도 있어서는 안되는 데 정치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자기만 옳다는 아집에서 벗어나야 한다. 조심스럽게, 진지하게, 내일을 창출하는 이가 오늘 날의 리더다. 대통령의 스타일이 관건이다. - 明-

2024-06-04 11:39 새문안通

[기자수첩] 대구은행-제4인뱅, 메기가 될수 있을까

강은영 금융증권부 기자32년 만에 지방은행 대구은행이 전국구를 영업 단위로 하는 시중은행으로 출범한다. 대구은행은 오는 5일 사명을 ‘iM뱅크’로 바꾸고 시중은행 전환 기념 최고 20%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출시를 예고하는 등 고객 확보에 힘쓰고 있다.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은행산업의 경쟁 촉진을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고 대구은행은 이에 외부평가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시중은행 전환 인가요건을 통과했다.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에 따라 수도권 및 충청·강원 등에 향후 3년간 영업점 14개 등을 신설할 계획이다. 중·신용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자금공급을 확대하고 자체 비대면채널을 고도화해 차별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대구은행의 시중은행화에 이어 금융권에 또 다른 메기 등장이 예고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이달중 제4인터넷은행 출범을 위한 인가 기준과 평가 요소 등을 조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다.제4인터넷은행 참여 의사를 밝힌 컨소시엄은 △KCD뱅크 △더존뱅크 △유뱅크 △소소뱅크 등으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특정 컨소시엄에 각각 들어갔다. 후발주자 대구은행과 제4인뱅은 금융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메기로 성장할까.기득권 선발주자의 입김이 강한 상황 속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서 당국의 의도대로 메기효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하지만서도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존재한다. 지금으로서는 생존력 강한 메기가 되기 위해선 소비자들이 바라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통해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는 원론적 얘기만 할 뿐이다.강은영 기자 eykang@viva100.com

2024-06-03 08:34 강은영 기자

[기자수첩] KC인증, 누굴 위한 안전 대책인가

박자연 생활경제부 기자정부가 ‘국가통합인증마크(Korea Certification)’가 없는 해외 직구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흘 만에 철회했다. 정책 철회 발표 이후 다음날은 대통령실까지 나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이례적으로 정부 부처에 이어 대통령실까지 빠르게 공식 사과를 했지만,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통상 KC 인증을 받는데 드는 비용은 적게는 300만에서 최대 15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이 저렴하지 않아 기업 부담이 적지 않고, 이미 다른 기업체에서 인증을 받은 같은 제품이어도 해당 제품을 팔기 위해서는 KC인증이 필요하다.이를 두고 정부가 KC인증 밀어주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이런 논란은 정부가 KC인증기관 민영화를 위한 수순이라는 의혹으로 번졌다. 정부가 소비자의 해외 직구를 금지하고, 민영화를 통해 본격적인 인증 장사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실제 지난해 정부는 민간 영리기관도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KC인증 마크를 발급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개정안을 들여다보면 그간 비영리기관이 진행했던 KC인증 사업을 영리기관도 참여할 수 있도록 요건들을 완화했고, 시험설비가 없어도 외주를 통해 발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주 골자다. 정부는 KC인증 기관을 비영리 기관에서 영리 기관으로도 확대한 것에 대해 이번 규제 정책과 관련이 없다고 못 박았지만, 사흘 만에 말을 바꾼 정부의 말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정책과 제도를 바꾸기 전에 현장 목소리를 충분히 수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2024-06-02 14:22 박자연 기자

[기자수첩] 고금리속 서민 연체율 급등…22대 국회, 민생해결 시급

김수환 금융증권부 차장은행의 신용카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속 두 자릿수 금리의 카드 빚을 지고 제때 못 갚는 서민들이 늘면서 사회적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을 포함한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3.4%(2월말 기준)로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카드 빚은 주로 여러 곳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와 급전이 필요한 취약차주가 이용한다는 점에서 최근 고금리 이자부담이 늘자 서민들의 대출상환 능력이 저하된 것으로 풀이된다.고금리 상황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내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금리(5.25~5.50%)와 역대 최대로 벌어진 한국은행 기준금리(3.50%) 인하 시점도 불투명하다.취약차주 연체율 상승이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카드사 연체율이 오르면 카드사도 대출문턱을 높이고 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 취약차주 연체율 관리가 시급한 문제다.‘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 21대 국회가 여야간 대치 속에 막을 내렸다. 30일 개막한 22대 국회에서 여야는 모두 취약계층을 불법사금융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불법 대부계약 규제 강화를 내걸고 있다. 여당은 취약계층을 불법사금융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반사회적 계약의 대부계약 무효화’를, 야당은 ‘법정 최고금리를 초과한 이자계약 무효화’ 등을 공약했다. 국정 주도권을 놓고 여여간 힘 대결이 여전할 것이란 예상이지만, 대화와 협치를 통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민생문제에서 성과를 내주길 기대한다.김수환 금융증권부 차장 ksh@viva100.com

2024-05-30 08:30 김수환 기자

[기자수첩] 22대 국회는 21대를 반면교사 삼아야

정재호 정치경제부 기자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출범한 21대 국회는 정쟁의 연속이었다.21대 국회는 임기 시작 47일 만인 지난 2020년 7월 16일에야 개원식을 갖고 출발했다.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거대 여당으로 출범한 뒤 상임위원장 갈등으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보이콧을 하며 정쟁을 펼쳤기 때문이다.또 21대 국회는 불명예스러운 ‘헌정사 최초’의 기록이 많았다. 국무위원 탄핵소추안 결의와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고 현직 판사와 검사가 최초로 국회에서 탄핵소추를 당하기도 했다.제1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과 민주당의 윤석열 대통령 시정연설 전면 보이콧도 헌정사상 처음이었다.국정감사 기간에도 국회 파행은 해마다 반복됐다. 2021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여야 대선후보를 겨냥한 의혹이 정쟁을 촉발하면서 여야가 상임위 곳곳에서 정면충돌했기 때문이다. 이어 대선 이후인 2022년, 2023년에도 파행은 계속됐다.22대 국회도 21대와 마찬가지로 여소야대 국회 지형이 유지되면서 여야의 극한 대치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당장 민주당은 본회의에서 최종 폐기된 채상병특검법을 22대 국회 개원 즉시 재추진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또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법안들도 모두 재입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원 구성 협상에서도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 자리를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서로 입장차만 확인한 상태여서 22대 국회도 가시밭길을 예고한 상태다.그러나 22대 국회만큼은 21대 국회를 반면교사로 삼아 소모적 정쟁을 중단하길 바란다. 특히 상대 정당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며 협치의 불씨를 되살리는 게 우선이다.정재호 정치경제부 기자 cjh86@viva100.com

2024-05-29 13:31 정재호 기자

[새문안通] ‘오만의 덫’, 삼성은 자유로운가

기업 몰락의 가장 큰 부분은 경영자나 소속원들의 과도한 자만과 오만에 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강대국의 몰락은 대부분 내부에서 기인했다. 기업이나 조직 역시 다르지 않다. 집단이 성공할수록 긴장감 유지는 숙명이지만, 쉽지 않다.미국 마케팅 분야 석학이자 실패학자 잭디시 세스(Jagdish Sheth) 에머리대 교수는 “성공한 조직이나 기업이 쇠퇴하는 이유는 내부에 있다”며 3대 ‘환경요소’와 7대 ‘자기 파괴적 습관’을 지목했다. 그는 자신의 저서 ‘배드해빗(Bad Habit’)을 통해 분열과 몰락의 길을 걷는 집단의 특성으로 ▲과거 성공 경험 만취 ▲주변·시장 몰이해 ▲긴장감 이완을 들었다. 그러면서 자기 파괴적 습관으로는 ▲현실 부정 ▲오만 ▲타성 ▲지나친 핵심 역량 의존 ▲근시안적 경쟁관 ▲규모 집착 ▲집단 내 사일로(silo·자기 파트 이익만 추구하는 현상을 일컫는 경영학 용어) 의식을 설파했다. ‘과도한 자신감’을 경계한 것이다.집단은 리더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소우주다. 또, 오만은 리더에서 세포(조직원)로 전이는 습성이 있다. 유사 사례는 셀 수도 없이 많다. 자동차산업의 역사를 보자. 1920년대 57%의 미국 시장 점유율을 가졌던 공룡 GM. “GM에 좋은 것이 미국에 좋다”던 기업 아닌가. 그런 GM도 결국 ‘승자의 오만’에 빠져 2009년 6월 고꾸라졌다. 2008년, GM과 포드를 꺽고 세계 1위에 오른 도요타. 한 때 추앙받던 린 생산 방식(lean production)도 특유의 폐쇄성과 자만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 외에도 ‘현실 부정’의 오만에 빠져 자멸한 1990년대 SUV 신화 미쓰비시자동차나 코닥(1970년대 영업이익률 70%, 필름 팔아먹을 욕심에 디지털 카메라 포기), 슈윈(Schwinn·자만에 빠져 레저 및 산악자전거 진화 실패), 모토롤라, 노키아, 엔론, 왕컴퓨터 등도 같은 결이다.오만이 풍요에서 왔다면, 풍요의 덫은 숙명일 수 있다. 19세기 영국의 사상가 토머스 칼라일은 “역경을 이기는 자가 100명이라면 풍요를 이기는 자는 한 명도 안 된다”고 정의했다. 성공할수록 오만의 안경을 벗고 시대 흐름을 추종해야 한다. 특히 환경변화를 빠르게 직시하고 끊임없이 진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진리다.마뜩치 않지만, 요즘 한국의 간판기업 삼성전자가 흔들린다는 얘기를 자주 듣게 된다. 제때 인공지능(AI) 급물살(HBM·고대역폭 메모리)을 타지 못해 ‘초격차’가 방향성을 잃었다고도 한다. 그래서였을까. 얼마 전, 수장 교체란 깜짝 인사를 했지만,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지는 못한 듯 하다. 시장은 삼성전자가 풍요의 덫에 빠진 기업으로 기록될지, 아니면 위기수습의 모범 사례가 될지 주시하고 있다.- 錫 -

2024-05-29 06:46 새문안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