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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은밀한 서울투어] 장애 없는 숲길 '서대문구 안산 자락길'… 쉬엄쉬엄 신록을 거닐다

서울 서대문구에 자리 잡은 안산(鞍山)은 걷기 좋은 산이다. 초보 등산객을 괴롭히는 계단은 없다. 그저 나무 사이로 잘 조성된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된다. 안산을 따라 서대문구 일대에 조성된 ‘안산 자락길’은 산을 좋아하지만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꼭 어울리는 숨은 여행지다.서울 서대문구 안산 자락길을 찾은 등산객들이 나무 데크 위를 걸으며 신록의 계절 5월을 만끽하고 있다. 안산 자락길은 계단 없이 나무 데크로 조성돼 유모차·휠체어로도 손쉽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사진제공=서대문구청)◇계단 없고 경사도 낮아… 유모차·휠체어 산책 가능안산 자락길은 지난 2013년 11월 서대문구청에서 나무 데크로 조성한 산책로다. 코스 또한 다양하다. 3호선 홍제역에서 시작해 홍제천을 끼고 걷는 길이 있고 신촌 연세대학교로 오르는 코스도 있다. 그 중 가장 볼거리가 많고 걷기에 부담 없는 건 3호선 독립문을 기점으로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거쳐서 가는 길이다.많은 연인과 가족이 대한민국 역사가 남은 이곳을 찾지만 그 뒤에 기가 막힌 산책코스가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하지만 조금만 주변에 관심을 두면 자락길로 오르는 표지판을 발견할 수 있다. 남자친구와 함께 독립문을 찾은 정현진(26)씨가 자락길 매력에 빠진 건 사소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현진씨가 잠깐 쉬려고 앉은 벤치 맞은편에 소심하게도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자락길 표지판이 있었다.“경기도 안산은 알지만 안산(鞍山)은 처음 들어봤어요. 그때 처음 검색을 해보고서야 독립문 뒤로 산책코스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가볍게 오를 수 있는 길이기 때문에 남자친구와 큰 부담 없이 자주 찾아요.”◇서대문형무소·독립문 뒷산… 순국선열의 아픔 깃들어 말 안장을 닮아 이름 붙은 안산의 높이는 296m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안산이 쉽게 정상을 허락하지는 않는다. 대신 방문객이 천천히 자연을 느끼면서 걷기를 권한다. 지그재그로 뻗어 있는 나무 데크는 안산의 일부가 되어 방문객이 왼쪽과 오른쪽 풍경을 번갈아 볼 수 있게 만든다.길의 경사도는 9% 미만. 휠체어를 밀고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 낮은 각도로 설계되어 있어 오르막길을 걷는 부담도 덜하다. 그러다 시야가 뻥 뚫린 지점에 다다르면 생각보다 높은 곳에 서게 된다.“편하게 걷다 보니 이제는 서울이 한눈에 보여요. 저 멀리 경복궁이 있고 그 뒤에 청와대까지 보이죠. 사실 무릎이 안 좋아 산을 바라만 봤는데 이곳은 달라요. 계단이 없으니 저 같은 사람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죠.”고등학교 동창과 함께 처음 안산 자락길을 오른 김금순(68)씨는 이날 오랜만에 안산을 찾아 정상까지 올랐다. 중간에 잠깐 쉬면서 오르긴 했지만 그때마다 잘 조성된 벤치와 테이블이 있어 편하게 앉아 숨을 고를 수 있었다.또 하나 등산객의 발길을 사로잡는 것은 나무 데크 교차지점에 있는 순국열사들의 현수막이다. 서대문형무소 뒤에 있는 안산은 과거 대한민국의 아픔을 고스란히 목격한 증인이다. 서대문구청은 그 뜻을 기리며 열사들의 말과 글을 안산에 담았다.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한용운의 ‘님의 침묵’ 등 유명 시가 적힌 현수막 앞에 다다르면 등산객은 어김없이 걸음을 잠시 멈추고 생각에 잠기곤 한다. 안산 자락길은 느리지만 그래서 더 의미가 있는 길이다.◇안산 자락길에 왔다면 이곳은 반드시안산 자락길(사진 제공=서대문구청)▲메타세쿼이아 숲안산에 올라 연희동 방면으로 걸어가면 메타세쿼이아 숲을 만날 수 있다. 하늘로 시원하게 뻗은 숲은 5월의 따스한 햇볕과 만나 산뜻한 향내를 풍긴다.이곳의 다른 이름은 사색의 숲이다. 나무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을 따라 걷다 보면 저마다 생각에 취하게 된다.  ▲능안정나무 데크로 이어진 길을 지나면 곧 안산 정상에 이른다. 안산은 정상에도 많은 볼거리를 숨기고 있다. 그중 하나가 능안정이다.능안정은 지금의 북아현동이 된 지역에서 죽은 사도세자의 장남 의소를 기리는 정자다. 능안정 안에는 그 유래가 담긴 글귀도 적혀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한 정자는 잠깐 들어온 등산객에게 역사의 한 구절을 알려준다.  ▲봉원사능안정을 지나 신촌 방면으로 내려오면 봉원사를 만날 수 있다. 도심 속에 있는 익숙한 장소지만 산을 거쳐 만나는 절은 색다르다.안산을 지나 만나는 봉원사는 자연에 취해 헤매다 만나는 설렘을 선사한다. 오는 25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다. 1년에 한 번 있는 행사를 위해 봉원사는 벌써부터 분주하다. 조금 빨리 부처님을 만나고 싶은 이에게 봉원사는 하산 코스로 제격이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5-06 09:00 김동민 기자

5월은 푸르구나~ 온가족 추억 만드는 어린이날 행사

오랜만의 황금연휴다. 근로자의 날 1일부터 어린이날까지 징검다리만 잘 건너면 5일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 게다가 계절의 여왕 5월, 자녀들과 함께 봄나들이 하기 좋은 날씨다. 굳이 교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서울 시내 곳곳에서 온가족이 함께 할 만한 행사가 풍성하게 열린다. 하루하루가 바쁜 맞벌이 엄마아빠라도 이날만큼은 온전히 자녀와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시원한 야외에서 ‘혹부리 장구’와 함께 놀아볼까삼청각 런치콘서트 포스터(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탄탄한 실력을 갖춘 공연단체들이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공연을 마련했다. (재)세종문화회관(사장 이승엽)이 운영하는 전통문화예술 복합공간 삼청각은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 연희극 ‘혹부리 장구’를 공연한다.  연희컴퍼니 유희가 마련한 ‘혹부리 장구’는 전통장단을 활용한 타악퍼포먼스와 전래동화가 결합된 공연으로 전통 연희 체험을 할 수 있다. 어린이 관객들은 50% 할인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삼청각 놀이마당에서 ‘혹부리 장구’ 공연팀의 사물놀이 체험 행사와 장구를 직접 배워보는 시간도 마련된다. 또한 삼청각 풍경 그리기, 전통탈 만들기, 페이스 페인팅, 택견 퍼포먼스, 추억의 간식코너, 투호, 제기차기, 딱지치기 등 가족들과 함께 추억의 전통 놀이를 즐길 수 있다.예술의 전당 동요콘서트 (사진제공=예술의 전당) 예술의전당은 5일 오후 5시, 신세계 스퀘어 야외무대에서 ‘동요콘서트’를 개최한다.‘어린이날 인기동요 퍼레이드’라는 주제로 열리는 콘서트는 어린이 합창단, 중창단, 성악가들과 함께 어린이를 위한 노래를 꾸준히 발표해온 가수 혜은이가 무대에 오른다.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과 소프라노 신델라 그리고 드라마 ‘왔다!장보리’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아역 탤런트 김지영이 사회를 맡는다. 사전 예약이 필요없는 무료공연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서울시향은 5일 오후 7시 서울 어린이대공원 내 숲속 무대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드리는 어린이날 음악선물’을 개최한다.최수열 서울시향 부지휘자의 지휘로 쇼스타코비치 ‘축전 서곡’, 번스타인 ‘교향적 춤곡’이 연주된다. ‘PBC소년소녀합창단’이 부르는 동요 메들리도 펼쳐지며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알라딘’ 과 ‘겨울왕국’의 주요 OST 등도 연주한다. 공연은 전석 무료다.  ◇전세계 기차를 만나보자 ‘아임 리틀, 작은 기차 세상을 만나다’(사진제공=디오라마코리아)어린이날을 맞아 떠나는 기차여행은 어떨까? ㈜디오라마코리아(대표 문한주)는 모형기차 테마 전시회 ‘아임 리틀, 작은 기차 세상을 만나다’를 4월부터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한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실제 사용되었던 다양한 초정밀 모형 기차와 현실감 넘치는 디오라마(배경 위에 모형을 설치해 하나의 장면을 만든 것)를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전시회다. 전시회는 모형 기차 전시존과 디오라마 전시존, 중앙 유럽광장과 어린이 체험 공간으로 구성돼 모형 기차, 디오라마 관람은 물론 기차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모형기차 모델을 모아놓은 수집가의 방과 모형 기차의 역사, 실제 레일 위를 달리는 모형기차, 80년대 강원도 어촌역의 모습을 재현한 디오라마, 유럽마을 디오라마, 환상의 과자마을 디오라마 등도 만날 수 있다. 어린이 체험 공간에는 기차 쿠키와 종이 기차를 만들 수 있는 키즈클래스와 직업체험 프로그램 등이 운영된다. 관람료 성인 1만3000원, 13세 미만 어린이 1만원.  ◇뿡뿡이-동화 속 캐릭터와 함께 하는 환상의 축제! 굳이 시간을 맞춰 나가지 않아도 곳곳에서 축제가 펼쳐진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애니메이션과 동화 속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장도 마련된다. 어린이들의 우상 방귀대장 뿡뿡이와 번개맨은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리는 유소년 승마 축제 ‘2015 즐거움이 달리는 어린이 승마 축제’에 등장한다. 이 자리에는 1대 번개맨 서주성씨가 특별공연을 개최하며 뿡뿡이와 뿡순이의 퍼레이드, 포토타임 이벤트 등이 열린다.   어린이대공원 인근은 동화의 나라로 변신한다. 광진구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지하철 2·7호선 건대입구역 3번 출구와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 3번 출구 사이 능동로에서 ‘제4회 서울동화축제’를 개최한다.올해에는 안데르센의 ‘인어공주’와 더불어 한국 최초 창작동화 ‘바위나리와 아기별’을 소재로, ‘진정한 사랑을 통한 재생과 순수한 사랑이 가져다주는 회생’을 콘셉트로 한다.  어린이날인 5일에는 차량이 전면 통제되며 가면무도회 콘테스트, 물총·베개싸움 등 각종 이벤트, 거리 공연, 전시와 체험, 야외도서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국제아동도서협의회 한국위원회에서 제공한 동화책 4960권도 볼 수 있다. 참가비는 무료다. 국회의사당 잔디마당에서도 5일 오후 2시부터 어린이날 행사가 개최된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접 참여해 어린이들과 즉석 사진을 촬영하고 기념품을 나눠준다. 전직 대한항공 승무원들로 구성된 합창단 ‘카사 코러스’가 만화 주제곡을 부르고 국회 사무처 직원들로 구성된 동호회 흥마니의 길놀이 공연 등도 펼쳐진다. 보물찾기, 피에로의 풍선 불어주기, 비눗방울 놀이, 솜사탕 나눠주기 등 이벤트가 쏠쏠하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5-05-04 09:00 조은별 기자

[은밀한 서울투어] 도심속 '보물창고' 창신동 가보니… 어른도 아이가 되는 마법장터

“아빠, 이거 이거”“한 개만 더 산다고 했잖아. 이제 그만.”창신동의 얼굴마담이자 대표 가게인 ‘승진완구’ 입구.서울 종로구 창신동 골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실랑이다. 봄비가 세차가 내리는 날도 좁은 골목에는 우산을 이리저리 피하며 지나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일요일에는 문을 안 연다는 정보(?)는 30% 정도만 사실이다. 오후 3시나 되서야 셔터문을 여는 가게가 있는가 하면, 설사 닫혀 있다 하더라도 달고나와 액세서리 좌판이 그 자릴 채운다. 동심과 상술이 밀당을 하는, 어른도 향수에 젖게 만드는 묘한 곳이다.◇ 더이상의 흥정은 그만… 시중보다 30% 저렴결론부터 말하자면 창신동 완구거리에서 쓴 돈은 총 8만2000원.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바다 탐험대 옥토넛’ 모래 세트가 6만원이니 고작 장난감 2~3개 정도를 샀을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헬로키티 수첩부터 욕실 헤어 캡, 개구리 지우개 세트, 파워레인저 총과 가면, 말하는 고양이 토킹 톰 인형, 스파클링 펭귄 라이더를 비롯해 각종 포장지와 볼펜, 리본까지 양손에 든 쇼핑백에 한가득이다.가장 마지막에 산 ‘바다 탐험대 옥토넛’은 직구 가격만 10만원이 넘는 꽤 큰 크기의 놀이세트다. 이 정도면 본전은 뽑은 셈이다.대부분 문을 닫을 거라 생각하고 찾아간 일요일 오후지만 알짜배기 쇼핑타임은 의외로 그때다.디즈니 부동의 인기인형인 엘사 캐릭터를 제친 소피아 공주.이곳에서 주말마다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한정은(21)씨는 “토요일에는 디스플레이된 상품이 거의 빠진다고 보면 된다. 일주일 중 가장 많은 매출이 일어나는 날이라 점심시간만 지나면 손님들 상대하느라 힘이 부친다. 그래서인지 일요일에는 상대적으로 더 친절하게 된다”고 고백한다. 여기저기서 가격을 묻는 학부모부터 차곡차곡 정리해 쌓아놓은 장난감들만 골라 헤쳐 놓는 아이, 심지어 외국 관광객까지 일요일임에도 매장 안은 발 디딜 틈이 없다.요즘 가장 인기 있는 인형은 디즈니 소피아 공주다.부동의 판매 1위인 겨울왕국 엘사 인형을 제쳤다고 하니 그 인기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남자아이들의 구매목록 1위는 일본 반다이사의 요괴워치다. 워낙 다양한 종류로 장남감이 출시돼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시중 가격보다는 평균 30%는 싼 편이다. 주부들의 깍기 신공에 두손 두발 다든 ‘깜찍한 협박문’도매가격임에도 아줌마들의 ‘에누리 신공’은 여지없이 발휘된다. 오죽했으면 계산대 옆에 ‘고객님께 드리는 말씀’이 다 붙어 있을까. 워낙 싸게 팔기 때문에 더 이상의 DC는 없다는 귀여운 협박문이다. 완구골목에서 가장 큰 매장을 30년째 운영중인 송동호 승진완구 사장은 “예전에 이 거리는 사창가 골목이었는데 이제는 지방과 외국에서도 오는 장난감골목이 됐다”며 뿌듯해했다.그는 “영수증만 가져오면 100%교환, 환불된다. 간혹 포장을 뜯고 나서 바꿔달라는 이들도 있는데 그것만큼은 기사에 꼭 써 달라”고 부탁한다.◇지방손님은 기본, 해외 관광객까지 북적… 어른마저 지갑 열게 만드는 마법 거리창신동 완구거리에는 체육시간에 한 번쯤은 만져 봤을 법한 체육 용품부터 각종 포장 용품만 모아 파는 상점, 파티에 필요한 모든 것을 취급하는 전문점 등 다양한 가게들이 골목골목에 위치해 있다.새학기에는 노트부터 볼펜, 각종 과학세트를 사려는 학부모들이 몰린다는 한 문구용품 전문점에서 카드 몇 장을 집었다가 “낱개로는 팔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슬며시 제자리에 갖다 놓는다. 도매장사로 거의 ‘박스’수준으로 팔려나가는 문구류들.계산대에 줄지어 있는 한 엄마가 ‘그것도 모르냐’는 눈빛을 보내 무안해지는 찰나, 한 중국인 관광객이 줄쳐진 수첩과 볼펜만 두 박스를 사는 것을 보며 ‘이곳은 도매시장’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이번이 세 번째 한국 방문이라는 앤디청(45)씨는 “과거에는 화장품을 주로 사 가 선물했는데 이제는 이곳에서 문구류를 사 간다. 워낙 질이 좋아 아이의 학교친구들에게 인기 만점”이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다. A4 크기의 두꺼운 연습장이 1000원이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고.일본 캐릭터 상품만 모아 놓고 파는 한 가게서 만난 60대 부부는 “요즘 애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10개 정도만 챙겨 달라”며 사장에게 부탁한다.슬쩍 옆에서 보니 개당 1만2000원짜리가 1만원으로 둔갑해 포장된다. 이틈에 냉큼 하나를 집어 들지만 여지없이 정가를 받는 사장이 야속하기 그지없다. 그 모습을 본 어르신이 웃으며 자기 가게 명함을 건넨다.아뿔싸, 위치가 대구다. 정년퇴임 후 고향에서 장난감 가게를 열었다는 그는 “젊은층이 좋아하는 물건을 사려면 멀어도 이곳에 와야 한다. 알아서 챙겨주기 때문”이라며 “가격도 저렴하지만 최신 유행을 알 수 있어서 사업 시작 후 아직까지 손해 보진 않았다”며 웃어보인다.창신동 완구거리의 장점은 어른들의 향수를 자극한다는 데 있다.키덜트의 지갑을 여는 이곳에는 어린시절 사고 싶었던 각종 완구들이 세월의 흔적을 빗겨간 채 새것 그대로 장식돼 있다. 훌라춤을 추는 인형, 펌프질을 해 달리게 만드는 말, 고무로 만든 장난감 병정, 추억의 못난이 삼형제 인형까지 안 파는 것이 없다.빗줄기가 더 세차진 오후 4시가 되자 골목 한켠에 자리 잡은 달고나 코너가 인기다. 설탕을 녹여 별과 하트 모양을 찍어내는 모습이 요즘 아이들에게는 신기할 따름이다. 빗줄기에 실려 유난히 달콤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올망졸망 모여있는 저 아이들을 뚫고 왕년에 ‘뽑기 여왕’이었던 실력 좀 발휘해볼까. 순간의 유혹을 물리치고 낼 모래가 마흔이니 참기로 한다.글·사진=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5-04-22 09:00 이희승 기자

[Local+Culutre+Play] 90년대로 떠나는 시간여행… 마포구 '염리동 소금길'

예쁘기만 한 벽화마을은 아니다. 걷기만을 위한 둘레길도 아니다. 죽어가는 상권을 살리기 위해 조성된 길도 아니다. 오히려 해가 갈수록 상가들은 문을 닫고 장사 역시 예전만 못하다. 재개발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주택 개보수도, 가로등 정비도 어려워져 허름하고 어두컴컴한 골목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마포구 염리동 소금길이다. ◇ 일상의 소리, 생활 정취를 만날 수 있는 노란 미로TV소리, 수돗물 소리, 전화통화 소리, 아이들의 뜀박질 소리,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 구수한 고기 삶는 냄새…. 골목 안에 울려퍼지는 소리와 냄새에서 생활이 느껴진다. “저희 뽑기도 했어요. 저 위에 있는 구멍가게에서.”18번 전신주 앞 ‘지킴이 2호’ 집 앞에서 만난 대학 입학 동기 정한결(25)·허지예(20)·나정서(21)씨가 동시에 소근거린다. 한결씨의 권유로 소금길 산책에 나선 참이다. 다양하고 화려한 벽화를 기대했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일상을 만났다.“다른 벽화마을보다 벽화가 적기는 한데 바닥의 사방치기나 파워 워킹길 등 직접해볼 수 있는 소소한 재미가 있어요.”지예씨의 말에 정서씨가 “소시민적인 느낌”이라고 말을 보태고 한결씨가 “거짓 없는 동네같다”고 표현한다.“가식이 없어요. 제가 1991년에 태어났는데 그때에 정체한 느낌이에요. 옛날 느낌이 나서 좋은 거 같아요. 아무 생각 없이 걷기 좋은 길이에요.”한결씨의 말에 “잘 왔다”고 이구동성이다. 소금길은 2013년 염리동 범죄예방 디자인 및 소금나루 운영사업 일환으로 조성된 후 매년 조금씩 보수되고 새로운 설치물들이 생기고 있다.한 사람이 걷기도 힘들어 보이는 골목길이 있는가 하면 저마다 높낮이가 다른 돌계단도 있다. 그 돌계단 사이를 비집고 핀 노란 민들레가 반갑고 어디서 어떻게 들어왔는지 주차돼 있는 자동차가 놀라울 지경이다. 32번 길에는 마포구가 까마득히 내려다보이는 계단이 있고 28·29번 사이, 아파트촌으로 오르는 길에는 사연이 있을 법한 아름드리나무가 반기는 자그마한 애오개 어린이공원도 있다. 중간중간 바닥놀이터와 운동기구 등이 있는가 하면 고단한 몸을 쉬어갈 수 있는 쉼터도 마련돼 있다.26번 염산교회 주차장에서 내려다보면 흐드러지게 핀 벚꽃더미를 볼 수 있고 18번 지킴이 2호집 담벼락에는 남는 물건을 놓고 가거나 필요한 물건이 눈에 띄면 가져갈 수도 있는 물물교환 장도 만날 수 있다.15·16·17번을 따라가다 만난 한서초등학교 앞 벚꽃 나무아래에는 소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옛날을 추억하고 있다.“저 앞으로 벽이 있었는데….”학업문제로 이사를 갔다가 주말을 맞아 동창이었던 친구들과 소금길 나들이에 나섰다는 김군의 얼굴에 옛 추억에 대한 아련함이 스민다.한 학년에 많아야 2개 반, 채 40명이 채 안 되는 학생들이 재학 중인 한서초등학교는 전교생이 오케스트라일 정도로 악기교육에 신경을 쓰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약한 위치에 아이들은 점점 줄고 있다. ◇안전을 위해 조성된 길, 생각지도 못한 일상의 여유로움을 선사하다소금길 입구에 자리 잡은 ‘소금나루’에서 만난 염리마을 공동체의 오미애 실장은 “오랫동안 염리동에 산 주민도 길을 잃을 정도로 희한한 미로 같다”며 “귀가 중 위협을 느끼게 되면 전화로 몇 번 전신주에 있다고 신고를 하거나 비상벨을 누르면 주위를 시끄럽게 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6군데의 안전지킴이집에는 IP카메라가 설치돼 소금나루에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밤에는 낮에 걷는 거랑 전혀 달라요. 골목도 많고 인적도 드물어서 혼자 걸으려면 스산하고 무섭죠.”오 실장의 설명처럼 소금길은 재개발 지역이어서 재정비나 길 넓히기가 어려워 방치되다 보니 그 좁은 길에 등도 인적도 없어 사고가 끊이지 않는 동네였다.동네 안전에 심각성을 깨닫고 2012년 정비를 시작해 2013년, ‘소금길’을 조성했다. 바닥에 그려진 노란 선과 번호·등이 달린 68개 노란 전신주를 따라 걷다 보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일상과 여유로움을 만날 수 있다.소금길에 4년 정도 거주했다는 김은경씨는 “이전에는 사건이 좀 많았는데 소금길 조성되고 사람들이 찾아들면서 밤 귀갓길이 많이 나아졌다”고 전한다.이대역 5번 출구에서 나오자마자 좌회전해 과일가게와 부동산이 있는 첫 번째 골목으로 들어서 CU 편의점 골목으로 올라 46번에서 좌회전하거나 우회전해 노란 길을 따라 걸으면 된다.혹은 6호선 대흥역 마포아트센터에서 보이는 소금나루, 무엇이든 파는 사랑마트와 몇 년 전부터 장사를 하지 않고 있지만 간판은 여전히 남아 있는 충남쌀상회 골목에서 시작해도 된다. 글·사진=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4-08 09:00 허미선 기자

매력적인 축제로 가득한 유럽… 눈도 귀도 즐겁다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봄이 찾아왔다. 이즈음 세계 각지에서는 다양한 축제를 준비하고 여행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유럽은 중세시대부터 이어져온 민속축제부터 현대문화를 접할 수 있는 예술축제까지 양질의 매력적인 축제들로 가득하여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여행하기 좋은 5월부터 9월까지 유럽여행을 계획 중인 이들이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축제들을 소개한다. ◇ 5월, 체코 ‘프라하의 봄’ 국제 클래식 음악 축제‘프라하의 봄’ 국제 클래식 음악 축제는 체코 대통령이 스폰서를 맡는 것이 관례일 정도로 국가적으로 관심이 매우 높다. 드보르작, 야나첵 등 체코 출신 작곡가들의 작품을 체코 교향악단, 프라하 시립 교향악단 등 우수한 연주자들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6월, 영국 ‘글라스톤베리 록 페스티벌’세계 최대의 록 페스티벌인 ‘글라스톤베리 록 페스티벌’은 1970년 영국 잉글랜드 남서부 작은 마을 ‘서머싯’에서 시작됐다. 매년 평균적으로 15만명 이상의 관객이 즐기는 지상 최고의 음악축제다.글라스톤베리 록 페스티벌은 ‘벨벳 언더그라운드’, ‘오아시스’, ‘라디오 헤드’, ‘폴 메카트니’, 그리고 ‘메탈리카’ 등 시대를 아우르는 뮤지션부터 ‘스크릴렉스’, ‘비욘세’, 그리고 ‘카로 에메랄드’ 등 다양한 장르의 정상급 뮤지션까지 참여해 모든 음악적 수요를 만족시켜주는 축제다. 특히 2014년에는 한국의 ‘술탄 오브 더 디스코’, ‘잠비나이’, 그리고 ‘최고은’이 초대받아 참여하여 축제에 다양성을 더하고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였다. 이 축제를 보고 오는 것만으로도 유럽여행은 일단 성공이다.◇ 7월, 스위스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스위스에서는 매해 7월 중 16일동안 세계 최고의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 마일즈데이비스, 비비 킹, 라디오헤드, 자미로콰이, 뮤즈, 블랙아이드피스까지 다양한 장르의 거장들이 펼치는 무대는 진짜 재즈의 가치인 ‘자유’를 선사할 것이다.◇ 7~8월, 오스트리아 ‘비엔나 필름 페스티벌’클래식 음악의 본거지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7월과 8월 여름 밤이 되면 시청광장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다. 두 달 동안 이 스크린을 통해 엄선한 음악공연들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한여름 땡볕에 지친 이들을 위해 해가 지고 서늘해 진 오후 9시를 지나 시작된다. 공연에는 2500석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고 비가 오더라도 야외공연은 중단하지 않는다. 다만 우산을 쓸 수는 없다. 폭풍 접근 주의가 발령되면 공연을 취소하는데 첫 공연이 시작된 1991년 이후 그런 일이 있었던 적은 단 두 번밖에 없다.이 축제에서는 공연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요리도 맛볼 수 있다. 시청광장 행사장으로 가는 길은 각국의 레스토랑으로 즐비하다. 방문객들은 오전 11시부터 자정까지 맛있는 음식과 마음을 울리는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8월, 스페인 ‘토마토 축제’스페인 발렌시아의 작은 도시 부뇰에서는 매년 8월이면 온 거리가 붉게 물든다. 바로 그 유명한 토마토 축제 ‘라 토마티나’ 때문이다. 토마토 축제는 1945년 ‘거인과 큰머리’ 가장 행렬에 끼어 들려던 젊은이들에게 격분한 한 참가자가 자신의 눈앞에 있던 채소를 던지는 것으로부터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5대 분량의 덤프트럭에 꽉 찬 토마토를 서로 으깬 후 던지는 것으로 발전했다. 비교적 그 역사가 짧은데 비해 이미 세계 10대 축제라 불릴 만큼 그 매력을 인정받았다.참가자들의 폭발적인 에너지와 함께 붉은 빛의 거리는 다소 무섭기도 하지만 그만큼 일상에서 벗어난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 토마토를 던지고 맞으면서 온 몸이 토마토 범벅이 되면 현실에서 맛보기 힘든 일탈과 자유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9월, 독일 ‘옥토버 페스트’매년 600만 명 이상이 20만 개 이상의 소시지와 500만 리터 이상의 맥주를 소비하는 ‘옥토버 페스트’는 세계 최대의 민속 축제다. 부담 없는 가격의 공장 맥주부터 맥주양조 장인이 만든 고급 맥주까지 ‘맥주의 나라’ 독일에서 생산되는 모든 맥주를 맛볼 수 있다. 게다가 축제에 참여하는 맥주 회사들은 옥토버 페스트만을 위해 5% 정도 더 진한 맥주를 생산·판매한다. 옥토버 페스트에서 맥주만 마시는 것은 금물. 음악회, 서커스, 놀이기구와 퍼레이드까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도 옥토버 페스트의 매력을 배가한다. 퇴근길 한 잔의 맥주가 생각난다면 올해에는 진짜 맥주를 즐겨보는 것이 어떨까.김정아 기자 jakim12@viva100.com

2015-04-03 09:00 김정아 기자

[은밀한 서울투어] 2015년 벚꽃 축제로 알아보는 지역별 벚꽃 명소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4.10~4.15)왕벚나무 1641그루를 비롯해 진달래, 개나리, 철쭉, 조팝나무, 말발도리 등 13종 8만 7859그루에서 펼쳐지는 봄의 향연. 한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서울의 대표 축제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서로 일대.△석촌호수 벚꽃축제(4.10~4.12)여의도와 함께 서울을 대표하는 벚꽃 축제. 잠실 석촌호수의 자연환경과 만개한 벚꽃이 이루는 절경은 1년에 딱 한 번 볼 수 있다.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로△군산백리길(4.10~4.17)전주-군산을 이어주는 26번 국도의 벚꽃 길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 하는 지역 명소다. 그 규모는 100리(약 40km)로 벚꽃 길로는 전국에서 가장 길다.하동에 핀 벚꽃(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하동 화개장터 벚꽃 축제(4.3~4.5)‘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오른 하동 화개장터 벚꽃 축제. 쌍계사부터 이어지는 화려한 꽃 구름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는 벚꽃 포토존, 녹차 시음회, 녹차떡 만들기 등 다채로운 행사 연계. 경남 하동군 화개면.△섬진강변 벚꽃축제(4.4~4.5)청정하천인 섬진강변과 벚꽃이 어우러진 장관을 볼 수 있는 지역 대표 축제. 패러글라이딩 축하비행, 사물놀이 공연 등이 함께 열릴 예정. 전남 구례군 문척면 죽마리△경포대 벚꽃축제(4.3~4.10)꽃과 바다의 도시 강릉에서 열리는 축제로 매년 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찾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 경포대 일원.△청풍호벚꽃축제(4.10~4.12)충북 제천시 청풍호반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벚꽃 축제. 번지점프와 패러글라이딩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연인들 데이트 장소로 인기. 제천시 청풍면 청풍호로.△대구 팔공산 벚꽃축제(4.10~4.14)매년 4월 대구에서 열리는 축제로 팔공산 동화사 옆 동화지구에 이르는 도로변에는 벚꽃이 아름다운 터널을 이룬다. 대구광역시 동구 팔공산로.경주 벚꽃(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경주 벚꽃축제(4.5~4.13)벚꽃과 역사가 만나는 축제로 첨성대 일대와 교촌 한옥마을 주변 등 경주 전역에서 열리는 축제. 경주 마라톤대회, 전통놀이 체험행사도 마련돼 있다. 경주시 보문동 보문관광단지, 동부사적지, 흥무공원, 금장대 일대.△진해군항제(4.1~4.10)군항도시 창원에서 즐기는 세계 최대 벚꽃축제. 군악·의장이 융합된 군대 예술공연을 함께 볼 수 있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 중원로터리 일대.△제주 왕벚꽃축제(3.27~3.29)대한민국에서 봄이 가장 먼저 오는 제주도에서 열리는 대표 벚꽃 축제. 제주시 종합경기장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3-25 09:00 김동민 기자,현예진 기자

[은밀한 서울투어] "혼자 걷긴 너무 아까워"… 서울의 숨은 벚꽃 명소

하얗게… 하얗게… 벚꽃 송이가 날린다. 바람결에 꽃비처럼 처연하게도 날린다. 법정 스님은 말씀하셨다. 매화는 반쯤 피었을 때 운치 있고 벚꽃은 활짝 피어나야 여한이 없다고. 봄이다. 매화가 봄을 알리는 전령사라면 벚꽃은 봄을 만끽할 때라고 속살거리는 봄처녀와 같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3월 24일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의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린다. 이에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벚꽃축제와 명소로 떠나는 행렬이 봄나들이 채비를 시작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봄을 느끼고 싶은 이들을 위해 문화부 기자들이 숨겨뒀던 서울의 ‘벚꽃엔딩’ 길을 소개한다.◇허미선 기자의 상수동 당인리 발전소길… 그날 그 놈은 이상했다!  “커피에 벚꽃 잎 하나 띄워 마시면 좋겠다.”평소 무뚝뚝하고 까칠하기로 소문난 후배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홀짝이며 말했다. “어디 아프냐?”고 의아해할 만도, 힐난의 목소리가 높아질 만도 했지만 반박하지 못했다.고개를 주억거리며 흩날리는 꽃비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바닥까지 벚꽃 잎으로 빼곡해 지나치게 화사하고 이상하게 아련했던 그곳은 상수동 당인리 발전소로 가는 벚꽃 길이었다. 대한민국 최초 화력발전소이자 서울 유일의 발전소인 당인리 발전소 가는 길은 4월이면 벚꽃이 하얗게 피어오른다. 상수역 4번 출구부터 벚꽃 개화시기에 맞춰 일반인에게도 개방하는 당인리 발전소 안까지 화려하기 피어올린 벚꽃 나무가 거대한 아치와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연분홍 꽃길을 만들어낸다. 아쉽게도 2015년 당인리 발전소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공사로 개방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곳으로 가는 길에는 아기자기한 갤러리, 카페, 레스토랑, 디자인숍 등이 빼곡하고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이들이 즐거운 웃음을 흘린다. 벚꽃 나무 사이에 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나눠 먹어도, 봄이 오면 길가에 자리를 마련하는 인근 카페에 앉아 게으르게 차 한잔을 마셔도 좋다. 당인리 발전소까지 가는 길은 “벚꽃은 개뿔! 사람이 더 많겠다”고 투덜거리던 이마저 온화하고 낭만적으로 만든다. ◇이희승 기자의 정독도서관… 그땐 그랬지! 종로에 위치한 정독도서관은 ‘알 만한 사람만 아는’ 벚꽃놀이 명소다. 해마다 4월이면 도서관에 공부하러 온 사람보다 봄꽃을 즐기러 온 이들로 넘쳐난다. 지난 1977년 옛 경기고 터(종로구 북촌길)에 개관한 정독도서관은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알록달록 단풍과 은행나무로 옷을 갈아입어 예쁜 도서관을 꼽을 때마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곤 한다. 도서관 마당에 자리 잡은 등나무 아래 벤치는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벚꽃 감상을 할 수 있는 명당이다. 정독도서관은 여전히 7080세대의 머릿속에 첫 번째로 꼽히는 도서관이다. ‘품행제로’, ‘그 남자의 책 198쪽’ 등 수많은 한국영화에서 정독도서관은 등장 그 자체로 70~80년대의 낭만을 표현하는 배경이었다.이곳은 서울에서 공부 좀 한다하는 모범생들이 학업과 일탈을 동시에 꿈꾸는 곳이기도 했다. 근처에 풍문여고부터 덕성여고 등 여학교가 많아 남학생들이 일부러 공부하러 찾아오곤 했기 때문이다. 도서관 입구부터 건물까지 이어지는 벚꽃 길은 만화 ‘빨간 머리 앤’에서 ‘눈의 여왕님’으로 불리던 벚꽃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조은별 기자의 잠실 5단지… 벚꽃과 청사초롱이 선사하는 밤 정취 벚꽃 보러 여의도에 갔다 인파에 지쳐본 경험이 있는 강남주민이라면 서울 동남권의 숨은 벚꽃 명소 잠실 5단지 주공아파트를 추천한다. 이곳의 벚꽃나무들은 1978년 완공돼 37년의 긴 역사를 가진 아파트와 함께 조성돼 수령이 최소 20~30년에 이른다. 벚꽃 시즌이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주관으로 벚꽃나무에 청사초롱을 걸고 축제 분위기를 만끽한다. 밤이 되면 벚꽃이 흐드러진 모습과 청사초롱의 불빛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잠실 5단지는 서울 시내에서 아파트 동간 간격이 가장 넓은 단지로 유명하다. 넓게 펼쳐진 아파트 정원 잔디밭에 돗자리를 펼치고 누워 만개한 벚꽃을 바라보며 맥주 한 캔을 들이켜다 보면 그 어느 호걸 못지않은 기분이 든다. 넓은 잔디밭 덕분에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며 풀피리도 불 수 있는 등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인근에 롯데월드와 제2롯데월드, 석촌호수, 올림픽공원 등이 있어 ‘원스톱나들이’도 가능하다. 지하철 2호선 잠실역과 5분 거리로 교통이 편리하고 외부인도 마음껏 드나들 수 있다. ◇김동민 기자의 반포천… “기사 안 쓰면 안 돼?”서울의 핫 플레이스 반포동 서래마을 맞은편에 있는 반포천 산책길은 지역주민들이 사랑하는 벚꽃 명소이다. 반포동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는 김지현(30)씨는 이곳만의 아늑한 분위기를 강조한다. 그는 “가깝고 걷기 좋은 이 길은 사람으로 북적이는 여의도보다 훨씬 좋은 벚꽃 명소”라며 “벚꽃으로 어우러진 봄철 반포천은 최고의 산책 코스”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 “반포천이 나만 알고 있는 곳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며 조심스레 기사를 보고 찾아올 외부인을 경계한다. 반포천을 따라 조성된 벚꽃길은 대략 500m다. 45년 이상 된 벚나무 260그루가 심어져 있다. 벚꽃이 피기 전에는 개나리가 먼저 주민을 반긴다. 분홍 벚꽃 속에 자리 잡은 노란 개나리의 조화는 3월 말부터 4월 초 오직 반포천을 아는 사람만 경험할 수 있는 진풍경이다.반포천 바로 뒤 삼호아파트 일대(동광로 19길)도 서초구에 숨은 또 다른 벚꽃 명소다. 벚꽃 나무 500여 그루가 만개하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파트 사잇길을 가득 채운다. 특히 이곳엔 벚꽃 나무를 비롯해 오래된 나무들이 많아 다양한 봄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다.허미선·이희승·조은별·김동민 기자 hurlkie@viva100.com

2015-03-25 09:00 허미선 기자,이희승 기자,조은별 기자,김동민 기자

[은밀한 서울투어] 빌라와 아파트 사이 기차 끊긴 '항동 철길'엔 왁자지껄 웃음이 달린다

문득 걷고 싶을 때가 있다. 바쁜 일상을 벗어나 사람이 없는 한적한 길을 걷는 상상을 한다. 도심에 조용한 곳은 없다. 산으로 가자니 식상하다. 그럴 때 찾으면 좋은 곳이 서울 구로구에 있는 '항동 철길'이다. 그야말로 걷기 좋은 길, 기차는 사라졌지만 철길은 여전히 남아 그 위를 지나갈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철길은 사람이 적은 평일에는 사색의 길로, 주말에는 가족과 연인들의 나들이 장소로 인기다. 남자친구와 항동 철길로 데이트를 나온 정현진(26)씨는 "얇은 철로 위를 혼자 걸으면 얼마 못 가지만 남자친구의 손을 잡고 걸으면 더 멀리 걸어갈 수 있다"며 "누군가와 함께 걷는 기분이 좋다"고 웃는다. 철길은 혼자 걸을 때보다 둘이서 걸을 때 더 특별하다. 서로 마주 잡은 두 손은 나란히 놓인 두 철로를 하나로 잇는다. 철길 왼쪽에는 푸른 수목원이 위치해 있다.◇‘멈춤’이 필요할 때가 있다길이 4.5km의 항동 철길은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서 부천시 옥길동까지 이어져 있다. 이곳의 원래 명칭은 오류동선이다. 지난 1959년 경기화학공업주식회사가 원료와 생산물을 운반하기 위해 만든 곳이다. 당시에는 기차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이곳을 지났지만 지금은 필요할 때 아주 가끔 기차가 이곳을 지나간다.오류동 박상희 역장은 “일주일에 한두 번, 군부대로 들어가는 화물이 있을 때 기차를 운행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항동 철길을 지나는 기차는 멀리서부터 기적을 울리고, 아주 천천히 운행하기 때문에 시민이 다칠 위험은 없다”고 안심시킨다.항동 철길 시작점을 알려주는 안내판. '사색과 공감의 항동 철길' 이라고 쓰여져 있다. 철길 주위에 있는 조형물은 구로구청과 구로문화재단의 작품이다. 관련 예술 산업을 진행한 구로구청 언론 보도 담당 이우인씨는 "작년 지역 작가분들의 도움으로 항동 철길에 예술품을 설치했다"며 "로봇조형물(사진 오른쪽)은 인근 성공회대학교 디지털 콘텐츠학과 학생의 작품"이라고 설명했다.철길을 들어서는 건널목에는 한동안 불이 켜지지 않은 ‘멈춤’ 표지판이 방문객을 반긴다. 표지판을 지나 철길에 오르는 순간 복잡한 일상은 잠시 멈춘다. 몸을 감싸는 철길을 따라 그저 걸으면 된다. 철길 주위로 시원하게 뚫린 풍경은 방문객에게 네모난 PC와 스마트폰으로 지쳤던 눈에 휴식을 주고 넓게 펼쳐진 논과 밭은 옛 시골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철길 한쪽에는 폐품으로 만든 로봇조형물과 각종 장식품이 있다. 지난해 구로구청과 구로문화재단이 연계해 설치한 예술품으로 철길을 걷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기찻길 옆 ‘푸른 수목원’항동 철길 입구를 지나 조금만 걸으면 ‘푸른 수목원’이 나타난다. 서울 광장 8배 규모의 수목원으로 다양한 나무와 화초를 무료로 구경할 수 있다.항동 철길 바로 옆에는 다양한 나무와 화초를 볼 수 있는 푸른 수목원이 있다.'힘들땐 쉬어가세요' 항동 철길에는 다양한 문구가 새겨져 있다.항동 철길그래서 주말에는 유독 가족 단위 관광객이 이곳을 많이 찾는다. 철길 위에 올라 장난을 치는 아이의 손을 잡고 부모들은 수목원에 들어가 준비해온 도시락을 먹는다. 철길과 수목원이 선사하는 즐거운 추억이다. 항동 철길과 푸른 수목원은 평소 반려견과 나들이 장소를 고민하는 사람에게도 큰 인기다. 철길은 따로 반려견 출입을 통제하는 규정이 없고 수목원에서는 목줄만 제대로 착용하면 된다.새벽 5시부터 밤 10시까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수목원의 긴 운영 시간도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는 이유다.  글·사진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어떻게 찾아가나요?7호선 천왕역 2번 출구서 오류고가차로 쪽으로 200m 정도 걸어 가면 된다. 빌라와 아파트 사이에 놓인 철길을 따라 다시 200m 정도 걸으면 수평선 너머 시원한 풍경이 반긴다. 푸른 수목원은 철길 바로 옆.

2015-03-11 09:00 김동민 기자

도심서 향긋하고 편안하게 '호텔 봄패키지' 나들이 가볼까

쉐라톤서울다큐브시티호텔의 자전거 하이킹 피크닉세트(서울 다큐브시티 호텔 제공)#1.올해로 대학 졸업 20년째인 반가영(43)씨는 지난주 동창들과 특별한 추억을 쌓았다.모교가 있는 서울 종로구 필운동에서 동창생 세 명과 그때 그 당시로 돌아가 수다 삼매경에 빠진 것. 자녀들이 중학교에 입학하고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이들은 서울 근교라도 여행은 부담스럽고,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시내 호텔 패키지를 예약했다. 반씨는 “대학 입학 당시처럼 다들 투피스로 멋을 내고 첫 강의 시간에 맞춰 배화여자대학 교문에서 만났다”며 “미리 예약해 둔 더 플라자 호텔까지 걸어가는 데 1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우아하게 브런치를 먹고, 오후에는 사우나로 우르르 몰려가 마사지를 받고 간만에 푹 쉬었다”고 말했다. 그는 “야경을 꼭 남자랑 보란 법은 없지 않나. 남편이 아닌 친구들끼리 보는 시내 야경도 색다르고 좋았다”며 남다른 만족감을 드러냈다.#2. 오는 5월 결혼을 앞둔 최승완(30)씨는 예비신부에게 잊지 못할 선물을 받았다.해외에서 사는 부모님이 결혼 전 상견례를 위해 입국하자 미리 예약 해 둔 호텔에서 여독도 풀고 시내 곳곳을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모든 동선을 짜놨던 것. 그는 “20대 초반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지낸 탓에 원룸 생활이 익숙해 모실 곳이 망설여졌었다”면서 “호텔에서 봄 패키지로 묶여 있는 산책과 디너 프로그램이 워낙 좋았고,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하고 특급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서 부모님이 특히 좋아하셨다”고 웃어보였다.과거 높은 가격대로 인해 외면받던 호텔 패키지의 문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올해도 특급호텔들은 봄을 맞아 기존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하고 품격있는 프로그램을 더해 고객 확보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특히 서울 도심에 위치한 호텔들은 남산과 한강, 인사동까지 도심의 관광 명소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도심 곳곳을 돌고 집이 아닌 호텔로 밀레니엄 서울힐튼은 호텔 앞에 위치한 ‘한양도성 성곽길’을 걸으며 남산의 상쾌한 공기 속에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3종 봄 패키지를 4월 5일까지 선보인다.매 시즌 빠지지 않고 내놓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해외 관광객의 입소문으로 인해 국내 고객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 효자 패키지다. 콘래드 서울은 ‘그린 브리즈 패키지’를 오는 6월까지 운영한다. 봄 꽃이 만개한 여의도 공원과 아름다운 한강 전경을 조망하는 객실 1박과 호텔 내 레스토랑 사용 3만원 식사권으로 구성된다. 이그제큐티브 객실 혹은 스위트 룸을 예약하면 피크닉 가방으로 이용하기 좋은 특별 제작 콘래드 에코백도 제공한다. 패키지의 투숙 기간은 3월 16일부터 6월 14일까지다.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은 오는 5월 31일까지 ‘스프링 피크닉 패키지’를 선보인다. 이 패키지는 호텔에서 멀지 않은 도림천과 한강으로 자전거 여행을 할 수 있으며, 자전거·헬멧 등을 무료로 대여해 준다. 피크닉을 즐길 수 있도록 샌드위치·패스트리·케이크·커피·주스 등 다양한 델리의 아이템들을 이용해 나만의 피크닉 박스를 만들 수 있는 3만원 델리 바우처가 제공된다.◇제철 음식도 호텔 레스토랑에서 먹으면 다르다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봄패키지 '마르살라의 봄'(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제공)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은 올해의 컬러로 꼽힌 마르살라(적갈색) 콘셉트로 선보이는 ‘마르살라의 봄 패키지’를 출시했다. 스위트 룸에서 룸서비스로 즐기는 제이콥스 크릭 쉬라즈 까베르네 레드 와인 1병과 치즈플래터의 맛 궁합을 경험해 볼 수 있다.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은 5월 31일까지 상큼한 딸기 음료와 스파를 즐기며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스프링 베리패키지’를 출시해 여심을 노린다. 이 프로그램은 객실 1박과 딸기 음료 제공, 오셀라스 스파 3만원 할인권이 포함된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5월 31일까지 2인 와인 뷔페 이용권이 포함된 ‘스프링 앤 와인 패키지’를 선보인다. 수페리어 객실 1박과 바 루즈의 와인 뷔페 2인 이용권이 제공된다. 바 루즈의 와인 뷔페는 20~30여종의 와인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으며 신선한 야채 스틱·샐러드·갓 구운 빵·훈제연어·스시·캘리포니아 롤·햄·미니버거·각종 튀김을 맛볼 수 있다.◇ 색칠하기, 화초 가꾸기 등 이색 서비스 그랜드힐튼서울 '시즈널 스케치 봄 ㅅ패키지'에 포함된 색연필 세트(그랜드 힐튼 서울 제공)그랜드 힐튼 서울 호텔은 동심에 집중한 ‘시즈널 스케치 봄 패키지’를 6월 14일까지 선보인다.  ‘시즈널 스케치 Ⅰ’은 딜럭스 룸과 뷔페 레스토랑 조식 2인·수영장 및 체련장 이용·사우나 50% 할인과 성인들의 동심을 불러일으키며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비밀의 정원’ 컬러링 북 32색 색연필 세트가 포함된다. ‘시즈널 스케치 Ⅱ’는 피크닉족을 고려해 일식당 테이크 아웃 도시락 세트 2인·이그제큐티브 룸 1박·이그제큐티브 플로어 라운지의 조식 및 해피아워·컬러링 북과 색연필 세트·체련장과 수영장 및 사우나 이용이 포함됐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호텔의 '워커힐스트리트'에 조성된 벚꽃길(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제공)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은 여유로운 야외 피크닉을 계획하는 이들을 위해 5월 31일까지 ‘스프링 피크닉 패키지’를 선보였다. 메이필드 호텔은 ‘봄을 담아 드려요’ ‘꿈을 그리다’ 패키지 2종을 출시했다. 4월 30일까지 진행하는 ‘봄을 담아 드려요’ 패키지는 슈페리어 객실 1박에 성인 2인 조식 뷔페, 그리고 방울토마토와 봉선화를 키울 수 있는 ‘봄을 담은 화분 기르기 세트’를 선물로 준다. 더 플라자에서는 다가오는 봄을 맞아 고객 성향에 따라 선택 가능한 ‘컬러 유어 스프링’ 패키지를 오는 3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운영한다.도심 속 편안한 휴식을 원하는 고객의 성향에 알맞게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비비드(Vivid), 프레쉬(Fresh) 총 2가지 타입으로 구성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활동적인 고객은 비비드, 휴식에 집중하고자 하는 사람은 프레쉬를 선택하면 된다. 두 가지 타입의 패키지 모두 도심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더 플라자휘트니스 클럽의 수영장 및 체련장 무료 이용, 레스토랑 10% 할인, 호텔 제휴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 등이 제공된다.브릿지경제 =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5-03-06 09:00 이희승 기자

대한민국 구석구석… 꽃피는 봄에는 '사뿐' 떠나볼까

추운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오면 어디를 갈까? 고민 중인 사람이라면 여기를 주목해보자. 대한민국 구석구석 숨겨진 관광 명소부터 우리 동네 식당 정보까지 3만여 건의 전국 관광 정보를 담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있다. 앱 이름도 ‘대한민국 구석구석’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2011년 2월 선보인 이 앱은 지난 10여년 동안 우리나라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알리기 위해 여러 명의 여행 전문가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취재한 주옥같은 여행정보를 담고 있다.이 앱의 메인화면을 살펴보면 크게 4가지 메뉴가 눈에 띈다. 지자체 홈 메뉴, 검색 메뉴, 주변 정보 메뉴, 퀵 메뉴다. 지자체 홈 메뉴는 현재 본인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특화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없을 경우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검색 창의 경우 키워드로 검색하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주변 정보 메뉴를 클릭하면 본인이 있는 곳 주변의 관광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퀵 메뉴 통해 애플리케이션 속 모든 메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메인화면 외에 주요 기능으로는 여행정보를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SNS를 통해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기능과 콘텐츠별로 다양한 사용자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사진 콘테스트 기능, 반경 2km 이내에 있는 콘텐츠를 찍을 수 있는 스탬프 기능, 나만의 여행을 사진과 글로 저장할 수 있는 여행 앨범 기능 등이 있다.구석구석 앱은 앞서 언급한 기능들을 통해 사용자들로부터 호평을 얻는 중이다. 앱 이용자들은 “여행에 대한 모든 것을 앱 하나로 해결할 수 있게 돼 편하고 다음 여행에서도 이용할 것 같다”, “국내 여행 시 필수 앱”, “몰랐던 여행지를 가볼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됐다” 등의 앱 이용 소감을 남겼다.이 외에도 여행전문가가 직접 체험해 제공하는 추천 여행 기사 2000건, 전국의 관광지 9000건, 음식점 6000건, 숙박 시설 5000건, 축제·행사 3000건 등 여행과 관련된 무수히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음식 테마거리 200선, 교과서 속 여행 등의 여행 책자 정보를 모바일 이용자들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구성해 편의성을 높였다.이 앱을 만든 한국관광공사 측은 “앞으로도 더 많은 여행 정보와 편리한 기능 제공할 것”이라며 “다만 앱 사용 시 데이터 요금은 wi-fi 환경에서는 무료지만, 3G로 접속 시에는 이통사의 3G 요금제에 따라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브릿지경제 = 서희은 기자 heseo@viva100.com

2015-02-11 09:00 서희은 기자

차가운 첨단의 은빛, 따스한 추억을 품다

한강을 따라 서해로 가는 길목, 서울 서북지역에 난꽃과 영지가 자라는 섬이 있었다. ‘난지도’라는 예쁜 이름과 달리 이 섬은 넘쳐나는 서울 쓰레기를 받는 매립지였다. 그로부터 45년, 난지도는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다. 1970년대 쓰레기 매립지에서 1990년대 친환경신도시로, 2002년 월드컵 메인스타디움으로 각광받던 상암동은 현재 방송사, 언론사, IT기업 등 4만명의 인력이 종사하는 거대한 디지털미디어시티(DMC)로 탈바꿈했다.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다. 상암의 중심은 단연 MBC다. 미리 터를 잡고 있던 CJ EM, KBSN, SBS플러스, YTN 등이 있지만 지난해 MBC가 이전을 완료하면서 미디어시티로서 모양새를 완성했다. 최근 JTBC가 이전을 완료했고 조선일보, 채널A 등도 ‘광화문 시대’을 마감하고 상암동 이전을 준비 중이다.이제 상암동은 쓰레기 더미에서 대한민국 ‘방송 1번지’로 거듭나고 있다. 1970년대 쓰레기 매립지였던 마포구 상암동은 현재 MBC, SBS플러스, YTN, CJ Eamp;M, JTBC 등이 입주한 미디어시티로 탈바꿈했다.◇ 엘사, 김연아처럼 스케이트 타볼까… MBC 스케이트장지난해 12월 19일 개장한 상암동 MBC 스케이트장은 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상암의 명소로 떠올랐다. 한때 한학수 PD 등 제작부서 인원들에게 직접 관리를 맡겨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개장 후 약 4만5000명, 약 35일간 1300명의 이용객이 다녀갈 만큼 인근 주민들에게 인기다.MBC신사옥개발팀의 조남호 차장은 “스케이트장의 수용인원은 대략 450명 선이지만 안전을 위해 한 회 입장할 때마다 인원을 300명으로 제한한다”고 밝힌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운영되며 1회는 1시간, 이용요금은 성인, 어린이 구분없이 1회(1시간)에 3000원이다. 안전을 위해 장갑과 헬멧을 착용하지 않으면 스케이트장에 들어갈 수 없다. 조차장은 “헬멧은 스케이트장에서 대여할 수 있지만 장갑은 이용객이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귀띔한다.  "씽~씽" 김연아 언니나 엘사처럼 달려볼까? 상암동 MBC 스케이트장은 헬멧과 장갑을 착용하지 않으면 입장불가다.초등학교 1학년, 3학년 두 딸의 엄마인 조수예(44)씨는 “서울시청이나 인근 월드컵 경기장 스케이트장보다 빙질이 깨끗하고 MBC가 직접 안전관리를 해 믿을 만하다”고 말한다.상암동 주민인 회사원 강은하(40)씨는 “상암동 인근에 놀거리가 부족했는데 스케이트장이 생겨 휴가를 내서 딸과 함께 왔다”고 만족감을 드러낸다. 강씨의 딸인 정혜원(9·상지초 2)양은 “스케이트를 타는 게 재밌다. 마치 엘사가 된 기분”이라며 해맑게 웃는다. 스케이트장은 내달 8일까지 운영 예정이며 이후 활용방안은 현재 논의 중이다. ◇ 라디오의 추억에 빠져보자 ‘디지털 예쁜엽서전’-‘보이는 라디오’'예쁜엽서전'이 디지털기기인 스마트폰을 통해 부활했다. 청취자가 직접 손으로 그려 보낸 디지털 '예쁜엽서'스케이트장 맞은편 MBC미디어홀에서는 ‘디지털 예쁜엽서전’이 향수를 자극한다. ‘디지털 예쁜 엽서전’은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이용해 꾸민 엽서를 전시하고 있다.‘예쁜엽서전’은 1973년, 당시 라디오 ‘밤의 디스크쇼’ DJ였던 박원웅 전 아나운서가 혼자 보기 아까운 엽서들을 모아 전시했던 것이 시초다. 인터넷이 없던 1980~90년대는 예쁜 엽서의 전성기였다. 그러나 인터넷 발달로 엽서를 쓰는 인구가 줄었고 라디오 사연이 게시판이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전달되면서 ‘예쁜엽서전’도 명맥이 끊겼다. 그러다 지난해 말, 100% 디지털로 전환해 스마트폰을 활용한 ‘디지털 엽서’전이 열렸다. 이번 디지털엽서전에는 총 8585편의 작품이 접수돼 24개 작이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그림을 그리듯 꾸민 디지털 엽서의 수준은 ‘작품’을 뛰어넘는다.정선의 시골학교 선생님, 결혼 5년차 부부의 투정, 직장에 휴직계를 냈다는 청취자들의 각양각색 사연이 엽서 위를 깨알같이 수놓는다. 전시회에서 만난 주부 김은영(36)씨는 “아이들과 스케이트장에 왔다가 엽서의 추억을 보여주기 위해 전시회를 보러 왔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정성들여 엽서를 보내는지 몰랐다. 내용도 유익해 아이들과 함께 보기 좋은 전시회”라고 감탄했다.엽서전을 둘러봤다면 MBC 본사 사옥 1층에 마련된 ‘보이는 라디오’ 부스를 방문해보자. MBC ‘무한도전’을 통해 공개된 라디오 부스에서 DJ들이 방송을 진행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보이는 라디오’ 시간은 MBC 라디오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천만 영화의 기원은… 영화 박물관  pMBC 맞은편에 위치한 한국영화박물관에서는 우리 영화의 과거와 현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상암동 MBC 맞은편 한국영상자료원에 위치한 한국영화박물관은 1000만 관객 시대를 맞은 우리 영화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한국영상자료원 내부에 전시된 필름영사기매 분기별로 다양한 기획전을 마련하는데 오는 4월 26일까지는 한국영화 100선 포스터가 전시된다. 일제강점기부터 2012년 12월 31일까지 극장에서 개봉하고 현존하는 한국영화 중 100선을 엄선해 유실된 12편을 제외한 89편의 영화 포스터가 전시됐다. 포스터 외에도 유명 영화감독들이 자필로 쓴 대본이나 소장품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극장, 변사가 스토리를 들려주는 무성영화극장도 따로 마련돼 있다.부산에서 교사로 재직 중인 이선영(38)씨는 “상암동에 거주하는 큰언니 집에 왔다가 인근 방송사와 영화박물관까지 두루 둘러봤다”며 “부산에서는 접하기 힘든 곳인데 영화박물관을 통해 영화의 역사와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갖게 됐다. 또 박물관 내외부에서 촬영하는 팀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고 감상을 전한다. 9살, 12살 딸아이의 엄마인 신경아(45, 마곡동)씨는 “아이들의 체험을 위해 영화박물관에 왔는데 마침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이 박물관에서 방송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며 “아이들에게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체험장소”라고 칭찬한다. 영화박물관의 입장은 무료이며 내부 사진촬영도 가능하다. 글=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사진=윤여홍 기자 pks1919@viva100.com◇ 각 방송사 홍보담당자들이 추천하는 상암동 맛집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오전에 씽씽 스케이트를 즐겼고 오후에 방송사와 영화박물관을 견학했다면 YTN에서 길을 건너 상암동 주민센터로 넘어가보자.미처 개발이 덜 된 이곳은 요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연남동 골목길을 연상케 하는 맛집들이 옹기종기 자리잡고있다. 방송사 및 영화사,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얼굴인 ‘홍보우먼’들이 추천하는 맛집 리스트를 공개한다.  ▶안미현(CJ EM 방송홍보팀)① 남강정통수타면 수타면이라 식감이 쫄깃하고 탕수육은 바삭하다. 누구나 좋아하는 달콤한 소스가 일품이다. ② 지홍이네 족발과 쟁반국수 쫄깃한 족발과 새콤달콤 쟁반국수가 환상 궁합이다. 양도 푸짐하다. ③ 참복집 해장에 으뜸인 맑은 국물이 일품. 미나리와 야채, 국물 리필이 가능한 푸짐한 인심까지. ▶오지은(CGV홍보팀)④ 인칸토 상암동에 드문 이탈리안 레스토랑. 파스타와 스테이크 모두 합격점. 가격도 합리적이다. ⑤ 6월 작은 일식집. 도톰하게 썰어낸 회가 혀에 착 감긴다. 초밥의 핵심인 회와 밥의 궁합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점심미팅장소로 각광받는 곳. ▶최수진(코엔미디어 홍보팀)⑥ 돈탄 MBC ‘무한도전’ ‘무한상사’편에서 정준하가 차린 고깃집으로 등장한 곳. 개그맨 박명수의 매니저 한경호 이사가 운영하는 곳으로 두툼한 제주산 삼겹살이 이 집의 주메뉴다. 김치찌개와 제육볶음으로 구성된 점심메뉴도 맛있지만 줄을 서지 않으면 먹을 수 없다는 게 유일한 단점. ▶김소정(MBC 시청자홍보부)⑦ 나인티모 이태원의 유명 파스타집으로 본점의 맛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⑧ MBC구내식당 여의도 시절부터 소문난 구내식당이 상암동으로 이전하면서 업그레이드됐다. 여의도 시절과 달리 일반인은 방문증을 발부받아야 한다.

2015-01-28 09:00 조은별 기자

떠나자, 여행을! 어디로? 호텔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박경주(40·서울 도봉구)씨는 겨울 방학을 했는 데도 맞벌이를 하는 엄마아빠 때문에 제대로 여행한번 가지 못하고 학원과 집만 왔다 갔다 하는 아이들이 안쓰럽다. 박씨는 “부모가 여유가 없어 아이들 겨울여행 한번 제대로 못 시켜주는 것 같아 괜히 미안하더라”고 말했다. 박씨 같은 맞벌이 부부를 위해 호텔업계가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모션과 패키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호텔 방학패키지는 멀리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부모들을 위해 도심 속 캠핑존에서 즐기는 솜사탕과 붕어빵 만들기 체험부터 아뜰리에 체험, 가족 단위의 패키지까지 내놓고 다양한 상품이 있으니 아이의 취향에 따라 골라보자. ◇ 아차산 경관 바라보며 캠핑 체험아차산의 숲 속 경관이 한 눈에 보이는 제이드가든에 위치해 있는 쉐라톤 워커힐 호텔의 ‘캠핑 인 더 시티’.패키지 (사진제공=쉐라톤 워커힐)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에 위치한 이색 캠핑존 '캠핑 인 더 시티'에서는 2월 15일까지 겨울방학을 맞아 가족과 활기찬 겨울을 보낼 수 있는 캠핑 인 더 시티 '윈터 시즌'을 선보인다. '캠핑 인 더 시티'는 아차산의 숲 속 경관이 한 눈에 보이는 제이드가든에 위치해 있으며, 이색적인 인디언텐트에서 프리미엄 캠핑 장비를 활용해 바비큐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메뉴는 소고기 안심구이, 소고기 등심, 양념 소갈비, 돼지 삼겹살 등의 고기류를 비롯해 왕새우, 해물냄비우동, 훈제연어 샐러드, 스페셜 디저트 등이 푸짐하게 준비되며, 여기에 향수를 불러일으킬 붕어빵 및 솜사탕 만들기 등 다양한 가족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될 예정이다. 또한, 군고구마, 오뎅 등 겨울철 대표 간식거리까지 더해져 더욱 풍성하고 따뜻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가격은 어른 12만원, 어린이 5만원(1인 기준/세금, 봉사료 포함)이다.◇ 클레이 비누로 눈사람 만들기 체험스노우맨 패키지 행사가 펼쳐지는 메이필드 호텔의 겨울전경(메이필드호텔 제공)도심 속 자연 메이필드 호텔은 2월 13일까지 한겨울의 동심을 채워줄 패키지 '스노우맨(Snowman)'을 진행한다.이번 겨울패키지는 새하얀 눈으로 덮인 아름다운 자연 풍경이 마치 영화 '겨울왕국'의 성을 연상케 하는 메이필드 호텔에서 온 가족이 클레이 비누로 눈사람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혜택이 포함돼 내 자녀에게는 즐거운 겨울놀이를, 함께 하는 부모에게는 추억의 여행을 선사할 것이다.구성은 슈페리어룸 1박, 미슐랭 성인 2인 조식, 스노우 핫초코 또는 모카 2잔과 눈사람을 만들 수 있는 클레이 비누가 제공된다. 아이들 창의력에 좋은 클레이 비누는 점토인 동시에 비누로도 사용할 수 있어 내가 만든 비누를 집에서도 즐기는 재미가 있다. 눈사람 사진을 개인 SNS에 올리고 URL 또는 캡처 사진을 보내면 추첨을 통해 눈사람 인형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있다. 가격은 23만 6천원으로 세금, 봉사료 별도다.◇ 맛있는 음식에 눈·코·입이 즐거워신라호텔 더 라이브러리 패밀리 고메 브런치 세트(신라호텔 제공)서울신라호텔에서는 1월 1일부터 2월 28일까지(2월 14~21일 제외) 가족과 함께 미식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신년 패키지 '윈터 딜라이츠(Winter Delights)'를 선보인다.비즈니스 디럭스룸 1박, 더 라이브러리 패밀리 고메 세트, 키즈 오가닉 스킨 케어 세트, 신라 베어, 어번 아일랜드 릴렉세이션 존 혜택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1월 5일부터 30일까지 평일 체크인 시 '밀크 박스'를 제공하는 '평일의 행복' 혜택이 추가된다. 가격은 38만원부터(세금 및 봉사료 별도). 더 라이브러리에서 제공하는 패밀리 고메 세트는 부모와 자녀 1인이 이용할 수 있는 분량으로 풍성하게 구성되며, 2가지 타입 중 선택할 수 있다. A 세트는 영유아 자녀가 있는 가족들의 베스트 메뉴인 게살 볶음밥과 파스타를 비롯해 샐러드, 수프로 구성된다. B 세트는 30대 젊은 부부들의 인기 메뉴인 프렌치 토스트를 비롯해 미니 버거, 샐러드, 수프로 구성된다.◇ 뽀로로랑 놀고 디즈니 공주로 변신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의 ‘디즈니 프린세스 아카데미’(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제공)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가족 단위의 고객을 위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뽀로로 파크'도 즐기고 객실에서 편안한 휴식을 보낼 수 있는 '내 친구 뽀로로 패키지'를 선보인다. 올 12월 31일까지(12/24, 25, 26 제외)이며, 호텔 객실에서의 1박, '뽀로로 파크'에 입장할 수 있는 성인 2명과 아이 1명을 위한 입장권, 성인2명과 아이1명을 위한 피스트에서의 조식 등의 혜택이 포함되어 있다. 가격은 27만원부터(세금 별도).여기에 1월 18일과 20일,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에서는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와 함께 진정한 디즈니 프린세스가 되기 위한 기본 예절과 덕목을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는 '디즈니 프린세스 아카데미'와 호텔에서의 하루 숙박이 포함된 '디즈니 프린세스 패키지'도 선보인다.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 객실에서의 1박과 '디즈니 프린세스 아카데미' 아이 1인 참가, 교육 당일 어른 1인과 아이 1인의 점심 뷔페가 포함된 객실 패키지이다. 1박 기준 36만원(세금 별도)이며, 디즈니 프린세스 아카데미만 참여할 경우 참가비는 18만원(세금 포함)이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15-01-09 09:00 이희승 기자

익숙한 거리를 담은 웹툰 따뜻한 웹툰을 닮은 거리

‘순정만화’, ‘바보’,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 일상 속 따뜻한 이야기를 주로 담는 웹툰 작가 ‘강풀’(본명 강도영)은 그림을 못 그리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가 말하는 작화 비법은 간단하다. ‘따라 그리기’. 등장인물의 동작은 대역을 동원해 사진으로 찍는다. 배경도 직접 발품을 팔아 현장 그대로를 재현한다. 그의 웹툰에 ‘서울 강동구’가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강동구는 그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사는 동네이자 가장 잘 그릴 수 있는 익숙한 공간이다. p‘강풀 만화거리’입구를 들어서면 가장 먼저 지도가 반긴다. 동네 구석 구석 숨은 52개 모든 벽화를 만나고 싶다면 반드시 지도를 숙지 할 것.강풀 웹툰으로 재현된 강동구에 새바람이 분 것은 2013년이다. 강동구청 한 직원의 아이디어로 당시 강풀 그림이 이곳에 1차로 그려졌고, 2014년 11월 2차 벽화 작업을 마침으로써 성내동 성안마을에 ‘강풀 만화거리’가 조성됐다. 사람의 발길이 뜸하던 오래된 골목길에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활기가 돌아온 것도 벽화 덕분이다. 지난 1월 6일 절기 중 가장 춥다는 소한(小寒)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방문객이 ‘강풀 만화거리’를 찾았다. 벽화를 보며 아이처럼 웃음 짓는 여인들의 소녀 감성은 추운 동네를 따뜻하게 달군다.벽화 앞에서는 카메라 셔터 소리와 웃음소리가 쉴 새 없이 들린다. 가장 춥다는 ‘소한’(小寒)의 날씨에도 적지 않은 방문객이 강풀 만화거리를 찾았다. “이 근처에 살지만 이렇게 재밌는 곳이 있는 줄 몰랐어요. 벽화가 추운 동네를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날씨가 추워 망설였지만 역시 오길 잘한 거 같아요.” 또래 친구들과 동행한 한미옥(56)씨의 말처럼 겨울 나들이는 집 문을 나서기 힘들 뿐 막상 나서면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동네 여기저기 숨어있는 벽화를 찾으며 걷는 강풀 만화거리 나들이는 웹툰을 읽는 것과는 또 다른 짜릿한 추억을 선물한다. ‘강풀 만화거리’는 이정표마저도 ‘강풀스럽다’.◇보고 ‘읽는’ 벽화 즐기기지난 1월 6일 절기 중 가장 춥다는 소한(小寒)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방문객이 ‘강풀 만화거리’를 찾았다. 벽화를 보며 아이처럼 웃음 짓는 여인들의 소녀 감성은 추운 동네를 따뜻하게 달군다.“벽화마다 제목이 있고 설명이 있어요. 가까이 가서 읽어보니 웹툰에서 나온 대사더라고요. 그림을 보며 글을 읽으니 마치 벽화가 저에게 ‘잘 왔다’고 인사하는 것 같아요”강풀 작가의 팬으로 이곳을 처음 방문한 정현진(26)씨에게 그렇듯 이곳의 벽화는 특별하다. 동네 구석구석에 그려진 1번부터 52번까지의 벽화 한쪽에는 저마다 작품 설명이 적혀있다. 웹툰에 나온 감성적 대사가 대부분이다. 그림으로 웹툰을 떠올리고 대사로 내용을 기억하다 보며 마치 만화 속 주인공이 다가와 말을 건내는 듯하다. ◇잊힌 동네와 만난 버려진 물건들강풀 만화거리지금은 ‘강풀 만화거리’로 알려졌지만 원래 이곳 성내동 일대는 ‘성안마을’로 불리던 곳이다. 풍납토성 안쪽 마을이란 뜻으로 빠른 개발 경쟁에 뒤처져 낡은 동네로 남게 됐다. 골목 구석구석 버려진 물건은 마치 성안마을의 상징인 듯 방치됐다. 하지만 구청에서 만화거리를 조성하면서 주인을 잃은 물건들은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폐타이어는 먹음직스런 도넛으로, 쓰다 남은 나무 조각은 귀여운 고양이 조각과 표지판이 되어 마을을 장식했다. 구멍 뚫린 시멘트 벽돌은 꽃을 선물하는 화단이 되어 벽화와 어우러졌다. 웹툰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주인공 김만석 할아버지가 그려진 이발소. 25년 동안 한자리에서 가게를 운영한 김영오(69)씨가 그 곁에서 방문객을 향해 웃고 있다.◇“안 좋은 건 없어요. 삭막한 것 보다는 100배 나아요.”벽화는 한때 유행처럼 번졌다. 이에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벽화가 그려진 다른 마을에서는 간혹 주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갑작스런 외부인의 출입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 주민들의 반응은 색다르다. 보고 싶은 벽화를 찾지 못해 길을 물으면 가는 길을 멈추고 함께 지도를 보며 설명하는 친절을 베푼다. ‘없는 것 보다는 벽화가 있는 것이 무조건 좋다’는 최동욱(72)씨처럼 주민의 적극적 협조로 지금의 거리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강풀 만화거리’span style="font-size: 13pt; line-height: 1.5;"nbsp;그래서인지 벽이 아닌 가게에도 그림이 있다. 웹툰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주인공 김만석 할아버지는 단골 이발소 창문에 설레는 표정으로 숨어있다. 맞은편에는 ‘바보’ 승룡이가 만든 토스트도 큼직하게 그려져 있다.김만석 할아버지의 단골 이발소를 25년 동안 운영한 김영오(69)씨는 “2013년부터 주민 모두가 마을을 개선하기 위해 한마음으로 강풀 만화거리 조성에 협조했다”며 “가게에 그림을 그린다고 할 때도 흔쾌히 ‘그러라’고 했다. 그림이 있으니 가게 분위기가 더 밝아져 좋다”며 웃는다. 벽화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강동구청 김유선 주무관도 “한 마을을 바꾸는 사업은 주민 동의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만화거리가 생긴 후 주민들 스스로가 쓰레기 배출을 줄이고 자발적으로 주변 정리를 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인다. 그렇게 강풀의 웹툰만큼이나 따뜻하고 소박한 거리가 탄생했다.글=김동민 기자, 사진=윤여홍 기자 7000-ja@viva100.com

2015-01-08 09:00 김동민 기자

눈물로 보낸 해를 보내고 웃음 띠울 해를 띄운다

한해가 가고 또 한해가 온다. 많은 후회와 다짐을 하지만 다음해에도 어김없이 또 다른 자성과 각오를 하는 순간이다. 그리고 이제 유난히도 힘든 이별이 많았던 2014년을 보내고 희망으로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2015년을 맞이해야할 순간이다. 누군가는 2014년을 아쉬워하며 해넘이 장소를 찾고 또 누군가는 2015년의 각오를 다지기 위해 해돋이 명소로 향한다. 아쉬움과 설렘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들을 위해 해넘이·해돋이 명소를 소개한다.정동진 해돋이 풍경(사진제공=코레일관광개발)◆ 정동진·정서진 : 광화문 정동쪽과 정서쪽의 나루터바다에 가장 근접한 세계 유일의 기차역에서 보는 정동진 해돋이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아는 사람만 아는 해돋이 명소로 입소문을 타다 고현정, 최민수 주연의 드라마 ‘모래시계’ 촬영지로 유명해지면서 누구나 아는 장소가 됐다.무박열차도 운행 중이다. 2014년 12월부터 2015년 1월까지는 기차 안에서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해돋이 열차를 추가 운행한다.정동진의 대칭에 있는 곳이 정서진이다. ‘무한도전’ 조정특집에 자주 등장하던 바다로 낙조가 아름답다. 영종대교 너머로 붉은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정식 명칭은 ‘인천 서구 경인아라뱃길’이다. 인천광역시에서 ‘정서진’으로 지정한 2011년부터 매년 12월 31일 ‘정서진 해넘이 축제’를 마련하고 있다.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에서 77-1번 버스를 타면 된다.코레일관광개발은 올해 처음으로 인천 정서진 해넘이·정동진 해돋이 패키지를 선보였다. 크루즈에서 2014년 마지막 해넘이를 보고 무박열차로 정동진으로 향한다.(문의 1544-7755)◆ 대청봉·간절곶 :  ‘여행 리얼리티’ 달인 나영석 PD 추천‘1박 2일’로 전국을 누비던 나영석 PD(사진)는 해돋이 명소로 설악산 대청봉과 울산 간절곶을 추천한다.대청봉은 강원도 양양군에 위치한 설악산의 최고봉이다. 나영석 PD는 “영하 40도의 추위를 견뎌야하지만 매력적인 곳”이라고 추천사를 전한다. 나 PD가 추천하는 또 다른 일출 명소 간절곶은 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다. 기상청은 2015년 첫날의 일출은 오전 7시 31분 22초로 예보하고 있다. 가장 먼저 하루를 맞이하고 싶다면 간절곶에서 일출을 보고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고 보고 있는 5m 높이의 ‘소망 우체통’에 엽서 한 장 써도 좋다.'행복한 일터 '심윤섭 대표◆ 전곡항·동명항 : '행복한 일터' 심윤섭 대표 추천등대 위 바다의 장관감성 리더십, 행복한 일터 등을 주제로 연간 200번 이상 강단에 서는 스타 강사이자 행복한 일터 연구소 심윤섭(사진) 대표는 전형적인 야간형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놓칠 수 없어 사수한(?) 일출이 강원도 속초 동명항의 영금정 등대에 올라 본 풍경이다. 그는 “한적한 데서 한눈에 내려다보는 바다는 빨갛게 불타오르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한다. 야간형 라이프 스타일 덕에 수도 없이 본 해넘이가 가장 아름다운 추천 장소는 인천 전곡항이다. 국제요트장이 자리 잡고 있어 요트가 떠 있는 서해바다의 일몰은 평화롭고 아름답다.무학대사가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서산 간월암.(사진제공=이태훈) ◆ 홍련암·간월암 : 80개국 여행 이태훈 작가 추천'고즈넉한 암자에서 고요한 새해를' 카메라 한 대를 들고 세계 80개국 500여개 도시, 한국의 구석구석을 여행한 칼럼니스트이자 사진작가 이태훈(사진)은 강원도 양양의 홍련암과 서산 간월암을 해돋이·해넘이 장소로 추천한다.홍련암은 낙산사에 속한 암자로 두 평 남짓의 마당에서는 이름처럼 붉은 빛깔의 연꽃 같은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다.대한민국 구석구석 안 가본 곳을 꼽기가 더 쉬운 이태훈 작가가 꼽은 일몰명소는 서산 간월암이다. 달을 본다는 의미를 지닌 암자로 고즈넉한 정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서산 9경 중 하나로 밀물 때는 작은 섬이 되고 썰물 때는 길이 열리는 곳으로 낙조는 물론 달 풍경도 아름답다.◆ 거잠포 : 해넘이와 해돋이를 한 자리에서서해바다지만 해넘이와 해돋이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곳도 있다. 인천 거잠포, 상어를 닮아 ‘샤크섬’이라고도 불리는 곳이다.해가 질 때의 에메랄드 빛 노을, 밤바다의 먹색, 해가 뜰 때의 찬란한 금빛, 정오의 푸른 빛까지 거잠포의 바다는 다양한 색채를 띠고 있다. 특히 매도랑은 일출 명소다. 공항철도 용유임시 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다.◆ 선유도 공원 : 일상서 만나는 아름다운 일몰과 일출  지방까지 움직일 여력이 없다면 서울시내 곳곳에서도 아름다운 일몰과 일출을 만날 수 있다.그 대표 장소가 노을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선유도 공원이다. 양화대교와 성산대교 중간 즈음에 위치한 곳으로 ‘보행자 전용다리’에서 보는 노을은 물론 일출도 장관이다. 지하철 9호선 선유도 역에서 10분 거리다.기상청 예보에 의하면 1월 1일은 전국에 구름이 많고 춥다고 한다. 하지만 해넘이, 해돋이 명소는 날씨탓에 일출·일몰을 볼 수 없다 해도 풍광 자체만으로 방문가치가 높으니 서운할 틈이 없다.허미선 기자hurlkie@viva100.com

2014-12-28 16:05 허미선 기자

뽀득 뽀득 뽀드득… 삼청공원 '설경' 추천 장소

p새김아트(사진=허미선)◇ 목석에 새기는 한국 정서…새김아트 갤러리삼청공원 입구에는 고암 정병례 선생의 새김아트 작업실 겸 갤러리가 있다. 고암 정병례는 전통 전각을 현대와 접목시킨 ‘새김아트’ 예술가다. 단단한 목석에 새기는 아름다운 문양과 한글이 한국인의 정서 그리고 세상의 깊이를 닮았다. 365일 누구에게나 개방되는 곳으로 새김아트를 배울 수도 있다. 운이 좋다면 진돗개 ‘새김이’와 고양이 ‘아트’도 만날 수 있다.  부엉이박물관(사진=허미선)◇ 목~일요일만 여는 부엉이 박물관커피빈 삼청동전경(사진=허미선)전성기에 비하면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관광지화됐지만 삼청동길 골목골목에는 재밌는 박물관들이 숨어 있다. 삼청공원에서 나와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곳이 부엉이 박물관이다. 연잎밥 전문점 두루미와 갤러리 카페 온리 사이 길로 들어서면 만날 수 있다. 부엉이와 꽃을 테마로 한 박물관으로 1968년부터 수집한 미술 및 공예품 3000점이 보관돼 있다. 특이하게도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만 열린다. 개관시간은 오전 11시, 4~9월은 오후 7시, 10~3월은 오후 6시에 문을 닫는다.부엉이 박물관 외에 티벳박물관, 장신구박물관, 북촌생활사 박물관 등이 있다.◇ 삼청동이 한눈에…커피빈 3층 테라스프랜차이즈 매장들이 큰 길에 들어서면서 예전의 명성을 잃었지만 삼청동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숨은 명소 역시 프랜차이즈 매장이다. 프랜차이즈이지만 삼청동주민센터 바로 옆에 위치한 커피빈 3층 테라스는 삼청동을 바라보며 따뜻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아직은 사람도 많지 않고 조용하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4-12-17 15:29 허미선 기자

'뽀드득' 눈길 걷다보니 '까르르' 소녀감성 절로

성곽길에서 내려다 본 설경(사진=윤여홍 기자)뽀득 뽀득 뽀드득.발을 내딛을 때마다 마음을 울리는 소리가 울린다. ‘을’로 사느라 바쁜 일상과 생존경쟁에 가슴 한켠으로 미뤄두기만 하던 감성을 깨우는 소리기도 하다. 자동차 경적과 길거리를 메운 이들의 목청 높은 고함으로 떠들썩한 도심에서는 들을 수 없는 소리다.하지만 이곳은 서울이다. 한때는 트렌트 세터들이 모여 들었던, 하지만 지금은 거대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즐비한 삼청동 길 끝자락에 위치한 삼청공원의 눈 오는 풍경은 ‘어메이징’ 그 자체다.1,2 소복하게 눈 덮인 삼청공원 3 두 자매가 앉아서 꼭 설경을 봐야한다고 신신당부한 동심의 숲 그네 4 숲속도서관(사진=허미선 기자)◇ 소녀감성 그녀들만의 설경 감상 그네“이쪽으로 와요! 이쪽으로!”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동심의 숲’ 그네에 앉은 67세, 65세 자매가 온힘을 다해 손짓한다.“이 그네에서 눈 내리는 거 안보고 가면 바보예요. 여기 앉아서 한 시간 동안이나 눈 내리는 걸 봤어요. 저 소나무 봐요. 웬만한 명소보다 여기가 훨씬 좋아요.”의자에 등을 기대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자매는 소복하게 쌓인 눈밭을 종종 거리며 가면서도 “꼭 한번 앉아서 보고 가요!”라고 신신당부다. 넘어질세라 서로에게 의지해 걸으면서도 뭐가 그리 좋은지 까르륵 넘어가는 그녀들의 웃음소리는 소녀를 닮았다.어디선가 들리는 들뜬 아이들 소리를 따라가니 아담한 삼청공원 숲속도서관이다. “엄마랑 왔는데 눈이 와서 신난다”는 아이들에 도서관 문이 열리며 “감기 걸릴라, 들어와”라고 엄마가 성화다. 간단한 음료를 마시며 몸을 녹이거나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span style="font-weight: normal;"1,2 눈꽃의 향연, 가느다란 가지 사이에 간신히 매달린 낙엽 눈꽃(사진=허미선) 3 말바위로 오르는 성곽길(사진=윤여홍 기자)◇ 눈 치우는 번거로움에도 예쁜 눈꽃의 향연눈 밟는 소리에 박자를 맞춰 들리는 비질 소리, 이곳에서 일한 지 꼭 3달이 됐다는 공원 관리 직원이다. “이렇게 빗자루 질 해야하는데 눈 오는 게 좋을 리 있냐”고 퉁바리를 주면서도 “여긴 어딜 가도 경치가 좋아. 소나무에 맺힌 눈꽃이 제일 예쁘지”란다.그의 말대로 공원 내 곳곳에 눈꽃이 탐스럽게도 피었다. 색이 바랠대로 바랜 갈잎에도, 언제나 푸른 소나무에도, 가느다란 가지 사이에 간신히 매달린 안쓰러운 낙엽에도 눈꽃의 향연이다.“한눈에 보려면 위쪽으로 올라가야 해. 공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데 그 경치가 아주 좋아. 사진을 찍으면 바로 작품이지.”삼청공원에서 일한 지 10년이 넘었다는 60세 할머니는 “내가 보고 좋으면 그게 바로 작품 아냐?”라는 반문과 함께 말바위 전망대를 추천한다. 와룡공원 방면으로 오를 수도 있지만 길이 꽤 험난하니 말바위 입구로 가라는 친절한 설명이 따른다.1. 성곽길 따라 오르는 길 2. 성곽길 소나무터널 3. 성곽길 4. 말바위 전망대 위 다정한 부부.(사진=허미선 기자)◇ 성곽길에서 만난 겨울왕국, 북악산 말바위 전망대말바위 전망대는 한양인구가 10만명 안팎이던 시절 32만명이 동원돼 완공된 서울 성곽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성북동, 수락산, 불암동, 남산, 삼청각 등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눈발이 제법 굵어졌지만 걷기는 수월하다. “한성대 입구부터 천천히 올라왔어요. 성곽길을 걸으려고 일부러 휴가를 냈는데 때마침 눈이 와서 멋진 절경을 보게 되네요.”남양주 법원에서 일하는 공무원 최성호(41)씨는 아내 김도경(45)씨와 성곽길을 걸어 삼청공원으로 내려오는 중이었다. 평소에도 아내와 여기저기 다니는 게 삶의 낙이라는 세 아이의 아빠다. 운 좋게 만난 설경에 두 사람 모두 들뜰 대로 들떴다.“전망대에서 사진 찍고 내려오는 길인데 온통 뽀얀 눈이에요. 너무 예뻐요.”그들의 달뜬 목소리에 발길을 재촉한다. 오르고 오르니 날리는 눈발 속에 어슴푸레 성곽길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새 쌓인 눈으로 무겁게도 내려앉은 소나무와 성곽이 만나 만들어진 터널을 들어서는 발길이 설렌다. 눈보라로 자욱한 설경 속에 보이는 자그마한 나무쉼터, 그곳의 창으로 내려다 본 서울은 ‘눈의 여왕’ 엘사도 부럽지 않은 겨울 진풍경을 선사한다.pspan style="font-weight: normal;"숙정문 전경.(사진=윤여홍 기자)◇ 찬사 또 찬사, “다녀본 산 중 제일 예뻐!”“웬만한 서울 산은 다 다녀봤는데 여기가 제일 예뻐요. 올라오는 길이 계단으로 잘 되어있어서 접근도 좋죠.”말바위 전망대에서 만난 부부, 혼자 산을 오르던 아저씨, 그리고 쉼터에서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던 유문식(58)씨도 인정하는 설경이다. 365일 등산을 한다는 유씨는 “부암동에서 올라왔다. 올라오는 길이 많아서 복잡한데 한편으로는 또 많아서 재밌다”며 사람 좋게 웃는다.말바위 전망대에서 성곽길을 따라 좀 더 걷다 보면 숙정문이다. 서울성곽의 4대문 중 하나인 북대문으로 산책로에 가까운 등산로는 창의문까지 연결된다. 삼청공원을 나서니 그새 먼지와 매연으로 시커멓게 뒤엉킨 눈으로 뒤덮인 도로다. 그렇게 삼청공원은 한겨울 꿈같은 설경을 품고 있었다.기자가 추천하는 삼청공원 설경감상 코스   ▲삼청동 박물관▶세계장신구박물관월화 휴무 오전 11시~오후 5시관람료 7000원 02-730-1610▶오래된 향기 북촌생활사박물관연중무휴 3~10월 오전 10시~오후 7시11월~2월 오전 11시~오후 6시관람료 5000원 02-736-3957▶북촌동양문화박물관월 휴무 오전 10시~오후 6시관람료 3000원 02-486-0191▲ 삼청공원 가는 방법광화문 KT 앞 마을버스 종로 11번 승차 후 삼청공원 하차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4-12-17 15:03 허미선 기자

돌이 많아 '石村(석촌)'…요즘은 맛집·카페 즐비해 食客村(식객촌)

석촌호수 서호에서 바라본 전경. 멀리 롯데월드와 현재 준공 중인 제2롯데월드 등이 보인다. (사진=윤여홍 기자)‘씽크홀’과 ‘러버덕’이 전부가 아니다. 송파구 잠실동 석촌호수는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구석이 많은 양파 같은 공간이다. 공원 입구에는 ‘삼전도의 굴욕’으로 유명한 사적 ‘삼전도비’가 방문객을 맞이해 숙연함을 안긴다. 반면 호수 한복판에는 보기에도 아찔한 놀이공원 기구가 서 있다. 간간이 들리는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놀이공원의 활기를 증명하기도 한다. 날이 어둑해질 무렵이며 공원 곳곳에서 손을 꼭 잡은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이고 이들을 시기하듯 두터운 솜옷을 껴입은 조깅족 아주머니들이 두 사람의 틈을 파고 들어 갈라놓고 경보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석촌호수 주변에서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사진=윤여홍 기자)동호 주변에는 각종 프랜차이즈 카페와 요즘 송파구에서 잘나가는 이들이 모인다는 브런치 카페가 즐비하다. 하지만 한발자국만 더 안으로 들어가면 24시간 기사식당이나 서민들이 주로 가는 맛집 골목이 형성돼 있다. 본시 돌이 많은 동네 석촌(石村)동에 위치한 인공호수. 언론에서는 매일 수심이 줄어든다고 걱정이 태산이지만 아직까지는 끄덕 없다. 차가운 강바람을 맞으며 걷는 석촌호수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주말마다 민속예술·퓨전국악 공연2호선 잠실역 3번 출구에서 일명 '너구리상'으로 잘 알려진 롯데월드 캐릭터물을 지나면 석촌호수 서호 입구에 다다른다. 입구에서 관람객을 맞는 건 '삼전도의 굴욕'으로 잘 알려진 삼전도비다. '삼전도의 굴욕'은 병자호란 당시 조선이 완패하면서 당시 임금인 인조가 적장인 청태종 홍타이지에게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린 뒤 무릎을 꿇고 항복한 사건이다. 청태종은 조선에 항복받은 사실을 영원히 기념하기 위해 '삼전도비'를 세우게 했다. 조선왕조 600년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사건으로 꼽히는 ‘삼전도의 굴욕’의 상징 삼전도비(사진=윤여홍 기자)삼전도비에서 샤롯데를 바라보고 직진하면 서울놀이마당이다. 이곳에서는 하절기인 매년 4월~10월 주말에 꼭두각시놀음, 송파산대놀이, 양주별산대놀이 등 민속예술이 공연된다. 주로 토요일은 무형문화재 공연이 열리며 월요일은 퓨전 국악 등 다양한 창작공연을 볼 수 있다. 설날, 정월대보름, 추석에도 민속절 공연이 열린다. 서울놀이마당. 하절기(4월~10월) 주말에는 각종 전통공연이 열리는 살아있는 역사교육장소다. (사진=윤여홍 기자)10살, 8살 두 아이의 엄마인 주부 김미영(35, 송파구 잠실동 거주)씨는 "날씨가 좋은 주말이면 아이들과 석촌호수를 찾아 산책을 하거나 서울놀이마당에서 열리는 공연을 보곤 한다"며 "놀이공원을 가는 것보다 우리 역사에 대한 인식을 바로 심어주는 게 중요하단 생각에 종종 찾곤 한다"고 말한다. ◇ 브런치부터 떡볶이까지 '카페촌'롯데월드 놀이동산에 있는 호수로 유명했던 석촌호수 일대가 유명 브런치 카페촌으로 거듭난 것은 최근 5년 내외다. 강남 집값 상승과 더불어 잠실이 부촌으로 주목받으면서 석촌호수 동호 대로변에 하나 둘, 브런치 카페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은 이곳 주부들 모임과 연인들 데이트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대부분 카페가 테라스 형식으로 구성돼 날씨가 좋을 때면 테라스에서 커피를 음미하며 호수 경관을 바라볼 수 있다.카페 드라페는 벽화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곳이다. (사진=윤여홍 기자)동호에 위치한 드라페는 실내 벽화가 인상적인 곳이다. 팬케이크, 토스트, 에그 스크램블 등 일상적인 브런치 메뉴와 홍합떡볶이가 인기다. 석촌호수 브런치카페의 원조 엘루체. 주말 오후에 가면 메뉴가 품절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진=윤여홍 기자)드라페 옆 엘루체는 석촌호수 카페거리의 원조다. 주말 손님이 많으면 핫케이크가 품절될 정도로 인기다. 이외에도 릴리우커피, 비스트로L 등 고만고만한 브런치 카페들이 줄지어 있다. 방이동에 거주하는 회사원 이재원(32)씨는 "여자친구와 종종 주말 브런치 데이트를 위해 찾곤 한다. 날씨가 좋을 때 테라스에서 브런치를 즐기며 석촌호수 경관을 바라보면 마치 해외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고 말한다.  피규어와 수제버거가 유명한 카페 고고스. 자녀를 둔 주부들이 주로 찾는다.(사진=윤여홍 기자)서호 송파 나루터에 위치한 '고고스'는 예쁜 피규어와 수제버거로 유명한 맛집이다. 김미영씨처럼 아이들을 데리고 온 주부들이 주로 애용한다. 이탈리안 브런치 레스토랑 '쌀자'의 손님들은 화덕피자를 주로 찾는다. 석촌호수는 대로변의 화려함과 달리, 한걸음만 안으로 들어가면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맛집이 형성돼 있다.(사진=윤여홍 기자)◇ 크기로 승부하는 돈가스 '기사식당' 그렇지만 석촌호수의 참맛은 대로변의 화려한 브런치 카페 뒤 숨겨진 맛집을 찾는 재미다. 석촌동 토박이 회사원 박동준(43)씨는 동호 스타벅스 뒤 먹자 골목에 위치한 일락과 빈스앤빈스, 송파 대로변에 위치한 오모리찌개집을 석촌동 맛집으로 추천한다.  송파 일대 토박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오모리찌개집.(사진=윤여홍 기자)br오모리찌개집은 잠실 토박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는 맛집으로 3년 숙성된 오모리 김치로 만든 찌개나 찜이 일품이다. 방송에서 맛집으로 여러 번 소개된 곳이기도 하다. 일락은 라멘, 규동 등을 파는 이자카야풍의 식당. 빈스앤빈스는 원래 커피전문점인데 커피보다 수제맥주로 요즘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있다. 박씨는 "아내와 함께 오모리찌개집이나 일락에서 저녁을 먹고 빈스앤빈스에서 얼리캣 맥주와 수제피자로 2차 데이트를 즐긴다"며 "커피보다는 맥주가 낫다"고 귀띔했다. 시원한 국물과 속이 꽉 찬 김밥이 맛있는 24시간 기사식당. (사진=윤여홍 기자)뿐만 아니다. 석촌동 골목 일대에는 기사식당이 숨어 있어 주머니가 가벼운 청춘들을 유혹한다. 동호 끝에서 가락동 방향으로 200m 정도 걸으면 만날 수 있는 24시간 기사식당은 국물이 시원한 우동과 자극적이지 않은 자장면, 속이 실한 김밥 등으로 유명하다. 취향대로 고춧가루를 얹어먹어도 별미다. 서호 송파나루에서 배명고 방면 200m 부근에 위치한 착한수제돈까스는 어마어마한 크기로 승부한다. 공기밥도 무제한 제공한다. ◇ 올해 43살 석촌호수…관리 필요해알려진 대로 석촌호수는 자연호가 아닌 인공호다. 본래 석촌호스는 송파나루터가 있던 한강 본류며 잠실은 섬인 잠실도(蠶室島)였다. 1971년, 박정희 정부가 송파강을 메워 잠실도를 육지로 변경하는 한강공유수면 매립사업을 진행하면서 당시 남쪽으로 흐르던 한강 물길 흐름을 바꿔 현재 석촌호수가 형성됐다. 매립사업 당시 지류차단으로 강에 살던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했지만 식량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던 마을사람들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아우성이었다고 전해진다. 또 공사 중 5000㎥ 가량의 돌들을 모래 속에서 발굴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 돌들은 300년 전 인조 시절 공신인 이자점이 한강을 막으면 왕이 된다는 풍수지리를 믿고 뚝섬과 잠실도 사이를 막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자점은 훗날 역모죄로 처형됐다. 올해로 43살, 아직 젊은 석촌호수지만 최근 제2롯데월드 공사로 수심이 줄어들고 인근에 동공이 생기는 등 고질병을 앓고 있어 건강검진이 시급한 상황이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2014-12-03 16:42 조은별 기자

한국-대만 관광객 100만 시대

tvN ‘꽃보다 할배’ 대만편으로 대만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사진제공=CJ Eamp;M)한국과 대만을 오가는 관광객 100만명 시대를 맞는다. 11월 30일 한국관광공사는 한국과 대만을 오가는 관광객이 11월 1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10월 말 양국간 공식 관광통계는 97만4007명이었다. 이로써 대만은 중국, 일본, 미국에 이어 4대 인바운드(대만→한국) 관광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관광공사는 한류 홍보 거점인 코리아플라자 개설, 한국문화관광대전, 전통시장 등 대만 맞춤형 특화상품 개발에 주력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국을 찾는 대만관광객 연간 성장률은 18.8%에 이른다.대만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도 크게 늘었다. 2013년 35만1301명보다 42만9181명이다. 연간 성장률은 61.2%에 이른다. 이로써 대만에서 7위에 그쳤던 한국인 관광객은 2014년 4위로 상승했다.연도별 한-대만 관광 교류 현황표.2014년 10월 누계 974,007명(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한국관광공사는 한국-대만 복항 1주년을 맞아 7대 항공사가 실시한 공동 특판을 비롯해 2013년 tvN ‘꽃보다 할배’ 시즌 2가 대만을 여행하면서 아웃바운드(한국→대만)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다.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 정익수 지사장은 “인구 2300만의 작은 나라지만 대만은 연간 1100만명 이상이 해외여행를 떠나는 관광성숙 시장”이라고 설명하고 “양국 관광시장 지속 성장을 위한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지방관광 활성화 사업으로 서울-타이베이 간 항공제한의 불편함을 타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한국-대만 관광객 100만 시대를 맞아 한국관광공사는 대만관광국과 공동으로 12월 1일 복항 10주년 및 100만 돌파 기념식을 개최한다. 이 기념식에는 대만관광협회, 여행업조합, 주요 항공사 등 1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허미선 기자hurlkie@viva100.com

2014-11-30 14:26 허미선 기자

도심 속 붉은 짐승…품 안엔 노란 보물…그 뒤엔 빨간 싼타

모두가 퇴근하는 늦은 저녁 시간이지만 ‘서울스퀘어’의 불은 꺼지지 않고 있다.(사진=윤여홍 기자)“그날 새벽에 봤던 대우빌딩을 잊지 못한다. 내가 세상에 나와 그때까지 봤던 것 중 제일 높은 것. 거대한 짐승으로 보이는 대우빌딩이 성큼성큼 걸어와서 엄마와 외사촌과 나를 삼켜버릴 것만 같았다.”신경숙은 소설 ‘외딴방’에서 서울역 앞 대우빌딩을 ‘거대한 짐승’으로 표현했다. 2009년 서울스퀘어로 이름을 바꾼 이 갈색 짐승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대도시의 위압감을 뿜어낸다. 외관은 어느 한 곳 흐트러짐 없이 반듯하고 그 위에 빼곡히 들어찬 창문들은 수백 개의 눈이 되어 사람을 내려다본다.직장인들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다룬 tvN 드라마 ‘미생’의 배경도 서울스퀘어다. 한번 가보고 싶지만 그곳에 서 있는 스스로를 떠올리면 즐거운 상상보다는 월요일 출근길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월요일이 두렵다고 집에만 있기엔 주말이 아쉽고 그냥 지나치기엔 이곳에 숨겨진 명소가 지나치게 매력적이다.‘span style="font-weight: normal;"문화역 서울 284’ 외관. (사진 제공=문화역 서울 284)◇ 문화역 서울 284 ‘역사와 추억이 만난 문화 공간’1925년 준공 당시 독특한 외관으로 주목받았던 구(舊) 서울역사는 늘어나는 인구 수송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2004년 폐쇄됐다. 안을 가득 채우던 노숙자들은 옛이야기다. 2011년부터 공연과 전시가 어우러진 복합 공간으로 변신해 ‘무료’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역사를 간직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프로그램은 각자 머릿속에 있는 추억과 어우러져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문화역 서울 284’는 현재 공간의 기억을 테마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관객에게 소개하고 있다. 평일에는 전시를 하지만 주말에는 배우가 직접 연기를 하며 관객과 함께 추억여행을 떠난다. 284는 구 서울역사가 사적 제284호 국가지정 문화재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사진 제공=문화역 서울 284)지난 14일부터 ‘공간의 기억’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김서령 감독은 “다른 무대와 달리 이곳은 공간이 가지는 예술적 가치가 있다”며 “공연을 안내하는 배우를 따라 관객이 움직이며 몸으로 느끼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거대한 짐승 뒤에 숨겨진 ‘비밀의 정원’서울스퀘어와 그 뒤에 있는 힐튼호텔 사이 숨겨진 산책길은 비밀스러운 공간이다. 멀리서 육안으로도 나무들이 보이지만 그곳 입구는 이방인에게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서울스퀘어 오른편 오르막길 중간, 차들이 지나가는 주차장을 걸어 들어가면 비밀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계단이 보인다.  서울스퀘어와 힐튼 호텔 사이에 숨은 비밀의 정원. 떨어진 은행잎이 산책길 위에 노란 카펫을 만들었다.(사진=윤여홍 기자)계단을 올라 정원에 들어서면 온통 노란 세상이다. 하늘에서 떨어진 무수한 은행잎은 그대로 땅에 붙어 노란 카펫이 된다. 아직 떨어지지 않은 잎들은 바로 앞 갈색 건물 캔버스 위에 노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사실 이곳은 서울스퀘어 직장인들의 은밀한 쉼터다. LG CNS에 다니는 직장인 김 대리는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한 번씩 나온다. 떨어지는 낙엽을 맞으며 걷다 보면 꽉 막혔던 고민이 뚫린다”고 말한다.힐튼 호텔 내부에 장식된 크리스마스트리와 마을.(사진=윤여홍 기자)◇ 11월, 남몰래 즐기는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낙엽 사이를 헤엄치는 비단 금붕어를 지나 힐튼 호텔로 들어서면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가 반긴다. 반짝이는 트리 주변으로 귀여운 기차가 움직이고 그 곁에 예쁜 마을이 꾸며져 있다. 각 나라 전통 의상을 입은 산타 인형과 사진을 찍는 무대, 다양한 크리스마스용품 등 이곳에 들어선 순간 잊고 있던 설레는 동심이 살아난다. ◇ 금강산도 식후경 ‘서울스퀘어 MALL’코스 마지막은 역시 맛있는 먹거리다. 가벼운 먹거리부터 제대로 된 코스 요리까지 지하에 마련된 서울스퀘어 Mall에는 다양한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또 하나 볼거리는 입구부터 시작되는 다양한 설치 미술품이다. 그중 백미는 다양한 표정을 한 사람들로 거대한 벽을 통째로 채운 작품이다. 그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가만히 들여다보면 긴 나들이에 지친 몸이 평안을 찾는다. 한 벽면을 가득 채운 거대한 미술품이 지나가는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킨다.드라마 ‘미생’을 쫓아서 왔다는 정현진(26)씨. 그는 “왠지 우울하던 드라마와 달리 실제로 본 서울스퀘어는 사람들로 생동감이 넘친다”며 “이곳에 다니는 직장인들도 표정이 좋다”고 웃는다. ◇ ‘서울스퀘어’ 주인은 누구?오랜 리모델링 기간을 거쳐 2009년 공식적으로 문을 연 서울스퀘어는 과거 대우그룹의 사옥이었다.당시 그 규모와 웅장함은 국내 최고 수준으로 세계 경영을 외치던 대우그룹 김우중 전 회장의 야망이 담겨있었다.하지만 1999년 갑작스런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해체되는 고난을 겪었다. 현재는 부동산 투자회사 ‘케이알원리츠’가 소유·운영하고 있다.대우빌딩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대우 인터내셔널’ 직원들은 여전히 이곳에서 ‘최고의 상사맨’을 목표로 땀을 흘리고 있다.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2014-11-26 15:38 김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