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국·미국·일본 정상회의를 마치고 20일 귀국했다. 이번 3국 간 정상회의가 만든 ‘캠프 데이비드 원칙’과 ‘정신’, ‘한·미·일 협력에 대한 공약’ 등 세 가지 문서의 큰 줄기는 안보와 경제다. 군사안보와 경제, 기술 등 전방위적 분야의 협력 체제가 어디까지 확장되느냐는 연대와 조율의 진전 정도에 따라 변수가 있다. 그렇지만 엄연히 경제, 사이버, 인공지능(AI) 등 핵심 이익이 망라된 공식 다자 협의체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새로운 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지금까지 각국 NSC(국가안전보장회의) 간 두 차례 소통이 있었다. 이제 ‘한·미·일 경제안보대화’로 내실을 꾀하게 됐다. 공급망 회복이 절실한 상황에서 공급망 강화 파트너십(RISE)을 약속한 것은 유의미하다. 기술 보호 조치는 꽤나 실리적인 부분이다. 미국 혁신기술타격대, 한국과 일본 간 상응 기관의 교류를 시사한 것도 처음이다. 이왕 협력을 강화하려면 3국이 디지털 인프라 등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세운다는 공통 목표를 가졌으면 좋겠다. 경제, 기술, 에너지 안보 어떤 영역에서건 ‘윈윈 액션플랜’을 잘 작동해야 진정한 협력체계가 구축된다원칙(Priciples)과 정신(Spirit) 채택만으로 경제협력 확대를 포함해 3국간 공조가 바로 준동맹 수준으로 격상되는 건 아니다. 공통 관심사인 경제 분야, 수출통제, 무역장벽 제거 등에서 경제 협력 가치를 공유하면서 무역, 투자, 산업기술협력 면에서 상호 이익이 전제돼야 한다.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대중국 투자 제한 조치가 만약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이익 위주로 흘러간다면 어떨까. 반듯한 경제동맹은 문서 속의 설계에 그칠 것이다. 미국 대 중·러 진영 대립이 정치·외교적인 차원뿐 아니라 경제관계에 미칠 영향까지 계산하지 않으면 안 된다.중국을 겨냥한 새로운 범지역안보협의체 성격에 중국 측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18일(현지시간)의 공동성명(캠프 데이비드 정신)에는 중국을 명시하면서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강조했다. 중국 관영언론은 한국이 ‘진흙탕’에 뛰어든 데 비유하며 과민 반응을 보인다. 불필요한 대중 갈등 요인을 만들지 않는 가운데 중국과의 공동 이익을 해치지 않도록 외교적 수완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한·미·일 협력 방안에는 대중 경제 손실에 대한 해법도 포함해야 한다. 그래야 3국 협력은 안정적 발전 기반이 마련된다. 미국의 외교적·경제적 꿈만 실현하는 캠프 데이비드 정신, 원칙, 공약은 지속가능성이 없음은 물론이다.
2023-08-20 13:29 사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