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로서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언제까지 질질 끌고 갈 처지가 아니다.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고 성장세가 견고하더라도 디지털전환(DX) 신사업 중심의 사업 다각화 등 할 일이 겹겹이 쌓였다. 전·현직 임원들이 검찰 수사를 받는 몸살을 앓으면서 기업 가치가 떨어진 부분까지 만회해야 한다. 신임 대표의 임기가 될 향후 2년 7개월 동안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디지코) 도약의 확실한 갈래를 타는 게 주요 과제다. 럭키금성 시절 LG에 입사한 정통 LG맨에게 KT 운전대를 맡긴 파격이 무엇이겠는가. 실용경영에 대한 기대이면서 변화·혁신에 대한 주문이 아닐까 싶다.
초유의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었지만 매출 약 25조원(지난해 기준)의 KT가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것은 사실이다. B2B와 B2C 사업에서 균형 잡힌 성장으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점 역시 평가된다. 그런데 그보다 무거운 과제를 떠안고 있다. 8월 중 KT 정상화를 외풍과 KT 수난사를 끝내고 권력의 부력이 작동하는 이권 카르텔을 없애는 분기점으로 삼아야 한다. KT를 권력의 전리품처럼 생각하는 구시대적 발상은 윤석열 정부에서 끝막음하길 기대한다는 점이다. 그 속에서 김 대표 후보가 그릴 장기적인 경영 비전 밑그림은 대단히 중요하다. 임시 주총에서 지분 60% 이상 얻어야 승인받는 KT 차기 대표는 기업의 운명을 80%까지는 아니라도 크게 좌우할 중심인물이다. 실제로 그런 리더십이 필요하다.
대내외적으로 KT는 비상경영체제에서 정상화로 가는 길목에 있다.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KT 내부가 술렁이지만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위한 체질 개선은 꼭 요구된다. 하반기 전망이 맑다고 하나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마냥 웃고 있을 수만은 없다. 통신비 인하 압박과 알뜰폰 시장 가속화 등에 잘 대처하면서 통신외 사업 부문에서도 성장해야 한다. 정식 대표이사로 승인받으면 외부 출신 CEO로서 과감한 혁신전략으로 ICT(정보통신기술) 생태계 구성원 모두가 바라는 KT를 만드는 일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