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리더십 부재 극복 이상의 큰 과제 떠안은 KT

사설 기자
입력일 2023-08-13 14:43 수정일 2023-08-13 14:44 발행일 2023-08-14 19면
인쇄아이콘
김영섭 KT 대표이사(CEO) 최종 후보에 KT 내외부의 시선이 쏠린다. KT 경영 정상화와 조직 안정의 시급성 면에서 다가오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무난히 차기 CEO로 확정되리라 믿는다. 대표 선출 문제로 너무 길게 혼란의 시간을 보낸 리더십 공백 사태가 더 이어지면 안 된다는 여망이 강하다. 그런 절박함 속에서 다행히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반기 전망도 ‘맑음’으로 내다보이긴 한다. 이러한 전망은 KT 경영 공백이 더 장기화하지 않고 경영 비전을 구체화한다는 전제에서 나온 걸로 봐도 틀리지 않는다.

KT로서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언제까지 질질 끌고 갈 처지가 아니다.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고 성장세가 견고하더라도 디지털전환(DX) 신사업 중심의 사업 다각화 등 할 일이 겹겹이 쌓였다. 전·현직 임원들이 검찰 수사를 받는 몸살을 앓으면서 기업 가치가 떨어진 부분까지 만회해야 한다. 신임 대표의 임기가 될 향후 2년 7개월 동안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디지코) 도약의 확실한 갈래를 타는 게 주요 과제다. 럭키금성 시절 LG에 입사한 정통 LG맨에게 KT 운전대를 맡긴 파격이 무엇이겠는가. 실용경영에 대한 기대이면서 변화·혁신에 대한 주문이 아닐까 싶다.

초유의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었지만 매출 약 25조원(지난해 기준)의 KT가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것은 사실이다. B2B와 B2C 사업에서 균형 잡힌 성장으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점 역시 평가된다. 그런데 그보다 무거운 과제를 떠안고 있다. 8월 중 KT 정상화를 외풍과 KT 수난사를 끝내고 권력의 부력이 작동하는 이권 카르텔을 없애는 분기점으로 삼아야 한다. KT를 권력의 전리품처럼 생각하는 구시대적 발상은 윤석열 정부에서 끝막음하길 기대한다는 점이다. 그 속에서 김 대표 후보가 그릴 장기적인 경영 비전 밑그림은 대단히 중요하다. 임시 주총에서 지분 60% 이상 얻어야 승인받는 KT 차기 대표는 기업의 운명을 80%까지는 아니라도 크게 좌우할 중심인물이다. 실제로 그런 리더십이 필요하다.

대내외적으로 KT는 비상경영체제에서 정상화로 가는 길목에 있다.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KT 내부가 술렁이지만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위한 체질 개선은 꼭 요구된다. 하반기 전망이 맑다고 하나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마냥 웃고 있을 수만은 없다. 통신비 인하 압박과 알뜰폰 시장 가속화 등에 잘 대처하면서 통신외 사업 부문에서도 성장해야 한다. 정식 대표이사로 승인받으면 외부 출신 CEO로서 과감한 혁신전략으로 ICT(정보통신기술) 생태계 구성원 모두가 바라는 KT를 만드는 일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