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뮤지컬

[B그라운드] 여전한 혐오와 차별, 억압…그럼에도 서로를 보듬는!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프레스콜에 참석한 박제영 연출(왼쪽부터)과 몰리나 역의 전박찬, 이율(사진=허미선 기자)“몰리나라는 인물이 쉽지 않게 다가왔어요. 성소수자 중에서도 소수자인 트랜스젠더인데 처음에는 트랜스젠더냐 트랜스 섹슈얼이냐 논쟁도 있었죠. 이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제가 중점적으로 접근한 부분은 언제나 이 객석 어딘가에 당사자가 앉아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 하나였던 것 같아요.”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Kiss of The Spider Woman, 3월 31일까지 대학로 예그린씨어터) 프레스콜에서 전박찬은 자신이 연기하는 몰리나(이율·전박찬·정일우,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는 스스로를 여자라고 믿는 몰리나와 정부에 저항하는 정치범 발렌틴(박정복·차선우·최석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빌라 데보트 감옥의 작은 감방에 갇힌 전혀 다른 두 사람의 이야기다.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공연 중 발렌틴 차선우와 몰리나 전박찬(사진제공=레드앤블루)아르헨티나 작가 마누엘 푸익(Manuel Puig)이 1976년 발표한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1985년 영국 런던 브러시 시어터에서 연극이 초연됐고 같은 해 영화로도 만들어져 칸영화제와 미국·영국 아카데미에서 몰리나 역의 윌리엄 허트(William Hurt)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992년에는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이듬해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져 무대에 오르기도 했던 ‘거미여인의 키스’는 한국에서 2011년 초연된 후 2015년, 2017년에 이어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6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 시즌에 합류한 박제영 연출은 “1976년 아르헨티나에서 쓰여진 이 가슴 아픈 이야기가 2024년도에도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것은 발렌틴과 몰리나처럼 우리도 언제든 사회적으로 억압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박제영 연출(왼쪽부터)과 몰리나 역의 전박찬·이율·정일우, 발렌틴 박정복·최석진·차선우(사진=허미선 기자ㅖ)“다수의 의견과 생각 혹은 그 편견에 의해서 개인이나 소수의 의견이 억눌리고 존엄성까지 무너지는, 우리 일상과 개인의 삶 속에서 처한 상황이 어떤 지점에서는 감옥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스로 폄훼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는 발렌틴 혹은 몰리나의 대사들로 위로 받기를 바랐습니다. 그렇게 서로에게 사랑을 베풀면서 살아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엘리펀트송’ 이후 5년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정일우는 “몰리나는 건드리면 깨질 것 같은, 유리알로 설정했다. 그렇게 약해보이면서도 자신의 감정이나 마음에 굉장히 솔직한 캐릭터로 잡았다”며 “유약하면서도 섬세한 부분을 최대한 살려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거미여인의 키스’는 지난해 5월 건강문제로 무대를 떠났던 최석진의 복귀작이기도 하다. 그는 “쓰러지고 나서 복귀하기까지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다시 무대에 서지 못하겠다는 생각도 했다”며 “그때 천천히 ‘거미여인의 키스’ 대본을 봤다”고 털어놓았다.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공연 중 발렌틴 최석진과 몰리나 정일우(사진제공=레드앤블루)“어쩌면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 발렌틴이 갖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들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무대에서 더 잘 표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으로 바뀌었죠. 겁내지 않고 천천히 해보자 마음먹었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입니다.” 이어 최석진은 “제가 제일 무서웠던 건 포용적 예술이었다”며 “제 무대를 보시고 ‘아팠잖아’ ‘아팠었던 거 치고는 괜찮네’ 식으로 예술 자체로 보는 게 아니라 포용하는 마음으로 본다면 너무 아플 것 같다”고 고백했다.‘거미여인의 키스’는 최석진의 무대 복귀작인 동시에 ‘응답하라 1994’의 빙그레로 잘 알려진 B1A4 멤버 차선우의 연극 데뷔작이기도 하다. 지난해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에서 ‘헬로, 더 헬: 오델로’ 무대에 올랐던 그는 ‘거미여인의 키스’ 발렌틴으로 처음으로 국내 연극 무대에 오르고 있다.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발렌틴 역의 박정복·최석진·차선우(사진=허미선 기자)“연극 무대 자체가 처음이다 보니 톤, 발성, 몸동작, 연기의 농도 등도 잘 모르겠어서 초반에는 좀 헤맸던 것 같아요. 그게 저한테는 큰 압박이었는데 좋은 형님들과 연출님 덕분에 무대에서 열심히 즐기고 있는 중입니다.” 박정복은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2막 2장”을 꼽으며 “이번 시즌에서 제일 재밌고 다이내믹한 것 같다”고 밝혔다.“두 사람이 되게 많이 친해졌다고 생각하던 때 어떤 사건을 계기로 멀어지고 그 멀어짐을 통해 더 단단해지는 과정들이 재밌습니다.”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공연 중 발렌틴 박정복과 몰리나 이율(사진제공=레드앤블루)몰리나 역의 이율 역시 “이 장면을 제일 좋아한다”며 “몰리나가 유일하게 자신의 속마음, 본심을 얘기하는 부분이라 감정이입이 많이 된다”고 동의를 표했다. 전박찬은 “2막 3장에서 두 사람이 육체적인 저녁을 보내고 서로에게 느낀 것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안전하다’는 감각을 언급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 같다”고 털어놓았다. “배우 전박찬이 몰리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극 중 발렌틴이 대사로 해줘요. 너 자신을 폄훼하지 말라고. 아무도 너를 함부로 다루게 하지 말라는 의미인데 선물같은 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몰리나한테 필요한 얘기고 그런 말을 해준 사람은 발렌틴이 유일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최석진 역시 “너 자신을 폄훼하지 말라”는 발렌틴의 대사를 몰리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로 꼽으며 “최석진으로서 발렌틴에게 해주고 싶은 말도 극 중 대사에 있다”고 밝혔다.“몰리나가 발렌틴에게 하는 대사인데요. ‘너는 이미 훌륭한 순교자야’라고 해요. 그 말을 발렌틴에게 해주고 싶습니다.”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몰리나 역의 전박찬·이율·정일우(사진제공=레드앤블루)이율은 “몰리나에게 ‘괜찮아’라고 딱 세 글자 밖에 못할 것 같다”며 “그리곤 좀 토닥여줄 것 같다”고 전했다. 차선우는 “몰리나에게는 ‘고마워’, 발렌틴에게는 ‘잘했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박정복은 “제가 발렌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2막에서 몰리나가 해준다”고 밝혔다.“지금 하고 있는 행동들이 너 혼자 잘 살기 위한 게 아니잖아, 너는 참 착한 사람이야 라는 의미의 그 말을 저도 발렌틴에게 해주고 싶어요. 나라면 너 같은 선택을 하지 못했을 것 같다고.”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는 성 소수자와 혁명가의 로맨스라는 외연을 두르고 있다. 하지만 등장인물의 성적취향만으로 ‘게이 로맨스’로 치부하기에는 작품이 가진 깊이와 무게가 사뭇 버겁다. 프레스콜 막바지에 전박찬 역시 “관객분들이 이 작품을 단순히 성소수자와 정치 사상범의 로맨스로만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몰리나 역의 전박찬·이율·정일우, 발렌틴 박정복·최석진·차선우(사진제공=레드앤블루)“보편적인 사랑이야기는 맞지만 현대사회, 특히 2024년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혐오와 차별, 억압 그리고 우리 역사에 있었던 어떤 운동과도 관련이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 작품을 좀 더 다양하게 바라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타고난 본성에 충실한 듯 보이지만 내면의 상처, 비밀 등을 숨기기 위해 쾌활하게 웃어 보이는 사람과 신념을 위해 본성을 절제하는 듯 보이지만 억압 속에서 결국 본능에 충실하게 돼버리면서 고뇌하는 사람.‘거미여인의 키스’는 극단에 선 듯 보이지만 결국 이어져 있는 두 사람의 연대 혹은 사랑이야기다. 그 연대와 사랑에는 성별도, 성적 취향도, 정치성향도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다름을 인정한 두 사람이 서로에게 기꺼이 보듬는 존재가 된다는 데서 이 작품은 빛난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2-02 20:44 허미선 기자

[B사이드]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이창용의 토마스 장인 조성윤과 그 자체 최재웅, 베테랑 김종구와 워너비 정욱진, 앨빈 그 자체 신재범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토마스 위버 역의 이창용(사진=이철준 기자)“누구나 그럴 때가 있잖아요. 일에 집중하느라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데 자꾸 신경 써야 할 다른 일들이 생기는. 집안 일이 생기고 공과금도 내야하고 친구들과의 해결해야할 것들도 있고…최근에 제가 그랬어요. 일에 집중하느라 제대로 훑어보지도 않고 도시가스 애플리케이션의 뭔가에 ‘동의’를 눌렀던 모양이에요. 문득 ‘왜 도시가스 요금 고지서가 안오지? 확인해야봐야겠다’ 하면서도 급하게 처리해야할 일들로 자꾸 미루다 보니 4개월이나 연체가 됐더라고요.”이창용은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Story of My Life, 2월 18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토마스 위버(이창용·조성윤·최재웅,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의 상황을 이렇게 비유했다.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토마스 위버 역의 이창용(사진제공=오디컴퍼니)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슬럼프에 빠져 더 이상을 글을 쓸 수 없게 된 동화작가 토마스가 30년지기 친구이자 자신 이야기의 뮤즈였던 앨빈 켈비(김종구·신재범·정욱진)의 죽음을 통해 소중한 것들을 깨닫는 여정을 담고 있다. “앨빈일 때랑 토마스로 공연할 때 체감 러닝 타임이 완전 달라요. 토마스로 공연을 하면서는 시간이 진짜 빨리 가요. 무대에서 뭔가를 계속 해야하거든요. 앨빈은 이야깃거리를 넘겨주고 빠져서 토마스를 지켜봐주는 역할이잖아요. 직접 눈물을 흘리기 보다는 흘리게 하는 사람이기도 하죠.”캐나다 작가 브라이언 힐(Brian Hill)이 대본을, 닐 바트램(Neil Bartram)이 넘버를 꾸린 작품으로 바쁜 현실 속에서 놓쳐 버린 소중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이창용은 2010년 초연부터 앨빈으로 무대에 오르다 그의 30년지기 친구이자 베스트셀러 동화작가 토마스로 역할을 바꿔 돌아왔다. 그런 상황에서 공연에 집중하느라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데 갑자기 벌어진 집안 일, 도시가스 요금 체납, 공연을 보러 오기로 해서 표를 이미 사뒀는데 아파서 못온다는 지인들…주변에서 자꾸 신경 쓰이는 일들이 생겨났다. “참다 참다 화도 나고 짜증이 치솟는 상황이었어요. 토마스도 그랬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 작품을 기대하는 분들은 너무 많은데 ‘눈 속의 천사’는 잘 안써지고. 그래서 미치겠는데 앨빈이 자꾸 ‘왜 글 안써’ ‘편지 답장은 왜 안해’ 라고 하니까…톰의 상황에 제 경험과 그때의 감정을 이입하게 되는 것 같아요.”◇토마스 장인 조성윤, 토마스 그 자체 최재웅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앨빈 캘비 역의 신재범(왼쪽)과 토마스 위버 조성윤(사진제공=오디컴퍼니)“(조)성윤이는 ‘베테랑’ 그 이상, 토마스 ‘장인’이라는 표현이 어울리죠. 확실히 여유가 있달까요. 10년을 넘게 해온 배우로서의 경험들, 그를 통해 다져진 내공과 여유로움이 토마스에 잘 녹아드는 것 같아요.” 2011년 재연부터 앨빈과 토마스로 호흡을 맞춰온 토마스 역의 조성윤에 대해 이창용은 “장인”이라고 표현했다. 동갑내기 이창용과 조성윤은 이미 각각 200회 이상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무대에 오른 ‘창조’(이창용+조성윤) 페어이자 자타공인 앨빈 그리고 토마스 ‘장인’이다.“성윤이랑은 이제 좀 떨어질 때도 됐다 싶어요. 같은 역으로 적절한 선을 유지하면서 친구로 지내다 보니 너무 재밌어요. 오래 전 ‘김종욱 찾기’부터 2022년 ‘번지점프를 하다’ 그리고 이번 시즌 ‘솜’까지 같은 역할로 자주 함께 하는 친구죠.”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앨빈 캘비 역의 김종구(왼쪽)와 토마스 위버 최재웅(사진제공=오디컴퍼니)여섯 번째 시즌에 토마스로 새로 합류한 최재웅에 대해서는 “초연을 하고 재연을 준비하면서 (최)재웅이 형이 토마스를 하면 되게 잘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성격도 그렇고 보이스톤도, 이미지도 너무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이번 시즌 연습에서 긴 시간을 들여 꾸준히 차근차근 준비하고 배우, 스태프들도 잘 챙기는 걸 보면서 역시나 제가 좋아하는 최재웅이라는 배우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구나 싶더라고요. 왜 이제 했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잘 어울리는 토마스죠.”◇베테랑 김종구, 꼭 한번 앨빈으로 만나고 싶었던 정욱진, 앨빈스러운 신재범“(김)종구 형은 베테랑이에요. 앨빈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정말 다 소중하게 가슴에 와 박히거든요. 첫주에는 너무 긴장을 해서 형한테 의지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왜 베테랑인지 새삼 깨달았죠.”재연부터 앨빈으로 합류했던 김종구에 대해 이렇게 전한 이창용은 “토마스를 해도 멋지게 잘 해낼 것”이라며 “만약 형이 토마스를 하고 제가 다시 앨빈을 할 기회가 온다면 저 역시 형이 지금 저한테 하는 만큼의 장난으로 복수할 것”이라며 웃었다.“(정)욱진이는 꼭 한번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앨빈의 느낌이 있어요. 테크니컬 리허설을 할 때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워낙 많이 해서 웬만하면 끊지 않아요. 조명 등의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면 최대한 감정을 건드리지 않고 드레스 리허설처럼 하거든요. 근데 욱진이랑 눈싸움을 하다가 너무 웃음이 나서 멈춰야 했어요. 바로 ‘두 번째 이별했을 때’로 넘어가야하는데 너무 웃겨서 못부르는 지경까지 갔거든요.”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토마스 위버 역의 이창용(왼쪽)과 앨빈 캘비 정욱진(사진제공=오디컴퍼니)뮤지컬 ‘개와 고양이의 시간’ ‘시데레우스’ 등을 함께 한 정욱진에 대해 이창용은 “정말 좋아하는 동생”이라며 “공연 초반에는 여유가 없어서 진지하더니 요즘은 가끔 장난기가 발동하기도 하는데 제가 받아줄 수 있는 정도라 아주 재밌게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새로 합류한 신재범에 대해서는 “그냥 앨빈 같다”며 “사실 앨빈 같은 사람은 별로 없어서 보통은 연기를 해야하는데 (신)재범이는 연기가 아닌 그냥 앨빈”이라고 밝혔다.“저한테 가장 앨빈스러웠던 적이 있냐고 물어보신다면 초연 때일 거예요. 아무 것도 모르고 연습도 너무 힘들었거든요. 참고할 것도 없고 내가 하는 게 맞나 싶고…그때가 저의 가장 앨빈스러운 때 였죠. 재범이를 보면 그 때의 제가 생각나요. 가장 앨빈스러운 앨빈이랄까요. 가끔 정말 앨빈처럼 독특하고 엉뚱한 행동들을 하는데 그게 연기가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의 재범이 같아요.”◇LG아트센터와 두산아트센터를 오가는 ‘오매불망’ LG트윈스 골수팬span style="font-weight: normal;"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토마스 위버 역의 이창용(사진=이철준 기자)“이미 했던 ‘레베카’가 아니었다면 안했을 거예요. 아예 안했던 작품 두개를 동시에 한적이 딱 한번 있는데 너무 힘들더라고요. 저 스스로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이창용은 2023년 12월 중순부터 10주년 ‘레베카’(2월 24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LG시그니처 홀) 앙코르 공연에 잭 파벨 역으로 긴급 투입돼 4월까지 이어질 지방투어까지를 함께 해야 한다. “사실 합류 계획이 없던” ‘레베카’의 출연 제의에 이창용은 ‘풍월주’ 일본 공연과 ‘투모로우 모닝’ 무대에 동시에 올랐던 때를 떠올리며 고민했다.“둘 다 안해 본 작품이다 보니 정신이 없더라고요. 너무 욕심이 과했다는 생각에 반성했죠. 그 후로는 한번 이상 했던 ‘레베카’와 처음 하는 ‘시데레우스’, 한번 했던 ‘시데레우스’와 안해본 ‘번지점프를 하다’를 하는 식으로 저만의 원칙 같은 게 생겼어요. ‘솜’도, ‘레베카’도 이왕 하기로 했으니 최선을 다해야죠.”“잭 파벨처럼 완전 악역은 거의 해본 적이 없다”는 이창용은 “그 인물을 좀 더 깊이 연구해 후회 없이 표현하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그렇게 배우로서 좀더 성장하고 다채로워지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두 편을 동시에 하니 어디서든 절대 실수하지 않아야 하고 감기도 걸리면 안된다는 긴장감과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요.”그렇게 ‘레베카’가 공연되는 LG아트센터와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의 두산아트센터를 오가는 이창용은 꽤 알려진 LG트윈스의 오랜 골수팬이다. 연습 때부터 서울을 연고지로 하는 프로야구 대표 구단이 운영하는 극장을 오가며 “작년 우승하던, 역사적인 순간”을 떠올리곤 할 만큼 이창용은 골수팬이다.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토마스 위버 역의 이창용(사진=이철준 기자)“지난해 초까지 ‘물랑루즈’를 하고 7개월 정도를 쉬었어요. 너무 지쳤었거든요.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일 때도 안걸리고 잘 버티면서 무대를 거의 안쉬었는데…쉬는 동안 코로나에 독감까지 걸려 심하게 앓았죠. 이런저런 일들이 생기면서 오랜 취미이자 관심사인 LG트윈스가 우승을 하면 내 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29년 만에 한풀이를 했어요. 역시 운명인가 싶었죠.”이에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연습부터 지금까지 오롯이 일에 집중하고 있다는 이창용은 “뭐든 주어지는 기회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선택은 신중하게 하려고 해요. 그 선택으로 못하는 작품에 대한 아쉬움도 제 몫이죠. 그저 건강하게 무사히 공연하고 관객분들께 감사하면서 최선을 다할 뿐이죠. 그렇게 열심히, 최선을 다 하다보면 또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솜’ 20주년에 “시켜만주신다면 앨빈과 톰을 번갈아?”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토마스 위버 역의 이창용(사진=이철준 기자)“토마스는 둘 중 하나일 거예요. 사람은 안변한다가 첫 번째예요. 못된 구석도, 예민함도 여전하지만 앨빈을 통해 좋은 영향을 받아 분명 글을 쓰면서 살았을 거예요. 또 하나는 앨빈을 잃은 충격과 깨달음으로 글 쓰는 태도가 굉장히 달라졌을 거예요.” 이어 “예민함도 좀 나아졌을 거고 애니에게 의지도 하면서 좀 안정을 찾았을 것”이라며 “그렇게 좀더 안정적으로 글을 써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앨빈과 토마스처럼 역할을 바꾼다면 ‘쓰릴미’를 해보고 싶기는 해요. 이제 나이가 있어서 할 일은 없겠지만요. 왜 그때는 (역할 바꾸기에 대한) 절실함을 못느꼈을까 싶은 작품이 있기는 해요. 하지만 지금은 저에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해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현실적으로는 분명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이창용의 앨빈과 토마스가 만난다면?”이라는 질문에 그는 “같은 무대에 오를 순 없지만 20주년에도 출연할 기회를 주신다면, 앨빈과 톰으로 번갈아 무대에 오를 수 있게 허락하신다면 해야죠”라고 답했다.“저에게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어마어마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거든요. 10주년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도 정말 큰 선물이었어요. 7년이 흘러 20주년에도 그런 선물이 주어진다면 기꺼이 해야죠.”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2-02 18:3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앨빈에서 톰으로! 이창용의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제 작은 꿈이자 큰 자부심이죠”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앨빈에서 토마스로 역할을 바꿔 돌아온 이창용(사진=이철준 기자)“저의 어떤 작은 꿈이었죠. 나이 좀 먹고 토마스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해왔거든요. 사실 지지난 시즌부터 얘기를 해왔는데 10년 넘어서 그 기회가 왔죠. 제 인생에서 ‘스토리마이라이프’가 차지하는 부분이 엄청 커요. 그런 작품의 역할을 바꿔서 도전하고 있는 이 상황 자체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하죠.”2010년 초연부터 여섯 시즌에 걸쳐 늘 이해하고 받아주는 친구, 순둥순둥 여리고 내성적이며 여전히 꿈꾸는 듯한 소년과도 같은 앨빈 켈비였다. 10년을 넘게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앨빈이었던 이창용. 사진은 2016년 공연장면. 앨빈 켈비 역의 이창용(왼쪽)과 토마스 위버 고영빈(사진제공=오디컴퍼니)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Story of My Life, 2월 18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의 ‘앨빈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창용이 14년 만에 지극히 현실적이고 예민한 베스트셀러 동화작가 토마스 위버로 역할을 바꿔 돌아왔다. 이를 이창용은 “꿈”이자 “자부심”이라고 표현했다. “제가 17년차 배우예요. 그 중 10년을 넘게, 20대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는 작품이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죠. 10년 이상을 해오면서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가 제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지금이라도 앨빈을 다시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어요. 일주일만 준비할 시간을 주신다면요. 다른 극은 이렇게 말 못해요. 물론 겸손함도 중요하죠. 하지만 정말 굉장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고 단언할 수 있어요.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제게 그 만큼의 자부심이죠.”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토마스 위버 역의 이창용(오른쪽)과 앨빈 켈비 정욱진(사진제공=오디컴퍼니)캐나다 작가 브라이언 힐(Brian Hill) 극작·각색, 닐 바트램(Neil Bartram) 작사·작곡의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무심코 흘러가다 문득 깨닫게 되는 것들, 개인의 경험, 바쁘게 살다가 놓쳐버린 것들 등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마니아들 사이에서 ‘솜’이라고 불리며 오래도록 사랑받아온 힐링극으로 슬럼프에 빠져 더 이상을 글을 쓸 수 없게 된 동화작가 토마스 위버(이창용·조성윤·최재웅,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가 30년지기 친구이자 자신 이야기의 뮤즈였던 앨빈 켈비(김종구·신재범·정욱진)의 죽음을 마주하고 송덕문을 써내려가면서 소중한 것들에 대해 깨닫는 여정을 따른다.◇어쩌면 이기적인 토마스처럼 역할 바꾸기 “떨쳐야 했던 나의 앨빈”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앨빈에서 토마스로 역할을 바꿔 돌아온 이창용(사진=이철준 기자)“톰이 아니라면 이번 시즌은 함께 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싶을 만큼 (역할 바꾸기가) 간절했어요. 앨빈으로 돌아오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응원도 있어요. 저의 앨빈을 바라던 분들께는 정말 죄송하죠. 어쩌면 제가 이기적인 토마스 같은 모습을 보였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렇게 “잘해도 본전”인 역할 바꾸기에 도전 중인 그는 “행복하다”고 했다. “본전 이상을 찾기 위해 매회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이창용이 토마스로 역할을 바꾸면서 떨쳐야 했던 건 “나의 앨빈”이었다.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앨빈에서 토마스로 역할을 바꿔 돌아온 이창용(사진=이철준 기자)10년을 넘게 앨빈으로 무대에 오르며 대사 한 마디 한 마디, 장면 하나 하나, 음 마디 마디에 감정과 의미를 담았던 이창용은 누구보다 앨빈을 이해하는 토마스다. 이에 죄책감도 유난히 크고 울기도 많이 우는 토마스였던 이창용은 “시즌 초반에는 그게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시간이 지나면서 버릴 건 버리고 좀 더 심플하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했어요. 바로 지난주에 앨빈 아빠의 송덕문 얘기로 다퉜는데…그런 앨빈의 송덕문을 써야 한다는 현실에 힘들어 잠을 못이뤘을 거예요. 그런 상태에서 버스를 타고 오면서송덕문 달랑 두줄 쓰고 잠이 들어 꿈을 꾸다 깼는데 장례식장인 거죠.”이어 이창용은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저를 보고 흐뭇해하시면서 좋은 얘기들을 해주시는 기분 좋은 꿈을 꾼 적이 있다”며 “상상 보다는 할머니랑 다시 인사를 하던 그 꿈, 직접적인 경험으로 연기하고 있다”고 부연했다.“제 경험을 빗대 버스를 타고 오던 중 꿈에서 본 앨빈이 톰에게 해주는 말들. 그렇게 아주 단순하게 설정을 하니 오히려 앨빈의 대사들, 연결들, 개연성 등이 점점 더 명확해지는 것 같아요.”그는 “회차 마다 유난히 가슴에 와닿는 주제가 있다”며 “어떨 때는 ‘그때 난 보지 못한 거죠’(I Didn‘t See Alvin)의 앨빈에서 무너지고 또 어느 날은 ‘이게 전부야’(This is It)가 아프고 그렇다”고 전했다. 특히 요즘은 “초반부터 쌓이다가 ‘이게 전부야’에서 결정적으로 무너진다”는 이창용은 “요새는 저도 모르게 ‘아니야 아니야’를 외치곤 한다”고 밝혔다.“(앨빈이 곁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것 같아요. 앨빈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데 대해 더 미안한 마음이 생기고 더 후회스럽고…그래서 저도 모르게 ‘아니야’를 외치곤 했어요. 보통은 들리지 않게 마음 속으로만 외치는데 최근에는 저도 모르게 목소리로 나와 버린 적도 한두번 정도 있죠.”◇고해성사하는 느낌으로 “고맙습니다”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앨빈에서 토마스로 역할을 바꿔 돌아온 이창용(사진=이철준 기자)“앨빈 같은 사람이 있을까요? 가족, 직장동료, 친구 등 주변을 세심하게 살피면서 모든 걸 주고 진심을 다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어요. 오히려 주변 사람들한테는 더 못되거나 예민하게 굴죠.”이어 그는 스스로를 “앨빈 보다는 토마스에 가까운 사람”이라며 “현실적인 면이 많지만 글을 쓸 때는 감성적인, 일에 치여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사는 토마스가 저 같다”고 털어놓았다.“그래서 이 작품을 할 때마다 약간 고해성사를 하는 느낌이에요. 뭔가 제가 부족했던 부분들을 반성하고 후회하지 않게 주변을 더 살피고 챙기고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비단 이창용 뿐 아니다. 일에 치여, 저마다의 사정으로 소중한 것들을 가장 먼저 밀쳐두거나 소홀하게 대했던 경험은 누구나의 이야기다. 그런 이들의 마음을 건드리는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죽음’ ‘송덕문’ ‘후회’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와 감정을 다룸에도 극의 애칭인 ‘솜’같은 푸근함과 치유를 선사한다.“요즘은 ‘스토리오브라이프’의 모든 것이 남달라요. 이번 겨울 유난히 제가 공연 끝나고 나올 때 눈 오는 날이 많았어요. 눈을 치우는 분들은 고생스럽고 교통체증도 있지만 공연을 끝내고 나오는데 눈이 내리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어요.”그렇게 제작사 오디컴퍼니 임직원 모두의 반대 속에 ‘지킬앤하이드’ ‘드라큘라’ ‘데스노트’ ‘스위니토드’ ‘맨오브라만차’ 그리고 현재 공연 중인 창작뮤지컬 ‘일테노레’(2월 25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등의 신춘수 프로듀서만의 팬심으로 론칭한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는 14년째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요즘은 관객분들께 지금까지 보다 더 많이 감사해요.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를 사랑해주시는 건 알았지만 제 생각 이상으로 사랑해주신다는 걸 매회, 새삼 깨닫고 있거든요. 그래서 영양제, 배즙, 도라지청 등 몸에 좋은 것들을 투여(?)하면서 매 회차 제 모든 걸 쏟아내고 있죠. 그만큼 이 작품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더 생기는 것 같아요. 그 분들께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요. ‘고맙다’는 이 말을 꼭 써주세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1-29 18:30 허미선 기자

몬스타엑스 셔누, 생애 첫 뮤지컬 도전…‘그레이트 코멧’ 캐스팅

몬스타엑스(MONSTA X) 멤버 셔누가 데뷔 첫 뮤지컬 무대에 선다.29일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셔누는 오는 3월 26일부터 서울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에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군인 아나톨 역을 맡았다.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은 미국 유명 작곡가 겸 극작가인 데이브 말로이가 톨스토이의 대표작 ‘전쟁과 평화’ 스토리를 기반으로 재창작한 이머시브 뮤지컬이다.브로드웨이에서 가장 혁신적인 뮤지컬로 손꼽히고 있는 ‘그레이트 코멧’은 토니 어워즈 2관왕,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4관왕, 외부 비평가상 2관왕을 비롯해 2021년 한국 초연 당시 제6회 한국 뮤지컬 어워즈에서 프로듀서상, 안무상, 무대 디자인상, 조명 디자인상, 앙상블상을 수상했다.셔누는 “뮤지컬 첫 도전이라 부족한 점도 많겠지만, 열심히 연습해서 좋은 공연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라며 “‘그레이트 코멧’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지켜봐 주시고, 저의 첫 도전도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한편, 셔누가 출연하는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은 오는 3월 26일부터 6월 16일까지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공연되며, 2월 2일 티켓 오픈 예정이다.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

2024-01-29 13:36 장애리 기자

시작을 함께 한 김경수·이시안부터 새로 합류한 현석준·박준휘·임병근·유태율까지! 뮤지컬 ‘광염소나타’

뮤지컬 ‘광염소나타’ 출연진. 상 왼쪽부터 J역의 양지원·김지철·현석준·박준휘, 중 왼쪽부터 S역의 김경수·유승현·유태율·김준영, 하 왼쪽부터 K 이시안·임병근·이현재(사진제공=낭만바리케이트, ㈜연우무대)스스로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지만 모두에게 질투와 동경의 대상인 천재 작곡가 S, 인간으로서의 정의와 창작자로서의 욕망 사이에서 고통스럽게 스러져간 작곡가 J, 최강인 줄 알았지만 ‘에이스’에 밀리는 포커의 ‘킹’ 카드처럼 군림하며 S에 대한 열등감을 왜곡해 표출하고 비틀린 창작열의 들뜬 J를 부추는 K. 창작자이자 인간인 세 음악가를 통해 창작을 위해 허용되는 행위는 어디까지일까. 예술이 도덕적 잣대 위에 존재해도 좋은가 등의 물음을 던지는 뮤지컬 ‘광염소나타’(3월 16~6월 9일 예스24스테이지 1관)가 개막일과 더불어 캐스팅을 공개했다.뮤지컬 ‘광염소나타’ 포스터(사진제공=낭만바리케이트, ㈜연우무대)광기에 가까운 예술 행위와 사회적 가치의 충돌을 그린 김동인의 동명소설과 루트비히 판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의 ‘현악 4중주 OP. 130 카바티나’(String Quartet No. 13 in Bb Major, Op.130 V.Cavatina) 중 바이올린 파트 악보의 ‘베클렘트’(Beklemmt 죄다, 압박하다, 괴롭히다)라는 단어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22년 2개월’ ‘아르토, 고흐’ ‘어린왕자’ ‘데미안’ ‘엠’ ‘홀연했던 사나이’ ‘난설’ ‘리틀잭’ 등의 다미로 작곡가·음악감독이 클래식 음악,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는 피아노 선율, 피아노·바이올린·첼로의 라이브 3중주 등을 아울러 넘버를 꾸렸다. 우연한 사고로 조우한 죽음, 그에 다가갈수록 아름다운 교향곡을 완성시켜가는 작곡가 J는 첫 정식공연 무대부터 S로 분하다 2020년부터 역할을 바꿔 무대에 올랐던 김지철을 비롯해 지난해부터 함께 한 양지원 그리고 ‘컴프롬어웨이’ ‘더 테일 에이브릴 풀스’ ‘판’ ‘인터뷰’ ‘천사에 관하여’ 등의 현석준과 ‘너를 위한 글자’ ‘스모크’ ‘여신님이 보고 계셔’ ‘팬레터’ ‘풍월주’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등의 박준휘가 새로 합류했다.J의 뮤즈로 오랜 친구는 물론 스승에게까지 질투의 대상이 된 S는 201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뮤지컬 우수작품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된 트라이아웃 무대를 함께 했던 김경수, 2017년 정식 초연의 ‘22년 2개월’ ‘더 픽션’ ‘아르토 고흐’ ‘데미안’ ‘배니싱’ ‘전설의 리틀농구단’ ‘리틀잭’ 등의 유승현, 2023년에 합류한 ‘에곤 실레’ ‘모딜리아니’ ‘더 데빌’ 시리즈 등의 김준영이 다시 돌아온다. 더불어 ‘트레드 밀’ ‘인사이드 윌리엄’ ‘일라이’ 등의 신예 유태율이 새로 캐스팅됐다.클래식계 저명인사로 J를 파멸로 이끄는 K는 2016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뮤지컬 우수작품제작지원 선정작 당시 트라이아웃 공연부터 함께 해온 이시안과 지난해 무대에 섰던 ‘22년 2개월’ ‘엠’ ‘아이언 마스크’ ‘1976 할란카운티’ 등의 이현재가 다시 돌아오며 ‘더 데빌: 파우스트’ ‘사의찬미’ ‘라흐마니노프’ ‘인간의 법정’ ‘안나 차이코프스키’ ‘킹아더’ ‘시데레우스’ 등의 임병근이 새로 합류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1-25 18:00 허미선 기자

역할 바꿔 돌아온 윤태호·김용한·최인형 등과 새로 합류한 SF9 인성 등 창작가무극 ‘다윈영의 악의 기원’

창작가무극 ‘다윈영의 악의 기원’ 출연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다윈 영 역의 윤태호·김인성, 니스 영 최인형·김승대, 레오 마샬 역의 이기완, 루미 헌터 서연정·송문선, 러너 영 역의 이동규(사진제공=서울예술단)고(故) 박지리 작가의 동명소설을 무대화한 서울예술단의 인기 레퍼토리인 창작가무극 ‘다윈영의 악의 기원’(3월 8~24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이 4번째 시즌 개막을 알리며 캐스팅을 공개했다. 사는 곳에 따라 계급이 나뉘는 가상 세계, 최상위 계층이 사는 1지구의 명문학교 프라임스쿨 재학생인 열여섯 소년 다윈 영(윤태호·인성,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이 첫사랑 루미 헌터(송문선·서연정)의 삼촌이기도 한 제이 헌터(김용한)의 미제 살인사건을 추적하다 진실 그리고 선과 악의 대립, 계급 사회의 이면 등을 맞닥뜨리는 과정을 따른다.아버지이자 교육부장관인 니스 영(최인형·김승대)과 할아버지 러너 영(이동규)의 비밀을 맞닥뜨린 다윈이 니스의 전철을 밟는 선택을 하며 대물림되는 악의 연대기다. 2018년 초연 이래 2019년, 2021년에 이은 네 번째 시즌 캐스팅의 특징은 역할 전환이다. 미제 살인사건의 피해자인 제이 헌터를 연기했던 윤태호가 다윈 영으로, 다윈 영이었던 김용한이 제이 헌터로 역할을 맞바꿔 돌아온다. 다윈의 할아버지 러너 영이었던 최인형은 그의 아들인 니스로, 자유를 꿈꾸는 다윈의 친구 레오 마샬이었던 이동규는 러너 영으로, 러너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던 이동규는 레오 마샬로 역할을 바꿔 돌아온다.초연부터 루미 헌터로 분한 서울예술단원 송문선을 비롯해 새로 합류한 캐스트들도 눈에 띈다. SF9 멤버이자 ‘겨울나그네’ ‘잭 더 리퍼’ ‘레드북’ ‘그날들’ 등의 인성이 다윈 영으로, ‘세일즈맨의 죽음’ ‘웃는 남자’ ‘고스트’ ‘킬롤로지’ ‘햄릿’ 등의 김승대가 니스 영으로, 서울예술단원인 신예 서연정이 루미 헌터로 새로 합류했다.이순재, 박근형, 박정자 등의 ‘고도를 기다리며’, ‘킬미나우’ ‘레드북’ 등의 오경택 연출작으로 ‘최후진술’ ‘해적’ ‘미아 파밀리아’ ‘신흥무관학교’ ‘귀환’ 등 이희준 작가가 대본과 작사를, ‘쓰릴미’ ‘스위니토드’ ‘넥스트 투 노멀’ ‘빅 피쉬’ 등을 번역하고 ‘레베카’ ‘엑스칼리버’ ‘팬텀’ ‘더 라스트키스’ ‘작은 아씨들’ ‘스위니토드’ 등의 가사를 쓴 박천휘 작곡가가 넘버를 꾸렸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1-25 17:30 허미선 기자

‘슬의생’ 99즈 조정석과 유연석 그리고 전동석, 뮤지컬 ‘헤드윅’ 14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뮤지컬 ‘헤드윅’의 조정석(왼족부터), 유연석, 전동석(사진제공=쇼노트)‘슬기로운 의사 생활’의 99학번 친구들 중 조정석과 유연석 그리고 ‘오페라의 유령’ ‘드라큘라’ ‘지킬앤하이드’ ‘팬텀’ ‘프랑켄슈타인’ 등의 전동석이 뮤지컬 ‘헤드윅’(3월 22~6월 23일 샤롯데씨어터) 14번째 시즌으로 다시 돌아온다. ‘헤드윅’ 제작사 쇼노트는 22일 3월 14번째 시즌 개막과 더불어 캐스팅을 발표했다. 조정석은 2016년 이후 8년만에, 유연석은 2017년 이후 7년만에, 전동석은 2019년 이후 5년만에 앵그리 인치 밴드의 트렌스젠더 보컬 헤드윅으로 무대에 오른다.‘헤드윅’은 배우이자 작가 존 카메론 미첼(John Cameron Mitchell)과 작사·작곡가이자 음악감독 스티븐 트래스크(Stephen Trask)가 비행기에서 의기투합해 1994년 작은 록클럽 무대에서 첫선을 보인 콘서트 형식의 뮤지컬이다. 분단 시절의 동베를린에서 암울한 유년기를 보내며 자유를 꿈꿨던 소년 한셀 슈미트가 앵그리 인치 밴드의 트렌스젠더 보컬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따른다.뮤지컬 ‘헤드윅’ 이츠학 역의 여은(왼족부터), 장은아, 이예은(사진제공=쇼노트)아버지에 의한 성폭행, 어머니의 외면과 냉대, 달콤한 젤리와 함께 희망으로 다가온 미군병사 ‘슈가대디’ 루터, 자유를 찾아 탈출하기 위해 받은 싸구려 성전환 수술과 그로 인해 남은 볼썽사나운 1인치의 살덩이(the Angry Inch),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떠났지만 여전히 혼자가 돼버린 이방인의 현실, 잃어버린 반쪽이라 믿었지만 또 다시 상처투성이의 사랑 토미…, 정체성의 혼란과 버림받은 만큼 깊어지는 생채기 투성의 삶에서도 진정한 나, 잃어버린 반쪽을 찾는 헤드윅의 성장과정이 유쾌하고 열정적으로, 때론 아프게 펼쳐진다.헤드윅의 남편이자 앵그리인치 밴드의 백보컬 이츠학은 올뉴 캐스트로 돌아온다. ‘레베카’ ‘데스노트’ ‘마리 앙투아네트’ ‘엑스칼리버’ 등의 장은아, ‘드라큘라’ ‘시스터즈’ ‘호프’ ‘아일랜더’ 등의 이예은, ‘겨울나그네’ ‘더 데빌: 파우스트’ ‘더 데빌: 에덴’ ‘파리넬리’ ‘파가니니’ ‘리지’ 등의 여은이 트리플캐스팅됐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1-22 22:38 허미선 기자

[비바100] ‘新대학로시대’를 꿈꾸는 삼각지대, 우리들의 연결고리! 서울연극센터의 한정희 센터장

한정희 서울연극센터장(사진=허미선 기자)“서울문화재단이 2022년에 ‘新대학로시대’를 선포하고 새로운 연극벨트를 만들겠다고 알리면서 대학로극장 쿼드(전 동숭아트센터)를 열었죠. 저희 서울연극센터는 그 일환으로 지난해 4월 새단장해 재개관했어요. 올해 안에 성북구에 서울연극창작센터까지 열면 ‘新대학로시대’를 이끌 삼각지대가 완성됩니다.”한정희 서울연극센터장은 “그렇게 대학로 문화고리가 완성될 것”이라 표현하며 “무대기자재공유센터 ‘리스테이지 서울’도 운영하고 있다” 말을 보탰다. ‘리스테이지 서울’은 무대용품, 기자재 등 공연이 끝난 후 버려지던 물품을 재활용하는 프로젝트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창고를 통해 위탁, 대여 등을 할 수 있다. 현재는 성수동 창고를 기점으로 하지만 성북구의 서울연극창작센터가 개관한 후에는 이곳으로 이전할 예정이다.한정희 센터장은 국립극장을 비롯해 서울문화재단의 신당 창작 아케이드, 문학 전문 문화예술공간 연희문학창작촌, 문래예술공장, 홍보팀 등을 두루 거친 전문가로 지난해 12월 부임해 센터를 이끌고 있다.◇예술가의 ‘창작지원’, 대학로 문화 ‘교류’, 시민 ‘향유’지난해 4월 재개관한 서울연극센터(사진제공=서울연극센터)“지난해 서울희곡상을 제정해 제1회 작가를 배출했어요. 당선작인 이실론 작가의 ‘베를리너’를 올해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기획공연으로 무대에 올릴 예정입니다. 올해 문을 열 연극창작지원센터에서는 ‘Play Up 아카데미’와 운영자문위원회를 공동운영해요. ‘Play Up 아카데미’의 정규과정은 서울연극창작지원센터가, 특별과정 및 시민과정은 저희가 운영하죠.”그렇게 서울연극센터는 서울문화재단이 추구하는 ‘新대학로시대’를 비롯해 소극장 및 연극 활성화, ‘문화예술 선순환 생태계 조성’ 그리고 서울시의 2030비전 중 하나인 ‘문화예술중심 감성도시 서울’로 향하는 최전방에 선 삼각편대 중 하나이자 그들을 잇은 ‘연결고리’이기도 하다.예술가의 ‘창작지원’, 대학로 문화 ‘교류’, 시민 ‘향유’를 목표로 희곡상, ‘Play Up 아카데미’를 비롯해 희곡제, 공간개방축제 등 다양한 기획 프로그램을 계획 중인 서울연극센터는 지상4층짜리 건물은 1층 라운지, 2층 다목적실과 창작자들을 비롯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유랩과 세미나실, 3층은 낭독공연, 배우 트레이닝 등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가 자리 잡고 있다.“대학로에 극장이 160개 정도였어요. 최근 줄어 140여개 정도지만 그 중 활동을 안하거나 쓰이지 않을 공간들을 제외하면 120개 정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다들 말해요. 대학로에 볼 게 없다고. 볼만한 연극이 없다고.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시대적으로 연극이 맞지 않은 걸까…많은 고민을 했죠. 하지만 와서 보면 없지 않아요. 그래서 저희 센터가 연극시장 활성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거죠.”한 센터장은 “기본적인 창작지원을 비롯해 배우 및 창작진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재교육 그리고 발굴·지원·교육한 과정과 결과물들은 시민들과의 공유하는 것이 서울연극센터의 역할”이라고 짚었다.◇대학로, 연극은 죽었다? 여전히 창작의지를 불태우는 연극 인류를 찾아서!한정희 서울연극센터장(사진=허미선 기자)“희곡 발굴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작가들이 학교를 벗어나면 뭔가를 할 수 있는 데가 없어요. 그래서 센터에서 운영 중인 웹진 ‘연극 IN’에 희곡 발표의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희곡 운영단을 꾸려서 좋은 희곡을 발굴 중이고 센터 1층 라운지에는 희곡 한 소절이 나오는 ‘희곡자판기’가 있죠. 저희 웹진에 나온 희곡들을 작가들의 허락을 받고 희곡자판기에 반영합니다.”더불어 엄선한 희곡들을 모아 ‘희곡제’를 개최하기도 한다. 지난해 개관에 이어 올 봄에도 한달여간 ‘희곡제’를 열 계획이다. 한 센터장은 “작년 개관 때도 응모를 통해 16개 단체에서 공연을 했는데 호응도가 높았다”며 “예전 연극은 획일화된 형식이었는데 요즘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서울연극센터 라운지에서 배우 김신록, 부새롬 연출과 진행한 ‘퇴근 후 공연 전’(사진제공=서울연극센터)“지난해 공간개방축제에 156개 단체가 응모를 했어요. 희곡상에는 180여명이 희곡을 제출했죠. 최근 ‘Play Up 아카데미’에서는 김은성 작가님과 해당 수업에서 선정된 여섯 작품의 낭독회를 했는데 몇분만에 동이 났어요. 정말 충격이었죠. 이렇게 연극 인류가 많았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왜 연극은 안된다고 난리인가 싶기도 했고 다들 어디에 숨어 있는지 궁금도 했어요. 그리고 희망을 봤죠.”이 센터장은 “기존세대 혹은 미디어가 보는 대학로는 ‘안된다’고 하지만 그 물 밑에서는 정말 많은 젊은 세대들이 굉장히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며 “그들에게 판을 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저희가 보다 개방적으로 다양한 것을 안을 수 있는 여러 가지를 기획해야 지원이 가능하겠다고 깨달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센터는 희곡 작가 발굴을 위해 서울연극센터는 ‘희곡제’와 더불어 ‘서울희곡상’도 제정했다.제1회 서울희곡상 시상식 중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왼쪽)와이실론 작가(사진제공=서울연극센터)“기존작가, 신진작가 구분이 없이 창작희곡이면 됩니다. 지난해 처음 했는데 180여건이 들어왔어요. 2000만원의 상금도 있지만 쿼드에서 서울문화재단 기획공연으로 무대에 올릴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메리트죠. 공정성을 위해 심사위원들도 작가를 모른 채 오롯이 희곡만으로 심사를 했는데 완전 신인인 이실론 작가의 ‘베를리너’가 선정됐어요. 쿼드에 맞는 이야기와 실질적인 무대화 가능성 등으로 철저하게 블라인드 심사를 했는데 저희도 그 결과에 놀랐어요. 선정된 작품이 두 번째 작품일 정도로 완전 신인작가가 당선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거든요.”생계 안정화를 위해 카페를 운영하며 연극 대본을 쓰고 있다는 이실론 작가처럼 어딘가에서 창작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연극 인류’들이 적지 않다. 한 센터장은 “그런 분들이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데 자부심마저 느껴진다”고 털어놓기도 했다.“연극인을 꿈꾸는 이들, 시민 뿐 아니라 그 저변을 튼튼하게 하기 위한 프로 배우들의 재교육을 위한 아카데미도 계획 중입니다. 올해의 목표는 연극 문화의 저변을 확대해 ‘연극 애호 문화’를 확산시키는 거예요. 그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겁니다.”◇4호선 4번출구 앞 4층짜리 서울연극센터, 연극 애호문화의 랜드마크를 꿈꾸며!한정희 서울연극센터장(사진=허미선 기자)“트렌드나 사회적으로 흘러가는 걸 막을 수는 없어요. 그 상황 속에서 어떻게 최선을 다하느냐의 문제죠. 이 ‘대학로’라는 브랜드 자체는 쉽게 없어지지 않을 거예요. 대학로를 중심으로 많은 사람이 오가기를 바라요. 한번도 연극을 안본 분들도 대학로에 와서 ‘이런 문화가 있네’ 알고 한번씩은 연극을 관람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서울연극센터가 플랫폼 역할을 하고 싶어요.”대학로 살리기, 연극 활성화 등을 위해, 수면 밑에서 들끓고 있는 연극 의지들을 물 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해를 보낼 것이라는 한정희 센터장은 “출근을 하다보면 아침부터 학생들이 연극 단체 관람을 위해 대학로를 찾고 거리를 활보하고 극장을 채운다”고 전했다.“그들을 비롯한 관객 및 연극 애호문화를 좀더 발굴하고 넓힐 수 있도록 그리고 인정을 못받았을 뿐 어디선가 꾸준히 창작활동 중인 연극 인류를 찾아내 지원하는 데 기반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서울연극센터는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에 있는 4층짜리 건물이에요. 이곳이 브랜딩화돼서 대학로 넘버원 장소, 연극 애호문화의 랜드마크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어 한정희 센터장은 연극 애호문화 발굴 및 확산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정희 센터장은 “최근 공연 쪽에 가족관객들도 늘었다. 대학로를 지켜온 2, 30대 관객 뿐 아니라 학교에서 단체관람을 오는 청소년들 뿐 아니라 5, 60대 이상되는 분들도 적지 않다”며 “그런 분들이 서울연극센터에서 쉬어가고 젊은 세대들이 사진을 찍고 무대용품들을 느껴보고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리모델링 전에는 서울연극센터에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며 책을 읽고 창작을 하고…굉장히 사람들이 많았어요. 리모델링과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사람들이 부쩍 줄었지만 공연 전 잠깐 머물거나 공연 정보를 찾거나 혹은 만나기 위한 약속장소, 창작진들의 활동터, 세미나, 작은 제작발표회, 협회주관행사 등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드는 쉼터 같은, 젊고 명랑한 대학로의 사랑방이 되고자하는 하는 게 목표예요. 북적북적 사람들로 붐비는 그런 공간이요.”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1-19 18:30 허미선 기자

[비바100]6년만에 한국어로 울리는 ‘대성당의 시대’,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2013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성당의 종들’을 공연 중인 콰지모도 역의 윤형렬(사진제공=마스트인터내셔널)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Notre-Dame de Paris, 1월 24~3월 2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한국어 버전이 6년 만에 7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Victor Hugo)가 1831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리카르도 코치안테(Riccardo Cocciante) 작곡, 뤽 플라몽동(Luc Plamondon) 작사로 넘버를 꾸려 무대화한 작품이다.1998년 파리 초연 이후 전세계 23개국, 9개 언어로 공연돼 1500만명 이상의 관객들을 만나 사랑받은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2005년 프랑스 오리지널 내한공연으로 처음 무대에 올랐다. 2005년을 시작으로 2006년, 2014년, 2015년, 2020년, 2021년, 2022년 프랑스 오리지널 프로덕션이 무대에 올랐고 2012년에는 영어로 공연되기도 했다.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콰지모도 역의 양준모(왼쪽부터), 정성화, 윤형렬(사진제공=마스트인터내셔널)수차례의 내한공연으로 맷 로랑(Matt Laurent), 로랑 방(Laurent Ban), 다니엘 라부아(Daniel Lavoie) 등 오리지널 캐스트들은 한국에서도 꽤 사랑받는 배우들이기도 하다. 한국어로는 2007년 초연된 이후 2008년, 2009년, 2013년, 2016년, 2018년에 이어 6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1482년의 파리, 종교가 권력이던 시대를 배경으로 거리의 음유시인 그랭구와르가 화자(話者)로 나서 펼치는 이야기로 아름다운 집시여인 에스메랄다와 그녀에 빠져든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지기 콰지모도, 그 성당의 부주교이자 권력자인 프롤로, 근위대장 페뷔스 세 남자가 펼치는 사랑과 욕망의 대서사시다.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에스메랄다 역의 솔라(왼쪽부터), 정유지, 유리아(사진제공=마스트인터내셔널)추한 외모로 집시에도 버림받은 멸시의 대상이자 지독히도 고독한 콰지모도, 종교와 에스메랄다를 향한 욕망으로 번뇌하는 프롤로, 약혼자가 있으면서도 다른 사랑을 갈구하는 페뷔스의 에스메랄다를 둘러싼 엇갈림과 더불어 클로팽이 이끄는 집시들의 자유에 대한 갈망, 편견에 대한 저항의 몸부림 등도 펼쳐진다. 이들 집시들은 공중에 뜬 무대 장치, 실제 파리 노트르담 성당의 조각들을 모티프로 한 거대 오브제, 벽 등을 활용해 아슬아슬 다이내믹한 군무를 선사한다.   2013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대성당의 시대’를 공연 중인 그랭구와르 역의 마이클 리(사진제공=마스트인터내셔널)극의 문을 여닫는 ‘대성당들의 시대’(Le Temps des Cathedrales), 처벌을 받던 중 건네준 물 한모금에 연정을 품고 마음을 키워가는 콰지모도, 종교적 신념에 반하는 욕망에 고뇌하는 프롤로, 약혼자 플리르를 사랑하면서도 격정적인 감정에 휩싸이는 페뷔스가 에스메랄다에 대한 저마다의 감정을 노래하는 ‘벨’(Bell 아름답다), 죽음마저도 두렵지 않은 에스메랄다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콰지모도의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Danse, Mon Esmeralda), 약혼자와 에스메랄다 사이에서 갈등하는 페뷔스의 ‘괴로워’(Dechire), 시대의 변화를 알리는 ‘피렌체’(피렌체, Florence) 등 유명넘버들도 즐비하다.2016년 한국어 공연 10주년 기념무대 후 6년만에 돌아오는 ‘노트르담 드 파리’의 콰지모도는 초연의 윤형렬을 비롯해 ‘영웅’ ‘레미제라블’ 등에서 안중근, 장발장 등 같은 캐스트를 연기했던 정성화와 양준모가 새로 합류했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그랭구와르의 마이클 리(왼쪽부터), 노윤, 이지훈(사진제공=마스트인터내셔널)극을 이끄는 그랭구와르는 2013년 시즌부터 함께 했던 마이클 리와 ‘벤허’ ‘엘리자벳’ ‘광주’ ‘엑스칼리버’ 등의 이지훈, ‘베르테르’ ‘스위니토드’ ‘블랙메리포핀스’ ‘배니싱’ ‘넥스트 투 노멀’ ‘쓰릴 미’ 등의 노윤이 트리플캐스팅됐다.세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에스메랄다는 올뉴 캐스트로 ‘마리 퀴리’ ‘멤피스’ ‘이프덴’ ‘헤드윅’ ‘리지’ 등의 유리아, ‘지킬앤하이드’ ‘시스터즈’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마리 앙투아네트’ 등의 정유지 그리고 ‘마타하리’로 뮤지컬 데뷔한 마마무 멤버 솔라가 번갈아 연기한다.프롤로는 2013년부터 함께 한 ‘레베카’ ‘엑스칼리버’ ‘마리 앙투아네트’ ‘맘마미아’ 등의 민영기, ‘몬테크리스토’ ‘멤피스’ ‘영웅’ ‘명성황후’ 등의 최민철과 2007, 2008년 초연과 앙코르 공연에서 클로팽으로 분했던 이정열이 역할을 바꿔 돌아온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1-17 18:00 허미선 기자

극한 감정의 격돌, 외면당한 진실, 기이한 비극, 어쩌면 지금 우리의 민낯! 연극 ‘절대영도’

연극 ‘절대영도’ 최종혁 역의 윤상호(사진제공=극단 동숭무대, 극적공동체 창작심)더 이상 떨어질 데라곤 없는 절망의 끝은 있을까. 교도소에 수감된 남자가 있다. 최종혁(윤상호), 그는 제자 강세경을 살해한 혐의로 수감됐지만 “자신의 행동이 정당해 항소했다.” 이를 주장하기 위한 그의 발언과 반응은 점점 기이해만 진다.그런 그에 피해자의 엄마는 분노한다. 조유정(최지은)은 딸을 종혁의 체벌로 잃었다. 종혁에게 수시로 면회를 가 사과를 요구하지만 그의 말도 안되는 주장에 분노는 극에 달하고 급기야 광기와 집착으로 이어진다.연극 ‘절대영도’ 문성규 역의 서준호(왼쪽)와 조유정 역의 최지은(사진제공=극단 동숭무대, 극적공동체 창작심)유정의 남편인 문성규(서준호)는 피해자의 새아버지다. 의붓딸 살해사건이 가정과 직장에 영향을 미치자 이사를 가자 설득하지만 범인 종혁에 대한 아내의 집착이 광기로 치달으면서 심리적 압박은 점점 깊어진다. ‘루쓰64’ ‘겨울꽃’ ‘만세는 부르지 않겠다’ ‘가석방’ ‘고르곤’ 등의 일본 극작가이자 연출가 가네시타 다쓰오(鐘下 辰男)을 무대에 올린 ‘절대영도’(1월 30~2월 8일 동숭무대 소극장)가 재연된다.교사의 체벌로 사망한 여고생의 실제 사건에서 영감받아 교도소 면회실과 집이라는 폐쇄공간을 오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2020년 초연에 이은 두 번째 시즌으로 인물들은 저마다 다른 극한의 온도, 오재균 연출의 표현처럼 “인간이 측정할 수 있는, 우주에서 가장 낮은 온도 절대영도(-273.15°c)”로 치닫는다. 이 온도에 이르러 “살아있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상태”가 된 세 사람의 이야기다.연극 ‘절대영도’ 오재균 연출(사진제공=극단 동숭무대, 극적공동체 창작심)본질은 실종되고 분노와 슬픔, 맹목적 신념과 광기, 비틀린 욕망 등 저마다의 극한 감정만이 부딪히는 고통과 비극에 내몰린 이들을 통해 작품은 인간 본연의 모습과 정의의 정의를 가늠한다. ‘절대영도’ 속 인물들이 진실은 외면한 채 자아내는 기이한 비극은 교사에 갑질하는 학부모, 그로 인해 땅에 떨어진 교권과 안타까운 죽음들, 여전한 학대로 처참하게 스러져가는 아이들, 잡음이 들리지 않도록 교사들을 종용하며 책임을 미루는 학교당국, 반짝 관심을 보이는 대중들과 이에 편승하려는 정치세력 등 지독한 현실을 담고 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1-17 17:00 허미선 기자

[비바100]뮤지컬 ‘스쿨 오브 락’ 듀이 코너 글룰리와 창작진 "이번에도 일어나! 소리 질러!"

뮤지컬 ‘스쿨 오브 락’ 2024년 공연장면(사진제공=에스앤코)“로켓소스는 영화 ‘스쿨 오브 락’(2003) 주인공 잭 블랙이 밴드랑 만든 개념이에요. 로켓소스는 나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함인 것 같습니다. 잭 블랙의 로켓소스는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거든요. 각자 나를 신나게 하고 열정적이게 하는, 일어나 춤추는 걸 누가 쳐다봐도 신경 쓰지 않게 하는 그것을 찾아야 하는 것 같아요. 뮤지컬 ‘스쿨 오브 락’(School of Rock 3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부산 드림씨어터 4월 개막 예정)의 듀이 핀(Dewey Finn) 역의 코너 글룰리(Conner Gillooly)는 여전히 에너지가 넘쳤다.뮤지컬 ‘스쿨 오브 락’ 듀이 핀 역의 코너 글룰리(사진제공=에스앤코)“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성장했어요. 지금 뮤지컬 ‘스쿨 오브 락’에 출연하는 영캐스트들쯤의 나이였죠. 잭 블랙을 보며 열정, 에너지, 슬랩스틱에 마음이 확 갔어요. 잭 블랙 때문에 배우가 됐다고 생각해요. 그 날 것의 열정에 휩쓸리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잭 블랙은 우리 모두 안에 살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이 역할을 하면서 그를 흉내낼 수는 없었어요. 나만의 로켓소스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죠.”이어 코너 글룰리는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저만의 로켓소스를 찾아 계속 파고들 거고 그런 저의 열정이 한국 관객분들 한명 한명에게 전해질 때까지 열심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2019년에 이어 5년만에 다시 한국 관객들을 만나는 데 대해 “2019년 한국에 와서 공연을 하게 되면서 ‘꿈을 이뤘다’(Dreams Come True)고 했는데 다시 돌아오니 (한국을 통해) 두 번째 꿈을 이룬 것(I Get Twice Dreams Come True)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뮤지컬 ‘스쿨 오브 락’은 ‘오페라의 유령’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캣츠’ ‘에비타’ 등의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 이하 웨버) 작품으로 2015년 뉴욕에서 초연됐다. 크리스토퍼 키(Christopher Kdy) 협력 연출의 설명처럼 “웨버와 그의 아내가 직접 영화의 저작권을 가져와 시작한 열정 프로젝트”다.록스타를 꿈꾸지만 자신이 만든 록밴드 ‘빈방없음’(No Vacancy)에서도 쫓겨난 듀이가 친구 네드의 신분으로 명문학교 호레이스 그린의 임시교사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명문대 진학에만 열을 올리는 교육 시스템, 누구도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 주지 않는 외로움 속에 내던져진 아이들과 ‘배틀 오브 더 밴드’ 출전을 위해 록밴드를 결성하며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음악여정을 담는다. “듀이가 그 친구들의 재능을 알아보고 록스타로 빚어내는” 그 여정 속에서 주눅들어 ‘난 멋지지 않아’라고 되뇌며 원칙만을 중시하던 아이들은 스스로를 인정하고 사랑하며 큰 소리로 말할 수 있게 되고 교장으로서의 위엄만을 내세우던 로잘린은 잃어버린 오래 전의 ‘록’을 찾게 된다.뮤지컬 ‘스쿨 오브 락’ 존 릭비 뮤직 수퍼바이저(사진제공=에스앤코)‘스쿨 오브 락’을 비롯한 ‘오페라의 유령’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 웨버 작품부터 ‘레미제라블’ ‘미스사이공’ ‘신데렐라’ ‘왕과 나’ 등에 참여했던 존 릭비(John Rigvy) 뮤직 수퍼바이저는 “이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공감하길 바라는 부분은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라고 짚었다.“어린 친구들이 음악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스스로를 발견하죠. 음악은 언어나 문화에 상관없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특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음악’을 통해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스쿨 오브 락’의 매력은 단연 웨버의 음악이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마음 속의 천국’(Heaven on Their Minds)이라는 곡과 ‘오페라의 유령’ 중 ‘뮤직 오브 더 나이트’(Music of the Night)를 같은 사람이 썼다고 감히 생각할 수 없다”며 “그는 정말 열정적인 음악가이자 뛰어난 작곡가”라고 밝혔다.뮤지컬 ‘스쿨 오브 락’ 2024년 공연장면(사진제공=에스앤코)“사람들은 ‘오페라의 유령’이나 ‘선셋 블리버드’ 등을 보고 그것이 웨버의 전형적인 음악 스타일이라고 하지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나 ‘에비타’ 등 웨버의 초기 작품들을 돌아보면 그는 언제나 훌륭한 록 음악가였어요. ‘스쿨 오브 락’을 통해 다시 자신이 좋아하는 작업을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그 천재적인 작곡가의 음악은 10대 소녀소년들의 라이브 연주로 더욱 빛을 발한다. 크리스토퍼 키 연출은 “저희는 ‘아이들’이라고 칭하지 않는다”며 “이 작품은 듀이와 영 캐스트 중심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그들도 배우”라고 털어놓았다. 알라나 에스피널, 덱스터 배리, 사무엘 빅모어, 제임스 브린, 해리 처칠, 아멜리아 케이티 코너, 이든 펠릭스, 엠메랄드 핀보우, 그레이스 네틀, 조셉 샤프, 케이시 테오볼드, 토마스 토니크로프트, 올리 본, 헨리 웹, 한야 장 등 17명의 영캐스트들은 3팀으로 나뉘어 매니저 써머, 보컬 토미카, 키보드 로렌스, 기타 잭, 드럼 프래디, 스타일리스트 빌리, 코러스 마시와 쇼넬, 베이스 케이티, 테크니션 메이슨, 보안요원 제임스 등의 2~4개의 배역을 돌아가며 연기하기도 한다.뮤지컬 ‘스쿨 오브 락’ 크리스토퍼 키 협력 연출(사진제공=에스앤코)“자기 보다 두배는 큰 기타를 들고 록스타처럼 멋지게 연주하다가 기타를 내려놓고 드럼을 연주하는 현장을 목격하곤 해요. 영국 아이들이기 때문에 (아동보호를 위해) 영국 가이드라인을 잘 따르도록 돌보고 있습니다.”그리곤 “오전에 3시간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연습, 저녁에는 드레스 리허설을 하는 매우 바쁜 스케줄이고 긴 하루”라며 “오전과 오후 다른 역할을 해야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말을 보탰다.“누군가 지쳐하면 좀 쉬는 시간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동보호를 위한 영국 가이드라인이) 허락한다면 무대에서 12시간 내내 기꺼이 연습할 아이들입니다. 열정과 재능이 넘치는 그들을 보면서 나는 저 나이 때 뭘 했지? 인생을 살면서 선택을 잘 해온 건가 스스로를 좀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하죠.”존 릭비는 “저희 영캐스트가 100% 무대에서 매일 밤 라이브로 연주를 한다. 요즘 공연되고 있는 많은 뮤지컬 중 ‘스쿨 오브 락’이야 말로 유일하게 진정한 라이브를 선사하는 작품”이라며 “사전 녹음이나 기술적인 트릭도 없다. 오롯이 오케스트라 피트의 작은 밴드와 무대 위 (스쿨 오브 락) 밴드가 라이브 음악을 들려주는 그런 공연”이라고 설명했다.뮤지컬 ‘스쿨 오브 락’ 미카엘라 포웰 협력안무가(사진제공=에스앤코)“영캐스트들이 무대에서 공연하고 연주하는 모습을 보는 건 아주 마법 같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은 분석을 하면서 연기를 하는데 이들은 겁이 없어요. 이들은 코너와 합을 맞춰 매일 밤 연주를 해요. 아이들이 이런 무대에서 어른들의 영향을 받으면서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매우 흥미로운 일이죠. 그 스토리를 음악을 통해 들려준다는 것도 이 작품의 매력입니다.”협력안무가 미카엘라 포웰(Michaela Powell)도 “기타, 키보드, 드럼, 베이스 등을 좀 시각화하면서 움직임을 만들었다”며 “그래서 영캐스트들이 악기를 편하게 잘 다루는 게 정말 다행”이라고 털어놓았다.“저희가 겪는 어려움은 오히려 극 초반 쿨하지 않게 하는 거예요. 극 중 아이들이 처음부터 록스타는 아니거든요. 시간이 흐르며 록의 영향이 점점 커지면서 그들의 움직임도 달라지죠. 책상 위에도 올라가야 하고 큰 기타를 매고 무대에서 슬라이딩도 해야하는데 영캐스트들이 악기를 편하게 다뤄 정말 다행이죠.”뮤지컬 ‘스쿨 오브 락’ 듀이 핀 역의 코너 글룰리(사진제공=에스앤코)듀이 역의 코너 글룰리는 “공연을 하지 않을 때는 말도 안하고 누워만 있으면서 몸과 마음을 돌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며 “그 정도로 힘들지만 무대에서 영캐스트들과 같이 공연을 하다 보면 제가 필요한 에너지를 받기도 한다. 그들 때문에 저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무대에서 폴짝폴짝 뛰면서 공연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2019년 한국에 오기 전부터 한국의 뮤지컬과 공연업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어떻게 매력을 어필하고 웃음포인트를 강조해야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중요한 건 그게 아니더라고요. 사람들이 공연 내내 미소를 머금고 관람해주셨거든요. 미소는 소리가 없어서 들리지 않죠. 그런데도 관객과 그렇게 교감해보기는 처음이었어요. 특히 피날레나 클라이맥스 때마다 열정과 기쁨을 폭발시켜 주셨죠. 이번에도 공연장에 오실 때는 딱 두 단어만 생각하세요. (한국어로)‘일어나’서 ‘소리 질러!’”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1-15 18:30 허미선 기자

[‘쁘띠’리뷰+관크] 이 정도면 ‘범죄’, 연극 ‘와이프’ 불법 촬영 유감

연극 ‘와이프’ 공연장면(사진제공=글림컴퍼니)흔히 공연을 완성하는 건 관객들이라고들 한다. 특히나 조금만 몸을 앞으로 숙여도 뒷줄의 시야가 가려지고 한 사람이 움직이면 연쇄적으로 모든 좌석이 들썩거리는가 하면 작은 소리도 집중력을 깰 수 있는 한국의 공연장 환경에서 뮤지컬, 연극 등이 지금에 이를 수 있었던 건 관객들 덕분이었다.전세계 거의 모든 극장이 셧다운됐던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한국의 무대가 유일하게 불을 밝힐 수 있었던 건 배우, 창작진을 비롯해 철저한 방역을 감내하며 관람에 나선 관객들이 있어서였다.지난 5일 연극 ‘와이프’(2월 8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유플러스 스테이지) 관람 중의 일이었다. 영국 작가 사무엘 아담슨(Samuel Adamson)의 2019년작인 연극 ‘와이프’는 헨리크 입센(Henrik Ibsen)의 ‘인형의 집’이 끝나는 시점에서 시작해 1959년부터 2046년까지 4개 시대를 연결하며 여성과 퀴어로서의 삶을 아우른다.연극 ‘와이프’(사진제공=글림컴퍼니)극 중 ‘인형의 집’ 출연배우 수잔나(김소진·박지아, 이하 관람배우 순)와 순종적인 데이지(최수영·김려은), 그녀의 보수적인 남편 로버트(이승주·송재림), 피터(정웅인·오용) 등을 중심으로 여성과 퀴어의 삶 그리고 진짜 자신을 찾고자 하는 여정을 담은 ‘와이프’는 2019년 신유청 연출로 한국에 초연된 후 2020년에 이어 3년만에 돌아왔다. 사건(?)은 3시간여 대장정의 막바지에 벌어졌다. 데이지가 환복을 하는 장면에서 느닷없이 카메라 셔터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바로 앞자리 관객부터 여러 군데서 들리는 연속촬영 셔터소리는 한동안 이어졌다. 보면서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지는 사이 어떤 제재나 주의도 없었다.다양한 ‘관크’를 경험했지만 그간 듣도 보도 못한 유형이었다. ‘관크’는 관객+크리티컬(Critical)의 합성어로 관람을 방해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배우와 창작진, 관객들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배려하고자 하는 한국 고유의 공연 관람 문화는 그간 “소수의 편협하고 강압적이며 폭력적이기까지 한 문화”라거나 “시체관극” 등 논란거리가 되곤 했다.하지만 이날의 ‘관크’는 논란의 여지도 없는 것이었다. 다른 관객들의 관람을 방해했을 뿐 아니라 공연 저작권 및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한 명백한 ‘불법행위’였다. 사실 그 촬영 시점을 고려하면 ‘관크’라기 보다 범죄에 가깝다. 촬영 지점이 꽤 오랜 경력의 걸그룹 멤버인 배우의 환복 순간이었고 잠시나마 슬립차림이라는 걸 명확히 아는 듯한 손놀림들이었기 때문이다.제작사 글림컴퍼니는 “연극 ‘와이프’ 팀과 LG아트센터 서울은 관련 논의를 거쳐 앞으로 동일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객석 내 하우스 인력 추가 배치, 객석 모니터링 위치 변경, 외국어 안내 멘트 진행 등의 이전보다 강화된 하우스 운영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그간의‘와이프’는 긴 역사가 거듭되는 동안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내몰렸음에도 스스로를, 삶을 지켜낸 인물들의 절실한 여정을 함께 하면서 늘 여운이 길었다. 하지만 그날의 ‘와이프’는 배우 그리고 함께 관람하는 다수의 관객들에 대한 존중이라곤 없는 소수의 돌발행동으로 진중한 메시지는 퇴색되고 소름돋는 범죄의 현장에 내던져진 불쾌감과 씁쓸함이 뒤엉킨 풍경으로 남고 말았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1-12 18:30 허미선 기자

[비바100] 안경신과 현미옥, 2024년 무대에 오르다! 연극 ‘언덕의 바리’ ‘아들에게: 미옥 앨리스 현’

연극 ‘언덕 위의 바리’ 쇼케이스 현장(사진제공=사진제공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안경신과 현미옥, 두 여성 독립운동가의 이야기가 연극 ‘언덕의 바리’(1월 1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아들에게: 미옥 앨리스 현’(1월 13~2월 1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이하 아들에게)에 담긴다. 두 작품 모두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신작 발굴 지원사업인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선정작이다. ‘언덕의 바리’는 ‘여자 폭탄범 안경신’의 이야기를 한국 대표 신화 중 하나인 바리데기와 엮어 꿈과 현실을 오가는 이야기 구조로 풀어낸다. ‘이 불안한 집’ ‘죽음들’ 등의 김정 연출작으로 ‘극장 앞 독립군’ ‘엘렉트라’ ‘칼집 속에 아버지’ ‘처의 감각’ ‘왕위 주장자들’ 등의 고연옥 작가가 대본을 집필했다. 김정 연출은 “여성 독립운동가라는 구분 자체보다는 그 시대, 지금보다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적었을 때 여성의 몸으로 독립운동을 해냈다는 데 특이점이 있는 것 같다”며 “예전 시대의 인물들을 다루는 것이 지금 이 시대에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대단한 힘을 가진 인물 보다는 나약한 인간 혹은 존재를 중심으로 그들이 가장 나약하고 버려진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집중하는 고연옥 작가는 ‘언덕의 바리’를 통해 보통 사람이라면 도망갔을 힘겨운 상황에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안경신을 그려낸다.김정 연출은 “안경신이라는 인물의 드라마적인 서사보다는 가장 마지막에 남아 있었던 지문 세 줄”에 주목했다. 그는 “안경신이 그 이후에 어찌 됐고 어떤 업적을 이뤘다가 아니라 사형 선고를 받고 7년 만에 출소해 아들을 만났고 세상으로부터 사라졌다는 지점이 흥미로웠다”고 밝혔다.“사라졌다는 건 이 사람이 지금도 어딘가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가 이루고자 했던 강렬한 열망이나 집착 같은 것들이 고스란히 어떤 정신이 녹아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그 사람이 사회 속으로 녹으면서 한명의 안경신이 굉장히 많은 수로 흩어져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좀 녹아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죠.”이어 김정 연출은 “알려지지 않은 인물을 부각시키거나 이 인물의 성과, 업적 등을 보여주기 보다는 ‘도대체 왜 저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맹렬하는 돌진하는 인물을 통해 이름 없이 사라진 모든 존재들도 강렬하게 어떤 삶을 위해 돌진했다는 역설적인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대단한 업적을 이룬 사람 뿐 아니라 지금의 노인들 모습에 우리 역사가 녹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우리 삶 속에 녹아 있는 역사, 그 역사 속에 함께 한 사람들의 이야기죠. 안경신 시대에는 독립이었지만 지금의 우리는 무엇을 위해 한 걸음 나아가야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연극 ‘아들에게: 미옥 앨리스 현’ 쇼케이스 현장(사진제공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연극 ‘아들에게’는 1903년 하와이에서 태어나 중국, 일본에서 공부했고 중국, 러시아, 미국 등을 오가며 독립운동과 공산주의 운동을 했던 현미옥, 앨리스 현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박 기자가 현미옥을 인터뷰하는 방식의 극으로 극단 미인의 김수희 작·연출작이다. 2021년 낭독공연된 데 이어 정식 무대를 꾸린 ‘아들에게’는 독립적인 가정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공부했고 미국 시민권이라는 특혜를 누렸던 여성이 가진 모든 것을 버리고 독립운동에 나서고 공산주의 국가로 망명해 바로 숙청되는 과정을 그린다. “한 여성의 영웅적인 가치관, 이념 등을 얘기하지는 않는다”는 김수희 연출은 “굉장히 많은 나라를 옮겨 다니는 주인공을 표현하기 위해 드럼 라이브 연주를 준비했다. 거의 빈 무대를 드럼 연주에 맞춰 뛰어다니는 주인공을 통해 자유로움과 이동, 가치관과 사상의 확장을 구현하고자 했다”고 귀띔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남성들, 선생님들을 만나고 조금씩 성장해 가는 이야기입니다. 유리벽에 부딪힌 여성이나 성대결 구조로 보여지기 보다는 많은 조력자들과 연대하고 유대하면서 성장해간 한 인간의 이야기죠. 그렇지만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상황들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1-10 18:00 허미선 기자

배우 박상준, 연극 ‘다락방’ 제작 및 극중 ‘모자남자’로 출연 '화제'

박상준 배우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 박상준이 연극 ‘다락방’ 제작 및 극중 ‘모자남자’로 출연, 2월6일 관객들과 만난다.박상준은 ‘다락방’을 시작으로 ‘백상아트컴퍼’ 팀에 합류하며 배우 뿐만 아니라 제작자로서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 눈길을 끈다.박상준 배우가 합류하는 백상아트컴퍼니는 △ 배우들이 좋은 환경과 복지 속에서 예술 활동을 지원 △제작사와 배우가 함께 종합예술을 창조하고 새로운 공연예술 생태계를 형성 △좋은 작품을 관객들과 소통하여 선한 영향력 전달 △재능 있는 신인배우와 숨어있는 좋은 작품들 그리고 신진예술가들과 소통하며 공연예술문화의 발전에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자 하는 신념과 목적을 지닌 팀으로 평가받는다.사카테 요지의 ‘다락방’은 한 평 남짓한 다락방에서 죽은 은둔형 외톨이인 동생의 죽음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형은 동생의 죽음과 한 평 남짓한 다락방이 뭔가 밀접한 관계가 있으리라 생각하고 제작자를 찾아 나선다. 그러면서 다락방을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들을 만나게 된다.‘다락방’은 왕따를 당하고 있는 소년과 소녀, 방 안에 갇힌 채로 사는 자식을 둔 엄마, 형사, 무사, 군인, 정글에서 발견된 카스퍼 하우저, 다락방 애호가와 다락방 혐오자들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의 작품이다.연극 ‘다락방’은 2024년 2월 6일부터 2월 25일까지, 대학로 혜화 미마지 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 공연한다.명재곤 기자 daysunmoon419@viva100.com

2024-01-09 15:33 명재곤 기자

촘촘하게 얽히고설킨 진실과 거짓, 그에 깃든 죄의 본질…뮤지컬 ‘이프아이월유’

뮤지컬 ‘이프아이월유’ 출연진. (왼족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수현 역의 오종혁·정원영·백인태, 강인호 원태민·차규민·조성태·황민수(사진제공=아트로버컴퍼니)1945년 경성을 배경으로 실제 살인사건, 잊혀진 피해자와 가족들, 죄와 정의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는 창작 뮤지컬 ‘이프아이월유’(If I Were You 3월 12~6월 1일 예스24 스테이지 3관)가 개막을 알리며 캐스팅을 공개했다. 제4회 KTG 상상마당 공간지원사업인 ‘퍼포먼스 챌린지’에 선정됐던 작품으로 실제 살인사건을 모티프로 11편의 연작소설을 발표해 유명해졌지만 슬럼프에 빠져 버린 작가 이수현과 그를 찾아와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소설가 지망생 강인호의 이야기다.12번째 소설을 써야 하지만 슬럼프에 빠져버린 작가 이수현은 ‘그날들’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셜록 홈즈’ ‘인간의 법정’ 등의 오종혁, ‘렌트’ ‘모차르트!’ ‘물랑루즈’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니진스키’ ‘썸씽로튼’ 등의 정원영, JTBC ‘팬텀싱어’ 시즌1에서 준우승한 인기현상(백인태·곽동현·유슬기·박상돈) 멤버이자 ‘더 데빌: 파우스트’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등의 백인태가 트리플 캐스팅됐다.김희애·문소리 주연의 넷플리스 시리즈 ‘퀸메이커’, 차서원·공찬 주연의 티빙 오리지널 BL드라마 ‘비의도적 연애담’ 등의 원태민은 수현의 문하생이 되고 싶다고 찾아온, 살인사건 피해자의 유가족인 강인호로 뮤지컬에 데뷔한다.원태민과 지난해 리딩 쇼케이스에 출연했던 조성태를 비롯해 화가 시리즈 ‘에곤 실레’ ‘모딜리아니’와 ‘더 픽션’ ‘어린왕자’ ‘미아 파밀리아’ 등의 황민수, ‘베토벤; Beethoven Secret SEASON 2’의 신예 차규민이 강인호를 번갈아 연기한다.‘테레즈 라캥’ ‘머더러’ ‘리차드3세: 미친왕 이야기’ 등의 정찬수 작·연출, 한혜신 작가 콤비작으로 완벽한 소설을 향한 창작욕과 절실한 복수심, 진실과 거짓 등이 촘촘하게 얽히고설켜 죄와 정의의 본질을 파고든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1-08 21:14 허미선 기자

올 뉴 캐스팅과 창작진으로 3번째 시즌 꾸리는 연극 ‘비 Bea’

세 번째 시즌을 맞은 연극 ‘비 Bea’ 출연진들. 위부터 좌우 순. 비 역의 이지혜·김주연, 레이 강기둥·김세환, 캐서린 방은진·강명주(사진제공=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평범한 일상, 나로서의 존엄을 지키는 선택, 자유를 향한 갈망과 그에 대한 공감 그리고 스스로 선택한 죽음과 남겨진 이들…. 마냥 묵직해질 수 있는 소재를 쾌활하게, 그러나 기꺼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그린 연극 ‘비 Bea’(2월 17~3월 24일 LG아트센터 서울 유플러스 스테이지)가 세 번째 시즌 개막과 동시에 캐스팅을 발표했다.영국 내셔널 시어터 출신의 극작가 겸 연출가인 ‘믹 고든’(Mick Gordon)의 대표작으로 2010년 런던 소호 극장에서 초연됐다.8년째 모르핀을 투여하며 연명 중인 스물여덟살의 비와 그의 엄마 캐서린, 비의 새로운 간병인 레이의 이야기로 한국에서는 2016년 김광보 연출과 전미도, 백지원, 이창훈이 초연을 올렸고 2019년 재연에 이어 세 번째 시즌을 맞는다. 정확한 병명도 모른 채 만성적인 체력 저하 증상에 시달리며 침대에 갇혀 지내면서도 쾌활한 비가 새로운 간병인이자 충만한 공감능력의 소유자인 레이를 통해 엄마 캐서린에게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려는 의지와 계획을 전하는 여정이 펼쳐진다.5년만에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오면서 캐스팅은 물론 ‘바닷마을 다이어리’ ‘왕서개 이야기’ 등의 이준우 연출, ‘사막속 흰개미’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등의 황정은 작가 등을 비롯한 창작진도 대거 바뀌었다.비는 ‘추남, 미녀’ ‘그 개’ ‘신의 아그네스’ ‘썬샤인의 전사들’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그녀를 용서할 수 있을까’ ‘결투’ 등의 이지혜와 ‘템플’ ‘네이처 오브 포겟팅’ ‘후크’ ‘라흐헤스트’ ‘오펀스’ ‘실비아, 살다’ 등의 김주연이 더블캐스팅됐다.그의 간병인 레이는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온 더 비트’ ‘여신님이 보고 계셔’ ‘히스토리 보이즈’ ‘알 앤 제이’ 등 무대와 ‘소방서 옆 경찰서’ 시리즈, ‘재벌집 막내아들’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 드라마를 넘나드는 강기둥 그리고 ‘1923 조선인 최영우’ ‘붉은 머리 안’ ‘키스’ ‘실비아, 살다’ ‘빵야’ 등의 김세환이 번갈아 연기한다.영화 ‘메소드’ ‘집으로 가는 길’ 등의 감독이자 각본·각색가이자 배우이기도 한 방은진과 ‘20세기 블루스’ ‘스웨트’ ‘코리올라너스’ ‘히스토리 보이즈’ ‘피와 씨앗’ 등의 강명주가 딸을 어떻게든 붙잡고 싶은 엄마 캐서린으로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1-08 19:00 허미선 기자

[‘쁘띠’리뷰+나무 한 그루]‘희망’을 내포한 나무를 닮은, 2024년의 ‘사랑스러운’ 고고 신구와 디디 박근형의 ‘고도를 기다리며’

“나무 빼고 다 죽었네.”디디(블라디미르, 박근형)는 침묵 끝에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고고(에스트라공, 신구)·디디의 그림자와 나무가 꽤 오래 정지된 채 서 있다 극은 막을 내린다. 그렇게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En attendant Godot, Waiting for Godot 2월 18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의 마지막은 그 여운이 유난히 길다.처음 ‘고도를 기다리며’를 본 건 대학에 입학한 스무살 무렵이었다. 그 정체도 알 수 없고 약속도 지키지 않는 고도라는 존재를 마냥 기다리기만 하는 허름한 두 노인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 노인들에 대한 반항심이 불거졌고 럭키(박정자)를 핍박하는 포조(김학철)에 분기탱천한 기억 뿐이었다.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고고 역의 신구(왼쪽)와 디디 박근형(사진제공=파크컴퍼니)아일랜드 출신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Samuel Beckett)의 대표작으로 패트릭 스튜어트, 이안 맥켈런(Ian McKellen),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 스티브 마틴(Steve Martin) 등 유명 배우들이 거쳐간 ‘고도를 기다리며’의 내용은 변한 것이 없다.산울림극장에서 임영웅 연출, 그의 아내인 오증자 번역가 역본으로 1969년 초연을 올린 후 이 프로덕션만도 1500회 이상 공연돼 22만여 관객을 만났고 다양한 극단에서 수많은 연출과 배우들이 무대에 올렸던 그 극임에는 틀림없다. 물론 출연 배우들이나 연출, 극단 등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지만 앙상한 나무 한 그루가 서있는 무대가 대부분이었다. 인간의 육체적, 탐욕적인 면을 상징하는 비관적인 고고와 지적이고 철학적이며 고도가 올 거라 믿는 낙천주의자 디디가 국도 옆 앙상한 나무 아래서 올 듯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이야기에도 변함이 없다.두 사람이 고도를 기다리는 여정에 권위적이고 멋 부리기 좋아하는 포조와 그의 짐꾼이자 노예 럭키, 고도의 심부름꾼 소년(김리안)이 함께 하는 것도 같다.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고고 역의 신구(왼쪽)와 디디 박근형(사진제공=파크컴퍼니)그렇게 극 자체는 변함이 없고 그저 세월이 흘렀을 뿐인데 ‘고도를 기다리며’는 완전히 다른 극으로 다가온다. 그 흐른 세월만큼 내면에 쌓인, 보는 이들이 가진 삶의 궤적과 신구·박근형 그리고 박정자, 김학철이라는 배우들이 가진 묵직함이 내는 시너지일지도 모른다.특히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의 달인 경지에 다다른, 사실은 그 경지를 넘어 ‘사랑스러운’ 지경에 이른 고고 신구와 디디 박근형은 존재 그 자체로 ‘고도를 기다리며’의 완성처럼 보이기도 한다. 배우가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고고와 디디 그 자체가 아닐까 싶을 정도의 연기와 더불어 꽤 오래 정지화면처럼 나무 곁에 선 두 사람의 마지막은 이 극의 정수다. 오경택 연출은 '고도를 기다리며'의 나무에 대해 '희망'을 표현하고 있다고 밝혔다.(사진=허미선 기자)이 나무에 대해 오경택 연출은 “2막의 나무는 1막과 달리 약간의 잎이 피어나 있다”며 “이 잎들은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희망을 표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나무 옆에 고고와 디디 두 인물이 함께 서있는 것 또한 오지 않을 수 있는 희망을 함께 기다린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삶의 모습이라 생각합니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4-01-05 18:30 허미선 기자

[‘쁘띠’리뷰+케미스트리] 무대에서 숙성된 배우들의 케미스트리란 이런 것! 뮤지컬 ‘컴 프롬 어웨이’

뮤지컬 ‘컴 프롬 어웨이’(사진제공=쇼노트)그야 말로 ‘내적 희열’이 북받친다. 오랜 기간 무대에서 숙련된, 한명 한명이 어떤 극에서는 주인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이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배우들이 “케미스트리란 이런 것”이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듯하다. 누구 하나만을 위한 스포트라이트는 없다. 그렇게 모두를 위한 이야기이며 또 각각의 이야기다. 12명의 배우들이 신명나는 켈트 음악에 맞춰 발을 구르며 “웰컴 투 더 락”(Welcome To The Rock)을 시작으로 시간이 흘러 다시 모인 이들의 ‘피날레’(Finale)까지 한데 어우러져 표현하는 명장면들의 향연이다.뮤지컬 ‘컴 프롬 어웨이’(사진제공=쇼노트)그렇게 그들과 함께 하다 보면 아일랜드 밴드들이 어우러진 왁자지껄 환영식에 흥을 돋우고 럼주 스크리치(Screech) 원샷, 대구와의 뽀뽀 등 갠더 특유의 신고식 일원이 된다. 더불어 전혀 다른 분위기에서 등장하는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와 케이트 윈슬렛(Kate Elizabeth Winslet) 주연의 영화 ‘타이타닉’(Titanic) OST ‘마이 허트 윌 고 온’(My Heart Will Go On)에 실린 사랑과 연대의 의미도 곱씹게 된다. 2001년 9.11 테러 당시 캐나다 갠더(Gander)에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컴 프롬 어웨이’(Come From Away, 2024년 2월 18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 이야기다. 1인 최대 10개 역할, 총 45개의 캐릭터를 12명이 소화하며 모두가 주인공인 동시에 모두가 앙상블인 작품이다..‘컴 프롬 어웨이’는 9.11 당시 총 인구수가 채 1만명도 안되는, 주민 1000명당 한명의 시장이 존재하는 북미 북동쪽 끝 뉴펀들랜드(Newfoundland)의 ‘바위섬’(The Rock) 갠더에 불시착한 38대의 비행기, 7000여명의 사람들이 그곳 주민들과 보낸 5일간의 이야기다.뮤지컬 ‘컴 프롬 어웨이’(사진제공=쇼노트)2011년 9.11 10주년을 맞아 아이린 산코프(Irene Sankoff)와 데이비드 헤인(David Hein)이 갠더 현지인과 그곳에 불시착했던 승객들을 인터뷰해 대본을 쓰고 작사·작곡해 넘버를 꾸려 다음 해 워크숍을 거쳐 2015년 초연됐다. 시애틀, 워싱턴 DC, 토론토 등을 거쳐 2017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한 ‘컴 프롬 어웨이’는 논레플리카(원작과 같지 않은) 라이선스로 한국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폐쇄를 논할 정도로 한산했던 갠더 공항에는 순식간에 ‘정어리처럼’ 비행기들이 늘어서고 존재조차도 몰랐던 북미 동북쪽 끝의 섬에는 세상 모든 문화, 종교, 언어, 사연 등이 모여들어 북적인다.편견 속에서 미국 최초의 여성 기장이 된 비벌리 베스(차지연·신영숙, 이하 관람배우 순), 테러 이후 실종된 소방관 아들의 소식을 절실하게 기다리는 한나(이현진·김아영), 잦은 출장으로 결혼할 시간도 없었던 워커홀릭 닉(이정열·남경주)과 테러 당시 비행기를 타고 있던 아들 걱정에 애 태우는 다이앤(최정원·최현주), 휴가지로 향하던 이름이 같은 동성연인 두 케빈(주민진·지현준과 김찬종·현석준), 늘 긴장과 경계 속에서 살아온 밥(신창주·김승용), 중동 출신의 최고급 호텔 셰프 알리(김찬종·현석준) 등.뮤지컬 ‘컴 프롬 어웨이’(사진제공=쇼노트)영문도 모른 채 갠더에 던져진 이들은 시장 클로드(고창석·서현철), 그들을 돕는 데 팔을 걷어붙인 재향 군인회 갠더 지부장 뷸라(장예원·정영주), 갠더 학교의 교사 아네트(차지연·신영숙), 마침 시위 중이던 버스 운전자 노조위원장 가르스(주민진·지현준), 비행기 수하물 칸의 동물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갠더 동물학대방지협회장 보니(김지혜·정영아)와 그의 남편이자 항공관제사 더그(이정열·남경주), 갠더 경찰서의 경찰 오즈(이정수·심재현) 그리고 지역방송국의 신입 리포터 재니스(홍서영·나하나) 등과 함께 하며 끔찍했을 순간들을 희망과 연대의 시간으로 변모시킨다. 그 5일간의 경험으로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함께 하는 삶을 꾸리는가 하면 연인은 이별을 맞는다. 편견을 딛고 ‘프라이드’를 지키며 은퇴를 하는 여성기장이 있고 아들을 잃었지만 또 다른 삶을 사는 어머니도, 글로벌 유수의 매체로부터 스카우트 제안을 받지만 겐더에 남은 신입기자도 있다.뮤지컬 ‘컴 프롬 어웨이’(사진제공=쇼노트)이 같은 삶의 변화와 더불어 12명의 배우들이 깊으면서도 쾌활하게,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표현하는 “순간에 충실하라”는 메시지, 사라진 것과 얻는 것들에 대한 숙고, 9.11 참사와 갠더를 기억하고 연대하는 저마다의 방식 그리고 그에 대한 존중 등은 만돌린, 바우런, 휘슬, 피들 등을 활용한 아름다운 켈틱 음악에 실리며 긴 여운을 자아낸다.정영주의 표현처럼 “캐릭터 하나하나 허투루 할 수 없어서” “1인 다역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전쟁처럼” “묘한 긴장감과 야릇한 떨림으로 매일 새로운 공연을 한다는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는, 오크통에서 잘 숙성돼 가치를 인정받는 와인처럼 무대에서 올곧게 숙성된 배우들의 연대와 케미스트리는 ‘컴 프롬 어웨이’이 가진 가치와 메시지 그 자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23-12-30 15:00 허미선 기자

'운빨 로맨스'의 DPS컴퍼니, 공연 좌석기부 등 사회공헌 눈길

DPS컴퍼니공연 문화로써 지속적인 사회적 가치 실현에 나선 공연기획사 DPS컴퍼니(대표 노희순)가 세밑 공연계 안팎에서 화제다.DPS컴퍼니는 공연좌석 기부석 캠페인 등 다양한 협력 체결을 통해 올 한해 동안 약 3500만원 규모의 후원 및 기부활동을 전개했다고 25일 밝혔다.DPS컴퍼니의 기부금 프로젝트는 “대학로 공연은 도움이 필요한 사업이다” “공연은 배고픈 분야이다”와 같은 공연 문화예술계를 향한 부정적인 인식 개선의 재고를 위해 시작됐다고 한다.이 회사는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탄탄한 연가력과 따뜻한 스토리로 대학로 대표 로맨틱 코미디 연극으로 자리잡은 자사의 첫 제작 작품 연극인 ‘운빨로맨스’ 공연의 일부 좌석을 기부석으로 판매하여, 해당 수익을 우리나라 공연예술인들의 미래예술 환경 진입과 자생력 강화를 위해 서울문화재단에 지난 2022년 9월부터 기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지난 1년간 발생한 ‘운빨로맨스’를 통해 마련된 기부금은 최근 서울문화재단(대표 이창기)이 추진 중인 공연예술인들이 급변하는 NFT(대체불가토큰)를 통해 새로운 디지털 예술 분야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에 활용됐다.DPS컴퍼니는 더불어 2021년 개막 이후 꾸준히 매회 객석 중 4좌석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나눔티켓을 통해 객석 나눔을 진행해 문화 소외계층에게 공연 관람 기회를 제공하여 차별 없이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고, 주거 취약계층의 지속 가능한 주거복지를 위해 주거복지연대에 직접 후원을 진행하고 있다.올들어서는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 전주, 대전 공연에서의 공연을 통해 지역민들의 문화예술 수혜 불균형 개선에 참여했다.DPS컴퍼니의 노희순 대표는 “빠른 시일 내에 공연 예술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을 더욱 확장하기 위하여 기부 플랫폼 제작 및 운영 예정이다”며 “관객에게는 공연을 보고 기부하는 1석 2조의 즐거움을, 제작사에게는 주체적인 공연 문화 예술에 대한 인식을, 기관에는 기관 대상자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전했다.한편, 2017년 개막 이후 최단기간 10만 관객을 돌파한 ‘운빨로맨스’는 지난 2021년 DPS컴퍼니를 통해 리메이크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새해 들어서는 서울 대학로 컬쳐씨어터와 함께 2월에는 천안시청 봉서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명재곤 기자 daysunmoon419@viva100.com

2023-12-25 16:09 명재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