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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인간관계

막돼먹은 우리팀 ××× 어떻게하지?

어제오늘의 고민이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일 많이 하는 나라(2163시간)인 만큼 누구나 즐겁게 일하고 싶어한다. 최근 직장인 회원 725명을 대상으로 '이민 의사'를 조사한 결과 97.4%가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고 싶다고 했고 이민 가고 싶은 이유로는 '개선되지 않는 대한민국 내 직장 문화'(34.8%)를 꼽았다.적성이 안 맞으면 다른 직업을 찾으면 되고 연봉은 계약서에 사인한 순간부터 어쩔 수가 없다. 문제는 개선될 듯 안 되는 인간관계다. 앞서 인크루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상사에게 스트레스 받는 직원은 10명 중 9명이다. 상사라고 다르지 않다. 조사 결과 후배에게 스트레스 받는 상사는 절반가량이다. '후배가 없다'고 대답한 241명을 제외하면 60%에 달한다. 직장 내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과 남을 속이면 스트레스는 가중되고 동료·상사 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이다. 골치 아픈 인간관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친 당신에게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어딜 가나 이상한 사람은 있다좋은 사람만 있는 직장도 있을 것이란 희망은 사람을 지치게 한다. 한때 온라인을 달군 '또라이 질량보존의 법칙'은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샀다. 직장 내엔 언제 어디서나 일정 수의 또라이가 있기 마련이다. 부서를 옮겨도 있고, 덜 이상하다 싶으면 그런 사람이 여러 명 있고, 퇴사했다 싶으면 또 다른 또라이가 그 자릴 채운다. 만일 그런 사람이 안 보인다면 자신을 의심하라. 예외일 수 없다. 어딜 가나 있는 존재를 두고 필요 이상으로 스트레스 받기에는 당신이 너무 소중하다. 좋은 사람만 있을 것이란 욕심을 버리자. ◇'나는 아니겠지' 생각 버려야직장 내뿐만 아니라 명절 때 등 '~에게 해선 안될 말' 순위는 해마다 쏟아져 나온다. 주변을 보면 나만 공감하는 것 같진 않은데 어쩐지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문제는 당사자들이 잘못을 외면하기 때문이다. 인크루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본인이 일하기 힘든 상사나 동료라고 생각하는지'란 물음에 71.9%가 '아니다'라 답했다. 과연 그럴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누군가에겐 함께 일하기 싫은 상사이거나 후배일 수 있다. 일을 안 하고 은근슬쩍 후배에게 업무를 떠민 선배는 아닌지, 뺀질대며 선배 말을 듣지 않은 후배는 아니었는지 자신을 돌아보자. 현실을 외면하지 말자. 잘못을 인정할 줄 모르는 사람은 상황을 개선할 수 없다.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주변이 바뀌지 않는다면 나부터 변하자. 내가 달라지면 모든 것이 바뀐다. 변화는 작은 것에서 시작한다. 현대엠엔소프트가 187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직장 생활 내 선후배 관계의 모든 것'이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선배가 후배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역시 선배님'(36%)이고 후배가 선배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고생이 많아. 고맙다'(34%)라고 한다. 또 선배가 후배에게 가장 듣기 싫은 말은 '제 일 아닌데요'(67%)이며 후배가 가장 듣기 싫은 말은 '그냥 시키는 대로 해'(53%)라고 한다. 오늘 하루, 선·후배들이 가장 듣고 싶은말을 한 번씩 하고 가장 듣기 싫은 말을 참아 보는 것은 어떨까.정윤경 기자 v_v@viva100.com

2014-09-24 20:46 정윤경 기자

"함께 하는 세상…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23일부터 10월 10일까지 서울시가 진행하는 ‘달려라 피아노 페스티벌 2014’에서 재능기부에 참여한 페인팅 작가들이 시민들로 부터 기증받은 피아노를 새롭게 디자인하고 있다.(연합)기부문화가 우리 사회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기부 형태가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이전에는 기부라고 하면 돈, 또는 물건 등을 무상으로 주는 것으로 생각했다. 이 때문에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한 사람들이 기부하는 것에 마음만 있고 실천을 하지 못했을 때가 있었다.하지만 이제는 기부에 생각만 있다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도 ‘재능기부’라는 것을 통해 기부활동을 할 수 있다.기부의 새로운 형태로 자리 잡은 재능기부는 개인이나 기업, 기관, 단체 등이 가진 재능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말한다.재능기부의 종류는 지적재능, 예술적재능, 과학적(기술적)재능 무척 다양해 많은 개인과 기업, 기관 등이 가진 재능을 나눠주는 데 참여하고 있다.학교 교사를 비롯해, 변호사, 의사, 과학자, 운동선수, 예술가, 기자, 아나운서 등 재능기부에 참여하는 이들은 광범위하다.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 타고난 능력이나 훈련 등으로 습득된 능력이 있다면 얼마든지 재능기부를 할 수 있다.최근에는 기업과 기관들이 재능기부에 앞장서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경우 수협중앙회와 함께 자원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촌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재능기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24일 해수부에 따르면 수협과 함께 자원감소 및 고령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촌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재능기부사업을 추진 중이다. 재능 기부는 음악회와 연극공연, 영화상영, 꽃길가꾸기, 이·미용, 초상화 촬영, 지붕고치기 등 어촌마을 환경개선에 필요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개인과 단체로 추진된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해수부와 수협의 이 같은 재능기부활동은 오는 11월까지 진행된다.신한은행은 지난 22일 협력업체 임직원들과 함께 서울 중랑구 신내동 소재 서울시립대학교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재능기부 활동을 실시하기도 했다.이날 신한은행 임직원과 협력사 임직원 등 약70여명은 복지관내 노후된 간판 및 표식판 정비, 거동이 불편한 장애우와 노약자 등을 위한 자동센서등 설치, 기타 인테리어 보수 등의 활동을 펼쳤다.기관이나 기업이 아닌 개인의 재능기부 활동도 왕성하게 이뤄지고 있다. 뮤지컬배우 윤형렬은 지난 21일 서울 서교동 V홀에서 2시간30분 동안 진행된 나눔 콘서트 ‘동행’을 통해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시원스런 가창력을 가진 뮤지컬배우로 평가 받는 그는 이날 수익금 전액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일반인들도 재능기부에 적극 동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피아노연주가이자 성악가인 이경수씨는 뜻이 맞는 음대 동창들과 함께 중·고생들에게 무료 악기연주 지도를 해주고 있으며, 그림그리기에 남다른 재주가 있는 회사원 이경환씨는 가끔씩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공원에 나가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페이스페인팅을 해주는 재능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사단법인 한국재능기부협회의 최세규 이사장은 “성공한 CEO가 창업 노하우를 멘토하거나 가수가 무료 공연 등을 펼치는 것, 마사지를 잘 하는 사람이 어르신에게 안마를 해드리는 것 등이 재능기부다”면서 “누구나 자신만의 재능을 갖고 있으며, 이를 필요로 하는 타인이나 단체에게 선물하는 게 바로 재능기부다”고 말했다.거금을 들이지 않아도 손 쉽게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재능기부는 배워서 남 주는 아름다운 미덕이며 이 사회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사랑의 행동이다.김정욱 기자 kj@viva100.com

2014-09-24 11:08 김정욱 기자

"재능기부문화 확산 각박한 사회 바꿔나가야"

멘토라는 용어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했다. 오디세우스 왕이 전쟁에 나가게 되자 자신의 아들인 텔레마코스 교육을 그의 친구인 멘토(Mentor)에게 맡긴다. 멘토의 현명한 가르침 덕분에 텔레마코스는 훌륭하게 성장했다. 이때부터 신뢰할 수 있는 조언자 또는 스승을 멘토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인생에서 좋은 스승, 즉 멘토를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행운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멘토와 멘티 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어 있는 사례를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 기부문화는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CEO지식나눔은 기업 등에서 퇴임한 전·현직 기업인들이 뜻을 하나로 모아 2010년 출범한 '재능기부 단체'다. 사람들이 점점 이기적인 생활패턴에 익숙하다 보니 능력이 되는 이들도 시간을 내어 재능을 기부하겠다는 생각을 선뜻 하지 못한다.그런 현실을 안타까워한 노기호(전 LG화학 사장) 대표를 필두로 53명의 멘토가 대학생, 직장인, 사회초년생들에게 무상으로 멘토링을 제공한다. 처음 14명이던 회원은 현재 53명으로 늘어났다. 노기호 CEO지식나눔 공동대표는 LG화학 사장을 역임했으며 모교인 한양대에서 경영학박사 학위를 수료하고 현재 한양대 대학원 기술경영학과 석좌교수를 맡고 있다.nbsp;CEO지식나눔은 각계각층의 전·현직 기업인들이 뜻을 모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재능기부 단체'다.노 대표는 기업경영·전략, 마케팅, 리더십, 기업의 혁신과 변화 분야를 중점으로 강의하고 있다. 나아가 비즈니스 코칭, 기업·경영컨설팅으로 그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한 자리에 모이기도 힘든 각계각층의 영향력 있는 회원들이 입회 시 오히려 500만원의 회비를 내고 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나눔의 정신이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일이다.강의로 부수적인 수입이 들어오면 전액 CEO지식나눔에 기부돼 멘티 가운데 1년에 2-3명씩 선발해 장학금을 수여한다.그도 그럴 것이 멘토링 수업을 받는 학생들을 보면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해있거나 일명 SKY 등의 일류대학에 다니지 않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에게 우선권을 줘야 한다는 것이 노 대표의 생각이다. 노 대표는 "어려운 학생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다. 어떤 학생은 5000원도 안 되는 최저임금을 받으며 늦은 시간까지 하루 종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를 병행한다"며 "스튜던트 푸어가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라고 학생들의 열악한 환경을 대변했다.CEO지식나눔은 설립 이래 총 1162명의 멘티를 두고 있다. 주요대상은 사회진출을 준비하는 대학생. 1, 2학년에게는 인성개발에 치중을 두는 강의를 하고 있고 3, 4학년에게는 기업에 추천서를 써주는 식의 실질적으로 취업에 필요한 도움을 준다. 실제로 한 외국인 학생도 멘토링을 통해 취업을 했다. 노 대표가 대전에 있는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에서 강의를 할 때다. 재학생 가운데 우수한 인도여학생을 뭄바이에 있는 LG법인에 추천서를 써줘 큰 도움을 줬다고 한다. 그는 CEO지식나눔의 주된 목적은 "젊은이들을 더 올바른 사람으로 키우는데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우리나라 오래된 고질병인 입시위주 전달과 주입식 교육을 꼬집었다.본인도 강의를 할 때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멘토와 멘티가 서로 핑퐁이 되는 토론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EBS에서 방영한 한 프로그램을 보고 깊은 충격을 받았다는 노 대표는 "'말문을 터라'는 주제로 방영한 이 프로그램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2010년 G20 회의에 참여한 한국기자에게 질문 우선권을 줬다. 그러나 질문하는 한국기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며 당황한 대통령이 그 후 몇 차례 질문 우선권을 줬지만 누구 하나 질문하는 한국기자가 없더란다. "오히려 중국기자 쪽에서 한국기자를 대신해 질문을 해도 되겠냐고 묻는 상황까지 갔다"고 한다.노 대표는 "한국기자가 반 이상일 것이고 영어에 능통한 기자도 있었을텐데 질문을 하지 않더라. 발전가능성이 무한대인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토론 문화에 머뭇거리고 주눅이 들어있다. 대부분 외국학생들은 그렇지 않다"며 안타까운 교육현실을 개탄했다. 노 대표는 또 "우리에게 멘토링을 받은 학생이 훗날 잘 되어 누군가의 멘토가 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CEO지식나눔은 100세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지금 미래 지도자급을 양성하겠다는 비전의 인재양성과 더불어 기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경영 노하우 전수도 준비하고 있다.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에 비즈니스 코칭과 컨설팅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안정주 기자 wyneth27@viva100.com사진=윤여홍 기자

2014-09-21 19:29 안정주 기자

재해 이웃에 집수리 봉사 '희망하우스' 1천호 탄생

각종 재난재해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이 무너진 이웃을 위한 집수리 프로젝트 ‘희망 하우스’의 1천번째 집이 탄생한다.재해구호단체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20∼21일 대규모 수해를 당한 부산 기장군 46가구를 대상으로 집수리 봉사를 벌일 예정이어서 1천번째 희망 하우스 수혜 가정이 나온다고 19일 밝혔다.희망 하우스는 홍수나 폭설, 대형 사고 등 각종 재난재해로 피해를 본 가정이나 시설의 재건을 돕자는 취지로 전국재해구호협회가 시작한 집수리 봉사 활동이다.협회는 2009년 9월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사회복지시설 동광모자원의 주거환경 개선 사업을 시작으로 2011년 7월 폭우 피해를 크게 당한 경기도 지역 등 최근까지 전국의 964가구를 찾아 도움의 손길을 보탰다.집수리 봉사는 각 대학 봉사 동아리 회원과 회사원, 주부 등으로 구성된 ‘희망브리지 봉사단’이 맡았다. 이번 부산 행사에는 154명의 봉사자들이 참여한다.재난재해 발생 시 정부나 각 지자체에서도 비상식량 공급이나 임시 생활공간 마련 등의 단기 응급구호 활동을 펼치기는 하지만 재난재해 피해 주민에게 집을 복원해주는 봉사활동을 펼치는 단체는 사실상 이 협회가 유일하다.협회 관계자는 “재해가 발생하면 언론 등을 통해 피해 실태가 집중 조명되지만 대부분 그때뿐”이라며 “일회성에 그치는 구호 활동보다는 피해 주민이 하루빨리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삶의 터전을 다시 세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봉사단이 이번에 찾는 부산 기장군은 지난달 25일 집중호우로 15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긴급 복구작업을 거쳐 귀가하거나 친척집 등 임시거처로 옮긴 주민도 있지만 여전히 폭우로 엉망이 된 집에서 그대로 생활하는 이도 적지 않다.봉사단은 이 가운데 기장군으로부터 소득과 피해 상황 등을 바탕으로 추천받은 46가구에서 이틀간 도배와 장판 교체, 파손 부위 복구 작업 등을 한다.협회 관계자는 “희망 하우스가 시민 자원봉사자의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1천호를 넘길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는 더 많은 이웃이 복구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각 지자체와 해당 지역 민간단체와의 연계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차종혁 기자 cha@viva100.com

2014-09-19 11:15 차종혁 기자

온 주민 끝장토론 즐기는 '英 땅끝마을' 콘월

시니어들이 주도하는 지역사회 토론이 활성화된 영국 캠던의 한 시장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어울려 여가를 즐기는 모습.(AFP)‘영국의 땅 끝 마을’ 콘월 (West Cornwall) 지역에는 ‘지역사회의 챔피언’ 이 있다. 지역 사회에 새로운 문제가 생길 때마다 마을 사람들의 토론을 이끄는 대변인이자 리더이다.  콘월 지역에는 정기적으로 토론의 장이 펼쳐진다. 토론은 마을에 새로운 사건이 생길 때마다 특정한 주제를 갖고 지역 사회 구성원들이 몇 개의 단체로 나눠져 진행된다. 토론하는 과정에서는 지난 의제를 떠올리며 새로운 의견을 내기도 하며 더 나은 지역경제를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지역사회의 리더는 ‘중·장년층이 화합하는 커뮤니티(Primary Care Trust Older People Partnership Board)’에도 참석해 즉석에서 지역사회 내 계층간 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연구한다. 리더는 지역 사회의 통합을 위한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있으며 매우 헌신적이다. 콘월 지역 토론회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리더에 발 맞춰 필요한 결과를 얻을 때까지 절대로 쉬는 법이 없으며 열정적이다.  토론회는 단순히 불평을 늘어놓는 창구가 아니라 목표 성취를 위한 지역 구성원들의 진지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영국 잉글랜드의 캠던(Camden)지역도 중·장년층은 물론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지역사회 회의에 참석하는 곳이다. 노인층의 복지와 안전에 한정된 문제가 주제로 제기 되더라도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사람들이 지역 사회 내 발전을 위해 관심을 기울인다.  캠던 지역사회 구성원들은 시니어들이 주도하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단체(Quality of Life Implementation Team)’ 를 통해 매년 철저한 여론조사를 거치며 토론 활동을 벌인다. 이를 통해 자치구에서 일어나는 결과들을 미리 예측하고 계획하면서 마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소통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

2014-09-17 22:04 김효진 기자

산업혁명의 후손들 이번엔 세대통합혁명

산업혁명의 중추 도시였던 영국 맨체스터에서 지역사회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하는 조용한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맨체스터 지역의 사회 구성원들은 지난 2월 자발적으로 ‘가치있는 노년의 삶을 위한 협회(The Valuing Older People Board)’를 결성했다. 출발은 좋았지만 구성원들은 곧 다른 오래된 지역사회에서 자랑할 만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부족해 한계에 부딪혔다. 각 분야별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대표자들을 더 뽑으면서 단점을 보완하기 시작했다.  협회는 지역 사회의 지리적 특성을 잘 알고 있으며 여러 세대를 통합할 수 있는 사람들을 뽑았다. 구성원들의 임기는 2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이들은 매년 우선순위를 달리하며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제시했다.  맨체스터 지역사회 커뮤니티는 ‘고령친화도시계획을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특히 디지털 기기의 사용 여부에 상관없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기를 배울 수 있는 ‘디지털기기 사용에 자유로운 고령사회(Age-friendly digital work)’를 만들기 위한 시도에 착수했다. 지난 6월에는 ‘가치있는 노년의 삶을 위한 협회(VOP)’라는 이름의 웹 사이트를 만들어 지역 구성원들 간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창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맨체스터 지역은 베이비붐 세대가 다른 세대와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지역으로 발돋움했다. VOP는 영국왈리지역토론회(Whalley Range Community Forum)와 협력해 맨체스터와 주변 지역이 고령 친화적인 사회가 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주로 중·장년층의 사회적 고독감과 고립에 관한 주제의 정보들을 교환하며 맨체스터는 지역사회 구성원들 간 끈끈한 유대관계를 확립하고 시니어들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안정적인 지역사회로 거듭났다. 김효진 기자 bridgejin100@viva100.com

2014-09-17 22:01 김효진 기자

"북유럽을 배우자"… '시니어 드림' 싹 틔우기

미국 고령친화도시 프로젝트의 일환인 ‘커뮤니티어젠다(Community AGEnda)’가 시니어뿐만 아니라 지역 내 모든 구성원들을 위한 도시계획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다국적 제약회사 화이자와 시니어 기금협회 GIA(Grantmakers in Aging)가 공동으로 발표한 ‘고령친화도시프로젝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애리조나, 플로리다, 조지아, 인디애나, 캔자스 5개 주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노인층뿐만 아니라 어린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까지 포괄하는 고령친화도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는 커뮤니티어젠다를 위해 앞으로 15만 달러(약 1억5000만원)의 보조금을 5개 주에 지급할 예정이며 차례로 사업을 확장해 미국 전 국민의 미래, 건강, 경제, 복지 등의 수준을 끌어올릴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GIA는 현재 미국의 65세 이상 인구가 4000만 명에 달하는 고령사회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책을 떠올리다가 커뮤니티어젠다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커뮤니티어젠다는 고령층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 시민 단체, 정부 기관과 지역 전문가 등 지역 내 모든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고 지역의 현실적인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는 북유럽의 복지국가들을 떠올리게 한다. 지역 자치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모든 연령대의 지역 시민들이 서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펼칠 수 있는 공론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또 지역 내 사회적 약자들이 신체 및 정신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대중교통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며 세금 감면 혜택도 주고 있다. 모든 세대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질 좋은 주택도 제공한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

2014-09-17 21:59 권익도 기자

다이어트·산책도 함께 하니 행복해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주지사 시절인 지난 2007년 4월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지역 미팅에서 AARP 협회 회원들과 함께 건강 관련 문제를 토론하고 있다.(AFP)미국 은퇴자 협회 AARP는 건강을 위한 100세 시대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개설해 베이비 부머들 간에 신체 건강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AARP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협회 내의 ‘팻투핏(Fat 2 Fit)’ 온라인 커뮤니티는 시니어들의 신체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해 체중 감소, 식단 관리 뿐만 아니라 산책과 사이클링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팻투핏에 참여하는 커뮤니티 회원들은 온라인 투표로 스케줄을 정하고 함께 체중 감소를 위한 목표와 운동 계획을 공유한다. 구성원들은 온라인상으로 식습관을 바꾸기 위한 토론방도 개설해 음식이 건강에 미치는 효능에 대한 각종 자료들을 올리고 상대방 글에 댓글도 달며 피드백을 해준다. 그밖에 질병, 약, 진료 등에 관한 의학 정보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회원들은 AARP와 연결돼 있는 각종 사회적 단체들을 통해 체육시설물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건강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컨설팅도 받고 있다. AARP가 팻투핏 커뮤니티를 만들게 된 배경은 미국 카이저 병원의 건강의료연구팀이 지난 2010년 조사한 연구 내용 때문이다. 연구팀은 시니어들이 집단적으로 움직일 때 체중감량을 더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시니어들은 자신과 비슷한 상황의 건강문제를 지닌 동료들과 의사소통하며 건강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수록 체중 감소와 건강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권익도 기자 bridgeuth@viva100.com

2014-09-17 21:56 권익도 기자

창업 컨설팅·교육까지 '나눔의 장'

서울시 사회경제지원센터 전경.(사진제공=서울시 사회적경제과)마을공동체,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이 활성화를 꾀하고 지속성과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서울시는 사회적경제지원센터(센터장 이은애)와 협동조합 상담지원센터(센터장 박범용)를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발표한 서울의 사회적경제 집단은 총1788곳(사회적기업 393, 자활기업180, 마을기업 111, 협동조합 1104, 2014년 3월 1일 기준)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전문 경영 컨설턴트와 연계해 경영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사회적 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시장 확대, 업종별 공동 사업기반 조성 등을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신규 창업자와 기업 발굴, 교육 등 네트워크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협동조합 상담지원센터는 협동조합 설립과 운영에 필요한 정보 및 자료제공, 상담과 교육 및 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오후 3시부터 두 시간 동안 기초교육을 시작으로 협동조합 설립필수교육, 설립·운영 컨설팅, 협동조합 전문교육 및 운영 멘토링 등 단계별 상담·교육을 하고 있다.  2014년 5월말 기준 전국의 협동조합은 4650여개, 이 역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루 상담이 30~50건에 이른다”고 밝힌 박범용 센터장은 “교육 뿐 아니라 필요한 인적·물적 네트워크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사회적경제든 협동조합이든 충분한 이해와 준비가 필수다. 카페형 오픈 오피스 ‘스페이스 류’와 입주 오피스 ‘혁신발전소’, 공동교육장 ‘서로배움터’, 회의실 ‘생각나눔담’ 등 공유와 나눔을 위해 마련된 공간은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다. 관심을 가지고 두드리기만 하면 된다.  문의 사회적경제지원센터(sehub.net) 02-353-3553, 협동조합 상담지원센터 1544-5077(www.seoulcoop.net)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4-09-17 21:47 허미선 기자

"협동조합 월 260곳 출범, 겨우 10%만 명맥 유지"

마을미디어 동작 FM의 양승렬 대표는 "혼자라면 개인 문제로 치부되지만 공유하는 이들이 모여 한목소리를 내면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한다.(사진제공=동작FM)커피와 베이커리, 음악을 즐기며 책을 읽거나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다. 한쪽에서는 뜨개질을 하고 춤이나 악기를 배우는가 하면 컴퓨터로 업무를 처리하는 이들도 있다. 어르신의 경력과 청년의 행동력이 새로운 사업을 만들고 농부와 소비자들이 얼굴을 맞대고 소통한다. 때로는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거나 사업 파트너를 만나기도 한다. 전시공간과 책방이 있고 소박하게 꾸며진 정원이 있는 유럽의 커뮤니티(Community) 혹은 소셜 센터(Social Center)의 풍경이다. 유럽 마을 곳곳에 자리 잡은 이 같은 형태의 센터는 전 세계로 퍼져나가 100세 시대, 1인 가족 확산, 청년실업, 노인 고독사 등 사회문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적 기업, 마을공동체, 협동조합, 커뮤니티, 소셜 센터 등 형식이나 명칭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목표와 삶을 공유하며 정서·경제·취미·관계 등을 충족시키는 더불어 사는 삶, 공동체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 한남동 마을공동체 ‘우사단단’의 김연석 단장은 ‘공동체’를 “에너지 셰어”라고 표현한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들이 여럿이 모이면 가능해진다”며 “혼자서는 실패도 성공도 외롭고 쓸쓸하다”고 덧붙인다. 100세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은퇴는 점점 빨라지고 살 날은 늘고 있다. 자식과 배우자에 대한 부양부담은 무거워지고 관계는 소홀해진다. 갑자기 찾아온 100세 시대는 반갑지만 혼란을 동반한다. 경제 안정화 전략, 관계 솔루션, 건강관리, 여가 활동 계획 등을 새롭게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종교 및 지역 공동체, 취미 동아리, 협동조합 등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 활동이 중요해졌다.  1인 출판협동조합의 정광진 이사장은 ‘공동체’를 “다 같이 좀 더 잘 살아보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정의한다.   마을미디어 동작 FM의 양승렬 대표는 “100세 시대의 과중한 부양부담이나 관계 부재, 정서적 빈곤 등은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차원이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이어 “혼자라면 개인 문제로 치부되지만 공유하는 이들이 모여 한목소리를 내면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인다.  협동조합이 5000개를 넘어섰고 크고 작은 공동체, 커뮤니티, 동아리 등이 생겨나고 있다. 이 현상에 대해 관련 인사들은 “무한경쟁과 승자독식 체제를 바탕으로 한 기존의 시장경제나 국가 정책으로 해소되지 못하는 다양한 사회 불만들이 공동체로 분출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지속성이다. 우후죽순 공동체가 생겨나지만 제대로 운영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서울시 협동조합 상담지원센터의 박범용 센터장은 “월평균 260개의 협동조합이 출범하고 있지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10%도 안된다”고 밝히고 “공동체에 대한 이해와 자기 필요가 분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떼돈을 벌 생각도 대기업 취업 의지도 없는 젊은이가 공동체나 협동조합 형식으로 마을 카페를 만들고자 한다. “카페는 많지만 주민들이 마음 편하게 대화 나눌 공간이 없어서”라고 하지만 이는 마을주민의 필요다. 젊은이의 필요는 경제활동 혹은 일자리다.  필요가 명확하지 않으면 명분이 실천을 앞지르게 되고 공동체는 자생력도 지속성도 잃어버린다. 실체는 없고 명분과 사회적 가치만을 강조하는 공동체, 정부 자금지원금을 따라 형태를 바꾸는 ‘예산 철새’ 양산도 이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승자독식의 무한경쟁 시대였지만 이제 더불어 잘 사는 협동사회로의 전환기다. ‘경쟁’과 ‘협동’의 치열한 경쟁시대, 아직 미흡하지만 공동체는 분명 사회적 트렌드이며 행복한 100세 시대를 위한 이정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4-09-17 21:42 허미선 기자

대학생부터 시니어까지 '커뮤니티카페'로 통해요

가와사키 커뮤니티카페.(사진제공=일본 장수사회문화협회)이웃나라 일본은 고령층을 위한 다양한 소통의 장을 만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실버타운이나 양로원 등 고령층 전용의 장소가 아닌 젊은층과 고령층이 다양한 소통을 이룰 수 있는 ‘커뮤니티카페’를 통해 세대간 100세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일본 ‘장수사회문화 협회’(WAC)는 중·장년층과 은퇴자들의 재취업과 학업 등의 복지를 돕는 단체다. 공식 사이트 내에 설치한 블로그와 ‘소통하자’(ふれあいねっと)라는 제목의 정보지를 1년에 2회 이상 발간하며 고령층 일본인들에게 다양한 소통의 창을 제공하고 있다.  정보지에는 장수사회문화 협회의 다양한 활동이 소개돼 있는데 가장 많은 지면을 차지하는 것은 ‘커뮤니티 카페’와 관련된 것이다. 협회는 전국 각지에 있는 카페와 제휴를 맺고 커뮤니티 카페로 지정해 지역 내 고령자들과 젊은이들의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커뮤니티 카페에서는 연령 간 다양한 주제로 토론과 강의를 펼친진다. 특히 지난 7월 발간된 정보지에 소개된 나가노구 가와시마점 커뮤니티 카페는 참여자들의 기수와 역할을 정해 보다 책임감 있고 활발한 모임 형성을 가능케 했다.  참여자들은 젊은 대학생부터 외로운 중년 남성 그리고 은퇴한 시니어까지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모여있다.  커뮤니티카페에 참여한 중년 남성인 마츠모토 다츠오는 “9년 전 회사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했고 5년 전에는 부모님의 병 간호를 시작했다”며 “카페 모임을 통해 정신적 힘을 얻었고 현재 창업을 준비 중인데 모든 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카페가 바라던 사업이다”라고 밝혔다. 한민철 기자 bridgehan@viva100.com

2014-09-17 21:32 한민철 기자

조합원=주인… '빗물이 모여 강물이 되듯' 상생이익 추구

협동조합은 공동체 의식을 기본바탕으로 하고 있다. 외국의 협동조합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우리나라의 협동조합은 각별한 공동체 의식을 필요로 하며, 이는 협동조합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현재와 같이 법제화·제도화 된 협동조합이 등장한 것은 100년을 조금 넘겼지만 사실상 협동조합의 시초는 수 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국내 협동조합의 시초는 농업이 중심이던 원시사회의 ‘두레’에서 찾아볼 수 있다. 두레는 농촌사회에서 농번기 때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모내기, 추수 등의 작업을 마을사람들이 힘을 모아 작업하는 공동노동이며, 공동체 의식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두레와 함께 국내 협동조합의 시초로 분류되는 ‘계’ 역시 오랜 역사를 가졌으며, 마찬가지로 공동체 의식에서 출발했다. 계는 다수의 회원이 공동으로 자금을 출자해 계원(회원) 간 평등의 원칙으로 금액을 나누는 것이다.협동조합은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일반기업과 다르다. 협동조합, 기업 모두 이익을 추구하지만 협동조합의 경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 또 협동조합은 일반기업과는 달리 조합원간 신뢰와 우정을 나누는 등 공동체 정신을 쌓아간다.협동조합에서는 물품을 싸게 생산하고 이를 싼값에 조합원에게 공급하면서 조합원 간 친목을 도모한다. 친목이란 교류가 있어야 하며 교류는 신뢰를 기본으로 하고, 이는 결국 공동체 정신으로 모아지게 되는 것이다.협동조합 운영자들은 “서로 상생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게 공동체이며, 협동조합은 공동체의 힘으로 만들어지고 운영된다”고 입을 모은다. 협동조합 관련 전문가들은 협동조합을 ‘착한 경제공동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1990년대 후반 IMF 경제위기 이후 본격적인 무한경쟁시대로 접어들면서 많은 실업자들이 생겨나고 취업난이 가속화 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와 같은 때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게 공동체 의식을 기본으로 하는 협동조합이다.세계적인 오렌지 공급업체인 선키스트, 스페인의 명문축구팀 FC바르셀로나, 국내에서 가장 큰 유제품업체 서울우유. 이들 조직은 모두 협동조합이며, 투철한 공동체 의식으로 발전시켜 왔다.특히 협동조합은 2008년 국제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세계적으로 자본주주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무한경쟁 시대인 지금 살아남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상생과 협력이라고 학자들은 진단을 내린다. 17일 기획재정부의 협동조합 설립 현황 에는 8월 기준으로 5461개가 등록돼 있다.김정욱 기자kj@viva100.com

2014-09-17 21:06 김정욱 기자

함께 일하고 함께 나누고… 벌의 지혜를 배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취업난이 가속화하고 무한경쟁 시대로  돌입하면서 공동체로 요약되는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가 일자리 창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동체란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 같은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면서 신뢰와 우정을 쌓는 것을 말한다. ‘1인 출판협동조합의 정광진 이사장은 17일 본지 통화에서  공동체를 “다같이 좀 더 잘 살아보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정의했다. ’다같이‘란 말로 구성원들 간 신뢰 관계를 강조했다.17일 기획재정부의 협동조합 설립 현황에는 8월말 기준으로 5461개의 협동조합이 등록돼 있다. 협동조합과 함께 구인, 구직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사회적 기업 역시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운영돼야 하는 조직이다.우리나라에서 사회적 기업이 주목받게 된 것은 최근이며, 이 때문에 아직 우리나라는 사회적 기업이 성장단계에 있어 시행착오도 겪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국내 사회적 기업도 어느 정도 정착이 되고 시행착오가 줄어들겠지만 변하지 않는 게 바로 공동체 의식 요구다. 사회적 기업은 단순히 구인, 구직 문제만을 해결해 주는 게 아니라 기업에서 얻은 이익을 사회에 다시 나눠준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사회적 기업의 목표를 온전히 이루기 위해서는 함께 발전하고 함께 상생한다는 공동체 의식을 구성원들이 가져야 하는 것이다.귀농귀촌은 농촌으로 내려가 농사를 짓는다는 단순함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생활한다는 기본 생각을 가져야 하므로 역시 공동체 의식이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일찌감치 귀농귀촌을 한 사람들은 농촌생활 및 농사일을 하면서 가장 필요한 게 공동체 정신이라고 강조한다. 도시에서 살다 시골로 내려가면 농지 및 농사에 관한 정보가 없어 이웃의 도움을 받아야 하며, 이 때문에 공동체 의식이 절실하다.외국의 경우도 공동체 정신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고, 공동체 의식으로 뭉친 삶을 살기 위한 변화들이 감지되고 있다.일본의 경우는 고령층을 중심으로 많은 커뮤니티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커뮤니티라는 공동체를 통해 노인들의 고립 예방에 힘쓴다.산업혁명의 출발지인 영국 역시 공동체를 주목하면서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영국내에서도 커뮤니티 형성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맨체스터 지역이다. 이곳 지역민들은 지난 2월 ‘가치있는 노년의 삶을 위한 협회’라는 커뮤니티를 출범시키고 지역사회 발전을 꾀하고 있다.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커뮤니티, 마을 공동체 등 명칭은 각각 다르지만 현재 우리 사회는 이 같은 문화가 확산되고 있어 ‘공동체’가 주목 받고 있다. 협동, 공동체를 위한 생물학적인 유기체의 대표가 벌이라고 할 수 있다. 협동조합의 중요한 요소인 공동체를 위해서는 우리가 벌들의 협업을 배울 필요가 있다.김정욱 기자kj@viva100.com

2014-09-17 20:51 김정욱 기자

유기농 파티 온듯… 도심 숲이 설레는 날

지난 14일 서울 양재 시민의 숲에서 열린 도시장터 마르쉐@의 풍경. 편안한 차림으로 행사장을 찾은 이들이 이날 장터의 주제인 '가을 소풍'을 만끽하고 있다.마법과도 같다. 그리고 장관이다. 공터에 파도처럼 사람들과 이야기가 밀려들었다 썰물처럼 빠져나간다.그 끝에는 낮 동안 오간 이야기와 감정들이 공명하며 떠다녀 손에 잡힐 듯도 하다. 마법의 끝은 황량하지만 풍요롭고, 허무하지만 뜻 깊은 공감이 공존한다.지난 14일 서울 양재동 시민의 숲에서 열린 '도시 장터 마르쉐@'(marcheat.net, 이하 마르쉐)의 풍경이다.원래 열리던 마로니에 공원을 다른 행사로 이용할 수 없어 처음으로 양재 시민의 숲에 판을 펼쳤다.장터에 참여하는 도시 농부들과 요리사, 수공예 디자이너들(이하 출점팀)이 50~60팀, 매회 마르쉐에 다녀가는 시민이 3000명 이상이다. 문을 연 지 두 시간이면 동이 나는 달버거, 소금과 천연 향신료로 만든 수제 햄 등 마르쉐만의 명물도 생겨났다.마르쉐@의 시작을 이끈 사람들. 왼쪽부터 송성희 귀농통문 편집장·김수향 수카라 대표·이보은씨.◇ "우리가 뭘 먹는지는 알아야죠"마르쉐는 '함께 얼굴을 맞대고, 안심하고 먹고, 이야기하는 즐거운 시장'이다. 참여자는 직접 키운 농산물과 음식을 매개로 도시 농부와 요리사, 장인과 시민 등이다.2011년 알음알음으로 모인 김수향(40)·송성희(46)·이보은(46·가나다순)이 "적어도 우리가 뭘 먹는지는 알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마르쉐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김수향은 2005년 일본에서 창간한 한류 월간지 '수카라'(숟가락의 일본어 표현)의 편집장이자 홍대 유기농 카페 '수카라'의 대표다. 3·11 대지진 당시 일본에 머물던 그는 먹거리에 대한 극심한 공포를 경험했다.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 출신의 이보은은 문래동 옥상에서 도시 공동체 텃밭 가꾸기 프로젝트를 기획·운영하며 도시형 농부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체험 중이었다.먹거리에 대한 두 사람의 고민에 '십년후연구소' 대표이자 사단법인 전국귀농운동본부 발행 계간지 '귀농통문' 편집장 송성희가 합류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시민소통 프로그램인 '동대문 봄장' 출범을 기획·운영한 경험을 살려 마르쉐 장터 실현에 나섰다.세 사람을 비롯해 6명의 디자인그룹 '노네임노샵', 디자이너 '레드튤립'(이경화), 음향 및 설치를 담당한 휴엔터테인먼트 등이 시작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오고 있는 '마르쉐 친구들'이다.마르쉐 친구들은 각자가 원하는 도시형 장터의 모습을 꺼내놓고 공통분모만을 추렸다. 완성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으로 2012년 10월 마르쉐는 출범했다. 모두가 원하는 모습의 시장을 만들어가는 운영방식은 지금까지도 이어오고 있다.출점팀과 마르쉐 친구들은 시장이 열리지 않는 8월 '여름밤 소면잔치'와 2월 '새해맞이 떡국잔치'를 열어 운영방식과 개선점을 논의한다. 참여한 이들 모두가 원하는 방식과 개선안만이 운영안으로 채택된다.매진 행진을 이어가는 명물 달버거.마르쉐@에서 만날 수 있는 유기농 채소.마르쉐@에서 만날 수 있는 수제 먹거리들은 인스턴트에 찌든 도시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마르쉐@에서 만날 수 있는 꽃보다 예쁜 먹거리.◇ 창의적 장터의 원동력 '대화와 공감' 첫 장터를 열었던 2012년 10월부터 현재까지 마르쉐가 추구하는 것은 온전히 대화와 공감이다.이보은씨는 "농부와 소비자, 요리사 등이 서로에게 설명할 기회가 없다. 이들이 만나 대화하며 서로의 노동 가치를 진심으로 기쁘게 거래하는 시장을 만들고 싶었다"고 기획취지를 밝힌다.농부, 요리사, 시민이 직접 얼굴을 맞대고 계절마다 다른 양파 맛, 유기농 농작물 가격이 비싼 이유, 왜 시금치 파스타에 뿌리까지 넣는지, 요리에 쓰인 재료 등을 묻고 설명한다.대화와 공감이 생산자와 구매자 사이에 신뢰를 만들고 정기구매로 이어진다. 농부와 요리사가 대화를 하며 창의적인 레시피가 탄생하고 식재료와 맛을 재발견한다.장마에 떨어져 나간 농익은 토마토를 말려 올리브유에 쟀다가 마르쉐에 내다 판 부부농부는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1인 가정을 위해 소규모 포장을 하고, 장기 보관할 수 있도록 건조해 채친 파, 대추, 고추 등 상품을 기획한다. 텃밭에 탐스럽게 핀 목화꽃을 엮어 만든 크리스마스 리스를 파는 걸 보고 강남 브런치 카페가 제작 의뢰를 한 예도 있다.대화와 공감은 새로운 상품을 기획하게 하고 수익을 다각화하며 상상력과 독창성을 발휘한 요리가 되기도 한다. 굳이 '학습공동체'라고 내세우지 않아도 마르쉐는 서로에게 배우고 돕는 커뮤니티로 자가발전 중이다.마르쉐에 모여드는 이들은 꿈꾼다. 믿고 먹는 농산물, 새로운 맛과 트렌드를 만나고 제값 받고 팔 수 있는 도시 장터를. 그들의 꿈은 더불어 진화하고 있다.글·사진 =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4-09-16 20:51 허미선 기자

수고한 나에게 매주 한권 책 선물이 인생을 바꿨다

박문인 수직(守職)전문가"동인천 행 급행열차가…."헉헉거리며 계단을 올라 간신히 전동차에 몸을 싣고 스마트폰에 집중한다. 지극히 평범하고 반복적인 일상의 시작이다. 신혼 초 사탕 같던 아내의 말은 어느덧 잔소리가 되었고 아이는 삶의 무게로 변모했다.사회는 개인의 삶보다는 명예와 돈, 성과로 사람을 평가하곤 한다. 외부로 비치는 모습에 집중하며 살다 보니 남은 것은 허탈감뿐이다. 일, 사회, 삶에서 견디라는 강요만 받았지 인내한 자신에게 보상이라곤 해 본 적이 없다.그 삶이 변한 계기는 친구의 책 선물이었다. 집에서 직장이 있는 강남까지 왕복 세 시간 동안 얼떨결에 책을 읽기 시작해 본격적으로 독서를 취미로 삼은 때는 2013년 1월 1일이다.한 주 동안 최선을 다한 스스로에게 책을 선물하기 시작했다. 2014년 9월 현재 스스로에 선물한 책은 90여권에 이른다. 90여권의 책으로 삶은 분명 변화했다.취미를 갖기 전 감정 변화의 기준은 오롯이 회사였다. 성과에 따라 행복했고 우울했다. 책을 읽으면서 삶과 일에 적용할 수 있는 지혜를 얻었고 그 지혜를 실천했다.류량도 교수의 '하이퍼포머',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전략적 세일즈' 등 업무 관련 서적은 그 동안 경험에만 기댔던 업무 스타일을 180도 변화시켰다. 이런 변화는 일의 성과로도 이어졌다. 대규모 계약에 성공했고 연초 설정한 목표를 일찌감치 돌파했다.독서라는 취미를 갖기 전에는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다. 그저 늘 곁에 있는 사람들일 뿐이다. 하지만 조지 베일런트의 '행복의 조건', 정약용 선생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등을 읽으며 부모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아내 꿈을 기꺼이 응원하며 아이의 손을 잡고 즐겁게 도서관으로 향한다.나에 대한 보상으로 시작한 독서는 새로운 인생을 선물했다. 100세 시대에 은퇴란 없다. 자신을 다그치며 사는 것을 멈춰도 좋은 시대다.잡히지 않는 목표에 힘들어 하기보다 현재를 행복하게 사는 연습이 필요한 시대인 것이다. 이제 자신에게 취미라는 '비타민'을 선물하자.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작은 보상의 습관은 삶을 풍요롭게 한다.박문인 수직(守職)전문가

2014-09-15 22:29 박문인 수직(守職)전문가 기자

아내가 애인이 됐다, 그날 이후…

"죽을 때까지 그럴 일이 있을까요?"부부가 함께 춤을 추면 어떤 느낌일까? 질문에 반문이 돌아온다. 혹은 "부부는 절대 같이 춤추지 않는다"는 단언이 쏟아진다.분명 세상에 둘도 없는 사랑을 했다. 그럼에도 출산한 지 얼마 안된 3년차 부부, 결혼을 계기로 자식들을 모두 독립시킨 50~60대 부부, 아이들 교육에 몰두하는 40대 부부, 손자들을 보느라 등이 휜 80대 이상 부부, 한결같은 반응이다.그들은 약속이나 한 듯 "부부가 같이 할 일이 별로 없다"고 입을 모은다. 육아와 교육, 손자 돌보기 등 함께하는 것들 중 즐거운 일이라고는 없는 부부는 어느새 나이가 들었고 대화를 잃어버렸다. 자식과 손자를 뺀 부부 사이에 남는 것은 침묵과 권태, 같이 있으나 마나 한 존재일 뿐이다.'짝행복론'을 주창하는 짝닷컴(www.zzaak.com)의 김현기 대표는 "아무리 가족이 많고 돈이 많아도, 제 아무리 멋진 사람도 배우자와 사랑하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다"며 "서로 사랑할 때야 비로소 진정한 부부"라고 강조한다. 결국 사랑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사랑 없이 완성되는 관계도 없다. 나이가 들면 자식도, 친구도 떠난다. 사랑하는 이와 100세까지 행복하게 사는 것만큼 확실한 노후전략이 없는 셈이다.삼성생명연구소 은퇴연구소의 박기출 소장 역시 "70~80대에 행복한 사람은 대부분 배우자와 관계가 좋은 사람들"이라며 "사랑하는 사람 혹은 배우자와의 관계는 나이가 들수록 더 중요해진다"고 힘주어 말한다.결혼 13년차 주부 박은실(38)씨는 남편 최보현(45)씨와 취미를 공유하면서 관계를 회복했다. "아이를 낳고부터 모든 관심사가 아이였다"고 고백한 박씨는 "대화는 점점 줄었고 잔소리는 늘었다"고 당시를 기억한다.집안에서 각자 할 일만 하는 일상이 이어지다 2005년부터 함께 캠핑을 다니기 시작했다. 날이 더워서, 하늘이 맑으니까 등의 이유로 짐을 싸고 풀기를 10년, 박씨 부부는 놀라운 깨달음과 경험을 얻었다.아이 위주로 흘러가던 생활의 무게중심이 부부로 이동했다. 캠핑장으로 가는 차안에서 회사생활, 고민, 자기계발 등 온전히 서로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대화를 나누며 관심사를 공유하고 고민을 호소하며 위로를 건넨다. 함께 심야영화를 보러 가기도 하고 한강변에 나란히 누워 하늘만 바라보기도 한다."함께만 있어도 좋다"는 박씨의 고백처럼 부부는 서로를 더욱 이해하고 사랑하게 됐다. 피하고 싶은 존재에서 함께만 있어도 좋은 사람으로, 잔소리꾼에서 나를 이해해주는 동반자로 거듭난 것이다. 그리고 박씨는 둘째 아이를 가졌다.부부동반 모임에 늦지 않으려면 오전 11시에는 집을 나서야 한다. 언제나 그렇듯 아내는 떠나야 할 시간에서 20분을 훌쩍 넘기고서야 단장을 마쳤다. 그로부터 5분도 채 안돼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왔다는 아내의 호들갑이 들린다."휴대전화 놓고 왔구나! 그래도 사랑해." 남편 말에 아내가 화답한다. "역시 당신이 최고야!"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기획자 인재진 감독과 재즈 보컬 나윤선 부부의 행복한 일상은 '결국 100세 시대의 동반자는 배우자'라는 평범한 사실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하다. 인 감독의 말처럼 "행복한 100세를 위한 최고 전략은 평생 사랑"이다. 그렇게 부부는 평생 함께 춤춰야 할 이름이다.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2014-09-15 22:16 허미선 기자

"성·나이 달라도 의지해요"

#1. 해발 1500m, 평균기온 25도. 한국의 가을 날씨와 닮은 하얀 구름 위의 도시 필리핀 바기오. 그곳에서 인생의 황혼을 만끽하는 부부가 있다. 주인공은 정원영(61)·김순옥(60)씨 부부. 매일 아침 가벼운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정씨 부부가 손을 잡고 집 근처를 한 바퀴 돌고 오면 가사도우미 샤메가 친절한 미소와 함께 따뜻한 아침밥을 차려 낸다. 아침을 여유롭게 먹고 나면 전용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골프장으로 향한다. 골프를 치고 난 후 온천에 들러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낸다. 육군대령으로 전역하고 금융기관에서 근무한 뒤 3년에 걸쳐 '인생 2막'을 준비한 정씨. 그의 필리핀 이주는 부인 김씨와 함께라서 가능했다.#2. 자동차로 구불구불 이어진 산길을 30분가량 달려가면 전남 구례 추동마을이 나온다. 집이라곤 4채밖에 없는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 윗집, 아랫집에 사이좋게 살고 있는 이상엽(83) 할머니와 최삼엽(75) 할머니.두 할머니는 각각 열일곱, 열아홉 나이에 이곳으로 시집와 남편들 먼저 저세상으로 보내고 자식들은 타지로 내보냈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친자매처럼 지내는 두 할머니의 소원은 마지막을 산에서 함께 맞이하는 것.적막한 산골 생활이지만 밭에 가서 녹차 잎을 딸 때도 미용실에 갈 때도 둘은 늘 함께이다. 똑같이 모자까지 나눠 쓴 모습은 차라리 귀엽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 은퇴 후 인생 '제2막' 또는 '제3막'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건강. 두말할 필요가 없다. 돈, 취미도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다.하지만 두 사례에서 보다시피 가족, 친구는 100세 시대에 무엇보다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어쩌면 길지도 모를 노년에 가족과 친구가 없다면 무료하고 의미 없는 삶을 이어가는 것일지도 모른다.우리 은퇴 후 삶이 앞서 사례로 언급한 부부나 두 할머니 같은 모습일지는 장담할 수 없다. 현재 그런 삶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자체가 축복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일지라도 우울해하지는 말자. 저마다 서 있는 곳에서 자신만의 '백세 커뮤니티'를 형성하면 된다.안정주 기자 gwyneth27@viva100.com

2014-09-15 21:33 안정주 기자

평생 같이 산 가족도 "다시 사귀자"

얼마 전 대기업 중견간부로 퇴직한 이모(55)씨는 아침에 눈을 뜨기가 무섭다. 아이들은 말 없이 등교해 밤늦게나 집에 들어오고, 갑자기 아내와 하루종일 붙어있는 것도 어색하다. 별다른 취미가 없어 퇴직 후 얼마동안은 TV도 보고 산에도 올라봤지만, 그것도 얼마 지나지 않아 식상해졌다. 오늘도 쫓겨나듯 집에서 나온 그는 긴 한숨을 내쉬며 하늘만 바라본다.50대 이상 은퇴자가 급증함에 따라 '갱년기 우울증'을 겪는 중·장년층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누구나 한 차례 겪는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시선이 많지만, 전문가들은 "우울증의 경중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며 "가족들의 든든한 지지와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심리학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인 '갱년기 우울증'은 신체적 균형이 깨지고 사회적 불안이 급증하는 40~50대에 나타나는 우울 증상을 통칭한다. 건강, 경제, 사업문제 등에 대한 걱정이 지나치게 많아지거나 이유 없이 울컥하고, 입맛이 떨어지고, 불면증이 지속되면 충분히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우울감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면 병원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갱년기 우울증'은 대체로 여성에게는 40대 후반, 남성에게는 50대 후반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여성은 폐경 후 3~7년 사이가 가장 위험하며, 남성보다 발병률이 3배 가량 높다. 주로 실망, 사업실패, 실현되지 못한 욕망이나 승진 탈락, 막중한 책임감 등 사회적 환경의 변화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전문가들은 은퇴 후 환경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울증으로 처음 병원이나 심리상담소를 찾는 다수의 중·장년층이 회사에 대한 배신감과 앞날에 대한 막막함, 가족 내에서의 지위상실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다. 특히 직장에서의 은퇴로 인해 수십 년 동안 일정시간만 함께 보내던 부부가 24시간을 같이 있게 될 경우 잦은 의견다툼이 벌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개인의 위기이자 가정의 위기로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갱년기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변 관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들과의 주기적인 만남은 물론 완전히 새로운 사람들과도 관계를 형성해야 새로운 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최근 중·장년층에게 각광받고 있는 등산을 비롯해 각종 취미를 공유하는 모임과 종교활동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현재 홀로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순애(66)씨는 종교 활동과 시니어 댄스모임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그녀는 "집에 혼자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우울감이 밀려오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는 모임에 함께 참여하는 사람들을 찾는다"며 "비슷한 나이와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같이 뛰고 얘기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답답한 속도 한결 편해진다"고 말했다.은퇴와 동시에 변할 수밖에 없는 가족관계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중·장년층 남성의 경우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저하로 인해 우울 증상 및 심한 감정의 기복과 짜증, 쉽게 화를 내는 증상과 피로 증후군, 발기부전 등의 성기능 저하를 보일 수 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가장의 지위가 상실됐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크게 작용한다.김성재 하나신경정신과의원 정신의학과 전문의는 "중·장년층에게는 가족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가족들의 지지적인 태도와 폭 넓은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우울증 발병 가능성이 낮다"며 "가장의 흔들리는 자존심을 세워주고, 부부 사이에 공유할 수 있는 취미를 만들어 건강한 가족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우울증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최상진 기자 sangjin8453@viva100.com

2014-09-15 21:31 최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