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가족·인간관계

[비바100] "당장 휴대폰 내려놓고 아이 눈맞추고 귀기울여요"

제50·51회 프리미엄 임신·육아교실 K클래스가 지난 달 26, 27일 이틀간 서울 코엑스 A/B홀에서 열린 제46회 베페 베이비페어 행사장에서 진행되었다. (사진제공=맘스커리어)제50·51회 프리미엄 임신·육아교실 K클래스가 지난 달 26, 27일 이틀간 진행됐다. 이번 K클래스는 서울 코엑스 A/B홀에서 열린 제46회 베페 베이비페어 행사장에서 진행되었다. 베페 베이비페어는 아시아 최초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유아용품 전시회로, 올해는 170개사 350여 개 영유아 브랜드가 참여했다.브릿지경제와 노발락·참약사·베이비박스·한국산후조리원연합회·바이오모아메디칼·럽맘 등이 후원한 이번 K클래스 행사는 임산부와 육아맘, 그리고 그 자녀들까지 100여 명이 참석해 열기가 뜨거웠다. 예비 사회적기업 맘스커리어는 육아 전문가를 초청해 ‘아이 두뇌 발달’ ‘어린이집 생활팁’ ‘긍정 언어의 중요성’ 등의 주제를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홍양표 박사는 아이가 건강한 뇌를 갖고 살기를 바란다면 부모가 좋은 본보기를 보여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맘스커리어)첫 날인 26일에는 두뇌학자로 리더스브레인 대표 겸 한국좌우뇌교육계발연구소 소장인 홍양표 박사가 ‘우리 아이의 똑똑한 두뇌 발달: 부모가 알아야 할 비밀’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어 27일에는 이명한 엄지창의어린이집 원장과 윤선우 하우투랩 대표가 각각 ‘우리 아이, 어린이집 생활 잘하려면?’, ‘엄마, 아빠! 이렇게 말해주세요’를 주제로 강의를 펼쳤다. 참석자들은 강의 내용을 필기하거나 앞다퉈 질문하는 등 뜨거운 열정을 보였다.홍양표 박사는 “아이가 건강한 뇌를 갖고 살길 바란다면, 가정에서 부모가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즘 교우 관계를 어려워하는 아이가 많은데, 이는 가정에서 부모가 대화를 이어가지 못하고 싸우는 광경만 주로 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홍 박사는 “부부가 화해하는 모습은 꼭 보여 줘야 한다”며 “상대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 아이가 친구에게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그는 참석자들에게 ‘자녀에게 잔소리하지 않기’, ‘자녀 앞에서 휴대폰 대신 책 들고 있기’, ‘엘리베이터에서 10초간 기다리기’ 등을 권했다. 특히 가정에서는 가장의 권위를 세워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서열이 권위가 되고 그래야 효과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부모가 자녀에게 남을 배려하고, 책을 가까이하며, 부부간엔 화목한 모습을 보여 줘야 아이도 그렇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실천이 뇌를 변화시켜 행동으로 나타난다는 것이었다.홍 박사는 “뇌 과학을 30년간 연구하며 알게 된 것은, 머리가 나빠서 공부를 못하는 애는 별로 없고 가정환경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트레스가 해마와 전전두피질에 영향을 미치는데 해마는 기억 장치, 전전두피질은 논리, 양심적 사고 등을 관장하고 있어 스트레스로 인해 기억력과 사고력을 하는 힘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홍 박사는 자녀가 어릴 때부터 놓치면 안 되는 뇌 발달 시기에 관해 조언을 주었다. 4~6세 아이들은 전두엽이 발달하는데, 이 시기부터 적절한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동물은 태어날 때 뇌가 이미 80% 이상 만들어져 나오고 3개월 후에 발달이 끝난다. 그런 동물에게 없는 것은 인간의 이마다. 이마 부분의 전두엽은 인간에게만 존재하며 눈썹 근처에 있는 안와전두피질은 양심을 담당한다.즉, 유아 시기에는 양심의 뇌를 활성화시키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 박사는 “아이를 잘 교육하고 싶다면 결국 부모가 바뀌어야 한다”며 “부모의 성격, 습관이 아이 뇌 발달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를 위해 변화하고 싶다면 적어도 3개월은 필요한데 이를 지속해서 실천한다면 계속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명한 엄지창의어린이집 원장은 “좋은 부모는 아이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부모”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맘스커리어)27일에는 이명한 엄지창의어린이집 원장과 윤선우 하우투랩 대표의 강의가 이어졌다. 이 원장은 “어린이집·유치원에 아이를 보내 놓고 걱정스러울 것”이라고 말해 엄마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이 원장은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면 먼저 아이의 말에 귀 기울여 주라”고 조언했다. 자녀가 부모를 ‘나의 든든한 지원군, 내 편’이라고 생각하면 안정적인 정서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아이가 원하고 필요할 때 민감하게 반응하고 경청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아이 말에 공감하고 마음을 읽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자녀의 말을 끝까지 듣고 마음을 충분히 느껴 주고 이해해준다면 아이에겐 세상에서 제일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아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주라”고 당부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훈육이라고 말했다. 간혹 훈육을 잘못 이해해 ‘아이 기죽인다’,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있지만 이 원장은 “훈육은 혼내는 것이 아닌, 가르치며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왜 안 되는지, 꼭 해야 하는 이유, 이 행동이 위험한 까닭 등을 일러 주며 교육하는 것이 훈육”이라고 강조했다.이 원장은 또 아이의 방향을 원하는 대로 이끌어주되, 부모는 길잡이가 되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려면 부모는 휴대폰에 집중하기보다는 아이와 눈 맞추고 이야기를 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아이가 떼를 쓰더라도, 끌려가는 대신 “안 되는 건 안 돼”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다.이 원장은 올해 태어난 아기의 기대수명은 142살이라는 뉴스를 언급하며, 오래 살게 될 아이들은 ‘3-5-15’ 시대를 살아간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오래오래 살게 될 우리 자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애착’이라고 강조했다. 자녀가 애착 형성이 잘 되려면 부모는 눈 맞춤과 오감을 고루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녀의 요구에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해 주는 것이 중요하며, 공감 반응을 충분히 하면서 ‘안 돼’라고 정확히 알려 줄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이와 ‘같이 사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얼마만큼 아이에게 마음 투자를 했느냐에 따라서 아이의 정서가 안정된다”고 강의를 마무리했다.윤선우 하우투랩 대표는 “행복을 주는 말을 소리 내서 할수록 긍정적이고 행복한 뇌가 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맘스커리어)‘엄마 아빠, 이렇게 말해주세요’를 주제로 강의를 펼친 윤선우 하우투랩 대표는 참석자들에게, 집에서 어떤 말을 주로 사용하는지를 물었다. 윤 대표는 “지시적이고 명령적인 말,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말은 나를 긴장하게 만들며 위협하는 말”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윤 대표에 따르면 우리 뇌는 무력감을 느낄 때 편도체가 활성화돼 부정적인 감정·기억을 오래 기억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오래 지니고 있으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무기력해지며 우울감과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방어기질이 생겨 공격적으로 변하거나 자기조절력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윤 대표는 “부정적인 말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말의 힘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다”며 “행복을 주는 말을 소리 내서 할수록 긍정적이고 행복한 뇌가 된다”고 말했다.그는 “행복은 누구네 집에는 오고 누구네 집에는 오지 않는 것이 아니다”라며 “행복해지는 말을 자주 하면 누구든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윤 대표는 “말을 해야 생각이 바뀌고, 그러면 그 행동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긍정의 말이 변화의 첫걸음이기에 오늘부터 가정에서 시작해 보길 바란다”라고 말하며 강의를 마쳤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4-10-08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100] "7남매와 N잡러 워킹맘의 일상, 위대하지 않나요"

김소정씨는 5만명의 인스타 팔로워를 모은 비결에 대해 "비결은 모르겠지만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사진제공=김소정씨)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 ‘루리맘’ 김소정 씨는 7 남매를 둔 워킹 맘이다. 그는 가족을 통해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 임을 알게 되고, 서로의 다름을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홈쇼핑 전문 게스트와 아나운서, 키즈 스피치 강사, 라이브 방송인, 기업 사내이사 등을 거쳐 현재는 인스타 공구 마케팅을 하고 있다. 사람을 키우는 일, 사람을 성장시키기 위해 고민하고 함께 하는 일, 아이 낳아 키우는 것의 의미가 남다르다는 김소정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본인과 가족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일곱 남매를 키우는 1981년 동갑내기 부부 가정입니다. 중3 아들, 중2 딸, 초6 딸, 초4 아들, 초3 딸, 초2 딸, 그리고 4살 아들을 양육하고 있습니다. 일곱 아이들 성격과 생김새가 조금씩 달라요. 성격 검사와 기질 검사가 모두 다르게 나옵니다. 함께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안에서 서로의 다름을 알아가고 어떻게 맞춰갈 수 있는지 일상에서 배우고 있는 가족입니다.”- 슬하에 자녀가 일곱 명입니다. 이런 선택을 한 까닭이 궁금합니다. “첫 아이를 2009년에 낳았어요. 내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게 사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했습니다. 이 한 사람을 잘 키워내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 막연히 생각하게 됐습니다. 36살까지 허락된다면 아이를 낳아보겠다고 결심하고 남편에게 제 생각을 이야기했어요. 36살에 여섯째를 낳았고, 40살에 일곱째를 낳게 되었습니다.”- 가족을 통해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궁금합니다.“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임을 가족을 통해 배웠어요. 남편은 7남매 중 다섯째로, 누나가 4명에 남동생과 여동생이 있는 대가족이었죠. 남매로 외롭게 자란 저와 달리 남편 가정은 다복하고 부러웠어요. 27살에 결혼해 시댁에서 15년 동안 시부모님과 살았습니다. 눈물과 불편함, 오해, 미움, 사랑, 헌신, 배려, 질투 등 오만가지 감정이 뒤섞여 살아가는 삶의 현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깨달은 것이 하나 있어요. 사람에 대해 배웠고,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와 결을 맞추는 법,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얻었습니다.” 인플루언서 '루리맘' 김소정씨.(사진제공=김소정씨)- ‘일하는 엄마’를 남편과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하나요.“첫 아이를 낳고 일보다는 육아에 전념하면서도 잠깐씩 할 수 있는 홈쇼핑 전문 게스트, 아나운싱, 키즈 스피치 강사 일을 했습니다. 2020년 어느 날 화장품 제조하는 친구가 방송경력 있는 제가 아이만 키우는 것이 아쉽다며 본인의 화장품 방송을 맡아 달라고 제안한 것을 계기로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가족들의 지지 속에 집에 스튜디오를 차리고 매일 혼자 방송을 해나갔어요.1년쯤 했을 때 이랜드 PD께서 연락을 주셔서 이랜드 키디키디 쇼호스트로 매일 방송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제가 아이 7명을 키우면서 생활에서 우러나는 멘트가 주옥 같다며 참 좋아했습니다. 이후 베어그릭스 사내 이사로 경영과 조직문화, 복지, 제품 디자인, 기획 등을 했고 지난 5월부터는 인스타 공구마켓을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루리7홈’이라는 브랜드를 내어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성실히 나아가고 있습니다.”- 다자녀를 키우며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우며 어떻게 극복하시는지요.“인스타를 하며 공구를 시작하게 되면서 ‘살아온 지난 시간이 사라지지 않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어찌 보면 문제 앞에서 내 유익은 어쩔 수 없이 뒤로 한 채 소중한 시간을 선택한 것이 제게 돌파구가 된 것 같습니다. 다만, 이것이 삶의 결론은 아니니 앞으로 매일매일 바른길은 무엇인지 늘 생각하며 나아갈 것입니다.”- 자녀 일곱 명을 키우며 사실 경제적으로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은 없었는지요.“안타까우면서도 다행인 부분인데요. 아이 7명이라고 해서 지원받는 것은 공영주차장 50% 할인입니다. 가족 인원수 대비 보험료를 산정하고 전 재산을 측정해 구분하는 정부 대책이 저희 가정에 매칭되는 부분이 없습니다. 분기마다 주민센터에 가서 7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데 받을 수 있는 바우처가 있는지 알아보았는데 ‘정서사회보장 서비스’라고 토요일마다 체험학습하는 것을 지원받을 수 있었어요. 아이 네 명이 채택이 되어 배우고 있습니다. 방과 후 프로그램 다자녀 혜택으로 요리도 배우고 있습니다.”(사진제공=김소정씨)- 인스타 팔로워 수가 5만 명이 넘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 그 비결이 궁금합니다.“‘저 사람도 저렇게 사는데 나는 살만 하네’라는 희망이 되어 주고 싶었습니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사랑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그 자리가 위대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거든요. 육아하며 일하며, 아파도 일어나고 아픈 아이를 키우며 세상을 향해 소망을 품고 사는 분들, 힘들어도 웃으며 땀 흘려 일하는, 보이지 않는 우리들의 일상이 얼마나 위대한지 위로하고 싶은 마음으로 인스타를 시작했습니다. 제 있는 그대로를 보여드리고 있어요.일주일에 20만 원 쓰는 식사 준비, 일곱 명을 키우면서 밥하기 귀찮고 힘들어서 밀키트를 선별하고 고르는 모습, 단순한 식사로 건강을 채우는 일상, 시간이 없어서 틈새 운동으로 일곱 명을 출산하며 지키고 있는 건강 방법, 육아하는 저만의 루틴, 원칙 등을 공유하며 소통하고 있습니다. 비결은 모르겠습니다. 다만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소통하고 있어요.”- 많은 엄마들이 인플루언서를 꿈꿉니다. 방법을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보면 좋겠습니다. 살아오면서 각자 잘해오고 쌓아왔던 것을 보여주세요. 요리만 해도 오븐요리, 토치요리, 이유식요리, 육수요리, 구이요리 등등 카테고리가 다양해요. 그 중 잘하는 것을 선택해 주기적으로 업로드해 보세요. 혹은 알려주고 싶은 육아 정보를 꾸준히 올리거나, 건강관리 팁을 올려주는 것, 다양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올려보는 것이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아이 낳아 키우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부부가 늘고 있습니다. 선배 부모로서 조언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육아하면서 인내와 배려를 배우고, 나 이전에 상대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여유를 갖게 되었습니다. 오늘 평범한 듯 보이는 하루를 정성을 다해 살아가는 것, 그것에 진정한 의미가 있더라고요. 평범한 것이 비범한 것입니다. 한 사람을 키우는 일, 그것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작은 움직임입니다. 사람을 먹이고 살리는 일, 사회의 가장 기초가 되는 가정에서 시작돼야 합니다. 세상을 향해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각자 할 일을 하며 오늘 하루를 살아내는 것 자체가 위대하다고 말이죠.”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4-09-24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 2080] 100세 시대 신상품… 롯데손보, 자가 간병 대비 입원비보험 출시

◇ 롯데손보, 입원비보험 출시 “내 간병은 내가”롯데손해보험이 간병을 대물림하지 않고 스스로 대비할 수 있게 돕는 ‘포미(FOR ME) 입원비보험’을 선보였다. 만 19세에서 49세까지 간단한 심사를 거쳐 가입할 수 있다. 1인실 입원비 담보 포함 여부나 만기(80세·90세)와 납입기간(10년·20년·30년)을 가입지가 선택할 수 있으며, 모든 담보는 비 갱신형으로 구성돼 만기까지 보험료가 동일하다.1인실 입원비를 포함한 프리미엄 플랜(80세 만기, 30년 월납)의 45세 남성 기준 보험료는 월 1만 8699원이다. 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비 30만 원, 간병인 사용입원비(요양병원 제외) 15만 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입원비 7만 원, 상해 중환자실 입원비 30만 원 등의 담보를 포함한 보험료다. 1인실 입원비 포함 스탠다드 플랜(80세 만기, 30년 월납)은 45세 남성 기준 월 1만 2916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정관장, 홍삼·비타민·미네랄 담은 ‘활기력 부스터 3X’ 선봬 KGC인삼공사 정관장이 홍삼과 비타민, 미네랄을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는 신제품 ‘활기력 부스터 3X’를 내놓았다. 홍삼 농축액에 아르기닌과 타우린, 과리나 추출물 등을 담은 앰플형 드링크와 고함량 비타민, 미네랄 정제로 구성됐다.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면역력 증진과 혈행·피로 개선, 항산화 작용, 기억력 개선 등 기능성을 인정받은 홍삼에 비타민을 더해 피로 해소 효과를 높인 제품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KB국민은행 비대면 전용 신상품 ‘KB스타적금’ 시판 KB국민은행이 비대면 전용 신상품 ‘KB스타적금’을 선보였다. 모바일뱅킹 앱 ‘KB스타뱅킹’의 신규 고객에게 높은 금리 혜택을 주는 상품으로, 10만 계좌 한정으로 판매된다. 가입 기간은 12개월로, 월 1만 원에서 30만 원까지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기본 금리 연 2.0%에 최대 6.0%포인트의 우대 금리를 더해 최고 금리는 연 8.0%다. 우대 금리는 KB스타뱅킹 신규 또는 미사용 고객(연 2.0%포인트), KB스타뱅킹 신규 또는 미사용 고객 중 스탬프 찍기 참여 고객(최고 연 1.0%포인트), 최근 6개월간 상품(입출금 통장·외화예금·퇴직연금 제외) 신규 가입이나 보유 이력이 없는 고객(연 3.0%포인트) 등에게 제공된다.◇ 키움투자자산운용, 1년 만기매칭형 채권 ETF 출시 키움투자자산운용이 1년 만기의 만기매칭형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히어로즈 25-09 회사채(AA-이상) 액티브’를 24일 출시한다. 내년 9월 전후에 만기가 되는 신용등급 AA-이상의 특수채, 은행채,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내년 9월 30일 만기까지 보유하면 매수 당시 만기수익률(YTM) 수준의 수익률 실현을 기대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만기매칭형 채권 ETF는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시장 금리 변동과 관계없이 ETF 매수 당시에 확인한 YTM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또 만기 전이라도 원한다면 언제든 장내 매도해 현금화할 수 있다. YTM은 키움투자자산운용 ETF 홈 페이지에 상장일부터 매일 공개된다. 회사 측은 “예측 가능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유동성도 높은 만기매칭형 채권 ETF”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10년 내 입원·수술이력 없으면 12% 싼 보험 출시한화생명이 최근 10년 이내에 입원이나 수술 이력이 없으면 기존 건강보험 대비 12% 가량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는 ‘한화생명 H10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주요 질병의 진단, 입원, 수술, 치료는 물론 암 치료비와 간병인지원금 등을 보장받을 수 있으며, 가입자가 원하는 보장으로 맞춤 설계가 가능하다.보험료가 오르지 않는 비 갱신형으로, 만 15세부터 80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3대 질병 납입면제 특약을 선택할 경우 일반암, 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 진단 시 보험료 납입면제를 받을 수 있다. 회사 측은 “기존 상품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보장을 받을 수 있어 증상이 경미하거나 건강한 보험소비자에게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2024-09-20 10:11 이의현 기자

9월 26일부터 코엑스서 '46회 베페 베이비페어' 열려… ‘베페 포레스트’ 테마로 다양한 체험·힐링 기대

㈜베페가 주최하는 국내 대표 임신·출산·육아 박람회인 ‘제46회 베페 베이비페어’가 9월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서울 코엑스 A/B홀에서 열린다.베페 베이비페어는 아시아 최초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유아용품 전시회로, 국내외 임신, 출산, 육아, 교육 관련 170개사 350여 개의 다양하고 우수한 브랜드를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다.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영유아 영양 분야 유럽 1위 브랜드 ‘다논 뉴트리시아(Danone Nutricia)’가 협찬사로 참여한다. ‘다논 뉴트리시아’는 120년의 역사를 가진 뉴트리시아와 뉴트리시아 무료 멤버십 압타클럽을 경험할 수 있는 WE CARE SOLUTION 부스를 운영할 예정이다.이 밖에도 국내 육아용품 시장을 선도하는 주요 브랜드와 신규 브랜드들이 대거 참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새롭고 신기한 육아용품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5감육아 특별존’이 마련되어 주목된다.에듀케이션 토이존, 친환경존, 헬스케어존, 푸드존, 베이비룸 데코존 등 5개의 트렌디한 테마존에는 신제품과 서비스로 무장한 50여 개의 다양한 브랜드가 참여한다. 베이비룸 데코존에 마련되는 ‘아기방 쇼룸’에서는 최신 아기방 인테리어 트렌드를 제시할 예정이다.베페는 이번 46회에 육아로 지친 부모들을 위한 힐링 공간이란 의미인 ‘베페 포레스트’를 테마로, 자연주의 컨셉의 전시장 공간을 조성하고 다양한 부대 이벤트를 준비한다.먼저 몸과 마음이 지친 베페맘과 대디를 위한 자연 친화적인 휴식공간과 다양한 힐링 체험, 예쁜 추억을 담을 수 있는 포토부스가 마련된 ‘베페 포레스트 힐링존’을 조성하고 전시장 곳곳에 아로마 오일 향을 뿌려 관람객들의 후각을 자극할 예정이다. 전시장 이벤트홀에서는 ‘베페 힐링 육아클래스’가 열리는데 부모 힐링 강연 및 아기 수면 교육, 꽃꽂이 수업, 힐링 요가 클래스 등이 펼쳐진다.‘선물 같은 나의 하루’이라는 주제로 케이클래스도 함께 열린다. 케이클래스는 임산부·육아맘들과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소통하기 위해 마련된 임신·육아교실로, ‘아이 두뇌 발달’ 등 전문가 강연 클래스와 깜짝 선물 증정 이벤트도 예정되어 있다.임신부와 육아맘들을 위한 대대적인 ‘육아지원 이벤트’도 눈길을 끈다. 참가업체들의 우수한 친환경 제품들로 구성된 ‘고품격 친환경 육아팩’을 전시 4일간 선착순 2000명에게 증정하고, 베페 신규 가입 회원을 대상으로 24종의 무료 육아템을 추첨을 통해 제공한다.현장구매 고객들을 위한 혜택으로, 전시장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베페 상품권을 행사 웹사이트에서 75% 할인된 금액으로 인기리에 판매 중이다.㈜베페 관계자는 “이번 46회 베페 베이비페어는 우수한 육아용품 전시는 물론 ‘포레스트’ 컨셉으로 다양한 힐링 체험 공간과 강연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면서 “많은 분들이 참여해 육아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푸짐한 선물 혜택도 받아 가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4-09-10 13:54 조진래 기자

[비바100] "예측불가 '농부 워킹맘'의 하루… 아이들 덕에 웃죠"

송주희 너래안 대표.(사진제공=너래안)“강원도 화천에서 농사도 짓고, 참기름과 들기름을 제조해 판매하는 사업도 하며 두 아이를 키우는 송주희입니다.” 송주희 너래안 대표는 부모님과 옥수수와 들깨, 땅콩 등을 키워 이를 가공해 기름을 짜서 판다. 벌써 10년 넘게 이 일을 해 오고 있다. 그러는 사이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예쁜 두 아이도 품에 안았다. 농산물을 잘 팔고 싶어 시작한 SNS 덕분에 ‘청년 농부 송 대표’가 알려졌고 ‘KBS 인간극장’에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농촌에서는 출산이 임박해도 쉴 수가 없었고, 아이를 돌봐줄 곳도 마땅치 않았다. 마을에 어린이집 분교가 생기기 전까진 아이와 농장을 함께 출·퇴근 할 수밖에 없었다. 송주희 대표를 만나 ‘농부 워킹맘’의 애환을 들어 보았다. - 너래안을 소개해 주십시오.“처음 농사를 짓기로 하고 농촌으로 내려와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농사만 지어서는 먹고 살기 충분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통구조 상 내가 농사지은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직거래로 판매하는 편이 더 낫겠다 싶었습니다.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가공업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저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너래안은 예로부터 불려온 제가 사는 지역의 골짜기 이름인데요. 저희 조상님들께서 이곳에서 3대째 농사를 지어오셨습니다. ‘세월을 잇는다’라는 의미를 담고 싶어 너래안을 브랜드명으로 사용하게 됐습니다. 그 후에 조금 더 직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너와 내가 안심하는 우리 농산물’이라는 의미도 더했습니다.”- 부모님과 농사를 짓기 시작한 지 10년째가 됐다고 들었습니다. 고향에서 농사를 짓겠다고 마음먹은 계기는 무엇이었습니까.“시골에서 태어나 농부인 부모님 밑에서 자랐지만 단 한 번도 농사를 지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도시의 삶을 동경해 서울로 유학을 떠났지요. 그런데 입시와 취업에서 좌절을 겪으면서 부모님이 계시는 화천으로 도망치듯 돌아왔습니다. 부모님과 지내며 하루하루 자연의 변화를 느끼고, 부모님이 하는 일을 도우며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성찰해 보았습니다. ‘나는 왜 좋은 대학을 가려 했는가’, ‘왜 좋은 직장에 들어가려 했는가’. 사실 지금 와서 합리화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성공은 제가 원하는 삶이라기보단 세상이 정해 놓은 틀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내가 잘하는 것, 즐거운 일을 해 보자’ 생각해 농사일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농촌의 일상을 SNS에 올려 화제가 됐습니다. 2017년에는 인간극장에도 출연했는데요.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공중파의 위력은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하루에 100통이 넘는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응원해 주는 분이 정말 많았고, 제가 농사지은 농산물을 구매하겠다는 연락도 정말 많이 왔습니다. 이전까지는 참기름, 들기름을 많이 판매하진 못했거든요. 방송 이후 주문이 엄청나게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지역에서도, 각종 언론에서도 연락이 오기 시작했어요. 그도 그럴 것이 당시 한창 청년농부에 대한 관심이 늘기 시작한 때였거든요. 젊은 사람이, 게다가 여성이 농사짓는 것이 흔한 일이 아니었으니까요.”송주희 너래안 대표.(사진제공=너래안)- 농부의 일과, 그리고 1년이 궁금합니다.“저는 그냥 농사만 짓는 것이 아니다 보니 일과를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농사철엔 새벽에 밭에 나가 2~3시간 일을 하다가, 오전 8시가 되면 집으로 돌아옵니다. 보통 신랑이 아이들 등원준비를 시키는데요. 함께 아침을 먹은 뒤 아이들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으로 저는 공장으로 출근합니다. 주로 인터넷으로 판매하다 보니 밤새 들어온 주문서를 확인하고, 직원과 간단한 업무공유, 회의하고 작업을 시작해요. 쇼핑몰·거래처 관리 등 사무실에서 할 일을 한 다음 다시 농장으로 나갑니다. 어느 날은 박람회 참석도 하고, 강의를 나갈 때도 있어요. 반복적이지 않은 일이 많다 보니 매일이 새롭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다 보면 1년이 훌쩍 지나가네요.”- 농촌 주택은 토지와 묶여 거래되기에 신혼부부가 살 집이 없어 부모와 함께 살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농촌 주택이 토지와 거래되기에 가격이 높아 신혼부부가 매입하기 쉽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매입할 ‘빈 집’도 없다는 것입니다. 흔히 시골엔 빈집이 많다고 생각합니다만, 도시에 있는 자식이 상속받은 뒤 팔지 않고 세컨드하우스로 이용하곤 합니다. 처음엔 LH나 지자체에서 빈집을 매입해 청년에게 임대주택을 주는 방안을 제안했는데, 이 방법도 쉽지 않더라고요. 군유지 또는 국유지에 집을 지어 공급하는 방법이 가장 실효성 있을 것 같습니다.”- 농부이자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농사일하면서 임신·출산·육아를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첫째를 가졌을 적에 입덧이 굉장히 심했습니다. 몸은 너무 힘든데 당시 새로운 작물인 애플수박을 심어놓은 때였어요. 몸은 안 따라 주지, 손질할 애플수박은 자꾸만 늘어나지, 정말 울고만 싶었습니다. 얼마 전 우연히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과 영상을 보게 됐는데요. 제가 첫째 출산 1주일 전에도 40도까지 올라가는 하우스에서 수박 순을 정리하고 있더라고요. 영상 속 저를 보며 ‘정말 미쳤었구나’, ‘겁도 없었네’ 싶었습니다.”송주희 너래안 대표와 가족들.(사진제공=너래안)- 화천에는 소아과도 없고 분만도 할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겪는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해 주십시오. “화천은 분만 병원과 소아과가 없어서 40~50분 거리에 있는 춘천으로 갑니다. 사실 크게 불편함을 느끼진 않습니다. 물론 가까운 곳에 있으면 좋겠지만, 이러한 취약점 때문에 군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분만 시기가 다가왔을 때, 병원 근처에 지낼 수 있는 숙소를 지원한다던가 교통서비스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아이가 어릴 적엔 저희는 춘천에 집을 얻어 화천으로 출퇴근을 했고, 아이를 농장으로 매일 데리고 나왔어요. 농장에 있는 농막에서 아기를 재우고 먹이며 일하고, 친정 부모님이 많이 봐주셨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화천에서 육아하기 어려웠다’라고 말할 것이 없는 것 같아요. 도심이나 화천이나 비슷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화천에서 사는 장점을 소개해 주십시오.“일단 층간소음에 대해 자유로울 수 있어 아이들에게 잔소리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지금 아이들이 어린이집, 유치원을 다니는데 학습 프로그램이나, 현장학습을 다양하게 다녀서 만족스럽습니다. 얼마 전 바람이 선선해져서 아이들과 밤에 마당에 나가 별을 보며 신나게 뛰어놀았습니다. 그런 모습을 바라만 봐도 부모 입장에선 참 행복하더라고요. 자연의 변화를 몸소 느끼며 자라기가 쉽지 않잖아요? 당장은 화천에서 사는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습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너무 없는 것이 걱정이긴 합니다.”- 향후 계획에 관해 말씀해 주십시오.“저희는 계속해서 우리 농산물을 가지고 좋은 참기름, 들기름을 만들 것입니다. 빠른 변화를 겪고 있는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식품군들도 계속 연구하고 개발해 출시할 생각입니다. 특히 요즘은 ‘너래안’이라는 사업체를 잘 꾸려나가 많은 청년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요. 지금 너래안은 20~30대 4명의 직원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일자리와 주거 문제가 해결되면 젊은 친구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고, 또 그것이 결국은 지역에 정착할 수 있게 되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4-09-10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100] "아기 받을수록 적자… 분만 국가책임제로 바꿔야"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30여 년 동안 생명 탄생의 순간을 지켜 본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 그는 사명감을 가지고 엄마와 아기 두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평생을 다하며 살았다. 조산예방치료센터장으로 이른둥이 분만과 치료에 앞장섰고, 고위험 임신 예방과 치료 연구에 매진했다. 최근에는 조산 조기 예측 방법 개발과 개인 맞춤형 진통 억제제 사용 근거를 마련하는 등 고 위험 임신과 분만 대응에 기여하며 저출생(출산) 극복의 공로를 인정받기도 했다. 김 교수를 만나 ‘저출생(출산) 시대의 산부인과’ 이야기를 들어봤다.-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이대목동병원에서 산부인과 전문의로 일하는 김영주입니다. 현재 이대목동병원모자센터·조산예방치료센터장과 태아알코올증후군 연구소장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최근 장애친화 산부인과를 열어 장애 여성에게 안전한 산부인과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분만을 포기한 산부인과가 많습니다. 때문에 산부인과 분만 수가 개선을 ‘국가책임제’로 바꿔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30년 전에는 대학병원에서 하루에 200~250명의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지금은 50명도 분만하러 오지 않습니다. 분만실이 운영되려면 하루에 아기 100명은 태어나야 하는데 턱없이 모자랍니다. 또 아이 한 명이 태어나려면 의료진 10명 정도가 필요합니다. 산부인과·소아과 의사, 산부인과·소아과 간호사, 마취과 의사 등이 함께 분만실에 들어오지요. 세 쌍둥이가 태어날 때는 의료진 40명이 분만에 참여했습니다. 아이를 받을수록 적자인데 이를 유지할 병원이 있을까요? 누가 산부인과를 지망하겠습니까. 전문의 배출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저는 이제 분만을 국가책임제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가 나서서 분만실이 없는 지역에 병원을 설립하고 의사를 고용해, 산모가 안심하고 진료받으며 무사히 출산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합니다.”- 분만 진료를 어렵게 하는 다른 요인들이 있나요.“불가항력적인 분만 사고임에도 의사가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분만 진료를 포기하게 만듭니다. 이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젊은 의사는 산부인과를 선택하지 못할 것입니다. 최근에 뇌성마비 신생아 분만을 담당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법원이 12억 원 배상을 판결했습니다. 의사가 의무를 다했더라도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국가에서 전적으로 보상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경우 정부에서 3억 원을 보상해 줍니다. 한국은 겨우 3000만 원입니다. 나머지 비용을 의사가 전부 책임져야 합니다. 최근 정부가 무과실 분만사고의 국가보상 한도를 실제 민사배상 수준으로 증액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좋은 결론이 나길 희망합니다.”김영주 교수가 저출생 극복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받고 있다.- 출생아 수는 줄어드는데 조산아 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이는 물론 산모까지 위험해질 수 있는 조산을 예방할 방법은 없을까요.“현재 대한민국은 전체 출산율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고령 임산부가 늘어나면서 조산과 고위험 임신의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몇 가지 중요한 예방 방법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건강한 식습관 유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영양가 있는 식사로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둘째,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규칙적이고 적절한 운동을 권장합니다. 셋째,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합니다. 충분한 휴식과 취미 생활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거 조산을 한 적이 있다면 조산의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산부인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태아알코올증후군 예방연구소를 설립하셨습니다. 임산부가 음주와 흡연 시 어떤 문제점이 생길까요.“임신 중 음주는 태아 알코올 증후군(fetal alcohol syndrome)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태아의 얼굴에 기형을 초래해 눈이 작아지고, 위쪽 입술이 얇아지며 인중이 평평해질 수 있습니다. 출생 전후의 성장 속도가 느려질 수 있고, 지적장애 및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 등 신경 발달 장애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산모의 음주율이 비교적 낮지만, 임신 초기에는 임신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알코올을 섭취하기도 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임신 중 흡연 역시 신생아 저체중 출생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태반의 기능을 저해해 태반 조기 박리 등 조산의 위험을 높입니다. 흡연은 또 태아의 폐 발달을 방해해 출생 후 호흡기 질환, 면역 시스템의 약화, 정서 발달 등의 다양한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모유 수유의 장점을 소개해 주십시오. 모유 수유를 보다 많은 엄마가 하려면 어떤 점이 바뀌면 좋을까요.“모유 수유는 아이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중요한 첫 걸음입니다. 아기의 면역력 향상뿐만 아니라 아토피, 천식, 비만 등의 질병을 낮추고 두뇌 발달에도 좋습니다. 모성에서는 고지혈증, 당뇨병, 유방암 등 질병 가능성이 내려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모유 수유율은 2010~2012년 66%에서 2019~2020년에는 34%로 떨어졌습니다. 여성의 사회 참여율이 상승하는 데 비해 제도적인 지원이 부족해 사회활동과 모유수유를 병행하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보다 적극적인 사회적 제도의 지원과 산후조리원의 시스템 변화 등을 통해 모유 수유가 어렵지 않다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제가 회장으로 있는 모유수유넷을 통해 이러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출생(출산) 극복을 위해 어떤 정책이 마련되면 좋을까요.“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충격적인 숫자였습니다. 저출생(출산) 정책을 한마디로 말하긴 어렵지만, 우선 급할 때 언제든 맡길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합니다. 요즘 주변에서 ‘아이 낳으면 짐이다’, ‘육아가 힘들다’, ‘아이 키우기 쉽지 않다’ 같은 말만 들려옵니다. ‘아이 낳으면 좋다’, ‘육아는 행복하다’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합니다. 이민자를 대우하는 분위기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K-문화 덕분에 전 세계 많은 이들이 한국에 와서 살고 싶어 하는데, 우리는 여전히 이들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필리핀, 파키스탄, 네팔 등에서 온 엄마들이 아이 돌보기 어려워하고, 아이들 역시 학교에서 적응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민을 늘리고 정착을 도와 다 함께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아동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도 조성해야 합니다. 독일은 부모 중 한 명 이상과 동반하는 자녀는 14세까지 기차 요금이 무료이고, 17세까지 무료로 입장하는 박물관도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36개월 이상이면 성인에 버금가는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다양한 이용요금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나아가 부모와 동반한 자녀는 국가유공자급으로 대우해 공공시설 이용요금 감면이나 무료 혜택을 주고, 교통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어야 저출산(출생)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4-08-27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100] 7남매 둔 워킹맘 "유아 치중된 정책 지원 확대해야"

나이 마흔 넷에 2017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단양군 공무원으로 임용된 김미라 씨. 그녀는 무려 7 남매를 둔 워킹 맘이다. 늦은 나이에 공부가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도전하고 그것을 통해 행복을 찾아보라”고 말한다. 그녀는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자라며 보고 배워, 그들도 부모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다자녀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줄 정책적 지원책을 의망했다. 김미라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본인과 가족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단양군에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미라입니다. 남편과 딸 6명, 다섯째인 아들 1명이 있습니다. 첫째는 취업 준비 중이고 둘째와 셋째, 넷째는 대학생입니다. 다섯째 아들은 현재 고 2 학생이고 여섯째는 그 무섭다는 중 2, 일곱째인 귀염둥이 막내는 초 3입니다.”- 마흔 넷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며 공직을 시작하셨습니다. 어떻게 일을 시작하려는 마음을 먹었는 지 궁금합니다.“학원 강사로 일하다가 결혼하면서 그만뒀습니다. 아이 5명을 키울 때까지 전업주부로 지내며 아이와 남편에게 매진하며 살다가 외벌이하는 남편을 도울 방법을 고민했어요. 아이들도 공부시키며 수입을 얻으려면 공부방 운영을 해야 하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당시 첫째가 공부를 곧잘 해, 친한 엄마들이 비법을 궁금해 한 것이 생각나 공부방 운영까지 염두에 둔 것입니다. 공부방을 열어 몇 달째 운영하다 덜컥 여섯째가 생겼어요. 계속 공부방을 운영하는 것은 너무 무리라 싶었습니다. 우리 아이들 공부를 위해 시작한 일이었는데 다른 아이의 공부를 봐 주다 보니 아이들이 뒷전으로 밀려나기 시작했어요. 결국 다시 전업주부로 돌아왔습니다.그런 어느 날, 남편이 업무차 기차를 타고 가던 중 옆자리 공무원 분과 주고받았다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남편은 첫아이 돌 무렵에 공무원 시험 관련 서적을 제게 건넨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저는 아이만 키우고 싶다며 거절했지요. 그땐 공무원 시험에 나이 제한도 있었어요. 당장 가서 환불하라고 했어요. 양육에만 전념하고 싶다면서요. 하지만 남편은 앞으로 아이들을 키우며 직장생활을 한다면, 다른 어떤 직장보다도 공무원이 나을 것 같다며 공무원 시험을 권유했습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시험공부를 시작한 이후 무려 4번이나 불합격 통지를 받았습니다. 나이도 나이지만 아이를 키우며 공부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때마다 남편은 집안 일을 도맡아 하며, 제게 위로와 용기를 주었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의 희생 덕분에 마침내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습니다.”김미라씨 부부와 7남매들.- 다자녀를 키우며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고, 어떻게 극복을 하셨는지요.“아이들이 어릴 적엔 참 많이도 아팠습니다. 동네 소아청소년과를 제 집처럼 들락거렸어요. 그나마 원장님이 아이들 병원비를 늘 적게 받으셨어요. 4명인데 3명 값만 받으셨죠. 본인도 딸 셋을 키우다 보니 얼마나 힘든지를 안다고 말씀하셨어요. 감기가 심해지면 치료기기를 빌려주기도 하셔서 집에서 치료할 수도 있었어요. 원장님의 배려와 보살핌을 늘 고맙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직장생활을 다시 시작하면서부터 육아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마흔 둘에 막내도 낳았구요. 공무원 발령을 받은 뒤 넷째와 막내만 데리고 단양으로 가 말 그대로 두 집 살림을 했습니다. 아이가 갑자기 아플 때는 자녀돌봄휴가제도 덕분에 병원에 데려갈 수 있었습니다. 야근을 할 때는 먼저 아이들을 집에 데려다 놓고 저녁을 차려주거나, 음식을 사다 준 뒤 사무실로 돌아오곤 했죠. 제 가족이 단양에서 완전체가 된 것이 1년도 채 안됩니다. 남편과 저는 주말부부로 생활해야 했어요. 아이들이 서로서로 돌보며 잘 지내준 덕에 제가 일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이제는 막내가 초 3인지라 다들 조금씩 더 자랐지요. 아이들도 각자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답니다. 아침 6시 30분과 7시에 알람이 두 번 울리면 잠에서 깹니다. 아이들을 깨워 30분, 20분, 10분 단위로 등교 준비를 재촉합니다. 초등생인 일곱째의 등교를 도와준 후 군청으로 출근해 업무에 매진하다 보면 어느 새 퇴근 시간이 다가옵니다. 부서를 옮긴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엔 적어도 3개월 정도는 야근을 했습니다. 그때마다 저녁은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했어요. 퇴근 후에 아이들 저녁을 챙겨주고 난 뒤엔 제 건강을 위해 일주일에 2~3번 배드민턴을 하러 체육관에 가 1시간~1시간 반 정도 운동을 합니다. 귀가 후 아이들 공부 점검도 하고 잠자리도 봐줍니다. 아이들이 잠을 청하면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거나 설거지를 하거나 다음 날 아침 국을 미리 끓이기도 하지요. 모든 일이 끝나면 씻고 잠을 청합니다.주말 오후에는 일주일 분량의 식량을 사러 마트로 향합니다. 단양에는 큰 마트가 없어 제천까지 가 저렴하다고 생각한 마트를 2군데 골라 다닙니다. 그래도 저희의 일주일 장보기 한도금액인 25만 원을 훌쩍 넘습니다. 온라인 구매도 있으니 일주일 저희 식비는 35만~40만 원 정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이들이 적은 집은 음식이 남아 버리는 일이 다반사라고 하는데, 아이들이 많은 집은 음식이 없어서 못 먹게 되니 참 신기합니다. 심리적으로 여럿이 먹을 때가 더 많이 먹게 되는 것 같습니다. (웃음)”김미라씨 가족들이 함께 모여 생일 파티를 하고 있다.- 다자녀라 정부나 군에서 어떤 지원을 받는 지 궁금합니다. 다자녀 혜택 가운데 아쉽거나 추가됐으면 하는 것은 없으신지요.“주변에선 ‘애국자’라며 집 한 채씩 줘야 한다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아이가 일곱이라고 해서 받는 것 중에 도시가스·수도세·전기세 요금 할인이 있습니다. 8월부터는 다자녀지원금이 전국 최초로 충북에서 지원됩니다. 다섯 자녀 이상 가구에 18세 미만의 아이 한 명당 100만 원씩 받게 됩니다. 그 외엔 별로 없네요. 정책 대부분이 출산과 유아시기에만 맞춰 있어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유년기, 청소년기, 대학생에 대한 정책은 거의 없습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출산을 많이 독려하고 있긴 하지만 실제 초·중·고·대학생을 키우는 가정에 대한 지원은 많지 않습니다. 자녀가 적은 다른 가정보다 많은 지원을 받지 못하며 생활한다면, 그런 분들에게 다자녀 계획이 있을까요.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자라며 보고 배워 그들도 부모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아이 낳아 키우기 힘들다는 부부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그런 부부들에게 선배 부모로서 조언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아이 낳아 키우기 쉽다고 말할 부모는 없을 겁니다.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 등을 희생하며 아이에게 맞춰가며 생활하는 게 MZ세대에겐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 비혼도 많고, 자녀 계획이 없는 부부도 종종 봅니다. 부부가 젊을 때엔 둘만이 사랑하며 행복할 수 있으나, 아이로 인해 웃고 울고 싸우면서 그 가정은 활기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아이들 3명이 캠프를 가고, 2명은 타지에 있어 집에 아이 2명과 부부가 이틀 정도 있었습니다. 어찌나 집안이 조용하고 적적했는지 모릅니다. 아이 없는 집은 더 그렇지 않을까요. 집에서도 부부 각자의 일을 하다 보면 얼굴 마주할 시간도 줄어들고 대화의 시간 역시 줄어들 것입니다. 가끔은 아이 키우는 힘든 책임감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제 삶의 활력소가 되고, 제법 성장한 아이는 엄마 아빠의 친구 자리를 내어 주기도 합니다. 이럴 때 정말 든든합니다. 아이들을 통해 제가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함을 느낍니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4-08-20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100] "역사는 곧 우리 정체성… 이민2세 자긍심 심어주죠"

미국 캘리포니아 주 프리몬트 통합교육구의 교육위원으로 6년 째 활동 중인 김현주 씨. 지난 10여년 동인 한인학교 활동 등을 통해 미국의 한인들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앞장 서 왔다.미국 캘리포니아 주 프리몬트 통합교육구의 김현주 교육위원은 10년 이상 실리콘밸리 한국학교에서 일하며 이민 2세대 들에게 한국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가르쳤다. 역사 왜곡 도서인 요코 이야기가 교재로 채택되지 못하게 앞장서는 등 올바른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데 전념해 왔다. 한국계 학생들에게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김 위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저는 프리몬트 유니온 고등학교 교육청(FUHSD)의 교육위원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지역인 서니베일과 쿠퍼티노 등 총 6개 시의 5개 고등학교와 성인학교가 FUHSD의 관할입니다.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D2U(Drive to Your University)라는 고교 생활 전반에 대한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한국역사문화캠프를 개최하는 ‘에코코리아’라는 비영리기관을 공동창설해 12년째 한인계 학생에게 한국역사문화를 지도하고 리더십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FUHSD의 교육위원은 어떤 일을 하는지, 또 어떻게 이 일에 도전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교육위원은 시민 세금으로 세워진 공립학교가 제대로 운영되는지를 감수하는 기관으로, 재정부터 커리큘럼, 학교시설 현대화, 교육정책 등을 최종결정합니다. 임기 4년의 선출직이라 시민에게 지지를 얻어야 당선될 수 있어 소통이 늘 중요합니다. 저는 늘 한인 커뮤니티가 강해지려면 지역 주류사회와 좀 더 많은 연결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때 마침 전직 교육위원이 권유해 교육위원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한국학교 학생과 부모들에게 한인이 주류 교육계에서 의사결정권을 갖고 활동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2018년 당선되어 2022년에 재선에도 성공해 6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는지, 또 교민들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요.“주로 주말에 교포들에게 한글을 가르칩니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도 함께 가르치기에 ‘한국학교’라고 부릅니다. 문화적 정체성을 심어주고 한국역사와 문화에 대한 지식을 심어줌으로써, 미국 사회에서 한인계로서 자신감을 갖도록 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한국에서 방송작가로 활동하다 미국에 와 보니 한국의 역사문화를 가르칠 곳이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한국학교에서 역사와 문화도 가르치자고 건의했다가 아예 교사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한국학교는 해외의 한인 커뮤니티를 발전시켜 나갈 미래의 인재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배우는 중요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프리몬트 유니온 고등학교 교육청(FUHSD) 앞에서 포즈를 취한 김현주 교육위원.- 역사를 왜곡한 ‘요코 이야기’ 교재 사용 반대 운동에도 힘을 보태셨다고 들었습니다.“일본 소녀 ‘요코’가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한국에서 수모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미국 학교에서 배운다는 기사를 보고 잠이 안 왔어요. 당장 제 아이의 한국학교를 찾아가 한국역사 수업을 요청하고, 한국역사문화교육위원회를 만들어 수업 교안과 자료까지 제공했습니다. 이후 ‘요코 이야기’ 수업 때 한인의 시각을 담은 책 ‘My Name is Keoko’을 함께 가르치도록 조례가 제정되었고, 담당 출판사는 추천교재 명단에서 자진퇴출되었습니다. 커뮤니티가 하나가 되어 협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교훈과 함께 이민자들도 문제가 생겼을 때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알려야 한다는 중요성을 알게 됐습니다. 지금은 내년 역사문화 세미나를 매년 열어 미국학교 선생님들에게 한국역사문화를 가르칠 수 있는 교재와 자료들을 배부하고 강의도 제공합니다.”- 광복군 참사 겸 정훈처장과 한국 임시정부 의정원 예·결산위원장을 지낸 양우조 옹의 외손녀라고 들었습니다. 1999년에는 ‘제시의 일기’가 출간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제시의 일기’는 제 어머니가 태어나고 성장하는 모습을 담은 이야기이기에 의미가 깊고 소중합니다. 첫날 일기가 특별히 와 닿았습니다. ‘아기의 이름을 ‘제시’라고 지었다. 돌림자가 ‘제’자인데 제시라는 이름이 생각났다. 영어 이름이다. 조국을 떠나 중국에서 태어난 아기, 그 아기가 자랐을 때는 우리나라가 세계 속에서 당당하게 제 몫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 아기 또한 그들 사이에서 능력 있는 한국인으로 활약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지었다.’ 미국에서 두 아이를 키운 저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 뜻을 늘 마음에 품고 살아왔습니다. 여러 나라 사람들 사이에서 능력 있는 한국인으로 활약하는 증손주를 하늘에서 보고 계시리라 믿으면서요.”- 2000년 미국 이민 후에 낯선 땅에서 두 아이 육아를 하면서 어떻게 일할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미국에서 다른 가족의 도움 없이 두 아이를 키우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육아를 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일을 조금이라도 계속할 수 있는 선택을 했습니다. 자유기고가로 한국의 여성 및 육아잡지에 주로 미국 엄마들의 육아방법과 교육에 관한 기사와 칼럼을 썼습니다. 저는 제가 속하는 공동체에 힘과 도움이 되는 일에 가장 큰 의미를 두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저를 필요로 할 때는 최대한 함께 있어 주었습니다. 남편도 큰 지원군이었습니다. 가장 좋은 육아는 직접 보여 주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아이들에게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를 위해 힘이 되는 일을 하라는 메시지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앞으로도 같은 마음으로 계속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해 나갈 것입니다.”김현주 위원의 든든한 지원군인 가족들.- 한국에서는 사교육 열풍이 대단합니다. 미국 역시 명문대 입학을 위한 사교육 시장 규모가 크다고 들었습니다. 미국 명문대가 요구하는 교육수준을 공립학교에선 이룰 수 없는 것 인지요.“미국 명문대는 학업성적뿐 아니라 총체적인 평가로 학생을 선발합니다. 자신이 필요한 인재임을 보여주려면 리더십과 열정, 공동체를 위한 기여 등을 증명할 여러 활동을 해야 합니다. 제 교육구도 ‘종합 고등학교 모델’을 중요시합니다.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지식과 경험을 쌓도록 지원합니다. 공립학교의 미션은 모든 학생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기에 저소득학생과 장애학생, 영어학습자 학생 등 더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에 재정을 쏟습니다. 전체 학교 공동체에서도 그런 학생을 돕는 학생 클럽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집니다.”- 한국은 저 출생 문제도 심각합니다.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최근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출산장려캠페인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 장려정책과 더불어 교육문제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교육 기능이 강화되고, 공동체 기여 경험 등을 포함한 총괄적인 평가를 통해 입학선발을 하고, 경쟁적인 상대평가 위주가 아닌 함께 잘되고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학교를 찾아갈 수 있도록 대학이 차별화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특화된 전공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으면 보다 덜 경쟁적인 입시가 될 것입니다. 이는 공교육의 강화로도 이어지고 저 출생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임기인 2026년 12월까지 최선을 다해 교육위원 활동을 하고, 한인 및 지역사회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역할도 계속할 예정입니다. 한인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3년째 하는 북 클럽 활동과 학생 코칭 프로그램도 계속하면서 교육위원으로 쌓은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싶습니다.” - 독자들에게 응원의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엄마가 행복해야 자녀도, 가정도 행복합니다. 엄마의 행복은 긍정적인 마음가짐에서, 또 인생을 대하는 태도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자녀에게 너무 몰입하기 보다는, 자신이 좋아하거나 뜻을 가진 일을 열심히 해나가는 것 또한 좋은 육아의 여정에 포함된다고 봅니다. ‘행복은 자신이 솔선수범하고 유능함을 느끼며 사람들과 연결될 때 온다’는 뇌 과학자 이야기한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행하며 모두 행복을 느꼈으면 합니다. 그 행복이 여러분들의 자녀들에게도 아주 좋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4-08-06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 2080] 늘어나는 '황혼 이혼'… 잘 헤어지려면 이것부터 알아야

황혼 이혼(黃昏 離婚)이 보편화된 시대다. 서로의 자유로운 노후를 위해 늦은 이혼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이외로 적지 않다. 이혼을 ‘새로운 출발’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이혼을 잘 하는 것이 행복한 노후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원수가 되지 않고,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며 멋지게 헤어질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도움을 기초로 ‘잘 헤어지는 법’을 일문일답 식으로 정리해 본다.- 우리 법에 자동 이혼이라는 제도는 없나.“우리나라에서 이혼할 수 있는 방법은 ‘협의 이혼’과 ‘재판상 이혼’ 두 가지가 있다. 어떤 사유에서건 ‘자동 이혼’이 되는 경우는 없다. 협의 이혼은 부부가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의사를 확인한 후 헤어지는 것이고, 재판상 이혼은 폭행이나 외도 등 법에서 정한 이혼사유로 소송을 통해 헤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혼서류에 도장만 찍으면 이혼이 자동성립되는 것이 아닌가.“그렇게 하면 ‘협의이혼’이 시작된다. 쌍방이 이혼에 합의했다면 가정법원에 출석해 ‘협의의혼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법원에서 부부상담을 통해 쌍방의 협의 이혼 의지를 확인한다. 자녀 양육 방안 등에 관한 절차와 협의도 거쳐야 한다. 자녀가 없으면 보통은 한 달, 자녀가 있으면 3개월 정도 후에 이혼 확정 날자가 정해진다.”- 위자료는 부부관계를 깬 쪽에서 무조건 부담해야 하나.“그렇다. 이혼 위자료는 어느 한 쪽 잘못으로 혼인관계가 깨짐으로써 상대가 받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로금이다. 당연히 부부관계를 깬 쪽에서 물게 되어 있다. 법원은 이혼에 이르게 된 경위와 혼인기간 및 혼인파탄의 책임과 원인, 당사자의 재산상태 및 생활 정도, 나이와 직업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위자료를 산정한다.”- 위자료 산정의 기준은 어떻게 되나.“위자료 기준 액수는 재벌 등을 제외하면 대개 3000만 원 정도로 한다. 어느 한 쪽에 100% 잘못이 있다면, 여기에 결혼생활이 30년 이상이면 50% 범위 내에서 가산하고 반대로 1년 미만이면 그만큼 감액하는 방식으로 책정된다. 혼인파탄의 책임이 클수록 가중되기도 한다. 부부 쌍방에 잘못이 공히 있다면 과실 비율을 따져 잘못을 제한 만큼 인정하는 추세다. 공동책임이 있다고 확인되면 위자료를 안 주어도 된다.”- 이혼 시 재산 분할 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법원이 재산 취득 경위와 이용 상황, 소득과 생활능력, 결혼기간 등을 토대로 적정 비율을 정한다. 재산분할은 결혼 파탄에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라도 청구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부부 한 쪽의 명의로 된 ‘특유재산’은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하지만, 결혼 생활이 오래되었고 다른 일방이 특유재산의 유지에 도움을 주었다면 분할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전업주부는 어느 정도나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나.“이제까지 판례 등을 종합하면, 이혼한 전업주부 가운데 40% 가량이 재산의 절반 가량을 분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업주부의 가사노동 기여도가 늘 논란거리지만, 대체로 혼인기간이 10년 이상이면 반반 씩으로 책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 법원 통계로도 여성에게 30%에서 최대 50%까지 재산 형성의 기여도를 인정하는 추세다.”- 사실혼일 경우 재산분할 청구가 안되나.“법적 부부인 법률혼 배우자는 이혼 시 배우자에게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배우자가 사망하면 상속도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사실혼 배우자에게는 상속권은 물론 재산분할청구권도 인정되지 않는다. 법적인 친족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도 아버지 대신 어머니의 성과 본을 따라야 해, 상속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사실혼 관계라면 어떤 경우든 재산분할 청구나 위자료 청구가 불가능하다는 얘기인가.“극히 예외는 있다. 그 사실혼 관계가 사망이 아니라 어느 한 쪽의 귀책사유로 끝난 경우에는 상대방에 대해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사실혼 관계라도 동거나 부양, 협조, 정보의 의무가 있기 때문에 사실혼 배우자가 외도를 해서 사실혼 관계가 해소된 경우라면 외도한 배우자와 그 상간자 모두에게 위자료도 청구할 수 있다.” - 단순 동거도 재산분할 청구가 불가능한가.“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없다. 사실혼으로 인정을 받아 법의 보호를 받으려면 혼인신고는 없더라도 주관적인 혼인의 의사와 객관적인 혼인생활의 실체를 두루 갖춰야 한다. 수 년을 함께 살았어도, 단순 동거라면 그 관계가 어느 한 쪽의 귀책사유로 끝나더라도 상대방에게 동거기간 중 취득한 재산에 대해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없다.”- 이혼사유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것이 무엇인가.“‘부정행위’다. 부부의 정조 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배우자가 악의를 갖고 동거와 부양 협조의 의무를 버려도 이혼사유가 된다. 배우자와 그의 부모나 조부모로부터 폭행이나 폭언, 학대, 모욕 같은 대우를 받아도 이혼 청구사유가 된다. 배우자 생사가 3년 이상 불분명해도 이혼청구 사유가 된다. 나중에 배우자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도 이미 종료된 혼인관계는 회복되지 못한다.”- 이혼 위자료를 부정행위를 한 상대방 배우자는 물론 시부모나 장인·장모에게도 청구할 수 있다고 들었다.“그렇다. 이런 사실을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쌍방이 합의해 이혼하는 경우에도 청구가 가능하다. 다만, 이혼의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0년, 이를 안 날로부터 3년 이내에 위자료를 청구해야 한다.” - 자녀 유무에 따라 위자료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피해 배우자의 정신적 고통에 해당하는 위자료나 손해배상을 지급하라는 상간소송의 경우, 원고 부부의 혼인 기간은 물론 자녀 여무에 따라 위자료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성 관계 횟수나 그 외 다른 부정행위 횟수도 액수를 높일 수 있는 요건이다. 피고가 부정행위 발각 후에도 이를 인정 않으면 위자료 액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미국의 ‘혼전계약서’ 같은 것이 국내에서는 효력이 없나.“미국에서는 이혼할 때 재산을 분할해 주겠다는 혼전계약서가 더러 인정을 받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법적인 효력이 없다. 다만, 민법 제829조에 따라 결혼 전 각자 관리하던 재산에 대해 결혼 중에도 각자 관리하기로 ‘부부재산약정’을 했다면 혼인 신고 전 등기로 효력을 가질 수는 있다.”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2024-08-02 07:39 조진래 기자

[비바 2080] 은퇴한 남편에게 부인들이 바라는 것 3가지는?

이미지=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은퇴한 남편을 둔 부인들은 일을 그만 둔 남편들에게 불만도 많고 원하는 것도 많다. 그렇다며 우리 부인들은 어떨까. 호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역임한 한혜경 작가가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에 올린 글에서 ‘은퇴 남편에 대해 부인들이 원하는 세 가지’를 제시해 눈길을 끈다.첫째, “왕년에 내가…”라는 지루한 이야기는 금물이다. 그런 얘기를 들어줄 만큼 여자들은 한가하지 않다는 것이다. 누구나 알 만한 자리에 올랐던 사람은 물론 평범했던 사람들조차 ‘좋았던 과거’, 즉 ‘라떼’를 얘기하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 그것 만큼 고역이 없다고 한다.많은 부인들은 남편이 늘 옛 생각에 빠져있으면 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면서, 남편이 이제는 가능한 ‘최근의 관심사’나 ‘요즘 하고 있는 일’, ‘최근에 새로 알게 된 친구들’에 더 집중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길 기대한다고 전한다.둘째, ‘혼자서도 잘 노는 남편’이 최고다. 은퇴 전에야 남편이 가사노동 분담 외에도 소소한 소통과 공감, 재미가 있는 관계를 원했지만 요즘은 그런 식의 추상적인 단어 보다는 이른바 ‘각자의 달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아내들이 원하는 ‘각자의 달력’이란, 빨래나 청소 같은 집안일을 알아서 척척 해주면서도 자신만의 ‘일’이나 ‘활동’이 있어 정기적으로 외출도 하고, 그래서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할 수 있는 그런 남편과의 관계를 말한다. 대단한 일이나 돈 되는 일이 아니어도 좋다.부인들은 무슨 일이든 하루 몇 시간, 혹은 일주일에 몇 시간 동안 루틴과 활력을 지킬 수 있는 활동에 몰두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아내들은 남편이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 노하우를 가지기를 훨씬 더 기대한다는 것이다.이미지=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마지막으로, 부인들은 은퇴 남편들이 이왕이면 행복감을 주는 활동을 하길 바란다. 은퇴 남편을 둔 부인들 가운데는 “이왕이면 ‘음악’에 관련된 활동이 좋겠다”는 의견이 상당히 많다고 한다. 음악은 자신도 행복하고 남도 행복하게 해주기 때문이란다.연주나 보컬 실력이 어떤 지 보다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음악에 몰두하는 모습이 젊어 보이기도 하고 행복해 보인다고 말한다. 주변에 은퇴 후에 음악과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다른 어떤 활동보다 만족도가 높다고 전한다.한 교수는 음악이 확실히 은퇴자들에게 좋은 활동이라고 추천한다. 언제나 더 배워야 할 부분이 있는, 끝이 없는 창조적 활동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장시간 연습이 필수적이고, 음악을 통해 우정을 쌓고 협력할 수도 있어 좋다고 말한다.몸과 머리를 많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덧붙인다. 공연 같은 것이 있을 때마다 부지런히 이동할 일이 잦으니, 건강은 물론 인지 기능도 좋아지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2024-07-31 07:29 이의현 기자

[비바100] "뛰기만 해도 성장판 자극… 마사지·스트레칭은 덤"

김동이 펜타핏 대표.(사진제공=펜타핏)지난 18일 제48회 프리미엄 임신·육아교실 K클래스가 온라인 생방송으로 개최됐다. 광명시청소년수련관 청소년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된 이번 K클래스는 맘스커리어가 주최하고 베이비박스·참약사·노발락·럽맘·한국산후조리원연합회,베페, 브릿지경제 등이 후원했다. 이번 K클래스 행사에는 메디컬 피티 스튜디오 ‘펜타핏’의 김동이 대표가 강사로 나서 ‘우리 아이 키 크려면?: 키 성장에 도움을 주는 마사지와 운동법’을 주제로 특강을 펼쳤다.김동이 대표는 이날 “사람의 키는 유전적 요인이 크지만 이와 함께 환경적 요인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식습관과 생활습관에 따라 키가 더 자랄 수도 있다는 것이다.키는 어떻게 자라는 것일까? 대개는 성장판의 연골세포가 세포분열하면서 뼈의 길이를 자라게 한다. 이를 ‘골화’라고 한다. 여성은 대체로 16~18세, 남성은 18세까지 이를 반복하며 성장한다.일반인들은 성장판이 대체로 무릎, 발목에만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성장판은 손가락은 물론 손목과 팔꿈치, 어깨, 발가락과 발목, 무릎과 골반 등 온몸에 있는 뼈 양쪽 끝에 자리 잡고 있다. 김동이 대표는 “아이들이 바른 자세로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성장판들을 골고루 자극하면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우리나라 아이들은 학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수업을 들으며 지낼 뿐만 아니라, 학원을 가고 숙제를 하느라 유독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길다. 그렇게 오래 앉아 있으면 몸의 균형이 깨지고 골반도 틀어질 뿐만 아니라 성장판으로 가는 올바른 자극까지 방해를 받게 된다. 이에 김 대표는 “성인이 되기 전에는 기본적인 움직임만 늘어나도 이를 교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아이는 뼈가 말랑말랑하고 아직 근육도 채 형성되기 전이라, 놀이터에서 뛰어놀게 해 활동량만 증가시키면 된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생각하겠지만, 놀이에는 사람의 움직임이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성장판에 자극이 되는 운동으로는 어떤 것 들이 있을까. 김 대표는 이와 관련해 “사람의 성장판은 수직으로 자극을 받을 때 성장이 촉진된다”며 힌트를 주었다. 뼈에 가해지는 기계적 스트레스가 세포 활동을 증가시켜 뼈 형성을 촉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키 성장을 도울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김 대표는 유아나 어린이들이 ‘점프 놀이’를 많이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 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하는 일반적인 체육 활동에만 잘 참여해도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돌멩이 하나 던진 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 게 키 크는 데 무슨 도움이 됐겠느냐고 부모님들은 놀라시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또 어린이를 위한 운동으로 줄넘기를 추천하기도 했다. 줄넘기로 가볍게 뛰기만 해도 키 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김동이 메디컬 피티 스튜디오 '펜타핏' 대표가 아이 키 성장에 도움을 주는 마사지법을 선보이고 있다.(사진제공=펜타핏)김동이 대표는 아이들을 위해 ‘점핑 스쿼트’를 추천하기도 했다. 점프할 때 발을 바꾸거나 몸을 회전하면서 성장판을 골고루 자극해 주면 좋다는 것이다. 아이가 이제 막 걷기 시작했다면, 부모가 손을 잡아 준 다음에 낮은 계단에서 콩 하고 뛰어내리는 연습을 해 보는 것도 좋다고 했다. 이런 행동을 반복하면 아이가 뛰는 훈련도 할 수 있고 성장판 역시 자극이 된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특히 엄마들이 자녀에게 해 주면 좋을 것으로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녀가 무릎에 통증이 있다고 할 때, 슬개건에 부착된 부위의 뼈가 튀어나오고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오스굿씨 병’일 수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위에 염증이 쌓이면 성장판 활동을 막거나 골절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김 대표는 이 때 근육의 긴장을 풀어 줄 것을 조언했다. 무릎 위 근육을 만져보면 경계선이 있는데, 그 부분을 손끝으로 살짝 눌러 볼 것을 권했다. 근육의 긴장을 풀어 주는 것도 있지만, 근육 사이사이 경계를 확실하게 해 줌으로써 근육끼리 달라붙지 않게 해 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오스굿씨 병’이 아니더라도 이 부위는 자주 쓰는 근육이라 마사지로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그는 근육 전체적으로 긴장을 떨어뜨리는 마사지도 있다고 소개했다. 먼저, 무릎 위쪽 대퇴 사두근을 양손으로 아주 살짝 잡는다. 주무르지 않고 5~10초간 잡고만 있으면 된다. 근육은 길게 잡고 있을 때 압력에 반응해서 풀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이가 간지럽다고 킥킥거리면 마주 보고 같이 웃어 주라고 했다. 꼭 마사지 효과가 아니더라도 스킨십으로도 좋다고 했다.두 번째 마사지 방법은 슬개골이 뻑뻑할 때 자녀의 무릎을 구부린 다음에 손으로 집게 모양을 만들어 슬개골 주위를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지르는 것이다. 빡빡하거나 걸리는 느낌이 없을 때까지 계속 하라고 했다. 이후에는 다리를 편 다음 슬개골 윗부분을 엄지·검지손가락으로 주무르면 효과가 있을 것이리고 말했다.마지막으로, 몸을 웅크리게 하는 근육을 풀어 전신에 있는 성장판 공간을 넓히는 스트레칭을 소개했다. 우리 몸은 X축으로 연결돼 있는데 이를 나선근막이라고 한다. 이것이 몸을 웅크리게 할 수도, 펴게도 만든다. 김 대표는 “웅크린 상태에서는 성장판 자극이 쉽지 않기 때문에 몸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때는 옆으로 누운 아이의 한쪽 팔을 아주 가볍게 잡아당긴다. 아이에겐 발을 엄마 손에서 가장 멀리 가게끔 쭉 뻗어 보라고 한다. 5~10초 후에 다시 반복한다.김동이 대표는 “적절한 운동과 마사지는 성장판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데 과도하거나 부적절하게 하면 성장판에 손상을 줄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라고 당부하며 강의를 마쳤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4-07-23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 2080] 대법원 ‘동성부부’ 법적권리 첫 인정… 부부 경제적 권리 확장 넘어 ‘동성혼’ 허용 여부 주목

사실혼 관계의 동성(同性) 배우자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이 나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동성 부부를 ‘부부 공동생활에 준할 정도의 경제적 생활공동체라고 판단한 것이다.그동안 민법상으로는 동성 부부의 법적 권리가 인정되지 않던 것을 사실상 처음으로 인정한 판단이라, 이를 계기로 동성부부의 경제적 권리 확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궁극적으로 동성 간의 결혼이 허용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대법원 “사회보장제도에선 동성 부부도 법적 부부로 평가 가능”동성 부부 중 한 명인 소성욱 씨는 동성 반려자 김용민 씨와 지난 2019년 결혼식을 올리고 이듬해 2월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인 배우자 김씨의 피부양자로 등록됐다. 하지만 그 해 10월 공단이 ‘피부양자 인정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험료를 내라는 처분을 통보했고, 이에 소 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보험료 부과 처분 취소 소송행정소송을 냈다.1심은 소씨의 청구를 기각했지만 2심 서울고법은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최종심인 대법원은 18일 전원합의체(주심 김선수 대법관)를 통해 원심의 원고승소 판결을 확정했다.대법원은 “국민건강보험법령에서 동성 동반자를 피부양자에서 배제하는 명시적 규정이 없음에도,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제하는 것은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이라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사생활의 자유, 법 앞에 평등할 권리를 침해하는 차별 행위이고 그 침해의 정도도 중하다”고 밝혔다.대법원은 이와 관련해 “피고(건보공단)는 평등원칙에 따라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 내지 실현할 책임과 의무를 부담하므로 그 차별 처우의 위법성이 보다 폭 넓게 인정될 수 있다”며 “동성 동반자도 동반자 관계를 형성한 직장가입자에게 주로 생계를 의존해 스스로 보험료를 납부할 자력이 없는 경우 피부양자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대법원은 이날 판결이 ‘동성혼’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민법이나 가족법상 ‘배우자’의 범위를 해석·확정하는 문제와 이번 판결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동성혼까지는 인정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건강보험 같은 사회보장제도 아래서는 동성 부부를 법적으로 허용되는 부부와 유사하게 평가할 수 있다는 판단이어서 주목된다.◇ 동성 부부에 대한 ‘경제적 권리’ 확장 가능성 열려대법원은 이날 민법상 인정되지 않는 동성 부부도 이성 부부가 누리는 권리의 일부라도 보장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였다. 대법원 측은 판결 직후 “그동안 피부양자로 인정될 수 없었던 동성 간 결합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행복추구권과 사생활의 자유, 법 앞에 평등할 권리 등 헌법상 기본권을 보다 충실하게 보장할 수 있게 되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이는 향후 동성 부부에게 부여되는 ‘경제적 권리’가 확장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여 눈길을 끈다. 이성 커플의 추가 권리 확대에 이어 궁극적으로는 동성혼(同性婚)이 인정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대법원이 이번 판결에서 ‘동성 동반자’라는 표현을 쓴 것도 의미부여하는 분위기다. 단순한 동거 관계를 뛰어넘어 동거·부양·협조·정조의무를 바탕으로 부부에 준하는 ‘경제적 생활공동체’를 형성한다면 사실혼 관계와 차이가 없기 때문에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따라서 다른 동성 커플들도 일정 수준 이상의 동반자 관계를 입증한다면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다만, 이 판례를 계기로 건강보험 이외의 다른 사회보장제도로 동성 부부 인정 범위가 단기간에 확장될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우선 국민연금법이나 고용보험법 등은 관련 규정에 ‘사실혼 배우자’를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어 당장 적용은 어려운 실정이다.대법원의 이번 판결이 현행법상 혼인신고를 하지 못하는 동성 부부의 ‘사실혼 지위’를 인정한 것 까지는 아니라는 점에서, 제한적인 영향을 전망하는 이들도 많다. 그렇지만 최종심 법원이 ‘성’과 ‘부부’에 관련된 기존의 틀을 깨는 판결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앞으로 다른 사회보장제도 뿐만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동성혼 합법화 논의를 가열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 종교계 등 보수적 사회분위기 극복이 관건문제는 보수적인 종교계의 극심한 반대 등 아직은 사회적으로 동성 관계를 부정시하는 분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유교주의가 공고한 우리 사회에서 이번 대법원 판결만으로 분위기를 바꾸기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아직은 많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번 판결을 계기로 관련 이슈에 대한 끊임없는 논쟁이 펼쳐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들이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보다 적극적인 실력행사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들은 “‘사실혼’ 관계의 동성 커플에게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는 사실이 이번 판결에서 확인됐다”며 “호주제 폐지 등을 이끌었던 동력으로 우리 사회 곳곳의 성차별적 요소들을 깨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최근 동성혼 법제화와 동성커플의 권리 확대가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은 이들에게 추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국가는 네덜란드와 프랑스, 독일. 미국. 대만, 태국 등 37개국이다. 동성 부부가 아동을 직접 입양할 수 있는 나라도 17개국에 이른다.동성혼이 합법화되지는 않았더라도 이성 커플의 권리에 준해 동성커플의 권리를 보장하는 국가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일본도 2015년 ‘파트너십 증명제도’라는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통해 동성커플에게 사실혼 관계 증명서를 발급한 사례가 있으며, 나가사키현이 최근에 남성 동성커플을 주민등록등본상 배우자로 인정한 바 있다.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2024-07-19 14:11 조진래 기자

[비바100] "결과 아닌 과정 중심의 교육… '학교'에 답이 있죠"

이준설 풍산고 교장.(사진제공=풍산고등학교)경북 안동시 풍산읍에는 병산교육재단이 운영하는 풍산고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농촌지역 학교들이 점점 사라지는 요즘, 풍산고에는 전국 우수학생들이 속속 모여들어 화제다. 2003년 자율학교 지정 이후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교육 시설과 시스템을 정비한 덕분이다.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과 철저한 진학 지도, 전교생 기숙생활을 기반으로 한 밀착형 생활 관리로 이제 풍산고는 손꼽히는 명문학교, 작지만 강한 학교로 정평이 나 있다. 이준설 풍산고 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간단한 본인 소개부터 부탁 드립니다.“풍산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풍산고에서 35년간 재직 중인 풍산중고등학교 교장 이준설입니다.”- 한때 폐교 위기에 몰렸으나 지금은 전국 우수인재들이 모이는 명문 학교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었나요.“풍산고는 1968년 3월 1일 풍산상업고등학교로 개교한 이래로 지역 사학의 역할을 잘 수행해 왔지만, 2000년에 접어들면서 학생 모집이 어려워졌습니다. 모교에서 근무하던 저는 ‘전국에서 학생이 찾아오는 학교’를 만들고 싶어 전국 명문고를 매주 찾아 다녔는데, 마침 교육부가 자립형 사립고와 자율학교를 공모했어요. 저는 자율학교가 교과 운영의 자율권, 교사 선발의 자율권, 전국 단위 모집권 뿐만 아니라 저렴한 학비를 바탕으로 충분히 눈 높이에 맞는 교육을 할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2년 여에 걸쳐 ‘2002 학교 혁신 프로젝트’를 준비했고, 이를 류진 이사장(현 풍산회장)님께서 흔쾌히 허락해 주셨습니다. 이에 2002년 6월 22일에 전국단위모집 자율학교로 지정됐습니다.”- 변화의 과정이 멀고도 험난했을 것 같습니다.“신입생 모집에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첫 해 3개 학급 90명 모집에 2개 학급 60명으로 시작했어요. 국·영·수·사·과 평균석차 백분율 상위 30% 이내 학생이 지원할 수 있었기에 나름 희망적인 결과였습니다. 기숙사가 없어 예절실을 리모델링했고, 여학생 전용 기숙사 완공이 늦어져 인근 미분양 아파트 23실을 통째로 빌리기도 했습니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무한 신뢰를 보내 주었어요. 이들이 ‘풍산인’의 자부심을 느끼고 소중한 존재로 대우받고 있음을 느끼게 했습니다. 3년의 기숙 생활로 자립심과 준법정신, 배려심, 봉사정신이 몸에 배어 지적 역량에 리더의 품성도 갖추게 됐습니다. 이제 풍산고는 학생과 교사, 재단, 교육시설 등 모든 면에서 벤치마킹 대상 학교가 됐습니다.”안동 풍산고 전경.(사진제공=풍산고등학교)- 자율학교 풍산고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일반계 고등학교가 가기 어려운 길을 잘 달려가고 있는 모범학교라고 생각합니다. 학년 당 100명도 안되는 학생 수지만 부러움을 받는 이유는 사교육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비 수능과목이 수업시간에 자리 잡을 수 있고, 책과 자료를 읽고 토론하는 학생주도 수업이 진행되는 인문계 학교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내신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따라갈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학교에 답이 있다’는 풍산고만의 교육과정, 오랫동안 누적된 성공적인 입시 결과가 신뢰를 주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정보·수리·과학 교과특성화 학교로 지정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과학고나 자사고와는 달리 일반계인 풍산고는 수학·과학·정보 교과군의 교육과정 편성 운영에 제약이 따릅니다. 이를 조금이나마 극복하고자 정보·수리·과학 융합 특성화 학교로 지정받아 4년째 운영 중입니다. 13명 미만의 소수 학생이 과목을 신청해도, 교육과정 이수단위 내에서 희망 교과목 수강 신청이 어려워도 수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선생님만으로 교과 지도가 어려우면 대학 강사를 초빙해 수업의 질을 높였습니다. 재단의 재정적 지원이 없는 학교에서는 이런 만족도 높은 특성화 교육과정 운영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매주 금요일 독서토론 수업 등 다양한 비 교과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압니다. “독서토론, 과학탐구 실전, 진로맞춤 창의 연구, 토론기반 융합 프로그램 등 양질의 비 교과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능 결과만을 위한다면 시간 낭비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 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생성되는 청소년 시기에 창의성을 고려하지 않는 교육이 참교육인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좀 더디고 실패하기도 하지만 학생들 스스로가 답을 찾고 만들어가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제대로 된 다양한 비 교과 활동은 진로 및 전공 적합성과 연결되고 중요한 입시결과로 실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학생들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합니다. 어떤 부문에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지요. “비슷한 또래가 각자 주어진 목표 달성을 위해 서로 협력하고 상생함으로써 수험생들이 갖는 불안감을 잘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큽니다. 대학입학이라는 같은 목표, 비슷한 고민을 함께 해결하려는 동질적 집단 속에서는 혼자서 감내하기 어려운 해답과 시너지 효과를 얻기도 합니다. 학교는 국내외 최고수준의 명사초청 특강을 열어주고, 진로나 예술·체육 동아리 활성화를 위해 시간과 장소 제공은 물론 적극적인 재정지원을 합니다. 맛있는 식단을 제공하고, 학교 내 최신 편의점을 설치하는 등 학생복지를 위한 노력을 펼쳐가고 있습니다.”- 탄탄한 공교육 체제 속에서 매년 걸출한 입시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어떤 교육 시스템이 이를 가능케 한다고 생각하십니까.“풍산에서는 단 한 명의 학생도 사교육을 받지 않습니다. 수업시간의 효율성이 매우 높습니다. 수업 대부분이 토론식이기에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참여도가 매우 높고, 결손학습률이 매우 낮습니다. 이기기 위한 절대적 결과물로 내신 성적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매년 최고의 대학 학과에 합격하고 있습니다. 결과 지향적 수업 학교가 아니라, 과정중심의 학교이기에 수시 대학 입학률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사교육’이 아닌 ‘학교’에 답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이준설 교장과 풍산고 학생들.(사진제공=풍산고등학교)- 재단에서도 많은 지원이 있다고 들었습니다.“병산교육재단은 서애 류성룡 선생의 충효사상을 이어가고자 1947년에 풍산중학교, 1968년 3월 1일에 풍산고등학교를 설립했습니다. ㈜풍산이 모 기업이며 재단의 넉넉한 재정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립학교가 재단 전입금이 거의 없는 상황이지만, 우리 학교는 250% 정도의 재단 전입금을 교육과정 운영비나 장학금 지급, 교육환경개선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풍산이 명문고로 발전할 수 있었던 최대 원동력입니다. 계속 지원을 약속하고 있어, 풍산은 전국 최고 명문고로의 도약을 위해 계속 도전할 것입니다.”- 학생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풍산에 지원하길 희망하십니까.“풍산은 자기 주도적 학습 전형 같은 별도 면접을 않고, 중학 내신성적 만으로 선발합니다. 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자신을 만들어가고 싶은 학생, 누군가를 이겨서 성공하겠다는 생각보다는 협력으로 더 큰 성공을 이루겠다는 학생이 지원하면 좋겠습니다.”- 졸업생들이 고교 3년을 어떻게 기억하길 바라십니까. “지시나 강요가 빠른 결과를 얻어 낼 수 있을지 모르나, 창의성과 자발성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곳, 형제자매 같은 친구를 보고 싶을 때면 언제라도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곳, 아이들을 보내고 싶은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사람의 향기가 나는 인재를 길러내고 싶습니다.”- 인구절벽 시대입니다. 아무리 좋은 학교라도 학생이 없다면 의미가 없지 않습니까.“‘워라벨’을 중시하는 요즘 세대는 결혼과 육아를 필수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도심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주원인은 주택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고령화 사회에서 인구절벽 위기는 필연이지만, 결혼과 출산을 앞둔 젊은 세대가 편안하게 육아할 수 있도록 보육과 돌봄에 정책적인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하지 않을 까 싶습니다. 사회와 국가가 함께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글·사진=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4-07-09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100] "아이 공부는 아이의 문제, 부모가 선 넘으면 안되죠"

조윤성 씨는 호주 PGA 정회원이자 KPGA 챔피언스투어 멤버, 그리고 56만 3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이다. 최근에는 인생의 방향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라는 에세이를 출간했다. 프로골퍼와 유튜버로 모두 성공했지만, 사실 그는 인생의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수학강사로 일하다 호주로 유학을 떠났다가 난데없이 프로 골퍼가 되기로 다짐하고 독학을 시작했다. 그렇게 10년을 준비했지만 계획대로 안 돼 절망감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선택을 신뢰하고 매진한 결과, 목표한 바를 이뤄냈다. - 수학 강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계기가 궁금합니다. 유학은 왜 갑자기 떠나셨는지요.“수학강사는 사실 봉사활동으로 시작했습니다. 교회 누나가 복지관에서 아이들 함께 가르치자고 권하기에 흔쾌히 수락했어요. 한 달 후 수고했다며 보수를 주셨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그렇게 복지관에서 가르치다 보니 보습학원에서, 또 입시학원에서도 강의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인기도 많고 돈도 괜찮게 벌 수 있었지만, 정작 제 삶의 목표와는 맞지 않았습니다. 제가 원하는 걸 하면서 살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호주로 떠나게 됐습니다.”- 5년 정도를 예상하고 떠난 호주에서 20여 년을 지냈습니다. 도서관에서 책으로 골프를 공부했다고 들었습니다.“한 달쯤 지났을 무렵부터 골퍼의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무모해 보일 수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분석한 결과였습니다.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예체능 계열을 좋아하는데 음악, 미술은 경제적으로 성공하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렇게 골프가 떠오른 것입니다. 호주는 골프 비용이 한국보다 저렴하고 50대 프로 골퍼도 많으니 20대 후반인 제가 도전해 볼 만하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가진 것도, 이룬 것도 없었던 제가 스스로 인생의 방향을 크게 바꿀 만한 무언가를 간절히 찾은 결과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갑자기 프로 골퍼가 되겠다고 했을 때, 주위 반응이 좋지만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스스로 포기하지 않도록 주변 사람들에게 계획을 알렸습니다. 당시 주변에선 ‘하고 싶은 걸 하고 사는 사람이네’라는 말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30대 정도 되면 꿈은 포기하고 처자식 부양하는 게 당연한데, 뭐 잘났다고 프로 골퍼를 한다고 설치느냐’ 라고요. 당시엔 주변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서 그런 말을 듣지 못했나 봅니다. 그들이 내 인생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저를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는 아내에게 만큼은 ‘포기한 사람’이라고 기억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골프 독학을 하면서도 학교 졸업 후 가족을 부양하려고 다양한 일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학생비자로 호주에 갔기에 일주일에 20시간만 일할 수 있었습니다. 부부가 식당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일식당에서 주방 보조로, 아마추어 골퍼로 활동할 때는 골프장 프로숍에서 일했습니다. 한국 청소년 대상의 단기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만들어 아이들을 돌보기도 했고, 골프 유학생들을 맡기도 했습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해 부동산 중개소를 개업하기도 했어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일하는 그 외의 시간에만 제 꿈을 추구했습니다.”- 포기하고 싶었던 때가 있었을텐데,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제가 골프에 재능이 있다고 느낀 적이 없습니다. 훌륭한 체격에 재능이 뛰어난 프로 지망생을 보면서 ‘나는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기도 했습니다. 골프가 너무 안 돼 절망한 날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절망의 밤을 보낸 다음 날 아침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할 수 있다’, ‘해 보자’ 생각하며 하루를 힘차게 시작했습니다. 절망감을 오래 끌고 가지 않았던 걸 보면, 저는 회복탄력성이 높은 편인 것 같습니다.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 초등학교 5학년 때 시골의 할아버지 댁에 맡겨졌습니다. ‘왜 이렇게밖에 살 수 없나?’, ‘내 인생이 이대로 묻혀 버리면 어떻게 하지’ 하는 두려움이 늘 있었습니다. 고시원에서 재수하고 돈도 벌면서 어렵게 공부한 끝에 동국대학교에 진학했습니다. 제게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처음 맛보게 해 주었습니다.”- 56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입니다. 아내, 딸을 가르쳐 주는 콘셉트로 인기인데,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가 있었을까요.“봉사활동을 위해 필리핀에서 1년 가까이 지내다 브리즈번으로 돌아왔을 때, 골프 레슨을 시작한다는 광고를 해야 했는데 광고비가 너무 비쌌어요. 고민 끝에 유튜브에 알리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해 구독자가 18만 명쯤 됐을 때부터 아내를 가르치는 영상을 올리게 됐습니다. 골프장에서 2시간 가량 영상을 찍고, 10분 정도 남는 시간에 아내에게 레슨을 했습니다. 그 때 찍은 영상은 편집도 않고 일상 브이로그나 가족들을 찍은 영상을 올리던 계정에 올렸습니다. 그 영상이 화제가 돼 관련 콘텐츠를 메인 채널로 가져오게 됐습니다.많은 분들이 ‘아내와 딸을 어떻게 가르칠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저도 처음엔 울컥 화가 날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제 심리를 들여다보니, 제가 선을 넘고 있었습니다. 골프 레슨을 해 주고 있지만, 잘하고 못하는 것은 아내의 문제였습니다. 부모와 자녀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아이에게 공부를 가르치더라도 이걸 배워서 잘하고 못하는 것은 아이의 일입니다. 아이가 해 나갈 일인데 부모가 답답해하고 개입하고 화까지 내는 것은 부모가 자녀에게 갖춰야 할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골프는 어떻게 하면 잘 칠 수 있을까요.“저는 기술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을 이야기합니다. 자기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본인 스윙이 괜찮은지 꼭 확인받으려는 분들이 있습니다. 골프는 함께 하는 운동이라 ‘내가 스윙을 이렇게 하는 걸 남들이 어떻게 볼까’, ‘내가 잘 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며 남의 평가에 신경을 씁니다. 그 두려움을 털어 버릴 수 있다면 골프를 잘 칠 수 있습니다. 그런 불안감을 잘 이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잘하지 못한다면 망신을 당하니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어느 분야에서도 다 적용이 됩니다. 연습을 열심히 할 수 있게 되겠지요.- 최근 에세이집을 출간하셨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요.“‘아직 늦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자신의 선택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면,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룰 수 있습니다. 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가 되길 바랍니다. ”- 앞으로 어떤 미래를 꿈꾸고 계신지 궁금합니다.“인생은 높은 정상을 정복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넘어야 할 산을 직면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래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오늘 하루를 의미 있게 사는 게 좋습니다. 제 앞엔 언제나 근사한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지금 당장은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저는 매일 운동하고 골프연습하고 책 읽고 강연 자료 준비하며 하루를 보람 있게 삽니다. 매일매일을 꽉 차게 사는 것이 제 인생의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4-06-25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 2080] 확산하는 노후 졸혼… '졸혼 불륜'과 '재산 분할'은 어떻게?

요즘 ‘졸혼(卒婚)’이 이슈다. 평생 가족만 챙기며 살다가 이젠 자유로운 혼자만의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에 졸혼을 요청하는 이들이 꽤 된다고 한다. TV 드라마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듯하다. 그런데 졸혼이라고 해도, 여전히 법적 혼인관계는 유지된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바람에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이혼전문 양나래 변호사가 최근에 쓴 양나래 변호사의 이혼상담소를 기초로 ‘노후 졸혼’ 시 생길 수 있는 유의 사항과 대처법을 일문일답식으로 풀어본다.- 각자 사생활을 존중하고 간섭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졸혼 합의서를 썼다. 그런데 일반이 불륜을 저질렀다. 이를 문제 삼았더니, 사생활에 간섭하지 말자고 해 놓고 왜 그러냐고 적반하장이다. 졸혼 합의서를 썼다면, 외도를 해도 불륜이 아닌 게 되나.“그렇지 않다. 졸혼은 기본적으로 법률상 혼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전제가 된다. 졸혼 했다고 해서 재산분할 청구권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부부간의 동거부양협조 의무가 없어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졸혼 합의서를 쓸 때 각별히 유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구체적인 합의서를 작성한 경우, 졸혼 합의서가 자칫 장래의 이혼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졸혼 합의 이후에 형성된 재산은 부부공동재산에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한다’고 합의했다가 상당 기간이 지난 후 이혼을 하게 되면, 이혼 후 재산 분할을 할 때 분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으니 유념해서 작성해야 한다.”- ‘정조의 의무’도 졸혼 합의로 인해 완전히 배제할 수 있나.“단순히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합의서를 작성한 것 만으로 상호 성적 성실의무를 면제해 주었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실제로 많은 사법적 판결을 보면, ‘사생활 간섭 금지’라는 조항이 상호 성실의무를 면제하는 조항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부정행위의 사전 동의는 매우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따라서 남편이 졸혼 후 다른 이성을 만난 것은 명백한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상대 여성에 따졌더니, 자신은 ‘남편이 졸혼한 것으로 알았다’며 무죄를 주장한다. ‘상간자소송’이 불가능한가.“가능하다. 상간자소송은 상대방이 법률상 배우자가 있음을 알고도 부당하게 부부 공동생활에 개입해 일방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한 경우에 성립한다. ‘졸혼한 줄 알았다’는 말 자체가 법률상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음을 알았다고 자인하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간섭하지 않는다는 부부 합의서는 제3자인 상간녀에게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를 뒷받침하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판례(2022.12.21 선고 2022가단 5274786)도 있다. 아내가 남편의 불륜을 사전동의했다고 보기도 어려운 만큼, 상간자 소송이 가능하다.”- 아이마저 두고 10년도 전에 집을 나갔던 아내가 갑자기 찾아와, 이혼하고 싶으면 재산분할을 하자고 한다. 별거 후 형성한 재산도 분할 대상이 되나.“그렇지 않다. 장기간 별거한 경우라면 별거 후에 취득한 재산은 그것이 별거 전에 쌍방의 협력에 의해 형성된 유형무형의 지원에 의한 것이 아닌 한, 재산 분할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대법원 1999.6.11. 선고 96므1397). 따라서 남편이 별거 후의 소득 증빙 자료 제출 및 별거 이후 취득한 부동산의 취득 경위 등을 소명해, 아내와 별거를 시작한 당시에는 재산이 없었고 현재 재산은 오롯이 남편 혼자 노력해 형성했다는 점을 입증하면 아내는 아무런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13년 동안 홀로 아이를 양육했다. 괘씸해서 아내에게 양육비를 청구하고 싶다.“부모는 미성년 자녀를 공동으로 양육할 책임이 있다. 비용도 원칙적으로 부모가 공동 부담하는 것이 맞다. 양육자가 홀로 자녀를 양육한 것이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목적이나 동기에서 비롯되었다거나 양육비를 상대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오히려 형평에 어긋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에게 양육에 관한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1.7.29. 2008스113)”- 양육비 소송이 가능하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법률상 혼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더라도, 별거하던 동안 아내가 남편에게 양육비를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면 남편은 아내가 부담했어야 할 과거의 양육비를 일시금으로 자급하기를 청구하는 ‘과거 양육비 청구 소송’을 할 수 있다. 이혼소송을 하는 경우에 그 소송 내에서 이혼과 함께 청구할 수 있다.”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2024-06-18 08:44 조진래 기자

[비바100] "아이 낳기만 하면 특별대우 받는다는 믿음 심어줘야"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59명, 우리나라 전체 합계출산율은 0.72로 추산된다.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아이 한 명을 채 낳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뛰어넘은 지도 오래다. 한국이 곧 소멸할지도 모른다는 말이 현실로 다가온다. 윤석열 정부는 합계출산율 1.0 회복을 목표로 설정했지만, 쉽지 않은 과제다.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지금은 ‘국가비상사태’”라며 “국가 차원에서 인구 절벽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 출생의 원인으로 일과 육아 병행의 어려움, 육아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들었다. 또 양성평등을 이뤄내는 데 필요한 것은 ‘남성의 참여’라고 강조했다. 허명 회장을 만나 저출생 문제의 원인과 대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 봤다.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저출생의 원인으로 일과 육아 병행의 어려움, 육아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들었다. 또 양성평등을 이뤄내는 데 필요한 것은 '남성의 참여'라고 강조했다.(한국여성단체협회 제공) - 먼저 간단한 본인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허명입니다. 2021년부터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1975년 독일로 건너가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교육학 학사·석사학위를 받았고,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여성항공협회 회장, 사단법인 밝은미래 이사장 등으로 활동했습니다. 현재 서울시 명예시장, 서울시 탄생응원서울 정책자문단 위원장, 대한적십자사 특별자문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직능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여성분야의 서울시 명예시장으로 위촉됐습니다. 소감이 어떠신지, 또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지 소개해 주십시오.“감사함과 무거운 책임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민선 8기 비전인 ‘동행 매력 특별시 서울’의 실현을 위해, 54개 회원단체와 500만 회원으로 구성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또한 ‘동행 메이트’로써 양성평등 가교에 충실히 임하려고 합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소개도 부탁드립니다.“1959년 창립 이래 대한민국 모든 여성의 지위향상과 권익신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협의체입니다. 54개 회원단체와 17개 시·도 여성단체협의회로 구성된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단체입니다. 회원 수는 500만 명 정도입니다. 지난 65여 년간 여권신장과 여성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여성의 지위 향상, 여성 인력의 활용, 여권신장, 여성 교육의 중요성을 각성시키는 일에 매진했으며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여성 문제를 다루는 여성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서울특별시 ‘탄생응원서울프로젝트’ 정책자문단 위원장도 맡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서울시 탄생응원서울 정책자문단 위원장으로서, 여성·가족 정책에 대한 전문적인 의견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저출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출산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정책 제안을 하고자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지난 5월에 서울시민을 실제로 만나 결혼, 출산 및 양육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으며 서울시 저출생 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6월에는 간담회에서 나온 서울시민의 의견을 바탕으로 전문가를 모시고 포럼을 진행해 더욱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저출생 대응 방안을 마련해보고자 합니다.”- 여성단체에 대해 부정적 혹은 비판적인 시선이 많습니다. 일부 2030세대 청년들은 여성단체의 주장이나 건의를 ‘여성 우월주의’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어떤 대안이 있을까요.“2030세대의 여성 우월주의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해소하려면 여성의 권리와 평등을 논의할 때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성단체의 주장이나 건의가 사회 전체의 공정성과 직결되는 것으로 이해시키고, 남성과의 협력과 소통을 강조하여 더욱 포용적인 접근을 취해야 합니다.”- 정부와 여성 단체 등에서 남녀 차별 해소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양성평등주간을 선포해 인식 개선을 한다거나 젠더 관련 범죄 예방을 위해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은 다소 부족해 보입니다.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할까요.“젠더 간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여성단체 간 협력 강화와 함께 육아휴직 및 유연근무제 확대와 같은 실질적인 제도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성차별적 관행과 인식을 교육과 홍보를 통해 변화시키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로 심각한 수준이지만 사람들은 잘 체감을 못하는 것 같습니다.“국가비상사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이 작년에 0.72명의 역대 최저치로, 2022년의 0.78명보다 더 낮아졌습니다. 작년 4분기 합계출산율은 0.65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0.6명대로 내려왔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인구 절벽에 대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저출산의 원인으로 여성의 경력단절, 여성에게 쏠린 가사 노동 등이 있습니다. 저출산의 근본 원인과 해결 방안이 궁금합니다.“저출생의 대표적인 원인은 일과 육아 병행의 어려움, 육아로 인한 경제적 부담입니다. 현재 청년은 결혼이나 출산보다 개인의 직업과 경제적 성취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취업 준비 기간 장기화, 고용 불안정성, 높은 주거비용 등으로 결혼·출산을 포기하게 됐습니다.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려면 여성만이 아닌 국가와 사회 전체의 문제 인식 홍보와 교육이 필요합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이 국가와 사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는 인식을 홍보하고, 아이를 낳기만 하면 국가와 사회의 특별한 대우를 받게 된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제도 마련과 사회적 합의를 위한 지속적이고 대대적인 캠페인을 전개해야 합니다.”- 일하고 싶은 여성을 위한 사회 시스템이 여전히 부족합니다. 30대 고용률은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30대 여성의 고용률이 낮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육아휴직, 유연근무제의 활용을 촉진하고, 직장 내 성차별을 근절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원과 투자 또한 필요할 것입니다.”- 엄마도 당연히 일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 선배 엄마로서 경력 보유 여성들이 힘낼 수 있도록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엄마도 자유롭게 일하고 가정과 직장을 균형 있게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여성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고, 가족과 일의 균형을 잘 조절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희망합니다. 양성평등 인식의 전환도 절실합니다. 이를 이뤄내는 데 필요한 것은 ‘남성의 참여’입니다. 양성평등은 누군가의 권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권한을 강화하면서 남성의 권한을 박탈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남성을 희생하거나 이들을 배제한다는 뜻이 아닙니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4-06-18 07:05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100] "부모는 아이의 거울… 감정표현·소통 롤 모델 돼야"

백인혜 트렌드넷 대표(왼쪽)와 박은경 밸런스행복상담코칭센터 원장(오른쪽)이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맘스커리어)소셜벤처 및 예비사회적기업 맘스커리어가 제46회 프리미엄 임신·육아교실 K클래스를 지난 30일 오후 1시 광명시청소년수련관 청소년미디어센터에서 K클래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온라인 생방송으로 개최했다. ‘5월 가정의 달 행복 솔루션’을 주제로 이뤄진 이날 행사는 맘스커리어가 주최하고 베이비박스·참약사·노발락·테이크호텔·브릿지경제가 후원했다. 임산부와 육아맘 가족 200여 명이 방송을 시청하며 진행을 맡은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와 소통했다.특히 이날 K클래스에서는 전문가 두 명을 초청해 육아와 양육 환경·소통·엄마의 SNS 활동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시청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어릴 때부터 ‘어울려 놀 환경’부터 만들어줘야 박은경 밸런스행복상담코칭센터 원장1부에서는 박은경 밸런스행복상담코칭센터 원장이 ‘세 살 버릇 여든 살까지’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펼쳤다. 박 원장은 먼저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속담과 그 의미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 속담은 ‘어릴 때 몸에 밴 버릇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왜 하필 세 살일까?박은경 원장은 “사람의 기억이 시작되고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인 세 살에 생긴 버릇이 인생의 끝인 여든까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시기는 부모가 마련한 양육 환경이 자녀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때라는 것이다. 박 원장은 부모들이 자녀와 ‘감정적 소통’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대개 부정적 감정은 원하는 것이 이뤄지지 않을 때 일어난다. 답답함이나 우울감, 속상함, 불안감 혹은 짜증 같은 감정이 발생한다. 자녀가 어릴수록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러다 보면 짜증부터 낸 뒤 상대에게 책임을 덮어 씌운다고 박 원장은 설명했다.그는 “자녀가 ‘엄마랑 아빠 때문에 그렇잖아’라고 하면 보통 부모도 화를 내는데 절대로 그러지 말라”고 말했다. “그럴 수 있어”라는 말로 부정적 감정을 수용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표현은 긍정적으로 바꿔 주라고 조언했다. 무의식적으로 몸에 밴 기질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주라는 것이다.부모에게 부정적 감정이 있다면 의도치 않게, 자신도 모르게 자녀에게 감정을 뱉어 버리게 되고 그런 다음 후회한다. 이런 행동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내가 화가 났구나’, ‘아이가 이런 행동을 해서 내가 불편하구나’ 하고 자신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박 원장은 강조했다.그런 다음에는 아이의 욕구를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박 원장은 “부모에게도 연습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하며 “자기감정을 살핀 뒤 긍정적으로 표현해 보라”고 말했다. 그는 “감정을 살피는 것은 성숙한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다”라고 덧붙였다.현재 놀이치료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박 원장은 이곳에서 마음이 힘든 아이를 많이 본다고 전했다. 이런 아이들을 치료하는 방법은 자기 자신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아이라도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며, 아이들이 원하는 놀이를 하고 스스로 선택한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는 환경에 있어야 자녀들도 ‘내가 선택한 것이 이뤄질 수 있구나’ 하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또래 친구와 잘 놀지 못하는 아이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놀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아이들은 답답해한다. 환영받지 못하는 걸 느끼기에 불편해한다. 이런 부정적 감정이 사라지지 않고 쌓인다. 박 원장은 아이들이 이런 생각에 빠지지 않게, 어릴 적부터 다른 아이와 어울려 놀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센터에서 아이에게 이런 것들을 알려준다고 했다.예를 들어 박 원장은 “너는 빨간색을 좋아하는데 친구는 노란색을 좋아할 수 있는데 친구에게 ‘노란색으로 먼저 놀고 그다음엔 빨간색으로 같이 놀까?’라고 이야기해 봐”라고 조언한다. 어릴 때부터 친구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놀이 과정을 즐긴다면 긍정적인 마음을 만들어 가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사회와 관계할 수 있는 소통의 기술을 세 살 이전부터 적립한다면 삶을 살아가는 데 기본 인성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또 “자녀를 위해 엄마 아빠가 롤 모델이 되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가 의식하고 실천해 아이와 함께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아이들은 부모의 모습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만들어 가기 때문에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일상과 연결된 콘텐츠로 ‘인플루언스’에 도전을백인혜 트렌드넷 대표2부에서는 백인혜 트렌드넷 대표가 출연해 ‘셀럽맘, 인플루언서 채널로 성장하기’에 관해 이야기했다. 백 대표는 먼저,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다면 그 이유부터 생각해 보라고 조언했다. 그에 따라 콘텐츠의 방향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다음으로 어떤 채널을 운영하고 싶은지 정체성을 정하라고 했다.백인혜 대표는 “일상과 연결된 관심사나 취미생활과 연결하면 좋을 것 같다”면서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 가운데 나의 성향과 맞는 걸 골라 보라”라고 권했다. 자신과 비슷한 주제로 콘텐츠를 올리는 사람을 찾아 벤치마킹해 볼 것도 강조했다. 찾는 이가 많은 이유를 분석하고 그것을 자신의 채널에도 적용해 보라는 것이다.백 대표는 “채널의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자산이 만들고 싶은 콘텐츠보다는, 다른 사람이 보고 싶어 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관계형성과 소통 역시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소통하지 않는 채널은 성장이 더디다”며 “소통을 하며 채널 성장은 물론이고 인스타나 페이스북 친구와 비즈니스로 연결되거나 고민 상담도 하는 등 사회를 경험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온라인 채널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백 대표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를 ‘초창기 블로거’라고 소개하며, 꾸준히 SNS에 글을 올리다 보면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익 창출 방법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협찬이나 원고료, 광고수익 등이 있으며 정보성 글을 올리는 경우 출판이나 강의 제의도 들어온다고 전한다.백 대표는 마지막으로 “강의를 들으려 유튜브에 찾아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여러분은 이미 인플루언서”라며 “서투르더라도 채널을 만들어 콘텐츠를 게시해 보라”고 당부했다. 이어 “꾸준하게 올리는 것만이 인플루언서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4-06-04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 2080] 은퇴 후 모두가 꿈꾸는 '홀로 여행'...5가지 노하우

이미지=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여유있는 노후의 상징 가운데 하나가 넉넉한 해외 여행이다. 저마다 은퇴 후 꼭 한 번은 결행하고 싶은 버킷리스트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의외로 솔로여행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인터파크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에도 전체 여행객 가운데 30%가 솔로 여행이었고 그 가운데 여성이 55%였다. 코로나 이후에는 더더욱 단체 혹은 동반 여행이 줄고 젊은 여성들의 솔로여행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김동선 조인케어 대표(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초빙대우교수)는 “의외로 많은 중년의 여성들이 홀로 여행을 떠난다”면서 이를 ‘노후에 혼자가 되는 연습’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여정을 계속하다 보면 점점 마음의 근육이 길러지고, 혼자서도 즐기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고 말한다. 김 대표기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를 통해 전한 ‘홀로 여행의 5가지 노하우’를 소개한다.가장 먼저, ‘그 곳에 가고 싶다’가 아니라 ‘그 곳에 가서 무엇을 하고 싶다’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자기만의 여행 목표를 찾아보라는 것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흔적을 찾아본다거나, 박람회나 엑스포 같은 행사 참가가 목표가 될 수도 있다. 여행가이드북을 따라 3박 4일 코스를 따라가거나, 다른 사람의 블로그를 따라 하는 여행에서 벗어나 점차 자기 색깔을 찾는 여행을 해 보라고 권한다.둘째, 여행의 가성비를 높이라고 말한다. 홀로 여행이라고 해서 모든 일정을 혼자서 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유럽을 여행하는 배낭여행자들은 ‘유랑’이라는 카페를 이용해 여행지에서 현지에서 만나 맛 집에서 다양한 메뉴를 경험하고 차량을 공유하며 홀로 여행의 애로사항을 해결한다고 전한다. 해외결제 수수료를 싹 걷어낸 트래블 체크카드, 비싼 로밍요금 대신 유심과 이심(E-sim)등 알뜰 여행 정보를 활용할 것도 권한다.셋째, 홀로여행을 하자면 식당에서 혼자 밥 먹는 일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혼밥’이 불편해 먹는 재미를 포기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한다. 김 대표도 편의점에서 사온 도시락을 호텔방에서 혼자 먹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는 여행을 갈 때에는 좋은 옷 한 벌 정도는 준비할 것도 조언한다. 갑자기 모임에 참여할 것에 대비하기 위함이다.넷째, SNS를 통해 한국의 지인들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 좋다. 현지 소식을 올리면 국내의 지인들로부터 현지에서 도움을 줄 지인이나 맛 집 같은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만, SNS로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것은 이런 장점이 있지만, 익명의 사람들이 보는 SNS 포스팅이 범죄의 타깃이 될 수도 있으니 주의도 필요하다. 특히 숙소 정보나 개인 정보는 노출하지 않는 것이 좋다.다섯째, 풍경보다 재미있는 것이 사람이다. 이런 저런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큰 기쁨이다. 짧은 순간이지만 마음을 열고 호기심을 갖고 이야기를 시도하면 의외로 좋은 대화가 이루어진다. 문화의 차이로 인해 실수를 하거나 어색해지기는 경우도 있지만, 경험이 점점 쌓이면서 정보도 얻고 힐링도 된다. 뜻밖의 좋은 만남을 위해서 뱃지니 캔디 등 작은 선물들을 준비해 가면 더 좋다.김 대표는 “운동을 하면 근육이 생기는 것처럼 홀로 여행을 하다 보면 ‘외로움’을 이기는 근육이 생긴다”고 말한다. 그는 “혼자인 것이 불편하지 않을 때, 타인도 불편하지 않게 된다”면서 “혼자 여행의 고수가 된다면, 그때는 누구와 여행을 다녀도 감당할 수 있는 넉넉한 품이 생길 것”이라고 조언한다.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2024-06-01 12:41 이의현 기자

[비바100] "아이 키우며 인생 2막… 배움 도전하니 길 열렸어요"

주혜정 이티랩 대표.(사진제공=이티랩)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디지털리터러시, 디지털문화예술 교육과 콘텐츠 연구를 진행하는 예비사회적기업 이티랩(E.T.lab)의 주혜정 대표. UI/UX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결혼과 출산·육아로 인해 경력단절을 경험한 그는 이후 새로운 도전을 통해 디지털 코칭 전문가이자 사회적기업가, 그리고 작가로 화려하게 변신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문제해결을 위한 콘텐츠 개발과 플랫폼 구축 등을 모색 중인 주혜정 대표를 만나 그가 그리고 있는 저출산·고령화의 해법과 혁신적인 미래 비즈니스 모델에 관해 들어 보았다.- 먼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디지털코칭 전문기업 ㈜이티랩의 대표이자 초등학생 아들을 둔 엄마 주혜정입니다. 광고디자인과 교육학을 전공하고 디지털리터러시 연구원으로 활동하다가 시니어를 비롯한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디지털코칭 교육의 필요성을 공감해 이티랩을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이티랩은 어떤 회사입니까.“‘기술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가치로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디지털리터러시, 디지털문화예술 교육과 콘텐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T.lab의 E.T는 에듀테크(EduTech)를 줄인 말인 동시에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E.T를 상징합니다. 외계인 E.T는 처음엔 두려운 존재였지만, 아이들이 호기심으로 용기를 내자 새로운 세상을 함께 탐험하며 경험하고 성장하게 됩니다. 빠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두려운 존재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호기심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친해지고 누구에게나 새로운 기회가 되는 것이 이티랩의 소망입니다.”- 디지털코칭 전문가, 작가, 예비 사회적기업 대표십니다. 일하는 엄마가 지금의 위치까지 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저는 웹과 앱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UI/UX 디자이너였습니다. 시니어급 디자이너가 된 후에는 프리랜서로 전향해 열정을 다 바쳤습니다. 그러다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이어진 공백기가 트랜드에 민감한 IT디자인 분야에선 불리한 상황처럼 느껴졌습니다. 육아하면서도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오랫동안 하고 싶었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 다녀올 동안 틈틈이 새로운 진로를 찾다가 우연히 디지털리터러시 교육과정을 배울 기회를 얻게 되어 교육 전문가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디자이너 시절 쏟아부었던 열정의 불씨를 되살리다 보니 지금의 자리까지 이어졌습니다.”- 최근 출간한 책 이야기도 들려주십시오 “최근 2년 동안 인공지능 리터러시를 주제로 책 두 권을 출간했습니다. AI 시대 챗GPT 리터러시를 만나다는 디지털리터러시 교육 전문가의 시선으로 디지털리터러시, 인공지능의 원리와 활용 방법을 누구니 쉽게 이해하도록 풀었습니다. 최근에 출간한 AI 챗GPT 디지털예술가 되기는 미술심리, 로봇, AI융합교육 등 예술과 기술을 융합한 전문가들과 디지털아트와 AI아트를 쉽게 경험하며 안목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예술 세계로 안내하는 책입니다. 이 책으로 인공지능 예술 창작과정에서 주요쟁점이 되는 저작권 문제나 AI로 만든 작품의 독창성에 대한 대안, 인공지능을 도구로 사용하여 문화예술을 경험하고 인공지능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의 시간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합니다.“30대 중반 뒤늦게 결혼과 출산을 했습니다. 아이는 정말 예뻤지만, 마음 한구석엔 한때의 자유가 눈물나게 그리워질 때도 있었습니다. 경제적 가치에만 중점을 둔 성공보다는 아이도 행복하고, 엄마로서의 나 자신도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싶어졌습니다. 남편과 상의 후 한 해 동안 끊임없이 ‘배움’의 기회를 찾아 다녔습니다. 디지털리터러시 분야를 접한 뒤의 수많은 경험은 제가 심장 뛰는 도전을 하도록 이끌었습니다. 강사 과정을 거쳐 1인 기업 교육 전문가로서 더욱 성장하고 싶었기에 교육학 전공으로 대학을 다시 다니게 됐고, 현재는 AI융합 교육설계 전공으로 석사과정 중입니다.”주혜정 이티랩 대표가 디지털 글쓰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이티랩)- 디지털 코칭 전문가는 어떤 직업인가요.“디지털 시대에 ‘성장 마인드셋 인간’으로 변화를 이끄는 사람입니다. 최근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AI비서와 전자북 출간하기‘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르소설, 동화, 에세이 등 나만의 디지털 글쓰기 과정과 전자북 디자인까지 맞춤 코칭을 해 드리고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처음엔 어려웠지만 자꾸 도전하고 싶은 용기가 생긴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디지털 코칭 전문가는 디지털을 도구로 새로운 것을 즐기고 경험하며 실패는 배움의 과정이라 여기는 성장 마인드셋으로 변화하는 경험학습을 안내합니다. 디지털기술과 AI 발전으로 예측할 수 없는 미래사회에서, 지식을 알려주기만 하는 것은 과거의 교육방식이 됐습니다. 이제 우리는 모두 ‘평생 배움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디지털코칭을 통한 성장 마인드셋으로 누구나 평등하게 기회를 갖고 도전할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AI 세대인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하면 좋을까요.“2011년부터 2025년도까지 태어난 아이들을 ‘알파 세대’라고 부릅니다. AI 네이티브 세대라고도 정의되는 이들은 ‘신 인류’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AI 네이티브에게 필요한 능력을 우리는 ‘인공지능 리터러시’라고 정의합니다.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들 세대에게 필요한 소양은 공감 능력과 훌륭한 인성,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정신입니다. 이들 세대에겐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를 발굴해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내는 여정이 중요합니다. 인공지능은 이제 빅 데이터를 통해 지식과 정보를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AI 비서뿐 아니라 인간만이 가진 능력이라고 생각했던 창의성까지 그 영역이 확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답이 있는 분야는 이제 AI가 인간보다 더 잘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저출산이 극복될 수 있을까요.“정부가 다양한 저출산 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큰 효과가 없어 보입니다. 아이 케어와 출산에만 집중하는 지원보다, 엄마가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좋겠습니다. 가족 친화형 기업문화를 장려하고 디지털 전환으로 업무방식이 유연한 기업과의 일자리 매칭이 중요합니다. 가족이 참여하면 베네핏이 있는 디지털 소통 플랫폼 등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하면 좋겠습니다. 저출산 극복에 관한 토론과 정책을 기혼이면서 육아를 하고 시민, 기혼이지만 출산을 기피하는 시민, 결혼 적령기이지만 결혼과 출산을 모두 기피하는 시민 등이 다양하게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 정책을 펼쳐보는 등 다양한 각도로 시도해보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경력이 단절되지 않고 커리어를 잘 쌓아서 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을까요.“평소 자신이 좋아하면서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중 세상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스스로를 관찰하고 주변을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가보지 못한 곳, 하고 싶었던 것, 새로운 경험을 도장 깨기 하듯 배우고 찾다 보면 어느 새 눈앞에 길이 보입니다. 그 때 주저하지 말고 가볍게 걸어가 발자국을 남겨 볼 것을 권합니다.”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2024-05-28 07:00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비바 2080] 반려동물과 실버타운에서 함께 보낼 수 없을까

사진=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작년 말 현재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552만 가구에 이른다. 반려동물 인구는 무려 1300만 명에 가깝다. 이런 ‘친 반려 문화’는 실버타운 문화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노후를 실버타운에서 보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반려동물도 데려가 함께 지내길 원하기 때문이다. 가족과도 같은 반려동물과 함께 실버타운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지희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수원여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가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를 통해 전한 ‘우리 댕댕이와 함께 실버타운에서 사는 법’을 일문일답식으로 풀어본다.- 기본적으로 실버타운에 반려동물과 입소하는 것이 불가능한가.“지금까지는 임대형 실버타운에 입주할 때 반려동물과 동반 입소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확연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2025년 완공 예정인 롯데VL르웨스트가 업계에서 처음으로 반려동물과의 동반 입소를 허용해 전환점을 이뤘다. 작년 12월에 신규 오픈 한 KB 평창카운티도 반려동물과 동반 입소가 가능해 이미 반려동물과 함께 입주해 생활하는 분들도 있다. 참고로 KB 평창카운티의 반려동물 세부 운영규칙은 다음과 같다.”- 왜 그동안은 반려동물과 동반 입소가 가능한 시설이 없었나.“일단, 위생관리가 어려웠다. 배설물 냄새가 날 수도 있고 벼룩 진드기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노인분들 생활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다른 입주자들의 이해와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작용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곳이라 동물 알레르기나 있는 입주자가 있을 수도 있고, 동물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입주민의 사망 후 책임을 다할 사람이 없다는 점도 문제였다. 반려동물까지 시설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점이 아무래도 시설 운영자의 입장에서도 부담되었을 것이다.”- 고령자 천국인 일본은 어떤가.“가능하기는 하다. 반려동물과 동반 입소가 가능한 곳으로 서비스제공고령자주택, 유료 노인 홈, 시니어용 분양맨션 등이 있다. 다만, 본인이 반려동물 케어를 책임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건강형 유료 노인 홈과 같이 자립형 시설이 많다. 실제로 반려동물과 함께 입소가 가능한 고령자 시설은 전체의 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조사도 있다.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제약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일본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입소가 가능한 요양원도 있다고 들었다.“2012년에 카나가와현에서 반려동물과 동반 입소가 가능한 특별 양호 노인 홈이 오픈 해 주목을 받았다. 100 병상이 넘는 시설로, 10개 병상을 1개의 유니트로 하는 유니트 케어를 실시하고 있는데, 4층짜리 건물 중 2층을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2개의 유니트로 만들어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노인들이 마지막을 이렇게 쓸쓸하게 맞이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복지가 맞는 것인가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던 것이다. 2023년 2월 기준 반려견 8마리, 반려묘 9마리가 노인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에도 실버타운과 펫 사업을 접목시켜 특화된 시설을 지을 순 없을까.“앞으로 반려동물과 동반 입소가 가능한 실버타운이 또 다른 실버타운의 특화된 유형의 하나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방의 경우에는 반려동물 동반 입소를 특화전략으로서 고려해 볼 만하다. 산책로나 반려동물 놀이터를 겸비하려면 부지가 넓고 충분한 공간이 필요할텐데 지방이 유리할 것이다. 수도권 인구 분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반려동물 치료가 가능한 동물 병원이 근접해 있느냐, 내가 아프거나 죽더라도 끝까지 내 반려동물을 책임져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언젠가는 반려동물을 키워야만 입소가 가능한 실버타운이 생길 지도 모르지 않나.“앞으로 반려동물과의 동반입소를 고려하는 시설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보인다. 케이스가 없어서 아직은 제한적이지만 차차 좀 더 세분화 되어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버타운에 반려동물 유치원, 동물 병원, 동물 미용실 등이 입점하고, 반려동물을 관리하는 관리사들을 따로 채용하고, 더 나아가 반려동물 기억공간 등이 함께 운영되는 실버타운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반려동물과 함께 가 아니면 입장이 불가능한 반려 가족 놀이터가 생길 줄은 2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도 없지 않았나.”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2024-05-24 19:27 이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