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가격·기능·디자인 실망"… 시장·소비자 반응 '썰렁'

정윤나 기자
입력일 2015-03-10 16:27 수정일 2015-03-10 18:58 발행일 2015-03-11 3면
인쇄아이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

지난 9일 오전 10시(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에바부에나 센터에서 애플의 스마트워치 ‘애플워치’ 가 공개된 순간, 참석한 관계자들이 실망의 한숨이 터져나왔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차기작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혁신성을 보여준 뒤라고 ‘그렇다면 애플은’식의 기대감이 상황적으로 절정에 이른 만큼 실망감도 컸다.

애플워치

애플에 대한 반응은 한마디로 너무 많이 기대했다라고 요약할 수 있다. 주요 핵심 기능을 다 갖췄지만 플러스 알파라 할만한 것이 없었다.

실제로 애플워치는 지난해 공개된 제품 이후 디자인의 변화가 크게 없는데다, 기능에도 혁신이라 여길 만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어 ‘대체로 실망스럽다’는 게 국내외 전자업계, 패션, 유통, 증권가 및 소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특히 가격과 배터리 시간이 큰 문제로 지적됐다.

제품이 공개되자 현지 언론들은 “애플이 신제품 출시 때마다 혁신을 이끌던 잡스 시절과 달리, 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뭔가 2% 부족한’ 면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애플워치는 가장 저렴한 애플워치 스포츠 38mm 가격이 349달러(약 39만원)이고 가장 비싼 애플워치 에디션 로즈골드 42mm는 1만7000달러(1885만원)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블룸버그는 1만달를 호가하는 제품을 언급하며 “일반적으로 비슷한 제품인데 가격이 높다면 특별한 기능과 디자인적인 차별화가 있어야 하는데 애플워치에서는 금이라는 것 외에는 특별할 게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사파이어 글라스 디스플레이, 센서 몇 가지 등 549달러 모델과 똑같은데 가격은 왜 18배나 차이나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IT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애플워치의 배터리 수명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짧은 배터리 수명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날 팀 쿡 CEO는 애플워치는 하루 종일 사용한 배터리를 지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식적인 배터리 수명은 18시간이지만 7시간 연속 운동을 통해 심박수를 체크할 경우 배터리가 방전된다. 음악을 6시간 30분 연속 재생하거나 전화를 3시간 연속할 경우에도 배터리가 모두 닳아버린다.

증권가 역시 냉담한 표정은 마찬가지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웨어러블기기 시장에서 애플워치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커쓴데 기능 측면에서 아이폰6와 다를 게 없었고, 앞서 출시된 스마트워치와도 큰 차별성을 보이지 못했다”며, “가장 중요한 판매 가격 역시 기본형의 경우 549달러로 당초 349달러보다 높게 책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출시된 애플와치는 판매량 역시 시장 예상치인 2000만대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본다”며, “애플워치로 인한 부품 공급 사슬의 수혜도 예상보다 제한적일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한 패션업계 종사자는 “애플워치를 보고 꼭 필요한 시즌 아이템이 아닌 하나의 유용한 도구 정도로만 느껴졌다”며, “특히 이번 제품은 패션이라기보다 단순한 기술에 가까운 것으로 사람들은 그런 종류의 시계를 패션으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애플의 최대 강점중 하나였던 디자인에 대해서도 혹평했다.

한 유명 백화점의 영업사원 역시 ”애플워치를 우리 상점에 들여놓을 생각은 없다“며, ”우리는 몽블랑, 롤렉스 등 럭셔리 브랜드를 취급하는데 애플워치는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무미 건조한 기술에 초점이 맞춰져 시계 이상의 것이라 보기 힘들다“라고 평가했다.

애플워치 공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애플이라면 뭔가 다를 줄 알았는데“ 라며 아쉬워했다.이른바 애플빠들에게도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

인터넷 커뮤니티 한 사용자는 ”기존 스마트워치와 뭐가 다른 건지 의문이다. 전자파까지 감수하고 손목에 차는데 18시간 배터리는 너무한 것 아닌가. 게다 사용량이 많을 땐 5시간 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결론인데, 가격은 비싸고 사양은 떨어지는 구매 의욕 제로인 제품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편, 애플워치는 내달 10일부터 선주문을 시작해 24일부터 중국, 미국 등에서 판매된다. 한국은 1차 출시국에서 제외됐다.

“애플워치는 시대적 흐름을 무시한 제품같다”

브릿지경제 = 정윤나 기자 okujyn@viva100.com

issue & is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