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구 기자

편집부 기자

cetuus@viva100.com

[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키네틱 디자인’ 시대가 왔다

‘키네틱 아트’란 게 있다. 키네틱 아트란 작품속의 대상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걸 말한다. 그 움직임이 매력이자 예술이다. 이 예술이 나타난 건 수십 년 넘었다. 근데 요즘 들어 ‘키네틱 디자인(kinetic design)’이 새로 인기를 끈다. 키네틱 디자인은 움직이는 측면에서는 키네틱아트나 동영상과 비슷하다. 하지만 키네틱디자인은 키네틱아트나 동영상처럼 실제사물이 움직이는 건 아니다.다시 말해 키네틱 디자인은 디자인자체가 움직일 뿐이다. 일례로 여성용 원피스 광고 디자인을 예로 들어보자. 일반 디자인은 움직이지 않거나, 움직인다 하더라도 카메라가 움직이는 방식이다.그러나 키네틱 디자인은 원피스가 바람에 날리는 모습이나 비에 젖어 몸에 찰싹 달라붙은 모습까지 모든 걸 디자인을 통해 연출한다.이 키네틱 디자인을 잘 하는 기업으로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크리테오(Criteo)를 들 수 있다.이 회사는 지난 2005년 파리에서 설립됐다. 그렇지만 설립을 한 뒤 거의 5년을 키네틱 디자인 기술개발에 혼신을 다했다. 디자인 기술이 축적되자 2010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회사’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그런데 이 회사의 디자인 콘텐츠를 들여다보면 한국 벤처기업의 디자인콘텐츠와 별 다를 게 없다. 약간 더 세련 된 느낌만 들 정도다. 그럼에도 이 회사의 키네틱 디자인은 전 세계의 710개 유명 기업들이 채택했다.왜 그럴까? 그 이유에 대한 해답은 그야말로 엉뚱해 보인다.필자의 판단으로 볼 때 이 회사는 온라인 광고사업에 ‘영업력’을 투입하기보다는, 오히려 ‘펀딩’을 끌어들이는데 더 힘을 쏟았던 것 같다.크리테오의 콜레망 대표는 펀딩에 더 중점을 두었던 것이다. 덕분에 크리테오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인덱스벤처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았다. 이어 베세머벤처로부터도 투자를 받았다.그러자 이번엔 프랑스의 유명 벤처캐피털인 아이디인베스트(Idinvest)가 크리테오에 투자를 했다. 아이디인베스트는 알리안츠의 자회사로 출발한 투자회사.이 투자회사는 대기업의 계열사지만 오직 ‘중소기업’에만 투자한다.현재 이 회사의 투자 운영규모는 71억 유로, 약 9조원에 이른다. 이런 대규모 펀드가 투자를 했으니 크리테오가 성공할 수밖에.크리테오는 지난 2013년 나스닥에 상장했고, 현재 기업가치는 2조6000억원 정도다. 종업원수는 2200명이며 전 세계 30개국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크리테오에 투자한 아이디인베스트는 사물인터넷 사업자인 시그폭스(Sigfox)를 비롯 모바일 게임업체인 프리티심플게임즈 등에도 투자했다. 이 회사에 돈을 대는 회사는 HSBC UBS 에르메스 등 50 여 개사다. 투자분야는 미디어 인터넷 헬스 클린에너지 등 분야다.자, 여기서 우리는 크리테오의 성공요인을 다시 한 번 분석해보자.지난 37년간 지구촌 중소기업 현장을 취재해온 필자로서는 중소기업은 마케팅만으론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게 결론이다. 영업력이 좋거나 기술력이 좋은 기업도 성공하는 건 확실하다.그렇지만 이런 기업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결국 돈줄이 든든한 기업이 오래가고 성공한다. 결국 투자유치를 잘하는 게 최고의 경영인 시대가 왔다.한국에도 리비콘(대표 전영재) 등 최고의 키네틱 디자인업체가 있다. 이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선 아이디인베스트 같은 투자회사의 펀딩을 받는 게 급선무다.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2016-12-21 06:15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지역특구지정, 수원을 인문도시로 만든다

정부가 지정해온 ‘지역특구’가 지방경제를 살리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현재 지역특구는 총 178개. 이 지역특구는 향토자원 관광레포츠 교육 산업연구 의료복지 등 5개 분야로 나뉘어 지정되었다. 이 5개 지원분야 가운데는 향토자원분야가 가장 많다. 영광굴비산업특구 보성녹차산업특구 대구약령시한방특구 상주곶감산업특구 한산모시산업특구 등이 바로 향토자원분야에 속한다.이 지역특구를 지정하는 기관은 중소기업청. 지방자치단체의 제안을 받아 지역특화발전특구위원회를 거쳐 지정한다. 지역특구는 청단위인 중소기업청에서 지정하지만 이 지정에 따른 특별지원 내용은 놀라울 정도다.먼저 각종규제법에서 특례를 인정받는다. 먼저 옥외광고물관리법의 적용을 받지 않을 수 있다. 옥외광고물을 거의 자유롭게 내걸 수 있다는 뜻이다.또 지역행사 등을 열 때 도로점용허가를 지체 없이 허용토록 하고 있다. 지역특화산업에 대해 특허출원을 할 경우엔 우선 심사도 받을 수 있다.지역특화산업을 영위하려면 외국인인력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위해 외국인 체류기간을 연장해주기도 한다.이 뿐만 아니다. 토지 이용규제에서도 특례가 적용된다. 농지의 전용, 도시계획시설의 결정, 농업진흥지역의 해제 등 혜택도 가능하다.사실 이런 혜택은 지역특구가 성공하려면 거의 필수적인 것이다. 이 같은 지원이 바로 지역경제를 살리는 제도가 되게 하는 것이다.그렇다고 지역특구로 지정된 곳이 모두 성공을 한 건 아니다. 제천 에코세라피건강특구의 경우 경기침체가 심해지자 민간사업자가 사업을 포기하는 바람에 지역특구지정이 해제됐다.홍천 리더스카운티특구도 부지확보의 불확실성으로 사업추진이 지연돼 탈락되고 말았다.이에 비해 거창 외국어교육특구, 여수 오션리조트특구, 남해 귀향마을특구 등 6개 지역특구는 당초 지정목적을 완전히 달성하는 성공을 거두었다.결과적으로 지역특구가 지역경제를 살리는 제도임을 입증했다. 이런 여건을 고려해 중기청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지역특구위원회를 열고 경주화랑유소년스포츠특구 등 8개 특구를 더 지정했다.이번 특구지정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 수원 인문기행특구다. 이는 요즘 인문학 열풍이 부는 시점에 수원 화성을 비롯 나혜석거리 등 수원의 풍부한 역사적 문화적 자원을 활용, 수원을 세계적인 인문도시로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전망. 사실 수원 화성은 정조와 정약용의 정신만 설명하는데도 2박3일은 걸릴 것이다.이조시대 세운 성곽의 대문 이름을 보면 대부분 패쇄적인 이름이다. 하지만 수원의 ‘팔달문’을 보라. 사방이 아니라 팔방으로 도달하고, 팔방에서 도달한다는 뜻이다. 글로벌 시대에 가장 적합한 이름이 아닌가.그래서 이번 특구로 지정된 팔달로 일대는 568억원의 예산지원을 받게 되며 도로교통법에 의한 특례 등 3건의 제도적 지원도 받게 된다.경주 화랑유소년스포츠특구는 총 199억원을 들여 스포츠전지훈련장 조성 등 특화산업을 부추긴다. 이미 경주시엔 14개 축구장, 5개 야구장이 있어 매년 10개 이상의 국제대회를 열고, 200개 이상의 전지 훈련팀을 유치한다. 덕분에 이번 특구지정은 금상첨화가 될 전망이다.또 양평헬스투어힐링특구, 장선편백힐링특구 등도 힐링 붐을 타고 찾아오는 국내외 관광객을 맞아 성공적으로 지역 경제를 살릴 것으로 내다보인다.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2016-12-13 09:03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초기 창업기업 지원 돕는 '데모데이'를 아시나요

데모데이(Demo Day)라는 날이 있다. 언뜻 듣기엔 ‘촛불집회 하는 날’같아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데모데이란 벤처알선업자가 투자자들에게 설명회를 여는 날을 말한다. 데모데이를 처음 창안한 기업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다. 이 회사는 1년에 딱 2번 데모데이를 연다. 3월과 8월에 행사를 한다. 앞으로 다가올 데모데이는 내년 3월20일~22일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컴퓨터역사박물관에서 열린다.이 행사에선 갓 창업한 기업들을 벤처투자자들에게 직접 안내해준다. 창업자와 투자자가 상담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한다. 데모데이는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날이 됐다. 그 까닭은 이 데모데이를 통해 창업투자를 받은 기업들은 날개 단 듯 성장을 거듭했기 때문이다.데모데이를 통해 ‘날개를 단’ 창업기업은 이미 1173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는 이미 신화적인 벤처기업이 된 곳이 많다. 에어비엔비, 스트라이프, 파리버스, 코인베이스, 인스타카트, 머신존, 위블리, 드롭박스 등이 그렇다.이 데모데이를 여는 와이콤비네이터는 영국출신 컴퓨터전문가이자 저술가인 폴 그레이엄이 그의 여자 친구 제시카 리빙스턴과 공동으로 지난 2005년에 창업한 회사다. 공동창업자 두 사람은 결혼해서 지금 부부다. 이 회사가 지금까지 투자한 규모는 119억 달러에 이른다. 이미 37억 달러를 회수했다. 두 사람은 억만장자가 됐다.와이콤비네이터와 같은 벤처알선업자를 미국에선 ‘시드 액셀러레이터’라고 부른다. 창업자에게 시드 머니를 촉발해주는 사람이란 뜻이다. 미국에서 시드 액셀러레이터 방식이 폭발적인 효과를 거두자 한국에서도 액셀러레이터가 등장했다.일찍이 프라이머(대표 권도균)가 액셀러레이터 사업을 시작한데 이어 퓨처플레이(대표 류중희), 매쉬업엔젤스(대표 이택경)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사업을 시작한 사람들은 다 성공한 벤처기업인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액셀러레이터 사업은 법적 뒷받침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크게 도약하지 못했다.드디어 정부가 발 벗고 나서 지난 5월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시드 액셀러레이터’를 제도화하는 조항을 넣었다. 한국에선 이의 명칭을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라고 정했다.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를 ‘초기창업자 등의 선발 및 투자, 전문보육을 주된 업무로 하는 자’라고 규정했다. 이제 한국에서도 ‘액셀러레이터’란 전문 업종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이 사업자는 초기 창업기업을 발굴해 사업공간, 엔젤투자, 멘토링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창업촉진 전문기업’이라고 보면 된다.이 액셀러레이터 사업을 하려는 회사는 자본금 1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비영리법인인 경우는 자본금 5000만원으로도 가능하다. 액셀러레이터가 되려면 중소기업청에 등록을 해야 하는데, 등록 요건은 독립적인 사무실을 갖춰야하고 전문인력 2인 이상을 둬야 한다.중소기업청은 액셀러레이터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업자들을 위해 오는 9일 서울 역삼동 팁스타운에서 ‘액셀러레이터 등록제도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제 제도가 마련 된 만큼, 한국에서도 와이콤비네이터와 같은 세계적인 액셀러레이터가 속속 탄생되길 바란다. 이들이 여는 ‘데모데이’에 ‘촛불집회’처럼 많은 투자자들이 몰려들길 기대한다.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2016-12-07 07:00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재기 기업인 지원, 더 확대해야

전원태 엠에스코프 회장(69)은 스물세 살 때 수소제조업체를 창업했다. 하지만 5년 뒤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났다. 때문에 공장을 폐업해야 했다. 쓰라린 실패였다. 그는 첫 실패이후 에너지 관련사업으로 재기하려 애를 썼지만 또 실패를 했다. 그럼에도 이를 악물고 다시 사업을 시작해 MS가스 MS에너지 등 여러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기업 회장이 됐다.그는 사업을 하다 한번 망하면 다시 일어서지 못하는 기업인들을 살리기 위해 사재를 털어 비영리재단인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이사장 전원태)을 설립했다.재기원은 경남 통영 죽도에 있는 폐교를 구입, 리모델링해 연수원을 만들었다.이 연수원은 1년에 4~5차례씩 무료로 4주간 ‘재기힐링캠프’를 연다. 지금까지 총 19기, 380명의 재기희망기업인들을 배출했다.이들 수료생 가운데 재창업을 한 뒤 3년 이상 살아남는 기업인은 전체의 97.4%에 이른다고 한다. 대단한 성공률이다.재창업에서 성공하려면 사업에 실패한 이후 겪는 좌절감의 극복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 이 연수원은 심리적 힐링부터 먼저 시작한다.이 연수원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요즘 재기를 꿈꾸는 기업인들은 엄청나게 많다. 그래서 정부도 실패한 기업인들이 다시 일어 설 수 있게 제도적인 보완을 많이 해나가고 있다.지금까지 실패한 기업인들은 국세징수 및 정책자금 상환에 떠밀려 재기차체가 불가능했다. 그런 점을 고려해 정부는 재기기업인에 대해선 국세징수 및 체납처분을 3년간 유예해준다. 재기기업인에 대해선 중진공,신보,기보 등이 지원한 정책자금의 채무도 최대 75%까지 감면해준다. 또 재기기업인을 위해 올해 1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덕분에 정부지원을 받아 재창업에 성공한 기업이 지난 2013년엔 244개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엔 466개사로 연간기준 2배나 늘어났다고 중소기업청은 밝힌다.하지만 브릿지경제연구소를 찾아오는 재기희망기업인들에게 이 같은 정책변화를 설명하면 쓴웃음을 짓는다.“정부에서 몰라도 정말 너무 모른다”고 털어놓는다. 세금추징에 앞서 실패기업인은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통장개설 신용카드발급 등이 전혀 되지 않기 때문에 ‘알거지’와 다를 바 없어진다고 얘기한다.친지 등의 도움으로 겨우 사무실이라도 하나 얻어 재창업을 하면 빚쟁이들이 찾아와 “너, 따로 재산 숨겨둔 거 잘 안다”면서 방해하는 바람에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한다.그런 만큼 정부가 진정으로 재기지원에 관심이 있다면 지원대상기업인을 대폭 늘려주고, 자금지원도 확대해줄 것을 호소한다. 사정이 어렵더라도 내년도 예산에선 재기지원자금을 3000억 원 정도로 확대해줄 것을 바란다. 1인 재창업 제도도 마련해줄 것을 건의한다.실제 실패한 기업인들은 빈털터리거나 빚쟁이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은 축적된 경영노하우와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가치를 땅속에 파묻어버린다면 국가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사업에 실패하면 뼈아픈 모멸감, 친인척들의 비방, 지나친 빚 부담 등을 극복하지 못해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도 많다. 별도의 통계는 없지만 사업실패로 인한 자살은 이미 사회적 질환으로 자리 잡았다.재기기업인 지원은 청년창업지원만큼 효율적일 수 있다.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가진 아까운 인재들이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는 걸 막아야 할 시점이다.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brbr

2016-11-29 09:34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로스쿨’과 ‘비즈니스스쿨’의 대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당선자는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을 나왔다. 와튼스쿨은 미국의 대표적인 비즈니스스쿨이다. 이에 비해 트럼프의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은 예일 로스쿨을 나왔다. 그의 남편인 전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도 예일 로스쿨을 다녔다.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후보를 지원했던 현재의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도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학력만 놓고 볼 때 이번 미국대통령 선거는 ‘로스쿨’과 ‘비즈니스스쿨’의 대결에서 비즈니스스쿨이 이긴 셈이다. 자, 그렇다면 로스쿨과 비즈니스스쿨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왜 비즈니스스쿨이 이겼을까. 이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에 앞서 먼저 2개 스쿨의 차이점을 가늠해보자.법학대학원인 로스쿨에선 국가적 목적을 위한 프로젝트를 달성하는데 있어서 불법적인 과정으로 이를 성취해선 절대 안 된다는 걸 가르친다. 공평과 정의에 따라 실행해야 한다는 걸 연습시킨다.하지만 비즈니스스쿨에선 그렇지 않다. 과정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해서든 실적과 목표를 달성해야만 한다. 그것이 ‘승리’다.물론 요즘 들어선 비즈니스의 이런 횡포를 막기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란 멍에를 걸쳐놓긴 했다. 그럼에도 CSR이 경영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코 아니다.비즈니스스쿨에선 기업의 수익성 성장성 지속성을 창출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드는 게 최선의 과제다. 그런 다음에 CSR이란 ‘멋진 모자’를 쓰게 하는 것이다.실제로 누구든 대학에서 배운 관념은 평생 머릿속에 남는다. 경영학을 배운 사람은 평생 경영학적 사고를 하기 마련이다.그런 뜻에서 와튼스쿨을 나온 사람들을 한번 살펴보자. 세계적인 투자의 귀재인 워렌 버핏이 여기를 나왔다. 그는 와튼 스쿨을 유명하게 만든 사람이기도 하다.애플의 스티브잡스가 애플의 경영난을 타개해달라고 비밀리에 찾아갔던 존 스컬리 CEO도 와튼을 졸업했다.어디 이들 뿐인가. 구글 보잉 GE 등 많은 글로벌 기업의 CEO들이 이 스쿨을 졸업했다. 이들보다 먼저 이 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트럼프다.그는 뉴욕 브롱스에 있는 포덤대학을 2년간 다니다가 와튼스쿨로 전학해 여기서 학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평생 와튼스쿨을 다닌 걸 자랑하고 다녔다.물론 트럼프가 와튼스쿨을 다니던 1960년대엔 그 학교가 그리 유명하지 않았다. 와튼스쿨이 유명해진 건 MBA(경영학석사)과정을 차별화하면서였다.미국의 MBA과정은 와튼스쿨과 노스웨스턴대 켈로그스쿨이 쌍벽을 이뤘다. 켈로그스쿨은 그야말로 ‘경영’에 치중한 반면 와튼스쿨은 약간 정치적 성향을 띠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로켓제조업체인 스페이스X와 전기자동차업체인 테슬라모터스의 CEO인 엘런 머스크 등이 이 학교를 다니면서 본래의 자리를 확보했다.그런데 예상을 뒤엎고 이 학교출신인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비즈니스방식으로 선거에 이겼다. 때문에 비즈니스스쿨 방식으로 정치를 할 것이다. 필자도 지난 9년간 비즈니스스쿨 교수로 한국, 일본, 독일에서 경영학을 강의하면서 정치와 행정도 경영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해왔다.그런데 오늘은 정치에 경영개념을 도입하는 게 얼마나 바람직한 일인지 의구심이 간다. 트럼프도 너무 ‘비즈니스적’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하다가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라고 한숨을 쉬지 않았으면 좋겠다.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2016-11-15 11:05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가상병원(Virtual Hospital)이 생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심근경색 사태’를 보고 참 많은 사람들이 허탈해했다. 현대의학이 이렇게 발전했는데도 이런 상황이 발생하다니. 그렇게 돈이 많고, 세계적인 의술을 자랑하는 종합병원을 거느렸는데도 자신의 응급상황만큼은 미처 대처하지 못하다니. 이런 점들이 우리를 무척 안타깝게 했다. 사실 이런 사태가 발생한 건 응급환자가 병원 응급실로 얼마나 빨리 달려가야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문제였다. 근데 올 들어 이스라엘의 한 중소기업이 이런 기존관념을 깨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스라엘 호드하샤론에 있는 의료기기 업체인 이노비텍은 “이제 심근경색 등 응급환자가 병원으로 달려가는 게 아니라, 병원이 응급환자에게 달려가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선언했다.최근 이 회사가 최근 개발한 제품의 이름은 ‘살리다(SALI-DA)’이다. ‘살리다’는 아무리 응급상황에서도 사람의 생명을 살리겠다는 뜻이다. 영어로 ‘SAVE LIFE DA’를 줄인 말이다. 이 회사가 새롭게 구축한 시스템의 이름은 ‘가상병원(virtual hospital)’이다. 가상병원이란 가상현실과 심근경색환자를 위한 기기를 활용, 응급신고를 받은 뒤 10분 안에 환자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 그곳에 가상병원을 세운다는 개념이다.이 회사가 내놓은 ‘살리다’는 항공기를 타고 가던 출장자가 비행기 안에서 심근경색을 당했을 때 그곳에 ‘가상병원’을 설치한다는 걸 기준으로 삼았다.근데 응급환자가 발생한 곳에 가상병원을 세우려면 이를 수행할 도구가 필요하다는 게 이 회사의 주장. 이 회사에 따르면 조그만 박스형의 ‘살리다’ 시스템 하나만 갖추면 비행기 안에 가상병원이 세워진다.이 회사는 이 제품을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독일 뒤셀도르프메세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의료기기박람회인 ‘메디카(MEDICA)’에 이 시스템을 전시한다.이 회사가 참가하는 메디카는 세계 의료시스템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전시회다. 서울에서 이 맘 때쯤 독일로 가는 국적기나 루프트한자를 예약하려면 좌석이 동난다.의료기기회사 임직원을 비롯 병원 대학 등의 의사 의료전문가들이 모두 뒤셀도르프로 향하기 때문. 이처럼 접근이 불편한데도 전 세계 의료인들은 이 전시회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필자도 지난 20년간 이 메디카를 꼭 15번 다녀왔다. 일본에서 근무할 때조차 이 전시회만큼은 놓치지 않고 찾아갔다. 왜냐하면 헬스케어가 최고의 유망산업으로 떠오르면서 모든 첨단기술이 가장 먼저 적용되는 분야가 건강의료분야이어서다. 20년 전 처음 메디카를 찾았을 때만 해도 이곳에선 MRI 등 진료전문 의료기기들이 주류를 이뤘다. 급성 심근경색 등 응급분야 전시관엔 응급용 헬리콥터가 전시되어 있었다. 헬리콥터가 의료기기란 걸 이때 처음 알았다.하지만 IT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원격치료 분야가 부상했고, 진료 및 수술 전문기기가 주도하던 의료시장은 전자 영상기기 업자들이 앞서갔다.하지만 오는 14일부터 열리는 ‘MEDICA 2016’에선 가상(Virtual)분야가 주도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이번에 가상분야의 제품을 내놓는 기업은 독일의 KLS마틴과 올림푸스, 미국의 젠프라임, 헝가리의 3D히스테크, 프랑스 에볼리케어 등 84개 업체다.메디카는 전세계 5000여개 의료기업이 참가하고, 13만명의 바이어와 관객이 다녀가는 박람회다. 전시장 넓이가 130만㎡에 이른다. 올해 이 전시회를 관람하는 사람이라면 버추얼 분야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특히 버추얼병원을 구축하겠다는 이스라엘기업도 눈여겨봐야 할 것 같다.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2016-11-08 13:31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부도위험?… 어음보험으로 해결하자

소규모 제조업체가 유통업체에 납품을 한 뒤 그 자리에서 현금을 받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대부분이 어음을 받는다. 근데 이 어음은 은행에 가서 곧장 할인받기도 어렵다. 그 까닭은 어음발행 유통업체의 신용도가 너무 낮거나 어음결제기일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조업자로선 우선 물건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장기어음을 받더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납품을 해야 하는 게 현실. 이런 장기어음을 받고 나면 제조업자는 밤잠을 설친다. 왜냐하면 이 어음이 혹시 부도라도 날까봐 걱정이 태산이어서다.이런 걱정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하나 있다. 신용보증기금에서 시행중인 어음보험에 가입하는 방법이다. 이 보험엔 ‘상업어음’만 가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외상매출금 등도 가입가능하기 때문에 ‘매출채권보험’이라고도 한다.이 어음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대상은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이면 된다.이 보험은 신용보증기금 10개 신용보험센터 및 106개 전국영업점에서 가입할 수 있으며, 신보 콜센터(1588-6565)를 통해 상담하면 된다. 이 보험에 가입하면 어음발행업체가 부도를 냈을 때 약 80%까지 보상받는다. 보상한도는 계약자당 50억원까지다.이 매출채권보험은 어음부도로 인한 연쇄도산을 막기 위해 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특별법에 의해 개발된 제도다. 이 매출채권보험은 그동안 연매출액 300억 원이하인 소규모 기업만 활용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매출액에 관계없이 ‘중소기업’에 속하면 가입 가능하다.최근 신보는 매출채권보험운영을 통한 인수액이 총 100조원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년간 무려 1만5762개의 중소기업이 6405억 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다는 것.연간 보험인수총액도 계속 증가추세다. 지난 2015년 인수총액이 15조2000억 원이었는데 지난해엔 16조2000억 원으로 늘어났고, 올해는 17조5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매년 1조원이상 늘어나고 있는 셈.이 덕분에 중소기업계의 치명적인 ‘풍토병’이던 연쇄부도가 거의 가라앉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 어음부도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여전히 유통업자들에게 물품을 공급하는 영세업자들은 어음부도에 노출되어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유통업체들이 어음발행을 늘리는데다 창업기업들이 제조업체 및 소프트웨어개발업체에 어음을 발행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서다.그러므로 유통업체 및 영세기업, 창업기업과 거래할 땐 일단 외상매출채권보험에 가입하는 게 상책이다. 이 보험에 가입하면 거래처의 부도 이외에 폐업, 회생절차신청, 결제지연의 장기화 등의 경우도 보험금을 탈 수 있다.신보는 창업기업과의 외상거래 원활화를 위해 ‘스타트업 매출채권보험’도 새로 마련했다.이는 창업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소기업들이 외상구매를 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 보험에 가입한 뒤 외상구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 제도는 보험심사가 매우 간편한데다 보험료 및 보상료도 우대해준다. 가입대상은 고용 및 매출증가효과가 높은 창업 3년 이내의 제조 및 지식서비스업종 기업이면 된다.이미 컴퓨터 시스템구축업체인 솔리드이엔지 등 창업기업들이 이 제도를 활용하기 시작했다.이제 어음을 받거나 외상거래를 할 때 신용보증기금의 매출채권보험에 가입하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2016-11-01 13:39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공정거래위원회, ‘갑질횡포’ 단속 더 강화해야

금문산업은 자동차부품업체다. 이 회사는 라디에이터 그릴, 엠블럼 등 자동차 의장부품을 생산,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등에 납품한다. 지난해 매출은 1554억원 규모.근데 이 금문산업이 하도급거래를 하면서 수급사업자인 중소기업에 ‘갑의 횡포’를 부렸다고 한다. 후드가니쉬를 제조해달라고 위탁하고 제품을 납품받은 뒤 수급사업자에게 책임을 돌릴만한 사유가 없는데도, 발주처의 클레임에 따른 손실을 이유로 납품대금 7944만원을 깎았다. 후드가니쉬는 자동차 후드(보닛)에 사용되는 의장부품. 이 부품에 클레임이 발생한 사유는 금문산업이 무상으로 제공한 사급자재로 인해 불량이 발생했는데도, 그 책임을 수급사업자에게 전가해 2개월분의 하도급대금 전액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처럼 정당한 사유 없이 대금을 감액하는 행위는 하도급거래공정법 제11조 제1항 및 제4항에 위반되는 것이다.금문산업은 또 제조위탁한 자동차 의장부품을 공급받고도 하도급대금 6827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것 역시 하도급법 제13조 제1항 및 제8항에 위반된다.여기에다 어음할인료 517만원도 지급하지 않아 하도급법 제13조 제6항을 위반했다.더욱이 금문산업은 이 수급기업으로부터 납품을 받으면서 대급지급방법 등 법적기재사항을 서면으로 발급하지 않았다고 한다.현행 하도급거래법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납품물품의 내용, 납품시기와 장소, 검사방법과 시기, 하도급대금 지급방법과 지급날짜 등을 명확히 서면으로 기재해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이 법률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에 원사업자인 금문산업의 ‘갑질 횡포’에 대해 단호한 명령을 내렸다. 공정거래위는 금문산업의 불공정 하도급 행위에 대해 대금 9144만 원을 지급하도록 명령하고, 과징금 99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현재 원사업자가 수탁중소기업에 ‘갑질’하는 걸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는 법률은 2개다. 하도급거래공정법과 대·중소기업상생협력법.하지만 그동안 이 2개 법률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 바람에 수탁업체들은 대기업의 갖가지 거래횡포에 ‘묻지도 따지지도 못한 채’ 전전긍긍해야만 했다.수급사업자들은 원사업자가 지정하는 물품 등을 강제로 구매해야 하는가 하면, 금융기관에서 할인받기 어려운 어음을 받아야 했다.최근 들어선 원사업자인 대기업이 수탁중소기업에 기술자료 제공을 요구한 뒤 그 기술을 빼가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이처럼 하도급거래 위반이 늘어나자 중소기업청도 하도급 불공정행위를 근절하는데 발 벗고 나섰다. 수급중소기업에 피해를 준 씨제이대한통운과 에코로바를 공정거래위에 고발하도록 요청했다.이는 중기청의 ‘의무고발요청제도’에 따른 것. 의무고발요청제도란 중기청장이 공정위에 공정거래위반사항을 고발해줄 것을 요청하면 공정위가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해야 하는 제도다.특히 에코로바는 수급사업자 이지스포츠에게 등산화 제조를 위탁하면서 하도급대금 지급지연 및 부당한 위탁취소 등 여러 가지로 하도급거래법을 위반했다.이로 인해 수급사업자인 이지스포츠는 9억5200만원의 직접 피해를 입었다. 더구나 대금을 받지 못한 채 위탁물품의 제조를 위해 추가자금을 투입하는 바람에 큰 피해를 입어 결국 폐업하고 말았다. 이에 앞서 금문산업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해온 수탁기업도 도산하고 말았다.올 들어 공정거래위와 중기청이 하도급거래 개선에 무척 적극적이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수탁중소기업이 망하기 전에 정부가 보다 단호한 조치를 내려주었으면 좋겠다.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2016-10-25 15:24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알리바바의 ‘골드회원’이 되자

중국의 알리바바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다. 현재 이 회사의 B2B사이트에서 사업 활동을 하는 회원은 4억 명. 하루 거래건수는 3000만 건에 이른다. 올해 매출은 38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39%정도 늘어날 전망. 더 놀라운 건 올해 매출총이익이 22억 달러를 넘어선다는 것이다. 금년에도 알리바바의 신화는 이어지고 있다. 알리바바가 전자상거래에서 이렇게 신화적인 매출신장을 누리는데도, 이 회사의 창업주 마윈은 최근 항저우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전자상거래시대는 곧 끝날 것’이라는 화두를 던지는 바람에 온 산업계를 들쑤셔놓았다. IT개발자 약 4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행사의 강연에서 마윈은 ‘전자상거래’라는 말이 사라질 날도 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부터 10~20년 뒤에는 전자상거래 대신 온라인, 오프라인, 물류가 통합된 새로운 소매유통이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제조업은 소비자의 다양해진 수요에 맞춰 제품을 만들 수밖에 없게 돼 현재의 B2C 제조모델이 앞으로는 소비자 중심의 C2B 모델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신 소매와 함께 신기술, 신 제조, 신 금융, 신 자원 등 5개 분야에서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제조는 맞춤형 형태가 급증해 중소기업이 대응하기 쉬워질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업에서도 앞으로 전체의 80%가 중소기업, 청년, 소비자에게 초점을 맞추는 신 금융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마윈은 “지금까지는 창업을 할 때 대규모 자금 자원 네트워크가 필요했지만 앞으로는 자료 기술 혁신만 잘 활용하면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앞으로 30년은 각국에서 중소기업들이 보다 나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지난 1995년 ‘차이나페이퍼’란 중소기업을 창업했다가 실패해 ‘사기꾼’이란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 그는 중소기업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그는 이미 전 세계 중소기업이 활기를 찾을 수 있게 중국이외 지역의 1000만 개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덕분에 한국의 중소기업들도 알리바바의 ‘골드회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는 한국 중소기업청과 협약을 맺고 알리바바의 ‘골드서플라이어 멤버십’에 한국 중소업체가 참여하는 기회를 주기로 약속했다. 알리바바와 한국 중소기업청은 지난 10일 항저우 알리바바 본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재 알리바바닷컴엔 세계 190개 국가의 4500만개사가 회원기업으로 등록되어있는데, 이들 중 ‘골드서플라이어 멤버십’이 되면 알리바바닷컴에 미니 웹사이트를 설치할 수 있다. 최상위 제품노출서비스도 받게 된다.세계적인 유통업체들이 여전히 영세한 제조업체들의 피를 빨아먹기에 바쁜데 알리바바는 글로벌 중소기업들과 윈윈하는 전략을 펴기로 해 존경을 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포천은 올해 중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most admired company)’으로 전자상거래기업인 알리바바를 선정했다. 신화적인 사업가 마윈이 이끄는 이 회사는 4년 연속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뽑혔다. 드디어 중국몽(中國夢)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마윈의 ‘마법’이 세계의 중소기업들에 더욱 힘찬 활기를 불어넣어주길 간절히 바란다.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2016-10-18 13:10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RAND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자

푸른 바다와 밝은 태양. 미국 서부 해안에 있는 산타모니카에 가면 언제나 눈이 부시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남서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있는 나타나는 이곳은 비치에 나무로 만든 해상잔교가 있다. 이 나무다리 위를 걸으면 레스토랑 선물가게 카페 게임룸 등이 줄을 잇는다.이 평화로운 해안을 지나 남쪽으로 걸어 내려가면 피코가에 4층짜리 곡선형 흰색 건물을 만난다.산타모니카 비치의 평화로움과 달리 이 흰색건물은 조금 심각한 문제를 다루는 연구소다. 이 연구소의 이름은 랜드(RAND).이 RAND가 생겨난 건 전쟁과 관련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 육공군 총사령관을 맡았던 헨리 아놀드 장군은 태평양전쟁에서 미군을 승리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그는 일본 본토를 타격하기 위해 B29폭격기 제작을 주도했고, 핵폭탄개발을 위한 맨해튼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자 이 폭탄을 싣고 갈 폭격기를 제작하는데도 앞장섰다.히로시마에 원폭을 떨어뜨려 전쟁을 승리로 이끈 그는 미국 국방부장관에게 한통의 편지를 보낸다.“지난 전쟁기간동안 미국은 과학과 산업자원을 잘 활용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부 군대 기업 대학 등이 팀워크를 지속할 만한 조직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들의 지식과 기술을 융합할 만한 연구소의 설립이 절실하다”이 편지가 RAND를 탄생하게 했다. 1945년 10월1일, 아놀드 사령관과 더글러스항공의 더글러스 사장, 에드워드볼스 MIT교수 그리고 B29제작에 참여했던 핵심기술자인 레이먼드와 콜범 등 5명이 캘리포니아 해밀턴필드에서 모였다. 이들은 더글러스항공과 RAND프로젝트를 만들었다.출범 초기에 RAND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사무실은 더글러스항공의 연구개발실의 귀퉁이였고, 첫 달에 지출한 경비는 60달러에 지나지 않았다.그러나 RAND는 델파이기법이란 독특한 미래예측기법을 개발하면서 세계적인 연구소로 우뚝 섰다. 이제 델파이기법은 세계 어디에서든 응용하는 미래예측법이 되었다.또 RAND가 내놓는 예측은 세계경제 및 군사 환경을 좌우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근데 최근 RAND는 “북한이 13~21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재료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2020년까지 핵무기 50~100개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AND는 “앞으로 북한이 4~6년 사이에 미국의 군사시스템과 전쟁 수행능력을 무력화할 수 있는 핵전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또 “북한은 태평양 넘어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핵탄두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으며, 2020~2025년엔 장거리, 이동식, 잠수함 발사 형태로 다수의 핵탄두 미사일을 실전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신뢰를 잃어, 미국이 북핵 개발을 억지하지 못한 것에 반발해 핵무장을 요구할 정도”라고 했다.솔직히 지금 RAND는 북한의 핵탄두 미사일이 RAND본부가 있는 평화로운 미국 서해안의 산타모니카에도 떨어질 수 있다는 걸 경고한 셈이다.그럼에도 핵우산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한국에선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RAND의 경고를 깊이 새겨들어야 할 때다.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2016-10-11 13:13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선배'와 '후배'가 손잡으면 9000만원 지원

갓 창업한 청년들은 모든 일에 서툴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사업에 성공한 선배들이 솔선해서 멘토링을 해준다면 후배창업자들은 한결 쉽게 성공의 지름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여건을 감안, 중기청과 벤처협회 여성벤처협회가 공동으로 선배기업과 후배창업자를 서로 매칭해주는 사업을 펴고 있다. 또 이 사업에 참여하는 후배창업자에겐 정부가 최고 9000만원까지 자금을 지원해준다. 이번에 선배로서 후배창업자들에게 멘토링해주겠다는 성공한 벤처기업인은 모두 60명. 벤처협회에서 추천한 기업인 50명과 여성벤처협회에서 추천한 10명이다.벤처협회가 추천한 첫 번째 기업인은 메모렛의 박부국 대표다. 박 대표는 USB메모리와 마이크로SD 등 메모리분야에서 참신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벤처기업인이다. 사실 박부국 대표의 창의력은 무궁무진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첨단기술과 다양한 디자인의 컴퓨터와 스마트폰 저장장치도 잘 개발해내지만, 그가 출시한 고령층용 ‘효도라디오’를 보면 정말 인간적인 면도 갖춘 벤처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젊은 창업자들이 이런 기업인을 선배로 맞아 ‘창업지도’를 받는다면 더욱 참신한 아이디어를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이번에 창업멘토링을 해주겠다는 기업인가운데는 서비스분야 벤처기업인들도 많다. 광고제작 및 라디오공고 대행분야에서 비알캠페인의 서용수 대표와 주현진 대표가 창업멘토링을 해주겠다고 나섰다. 하이애드원의 조성진 대표도 광고대행분야에서 선배역할을 맡기로 했다.글로벌알텍의 이영민 대표는 요즘 젊은 층에게 인기 있는 휴대폰 데코 등 데코분야의 창업 등을 안내한다. 의료IT서비스 부문에선 차케어스(대표 송종국)가 맡게 되고, 전자상거래에선 지앤지커머스(대표 모영일)이 선배기업이 된다. 오디션분야에선 T3엔터테인먼트(대표 김기영)과 한빛소프트(대표 김유라)가 멘토로 나서기로 했다. 소프트웨어에선 벤처협회장을 지낸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가 헬스케어 및 의료정보소프트웨어 분야 창업을 도울 예정이다.서울 양재동에 있는 생상의 김민철 대표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무척 많은 기업인으로 꼽힌다. 그에게 멘토링을 받는다면 마케팅분야에서 다양한 지도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김 대표는 투자방법에 대해서도 풍부한 경험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여성벤처인 가운데는 꽃배달 서비스를 하는 신향숙 애플앤유 대표도 특별한 아이디어가 많은 기업인이다. 무릎담요로 유명한 느티나무의 사랑 정선희 대표도 잡화분야에서 젊은 창업인들을 지도해주기로 했다. 상업용테이프를 하는 윤소라 유아이 대표, 합성목재 및 조경시설물을 하는 테크유니온 신유정 대표, 스크린인쇄를 하는 성일이노텍 임민자 대표, 의류유통사업을 하는 미쥬 강미선 대표와 황승주 대표도 창업후배들을 돕기로 했다.이처럼 성공한 벤처인들로부터 멘토링을 받고 싶은 청년창업자 및 예비창업팀(2인 이상)은 중기청 선도벤처 연계창업지원사업에 신청서를 내면 된다. 오는 14일까지 K-스타트업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해야 한다. 이 매칭사업에 선정된 창업자에 대해서는 정부가 최대 9000만원까지 자금을 지원해주며, 창업지도 선배인 멘토에게도 9000만원 중 3000만원까지 후배창업자와 협의해 자금을 분배해준다.창업자의 경우 지원받은 자금으로 창업사무실 임대료, 사무용비품 구입, 시제품 제작비, 판로개척비 등에 쓸 수 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선배의 경험과 후배의 열정이 융합하는 혁신적인 기회가 마련되길 기대해본다.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2016-10-04 10:17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성수동 ‘대림창고’ 가보셨어요?

참 추억어린 골목이다. 이곳을 지나가면 조명이 제대로 켜지지도 않은 시커먼 가게 안에서 여러 사람들이 땀 흘리며 가죽을 자르고, 뒤쪽에선 탁탁 망치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모두가 자기 일에 전념했다. 이 거리 가게공장의 종업원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겐 하등의 관심도 두지 않았다. 누가 지나가든 온 정신을 집중해 구두하나, 허리띠하나, 그리고 가죽옷 하나을 만드는데 온 힘을 쏟았다.이는 20년 전 서울 성수동 피혁골목 얘기다. 필자는 피혁업계를 맡은 출입기자로서 이 성수동 골목을 약 15년 동안 다람쥐처럼 끊임없이 드나들었다.지난주 갑자기 옛날이 그리워 이 골목을 찾았다. 근데 이게 웬일인가. 그 후각을 파고드는 담담한 원피냄새와 가죽 가게공장들은 다 사라지고, 정겹던 망치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근데 이 골목을 지나다가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가을날 단풍들 듯 남아있는 몇몇 가게들이 각자의 색깔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피혁 가게수는 왕창 줄었지만 몇몇 가죽가게들이 독특한 칼러를 연출했다. 이곳 가게들은 옛날처럼 ‘공산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예술품’을 만들고 있었다.이 골목 끝에서 색다른 ‘갤러리’를 하나 만났다. 갤러리의 이름은 ‘대림창고’. 옛날엔 정미소였다가 공산품 창고였던 이곳은 이름은 갤러리이지만, 사실 술집을 겸한 레스토랑이다.창고처럼 휑한 공간에 젊은 화가의 작품들이 어수선하게 걸려있는가 하면 설치예술적인 제조공장 유물들이 벽면을 장식한다.이곳에서 스파게티에다 맥주를 마셨다. 여기는 일반적인 레스토랑과는 무척 색다르다. 실내의 테이블이나 의자도 상당히 무질서하고, 창고의 천정이 너무 높아 설렁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도 그 안의 공기가 매력적이다.왜냐하면 옛날의 제조업적인 환경과 현재의 문화적인 장식이 융합되어 새로운 ‘크레비즈(crebiz)를 만들어내고 있어서다.여기서 맥주를 마시며 다시 옛날 이 골목을 회상했다. 그때 이 대림창고 근방엔 이렇게 아름답고 패셔너블한 젊은이들이 찾는 공간이 아니었다. 오직 때 묻은 푸른색 작업복 입은 청년들뿐이었고, 이들의 최종목표는 ‘수출확대’였다.하지만 지금은 이곳의 최종목표가 바뀐 건 확실한 듯하다. 바로 ‘예술확대’가 최종목표인 것 같다.20년전 이 성수동 일대에 가죽구두를 제조하는 업체는 필자의 판단으로 1300개는 넘었던 것 같다. 그 유명한 제화 대기업 3곳도 바로 이 근처에 있었다.기업규모는 엄청나게 줄었지만, 이 성수동에서 아직 가죽구두를 만들며 살아남은 기업은 아직 310개사에 이른다고 한다. 원피 등 자재를 유통하는 기업도 115개사가 운영 중이다. 더욱이 20년 이상 된 사업장이 37개나 살아남아있다는 것이다.요즘 성수 2가 연무장길을 중심으로 문화적이고 예술적인 제화공장이 다시 움트기 시작했다. 대림창고를 시작으로 인근에 디자인업체, 독특한 레스토랑, 아늑한 한정식집이 터를 잡았다.그래서 젊은이들은 이곳을 ‘한국의 브루클린’이라고도 부른다. 이런 좋은 기회를 내버려두지 않기 위해 정부와 서울시도 발 벗고 나섰다. 이 지역에서 제화업 등 사업 활동을 하는 사업체를 대상으로 대규모의 자금지원을 해주는 방안을 마련했다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2016-09-27 14:49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비키니데이’를 아십니까?

일본에선 3월1일을 ‘비키니데이(Bikini Day)’라고 부른다. 그 이름만으론 꼭 축제의 날 같다. 하지만 축제와는 거리가 멀다. 이날은 반핵(反核) 행사를 하는 날이다. 1954년 3월1일 미국이 태평양 비키니환초에서 핵폭탄실험을 했는데, 이때 인근 해역에서 조업을 하던 일본 제5후쿠류마루호의 선원 24명이 방사능에 노출되었다.일본으로 돌아온 선원들은 구토와 두통을 호소했고, 몇 달 뒤 39세의 무선기장 구보야마 아이키치가 사망했다.그러자 일본에서 반핵 운동이 일어났다. ‘히로시마 원폭’에 대한 반발이기도 했다. 미국은 이 사건이 반미 운동으로 번질 걸 우려해 피해자에게 20만 달러를 지급했다.하지만 이후 제5후쿠류마루에서 조업하던 어부들은 모두 불치병으로 죽었다. 8명이 간암, 1명이 대장암 등이었다.일본의 저널리스트인 히로세 다카시가 쓴 ‘누가 존웨인을 죽였는가’ 라는 책을 보면, 미국 네바다사막에서 촬영한 서부영화에 출연한 배우 220명이 암으로 죽었다고 한다.그 이유는 핵실험으로 인한 방사능 때문. 네바다사막에서는 1951년부터 7년간 97회나 핵실험을 한데 따른 것이다.네바다에서 영화 ‘정복자’를 촬영했던 존 웨인은 폐암을 앓다가, 위암이 겹치더니 결국 장암으로 사망했다. 이 영화의 여주인공이었던 수잔 헤이워드도 피부암, 자궁암, 유방암을 앓다가 뇌종양으로 세상을 떴다. 영화 ‘정복자’에 엑스트라로 참여했던 인디언 시브위트족은 암과 백혈병으로 부족전체가 멸족하고 말았다.1945년 히로시마 원폭투하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20만 명을 넘는다. 일본의 통계에 따르면 이후 이 지역에서 살아남은 사람가운데 암과 백혈병으로 인해 죽은 사람은 14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지난 8월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했다. 미국이 히로시마에 핵폭탄을 떨어트려 엄청난 희생자를 낸데 대해 위로하는 차원에서였다. 그런데 오바마가 방문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가면 5m높이의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가 있다.원폭피해자협회에 따르면 히로시마에서 핵에 피폭된 한국인은 총 7만 명이며 이중 4만 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살아남은 3만명 가운데 2만3000명이 귀국했다. 히로시마는 한국에서 끌려온 군수공장 노동자들이 밀집되어 있던 곳이어서 피해가 더 컸다.핵폭탄이 너무나 잔인하다. 방사능에 노출된 사람은 자손들까지 고통을 겪는다. 일본도 그렇지만 한국에서도 방사능에 노출되었던 사람의 2세들이 유전성 질환 또는 선천성 기형을 앓고 있다.지난 5월 국회가 ‘한국인 원폭피해자 지원법’을 제정했다. 원폭피해자들이 대부분 사망한 뒤에야 겨우 이뤄졌다. 근데 일찍이 ‘피폭자원호법’을 제정해 시행중인 일본은 피폭자 2세들까지 지원을 해준다. 티베트 신장 알제리 등 지역에서 피폭된 일본인들까지 혜택을 준다. 우리도 피복 2세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원폭피해자법을 빨리 개정해야 한다.핵은 정말 위험하다. 김정은의 핵실험은 북한주민뿐 아니라 그 자손들까지 망친다. 이미 한국 사람도 4만 명이나 핵폭탄에 죽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금 김정은의 불장난 앞에 ‘비키니’만 입고 그저 망연히 서있을 뿐이다.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2016-09-20 14:11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웹툰공작소’ 가보셨어요?

동영상시대다. 때문에 사진처럼 움직이지 않는 평면영상은 점점 인기가 떨어진다. 하지만 평면영상인데도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는 게 하나 있다. 웹툰이다. 웹툰이 왜 이렇게 갈수록 인기가 높아질까? 쉽게 생각하면 이건 어릴 때 만화에 한번 빠져본 사람들의 향수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네이버 웹툰에 들어가서 마음이 쏠리는 작품을 하나 선택해 서서히 빠져들어 보면, 웹툰의 장점을 금방 알게 된다.웹툰은 스마트폰이나 PC에서 세로로 내려 보는 스크롤 방식이다. 이것은 한국의 웹툰업계가 만들어낸 독창적인 시스템이다. 동영상은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지만 웹툰은 컷과 컷 사이에서 스스로의 상상력을 펼칠 수 있다. 때문에 웹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상상력이 더욱 풍부해질 수밖에 없다.흔히 웹툰은 10대와 20대의 젊은이들만의 소유물로 생각한다. 그러나 직장인들이라면 TVn에서 방영한 ‘미생’의 열풍을 기억한다. 이 작품의 원작이 웹툰이라는 것도 잘 안다. 영화 ‘내부자’도 마찬가지다.그래서 지난 주말 딸애가 ‘웹툰공작소’에 함께 가보자고 제안했을 때 순순히 따라 나섰다. 서울시와 서울시 중소기업지원기관인 서울산업진흥원(SBA)이 만든 웹툰공작소는 명동역 3번 출구에서 남산 쪽으로 올라가면 나타난다. 정확한 주소는 서울시 중구 퇴계로 20길 24 남산동 공영주차장 4·5층. 올라가는 길은 만화의 거리(재미로)이다. 웹툰공작소와 함께 만화박물관(재미랑), 만화이색가게, 타요버스 정류장 등이 이어진다.웹툰 공작소 5층에선 찾아보기 힘든 한정판 피규어와 웹툰 원화도 만날 수 있고, 중앙의 테이블에서는 3D프린팅도 체험할 수 있다. 이곳에 가보면 웹툰이 앞으로 새로운 거대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실제로 NHN엔터테인먼트, 탑코믹스, 레진코믹스 등은 웹툰업체들은 해외시장진출을 서두르고 있다.웹툰은 지난 2002년 야후코리아가 ‘카툰세상’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이어 지난 2003년 다음이 ‘만화 속 세상’을 내놓았고, 2005년엔 네이버가 ‘네이버 웹툰’을 마련했다.필자는 웝툰 사이트 가운데선 ‘어른’을 가장 좋아한다. 웹툰 ‘어른’에서 가장 재미있게 본 건 ‘캐네디 암살사건 조사위원회 보고서’다. 케네디 암살사건에 관한 책을 더러 읽었지만 머릿속에 남지 않았는데, 이 웹툰을 보니까 케네디가 맞은 총알이 어떻게 두 사람을 통과해서 바닥에 떨어졌는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이 사이트가 제공하는 ‘우울증’은 링컨의 젊은 시절을 만화화한 것이고, ‘헤르만 헤세의 생각을 읽자’는 젊었을 때 열심히 읽었던 소설 데미안에 대해 다시 한 번 회상하는 기회를 가졌다. 최근 이 ‘어른’사이트는 무료 게재를 선언했다. 이제 어른들도 마음 놓고 웹툰을 즐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이미 국내에서 무료로 게재된 웹툰 작품은 총 13만 건에 이른다. 원고료를 지급받는 ‘프로 작가’의 작품도 약 5000여건에 달한다고 한다.현재 웹툰의 순수 매출은 약 2000억 원 정도이지만, 광고 및 수출을 포함하면 약 1조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광고수입이 점점 늘어난다는 얘기다.드디어 한국에서 웹툰은 거대한 ‘콘텐츠 발전소’로 면모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웹툰공작소가 서울의 문화 콘텐츠 공작소로 떠오르길 기대해본다.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2016-09-06 15:11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의 작은 혁명

요즘엔 쓰지도 않는 물건들이 너무 많이 생산된다. 한번 입어보곤 거들떠보지도 않는 옷들과 단 한 번도 쓰지 않은 그릇들이 집안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런 ‘대량생산의 그늘’을 없애기 위해 마련된 인터넷 주문시장이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다. 카카오(대표 임지훈)가 운영하는 이 주문시장은 인터넷을 통해 산뜻한 제품을 선보이고, 소비자가 주문을 해오면 그때서야 제품을 생산하는 시스템.덕분에 이런 제품을 생산하는 소규모 사업자들은 재고를 쌓아놓을 필요가 없게 됐다. 따라서 생산자들은 재고부담을 덜게 되고, 소비자들은 재고비용이 없는 낮은 가격에 제품을 살 수 있게 됐다.중소기업청과 카카오는 이러한 방식의 유통망을 더욱 넓히기 위해 업무협약을 맺고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를 소규모생산자(소공인)들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 협약을 맺기에 앞서 중기청과 카카오는 시범적으로 이 사업을 전개해봤다. 가장 먼저 이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판매한 소산원(대표 주필)은 24시간 만에 200개의 제품을 주문받았다. 이 회사는 전통차를 만드는 업체. 이 전통차는 자기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차를 소비자의 요구에 맞게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주문생산이 필수. 업력 15년에 종업원 3명의 작은 회사여서 재고가 늘어나면 판매가격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회사는 이번에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를 통해 이런 고충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커피드리퍼 판매업체인 메카크리에이트(대표 천안)도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를 통해 450개 커피전문점과 계약을 맺는 성과를 거두었다. 중기청과 카카오는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에 입점하는 소상공인들에 대해 카카오는 수수료를 30%에서 25%로 낮춰주기로 했다. 또 소상공인의 우수 제품을 뉴스, 게임, 영상, 카카오페이지 등 카카오의 각종 서비스를 통해 홍보해주기로 했다.이 시스템은 수제가방을 만드는 소상공인이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 100개라고 하면, 주문량이 100개가 돼야 상품 제작을 시작한다. 상품 제작이 확정되면 카카오가 먼저 제품 생산을 위한 비용을 제조업체에 먼저 지급해준다. 때문에 소상공인들은 생산비용 부담을 덜게 된다.메이커스 위드 카카오가 지난 2월 공식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판매에 나선 상품수는 5만5000개에 이른다. 이 중 88%인 4만8400개가 주문을 받아 생산되었다. 입점한 브랜드는 150개로 상품종류도 가방, 의류, 건강식품 등 다양하다.중기청은 각종 기능경진대회에서 입상한 소상공인의 제품에 대해서는 이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해주기로 했다.또 카카오가 운영중인 스토리를 동반한 클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스토리펀딩’을 활용, 창업기업제품을 사업화하는 것도 지원해주기로 했다.일정액 이상 투자유치에 성공한 창업기업에 대해서는 중기청과 카카오가 공동으로 자금 등을 지원해주는 방안도 곧 마련한다.이병권 중기청 소상공인정책과장은 “이번 협약체결은 카카오라는 플랫폼을 통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소상공인들이 손쉽게 판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선주문 후생산’이란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의 작은 혁명이 생활용품 분야에서 차츰 자리를 넓혀갈 것으로 전망된다.앞으로 이 분야에서 생산자가 창고에 제품을 쌓아두는 일도 없어지고,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을 집안에 쌓아두는 일도 없어지길 바란다.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2016-08-30 14:29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인재육성 중소기업’으로 지정받는 방법

대부분의 기업인들이 ‘벤처기업’이나 ‘이노비즈기업’ 제도에 대해선 잘 안다. 그런데 ‘인재육성 중소기업’ 지정제도에 대해선 잘 모른다. 이 제도를 시행하는 기관은 중소기업청과 중진공이다. 중소기업이 ‘인재육성 기업’으로 지정되면 다양한 정책혜택을 받는다. 먼저 ‘인재육성 기업전용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전용자금은 연간 예산이 200억 원 밖에 되지 않아 기업들에 큰 도움이 되진 않는다. 하지만 인재육성기업으로 지정을 받으면 기업의 중진공 정책자금 융자한도가 늘어난다. 융자한도가 수도권 45억 원까지, 비수도권은 50억 원까지 가능해진다. 인재육성기업으로 지정받으려면 오는 31일까지 중진공 각지역본부에 신청하면 된다.선정기간이 무척 길다. 8월 말까지 신청하면, 서류심사 및 현장평가, 최종심사위원회를 거쳐 오는 11말에 지정서를 준다. 중진공은 지정업체에 대해 ‘인증마크’를 수여하고, 병역특례지정업체 선정 때 5점을 가점해준다. 중소기업청이 실시하는 각종 기술개발(RD)사업 참여 때엔 평가점수 1점을 더 준다. 중기청 RD지원 사업은 경쟁이 워낙 치열하기 때문에 1점을 더 받는다는 건 대단한 혜택이다. 또 해외전시회 참가, 시장개척단 파견, 수출컨소시엄사업 등에 참여할 때는 무려 5점을 가산해준다.관납 때도 혜택이 부여된다. ‘중소기업간 경쟁제품 중 물품의 구매에 관한 계약이행능력 심사’에서 가점 1점 또는 1.5점을 부여한다.인터넷 SNS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기업홍보도 해준다. 대학생 기자단도 운영한다. 100명의 대학생 기자단을 구성, 중소기업을 직접 방문 및 취재해 스토리텔링 콘텐츠 작성하고, 홍보해준다. 그렇다면 ‘인재육성 중소기업’ 지정을 받으려할 때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방법으로 제일 나은 것이 ‘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하는 것이다.내일채움공제란 중진공이 중소기업에 3년 이상 재직한 핵심인력들이 장기근무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이는 중소기업 장기근무자가 목돈을 마련할 수 있게 사원이 월 10만원 정도를 내면 회사가 20만원 이상 내주는 공제사업이다. 최근들어 이 ‘내일채움공제’가 중소기업사원들의 목돈저축방식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중진공에 따르면 근로자의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내일채움공제’가 시행 2년 만에 가입자 1만50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현재 6290개 기업에서 1만5566명이 가입했고, 공제기금액도 650억 원에 달했다. 5년 만기인 이 공제금은 5년 뒤에 낸 돈의 약 3.5배 이상을 도로 받는다. 어떤 적금보다도 유리하다.뿐만 아니라 이 공제사업에 가입한 중소기업은 무려 41가지의 정책혜택을 받는다.이 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앞서 얘기한 ‘인재육성 중소기업’을 지정받으려할 때 10점의 가산점수를 준다. 100점 만점의 ‘시험’에 10점의 가산점을 받는다면 엄청난 혜택이다. 따라서 ‘인재육성 중소기업’으로 지정되려면 ‘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하는 것이 상책이다.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2016-08-24 07:00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다시 ‘머리카락’도 수출해야 한다

일본의 전통현악기 샤미센의 몸통은 고양이 가죽으로 만든다. 한때 일본은 이 악기를 만드는 고양이 가죽을 한국에서 수입해갔다. 동물애호가들이 이 사실을 알면 크게 분노하겠지만, 90년대까지도 일본악기제조업자들은 한국산 고양이 가죽을 선호했다. 특히 성남 모란시장에서 사들인 고양이의 가죽이 일본에서 인기였다. 그때만 해도 한국은 고양이 가죽만 수출하는 게 아니었다. 수출할 수 있는 물건이라면 무엇이든 내다파는 시기였다. 이 고양이 가죽을 일본으로 수출하는 걸 대행해준 곳이 ‘고려무역’이었다. 이 ‘종합무역상사’는 정부가 중소기업의 수출을 제도적으로 지원해주기 위해 설립한 기관이었다.이때 고려무역이 수출대행을 해준 건 고양이 가죽뿐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수출할 수 있는 물건이라면 물불가리지 않고 해외로 내보냈다. 고양이 가죽을 수출한 건 심한 일이었지만, 뱀장어 가죽도 엄청나게 수출했고 우리 어머니의 머리카락에서부터 인조눈썹이나 이쑤시개까지 닥치는 대로 수출했다.수출액은 작았지만 고려무역이 중소기업제품의 수출을 위해 갖가지 노력을 했던 건 부인할 수 없다. 필자는 중소기업담당기자로 이 고려무역을 약 10년간 출입했는데, 당시 일본에서 광어 도다리 등의 새끼고기를 일본에서 들여와 충무 앞바다에서 한 해 동안 키워 다시 수출하는 방법을 쓰기도 했다. 이 때 수입해온 새끼고기는 ‘수출용 원자재’로 인정받아 관세환급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주기도 했다.그땐 고려무역만 그렇게 수출에 몰두한 게 아니었다.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대한민국 수출의 주력은 고려무역 같은 ‘종합무역상사’였다. 그해 전체수출 607억원중 40%에 이르는 239억원을 삼성물산 등 8개 종합무역상사가 해냈다. 이들 8개사의 수출 실적 중 고려무역의 실적은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고려무역은 영세기업들이 만든 물건을 해외에 파는 일을 맡아주는 최선의 기관이었다. 다른 7개 종합상사들은 모두 대기업그룹의 수출을 주로 대행하는 상사였기 때문이다.사실 고려무역은 수출실적 및 자본금 등에서 ‘종합무역상사 지정요건’에 합당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예외규정으로 종합상사로 지정해줬다. 그래야 중소기업들도 해외수출기회를 잡을 수 있었으니까.얼마 전 tvN 드라마 ‘미생’에서 종합상사 직원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엿볼 수 있었다. 그동안 ‘종합상사’로 지정되었던 삼성, 쌍용, 대우, 국제, 한일, 효성, 반도(LG), 선경(SK), 삼화, 금호, 고려무역 등 총 11개사의 영업사원들은 ‘미생’의 주인공들처럼 정말 땀 흘리며 일했다. 한국의 수출규모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게 해준 그들에게 찬사를 보낸다.그렇지만 아직도 소규모기업들은 수출부서가 없고, 어떻게 해야 수출을 할 수 있는지 잘 모른다. 그래서 이달 들어 중기청은 중소기업에게 수출기회를 확실하게 제공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개척 전문기업(GMD)’ 47개를 선정했다.좋은차닷컴, 경남무역, 한국프라켐, 인성엔프라, 비즈니어코퍼레이션, 뉴트리케어, 이우트레이딩, 에스엠티이엔지(SMT ENG), 에이케이트레이딩, 레어메탈코리아, 세경, 티알씨코리아, 코이스라 등은 아시아 및 아세안 중동지역 GMD로 선정되었다. 이 가운데 중국은 원동투자그룹과 명원이 선정되었다.이번에 ‘GMD’로 선정된 수출대행업체들이 성공을 거두려면 예전에 ‘고려무역’을 지원해줬던 것처럼, 정부가 이들에게 과감한 세제 금융혜택을 줘야 한다. 그래야 ‘패션머리카락’도 내다파는 중소기업의 수출열기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2016-08-16 10:30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세계최고 천공기 업체, 부철중공업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이건 용비어천가에 나오는 말이다. 근데, 이건 나무만 그런 게 아니라, 아파트 빌딩 교량 등 건축물들도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건축물을 세우기 위해선 첫 단계로 땅속 깊이 ‘뿌리’를 박아야 한다. 건축물의 뿌리는 파일이다. 이 파일을 얼마나 깊게 뿌리박아야 하는지에 따라 건물의 안정성이 결정된다. 부철중공업의 정영호 대표는 ‘건축물의 뿌리’를 깊게 박는 천공기를 제작하는 사업만 40년간 해왔다.말콤 글래드웰은 그의 저서 ‘아웃라이어’에서 최고의 전문가는 한 분야에서 1만 시간 이상을 투입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정 대표는 그런 전문가들보다 10배 이상 전문가인 셈이다.실제로 정 대표는 세계 3대 천공 전문가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정 대표가 처음 천공중장비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오직 하나였다. 한국의 건설현장에 사용되는 천공기가 모두 외국산 기계라는 사실을 알고부터였다. 그래서 그는 천공중장비를 한국에서 직접 제작해보겠다는 열정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땀과 돈과 시간을 쏟아 사업을 시작한지 20년 만에 세계 최고수준의 천공장비를 개발해냈다. 특허도 따고 실용신안도 획득했다. 하지만 한국의 정부와 공공기관에선 한국산 중장비를 인정해주지 않았다. 공공기관들이 발주조건에서부터 미국 독일 기계만 수주가 가능하도록 규정을 만들어 놨기 때문이었다.정 대표는 이런 상황에 대해 불만을 품었다. 세계최고 수준의 한국산 제품이 이미 나왔는데도, 한국 정부는 이를 인정해주지 않았기 때문. 그래서 정 대표는 해외로 눈길을 돌렸다. 몽골 울란바토르 건설현장에 천공장비를 공급한데 이어 페루, 나이지리아, 카자흐스탄, 라오스, 베트남 등으로 천공중장비를 계속 수출했다.그런데 이런 부철중공업이 세계시장에서 급부상한 건 ‘남극사건’ 덕분이었다. 혹한지역인 남극에 건물을 세우려면 지반 깊숙이 파일을 박아야 한다. 왜냐하면 남극의 혹한은 지반에 서릿발을 형성시켜 기초를 계속 밀어 올리기 때문. 남극에 기지를 건설한 선진국들의 기지건물도 지하 서릿발로 인해 기울어지는 사례가 많았다.그래서 한국에선 세종기지를 증설하면서 서릿발 층 아래로 파일을 박기로 했다. 그런데 이렇게 깊이 파일을 박으려면 거대한 천공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남극은 항구가 없기 때문에 중장비인 천공기를 접안시켜 하역할 방법이 없었다.부철중공업은 이러한 어려움을 간단하게 해결해주었다. 이 회사가 개발해낸 방법은 최고기술의 중장비부품들을 싣고 남극에 가서, 현장에서 중장비를 직접 제작해 파일을 박는 것이었다.정영호 대표와 이 회사 기술진은 남극의 혹한에서 거대한 천공기를 제작해 세종기지를 증설할 수 있게 해주었다. 바로 이 남극의 사례가 부철중공업의 기술이 어느 정도인지를 판정하는 척도가 되었다. 이후 국내 건설회사와 공공기관들이 부철중공업의 기술을 믿어주기 시작했다. 삼성물산, 현대산업, SK건설 등 국내 기업들로부터 주문이 밀려왔다.부철중공업의 천공기는 토목공사용 기초건설기계로 지하철공사 아파트공사 교각공사 상가건축공사 등의 기초토목공사를 할 때 지반을 천공(보링)하거나 암석층을 뚫는 기계다. 정영호 대표는 이 장비의 볼트와 너트 하나까지도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안다. 본체 중량이 평균 50톤 급인 기본장비에 기어박스 리더(leader) 스크류 등을 장착한 것도 정 대표가 직접 고안해낸 기술이다.정 대표의 손을 만져보면 굳은살로 가득하다. 그는 보통의 중소기업 사장들처럼 골프 치러 다니거나 여행을 즐기지 않는다. 그는 오직 세계 최고의 천공기를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가득 차 있다.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2016-08-09 10:46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순이익 절반을 기부한 벤처기업

방주(대표 정연훈)는 광학렌즈전문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는 삼성휴대폰 갤럭시S1~S7의 카메라렌즈를 공급하고 있다. 방주의 광학렌즈 기술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 때문에 대부분 이 회사를 살펴볼 땐 광학기술이 얼마나 뛰어나며 연구개발(RD)에 얼마나 많이 투자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 그런데 이 회사엔 ‘기술’에 관한 내용 외에 숨겨진 사실이 하나 있다. 그건 ‘기부’를 참 많이 한다는 것. 놀랍게도 이 회사는 순이익의 거의 절반을 사회를 위해 기부하고 있다. 중기청 분석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4억8000만원을 기부했는데, 이는 순이익의 45.8%에 해당하는 수준. 덕분에 지난해 벤처기업 가운데 순이익대비 기부비율 1위 기업이 됐다.이 사실을 알고 나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그렇게 많은 돈을 기부해버리면 직원들에 대한 복지는 어떻게 챙기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될 것이다.근데 이 회사는 사원들에 대한 복지도 소홀히 하지 않는 기업이다. 경기 평택에 있는 본사를 가보면 회사 앞에 펼쳐진 잔디구장만 봐도 사원들에 대한 배려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회사 안에 골프연습장이 있으며, 회사 인근에 ‘로뎀하우스’란 개끗한 기숙사도 마련해놓았다.정 대표는 항상 표현이 솔직하다. 그는 “사장은 사원들이 집 걱정과 학비걱정을 하지 않게 해주는 게 최우선”이라고 공언한다.그는 혼자만 잘사는 세상보다 더불어 잘사는 세상을 추구하는데 앞장서는 기업인이다. 방주는 지난 89년 경기 안양 나자로마을 안 조그마한 공장에 사출기 1대를 출발했다. 그 이후 심한 ‘홍수’를 만났지만 ‘노아의 방주’를 타고 겨우 살아남아, 드디어 전 세계에 방주의 뿌리를 내리는 중이다. 이미 중국 천진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한데 이어 최근 베트남에도 공장을 지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슬로바키아 등 유럽에도 진출했다.대부분 사회에 기부를 많이 하다보면 회사 성장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한다. 하지만 이 회사를 보면 기부를 많이 할수록 다른 곳에서 더 큰 힘을 얻는 것 같다.이번에 중기청이 분석한 순이익대비 기부금비율이 2위인 기업은 황금에스티(대표 김종현)이다. 이 회사도 현재의 김성주 명예회장이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스테인리스 절단사업으로 시작한 업체. 철강업계에서 신용을 잘 지키기로 유명한 이 기업은 창업 2세인 김종현 회장이 경영을 맡으면서 더 성장했다.김종현 회장도 사회기여에 관심이 많아 지난해 순이익의 25%인 5억 원을 기부했다. 사실 금액면에선 1위인 방주보다 더 많은 액수다. 컴퓨터관련 업체인 세중정보기술도 순이익의 17.4%인 7억3000만원을 기부했다. 자동차용 엔진첨가제 및 광택제를 생산하는 불스원(대표 이창훈)도 순이익대비 13.1%인 4억9000만원을 기부했다.이번에 순이익대비 기부금 비율 10대 기업으로는 유니메드제약, 트렉스타, 세화아이엠씨, 우보테크, 에코프로, 다날 등도 차지했다.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2016-07-26 10:17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역직구’ 업체에 2억까지 자금지원

국내 소비자가 인터넷을 통해 미국 등 해외쇼핑몰에서 상품을 수입하는 걸 ‘직구’라고 한다. 그렇다면 해외소비자가 인터넷으로 한국 쇼핑몰에서 수입해가는 걸 뭐라고 할까. 업계에선 이걸 ‘역직구(逆直購)라고 한다. 지난해 한국에서 역직구 등 인터넷을 통해 수출한 규모는 약 1조2000억 원어치. 이는 재작년에 비해 거의 2배가 늘어난 것이라고 한다. 더욱이 올해는 이의 규모가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하지만 지금까지 이런 수출을 지원하는 정책예산은 미미했다. 지난해 중소기업청 수출지원 예산중 ‘오프라인’은 15개 사업 1406억 원에 달했는데 비해 온라인수출 예산은 2개 사업 83억 원으로 오프라인에 비해 5.9%에 지나지 않았다.이처럼 전자상거래 수출이 급팽창하는데도 자금지원이 뒤따르지 못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기청이 발 벗고 나섰다. 중기청은 예산으로 직접 지원하긴 어려운 만큼 1000억원을 ‘특례보증’을 통해 지원하기로 했다.특례보증이란 각 지역 신용보증재단이 역직구업체에 대해 ‘신용보증’을 해주면, 여기서 받은 보증서를 은행에 가져가 융자를 받는 제도다. 이의 활용하기를 원하는 역직구업체는 전국 16개 지역신용보증재단(1588-7365)을 찾아가면 된다.이 특례보증은 농협 우리 하나 기업 국민 신한 대구 부산 광주 경남 전북 제주 등 12개 은행을 통해 대출해준다.자금지원규모는 업체당 2억 원까지. 이번 자금지원은 이름 그대로 ‘특례지원’이다. 왜냐하면 금리와 보증료가 일반 중소기업 대출자금보다 훨씬 낮다. 요즘 시중 중소기업대출 금리가 연 3.73%인데 비해 이 자금은 연 2.6~2.8%. 보증료도 일반보증 1~1.2%보다 낮춘 0.8%만 내면 된다.대출조건도 까다롭지 않다. 수출계약만 있고 수출실적이 없는 창업초기기업도 3000만원까지 대표자의 신용등급에 따라 지원해준다. 이번 자금은 ‘해외수출’이 아니라 면세점에 납품한 실적이 있는 기업도 쓸 수 있다. 아직 면세점에 납품실적이 없지만 납품계약서를 가지고 있는 기업도 지원받을 수 있다.대출기간은 최고 5년으로 1년 뒤에 모두 갚거나, 1년간의 거치기간을 거쳐 4년간 분할 상환할 수 있기 때문에 돈을 갚아야 하는 부담이 적은 편이다.근데 올 들어 너도나도 역직구 수출에 뛰어드는 바람에 수입제한품목을 해외로 내보냈다가 곤욕을 치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특히 중국의 경우 최근 전자상거래 허용품목을 지정해놨기 때문에 허용품목이 아닌 물품을 보냈다간 몰수되거나 반송된다.중국에서 허용하는 인터넷 상거래(B2C) 품목은 의류 등 1142가지. 지금까진 중국에서 허용 품목을 지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동식물 등을 제외한 거의 모든 품목에서 역직구가 가능했다.그러나 올해부터 의류, 신발, 모자, 가전제품, 식음료품, 기저귀, 완구, 안경 등 1142개만 역직구가 가능하다.그동안 역직구 아이템으로 가장 각광받던 화장품은 사전 인증을 받아야 통관할 수 있다. 또 건강식품 기능식품 의료기기 등도 사전인증을 받아야 한다. 의료용 식품이나 암호기술설비 등도 마찬가지다.이에 따라 중기청은 중국 등 주요 역직구 수출국에 배송 및 쇼룸 설치 등을 제공하는 ‘해외온라인 지원센터’를 설치할 방침이다.중기청은 역직구 수출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 앞으로 이의 수출규모를 500억 달러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어쨌든 중소기업들이 역직구시장을 선점하려면 이번에 지원하는 자금과 정책을 잘 활용하는 게 상책일 것 같다.지역별 온라인수출 특례보증 재단재단명전화번호신용보증재단중앙회042-480-4035,4039강원신용보증재단033-260-0001경기신용보증재단1577-5900경남신용보증재단055-212-1250경북신용보증재단054-474-7100광주신용보증재단062-950-0011대구신용보증재단053-560-6300대전신용보증재단042-380-3800부산신용보증재단051-860-6600서울신용보증재단1577-6119울산신용보증재단052-289-2300인천신용보증재단1577-3790전남신용보증재단061-729-0600전북신용보증재단063-230-3333제주신용보증재단064-758-5740충남신용보증재단041-622-9831충북신용보증재단043-249-5700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2016-07-19 14:02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