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의 작은 혁명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기자
입력일 2016-08-30 14:29 수정일 2016-08-30 14:29 발행일 2016-08-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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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쓰지도 않는 물건들이 너무 많이 생산된다. 한번 입어보곤 거들떠보지도 않는 옷들과 단 한 번도 쓰지 않은 그릇들이 집안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런 ‘대량생산의 그늘’을 없애기 위해 마련된 인터넷 주문시장이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다.

카카오(대표 임지훈)가 운영하는 이 주문시장은 인터넷을 통해 산뜻한 제품을 선보이고, 소비자가 주문을 해오면 그때서야 제품을 생산하는 시스템.

덕분에 이런 제품을 생산하는 소규모 사업자들은 재고를 쌓아놓을 필요가 없게 됐다. 따라서 생산자들은 재고부담을 덜게 되고, 소비자들은 재고비용이 없는 낮은 가격에 제품을 살 수 있게 됐다.

중소기업청과 카카오는 이러한 방식의 유통망을 더욱 넓히기 위해 업무협약을 맺고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를 소규모생산자(소공인)들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 협약을 맺기에 앞서 중기청과 카카오는 시범적으로 이 사업을 전개해봤다. 가장 먼저 이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판매한 소산원(대표 주필)은 24시간 만에 200개의 제품을 주문받았다. 이 회사는 전통차를 만드는 업체. 이 전통차는 자기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차를 소비자의 요구에 맞게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주문생산이 필수. 업력 15년에 종업원 3명의 작은 회사여서 재고가 늘어나면 판매가격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회사는 이번에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를 통해 이런 고충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커피드리퍼 판매업체인 메카크리에이트(대표 천안)도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를 통해 450개 커피전문점과 계약을 맺는 성과를 거두었다. 중기청과 카카오는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에 입점하는 소상공인들에 대해 카카오는 수수료를 30%에서 25%로 낮춰주기로 했다. 또 소상공인의 우수 제품을 뉴스, 게임, 영상, 카카오페이지 등 카카오의 각종 서비스를 통해 홍보해주기로 했다.

이 시스템은 수제가방을 만드는 소상공인이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 100개라고 하면, 주문량이 100개가 돼야 상품 제작을 시작한다. 상품 제작이 확정되면 카카오가 먼저 제품 생산을 위한 비용을 제조업체에 먼저 지급해준다. 때문에 소상공인들은 생산비용 부담을 덜게 된다.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가 지난 2월 공식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판매에 나선 상품수는 5만5000개에 이른다. 이 중 88%인 4만8400개가 주문을 받아 생산되었다. 입점한 브랜드는 150개로 상품종류도 가방, 의류, 건강식품 등 다양하다.

중기청은 각종 기능경진대회에서 입상한 소상공인의 제품에 대해서는 이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해주기로 했다.

또 카카오가 운영중인 스토리를 동반한 클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스토리펀딩’을 활용, 창업기업제품을 사업화하는 것도 지원해주기로 했다.

일정액 이상 투자유치에 성공한 창업기업에 대해서는 중기청과 카카오가 공동으로 자금 등을 지원해주는 방안도 곧 마련한다.

이병권 중기청 소상공인정책과장은 “이번 협약체결은 카카오라는 플랫폼을 통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소상공인들이 손쉽게 판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선주문 후생산’이란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의 작은 혁명이 생활용품 분야에서 차츰 자리를 넓혀갈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이 분야에서 생산자가 창고에 제품을 쌓아두는 일도 없어지고,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을 집안에 쌓아두는 일도 없어지길 바란다.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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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