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STX조선-사업재편·성동조선-법정관리…희비 엇갈린 중견 조선사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3-08 13:04 수정일 2018-03-08 13:54 발행일 2018-03-08 99면
인쇄아이콘
STX조선 후속처리 방안 발표<YONHAP NO-3695>
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 오른쪽)과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중견 조선사 처리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중견 조선사인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의 희비가 엇갈렸다. STX조선해양의 경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위주의 고강도 구조조정 및 사업재편으로 회생의 기회를 얻었지만, 성동조선해양의 경우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채권단 주도 구조조정(자율협약)을 종결하기로 해 법정관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서다.

8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및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STX조선해양 및 성동조선해양 후속 처리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의 고정비 감축, 자산 매각, 유동성 부담 자체 해소 등 고강도 자구계획과 LNG 및 LPG선 등 고부가가치 가스선 수주로 사업재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컨설팅 수행 결과 STX조선해양은 채권단의 신규 자금 지원 없이 자체 자금 등으로 일정 기간 독자 경영이 가능하고 주력 선종인 중형 탱커 및 건조 경험을 보유한 LNG 등의 시황이 상대적으로 회복 전망이 양호해 건조 물량 확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견 조선사가)일시 정리시에는 협력업체의 경영 위기 가중 등 조선 산업 전반의 생태계 붕괴 여파가 있는 등 기회 요인 및 중형 조선사로서의 생존 가치 역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에 대해 40% 이상의 인력감축 및 유동산 부담 자체 해소 등의 자구계획과 사업 재편 방안에 대한 노사확약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노사확약이 무산되거나 자구계획이 미흡할 경우 법정관리 등을 포함해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 회장은 “노사확약서 징구시 정상 영업을 위한 필수 전제인 R/G 발급은 수주 가이드라인에 따라 선별적으로 취급하며 국민 경제 부담 최소화 측면에서 신규 자금 지원을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수출입은행은 성동조선해양의 채권단 주도 자율협약을 종결하기로 했다. 성동조선해양이 독자생존이 불투명하다고 판단, 부족자금 추가 지원은 국민경제 부담만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은성수 행장은 “향후 주력선종 수주 및 선가부진 지속, 회사의 경쟁력 열위 등 감안시 사업재편 및 추가 비용절감 등 다양한 경쟁력 강화 방안이 고려되더라도 현 상태로는 독자생존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성동조선의 제한적인 유동성 상황을 고려할 경우 올 2분기 중 자금부족 발생 및 부도가 우려되는 등 현 상태로는 경영활동 지속이 불가할 것으로 판단되는 바, 법원에 의한 회생절차 신청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은 행장의 설명이다.

은 행장은 “회사가 법원에 의한 회생절차를 신청해 상거래 및 금융채무 등 자금유출을 동결하고 지출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면 법원의 회생계획안 마련시까지 운영(향후 6개월 이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끝으로 은 행장은 “채권단은 회사가 법원에 의한 회생절차를 신청할 경우 법원과의 소통을 통해 회생계획 마련 및 이행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이라며 “현재 건조중인 선박이 없어 협력업체 및 기자재업체 앞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금융당국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필요시 금융 및 영업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