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현대차, 현대트랜시스 파업에 특근 취소

천원기 기자
입력일 2024-10-15 17:23 수정일 2024-10-1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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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그룹 울타리 벗어나라 했는데
차세대 하이브리드 생산 물량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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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연일 계속된 현대트랜시스 파업에 특근을 취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현대트랜시스는 현대차와 기아에 변속기와 엔진 등 파워트레인 부품을 공급하는 그룹내 핵심 부품 계열사로, 파업이 장기화하면 올 하반기 최대 생산에 나서려던 현대차와 기아가 발목을 잡힐 수 있단 우려가 쏟아진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 1, 3공장은 오는 19일 예정된 특근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트랜시스가 공급하는 IVT 무단변속기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특근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울산5공장의 일부 라인도 특근을 전격 취소했다.

최대 납품처이자 그룹 내 맏형인 현대차의 ‘가동중단’ 사태에 빌미를 제공하자 현대트랜시스는 죽을 맛이다. 홍상원 현대트랜시스 전무는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현대트랜시스가 전담하기로 했던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II’의 생산을 현대차에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 전무는 “TMED-II 전량을 트랜시스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마자 완성차 노조는 고용불안을 외치며 자체 생산할 수 있도록 회사 측에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공급을 적기에 이행하지 못하면 결국 고객사에 대한 신뢰를 잃어 물량이 회수되고 이로 인한 수익 악화로 급기야 일자리마저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업은 ‘공멸’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홍 전무는 “현대트랜시스 노조의 잔업 및 특근 거부, 파업 등이 야기한 공급불안으로 완성차는 자체 생산을 위한 물량 회수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공개했다.

특히 부품 계열사의 경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그룹의 울타리에서 벗어나라고 지속 압박하는 상황이다. 홍 전무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버팀목인 그룹의 물량도 대폭 줄어들 수 있다”고 걱정했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놓고 사측과 대립 중인 현대트랜시스는 이달 들어 부분파업과 전면파업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이어진 총파업은 17일까지 이어진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15만9800원 정액 인상, 성과급으로 매출액의 2% 지급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이번 총파업을 통해 “조합원의 분노와 힘찬 결의를 보여주겠다”고 경고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