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동걸 회장 “STX조선, 인력 40% 이상 감축해야”

이경남 기자
입력일 2018-03-08 14:06 수정일 2018-03-08 16:45 발행일 2018-03-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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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8일 “(STX조선해양의 회생을 위해)자구계획을 실행하고 사업 재편을 추진을 위해서는 40% 이상의 인력을 감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진행된 ‘STX조선해양 컨설팅 결과 및 후속 처리 방안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STX조선해양은 고강도 자구계획 실행과 사업재편을 추진하되 내달 9일까지 노사확약서 제출을 요청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단, 이날까지 컨설팅 수준 이상의 자구계획과 사업재편 방안에 대한 노사확약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원칙대로 법정관리를 신청할 방침이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은 “성동조선 법정관리 신청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며 “성동조선 주채권은행으로서 경영정상화를 이루지 못한 점에 대해 관리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및 한국GM과 관련 “금호타이어는 노사합의가 없으면 외국에서 인수하지 않을 것이고,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자구계획이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면 어느 누구도 회생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GM 실사는) 실무 협의 과정에서 굉장히 민감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어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GM측에 미래를 판단할 수 있는 수준까지의 실사가 돼야 한다는 전제를 확실히 통보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및 은성수 수출입은행장과의 일문일답 요지



- 한진해운처럼 성동조선의 법정관리 후 파산 가능성은.

△은성수 : 성동조선의 유동성을 봐서는 2분기 부도가 예상된다. 부도보다는 채무관계를 동결하고 다음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회생절차에 돌입할 것이다. 회생이냐 파산이냐 문제에 대해서는 확답할 수 없다.

-성동조선에 P플랜처럼 초기자금 지원이 가능한가.

△은성수 : 회생가능성이 있었다면 P플랜을 고려했을 것이다. 신규자금 지원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STX조선은 수주 가능성 여부와 산업적인 측면을 고려한 결정인가.

△이동걸 : 수주는 시장상황은 많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지금 이 회사의 주력 부분인 중형선박과 관련해서 시황이 회복되고 있고 11척 이상의 수주를 한 점도 고려가 됐다. STX조선은 경쟁력이 있는 기술력과 설계능력을 가지고 있고 건조경험도 있다. 수주 전망도 비교적 좋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

생존가치도 고려해야 한다. STX조선도 어려우나 약간의 유동성 등 여력이 있다. 성동조선과 동시에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중소조선사 생태파괴가 우려된다. 국내외에서 나올 수 있는 중소형 탱커 들이나 배들에 대한 수주를 받을 조선사가 당분간 존재할 필요가 있다. 일단 은행 관리 아래서 고강도 자구노력을 논의하자는 결정을 내렸다.

-성동조선의 경우 시간만 끌다가 회복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있다.

△은성수 :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과거와 현재가 다른 점이 과거에는 배 건조가 있었고 채권단 지원 없이 자체 보유자금으로 회사가 운영됐다. 현재는 채권단 자금 지원이 없으면 회사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차이가 있다. 과거 실사에서는 희망이 있었지만, 2017년 와서는 도크에 배가 없고 유동성이 고갈, 부도날 상황이 됐다.

-노사확약이 없다면 결국 법정관리로 가는 건가.

△이동걸 : 노사확약이 없으면 다시 말해 고강도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는 유동성이 약간 있다는 것 외에는 (성동조선과)큰 차이가 없다. 확약을 전재로 기회를 주고 선수금지급보증(RG)발급을 지원할 예정이다. 확약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에 이 회사를 중장기적으로 끌고갈 능력이 안된다고 본다. 확약서에서 고강도 구조조정이 되야 다시 한번 경쟁력 있는 회사로서 자리매김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중소 조선사들의 생태계를 유지는 자구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 생태계 조성아래 무조건 지원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향후 성동조선 법정관리 일정은 어떻게 되나.

△은성수 : 법정관리 신청 부분은 이사회를 거치고 나름대로 준비를 해야 한다. 잘 진행될 경우 1~2주 정도 소요해서 신청할 것으로 예상한다. 법정관리를 신청하지 않을 경우 부도가 나기 때문에 부도 이전 신청하겠으나,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

-컨설팅사는 STX조선 자구안에 40% 인력감축을 내놨는데.

△이동걸 : 인력감축은 40% 수준이긴 하지만 자구노력을 고강도 자구노력이라고 하는 것이 인력감축만 하는 것은 아니다. 컨설팅사에서 제시한 다양한 원가절감 방안이라든지 인력감축 등 여러 가지 방안이 있다. 기본적으로 원가 절감을 위한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구 계획인데 원가 절감의 수준은 기대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특정해서 말할 수 없고 회사가 노사간의 합의를 통해서 제시를 할 부분이다.

-나금호타이어의 경우, 더블스타 자본유치는 노사합의 없이 불가능한가.

△이동걸 : 노사합의라는게 자구계획과 해외매각 등 여러 가지 측면이 있다. 해외매각 부분은 우리가 조건으로 제시할 수도 있다. 동시에 대한민국의 기업을 외국기업이 인수하면서 노조가 동의하지 않으면 외국기업이 인수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결국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 회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자구계획이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면 어느 누구도 회생시킬 수 없을 것으로 본다.

-금호타이어 유동성은 어떤 상황인가.

△이동걸 : 지금 채권단이 1개월씩 유예를 해주고 있는 상황인데 유예가 끝나는 순간 유동성도 끝난다. 잠재적인 매수자가 무한정 기다려 주지는 않을 것이다. 거의 마지막 단계라고 봤기 때문에 순조롭게 노사와 협의를 하면서 매각을 공개하려고 했는데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고 봤다.

-지한국 GM 실사와 관련, GM측이 산은에 제시한 조건은.

△이동걸 : 앵글 사장을 세 번 면담해서 그동안 GM코리아가 우리에게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상호 신뢰가 바닥났다고 지적했고, 이에 대해 앵글 부사장도 100% 동감하고 유감을 표했다. 원가구조에 대해 알아야 GM코리아가 GM본사의 자구계획을 수행하면서 생존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고, 그 판단 아래서 생존가능한 계획이라면 산은 측이 협조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 과정에서 올드 머니에 대해서는 한 푼도 지원할 수 없으며 이는 GM본사의 책임이다. 신규자금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원가구조 확인이 되고 회생가능한 계획이라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조건부 구두로 약속했다. 그 전제하에 실사를 합의하기로 했지만 실무 협의 과정에서 굉장히 민감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어 협의를 계속 중이다. 그 부분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저희 입장에서는 일단은 만족할만한 실사, 미래를 판단할 수 있는 수준까지의 실사가 돼야 한다고 확실히 통보를 했다.

-GM 미국 본사에 경영자료를 요청하는 등 협의할 계획이 있나.

△이동걸 : 미국 본사와 협의할 계획이 있다 없다를 잠정적으로 말씀드릴 때는 아니라고 본다. 굳이 그런 형식적으로 본사를 가야만 타결될 일이라고 보지않는다. 최대한 아직 까지는 앵글 부사장과 GM코리아를 통해 강력한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 그 단계에서 일을 원만하게 할 것이다. 필요하게 되면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이경남 기자 abc@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