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기자

편집부 기자

cdkang1988@viva100.com

[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카페베네의 몰락이 주는 교훈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2013년 여름, 서울 성동구 금호동 동네상권 초입의 한 카페 앞 행사장엔 뙤약볕이 사정없이 내리쬐었다. ‘카페베네 글로벌 1000호점’의 개장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김선권 전 대표는 ‘카페베네 커피로드 2020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유럽 중국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에 2020년까지 카페베네 매장 1만개를 열겠다는 선언이었다. 당시 그는 40대 중반의 열정적인 사업가였다. 커피로드 2020계획이 실현됐다면 김 전 대표는 지금쯤 K-프랜차이즈를 선도하는 영웅이 됐을 것이다.필자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2004년 무렵이다. 그가 ‘행복 추풍령감자탕’을 출시하고 가맹점을 200여개로 늘려나가던 시절이었다. 4년 뒤 카페베네를 선보이면서 그의 인생은 도약했다. 서울 시내 수많은 신축건물 1층이 은행점포에서 카페베네로 간판이 바뀌었다. ‘오더맨(가맹점을 늘려주고 영업수수료를 받는 사람)’들이 가세하면서 5년만에 점포수는 1000개로 늘어났다. 그로부터 5년 뒤인 올 1월 카페베네는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태동-성장-성숙-쇠퇴기를 밟는 기업생명의 사이클을 10년 안에 모두 마친 셈이다. 질주하던 카페베네가 단명한 이유는 무엇일까.첫 번째는 해외시장에 대한 무모한 도전 때문이란 지적이다. 해외시장은 국내 시장에서 탄탄한 뿌리를 내린 뒤에 도전해도 늦지 않다. 파리바게뜨가 해외시장에 ‘올인’한 것은 정부 규제 탓에 더 이상 가맹점을 낼 수 없는 상황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국내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확고히 한 것도 해외시장에 도전한 배경이다. 카페베네는 창립 4년이 채 안 된 2012년 2월에 전 세계에서 가장 임대료가 비싼 뉴욕시 맨해튼 타임스퀘어에 해외 1호점을 냈다. 현지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보부재와 건물주와 협상에 밀린 끝에 무려 15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직영점 하나에 쏟아 부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두 번째는 동시다발적인 사업다각화가 치명적이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와 제과점 ‘마인츠돔’은 투자비를 회수하지도 못한 채 서둘러 매각해야 했다. 소매업인 드럭스토어(‘디셈버 24’) 사업에 뛰어든 것은 프랜차이즈 사업에 집중해야 할 전력에 재를 뿌린 결정타였다. 외식사업으로 잔뼈가 굵은 김 전 대표가 유통사업에 기웃거린 것은 지금도 이해하기 힘들다. 동서울 ‘만남의광장’을 복합쇼핑몰로 조성하려는 정부 사업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도 악재였다. 입찰경쟁에서 롯데를 제쳤다고 화제가 됐지만 사업을 진행할 자금이 부족해 도중 하차하고 말았다. 연간 200개 이상 가맹점이 늘어나는 여세를 몰아 커피점에만 집중했더라면 결과는 어땠을까.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2-14 07:00 강창동 기자

[강창동 大기자의 창업 이야기] 로열티는 가맹본부 생존 가늠자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프랜차이즈 사업모델의 기본 원리는 상생이다. 가맹점이 부자가 되면 가맹본부는 저절로 부자가 되게끔 만드는 게 본사 경영진의 가맹사업 능력이다. 이런 원리를 아는 본사 경영자라면 가맹점을 살찌우는데 정성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 프랜차이즈 선진국인 미국의 가맹본부들은 가맹점에서 받는 로열티를 주 수익원으로 기업을 경영하는데, 가맹점의 매출에 비례하는 로열티가 줄어들면 성장이 불가능하다. 가맹점 지원에 온 힘을 쏟는 이유다.우리나라에선 가맹점이 아무리 가난해도 가맹본부는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논리가 통용된다. 본사가 가맹점 모집에 따른 개설마진과 원부자재 공급에 따른 물류마진에 의존하는 탓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구조로는 가맹점의 롱런이 불가능하다. 본사가 가맹점 모집에 급급하고 가맹점 관리와 지원은 뒷전이기 때문이다.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로열티에 대한 합의는 올해 프랜차이즈 업계가 실현해야 할 첫 번째 과제다. 가맹본부에 대한 불신으로 로열티를 거부해왔던 가맹점 사업자들도 원부자재 구입원가 공개 등 투명경영 여건이 조성되면서 로열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바뀌어가는 분위기다. 로열티를 꼬박꼬박 받는 가맹본부들은 하나같이 특정 업종에서 선두주자에 속한다는 사실도 로열티의 필요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래 공정거래위원회와 정치권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을 ‘갑질’의 대명사로 몰아 각종 규제 정책을 쏟아냈다. 필수 구입품목 개수와 마진 축소, 원가공개, 징벌적 손해배상,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 가맹점사업자 단체의 교섭권 보장 등 파격적인 제도들을 밀어붙이고 있다. 로열티에 기반한 경영시스템 구축도 정부의 권유사항 중 하나다. 이렇듯 경영환경이 급변하자 가맹본부들도 숨 가쁘게 변신의 페달을 밟고 있다. 앞다퉈 상생방안을 발표하는가 하면 로열티 기반 프랜차이즈 시스템 마련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이런 추세라면 지금까지 가맹본부들의 주요 수입원인 물류마진과 개설마진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실제 활동하고 있는 가맹본부 2000여개 중 로열티를 부과하는 곳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그것도 매출에 비례하는 정률제가 아니라, 매달 일정액을 받는 정액제를 활용하는 업체가 대부분이다.미국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로열티 제도는 오래전에 정착됐다. 가맹계약서에 로열티와 광고비의 매출대비 비율이 명시돼있다. 가맹점주도 이를 당연하게 여긴다. 다만 그 비율은 업종이나 브랜드별로 차이가 크다. 맥도널드나 서브웨이 같은 유명 브랜드라면 로열티와 광고비분담금이 매출대비 10%를 웃도는 수준에서 정해진다. 로열티는 지속적인 교육훈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광고, 신제품 개발 등에 쓰인다. 따라서 가맹본부가 로열티를 받지 않는다는 것은 브랜드 평판을 높이거나 가맹점을 지원하는 일에 소홀히 하겠다는 암시나 다름없다. 이런 가맹본부는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힘들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2-07 07:00 강창동 기자

[비바100] 편의점 업계 빅4 아성 '도전'… "올해 연말까지 가맹점 350개 목표"

이은용 (주) 씨스페이시스 대표가 본사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윤모 기자)“대기업들이 장악한 편의점 시장서 중소형 브랜드에 불과한 씨스페이스가 가맹점을 늘려간다는 것만 해도 기적입니다. 하지만 지난 한 해 동안 가맹점을 90개나 더 늘려 올들어 200호점을 돌파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이은용 ㈜씨스페이시스 대표는 최근 가맹점수가 200개를 돌파한 것은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형 편의점 브랜드로는 이례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국내 편의점 시장은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이른바 ‘빅4’가 장악해 중소형 브랜드들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고 그는 걱정했다.그가 2016년 5월 한화갤러리아에서 씨스페이스를 인수, 대기업들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모험에 가까웠다. 자본력과 조직력이 월등한 유명 브랜드 운영업체들을 따라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나름대로 유통업에 대한 노하우와 자신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20여 년간 동네상권의 개인 독립형 소매점 2000여곳에 상품을 공급하면서 도매유통업 경험을 쌓았고요, 씨스페이스의 물류 시스템이 다른 대기업 계열 편의점들과 다른 게 없었기 때문에 가맹점주들의 이익만 충분히 보장해준다면 승산이 있는 게임이라고 판단한 거죠.”개인이 운영하는 편의점들은 담배, 주류, 먹거리 등 상품별로 발주와 배송이 별도로 이뤄지므로 비효율성과 번거로움을 감내해야 하지만 씨스페이스 가맹점은 담배, 주류, 먹거리, 공산품 등 모든 상품을 일괄 주문하고 받는 원스톱 발주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이는 대기업 계열에 속했던 씨스페이스의 전력과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상품 가격도 편의점 빅4 브랜드와 차이가 없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포화상태란 지적을 받고 있는 편의점 시장에서 가맹점을 빠른 속도로 늘릴 수 있었던 요인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이 대표는 “브랜드 인지도는 약하지만 모기업인 도매유통업체 ㈜우린이 상품을 공급하는 2000여개 동네상권 소매점주들에게 씨스페이스에 대한 장점을 널리 알렸더니, 점주들 반응이 아주 좋다”며 “유명 브랜드와 비교하면 물류시스템 차이가 없어 편리한데다, 영업이익에 대한 점주 배분비율이 90%로 대기업 브랜드의 65%보다 유리하기 때문에 그런 반응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그가 도입한 새로운 가맹방식도 가맹점을 늘리는 촉진제 역할을 했다. 영업이익을 본사와 가맹점이 일정비율로 나누는 현행 가맹계약과 달리, 본사가 매달 회비와 물류비를 받는 방식이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한달 30만원을 월 회비로 내고, 매출대비 4∼5%를 물류비로 본사에 내고나면 나머지는 점주의 몫이다. 가맹점의 매출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점주에게 유리한 계약방식인 셈이다. 새로 늘어나는 가맹점은 대부분 월회비 방식의 계약을 선택한다고 그는 말했다.동네상권에 유명 브랜드 편의점들이 우후죽순 들어선 마당에 씨스페이스 가맹점이 더 늘어날 여지가 점차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대해 그는 단호하게 반박했다.동네상권의 구멍가게들이 편의점으로 꾸준히 바뀌어가는 게 커다란 트렌드로 자리를 잡은데다, 편의점의 매장 컨셉트도 외식업종과의 복합매장으로 변해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출점 경쟁도 대기업 계열 편의점들이 자본력과 인적자원 측면에서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소비자들이 동네상권 편의점을 이용할 때 브랜드 의존도가 외식 브랜드만큼 민감하지 않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소비자에게는 집에서 가까운 편의점, 소매점주에게는 이익을 더 많이 안겨주는 편의점이 선택기준이 된다고 그는 강조했다.이 대표는 “동네상권의 구멍가게 세개 중 하나꼴로 편의점으로 업태를 바꾸는 상황이어서 구멍가게들이 존재하는 한 가맹점을 더 늘릴 여지는 충분하다”며 “올해도 가맹점 확산에 힘을 쏟아 연말까지 350개를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소개했다.올해 목표를 달성하면 손익분기점을 돌파,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안정적인 이익을 기반으로 향후 5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증시에 상장해 자본력을 대폭 확충하겠다는 비전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늘어나는 자본력으로 가맹점을 더 늘릴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이 대표는 “편의점은 멀지않은 미래에 동네상권의 커피점, 분식점, 빵집 등의 매출 상당부분을 잠식할 정도로 식음료 아이템과 푸드존이 강화될 것”이라며 “이웃 일본은 편의점들이 초고령사회를 지탱하는 사회인프라로 격상되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이 대표가 경영하는 도매유통업체 (주)우린과 편의점 가맹본부 (주)씨스페이시스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700억원과 550억원을 기록했다.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2-05 07:00 강창동 기자

[강창동 大기자의 창업 이야기] 동네상권의 비명...구조조정 시작됐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최근 저녁 퇴근 길에 기자가 사는 집 인근 동네상권 100m 거리를 걸어가며 촘촘히 늘어선 가게들을 세어봤다. 모두 12개다. 8m에 한 개 꼴이다. 업종은 음식점이나 주점 등 먹거리 가게가 11개고 옷가게가 1개다. 가격할인 광고물이 덕지덕지 붙은 유리창 너머로 가게 주인들은 멍하니 TV만 보고 있다. 평일이긴 하지만 손님이 한 명도 없는 가게가 절반이다. 업종도 생소한 ‘어묵 베이커리’는 불이 꺼진 채 ‘임대문의’ 전화번호만 달랑 붙어있다. 인테리어에 잔뜩 돈을 들인 일본식 이자카야에는 테이블 15개 중 단 2개만 손님이 자리잡았다. 프랜차이즈 치킨점은 테이크아웃 브랜드에서 배달 브랜드로 간판을 바꾸었다. 12개 점포 중 절반은 최근 6개월 사이 간판이 바뀐 곳이다. 석 달 전 새로 생긴 생고기집은 ‘돼지고기 150g, 5500원’을 적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11개의 먹거리 가게 중 그나마 손님이 절반이상 자리를 채우는 곳은 가성비가 높아보이는 생고기집 뿐이다. 하지만 이곳도 막상 결제할 때는 가격이 달라진다. 상차림 가격 5000원과 반찬 값을 별도로 받기 때문에 1인당 2500원 정도 추가 비용부담이 생긴다. 따라서 손님 입장에서는 1인당 8000원을 지불하게 된다. 이런 편법이 아니고는 손님 끌어 모으기 힘겨운 게 동네상권이다.간판을 내린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간판을 내린 자영업자의 상당수는 꿈과 희망도 함께 접었을 게 분명하다. 동네상권의 모습은 전국 어디나 별반 다르지 않다. 출혈경쟁에서 도태된 자영업자는 빈곤층으로 내려앉고, 그 자리를 또 다른 퇴직자가 메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들의 부채규모는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청의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에 따르면 임금근로자 가구당 부채가 7508만원인데 비해 자영업자는 9812만원으로 1억원에 육박하고 있다.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 수준으로 꾸준히 인상하게 되면 자영업시장의 구조조정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착하게 살자’는 교과서적 구호와 달리 자영업시장의 근로자 일자리는 직격탄을 맞을 공산이 크다. 단기근로자가 몰린 편의점들이 그 바로미터이다. 편의점을 여러 개 운영하는 점주들은 우선 단기근로자를 줄이고 ‘무급가족종사자’를 동원하는 비상수단을 쓸 것이다. 편의점 한 개로 먹고 살았던 점주는 임금근로자로 변신을 도모할 것이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되면 편의점 주인으로 벌어들이는 소득이나 편의점 직원으로 받는 월급이나 별반 차이가 없어지는 까닭이다. 최저임금의 부담을 정부가 일자리안정자금으로 보전해준다고 하지만 그것도 고용보험 가입이란 전제조건이 붙어 공허하기 짝이 없다. 단기근로자든, 주방 아줌마든 보험금이 제 주머니에서 한푼이라도 나간다고 하면 질색한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을 고쳐 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9%에서 5%로 낮춘다는 정부 방침도 ‘이빨 빠진 호랑이’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이 법 2조 ‘환산보증금’ 규정이 시퍼렇게 살아있는 한, 이 기준을 넘는 점포들은 법 적용의 사각지대로 고스란히 남는다.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정부가 을(乙)을 본의 아니게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1-31 07:00 강창동 기자

[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욕심은 금물"…투자수익률 3% 넘으면 ‘성공’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자기 사업을 준비하면서 예비창업자들은 갖가지 목표를 세우게 된다. 창업자금을 얼마나 준비할 것인지, 무슨 아이템을 선택해야 돈을 잘 벌 수 있는지, 막상 내 가게 문을 열었을 때 얼마나 벌 수 있는지 모든 것이 궁금할 것이다. 준비단계에서 실패를 예상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막연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내 편’이라며 착각을 하게 마련이다. 창업은 냉엄한 현실이므로 눈높이를 일단 낮추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면, 얼마를 벌어야 ‘성공창업’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이를 가늠해보려면 수익성, 성장성, 안정성을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이 세가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내가 벌인 일이 사업성이 있구나’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수익성이란 투자한 금액이 얼마나 이익을 창출해내는가 하는 문제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1억∼2억원 사이의 투자금을 들여 창업했을 때 투자비 대비 월 3% 수익이 나면 ‘수익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연간으론 36% 수익률이고, 이 수익을 3년간 모으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따라서 투자금을 3년 안에 뽑을 수 있다면 성공적인 창업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대부분의 초보창업자들은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1∼2년 안에 승부를 걸겠다고 덤빈다. 이런 조급한 태도는 화를 부르게된다. 투자금이 1억원이라면 월 수익 300만원 정도에 만족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 창업자들이 자신의 투자금 규모는 생각하지 않은 채 수익만 보고 불만을 갖게된다. 내수 불황기에는 매출증가에 목매달지 말고 어떻게 하면 가게와 가정의 비용 지출을 줄일 수 있는 지에 힘을 쏟아야 한다.대박을 꿈꾸는 창업자는 결정적인 실수를 하기도 하는데, 바로 대출을 왕창 받는 것이다. 퇴직금에다 주택담보대출까지 더해서 창업비용의 절반 이상을 빚으로 충당하는 사람도 있는 게 현실이다. 이는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지금과 같은 경제상황에서는 가급적 자기자본으로, 소자본 창업을 추구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출이 불가피하다면 창업비 규모를 아예 낮춰서 자기자본 비율을 적어도 80% 이상 가져가는 게 좋다. 자기자본 비율이 낮고 예비비마저 부족한 상태에서 매출이 하향곡선을 그리면 마음이 조급해지게 마련이다. 직원들에게 짜증을 내는 날이 많아지고, 하루종일 계산기를 두드리느라 고객 얼굴을 쳐다볼 여유도 사라진다. ‘투자수익률 3%, 투자금 회수기간 3년’ 초보창업자들이 새겨들을 만한 점포경영 목표치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1-24 07:00 강창동 기자

센트온, 8종 퓨어 디퓨저 출시

센트온, 8종 퓨어 디퓨저 출시마케팅센트온 퓨어디퓨저 8종향기마케팅 전문기업 센트온(대표 유정연)이 ‘퓨어 디퓨저 8종’ 을 출시했다. 센트온은 전국 100여명의 센트마스터(향기전문가)를 통해 정기적으로 향기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발향기나 디스펜서를 설치하기 힘든 공간에 퓨어 디퓨저를 비치해 준다. 제품마다 고객사 로고가 부착된 고객 라벨링 서비스를 통해 향기 마케팅과 인테리어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이번에 출시한 퓨어 디퓨저는 모두 8가지로 센트온 RD(연구개발) 센터를 통해 개발된 제주도 ‘애기감귤향’과 대나무 향을 느낄 수 있는 ‘뱀부향’, 이탈리아 남부 아말피 해안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아말피향’, 야생화의 강인한 아름다움에 매료될 수 있는 ‘플라워향’ 등이다 유정연 센트온 대표는 “향수, 디퓨저, 캔들 등으로 구성된 향기시장이 3조원 규모로 급성장하고 있다”며 “이번에 출시한 퓨어 디퓨저 중 아말피향은 파르나스몰, 타임향은 서울스퀘어에서 현재 사용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 대표는 “향기마케팅은 대형 매장, 대기업만 진행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새롭게 출시한 퓨어 디퓨저를 활용한다면 개인 카페나 레스토랑과 같은 중소형 영업장도 부담없이 향기마케팅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naver.com

2018-01-17 11:48 강창동 기자

[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상가임대차보호법이 무용지물인 도심상권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필자의 회사 근처 광화문은 전형적인 ‘도심상권’이다. 사무실에 근무하는 종사자 숫자에 비하면 음식점이 턱없이 부족해 점심때는 가는 곳마다 손님이 꽉 들어찬다. 다른 도심상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점심때면 볼 수 있는 회사 앞 H순대국 식당의 긴 줄이 의아해서 일요일을 택해 직접 먹어봤다. 느끼한 돼지기름 국물에 얄팍한 밑반찬 두 개가 전부. 길 하나를 사이에 둔 D순대국집과 대조를 이뤘다. 새우젓, 양념장은 물론이고 부추, 고추, 깍두기가 따라나와 손님의 취향대로 국물 맛을 조절할 수 있는 맛집이다. 혼자만의 편견일 수 있어 회사 동료들과 동행, 식당 두 곳의 비교 평가를 들어봤다. “H순대국 식당 앞에 항상 긴 줄이 서 있길래 그 집만 드나들었다”는 게 동료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도심상권은 손님 잡기가 수월하다. 기본적으로 수요가 많고, 맛이나 품질에 민감하지 않은 편이다. 점심을 어떤 걸 먹을까 고민하기보다 한 끼를 빨리 해결하고 오후 업무 준비가 바쁜 사람들을 고객으로 둔 식당은 행복하다. 결제수단이 상당부분 법인카드여서 결제액수나 단가에도 덜 민감하다. 고객을 성별로 보면 남성이 훨씬 많다. 콜센터나 보험사무실 외에는 남성고객수가 절대적이다. 이런 이유로 오피스상권의 별칭은 ‘남성상권’이다. 단점도 있다. 손님이 꽉 찬다는 사실이 눈으로 입증되는 까닭에 상가 소유주가 임대료(월세)를 천정부지로 올려버리는 경향이 있다. 건물 1층의 100㎡ 남짓한 횟집은 월세 1000만원, 건물 2·3층 200㎡ 크기 곱창집은 월세 1500만원, 건물 1층의 삼각형 우동 매장은 66㎡가 채 안되지만 월세 900만원을 호가한다. 이들 점포의 공통점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전혀 받지못한다는 점이다. 환산보증금(임대차보증금+월세×100)이 모두 10억원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환산보증금이 4억원 이내라야 건물주가 월세를 함부로 올릴 수 없고, 계약기간도 5년까지 보장된다. 이곳 점주들에게 상가임대차보호법은 무용지물이다.반면 동네상권은 도심상권과 대조적이다. 우선 동네상권을 좌우하는 것은 여성이다. 음식 맛과 품질, 가격, 고객서비스 등 어느 하나도 소홀했다가는 손님이 언제 썰물처럼 빠질지 아무도 모른다. 적어도 개점 6개월간은 ‘몸이 부서져라’ 식당의 기본을 지켜야 생존할 수 있는 까다로운 상권이다. 결제수단도 개인카드 일색이다. 동네상권의 1등 하는 점포는 명확한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가격, 맛, 품질, 서비스 등 여러 가지 요소 중 탁월한 경쟁력을 한 가지 이상 가지고 있을 게 틀림없다.도심상권에 비해 창업비와 고정비가 덜 든다는 것은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1-17 07:00 강창동 기자

[비바100] 직장인 출퇴근길 꽃길 걷듯 편안하게…발 건강 하나에 제 인생 걸었죠

기희경 (주)나인투식스 대표가 자신이 개발한 '나인투식스 아치써포터' 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양윤모 기자)“세계 최초로 선보인 스티커형 중간 깔창을 미국 일본 같은 깔창 선진국으로 수출해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겁니다. 앞으로 키높이 깔창, 기능성 양말 등으로 제품 구색을 충분히 늘려 발 건강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할 계획이에요.”기희경 ㈜나인투식스 대표(25)는 미국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도 기능성 깔창 종류가 많지만 스티커로 탈부착하는 중간 깔창은 자신이 개발한 ‘나인투식스 아치써포터’ 제품이 세계 처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 대표가 깔창에 꽂히게 된 사연은 드라마틱하다. 그는 국내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는 평범한 대학생으로 졸업하면 기자가 되고 싶은 꿈을 갖고 있었다. 2016년 교환학생으로 유럽 발트해 3국중 하나인 리투아니아에 다녀오면서 그의 꿈은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을 하게된다. 삶의 반경이 제한적인 샐러리맨보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사업가의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굳힌 것이다. “유럽 전역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얘기해보니 제각기 다양한 꿈을 지니고 있더라고요. 공통점은 다들 활동적이고 자유롭고 창의적인 직업을 갖고싶다는 것이었어요. 그들과 생활하면서 저도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죠. 교환학생 하는동안 유럽 30개국과 러시아, 아프리카까지 틈나는대로 여행을 했는데요, 한번은 사하라사막 투어를 갔는데, 발이 너무 아픈 거예요. 그 순간 깔창 사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더라고요.”2016년 10월 귀국해 경력 20년의 신발 장인인 아버지에게 깔창 사업 구상을 밝혔다. 부녀는 의기투합, 발 건강을 위한 사업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2017년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창업사관학교에 입학했어요. 수도권은 특히 경쟁이 심해 10대1의 입학경쟁률을 뚫고 들어갔습니다. 한반에 열명씩 배치돼 회계, 세무, 무역, 실습, 마케팅, 외국연수 등 과정을 배우고 교수의 코칭에 따라 사업화의 길을 걷도록 하는 과정인데요, 10개월간의 훈련을 마치면 최대 1억원까지 사업자금을 지원하는 학교였어요. 2016년 10월 깔창 사업 구상을 막연하게 떠올리고 실제 완제품을 선보이기까지 딱 1년의 세월이 흘렀지요. 작년 한햇동안 국내 신발산업의 메카인 부산을 50회 이상 왕복하면서 신발 부품공장 수백군데를 들락거린 것을 생각해보니 사업화의 길은 정말 험난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지요.”제품 개발과정은 한마디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과정이었다. 미국 일본 등 깔창 제품이 다양하고 품질좋은 나라의 시장 상황과 제품 현황을 인터넷으로 뒤져가며 공부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 디자인을 했지만 금형 뜨는 과정에서 수십번 시행착오를 겪었다. 난산을 겪고 신제품을 내놓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판로를 뚫어야 하는 더 큰 과제가 놓여있었다.“맨땅에 헤딩하는 격으로 중간깔창을 만들어냈어요. 열정을 다 바친만큼 제품력은 자신있거든요. 하이힐 신는 여성들은 엄지발가락이 휘어지는 무지외반증, 평발은 발바닥이 화끈거리는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하는데, 발 가운데 움푹 패인 족궁 부분에 중간깔창을 받치면 발 앞과 뒤로 체중이 균형있게 나눠지므로 충격을 완화해주고, 발 건강을 망치는 병을 예방하는 겁니다. 작년 10월 시제품이 나온 뒤, 특허권 등 지적재산권 등록과 공인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U 에코라벨, 독일 더머테스트 등에도 인증 절차를 진행중입니다. 선진국에서 제품력을 인정받으면 해외 수출도 탄력을 받을테니까요.”판매에 나선 것은 고작 2개월 정도지만 벌써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전국에 산재한 스포츠용품 도매몰 300곳에 중간깔창 판매를 타진, 현재 100곳에 매장을 냈다. 대형마트 한 곳과는 조만간 행사매장을 설치, 소비자 반응을 지켜보기로 했다. 2017년 서울 국제발명전시회에서 금상을 받아 제품력을 인정받기도 했다.해외시장에는 대만 일본 미국에 제품이 나가고 있다. 대만에는 소셜커머스 회사인 ‘시티소셜’, 일본은 라포레 하라주쿠점, 미국은 롯데플라자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온라인판매도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해 11월 진행한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킥스타터’에서는 1만2875달러의 구매가 이뤄졌다. 국내의 ‘와디즈’ 크라우드펀딩에서도 지난달 구매를 시작했다. 일본의 라쿠텐, 미국의 아마존 등 온라인유통의 강자들과 협의를 마치고, 내달부터 온라인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해외시장 진출 때 시장동향이나 판매정보 같은 것도 코트라의 도움을 받을 때가 많지요. 앞으로는 해외에서 열리는 소비재전시회에 적극 참가해 현지시장을 개척해나갈 계획이죠.”기 대표의 꿈은 야무지다. 그는 향후 5년안에 연간 매출 150억원대의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그러기위해 발 건강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키높이 깔창, 기능성 양말과 같은 신제품들이 출시되면 깔창과 양말을 패키지 상품으로 묶어 해외 판촉활동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이를위해 홈페이지를 다국어 버전으로 꾸미는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기업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굿네이버스 후원활동, 발 건강소식지를 월간으로 펴내는 것도 그가 실현해야할 향후 계획표에 들어있다.“회사 이름인 나인투식스는 아침 9시에 출근, 저녁 6시에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발과 함께 하는 시간을 뜻하는 것이에요. 예전에는 아무도 몰랐던 족저근막염 단어가 네이버 검색순위를 뜨겁게 달구는 키워드가 될 정도로 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거든요. 발 건강 하나에 제 인생을 올-인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요. 운명처럼 느껴지거든요.”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1-17 07:00 강창동 기자

[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구멍가게 차리더라도 사업계획서는 필수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서비스산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를 연령대로 보면 50대가 32.4%로 가장 많다. 60대는 24.7%. 50대 이상이 57.1%에 달한다. 한국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직장인들이 자영업자로 변신하는 시기가 바로 50대 초반이기 때문이다. 투자 규모가 크든 작든 일단 창업을 결심했다면 직장생활 때 경험을 되짚어가며 사업계획서를 만들어야 한다. 창업자가 자신의 사업을 키워나가기 위한 의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 바로 사업계획서이다. 물론 계획서대로 사업이 굴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업계획서 하나 만들어 보지 않고 개업했다면 ‘주먹구구식 창업’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구멍가게 하나 여는데 사업계획서가 왜 필요하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라도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일을 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일이 숱하게 일어난다. 이런 일은 돈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공사기일에 쫓겨 견적서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물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고, 허가를 받아야 하는 업종은 ‘급행료’를 치러야 하는 경우도 있다. 창업과정은 변화무쌍하고 예측불가의 연속인 까닭이다.예를 들면 이런 경우도 생긴다. 우리나라 식당에는 직원 구하기가 힘들어 유난히 중국 동포들을 많이 고용한다. 이 사람들은 엄연히 중국인이다. 한국인이 아니므로 재외동포 취업 관련 법규에 따라 일정한 교육을 이수해야 취업이 가능하다. 취업하면 법무부에 신고해야 하고, 직장을 옮길 때도 신고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경쟁이 치열한 상권에서 장사가 잘 되는 식당의 직원들이 중국 동포들이라면, 이웃 점포에서 당국에 제보한다. 그러면 공무원이 조사하러 나오고, 취업 교육을 이수한 사실이 없으면 당장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 주인도 일정기간 장사를 못하는 등 처벌을 받는다. 영업에 큰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이다.사업계획서는 이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복원해주는 지침서 역할을 할 것이다.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기도 한다. 사업계획을 짜면서 시장조사나 위험부담 등을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므로 실패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사업계획서는 자본 조달의 효율적인 수단이 되기도 한다. 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주변에 동업자, 금융기관, 투자자 등을 만날 때 말로 하는 것보다는 사업계획서를 보여주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일단 사업이 시작되면 사업계획서가 점포경영과 실적평가의 지침서가 될 수 있다. 이런 기록이 없으면 그때그때 주관적인 평가 기준에 따라 성과를 평가하므로 점포경영이 갈팡질팡할 수 있다. 사업계획서에 담을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사업개요, 창업자 현황, 업종 조사, 상품성 조사, 시장성 조사, 입지선정과 상권분석, 매장 꾸미기 계획, 판매 및 운영 계획, 비용 및 이익 계획, 자본조달 계획, 사업성분석, 일정 계획, 위험분석 및 대안 마련 등의 내용을 담으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1-10 07:00 강창동 기자

[비바100] "스페인 와인 1000원대 판매, '와인 대중화' 앞장설 것"

데일리와인 김희성 대표가 지난 4일 안양판교점에서 새해 포부를 밝히고 있다.(사진제공=데일리와인)“와인이 대중화되지 않은 것은 잘못된 와인문화 탓이라고 봅니다. 품종 따지고, 마시는 법 강의하고, 와인 에티켓 가르치고 하는 왜곡된 문화가 와인 가치에 거품이 끼어든 요인이라고 보는 거죠. 그러다 보니 와인은 으레 비싸다고 여기고, 접근하길 꺼리는 사람들이 많은 겁니다.”김희성 ㈜데일리와인 대표(53)는 와인 대중화에 올인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말하는 대중화는 고정관념의 파괴다. 와인은 격식을 갖추어 마셔야 하고, 비싼 가격은 당연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이다. 막걸리와 비슷한 가격대인 1000원대 와인을 판매, 와인 마니아들을 늘려 놓겠다는 게 올해의 목표다.“대형 한식당 체인에서 주류를 담당하면서 와인의 민낯을 접하고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어요. 와인 가격과 문화가 너무 왜곡돼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지요. 당시 스페인에 출장가서 와인 매장을 둘러봤는데, 우리돈 1000∼3000원대 와인들이 매대를 가득 메운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었지요. 그런 상품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10배 이상 가격으로 팔리는 걸 보고는 한번 더 놀랐구요. 프랑스의 와인 전문가 한 사람은 ‘한국사람들은 이상하다. 프랑스인에게 와인은 한국사람의 소주와 같은 술인데, 그냥 즐기면 되는 것이지, 연구하고 음미하고 가르치고 숭배하는 게 신기하다’고 꼬집더라고요.”그가 임원으로 일했던 한식 체인점은 직영점 9개에서 한 달에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40만명의 고객이 들르는 대형 식당이지만 한 달에 나가는 와인은 고작 80병이었다. 그가 주류를 담당하게 되면서 맨 먼저 떠오른 구상은 구색에 불과한 와인을 대량으로 팔아보자는 것이었다. 마침 고양시의 직영점 한 켠에 있는 지역특산물 매장이 매출부진으로 골칫거리였다. 이 매장을 와인샵으로 개조해 4900원부터 1만9000원까지 가격을 매겨 팔았다. 시중 가격의 절반 이하로 떨어뜨린 파격적 전략이었다. 하루 매출이 40만원에 불과하던 특산물 매장이 와인 매장으로 바뀌면서 하루 900만원으로 22배 이상 껑충 뛰었다.“와인의 가격 거품이 꺼지면 소비자들도 와인에 쉽게 다가온다는 명제가 입증되는 순간이었지요. 그 가능성을 몇 달간 목격하고나니 더 이상 머뭇거려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더라고요. 바로 사표를 내고 석 달을 준비해서 2016년 5월에 지금의 데일리와인 안양판교점을 열게 된 겁니다. 국내 와인 시장규모가 대략 5000억원 수준인데, 최근 5년간 평균 성장률이 50%에 육박하고 있으니 월급쟁이에서 와인 판매업자로 변신한 건 잘한 결정이라고 믿고 있습니다.”데일리와인 김희성 대표.(사진제공=데일리와인)김 대표는 국내 유일의 와인 ‘카테고리 킬러’를 경영한다는 자부심으로 충만해있다. 그가 직영하는 안양판교점은 연중 365일 판촉행사를 열고 있다. 라벨 불량품, 네이밍 불량품 등은 2병에 1만9900원에 팔고 있다. 병당 1만원이 안되는 가격이다. 스페인산 15종류는 4900원(750㎖)에 내놓았다. 단위당 가격이 소주(350㎖, 4000원)보다 싸다는 계산이 나온다. 소주보다 싸다고 해서 품질까지 싼 것은 결코 아니다. 4900원짜리 스페인산 15종은 주류전문숍에서 1만8000∼3만2000원에 팔리는 와인이다. 김 대표는 와인 가격의 비밀을 털어놓았다.“보통 와인은 수입사-도매상-소매상을 거쳐 소비자의 손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데일리와인은 480여개 수입사와 직거래합니다. 별도 수입사를 설립해 연간 1만7000병을 직접 들여오기도 했습니다. 중간 마진을 철저히 배제한 것이지요.”수입사 직거래와 대량구매, 여기에 반품조건까지 없앰으로써 가격을 최대한 낮출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대형마트도 와인의 가격 거품을 제거, 8000∼9000원대 와인을 팔아 와인 대중화에 기여한 것은 그도 인정한다. 하지만 와인 카테고리킬러를 표방하는 데일리와인은 대형마트의 와인매장보다 한수 위라고 김 대표는 강조한다. 800종에 달하는 상품구색에서 대형마트가 따라올 수 없고, 4900원부터 2만원까지로 한정한 가격경쟁력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김 대표는 스페인어로 된 문자 하나를 보여줬다. 거기에는 스페인의 와인 유통업체가 김 대표에게 제시한 와인 가격이 나와있었다. 제품 사진과 함께 0.3유로(약 384원)라고 적혀있었다. 이 제품은 현재 국내 레스토랑에서 2만∼3만원대에 팔리고 있다고 그는 귀띔해줬다. 그 제품을 수입, 물류비와 기타비용을 더해도 800원을 넘지않고, 여기에 마진을 붙여도 1000원대에 판매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올해 1000원대 와인을 팔겠다는 계획은 이미 계산기를 두드리는 단계를 지났다.“저의 경쟁상대는 대형마트나 와인전문숍, 이런게 아니고요, 송월타월과 같은 기념품입니다. 각종 체육대회, 아파트 모델하우스 같은 데서 부담없이 선물할 수 있는 1000∼2000원대 와인을 선보일 겁니다. 가맹점도 현재 7개에서 20개로 더 늘릴 계획이고요.”“와인 대중화가 제 목표인 만큼 타깃 고객은 소주, 맥주, 막걸리를 즐기는 주당들입니다. 와인도 막걸리처럼 손쉽고 값싸게 구해 아무데서나 격식없이 먹을 수 있게 하자는 겁니다. 그러려면 가맹점들이 많이 늘어나 전국적인 다점포망을 갖춰야겠지요. 다점포망을 갖추기위해 가맹점에는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지 않을 방침입니다. 매장면적도 16.5㎡ 이상이면 충분하고요. 원가 그대로 가맹점에 공급하므로 물류마진은 생길 수가 없는 것이고요, 다만 매출의 3%를 로열티로 받을 계획입니다. 철저히 로열티를 기반으로 한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갖추자는 전략입니다.”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1-08 07:00 강창동 기자

[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복지 사각지대 놓인 자영업자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생계형 창업은 한마디로 고난의 길이다. 점포 주인이 되는 순간, 삶의 질은 추락한다. 아침 일찍 문을 열어 저녁 늦게 문을 닫을 때까지 그는 가게 밖으로 나갈 자유를 잃는다. 주말은 더 바쁘다. 어린 자녀들이라도 있다면 노심초사하지 않을 수 없다. 가게에 매여 자녀들을 방치상태로 둘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대안이 없는 상황에선 불가피한 일이다. 따라서 창업에 뛰어들기 전에 소상공인들의 현실이 어떤지 똑바로 알아둘 필요가 있다.2016년을 기준으로 자영업 시장에는 669만명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자영업자 557만명에다 무급 가족 종사자 112만명을 합친 숫자다. 전체 경제활동 인구의 26%나 된다. 경제활동 인구 4명 중 3명은 임금근로자, 1명은 자영업자인 셈이다. 669만명 중 농어민 등 1차산업 종사자가 115만명, 2차산업 종사자가 94만명이다. 나머지 460만명이 3차산업(서비스업) 종사자다. 서비스산업 자영업자 가운데 5060세대가 57%나 된다. 퇴직 후 재취업이 얼마나 힘든지를 말해주는 통계치다. 자영업자의 1인당 소득은 임금근로자의 60% 수준밖에 안된다. 하지만 금융권 부채는 1인당 9812만원으로 임금근로자(7508만원)보다 더 많다. 2015년 한해동안 107만명이 창업했고, 74만명이 폐업했다. 폐업자 가운데 70%는 창업한 지 5년도 안 된 신규 점포다.소상공인들의 복지수준은 어떨까. 사회보험인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가입자들을 분석해보면 복지정책의 사각지대인 소상공인들의 실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누구나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돼 있어 소상공인 가입률이 65% 이상 된다. 하지만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은 다르다. 임의가입이다 보니 종업원이 있는 고용주는 15∼20%대이고, 1인 자영업자나 무급가족종사자는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모두 1%대에 그치고 있다. 1인 자영업자나 무급가족종사자가 폐업 위기에 몰리면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얘기다. 어린 자녀가 있는 소상공인들은 더욱 힘들다. 야간과 주말에 자녀를 맡길 곳이 없으며, 있더라도 비용부담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한다. 삶의 질은 물론이고 2세들까지 방치하는 결과를 낳는다.자영업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와 관련, 유럽국가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의료보장과 가족수당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임금근로자와 동일하게 제공한다. 출산으로 일하지 못하는 자영업 여성은 그 업무를 대체할 인력을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오스트리아에서 자영업 여성은 출산 전후에 가사 도우미와 자영업 도우미를 제공받는 것은 물론 대체수당까지 지급받는다. 상당수 국가들이 실업부조 제도를 통해 자영업자를 보호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영업자의 80%가 1인 자영업자나 무급가족종사자로 구성되는 소상공인임에도 불구하고 산재보험이나 고용보험에서 제외되고,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에도 경제적 이유로 보험료 미납자나 납부 예외자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소상공인들에 대한 사회보험 적용을 강화하는 일은 사회안전망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긴요하고 절실한 일이 아닐 수 없다.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2018-01-03 07:00 강창동 기자

[위기탈출! 자영업] ① 임대료 폭등 부르는 '환산보증금' 없애야

소상공인들을 둘러싼 사회경제적 환경은 온통 지뢰밭이다. 내수부문의 장기불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첫 번째 장애물이고, 경제활동인구 4명중 1명이 자영업을 할 정도로 과당경쟁이 벌어지는 게 두 번째 장애물이다. 여기에 원자재비, 인건비, 임차료 등 필수 비용이 올라 휴일없이 일한다고 해도 소득이 임금근로자의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가게 주인이 지출해야 하는 판매관리비 중 임차료(월세)는 파괴력에 있어 다른 비용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막강하다. 월세가 일시에 2∼3배 오르면 임차인은 장사를 접을 정도로 타격이 크지만 임대인의 이런 횡포는 실정법상 전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임대인의 탐욕을 만족시켜주는 발판이 바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하 상가임대차법)이다. (연합)◇환산보증금 넘어서면 法도 나몰라라= 상가임대차법은 2001년 만들어졌다. 1991년 일본에서 만들어진 차지차가법(借地借家法)을 본떠 골격을 짠 법이다. 법 제정 당시 쟁점은 △계약기간을 보장하는 문제 △임대료 인상수준을 규제하는 문제 △임차권 보호의 범위 △건물주 교체나 재건축 등의 사유발생시 기존 임대차계약의 효력 △권리금의 제도화 등 다섯가지로 요약된다. 이 중 계약기간을 5년간 보장하는 조항과 임대료 인상폭을 9% 이내로 규제하는 조항을 명시했다. 임대인의 계약갱신 거부나 지나친 임대료 인상으로 임차인이 내쫓기는 상황을 막기위한 것이었다.하지만 임차권 보호의 범위를 환산보증금 이내의 점포에만 한정, 실효성이 크게 떨어졌다. 환산보증금이란 월세의 100배 금액과 임대보증금을 합친 액수로 제정 당시 서울기준 2억4000만원이었다가 현재 4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임대인과 임차인의 갈등은 주로 상권이 발달해서 월세가 높은 지역에서 빈발하므로 환산보증금 이하의 동네상권에서만 적용할 수 있는 상가임대차법은 애당초 ‘반쪽짜리’ 법률일 수 밖에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 강남 상권 중에는 전체 상가의 절반에 가까운 45.5%(2014년 기준)가 법 적용에서 제외되는 실정이다.법 제10조에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이 규정돼 있다. 갱신을 거듭하면 최장 5년은 한곳에서 장사할 수 있도록 했다.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는 점포의 임차인도 갱신요구권이 있다. 하지만 무용지물이다. 임대료를 대폭 인상하거나, 재건축을 빌미로 점포를 비우라고 할 경우 환산보증금을 초과한 임차인은 현행법 아래서는 대항할 방법이 없다. 사실상 기간의 제한이 없는 일본의 차지차가법에 비하면 ‘무늬만 임차인 보호’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이 법 제11조에는 ‘차임 등의 증감청구권’이 명시돼 짐짓 임차인 보호에 충실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차임이나 보증금을 임대인이 올릴 경우에는 9%를 넘을 수 없다는 규정이다. 하지만 법 2조(적용범위) 규정에 따라 환산보증금을 넘는 가게는 제외된다. 서울 4억원, 수도권 3억원 등으로 정해진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는 점포의 임차인은 매년 계약갱신 때마다 가슴을 졸여야 하는 상황이 재연된다. 박주영 숭실대 벤처중기학과 교수는 “상가임대차법이 임차인 보호에 충실하려면 환산보증금 규정을 삭제하고 계약갱신요구 기간도 5년에서 무기한으로 늘리며, 차임 증액도 현행 9%에서 절반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임차인 보호 집중한 선진국들= 일본·영국·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임대차 관련 법률을 만들 때 대원칙을 설정했다. 임차인 보호가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원칙이다. 일본의 차지차가법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80년대말 부동산 가격이 폭등, 소상공인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었다. 이에따라 일본 정부는 1991년 기존의 차지법과 차가법을 통합, 강력한 소상공인 보호법인 차지차가법을 탄생시켰다.이 법의 대전제는 ‘모든 임차인을 약자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기간이 만료돼도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없으며 해약통고를 할 수 없도록 제도화했다. 계약기간도 30년이란 긴 시간을 보장하지만 기간만료에도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어 사실상 무제한 임차할 수 있다.일본을 관광하다보면 한 곳에서 50년, 100년 장사했다는 우동집, 라멘집, 양갱집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영덕 한솥도시락 회장은 “일본에서 3,4대를 잇는 가게들이 나올 수 있는 바탕에는 법률가들의 강력한 소상공인 보호정신을 반영한 차지차가법이 있다”고 했다. 차지차가법을 지지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장인정신이 어우러지면서 500년 넘게 가업을 이어온 ‘토라야양갱’ 같은 소상공인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영국도 1954년 제정한 임대차법에 따라 임대차 기간을 14년 미만으로 정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최소 7년의 기간을 보장해주고 있다. 프랑스도 임대차 관련 법에서 임대차 기간을 9년으로 정하고 있다.◇젠트리피케이션의 확산 = 상가임대차법의 맹점 탓에 서울 수도권 곳곳에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의 가로수길, 경리단길, 북촌, 서촌, 삼청동길, 성수동 등지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개성있는 가게들이 한곳에 모여들면서 상권을 형성하고, 여기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부쩍 늘어나면서 황금상권으로 탈바꿈한다. 이를 기화로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마구 올려버리고, 감당이 안되는 임차인들은 하나둘씩 월세가 싼 곳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게된다. 개성이 넘치던 상권이 무미건조한 상권으로 되돌아간다. 전형적인 젠트리피케이션의 공식이다.서울 서촌은 볼거리가 많은 지역으로 언론에 자주 노출되면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부쩍 늘었다. 상권 활성화에 따라 임대료가 지난 5년간 전용면적 33㎡ 기준 40만∼50만원에서 최대 15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곳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3년 사이 서촌 지역 점포 중 임차인이 바뀐 곳이 70%가 넘는다”고 말했다.젠트리피케이션은 마침내 지방으로 번지고 있다. 볼품없는 골목시장이었던 대구 방천시장에 ‘김광석거리’가 등장하면서 상인들은 대부분 떠나고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만한 고깃집, 주점들이 터를 잡았다. 부산의 전포카페거리도 양상은 비슷하다. 전통시장도 젠트리피케이션의 예외 지역이 아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방자치단체 등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책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정작 가장 큰 수혜자는 시설 현대화로 건물 가치가 급등한 건물주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상인들은 “상가임대차법의 핵심 조항 몇 개만 손봐도 젠트리피케이션은 일어날 수 없는데, 국회에서 마냥 시간을 질질 끄는 속셈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린다.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0@viva100.com

2018-01-02 07:00 강창동 기자

[위기탈출! 자영업] '환산보증금 덫' 걸린 일식집 사장의 눈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가로수길은 전형적인 젠트리피케이션 지역이다. 여기서 일식집을 운영했던 P사장은 호텔 셰프 출신으로 10년간 확보한 상당수의 단골고객들을 믿고 독립을 결심했다. 2010년 보증금 4000만원, 월세 250만원에 임대차계약을 맺고 창업비 1억6000만원을 들여 식당 문을 열었다. 1년뒤 건물주는 월세를 15만원 올려줄 것을 요구했다. 기존 월세에서 6% 올리는 것이라 미미하다고 생각한 P사장은 흔쾌히 동의했다. 하지만 여기엔 큰 차이가 있었다. 환산보증금이 2억9000만원에서 3억500만원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상가임대차법에서 규정하는 ‘차임 증액 요구’의 상한선 규제(9%)에서 벗어난다는 문제가 있었다. 당시 서울의 환산보증금 기준은 3억원이었다. 아니나다를까, 이듬해 건물주는 월세를 36% 더 인상, 350만원을 요구했다. 건물주의 꼼수에 당한 P사장은 권리금을 포기하고 서둘러 가게를 비웠다. 이처럼 환산보증금 기준을 초과하는 순간 임대인은 임차료 인상에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 건물주가 바뀌거나 재건축 등의 이유로 임차인들이 내쫓기는 경우도 다반사로 일어난다.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주방장으로 일하던 K씨는 2011년 5월 가게를 인수했다. 건물주로부터 10년이상 장사해도 좋다는 언약도 받았다. K씨는 점포 양도자에게 권리금 1억5000만원을 주고, 밀린 임차료까지 대신 갚았다. 시설비 2억6000만원을 들여 가게를 전면 리모델링, 신장 개업했다. 장사는 그런대로 잘 됐다. 2년이 지날 무렵 건물주가 바뀌었다. 새 건물주는 가게를 비워줄 것을 요구했다. 본인이 직접 식당을 운영키로 했다는 이유를 댔다. K씨는 은행 대출금 1억6000만원을 고스란히 빚으로 떠안고 가게를 내줘야 했다.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는 가게였기에 상가임대차법은 K씨에게 무용지물이었다. 법은 임대인에게 한없이 관대하지만 임차인에게는 가혹하다는 것을 K씨는 뼈저리게 느꼈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naver.com

2018-01-02 07:00 강창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