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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한국사회 앞날, 기업에 달렸다

전영수 한양대국제대학원 교수‘저출산=취업난’이면 일자리를 쥔 시장·기업의 역할·의지가 결정적이다. 즉 ‘기업성장→고용안정→청년희망→출산결정’은 상식적이다. 진영논리에 매몰된 선악갈등은 충분히 경험했다. 위법·범법행위는 원칙대로 맞서되 시장활력까지 규제잣대를 들이대면 곤란하다. 어정쩡한 고정관념으로 인구문제를 풀 수는 없다. 지원(Incentive)과 규제(Penalty)의 영리한 결합을 통한 고용독려가 좋다. 저출산발 집단우울은 사회전체의 가용자원을 총동원해도 쉽잖은 위험경고다. 정부·기업의 달라진 이인삼각 협력체계로 집합성과를 노릴 때다.기업도 달라져야 한다. 주주중심·이익극대화는 미묘한 변화지점에 섰다. 돈만 잘 벌면 좋던 시절과 비교된다. 대신 지속가능한 문제해결의 전도사로 위치한다. 화두인 ESG는 신기업가치의 강력변수다. 아직은 환경오염(E)·격차양산(S)·편향지배(G)에 한정되나, 사회문제는 확장된다. 출산포기의 저감·방지도 기업의 새로운 해결과제다. 특히 저출산은 외부불경제(External Diseconomy)의 압축판에 가깝다. 즉 S(고용평등·여성활약·노동환경·지역사회 등)는 저출산의 촉발변수다. 모두 인구문제로 겹친다.그렇다면 한국사회의 앞날은 기업에 달렸다. 청년고용·출산장려를 위한 기업등판은 숙명에 가깝다. ESG는 귀찮고 값비싼 딴지가 아닌 더 오래 잘 벌려는 차원이다. 팔아야 할 고객·시장이 있어야 매출·이익도 생겨난다. 즉 인구위기는 악재보다 호재며, 경제·사회가치를 아우르는 양수겸장의 기회다. 후속세대의 건강한 지속공급은 기업성장의 토대란 점에서 ESG 파도에 올라타는 것이 좋다.‘기업(고용)+인구(출산)’의 실천해법은 다종다양하다. 단 시간한계와 기대효과를 볼 때 지역형 기업도시가 우선순위로 들어온다. 기업도시로 수많은 출산장치를 원세트로 엮자는 취지다. 초저출산에 ‘지방지역(고출산지)→수도권(저출산지)’의 사회이동이 한몫했기에 지역기반 기업도시는 출산회복뿐 아니라 균형발전에 긍정적이다. 선행사례가 있다. 1958년 일본 아이치현 고모로시는 지자체명을 아예 도요타시로 바꿨다. 기업도시로의 절실한 전환실험이었다.선택은 옳았다. 도요타시는 이후 자동차 공업도시를 지향하며 관련된 전후방 클러스터를 완성했다. 일자리는 늘었다. 총인구의 70~80%가 도요타 밸류체인의 일자리다. 도요타의 본사·공장·대학 등이 집적하며 역내의 발전적 순환경제를 달성했다. 법인세 등 재정수입이 탄탄하니 공공서비스 품질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인구쟁탈의 소멸경고보다 기업주도의 상생협력이란 선구모델로 평가받는 이유다. 지역은 거듭해 발전한다. 회사와 주민을 잇는 사회공헌·자원공유가 활발하다. 회사병원을 주민에게 개방하고, 공유전기차로 이동편의를 돕는다. 반대로 금융위기 때 잉여화된 외국인근로자는 시당국이 고용·취업을 도와줬다. 정상화 후 회사복귀로 이어지며 연대퍼즐을 맞췄다.지역소멸의 대안비전은 기업도시 모델로 현실화된다. 상당한 특례조치로 사활을 걸며 테슬라 본사를 유치한 텍사스 오스틴시나 아마존 제2본사를 들이고자 눈물겨운 유치총력전에서 승리한 버지니아 알링턴군이 대표적이다. 모두 기업도시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했다. 작게는 고용과 출산을, 크게는 경제와 번영을 추구한 소멸공간의 생존카드다. 고무적인 건 정부·기업의 변화지점이다. 신정부도 고강도의 고용창출을 우선한다. ESG를 품은 기업이 소멸지역을 고민하는 것도 그렇다. 기업도시는 둘의 달라진 상황변화가 적용될 우선카드다. 정부는 복지적 고용정책에서 벗어나 혁신적 산업정책으로 기업하기 좋은 지역환경을 돕는 게 좋다. 달라진 영웅의 새로운 귀환에 성대한 대접은 자연스럽다. 기업역할에 승부를 걸 때다.전영수 한양대국제대학원 교수

2023-11-08 14:09 전영수 한양대국제대학원 교수

[시장경제칼럼] 금산분리 균형추 맞추기

지인엽 동국대학교 교수금융위원회(금융위)는 연내에 금산분리완화 세부안을 발표하기로 했으나 추가 의견 수렴 필요하다며 발표를 무기한 연기하였다. 최근 활발했던 금산분리완화 논의가 각계의 반발로 다소 주춤하는 듯하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금융회사들이 자신들의 사업 영역을 침범할 것을 우려하고 있고, 이자 수익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금융회사들은 고객 정보를 이용하여 비금융 신사업을 발굴하고 싶어 한다.규제 당국도 마찬가지다. 금산분리 주무 부처는 금융위이지만 한국은행이 금산분리완화에 따른 디지털 지급결제시장 확장 문제를 지적하고 있고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도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이외에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 대립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어 논의의 진전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 충돌은 충분히 예견된 것이지만 금산분리완화 논의가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본래 금산분리 규제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비금융 리스크가 금융시장을 통해 경제 전체로 파급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일반기업이 은행을 지배하면 예금자의 돈을 마음대로 갖다 쓰는 도덕적 해이가 나타날 수 있으니, 이를 막자는 것이다.실제로 우리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에는 비금융기업들이 노골적으로 금융회사들을 이용하고 싶어 했던 때도 있었다. 금산분리 규제 때문이라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 금융회사들은 비금융 자본으로부터 보호되었고 금융회사 간 경쟁은 제한되었다.현재 4대 은행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똑같이 약 15%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90년대에 시중은행 숫자가 10개를 넘긴 적도 있었지만, 줄곧 4~5대 은행 체제가 유지되었다.금산분리 규제는 금융시장 건전성과 효율성 간 상충관계를 전제로 한다. 여기서 건전성은 금산분리를 통해 위에서 언급한 금융의 비금융 사금고화를 막는 이치다. 반면, 효율성은 금산분리 완화로 능력 있는 기업가가 금융회사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게 되어 금융혁신을 도모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 상충관계가 금산분리 규제의 본질이다.우리는 지금 건전성과 효율성 중 무엇을 추구해야 할까? 우리 경제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봤을 때, 균형추를 효율성 쪽으로 한 칸 옮기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우리나라 기업 지배 구조는 과거에 비해 개선되었고 시장 감시 기능도 강화되었다. 또한,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바젤Ⅲ 등 전 세계적으로 매우 강력한 건전성 규제가 도입되어 주식과 부동산 등에서 자산 효과까지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건전성 우려는 상당히 경감 된 것으로 판단된다.더욱이, 규제 당사자인 금융회사들이 금산분리완화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금융·비금융을 막론하고 기업의 사업모델은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되었고 디지털 기술 혁신 없이 수익 창출에 성공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정부도 나름대로 인터넷 은행제도를 도입하여 은행업에서 금융혁신을 도모하고 있다.금융, 비금융, 정부 등의 속내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표면적으로는 효율성 추구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선진 경제 도약을 위해서 우리는 이 모멘텀을 잘 이용할 필요가 있다.지인엽 동국대학교 교수

2023-11-07 17:36 지인엽 동국대학교 교수

[명의칼럼] 독감 끝 무렵 기침할 때, 경옥고로 기운 회복해야

장재찬 함소아한의원 이천점 원장환절기를 맞은 10월 이후부터 한의원을 찾는 호흡기 질환 환자 중 독감 환자들의 내원이 많아지는 추세다. 질병관리청 역시 지난해부터 이어진 인플루엔자 유행이 9월 개학 이후 상승세가 뚜렷하며, 특히 소아를 포함한 7~18세 연령층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발표했다.환절기는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계절이다. 올 가을 유난히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것은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함께 활발한 단체 생활의 증가, 낮과 밤의 큰 일교차로 인한 신체의 전반적인 대사 저하, 무더위로 인한 체력 소모 등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인플루엔자는 흔히 독감이라고 불리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호흡기 질환으로, 기침·재채기 등을 통해 사람끼리 전염된다.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4일 후에 증상이 나타나며 전신 증상으로 발열, 두통, 근육통이 심하고 감기 증상과 비슷한 기침, 콧물, 인후통 등의 증상이 흔히 나타난다. 소아의 경우 오심,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한의학적으로 독감은 초기에는 풍한·풍열로 보고 치료하며, 초기가 지났으나 낫지 않으면 ‘폐경풍열증’으로 보고 치료한다.풍한증은 맑은 콧물이 흐르고 코가 막히며 목 안이 가렵고 기침이 난다. 두통, 발열이 있고 가래가 많은 경우에는 삼소음을 이용하여 치료한다. 풍열증은 누런 콧물이 흐르고 코가 막히고 목이 마르면서 가렵고 따가우며 발열이 있고 혹은 으슬으슬 추운 증상을 보인다.기침이 나면서 누런 가래가 나오는데 호흡기 증상과 오한, 근육통이 있는 경우 갈근탕으로 치료하며 기침을 하며 발열이 있는 경우 은교산으로 치료한다. 폐경풍열증은 자완청열탕 등으로 치료한다.독감 후유증으로는 기침과 가래가 이어지는 증상이 있는데, 면역력이 약한 소아·청소년들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체력과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입맛을 잃기 쉬워 식욕부진이나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마른 것을 촉촉하게 하고 기운을 돋우는 기능을 하는 경옥고는 감기나 독감 끝 무렵에 몸 속 진액이 말라 입맛이 없고 기침을 오래 할 때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손 씻기의 생활화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하는 것이 좋다. 독감을 앓은 이후에는 후유증 관리를 위해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도록 하고 두부나 흰살 생선, 소고기 등 소화가 잘 되는 단백질과 비타민 섭취가 도움이 된다. 푹 쉬고 잘 자는 것 역시 신체의 기혈 순환과 몸의 신진대사와 체력 회복을 돕는 데 좋다.장재찬 함소아한의원 이천점 원장

2023-11-07 07:00 장재찬 함소아한의원 이천점 원장

[브릿지 칼럼] 예술후원에 진심인 기업

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많은 사람들이 예술후원의 진정성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물론 눈으로 드러나지 않는 진정성을 파악하는 방법과 뜻은 모두 다르지만 ‘지속성’과 ‘이타성’이라 그 질문에 답하곤 한다. 기업 담당자들이 예술지원 사업의 방법을 물을 때면 큰 예산을 들인 단발성 행사보다는 그 예산보다 적더라도 10년 이상 이어 가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오로지 기업홍보와 마케팅을 위한 의도보다는 나눔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말해준다. 그 지점에서 기업 메세나 활동의 ‘진정성’이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지난 달 열린 ‘이건음악회’가 그랬다. 특별히 올해는 여운이 무척이나 오래도록 남을 뜻깊은 음악회였다. 1990년 이건음악회를 처음 기획하고 33년간 이어온 고 박영주 회장의 인자하고 반가운 모습을 더 이상 로비에서 볼 수 없었으며 그의 목소리가 담긴 짧은 추모 영상을 보며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조용히 눈물을 적셨다. ‘음악을 통한 나눔을 실천하고자 소박하지만 정성스럽게 준비했다’는 소개글에서 감동과 진정성을 가득 느낄 수 있었다.2007년 입사 당시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이었던 그 덕분에 이건음악회를 처음으로 관람할 수 있었다. 당시만 해도 “중견 시스템 창호 제조사에서 웬 클래식 음악회를 십수년이나, 무료로 운영하느냐”며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박영주 회장은 1980년대 후반 합판사업의 활황으로 큰 수익을 내자 기업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자 당시 고가의 입장료로 문턱이 높았던 클래식 음악을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겠다는 의지로 이건음악회를 시작했다.특히 이건음악회는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실력파 해외 연주자와 공연단을 소개해 더 큰 주목을 받았다. 대형 공연장이나 문화재단, 기획사에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로 클래식 공연의 장을 넓히고자 한 것이다. 체코 탈리히 현악4중주단, 헝가리 금관5중주단 등을 무대에 올렸고 스크바 스레텐스키 수도원 합창단, 밀로쉬 카라다글리치, 베를린필 윈드퀸텟, 하모닉 브라스 등 다양한 장르와 예술단체를 초대했다.1990년 첫회 공연은 한국에선 이름도 낯선 프라하 아카데미아 목관5중주단의 공연이었다. 당시 협연한 48세의 피아니스트 신수정은 박영주 회장에 대해 “음악인들을 진심으로 아껴주고 존중해 주던 기업인”으로 기억했다. 이건음악회는 초청된 해외 실력파 연주자들이 음악에 열정을 가진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스터클래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2011년부터는 신진 음악가들을 발굴하고 아리랑을 세계에 알리고자 ‘아리랑편곡 공모전’을 진행해 오고 있다. 아리랑을 현악4중주 구성으로 편곡해 초청 연주자가 연주하게 한다. 그렇게 이건음악회에 가면 매년 색다르게 편곡된 아리랑을 들을 수 있어 더 뜻 깊다.올해 제34회 이건음악회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현악 4중주단의 연주로 진행됐다. 서울, 광주, 대구, 부산, 인천을 돌며 10일간의 장정에 나섰다. 클래식 음악의 악장에 대한 상식 부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악장 간 박수, 몰상식한 휴대폰 벨소리 등에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33년을 이어온 이건음악회의 진심과 감동으로 묻어두기로 했다.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

2023-11-06 14:10 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

[브릿지 칼럼] 계속 불행하고 싶은 이유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꽤 오래전 한동안 마음이 힘들던 때가 있었다. 이를 눈치챈 근무지의 슈퍼바이저가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넌즈시 툭 한 마디 던졌다. 내가 슬픈 노래만 듣는다며 그러니 더 우울하겠다고. 그 후 기분이 많이 가라앉거나 힘들 땐 듣는 음악을 불러 조절했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행복하고 싶다면서 불행한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는 사람이 있다. 그 자리에서 나오길 원하지만 정작 나올 생각은 안 한다. 이렇게 말하면 당사자는 무슨 소리냐며 얼토당토않다고 따지거나 화낼지도 모른다. 본인이 얼마나 그 늪에서 빠져나오려 애쓰고 노력했는지 아느냐, 당신이 뭘 안다고 그러냐며 억울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힘들다면서 우울한 음악만 들었던 것처럼 실제로 벗어나고 싶은 상황에 그대로 있으면서 어쩔 수 없다고 여기는 경우가 꽤 많다.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외면하고 포기하는 것이다.퇴직 후 5년째 구직활동 중인 어느 30대 남성은 취업과 결혼을 원하면서도 초조해만 할 뿐 아무런 생각과 고민이 없었다. 자기 삶의 변화를 원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얼마나 해 볼 생각이며 무엇부터 시작할지 들여다보지 않는다. 잘 모르겠다거나 굳이 그런 걸 자세히 생각해야 하냐며 밀어내거나 지적인 토론만 즐기다 그것에 만족하며 끝난다. 그러던 어느 날 말한다. 스스로가 진심으로 달라지길 원하는 것 같지 않다고. 그리곤 다시금 그런 자신의 알아차림에 만족하는 것으로 끝난다.어릴 때 멋모르고 찍은 동영상이 유포된 학생의 경우는 좀 더 심각하다. 이 일은 당연히 그에게 실로 어마어마한 심리적 외상을 안겼고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대혼란을 가져왔다. 그는 자신이 입은 피해와 분노, 억울함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혹여 자기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이 생기거나 부모가 알게 될까 극도의 불안감 속에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수년째 사건으로부터 헤어나길 원하면서도 유포된 동영상의 삭제에 끝없이 집중하며 매달려 있었고 학업과 같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데 대해서는 배려받고자 했다.이처럼 어떤 상황이 싫다면서도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는 ‘이차적 이득’ 때문이다. ‘이차적 이득’은 심리학 용어로 내적 갈등이 완화되는 일차적 이득과 함께 얻게 되는 심리적 보상에 해당한다. 할 일을 하지 않아도 되거나 다른 사람의 관심과 동정을 얻거나 다른 사람을 내 마음대로 통제하는 등의 이득이다. 아프기 싫다면서 자주 아프고 헤어지기 싫다면서 매번 헤어지자 말하며 불안한 감정이 싫다면서 더 불안해하는 사람들은 이런 이차적 이득과 관련이 있다.위의 사례에서 구직 중인 남성은 직장을 새로 얻어 독립하기 전까지 현재 부모 집에서 아쉬움 없이 지낼 수 있다. 자신의 동영상이 유포된 학생은 자신이 경험한 트라우마 때문에 자신이 학업에 집중하지 못해도 괜찮고 사람들과 거리를 두어도 되는 심리적 근거를 갖는다.변화는 무언가를 포기함으로써 일어난다. 고통스럽고 괴로운 상황은 어쩌면 이차적 이득에 해당하는 나의 ‘필요’에 의해 유지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고통받기 원하고 손해보기 원하는 사람은 없다. 삶에 변화가 없고 고통이 지속된다면 무엇이 현재의 행동을 유지시키는지 탐색해 보기 바란다. 힘든 상황을 바꾸고 싶다면 그 상황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

2023-11-05 13:52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

[기고] ‘K-사다리’ 모든 공사현장으로 확산돼야

이기열 전남대 교수(조경공학)이동식 사다리는 산업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이동식 사다리에 의해 사고사망자가 169명이 발생했고 매년 35명이 안타깝게도 생을 마감하고 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건설업에서 105명, 서비스업에서 46명, 제조업에서 18명이 발생했으며 건설업의 경우 이동식 사다리로 인한 재해가 전체 사고사망자의 62.1%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동식 사다리는 더 이상 편리하고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작업 도구가 아닌 사망사고의 주요 기인물 중 하나인 것이다.고용노동부에서는 사다리 추락사고를 예방하고자 고소작업대, 비계 등의 설치가 어려운 협소한 장소나 경작업 등 일부 작업에 한해서만 이동식 사다리를 작업발판으로써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사다리 작업자 사망사고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무엇이 문제일까. 이동식 사다리 재해 원인을 살펴보면 사다리 자체의 구조적 불안전성에 기인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잘못된 설치, 무리한 행동, 안전 조치 미이행 등 불안전한 사용으로 인한 재해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현장에서는 사다리 작업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속한 작업, 이동이 많은 작업 등에 사다리를 사용함에 따라 2인 1조 작업 및 안전대 설치 등의 현행 안전작업지침의 준수를 어려워하고 있다. 또한, 사다리 작업자들도 대부분 사다리에 올라가 작업을 하는 것이 아주 위험하고 사고도 빈번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나는 괜찮겠지’라는 ‘안전불감증’을 가지고 작업을 한다. 인간 행동의 대부분이 무의식에 의해 지배받고 있듯이 우리의 안전에 대한 의식도 충분한 훈련과 연습을 통해 무의식의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행해지는 안전의 습관화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또한 해외의 사다리 안전인증제도는 사용 용도에 따라 가정용과 산업용으로 구분되어 있다. 미국의 경우 상업용까지 세부적으로 분류해 안전인증제도를 운영함으로써 용도별 사다리 제품의 위험요소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다리 관련 안전인증제도는 사다리를 생활용품으로 분류하고 가정용으로만 안전인증(KC)을 시행하고 있다. 산업현장에서의 이동식 사다리 제품상 안전과 관련한 제도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이동식 사다리 작업자 사망사고의 주요 원인인 사다리 넘어짐에 대한 안정성 평가가 부재하여 사용 시 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이처럼 이동식 사다리 사용 환경을 고려하면 위험 요인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기도 어렵고 작업 특성상 정해진 규정대로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어 사용자의 안전을 담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고위험 작업의 사고위험요인 제거를 위해서는 규제를 넘어서는 새로운 안전기술 개발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다.지난해 안전보건공단에서는 중소규모 사업장의 자기규율예방 체계 구축 지원을 위해 기존 A형 사다리를 대체할 수 있는 ‘K-사다리’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K-사다리’는 이동식 사다리의 사고사례와 주요 사고원인 등을 분석하고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개발된 것으로 A형 사다리의 휴대성과 어느 현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적용성 등의 장점을 살리고 안전난간 탑재와 사다리 전도 사고예방에 특화된 능동형 아웃트리거 부착 등의 안전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올해 상용화되어 현장에 보급되고 있으며 ‘K-사다리’가 모든 현장에 확산되어 이동식 사다리로 인한 추락사고가 영원히 사라지는 미래를 꿈꿔본다. 앞으로도 제2, 제3의 ‘K-사다리’가 개발되어 안전한 일터환경 조성에 이바지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안전신기술 분야에서 K열풍을 일으키기를 기원한다.이기열 전남대학교 교수(조경공학)이 기사는 안전보건공단의 안전문화 확산 공모사업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2023-11-05 13:38 이원배 기자

[시장경제칼럼] 포퓰리즘 정치가 국민 분열과 경제 추락의 원흉

권혁철 자유와시장연구소장만일 무언가를 하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지어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을 때, 늦게 온 몇 사람이 새치기를 하여 먼저 입장하게 되면, 차분히 기다리던 사람들이 동요하고 어수선해지면서 서로 먼저 가겠다고 아우성을 치게 된다. 급기야 줄까지 무너져버린다.이런 상황에서는 힘 있는 사람, 염치를 모르는 사람, 목소리 큰 사람, 우기기 잘하는 사람, 타인의 자리를 자신의 자리라고 떼쓰는 사람, 이른바 ‘요령 좋은 사람들’이 앞자리를 차지해버린다. 반면,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차례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뒷자리로 밀리거나 아예 입장의 기회조차 얻지 못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이들은 분노와 함께 ‘왜 지금까지 미련하게 차례를 기다리며 서 있었을까’하는 회의가 들게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자기 자리를 지키라는 말은 분노만을 더 키울 뿐이다. 그리고, 이런 사회에서 국민통합은 어불성설이다.정치인들을 비롯하여 저명인사들 대부분이 이구동성으로 ‘국민통합’을 이야기하면서, 해법으로 제시하는 것은 예외 없이 ‘퍼주기와 재분배’, 그리고 ‘예외와 특혜’의 제공이다. 그런데, 정부나 정치권이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준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에게 세금 등으로 빼앗아서 주겠다는 것과 같다.누군가에게 특혜를 주겠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를 차별하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무언가를 받는 사람, 특혜와 특권을 받는 사람은 좋아하겠지만, 그로 인해 빼앗기는 사람, 차별을 받는 사람은 허탈감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알고 보면 국민통합을 외치는 사람들이 실상은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장본인들이다.한 가지 사례를 보자. 65세가 되어 ‘어르신’이 되면 정부의 한 기관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고 한다. 그 편지에는 이른바 ‘어르신이 되면 받으실 수 있는 혜택 리스트’가 들어 있다고 한다. 전체 두 페이지에 걸쳐 있는 이 리스트에는 대한민국 남녀가 65세가 되면 받을 수 있는 갖가지 혜택들이 빼곡하게 쓰여 있다고 한다.그런데, 그 편지를 받았던 사람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허탈한 심정과 함께 분노가 치민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 많고 많은 혜택 가운데 이들이 실제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은 달랑 지하철 무료 탑승권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하철 무료 탑승권은 65세가 되면 무조건 발급이 되기에 받을 수 있지만, 나머지는 이런 조건, 저런 조건에 걸려 하나도 받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분노하지 않을 수 있는가.이런 사정을 감추거나 모면하기 위해 포퓰리즘 정치인들은 언제나 그럴듯한 명분을 들고, 부자 대 가난한 자, 강자 대 약자, 자본가 대 노동자, 정규직 대 비정규직, 남성 대 여성, 노년층 대 청년층, 7:3 심지어 9:1 사회를 언급하며 분열을 부추기고, 그것을 기반으로 유권자 다수의 표를 매수하려고 한다.잘 알다시피 분열시키고 갈등하게 만드는 것은 포퓰리즘 정치의 근본 토대이다. 국민을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가는 포퓰리즘 정치는 결국은 근면과 성실, 약속 이행, 책임감 등 사회적 자본까지 갉아먹으며 국가와 경제를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든다는 게 아르헨티나와 그리스 등이 보여주는 역사적 사실이다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국민의 대다수인 노동자의 상태가 가장 행복하고 가장 안락하게 보이는 것은 사회가 이미 부의 전체를 획득했을 때라기보다는 사회가 부를 더 획득하기 위해 전진하고 있을 때 ”라고 했다. 잘 살기 위해 전진하고 노력하는 사회가 나눠 먹기 사회, 국가가 책임진다는 사회에서보다 더 행복하고 안락한 사회라는 것이다.‘가난의 대물림’이니 ‘부익부 빈익빈’이니 하면서 타인의 호주머니에 기생하여 살게 만드는 사회에서는 누가 빼앗기고 누가 특혜를 받는가가 사회적 관심사로 등장하게 되고 , 이들 사이에 갈등과 분열은 피할 수 없다. 또 이런 사회에서 경제가 발전하고 번영할 것이라 기대할 수 있는가.이권추구에 열중하고 요령과 편법이 득세하는 사회에서 국민통합과 경제적 번영은 먼 나라 이야기다. 국민 모두가 분명하게 밝혀진 동일한 규칙하에서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자신과 가족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고자 노력하는 사회에서 국민은 한마음이 되고 경제는 번영하게 될 것이다 .

2023-11-03 09:04 조진래 기자

[브릿지 칼럼] 전세사기 근본 해결책 찾아야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전세사기와 깡통전세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는 전세사기 및 깡통전세 피해자를 구제해 주기 위해 지난 6월 1일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으나, 뚜렷한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현행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의 전세사기 피해자의 요건은 첫째,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치고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를 갖출 것, 둘째, 임차인의 임차보증금이 3억원 이하일 것, 셋째, 임대인의 파산 또는 회생절차 개시, 임차주택의 경매 또는 공매절차의 개시, 임차인의 집행권원 확보 등에 해당하여 다수의 임차인에게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의 변제를 받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것이 예상될 것, 넷째, 임대인 등에 대한 수사 개시, 임대인 등의 기망, 임차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는 자에 대한 임차주택의 양도 또는 임차보증금을 반환할 능력 없이 다수의 주택 취득·임대 등 임대인이 임차보증금반환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의도가 있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것 등이다. 그러나 현행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의 전세사기 피해자의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롭고 한정적이라 폭넓은 관점에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먼저, 전세사기의 1차적 책임은 임차인에게 있으므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전세사기 관련 정보 취득과 지식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각 자치단체의 평생교육원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시민대상 강의에 전세사기 방지를 위한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전세사기 피해가 많은 사회초년생인 청년층들을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부동산 관련 지식교육을 강화해 성인이 된 후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또한, 전세사기 방지에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는 공인중개사들의 윤리교육 강화와 거래사고에 따른 벌칙도 강화해야 한다. 현행 공인중개사 개업에 필요한 의무교육인 실무교육 중 ‘직업윤리’ 교육은 1시간이며, 개업공인중개사가 2년마다 의무교육으로 받아야 되는 연수교육 중 ‘부동산 거래사고 예방과 직업윤리’ 교육은 2시간으로 배정되어 있으나, 교육시간을 늘려야 한다. 뿐만 아니라 중개사고의 35%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중개보조원들의 자질향상을 위해 현행 의무교육으로 돼 있는 4시간의 온라인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더불어 공인중개사가 거래사고시 손해배상 책임보장금액의 경우 개인중개업소 2억원, 법인중개업소 4억원으로 돼 있는 책임보장금액을 시장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현실화하거나, 지역별로 차등화해야 한다.그리고 ‘임차인의 정보 확인 및 권리강화’와 ‘시중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심사시 임대차 계약 여부 확인권한 부여’ 등 제도개선도 필요하다. ‘임차인의 정보 확인 권리강화’는 임차인이 임대인의 선순위 권리관계, 납세증명서 확인 등이 가능하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야 한다. ‘시중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심사 시 임대차 계약 여부 확인권한 부여’는 전입신고 효력발생 전에 임대인이 임차인 몰래 주택담보대출 받는 것을 방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임차인의 정보 확인 및 권리강화’를 위해 관련 행정기관과 금융기관의 연계시스템을 만들어 임차인에게 정보를 제공하게 하여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2023-11-02 14:09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브릿지 칼럼] 대기업 늘려야 삶의 여유 는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우리 경제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다. 영미계 국가의 절반 이하 수준이며, 이웃 일본에 비해서도 낮다. 삼성처럼 글로벌 기업이 있다 보니 대기업 비중이 클 것으로 추측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삶의 곳곳에서 대기업의 비중이 낮아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대기업이 늘어나면 그만큼 경쟁력이 향상된 결과라서 글로벌 스텐다드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많은 분야가 개선될 수 있다. 전근대적 노동문화를 개선하고 삶의 방식이 보다 자유롭고 여유롭게 바뀔 것이다. 기업의 운영이나 경쟁력이 고도화되면 직장생활의 수준이 높아지고 노동자의 삶의 여유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각 분야에서 대기업이 없는 분야가 여전히 많다. 농수산 분야, 서비스 분야가 특히 그렇다. 금융 분야는 공기업처럼 운영되고 있어 규모만 컸지, 대기업처럼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 규제와 정부의 보호정책과 통제가 심한 분야이다. 대기업이 왜 나오지 않는지 살펴보고 잘못된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세계 시장과의 교류를 통해 대기업으로 나아가는 것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글로벌 경쟁력은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을 통해 얻어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만든 대기업은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또한 보호정책이나 지원정책으로는 그런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경제성장률은 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이룬 성과로 인해 높아진다. 새롭게 대기업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기업이 새롭게 진입하고, 자본 투자를 막아 놓은 곳이 있다면, 이를 풀고 기업들이 경쟁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할 것이다. 그 결과로 대기업도 나오고 경제성장도 이룰 수 있다.자본과 노동은 서로 협력하면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 특히 대기업은 자본을 잘 활용한 결과라서 노동자와 투자자, 경영자에게 모두 이롭다. 자본의 증가는 노동자의 노동생산성을 높여 소득을 늘려주고, 투자자에게 더 많은 투자이득을 돌려주기 때문이다.대기업은 사회 전반에 낙수효과를 일으킨다. 삼성, 현대자동차처럼 대기업이 존재함으로 해서 우리 사회 전반이 개선된 것은 그 좋은 예이다. 좋은 일자리가 많아지고 소득창출로 인해 지역이나 관련 상권이 활발해진다. 사회 전반이 밝아지고 투명해지며, 개인들이 여유로운 삶을 지향할 수 있도록 해준다.대기업이 없는 후진국을 비교해 보면 낙수효과를 더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런 나라에서는 경제적 풍요는커녕 비참한 노동환경과 빈곤을 피하지 못한다.우리 사회에 더 필요한 것은 좋은 일자리와 삶의 안정성이다. 이는 대기업을 통해 가능하다. 대기업의 일자리가 그런 안정된 삶과 풍요와 여유를 허락하기 때문이다. 선진국 노동자들이 그런 여유를 누리고 있듯이 우리 사회에서도 대기업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늘리고 풍요로운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 대기업이 늘어나도록 제도적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2023-11-01 14:08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명의칼럼] 테니스 엘보, 초기에 보존적 치료해야 만성화·재발 막아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테니스엘보는 팔꿈치를 과사용함으로써 팔꿈치 관절 주위에 발생하는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팔꿈치에서 손목으로 이어진 뼈를 둘러싼 인대 또는 손목 관절을 펴는 동작을 담당하는 근육과 힘줄에 무리가 가면서 부분적인 파열이 발생하거나 염증이 생기며 발생한다. 팔꿈치 관절의 바깥쪽을 누르면 극심한 통증이 느껴지는 특징을 보인다. 테니스를 즐기는 사람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고 해 붙여진 병명이지만 배드민턴, 탁구 등 팔을 많이 사용하는 스포츠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전문적인 또는 아마추어 마니아 수준의 선수가 아니더라도 요리사, 컴퓨터 작업자, 가정주부 등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나이 들면 누구나 퇴행성으로 이 질환에 걸리기 쉽다.테니스엘보는 초기에 팔꿈치에 다소 경미한 통증이 느껴지고,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팔을 비틀어야 하는 동작을 취할 때에만 통증이 심해진다. 의외로 팔꿈치 말고도 손목, 어깨까지 통증이 번지며 전반적인 무력감까지 느낄 수 있다.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주먹을 쥘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숟가락조차 들기 힘들어질 수 있다.테니스엘보는 팔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누구에서나 나타날 수 있다. 만성화되면 팔의 기능과 동작이 저하되고 치료가 어려워지며 재발이 잘 되므로 증후가 나타나면 충분한 휴식과 함께 가급적 조기에 치료에 나서야 한다.방치할 경우에는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조기에 진단받아 상태에 적합한 치료를 받는다면 상당한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기자극치료나 체외충격파치료 같은 보존적인 치료법을 통해 증상의 완화와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꾀해야 한다.일부 병원에서 통증을 단기간에 개선하기 위해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기도 하는데 이는 일시적인 통증 개선만 가능할 뿐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다른 치료에 비해 효과가 낮고 재발률이 높다. 게다가 장기간 사용할 경우 비만, 고혈압, 혈당상승, 면역력저하, 골 손실, 피부 연화 등의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어 삼가야 한다.전기자극치료는 생명활동이 세포의 전기에너지 소통에 의해 유지된다는 전기생리학에 기반한 통증완화 치료이자 세포 기능을 향상시키는 근본치료다. 병든 세포는 전기에너지가 부족해 세포 기능이 저하된 상태이며, 통증과 염증을 같이 갖고 있다.최신 전기자극치료인 ‘엘큐어리젠요법’의 경우 전류의 세기가 낮은 미세전류를 고전압 형태로 피부 깊숙한 부위까지 흘려보냄으로써 세포막 내 전기에너지(음전하)가 부족한 세포에 전기에너지를 충전한다. 이 때 충전의 개념은 이 같은 특수 방식의 전기에너지를 써야 가능하다. 기존의 경피적 전기신경자극치료(TENS)는 전류의 형태가 달라 이 같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엘큐어리젠요법은 무엇보다 스테로이드나 일반 소염진통제가 갖고 있는 부작용 없이 점진적으로 세포를 튼튼하게 만들어 통증이 소멸되게 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이와 함께 체외충격파 치료를 병행하면 충격파가 손상된 조직을 와해시키고 이후 자연치유의 과정을 통해 조직이 재구성되면서 통증이 완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충격파는 성장인자 발현, 혈관 재생성 유도, 손상된 조직에 혈액과 산소 공급, 콜라겐 합성 촉진 등을 통해 치유 속도를 높인다.팔꿈치통증 가운데 테니스엘보 발생률의 약 5분의 1 정도 되는 게 골프엘보다. 테니스엘보는 팔꿈치 바깥쪽에 원인이 있다 하여 외측상과염, 골프엘보는 팔꿈치 안쪽에 생긴 문제라 하여 내측상과염이라 한다. 통증의 양상은 다르지만 발병 원인과 치료는 같다. 매주 1~2회, 10회가량 전기자극치료를 받으면 통증을 완화시키면서 세포 활성화를 통해 재발을 막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2023-10-31 15:41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명의칼럼] 얼굴 한 쪽 마비 증상 땐, 3시간 이내 병원 찾아야

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센터장매년 10월 29일은 세계뇌졸중기구가 제정한 ‘세계 뇌졸중의 날’이다. 뇌졸중은 뇌출혈과 뇌경색을 함께 이르는 말로, 뇌혈관이 터져 혈액이 손상되는 것이 뇌출혈, 뇌혈관이 막히며 혈액 공급이 안 돼 손상되는 것이 뇌경색이다.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특히 주의해야 할 질환이 바로 뇌졸중이다. 온도 차이가 크면 혈관의 이완과 수축이 급격히 반복돼 뇌졸중 발생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는 2017년 약 58만명에서 2021년 약 62만명으로 늘었다. 3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뇌출혈이 더 많았지만 요즘은 뇌경색 환자가 더 많다.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인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뇌졸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 질환으로는 고혈압을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뇌경색 환자의 50%, 뇌출혈 환자의 75%가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심장 질환이 있는 경우도 뇌졸중 고위험군에 해당된다. 뇌졸중은 나이가 들면 누구나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가족력을 강조하지는 않지만 가족 중 60세 이하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뇌졸중을 앓았던 경우가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뇌출혈로 인한 두통은 갑작스러우면서 극심하게 아프고 뇌 안에 갑자기 생긴 출혈로 뇌압이 올라 울렁거림이나 구토가 동반된다. 반면 뇌경색은 두통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엇보다 뇌졸중의 증상은 뇌의 어느 부위가 손상되느냐에 따라 다양하다. 말이 어눌하게 나온다거나 말을 잘 못 알아들을 때, 한 쪽 눈에 검은 장막이 생긴 것처럼 안 보이거나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일 때, 한쪽 팔 다리에 힘이 빠져 끌리거나 얼굴 한 쪽에 마비 증상이 생길 때는 뇌졸중 증상일 수 있는 만큼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혈관이 터지거나 막히는 순간 이미 뇌 조직 손상이 시작되어 몇 시간에 걸쳐 급격히 나빠지기 때문에 병원에 빨리 갈수록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특히 뇌경색의 경우에는 3시간 이내에 혈전 용해제나 혈전 제거술 등으로 막힌 뇌혈관을 뚫어주는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고, 그 결과가 성공적이면 극적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정맥에 혈전을 녹이는 약을 주사하거나 동맥을 통해 미세한 기구를 삽입해 혈전을 제거하는 치료 방법이다. 뇌출혈의 경우 발생 후 몇 시간 이내에 출혈의 양이 점차 늘어나는데, 이때 혈압을 잘 조절해 주면 출혈이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만약 고위험군에 해당된다면 집이나 직장 근처의 지역응급의료센터를 미리 파악해두는 것도 좋다.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센터장

2023-10-31 07:00 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센터장

[명의칼럼] 갑자기 두근두근하다 멈춤…발작성 상심실성 빈맥

이승화 윌스기념병원 심·뇌·혈관센터 원장(심장내과)심장이 뛰기 위해서는 근육이 수축해야 한다. 근육의 수축은 심장 내의 동방결절에서 규칙적으로발생하는 전기 신호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전기 발생이나 전기 전달 체계에 이상이 생기면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어 빈맥이나 서맥 등의 부정맥이 발생한다.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Paroxysmal Supraventricular Tachycardia, PSVT)은 심장 내에서 심방에서 심실로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방실결절 또는 심방과 심실 사이에 비정상적인 전도로(전기회로)가 존재해 발생하는 부정맥을 의미한다.정상적인 맥박 수는 분당 60~100회 정도로 본다. 하지만 숨이 차도록 운동하거나 긴장되거나 흥분될 경우 맥박이 160회까지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운동이나 흥분 등과 관계없이 안정 시에 맥박 수가 100회 이상으로 가슴이 두근거린다면 빈맥을 의심할 수 있다.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은 갑자기 발생했다가 갑자기 없어지는 특징이 있고, 위험한 부정맥인 심실빈맥과 구별하고 심실의 위쪽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상심실성’이라고 한다.증상은 맥박이 180~240회로 단번에 상승하기 때문에 가슴의 답답함, 호흡곤란, 식은 땀, 어지럼증 등을 동반한 심한 두근거림이 나타난다. 이 증상이 몇 초~몇 시간 지속되다가 갑자기 멈춘다. 이는 남성보다 여성이 발생빈도가 높고, 어느 연령대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최초 증상 발생은 12세에서 30세 사이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발작성 상심실성 빈맥과 심방세동은 차이가 있다. 심방세동은 심방 부분에서 불규칙한 박동으로 인해 발생하여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고 빠르다. 반면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PSVT)은 심방과 심실사이 신경절에서 발생하는 신경 근전도 이상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심장박동이 일정한 패턴으로 갑자기 빠르게 발생한다.발작성 상심실성 빈맥은 심전도 검사로 진단한다. 언제 발생하지 모르고 시간이 짧을 수도 있어 24시간 홀터 검사나 운동부하 심전도 검사를 실시한다. 증상이 가벼운 급성기 빈맥은 약물치료를 시행하거나 심장에 전기자극을 주어 치료하나 쇼크 상태 등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심장에 전기충격을 주어 치료한다.자가 치료법으로는 복압을 증가시켜 미주신경의 영향을 증가시키는 발살바 호흡법을 하거나 경동맥 마사지 등을 시행해 볼 수 있다. 재발 없는 치료를 위해서는 혈관내 도관을 삽입하여 심장 내부에서 전기생리학적 검사를 시행하여 빈맥의 원인이 되는 전도로를 찾아낸 후 고주파를 이용해 제거하는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일반적으로 이러한 부정맥을 예방하는 방법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환자 스스로 카페인 섭취와 스트레스를 줄이고 금주, 금연, 운동과 같은 생활습관 개선 등으로심장병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이승화 윌스기념병원 심·뇌·혈관센터 원장(심장내과)

2023-10-30 18:26 이승화 윌스기념병원 심·뇌·혈관센터 원장(심장내과)

[브릿지 칼럼] 선거 해킹 보안대책 마련해야

김동수 원광디지털대 교수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관리 시스템 전반이 사실상 해킹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국가정보원 보안 점검 결과 드러났다. 국정원의 중앙선관위 투·개표시스템 보안 점검 결과는 충격적이다. 지난 5월 선관위의 북 해킹 대응 및 정보통신기반시설 관리에 대한 부실 우려가 제기된 이후 선관위와 국정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합동 보안 점검팀을 구성해 7월 17일부터 9월 22일까지 보안 점검을 실시했다. 보안 점검은 시스템 취약점, 해킹 대응 실태, 기반시설 보안 관리 등 3개 분야로 구분해 진행되었다. 기술적인 모든 가능성을 대상으로 가상의 해커가 선관위 전산망 침투를 시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시스템 취약점 점검에서 다양한 보안취약점들이 발견되었다. 특히 투표 시스템 중 유권자 등록현황·투표 여부 등을 관리하는 ‘통합 선거인명부 시스템’에는 인터넷을 통해 선관위 내부망으로 침투할 수 있는 허점이 존재하고, 접속 권한 및 계정 관리도 부실해 해킹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를 통해 사전 투표한 인원을 투표하지 않은 사람으로 표시하거나 사전 투표하지 않은 인원을 투표한 사람으로 표시할 수 있고, 존재하지 않은 유령 유권자도 정상적인 유권자로 등록하는 등 선거인명부 내용을 변경할 수 있었다.2021년 4월 경 선관위 인터넷PC가 북한 ‘킴수키(Kimsuky)’ 조직의 악성코드에 감염되어 상용 메일함에 저장된 대외비 문건 등 업무자료와 저장자료가 유출된 사실도 확인되었다. 선관위의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보안 관리 실태에 대해서도 엄정한 계량 평가를 실시했다. 선관위는 ‘2022년도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보호대책 이행 여부 점검’ 자체평가 점수를 100점 만점으로 국정원에 통보했다. 하지만 합동보안 점검팀이 31개 평가항목을 동일기준으로 재평가한 결과, 31.5점에 그친 것으로 확인되었다.대선·총선·지방선거를 총괄하는 선관위 시스템이 이렇게 취약하게 운영돼 왔다는 사실은 큰 충격이다. 국민의 참정권이 탈취된 것이다. 이런 시스템으로 내년 총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가 해킹으로 당락이 좌우된다면 큰 정치적 파장이 불가피할 것이다.지금도 지난 21대 총선 부정선거 논란이 4년 가까이 여전한 상황이다. 내년 4월 22대 총선을 앞두고 선관위는 거짓과 위선으로 더 이상 국민 불신을 자초하지 말고 투·개표 조작을 방지할 대책을 신속하게 내놓아야 할 것이다. 국가의 중요한 헌법기관이 공격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다면 국가와 국민의 안위에 심각한 위협으로 사회 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국가정보원은 실질적으로 대한민국 사이버 안보의 주도기관이며 중추 기관이다. 현재 사이버 보안 업무는 민간과 공동으로, 공공부문에는 선관위, 국회 등 헌법기관과 행정부로 분류된다. 만약에 동시다발적인 사이버 공격이 발생할 경우 지금과 같은 대응 체계로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불가능 할 가능성이 높다. 늦을 때가 빠를 때이다.국회는 국가정보원이 대한민국의 사이버안보 관련 업무를 통합하는 국가 총괄기관으로 기능을 다 할 수 있도록, 이제라도 관련 입법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김동수 원광디지털대 교수

2023-10-30 14:17 김동수 원광디지털대 교수

[브릿지 칼럼] 지역축제 바가지 요금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애시당초 그들은 지역을 살리는 일에 큰 관심이 없었다. 장돌뱅이들은 메뚜기 한철 장삿속 만 챙길 뿐이다. 하지만 그들도 먹고 살려고 지역에서 간간이 생기는 기회를 호시탐탐 엿보는 것이다. 그래서 축제를 통해 지방이 성장하고 외국관광객까지 유치하려는 밑그림이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지역축제를 둘러싼 지역민, 외지상인과의 관계가 그만큼 복잡하다.늘 되풀이 되는 지역 축제 바가지 논란은 지방자치단체들의 골칫거리다. 이에 외식 사업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이제는 지역 축제에도 등장했다. 자신의 고향인 충남 예산의 맥주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공적을 바탕으로 한국관광공사와 업무 협약을 맺고 지역 축제 살리기에 나섰다. 관광공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문화관광축제 먹거리 개선 시범사업으로 ‘금산세계인삼축제’에서 특화 먹거리로 ‘백종원의 금산인삼 푸드코너’의 인삼소시지, 인삼침 등 신상 메뉴를 선보이면서 운영했다. 그만큼 그의 능력과 선의가 인정받은 셈이지만 속 사정은 복잡할 수 있다. 터무니없이 바가지 씌우는 외부 단타 세력은 공공의 적이므로 논외로 하자. 그리고 지역 상인들은 지자체를 통해 손쉽게 백종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지역의 뿌리 없이 전국 축제를 돌면서 하루하루 먹고 사는 외지상인들이다. 이런 외지상인에게 백종원은 손을 내미는 친구일 수도 있지만 불편한 불청객일 수도 있다. 백종원과 손을 잡지 아니하는 상인들은 백종원의 명성과 권위에 눌려 주도권을 뺏기기 때문이다. “백종원이 한쪽만 살리니까 그 옆에는 다 죽어버렸다” “백종원 간판으로 사람들이 더 많이 몰려 간다” 등 볼멘 소리가 괜히 흘러나오는 것이 아니다. 백 대표 부스의 판매 가격은 공인받은 축제장 안에 위치한 만큼 상대적으로 저렴할 수 있고 인지도가 높은 백종원 브랜드에 수요가 더 몰리면서 그와 관련 없는 상인들은 울상을 짓는다.지역 살리기 이전에 일반 상인들의 생존도 무시할 수 없다. 상식적으로 지역 축제는 지역 상인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지역민의 숫자나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지역마다 축제의 붐을 일으키려면 전국적으로 움직이는 외지 상인의 역할과 입장도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관광객들은 축제장 바깥도 축제의 일부로 여긴다. 외지상인은 축제장 바깥이라도 사유지에 비싼 자릿세를 내고 축제에 참여하니 음식 가격을 높여 판매하게 된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골칫거리지만 사유지를 마음대로 단속할 권한도 없다. 1000만원이 넘는 자릿세를 내는 외지상인의 고초가 판매행위를 지자체의 계도만으로 제어하기에 만만치 않다. 백 대표 역시 자신을 비난하는 상인들을 향해 SNS채널을 통해 “이 자리를 빌어 외지 상인들에게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그분들에게는 (축제가) 1년 농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1년 농사를 축제 따라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짓긴 하지만”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렇듯 백종원이나 공공기관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부분까지 꼼꼼이 보듬기란 어렵다.바가지 현장 점검을 강화해야 지역 축제를 찾는 발길이 늘어난다.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도 바가지 단속에 나섰다. 하지만 바가지 근절은 외지상인도 최대한 제도권으로 편입시켜야 하며 사유지 관리를 포함해 공식 판매인이 아닌 경우에도 자발적으로 축제 측에 협력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문체부가 축제통합페이지에서 지역축제 먹거리 가격, 사진, 중량 정보를 사전 제공하는 노력은 서서히 성과를 거둘 것이다. 외지상인도 결국 따를 수밖에…. 모두가 백종원 깃발 아래 모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백종원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바가지 근절 캠페인을 널리 알리는 것은 지역 축제를 살리는 첫 걸음이기도 하다. 가격 좀 내리세유~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2023-10-29 14:19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브릿지 칼럼] 규제개혁 열쇠 '공무원 정원 동결'

박성복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역대 정부마다 규제개혁을 국정의 핵심 이슈로 다뤘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그 주된 이유 중 하나가 공무원이 늘면 규제가 강화된다는 점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2008년부터 2018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 31개국의 공무원 비중과 상품시장규제지수를 활용해 분포도를 그려보면, 공무원 비중이 늘어나면 상품시장규제 지수가 증가한다.상품시장규제 지수는 값이 클수록 상품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하다는 것을 뜻한다. 해당 데이터는 공무원이 늘수록 시장에 대한 규제가 증가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이처럼 공무원이 늘면 규제가 강화되는데도, 우리나라 공무원 수는 계속 늘었다.2007년 말 90만4000명이었던 공무원 수는 2022년 말 116만3000명까지 증가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5년간 공무원을 약 13만명 늘려 12.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이에 반해 이명박 정부는 5년간 약 1만2000명을 늘려 1.2%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명박 정부에 비해 문재인 정부에서 늘어난 공무원 수는 10배가 넘는다.그렇다면 이렇게 늘어난 공무원이 구체적으로 우리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까? 이에 대해 체계적인 경제모형을 활용해 분석한 파이터치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먼저, 5년간 공무원 13만명이 늘어난 문재인 정부에서는 규제량이 14.7% 증가했고, 이에 따라 실질국내총생산(GDP)과 민간 일자리가 각각 23.1조원, 18만8000개 감소했다. 반면, 5년간 공무원 1만2000명이 늘어난 이명박 정부에서는 규제량이 1.4% 증가했고, 실질GDP와 민간 일자리는 각각 1.7조원, 1만6000개 감소하는데 그쳤다. 공무원 수 증가 수준에 따라 두 정부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이와 같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된 주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공무원 수가 증가하면, 규제 장벽이 높아진다.이로 인해 규제 장벽을 넘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늘어나 중간재 총생산량이 감소하고, 중간재 가격이 상승한다. 중간재 가격이 상승하면, 대기업의 중간재 수요량이 줄어들어 대기업의 완성재 생산량도 감소한다.공무원 증원으로 부담해야 할 비용은 인건비만이 아니다. 늘어난 공무원은 규제 장벽을 높여 우리 경제 활력을 저하시킨다.이런 측면에서 공무원 정원 동결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의 방침은 시의적절하다. 다만, 규제개혁에 성공하려면 공무원 수를 억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일선 공무원의 소극 행정, 지연 행정 등에 따른 눈에 보이지 않는 규제도 함께 제거돼야 한다. 따라서 현 정부는 공무원 정원을 동결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규제개혁에 나서는 기존 공무원에게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할 것이다.박성복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

2023-10-26 14:08 박성복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

[브릿지 칼럼] 섬 정책 컨트롤타워가 돼라

양진형 한국섬뉴스 대표한국섬진흥원(한섬원)이 지난 8일, 개원 2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섬 보유국이지만 고려 말부터 시작된 공도(空島) 정책이 조선시대까지 이어져 홀대를 면치 못했다. 또한, 해방 이후 근대화 과정에서도 섬 개발은 뒷전으로 밀렸다. 1980년대 후반에야 섬 개발 정책이 시행되면서 주민 생활편의와 소득증대 등이 이뤄졌지만 인구가 육지로 빠르게 이탈하면서 심각한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이러한 현실에서 한섬원은 행정안전부 소관 기관으로 섬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조사·연구 및 정책수립을 통한 섬 진흥의 사명을 띠고, 전남 목포에서 개원했다. 당시, 섬 주민들은 섬 소멸을 막는 구원투수가 정부 차원에서 설립됐다며 크게 환호했다.지난 2년간 한섬원은 신생 기관으로서의 어려움을 딛고, 조직 안정화를 통해 국내 최고의 섬 정책 싱크 탱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섬 주민의 권익 보호와 복리 증진을 위해 ‘섬 해상교통 혁신방안’과 ‘섬 주민 삶의 질 향상 개선방안’ 등 16개 분야에서 심도 있는 정책 연구를 진행했다. 또한 ‘찾아가는 섬 현장포럼’을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관계기관과 업무협약을 조직의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이어 한·일 섬 교류도 본격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그리스 등 에게해 지역과도 협력도 강화했다.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한섬원에 대한 섬 주민들의 평가는 그리 흡족하지만은 않다. 한섬원이 개원하면 지난 세월 자신들이 겪어온 애로사항들이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비근한 예로, 얼마 전 여수~거문도 항로를 오가던 여객선이 운항을 돌연 멈추는 바람에 거문도를 비롯한 초도, 손죽도 등 이 항로에 속한 섬사람들의 고통이 극심했다. 이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여수지방해양수산청과 여수시에 호소한 끝에, 교통 두절 11일이 지나서야 겨우 대체 선박이 투입됐다. 섬 이장들이 무릎까지 꿇어가며 고충을 호소했는데 이 항로에서는 잊을만하면 고질적으로 여객선의 운항 중단이 반복되고 있다. 긴급 상황에서 한섬원의 역할은 보이지 않았다.물론 한섬원 내에는 섬 주민들이 호소하는 각종 민원과 현안 사항을 챙기는 ‘섬 현안 대응팀’이 있다. 현재 이 팀은 ‘찾아가는 섬 포럼’과 ‘콜센터’ 등을 통해 접수된 현안을 단기·중장기로 분류해 지자체와 정부에 해결을 요청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인구소멸, 섬 교통, 의료 및 정주 환경 개선 등 굵직한 난제를 개선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하다.우리나라 섬 관련 행정은 행정안전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다양한 중앙부처가 관장하고 있다. 또한, 450여개의 유인도에 사는 섬 주민들의 애로사항 또한 각각 다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섬원이 10개가 넘은 정부 부처와 국회를 넘나들며 섬 정책 콘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려면 ‘섬 현안 대응팀’의 역량을 현재보다 현저하게 격상시켜야 한다.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한섬원은 심도 있는 섬 정책 연구도 중요하지만, 이를 정책개선으로까지 연계시켜야 ‘국내 섬 진흥’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국회와 행안부를 설득해 ‘섬발전촉진법’을 개정해서라도 이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양진형 한국섬뉴스 대표

2023-10-25 14:03 양진형 한국섬뉴스 대표

[브릿지 칼럼] 메시의 특별한 힘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메시는 현존하는 최고의 선수이자 축구사에 특별히 기록될 인물이다. 스페인 라리가 득점왕 8회, 코파델레이 득점왕 5회, 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6회 등 바르셀로나 클럽 역사상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발롱도르 7회 수상 기록을 지녔으며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컵까지 들어 올렸다. 이후 미국프로축구(MLS) 정규리그 동부 콘퍼런스 하위권인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해 7경기 10골을 기록해 득점왕과 최우수선수의 영광과 함께 리그스 컵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169㎝의 작은 체구로 어떻게 이런 위대한 성과를 기록할 수 있었던 걸까? 물론 작은 키가 무조건 ‘피지컬 약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187㎝ 다빈손 산체스, 195㎝ 예리 미나 선수와 몸싸움에서 메시는 전혀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메시를 위대하게 만든 것은 따로 있다.축구 경기 통계를 살펴보면 프로 선수들은 평균적으로 10㎞가량을 뛴다. ‘산소탱크’ 박지성은 전성기 시절 경기당 평균 12㎞를 뛰었다. 활동 거리가 많을수록 동료를 지원하는 플레이가 가능하며 이타적이고 헌신적인 선수로 인식된다. 그런데 메시는 경기당 활동 거리가 8㎞밖에 되지 않는다.메시가 경기 중 많이 뛰지 않는 이유는 단지 체력을 비축하기 위함이 아니다. 메시는 360도 전체에서 모든 정보를 얻는다. 경기장 이곳저곳을 스캔하며 우리 팀 선수들과 상대 팀 선수들이 자리잡고 있는 위치를 관찰해 필요한 이동공간 찾고 필요한 위치로 공을 보내면서 자신의 의도대로 경기를 이끈다.메시의 특별한 관찰능력은 다른 선수들이 보지 못하는 것까지 간파한다. 보통의 선수들은 골 에어리어에 가면 골대의 두 기둥과 크로스바로 구성된 골문에만 주목한다. 이 안으로만 차 넣자는 생각이다. 하지만 메시는 여기에 골키퍼를 같이 보고 어느 시점에 슈팅하는 것이 좋은지 계산한다. 그래서 메시의 시선은 늘 바쁘다. 선(先) 관찰, 후(後) 행동인 것이다. 뛰어난 관찰능력은 메시만의 특별한 능력이고 이것이 양이 아닌 질의 축구, 효율적인 축구, 성과가 높은 축구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공을 쥔 시간이 훨씬 적은 그의 90분은 대부분 이런 진득한 관찰 행동으로 점철돼 있다.축구뿐 아니다. 영화의 제작과정을 보면 진득한 관찰이 주는 능력에 또 놀라게 된다. 영화 ‘타이타닉’은 실화를 바탕으로 1997년에 개봉했으나 지금도 회자되는 명작 중 명작이다. 영화 초반에 침몰한 타이타닉호가 나타난다. 과연 이 배는 진짜 타이타닉호였을까? 비극의 현장을 직접 관찰하기 위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12차례에 걸쳐 타이타닉호가 잠긴 4000여m 깊이의 잔해 속으로 잠수정을 타고 내려갔다.촬영 지역까지 내려가는 데는 10시간이나 걸리지만 도착하고 나서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2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문제는 한번 내려갈 때마다 4만달러, 한화로 5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는 사실이다. 당시 카메론 감독은 총 12차례에 걸쳐 모래 폭풍같은 심해 폭풍을 당하면서도 집요하게 잠수하고 관찰했다. 관람객이 준 영화 타이타닉의 평점 9.86은 그렇게 탄생됐다.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2023-10-23 14:35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시장경제칼럼] 오래된 미래, 공공부문 개혁

조성봉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한국은 공기업과 공공기관 왕국이다. 에너지와 인프라 부문뿐 아니라 금융도 덩치 큰 공기업이 모두 장악하고 있다. 에너지 부문의 공기업은 한전 및 발전자회사(한국수력원자력, 남동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서부발전, 중부발전),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전력거래소, 석유공사 등을 들 수 있고 인프라 부문에는 수자원공사, LH공사, 농어촌공사, 철도공사, 도로공사, 인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부산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 경기평택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등이 있다. 금융공기업으로는 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등이 있다. 이 밖에도 마사회, 관광공사,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의 공기업이 관광과 체육사업도 맡고 있고 MBC, KBS, EBS, YTN, 연합뉴스, 방송광고공사 등을 통해 사실상 정부가 방송도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는 굵직굵직한 공기업과 공공기관만 추려 놓았지만 이외에도 작은 규모의 공기업과 공기업의 자회사, 공공기관, 연구기관, 국공립병원과 학교 그리고 지방공기업은 셀 수도 없이 많다.한국이 왜 이렇게 공기업 천국이 되었을까? 출발은 너무도 당연했다. 일본으로부터 독립한 신생국 한국에 정부 외에 대형사업을 맡을 만큼의 돈 있고 자본 있는 민간기업은 있을리 없었다. 할 수 없이 정부가 직접 맡거나 공기업을 세워서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이 운영했던 철도, 전력, 통신, 수도, 항만의 건설과 운영이 대표적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정은 학교, 병원, 은행 등도 마찬가지여서 몇몇 사립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정부가 운영하는 것이었다.문제는 이처럼 정부가 주도하는 시스템이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경제가 성장하고 선진화되었으나 이 같은 공기업과 공공기관 등의 비대화는 멈추지 않고 있다. 공공부문의 비대화는 많은 민간이 세운 기관을 사실상 유사 공공기관으로 만들어 버리는 문제점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학교와 병원이다. 국공립학교, 국공립병원과 병행하는 사립학교 및 사립 의료기관 등에 대해서 정부는 등록금과 진료비를 엄격히 규제하고 그 반대급부로 재정적 지원을 시행하는 조건으로 사실상 민간이 세운 시설을 장악하고 있다. 사립학교는 사실상 공립과 차이가 없다. 교사 인건비 지원이라는 조건을 전제로 엄격한 교육부 규제와 통제가 사립학교의 자율성과 창의력을 꽁꽁 묶게 마련이다.이러한 사정은 병원, 시민단체, 예술단체, 학회 등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민간기업들도 대정부 민원·로비를 위해 각종 협회, 사업자단체, 이익단체, 협동조합을 만들고 전직 공무원들을 그 이사장, 회장, 부회장 등에 앉히고 담당 정부부처와 소통의 자리를 마련한다. 민간기업이라고 하지만 법에 의하여 대주주가 없는 포철, KT 등의 민영화된 기업과 은행 등의 금융기관은 사실상 정부가 그 주인노릇을 하며 경영에 개입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친정권인사로 CEO를 갈아치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공공부문과 유사 공공부문은 민간이 진출할 수 있는 영역을 선점하고 왜곡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성장과 경쟁력을 제한한다. 인프라, 에너지, 물관리, 교통 등의 부문에 민간기업이 역량을 펼치며 진입하기 쉽지 않고 그 경쟁력도 제약된다. 이보다 더 큰 문제점은 공공부문의 일처리 방식으로 인해 경제의 생산성이 크게 제약된다는 것이다. 특히 산출보다 투입 및 절차를 중시하는 공공부문의 관료적 관리 특성으로 인해 경제의 자율성과 창의력의 기회가 상실되며 경쟁력이 저하된다.공공부문은 시장에서 기업을 감시하고 규율하는 소비자, 채권자, 투자자의 시장규율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독점이어서 소비자가 다른 기업이나 제품을 선택할 자유가 없기 때문이다. 돈을 꿔 준 채권자도 정부와 국가가 빚보증을 서는 공공기관을 감시할 필요가 없다. 상장된 공기업이 드물어 공공부문의 투자자는 대부분 정부이다. 민간이 투자자로 정부와 같이 참여한 상장 공기업의 경우에도 공공기관은 민간의 눈치보다는 정부의 눈치를 살피므로 민간 투자자의 감시와 지적에도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다.공공개혁은 우리 경제가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겪어야 할 관문이다. ‘빨리빨리’라는 구호를 외치며 일하고 밥 먹는 우리 국민이 해방 이후 편만하게 전 경제영역에 퍼져있는 공기업을 아직까지 그대로 놔두고 있는 것은 미스터리다. 공공개혁은 하루빨리 시작해야 한다. 이미 오래된 미래다.조성봉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2023-10-23 11:44 조성봉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브릿지 칼럼] 윤 대통령의 파격적 변화 방법은 ‘오바마의 소통’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참패 이후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은 위기 상황이다. 자칫 보궐 선거 민심이 그대로 내년 총선까지 이어지는 경우 정국은 더불어민주당 쪽으로 민심이 기울이지기 때문이다. 보궐 선거 이후 김기현 대표 2기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 나고 난 이후 임명직 당직인선 등 다양한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김 대표가 지난 16일 “당·정·대 관계에서 민심을 전달해 반영하는 당의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대통령실과의 관계 재설정 뜻을 밝혔다. 당이 대통령실에 장악돼있고, 결국 이 점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의 주요 원인이 됐다는 당 안팎의 지적을 수용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김 대표가 근본적인 변화를 추동할 수 있을지를 두고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 대통령실 참모진과 한 비공개회의에서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며 민생 현장에 다가갈 것을 강조했다고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전했다. 참모들에게 “이념 논쟁을 통해 자유와 연대를 바로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삶”이라며 “민생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전했다. 그렇다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반성과 변화의 메시지에 대해 국민 여론은 긍정적으로 화답하고 있을까.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17~19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무선가상번호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4.2%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30%로 직전 조사보다 3%포인트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61%로 직전 조사보다 3%포인트 올라갔다. 보궐 선거가 있었던 서울 지역의 대통령 긍정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8%포인트 더 내려간 25%로 나타났다.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미국의 첫 유색 인종 지도자로 많은 우려와 걱정에 직면했었다. 그렇지만 정작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미국인들은 오바마의 ‘소통’에 반색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매력적인 소통을 오바마 대통령이 해냈던 것일까. 첫 번째는 소통의 대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국민들을 위한 일을 하는데 있어 누구와의 소통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서민들까지 혜택이 돌아가는 건강보험제도인 ‘오바마 케어’를 법안으로 통과되도록 하기 위해 정치적 반대파인 공화당 중진 의원들을 만나는데 한 치도 주저하지 않았다. ‘오바마 케어’를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식당으로 초대하여 설득하고 또 설득하여 통과시킨 것이 국민들을 위한 의료보험제도인 ‘오바마 케어’였다. 오바마의 소통은 ‘진정성’을 담고 있었다. 오바마가 소통을 한 사람들은 권력을 가진 특정한 사람이거나 아주 돈을 많이 번 기업인들이 아니었다.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백악관의 청소부나 허드렛일을 하는 서민들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소통은 그래서 더욱 소탈하고 진정성 있는 모습이었다.윤 대통령이 가야 할 길이 바로 오바마의 ‘소통’이다. 다른 정치적 유불리나 이해 관계를 떠나 국민을 위한 소통을 해 나간다면 얼마든지 총선에서 희망적으로 평가받을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패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적극적인 개혁과 쇄신을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2023-10-22 14:19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명의칼럼] 가을 운동 후 다리통증, 방치하면 만성화될 수 있어 주의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선선한 바람이 불어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코로나19 유행으로 한동안 실내에서 ‘홈트’(홈트레이닝)가 전성기를 맞았지만 지금은 다시 실외로 나가는 추세다. 러닝머신을 달리든, 잘 닦인 포장도로를 달리든 자칫 부상을 당하기 쉬운 게 다리다.운동하다 다리통증을 느끼면 으레 운동을 열심히 한 ‘훈장’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하기 쉽지만 방치하면 여러 고질화된 질병이 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섣부른 자가진단으로 내버려뒀다가 큰코다치기 쉽다.가장 흔한 ‘운동 후 다리통증’은 하체 근육통이다. 근육에 젖산이 쌓이면서 염증과 통증이 나타난다. 충분한 휴식과 함께 찜질이나 마사지로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면 호전될 수 있다.하지만 방치할 경우 ‘근막동통증후군’이 될 수 있다. 몸을 무리하기 사용하면 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근막에 단단한 결절이 생겨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통증유발점을 누르면 자신도 모르게 ‘악’ 소리를 지르고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런 통증이 신경섬유로 번지면 만성 전신통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근막동통증후군은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촬영보다는 경험 많은 의사가 촉진 또는 전기자극검사(엘큐어리젠)를 하는 것으로 더 쉽게 진단할 수 있다.다음으로 흔한 다리통증으로 족저근막염을 들 수 있다.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지지하는 두꺼운 결합조직인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미세한 손상이 반복적으로 누적되면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 발생한다.족저근막은 전신의 하중을 받을 뿐만 아니라 종아리근육(비복근)과 아킬레스건의 긴장을 통해서도 반복적인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더욱 손상되기 쉽다. 아침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족저근막염을 강하게 의심할 수 있다. 자신의 신체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과도한 운동을 하는 게 원인으로, 마라톤·등산 같은 운동을 잠시 멈춰야 한다.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가 근질근질하고 벌레가 기어가는 불쾌한 느낌, 다리가 당기고 쑤시며 저리고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 초기 증상이 하지정맥류와 비슷하다. 밤에 증상이 더욱 심해져서 수면장애가 초래되고, 움직일 때보다 가만히 있을 때 오히려 통증이 심해진다는 게 이 질환의 간단한 감별법이다. 정신과적 진단이 필요할 수 있다.단순한 운동 후 다리통증부터 근막동통증후군, 족저근막염, 하지불안증후군 등은 하나의 방법으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 고압 미세전류를 환부에 흐르게 하는 ‘엘큐어리젠요법’을 활용하면 통증을 유발하는 부위가 어디이고 얼마나 증상이 심한지를 파악할 수 있다.염증과 통증이 자리 잡은 병든 세포에 특수한 형태의 전기를 흐르게 하면 더 많은 음전하를 흡수하려 반응하게 되고 통전통(通電痛)을 느끼게 됨으로써 진단이 이뤄진다. 모든 병든 세포는 전기에너지(음전하)가 고갈된 상태이기 때문에 전기자극을 받으면 이를 흡인하려 반응한다. 통전통이 셀수록 통증 정도가 심하고 병세가 진행됐다는 얘기다.엘큐어리젠은 진단은 물론 치료도 가능하다. 병든 세포에 음전하를 충전하면 세포가 활성화돼 건강해지면서 통증이 점차 경감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세포간 절연체 역할을 하는, 즉 세포간 전기소통을 방해하는 림프 찌꺼기가 녹아 나와 몸이 더욱 가뿐해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전기자극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기존 경피전기신경자극(TENS)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신개념 전기에너지를 공급하는 엘큐어리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2023-10-20 15:38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