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새문안通

[새문안通] 홍준표 리스크

홍준표 대구시장이 앞으로 대구시에서의 신규 주택사업 인허가를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대구시의 미분양 아파트 규모를 관리하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작년 말 전국 미분양 물량 6만8000가구 중 20%가 대구인 것으로 나타났으니 급한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위험한 발상으로 보인다. 자칫 얼마전 김진태 강원지사가 벌인 레고랜드 사태에 이어달리기 하는 것 같은 분위기다. 당시 강원도가 강원중도개발공사(GJC)에 대한 기업회생을 검토하는 바람에 2050억 불씨가 50조원 이상의 시장 부담으로 옮겨 붙었다. 그리고 불씨는 아직 PF 부실 우려로 살아있다.현재 대구에는 미착공한 정비사업 추진 단계의 사업장이 약 60여개로 총 2만 가구쯤 된다고 한다. 이들 단지들에 인허가를 내주지 않는다면 관련 시행사, 건설사, 금융기관, 조합원 등은 어쩌란 말인가. 미분양 물량이 늘면 유동성 면에서 부담은 되지만 집값이 내리면서 부동산시장은 하향 안정된다. 무주택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정부가 억지로 시장 흐름을 바꿀 경우 주택시장은 오히려 꼬여 더 많은 부작용을 낳는 것을 늘 봐왔지 않은가. 이미 인허가를 받아 추진하고 있는 단지들과의 형평성도 문제다. 브릿지론을 받은 상황에서 본PF를 기다리는 단지들의 경우 직격탄을 맞게될 것이다. 이미 PF를 일으킨 금융기관들 역시 비상이 걸린다.시장 자율기능을 무시한 대안 없는 대책은 무대책만 못하다는 것을 왜 깨닫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자신이 없으면 시장전문가에게 물어보든지. 레고랜드 사태에 이어 대구발 혼란이 더해질 경우 부동산시장뿐만 아니라 금융시장까지 더 얼어붙게 될 것이다.안그래도 끝이 보이지 않는 부동산시장 침체에 지자체장 리스크까지 떠안아야 하는지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다.- 榮 -

2023-02-14 14:05 새문안通

[새문안通] AI 챗봇

미국의 스타트업 오픈AI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AI) 챗GPT 열풍이 대단하다. 출시 5일만에 사용자 100만명을 넘겼고, 두 달 만에 월활성사용자(MAU)가 1억명을 돌파했다. IT업계에서는 웹브라우저(1994년), 구글 검색엔진(1998년), 아이폰(2007년)에 이은 또 하나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AI챗봇이 기존 챗봇과 다른 이유는 방대한 데이터 분석·학습을 넘어 인간의 뇌처럼 스스로 추론·창작하는 초거대 AI언어 생성모델 ‘GPT-3.5’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과 대화는 물론, 시를 쓰고 번역도 하고, 논문이나 연설문도 써주기도 하고, 작곡·그림·코딩까지 척척 해낸다. 챗GPT의 등장과 그의 진화과정은 인간사회의 일대 혁명을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위기를 느낀 구글이 챗GPT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AI챗봇 ‘바드(Bard)를 조만간 출시한다고 한다. AI챗봇에 대한 비관론도 만만찮다. 교육·연구분야에서 논쟁이 뜨겁다. 표절이나 대필, 결과물의 신뢰성과 저작권 문제, 기술발달에 따른 교육격차, 학습능력 저하 등을 우려한다. 챗GPT 개발 주역인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윤리적인 문제’와 ‘오용 가능성’을 거론했다.  누군가는 AI가 가져다 줄 환상적인 미래를 꿈꾸고 있는 사이, 다른 누군가는 일자리를 잃거나 영화 속 디스토피아가 실현될 미래를 두려워한다. 창의성과 전문성을 주요 역량으로 하는 아티스트·카피라이터·변호사·프로그래머·기자 등과 같은 직업도 없어질 날이 멀지 않았다고 한다. 기대와 두려움을 동시에 몰고 온 ‘AI 챗봇’, 인간이 만든 AI가 인간의 가치에 부합하도록 사용을 통제하는 것도 인간의 몫이다.-雲-

2023-02-07 14:05 새문안通

[새문안通] 대한민국1호 전국 고향사랑 기부자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54억달러(6조6522억원)를 기부해 미국 ‘기부 큰손’ 1위를 차지했다. 버핏의 평생 누적 기부액은 515억달러(63조4428억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전처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는 지난해 합산 50억달러(6조1595억원)를 기부했다. 이들은 이혼 후에도 사회공헌·기부 활동을 함께 하면서 지금까지 총 384억달러(47조3049억원)를 사회환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은 총 184억달러(22조6669억원)의 누적 기부금을 기록했다.  포브스는 미 기부 상위 25명 중 16명이 생전 혹은 사후에 걸쳐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는 10억달러 이상 자산가들 서약인 ‘기빙 플레지’에 가입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21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자신의 재산 절반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혀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김 의장의 재산은 카카오주식 1250만주 등 총 10조원이 넘어 기부규모는 5조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국내에서 사재로 조 단위의 기부를 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귀감으로 평가된다. 경제복합위기 상황에서 사회의 초 양극화 진척으로 춥고 소외된 계층에 대한 ‘따뜻한 기부’의 손길이 어느 때 보다 요구된다. 지난해 진행된 ‘사랑의 온도탑’ 나눔온도는 일반인은 물론 기업의 참여로 목표를 달성해 그래도 우리 사회내 배려와 온정의 불씨는 살아있음을 보여줬다. 올해부터 고향사랑기부금 기탁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그 누군가 모든 지방자치단체에 기부금을 기탁해 ‘대한민국 1호 전국 고향사랑 기부자’가 됐다는 소식을 기다린다. -明-

2023-01-31 09:47 명재곤 기자

[새문안通] 저마다의 적분법

수학에서의 적분 ‘∫’, 인테그랄(Integral)은 흔히 정적분, 함수의 그래프가 이루는 도형의 면적을 도출하는 방법이다. 대부분은 치를 떨지만 애호가들은 “명확한 원인과 결과” “답의 도출 과정”을 수학의 매력으로 꼽는다. 모두가,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삶 또한 적분을 닮았다.물론 수학처럼 명확한 정답과 깔끔한 증명과정이 존재하는 건 아니다. 사람에 따라 달라지고 상황에 따른 변수가 등장하면서 수만 갈래의 선택들이 행해져 기하급수적으로 다른 값들을 생성해내곤 한다. 처음엔 구별조차 힘들었던 차이는 꽤 큰 거리를 유지하기도, 가까워지기도, 교차하기도 하면서 전혀 다른 값들을 도출한다. 애초부터 정답이 없었으니 누가 틀렸다, 무엇이 정답이다 섣불리 판단내리기란 쉽지 않다.결국 저마다의 적분법으로 지금에 이른 것이다. 명확한 공식도, 정답도 없지만 ‘나’가 출발점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나를 둘러싼 것들의 변화에 따라 움직이고 변화해야하는 경우들이 잦아진다는 것이 수학의 ‘적분’과는 다른 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대 이집트에서 잦은 나일강 범람으로 비주기적으로 변동되는 토지 면적의 정확한 측량이 어려워 생겨난 구분구적법에 기초한다는 적분의 유래를 생각하면 또 다르다고 할 수도 없다. 물론 수학공식처럼 절대 변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주객이 전도돼 주변을 둘러싼 것들이 나를 집어삼키는 경우도 존재한다. ‘레드를 집어 삼키는 블랙’. 마크 로스코가 온 생애 동안 빠져들었던 고민은 사회가 발전하고 고도화되고 또 다른 차별과 신분을 만들어내면서 더욱 깊어져 지금까지 이어진다.결국 중요한 것도, 중심이 돼야하는 것도 ‘나’인 셈이다. 괴짜 정신과 의사 이라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는 그래서 개인적으로 잊지 않으려 애쓰는 이야기다. 남 탓을 하기 전에 나를 보다 면밀히 살피는 것. 물론 이 또한 ‘나’만의 적분법이다. 이들이 모여 사회가 되고 정의가 된다. - 美 -

2023-01-24 14:11 새문안通

[새문안通] 결혼과 비혼 그리고 축하금

결혼, 동거 그리고 자녀 출산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이 날이 갈수록 바뀌고 있다. 과거에 비해 ‘꼭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이 대폭 줄었고, 결혼 대신 동거를 택하는 커플들도 늘어가고 있다.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지난해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결혼에 대해 국민의 17.6%가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같은 대답은 지난 1996년(36.7%)부터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결혼을 ‘가능한 한 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47.4%, ‘본인이 원하지 않는다면 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한 사람은 35.0%였다. ‘동거(사실혼)도 결혼의 한 형태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 또한 67.3%로 나타났다. 또한 ‘자녀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응답한 이들도 ‘그렇다’가 61.7%로, 지난 2006년(84.1%) 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여기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결혼을 원하지 않는 비혼 인구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비혼 문화가 일상으로 정착되고 있다고 할까. 비혼주의자들에 대한 사회의 따가운 시선도 과거에 비해 많이 수그러들었다.이미 스타트업·벤처기업에서는 비혼지원금제도를 실시하고 있고, 대기업에서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부터 비혼을 선언하는 직원에게 축하금(기본급 100%)과 특별 유급휴가(5일) 혜택을 지급하고 있다. 사내 게시판에서 비혼을 선언하면 별도 증명 또는 확인은 필요 없다. 그 대상은 근속 5년 이상, 만 38세 이상 직원이다. 다만 비혼 지원금을 받은 직원이 추후 선언을 철회하고 결혼할 경우 결혼축하금과 휴가는 별도로 제공되지 않는다. 벌써 3명 이상이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런 제도가 우리 사회에서 정착되고, 보편화할 지 지켜보는 일도 흥미롭다. -哲-

2023-01-17 14:03 새문안通

[새문안通] 금석위개(金石爲開)

중국 주(周)나라 시절의 초(楚) 지방에 살았던 웅거자(熊渠子)라는 활의 명수가 있었다. 어느날 밤 웅거자가 홀로 산속을 걷다가, 앞에 호랑이가 마치 엎드려서 숨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과 함께 풀무더기를 발견하고 즉시 활시위를 잡아당겼다. 활은 깊숙히 들어가 박혔다.그러나 활을 맞은 호랑이는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화살이 깊숙이 박혔으니 틀림 없이 몸부림을 치고, 커다란 소리를 냈을텐데, 전혀 움직임이 보이지 않은 것이다. 이상하게 여긴 웅거자가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그것은 호랑이가 아니라 거대한 바위였다. 활로 바위를 뚫다니, 그는 활로 평소라면 전혀 가능하지 않았을 돌 바위를 뚫은 것이었다. 너무나 신기해 웅거자는 다시 활을 다시 바위를 향해 쏘았지만 활이 박힐리가 없었다. 활이 바위에 박힌 것은 위험을 느꼈던 그 순간 웅거자의 강한 힘과 집중된 정신력에서 나온 강한 신념이 그렇게 만든 것이었다.웅거자의 이야기를 들은 후대의 사가들은 ‘熊渠子見其誠心 而金石爲之開(웅거자견기성심, 이금석위지개· 웅거자가 집중하고 성의를 다해, 쇠나 돌도 쪼갤 수 있었다)’라고 평했다. 고사성어 ‘금석위개(金石爲開)’의 유래다.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인들은 올해의 경영환경을 나타내는 사자성어로 ‘금석위개’를 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가 여전한 가운데 고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소비침체라는 어려운 상황에도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금석위개는 지난 세기 ‘한강의 기적’을 이뤘던 우리 선배들이 외쳤던 ‘할수있다’는 구호와도 맞닿아 있다. 원자재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데, 소비자들은 고금리로 지갑을 닫는 상황에서 신세한탄에 머물러 있기보다, 위기를 이겨내겠다는 우리 기업인들의 굳은 의지를 보는 것 같아 ‘금석위개’ 네 글자가 참으로 반갑다. - 물 -

2023-01-10 14:19 새문안通

[새문안通] 병법 모르는 방탄국회

과거 전 안희정 충남도지사에 대한 중국의 미인계 로비시도 의혹을 최근 한 일간지가 제기하면서 춘추시대로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이다.미인계는 중국 춘추시대 전쟁들의 승패원인을 훗날 분석해 정리한 계책인 36계 중 하나다.36계는 6가지 상황에 대해 각각 6개의 세부 계책으로 이뤄져있다. 미인계는 그 중 6번째 상황의 첫 번째로 미인을 이용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계책으로 영화 ‘색,계’ 얘기다.6번째 상황은 패전계(敗戰計)로서 힘이 약한 쪽이 강한 쪽을 이기기 위한 계책들인데, 첫 번째 미인계에 이어 다음은 공성계로 더욱 약하게 보여 적의 오판을 이끌어내는 것이고, 반간계는 적의 첩자에게 거짓 정보를 흘려 적을 기만하는 것이다. 고육계는 스스로 해를 입어 적이 방심하게 하는 것이며, 연환계는 잘못된 정보를 흘려 적을 교란시키는 것이다. 마지막 36계는 이것저것도 안통할땐 줄행랑을 놓는 것을 말한다.지난주 노웅래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됐다. 방탄국회, 소도국회, 제식구감싸기 등 비난의 화살이 쏟아진다.그동안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들의 제식구감싸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지만, 이번 일은 후유증이 클 것이다.국회는 이번에 36계 중 고육계와 공성계 측면에서도 악수를 둔 듯하다.국회의원의 권리는 국민이 준 것인데 국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특권 모습을 보여줬다. 유원무죄란 말이 나온다. 국회의 오만한 모습이 국회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법을 맘대로 주무르다보니 법이 우스워졌나보다. 깜깜이 무기명 투표 뒤에 숨어 염치없는 행동을 하니 국회무용론까지 나온다. 계속 이러면 머지않아 36계 줄행랑 놓을 일이 생길지 모르겠다.- 榮 -

2023-01-03 14:22 새문안通

[새문안通] 노인의 나라

나이 60을 넘기면 하루하루 몸의 느낌이 다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소설가 박경리 씨는 “늙으니 버리고 갈 것만 남아 참 홀가분하다”고 했지만,막상 60줄을 넘어서면 나이 한 살 먹는 게 두렵기만 한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의 60대는 노후빈곤에 시달린다. 그나마 체력이 남아 있어 취업자들도 많지만, 일자리가 그리 녹록치 않다. 해가 바뀌면 1차 베이비 붐 세대의 한복판에 있는 ‘58년 개띠’가 ‘65세+ 클럽’에 입성한다. 우리 사회에서 65세의 의미는 크다. 고령자 관련 모든 통계들이 65세 기준이다. 월 32만원의 기초연금을 비롯, 지하철 공짜, 독감 접종비 면제, 비과세 저축, 임플란트 할인 등 50여 개의 경로우대 자격이 생긴다고 한다.통계청 추정치로 우리나라는 2024년에 노인 인구가 1000만 명을 돌파한다. 전체 인구의 19.4%다. 이후에도 노인 수는 계속 늘어 2025년에는 20.3%로 미국(18.9%)을 제치고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58년 개띠가 75세가 되는 2033년엔 더 큰 문제가 닥친다. 앓아 누운 노인이 늘어 사회복지비용이 급증하는데다, 2차 베이비부머(68~74년생, 635만명)가 줄지어 노인 집단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2045년에는 37%로 세계 1위인 일본(36.8%)을 추월하고, 2070년엔 인구 전체의 46.4%가 65세 이상 노인이다.그동안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했지만 출산율 반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외부 인구 유입도 기대하기 힘들다. 노인연령 상향, 정년연장, 연금개혁 등의 대비책을 강구하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다.흰머리가 늘어나는 것도 서러운데, 미래 세대에게 짐이 될 한 살을 또 먹는다고 하니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이 원망스럽게만 보인다.-雲-

2022-12-27 14:38 새문안通

[새문안通] '라스트 댄스'를 응원합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소속팀 시카고 불스의 1990년대 영광을 그려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10부작 ‘더 라스트 댄스(The Last Dance)’. 등 번호 23번 조던이 미 프로농구(NBA) 1997~1998년 시즌에서 NBA 파이널 6회 우승을 이루는 그의 농구 일대기를 담았다. 다큐 1회분 후반부 필 잭슨 감독이 ‘더 라스트 댄스’문구가 찍힌 팀 다이어리를 선수들에게 나눠주는 장면이 나온다. 구단(단장)과 갈등을 빚는 잭슨 감독, 당시 잭슨 감독만 인정하고 6회 우승이 간절했던 조던의 심경이 ‘라스트 댄스’에 담겼다. 2022 FIFA(국제축구연맹)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메시의 월드컵 ‘라스트 댄스’는 화려했다.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와 결승전에서 ‘축신(축구의 신)’이 됐다. 다섯 번째 출전 월드컵에서 축구사 최고 명승부를 극본없이 지휘하면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앞서 발롱도르 수상,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 리그 우승, 코파 아메리카 우승,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등 번호 10번 메시는 월드컵 우승으로 ‘라스트 댄스’의 아름다움을 조던처럼 보여줬다.‘라스트 댄스’는 미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통과의례적인 마지막 행사, 무도회에서 추는 춤. 졸업 후 각자의 길을 걷는 남녀가 연인 혹은 짝사랑 대상과 마지막 춤을 추면서 사랑을 얻거나 확인한다.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라스트 댄스’는 ‘라스트 찬스(Last Chance)’이다.“마지막 기회를 잡자” “마지막 마무리는 잘하자”연말 연시를 맞아 여러분의 ‘라스트 댄스’를 응원합니다. -明-

2022-12-20 09:54 새문안通

[새문안通] 몽니

몽니. 동명의 밴드 리더이자 보컬인 김신의의 말처럼 “예쁘고 귀여운” 느낌의 이 단어는 ‘음흉하고 심술궂게 욕심 부리는 성질’이라는 의미를 지닌 순 우리말이다. 최근 정치가들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이다 보니 언론에서도 흔히 사용되는 말이기도 하다. 더불어 최근 잦게 들리는 단어는 ‘좌초 위기’다. 나라 전체를 들썩이게 하는 사건사고에는 늘 진상규명 ‘좌초 위기’라는 말이 따라 붙곤 한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가 한창인 국회에서도 ‘좌초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그 많은 소중한 목숨들을 잃은 지 벌써 두달 가까이가 돼 가지만 여전히 그 진상 규명은 지지부진하고 책임소재는 불분명하다. 참사의 자초지종을 밝혀내기 보다는 캐치볼을 하듯 이리저리 책임소재를 떠넘기는 형국은 ‘좌초 위기’라는 말이 적당해 보이기도 한다.이에 정치가들 사이에서 ‘몽니’는 그야말로 암울 그 자체다. ‘몽니’는 서로를 비난하기 위해 동원되는 단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들이 사퇴하겠다 나선 데 대해 ‘몽니’라고 비판했다. ‘몽니’는 ‘좌초 위기’라는 말과 세트처럼 쓰이기도 하는데 “야당의 몽니에 예산국회가 좌초 위기”라 높이는 여당의 목소리가 그렇다.다시 ‘몽니’라는 말로 돌아가 보자면 때때로 귀여운 의지와 꿈을 향한 열정처럼 해석되기도 한다. ‘몽니’는 ‘받고자 하는 대우를 받지 못할 때’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도달하고자 하는 곳으로 가기 위해 음악적 욕심을 부리는, 꽤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는 단어로 쓰이기도 한다.하지만 받고자 하는 대우를 받을만하지 않은 상황이 심화되고 있는 정치판은 ‘몽니’와 ‘몽니쟁이’들의 향연이다. 정치판에서도 긍정적 의미의 ‘몽니’를 볼 날이 올지… 그야말로 좌초 위기다.-美-

2022-12-13 14:00 새문안通

[새문안通] 마약마케팅과 마약범죄 근절 사이

‘마약김밥’, ‘마약치킨’, ‘마약베게’….우리 생활 주변에 있는 시장이나 식당 등에서는 식품이나 생활용품 앞에 마약이라는 단어를 붙인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우리가 자주 먹는 대중 식품에 많이 사용되는 마약은 중독될 정도로 맛있다는 의미로 쓰인다. 이른바 ‘마약마케팅’이다.정부와 여당은 식품 명칭 등에 마약이란 용어가 무분별하게 사용돼 특히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마약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이고 친화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경찰도 ‘마약김밥’ ‘마약치킨’ 등에 붙은 마약이라는 단어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면서 청소년들의 마약류에 대한 거부감이나 죄의식이 약화됐다고 보고 있다.이에 따라 국민의힘 의원들은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해 마약이라는 용어의 표시·광고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음식 이름 앞에 마약이란 말을 붙이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실제로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는 마약류 범죄와 오남용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마약류 사범은 올해 1~8월 모두 1만2233명이 검거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 증가한 것이며, 압수량도 493.3㎏으로 60.7% 늘었다. 특히 마약류 사범 중 10대가 지난 2011년 41명에서 지난해 450명으로 급증했다.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마약이라는 용어를 식품에서 빼고 일상생활에서 마약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고 해서 마약 범죄가 줄어들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사실 ‘마약김밥’이라는 말에서 필로폰, 코카인 등 금지약물을 연상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哲-

2022-12-06 15:06 새문안通

[새문안通] 화물연대 파업 대응 '유감'

요즘 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난과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과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프랑스에서는 지난달부터 한달 넘게 이어진 정유공장 노동자들 파업으로 정유대란이 발생해 일부 구급차량 운행이 중단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철도노동자들도 파업에 가세했다. 파리교통공사 4개 노동조합은 지난 10일 하루 파업을 벌여 파리 지하철역 절반이 폐쇄됐으며 파리 시내 전역이 출근 대란으로 몸살을 알았다고 한다.영국에서도 런던 지하철 노조가 지난 10일 올해 6번째 파업을 벌여 이날 대부분의 지하철 운행이 중단 됐다.그러나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아무도 노동자들의 파업을 두고 ‘국민을 인질로’, ‘경제를 볼모로’ 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노동자도 국민이고, 그들의 살림살이도 경제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화물연대의 파업이 일주일째로 접어들었다. 미디어마다 수도권 레미콘 공장의 재고가 바닥 나 건설현장이 멈춰 설 위기에 처했다는 기사, 항만의 콘테이너 물동량이 넘쳐난다는 기사, 주유소의 휘발유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로 넘쳐난다.이 같은 여론을 바탕으로 공권력을 쥔 정부와 여당은 화물연대를 비난하고 몰아붙이기만 할 뿐이다.물론 화물연대의 파업에 불법의 여지가 있고, 그들의 주장이 옳기만 한 것은 아닐 것이다.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적지않은 것도 짐작이된다.하지만 적어도 이 파업이 왜 6개월만에 다시 일어났으며, 쟁점은 무엇이며, 양측의 의견이 어떻게 다른가. 적어도 제대로 된 정부와 언론이라면 이 정도는 알려야 할 의무가 있는 것 아닐까.-물-

2022-11-29 16:39 새문안通

[새문안通] 깡패 신부와 공산주의자 읍장

여·야 정치인의 행동과 말이 끝없는 막장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고참 신참 정치인 할 것 없이 하는 행태가 더 이상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기도 거북하다. 相生은 아니라도 相殺은 말아야 하는데...1950년대 세계2차대전이 끝났을 무렵, 이탈리아 포 강 유역의 바싸 마을을 배경으로 한 소설 ‘돈까밀로와 빼뽀네’는 깡패 신부와 공산당원 읍장 간의 싸움과 우정 얘기다. 두 우두머리들처럼 마을사람들도 사상과 이념 차이로 갈라서 사사건건 부딪치고 갈등을 겪는 내용이지만, 바탕에는 낭만과 휴머니즘이 흐르는 유쾌함을 느끼게 하는 감동적인 얘기다.수시로 폭력을 행사하는 신부 돈까밀로와 동네 공산당 우두머리인 읍장 빼뽀네. 두사람은 어려서부터 친구였지만, 어른이 되면서 다른 사상으로 대치한다. 서로 매일 부딪치면서 주먹다짐도 하고 비방하면서 고소고발 사건이 난무하지만, 한편으로는 서로를 걱정하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독자들을 빠져들게 한다.서로 싸우다가도 마을 전체의 위기시에는 똘똘 뭉쳐 위기를 해결하지만 문제가 해결되고 나서는 곧바로 서로 공치사하면서 또 싸움을 시작는 것이 일상이다.돈까밀로가 영양실조로 아사상태가 됐을 때 빼뽀네가 갓 구운빵, 햄, 포도주, 담배 등을 소리없이 보내줘 건강을 회복시켜주기도 하고, 폭우로 마을이 고립됐을 때 끝까지 교회를 지키겠다고 남은 돈까밀로에게 빼뽀네가 배를 몰고 가 함께 탈출할 것으로 제안하기도 한다.서로 죽일 듯 싸우지만 야비하지 않고, 우선적으로 마을 주민들 행복을 챙기는 것이 이들 정치 우두머리들의 기본자세로 그려진다.돈까밀로와 빼뽀네 같은 정치인이 그립다.-榮-

2022-11-22 14:12 새문안通

[새문안通] 정의선 회장의 집념

올해 취임 2년차인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9년 그는 “ 2030년이면 현대차그룹의 매출의 50%는 자동차, 30%는 UAM, 20%는 로보틱스에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 해 12월 중장기 사업계획 ‘2025 전략’을 발표하면서 미래 그룹의 제품군 하나로 UAM(urban air mobility·도심항공교통)의 개인용 비행체(PAV)를 직접 선보였다. 미래모빌리티에 대한 정 회장의 집념은 날로 진화하고 있다. UAM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AAM(Advanced Air Mobility·선진항공교통)이 등장했다. UAM이 드론 택시처럼 교통 체증 해소에 중점을 둔 도심 속 교통 수단이라면, AAM은 승객 수송보다는 도시 간 중장거리 운송 및 물류 수단으로 활용가치가 평가되고 있다. UAM에 장거리 이동이 가능한 RAM(지역간항공모빌리티) 기술이 더해진 것이다.AAM사업 실증 대상 도시도 낙점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14일 현대차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새롭게 건설될 수도(누산타라)에 현대차의 스마트모빌리티시스템을 적용시키기로 했다.양측은 1만8000개 이상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 도심 내 이동, 다른 지역·섬으로 이동 등에 하늘 길을 활용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릴 계획이다. 동남아 최대 항공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AAM 생태계 구축과 실증사업을 펼칠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정 회장의 관심은 이제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17일 방한 예정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회동이 관심사다. 인류 최대 역사(役事)로 불리는 ‘네옴시티(Neom City)’ 건설에 현대차가 어떤 형태로 참여할지 또 한번 지켜볼 일이다. -雲-

2022-11-15 14:55 박운석 기자

[새문안通]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사과

“정부가 국민을 어떻게 보호하느냐에 따라 그 정부의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인데, 이 정부는 정부의 존재이유를 증명하지 못한 것 같다” 지난해 8월12일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정부의 존재이유’를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 대책을 비판했다. 문 정부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며 ‘국민 보호’를 정치입문의 한 명분으로 삼았다. 명분을 세울 때는 반드시 말할 수 있어야 하고, 말을 할 때는 반드시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는데.형용하기 힘든 슬픔과 분노 속에 ‘이태원 참사’의 원인규명과 책임소재를 가리고, 사회 안전망을 더 촘촘하게 보강해야 한다.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적인 대국민 사과는 여전히 요구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비극을 마주한 유가족과 아픔과 슬픔을 함께하고 있는 국민들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사실상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 명의의 공식사과문이 발표돼야 한다는 국민 목소리는 크다. “국가는 어디에 있었냐”는 피 절규 터지는 ‘이태원 참사’에 보다 엄중하고 통감하는 공식 사과를 바라는 이들이 적지 않다. 국민보호를 정부의 존재이유라고 강조했던 터라 더욱 그렇다. 대통령의 공식 사과가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시작이다.“백성이 풍족하다면 임금께서 누구와 더불어 풍족하지 않겠습니까. 백성이 부족하다면 임금께서 누구와 더불어 풍족하시겠습니까” 논어의 한 구절이다. “비가 오지 않아도 비가 너무 많이 내려도 다 내 책임인 것 같았다. 아홉시 뉴스를 보고 있으면 어느 것 하나 대통령 책임 아닌 것이 없었다. 대통령은 그런 자리였다” 고(故)노무현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내 한 대목이다. -明-

2022-11-08 08:48 새문안通

[새문안通] 사람이 우선

모든 것이 멈추다시피 했다. 이태원 골목길에서의 압사 참사로 콘서트나 팬미팅을 준비했던 가수들도, 배우들도, ‘핼러윈’이라는 콘셉트가 붙은 공연이나 축제, 행사들도 취소를 결정했다. 각종 TV 프로그램들이 결방과 녹화 중단을 알렸으며 빽빽하게도 라인업됐던 언론 대상 간담회, 시사회, 인터뷰, 제작발표회, 공개회 등도 연기 혹은 취소됐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3년여만에 대면으로 진행을 계획했던 지방자치단체의 축제, 행사 등이 당일 혹은 전날 취소되면서 이날만을 기다리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던 소상공인들은 망연자실했다.2014년 세월호 참사로 한국 사회가 겪었던 집단 트라우마가 또 다시 되풀이되고 있다. 그 후로 꽤 오래도록, 사실은 빈도는 줄었지만 지금도 교복차림의 소년소녀들의 뒷모습만으로도 코끝이 찡해지게 하는 참사는 관리와 통제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인재’였고 이번 비극 역시 그렇다.2년여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맞는 첫 핼러윈 주간이었다. 팬데믹 이전의 그 시기 그 지역에는 늘 10만명 이상이 운집해 수백명 규모의 공권력이 동원되곤 했다. 지나치다 싶을 만큼의 관리 계획으로도 비극을 예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이 같은 참사 가운데 드러난 대한민국 위정자들의 민낯 역시 참담하다. 국민들의 생명을 구하고 재난의 콘트롤타워가 돼야할 소방청장은 공석이었고 그 어떤 체계적인 대응도 없었다.“밀어”라고 선동했다는 토끼 머리띠의 남자무리들 물색에 나서고 살겠다고 올라온 이들을 매몰차게 내쫓았다는 음식점 주인과 미성년자의 부적절한 나들이 등 개인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늘 인력부족에 시달리는 경찰의 잘못임을 부각시키는 데만 급급하다. 모든 문제를 ‘정치적 도구’로만 활용하려는 위정자들의 행보도, “왜 그 사람 많은 데를 가냐”거나 “주최 측이 명확하지 않았다”거나 “경찰은 뭘 하고 있었냐” 등 남탓과 책임공방도 참사의 원인을 명확히도 드러낸다. 이 같은 참사가 일어나고서야 깨닫곤 한다. 그 어떤 것보다 사람이 우선 돼야함을. 안타까운 희생을 치르느니 과하다 싶은 안전 관리와 통제로 욕을 먹는 게 낫다는 것을. - 美 -

2022-11-01 14:05 새문안通

[새문안通] 정치인과 문자 메시지

국회 의원들에게는 항상 방송기자와 사진기자가 따라 붙는다. 그 과정에서 대표적 공인인 정치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겨진다. 이 과정에서 정치인들이 휴대폰 속의 문자를 들여다 보는 장면이 가감 없이 노출되기도 한다. 상대방과 주고 받은 문자 내용과 함께 문자창을 보면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도 알 수 있다. 때문에 해당 정치인 뿐만 아니라 보낸 사람까지 곤혹스럽게 할 수 도 있다.윤석열 대통령은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직무대행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한다)”며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보냈다.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는 누가 봐도 이준석 전 대표를 지칭 한 것이다. 이를 보면 이 전 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생각을 알 수 있고, 이 전 대표가 더 반발하는 계기가 됐다. 이 사건으로 국민의힘을 더욱 나락으로 빠뜨리기도 했다.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핸드폰으로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에게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노출됐다. 이는 야당으로부터 감사원이 서해공무원 피살사건 등 문재인 정부와 관련된 각종 감사를 하는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 하명 감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 받은 결정적 계기가 됐다.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당 윤리위원인 유상범 의원에게 “중징계 중 해당 행위 경고해야지요”라고 메시지를 보냈고, 유 의원이 “성 상납 부분 기소가 되면 함께 올려 제명해야죠”라고 답장을 보냈다. 이로 인해 이준석 전 대표 징계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고, 유 의원은 윤리위원직을 사임하기도 했다.-哲-

2022-10-25 13:56 새문안通

[새문안通] '카카오 사태'와 탈중앙화

지난 며칠간 가장 큰 화제는 역시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오류와 먹통 사건이었을 것이다.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가 제공해 온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던 시민들은 주말 오후 불편함에 직면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기준 카카오톡의 월 사용자 수는 약 4310만명,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의 월 사용자 수는 각각 460만명, 1290만명이었다. 또 택시 호출, 대리운전 호출 등 교통관련 앱인 카카오티의 이용자수도 1016만명에 달한다. ‘카카오 사태’로 피해를 보지 않은 국민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이처럼 사고 하나로 전 국민이 피해를 입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탈중앙화를 추구하는 ‘웹 3.0’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탈중앙화를 추구하는 웹 3.0은 다양한 개인과 플랫폼이 각자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앙화된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인다.한 IT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정보가 대형 플랫폼 하나에 모이기에 해당 대형 플랫폼이 다운될 경우 정보를 찾을 수 없지만 웹 3.0 시대에는 정보가 여러 플랫폼에 분산돼 한 곳이 다운돼도 다른 곳에서 쉽게 같은 정보를 찾을 수 있다”며 “웹 3.0은 정보를 분산 처리하고, 수요가 높은 데이터를 여러 플랫폼에서 보관함으로써 이번과 같은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그러나 웹 3.0은 블록체인이 IT분야 전반에 일반화 되어야 하기 때문에 아직 현실화가 요원하다. 현재는 가상자산에 주로 활용되는 블록체인이 IT분야 전반에 확산되야 하기 때문이다.많은 IT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탈중앙화를 추구하는 블록체인과 웹 3.0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또 다른 IT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앙화된 플랫폼의 독점 문제가 부각됐다”며 “이번 사태로 웹 3.0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웹 3.0 시대의 도래가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물-

2022-10-18 14:08 새문안通

[새문안通] 좀비 두산건설의 구린 후원금

성남FC 후원금이 뇌물이냐 기부채납이냐를 놓고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런 공방보다 근본적으로 근절해야 할 핵심 문제는 기업들의 편법적인 경영 행태라고 봐야한다. 버터 바른 빵 굽는 냄새를 풍기는데 누구든 꼬이지 않겠는가. 후원기업 중 가장 이상한 기업은 두산건설이다. 다른 기업들이야 이익이 나니까 후원을 할 수도 있겠지만 두산건설은 당시 좀비기업답지 않게 가장 많은 후원금을 냈던 것이다. 두산건설은 총 56.3억원의 후원금을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에 걸쳐 납부했다. 그러나 당시 두산건설은 매년 수천억원의 순손실을 보고 있었다. 2015년 -5207억원, 2016년 -3570억원, 2017년 -1840억원, 2018년 -5518억원 등 사실상 망한 회사였다. 돈되는 것은 뭐든 팔고 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의 수혈로 연명하던 숨만 유지하던 상태였다. 해당기간 4년 간 순손실 총 규모는 1년 평균 매출보다 많은 1.6조에 달했다.그런 두산건설이 성남FC에 수십억원을 후원했다니 소가 웃을 일이다. 결국 대가를 노린 편법 및 불법경영의 한 단면 아니겠는가. 이병화 전 두산건설 사장이 여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있지만, 수천억원 손실기업 전문경영인이 맘대로 후원금을 집행했다는 건 어림없는 얘기다. 그래서 박용만 당시 그룹회장의 지휘 하에 진행된 일이란 말이 나온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모교인 중앙대학교와 두산그룹의 연결고리까지 감안한 얘기다.우리나라 정치와 산업계에서 뿌리 깊은 병폐 중 하나가 정경유착이다. 한국의 현재 부패지수는 세계32위로 선진국 중에 하위권이다. 국민들의 재벌에 대한 인식은 항상 최저점이고 존경받는 그룹 총수는 거의 없다. 부패국가 개혁은 부패기업 정리부터다.- 榮 -

2022-10-11 13:59 새문안通

[새문안通] 노벨상

노벨상 시즌이 돌아왔다. 올해는 지난 3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4일 물리학상, 5일 화학상 등 과학부문 수상자가 발표되고, 이어 6일 문학상, 7일 평화상, 10일 경제학상 수상자 발표로 끝을 맺는다. 수상자 발표는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된다. 노벨생리의학상은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 노벨위원회가, 물리학상·화학상·경제학상은 스웨덴 왕립과학원, 문학상은 스웨덴 한림원, 평화상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각각 선정한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이 숨진 매년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리며(평화상은 노르웨이 오슬로), 수상자에겐 상장과 메달, 상금액이 명시된 문서가 수여된다. 올해는 10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원)가 상금으로 수여된다. 공동수상은 최대 3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올해 시상식에는 코로나19로 참석하지 못했던 2020년과 2021년 수상자들도 초청을 받아 함께 참석한다.1901년부터 2021년 사이 노벨상과 경제학상은 609번이나 수여됐다. 6개 분야 총 수상자 수는 975명, 이 중 단독수상 353명, 두 명 공동수상자 146명, 세 명 공동수상자는 110명이다. 한국은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을 제외하면 0명이다. 기초과학 연구역사가 30년도 채 안됐으니 그럴 만도하겠지만, 지난해까지 총 29명(과학 분야 25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에 비하면 격차가 큰 것은 사실이다.권위적인 연구문화나 관 주도의 학술지원시스템을 뜯어 고쳐야 한다. 그래야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연구가 가능해진다. 다행히 2010년 후반부터 기초과학 연구에 집중 투자하고 있어 한국의 노벨상 수상은 시간문제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지난 4월 수학분야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에서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가 수상했으니, 진짜 노벨상 수상도 멀지 않은 것 같다.- 雲 -

2022-10-04 14:08 새문안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