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새문안通

[새문안通] 세금과 민심 이반

“호랑이보다 무서운 게 세금이다.”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엮은 경전, 논어에서 ‘가혹한 정치(무리한 세금 징수)’를 한 마디로 꼬집은 표현이다.서양에서는 1688년, 명예혁명으로 영국 왕이 된 윌리엄 3세가 반란 진압 비용 충당을 위해 호화주택에 세금을 부과했다. 처음에는 벽난로 유무로, 그 뒤에는 창문 수가 기준이 되면서 창 없는 집들이 나타났다. 1698년, 러시아 황제 표트르 1세는 수염에 세금을 매겼다. 역사상 첫 창문세와 수염세다. 1700년대 중반,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꼽히는 벤저민 프랭클린는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세금과 죽음 뿐”이라고 탄식했다.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금의 물리력은 관습을 넘어 생활양식까지 통째로 바꿔버린다. 전 세계 어느 나라나 증세의 출발은 세수 부족에서 출발한다. 우리 정부도 올해 세수가 30조원 안팎 덜 걷힐 것으로 보고 있다. 4분기에 들어 세수 추계부터 내년 예산까지 나라 살림살이 문제로 시끄러울 조짐이다.지난해 정부는 세수 결손을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기금 간 전출금이나 예탁금, 이자지급 유예 등을 통해 16조4000억원을 메웠다. 여기에 지방교부금 미지급으로 18조6000억원, 부처 사업계획 변경이나 지출조정 축소로 7조5000억원을 줄였다. 불용처리 규모가 40조원을 훌쩍 넘긴 것이다. 부족한 세수를 지방 예산이나 사업예산으로 충당한 셈이다.올해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더 걷거나 돌려 쓰거나의 차이 뿐…. 우리가 진짜 걱정하는 부분은 정부지출 감소가 성장률 저하를 거쳐 실물경기 악화란 악순환의 고리 형성한다는 부분이다. 일부 학자는 어떤 세금을 부과하느냐로 봉건과 근대를 가른다고도 한다. 일부 국가는 비만세나 호흡세, 횡재세 같은 희한한 세금을 붙인다고 한다. 틈만 나면 국민 주머니를 파먹는 게 세금이라지만, 이런 세금은 민심 이반을 부르는 법이다.- 錫 -

2024-10-02 06:38 새문안通

[새문안通] 올해 그리고 내년 추석 연휴

일주일 후면 민족최대의 명절인 추석이다. 추석은 일종의 추수 감사절로 햇곡식·과일 등으로 제물을 만들어 차례를 지내며 조상의 음덕에 감사하는 날이다. 하지만 지금은 설과 함께 긴 연휴로 더 많이 호응받고 있다. 특히 각종 격무에 시달려온 근로자들에게 추석 연휴는 달콤한 휴식이자 재충전의 시기다.올 추석연휴는 토요일인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5일이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여기에 19·20일 연차를 사용하면 최대 9일까지 긴 연휴가 된다. 여행·여가 플랫폼 ‘여기어때’가 추석 연휴 활용 계획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중 6명 이상이 연차를 사용해 최장 9일까지 연휴를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연휴를 늘린 목적은 ‘장기간 여행(61.0%)’이 가장 많았다. 그래서 이미 국내외여행 준비를 끝낸 사람들도 많다. 특히 추석연휴에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은 벌써부터 설레일 것이다.내년 추석 연휴는 어떨까. 올해 보다 더 길다. 내년 추석 연휴는 10월 3일 개천절부터 9일 한글날까지 7일간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된다.연휴 다음날인 10월 10일이 금요일이기 때문에, 하루 휴가 등을 활용하면 3일부터 12일까지 열흘간 이어지는 최근에 보기 드문 장기 연휴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직장인들 사이에는 ‘내년 추석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퇴사하지 말고 다녀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뿐만 아니라 내년에는 3일 이상 쉬는 긴 연휴도 많다. 사흘 이상 연휴는 추석 연휴를 포함해 모두 6번이나 된다. 설, 3·1절, 현충일, 광복절이 토·일요일 등과 이어져 사흘 연휴이며 어린이날과 부처님오신날, 대체공휴일 등이 포함된 5월 3~6일이 나흘 연휴다.-哲-

2024-09-10 14:04 새문안通

[새문안通] 金징어

오징어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해산물중 하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수산물 국민 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징어는 고등어에 이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수산물 2위에 올랐다. 지난 2020년에는 같은 조사에서 고등어를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오징어가 요즘 ‘금(金)징어’가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오징어 가격은 전년 대비 13.5%가 올랐다. 비단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매년 오징어 가격은 10% 이상씩 오르고 있다. 전통시장이든 대형마트든 오징어는 이제 한마리에 4000~5000원을 주고 사 먹어야 하는 귀한 생선이 됐다.오징어가 이처럼 귀해진 것은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의 오징어 어획량은 약 2만3000톤으로 2000년 어획량(약 23만 톤)의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오징어 어획량이 감소하는 이유는 수온 상승이다. 동해안 수온이 상승하면서 한류성 어종인 오징어의 이동 경로가 북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차가운 수온을 찾아 북상한 오징어를 중국 어선들이 싹쓸이 하고 있다고 한다.그런데 오징어 어획량 급감은 비단 한국만의 일이 아니라고 한다. BBC에 따르면 한국처럼 오징어 수요가 많은 일본과 대만 역시 오징어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주로 잡히던 ‘캘리포니아화살꼴뚜기’는 이제 알래스카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지중해에 주로 서식하던 ‘유럽화살오징어’ 역시 서식지가 북쪽으로 크게 올라가 지금은 영국 인근에서도 많은 수가 잡힌다.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오징어 서식지가 점차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BBC는 기후변화로 인해 남반구에선 이번 세기 안에 오징어가 멸종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어쩌면 50년 후에는 오징어를 못 먹게 될지도 모르겠다. -물-

2024-09-03 14:27 새문안通

[새문안通] 작업중지권

올해 여름도 어김없이 폭염이 기승을 부리며 전국 곳곳에서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건설업은 이미 위험한 직종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위험은 단지 높은 곳에서의 추락이나 중장비 사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매일같이 찾아오는 폭염은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또 다른 큰 위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물론 건설사들도 폭염에 대비한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물과 음료를 제공하고, 그늘막을 설치하며, 휴식 시간을 늘리는 등의 조치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들이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최근 건설노조 설문조사에 따르면, 15%의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기본적인 물조차 제공받지 못하고 있으며, 폭염 경보에도 작업을 중단한 노동자는 18%에 불과했다. 이는 노동자들이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큰 이유는 ‘해봐야 소용없기 때문’(30%)이라는 응답이다. 또한, ‘현장에서 쫓겨날까 봐’ 혹은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는 응답이 각각 26%에 달해, 생계를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노동자들의 현실이 드러난다.건설업 특성상 일정에 맞춰 작업을 완료해야 하는 압박이 크다 보니, 폭염에도 불구하고 작업을 강행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결국,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 올해 폭염으로 접수된 산업재해 신청 9건 중 6건이 건설업에서 발생했고,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도 2명이나 발생했다.기후변화로 인해 폭염 일수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작업 중지권의 실질적인 강화와 더불어 폭염 대비책에 법적 강제력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노동 환경 개선의 문제를 넘어,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다.-蔡-

2024-08-27 14:01 새문안通

[새문안通] 상시 전염병 시대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전 세계적인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 재확산 경고다. WHO가 3년 4개월 만에 코로나19 비상사태를 해제(2023년 5월 6일)한 지 1년 3개월 만에 또 불거진 팬데믹 사이렌이다.한 때 결혼이나 장례는 물론 학생들의 등교와 행사, 대인 접촉까지 피해야 할 정도로 우리 일상을 지배했던 코로나19 아니었던가. 후폭풍은 컸지만, 우리는 이내 마스크를 벗어 던졌고,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이번엔 또 다른 바이러스의 창궐이 예고됐다. 급속하게 발달한 의약이나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위생 수준 따위가 무슨 소용있으랴. 장탄식이 절로 나온다.상당수 과학자들은 ‘지구촌’으로 좁혀진 세계화의 산물이라고 지적한다. 인적, 물적 교류로 세계가 가까워지면서 바이러스도 비행기와 배를 타고 대륙을 넘나드는 시대다. 14세기 페스트균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전파되는데 10년이 더 걸렸다면, 19세기 콜레라는 산업혁명의 바람을 타고 불과 몇 년 만에 팬데믹이 됐다.2002년 12월 사스는 불과 몇 일만에 전 세계 30여개국에, 2012년 중동에서 시작된 메르스는 3년 만에 한반도 침투에 성공했다. 이 밖에도 사망률이 높은 에볼라 바이러스와 신생아 소두증의 지카 바이러스 등등…. 지금 이 순간도 우리는 바이러스들과 생존을 위한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을 거듭하고 있다.전염병의 역사는 늘 의약 발전에 반비례해 왔다. 그나마 의약이 유일하게 완승한 것이 ‘우두법’에 의해 1980년 종식된 천연두 정도다. 1억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1918년 스페인 독감은 아직도 변종과 접전 중이고, 1981년 첫 발견된 에이즈나 과거 유행했던 말라리아, 매독, 결핵, 페스트, 홍역 등은 지금도 인류와 실갱이를 하고 있다.지금 이 순간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은 새 변종을 만들어내며 의약과 자웅을 겨루고 있다. 한 때 인류는 항생제와 백신 개발로 감염병 소멸을 논했지만, 그것은 커다란 오만이고 착각이었다. 현대 사회는 급속한 연결과 개발로 더 촘촘해지고 자연 파괴적인 길을 향하고 있다. 앞으로 제2, 제3의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은 얼마든지 대기 중이다. 지구촌 한쪽의 작은 질병조차 금세 팬데믹이 되는 시대다.그래서였을까. WHO는 이미 21세기를 ‘전염병의 시대’라고 규정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이 앞으로 훨씬 더 자주, 더 강력하게 퍼질 것을 경고하고 있다. 20세기 한 때, 의약이 바이러스성 전염병의 창궐을 일정부분 억제했다면, 이제 억눌렸던 ‘전염병의 대규모 역습’이 시작됐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이나 바이러스나 살아남기 위한 본능은 매한가지인 모양이다. 그래서 어느 한 쪽의 완승을 기대할 수 없는 게 현실인지 모르겠다.- 錫 -

2024-08-21 06:44 새문안通

[새문안通] 광복절 유감

손수건이 필요했다. ‘위안부 할머니’ 후원이 가능한 제품 구매를 위해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검색어를 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위안부 할머니들 빨리 쥭엇으면 좋겟는데’라는 제목의 지식iN 게시물이 맨 위쪽에 배치돼 있었다. 일본을 향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과 촉구로 인해 “일본과의 사이가 안좋아지는데다 세금도 많이 쓰고 그들보다 더 힘든 건 강제징용 피해자들”이라는 이유였다. 맞춤법도 기묘한 이 게시물의 등록날짜는 3월 23일. 광복절을 앞둔 지금까지도 버젓이 해당 검색어 지식iN 상단에 배치돼 있다. 왜곡되고 편협한 역사관을 공공게시판에 올리는 이나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 하에 이를 방치하는 플랫폼이나 역사의식의 부재를 통탄케 하는 존재들임은 분명하다.해방 이래 가장 시끄러운 광복절을 맞고 있다. 지난 7월 27일 일제강점기에 조선인 강제동원이 대규모로 이뤄진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임 독립기념관장의 친일 발언 의혹, 그1987년 개관 이래 첫 독립기념관 자체 광복절 경축식 취소, 이로 인한 빗발치는 독립기념관 노조 비대위원장과 광복회 및 역사학계 등의 임명 철회 촉구, 김경수 전 경남지사 광복절 특사 및 복권 움직임과 이로 인한 갑론을박까지.역사적 사실마저 정치권의 도구가 된 지는 이미 오래다. 하지만 올바른 역사의식은 붕당정치로 인해 폄훼돼서도 훼손돼서도 안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할 의무사항이다. 반복되는 특성을 가진 역사는 현재를 비춰보고 빗대 올바르게 대처하고 반성하는 데서 그 가치를 발휘한다. 그렇게 역사는 혼란 속에서도 국가를, 사회를 그리고 나를 바로 세우는 본질이다.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처럼 역사는 그래서 과거인 동시에 현재이며 미래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美-

2024-08-13 14:08 새문안通

[새문안通] 허준과 허임

조선 제14대 임금이었던 선조는 평생 두통에 시달렸다. 어의 허준은 선조를 치료하기 위해 갖은 약재를 썼지만 잘 낫지 않았다. 허준은 침을 잘 놓는 허임을 왕에게 추천했다. 허임의 침 치료를 받은 선조는 오랜 두통이 호전된 것으로 전해진다.조선시대 의인(醫人)들은 재주가 달랐다. 약을 잘 쓰는 약사(藥師)가 있는가 하면 침과 뜸으로 치료하는 침구사(鍼灸師)들이 각자 고유 영역에서 활약했다.한약은 먹고 살기도 힘든 백성들에겐 사치였다. 민초들의 아픈 몸을 치유하는 대표적인 수단은 침과 뜸이었다. 실력 있는 침구사라면 침 한 쌈과 뜸 한 줌으로 웬만한 병은 다 치료할 수 있었다. 수 천년의 세월을 지나며 임상경험이 축적된 동양 의술의 효험은 작지 않았다.요즘은 한의사들이 약사와 침구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우리나라 침구사 자격은 1953년 한의사 제도가 신설되고 1962년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폐지됐다. 현재 침·뜸 행위는 한의사 자격증 소지자만이 시술할 수 있다.많은 한의사들은 침·뜸보다는 한약 처방 위주로 환자를 치료한다. 침 치료는 수가가 낮고, 한약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것이 많지 않아 가격이 비싼 현실과 무관치 않다.한의대 교육과정에는 침술이 포함돼 있지만, 한의대생들은 침술보다는 본초학과 방제학 공부에 더 심혈을 기울인다. 침구학에 뜻이 있는 일부 한의사들은 침·뜸술을 배우기 위해 자신의 신분을 감춘 채 실력 있는 민간 침구사들을 찾아다니기도 한다.의료법이 개정된 지 62년 만에 그 많던 침구사들은 의료현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침구사법 제정을 위해 평생을 바치다 2021년 작고한 구당(灸堂) 김남수 옹의 제자들과 소수의 침쟁이들이 음지에서 근근이 명맥을 잇고 있을 뿐이다.-珍-

2024-08-06 10:22 새문안通

[새문안通] 보신탕과 삼계탕

최근 우리나라에서 닭고기에 대한 소비가 부쩍 늘고 있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전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이 1인당 평균 소비한 닭고기는 20마리가 넘는다. 지난해 국내 닭 도축 마릿수는 10억1137만마리로 10억마리를 넘었다. 여기에 수입 닭고기를 합치면 1인당 26마리를 먹은 셈이다.닭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 시기는 여름이다. 무더위에 보양식으로 삼계탕, 백숙으로 먹고 K-치킨 이라는 불리는 ‘치맥’(치킨과 맥주)도 인기다.한해 도축하는 닭 6마리 중 1마리는 크기가 작은 삼계(삼계탕용 닭)다. 초복과 중복 무렵 삼계탕을 많이 먹는 7월에는 삼계 비율이 특히 높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삼계탕에 쓰이는 삼계의 월평균 도축량은 1483만26마리 이지만 복날이 있는 7월에는 그 두배에 달하는 2922만4926마리가 도축됐다.최근에 특히 삼계탕을 많이 먹는 이유는 개고기를 재료로 하는 보신탕 문화가 사라지고 있는 것도 한 몫 했다. 지난해 개식용 금지법이 발의되고 올해 초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됨으로써 보신탕집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개식용 금지법은 8월 7일부터 시행된다.이에 동물단체들은 ‘닭고기 식용’ 이슈를 부각시키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등 단체는 “보신탕을 대신해 삼계탕 소비가 늘어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닭을 대상으로 한 착취와 살상이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동물을 먹어야 인간의 몸이 건강해진다는 믿음은 구시대적”이라며 “동물의 죽임 없는 윤리적 복날이 될 수 있도록 복날 문화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개고기 식용 금지에 이어 닭고기 식용 금지도 이슈화 될지 궁금하다.-哲-

2024-07-30 13:51 새문안通

[새문안通] 대표 K-푸드는?

‘파스타’, ‘스시’, ‘똠얌꿍’…. 각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들이다. 세계인들은 ‘파스타’라는 단어를 들으면 이탈리아, ‘스시’는 일본, ‘똠얌꿍’은 태국을 떠올린다. 그렇다면 한국 음식하면 떠오른 음식은 무엇일까. 김치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김치를 한 끼 식사 메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최근 세계적으로 ‘K-푸드’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식음료 트렌드 컨설팅업체 에이에프앤드코(Afco)가 올해 초 ‘2024 식음료 트렌드’ 10가지를 선정했는데, 그중 ‘한식’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지난해 말 네덜란드 식품 산업 컨설팅 업체 ‘푸드바이디자인’도 2024년 주목해야 할 트렌드로 한식을 꼽았다.실제로 지난해 농·식품 분야와 스마트팜 등 전후방산업을 합한 ‘K푸드 플러스(+)’ 수출이 121억 달러(약 16조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라면, 쌀 가공식품 등의 수출이 큰 폭으로 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전문가들은 이 같은 한식 열풍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앞서 언급한 파스타나 스시처럼 브랜드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한국 음식은 ‘한국식 치킨’, ‘한국식 바비큐’ 등 정확한 이름 없이 유행하는 식품이 많다. 심지어 김밥은 일부에서 ‘코리안 스시’로 불리기도 한다. 라면이나 만두가 인기지만 엄밀히 말해 한국의 ‘오리지널리티’가 담겨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이름이 등재된 한국식품은 김치, 불고기, 비빔밥, 소주, 된장, 고추장, 막걸리, 김밥 등 8개다. 우선 이 8개의 음식에서부터 시작해보자. 불고기든 비빔밥이든 이 음식들을 적극적으로 브랜드화해 전세계인들이 이 단어를 말하면 한국을 떠올릴 수 있도록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물 -

2024-07-23 14:20 새문안通

[새문안通] 집값 폭등 걱정 말라는 정부

집값이 무서운 속도로 상승 중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16주 연속, 전셋값은 60주 연속 올랐다.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은 0.24%로 지난 2018년 9월 셋째 주(0.26%) 이후 5년 10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5월 평균 매매 거래액은 11억9721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집값 상승 추세가 가팔라지면서 평생 집 없는 신세가 될까봐 조급해진 젊은 층이 주택 매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002건으로 2021년 5월 이후 처음으로 5000건을 넘겼다. 7월 말 집계가 완료되는 6월 거래량은 이미 6000건을 넘어섰다.집값이 2020~2021년 폭등기 수준으로 다시 들썩이고 있지만 정부는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최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과 거래량 증가 등 수도권 주택시장의 불안한 흐름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추세적 상승 전환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급 부족 우려에 대해선 “서울의 경우 내년까지 아파트 입주 물량이 최근 3년간 평균치를 웃도는 수준이고, 수도권 3기 신도시도 착공 이후 준공 예정인 물량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은 역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자제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박 장관의 말은 마치 문재인 정부 집값 상승기를 떠올리게 한다. 지난 2020년 7월 당시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은 “주택 공급은 지금도 충분하다”고 밝혔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집값은 폭등세를 나타냈다.시시각각 변화하는 부동산 시장 상황에 국민 모두가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혼란에 빠진 현재 상황을 다시 정상화하려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蔡-

2024-07-16 14:03 새문안通

[새문안通] 인간은 神을, AI는 인간을 탐하는 혼돈(混沌)

코로나19 3년 4개월, 비대면 속에서 움튼 디지털 전환의 불씨가 강력한 휘발성 소재를 만나 빅뱅(big bang)을 거듭하고 있다. 핵심 소재는 AI(인공지능)를 매개 한 기술진화와 생활양식 변화다. 한번 맛 본 디지털 경험은 강렬했다.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게 됐고, 더 편리한 기술 진화를 채근하고 있다.포스트 코로나시대의 산물은 AI다. 요새 몇 년, 우리 주변의 변화를 살펴보자. 냉장고와 TV를 비롯한 가전부터 자동차, 스마트폰까지 죄다 AI가 기본 장착됐다. 심지어 AI 빠진 신제품은 찾아보기조차 힘들고, AI를 만난 전통 제조기업은 변화의 폭과 속도가 훨씬 크고 빠르다.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이 AI를 통해 급속하게 압축·통합되고 있다. 바야흐로 AI산업혁명기란 낯선 시대가 열린 것이다.세계 경제 환경이 급변하자 국내 대기업 총수들은 사활을 걸고 진화의 길에 올랐다. 삼성, SK, LG 등 재계 총수들은 올 한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기 바빴다. 최종 진화의 행선지는 주요 빅테크와 AI기업들이 몰려있는 실리콘밸리였다. 미래 성장동력, AI의 흐름 파악과 짝짓기가 목적이다. 국가나 기업, 자영업자, 개인 할 것 없이 모두가 앞 다퉈 새 세상 영접에 여념이 없다.바야흐로 인간은 신(神)을, AI는 인간을 탐하는 혼돈기다. 극도의 불확실성 세계가 펼쳐진다는 ‘뉴 노멀(new-normal)’의 최신 버전 ‘뉴 애브노멀(New Abnormal)’ 시대가 온 것이다. 그만큼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이 집단의 흥망을 결정짓는다. 자원 빈국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일수록 새로운 국제질서의 태동에 선제 대응해야 살아남는다.한 발 빠른 선택과 집중, 과감한 지원과 대처가 국가 경제의 명운을 가른다. 이 시점에서 다시금 되짚어보는 한마디. “위기는 기회이고, 영웅은 난세에 난다”. 지금이 딱 그런 시기다.- 錫 -

2024-07-10 06:43 새문안通

[새문안通] 책은 여전히 힘이 세다

더 이상 종이책의 가치는 유효하지 않다고 단언하곤 한다. 대치동 학원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졸업’ 중 실제 일타강사도 극찬한 표상섭(김송일) 선생의 “한달에 한번은 책을 읽어”라는 대사가 놀라울 정도로 책을 읽지 않는 현실을 개탄하게도 한다. 하지만 지난 6월 26일 개막해 닷새 동안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은 매일 오픈 전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정부부처와의 갈등으로 매해 지원되던 정부지원금도 일절 없이 어렵사리 꾸린 행사는 “여전히 대형 출판사 중심”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지만 출판 관계자들 대부분은 “5일 동안은 매일 책은 죽지 않았음을 마주한 뭉클한 현장”이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배우 차인표의 장편소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이 영국 명문대학 옥스퍼드의 필수도서로 지정된 소식이 전해졌다. 출간 15년여의 재조명이다. 그의 배우자 신애라가 SNS에 “다음 학기부터 한국학과 교재로 사용되고 옥스퍼드대학교 모든 도서관에 비치된다”고 알린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2009년 ‘잘가요 언덕’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차인표의 첫 장편소설이다.위안부 할머니의 젊은 시절 이야기로 일제 강점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책 한권이 여전히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 채 식민지 잔재로 남아 있는 역사적 문제를 세계로 알리는 힘을 발휘한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서 너희가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의 갈등과 고뇌에 공감하고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를 바란다는 거다.”‘졸업’ 표 선생의 책 읽기, 국어 공부에 대한 지론은 비단 수험생, 학생들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매일은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고 다소 늦더라도 그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실현하는 데 힘을 발휘하곤 한다. 비단 책 뿐 아니다.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더 나아가 급변하는 최첨단 시대에 인문학이 왜 중요해지고 있는지를 돌아볼 때다. - 美 -

2024-07-02 14:09 새문안通

[새문안通] 쪼그라든 파리 올림픽 선수단

2024 하계 올림픽 개막이 딱 한 달 남았다. 올림픽은 내달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는 우리나라 선수단은 150명 미만으로, 48년 만에 최소 규모다. 우리나라는 꾸준히 200∼300명대 선수를 올림픽에 보내왔다. 지난 1984년 LA 올림픽(210명)부터 200명 이상의 선수단을 파견해왔다. 개최국이었던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는 무려 477명이 참가했다. 그 이후로도 한국은 스포츠 강국으로 2016년 리우 올리픽 204명, 2020년 도쿄 올림픽에 232명의 선수를 출전시켰다. 당연히 성적도 꾸준히 10위권에 들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13개를 획득하는 등 한국 스포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하지만 우리나라 스포츠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구기 종목에서 세계 정상수준에 못미치고 있다. 파리 올림픽 선수단이 150명을 넘지 못한 것은 남자 축구에서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 좌절됐기 때문이다. 한국은 앞서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3세 이하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에 덜미를 잡혀, 올림픽 출전에 실패했다.구기 종목 중 유일하게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은 비인기 종목인 여자 핸드볼 뿐이다. 농구, 배구 등 인기 종목도 파리행 티켓 획득에 실패했다.한국 선수단이 감소한 이유는 저출생으로 인한 얇은 선수층, 헝그리 정신이 결여된 복싱·레슬링 등 투기 종목 쇠퇴, 단체경기인 구기 종목의 부진을 꼽을 수 있다.출전하는 선수단이 줄어든 만큼 메달 수도 예년 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5∼6개를 따내, 종합 순위 15위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哲-

2024-06-25 13:31 새문안通

[새문안通] 탁족(濯足)

조선의 선비들은 여름이 되면 강과 계곡에서 ‘탁족(濯足)’을 즐겼다. ‘탁족’이란 말은 글자 그대로 발을 씻는다는 뜻으로, 맑고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잊는 피서법이다. 조선 시대의 세시 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 유월조에는 “삼청동 남북 계곡에서 발 씻기 놀이를 한다”는 구절이 있을 정도로 양반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 널리 유행했던 여름 풍속 가운데 하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탁족은 조선시대의 선비들에게 단순한 피서법을 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것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다산 정약용도 자신의 저서 소서팔사(消暑八事)의 더위를 식히는 여덟 가지 방법 중에 달빛에 젖어 물가에서 하는 월야탁족(月夜濯足)을 예찬하기도 했다조선의 선비들이 ‘탁족지유(濯足之遊)’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것은 중국의 고전인 ‘초사’의 내용과 관련이 있다. 초사 어부편에는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을 것이요,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다”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세상이 어지러울 수록 은둔해 발을 씻으면 세상을 관조한다’는 은일 사상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여름 휴가철이 다가왔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관광지로 휴가를 떠나는 것도 좋지만, 일상에서 벗어나 세상과 자신을 돌아보는 것도 휴가를 잘 보내는 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이 사람들은 습관의 노예가 되어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심리학자들은 종종 간단한 행동으로 습관에서 벗어나면 새롭게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조언한다.올 여름 휴가에는 굳이 유명 여행지나 휴가지를 찾지 않더라도, 조용한 곳에 혼자 머무르면서 하고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을 알게되고, 다시 시작할 힘을 얻을 수 있는 진짜 재충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물-

2024-06-18 16:16 새문안通

[새문안通] '서민 보금자리' 빌라시장의 붕괴

오랫동안 ‘서민의 보금자리’ 역할을 해온 빌라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빌라의 거래 비중은 2022년 25.5%, 2023년 15.4%, 올 1분기 14.9%로 줄어들고 있다.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 떨어지자 새로 짓지도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빌라 인허가 물량은 564가구뿐이었다. 전년 동기(1198가구) 대비 약 53% 감소한 것이다.지난달 경매로 넘겨진 서울 빌라 건수는 1494건으로 이는 2006년 5월(1475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빌라는 서울 주거지의 약 30%를 차지하며 서민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왔다.빌라가 부동산 시장에서 생존하지 못한다면 서민들의 주거 안정성도 위태로워진다.전세를 구하지 못한 임차인들이 월세로 전환하면서 월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일부는 소형 아파트로 옮겨갈 수 있겠으나, 그만한 형편이 안 된다면 고시원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주거 비용 상승은 생활비 증가로 이어져 서민들의 생활 질을 저하시킨다.전세사기와 같은 범죄가 늘어나면서 임차인들이 큰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다.서민 주거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공공 임대주택 확대, 전세 보증금 지원 강화, 임대차 시장의 투명성 제고, 서민 주거안정 지원, 장기적인 주택 공급 정책 등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서민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안정을 도모하는 중요한 일이다. 정부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실행에 옮겨야 할 때다.- 蔡 -

2024-06-11 14:13 새문안通

[새문안通] 국민이 바라는 리더상

윤석열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21%에 그쳤다는 한국갤럽의 지난달 말 여론조사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부정평가는 70%로 현 정부 출범 후 최고치다. 의대정원 확대(14%)가 긍정평가 요소 중 가장 지지도가 컸고, 부정평가이유로는 경제·민생·물가(15%)가 타 요소를 압도했다. 임기가 3년여 남은 지금, 20% 초반대의 지지율은 획기적인 국정 기조변화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호는 정상 항해가 힘들다는 걸 읽게 한다. 리얼미터 등의 다른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30% 초반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하나 현 민생 현장 및 정국 이슈를 감안할 때 오십보 백보다. 22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어느 때보다 리더의 품성과 자질이 국민들 이목을 잡는다. 대통령은 물론이고 각 야당의 수장들이 어떤 정치철학을 바탕으로 입장을 정리하느냐가 중차대한 시기다. 지난 2년의 불통과 반목의 적대적 관계가 윤 대통령 남은 임기에도 계속된다면 온전히 그 피해는 고물가 시대에 특히 힘없는 서민들에게 덮쳐질 것이다. 소통과 협치, 상식과 공정이 흐릿해진 정치권을 씁쓸하고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리더는 자신의 자리가 요구하는 엄중한 사명에 대해 진지한 성찰과 성과를 내려는 창의적 노력이 필요하다. 왜 그 자리에 오르고 싶었는 지를 되돌아 봐야 한다. 현재는 과거를 포함하고, 미래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과거에 내뱉은 말이 오늘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내일 무슨 모양의 결실을 맺을까에 역사적 책무감을 지녀야 한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 리더라는 자리를 사유화하는 소인배는 기업에도 있어서는 안되는 데 정치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자기만 옳다는 아집에서 벗어나야 한다. 조심스럽게, 진지하게, 내일을 창출하는 이가 오늘 날의 리더다. 대통령의 스타일이 관건이다. - 明-

2024-06-04 11:39 새문안通

[새문안通] ‘오만의 덫’, 삼성은 자유로운가

기업 몰락의 가장 큰 부분은 경영자나 소속원들의 과도한 자만과 오만에 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강대국의 몰락은 대부분 내부에서 기인했다. 기업이나 조직 역시 다르지 않다. 집단이 성공할수록 긴장감 유지는 숙명이지만, 쉽지 않다.미국 마케팅 분야 석학이자 실패학자 잭디시 세스(Jagdish Sheth) 에머리대 교수는 “성공한 조직이나 기업이 쇠퇴하는 이유는 내부에 있다”며 3대 ‘환경요소’와 7대 ‘자기 파괴적 습관’을 지목했다. 그는 자신의 저서 ‘배드해빗(Bad Habit’)을 통해 분열과 몰락의 길을 걷는 집단의 특성으로 ▲과거 성공 경험 만취 ▲주변·시장 몰이해 ▲긴장감 이완을 들었다. 그러면서 자기 파괴적 습관으로는 ▲현실 부정 ▲오만 ▲타성 ▲지나친 핵심 역량 의존 ▲근시안적 경쟁관 ▲규모 집착 ▲집단 내 사일로(silo·자기 파트 이익만 추구하는 현상을 일컫는 경영학 용어) 의식을 설파했다. ‘과도한 자신감’을 경계한 것이다.집단은 리더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소우주다. 또, 오만은 리더에서 세포(조직원)로 전이는 습성이 있다. 유사 사례는 셀 수도 없이 많다. 자동차산업의 역사를 보자. 1920년대 57%의 미국 시장 점유율을 가졌던 공룡 GM. “GM에 좋은 것이 미국에 좋다”던 기업 아닌가. 그런 GM도 결국 ‘승자의 오만’에 빠져 2009년 6월 고꾸라졌다. 2008년, GM과 포드를 꺽고 세계 1위에 오른 도요타. 한 때 추앙받던 린 생산 방식(lean production)도 특유의 폐쇄성과 자만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 외에도 ‘현실 부정’의 오만에 빠져 자멸한 1990년대 SUV 신화 미쓰비시자동차나 코닥(1970년대 영업이익률 70%, 필름 팔아먹을 욕심에 디지털 카메라 포기), 슈윈(Schwinn·자만에 빠져 레저 및 산악자전거 진화 실패), 모토롤라, 노키아, 엔론, 왕컴퓨터 등도 같은 결이다.오만이 풍요에서 왔다면, 풍요의 덫은 숙명일 수 있다. 19세기 영국의 사상가 토머스 칼라일은 “역경을 이기는 자가 100명이라면 풍요를 이기는 자는 한 명도 안 된다”고 정의했다. 성공할수록 오만의 안경을 벗고 시대 흐름을 추종해야 한다. 특히 환경변화를 빠르게 직시하고 끊임없이 진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진리다.마뜩치 않지만, 요즘 한국의 간판기업 삼성전자가 흔들린다는 얘기를 자주 듣게 된다. 제때 인공지능(AI) 급물살(HBM·고대역폭 메모리)을 타지 못해 ‘초격차’가 방향성을 잃었다고도 한다. 그래서였을까. 얼마 전, 수장 교체란 깜짝 인사를 했지만,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지는 못한 듯 하다. 시장은 삼성전자가 풍요의 덫에 빠진 기업으로 기록될지, 아니면 위기수습의 모범 사례가 될지 주시하고 있다.- 錫 -

2024-05-29 06:46 새문안通

[새문안通] 피할 수 없는 '김호중법'

음주 뺑소니, 운전자 바꿔치기, 사고 후 추가음주, 수만 관객 앞에서의 공연 강행….얼마 전 종영한 이제훈, 이동휘 등 주연 드라마 ‘수사반장 1958’ 중 4공자들의 만행인가 싶다. 한국전쟁 직후 친일파와 조직폭력배, ‘전쟁영웅’의 외피를 두른 폭력범·살인자들이 척결되지 않은 채 이해관계로 얽혀 권력을 장악하고 서로를 비호하던 때. 그들을 비롯한 그들의 자제 및 가족들까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혼란기에 권력자와 그에 빌붙은 이들은 못할 게 없었다.하지만 이는 엄연한 2024년 지금의 일이다. 음주운전 사고 후 10일 간 매니저가 대신 경찰서에 자수했고 추가 음주로 무죄를 선고받은 판례를 참고해 실천에 옮겼으며 최대 수백억원대의 환불금·위약금이 발생할지도 모를 공연 무대에 ‘착실하게도’ 올랐다.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로열 콘체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의 핵심단원들, 세계적인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폴리나와의 협연으로 눈길을 끌었던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5월 23, 24일 KSPO DOME) 무대 역시 강행의 뜻을 비춘 상태다.SBS미디어넷, KBS 등이 손절에 나섰고 수천장의 취소표로 10억원 이상의 손해가 이미 예견됐다. 출국금지조치가 내려졌고 운전자 바꿔치기 및 증거인멸 등 사법 방해 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발표를 했음에도 여전히 견고한 팬덤의 비호도 이어졌다.결국 그의 이름은 음주 사고 후 추가음주로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이들을 처벌할 ‘김호중법’이라는 새 규정에 붙었다. 당사자 뿐 아니라 그 대단한 글로벌 4대 오케스트라의 ‘오명’ 역시 피할 수 없게 됐다. 지금은 1958년이 아닌 2024년이다.-美-

2024-05-21 14:11 새문안通

[새문안通] 떳다방 ‘위성정당’?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총선용 위성정당이었던 국민의미래와 더불어민주연합이 사명을 완수하고 문을 닫았다. 여야 양당은 국민의미래와 민주연합을 흡수·합당했다. 국민의힘은 22대 총선 비례대표 당선인 18명이 고스란히 옮겨와 지역구(90석)와 합쳐 108석이 됐다. 민주연합은 범진보진영 연합체였다. 민주연합은 총선에서 14명이 당선됐는데, 민주당 몫 8명, 진보당 2명(정혜경·전종덕), 기본소득당 1명(용혜인), 사회민주당 1명(한창민), 시민사회 2명(서미화·김윤)이다. 이중 민주당 몫 8명과 시민사회 몫 2명이 민주당으로 돌아가며 지역구(161석)를 포함해 171석이 됐다. 나머지 당선인은 각각 소속정당으로 복귀했다.반연동형비례제는 지난 21대 총선부터 도입됐다. 소수당의 국회 진입 문턱을 낮추는 것이 취지였지만, 실제로는 거대 여야 정당이 위성정당 형태로 비례정당을 창당함으로써 애당초 취지는 살리지 못하고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여야도 이런 국민적 분노를 인지하고 선거법 개정을 시도했으나 첨예한 이해관계로 인해 결국 선거제도는 바뀌지 않았다.지난 21대 총선 때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급조됐다 양당에 흡수합당 된 바 있다.특히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은 이들 위성정당이 중앙선관위로부터 국고보조금을 받았다는 점이다. 국민의미래와 민주연합은 총선 선거보조금으로 28여억원을 받았다. 두 당의 보조금 규모는 21대 국회 제3당인 녹색정의당(30억4000만원)과 비슷한 규모다. 국민의힘, 민주당과 함께 이들 위성 정당이 보조금을 받음으로써 다른 소수당은 그만큼 덜 받을 수 밖에 없었다.이젠 더 이상 명분 없는 ‘위성정당 놀이’를 멈출 때다.-哲-

2024-05-07 13:18 새문안通

[새문안通] 늘어나는 부동산 사기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사기 범죄 발생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에 속한다. 오죽하면 ‘사기공화국’이라는 말이 생겼겠는가.사기 사건은 날이 갈수록 더 증가하는 추세다. 2010년 20만5913건이었던 사기 사건은 2019년 30만2000건을 기록했다. 사기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버리기에는 아직 갈 길이 먼 듯하다.부동산 매매와 전세 사기도 꽤나 빈번하게 일어난다. 부동산은 한두푼 오고가는 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사기 피해를 당하면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다. 신중함과 꼼꼼함이 필수다.공인중개사가 중간에서 매매 절차를 처리해주지만 거래 당사자 또한 관련 서류를 찾아보면서 매입하고자 하는 부동산에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 중견 코미디언 문영미씨는 오래 알고 지낸 공인중개사를 통해 7억원짜리 집을 샀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중개업자가 문씨를 포함해 7명에게 한 집을 다중매매하고 달아난 것이다. 결국 문씨는 7억원을 날리고 말았다.과거에는 단순한 구두 사기에 그쳤다면 요즘은 공문서와 신분증 위조 등으로 그 수법이 지능화되고 있다. 이 유형의 사기는 보통 부동산업자와 투자에 대해 잘 모르는 고객의 관계에서 발생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매매 계약서를 가지고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하면 된다. 가등기는 본등기 전 사기로 받을 수 있는 피해를 방지하는 법적 수단이다.많은 부동산 사기 수법들이 있지만, 모든 서류 꼼꼼히 확인하기, 모든 계약서 내용을 이해한 후에 도장 찍기 원칙을 꼭 기억해야 한다. 타인의 재산을 빼앗고 꿈과 희망마저 앗아가는 부동산 사기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겠다.

2024-04-23 14:23 새문안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