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셀트리온 그룹 분식회계 논란 종결…단기 주가회복 기대”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3-14 09:48 수정일 2022-05-08 16:34 발행일 2022-03-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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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사진=연합뉴스TV)

증권가는 14일 셀트리온 그룹의 분식회계 논란이 종결되면서 지난 1월 이후 하락했던 주가가 일부 돌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1일 증권선물위원회는 셀트리온 그룹의 △ 개발비 과다 산정 △ 재고자산 평가손실 미반영 △ 매출 과대 계상 △ 국내 판권 매각대금 계정 분류 오류 △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주석 누락 등에 대한 회계 처리 기준 위반에 대해 ‘고의 분식’이 아닌 ‘중과실’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검찰 고발 및 통보 없이 거래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대신 담당 임원 해임 권고, 감사인 지정 제재, 위반 금액의 최대 20%에 해당되는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다. 금융위는 이번 주 과징금 부과 금액을 심의하고 의결할 예정이다.

증권가는 과징금이 셀트리온 그룹의 제무재표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하나금융투자 박재경 연구원은 “과징금은 자본시장법상 과징금과 외감법상 과징금으로 구성돼있고, 외감법상 과징금은 자본시장법상 과징금보다 클 경우 차액이 부과되는 형태”라며 “외부감사법 과징금 부과기준에 따르면 과징금은 위법 행위의 중요도에 따라 위반액수의 2~2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 김태희 연구원은 “기존 바이오 업체의 회계 이슈 사례로 봤을 때 셀트리온에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45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에는 8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된 바 있다.

증권선물위원회가 셀트리온 그룹에 제시한 개선과제 내용도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박재경 연구원은 “증권선물위원회는 4가지 개선과제에 ‘회계업계에게 외부감사 대상 기업이 속한 산업에 전문성 있는 인력을 위주로 감사팀을 구성하여 감사를 수행할 것을 요구, 신산업에 대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외부감사에 임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내용 포함했다”며 “이번 의결과 더불어 업계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방향성”이라고 판단했다.

KB증권은 이번 결정이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적으로 긍정적일 것으로 봤다. 김태희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분야를 시작으로 회계기준적용지원반(가칭)을 운영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시키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할 만 하다”며 “제약·바이오 업체의 회계 이슈가 3년 이상 지속돼 주가에 악재로 여겨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셀트리온 그룹의 실적 추정치 변경을 포함한 펀더멘털 변화는 없겠으나, 투자심리 개선효과가 클 것”이라며 “셀트리온뿐만 아니라 제약·바이오 부문의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일각에서는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낮추는 의견도 등장했다. 신한금융투자 이동건 연구원은 “올해 셀트리온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1319억원, 영어비익은 7952억원으로 추정한다”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대비 2.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수익성이 높은 렉키로나의 매출을 반영하지 않았고 매출 성장의 대부분이 진단키트 매출이라는 점과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하락 가능성을 감안해 산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오랜 기간 지속된 감리 결과 발표로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단기 주가 상승이 기대되지만, 본업인 바이오시밀러에서의 고성장을 견인할 올해 이후 출시될 다수의 후속 바이오시밀러들에 대한 매출 기대치는 후발 주자 진입 및 경쟁 심화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며 목표주가를 25만원으로 낮췄다.

삼성증권 서근희 연구원도 “기업 가치평가는 향후 바이오시밀러 실적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 연구원은 “올해 미국 트룩시마, 인플렉트라 가격 안정화에 따른 변동대가 축소 반영으로 이익 정상화도 기대된다”며 “다만, 전체 매출 성장은 과거 대비 낮아져 이탈된 수급 회복 이후 가파른 주가 상승은 제한적인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