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러시아 돈바스 군사 개입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2-22 09:33 수정일 2022-02-22 09:41 발행일 2022-02-2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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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돈바스 분리주의 공화국 독립 승인’ 관련 대국민 담화 하는 푸틴 (모스크바 AP=연합뉴스)

삼성증권은 22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군사적 개입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이고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간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단행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삼성증권 유승민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의 영향력이 약한 지역에서 러시아가 실리를 챙기기 위한 전술적인 행동”이라며 “미국 등 서방의 제재가 이어질 전망으로 당분간 지정학적 위험 고조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유 팀장은 “특히 이번 사태에 대해 금융시장이 가장 우려할 수 있는 부분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돌출됐다는 점”이라며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의 40% 중 3분의 1이 우크라이나의 파이프라인을 통과하고 있고, 유럽지역의 천연가스 재고가 높지 않은 만큼 향후 사태 전개에 따라 에너지가격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수출의 12%, 옥수수는 16%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애그플레이션(aglation) 우려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을 단기적이고 제한적으로 보는 이유로 우선 ‘시한부형 위험’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유 팀장은 “러시아가 위협을 이어온 만큼 국제사회도 이미 전쟁 가능성을 예상했기 때문에 금융시장에 위험의 일부가 이미 반영돼있고, 일부는 반영돼있지 않다”며 “향후 전면전으로 확대될 것인지, 단기전일지 장기전일지 등에 따라 시장에 추가 반영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으로는 경기상황은 대체로 중립적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유 팀장은 “글로벌 경제 지표는 확장 국면이지만 지난해를 정점으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어 외부 충격에 대한 금융시장의 내성은 다소 약화돼있다”며 “다만, 인플레이션과 파급력에서 큰 문제가 없다면 글로벌 경기는 지정학적 위험을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사태로 인한 정책여력에 대해서는 다소 불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유 팀장은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긴축으로 선회하는 가운데 재정정책 가동도 여의치 못하다”며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될 경우 기존의 긴축 기조가 다소 누그러질 수 있겠으나 이번 사건으로 통화정책의 변화를 예상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통화정책 대응이 가동될 가능성이 낮고, 러시아가 조용한 전쟁으로 초기 상황을 주도하려고 의도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영향은 초기 반응 이후 제한될 전망”이라며 “따라서 지정학적 긴장이 발생했을 때 흔히 목격되는 ‘금융시장 충격→정책대응→위험자산 급반등’의 흐름이 나타나기는 어렵다”고 예상했다.

이어 “다만, 향후 사태의 전개 양상과 인플레이션 영향 등에 대한 추가 관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