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18조 사교육 시장…감출수록 '그림자'만 커진다

노은희 기자
입력일 2017-02-12 17:38 수정일 2017-02-13 14:58 발행일 2017-02-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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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도 산업이다] ①대선주자들 현실성 없는 교육공약
국내 사교육 열기가 식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교육계에서는 사교육에 대해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부분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는 ‘풍선효과’ 또는 공교육의 그림자라는 의미로 ‘그림자 교육’(Shadow Education)이라 불린다. 전문가들은 “사교육을 척결대상이 아닌 산업으로 바라보고 공교육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정책 손질이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

교육계는 사교육을 ‘그림자 교육’(Shadow Education)이라 일컫는다. 이는 공교육의 ‘그림자’라는 의미를 갖기도 하지만 사교육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으면 그 정책에 대응해 다른 형태의 사교육이 파생되듯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풍선효과’를 발생시킨다는 의미도 갖는다.

교육 전문가들은 사교육을 억누르기 위한 정부의 교육정책이 오히려 새로운 형태의 사교육을 유발하고,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에게 커다란 짐이 되고 있다는 점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공교육의 ‘그림자’와 같은 사교육을 억제만 하기보다는 ‘빛의 세계’로, 즉 제도권으로 끄집어 낼 때가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사교육은 약 17조8000억원(통계청 ‘2015 사교육비 조사 결과’ 기준)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비대해졌다. 참여율도 68.8% 100명 중 70명은 좋든 싫든 사교육 시장에 참여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오피스텔 과외’ 등 비밀과외 등을 합치면 시장 규모와 참여율은 훨씬 높아질 것이라는 게 교육계 중론이다.

2008년 대학입학관사정제도에서 2014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변경되면서 많은 학원들이 구술, 면접, 자기소개서 작성, 포트폴리오 등 새로운 사교육 시장이 형성됐으며 이후 명문대학들이 논술시험을 실시하면서 논술 사교육 시장이 급속히 커졌다.

또한 내신성적 및 면접 등에 기반한 학습능력과 잠재력을 평가하는 정책으로 변화되면서 각종활동(독서, 동아리 등)과 관련한 사교육이 우후죽순 식으로 판을 쳤고, 최근에는 초등학교 5~6학년 교과서 한자 표기 방침에 따른 사교육 시장이 생겨나고 있다.

박명희 연세대학교 교육연구소 전임연구원은 “‘그림자 교육’이 바로 이런 형태”라며 “사교육 참여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사교육을 산업으로 보지 않고 ‘부정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도 문제다. 국내 사교육은 온라인, 학원, 학습지, 개인과외로 분리되는데 1990년대 후반부터 능률교육, 웅진씽크빅 등 국내 사교육기업들이 주식시장에 상장하며 해외진출을 시작하는 등 사교육 산업의 면모를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박중희(주)자유자재교육 대표는 “전체 국내 산업 중 국내 사교육 기업수는 업계 4위, 종사자수는 업계 6위로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성장했다”며 “사교육을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고 공교육을 보완하는 새로운 시작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사교육도 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