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와 재계총수… 이건희·정주영과 맺은 각별한 인연

김진희 기자
입력일 2015-11-22 15:59 수정일 2015-11-22 17:33 발행일 2015-11-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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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영삼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1996년 1월 이건희, 김우중, 조석래 등 재계 총수들과 만찬을 하기 위해 걸어가는 모습.(연합)
 

22일 서거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생전 재계 총수들 뿐 아니라 기업인들과의 각별한 인연이 재조명 받고 있다.그의 취임 일성은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지 않는 ‘깨끗한 정부’였다. 당연히 문민정부 출범이후 전두환· 노태우 정부시절의 권력형 비리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김 전대통령의 이 같은 의지는 본인은 끝까지 관철시켰을지는 몰라도 정권후반들면서 그의 측근과 그의 아들 김현철 씨에 의해 많이 희석되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재계총수와의 인연도 남다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문민정부 시절 첫 번째 사면·복권을 받았다.이 회장은 지난 1996년 8월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 회장이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4회에 걸쳐 100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았으나 항소하지 않아 1심이 그대로 확정됐다. 김 전 대통령은 이듬해인 1997년 개천절을 맞아 이 회장 등 경제인 23명을 특별 사면·복권했다.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과도 각별하다. 정 회장은 문민정부 출범 초기인 1993년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는 정 회장이 한 해 전인 제14대 대선에 출마해 여당 후보였던 김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데 따른 ‘보복’이라는 설이 나돌았다.정 회장은 대선 패배 직후인 1993년 1월 출국금지를 당한 데 이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았다. 그 직후 의원직을 포기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해야만 했다.정회장은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1995년 광복 50주년을 맞아 사면복권됐다.김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정 회장을 청와대로 불러 “경제를 살리기 위해 사면한다”고 통보한 일 외에는 별도 회동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2001년 3월 정 회장이 타계하자 김 전 대통령은 청운동 빈소를 직접 찾아 아들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우리나라에서 대업을 이룬 분인데 그런 족적을 남긴 분이 가시니 아쉽다”고 조문하며 ‘사후 화해’ 했다.김진희 기자 genie@viva100.com 

김영삼 前 대통령 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