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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드물지만 신중한 관리가 필요한 뇌 해면상 혈관종

윌스기념병원(수원) 뇌혈관센터 이민형 원장뇌혈관 질환 중 가장 많이 들어보고 흔하게 발견되는 질환은 뇌동맥류이다. 그 다음으로 뇌혈관이 좁아지는 모야모야병, 그리고 뇌동정맥 기형이나 해면상 혈관종과 같은 뇌혈관 기형이 있다. 뇌 해면상 혈관종은 정맥이나 동맥이 아닌 아주 가는 모세혈관이 벌집 모양으로 생긴 덩어리를 말하며, 정상 혈관 구조가 약하게 이루어져 있어 미세출혈을 반복적으로 일으키고 뇌출혈이나 크기가 증가하면서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전체 중추신경계 혈관 기형의 5~10%를 차지하고 있고 몇몇 연구에서는 전체 인구의 1% 정도에서 발견된다고 한다.해면상 혈관종은 대부분 무증상이다. 자신이 해면상 혈관종이 있는지 모르고 있다가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뇌의 어느 부위에서도 발생할 수 있고, 발생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해면상 혈관종의 증상으로는 발작 증세로 나타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하며, 발생 부위에 따라 한쪽 마비, 복시 등 다양하고 심각한 신경학적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앞서 서술한 대로 병변 내의 반복적인 미세출혈로 혈관종의 크기가 커져 뇌신경 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해면상 혈관종은 연령대에 상관없이 발병하며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예방하거나 예측할 수 없다. 다만 여러 유전자 이상이 확인되는 가족력이 있거나, 특정한 외부 요인 없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기도 하고, 방사선에 노출되면서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산발형의 경우 출혈 위험성을 연간 0.1~1%로 알려져 있어 동정맥 기형과는 달리 치명적인 출혈을 일으키는 빈도가 낮은 편이다. 하지만 뇌출혈이 있었던 경우 이후 재출혈의 위험성이 아주 많이 증가할 수 있고 치명적인 뇌출혈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증상이 없이 우연히 발견된 해면상 혈관종의 경우 필요하다면 추적 관찰하며 보존 치료를 해야 하고, 혈관종이 더 커지거나 새로운 증상이 발현된다면 수술이나 방사선 수술 등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의심스러운 증상이 있다면 담당 의사와 상의하고, 아래와 같이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정기적인 모니터링정기적인 CT나 MRI와 같은 뇌영상 검사가 꼭 필요하지는 않으나 새로운 증상을 경험하거나 이전 출혈이 있었던 경우에는 병변의 크기와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특히 병변이 뇌간에 위치하거나 5mm 이상의 병변이 있는 경우 더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 인식과 관리두통이나 의식장애, 발작, 복시, 마비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병원에 방문하여 검사를 시행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 가족들에 대한 검사가족력이 있으며 영상 검사에서 여러 부위에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경우 유전에 의한 발생인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 병변 발생률이나 중증도가 높아질 수 있으므로 가족들에게도 검사를 권유하는 것이 좋다.◇ 건강한 생활 습관혈압과 콜레스테롤, 혈당 등을 정상범위 내로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한다. 운동의 경우에도 반복적으로 뇌진탕을 유발할 수 있는 운동(권투, 미식축구 등)의 경우 주의를 요하며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피한다. 윌스기념병원(수원) 뇌혈관센터 이민형 원장

2024-08-22 08:29 윌스기념병원(수원) 뇌혈관센터 이민형 원장

[브릿지 칼럼] '8만호 대책'에 떠오르는 토지보상

㈜감정평가법인 머니플러스 대표이사 윤기호서울 아파트 값이 급등하자 지난 8월 8일 정부는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재건축·재개발촉진법을 제정해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속도를 빠르게 하고, 용적률과 임대주택 비율을 완화해 사업성을 높이기로 했다. 전세사기 여파로 고사 상태에 빠져 있는 빌라 등 비아파트 시장의 공급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서울의 신축빌라를 무제한 매입하기로 했다.무엇보다도 12년 만에 서울과 수도권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해제해 8만가구 규모의 주택용지를 공급하기로 했다. 그린벨트를 해제해 택지로 조성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개인의 사유토지 등을 수용하게 되는데, 이때 손실보상의 문제가 제기된다.손실보상의 대원칙은 헌법 제23조 제3항의 정당한 보상이다.일반적으로 토지보상법이라고 불리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은 보상대상과 보상절차, 보상기준 등에 대해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토지, 건축물 등 물건(건축물·입목·공작물 등), 잔여 건축물에 대한 손실, 광업권·어업권 등 권리, 영업(농업·축산)손실, 휴직·실직 근로자 임금손실 등도 보상 대상이며, 주거용 건물의 거주자에게는 주거이전비와 이사비 등도 지급된다.토지 등에 대한 보상금을 결정하기 위해 협의 절차를 거친 후 협의가 성립되지 않으면 재결 절차(수용재결, 이의재결)를 거치게 되고, 재결에 대하여도 만족하지 못하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즉, 최대 네 번의 감정평가를 거쳐 손실보상금이 결정된다. 협의 절차를 진행할 때, 사업시행자, 시·도지사, 토지소유자가 각각 추천한 3곳의 감정평가법인등(감정평가법인, 감정평가사사무소)에서 보상금을 산정한 후 산술평균치로 보상금을 결정한다.사업시행자는 토지소유자와 협의가 성립되지 않은 경우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재결을 신청하고, 관할 시·도 토지수용위원회는 2곳의 감정평가법인 등을 선정하여 감정평가를 진행한 후 보상금을 결정하는 재결을 실시하게 된다.수용재결에 불복하는 경우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이의재결을 신청하고, 중앙토지수용위원회도 역시 2곳의 감정평가법인 등을 선정하여 감정평가액을 산정한 후 보상금을 재결한다. 재결 절차(수용재결, 이의재결)에 불만이 있는 경우 마지막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다시 한번 감정평가를 진행하여 보상금액을 확정 짓게 된다. 일부에서는 보상금을 결정할 때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평가하여 토지를 저가에 수용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행법은 해당 공익사업으로 인한 개발이익은 배제하되, 시세를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대개의 경우 자신의 토지 등이 공익사업에 편입될 때 그 절차와 권리구제방법 등에 대해 생소할 것이나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일반적으로 사업시행자가 토지·물건 조사단계부터 협의·재결 절차가 진행될 때마다 토지소유자 등에게 연락하여 협조를 구하고 상황을 설명해준다. 다만, 토지소유자 등도 토지보상 절차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행사하는 성의는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감정평가법인 머니플러스 대표이사 윤기호

2024-08-21 14:12 ㈜감정평가법인 머니플러스 대표이사 윤기호

[명의칼럼] 피로는 간 때문? 부신 탓도 있어… 부신스트레스증후군의 대처법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의약품 광고의 영향 탓인지 피로 하면 ‘간’ 때문이라는 인식이 굳어져 있다. 하지만 부신으로 인한 문제도 배제할 수 없다.국내에서 흔히 ‘부신스트레스증후군’ 또는 ‘부신피로증후군’(Adrenal fatigue syndrom)으로 불리는 ‘부신피로’(Adrenal fatigue)는 질병명으로 정립되지는 않았지만 건강관리에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부신(副腎)은 좌, 우 신장 위쪽에 위치해 인체에 필요한 호르몬을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부신수질(안쪽)에서는 아드레날린, 부신피질(바깥쪽)에서는 부신피질호르몬(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분비해 인체의 대사 및 항상성 유지에 기여한다.부신피로는 부신부전(Adrenal insufficiency, 또는 부신기능부전)에 못 미치는 경미한 증상군을 의미한다. 부신부전은 주로 당질코르티코이드와 미네랄코르티코이드의 분비 능력이 감소된 상태로 만성피로, 쇠약감, 무력증, 오심, 구토, 식욕감소, 체중감소, 저혈압 등 심각한 증상을 유발해 호르몬 수치 검사 등을 통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부신피로는 증상이 경미하되 만성적인 어지럼증과 피로감을 호소한다. 환자는 괴롭고 원인은 막연한데 스트레스 또는 피로가 과도하게 누적돼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돼 ‘부신스트레스증후군’ 또는 ‘부신피로증후군’이라는 별칭이 붙었다.요컨대 부신피로는 부신기능이 과도한 스트레스나 누적된 피로로 인해 저하돼 관련 호르몬의 균형이 무너지고 신진대사와 감정에 기복이 심해지는 현상이다. 부신부전의 경미한 증상들 외에도 현기증, 체모 손실, 설탕이나 소금에 대한 갈구, 우울증, 불면증, 근육통, 관절통, 소화장애, 기억력 저하, 성욕 감퇴, 갑상선기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예를 들어 아드레날린이 적게 분비될 경우 가만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이 핑핑 도는 듯한 기분이 들거나 보행 시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이 느껴지게 된다. 또 당질코르티코이드의 분비가 감소하면 전형적인 부신부전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부신피로는 스트레스 유발 환경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행동으로 실천함으로써 치료가 시작된다. 충분한 휴식과 규칙적인 운동은 치료의 발판이 된다. 부신 기능을 저하시키는 가공식품이나 고탄수화물 식품, 일부 의약품 등을 지양하고 베리류나 레몬, 녹황색채소 등을 섭취하는 게 좋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신피로증후군은 만성피로증후군이나 벗아웃증후군처럼 쉽게 나아지지는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저하된 기력과 면역력을 회복하기 위해 인체가 요구하는 결핍된 영양소를 보충해주는 맞춤 수액요법과 함께 획기적 전기자극치료인 ‘엘큐어리젠요법’을 병행하는 게 추천된다.수액요법은 단지 영양소 보충에 그치지 않고 체내 노폐물 배출과 세포 대사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약해진 부신은 세포 내에 음전하가 매우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엘큐어리젠요법을 통해 음전하를 충전해주면 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신경 기능이 정상화되어 점진적인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면역 기능 향상과 세포 기능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치료로서 부작용 없이 증상을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해소하는 데 기여한다.부신스트레스증후군은 별명 그대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받게 되는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게 중요하다.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게 중요한 데 건강한 취미 생활을 만드는 게 가장 실천하기 쉬운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2024-08-20 15:17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명의칼럼] 여름철 아이들 배앓이 잦다면, 식습관 고쳐 소화기 튼튼하게

오보람 함소아한의원 용인동백점 원장에어컨 없이는 지내기 힘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더운 여름철에는 차가운 음식이나 음료를 자주 섭취하고 냉방기기를 오래 사용해 냉방병으로 인한 설사가 발생하기 쉽다. 특히 소화기 발달이 미숙한 아이들은 설사나 복통과 같은 소화기 증상이 생기기 쉽고 오래 가는 경우가 많다.한의학에서는 소아가 성인보다 열이 많은 것으로 본다. 더운 날씨에는 열을 쉽게 배출하기 위해 체표로 열이 몰리면서 땀을 많이 흘리고 이로 인해 찬 음식, 음료의 섭취가 잦아지며 소화기는 더욱 차가워지는 악순환이 생긴다. 이에 더해 오랜 시간 냉방기기에 노출되거나 배를 내놓고 자는 등의 습관은 찬 기운을 소화기에 머무르게 하여 위장 운동을 더디게 한다.평소보다 자주 복통을 호소하고 설사를 하는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며 만성화되기도 하는데 이 경우 한약 처방, 침이나 뜸 치료를 통해 소화기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여름에 자주 발생하는 만성 설사를 한의학에서는 ‘한설(寒泄)’이라고 한다. 한설은 차가운 기운이 장위(腸胃)를 침범하여 생기는 설사로 만성적인 설사에 해당한다. 복통과 설사가 잦은 아이는 찬 음식을 피하고 배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장위를 따뜻하게 하고 몸속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한약 처방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대표적인 처방으로는 위장 내 염증을 개선하고 소화를 촉진시켜주는 감초사심탕과 위령탕이 있다. 위령탕은 진피, 생각, 계피, 감초 등의 약재 처방으로 소화기 운동성을 높이고 소화기관에 정체된 수분을 배출시켜 억지로 설사를 막는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증상 완화를 도와준다. 한약 치료 외에도 경혈자극의 침과 열자극의 뜸 치료를 병행하면 좋다.소화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배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잘 때는 꼭 배를 가리고 자고 여름밤 더위로 인해 이불을 덮지 않더라도 가벼운 실내복으로 새벽 공기에 배가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설사가 있을 때는 유제품, 생과일이나 날 음식 등 찬 성질의 음식을 피하고 따뜻한 죽, 숭늉 등으로 속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무엇보다 평소에 소화기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철에 배앓이와 만성 설사가 잦은 아이들은 소화기 건강을 위해서 생활 습관을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습관은 규칙적인 식사로 불규칙한 식사 습관은 소화기의 피로를 유발하여 소화기 기운이 떨어지게 만든다. 저녁 식사 이후 자기 전 2시간 사이에는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오보람 함소아한의원 용인동백점 원장

2024-08-20 07:00 오보람 함소아한의원 용인동백점 원장

[브릿지 칼럼] 발상력의 5단계

김시래 부시기획 부사장,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카톡에 제자의 안부 문자가 떴다. 올 초 끄라비 여행 때 찍은 사진에 동남아 여행이 필요없을 것 같다고 몇 줄 적어 보냈다. 순간 변덕스런 날씨가 떠올랐던 것이다.끝도없이 물고뜯는 정쟁과 올림픽의 선전과 환호는 2024년의 공통된 여름이다. 하지만 막상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십인십색이다. 자신만의 상황이나 입장 때문이다.누구나 세상을 해석하는 자기만의 안경이 있다. 피타고라스에게 물었다면 뭐라고 대답했을까? 수학자답게 ‘직각처럼 반듯합니다’라고 했을거란다. 인터넷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다. 데카르트는 ‘잘 지냅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갈릴레이는 ‘잘 돌아갑니다’, 다윈은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비발디는 ‘계절에 따라 다르지요’, 애거서 크리스티는 ‘맞춰보세요’, 깐트는 ‘비판적인 질문이군요’라고 했을거란다. 발상력은 자신의 안경을 갈고 닦아서 빛을 내는 자신만의 시선이다. 이런 특별한 시선은 어떤 단계를 거치며 얻게 되는걸까?광고를 촬영하기 위해 뉴욕에 갔을 때다. 일행과 함께 ‘블루노트(Blue note)’라는 재즈 클럽에 들렀다. 무대위에선 백인 제자의 트럼펫과 흑인 스승의 피아노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무대의 피날레 공연으로 제자가 구경 온 스승의 팔을 이끌어 즉흥 협연(Jam)을 벌인 것이다. 당연히 악보는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오랫동안 쌓은 기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눈빛의 교감을 더해 연주를 이어나갔다. 정해진 틀에서 벗어난 연주는 무정형의 춤사위처럼 무대와 관객 사이를 자유자재로 날아다녔다.연주가 끝났을 때 땀방울로 얼룩진 얼굴에 만족의 미소가 교차했고 앙코르를 외치는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합의되지 않은 이런 연주 방식이 놀라운 완성도의 결과물을 내놓는 과정은 단계적이면서 동시에 연속적이다.연주내내 두 사람은 뜨거운 땀방울과 격정적 몸짓으로 근사한 공연을 선사하겠다는 무언의 에너지를 뿜어냈다. 연주를 주고 받다 다시 합치며 온 몸의 감각으로 호흡을 맞추며 서로를 조율했고 상대를 배려했다. 멜로디와 박자의 고저장단이 절정으로 치달으며 주제가 드러났고 말미에 이르며 드라마같은 기승전결의 스토리가 완성됐다. 스승과 제자는 마지막까지 겸손하고 세련된 매너로 관객의 열띤 호응을 유도했다.공연에서 보여준 그들의 유연한 발상과 태도는 숙달된 운전자의 자동차 드라이빙 같았다. 목적지까지 데려다 줄 연료와 엔진(열정), 시야를 확보해줄 유리창와 와이퍼(관찰), 방향타인 핸들과 헤드라이트(발상), 운전의 편의장치(구성), 동승자를 태울 문과 좌석(참여)이 그것이다. 퍼포먼스의 승부처는 관찰과 연상의 단계다. 대상을 과학자의 렌즈로 분석하고 예술가의 영감으로 해석하는 단계로 자기만의 안경을 작동시키는 순간이다.다시 돌아가보자. 여름이라고 했었던가? 개그맨 박명수의 여름은 ‘끝말잇기’다. 알다시피 그는 이행시 대가다. 끝말잇기에서 ‘여름’은 승부의 결정구다. 물론 ‘늠늠하다’는 변죽으로 웃음을 끌어올수도 있다겠지만. 가수 싸이의 여름은 ‘인생의 대박’이다. 그는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며 즐기는 야외 공연을 떠올렸다. ‘흠뻑쇼’는 이제 그의 전매특허가 됐다. 제 눈의 안경을 존중해라.김시래 부시기획 부사장,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2024-08-19 14:45 김시래 부시기획 부사장,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시장경제칼럼] AI 규제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

지인엽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요즘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 ‘핫’하다. AI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주목받으며 국내외 AI 관련 기업 주가가 연일 오르고 있고, 국가인공지능(AI)위원회가 대통령 직속기구로 출범할 정도로 정책적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AI가 단순히 경제적 가치를 가진 과학기술에 그치지 않고 우리 정치, 경제, 사법, 문화 등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잠재성 때문이다.AI가 전문가와 분야에 따라 달리 정의되고 있음에도 AI의 잠재성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 받는 것 같다. 문헌을 조사해보면 AI 기술의 기본 개념은 컴퓨터 시스템이 주어진 데이터에 기반하여 인간의 지능을 모방·응용함으로써 인간 활동에 기여하고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으로 이해된다.그런데 경제학자들은 이 개념이 포괄하지 못한 효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들은 AI의 속성과 발전 방향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언뜻 보기에 이는 경제학자들이 으레 하는 일 같지만 사실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불, 바퀴, 항해기술, 증기기관, 항생제, 전기, 냉장기술 같이 과거에 발생한 대부분의 기술 혁신은 계층을 막론하고 사회 후생을 증진시켰기 때문에 경제적 효과를 사후적으로 연구해도 큰 문제가 없었다. (물론, 경제학의 역사가 그리 길지 않아서 사후적으로 연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있다) 특정 계층에 대한 편향성이 작으면 사회 통합을 위협할 가능성도 미미하다. 따라서, 사전에 제도적으로 개입할 필요도 없었다.AI가 과거 기술혁신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편향성이다. AI는 잠재적으로 무한 편향적이다. 제도경제학 권위자인 MIT의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는 데이터 우위를 점하는 사람이 정보와 후생을 독점할 수 있고, AI가 구현한 자동화는 노동자의 숙련도에 따라 비대칭적인 생산성 효과를 일으킬 수 있으며, 심지어 AI는 여론형성 과정에 개입하여 민주주의를 흔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애쓰모글루는 AI 기술 발전을 무조건 독려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며, AI 발전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명확한 사전규제가 확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 수십 년간 자동화 기술과 디지털화 때문에 (고숙련 노동자의 생산성은 증가한 반면) 저숙련 노동자의 생산성과 임금이 떨어졌고, 인기영합주의 정치인들이 이를 기회주의적으로 선동하여 제도권에 진입하고 있는 현상을 보면 그의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AI 기술이 무분별하게 발전할 경우 자동화와 디지털화 이상의 사회적 폭발력을 발휘할 것이다.그럼 AI 규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효과적인 규범을 확립하기 위해서 AI를 집행하기 전에 면밀한 AI 영향 분석을 시행해야 한다. 노동자가 수행하는 업무는 범위의 경제를 띠는 경향이 있다. 한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학습효과 때문에 다른 업무의 생산성이 올라간다. 만약 AI로 인한 자동화로 노동자가 특정 업무에서 배제된다면 다른 업무의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AI 개발과 집행 비용까지 고려하면 총생산성은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또한 AI 발전 방향에 대한 세심한 정책적 유도가 필요하다. 단순 자동화에 과잉 투자가 생기지 않도록 감시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AI를 교육에 적용할 때 채점 자동화에 투자하기보다는 학생 단위 데이터를 이용하여 맞춤형 교육을 구현함으로써 대량교육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AI가 우리 기술의 미래라는 인식 자체를 부인하고 AI 발전을 막아서는 안 된다. 그러나 AI 기술이 회복 불가능한 시장 실패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위험에 대해 정책적 숙려 과정을 거쳐야 하고, 기계적으로 경쟁 시장구조를 조성하는 정책이 AI 기술을 효율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는 발상은 경계해야 한다.지인엽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2024-08-19 08:19 지인엽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브릿지 칼럼] 그린벨트 해제와 주택공급확대

김현수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서울시내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신혼부부들에게 저렴한 공공주택을 공급한다고 한다.“그린벨트를 해제한다고 서울 집값을 잡을 수 있나?”, “멀쩡한 그린벨트만 해제하고 수도권 집중은 더 심화될 것” 등 우려가 쏟아진다.때마다 터져 나오는 그린벨트 논쟁, 무엇이 정론인가 ? 그린벨트를 처음 도입하던 53년 전과 무엇이 달라졌는가?그린벨트는 1971년 도시화율 50%, 서울시 인구 500만, 경기도 인구 500만인 시절에 대도시의 무질서한 팽창을 억제하기 위해 지정됐다. 지금은 도시화율 92%, 서울 인구 940만, 경기도 인구 1450만, 동탄에서 수서까지 20분에 통근하는 시대다.대도시의 팽창억제라는 도입목적은 여전히 유효한가 ? 이대로 유지하는게 능사일까 ?그린벨트를 흔히 영국의 그린벨트 정책과 비교하는데, 영국은 토지의 이용결정 권한이 국가에 있고, 우리는 토지주의 권리행사 목소리가 드세다. 헌법재판소는 1998년 난개발 제한과 환경보존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개인 재산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그린벨트에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로부터 매수청구제도가 도입되었다.수도권은 전 세계에서 최장의 통근시간, 통근거리를 가진 도시로 유명하다. 통근거리와 시간을 줄이고 대중교통 중심의 대도시권관리를 해가는 것이 탄소중립도시의 방향이다. 흔히 그린벨트를 도시의 허파라 부르는데, 훼손된 평지를 개발하는 일은 이와 무관하다. 서울 외곽, 경부축을 따라서 판교, 광교, 동탄 같은 신도시가 이어지고, 이들로부터 방대한 통근 교통이 강남으로 이어지는데 그 가운데 그린벨트와 같은 빈 땅이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다.해제할 수 있는가?원래의 도입 취지 달성이 어렵고, 토지소유자의 민원이 드세다고 이를 전면적으로 해제하는 일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개발압력이 높은 대도시권에 이와 같은 자연환경을 오롯이 보전해 온 그간의 노력을 헛되이 되돌리지 말아야 한다.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공적인 용도’로,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단계적인 관리원칙’을 수립하여 해제, 이용, 관리해야 한다.수도권 그린벨트와 기반시설여건, 일자리의 분포, 미래의 공간구조변화를 통합적으로 계획,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자리와 주거를 통합, 분산시키는 다핵분산형 메가시티의 큰 그림 아래에서 그린벨트를 풀고, 부족한 주택공급이 이루어져야 한다.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해야 주택시장의 압력을 낮출 수 있다. 전국적 주택의 총수요, 총량 공급물량은 큰 의미가 없고, 수요가 강하고 고용과 소득이 집중한 지역에 주택을 공급해야 필요를 충족시키고 무엇보다도 통근거리를 줄일 수 있다.행정구역 중심의 균형발전지향형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새로운 산업, 성장산업, 혁신기업이 모이고, 기반시설이 양호한 곳에 주택을 공급해야 직주근접, 대중교통 중심의 탄소중립도시, 국가경쟁력 향상이 이루어진다.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로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 심화에 대한 우려가 되풀이된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왜곡된 쏠림을 가져오는 거품제도를 걷어내는 계기로 삼자.김현수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2024-08-18 13:31 김현수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브릿지 칼럼] 잃어버린 거위의 꿈

전영수 한양대국제대학원 교수거위가 나는 걸 본 적이 있는가? 적어도 한국에선 없을 듯하다. 오죽하면 날지 못하는 걸 전제한 ‘거위의 꿈’이란 노래까지 히트쳤을까. 그런데 실은 좀 다르다. 날아다니는 거위를 본 목격담이 많다. 찾아보니 결론도 비행가능이다. 먼 곳까지, 높은 곳까지 제한도 없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답은 ‘환경’에 있다. 가축화되면 날지 못해서다. 실제 캐나다 등의 원초적 본능에 충실한 야생거위는 확실히 새처럼 난단다. 새의 비행을 의심해 미안하나, 닭처럼 퇴화된 환경에선 걸어다닐 수밖에 없다. 안 날고, 못 나는 게 최적이니 비행포기는 퇴보보다 진화에 가깝다. 원래 새는 당연히 난다. 해서 ‘거위의 꿈’은 오해이자 착각이다. 거위를 청년으로, 환경을 한국으로 바꿔보자. 구구절절 설명은 불필요하다. 2024년 꿈조차 사치인 한국청년의 퇴화현실과 일치한다. 0.72명(2023년 잠정치 출산율)이 증거다. 꿈꾸지 않아도 날아야 거위이듯, 큰 노력 없이도 당연한 인생경로를 연기·포기한 결과다. 꿈은 미래·희망이다. 청년에겐 당연한 본능욕구다. 몸과 말 모두 앞날을 향할 때 사회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한다. 한국은 아닌듯하다. 비행을 망각한 거위처럼 미래를 상실한 청년이 흘러넘친다. ‘미래편익=현재고통’을 교환한 본능사수의 청년은 드물다. 그래서 연애·결혼·출산의 당연한(?) 길을 의심하고 회피한다.이로써 한국청년의 기본값(Default)은 수정된다. 상식파괴를 흡수한 새로운 행동기준이 광범위하게 채택된다. 사라진 ‘거위의 꿈’처럼 달라진 ‘청년의 길’이 신질서로 완성된다. 미래를 배려하지 않는 현실중시가 MZ세대의 피봇전략이 된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시대변화에 올라탄 최적화된 생존기술과 같다. 0.72명이 아쉬운 건 기성세대다. 떠받들고 봉양해줄 뒷배상실을 뜻해서다. 사라진 꿈은 분명한 끝으로 되돌아온다. 청년의 미래실종은 사회의 절멸경고를 뜻한다. 미래를 잃으면 현재도 덧없다.청년에 집중할 때다. 정확히는 청년의 공간과 시간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게 먼저다. 염세적일 수밖에 없는 현실청년에 주목할 때 기필코 그들이 심화시킬 소멸미래의 방어묘책도 찾아낼 수 있다. 거위가 나는 게 꿈일 수는 없다. 당연함을 되찾는 정상회귀다. 청년의 본능·욕망이 감춰지고 사라지는 것도 정상·표준일 수 없다. 잃었던 미래를 되찾아줄 어른이 절실하다. 청년절망이 잘못됐음을 탓하고 구해줄 선생(先生)이 요구된다. 너무나 자연스런 미래편익과 현재고통의 교환가치가 공유되고 확산되는 게 바람직하다. 비정상·불균형의 미래포기·희망상실은 청년본능과 맞지 않다. 자연과학이 검증한 거위의 날갯짓과 사회과학이 완성한 청년의 꿈꾸기는 타협불가의 절대가치다.꿈의 실종은 이쯤에서 멈추는 게 좋다. 예외가 정상을 꿰차며 주인노릇을 하도록 방치해선 곤란하다. 0.72명의 비명소리에 주목할 때다. 놓치면 꿈을 잃은 청년의 자포자기는 날선 칼날의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청년=미래’다. 깨지면 모두가 아프다. 거위는 원래 날았다. 왜 날지 않는지 반추해볼 때다.전영수 한양대국제대학원 교수

2024-08-15 13:38 전영수 한양대국제대학원 교수

[명의칼럼] 심상치 않은 코로나19 재유행… 에어컨 사용해도 환기는 필수

류혜승 인천힘찬종합병원 호흡기내과 과장최근 코로나19의 재확산세가 무섭다. 재유행 조짐을 보이며 자가 진단키트의 판매량이 급증, 판매 가격도 4배 이상 뛰었다고 한다.비교적 증상이 심각한 입원 환자도 계속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7월 2주차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148명이었는데 8월 1주차에는 861명으로 약 5.8배 증가했다. 바이러스 검출률도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코로나19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비말에 의해 전파된다. 37.5도 이상의 발열과 기침, 오한, 근육통, 두통, 인후통, 호흡곤란, 후각과 미각 소실 등이 있으며 증상에 따라 피로, 식욕감소, 가래, 소화기 증상, 혼돈, 어지러움, 콧물, 코막힘, 객혈, 흉통, 결막염, 피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보통 1~14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 시기에 바이러스의 양이 많아 쉽게 전파된다.문제는 여름 감기 환자와 냉방병 환자, 코로나19 환자가 동시다발로 발생하고 있어 다른 호흡기 질환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증상은 감기와 유사하지만 고열, 인후통, 기침, 콧물을 동반하며 잘 호전되지 않고 고령자와 고위험군은 증상이 오래가고 더 나빠지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냉방병은 전신의 피곤함을 느끼며 일반 감기는 72시간 내 증상이 호전된다.최근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오미크론 하위 변위인 KP.3 변이다. 지난 2월 미국에서 첫 검출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전파됐으며 면역 회피 능력이 뛰어나 전파 속도가 빠르고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에게는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고령층 등 취약층의 경우 마지막 접종 후 1년 이내 백신을 다시 맞기를 권고하고 있다. 강력한 방역 조치는 완화되고 독감처럼 관리하는 엔데믹으로 전환되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기에 여전히 새로운 변이가 출연하고 있는 만큼 개인적으로 철저한 위생관리와 예방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요즘 같은 휴가철에는 이동 인구가 늘고 사람 간 접촉이 증가해 호흡기 감염병의 위험이 더 커진다. 만약 외출 후 기침, 발열 등 증상이 있을 경우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적절한 처방을 받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극심한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장시간 에어컨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내 환기가 부족하면 감염에 노출되기 쉽다. 따라서 에어컨 사용 시 2시간마다 10분 이상 환기해 줄 필요가 있고 바람의 세기는 약하게 하고 몸에 직접 쐬지 않는 것이 좋다. 면역력이 약한 소아와 고령층, 면역 질환이나 만성질환이 있는 이들은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자주 손을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류혜승 인천힘찬종합병원 호흡기내과 과장

2024-08-13 07:00 류혜승 인천힘찬종합병원 호흡기내과 과장

[브릿지 칼럼] 파리 올림픽 빛낸 스포츠 마케팅

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2024 파리 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올림픽에서 144명의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투지와 잇따른 메달 소식은 밤낮없는 지독한 찜통더위로 지쳐있던 국민들에게 큰 위로를 주었다. 206개국 1만여명의 선수가 참가한 파리 올림픽은 사상 최초로 야외 센강에서 개막식을 가졌으며 노트르담 대성당, 루브르 박물관, 앵발리드, 에펠탑, 베르사이유 궁전 등 아름다운 파리 명소 곳곳에서 행사와 경기가 치러져 눈도 즐거웠다. 또한 사상 처음 남녀 선수 출전 비율 50%, 128년 올림픽 역사상 첫번째 탄소중립(탄소배출량0) 대회 등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경기 소식과 함께 전해지는 도시의 풍광은 파리의 낭만을 꿈꾸게 하기에 충분했다.메달을 차지하기 위한 선수들 노력만큼이나 뒤에서 펼쳐지는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도 치열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최상위 후원사 15개사 중 유일한 한국 기업인 삼성은 무선통신 분야 공식 후원사다. 삼성전자는 이번 파리 올림픽 참가 선수들에게 약 1만7000대의 올림픽 에디션 휴대폰을 지급, 시상대 셀피로 홍보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과 은메달을 차지한 북한 선수들이 시상대에서 다정히 셀피를 찍는 모습은 감동이었다. 셀피 문화를 즐기는 MZ세대 선수들에게 적중한 스포츠 마케팅의 성공사례다.프랑스 기업 최대 후원사로 참여한 루이 비통·모엣 헤네시(LVMH)도 이번 올림픽에 수천억원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진다. LVMH는 루이비통, 디올, 펜디, 지방시, 티파니 등 무려 75개의 명품 브랜드를 갖고 있으며 각 브랜드들이 올림픽 기간 내내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쳤다. 남성패션 브랜드 벨루티는 프랑스 국가대표 선수단의 단복을 디자인했으며 주류 브랜드인 모엣헤네시는 수많은 환대행사에 주류를 제공했다. 주얼리 브랜드 쇼메는 올림픽 메달을 디자인했다.이 명품 기업은 예술사랑으로도 유명하다. 루이비통은 제프 쿤스, 다카시 무라카미, 쿠사마 야요이 등 미술가들과 협업하며 제품과 이벤트에 예술적 가치를 더하고 있다. 2014년에는 파리 블론느 지역에 루이비통 미술관을 개관했는데 13년간 1300억원을 들이며 공을 들였다. 세계적인 명성의 건축가 프랑크 게리가 설계한 작품으로 마치 바다를 항해하는 거대한 유리 돛단배를 연상시키는데 연중 실험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이밖에 샴페인 브랜드 돔 페리뇽과 와인 브랜드들은 라벨에 미술작가의 에디션을 추가하는 등 예술가와 협업해오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와 예술은 아름다움과 가치라는 부분에서 공통분모를 갖는다.기업들이 올림픽 등의 글로벌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후원금 이상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후원이 고객과 판매를 위한 마케팅 활동이냐 사회 공동체를 위한 후원이냐를 따지는 것은 중요치 않다. 올림픽이 순수 스포츠정신에서 벗어나 지나치게 상업화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의 후원이 있었기에 축제가 더 풍성해지고 화려했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멋진 모습 보여준 우리 선수단과 함께 규모는 다르지만 스포츠 정신과 예술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는 후원 기업들에게도 박수를 보낸다.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

2024-08-12 14:04 주순이 한국메세나협회 경영기획팀장·경영학 박사

[시장경제칼럼] 정책당국의 메타인지 능력이 절실하다

이진영 강원대학교 경제정보통계학부 부교수최근 사교육 시장에서 유행하고 있는 단어가 있다. 바로 ‘메타인지’이다. 메타인지가 높아야 공부를 잘한다는 사교육 전문가의 말에 메타인지 학습법을 다룬 동영상이 인기를 끌고, 메타인지 단어가 들어간 책과 학용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플라벨(Flavell)이 내린 정의에 따르면 메타인지란 인지과정에 대한 인지 능력이다. 풀어서 이야기하면 메타인지란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능력이다. 초·중·고등학생들을 위한 사교육 시장이 워낙 크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메타인지는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능력이라고 인식되어 왔다. 메타인지가 뛰어날수록 문제 해결 능력이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때 ‘문제’를 ‘시험문제’로 좁게 해석하여 홍보한 결과이다. 그러나 사실 메타인지는 살면서 부딪히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이를 통해 성장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능력이다. 스스로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바탕으로 본인의 한계를 이해하고, 이 한계를 극복해야만 성장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메타인지 능력은 성장을 이루려는 국가에게도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국가의 성장 및 발전 여부는 시행하고 있는 정책에 대해 평가하고 문제점을 보완하여 더 나은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능력, 한 마디로 정책당국의 메타인지 능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최근 정부가 제시했던 정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현 정부의 메타인지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 7월 초 정부가 ‘요일제 공휴일’ 제도의 도입을 검토한다는 취지의 보도가 나왔다. 요일제 공휴일 제도는 법정 공휴일을 ‘몇 월 몇 번째 무슨 요일’로 지정하여 운영하는 제도이다. 법정 공휴일을 월요일이나 금요일로 지정하게 되면 주말과 공휴일이 연달아 있게 되어 연휴가 길어지는 효과가 있다.이로 인해 여행과 소비가 늘어나 내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도입을 검토하는 근거이다. 그러나 길어진 연휴가 내수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긴 연휴기간은 통상 국내여행보다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더 크게 증가하는 때이기 때문이다. 일본 등 거리상 가까운 주변국의 화폐 가치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요일제 공휴일 제도가 도입된다면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하여 정부가 기대하는 내수 진작의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현 정부에서 추진하려는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 역시 정부의 메타인지 부족을 여실히 드러낸다. 정부는 현행 주 52시간 근무제를 최대 주 69시간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였는데, 현행 주 단위로 관리되는 연장근로의 단위를 월, 분기, 반기, 연 등으로 다양화하여 일이 많을 땐 근로시간을 늘리고 일이 적을 땐 근로시간을 줄여 휴식을 취하자는 의도였다.그러나 주 최대 69시간 근무제는 정부가 의도하지 않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저출산 현상의 심화가 그것이다. 근로자의 평균근로시간과 출산율은 부(-)의 관계, 즉 반대로 움직인다고 알려져 있다. 2023년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국가소멸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현 상황에서 근로자의 평균근로시간을 늘릴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하면 출산율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은 출산율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내수 진작을 위한 요일제 공휴일 제도, 효율적 노동시장을 위한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 등 정부가 시행하려는 정책의 의도는 분명하다. 그러나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정책 수단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수단을 사용할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정부는 지금보다 더 면밀히 따져보고 분석해야 한다. 요일제 공휴일 제도가 과연 내수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인지, 근로시간 최대 주 69시간 제도가 정부의 다른 정책 목표와 상충되지 않는지 등에 대해 정부는 다시 한 번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아무리 좋은 의도가 있는 제도라 할지라도 예상치 못 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음에 정부는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1960년대 말 운전자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미국에서 도입한 안전띠 착용 의무화 규제를 예로 들어보자. 이 규제의 시행 후 실제로 미국의 운전자 사망률은 줄었으나, 의외의 부작용이 발생하였다.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안전하다고 느낀 운전자들이 예전보다 부주의하게 운전하여 결과적으로 사고율과 보행자 사망률이 증가한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어떤 새로운 제도의 도입을 검토할 때 제도의 시행이 유발할 수 있는 부작용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도록 보다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정부의 메타인지는 정책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시행하려는 정책 수단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정부 스스로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메타인지는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경제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정부에게도 필요한 능력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이진영 강원대학교 경제정보통계학부 부교수

2024-08-12 08:22 이진영 강원대학교 경제정보통계학부 부교수

[브릿지 칼럼] 불안해서 죽어라 내빼는 사람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철인 3종 경기를 치르듯 살아온 여자가 10년 만에 초주검이 되어 나타났다. 이보다 열심히 살아온 사람이 있을까 싶을 만큼 팍팍한 사회현실을 잘 견뎌내며 자신의 커리어를 하나하나 쌓아가던 사람이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자다가 ‘꼴까닥’하면 딱 좋겠단다. 결혼해서 애 키우기도, 나이 드신 부모 부양도, 직장 승진시험 준비도 다 ‘잘 할 수는 있지만’ 부담스럽고 힘들게 느껴지고 사는 일 자체가 그만두고 싶을 만큼 너무 버겁단다. 단정하고 예의 바른 태도와 배려심 있고 성실한 모습은 예전 그대로인데 정작 마음이 다 무너져내린 것이다. 부모의 노후 책임도 그를 두렵게 만드는 일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의 부모는 성실하게 경제활동을 하는 중이었다. 아직 건강한 편이며 거주할 집과 연금도 갖추고 있었다. 이런 사실을 딸은 들여다보지 못했고 알려 하지도 않았다. 그냥 자신이 보살펴야 한다는 생각에만 집중해 혼자 막중한 책임감에 끙끙 앓고 있었다.그는 늘 세상이 자신에게 완벽하고도 무한한 책임을 요구한다고 인지했고 그 끝없는 요구들로 힘겨워했다. 주어진 일에 항상 최선을 다해 좋은 성과를 이뤘지만 정작 자신은 쉬지 못했다. 쉬게 되면 곧바로 불안해졌고 우울감을 느꼈다.이런 불편감을 감당하려 스스로를 가만 두질 않았다. 불안감에 휘둘리지 않으려 끊임없이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수행속도를 높였고 달성해야 할 과업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갔다. 그렇게 불안할 틈을 갖지 않으려 했지만 정해놓은 목표를 이루고 좀 쉴 틈이 생기면 다시금 더 심한 불안이 올라오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그는 계속 소진돼갔다. 사회적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면에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이나 대상을 인식하면서 두려움을 피해 달아나는 내면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처럼 성공적인 회피를 위해 자신을 혹사하며 사는 것이다. 자신의 불안과 걱정이 얼마나 주관적이고 막연한지 알지 못한 채 세상이 자신을 힘들게 한다고 여긴다. 그 역시 구체적인 상황들을 하나씩 들여다보자 자신의 불안이 근거 없이 과도했음을 알아차리며 비로소 마음이 가벼워지고 안심이 됐다.불안하기 싫어서 열심히 일하는 것도 괜찮다. 안전한 세팅을 구축하는 것도 나름 좋은 방법이다. 불안은 내 맘대로 어찌하기에는 꽤 끈질긴 감정이다. 누구나 조금씩은 지니고 있으니 이를 잘 관리하는 일이 필요하다.다만 이런 감정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길 기대하며 달아나는 것은 역효과가 크다. 그러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만 키울 뿐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불안을 적당히 수용하며 압도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게 낫다. 불안을 견딜 수 있도록 마음의 근육을 단련시키고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들은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며 극복해내는 것이 마음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이다.불안은 우리가 속기 쉬운, 실체가 없는 감정이다. 꼼짝없이 당하지 않으려면 도망치지 말아야 한다. 무서워도 똑바로 힘주고 서서 두려움의 실체가 뭔지 들여다봐야 한다. 내 안의 두려움을 확인하지 않은 채 불안해서 끊임없이 내뺀다면 두려움은 계속 커질 뿐이다. 정말 불안해할 만한 일인지 살펴보고 이를 어떻게 다루고 대처할 것인지를 탐색하는 것은 어렵긴 해도 스스로의 선택이 가능하다. 반대로 불안에만 빠져 있다면 그 역시 무의식적이어도 자신의 선택이다.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

2024-08-11 14:07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

[브릿지 칼럼] 부동산정책, 투기억제로 전환돼야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하락세를 이어가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시적 반등이라는 주장과 추세적 상승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그동안 시장침체로 주택공급이 많이 위축됐다는 점과 고금리 영향으로 매매보다는 전세로 눌러 앉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세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점은 또 다른 불안요인이다. 더불어 윤석열 정부 집권이후 경기부양을 위한 규제완화 정책이 너무 조급하게 추진된 것도 투기를 부추긴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먼저, 윤석열 정부는 규제지역을 너무 조급하게 일시적으로 풀었다. 지난 2023년 1·3 대책에서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의 부동산 규제지역을 해제했다.조정대상지역,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등 문재인 정부 5년간 투기를 잡기위해 지정해 놓은 규제지역을 단기간에 해제함으로써 정책의 일관성을 훼손했다. 규제지역 해제는 시장상황을 봐가며 단계적으로 풀어도 되는데 너무 조급하게 일시적으로 해제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다음으로 전매제한 기간완화와 실거주 의무 같은 청약규제도 풀었다. 정부는 수도권에서 청약을 받을 경우 최대 10년인 전매제한 기간은 3년으로, 비수도권은 최대 4년에서 1년으로 완화하였다.이에 따라 수도권의 경우 공공택지 및 규제지역은 3년, 서울 전역이 포함되는 과밀억제권역은 1년, 그 외 지역은 6개월로 전매제한 기간이 완화됐다. 또한 수도권 재건축의 경우 전매제한이 8년에서 1년으로 줄어들었고, 2년 실거주 의무도 사라지게 됐다. 이처럼 전매제한과 실거주 의무에 대한 규제완화는 정부 스스로가 정책의 신뢰성을 무너트리고, 투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그리고 금융관련 규제도 완화하면서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 규제지역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지를 완화해 주택담보비율 30%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또한 신규로 도입한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제한이 없고, 4%대의 고정금리로 상환기간을 10~50년까지 설정할 수 있으며, 무주택자와 1주택자가 지원대상이며, 일시적 2주택자는 2년 이내 기존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을 30%까지 허용한 것이나, 특례보금자리론 제도를 신설해 소득제한을 없애고, 일시적 2주택자는 2년 이내 기존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신청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투기를 조장하는 행위이다.경기부양을 위한 규제완화는 무주택자 중심의 실수요자들을 위해 규제를 풀면서 점진적으로 확대해 가야 한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너무 단기간에 조급하게 획일적으로 규제를 풀면서 다주택자들이 투기를 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과거를 뒤돌아 보건데 경기부양을 위한 규제완화 뒤에는 반드시 투기가 만연해 전세시장이 불안해 지고, 주택가격이 급등하는 등 사회문제로 비화됐다. 경기부양을 위한 규제완화는 양날의 칼과 같다. 경기부양을 위한 규제완화의 빈틈을 노리고 있는 투기꾼들이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투기를 부추기는 부동산 정책들을 바로 잡아야 한다.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2024-08-08 14:02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명의칼럼] 맨발 걷기, 양말 없이 슬리퍼 신기 안돼요…여름철 당뇨발 관리법

윌스기념병원(수원) 관절센터 김동욱 원장여름은 당뇨가 있는 사람들이 특히나 조심해야 하는 계절이다. 여름은 고온 다습한 날씨로 깊은 수면이 어려워 면역력이 저하되고, 갈증으로 음료나 당도 높은 과일 등을 많이 먹게 되어 혈당 관리가 어렵고 장마, 더위, 태풍 등으로 매일 운동하기도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더위와 잦은 비로 발에 땀이 차거나 습해지기 때문에 슬리퍼나 장화 등을 찾게 되는데 당뇨발 환자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발에 생길 수 있는 당뇨발(당뇨병성 족부질환)은 발의 변형이나 굳은살, 피부 및 발톱의 변화, 발의 궤양, 감염, 혈관질환 등을 통칭한다. 당뇨병이 오래 지속될 경우 당 조절 문제뿐 아니라 신경, 혈관, 면역 등에 영향을 주게 되어 손발의 감각이 둔해지며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고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게 된다.감각이 둔해져 있는 발에 작은 상처 같은 것이 발생해도 인지하지 못하게 되며, 혈액순환 또한 떨어져 한번 발생한 상처가 잘 아물지 않고, 면역기능이 떨어져 감염에 취약하게 되어 결국 작은 상처가 결국 궤양, 괴사, 감염으로 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당뇨가 오래된 환자들은 당뇨발의 예방과 발생했을 경우 관리 및 조기치료의 중요성을 숙지해야 한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맨발 걷기’는 발바닥이 노출되기 때문에 상처가 발생하기 쉽고 또한 어디를 걷느냐에 따라 세균감염의 위험도 높기에 반드시 피해야 한다.또 덥다며 발을 드러내는 샌들이나 슬리퍼 착용을 피하고, 장마철 자주 신는 장화 역시 통풍이 잘되지 않고 발을 압박할 수 있기 때문에 멀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여름에 잘 생기는 발가락 사이의 습진이나 무좀이 짓무르면서 당뇨발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발이 저리듯 아프거나 찌릿하면서 저리거나, 따끔거리는 통증이 있다면 당뇨신경병증의 초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내 발의 감각이 괜찮은지 만지면서 자주 확인하는 것이 좋다.발에 상처가 났을 경우 소독 후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데, 상처 주변 피부가 붉게 열이 나면서 부어오른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병원에서는 궤양의 치료를 위해 변연절제술이나 혈액순환이 잘 안되는 경우 혈류를 개선하는 등의 시술을 한다.당뇨가 있다면 매일 발을 꼼꼼하게 관찰하는 습관을 지니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항상 발을 청결하게 씻고 잘 말려야 한다. 발톱은 너무 짧지 않게 일자로 자르도록 한다. 감각이 없는 발을 보호하기 위해 조이지 않으면서 두툼한 양말을 신고, 신발은 편하면서도 넉넉한 크기를 선택한다. 만일 굳은살이나 물집이 생겼다면 직접 손대지 말고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안전하다. 윌스기념병원(수원) 관절센터 김동욱 원장

2024-08-07 16:13 윌스기념병원(수원) 관절센터 김동욱 원장

[브릿지 칼럼] 전기차 충전시설 강제하지 말아야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전기차의 위험성은 크다. 최근 청라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재민을 위한 임시대피소까지 마련되었다. 재산상의 피해도 엄청나지만 주민의 안전을 위협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일깨운다.화재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배터리의 결함이나 손상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전기차 사고의 대부분이 배터리로 인한 것임을 고려할 때 전기차의 한계가 또 다시 드러난 셈이다.전기차가 위험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주차를 금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미 생산 및 판매를 허용한 이상 주차를 막을 수 없다. 다만 전기차를 위한 주차 공간을 설정하려고 할 때는 지하가 아닌 개방된 공간, 사람의 이동이 적은 공간에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하 주차장은 비상계단과 엘리베이터를 통해 주거공간에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충전 과정에서도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전기차 충전시설을 지하주차장에 설치하는 것은 금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민의 주거공간이 위험에 노출되도록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사고가 자칫 인명피해로 연결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정부는 내년부터 아파트의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잘못된 정책이다. 특히 아파트처럼 공동주택의 경우에 충전 시설은 주민의 주거 공간 밖에 설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유소가 주거 공간 내부에 있지 않고 외부에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반면 개인 주택의 경우에는 자신의 안전을 고려하여 주차 및 충전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지하공간에 전기차를 주차하는 것의 위험성이 드러난 상황에서 충전시설 지하 설치 강제는 그 위험성을 높인다. 더구나 출입문 근처에 충전시설과 주차공간이 배치될 경우 인명피해의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아파트에 충전시설 설치를 강제하면 주민의 재산상 피해도 발생한다. 주차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충전시설로 인해 그만큼 주차공간이 줄어든다. 주거공간에 주유시설을 강제하지 않는 것처럼 충전시설을 강제할 이유가 없다.더구나 충전시설 설치비용을 정부가 세금을 통해 지원하는 것은 국민의 부담을 늘린다.주유소 설치에 국민의 세금을 지원하지 않는 것처럼 충전시설 설치비를 정부가 지원할 이유가 없다.안전규제를 강화한다고 해서 전기차의 위험도가 낮아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현재 전기차에 대한 안전 규제가 허술한 것은 분명하지만, 규제를 강화한다고 해서 배터리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 한계가 하루아침에 개선되지는 않는다. 혁신이 필요한 분야인 것은 분명하다.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의무화 정책은 폐기되어야 한다.이와 함께 정부는 안전성과 효율성 모두 떨어지는 전기차를 국민에게 강요하는 정책들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 구입과 보유 그리고 충전시설과 충전비용 까지 정부가 보조금과 규제를 통해 지원하는 정책들을 모두 재고하기 바란다.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2024-08-07 13:53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명의칼럼] 한여름 앓기 쉬운 불편증상, 휴가 후유증에 대한 현명한 대처법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한낮에는 35도, 심야에도 27도에 달하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고온에 습도까지 높아 불면증, 냉방병, 소화장애, 식욕부진, 우울증(스트레스)에 시달리기 쉬운 요즘이다. 여름휴가를 다녀왔든 그렇지 않든 더 건강하고 쾌적한 여름나기를 위해 신경써야 한다. 열대야는 불면증을 초래하기 쉽다. 우울증은 주로 낮 시간이 짧아지는 늦가을부터 겨울에 걸쳐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니다. 폭염으로 인해 체온조절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스트레스호르몬(아드레날린, 당질코르티코이드 등)이 증가하고 정서적인 불안감과 우울증이 증가될 수 있다. 높은 습도와 강렬한 햇볕은 이를 부추기는 방아쇠가 된다.겨울과 여름의 계절성우울증(Seasonal Affective Disorder, SAD, 또는 계절성 정서장애/정동장애)는 슬픈 기분과 즐거움 감소를 공통점으로 하지만 겨울 우울증은 늦잠을 자고 과식하며 기운이 없는 경향이 있는 반면 여름 우울증은 식욕도 적고 괴로움과 자살충동을 더 많이 느끼는 경향이 있다고 1984년 미국 조지타운대의 정신과 전문의 노먼 로젠탈 박사는 고찰한 바 있다.일부 가정은 물론 사무실이나 공공장소, 대중교통에서 과도하게 에어컨을 가동해 냉방병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오한, 발열 등을 포함한 감기 증상이 나타나나 고생하게 된다.여름철에는 음식물이 쉽게 상하는데다가 찬 음식을 즐겨먹다가 배탈, 설사가 나기 쉽다. 배가 차가워지면서 복부팽만, 장염에 걸리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스트레스와 피로, 여름철 야외생활로 인한 알레르기원(꽃가루 등) 접촉, 앞서 언급한 다양한 이유로 입맛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진다.여름휴가 뒤에는 스포츠·레저·장기여행 등으로 근육통 또는 누적된 피로로 인한 근무력증을 겪는 경우도 많다. 이런 여름철 건강상태 또는 휴가 후유증 극복을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과 함께 신진대사를 촉진해 면역력을 높여나가면서 피로회복을 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여름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가볍게 운동하는 것을 권한다. 폭염 시간을 피하고, 가급적이면 냉방장치가 가동되는 실내에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근육통 예방을 위해 과격한 동작이나 장시간의 부동자세를 피해야 한다. 적절한 운동은 체온조절 능력을 높이고, 신진대사를 촉진해 피로회복에 기여한다.에어컨을 적절히 사용할 것을 권한다. 조선시대에 지금과 같은 에어컨이 있었다면 죽을 뻔한 많은 고위험 환자를 살려낼 수 있었을 것이다. 적정한 가동 온도와 바람의 세기, 사용하는 시간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복숭아, 자두, 수박, 참외, 포도, 토마토, 레몬, 망고, 파인애플 등 제철과일과 열대과일을 통해 비타민C 등 항산화효소와 섬유질을 보충하고 식욕을 되살리도록 한다.신진대사가 떨어지는 것은 세포내 음전하가 부족해진 데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여름철 우울증, 불면증, 무기력증에서는 뇌내 신경세포의 전기전도 저하와 신경전달물질의 기능 감소가 관찰된다.이를 타개하려면 세포 안에 음전하를 직접적으로 충전하는 최신 전기자극치료인 ‘엘큐어리젠요법’이 효과적이다. 이 치료는 세포를 자극해 체내 에너지원인 ATP 생산을 늘리고, 손상된 세포를 재생해 자가치유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모세혈관 순환을 촉진해 건강체질로 만들어주는 데 기여한다.야외활동으로 생긴 근육통을 완화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소염진통제나 근육이완제에 의존한다. 소염진통제는 위나 간에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장기간 복용하면 약물에 대한 의존성이 생겨 점차 효과가 떨어지고 더 많은 양을 투여해야 이전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근육이완제의 경우 졸음이나 어지럼증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운전이나 기계 조작 등 위험을 동반한 작업은 피해야 한다.근육통에도 전기자극치료가 효과적이다. 피부 아래 깊숙이 통증 부위로 전류를 흘려보내면 피로가 누적된 근육세포가 자극을 받아 리뉴얼을 진행하게 되고, 근육에 끼인 노폐물이 녹아나와 소변을 통해 배출되면서 점차 피로와 통증이 해소되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아울러 맞춤형 수액요법으로 비타민, 아미노산, 미네랄 등을 보충하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2024-08-06 09:09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시장경제칼럼] K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전략

최근 지난 몇 년 동안 온라인플랫폼 시장과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구체적으로 이에 대한 경쟁법적 논의의 초점은 ‘새로운 규제 틀(regulatory framework) 마련’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에 변화를 준 계기는 미국의 ’온라인플랫폼 반독점 패키지법안’ 폐기에서 비롯되었다. 유럽의 DSA와 DMA 못지않게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위 규제 법안은 2023년 1월 3일 상원에서 폐기되었고 이로 인해 향후 빅테크 기업에 대한 경쟁법적 규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지적들이 제기되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①유럽의 동 규제법에서 포함하지 못한 생성형 인공지능과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의 급변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을 위하여 ②플랫폼 기업의 경쟁력제고 및 자국 플랫폼 기업의 패권 유지 및 강화를 위하여 법안을 폐기한 것으로 파악된다.더불어, 2023년 4월 25일 EU는 DSA의 대표적 규제 대상인 19개의 대형 온라인 플랫폼을 발표했고, 이로 인해 19개의 기업은 2023.09.01.까지 DSA가 요구하는 규정을 따라야 하며, 위반할 경우 글로벌 매출의 6%에 해당하는 막대한 벌금까지 부과 받을 수 있고 일시적으로 서비스가 금지될 수도 있다.이처럼 EU는 온라인플랫폼 규제에 있어 매우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특히 온라인플랫폼을 통한 혐오발언이나 허위정보의 확산 등 부작용 방지를 강조하고 있다 . 중요한 것은 위 규제대상에 국내기업은 단 한 개도 포함되지 못했다(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다시 말해서 거대 플랫폼기업에 해당하고, 위협적이며, 시장에 반경쟁적이어서 소비자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모니터링 대상으로서 국내 기업이 시행법의 범위에 해당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한편 국내에서도 온라인 플랫폼과 관련된 규제 법안들을 제정 추진 이후 4-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그동안 ‘챗지피티(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등장하여 전 세계를 뒤흔들었으며 세계 초대 SNS기업인 ’페이스북’이 가상현실(VR)분야로 영역 확장을 위해 ‘메타’로 사명을 변경하기도 하였다.흥미로운 것은 유럽의 DSA와 DMA가 통과되어 시행이 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생성형 AI는 규제대상으로 포함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를 포함하기 위해서는 향후 또 몇 년의 시간이 걸릴지 것이다. 물론 얼마 전 유럽의 인공지능법안이 통과되었지만 동법은 위에서 설명한 DSA.DMA와는 다른 성격과 내용이므로 추이를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실제로 최근 국내의 온라인플랫폼에 대한 규제의 판도도 변화하였다. 카카오톡 데이터센터 화재, 쿠팡의 알고리즘 조작의혹 혐의,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등을 계기로, 소비자피해 및 불공정거래행위 규제를 넘어 독과점 문제 및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 대한 경쟁법적 고려가 부각되면서 기존 플랫폼 기업의 ’자율규제’를 내세우던 분위기에서 ‘법적규제’로의 전환이 기정사실화 되었다.정부는 새로운 ’온라인플랫폼 법안(온플법)’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동시에 공정거래위원회도 흐름에 맞추어 소위 대형 플랫폼이라 불리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독과점 규제법을 만들고자 추진 중이다.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온라인플랫폼진흥법(안)을 만들고자 발표하면서 이와 유사한 목적과 명칭의 일본의 상황을 살펴보니, 일본은 ‘특정플랫폼공정화법’ 또한 온라인플랫폼을 ‘디지털 플랫폼(デジタルプラットフォ?ム)’과 ’특정 디지털 플랫폼(特定デジタルプラットフォ?ム)’으로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다.물건 판매 종합 온라인 쇼핑몰 운영 사업자로는 ‘아마존 재팬’, ’라쿠텐 시장’, ‘Yahoo! 쇼핑’을, 앱스토어 사업자로는 애플의 ’App store’와 구글의 ‘Google Play 스토어’를 지정하였다. 일본 또한 아마존, 라쿠텐, 야후, 애플, 구글 등 초대형 플랫폼에 대해서만 핀셋규제를 하고 있다.또한 최근에는 소위 ’경쟁촉진법’6)이라는 법안을 제안하여 미국 및 유럽의 디지털플랫폼 사업자(cf.애플)에 대한 소송제기 등의 움직임에 대해 일본 시장에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법을 마련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결국 미국의 경우 기존에는 경쟁 및 소비자 보호의 측면에서 빅테크의 시장 실패를 중점으로 강경한 정부의 개입을 추진하였으나 , 기술의 급진적 발전과 그 패권이 단순 경제 뿐 아니라 사회ㆍ정치 영역에도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을 재인식하게 되었다 . 그로 인해 정책 기조를 자국의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로 전환하였다.이는 EU가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을 대상으로 입법 규제를 강경하게 추진 및 도입한 것과 유사하다. 이는 미국 내에서 과도하게 빅테크를 규제할 경우 자국의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해지고 그 빈자리를 중국의 플랫폼들이 대체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함이다 . 미국은 자국 빅테크 기업의 반경쟁적 위협을 인지함과 동시에 그로부터 오는 이익도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그렇지만 단순히 여기서 그치지 않았으며, 자국 내의 스타트업 시장 또한 성장을 추진하기 위하여 행정명령과 주법, 판례 등을 통해 다각적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한편 EU의 경우 빅테크 규제에 있어 미국과는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존 규제를 강화하거나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는 등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컨대, 영국의 경우 빅테크 기업을 통제하기 위한 새로운 규제기관을 설립하는 법안을 발표하였다.또한 유럽은 트래픽 사용량에 따라 많이 사용하는 콘텐츠사업자(CP)는 통신망 사용료를 더 많이 지급하도록 하는 ‘연결인프라법안’ 및 ’구글갑질방지법’으로 불리는 디지털시장법을 추진 중이다.이 같은 상황을 참조하여 국내 플랫폼 시장을 위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즉 해외의 특정 규제입법 및 이에 따른 경쟁정책을 분석하여 각각의 시장효과를 비교분석하되, 시장의 차이를 고려하여 그들의 것을 참조하되 국내의 장점 및 특성에 맞는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규제에 대한 기준을 마련할 때에는 어떻게 입법적 접근 방향을 설정하느냐가 중시된다.기본적으로 방향을 정할 때는, ① ‘Online Platform’에 대한 긍정적 기대와 ’Big’에 대한 우려, ② 개별 거래관계와 시장 구조적 관점에서의 동시적 접근, ③ 디지털 경제에서 기존 규범체계의 유효한 작동 여부 확인과 개선 방향, ④ 실체법 및 절차법적 차원의 병행적 대응 필요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또한 온라인 플랫폼 관련 규제방안을 새롭게 마련하고자 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기본적으로 두 가지의 전제를 지켜야 할 것이다 . 첫째, 균형적 시각에서 규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성장과 경쟁규제를 대결의 관점으로 치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둘째. 새로운 규제에 대한 모든 논의는 ‘기존 규범체계의 작동 범위’ 내에서 작동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 새로운 규제가 기존의 규범체계에 어긋난다면 이는 결코 정합적이지 못한 것이다.결과적으로, 현재의 공정거래법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범위 내에서 새로운 규제가 필요한 부분과 그 이유를 명확히 인지해야 하며 상호간 조화를 이루는 규범체계를 마련하게 된다면 우리나라에 적합한 온라인플랫폼 규제 법안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정혜련 경찰대학 부교수(법학박사/SJD·방송통신법·경제법)

2024-08-06 09:01 정혜련 경찰대학 부교수(법학박사/SJD·방송통신법·경제법)

[명의칼럼] 대표적 가족력 질환 '비염', 체질별 근본원인 해결해야

이현희 함소아한의원 강동점 원장비염은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으로, 특히 코 호흡기는 우리 몸의 중요한 방어 체계다. 코 호흡기는 단순한 호흡 기능을 넘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외부 공기에서 먼지와 병원균을 여과하고 차가운 공기를 적절한 온도와 습도로 조절하여 폐로 전달한다.이는 마치 인체의 공기청정기, 습도조절기, 온도조절기와 같은 역할을 하므로 코 점막을 잘 관리하는 것은 건강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비염은 연령대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아직 어린 아이라면 알레르기성 비염의 만성화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며 꾸준히 코점막 기능을 회복시키고 호흡기 면역력을 튼튼히 다져 성인기 비염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고 건강한 성장을 도와야 한다.학령기 아동의 경우 비염으로 인한 코 막힘이 집중력 저하와 산만함을 유발하여 학업 성취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수면 부족으로 인한 성장 지연과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한 틱 증상 발현 가능성도 있어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성인들은 주로 알레르기 약물에 의존하여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근본적인 해결 없이 증상이 반복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진료를 하다 보면 부모와 자녀에게 비염 증상이 똑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비염은 대표적인 가족력 질환이기 때문에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알레르기 질환을 앓은 이력이 있다면 자녀 역시 비염에 걸릴 확률이 높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 10명 중 4명은 3촌 이내의 가족 중 알레르기 환자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한의학적 접근은 전 연령대와 가족력 있는 비염 치료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한의학 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체질에 따라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체력이 떨어져 소화 기능이 저하되고 소화기에서 끌어주는 기운이 폐까지 전달되지 못해 비염 증상이 심하게 드러나는 경우 한방에서는 소화기의 기운을 끌어올려 주는 동시에 폐 기능을 보강하는 처방을 통해 비염을 치료한다. 환자의 체질과 현재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맞춤형 비염 한약을 처방하며 전체적으로 호흡기 면역력을 높인다.특히 올해 4월부터 첩약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가족 단위의 한약 비염 치료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이전에는 비급여 한약으로 인해 치료비 부담이 컸지만 비염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으로 그 부담이 크게 줄었다. 첩약의 건강보험 확대 적용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들에게 희소식이다.이현희 함소아한의원 강동점 원장

2024-08-06 07:00 이현희 함소아한의원 강동점 원장

[브릿지 칼럼] 저성장시대, 각자도생 할 때

김동수 원광디지털대 교수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역대 최대치인 100만 명에 육박했다. 국세청 국세통계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개인·법인 사업자는 98만 6487명이었다. 고금리 장기화와 내수 침체로 자영업자의 부진은 물론 중장년층의 경제적 불안정은 가속화될 것이다.이런 가운데 배달플랫폼까지 수수료를 올려 최근 자영업자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펜데믹 사태가 한창이던 2020∼2021년에도 80만 명대를 유지하던 폐업자가 100만 명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그동안 빚으로 연명해오던 자영업자들이 내수 침체와 고물가, 고금리 장기화를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단행한 결과다.저성장시대로 접어들면서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현실 속에 지난해 ‘경영부진’을 이유로 폐업한 사업자가 절반에 육박했다.영세 자영업자가 많은 음식·소매·서비스업 등에 폐업자가 무려 70%를 차지했다. 자영업 불황은 고금리,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내수 부진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자영업 비중이 유난히 높은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최근 자영업자 수가 감소했지만 570만 명이 넘는다.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 비율은 2001년 28%에서 2023년 20%까지 하락했지만, 2022년 기준 미국은 6%, 일본 9%, 캐나다 7%, 독일 8% 등에 비하면 훨씬 높다. 심각한 공급과잉이 발생하다 보니 창업 5년 후 생존율이 23%에 차지할 만큼 경쟁력이 떨어진다.그런데도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층부터 퇴직한 베이비 붐 세대까지 가리지 않고 치킨집, 맥줏집, 분식집과 같은 소규모 자영업에 종사하는 것이 현실이 됐다. 요즘 자영업자는 5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증가, 배달 플랫폼 수수료 부담, 고물가로 지갑을 닫는 소비자, 저가품 위주의 출혈경쟁으로 출구 없는 터널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가장 소상공인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것은 이자 비용 부담이다.주로 개인사업자인 까닭에 사업자 대출은 물론 개인 신용대출까지 받다 보니 고금리 충격을 고스란히 맞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자영업자가 더 늘고 있다는 점이다. 갈수록 자영자의 타격은 심화 될 것이다.많은 이들이 더 일하기를 원하지만, 일자리를 얻지 못하면 생계형 창업에 나설 수밖에 없는 ‘잠재적 자영업자’들이다.자영업 악순환을 벗어나기 힘들다. 특히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40~50대가 조기에 직장을 떠난 뒤 대거 생계형 창업에 나서기 때문이다. 제한된 내수 시장에서 준비 없이 창업에 뛰어들어 과당 출혈 경쟁을 벌이느라 수익률이 떨어지니 급기야 빚으로 지탱하다 결국 폐업으로 내몰리는 행태이다.과도한 자영업 비중을 줄이고 다른 일자리로의 전직을 유도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저성장시대에는 당사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각자도생으로 이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김동수 원광디지털대 교수

2024-08-05 14:33 김동수 원광디지털대 교수

[브릿지 칼럼] OTT 자체등급분류에 대한 자체비판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창작과 소통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시대에는 ‘규제’ 보다 ‘자율’이 주인공이 된다. 독재권력이 서슬 퍼렇던 시절의 영화 등에 대한 사전검열은 ‘등급판정’ 시스템으로 진일보했지만 여전히 2% 자율의 향기가 부족했다. 당국의 규제를 벗어난 자율등급분류를 갖춘 게임산업에 이어 온라인영상물에서도 2023년부터 자율등급분류제도가 시행됐지만 이 역시 2% 부족하다. 이미 미국과 일본에서는 영화협회, 영화윤리관리위 등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등급분류를 하고 있다. 우리도 넷플릭스, 티빙 등 OTT를 통한 영상물 공급이 폭발적으로 늘고있는 상황에서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 상 심사 지연을 막고 자율성을 확장하는 차원에서 ‘자체등급분류제도’가 도입됐다. 2023년 3월 영비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지정된 자는 영등위 판정을 거치지 않고 스스로 온라인비디오물 등급을 분류해 유통할 수 있는 시대가 시작됐다.2023년 6월 문체부, 영등위가 OTT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로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 왓챠, 웨이브, 쿠팡플레이, 티빙 등 7개 업체를 1차 지정한 이래 지정사업자는 제한관람가 등급을 제외하고 온라인비디오물의 등급을 자체 분류해 유통할 수 있다. 영등위는 영상미디어 전문모니터 1명과 일반모니터 2명으로 꾸린 15개조로 ‘자체등급분류 모니터링단’을 운영하면서 자체등급분류 콘텐츠 등급 적절성을 실시간 점검하고 있다. 이 점검을 통해 청소년과 이용자 보호에 어긋하는 경우 등급 조정을 요구하거나 직권으로 등급을 분류하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아울러 영등위는 제도 시행 1년을 맞아 등급분류 기준, 등급분류 책임자 지정, 청소년-이용자 보호 수단 제공 등 의무사항 이행 여부 등의 평가를 실시했고 미흡한 부분의 개선을 권고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자체 비판, 자체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자체등급분류제에 대한 자체 비판은 등급분류가 공정하고 객관적인가의 고민으로부터 시작된다. OTT끼리 극심한 경쟁으로 수위 높은 콘텐츠들을 청소년 관람 가능한 등급으로 판정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5년이라는 사업자 지정 기간이 자칫 장기간 불법 방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높다. 사업자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정기간을 달리할 필요도 있다.자율을 부여한 만큼 교육도 중요하다. 하지만 교육 불참에 따른 불이익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도 지적될 수 있다. 장편 또는 시리즈 콘텐츠 일부에서 표현 수위가 높은 경우 하나의 영상물로 취급하는지, 일부 또는 각 에피소드 별 영상물로 취급해야 하는지 여부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아울러 영등위의 등급조정요구 또는 직권 재분류 결정에 앞서 사업자가 심의절차를 거치지 않고 등급을 자진 수정하는 경우는 사실상 자율성을 스스로 포기한 셈이므로 자체등급분류제도를 무색하게 만들 수 있다. 모니터링 비용을 사업자가 아닌 국가 세금으로 부담한다는 점도 지상파 방송의 시청자위원회 등 자체 부담 사례와 비교할 때 형평성에 어긋난다.문체부 장관은 자체등급분류사업자가 준수사항을 위반하거나 영등위의 등급조정 요구, 직권 등급분류 결정 또는 등급분류 결정 취소에 따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경우 자체등급분류사업자의 지정을 취소하거나 6개월 이내의 범위에서 업무의 정지를 명할 수 있다. 규제 권한이 남용돼서도 곤란하지만 자율이라는 미명 아래 불법유통물이 판치거나 부적절한 등급분류로 청소년 및 이용자에게 폐해가 돌아간다면 제도 자체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다. 자율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 아무리 아름다운 제도라도 추악한 민낯을 화려한 화장으로 영원히 숨길 수 없다. 사업자의 단기간 이익보다 산업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우선이다.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hurlkie@viva100.com

2024-08-04 14:01 이재경 변호사/건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