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人더컬처] 미스코리아, 천만배우, 뮤지컬 스타… 우리가 알았지만 정작 몰랐던 이.하.늬

코미디 장르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는 그는 “양기가 많은 편인 것 같다. 웃는 연기하면서 에너지를 얻는 편”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평생을 톱스타로 살았으나 이제는 나르시즘에 빠진 재벌과 결혼해 가스라이팅 당한 채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여자가 있다. 심지어는 주먹도 아닌 오렌지로 맞고 산다. 쌍둥이로 보이는 시녀(?)두 명이 늘 감시하고, 자신을 지키는 보디가드보다 뛰어난 주짓수 기술과 신체조건을 가진 남편 조나단(이선균)이 바라는건 단 하나. 사업적으로 도움이 되는 톱스타 출신의 아내(이하늬)뿐이다. 지난 14일 개봉한 ‘킬링 로맨스’는 국내박스오피스 9위에 안착해있다. 관객동원수는 솔직히 처참하다. 누적관객수 15만명이지만 과거 ‘지구를 지켜라’의 B급 감성에 열광한 관객들이 지금의 장준환 감독을 만든 기시감이 상당하다. 그만큼 호불호도 강하고 중독성도 있다. 특히 아이돌 1세대인 H.O.T의 ‘빛’을 자신의 주제가로 흥얼거리는 아이라인 짙은 이선균의 존재감은 강력하다. 그를 받쳐주는건 ‘발연기의 흑역사’로 은막에서 사라지며 기꺼이 망가지는 이하늬의 몫이다. ‘과연 진심인가?’싶을 정도로 그가 보여주는 코믹함은 전작 ‘남자사용설명서’를 만든 이원석 감독이 이시영을 여신으로 추앙했음을 가늠하게 만든다.이선균 뿐 아니라 ‘극한직업’에서 호흡을 맞춘 공명과도 환상의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는 이하늬.(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워낙 독특한 영화다보니 촬영하면서도 배우들끼리 ‘개봉하면 이민 가야해’라는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습니다. 돌아보면 굉장히 치열하게 촬영했어요. 매일 어떤 산을 넘은 기분이었죠. 동시에 ‘이렇게 색깔 있는 영화가 한국 영화에 았다고?’라는 반가움에 흥이 저절로 붙더라고요. 감히 ‘킬링 로맨스’는 역사에 남을 영화라고 자부합니다.”유랑극단처럼 지방을 돌며 촬영하다 보니 배우들끼리의 합도 점차 가속도가 붙었다. 이하늬는 MBC ‘파스타’에서 이선균, 영화 ‘극한직업’에서 공명과 호흡을 맞춘터라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며 영화의 색을 입혔다. 불가마레이스, 록스타, 뮤직비디오,레슬링 선수, 요들송까지 교집합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명장면들은 그렇게 세 배우들의 호홉을 통해 관객들의 배꼽을 제대로 겨냥한다.“뒤돌아보면 화려해 보여도 고난의 시간이 길었죠. 카메라 감독님들은 몸부터 훑었고 덕담처럼 ‘한창때 시집가’,‘연기를 왜 하려고 하니?’,‘넌 여기까진가보다’라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죠. 가진 게 외모뿐인건가 자괴감도 들고 꿈도 포기해야하나 고민이 컸습니다. 그럴때마다 용기를 주신 팬들 덕분에 일어 설 수 있었어요. 극중 여래 처럼요. 기적처럼 제게 ‘넌 배우야’라고 말해주신 감독님들도 은인이세요. 영화 ‘타짜-신의 손’의 강형철 감독님이 그랬고, 영화 ‘침묵’의 정지우 감독님이 그랬죠. 그런 은인들 덕분에 믿음과 신뢰를 얻고 자유란 날개를 달았죠.”그가 맡은 여래는 톱을 찍은 여배우라는 점, 결혼 이후 삶이 바뀐점이 여러모로 닮아있다. 물론 ‘킬링 로맨스’는 결혼 전 촬영한 작품이다. 하지만 연기 활동을 사랑하고 4수생 범우(공명)에 의해 다시금 컴백을 결심하는것등이 촬영 내내 몰입도를 더했다. 이하늬는 “솔직히 ‘제2의 킬링로맨스’, ‘제3의킬링로맨스’가 나오길 기대한다. 민트초코 같은 영화의 탄생이랄까”라면서“ 처음 맛볼 땐 ‘이게 무슨 맛이지?’싶다가 분명 중독될거다”라고 특유의 보조개 패인 미소를 지어보였다.극중 이하늬는 발연기로 국민 조롱거리가 된 톱스타이자 섬나라 재벌을 만나 바뀐 인생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래 역을 맡았다.(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그는 비록 짧은 역할이나 흑역사라 치부될 지언정 드라마와 영화, 어린시절부터 울면서 배웠던 판소리까지 자신의 ‘씨앗’이 되었음을 감사하다고 했다. 판소리의 박자와 톤, 음색은 뮤지컬을 할 때 큰 도움을 받았고 어떤 경험이든 버릴 게 없다라는걸 연기생활을 하며 깨닫고 있다고.“기회가 된다면 ‘서편제’처럼 우리나라 고유의 음악을 다룬 영화에 꼭 출연하고 싶어요. 누가 하든 의미있는 작업이 되겠지만 거기에 제가 손가락만 담가도 큰 영광일것 같아서요. 한국영화의 역사적인 일이니까 흥행도 그때처럼 잘 되면 정말 좋겠죠?”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04-27 16:04 이희승 기자

아이유X박서준 '드림',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아이유와 박서준이 뭉친 신작 ‘드림’이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드림’은 전날 9만3000여 명(매출액 점유율 31.7%)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한국 영화가 일간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 것은 조진웅·이성민 주연의 ‘대외비’ 이후 50일 만이다.지난 달 8일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이 독주를 이어가고, 이후에는 할리우드 액션 영화 ‘존 윅 4’가 흥행하면서 한국 영화는 부진을 겪었다.‘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와 열정 없는 PD 소민(이지은)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풋볼 월드컵 출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극한직업’(2019)으로 1600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드라마 ‘멜로가 체질’ 등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같은 날 개봉한 애니메이션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관객 수 8만9000여 명(32.9%)으로 ‘드림’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에 자리했다.게임 기업 닌텐도와 애니메이션 제작사 일루미네이션이 합작해 만든 이 영화는 동생 루이지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배관공 마리오의 여정을 그린다.정민아 인턴기자 jma1177@viva100.com

2023-04-27 09:15 정민아 인턴기자

중앙그룹, ‘칸’ 중심에서 '몸값' 증명… K콘텐츠 ‘마켓 리더’로 부상

칸 영화제 초청 및 칸 시리즈 수상이 이어지며 콘텐트 리더로서 중앙그룹 브랜드가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사진제공=중앙홀딩스)중앙그룹이 칸 시리즈 수상과 칸 영화제 초청쾌거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5월 개막하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 한국영화 5편이 초청받은 가운데 이 중 2편이 중앙그룹이 제작 및 투자한 콘텐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경쟁 부문 초청작 ‘거미집’은 중앙그룹 스튜디오 SLL의 레이블인 앤솔로지 스튜디오가 제작한 작품이며,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화란’은 중앙그룹 투자배급 전문 브랜드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의 투자작이다.지난해 ‘헌트‘로 칸 레드카펫을 밟은 데 이어 중앙그룹은 2년 연속 칸의 주연이 되는 쾌거를 달성하며 명실상부 국내 콘텐츠업계의 강자로 부상하게 된 것.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장르도 ‘Made by 중앙’ 콘텐츠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SLL 산하 클라이맥스 스튜디오가 제작한 OTT 드라마 ‘몸값’이 지난 19일(현지 시간) 폐막한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서 한국 작품 최초로 ‘각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중앙그룹 홍정도 부회장은 콘텐트 영역에서 마켓 리더로 거듭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그간 지속적인 투자와 육성을 이어왔다. 홍 부회장은 프로젝트별 자율성과 독립성을 존중하는 분위기 속에서 우수 크리에이터와 협업을 통해 다양한 플랫폼이 원하는 콘텐트를 적시에 공급하는 제작 시스템을 갖추라고 주문해 왔다. 이를 통해 ‘범죄도시’ ‘헌트’ ‘재벌집 막내아들’ ‘D.P.’ ‘카지노’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의 메가 히트 성공 경험을 쌓으며 중앙이 만들면 다르다는 좋은 결실로 이어진 것이다.한편 프랑스 칸에서 잇달아 전해온 낭보는 웰메이드 작품을 만들었다는 명예 뿐 아니라 개별 작품의 시장 경쟁력으로 이어져 흥행 수익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칸에서 수상한 대다수의 작품들은 국내 평단과 시장에서 역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며 의미 있는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이는 다소 침체되어 있는 국내 영화시장의 숨통을 틔게 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중앙그룹의 스튜디오 SLL은 15개의 제작사들을 인수해 레이블 체제를 구축, 지속적으로 콘텐트를 양산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영상 창작 집단과의 선순환 생태계를 형성했다. 드라마하우스 스튜디오,베티앤크리에이터스,비에이 엔터테인먼트,스튜디오 버드,스튜디오 슬램,스튜디오 피닉스, 앤솔로지 스튜디오, 엔피오 엔터테인먼트, 윕(wiip),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퍼펙트스톰필름, 프로덕션 에이치, 필름몬스터, 하우픽쳐스, 하이지음스튜디오 등 15개에 달하는 레이블들이 영화와 드라마, 예능 등 각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웰메이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04-25 15:25 이희승 기자

이선균·주지훈 주연 '사일런스' 칸영화제 초청

(사진=연합)배우 이선균, 주지훈 주연의 영화 ‘사일런스’가 내달 열리는 칸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칸영화제 집행위원회는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김태곤 감독의 ‘사일런스’가 제76회 칸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고 밝혔다.미드나이트 스크리닝은 칸영화제가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장르 영화를 소개하는 비경쟁 부문이다.‘사일런스’는 한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에서 붕괴 직전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위협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이선균이 딸과 함께 재난 상황에 맞닥뜨린 차정원 역을, 주지훈이 레커차 기사 조박 역을 맡았다.이 밖에도 김희원, 문성근, 예수정, 김태우 등이 출연했다.‘부산행’(2016), ‘불한당:나쁜 놈들의 전성시대’(2017), ‘공작’(2018) 등 여러 편의 한국 영화가 이 이 부문에 초청된 바 있다.지난해에는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인 ‘헌트’가 상영되기도 했다.‘사일런스’가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추가로 초청받으면서 올해 칸에 입성하게 된 한국 작품은 총 5편으로 늘었다.송강호·임수정 주연의 ‘거미집’은 비경쟁부문, 송중기가 주연한 ‘화란’은 주목할 만한 시선에, 홍상수 감독이 배우 김민희와 촬영한 ‘우리의 하루’는 감독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됐다.이선균·정유미가 뭉친 ‘잠’은 신인 감독의 작품을 선보이는 비평가주간에 초청됐다. 이선균은 주연작 ‘잠’과 ‘사일런스’ 두 편으로 칸영화제에 초청받게 됐다.한편 제76회 칸영화제는 내달 16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정민아 인턴기자 jma1177@viva100.com

2023-04-25 09:46 정민아 인턴기자

'드림' 아이유, 인터뷰서 문빈 애도…"아프고 힘들때 얘기했으면"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영화 ‘드림’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지난 2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드림’ 라운드 인터뷰에서 아이유는 “노숙인들이 가장 중요한 스토리라는 게 오히려 좋았다”며 “한 명 한 명의 캐릭터도 매력적이어서 작품에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오는 26일 개봉하는 이병헌 감독의 신작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와 열정 없는 다큐멘터리 PD 소민(아이유)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가대표 선수들과 홈리스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특히 아이유는 “소민이 사연 없는 인물”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극 중 소민은 열정 없는 다큐멘터리 PD로 주위에서 쉽사리 볼 수 있는 단순하고 솔직한 20대다.이어 그는 “감독님이 ‘조금 미쳐 보였으면 좋겠다’고 연기를 주문했다”며 “웃을 때도 입만 웃고, 상냥하되 선이 느껴지도록 하라고도 했다”고 전했다.앞으로 맡고 싶은 배역에 대해선 “덜 착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며 “최근 작품에서 계속 메시지가 강하고 캐릭터도 착한 역할을 해왔다. 조금 덜 깊은 사람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새벽 그룹 아스트로 문빈의 갑작스러운 비보가 전해져 아이유는 인터뷰 공개 시점 연기를 요청하며 애도를 표했다.그는 힘들어하는 후배들에게 “아플 때 아프다고 얘기하고, 힘들면 힘들다고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어 “10대부터 이 일을 하면서 주변에 동료들이 어떤 부분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마음이 다치고 움츠러드는지 저도 직접 보고, 10대, 20대, 30대를 거쳐 오며 느꼈다”며 “자기만의 공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특히 “너무 숨이 찰 정도로 연예인으로서 자기를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정민아 인턴기자 jma1177@viva100.com

2023-04-24 16:56 정민아 인턴기자

'미드나잇 호러', 종이달'… 서영희, 칸에서 '뜨거운 관심'

(사진=(주)롯데컬처웍스)배우 서영희가 칸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21일 연예계에 따르면 서영희가 출연한 시즌(seezn) 오리지널 ‘미드나잇 호러 : 6개의 밤’과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종이달’은 제 6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Cannes International Series Festival) 비경쟁부문 랑데부 섹션에 초청됐다.서영희의 출연작 두 편이 공식 상영된 것. 그런 가운데 작품에서 보여준 서영희의 명품 열연이 현지 관객들과 매체들을 사로 잡으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있다.지난 18일과 19일(현지시간) 페스티벌에 참석한 서영희는 해외 매체 인터뷰와 포토콜, 핑크카펫, 상영회까지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경쟁 부문 초청 관련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특히 핑크카펫 행사에서 서영희는 올 블랙 수트룩과 함께 매니쉬한 스타일링으로 등장해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이후 진행된 공식 상영회에서는 서영희의 열연에 관객들은 작품에 깊게 빠져드는가 하면 상영 후에는 뜨거운 박수와 찬사를 이끌어냈다.서영희는 ‘미드나잇 호러: 6개의 밤’을 통해 악의를 숨기고 살아가는 ‘SOS 희망의 전화’ 상담사 진경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또한 현재 방영중인 ‘종이달’에서는 강선영 역할로 부드럽고 온화한 이미지 속 반전 매력을 드러내며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한편, 서영희가 출연하는 드라마 ‘종이달’은 매주 월, 화 10시 지니 TV, 지니 TV 모바일, ENA, 티빙에서 만날 수 있다.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

2023-04-21 09:16 장애리 기자

[人더컬처] 과연 '길복순'은 변성현 감독의 마지막 액션 영화가 될것인가?

변성현 감독이 연출한 ‘길복순’은 지난달 30일 공개된 뒤 2주 연속 비영어권 영화 전세계 1위를 기록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표정이 읽히지 않는 얼굴, 언뜻 보면 학생처럼 수수하다가도 수트를 입으면 변신하는 패션 센스. 늘 시니컬한 말투지만 ‘연기 좀 한다’는 배우들이 두 말 없이 달려오는 마성을 지닌 변성현 감독은 인터뷰 당일에도 카페 앞에 나와 담배를 피고 있었다.지난달 31일 넷플릭스로 공개된 ‘길복순’이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권) 부문 1위에 오른 직후였다. 동시에 특성 성향을 지닌 사이트에서 지역감정을 겨냥한 연출로 질타를 받고 있었다. ‘순천-전라’만 도시-국가명이 아닌 특정 지역으로 표현했고, 이를 쓴 글씨가 붉은 색이라는 점. 그리고 모녀사이인 복순과 재영의 대화속에 등장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위인들을 ‘살인자’라고 묘사한 신이었다. 감독의 전작 ‘불한당: 나쁜놈들의 세상’ 당시의 논란이 재점화되며 영화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나뉘는 그때 변감독은 “사실 좀 억울하다”며 말문을 열었다.“그 장면은 딸이 엄마가 킬러라는 걸 알고 떠보는 장면이에요.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는걸 들이밀면서 엄마의 표정을 살피는 거죠. 글자 하나하나를 컨펌하지 않은 제 탓도 있지만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터라 당혹감이 큽니다. 대중들이 말하는 해당 사이트에는 들어가 본 적도 없고 거리가 먼 사람이고요.”‘길복순’은 한마디로 스타일리시하다. “사람 죽이는건 심플해.애 키우는 것 보다는”이라고 말하는 타고난 킬러 복순(전도연)은 곧 회사와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우후죽순처럼 범람하며 룰이란 없었던 킬러의 세계를 세계적인 이벤트 회사로 평정한 민규(설경구)의 수제자이자 유일한 약점인 인물이다. 회사의 이사직을 맡고 있는 민희(이솜)와 C급 킬러 희성(구교환)은 두 사람의 애매모호한 관계를 질투하고 견제한다.설경구와의 친분으로 평소 팬이었던 전도연을 만난 변성현 감독은 ‘배우와 엄마’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칸의 여왕’을 보고 ‘길복순’의 시나리오를 써내려갔다고 전해진다. 스태프와 회식 자리에서 늘 분위기를 리드하지만 친구같은 딸의 전화를 받고서는 순한 양(?)으로 변해 집으로 돌아가는 엄마라는 무게를.전도연에게 영화 ‘하녀’에서 보여준 메이드 복장을 하고 도끼를 쥐어 준 변성현 감독은 “그간 전도연은 항상 희생하거나, 희생 당하거나 그랬는데, 이번에는 그냥 전도연이 나와서 다 죽여버리는걸 상상하며 시나리오를 써내려갔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시작과 완성, 끝 모두 전적으로 (전)도연 선배님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모녀사이의 갈등이 세세했다고요? 저 또한 중학교때부터 일을 시작한 엄마를 뒀기에 그 감정은 어느정도 알았지만 저흰 모자지간이었기에 채워지지 않는 뭔가가 있었어요. 실제 선배님과 딸의 모습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도 있어요.”대중에게 킬러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강한 직업이다. 하지만 그들도 워킹맘의 고민과 승진, 연봉, 대우의 차이를 겪으며 스트레스를 받는 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은 변성현 감독의 위트는 꽤 현실적이다. 동시에 미장센과 미술, 캐릭터의 서사와 2초 정도 늦게 터지는 대사의 향연등은 그의 연출세계를 더욱 스타일리시 하게 만든다.“그런 평가는 감사하지만 모두 ‘불한당’ 때부터 함께한 조형래 촬영감독과 한아름 미술 감독의 솜씨지 제가 한 건 없어요. 한국에서 비주얼리스트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분은 이명세 감독님이 유일하죠. 거장도 아트 영화를 하는 사람도 아닌 그저 촌스럽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칭찬에 목마른 감독일 뿐입니다.”그는 “최근 받은 기분 좋은 칭찬이 있긴 하다”면서 슬쩍 문자를 보여줬다.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오십번 넘게 봤다는 그는 ‘영화감독이 사라지는 요즘 영화감독으로 남아줘서 고맙다, 막걸리 먹으면서 대화해 보자’는 선배의 문자를 받고 볼 빨간 소년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언어 문제로 실현가능성은 적지만 할리우드에서 러브콜이 온 사실을 밝히면서 “나에게도 이런게 오긴 오는구나 싶더라”고 수줍어했다.그는 이 작품에 대해 “‘길복순’은 못 가져서 빼앗으려는 사람들과 가지고 있는 걸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단언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비슷한 컨셉의 영화를 피할 수 없으니 한번 비틀어 보는건 어떨까 싶었죠. 그래서 킬러의 세계를 엔터업계로 변모시켰어요. 하지만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나오고는 현타가 오더라고요. 나름 신선하다고 생각했던 시퀀스를 이미 거기서 해 버린거예요. 복순과 민규가 미리 싸워보는 장면인데 촬영 막바지라 미룰 순 없고......”넷플릭스와의 협업 소감에 대해서는 “별다른 가이드 라인이 없어서 깜짝 놀랐다. 게다가 150억이라는 제작비 처음 받아봤다”면서 “엔딩에서 사춘기를 겪는 딸이 내내 엄마에게 거리를 두다 방문을 열어두는 신을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다시는 액션 연출작을 안 찍을 것이기에 관객들이 극장에서 이 작품을 못 보는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04-19 16:50 이희승 기자

롯데엔터테인먼트, 몽드샬롯 신규 테마 '오페라의 유령'공개

몽드샬롯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캐치테이블을 통해 예약하거나 샤롯데씨어터 홈페이지를 통해 공연 티켓과 식사가 묶여 있는 ‘샤롯데 패키지’를 구매해 이용할 수 있다. (사진제공=롯데시네마)롯데엔터테인먼트가 뮤지컬 스토리텔링 레스토랑 몽드샬롯의 신규 테마로 ‘오페라의 유령’를 선정했다. 국내 최초로 설립된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뮤지컬 전용 극장 샤롯데씨어터는 지난 12월 뮤지컬 공연을 주제로한 스토리텔링 레스토랑 몽드샬롯을 오픈해 뮤지컬 ‘스위니토드’ 테마의 코스를 선보였다. 2023년 ‘블루리본 서베이: 서울의 맛집’에 오른 ‘몽중식’의 노하우가 집약된 몽드샬롯의 ‘스위니토드’테마 코스는 이용객들의 찬사와 함께 마무리됐다. 특히, 다이닝계의 비수기로 일컬어지는 1~2월에도 상당수 회차에 매진을 이끌어내고 주말 평균 점유율 90%를 기록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몽드샬롯의 두 번째 테마는 롯데엔터테인먼트의 공동제작 작품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다. 전 세계 1억 4천 5백만 명이 관람한 세계 BIG 4 뮤지컬 중 하나로, 국내에서도 2001년 한국 초연 이후 공연될 때마다 흥행 신기록을 세우는 인기작이다. 13년만의 한국 공연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는 이번 공연은 조승우, 최재림, 김주택, 전동석 등 국내 최정상급 캐스팅을 자랑한다.몽드샬롯이 야심차게 선보이는 ‘오페라의 유령’테마 코스는 흥미진진한 원작 이야기에서 영감 받은 다채로운 요리로 구성됐다. 또한, 음식과 식기부터 작은 소품, 식자재에 이르기까지 작품 특유의 분위기를 담았다.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상징하는 첫 번째 요리로 시작해 스토리텔러의 공연 이야기가 반영된 요리가 제공된다.4월 19일부터 샤롯데씨어터 공연 개막일인 7월까지 첫 번째 시즌이 진행되며, 개막 후 두 번째 시즌이 전면 리뉴얼되어 진행된다. 두 시즌 모두 ‘오페라의 유령’을 테마로 하지만, 완전히 다른 요리와 스토리텔링을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될 예정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팀 윤세인 팀장은 “‘오페라의 유령’은2001년 첫 한국 공연 이후 20년간 5번 밖에 공연되지 않은 희소성이 높은 작품이다. 이 작품이 7월 샤롯데씨어터에서 막을 올리기 전 맛으로 먼저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제공하고, 앞으로도 콘텐츠 체험 영역을 확장하는 시도를 지속하겠다”고 전했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04-19 15:16 이희승 기자

[B그라운드] 마블 '가오갤', 3편으로 끝나다니… 크리스 프랫이 밝힌 아쉬움

배우 캐런 길런, 폼 클레멘티에프, 크리스 프랫이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마블 스튜디오 신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 3’(가오갤 3)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큰 기대를 하지 않은 시리즈였지만 팬들의 충성심은 대단했다. 카세트 테이프를 듣는 지구인, 애증의 외계인 자매, 라쿤과 나무토막 소년을 내세운 ‘가디온즈 오브 갤럭시’는 마블의 계륵으로 출발했지만 전세계인을 사로잡았다.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는 마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이하 ‘가오갤3’)의 개봉을 앞두고 감독 및 주연 배우들의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월드 투어 행선지 중 한국을 첫 번째로 선택해 본격적인 홍보에 나선 것.평소 한국 영화의 광팬으로 알려진 감독이 직접 한국에서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시작하고 싶다고 적극적인 애정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각본 및 연출의 제임스 건 감독은 “제겐 ‘가오갤3’가 마지막 마블 작품”이라며 “만들면서 많이 울고 웃었던 작품이라 의미가 크기에 애정하는 한국에서 첫 출발을 알려 기쁘다”고 말했다. 제임스 건 감독은 지난해 말 DC스튜디오의 CEO로 이적한 상태다.인사말하는 크리스 프랫.(연합)시리즈 도합 전 세계 흥행 수익 16억 3710만 달러를 기록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3편은 가모라(조 샐다나)를 잃고 슬픔에 빠져 있던 피터 퀼(크리스 프랫)이 위기에 처한 은하계와 동료를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가디언즈 팀과 힘을 모으고 성공하지 못할 경우 그들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미션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주인공의 이름인 스타로드로 인해 한국 팬들에게 ‘성길’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크리스 프랫은 “앞선 1, 2편에서도 스타로드는 굉장히 많은 일을 겪으며 성장했다. 인생을 통해 스스로 자신이 누군지 정의할 수 있게 되는 페이소스가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자신의 어머니가 한국인이라고 밝힌 폼 클레멘티에프는 “한국은 제게 의미가 있는 곳”이라며 “2003년에 한국 영화 ‘올드보이’를 보고 영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한국음식중 멸치볶음 좋아한다”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카렌 길런도 “오늘 아침에 BTS 음악을 들으면서 이번 기자 간담회를 준비했다. 기회가 된다면 블랙핑크와 BTS를 만나보고 싶다”며 K팝에 대한 애정을 뽐냈다.매번 다채로운 사운드 크랙을 탑재했던만큼 ‘가오갤3’의 오프닝은 무려 라디오 헤드의 명곡 ‘Creep’이다. 이에 폼 클레멘티에프는 “우리 모두의 감정을 일깨울 좋은 곡이라고 생각한다”며 흥행을 자신하는 모습이었다.마지막으로 크리스 프랫은 “영원한 건 없다지만 끝나서 씁쓸하다. 이 역할 덕분에 제 커리어가 바뀌기도 했지만 좋은 친구들을 만난 지난 10년이 큰 행복이었다. 이 작품에 정말 큰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가오갤3’는 오는 5월 3일 개봉한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04-18 17:18 이희승 기자

송중기,송강호에 이어 제니까지… 한국★ 쏟아지는 올해 칸영화제 '살펴보니'

인기그룹 ‘블랙핑크’의 제니가 생애 첫 칸 영화제 레드카펫에 등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본인 SNS)‘경쟁초청작은 없으나 스타군단은 어마어마’지난 13일(현지 시각) 칸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제 76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을 발표한 가운데 한국영화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한국 영화는 경쟁 부문에 진출하지 못한 가운데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은 비경쟁 부문에, ‘화란’은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각각 초청받았다. 칸 영화제의 유력 초청작으로 거론됐던 ‘콘크리트 유토피아’ ‘피랍’ ‘탈주’ 등은 아쉽게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영화 ‘브로커’로 한국 배우 최초 남우주연상을 받은 송강호는 ‘거미집’으로 8번째로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을 예정이다. 1970년대 배경으로,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찍으면 더 좋아질 것이라는 강박에 빠진 김 감독(송강호)이 검열 당국의 방해와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 제작자 등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감행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화란’의 송중기는 칸 영화제에 처음 초청 받았다. 지옥 같은 현실을 벗어나려는 소년과 조직의 중간 보스의 위태로운 여정을 따라가는 이 작품에서 그는 조직의 중간 보스 역할을 맡아 노 캐린티로 출연해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비경쟁 부문(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 받았지만 매해 칸에 초청된 데뷔작 중 우수한 작품에 수여하는 ‘황금카메라상’ 후보에 올라 눈길을 끈다. 지난해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이정재 감독이 만든 ‘헌트’의 제작사 사나이픽처스가 제작을 맡았다. 제니의 첫 스크린 데뷔작으로 시선을 끈 ‘더 아이돌’은 인기 팝 아이돌 스타가 몸담은 엔터테인먼트업계와 음악 산업계를 조명한 작품이다. 팝가수 위켄드가 공동 제작에 참여했고 HBO 인기 시리즈 ‘유포리아’의 샘 레빈슨이 감독이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YG 관계자는 “‘더 아이돌’이 칸국제영화제에 초정 받았지만 제니의 참석 여부는 미정”이라고 전했다. 칸국제영화제는 내달 16일부터 27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04-18 16:52 이희승 기자

괴물형사 마동석 '범죄도시3' 예고편 공개…올 상반기 출격

(사진=배급사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괴물형사’ 마동석이 또다시 범죄자들을 잡으러 나선다.배급사 에어비오엔터테인먼트는 영화 ‘범죄도시3’의 런칭 포스터와 예고편을 18일 공개했다.‘범죄도시3’는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서울 광수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다.형사 ‘마석도’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부서를 이동한 뒤 펼쳐지는 이야기로 새로운 팀원들과 함께 더 커진 범죄소탕 작전을 다룬다.무엇보다 더욱 확대된 ‘범죄도시’ 시리즈 세계관과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빌런의 등장으로 기존 시리즈와는 또 다른 매력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이번에 공개된 런칭 포스터는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의 비교불가 포스를 보여주며 스크린을 압도할 빅펀치를 예고하고 있다.이와 함께 공개된 런칭 예고편은 ‘봄’이라는 컨셉과 1, 2편의 시그니처 장면으로 시작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한편 ‘범죄도시3’는 ‘범죄도시2’ 연출을 맡은 이상용 감독이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았다.영화 ‘범죄도시3’는 2023년 상반기 출격한다.정민아 인턴기자 jma1177@viva100.com

2023-04-18 16:02 정민아 인턴기자

[비바100] 인생의 반을 연기하며 살아온 '옥수역 귀신' 김보라 "드디어 성인된 느낌"

옥수역에서 의문의 죽음이 연이어 일어나자 특종을 감지한 기자 나영 역할로 호러물에 도전한 김보라. (사진제공=스마일이엔티)하늘을 찌르는 인기와 남다른 스타성도 모래성처럼 사라지는 시대, 잘 큰 아역의 선례를 보여주고 있는 ‘당찬 배우’가 있다. 김보라를 스타로 만들어 준건 드라마 ‘SKY캐슬’이었다. 귀티 나는 외모와 뛰어난 성적을 지녔지만 가난과 멸시가 익숙한 혜나는 입시지옥이란 굴레 속에서 영악하게 머리를 굴리는 인물이었다. 친모를 버린 채 화목한 가정을 이룬 아버지 강준상(정준호)의 집에 들어가 과거를 숨기고 사는 새엄마 한서진(염정아)의 불안감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인물이다.인생의 반 이상을 배우로 살아온 김보라는 화제성을 이어가기 보다 자신의 필모그래피 다지기에 나섰다. 드라마 ‘그녀의 사생활’ ‘터치’ ‘러브씬넘버#’ 를 비롯해 영화 ‘굿바이 썸머’ ’이별여행’ ‘괴기멘숀’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던 것. 그 사이 당당히 공개연애를 하기도 하고 이별도 했다. 비록 아르바이트지만 또래들이 경험하는 ‘정해진 시간 근무’도 주저하지 않았다.오는 19일 국내 관객과 만나는 영화 ‘옥수역 귀신’의 공식포스터. (사진제공=스마일이엔티)직업으로서의 성취와 개인적 행복도, 둘 다 놓치지 않는 ‘진중한 보라씨’랄까. 19일 개봉하는 영화 ‘옥수역 귀신’은 동명의 공포 웹툰에서 시작했다. 실제 지명이 등장해 현실적인 공포를 전함과 동시에 마지막 컷에 3D효과까지 가미한 충격적인 결말로 큰 인기를 모았다.웹툰은 옥수역으로 진입하던 전동차에 치여 숨진 남성과 그 시신을 수습하러 온 장례 관계자가 안타깝게 열차에 치어 숨진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막차시간에 벌어지는 두 남녀의 괴담을 담고 있다. 사실 ‘옥수역 귀신’의 촬영은 2년 전, 김보라는 지하철을 탈때마다 개봉에 대한 목마름과 역에 대한 반가움이 교차했다고.“옥수역을 지나갈 때 마다 ‘영화는 언제 개봉할까’라는 궁금증이 컸어요.(웃음) 평소에도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거든요. 이상하리만치 교통카드를 잘 잃어버리는 편이고요.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옥수역을 지나칠 때만큼은 좀 서늘한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무조건 직진했습니다.”김보라가 맡은 역할은 역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죽음이 특종거리임을 감지한 기자다. 취재를 시작하고 진실에 다가갈 수록 숨겨진 공포와 조우한다. 평소에도 호러장르를 즐겨본다는 김보라는 “최대한 흔들림 없이 연약해보이지 않으려고 했다”면서 “귀신의 존재가 무섭다기 보다는 그 심리가 곧 공포감이 아닐까 싶다”고 털어놓았다.영화 ‘인형사’ ‘원스 어폰 어 타임’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연출한 정용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일본 공포 영화 전설 ‘링’의 작가 다카하시 히로시가 각본을 썼다. 겁은 많지만 공포영화를 좋아한다는 김보라는 “귀신을 본 적이 없어서 더 좋아하는것 같다”며 눙치는 모습이었다. (사진제공=스마일이엔티)“기자 역할을 맡았지만 그 직업을 가진 분을 따로 만나 공부하거나 관련 자료를 찾아보지는 않았어요. 설정상 사회초년생이고 매번 편집국장에게 깨지는 캐릭터라 좀 서툴고 엉성한 느낌이 맞을 거라고 봤죠. 사실 연기를 할 때의 저는 평소 모습보다 한 톤 높아요. 그래서 이 영화만큼은 츤데레적인 제 성격과 툭툭 내뱉는 말투를 그대로 유지했어요. 집안의 막내지만 애교있거나 다정한 편이 아니라서요.”주변의 공기가 달라지는 스타덤은 ‘SKY캐슬’이었지만 되려 가족의 반응은 ‘옥수역 귀신’이 뜨거웠다. 좀비물에 열광하는 아빠는 매정하게도 “네가 죽는거야? 그래야 더 무섭지”라며 VIP시사회에 달려왔을 정도다. 육아를 전담하는 큰언니를 제외한 가족들조차 김보라의 모습이 담긴 공포영화를 보러 일정을 비워 참석했다고. 그는 “평소에는 개봉 후 조용히 보러 가시고 저에게 별다른 피드백을 주지 않는다”면서 “가족들의 이런 모습을 보니 장르적 욕심이 치솟았다”고 웃음을 터트렸다.영화에는 김보라 외에도 엔플라잉 멤버 김재현은 옥수역에서 근무하며 귀신을 목격한 우원을, 신소율은 옥수역을 배회하는 의문의 여자 태희를 연기했다. (사진제공=스마일이엔티)“비중에 상관없이 연기에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다짐을 새로 했어요. 아직은 연기적으로 못 해본 것들이 많고 제 주변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더 책임감이 들더라고요. 비로소 제대로 어른이 된 느낌이랄까요. ‘옥수역 귀신’을 통해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들 정도예요.”김보라는 기회가 된다면 20대 초반 경험한 카페 아르바이트도 다시 하고 현장에서 미술, 의상, 조명 등의 경험을 쌓고싶다고 했다. 늘 카메라 앞에 서지만 어렸을 때부터 그 뒤의 치열함을 체험했기에 존경과 로망이 남다르다고. 스케줄이 비면 늘 달려가 힐링하는 외할머니댁에 가서 필름 카메라로 찍는 자연풍경과 자연스러운 일상을 사진집으로 남기고픈 예술가로서의 꿈도 숨기지 않았다. 올 초 소속사를 옮긴 김보라는 유독 바쁘다.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핀란드 파파’ 등 올해에만 무려 3편의 작품이 대중에게 공개된다.“배우의 입장에서 이제 플랫폼은 상관없는 것 같아요. 사실 코로나 이전에는 연기가 이렇게까지 재미있진 않았거든요. 앞으로도 즐기면서 연기하는 김보라가 되겠습니다.”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2023-04-17 18:30 이희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