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소나무 숲 병풍삼아… 바람소리에 숨죽여 기도 올리네

정운일 명예기자
입력일 2024-01-18 13:31 수정일 2024-01-18 13:33 발행일 2024-01-1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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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탐방> 강릉 보현사
대웅보전-2
강릉 보현사 대웅보전.

보현사는 비구니 사찰로 보현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월정사 말살이다. 대관령과 선자령 바로 아래에 자리하여 산세가 높은 만큼 주변 경관이 뛰어나고 대웅보전 뒤에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보이는 푸른 소나무 숲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한 폭의 그림이다.

신라 진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했다는 보현사는 영동에서 가장 오래 된 절로, 창건 후 신라 말 고려 초의 고승 낭원대사에 의해 중창되고 그가 머물면서 사찰의 면모를 갖추었다 한다. 그는 국사로 추대되고 법당에서 입적하여 경내에 보물로 지정된 낭원대사 부도와 오진탑비가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특이하게도 금강루 밑으로 금강문이 있어 금강역사가 눈을 부릅뜨고 오가는 이를 감시하고 사악한 것이 들어오지 못하게 검문하고 있다.

방문 당시 ‘기도하면 행복해 지는 곳! 보현성지’ 현수막을 내 걸고 보현사 스님들이 동안거(冬安居) 100일 기도에 들어가 바람 소리만 들릴 뿐 조용하기만 하다. 안거(安居)란 스님들은 겨울과 여름에 불심을 승화시키기 위해 외출을 자제한다. 불경을 읽으며 기도에 열중하고 불심을 기르는 자기 수련 방법이다. 동안거·하안거를 하지 않으면 스님이라 할 수 없다. 돌로 높게 쌓은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나 멋이 더해진다.

불자들은 영산전에서 팔상탱화를 한 폭 한 폭 바라보며 부처님께 손 모아 기도하는 모습이 진지하다.

보현사 대웅보전 해체보수 중 기단부에서 이전 건물지와 통일신라 후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대석과 석불편이 발견되어 불교사적으로 중요한 사찰이라고 한다.

정운일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