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기술 접목한 전기차 충전, 해킹 막는 '충전 보안' 주목

박준영 기자
입력일 2023-06-01 06:22 수정일 2023-06-01 11:10 발행일 2023-06-02 6면
인쇄아이콘
전력망 해킹 시 블랙아웃 발생 가능성 제기, 각종 인프라가 통신으로 연결되면서 보안의 중요성↑
전기차 충전 통신 보안 강화 위한 국제표준 규격 제정, 국제 규격 만족하는 보안 솔루션 속속 등장
230531_Ciot
(이미지제공=시옷)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면서 전기차 충전 시장도 고속 성장하고 있다. 최근엔 통신 기술을 접목해 이용자 편의성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충전 인프라가 진화하면서 ‘충전 보안’도 주목받는 모습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전기차를 충전하려면 보안 솔루션이 필수라는 점에 주목한 보안 업체들이 속속 관련 시장에 가세하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양적 성장과 함께 편의성을 강화한 다양한 기술이 개발, 도입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플러그앤차지(PnC) 충전 간편결제 시스템이다. PnC 기술은 전기차에 충전기를 연결하면 차량에 저장된 인증서와 결제 정보를 이용해 자동으로 결제가 이루어져 별도의 사용자 확인과 추가적인 결제절차 없이 빠른 충전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이피트’에 PnC를 적용해서 운영하고 있으며, 플러그링크도 올해 초 블루투스 기반의 PnC 충전서비스 ‘간편충전’을 업계 최초로 상용화해 운영하고 있다. BMW 코리아는 지난해 한국전력과 전기차 충전 절차를 간편화하는 PnC 서비스의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처럼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통신 기술을 접목해 편리성 강화에 나서면서 충전 보안의 필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PnC 기술의 경우 차량과 운전자, 충전기, 충전사업자, 전력사업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연결돼 충전과 과금 결제가 이뤄지므로 철저한 상호인증과 전송되는 중요정보의 보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향후 전기차 배터리를 사용해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역으로 전송하는 V2G 기술 사용이 활성화될 경우 전기차가 충전 인프라를 통해 중앙 전력망으로 연결된다. 이 때 전력망 해킹이 발생하면 전체 전력망이 다운되는 블랙아웃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부분에 주목한 보안 업체들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에 하나둘 뛰어들고 있다. 가장 먼저 전기차 충전 보안 분야에 자리를 잡은 곳은 자율주행 보안 및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아우토크립트다.

아우토크립트는 충전 사업자를 대상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운영, 관리의 사업 전 과정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PnC 시스템 도입, 충전기 설치 공사 및 운영 관리, 정기점검 및 긴급출동 콜센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사업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며 충전요금 최저가 비교 및 간편결제 기능을 제공하는 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모빌리티 보안 전문기업 시옷도 최근 충전 보안 시장에 가세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보안에서의 핵심은 최근 통신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정된 전기차-충전기 통신 국제표준(ISO/IEC 15118)과 충전기-인프라 통신 국제 프로토콜(OCPP)의 만족 여부다.

시옷은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와의 협업을 통해 연내 완료를 목표로 ISO/IEC 15118과 OCPP 규격을 만족하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보안 모듈’을 개발하고 있다.

국제표준 규격의 보안 요구사항을 충족하면서 PKI(공개키 인프라) 기술과 HSM(하드웨어 보안 모듈) 기술을 통해 PnC 기반 전기차 충전 과정에서의 기밀성, 무결성, 진본성 확보 등 보안을 한층 강화했다고 시옷 측은 설명했다.

박현주 시옷 대표는 “최근 QR·페이·주차 등이 결합되고 충전부터 결제까지 모든 절차가 자동화되면서 PnC 기능과 보안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신규 국제표준 규격에 부합해 보안기능이 내장된 충전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만큼 시옷 제품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