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거래소 이사장 “정치테마주 불공정거래 근절…ATS 설립 앞서 거래소 체질개선”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1-25 12:00 수정일 2022-05-09 17:47 발행일 2022-01-2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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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혁신선도 자본시장을 향한 핵심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캠쳐화면)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5일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코넥스시장별 특화된 상장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여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 활황 기조를 지속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상장 절차를 관리하고, 소수주주의 의견반영 절차 등을 강화하겠단 입장이다.

아울러 대체거래소(ATS)의 등장에 대비해 인프라 등을 개선하는 등 거래소의 체질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손 이사장은 이날 여의도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혁신선도 자본시장을 향한 핵심전략’을 주제로 4가지 큰 과제와 12대 세부 과제를 제시하며 이 같이 밝혔다. 그가 제시한 거래소의 4대 과제는 △한국증시 레벨업 △확고한 시장신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이니셔티브 △한국거래소 체질전환 등이다.

우선, 첫 번째 과제인 한국증시 레벨업을 위해 IPO 활황 기조를 지속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손 이사장은 “시장별 상장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유니콘 기업의 증시 입성을 촉진하고, 코스닥시장의 새로운 유망산업 특화 기술심사 역량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코넥스시장의 투자자 접근성을 제고하고 이전상장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닥시장에는 ‘글로벌 세그먼트’ 제도를 도입하겠단 전략이다. ‘글로벌 세그먼트’는 코스닥시장의 기업규모 및 성장단계별 맞춤형 상장관리가 가능하도록 시장구조를 개편하는 것이다. 손 이사장은 “기관투자자와 혁신산업을 연결하는 다양한 테마형 투자상품을 공급하는 등 안정적인 수요기반을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호가단위 축소를 추진하고, 차세대 IT 인프라를 구축할 뿐만 아니라 알고리즘거래의 안정적인 관리체계를 도입해 선진적인 시장환경을 구축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과제인 확고한 시장관리를 위해서는 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손 이사장은 “상장기업 경영건전성을 제고하고 주주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상장 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관리하고, 소수주주 의견반영 절차를 강화하겠다”며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투자자를 보호하고 기업 상장유지 확약사항 이행 여부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테마주 등에 대한 기획감시와 신속심리, 불법 공매도 감시 강화, 증권범죄 규제기관과의 공조 등을 통해 불공정거래를 철저히 근절하겠다”며 “장내외 결제안정성을 위해 중앙청산 위험관리를 강화하고 거래축약 서비스 등을 새롭게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거래축약 서비스는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상계 등 조정을 통해 계약수와 명목대금을 축소하는 서비스다. 중앙청산 위험관리를 위해서는 증거금 산출방식을 개선하고, 과다위험 회원에게 추가증거금 등을 요구하겠단 방침이다.

손 이사장은 세 번째 과제인 ESG 관련 과제에 대해 “상장기업의 ESG 정보공개를 내실화하고,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의무공개 단계적 확대를 대비한 기준을 개선하겠다”며 “ESG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및 지속가능연계채권(SLB) 등 신상품을 확충해 건전투자자의 ESG 투자문화 확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SLB는 ESG 성과가 연동돼 이자율과 채권 수익구조가 결정되는 사회책임투자채권이다.

아울러, 탄소배출권거래 참가대상을 확대하겠단 방침이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증권사들의 자기매매 허용에 이어 증권사를 통한 위탁매매 참여 허용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거래소의 체질전환을 위해 대체거래소(ATS) 설립에 대응해 제도와 인프라 및 투자자 편익 향상에 주력하겠단 입장이다. 손 이사장은 “거래소 사업 조직의 전문성과 확장성을 제고하겠다”며 “위기상황의 견고한 시장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미디어 등을 통해 시장참가자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며 “최적의 해결방법을 찾아 균형감과 속도감을 갖춰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