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증권사 biz열전 ④] IB는 '묵직한' 효자…브로커리지 부족 채운다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1-17 14:10 수정일 2022-05-08 14:12 발행일 2022-01-1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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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연합뉴스)

증권사들이 기업금융(IB)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올해 주요 대형 증권사들은 IB부문의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기업공개(IPO)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조직을 정비하고 영업 경쟁력의 비중을 IB파트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확산되면 해외대체투자 부문의 거래도 다시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감에서 덩치가 크고 시장 지배력을 확충할 수 있는 영역에 관심을 더욱 쏟는 상황이다.

◇주요 증권사, IB부문 조직 확대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본사영업총괄과 WM총괄이던 2개 조직을 IB1총괄, IB2총괄, WM총괄, 경영혁신총괄, 경영지원총괄 등 총 5총괄로 나누고, 16부문 체제를 19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그 중에서도 IB부문을 1·2총괄로 세분화한 점이 눈에 띄는데, IB1총괄은 글로벌·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체투자금융 부문을, IB2총괄은 IPO와 기업금융 등의 업무를 담당하기로 했다. IB1총괄에는 조웅기 부회장이, IB2총괄에는 강성범 부사장이 선임됐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신임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국내 최고의 초대형 IB를 넘어 글로벌 톱티어(Global Top-tier) IB로 한 단계 도약하고자 한다”며 “글로벌 부문을 IB1총괄 산하에 배치한 것은 본사와 해외법인의 IB역량을 더욱 강화해 브로커리지를 넘어 글로벌 사업을 효율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함”이라고 설명하는 등 IB부문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대표이사 직속으로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해 해외 IB사업 본격화에 나섰다. 또, 증권발행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IB2본부 산하에 주식발행시장(ECM)부와 인수영업3부를 설립하고 PF그룹 산하에 PF전략부를 새로 마련했다. 기존 IB1본부는 IPO에, IB2본부는 채권발행부문(DCM)과 ECM에, IB3본부는 인수합병(M&A)에 주력하겠단 방침이다.

NH투자증권은 M&A 자문 조직 확대를 위해 기존 IB1사업부 안에 ‘어드바이저리 본부’를 새로 만들었다. 아울러 부동산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IB2사업부 내 부동산금융본부 산하에 부동산금융4부를 신설했다.

KB증권은 기존 IB1·2총괄본부로 구성됐던 조직 체계를 IB1·2·3총괄본부로 세분화했다. 그 중 기업금융2본부에는 ‘커버리지2부’를 신설하고, 해외채권 발행을 맡았던 ‘글로벌 DCM팀’을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대체신디팀’을 만들어 대체투자 관련 영업체계를 강화했다. 기업 고객에 대한 커버리지 확대와 IB토탈 솔루션 제공 역량을 강화하겠단 계획이다.

하나금융투자는 구조화금융본부 등을 신설하고 일부 조직을 재정비해 IB그룹의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확대 도모에 나섰다. 교보증권도 기존 IB부문과 구조화투자금융부문을 IB부문으로 통합했다.

◇브로커리지 부진 탓…올해 실적도 IB가 좌우할 전망

증권사들이 IB부문 강화에 나선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급격히 확대됐던 브로커리지 수익 부문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국내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6조원에 달했지만, 12월에는 10조원대까지 줄었다. 따라서 IPO, 증권발행, PF, 인수금융 등 IB사업에서 다시 먹거리를 찾으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사업실적도 브로커리지 부문보다 IB부문의 확대에 적극적인 증권사가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발표한 ‘업황 둔화 속 증권사 대응전략에 주목’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올해 증권산업에 대한 전망을 ‘중립’이라고 평가하고, IB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의 실적이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신평은 “지난해 증권사들의 IB부문 실적은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며 “투자중개와 운용 부문 이익 둔화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외부 시장 영향이 적은 IB부문 영업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해외 대체투자 재개, 비주거용 부동산 관련 투자 확대도 IB 영업기반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며 “다만 기준금리 상승 등 유동성 회수로 인한 부동산 및 주식시장 가격 상승률 둔화 전망은 IB영업의 위축 요소”라고 덧붙였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