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증권사 biz열전 ②] 마이데이터 춘추전국시대…내 깐부는 어디?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1-13 10:51 수정일 2022-05-08 14:13 발행일 2022-01-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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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의 ‘마이데이터(본인 신용정보관리업)’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지난 5일 표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방식을 통한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본격 시행하면서 주요 증권사들은 발 빠르게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출시중이다. 다만, 아직 시장에서는 증권사를 포함한 금융사들의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대부분 비슷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반응과 정보유출 등이 우려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후속대책도 요구된다.

13일 금융투자업게에 따르면 지난 7일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출시한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등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KB증권은 다음 달 중 선보일 계획이며, 현대차증권은 지난달 23일 서비스 본허가를 획득했다. 신한금융투자와 교보증권은 예비허가 단계를 밟고 있어 마무리되는대로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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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융업권의 가장 큰 화두인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 곳에 모아주는 서비스다. 금융사는 당국으로부터 별도의 인허가를 받으면 마이데이터를 통해 금융상품 및 투자자문, 대출중개 등 다양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일 마이데이터 서비스 ‘모이다(moida)’의 출시를 알렸다. ‘모이다’는 ‘일상 속의 투자’를 주제로 소비 패턴 등을 분석해 추천 종목을 제안하고, 실물 상품의 바코드를 스캔하면 관련 기업의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한국투자증권은 향후 주요 글로벌 기업인 코카콜라·애플·구글 등의 이력과 업종별 투자 안내 등의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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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장 먼저 사업권을 획득한 미래에셋증권은 ‘올인원 투자진단보고서’라는 이름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올인원 투자진단보고서’는 다른 증권사에 흩어진 종목들을 한 눈에 확인하고, 투자유형과 성과를 비교하고 분석해준다. 미래에셋증권은 향후 자신의 신용점수를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신용점수 가점 항목을 찾아내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사용자환경(UI) 경험을 혁신적으로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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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은 전체 금융자산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통합자산 현황’과 금융 이벤트 알림을 제공하는 ‘금융 알리미’를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이달 5일부터는 ‘투자성과리포트’ 서비스를 개설해 고객이 보유한 펀드를 자체 평가 모델을 기준으로 성과를 분석한 뒤 펀드를 추천하고 있으며, ‘나의 소비’에서는 은행 및 카드부문에서 수입과 지출 내역을 분석해 현금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통계 정보를 제시하고 있다.

키움증권의 ‘MY자산’은 키움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S’에 탑재돼있다. ‘MY자산’은 투자성향이 동일한 투자고수와의 수익률을 비교 분석한 투자자산 분석 리포트와 고객이 보유한 펀드의 점수를 매겨 투자 유형과 진단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로, 비슷한 조건에 있는 사람들보다 대출 금리가 높은 고객들에게 신용 관리를 조언해 금융비용을 낮추기도 한다.

하나금융투자도 MTS ‘원큐프로’에 마이데이터 서비스 ‘하나합’을 개설했다. ‘하나합’은 하나금융그룹의 계열사가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금융사 고객이 제공한 정보를 취합해 하나금융투자만의 자산관리, 투자방법, 은퇴준비, 배당투자 정보 등 특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선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유사성에 대해서는 서비스 도입 초기 단게인 만큼 차별화를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사업자가 특화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로드맵을 갖고있어 향후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해야 하는 부담이 커 보안성 문제가 숙제로 남아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기존 ‘스크래핑(출력화면 긁어오기)’이 아닌 ‘시스템 직접 접속(API 기반)’이기 때문에 한층 강화된 보안성을 제공하는데다 광범위한 정보 수집이 제한되고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를 선택해 전송을 요구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에 훨씬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