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과열된 분양시장, 청약전략 점검이 필요한 때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리서처
입력일 2016-09-22 15:29 수정일 2016-09-26 09:18 발행일 2016-09-2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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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정 연구위원, NH투자증권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

다가올 4분기에도 분양시장의 청약열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인기지역의 공급계획이 많고, 수요시장도 탄탄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부터 연말까지 전국에서 21만4025가구가 분양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공급물량 3만5000여가구가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지만, 건설사들의 ‘물 들어왔을 때 노 젓는다’ 식의 밀어내기 분양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과 부산은 연내 분양 계획 물량이 작년보다 많다. 3분기까지 청약열기가 이어졌고, 투자 유망단지로 꼽히는 분양계획이 다수여서 청약열기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 일반분양과 부산 구도심의 재개발 브랜드 대단지가 4분기에도 청약수요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높은 청약경쟁률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크다.

경기도에도 7만3000가구 가량이 분양될 계획이다. 8·25 가계부채대책에서 ‘공공택지 주택공급 감축안’이 발표된 후, 택지지구 아파트 분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양상이다. 미사강변도시나 동탄2신도시, 다산신도시 등 서울 강남권에서 가깝고 교통, 편의시설이 확충되고 있는 공공택지 아파트에 청약통장이 몰릴 전망이다.

교통 입지가 양호한 공공택지의 경우 비(非)수도권이어도 관심을 끌 수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추석 이후 전국 공공택지 분양 아파트는 39개 단지, 3만4256가구에 달한다. 강원도와 세종시처럼 광역교통망이 호재로 작용하고, 수요가 유입되고 있는 지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면 비인기지역은 미분양 걱정이 크다. 입지와 상품성에 따라 최근 미분양 사례가 늘었고, 미분양지역에 대한 정부규제와 관리도 강화돼 악순환이 우려된다. 실제로 전국의 미분양주택은 지난 5월부터 다시 늘어나며, 7월말 기준 6만3127가구로 증가했다.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건수가 줄고, 총체적인 대출심사와 소득기준을 강화하면 비인기지역의 미분양 물량은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자들의 청약전략은 이 같은 지역별 ‘청약 양극화’에 따라 수정돼야 한다. 미분양 여부와 지역별 청약시장의 온도차는 분양권 거래와 향후 프리미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우수한 청약성적에 높은 계약률, 프리미엄 경쟁력까지 갖춘 유망단지에 집중하는 것이 안전하다. 거기에 인근의 주택 입주량을 따져보고,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 분양가격이 적정한지 살펴본 후 최종 청약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공급부담과 양극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근 도심의 새아파트들이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띠면서 양질의 분양아파트에 대한 수요관심은 꾸준히 치솟고 있다. 급등하던 분양가격도 분양승인 이슈와 맞물려 둔화될 가능성이 생겼다. 유망공급 증가에 높은 수요관심, 분양가인하가 더해진다면 적어도 연말까지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청약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분양열기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당장 내년 분양시장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크다. 내년 도입할 계획이었던 가계부채대책은 당장 다음달 10월부터 조기 시행되고, 정부가 직접적인 분양규제를 추가로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내 미국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데다가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아파트 입주물량 증가에 대한 걱정도 적지않다. 실제 거주의사가 없는, 내년 이후 분양권 거래를 염두에 둔 투자자라면 새아파트 청약에 신중을 기해야 할 때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