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롯데그룹 2인자의 자살과 맹자의 교훈

김우일 대우M&A 대표
입력일 2016-08-31 16:35 수정일 2016-08-31 16:50 발행일 2016-09-0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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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2인자가 목숨을 끊었다. 그룹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의 다툼과 횡령, 비리를 캐는 검찰의 칼끝이 총수 가족을겨누는 일촉즉발의 상황속에서 판도라상자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2인자의 자살이었기에 온 국민의 시선이 쏠렸다.

칼을 겨눈 검찰도 칼을 막아야 하는 롯데그룹도 공히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필자(김우일 전 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는 붕괴된 대우그룹에서 25년간 기획조정실과 구조조정본부장을 역임했기에 가까운 지인들의 뼈아픈 자살사건을 많이 경험하였다.2002년 대우건설사장을 지낸 남상국사장은 당시 정부로 넘어간 대우건설의 사장연임을 위해 권력층에 청탁하다 노무현대통령의 질책을 받고 한강에 투신하였다2003년 대우그룹의 위장계열사인 부산매일신문사장을 지내고 부산시장에 있던 안상영 씨도 수뢰의혹으로 구속수사중 구치소에서 목을 맸다. 지난해 자살한 성완종 경남기업 사장은 토목회사인 대아건설을 창업해 당시 대우그룹 계열사였던 경남기업을 인수할 정도로 자수성가한 경영인였다. 그는 정치권과의 결탁으로 회사의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로비를 하다 검찰수사를 목전에 두고 목을 맸다. 이 세 사람 모두 필자와 공적 사적으로 막역한 친교를 가지고 있었다. 세 사람의 공통점을 든다면 바로 인격적으로 착하고 호인형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남에게 싫은소리를 잘못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착하고 점잖은 인격의 소유자라는 점 때문에 이들의 자살이 미화되고 동정받아서는 안된다. 세 사람의 위치는 이른바 사회의 지도층, 즉 리더의 입장이다. 훌륭한 덕목을 솔선수범하고 다른 계층에게 반면교사가 돼야할 지도층이 거꾸로 비리의 의혹과 이를 은폐하려는 자살하는 행위는는 유가족에 뼈아픈 고통을 주고 사회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치는 용납될 수 없는 반사회적·반윤리적 행위다. 안타깝다는 말로 미화하거나 동정해서는 이 같은 자살이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맹자가 이르기를 군자에게는 세가지 즐거움이 있으니 첫째는 부모님이 생존해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즐거움이고 둘째는 하늘과 사람에게 부끄럽지않은 즐거움이며 셋째는 천하의 인재를 가르치는 즐거움이라 했다. 물론 첫째는 하늘의 뜻으로 인력으로는 안되는 일이지만 둘째는 인간의 의지로 가능한 것이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은 것은 정의를 세우고 이를 위해 공명정대하게 사는 것을 말하며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은것은 사람들의 능력과 성과에 따라 공평무사한 일의 처리를 말한다 하겠다. 세번째는 본인의 욕심을 버리고 본인이 가지고 있는 경륜과 재능을 널리 퍼트려 만인을 이롭게 하는 것을 말함이다. 둘째와 세째는 하늘의 뜻이 아닌 인간의 의지로 가능한것으로 사리사욕과 관계하지 않음으로 비롯되는 것이다. 군자는 현대의 지도층을 일컫는다.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계층의 수레마차는 지도층이 앞에서 끌고 사회각층이 뒤에서 밀며 같이 공동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것이다이제라도 군자. 즉 현대사회의 지도층은 2300여년전. 맹자의 가르침을 그대로 가슴에 항상 새겨 본보기로 삼는다면 자살과 같은 불행을 다소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김우일/ 대우M&A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