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 칼럼] 2018년은 진정한 '주택공급과잉'이 아니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
입력일 2016-07-20 18:00 수정일 2016-07-20 18:00 발행일 2016-07-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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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

2018년을 기점으로 주택수요가 감소하고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주택인허가 물량은 76만5000가구로 역대 최고의 물량이 공급됐다. 최근 3년간 평균 공급량인 57만3000가구와 비교하면 훨씬 많은 물량의 공급이 이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보다 37.2%가 더 공급됐다. 많은 전문가들이 주택과잉공급으로 인한 영향이 2017년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보고 있고, 2018년에는 보다 심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집값은 주택수요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수요의 감소는 가격의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주택수요에 더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인구의 증감보다는 ‘가구수’의 증감이다. 가구의 분화는 가구수의 지속적 증가를 불러온다. 

매년 주택을 수십만가구씩 공급해도 주택보급률이 크게 늘어나지 않고, 주택이 항상 부족한 이유는 가구수가 그만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가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수와 가구수는 2030년까지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2010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인구 증가율은 약 0.27%인 반면 가구수 증가율은 약 0.78%로 가 약 3배 정도 더 높다.

주택수요를 판단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인구와 가구수를 볼 때 주택수요 총량은 적어도 2030년까지는 지금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주택수요의 증가율은 매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구수는 증가하더라도 ‘가구수 증가율’이 점차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구수 증가로 주택수요가 증가하여 주택가격이 상승하더라도 가격 상승률은 점차 하락할 수 있다.

또 하나의 간과할 수 없는 지표는 주택수요 핵심 계층의 변화이다. 일반적으로 주택수요 핵심계층은 35~54세 인구로 보는데 수도권은 2015년을 정점으로, 지방은 2010년을 기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주택가격이 급격하게 증가하던 2000년~2010년까지의 주택수요 핵심계층은 수도권에서 무려 200만명이, 지방은 약 100만명이 늘어나 총 300만명 이상의 수요자가 생겨났다. 이러한 증가현상이 주택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를 가져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2010년부터 2025년까지 주택수요 핵심계층의 총량은 꾸준히 연 1600만명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2000년(1358만명)과 비교하면 오는 2025년까지 주택수요 계층은 적지 않은 수치를 보인다. 

다만 이 계층은 2025년 이후 감소해 2035년에는 지난 2000년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결국 주택수요 핵심계층의 총량을 볼 때 적어도 2025년까지는 주택수요의 절대적인 감소로 인한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다양한 요인들의 영향을 받아 주택시장의 변동성이 나타날 것이나 변동폭이 과거와 같이 크지 않을 것이다.

주택시장의 지역성을 감안한다면 일부 지역에서는 2018년 이후에 과잉공급에 의한 수급불균형으로 주택가격 하락 현상이 나타날 것이 자명하다. 

다만 적어도 2025년까지는 주택수요 총량이 크게 변하지 않아 주택시장의 장기적 정체는 염려되지 않는다. 오히려 2025년 이후를 주목해야 한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