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칼럼] 증시 방향은…실적과 경제지표의 힘겨루기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입력일 2016-07-04 11:03 수정일 2016-07-04 11:09 발행일 2016-07-0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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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분기 이익 전망 상향, 비용감소가 아닌 체질개선 효과(?)
각국 성장률 전망치 잇달아 하향, 시장에 부담
7월에는 실적의 힘이 더 셀 전망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우 IBK투자증권 <br>리서치센터장

향후 주식시장은 이익과 경제 지표간 힘겨루기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이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2분기에 삼성전자가 7조원대 후반의 영업 이익을 기록할 전망인데, 애플이 이익 감소를 피하지 못할 정도로 스마트폰 시장의 업황이 좋지 않았던 걸 감안하면 선전이 아닐 수 없다. 포스코, LG전자 등도 삼성전자와 유사한 이익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 이익이 발표됐을 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비용 절감이 이익증가의 원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판단이 맞다면 2분기는 이익이 줄어야 한다. 원·달러 환율이 1230원에서 1150원대까지 빠르게 하락했고, 유가는 반대로 배럴당 50달러를 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불리한 환경에서 이익이 증가했다면 이는 실적 호전의 원인이 비용 감소가 아니라는 뜻이다. 지난 3년간 기업들이 이익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조정 작업을 진행해 왔는데, 그 효과가 가시화된 덕분일 수 있다.

2분기 상장 기업 영업이익이 1분기 기록인 30조2000억 원보다 많을 경우, 주식시장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분기별 이익을 보면 1분기가 가장 많고 2·3분기로 갈수록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었다. 올해에 다른 모습이 나온다면 이는 실적을 통한 상승 동력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실적과 달리 경제 변수는 시장에 부담이 된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 흐름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등으로 인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의 성장 전망치 하락이 두드러지는데, 작년 하반기 2.8% 수준이었던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연초 2.5% 밑으로 내려온 데 이어 최근에는 1.8%까지 하락했다. 일본 역시 지난해 중반 1.5% 수준이었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연초 1%에 이어 지금은 0.5%로 내려왔다.

미국의 경제 전망치가 하락하고 있는 것은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이 계속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고용지표의 영향이 컸는데 6년여만에 가장 적은 일자리가 만들어짐에 따라 향후 상황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여기에 대선 등 정치적 이벤트로 인한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이 더해졌다. 불안 심리가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이 부분이 다시 전망치를 낮추는 악순환 구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부진한 경제지표 외에 엔화 급등과 경제정책에 대한 불신이 성장률 기대치를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성장률 전망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속도는 비교적 완만한데, 정부나 국책연구기관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는 게 원인이다. 현재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에 대한 컨센서스는 2.6%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작년 성장률에 비해 각각 0.6%포인트, 0.4%포인트 낮은 수준이고 일본과 유럽 역시 0.05%포인트, 0.2%포인트 낮은 걸 감안하면 우리나라도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당분간 주식시장은 예상보다 나은 실적과 예상에 못 미치는 경제 변수의 싸움이 될 것 같다. 둘 중 어느 쪽의 힘이 세냐에 따라 방향이 결정될 전망으로, 7월에는 실적의 힘이 셀 가능성이 높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